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4-13 18:07:00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성장 영화 모음
<썸머 필름을 타고!>, <레이디 버드>, <벌새> 외 3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성장 영화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무기력하거나 지칠 때, 고난과 역경을 이겨나가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보며,
위로와 응원을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여러분들의 지친 일상을 다독여줄 영화 6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성장 영화들을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썸머 필름을 타고! (2022)
It's a Summer Film
감독: 마츠모토 소우시
출연: 이토 마리카, 카네코 다이치 등
장르: 로맨스, SF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관객들의 적극적인 수입 요청과 개봉 요청을 받은 작품
시대극 찐팬으로 영화 감독을 꿈꾸는 고교생 ‘맨발’. 영화 동아리에서 자신이 기획한 <무사의 청춘>이 탈락되자 직접 영화를 만들기 위해 절친 ‘킥보드’, ‘블루 하와이’와 드림팀을 결성한다. 우연히 극장에서 만난 미래에서 온 의문의 소년 ‘린타로’를 주인공으로 전격 캐스팅한 ‘맨발’은 꿈에 그리던 촬영을 시작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터지는데… 영화도, 꿈도, 사랑도 Ready Action! 최고의 청춘+로맨스x시대극÷SF 걸작이 온다!
ⓒ 네이버 영화
영화는 말야, 스크린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이어준다고 생각해.나도 내 영화를 통해 미래로 연결하고 싶어
ⓒ 네이버 영화
이번 여름엔 너희들의 청춘을 내가 좀 쓸게
레이디 버드 (2018)
Lady Bird
ⓒ 네이버 영화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로리 멧칼프 등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4분
엄마와 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
안녕 내 이름은 "레이디 버드"라고 해 다른 이름이 있지만, 내가 나에게 이름을 지어줬지 모두가 나에게 잘 살아보라고 충고로 위장한 잔소리를 해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이 내 최고의 모습이라면? 날 좀 그냥 내버려 둬!
ⓒ 네이버 영화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냐.진실한 게 중요한 거야.
ⓒ 네이버 영화
엄마가 날 좋아해 주면 좋겠어.널 사랑하는 거 알잖아.
나도 알아, 근데 좋아하냐고.
벌새 (2019)
House of Hummingbird
ⓒ 네이버 영화
감독: 김보라
출연: 박지후, 김새벽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38분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은희로부터
1994년,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 14살 ‘은희’의 아주- 보편적이고 가장- 찬란한 기억의 이야기
자기를 좋아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나는 내가 싫어질 때, 그냥 그 마음을 들여다 보려고 해.
이런 마음들이 있구나.
나는 지금 나를 사랑할 수 없구나, 하고.

ⓒ 네이버 영화
어떻게 사는 것이 맞을까.어느 날 알다가도 정말 모르겠어.
다만 나쁜 일들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한다는 것.
우리는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인사이드 아웃 (2015)
Inside Out
ⓒ 네이버 영화
감독: 피트 닥터
출연: 에이미 포엘러, 필리스 스미스 등
장르: 애니메이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2분
당신의 머릿속에 감정을 컨트롤 하는 존재가 있다면?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감정 컨트롤 본부 그곳에서 불철주야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바쁘게 감정의 신호를 보내지만 우연한 실수로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이탈하게 되자 '라일리’의 마음 속에 큰 변화가 찾아온다.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세계에서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과연, ‘라일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놀라운 일! 하루에도 몇번씩 변하는 감정의 비밀이 밝혀진다!
잘못된 일만 신경 쓰지 마.항상 되돌릴 방법이 있어!
울음은 일생의 문제에너무 얽매이지 않고 진정하도록 도와줘
싱 스트리트 (2016)
Sing Street
감독: 존 카니
출연: 페리다 월시-필로, 루시 보인턴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처음 만난 사랑, 처음 만든 음악!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에서 모델처럼 멋진 ‘라피나’를 보고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라피나’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덜컥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한 ‘코너’는 급기야 뮤직비디오 출연까지 제안하고 승낙을 얻는다.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도 잠시, ‘코너’는 어설픈 멤버들을 모아 ‘싱 스트리트’라는 밴드를 급 결성하고 ‘듀란듀란’, ‘아-하’, ‘더 클래쉬’ 등 집에 있는 음반들을 찾아가며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첫 노래를 시작으로 조금씩 ‘라피나’의 마음을 움직인 ‘코너’는 그녀를 위해 최고의 노래를 만들고 인생 첫 번째 콘서트를 준비하는데… 첫 눈에 반한 그녀를 위한 인생 첫 번째 노래! ‘싱 스트리트’의 가슴 설레는 사운드가 지금 시작된다!

절대 적당히 해선 안 돼알아들었어?
네게 기회가 찾아왔다면인생을 걸고 떠나.
기회란 금세 왔다 사라져.
눈 깜빡할 사이에.
족구왕 (2013)
The King of Jokgu
감독: 우문기
출연: 안재홍, 황승언, 정우식 등
장르: 코미디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청춘영화, 사랑과 족구를 그대에게 바친다!
다시 읽어봐도 답 안 나오는 스펙의 주인공 만섭. 지금 당장 공무원 시험에 뛰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캠퍼스 퀸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질 않나, 총장과의 대화 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달라고 하질 않나 아주 그냥 ‘족구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만섭과 함께 영어 수업을 듣는 캠퍼스 퀸 안나가 요즘 남자애들 같지 않은 만섭의 천연기념물급 매력에 관심을 보이고, 만섭은 급기야 안나의 ‘썸남’인 ‘전직 국대 축구선수’인 강민을 족구 한판으로 무릎 꿇리기에 이른다.
이 역사적 족구 경기를 촬영한 동영상이 교내로 퍼져 만섭은 ‘그저 그런 복학생’에서 순식간에 캠퍼스의 ‘슈퍼 복학생 히어로’가 되고, 취업 준비장 같이 지루하던 캠퍼스는 족구 열풍에 휩싸인다.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관심 속에서 드디어 시작된 캠퍼스 족구대회! 누가 봐도 허술해 보이는 외인구단 만섭 팀은 복수심에 불타는 강민이 속한 최강 해병대 팀을 이기고 사랑과 족구 모두를 쟁취할 수 있을까?
남들이 싫어한다고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
너네 때는 즐거우면 장땡이야.
이렇게 총 6편의 성장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앞으로 또 어떤 성장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을지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이번 주말은 씨네랩이 추천드린 영화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HIZY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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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 시네마틱 뮤지컬
마블 영화는 IMAX로 봐야 영화를 100% 즐길 수 있다는 건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혹시 IMAX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Dolby Cinema관을 혹시 알고 계신가요?
출처 : 메가박스
단지, 보고, 듣는 영화에 만족할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드라마틱한 이미지, 입체적인 사운드, 몰입에 최적화 된 공간까지!최상의 영화를 경험하는 단 하나의 시네마!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 Dolby Cinema관은 국내에 단, 4곳밖에 없는 사운드 특화관인데요. 스피커 위치 및 개수만 충족하면 비교적 라이센스를 쉽게 받을 수 있었던 여타 Dolby 상영관하고 달리 Dolby사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하게 지켜야만 Dolby Cinema 이름을 걸고 상영관을 운영할 수 있는 특별관입니다. 특히, 각각의 사운드를 객체화 하여 개별적으로 위치시키고 이동시킬 수 있는 사운드 시스템 Dolby Atmos를 통해, 모든 장면을 생동감 넘치게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비롯하여 7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래비티> 역시 최근 Dolby Cinema에서 재개봉하여 많은 팬들을 설레게 했죠.
그리고, 10월! 칸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화제작이 Dolby Atmos 기술을 통해 관객들에게 짜릿한 경험을 선사해줄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영화일지 지금부터 같이 만나볼까요?
10월 27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아네트>는 올해 제74회 칸영화제 개막작이자 감독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화제작입니다. 그 영광의 주인공인 '레오 까락스' 감독은 클래식 영화를 소환해 재해석함과 동시에 영화의 새로운 잠재력을 끊임없이 탐구해온 거장인데요. 첫 장편 <소년 소녀를 만나다>(1984)가 칸영화제에 소개되면서 평단의 극찬 속에 주목받는 감독이 된 후, 두 번째 장편 <나쁜 피>(1986)로 입지를 확고히 한 그는, <퐁네프의 연인들>(1991)과 <폴라 X>(1999), 그리고 2012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오른 <홀리 모터스>를 통해 관객들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네트>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하며, 10월 개최되는 2021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아 내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해 칸영화제를 뜨겁게 달군 영화 <아네트>는 오페라 가수 '안'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가 사랑에 빠지면서 무대 그 자체가 된 그들의 삶을 노래한 시네마틱 뮤지컬 작품으로, 감독만큼 유명한 주연 배우들이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는데요. 주연과 제작을 동시에 맡은 '아담 드라이버'는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할리우드 스타로, 마틴 스콜세지, 코엔 형제, 짐 자무쉬, 노아 바움백, 스티븐 소더버그 등 수많은 거장 감독들의 선택을 받은, 지금 가장 주목받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여러 거장 감독들에 이어 프랑스 천재 감독 레오 까락스의 선택을 받은 아담 드라이버는 시네마틱 뮤지컬 <아네트>를 통해 LA에서 가장 잘나가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 역을 맡았는데요. 아담 드라이버는 영화 속 모든 노래를 직접 소화하며 지금껏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하고 환상적인 연기를 펼쳐 “최고조에 달한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The Ringer)라는 해외 언론의 평가를 받아 많은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담 드라이버와 연기합을 맞출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역시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프랑스 여배우' 인데요. 프랑스의 전설적인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전기 영화 <라 비 앙 로즈>를 통해, 아카데미 상은 물론, 영국 아카데미상과, 프랑스 세자르상까지 휩쓴 그녀는,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다르덴 형제의 <내일을 위한 시간> 등 할리우드와 프랑스를 오가며,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습니다. 이미 한 차례 노래 실력을 보여준 배우이기에, 이번 영화 역시 매우 기대되는데요.
더불어, 비틀스가 인정한 미국 밴드 스팍스(SPARKS)의 마엘 형제가 영화의 원안과 음악을 맡아 더욱 완성도를 높인 시네마틱 뮤지컬 <아네트>는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데요. 부산국제영화제 예매 오픈과 동시에 전회 매진을 기록한 영화 <아네트>는 '사운드'가 중요한 작품인 만큼, 시사회 역시 Dolby Cinema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줄 영화 <아네트>의 개봉을 기다리며,
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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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개봉한 영화가 맞나 싶은 <야차>
영화 <야차>
※ 스포일러가 많아요! ※
스파이들의 진짜 전쟁 영화라고 기대를 잔뜩하게 한 영화 <야차>가 지난 4월 8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었다. 영화가 말도 안되는 지점이 정말 많은데 가장 말이 안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이 영화가 2022년 4월 8일에 개봉했다는 점... 2000년 4월 8일에 개봉한 것이 아니라니... <야차>는 명백한 장르 영화로 액션 첩보물과 버디 무비의 특성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상업영화의 장르물이기 때문에 영화는 관객에게 장르물에서 보여줄 최소한의 만족감을 '반드시' 선사해야한다. '반드시'라는 말이 붙는 이유는 이 영화가 엄청난 메시지를 가지고 뭐 사회 이데올로기의 핵심을 관통한다거나 엄청난 미장센이나 연출로 영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애초에 영화 제작 목적이 '재미 = 많은 관객 = 돈'이다. 이 영화를 혹평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에 있다. 장르 영화의 매력을 찾을 수 없다.
첩보, 액션물에서 장르적 재미를 선사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다. 속이 뻥 뚫리는 멋진 총격신, 스파이들의 상상할 수 없는 작전과 계획, 서로를 속고 속이는 관계 등 말이다. <야차>는 이런 요소를 단 하나도 갖추지 못 한다. 주인공 설경구가 맡은 지강인은 상대방이 자동 소총을 들고 있는 와중에 무슨 이유인지 권총만 고집한다.(방탄복 착용도 솔직히 말도 안되는데 이는 작품 내에서 나름 핵심 요소로 활용되니.. 영화적 장치라고 이해라도 해본다...) 그러고는 50M 이상의 표적을 한 손파지법으로 모두 맞추는데 그러면서 자신은 단 한 발도 안 맞는다. 상대방이 단순히 아마추어 용병도 아니고 (아마추어 용병이라 해도 자동 소총을 가지고 권총을 상대 못 하는 것은...) 다 제대로 훈련 받은 정예 부원들인데 아무리 지강인과 블랙팀이 최청예라고 한들 모든 전투에서 절대적으로 압승하는 것은 영화적 허용도 정도가 있다.. 명색이 액션 첩보물인데 기본적인 총기 상식은 조금 지켜줘야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차라리 블랙팀과 지강인에게 지상 최대의 요원이라는 서사라도 부여하였으면 억지로라도 이해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설경구의 블랙팀이 최정예 요원이라 단 한 명도 죽지 않고 모든 작전을 수행한다는 점도 영화적 허용으로 넘어가겠는데 그들이 수행하는 작전을 보면.. 전술이라곤 없다. 그냥 뭐 기존 첩보물에서 그럴듯한 작전 몇개 빼서 섞은 느낌이다. 옥상에 쥐를 푸는 거나, 땅굴로 들어가는 거나.. 솔직히 억지스럽다. 쥐 하나 풀었다고 뚫리는 경비 시스템이나, 그렇게 세상 모든 정보 가진 것 처럼 행동하면서 인질을 감금한 지하에 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나 조금만 생각하면 말도 안된다. 이 모든 사건이 지금 우연의 일치로 서사가 진행된다. 쥐를 푸는 것이 100% 경비를 뚫을 수 있는 필승 작전이라고 하기엔 변수가 너무나 많고, 지하에 땅굴은 없었더라면 애초에 인질을 구할 수 조차 없었다. 전래동화 마냥 극본이 우연과 운으로 얼렁뚱땅 넘어가 버린다.
첩보물에 꽃인 스파이들의 관계 묘사가 기가막히는 것도 아닌게 비슷한 영화 3편만 봐도 누가 이중 첩자일지 대충 보인다. (농담 안하고 영화 보면서 뒤통수 때릴 것 같은데? 싶은 인물이 모두 그런 인물이었다..) '배신'이란 요소가 첩보물에서 클리셰지만 몇번이고 꼬아서 관객을 속이려고 노력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너무나 정직하고 우직하게 '두더지'(영화 내 이중 첩자를 부르는 말)가 예상되니 그냥 의무적으로 장르 영화에 있어야할 장치이니 넣은 느낌이다. 양동근 배우가 두더지가 아니었어도 영화 진행에 전혀 문제가 없고, 애초에 그 장면 자체가 통으로 빠져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첩보물의 매력이 없다면 버디 무비의 매력은 보이는가? 그것도 아니다. 기존 액션 첩보물의 남성 주인공의 모습인 젠틀하고 정의감 있는 모습과 달리 지강인(설경구)은 거침 없고 폭력적이다. 이런 지강인과 반대되는 인물은 한지훈(박해수)으로 원리 원칙이 최우선인 정의감 넘치는 검사 역할이다. 이 둘의 대립과 화합은 영화 <야차>가 가진 메시지의 전부이다. '정의는 어떤식으로든 지켜져야 한다.'는 점 말이다. 버디무비 특징 상 우정을 다룬 만큼 둘의 정의에 대한 사상의 차이는 충분한 캐릭터들의 대립과 화해를 통해 좁혀지고 종장에는 하나로 맞춰져야 하는데 그런 점이 전혀 없다. 어떤 부분에서 정서적 교감이 이루어지는지 대충은 알겠으나 설득력이 없다. 애초에 박해수가 맡은 한지훈이 너무나 수동적인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에 캐릭터 매력이 너무 딸리는데 그마저도 설경구가 맡은 지강인 캐릭터가 거의 원톱으로 영화를 이끌어 가니 말 다했다..
? 액션 영화라고 하기엔 조약한 연출과 10년은 지난 유행의 전투 장면, 첩보 영화라 하기엔 전략도 전술도 긴장감도 없는 작전과 대립 관계, 메시지 마저도 이렇다 하게 정답을 내놓은게 아닌 정치적 프로파간다 수준의 영화 <야차>.. 극장에 안나오고 넷플릭스 개봉인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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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이는 왜 금쪽이가 되었나
이 글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정년이]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kbs연예
3년.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국극 장르를 위해 소리부터 배우며 보낸 시간. 제아무리 다른 사람의 인생으로 사는 삶을 업으로 삼고 있다고 해도 쉽지는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극 속의 정년이가 그랬듯,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연습에 임했을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 덕에 극 중 가장 큰 시간을 할애한다고 봐도 무방할 국극 장면에서 립싱크(?)의 이질감 없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시청자의 입장에서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OTT다이어트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규 작품들이 쏟아지는 이 시점에서,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가 없다고 가정한다 해도, 국극 장면을 제외한 이 드라마의 큰 줄기는 식상하다는 말조차도 먼지를 툴툴 털어내야 쓸 수 있을 만큼 낡아빠졌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식상하다는 이야기는 여태까지는 잘 “먹혔다”는 말이기도 한데, 어째서인지 이 엉뚱한 데다 국극밖에 모르는 주인공 정년이는 달갑거나 기특하기는커녕 금쪽이에 가깝게 느껴져 분통이 터질 때가 많다. 연기자들의 피땀눈물이 이렇게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시대가 변했다.
사진출처:씨네21
생각해 보면, 정년이는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다.
하늘이 내린 재능. 그리고 그 재능을 발휘하는 찰나에 정년이의 잠재력을 단박에 알아봐 준 사람들. 게다가 언제나 정년이를 믿고 도와줄 수 있는 주변인들. 게다가 알고 보니 출생의 비밀까지(?) 안성맞춤으로 갖추었다. 우리를 스쳐 지나간 다른 주인공들처럼. 정년이 역시 원석 같은 존재인 것이다.
이 원석을 보석으로 세공하는 과정을 다루는 것이 보통 드라마의 여정이며, 최종회에서는 그것이 명성이든 돈이든, 권력이든. 심지어 사랑이든. 원하는 것을 손에 가득 쥔 채 웃는 주인공을 보며 박수를 치는 것이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러나 마치 동화 같은 정해진 결말인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의 저주는 중간의 모든 세공과정을 망쳐놓았다.
천방지축에 씩씩한 것이 정년이라는 인물을 감싸고 있는 가장 큰 골자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정년이는 그 발랄함, 혹은 무지에서 오는 열정이라 불리는 용기를 자신 앞에 다가온 힘든 고난들을 극복하는데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정년이는 시종일관 자신 앞의 장애물들에게 화를 나거나 왜 내 말을 들어주지 않냐고 떼쓴다. 덕분에 드라마의 모든 룰과 일부 등장인물들은 정년이의 민폐에 가까운 행동들을 커버해 주기 위해 존재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해 ”주인공 버프“ 혹은 주인공 특혜라는 단어가 단박에 머릿속에서 떠올라버린다.
수많은 드라마에서의 여주인공들은 극이 진행되면서 결국에는 클리셰라는 지독히 두껍고 미끄러지지 않는 레드카펫을 밟을지언정 최소한 그 어떤 작은 벽이라도 넘어보려는 시도를 했다. 그러나 정년이는 소리 잘한다는 그 능력 하나만 내세워 모든 일에서 프리패스를 받아버린다. 주인공에게서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천부적인 능력뿐만이 아니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동안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그 간극 사이에서 발생하는 고뇌와 인간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년이에게서는 그 어떤 매력도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서사라고?
사진출처:티빙
한창 “조폭영화”가 유행할 때가 있었다.
당연히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남자였고. 간혹 가다 등장하는 여성인물들은 그마저도 신나게 ”이용당하다 “ 죽거나 사라지곤 했다. 여성 서사.라는 말 자체가 현재에 들어서야 겨우 조금씩 나오고 있는 지금. 거의 모든 역을 여성들이 꿰차고 있는 이 드라마에도 여성 서사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그다지 부자연스럽지는 않다.
물론 여성들이 애초에 “제대로 된 역으로”출연하는 작품들 자체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여성들이 많이 나온다 해서. 또는 주요 인물로 나온다고 해서. 우리는 과연 그런 작품들을 여성 서사라는 이름을 붙여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유행했던 조폭영화들에서 다루려 노력했던 것이 “의리”라는 단어로 설명될 수 있다면, 드라마 [정년이]에서도 꽤나 비중이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동성애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원작에 있는 부용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삭제해 버림으로써 애초에 이 작품에서는 그에 대해 다루지 않거나. 겉만 핥고 지나가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물론 방대한 원작을 한정된 시간에 담아내려면 삭제해야 할 것들이 반드시 있어야 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다른 인물들도 아니고 부용 캐릭터를 삭제함으로 인해 드라마의 서사는 한 없이 헐거워지고. 채울 수 없이 늘어져버린 감정선과 공간들은 정년이의 금쪽이 쇼로 모조리 채워야만 했다. 그 덕에 정년이는 자기 지분 이상의 욕을 들어먹으며 금쪽력을 더 키우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여성들이 떼거지로 나오니 여성서사다.라는. 말을 붙이기보다는 여성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도 가감 없이 다룰 수 있는 작품에 그 단어를 뿌듯하게 붙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모든 서사가 아름다운 이야기만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과연 드라마 [정년이]는 나쁜 작품인가.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렇다면 과연 드라마 [정년이]는 나쁜, 혹은 실패한 것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나는 전설이다]라는 작품을 떠올려보라고 말할 것이다.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지, 책이 먼저 떠오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두 작품을 모두 감상한 사람이라면 절대 동명의 책과 영화가 “같은”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물론 나에게는 원작이 압승을 거두는 시시한 질문이다) 특히 영화의 경우, 미국에서 있었던 9.11 테러 이후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골적으로 그라운드 제로라는 단어가 몇 번이고 반복된다. 그렇기에 주인공 윌 스미스는 그 누구보다 인류의 구호에 앞장서고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고로 한 번의 각색을 거친 작품이라면, 제2 창작물은 원작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다행히(?) 영화판 [나는 전설이다] 작품도 그다지 나쁜 오락영화는 아니었기에 두 작품에 대한 호불호 테스트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원작과 창작물을 올려놓은 저울의 한쪽이 처참하게 망가진 경우라면 애초에 게임 자체가 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드라마 [정년이]는 내게는 후자에 속한다. 이 드라마를 위해 수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 노고를 깎아내리겠다는 의도는 아니다. 그러나 더 이상 지금의 우리에게 “먹히는”이야기는 되지 못했다. 오늘도 나는 연습생 주제에 단체 연습도 말없이 나오지 않은 아이패드 속 정년이를 보며 이를 뿌득 뿌득 갈 뿐이다.
마치면서
다니엘 레드클리프가 해리포터 오디션장을 들어서자마자. 심사위원들이 무릎을 탁 쳤단다. 그래 바로 이 아이다.라고 말하면서.
그 배우(와 스타일을 담당하시는 분들) 덕에 우리는 해리포터 시리즈 내내 마치 “책을 찢고 나온”것 같은 주인공을 보며 황홀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모든 원작에서 인물들이 “찢고 “ 나와야 하는 것은 싱크로율이 아니다. 그 인물이 전하려는 이야기(메시지) 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 앞에 만화를 찢고 나타난 정년이는 너무도 변해버린 시대에, 단 하나도 발전하지 않은 모습으로 나타나버렸고. 그 결과 원작을 사랑하는 이들의 애꿎은 마음만 벅벅 찢고 있다.
이 글의 TMI
1. 어휴, 영서야 니가 고생이 많다.
2. 요새 피티하느라 손바닥에 굳은살 박힘
3. 사워도우 오픈 샌드위치에 꽂혀가지고 아주 통장에 펑크날 때까지 이것만 만들어 먹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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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주 차 개봉작,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이번 주에는 지상 최대 블록버스터의 피날레부터 많은 어른이와 어린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극장판 등
다양한 극장 개봉작부터 OTT 공개 예정작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럼 6월 첫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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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개봉 영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47분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출연: 크리스 프랫,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등
개봉: 2022.06.01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공룡들의 터전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된 후, 마침내 공룡들은 섬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출몰한다.
지상에 함께 존재해선 안 될 위협적 생명체인 공룡의 등장으로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 인간들.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를 걸고 인간과 공룡의 최후의 사투가 펼쳐진다.관전 포인트
쥬라기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극강의 액션을 담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게다가 북미보다 무려 9일 이상 빠르게 개봉해 전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을 즐길 수 있다.
영화는 쥬라기 월드의 스토리의 결말뿐만 아니라 쥬라기 공원의 결말도 담고 있다고 한다.
극장판 포켓몬스터DP: 기라티나와 하늘의 꽃다발 쉐이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96분
감독: 유야마 쿠니히코
출연: 이선호, 김영선, 마츠모토 리카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NEW
줄거리
끝나지 않은 전설의 포켓몬들의 배틀로
위험에 빠진 반전 세계와 현실 세계를 구하기 위해
감사포켓몬 ‘쉐이미’와 ‘지우’, ‘피카츄’가 나서면서 시작되는 모험 이야기관전 포인트
화제의 포켓몬 띠부띠부씰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이 불문하고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는 '포켓몬스터'
DP 극장판 중 유일하게 미개봉 극장판이었지만, 개봉이 확정되면서 아르세우스 3부작 모두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시오페아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2분
감독: 신연식
출연: 안성기, 서현진, 주예림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트리플픽쳐스
줄거리
이혼 후 변호사, 엄마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수진은 하나뿐인 딸 지나의 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
정신없이 바쁜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가 손녀를 돌보게 되면서 세 사람은 함께 살게 된다.
얼마 후 수진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라는 뜻밖의 결과를 듣게 된다.
사랑하는 딸을 잊을까 봐 두려워하는 수진을 위해 아빠 인우는 수진의 곁을 지키고,
기억을 잊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 부녀만의 애틋한 동행이 시작된다.
관전 포인트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들며 매 작품 섬세한 연출력으로 이목을 끈 신연식 감독이
<카시오페아>의 감독을 맡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매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안성기 배우와 서현진 배우가 출연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프터 양
개요: 드라마 | 미국 | 96분
감독: 코고나다
출연: 콜린 파렐, 조디 터너 스미스, 저스틴 H.민 등
개봉: 2022.06.01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주)왓챠
줄거리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이 선보이는 SF 드라마라는 점에서
기대를 높인 작품이다. 또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되어 예매 오픈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작으로 등극한 작품이다.
OTT 공개 예정작
오션스 8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10분
감독: 게리 로스
출연: 산드라 블록, 케이트 블란쳇, 앤 해서웨이 등
공개: 2022.06.01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전 애인의 배신으로 5년간 감옥에서 썩은 ‘데비 오션’(산드라 블록)은 가석방되자마자
믿음직한 동료 ‘루’(케이트 블란쳇)와 함께 새로운 작전을 계획한다.
그들의 목표는 바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열리는 미국 최대 패션 행사인
메트 갈라에 참석하는 톱스타 ‘다프네’(앤 해서웨이)의 목에 걸린 1천 5백억 원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훔치는 것!
디자이너부터 보석전문가, 소매치기와 해커까지, 전격 결성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마침내 실행에 나서는데…관전 포인트
오션스 트릴로지의 스핀오프 작품인 <오션스 8>은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역대 오션스 시리즈 중 가장 높은 첫 주 성적을 거둔 작품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 네이버 영화
개요: 액션 | 미국 | 140분
감독: 스티븐 스필버스
출연: 마크 라이런스, 사이먼 페그, 올리비아 쿡
개봉: 2022.06.01
스트리밍: 넷플릭스
줄거리
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고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하다.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역시 유일한 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를 보내는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그가 사랑했던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음을 알린다.
제임스 할리데이를 선망했던 소년 ‘웨이드 와츠’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IOI’라는 거대 기업이 뛰어든다.
모두의 꿈과 희망이 되는 오아시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는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세계의 우정과 사랑의 힘이 필요하기만 한데…관전 포인트
어니스트 클라인이 쓴 동명의 소설 [레디 플레이어 원]을 바탕으로 한 영화인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을 맡으며 기대작으로 꼽힌 작품이다.
5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1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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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 없는 노출 수위와 반복되는 지루함
내 인생은 확실히 반전 영화의 연속이다. '이런 문제가 생겼다. 그걸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갖고 온다. 해결된다. 그 해결됨으로써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가 반복되는 게 나의 삶이었다. 이거 좀 반전 아냐? 이쯤이면 됐다 싶었을 삶의 과정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부분은 아무리 봐도 놀랍다. 이런 나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잘 알고 있는 지점이 있다. 바로 모든 인생이 다 똑같다는 것이다. 다음에 안 일어날 것 같았던 일이 형태만 다른 채로 돌아오는 것, 참 질리는 일이지만 이걸 피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드라이브 마이카>와 <소울>이 등장한 것 아니겠어?
이런 영화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던 것과 별개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각자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럼 내가 가진 사연이 금세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과 세상을 향한 미안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떠오르는 한 문장. 내 인생의 구체적인 성공담과 복수담을, 세상은 그렇게 궁금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 누군가가 구체적으로 묻기 전까지 먼저 늘어놓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 내가 살면서 느낀 점이다. 그래도 내 뒤를 아내 건 자식이건 후배들이건 나의 이야기를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가진 상처를 그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에다.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들이 나란 사람을 바탕으로 픽션으로 제작된다면 그게 어떤 의미가 있나 싶다. 이 영화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노마 진, 그러니까 마릴린 먼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금발머리를 한 영화 <블론드>다.
살아있단 건 너무 아픈 상처 같아
"살아있다는 건 너무 아픈 상처 같아"라는 노래 가사가 더 아프게 들려온다. 물론 기리보이라는, 우리나라 아티스트의 가사지만 이 문장은 주인공 노마 진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아예 태어나선 안됐나. 노마 진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없었다. 왠진 모르게 어머니와 함께 사는 노마 진. 이 어머니도 온전한 상태는 아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어머니. 어머니는 진작에 딸을 버렸다. 보육시설에서 자란 노마 진. 자기 곁에 없었던 부모님을 뒤로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자 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가잔 노마 진. 할리우드에 들어가고 난 후에는 자기 적성도 찾은 것 같았다. 이런 그녀를 세상은 마음대로 두지 않았다. 끊임없이 노마 진에게 접근하는 남자들. 노마 진이라는 사람에 메릴린 먼로라는 두 번째 이름이 붙어도 그녀의 처지는 변하지 않았다. 순수하게 접근하지 않는 사람들. 노마 진, 마릴린 먼로는 험난한 세상을 딛고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스펜서>
올해 3월 <스펜서>가 개봉했다. 비극적인 삶을 살다가 간 다이애나 스펜서. 파블로 라라인 감독을 직접 인터뷰한 건 아니지만 난 감독이 이를 전면으로 보여준 게 다이애나가 느낀 행복감을 묘사하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심리 호러에 가깝게 등장인물의 목을 옥죄서 후반부의 카타르시스에 힘을 주는 것이다. 이는 분명히 효과가 있었다. 이후 스펜서가 그려나갈 인생의 청사진이 더 슬프게 느껴지기도 한 것이다. 또한 '달리기'라는 운동의 성격을 차용해서 분출하는 에너지를 그린 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충분하다. 반대 측면에서 스펜서의 억압받는 삶을 보여주는 방식도 흥미로웠다. 영화에서 스펜서가 밤중에 슬쩍 일어나서 부엌에 몰래 들어가 뭔가를 먹는 장면이 있다. 이를 집사가 감시하는 장면이 기억난다. 기본적인 욕구가 제어되는 스펜서의 일생을 암시한 좋은 연출이었다. 스펜서가 뭐만 하면 헛구역질을 하는 것도 이와 비슷한 선상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스펜서의 주변인이었던 매기는 아예 성적 취향까지 숨겼었다. 이렇게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섬세한 구석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서 답답한 스펜서의 일생을 깔끔하게 묘사했다.
이번엔 <블론드>다. 이 <스펜서>와 공통점이 많은 것 같다. 여성 원톱 주인공. 아나 데 아르마스 / 크리스틴 스튜어트라는 스타 여배우를 섭외했다는 것. 한 사람의 일대기를 다뤘다는 것. 남편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 베를린의 선택. 뭐 굳이 꼽자면 더 있을 여러 공통점이 있다. 이는 의상이라는 키워드에서도 읽을 수 있다. 노마 진은 불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옷을 꽉 껴 입는다. 몸매가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스펜서>에서도 볼 수 있다. 또 자기에 대한 사진을 찍는 연출은 나름 꼼꼼했다. 역시 <스펜서>에서도 볼 수 있다. 엔딩까지 러닝타임을 끌고 가면 볼 수 있는 주인공의 처지도 꼽자면 공통점이 있다. 나체/질주라는 것은 다시 어린아이의 형태로 돌아감/원초적인 에너지 발산이라는 지점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주인공'을 묘사한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패왕별희>
그 대신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스펜서>는 단적인 기간만 보여줬고 이 <블론드>는 긴 일대기를 보여줬다. 이는 후자가 <패왕별희>와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형식은 <패왕별희>를 빌렸지만 이야기하고자 했던 바는 <스펜서>와 비슷했던 것이다. 다시 <패왕별희>로 돌아가서, 이 영화에서 장국영이 맡았던 주인공은 철저하게 시대에 희생된 인물이다. 물론 후반부 공리 캐릭터에게 폭언을 하는 부분이 제시되긴 하지만 이 사람은 정체성의 혼란을 문화 대혁명이라는 시간적 배경 아래에서 겪고 있다. <패왕별희>는 이 구분을 명확하게 했다. 바로 '경극에는 여자가 출연할 수 없음'이라는 설정과 퀴어 캐릭터라는 모순이 극에 창의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인물은 선택지가 없다. 당시에 보수적이었던 중국 사회가 없었어도 답답한데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박하사탕>도 이 <패왕별희>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주인공 영호는 자기가 선택했지만 분명하게 제시되는 시간적 배경 아래에서 점점 미쳐갔다.
다시 쓰자면, 이 영화는 <패왕별희>의 형식을 빌려 <스펜서>의 주제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닫혀있던 시대상. 그리고 그 안에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던 여성 주인공. 공통점과 차이점을 기존 영화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한 특이점을 갖는다. 그런데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게 너무 많아서.
불필요한 것으로 가득 찬
원작 소설은 마릴린 먼로의 삶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원작 <블론드>를 읽지 못했다. 그래도 이 영화가 각색하고자 했던 지점이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는 군더더기로 이루어져 있다. 왜 영화에서 마릴린 먼로(아나 데 아르마스)가 신체부위를 노출해야 하며. 아버지를 사칭해서 청혼하는 남자와 왜 키스를 해야 하며. 구강성교 장면이 굳이 들어가야 할 이유는 무엇이며. 유산하는 모습을 굳이 구체적으로 연출한 의도는 무엇이며..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장면이 영화 구석구석 들어가 있다. 영화는 소설과 달라서 장면마다 제작자가 연출하고 싶었던 의도라는 게 있다. 아름다운 이미지를 보여준다던가, 지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꼬아놨다던가, 따뜻한 감동으로 관객에게 에너지를 준다던가 하는 것 등등이 연출가 될 수 있다. 왕가위, 크리스토퍼 놀란,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왜 뛰어난 감독일까를 생각해보면 관객에게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진정성 있게 전할 줄 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냥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아름다운 이미지? 영상미? 내용이 아름답지 않아서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여성 혐오적인 시대상? 그렇다기엔 극 중 마릴린 먼로가 고르는 선택지가 '단지 아버지의 존재가 어렸을 때부터 없었기 때문에'로 퉁쳐진다. <패왕별희>에서 장국영 캐릭터가 마음대로 자기 삶을 개척할 수 없었던 것과는 정반대다. 각본의 허술함이 너무 대놓고 드러나는 것이다. 아버지를 사칭해서 청혼하는 남자랑 같이 사는 여자가 어디 있어? 감독은 이런 노마 진의 삶이 기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지 이 시퀀스의 영상미를 아름답게 뽑았다. 근데 영상 아름답게 뽑은 게 대수인 건 아니다. 일단 이 사람은 여기서부터 그냥 쓰레기인데 여기에 또 넘어간다. 이런 식으로 분명히 처음부터 끝까지 노마 진은 선택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패턴으로 계속 속는다. 이럼 영화의 설득력과 진정성이 떨어진다. 자기가 선택한 것 아닌가? 뭐 어쩌라는 말인가? 여성 혐오적인 시대상에 대해 공부하려면 같이 업로드된 넷플릭스의 마릴린 먼로의 다큐를 보는 게 더 이득이지 않을까?
느껴지지 않는 미학적 아름다움
이렇게 줄거리랄 것도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일어난 애정결핍'이 무려 2시간 40분 동안 반복되기 때문에 리뷰랄 것도 없는 영화의 줄거리가 반복되고 있다. 이야기가 후반부에 노마 진이 어떤 처지에 놓여있다는 거 빼고는 같은 패턴의 연속이기 때문에 지루한 연출 방식이 더 고루하게 느껴진다. 또 주인공 왜 옷을 안 입고 사는지 궁금하다. 그냥 가벼운 잠옷 정도 입을 수 있는걸 왜 저렇게 나체로 자주 있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이렇게 반복적인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제시하다 흐물흐물하게 끝나는 엔딩을 보면서도 물음표 쳐지는 기분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어떤 걸 예술가로서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무의미하게 자극적인 내용의 반복이라 무엇에도 몰입할 수 없었던 답답한 이야기의 반복이었다. 영상미를 이쁘게 뽑았다기엔 내용에서 받쳐주지도 못했으며 왜 마릴린 먼로를 소재로 삼았는지도 의문이다. 또 굳이 실존인물의 실제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를 쓴지도 영화에서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그녀의 삶을 더 이해할 수 있었냐? 아니오. 실제로는 당당한 분이었다고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냥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영상미가 예뻐서 시각적인 쾌감이 분명했나? 이야기가 구려서 집중이 잘 안됐다. 또 계속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니(심지어 사실도 아님) 집중도 안 된다. <스펜서>처럼 힘을 줄 수 있는 곳에서 임팩트를 줘 카타르시스를 줬나? 아니오. 이 영화는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단지 못 만든 영화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직업윤리적으로 성실하지 못한 영화를 보면 많이 아쉽다. 단지 자극적이기만 한 것이 모든 예술의 능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 이렇게 두루뭉술한 영화더라도 분명한 강점은 있다. 일단 영상미 자체는 잘 뽑았다. 계속 반복되는 내용이라 예쁜 영상미도 보다 보면 질리지만 뭐 화면비율이나 조명을 사용하는 방식은 인상적이다. 또 아나 데 아르마스의 명연기가 돋보인다. 노마 진은 극에서 엄청 자주 운다. 이 눈물연기의 패턴이 점점 달라지며 임팩트를 주는 건 대단했다. 또 아버지의 부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극본이 좀 과하게 전개되는데, 이를 구현하는 표정연기나 눈빛 연기도 좋았다. 주요 시상식에서 이름을 볼 수 있을 것 같은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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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니스 엔드
저니스 엔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떤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이 영화가 그랬는데, 어느 순간, 이 영화는 매우 '개인적'이고 '연극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아무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고,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 선택했다.
영화를 다 보고 영화정보를 찾아보니, 내 느낌이 정확하게 맞아서 신기했다. 이 영화는 R. C. 셰리프가 1928년에 쓴 희곡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셰리프는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 장교로 참전했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곡을 썼다.
잘 알려진 것처럼, 1차 세계대전은 재래식 무기로 싸운 전쟁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전쟁이다. 나중에 2차 세계대전이 이 기록을 깨지만, 불과 20년 사이 무기의 발달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연합군은 4천3백만 명이 참전했고, 사망자와 실종자(사망으로 추정)를 합하면 1천만 명이 넘었다. 즉, 4명 가운데 한 명이 전사한 것이다. 여기에 부상자가 1천2백만 명이었으니 사상자로 보면 4명 가운데 2명은 죽거나 다친 것이다.
동맹국은 2천5백만 명이 참전했는데, 사망자와 실종자가 8백만 명이고, 부상자도 8백만 명 정도다. 사상자가 1천6백만 명이니 통계로 보면 동맹국 군인의 피해가 더 컸다.
군인과 민간인 사상자 수는 당연히 2차 세계대전이 훨씬 많지만, 2차 세계대전의 무기는 1차 세계대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 파괴적이었다. 1차 세계대전은 '참호전'이라는 특징으로 말할 수 있다. 전선을 따라 참호를 길게 파고, 진지를 구축한 다음, 적과 대치한다. 서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면서 상대 참호를 점령해야 하고, 그렇게 병사들의 몸뚱이를 갈아넣으면서 전쟁은 끝없는 소모전으로 변해갔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문학작품이 많다. 가장 유명한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를 비롯해 최근에 개봉한 영화 '1917' 그래픽노블 '1914-1918' 등이 있다. 1차 세계대전을 다룬 책 가운데 존 엘리스가 쓴 '참호에 갇힌 1차 세계대전'을 보면, 이 전쟁이 '참호전'이라는 특징을 얻게 된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매우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참전 군인 대부분은 참호에서 생활한다. 전선을 따라 길고 복잡하게 만든 참호는 아군의 기지 역할을 하고, 안전한 방어진지이면서, 적을 공격할 때도 빠르게 기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적과 아군의 참호 거리는 불과 50미터여서, 상대방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심리전 - 음악, 방송 등 - 을 펼칠 수 있고, 심지어 적군이어도 임시 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참호는 안전하지만 매우 비좁고 비가 오면 진흙탕으로 변해 발이 빠져 엉망진창이 되었다. 여기에 쥐가 들끓고, 미쳐 거두지 못한 아군 병사의 시신을 참호 바깥쪽에 땅을 파서 메워 벽을 만들기도 했다.
영화는 참호 생활의 어려움을 매우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영화가 '개인적'이고 '연극적'이라고 느끼게 되는 부분은 두 가지였는데, 그 하나가 참호생활의 묘사였고, 다른 하나는 군인들 - 장교와 사병 - 특히 장교들의 심리상태를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롤리 소위는 이제 막 장교 훈련을 마치고 임관한 앳된 소위다. 그는 전방 연대로 전입 인사를 하러 왔다가 사단장을 찾는다. 사단장은 롤리 소위의 삼촌(외삼촌)이다. 이 정도 빽이면 좋은 보직을 받아 안전하게 군생활을 할 수 있겠지만, 롤리 소위는 최전방 대대로 배속해달라고 요청한다. 스탠호프 대위가 대대장으로 있는 그 대대로 꼭 배속을 해달라는 롤리 소위의 부탁에, 사단장도 어쩔 수 없다며 수긍한다.
롤리 소위와 스탠호프 대위는 전쟁 전에 함께 살던 사이였다. 롤리 소위의 집안은 명문가로 부유한 - 아마 귀족일 수도 있다 - 집안이었고, 그런 롤리의 저택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던 사람이 스탠호프였다. 스탠호프는 전쟁이 발발하면서 입대해 지금은 대위가 되었고, 사단에서 유명한 전설적인 대대장이 되었다.
반면 롤리 소위는 학군장교였다가 최근 8주 훈련을 마치고 이제 막 전방부대로 배속받은 신참이었다. 롤리 소위의 기억으로 스탠호프는 자신보다 나이는 많지만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롤리, 롤리의 누나와 함께 셋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 추억이 있었다.
프랑스 최전선에서 독일군과 대치하고 있는 대대는 이제 막 직전 부대와 임무 교대를 하고, 앞으로 6일 동안 참호에서 대기하며 독일군의 움직임을 살피고, 방어 임무를 맡았다. 전선은 벌써 몇달 째 교착상태에 있었고, 소문으로는 독일군의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될 거라고 하지만, 그런 소문 속에서 이미 몇 달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롤리 소위는 전쟁 전의 스탠호프를 기억하고 있었지만, 그가 참호에서 본 대대장 스탠호프는 롤리 소위의 기억에 있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전입인사를 하러 온 롤리를 바라보는 스탠호프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친동생 같은 롤리였지만, 최전선에서 만나는 롤리를 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심정이 그의 내부에서 뒤섞이며 심한 내적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눈동자의 흔들림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스탠호프 대위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 수많은 전투를 치르며 전설적인 군인으로 불리고 있다. 그는 탁월한 지휘관으로, 많은 전투에서 승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그가 지휘관으로 누구보다 병사 한 명, 한 명에 대한 애정이 깊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투를 치르며 승리하지만, 그만큼 많은 병사를 잃은 스탠호프 대위는, 부하 병사들 한 명, 한 명이 똑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동료가 그렇게 허무하게 주검으로 변하는 장면을 보면서 비통한 감정과 그 감정을 누르고 전투를 치러야 하는 지휘관으로의 냉정함을 유지해야 하는 이성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다.
결국 스탠호프 대위는 견디기 힘든 감정을 억누르려 술을 마시게 되고, 거의 알콜중독에 이르게 된다. 롤리 소위가 스탠호프 대위를 만난 이후, 이야기는 스탠호프 대위를 둘러싸고 측근인 부하 장교들과 연대장의 대화, 갈등을 깊이 있게 보여주고 있다.
영국군은 첩보를 통해 3월 21일, 독일군이 공격할 거라는 정보를 얻지만, 확실한 정보를 알기 위해 스탠호프 대대에 독일군을 생포하라는 명령이 하달된다. 스탠호프 대위는 더 어두워진 다음 공격하자고 주장하지만, 연대장은 상급부대에 보고해야 한다며 오후5시에 공격하라고 다그친다. 이는 분명 병사들이 더 많이 죽게 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스탠호프 대위는 연대장에게 반발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는 한계에 부닥친다.
두 명의 장교와 여덟 명의 병사로 침투조를 짜는데, 지휘장교로 스탠호프 대위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고, 가장 친하게 지낸 오스본 중위가 차출되고, 롤리 소위는 자원한다. 그렇게 독일군 생포작전이 시작되고, 열 명의 군인이 독일군 참호로 뛰어들어 독일군 한 명을 생포하는데 성공하지만, 살아돌아온 군인은 롤리 소위와 네 명의 병사였다.
전쟁에서 군인은 그저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전투에서 이기는 방법은, 수많은 젊은이를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적군을 더 많이 죽이는 방법이 유일했던 전쟁이 1차 세계대전이었다. 그런 잔혹한 전술 앞에서 '인간'을 생각하는 스탠호프 대위의 심정은 갈갈이 찢겨나간다.
참호 안에서 일어나는 장교들의 갈등, 장교와 사병의 갈등은 연극적 요소가 강하다. 스탠호프 대위는 마치 햄릿처럼 보인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전쟁에 끌려들어온 '개인'이며, 명분이라고는 오로지 '국가의 이익'인데, '국가'는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명확하지 않다. 단지 '애국심'만으로 명분을 찾기에는 이 전쟁의 참혹함과 잔혹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개개인에게 깊은 내면의 상처를 입히고 있다.
스탠호프 대위의 대대가 참호로 들어간 지 나흘째 되는 날, 독일군의 총공격이 시작된다. 나중에 알려지지만, 이날의 공격은 독일군의 '춘계 대공습'으로 기록되었고, 단 사흘의 전투로 양쪽에서 무려 7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독일군의 포격으로 롤리 소위는 등에 부상을 입고 스탠호프 대위가 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는다. 스탠호프 대위는 포탄이 어지럽게 터지는 참호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한다. 그렇게 참호에 있던 영국군 대대는 전멸한다. 포연이 그치고, 전멸한 영국군 사이를 걷는 독일군은 방독면을 쓰고 있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가스를 썼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되었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스쳐가듯 잠깐 독일군이 방독면을 쓴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전쟁의 참혹성을 알리고 있다.
전투는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극한 상황이라 결코 낭만적이지도, 인간적이지도 않다. 죽음과 삶의 경계가 없고,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군인은 거의 본능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이런 대규모 살상전에서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고 우연이라면, 전사한 병사 역시 그의 죽음은 우연일 뿐이다. 문제는, 인간의 존재가 이런 불분명한 명분 때문에 도구로, 소모품으로 소모되고 있다는 딜레마를 스스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병사 개개인은 전쟁의 거대한 구조를 깨뜨리지 못한다. 결국 구조의 틀에 갇힌 개인은 자신의 삶, 생명을 지키지 못하고, 죽음의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가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며, 이런 모순과 갈등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인 것이다.
이 영화는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지만, 인간의 존재와 극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인간들 사이의 갈등, 내면의 심리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어 보편적 공감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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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올해 최고의 복합장르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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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0월 12일 개봉하는 작품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미국에 이민 와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던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시달리던 어느 날
남편의 이혼 요구와 삐딱하게 구는 딸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그 순간 에블린은 멀티버스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모든 능력을 빌려와 위기의 세상과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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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공식 티저 예고편
아카데미 수상 감독 기예르모 델토로의 손에서 인기 고전 동화가 재탄생했다. 외로운 목수 제페토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마법처럼 생명을 얻게 된 목각 인형.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엉뚱하고도 반항적인 모험을 떠나는 피노키오의 이야기를 기예르모 델토로와 마크 구스타프슨 감독이 기발한 스톱모션 영화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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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그대 너머에> 30초 예고편
지워져 가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인숙.
다른 이들의 기억 속을 헤매는 지연.
과거의 기억속으로 던져진 경호.
서로의 기억 너머, 존재의 의미를 찾는 히치하이커들의 눈물겨운 사투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