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6-14 21:13:38
여름이었다..여운 진하게 남는 여름 로맨스 영화 추천
<우리도 사랑일까> <펀치 드렁크 러브> <비포 선라이즈> <여름 이야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름하면 어떤것들이 생각나시나요?
오늘은 여름을 대표하는 영화들을 가지고왔는데요
초록잎들이 풍성해지고 마음마저 들뜨게되는 여름,
개성넘치는 로맨스영화 5편을 소개합니다.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정보
개요: 드라마 | 캐나다
개봉: 2012.09.27
감독: 사라 폴리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로건, 루크 커비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결혼 5년차인 프리랜서 작가 마고는 다정하고 유머러스한 남편 루와 함께 행복한 결혼생활을 누리고 있다. 어느 날, 일로 떠난 여행길에서 그녀는 우연히 대니얼을 알게 되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다. 설상가상으로 대니얼이 바로 앞집에 산다는 것을 알게 된 마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커져만 가는 대니얼에 대한 마음과 남편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삶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CINEPICK
"인생에는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꿔가면서 살순 없어."의 대사처럼
새로운 사랑의 떨림은 영원히 지속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을 건네주는 영화입니다.
편안하고 지루한 혹은 짜증나기도 하는 오래된 사랑과 놀이기구를 타는듯 신나면서도 떨리는 사랑에 대한 고찰을 담은 영화입니다.
펀치 드렁크 러브
Punch-Drunk Love

정보
개요: 코미디,드라마,멜로/로맨스 | 미국
개봉: 2009.12.10.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아담 샌들러, 에밀리 왓슨
배급: 콜럼비아트라이스타
시놉시스
7명이나 되는 누나들한테 들들 볶이며 자란 배리. 비행 마일리지를 경품으로 준다는 푸딩을 사모으는 것이 유일한 낙인 그는 어느 날 아침 거리에 내동댕이 쳐진 낡은 풍금을 발견하곤 사무실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바로 그날, 뜻하지 않게 신비로운 여인 레나를 만나게 된다. 언제나 꿈꿨던 황홀한 사랑... 당신은 모를 겁니다 오래 전부터 당신을 사랑해 왔다고, 당신과 키스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나와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는 배리. 하지만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한 가슴벅찬 사랑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 다름아닌 외로움에 지쳐 폰 섹스를 걸었다가 알게 된 악덕업체 일당, 일명 “매트리스 맨”. 배리와 레나가 꿈결 같은 하와이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그들을 기다리는데...

CINEPICK
영화계 거장 폴 토마스 앤더슨이 잠시 휴식하려고 만든 전설의 영화입니다.
푸딩 마일리지에 집착하는 너드남 배리가 레나를 만나면서 사랑에빠져 어설프지만 무엇도 두려울것 없는 모습으로 변해가는데, 그 모습이 귀엽게만 느껴집니다.
제목의 '펀치드렁크'는 '주먹에 취한' 권투선수가 맞고 비틀비틀거리고 혼란한 느낌을 말하는데, 영화에서 주인공이 겪는 사랑을 위와 같은 의미로 몽롱한 일렁이는 빛의 장면들로 표현한 점이 인상깊습니다.
배리의 블루색, 레나의 레드색이 어우러져 화면에 일렁이는 장면을 보고있으면 관객이 둘의 사랑에 취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비포 선라이즈
Before Sunrise

정보
개요: 멜로/로맨스 | 미국
개봉: 1996.03.30.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턴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배급: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파리로 돌아가는 셀린과 비엔나로 향하는 제시.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그들은 짧은 시간에 서로에게 빠져든다. “나와 함께 비엔나에 내려요” 그림 같은 도시와 꿈같은 대화 속에서 발견한 서로를 향한 강한 이끌림은 풋풋한 사랑으로 물들어 간다. 밤새도록 계속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 끝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고 그들은 헤어져야만 하는데… 단 하루,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 낭만적인 로맨스가 다시 피어오른다.

CINEPICK
'비포'시리즈의 첫 작품 <비포 선라이즈>는 셀린과 제시가 처음 만난 이야기입니다.
하루동안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하며 사랑에 빠지는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의 멋진 야경과 젊은 청춘들의 하룻밤에 서서히 스며드는 사랑이 어우러져 풋풋하고도 활기찬 에너지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데요,
담백한 대화로 유유자적 빈을 거닐지만 해가 뜨기 전 둘의 마음은 점점 뜨거워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이야기
A Summer's Tale

정보
개요: 코미디, 멜로/로맨스 | 프랑스
개봉: 1998.06.13
감독: 에릭 로메르
출연: 멜빌 푸포, 아만다 랑글렛
배급: (주)안다미로
시놉시스
가스파르는 여름날 혼자 해변에 간다. 여자 친구 레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던 그는 식당에서 일하던 마고와 사귄다. 가스파르는 애정공세를 펼치는 마고의 친구 솔렌느에게서도 매력을 느낀다. 레나마저 도착하자 가스파르는 세 여자 사이에서 고민한다.

CINEPICK
더운 여름 날, 세 명의 여자와 썸타는 가스파르.
누구와 사귈지 갈팡질팡하며 고르지 못하는 가스파르가 우유부단해 보이기도 합니다.
꿈도, 여자친구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청춘의 단면일까요?
뜨거운 여름날에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세명의 여자와 해변에서의 나날들을 함께 즐겨보아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정보
개요: 드라마, 멜로/로맨스 |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미국
개봉: 2018.03.22.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마이클 스털버그
배급: ㈜디스테이션
시놉시스
1983년 이탈리아, 열 일곱 소년 엘리오는 아름다운 햇살이 내리쬐는 가족 별장에서 여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 오후, 스물 넷 청년 올리버가 아버지의 보조 연구원으로 찾아오면서 모든 날들이 특별해지는데... 엘리오의 처음이자 올리버의 전부가 된 그 해, 여름보다 뜨거웠던 사랑이 펼쳐진다

CINEPICK
작열하는 태양아래 이탈리아에서 두 남자가 사랑에 빠진 눈빛은 태양보다 강합니다.
매년 여름마다 회자되는 이 작품은 영상뿐만아니라 ost도 유명한데, 10대인 엘리오의 설레고 아픈 첫사랑의 마음을 잘 표현한 곡입니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80년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로운 두 남자의 사랑과, 한여름의 이탈리아, 엘리오 가족들의 사랑을 모두 느껴보세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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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키'가 바라왔던 '영광스러운 목적'을 향해
<로키 2>의 주인공은 ‘장난의 신’ 로키다. 실비가 로키(톰 히들스턴)의 눈앞에서 ‘계속 존재하는 자’를 살해하고 난 후의 이야기가 드라마 1화 시작으로 이어진다. TVA 안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돈다. 갑작스럽게 침입한 로키를 제지하기 위해 요원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도망치는 로키. 카트 위로 떨어진다. 카트를 운전하던 여자가 깜짝 놀라 앞의 흉상에 부딪혔다. ‘계속 남아있는 자’의 흉상과 부딪힌 카트. 흉상이 깨지고 케이시가 등장한다. 사실 로키는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상황이 무엇인지 전부 판단하지 못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갑자기 벌어지는 일이 무엇인지 다 이해하려고 할 즈음에 케이시와 만났다. “너 누구야?”반문하는 케이시. 방금까지 대화했던 케이시가 나를 모른다니, 이상한 상황이 벌어져 당황한다. 로키가 도착한 곳은 과거의 TVA였다. 새삼 시간선을 넘나들며 이동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단적으로 이 현재만 봐도 머리가 아픈 상황이다. 하지만 그거보다 더 큰 것은 ‘계속 존재하는 자’라는 인간이 여러 세계선을 관리하며 우주의 대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나는 신이야. 그리고 나에겐 영광스러운 목적이 있다고. 로키는 ‘정복자 캉’이 만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친구들을 불러 모은다.
<로키 2>는 우리가 좋아하던 마블의 상상력이 그대로 구현된 드라마다. 마블이 최전성기를 구가할 때를 상징하는 영화는 세 편이 있다.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에서 캐릭터의 개성을 모두 살리면서 스릴러로서의 재미를 챙긴 경우, 역시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에서 극강의 액션을 보여주던 작품도 있었고 <닥터 스트레인지> 1편처럼 눈이 호강하는 시각화와 상상력이 영화의 무기인 때도 있었다. 이 <로키 2>는 <닥터 스트레인지> 1편처럼 상상력의 힘이 드라마의 동력이 되는 경우다. 이 드라마가 이 뛰어난 상상력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점은 인물의 내면이다. 여러 우주를 오가며 인물의 절박함이 어디에 있는지를 조명한다. 대표적으로 이야기 중후반부로 흘러갈 때 모비우스(오언 윌슨)와 로키가 보여준 감정연기는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서히 쌓아 올린 감정선은 엔딩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복잡한 이야기를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또 우리가 마블의 드라마/영화를 논할 때 항상 이야기하는 ‘기존 MCU와의 연계성’의 측면에서도 <로키 2>가 구사하는 방식은 흥미롭다. 하지만 드라마의 그 어떤 장점 중 가장 위에 있는 것은 정서적인 여운이다. 우리가 마블의 드라마와 영화에 열광하던 모든 순간에 로키가 있었다는 것이 이 작품의 엔딩을 더 특별하게 만들 것이다.최근 마블의 아쉬운 타율에 가려지기는 속상한 웰메이드 드라마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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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황혼기를 지나니 새롭게 보였던 것에 대한 고백
엄마 보고 싶어
이 영화의 주인공은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 어느 동네에 살던 주인공 마히토다. 안절부절못하는 마히토. 창가 반대편에 엄마가 누워있는 병원이 있다. 전쟁 중이었던 일본. 분위기가 어지럽다. 병원만 보고 있는 마히토. 평화가 깨졌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전투기가 엄마가 누워있는 병원에 폭격을 가한 것이다. 불에 탄 병원. 엄마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마히토의 마음에는 큰 구멍이 생겼다.
마히토의 아버지는 그 구멍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 새어머니를 찾은 아버지. 새로운 어머니를 찾은 이 가족은 우츠노미야 시로 이사를 간다. 새어머니와 아버지에게 냉담한 마히토. 새어머니 나츠코는 친엄마가 아니기 때문에 차가운 태도를 유지한다 이런 마히토의 태도는 새어머니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학교도 가기 싫었고, 원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고 싶지도 않았다. 도망가고 싶은 마히토. 이 마히토에게 왜가리 한 마리가 날아든다. 마히토는 이 왜가리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안 그랬던 적은 없어
이 영화는 미야자키 히야오가 기존 필모그래피에서 갖고 있던 특징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자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일례로 하야오의 수상이력은 아주 좋은 편이다. 2003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다. 이 의미는 거대하다. 지금 현재 2023년에 아시아 영화가 세계에서 가지는 입지는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의 위상과는 큰 차이가 나기 마련인데, 이를 순수한 작품성과 재미로 극복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아시아 영화의 인재풀이 넓어지거나 시스템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또 미디어가 현재까지 발달하기 전에 달성한 업적인 것이다.
하지만 이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성과는 다르게 그의 영화는 항상 난해했다. 대표적으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부모님이 돼지가 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선후관계를 보면 신기한 일 투성이다. 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초반부의 부모님이 음식을 먹다가 돼지가 되는 장면이 있다. 돼지가 되는 거는 그냥 판타지 요소 아닌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돼지가 된다’라는 것이 1980년대의 일본 버블경제를 의미한다고 하면 좀 갑작스럽다. 엔딩을 통해 전하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핵심은 한 소녀가 ‘잊던 것을 다시 되돌이킨다’라는 점, 그러니까 세상에 나갈 때 각자가 고유하게 갖던 오리지널리티를 잊지 말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둘은 상충된다. 비단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뿐만 아니라 인지도가 덜한 영화 역시도 난해한 편이었다. <벼랑 위의 포뇨>도 그랬고, <모노노케 히메>도 그랬다.
본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이번에도 (감독의 전작처럼) 사랑스러운 영화일 것이라고 기대한 분들이 있다면 무조건 실망할 것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필모그래피 중 가장 위에 있을 매운맛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직선적인 이야기를 거부한다. 직선적인 이야기라고 함은 기-승-전-결의 이야기구조를 뜻한다. 얼마 전에 개봉한 <너와 나>를 생각해 보자. 세미가 불안해한다(기)- 세미가 하은이에게 찾아간다/그리고 하은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 불안해한다(승)의 구조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각본가들이 이야기를 구성할 때 염두하는 ‘욕망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너와 나>는 갖고 있는 것이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다르다. 이 영화는 초반 30분을 전제로 이야기의 밑그림을 그리고, 그 이후를 각자의 키워드에 맞게 채색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애니메이션의 틀을 갖고 있지만 수채화 그림이나 에세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다른 에세이 같은 영화들과 유사하게 주인공은 사실상 감독의 분신이다. 또 이 인물의 욕망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이다.
군수공장 집 아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설정은 주인공 마히토의 아버지가 군수공장을 운영한다는 점이다. 이 설정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할 관객 분들도 많을 것이다. 세계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군수공장 사장 집안 아들이 주인공이라면 자칫 전쟁에 대해 합리화하는 것처럼 읽히기 쉽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군수공장 사장 아들이라는 설정을 반대로 읽었다. 우선 이 영화의 원작에 이 설정이 등장하는지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동안 반전이라는 키워드를 필모그래피 내내 새긴 인물이다. 그런데 이런 인물이 전쟁에 대해 합리화하는 태도를 취한다? 과연 ‘군수공장 사장 아들과 세계 2차 대전’이 가져올 파급력을 과연 몰랐을까? 글쓴이는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군수공장 사장 아들’이라는 설정은 주인공이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비유다. 이 영화의 핵심은 도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끌고 가는 두 소재는 과거와 현재다. 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어 과거의 자신 때문에 현재에서 도망친다. 특히 주인공 마히토가 흥미롭다. 마히토의 새어머니는 어린 주인공이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존재다. 가족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의 부적응으로 이어진다. 타인에 대한 분노가 자기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 마히토를 기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향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주인공의 강력한 조력자로 나오는 인간 캐릭터, 왜가리, 새어머니, 심지어 흑막처럼 보이는 등장인물까지 마히토와 유사하다. 등장인물들은 자신이나 타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이 공통점이 되는 것이다. 이를 중심으로 영화를 보면 이야기가 쉽게 느껴진다. 영화가 가지각색의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인생들 사이에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묻는 영화가 이 작품이다. 자, 이를 염두하고 시선을 조금만 옆으로 돌린다. 마히토는 사실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본인을 암시하고 있다. <바람이 분다>로 본인의 전투기 덕력(?)을 고백한 마야자키 하야오. 하지만 그는 반전주의자다. 또 감독의 어머니는 그가 어린 시절에 <그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을 선물한 적이 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가 흥미로웠던 점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자기 자신을 돌이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기존 필모그래피를 오마주한 몇 장면이 있다. 새어머니와 마히토가 대화하는 신은 <모노노케 히메>에서 봤던 장면이 연상된다. 영화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생각나는 장면도 있다. 어떤 장면에선 <벼랑 위의 포뇨>를 상기시킨다. 우츠노미야 시의 집에서 일하는 할머니들, 그리고 동물과 유령들은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난다. 이 세 캐릭터들은 전적으로 하야오스러운 비주얼을 갖고 있다. 이 모든 오마주를 그냥 단순히 팬들 보기 좋으라고 넣은 건 아닐 것이다. 사실상 하야오의 분신인 주인공이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경험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는 이야기에서 오마주가 차지하는 비중을 좀 더 쉽게 접근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모든 오마주가 하야오의 고백이자 반성처럼 보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영화의 악당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악당이 하는 일과 사는 곳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내면을 상징하면서 그동안 걸어온 길을 암시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예술가다. 그 긴 시간 동안 애니메이션 하나를 깎아 우리에게 풍부한 감동을 선사한 인물이다. 그럼 당연히 예술에 대한 의미가 깊을 것이다. 하야오가 긴 시간 동안 예술가로 살았기 때문에 이 예술이란 존재는 하야오에게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이 의미를 주인공 마히토가 천천히 되짚어보는 구조가 이 영화의 플롯이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예술이라는 가치를 탐구하는 과정이 ‘나에게 어떻게 살 지를’ 설명해 줬다는 일종의 선언처럼 보인다.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놓친 것들이 몇 있어. 이런 나를 두고 너희들은 어떻게 살래?'라고 반문하는 것이다.
대중성이 뭐죠
하지만 이 모든 이야기를 글로 썼다고 해서 글쓴이가 이 영화를 쉽게 이해한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영화처럼 보인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본인 내면의 단면을 잘라서 영화화했기 때문에, 우리 같은 3자는 그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해 ‘난해하고 지루하다’라는 평에 반박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점에 있다. 특히 초중반부 40분까지의 전개에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일부러 기괴하게 연출한 장면도 몇 보인다. 이렇게 대중성과는 저 멀리 떨어진 이 영화.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긴 어렵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역시 예술의 순기능 중 하나로 보인다. 이렇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하는 일이고, 예술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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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거장 감독들의 원픽! 배우 <아담 드라이버> #톺아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1월 12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
구찌일가의 음모, 욕망, 스캔들을 다룬 영화 <하우스 오브 구찌>가 개봉했습니다.
극 중 구찌를 이끌었던 수장인 '마우리찌오 구찌' 역을 맡은
배우 아담 드라이버에 대해 톺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2021년 10월 20일 개봉한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에 이어
연일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배우인데요.
할리우드 및 세계적인 거장감독들이 사랑하는 배우, 아담 드라이버 톺아보기!
그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 프로필(Profile)이름 : 아담 드라이버 (Adam Douglas Driver)
출생 : 1983년 11월 19일
국적 : 미국
직업 : 배우
2. 아담 드라이버의 성장과정
아담 드라이버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법률 사무 보조원이었다고 하네요)
어렸을 때는 꽤나 반항적인 성격으로 영업사원으로 일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 해병대에 입대하여 2년 8개월간 군복무한 이력도 있습니다.
결국 사고로 인해 몸을 다쳐 의병 제대를 하게되었다고 합니다. 배우가 되기 위한 운명적인 과정이었을까요?:)
3. '아담 드라이버'의 초기작
아담 드라이버는 여느 배우들처럼 초기에는 영화/드라마의 조연, 단역을 거치게 됩니다.
코엔형제 감독의 <인사이드 르윈>에서도 조연으로 참여하고, 드라마 <걸스>시리즈에서도 애덤 역으로 인지도를 쌓아가기 시작합니다.
아담 드라이버가 배우로서 크나큰 도약을 할 수 있었던 작품은 <헝그리 하트>인 것 같습니다.
아담 드라이버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인정을 받게 됐으며,
그 이후 출연한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카일로 렌 역으로 출연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아가게 됩니다.
<헝그리 하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4. '아담 드라이버'의 주요 필모작
- 2014년 작 <인사이드 르윈>, 알 코디 역
출연진 : 오스카 아이삭, 캐리 멀리건, 저스틴 팀버레이크,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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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비중은 적었지만 주인공 오스카 아이삭의 음악작업을 위해 코러스를 도와주는 역할을 맡아 매력적인 중저음의 보이스를 들려주었습니다.
- 2014년 작 <프란시스 하>, 레브 역
출연진 : 그레타 거윅, 믹키 섬너,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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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그레타 거윅의 친구 역할로 더 젋고 더 친근한 아담 드라이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지금보다는 이미지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정감있는 모습이네요.
- 2015년 작 <위아영>, 제이미 역
출연진 : 벤 스틸러, 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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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연출을 하는 젊은 세대의 역할입니다. 극 중에서 벤 스틸러가 연기하는 다큐멘터리 연출자와는
상반되는 성격으로 힙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벤 스틸러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는 캐릭터입니다.
- 2015년 작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카일로 렌 역
출연진 : 데이지 리들리, 존 보예가, 오스카 아이삭,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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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드라이버는 '다스 베이더'를 잇는 새로운 악의 포스
루크 스카이워커의 조카인 카일로 렌 역을 맡았습니다.
- 2017년 작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카일로 렌 역
출연진 : 데이지 리들리, 마크 해밀, 아담 드라이버, 오스카 아이삭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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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 이은 두 번째 스타워즈 시리즈 출연작입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카일로 렌 캐릭터의 불호적인 의견도 많은데요.
아담 드라이버에게 연기를 너무 악역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없어보이게 한다는 이유에서라고 전해지네요.
- 2017년 작 <패터슨>, 패터슨 역
출연진 : 아담 드라이버, 골쉬프테 파라하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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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패터슨'시에 사는 버스 기사 '패터슨' 역할을 맡았습니다.
극 중 버스 기사 역으로 일상적인 삶을 시로 표현하는 캐릭터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요일 별로 매일 시를 쓰며 담담하게 일상을 보냅니다.
- 2018년 작 <블랙클랜스맨>, 필립 역
출연진 : 존 데이비드 워싱턴,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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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프랑스 최초의 흑인 경찰 '론'과 함께 KKK단에 잠입하기 위해 힘을 합쳐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소탕하려는 백인 경찰 '필립'역을 맡았습니다.
- 2019년 작 <결혼 이야기>, 찰리 역
출연진 : 스칼렛 조핸슨, 아담 드라이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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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와중 '찰리' 와 '니콜'이 파경을 맞고 이혼과정에서
서로 싸우며 파국을 맞게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인데요.
극 중 아담 드라이버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연극 연출가 역을 맡았으며 인정도 받고
자수성가한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 2019년 작 <데드 돈 다이>, 로니 피터슨 역
출연진 : 빌 머레이, 아담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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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칸국영화제 개막작.
평범한 동네에 어느 날 좀비가 출현하게 되고 동네경찰인
클리프(빌 머레이)와 로니(아담 드라이버)가 좀비를 소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 2021년 작 <아네트>, 헨리 역
출연진 : 아담 드라이버, 마리옹 꼬띠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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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거장감독인 레오 카락스의 작품.
예술가들의 도시 LA, 극 중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역 을 맡았으며
엄청난 달변 솜씨와 노래, 그리고 안무 등이 어우러진 기가막힌
스탠딩쇼를 보여주었습니다.
- 2021년 작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자크 르 그리 역
출연진 : 맷 데이먼, 벤 에플렉, 아담 드라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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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극 중 자크 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는 부조리한 권력과 야만의 시대, 14세기 프랑스에서
친구 '장'의 아내인 마르그리트를 겁탈하고 그것의 침묵을 강요하는
불명예적이고 비도덕한 인물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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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드라이버>의 주요 필모작을 살펴보니
정말 여러 작품에서 여러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장감독들의 러브콜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요.
앞으로도 다양하고 멋진 모습으로 영화 관객들 앞에
자주자주 찾아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럼 씨네랩은 오늘 이것으로 마치고
다음 주에 더 멋있고 아름다운 배우 #톺아보기 시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
P.S 혹시 #톺아보기 배우로 추천하고 싶거나 관심있으신 배우들이 있으면
주저말고 편안하게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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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우리가 사랑한, 우리가 사랑할
Director] 이혁래
Program note]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봉준호 감독의 첫 단편 <룩킹 포 파라다이스>를 본 이들은 ‘노란문 영화연구소’의 멤버 십여 명뿐이다. 어둡고 더러운 지하실의 고릴라가 똥벌레의 공격을 피해 낙원으로 향하는 이야기의 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청년 봉준호가 속해있던 ‘노란문’의 송년회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이후 30년간 오동나무 상자에 담겨 봉준호의 서재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8mm 필름 상자가 열리자 90년대 초 시네필들의 추억도 와르르 쏟아진다. “다들 미친 듯이 영화 공부를 하던” 영화광 시대에 ‘노란문’은 그들만의 시네마테크이자 영화학교였고 무엇보다 이상적인 청년공동체였다. <노란문>은 한국 영화 문화의 르네상스를 여는 아주 특별한 시대에 대한 꼼꼼하고 생생한 보고서다. 깨알 같은 일화들 속에 영화사 걸작들의 클립을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강소원)
갑작스러운 고백. 사실 나는 ‘라떼 토크’ 듣는 것을 꽤나 좋아한다. 누군가의 호시절 이야기는 언제나, 지금으로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아련한 반짝거림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는 건 사람의 본능이므로, 나 같은 사람이 꽤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들이 ‘라떼 토크’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게 옛날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그 안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 식으로, 현 세대를 향한 은은한 책망이 묻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므로 은은한 책망도 기묘한 질투도 서리지 않은, 순수하게 호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마음 편히, 아름답게 들을 수 있는 거니까.
하물며 지금도 빛나는 이들이 열심과 야심으로 똘똘 뭉쳐 있던 시절의 이야기라면, 탐나지 않을 길이 없다. (GV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감독 인사 영상 대신 나온 봉준호 감독의 영상에서도, ‘부럽습니다’라는 말이 몇 번이나 튀어나왔다. 이 감독과 이 영화의 의의를 관객에게 짚어주고 ‘노란문’에 대한 아득한 그리움을 분명히 알뜰살뜰 챙겨 말했건만, 체감하기론 ‘부럽습니다’만 듣다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영상이었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미싱타는 여자들>을 공동 연출한 이혁래 감독의 작품인 동시에, 10월 27일 공개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그 시절 시네필’들이 대거 출연하는 영화, ‘청년 봉준호’를 엿볼 수 있는 영화에 수많은 영화 팬들의 티켓팅 경쟁이 몰릴 것은 자명했다. 감독의 전작을 인상 깊게 보았지만 티켓팅에 취약한 나로서는 일찌감치 물러나 넷플릭스 공개를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터였다. 그러나 어영부영 티켓이 잡혀서 영화를 보았는데, 보면서 깨달았다. 이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아야 더 좋을 수밖에 없는 영화구나.
https://www.youtube.com/watch?v=ZHMHMl83JI8
영화는 봉준호 감독뿐 아니라, 이미 중년이 된 다양한 이들의 얼굴을 담았다.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냥 모여 들었던, 카메라의 작동 원리도 모르는 상태로 모여 초점 나간 사진을 찍으면서 시작했던, 젊고 보송했던 얼굴들. 그냥 서로서로 가르치고 배우고, 그냥 즐겁게 모여서 그러는 게 자연스러웠던 시절. 원대한 목표와 계획을 차르르 펼치는 게 아니라 모여서 뭐라도 거창하게 해보았던 시절.
빛나는 시절은 그 빛을 스스로 몰라야 완성이 된다. ‘나는 이렇게 빛나고 있지’라고 인지하면서 빛나는 시절은 없다. 내가 ‘라떼 토크’를 좋아하는 이유도 하나 더 깨닫는다. “그냥 좋아서” 만난 이들의 그 시절 이야기는, 그냥 좋다는 바로 그 이유로 더없이 빛난다는 걸. 에너지를 미친 듯이 분출할 수 있는 건 젊은 시절의 특권이고, 그렇기에 어떤 노래 가사처럼 ‘한 밑천’이며, 또 다른 노래 가사처럼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니까.
이들은 영화를 의식적으로 공부해 영화계에 들어선 영화인으로는 한국에서 거의 첫 세대다. 장산곶매를 비롯한 다양한 시네필 모임들이 영화를 공부하고, 상영하고, 만들고… 여기에는 비디오 문화라는 기술이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된 <일시정지> 혹은 최근 개봉한 <킴스 비디오>를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같이 묶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지금처럼 OTT나 유튜브로 영화를 보는 시절이 아니라, 서로 알음알음 복제한 비디오를 통해 영화를 보는 시절. 다시 말해 영화를 본다는 행위가 타인과의 교류 없이는 어렵던 시절.
물론 이들의 영화 사랑이 기술에만 기인하지는 않는다. 극중에서도 봉준호 감독은 “덕후의 원동력은 집착”이라며 눈을 빛내고, 이들은 집요하게 롤랑 바르트, 기호학, 포스트모더니즘, 그놈의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같은 것들에 열중한다. 지금 돌아보면 “거창했네요”, “뭐가 이렇게 거창했어” 소리가 저절로 나올 만큼, 과도한 진중함이 조금은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잘 모르기에 더욱 무겁고 거창하게 말할 수 있는 시기의 사랑이란 것이 있다. 젊은 서툶에 기인하기에 더욱 무거운 언어를 사용하는, 아주 조금 지난 후에 보면 수치스럽고, 아주 오래 지난 후에 보면 그조차 정겹고 사랑스러운.
봉준호 감독이 아르바이트비를 털어서 샀다는 첫 장비의 긴장과 기쁨과 설렘. 그 장비로 소중하게 남긴 기록들. 힘들게, 처음으로 만든, 그걸 보여준 시절이 있었다. 귀 밑까지 빨개질 만큼 긴장해서, 상영되는 내내 뒤에 숨어 있어야 했던 기록이.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이들이 사랑한 거장들에게도,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위대한 대작을 만들어낸 거장들에게도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가 사랑한 거장으로 기억될, 우리가 사랑하는 영화인 봉준호에게도.
이들의 대화 속에서 7080년대 초기 시네필들이 한국에 영화제와 영화 학교 없음을 슬퍼하고 한탄했다는 말을 듣는데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영화를 꾸준히 사랑하고 공부하고 가까이 한 이들의 존재와, 90년대부터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영화제들, 2000년대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는가’ 하는 평을 받았던 다양한 영화인들과, 산업이 커지고 대기업이 들어오고… 이제는 K-컬처라는 말조차 진부해진 세상에서, 이토록 커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파행 위기에도 놓였고 어떤 사건들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영화제와 영화가 계속된 것에 대해서, 생각한다.
꼭 생물체가 아니어도, 공동체에도 흥망성쇠가 있지만. ‘노란문’이라는 모임의 끝이 꼭 슬프기만 하지는 않았다. 영화 속 김민향 님의 말대로 시간이 지나도 기억하고 싶고, 시작이 되어주고, 그곳을 떠난 후에도 이어지는 길이 되어 준 곳이라면. 영화 속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영화인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고, (“이 출연자 분들과 나는 세대가 다르다”고 연령의 선을 명확히 그으신 이혁래 감독님도 포함된다.) 영화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다. 그래서 더 좋았다. 그냥 모두 제각각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한때 어느 순간 같은 것을 미치도록 사랑했던 기억 있음이. 그 호시절을 간직하고 행복하게 돌아볼 수 있음이.
영화는 제작 과정에서도 대개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감상과 사랑에 있어서도 혼자 할 때보다 집단으로 할 때 더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영화제는 집단의 경험 그 중에서도 정점에 있다. 영화제에서 같이 영화를 보고, 같은 대목에서 웃고, 사람들과 감상을 나누고, 가끔은 졸다 깨는 영화조차 어쩐지 아름답게 회상되고… 그래서 예산 삭감이라는 차가운 말이 걱정된다. R&D 예산조차 삭감된 세상에서 반 토막 나버린 영화제 예산을 누가 챙겨줄까 싶어 한숨이 나오면서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시간. 이 영화 끝에서 생각해 본다. 제각각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때 어느 순간 같은 것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어느 순간. 그 순간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그러므로 영화제도, 영화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10.04-13) 상영시간표]
10월 06일 16:30 CGV센텀시티 6관 (090)
10월 08일 20:30 CGV센텀시티 5관 (243)
10월 11일 13: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467)
*10월 27일 넷플릭스에도 공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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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질문을 던질 때
좋은 영화는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철학적인 논쟁이나 윤리적인 이슈가 있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은 대부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감독의 의견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서복> 이전에도 복제인간을 다룬 영화는 있었고 한국에서만 대성공을 거두었던 <아일랜드>의 경우 복제인간의 인권을 인정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일랜드>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논의의 여지를 주려고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황우석 박사의 논문이 발표되며 복제 이슈가 뜨거웠던 당시로서는 소재만으로도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능했다. 이후 여러 논란을 거쳐 생명체를 복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전처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지금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 소재를 꺼냈다. 소재가 낡았다고 해서 영화까지 낡으라는 법은 없지만 <서복>은 소재를 가지고 논의에 들어가기보다는 소재와 논의를 보여주는 데서 그친다.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이 기헌(공유 분)에게 하는 질문들은 질문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만 영화의 맥락과 어울리지 않아 기헌을 당황시킬 뿐이다.
<서복>이 던지려고 했던 질문들은 서복의 존재에서 파생된다. 서복은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탄생했지만 뜻밖의 부작용으로 염력을 가지게 됐다. 영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아쉽지만 서복을 만들어낸 임세은 박사(장영남 분)는 별도의 목적이 있었다. 임 박사의 서복 제작 동기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깊이 들어가지 못하며 서복의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고뇌를 잠깐 보여주는 선에서 머무른다. 비슷한 논의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레플리카>에서 시도된 적이 있는데 역시나 액션영화로 마무리되었을 뿐이다. 아마도 임 박사의 동기에 대해서는 관객과 제작진 모두가 비슷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 파고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임 박사는 서복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감정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고 장영남이라는 배우치고 영화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퇴장한다. 서복의 탄생 동기를 둘로 나눈 건 확실한 패착이었다.
연구소의 실장 신학선(박병은 분)이 서복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서복이 과연 인간인가'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고 사람처럼 말을 하고 성장하지만 서복은 실험실에서 태어났고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탄생 동기가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서복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 신 실장의 의견이다. 따라서 실험체로서 서복이 겪어야 하는 고통들은 신 실장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관객에게 서복이 인간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는 인간이라고 대답할 것이며 인간이 아니라고 대답하더라도 서복이 인류의 복지를 위해 영원히 고통받아서는 안된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대답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복이 박보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복이 인간의 형상이 아닌 생명체였다면, 혹은 서복이 박보검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다른 대답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서복이 기헌과 함께 시장을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사람들은 모두 서복을 인간이라 인지하며 심지어 기헌에게 동생을 잘 챙기라는 연민섞인 시선마저 보낸다. 그렇기에 서복이 인간이냐는 질문은 논의를 넘어서지 못하고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거나 공감을 얻지 못한다. 동물실험마저 윤리적이지 않다는 논의가 나오는 시대에 복제인간이 인간인가/복제인간은 이용되어도 좋은가에 관한 질문은 신학선의 무자비한 캐릭터를 설정해주는 데 머무를 뿐이다.
서복을 탄생시킨 연구소 서인의 회장인 김천오(김재건 분)는 서복을 가지고 신의 역할을 하려 한다. 서복이 줄 수 있는 영생을 나눠줄 이를 악인이 선택하겠다고 한다는 발상은 꽤 낡았으며 그다지 유효하지도 않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일은 이미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의료 시스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와 받지 못하는 자로 나뉘는 사회에서는 이미 평균수명에서 차이가 나며 의료 혜택이 동등하게 분배되는 곳에서는 정작 의료진이 희생을 강요당하거나 의료 수준의 질이 낮다. 자세한 논의는 이미 <식코>에서 마이클 무어의 무자비한 카메라가 다룬 적이 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을 다룰 수 있는 시대는 오래 전에 도래했으며 관련 논의도 마무리된지 오래다. 차라리 사형제도 폐지 쪽이 이제는 동일 주제를 다루는 쪽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영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영생의 무의미함에 대해서는 뱀파이어물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기록이 있어 <서복>은 늦은 감이 있다. 결국 회장이 다루는 주제도 마찬가지로 회장의 판에 박힌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역할 이상을 하지 못하며 돈에 환장한 늙은이 캐릭터조차 식상해 주제도 캐릭터도 서사에서 별다른 특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
기헌이 서복에게 갖는 질문들은 보다 복합적인 편이다. 다만 기헌의 질문들은 본인 스스로가 갖는 의문이기보다는 서복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던지는 질문을 흡수하는 것에 가깝다. 기헌은 서복을 통해서든 아니든 자신이 가진 질병을 치료하고 더 살고 싶어하는데 정작 그이유는 알지 못한다. 서복은 기헌에게 "내가 왜 민기헌 씨를 살려줘야 하는데요?"라고 묻지만 기헌은 대답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서복은 기헌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데 기헌은 잠시 생각해 보지만 결국엔 단 하나의 질문에도 스스로 답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헌은 서복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만 이를 통해 기헌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는 서사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기헌은 서복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서복이 인간의 형상, 특히 박보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복에게서 채취한 치료제로 삶을 연장하려던 기헌은 채취 과정을 알고 나서야 서복을 보호하려 든다. 서복에게서 치료제를 채취하는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다면, 서복이 실험실에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정도라면 서복에게서 치료제를 채취하는 것은 정당한가? 기헌은 서복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도로 실험실로 데려오지만 스스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다.
마지막으로 서복이 서복 자신에게 갖는 질문들은 꽤나 심오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삶의 의미에 대해서까지 질문한다. 서복은 자신이 누구의 DNA로부터 탄생했는지 알고 있었으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기원을 탐구하고자 한다. 서복을 연기한 박보검은 연민을 자아내면서도 때로는 무자비하고, 사회적 규칙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서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배우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서복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서사에서 자리가 온전히 잡히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서복은 자신의 기원을 찾아내고 인류에게 영생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면서도 결국엔 실험실로 돌아가길 자청한다. 단순히 기헌을 살려주기 위한 것이라면 영화 후반 서복이 내리는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 서복은 서사에서 가장 복잡하고 철학적인 인물이지만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행동하는 경향이 짙다. 서복의 질문들은 시사점이 많지만 논의를 시작하기보다는 철학수업 첫시간에 듣는 질문을 나열할 뿐이다.
<서복>이 비록 낡기는 했지만 매력적인 소재를 발견한 건 사실이다. 서복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고 나아가 연구 윤리와 트롤리 딜레마까지 다루려 했던 노력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영화가 시사하려 하는 바가 캐릭터 설정에 머무른다면 박보검과 공유의 조합으로도 커버할 수 없다. 이용주 감독이 이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밀도 있는 서사가 <서복>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이미지 출처는 모두 네이버영화입니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레이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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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스트카우 / First Cow
퍼스트카우 / First Cow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청 받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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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
사냥꾼들의 식량을 담당하는 쿠키는
표적이 되어 쫓기는 킹 루를 구해준다.
몇 년 후 정착한 마을에서 재회한 이들은
마을의 유일한 젖소의 우유를 훔쳐
빵을 만들어 돈을 벌기로 하는데…
“우리에게는 지금이 기회야”
- 네이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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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이 영화는 처음 시작부터 관객을 사로잡는다.
긴 선박 한 대가 1.37 : 1 비율의 화면을 가로지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인위적인 배경음과 효과도 없이, 화면에는 오로지 자연과 배 그리고 자연그대로의 소리들만이 나온다.
관객은 화면을 가로지르는 긴 선박이 오른쪽끝에 맞닿을때까지 숨죽이고 보게 된다.
이러한 오프닝은 이 영화의 배경인 '자연'을 극대화시키고, 오프닝과 엔딩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메타포로서의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배가 등장한 후, 소녀의 강아지가 두구의 유해를 발견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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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핵심은 줄거리에 나와 있듯이, 서부개척시대, 우연한 만남으로 인연을 맺게 된 쿠키와 킹 루의 우정이다.
이 우정에서 주목해 볼 점은, 쿠키와 킹 루의 성격차이다.
쿠키는 친절하고, 여리고, 감성적인 타입의 사람이고,
킹 루는 쿠키보다 조금더 와일드하고, 쿠키보다 조금 더 이성적인 타입의 사람이다.
이 두사람의 묘한 성격차이가, 그들을 더욱 끈끈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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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당연 그들의 우정도 있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자연을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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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오프닝과 수미상관 되는 엔딩.
그리고 쿠키가 퍼스트카우를 소 주인인 영국인 집에서 '공식적'으로 만났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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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가 나한테 이 영화 줄거리가 뭔데?
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말할 만한 대단한 줄거리는 없지만,
그런 잔잔한 환경 속 그들의 삶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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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박한 환경 속 가장 따뜻한 것들 "
이게 내 한 줄 평이다.
10점 만점에 6.8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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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26] 주눅들어있는 평범한 가장의 본 모습, 노바디
존윅의 각본가가 존윅 시리즈를 기획한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영화 노바디 입니다.
전반적으로 존윅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요. 집에 침투하는 적을 제압하는 액션 장면도 그렇고,
다양한 격투장면은 존윅을 떠오르게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확실히 이 제작진의 인장이 확실히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조금 다른 점은 가족과 아빠의 가정 내 위치에서 소외당하는 모습을 넣어서 가족적인 감정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고 가족에게도 그것을 보여주는 영화라고도 할 수 있죠.
다른 것 보다 액션이 좋습니다.
존윅 시리즈를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려요.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는 영화죠.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끝까지 봐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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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더하이츠 영화 후기 / 브로드웨이 뮤지컬 원작 / 남미의 정열이 담긴 흥폭발 띵작 뮤지컬 / 올여름 이 영화는 꼭 봐야해!!
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인더하이츠”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이 있으니 꼭 보고 오세요~^^#뮤지컬, #브로드웨이, #존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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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울메이트> 티저 예고편
우린 가장 빛났고, 나는 네가 그리워 당신은 어떤 이름이 떠오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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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크 스펠> 메인 예고편
“우리를 두 양초처럼 얽히게 해 주세요
첫 번째 초는 당신 것, 두 번째 초는 내 것
당신은 내 것, 나는 당신의 것”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제냐.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검은 결혼식’이라는 주문을 걸고 사랑을 되찾는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그의 사랑은 점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