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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your bunny2023-04-29 14:08:28

[JIFF 데일리] 잘 자렴, 아가야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오> 리뷰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오|Seven winters in tehran

스테피 니더촐|Steffi NIEDERZOLL

Germany|2023|99min|DCP|Color|Documentary|15|Korean Premiere

 

 

 

시놉시스

2007년 이란, 열아홉 살 레이하네 자바리는 자신을 성폭행하려 한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 그녀는 굴복하지 않았고, 이란 국경을 넘어 여성 인권과 저항의 상징이 된다.

 

 

 

프로그램 노트

2007년, 열아홉 소녀 레이하네 자바리는 전 이란 정보부 직원이었던 사르반디라는 중년 남성을 죽인 혐의로 체포되었다. 자바리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그를 칼로 찌르기는 했지만 그를 죽인 것은 집 안에 있던 다른 남자였다고 진술했으나 이란 당국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자바리는 2009년 사형을 선고받는다. 자바리의 가족은 사르반디의 유족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여러 곳에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자바리는 2014년 10월 25일에 사형당하고 만다. 이 다큐멘터리는 자바리가 열아홉 꽃다운 나이에 수감되어 스물여섯에 처형되기까지 7년 동안의 기록이다. 최근 이란에서 일어난 히잡 시위처럼 자바리의 죽음 역시 이란 인권 문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사건이었고, 그래서 그녀가 남긴 유언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를 위해 검은 옷을 입지 말고, 내 괴로운 날들은 온 힘을 다해 잊고,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오”(전진수)

 

 

 

 

 

 



여성 인권을 위해 고군분투한 그녀에게 바치는 영화

성폭행 당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이 달린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칼을 휘둘렀던 레이하네 자바리의 모든 목소리는 묵살되었다. 2007년,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이란 여성 레이하네 자바리는 자신을 빈집으로 유인해 성폭행하려던 남성인 사르반디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후 2009년 사형 선고를 받았고, 그녀의 억울한 상황을 위해 국제사회의 구명운동과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서명한 석방 탄원서 등 여러 노력이 이어졌다. 하지만 2014년, 이란 정부는 결국 사형을 집행했고, 그녀는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당시 이란의 억압적인 상황 속에서 자바리는 교도소에 갇힌 후에 가혹한 심문을 받으면서도 여성 인권을 위해 싸우고 또 싸웠다. 이러한 그녀의 말과 행동은 널리 퍼지게 되었고, 여성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은 그녀의 어머니를 통해, 같은 여성들을 통해, 그리고 이 문제를 인식한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졌다. 

 

 

 

 

 

 



'진정한 자유는 교도소 담장을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영혼의 담장을 넘어서는 것이다.'

자바리가 원했던 세상은 여성들이 강간 당하지 않는 세상, 약한 사람이 약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는 세상이었다. 여전히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위해,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는 또다른 여성들을 위해, 이란의 여성 인권을 위해, 그리고 이란의 무자비한 사형제 폐지를 위해 싸우고 있다. 

 

 

해당 영화는 다큐멘터리로, 자바리와 그녀의 가족들이 겪고 헤쳐나가야 했던 당시 이란의 현실들, 그리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이란의 여성 인권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바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우리 사회가, 전 세계가 해야 하는 일들을 알려준다. 우리는 억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더욱 더 적극적으로 싸워나가야 한다.

 

 

 

 

 

아래는 자바리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남긴 유서 중 일부이다.

 

 

"엄마가 슬퍼하는 게 저한테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세요? 엄마 아빠 손에 입을 맞출 기회를 어째서 주지 않은 걸까요.

엄마가 나에게 사랑을 쏟아 준 이란이라는 나라는 저를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취조관에 심하게 심문을 받고 울고 있을 때도, 혹독한 말을 들을 때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여성성의 마지막 상징인 머리를 밀릴 때 비로소 보답을 받았습니다. 11일간 독방에 들어갔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엄마, 당신은 제 인생 이상으로 저에게 소중한 사람이에요. 저는 흙에 묻혀 헛되이 사라지고 싶지 않아요. 제 눈과 아직 젊은 심장이 땅으로 돌아가는 걸 원치 않아요. 내가 처형된 직후 저의 심장과 눈, 뼈, 그리고 이식 가능한 모든 것을 꺼내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물로 주세요.

(생략)

저를 위해 무덤을 만들지 마세요. 엄마가 울거나 괴로워할테니까요. 상복도 입지 말아주세요. 제가 겪은 일상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열심히 잊어 버려요. 나머지는 바람에 맡겨요."

 

 

 

 

마지막까지 어머니를 사랑했고, 또 어머니를 사랑해서 어머니가 슬퍼하기를 바라지 않았고, 딸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자바리는 바람이 자신을 데려가게 해주길 바랐다. 이런 딸의 부탁에 부응하듯 그녀의 어머니는 수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용감하게 그녀의 딸을 위해 싸워나가고 있다. 그리고 꽃다운 나이에 세상으로부터 보호 받지 못한 그녀의 딸에게 인사를 건넨다.

 

 

"잘 자렴, 아가야."

 

 

 

 

 

 

 

 

<바람이 나를 데려가게 해주오> 상영시간표

 

작성자 . I am your bunny

출처 . https://blog.naver.com/meyou_saline/223088527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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