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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별2023-04-02 20:44:03

엇갈린 총구, 그리고 신념

영화 <헌트>

엇갈린 총구, 그리고 신념
영화 <헌트>

 

 

 

 

 

 


감독] 이정재
출연]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허성태, 고윤정, 김종수, 정만식
시놉시스]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라! 사냥꾼이 될 것인가, 사냥감이 될 것인가! 망명을 신청한 북한 고위 관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 안기부 해외팀 박평호와 국내팀 김정도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 동림 색출 작전을 시작한다. 스파이를 통해 일급 기밀사항들이 유출되어 위기를 맞게 되자 날 선 대립과 경쟁 속, 해외팀과 국내팀은 상대를 용의선상에 올려두고 조사에 박차를 가한다. 찾아내지 못하면 스파이로 지목이 될 위기의 상황, 서로를 향해 맹렬한 추적을 펼치던 박평호와 김정도는 감춰진 실체에 다가서게 되고, 마침내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게 된다. 

 

 

 

 

 

 


 

 

#스포일러 주의#

 

 

끊임없이 의심을 하다


 

영화 헌트에서는 해외팀 박평호와 국내팀 김정도의 끊임없는 대립과 의심을 강한 텐션으로 보여주고 있다. 과연 나라면 저기서 버틸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에게 도감청과 미행을 붙이고, 지인들을 안기부로 데리고 와 고문을 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화는 박평호의 편도, 김정도의 편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새로운 정보들이 나올 때마다 박평호가 동림일 가능성, 김정도가 동림일 가능성을 끊임없이 재고 따지게 된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꼭 수사관이 된 것처럼 양측에서부터 나오는 다양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관객 나름대로 퍼즐을 맞춰가면서 두 캐릭터를 의심하면서 영화에 더욱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만들었던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실 영화 속 캐릭터 중 한 명 정도는 관객이 공감을 하고 그의 감정선에 따라 같이 동조하며 흘러가야 작품에 집중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스파이를 색출해내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스파이일 수 없는 한 명의 탐정, 혹은 수사관이 대부분 영화 속에는 있기 때문에 그들의 감정선에 따라 사건들을 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대립되는 두 인물이 서로를 수사하다 보니 관객으로써는 이 두 캐릭터를 모두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영화 속 어떤 인물들에게도 공감한다기 보다는 이들을 의심하는 태도를 가지면서 양 측으로 부터 오는 모든 정보를 조합하려다 보니 그 집중도가 높아진 케이스였던 것 같다.

 

 

 

 

 

내 신념에 따라 선택한 과정은 올바른가?


 

영화 헌트는 국정원 속에 숨어든 ‘동림’이라는 존재를 통해 신념의 존재와 그 이유, 수단에 대해서 관통하는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 해외팀 박평호는 동림으로, 국정원에 잠입한 북한의 간첩이었다. 그리고 국내팀 김정도는 육군 출신으로서 전두환 정권에 대해 강력히 반대를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둘의 목표는 같다. 대한민국 1호를 암살하는 것이다. 동림으로써 박평호는 1호를 암살한 후 북한에게 평화적으로 정권 이양의 단계를 거치길 바라는 사람이고, 김정도는 1호를 제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이 땅에 세우고자 하는 사람이다.  


 

사실 이 명제만 보자면 한국 사람으로써 김정도를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박평호는 어찌되었던 북한 간첩이고 북한에게 남한을 넘기려고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오히려 빌런은 김정도가 아닐까 하는 감정이 들고는 하는데, 아마 그 이유는 신념의 존재 이유를 알고 그 방향성을 지키고자 했던 박평호에 공감이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박평호의 신념은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동림으로써 자신이 1호를 제거하고, 최소한의 희생을 통해 북한에 정권 이양을 해야 많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이 1호를 제거 후 전쟁을 통한 적화통일을 진행한다는 사실을 알자 박평호는 방콕에서의 대통령 암살 작전에서 어떻게든 이 암살을 막으려고 갖은 애를 쓴다.

 

 

 

 

 

 

하지만 김정도의 경우에는 민주주의를 이 땅에 다시 뿌리내려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이 신념을 지키기 위한 1차적인 수단인 1호의 제거에 더욱 집중한다. 그래서 박평호가 동림이라는 사실을 알아내지만 이미 죽은 자신의 부하를 동림으로 만들면서 1차적인 목표가 같은 박평호를 이용해서 1호를 제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박평호가 1호 제거를 반대하자 기어코 쫒아가서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행동을 보인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동지를 배신한 박평호와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1차적인 수단이었던 암살을 수행하려는 김정도. 하지만 박평호는 북한의 간첩이고 김정도는 남한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다. 남한 사람으로서 이 엇갈리는 방향성에 어느 누가 과연 옳았는가?라는 질문에 쉽사리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박평호와 김정도가 내린 선택의 순간마다 잣대가 기울면서 두 캐릭터를 보는 마음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있는 집단과 그리고 신념을 이뤄나가는 과정에서의 선택의 방향성에 대해서 이 상반된 두 캐릭터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영화 헌트는 생각보다 두 인물이 서로를 의심하며 쌓아가는 서사가 상당히 탄탄했고, 그 과정에서 신념과 집단이라는 엇갈린 방향성을 나름대로 잘 보여주고 있었던 작품이었다. 

 

 

 


 

 

작성자 . 세라별

출처 . https://blog.naver.com/shkwon1128/223062717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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