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CINELAB2023-05-04 21:13:33

[JIFF 데일리]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니까요

동네책방 폴란


<동네책방 폴란>의 주인 교스케씨가 말했듯,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고, 이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찾은 이 보물 같은 작품에 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 전주국제영화제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던 2021년 2월, 도쿄의 작은 서점 '폴란'(Polan) 역시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35년이라는 세월을 뒤로하고 '폐점'을 결심했다. 2021년 2월, 영업 종료를 한 달밖에 남겨두지 않은 않은 시점에서도 언제나처럼 '새' 중고책을 선반에 채워 넣던 주인 부부는,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의 그들의 일상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낸 것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처음 헌책방의 영업 등록을 하러 갔을 때, '교스케' 씨의 머릿속에 아버지가 자신에게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다고 한다. '챠란포란'(ちゃらんぽら). 이 헌책방은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하는 방식을 뜻하는 이 단어처럼 시작되었을지 몰라도, 35년간의 세월을 거치며 점차 '다양성'을 존중하는, 편중되지 않고 모든 걸 수용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에 따라 운영되어왔다. 심지어 폐점이라는 마지막 순간까지 '교스케' 씨는 팔다 남은 책만 두는 것 대신, 새로운 '헌책'으로 선반을 채워 넣으며 손님들에게 찾는 즐거움을 안겨 주었으니 말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주인 '교스케' 씨는 계산대 옆에 자리 잡은 고릴라 인형, 일명 고리쨩을 보러 매일 가게를 찾는 손님을 보며 '헌책방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한다. 팬데믹이라는 재앙으로부터 자신의 '폴란'은 지키지 못했지만, 종이책은 지키고 싶다는 그에게 있어 '종이책'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전자책은 종이책을 대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종이책과의 대결에서 참패하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 이후, 사람들은 OTT로 인해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굳이 찾지 않고 있다. 많은 감독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작품은 '극장'에서 보아야 한다 설파하지만,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조차 관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극장이 마주한 현실이다. VR 놀이기구가 대체할 수 없는 롤러코스터의 스릴, 전자책은 가질 수 없는 종이책의 질감. 영화도, 극장도 결국 "Cinema"의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할 것이다.

 

 

ⓒ 전주국제영화제

 

"책은 돌고 돈다"라는 3부 제목처럼, 책방에서 주인 부부와 직원 '유키' 씨의 사랑을 듬뿍 받던 책들이 폐지 처리장에서 푸대접 받을 때, 이 책들은 더 이상 '책'으로써의 가치는 남아있지 않지만, 결국 다시 제 역할을 찾아갈 것이다. 마치, 직원 '유키'씨가 '폴란'의 폐점 이후 자신의 취향을 담은 '책방'을 연 것처럼 말이다. 

 

화려하진 않아도 누군가의 삶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할 수 있는, 나에게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그리고 평양냉면보다 슴슴한 이 영화는 정말 매력적인 작품이었으며, 최후의 보루로 '푸대접' 받던 이 작품을 전주에서 만났다니, 정말 인생은 찾는 즐거움의 연속이지 아니한가?

 

 

ⓒ 전주국제영화제

 

동네책방 폴란(Polan)

나카무라 코타

일본 | 2022 | 75min | DCP | Color/B&W | Documentary | G | International Premiere

 

 

시네마천국 - <동네책방 폴란> -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시간표

 

 

 



씨네랩 에디터 Cammie

 

작성자 . CINELAB

출처 . https://brunch.co.kr/@cinepick/763/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