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3-11-24 19:26:39
애도를 위한 애도
듣는 것보다 보는 것에 더 중심을 두고, 의미를 찾아내길 추천한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Show Me the Way to the Station, 2019
일본 | 드라마 | 126분
감독: 하시모토 나오키
애도를 위한 애도,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다분히 감정적이다. 관객에게 집요하게 잊고 있던 이별을 떠올리게 하고 상실에 허우적대던 과거를 다시 경험하게 한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겪어왔던 슬픔과 아픔을 꺼내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원했던 것처럼 묻게 한다. 이미 알고 있지만, 어렴풋이 다들 짐작하고 그러려니 하던 '역'의 존재를 아이와 같은 입장에서 되묻는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대체 그 역은 어디 있는 걸까? 또 어디로 가는 걸까?"
여기서 우린 사야카가 말하는 '역'의 존재를 이미 잘 알고 있다. 가고 싶은 마음만으로는 절대 갈 수 없고 찾을 수도 없는 장소, 산 사람들은 결코 밟을 수 없는 영역.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야카의 옆에 서서 묻는 거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그럴 수 없는 아이러니함, 불완전한 인간으로서 당연한 명제 때문이다.
그를 영영 잊어버릴까 봐 절절한 그리움과 괴로움조차 함부로 놓을 수 없는 그 마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우린 그 행위와 시선, 모든 마음의 조각들을 엮어 시간의 길을 만들고 이를 '애도'라 부른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이 장면 곳곳에 감정의 활력을 불어넣지만,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사실 언어(음성)가 제거된 무성영화라 해도 무방하다. 대사보다 인물의 행동으로 사건을 강렬하게 그리는 방식이 이 작품만의 남다른 표현 방식이다. 감독은 사건의 인과관계를 음성언어보단 인물들의 손짓과 눈빛으로 차근차근 전개하면서, 상실과 그리움을 화면 가득 채워 넣는다. 섬세한 몸의 언어와 절제되어있지만 풍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연출 방식으로 관객의 공감과 감동 포인트를 쉽게 점령한다. 이 지점엔 반드시 영화의 스토리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두 명확하게 이해했다는 전제조건이 필수인데, 이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철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던 사야카가 전철이 지나간 뒤 철로에 난 길을 건너는 장면까지 단 3분.
이 짧은 장면엔 길을 걷는 내내 허공에 팔을 뻗은 사야카의 모습이 전부다. 그러나 우린 아이를 통해 영화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눈치챈다. 아이는 아직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태이며, 이별로 인해 극심한 슬픔을 겪고 있다. 결국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누군가를 잃은 이별'을 겪어내는, 인물의 애도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루는 사야카에게 언제나 멋진 선물을 해준 존재다. 자신과 같은 외로움을 가진 반려견이었고, 하나뿐인 친구였으며 늘 곁에 있는 가족이었다. 말 그대로 루는 사야카에게 전부였다. 그렇기에 사야카는 단호하게 말한다.
"루는 절대 죽지 않았어!"라고. 심장병으로 죽은 반려견을 잊지 못해 현실을 강하게 부정하는 사야카의 현재는, 루와 함께 했던 과거의 추억과 끊임없이 교차된다. 계속 반복되는 과거 회상으로 우린 루가 사야카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확실하게 인지하고, 점점 더 사야카가 느끼는 고통을 이해하게 된다.
사야카는 다시 혼자가 될까 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아이는 이미 부모에게 강아지가 최대 10년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들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준비된 이별과 그렇지 못한 이별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보이는 행위의 준비가 아니라 남들은 결코 볼 수도, 알 수도 없는 마음의 준비. 사야카는 루가 자신이 체험학습을 갔을 때 갑작스럽게 떠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루의 죽음은 사야카에겐 정말 먼 미래였으니까. 결국 환경적, 시간적 요인에 의한 죽음이란 불길하지만 예정된 조짐을 조금도 느끼지 못했던 아이는 결코 루를 떠나보낼 마음이 없다. 인간으로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맞닥뜨려야 하는 자연재해와 다를 바 없는 상황에 놓인 사야카에게 애도란 그저 '어른들의 거짓말', '부정' 그 자체였다.

오래 살면 살수록 인간은 타인의 죽음에 익숙해지고 무뎌진다는 말을 나무라듯,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어린아이의 상실과 노인의 상실을 구분 짓지 않는다. 후세는 오래전 사야카 또래, 어린 아들(고이치로)을 사고로 잃었고, 사야카의 할아버지는 아내를 떠나보냈다. 두 사람 모두 사야카와 같은 준비된 이별이 아니었다. 사야카는 자신의 마음을 찌르는 고통이 후세와 할아버지가 느끼는 고통과 다르지 않음을 발견한다. 그들 역시 강하게 현실을 부정하면서도, 돌연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 갑자기 돌변하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슬픔과 그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사야카는 그들을 보며 조금씩 자신을 둘러싼 상실을 풀어낸다.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처럼 후세에게 루와 함께 한 이야기를 하며 과거를 추억하고, 반대로 자연스럽게 후세에게 그의 죽은 아들에 대해 듣는다. 아내가 마지막으로 마당에서 박꽃을 심었던 때를 회상하는 할아버지의 옆에 앉아 조용히 그의 손등에 손을 포개며 그를 위로하고, 또 할아버지에게 위로받는다.
서글프기만 했던 어린아이가 위로받고, 반대로 타인을 위로하는 장면은 인간과 인간이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고통을 이겨내는 가슴 벅찬 장면으로 연결된다. 영화는 이 따뜻하고 감동적인 장면들을 한 스푼의 환상과 버무리며 이야기의 몰입감을 높이고, 주제를 더 빛나게 한다. 길고 은은하게 퍼지던 루를 향한 사야카의 진심은, 고이치로와 캐치볼을 하는 후세의 기다렸던 웃음으로 인해 묵직한 파동을 만든다. 그리하여, 사야카가 후세를 보며 "무언가 굉장히 소중한 걸 본 것 같았다."라고 말한 대사는 모든 이의 마음에 돌고 돌아 끝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고 만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애도를 위한 방식으로 '함께'하는 애도를 선택했다.
사야카는 후세와 함께 루가 떠나고 남은 빈자리를 그대로 '공석'으로 둘 줄 아는 방법을 터득한다. 둘은 슬픔과 두려움은 나누고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채우며, 알 수 없는 곳으로 영영 떠밀려가지 않도록 서로를 붙잡는다. 홀로 남겨진다는 불안과 다가올 외로움에 맞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떠나는 이의 마지막을 지켜보는 일, 그리하여 남겨진 자에게 주어진 삶을 씩씩하고 담담히 살아가는 일.. 사야카는 사라지는 것이 결코 떠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면서, 다시 미소를 되찾는다. 아이는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영원의 의미를 깨닫는다. 루는 언제나 자신의 곁에 있다는 사실, 영원을 말이다.
애도는 반드시 애도로 작별해야 한다. 강제가 아니라 스스로 어두웠던 방문을 열고 나와야 한다. 그 방이 자신의 마음속에 늘 존재한다는 걸 깨닫고 언제든 들어가 울고 웃을 수 있음을 굳게 믿어야 한다. 후세가 말한 역은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영화는 그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사야카에게 직접 끊어진 기찻길을 발견하게 했다. 그리고 모르는 척 사야카와 루의 비밀 장소를 우리에게 노출했다. 나만의 비밀 장소를 선정하는 건 애도를 향한 첫 번째 걸음이 분명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더 이상 사야카는 전철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작별에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덧붙으면, 아름다운 작별이 된다.
고맙게도 후세도, 할아버지도, 사야카도 모두 아름다운 작별을 했다.

우린 기억하는 일을 지겨워하지 않기에 늘 자신이 정한 중심을 잃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한 뒤 내레이션으로 들려오던 사야카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어른의 목소리로 변한 걸 눈치챈다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아이였던 사야카가 어른이 되어 '나의 중심, 루'를 추억하는 이야기였다.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과거로 내일을 말하는 법을 잘 아는, 능숙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듣는 것보다 보는 것에, 귀를 쫑긋거리기보다 눈을 더 크게 뜨고 사야카를 바라보길 추천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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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보면 화들짝 놀랄 00년대 청춘 갬성
감성에 살고 감성에 죽다.
그시절 반윤희, 강지한은 모이세욘..타고난 파이터이며 아웃사이더인 민, 폭력 조직에서 성공하기를 꿈꾸는 태수, 미래에 대한 소박한 꿈을 버리지 않는 환규는 무차별적 싸움과 혼돈속에서 10대를 보낸다. 어느날 환규를 따라 나간 노예팅에서 민은 로미를 만나 운명적 사랑을 느끼고 이날 이후 민은 기꺼이 로미의 노예가 된다. 민과 환규는 방황하던 마음을 잡고 분식집을 개업하여 열심히 살아보려고 애쓰고 감옥에서 나온 태수는 전갈 조직의 중간 보스로 자리를 잡는데..
우연히 다모임 게시판에서, 우리 학교 여자애들의 외모를 탓하는(--;) 지은성의 글을 보고 리플을 단 나 한예원. 아니 불만 있으면 달래서 달았더니 그녀석,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대고 쫌스럽게 군다.
날 자기 여자친구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에 대한 얘기는 한 마디도 해주지 않는 녀석.... 정말, 나를 진짜 좋아하기는 하는 걸까?
성격과 외모에서 모두 '갓 상경' 한 느낌을 풍기는 한경, 서울에서 엄마와 함께 살기 위해 말 그대로 '갓 상경'하여 강신고로 전학을 오는데... 그러나 그녀의 서울 생활은 정신적, 신체적 충격의 연속이다. 인근 학교의 여자애들을 구름처럼 몰고 다니는 원조 킹카 반해원은 허둥대는 한경의 안쓰럽고도 귀여운 모습에 반한다. 그리고 성격대로 저돌적으로 대시한다.. 문제는 옆 학교 성권고의 짱 정태성도 바로 이 정한경을 찍었다는 사실이다. 자존심과 사랑을 모두 건 둘의 대결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모범시대, 불량영웅 중삘(feel)이가 왔다!. 은하 미용실의 외동아들이자 문덕고의 '쌈장'인 중필(류승범 분)의 하루 일과는 무척이나 고단하다. 물론, 일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가는 일. 일단 학교 조무래기들의 기대에 어느 정도 부응하기 위해선, 호시탐탐 그의 자리를 노리고 있을 무리들과 겨뤄 심심찮게 얘깃거리를 제공해야 하고, 비밀 아지트로 활용하고 있는 학교 옥상도 관리해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태풍처럼 등장한 전학생 상만. 그 일대를 초토화하며 주먹세계를 평정하려 한다는 소문이 그의 귀에도 들려온다.
그와중에 중필을 보호하겠다고 겁없이 나선 나영은 무모한 상만과의 싸움에 참패, 초죽음이 되어 돌아온다..자유롭게 세상을 날고 싶은 엉뚱한 몽상가 태희 사회로 첫 발을 먼저 내딛은 현실주의자 혜주 생계를 위해 꿈은 잠시 뒤로 미뤄둔 꿈많은 모험가 지영 친구들의 든든한 버팀목 쌍둥이 비류와 온조 십대에 만나 모든 게 행복했고 즐거웠던 우리 각자 다른 네 갈래 길의 스무살을 만났다. 그렇게 서로의 길로 향하던 우리에게 갑자기 나타난 고양이 한 마리 우리를 하나의 길로 이어줄 수 있을까? 잘 있었니? 나도 네가 너무 보고 싶었어..
아버지의 실직으로 닭집 딸이 된 수완, 대학 2학년인 그녀는 등록금을 위해 고액과외를 뛴다. 책상 밑으로 거울을 들이밀며 그녀의 치맛 속이나 궁금해 하는 골칫덩이들과의 험난한 대결, 불의를 참을 수 없는 그녀는 오늘도 과외 7일만에 짤리는 사고(?)를 치고 만다. 그러나 "과외 없으면 등록금도 없다"를 외치는 엄마 등쌀에 또다시 과외전선으로 뛰어든 그녀, 마침내 막강 난적 지훈을 만나게 된다. 벼락부자집 장남, 싸움꾼에, 학교 '짱'에, 고등학교를 2년 꿇은(?) 전적 화려한 동갑내기 제자 지훈...
첫 만남부터 반말은 기본이고 수업시간 내내 담배를 피워대는 지훈에게 질려버린 수완, 그만 두기엔 또 사고 치고 엄마 볼 면목이 없고 어떻게든 기선을 제압하려 두 팔 걷어 붙여 보지만 지훈의 적시타 한 방에 나가 떨어지고 만다. 그렇게 시작된 동갑내기 과외 수업, 그러나 그 둘 주변엔 심상찮은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하는데...
2002년 서울, 63빌딩. 30층, 게임 기획자 형태는 2년 넘게 준비해온 채팅 게임 사이트 ‘후아유’의 대박을 꿈꾼다. 하지만 회사는 자금줄이 끊기고, 월급은 막히고, 여자 친구에게 일방적으로 채이기까지 한다. 그러던 중, ‘후아유’를 비방하는 당돌한 여자 별이를 만난다. 지하 1층, 수족관 다이버 인주는 한번도 시연해본 적 없는 인어쇼를 위해 연습에 열중이다. 동료들 모두 마다하는 인어쇼를 준비하며 고군분투하지만 가능성이 안 보이고,수영선수 시절 남자친구였던 호진의 유학 소식에 쓸쓸해하던 중 채팅게임 사이트 ‘후아유’에서 맘이 통하는 친구 멜로를 만난다. 별이가 인주라는 걸 알고 멜로라는 아이디로 의도적으로 접근한 형태는 게임과 현실, 양쪽에서 이중적인 모습의 인주에게 호기심을 느끼다가 그녀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인주는 멜로가 바로 형태라는 걸 모르는채, 얼굴도 모르는 멜로에게 점점 빠져든다. 형태를 무시하고 멜로만 찾는 인주의 모습에 아이러니를 느끼는 형태.. 급기야 자기의 분신인 멜로를 질투한다. 온라인의 관계와 현실 관계의 간극이 커지면서 갈등하던 형태는 인주를 만나 고백할 것을 결심한다. 서로 연락도, 만나지도 않기로 약속했던 인주도 만나자는 멜로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169cm, 95kg. K-1이나 씨름판에 나가도 거뜬할 체격을 가진, 그러나 한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린 마음의 소유자 한나. 신이 그녀에게 허락한 유일한 선물인 천상의 목소리로 가수를 꿈꾸지만 미녀 가수 ‘아미’의 립싱크에 대신 노래를 불러주는 ‘얼굴 없는 가수’ 신세다. 생계를 위해 밤에는 ‘폰팅 알바’까지 뛰어야 한다. 쉴 틈 없이 혹사당하는 목. 그러나 정작 가장 괴로운 건 그녀의 마음이다. ‘아미’의 음반 프로듀서이며 자신의 음악성을 인정해준 유일한 사람 한상준을 남몰래 사랑하게 된 것. 짝사랑에 몸달아하던 그녀, 드디어 꿈에 그리던 그의 생일파티에 초대받고 들뜬 마음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 나타나는데... 그런데 그날 밤 이후 거대한 그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69cm, 48kg. 뽀샵으로 그려도 힘든 완벽한 S라인 몸매의 소유자 ‘제니’. ‘한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음반활동을 중단하게 된 ‘아미’의 공백을 멋지게 메꾸어 줄 상준에게는 그야말로 구세주다. 교통사고 당한 사람이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병원가기를 잊을 만큼 황홀한 미모의 그녀는 고맙게도 노래실력까지 사라진 ‘한나’ 만큼 돼주신다. 그러나 떨이로 파는 생선에 환장하고, 넘어진 자장면 배달부의 빈 그릇을 친절히 주워주며, 예쁘다는 말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감동하고, 남이 먹다 남긴 것도 거침없이 주워 먹는 등 희한한 엽기행각을 벌인다. 이상하리 만큼 착한 미녀 제니! 이 모든 상황을 의혹과 질투의 눈으로 바라보는 라이벌 ‘아미’. 점점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제니의 존재에 위기감을 느끼고, 독특한 미녀 제니의 뒷조사를 감행한다. 과연 그녀의 S라인 뒤에 숨겨진 살 떨리는 비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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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고루한 위인전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독실한 천주교 집안에서 자라난 십 대 소년 '김대건(윤시윤)'. 그는 조선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모방 신부의 권유를 받아들여 먼저 공부를 시작한 '최양업(이호원)', '최방제(임현수)'와 함께 유학길에 나선다. 마카오에 도착한 김대건은 최방제가 열병으로 사망하고, 전쟁으로 인해 마닐라로 대피하는 등 숱한 역경을 겪으면서도 착실히 신학 공부를 이어간다. 심지어 기해박해 당시 아버지 '김제준(최무성)'을 비롯해 수많은 천주교 신자가 순교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더욱 큰 신앙심을 키워나간다. 길고 긴 세월 끝에 마침내 부제 서품을 받은 그는 조선으로 되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여러 방면으로 입국을 시도하고, 바다와 육지를 누비며 조선 최초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딘다.
영화는 언제나 양날의 검을 지니고 다닌다. 바로 러닝타임이다. 예술 영화처럼 실험적인 작품이 아닌 이상,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 영화가 통상적인 러닝타임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최근에는 2~3시간가량도 길어서 100분 내외로 러닝타임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단점이자 동시에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원작이 있거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룰 때 러닝타임이라는 한계는 치명적이다. 절대적인 시간 자체가 부족하니 원하는 만큼 풍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없다. 가장 영상화가 잘 된 소설 중 하나로 손꼽히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만 해도 원작 속 온갖 설정과 장면들을 3시간이 넘는 분량 안에 담아내는 데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때로는 독특한 장점이 된다. 제작진이 상상력을 자유롭게 발휘해 창의적인 접근법을 택할 수만 있다면,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선을 집약적으로 풀어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다. 창업자 간의 소송전을 통해 현재와 과거의 시점을 자유롭게 오가며 '페이스북'이라는 거대한 SNS의 탄생을 그려낸 데이비드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 세 번의 신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 직전 순간에만 집중해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내밀하고도 복잡한 개인사를 폭발력 있게 보여준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다.
안타깝게도 최초의 조선인 가톨릭 사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일대기를 영상화한 <탄생>은 러닝타임의 한계를 깨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정직하고 고전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시간순으로 스케치한다. 일단 한국 천주교의 초창기를 간단하게 알려주는 자막으로 시작해 소년 김대건이 신부가 되기로 마음먹는 계기를 보여준다. 김대건이 학우인 최양업, 최방제와 함께 중국으로 향하고, 마카오와 마닐라에서 신학을 공부하는 모습도 스쳐 지나간다. 부제 서품을 받은 김대건이 조선에 입국할 경로를 찾는 여정도 적잖은 분량을 차지한다. 간신히 조선에 입국한 후 다시 상하이로 향해 사제 서품을 받고, 조선으로 되돌아와 사목활동을 이어가다가 끝내 체포되고 순교하는 김대건의 모습은 후반부를 장식한다.
영화는 김대건의 일생에서 분기점이라 할 만한 그 어떤 순간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151분이라는 한정된 분량 안에 25년간의 이야기를 전부 배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탄생>은 모든 사건을 최소한으로 다루며 굉장히 빠르게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역사적 사건의 맥락은 대부분 생략되고, 필요한 장면만 선택되어 재현된다. 의주 국경을 넘어 조선으로 들어오는 김대건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국경 근처에서 천주교 신자들과 접선한 그는 국경을 따로 넘은 후 한 나무 밑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약속이 끝나자마자 카메라는 바로 나무 밑에 서 있는 신자들의 모습과 멀쩡하게 접선 장소에 등장하는 김대건을 비춘다. 과정은 사라지고 사건의 결과만 보여준다. 그러다 보니 <탄생>은 자연히 전반적으로 급하고 드문드문하다. 영화라기보다는 영상화된 위인전에 가까운 보이는 이유다.
위인전의 방식을 답습한 대가는 크다. 김대건이라는 인물을 매력적인 캐릭터로 포장하는 데 실패했고, 그는 여전히 전형적인 위인상에 갇혀 버린다. 김대건은 남들보다 늦게 공부를 시작했지만 주경야독하며 따라잡을 정도로 끈기 있고, 목숨을 걸고 만주와 조선 북부를 돌아다닐 정도로 강단이 있다. 다른 약자들이 피해 보는 걸 가만 볼 수 없을 정도로 인정이 많고 따뜻하다. 심지어 그 누구보다도 새로운 세상에 빨리 눈 뜰만큼 사고가 유연하고, 신앙심이 깊은 만큼 조국을 향한 충성심도 강하다. 결함 없이 모범적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성장과 변화는 그저 서술될 뿐 설명되지 않아서 설득력이 부족하고 지루하다.
물론 그의 감정선을 따라 뚝뚝 끊기는 에피소드들을 연결하려고도 노력한다. 큰 효과를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의 감정선이 다른 인물들과의 상호작용 안에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대건 신부와 신학교에서 그를 가르친 다른 신부들과의 관계가 대표적이다. 숱하게 이별하고 재회하고, 목숨을 걸고 조선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동지들이지만 그들과의 관계는 스토리텔링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단지 지금까지 김대건이 어떻게 지냈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정보를 전달하는 선에서 그친다. 긴 세월 동고동락한 최양업과의 관계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다수 캐릭터는 김대건이 처한 상황의 변화를 강조하는 데서 역할이 끝난다. 그 결과 김대건 외에 다른 인물들은 기억에 남지 않고, 굵직한 배우들의 출연도 잠깐의 서프라이즈에 그치고 만다.
이는 천주교 신자이거나 한국 천주교에 대한 배경지식이 충분하지 않은 이상 감정적으로 동요하거나 고조될 장면이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례로 조선에서 사목 활동을 하던 앵베르 범 주교가 자수하는 장면은 천주교 신자에게 매우 인상적일 것이다. 한국 천주교가 받은 숱한 박해의 참상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수많은 순교자의 사연을 알고 있다면 그의 용기와 신앙심은 애처로우면서도 감동적이다. 그러나 신자가 아니라면 해당 장면은 그냥 역사적 사건을 건조하게 재현한 장면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제한된 시간 내에서도 김대건이라는 인물을 재해석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탄생>의 결과물은 더욱 안타깝다. 사실 그 당시 김대건 신부는 단순한 종교인 그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조선 사람이 꿈꾸기 어려울 정도로 넓은 세상을 먼저 목격한 선구자였다.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라틴어를 구사할 줄 알아서 통역가로 활동했고, 영국에서 만든 세계지도를 번역하기도 했다. 그는 조선 조정이 체포부터 처형까지 3개월이나 지체할 정도로 아까워했던 지식인이었다.
영화도 '지식인 김대건'의 면모를 강조하려 한다. 급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자신이 보고 배운 내용을 어떻게 '조선인'으로서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김대건의 내면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나름대로 당시 시대상을 묘사하기 위해 적잖은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영화는 아편 전쟁을 겪으며 무너지는 청나라의 현실과 중화 질서가 무너졌는데도 여전히 바다 밖 세상에 무감각한 조선의 실상을 대조한다. 또 러시아의 남진 정책을 영국이 견제하는 '그레이트 게임' 속에서 제국주의 열강들이 조선에 야욕을 뻗쳤던 시대상도 꼬집는다.
단순히 시대적 배경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김대건의 구체적인 행적을 묘사하며 재해석에 힘을 더하기도 한다. 그는 조선에서 평화적인 포교와 교역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프랑스 군을 설득한다. 프랑스 군의 힘을 빌린다면 천주교 신부라는 지위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나, 조선인으로서 조국과 프랑스의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걸 더 우선한 것이다. 그와 상하이 주재 영국 영사와의 대담도 인상적이다. 김대건은 대담이 끝난 후 조선이 머지않아 서양 국가들의 사냥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그레이트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조선의 지정학적 가치가 상당하다는 사실을 영국 측이 이미 파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김대건의 모습은 분명 '최초의 사제'로 고정된 이미지를 뒤흔드는 신선한 해석이다.
하지만 <탄생>은 끝내 전통적인 일대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만 봐도 이 작품이 결국에는 종교적 영화로 귀결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영화는 김대건의 참수형을 끝으로 마무리되는데, 카메라는 김대건의 피가 흐르는 장면을 과하다 싶은 정도로 길게 잡으면서 그의 순교를 극도로 강조한다.
그 때문에 김대건이라는 인물에 대한 재해석 시도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 종교적 관점에서 벗어날 때 비로소 김대건의 모험가이자 근대적 지식인으로서의 면모가 빛나는데, 마지막 순간 조선의 첫 신부이자 순교자라는 고정된 이미지로 회귀하기 때문이다. 거칠게 말해 신부 김대건이 아니라 조선인 김대건을 다루려는 시도는 그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한 셈이다.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재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결말까지 종교적 색채를 빼지 않은 결과 한 작품으로서의 구심점마저 약해진 까닭이다. 이처럼 매력적인 재해석 방법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가능성도 보여줬지만, <탄생>은 결국 평범하고 뻔한 종교인의 전기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스스로 잠재우고 만다.
물론 한국 천주교 교회가 볼 때 김대건 신부의 생애를 영화화하는 작업은 충분히 매력적인 시도였을 것이다. 2021년이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기도 했고, 이를 기념하는 김대건 신부의 조각상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외부 벽감에 세워지기로 결정된 사실이 공표되기도 했다. 또 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최소한 이름은 한 번 정도 접할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니 관심을 받기에도 적합했을 것이고, 기존 사극 영화에 자주 등장한 인물도 아니므로 신선한 시도인 것은 맞다.
다만 의도와 목적을 담아낼 그릇을 잘못 고른 선택이 뼈아프다. 사실 김대건 신부의 생애는 워낙 스케일도 크고 공간적 배경도 다양한 만큼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기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러닝타임의 한계가 뚜렷한 영화를 그릇으로 골랐을 때는 보다 도전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이 필요했다. 특정 순간이나 사건에 집중해 김대건 신부의 몇몇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시도가 더 적절해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부제 신분으로 조선에 입국한 직후부터 체포되어 순교하는 날까지만 다루더라도 영화가 보여주고자 한 김대건의 참모습 대부분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고루한 위인전, <탄생>의 만듦새가 끝내 아쉬운 이유다.
D(Dreadful, 끔찍한)
실제 인물의 업적과 배우들의 라인업이 아까운 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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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마지막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4월의 마지막 주말도 잘 보내셨나요?5월의 첫 시작도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씨네픽과 함께하는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한 주 동안 진행했던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개봉 주 주말의 관객 수'도 같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그럼 시작해 볼까요?...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이 3주째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말 관객 수가 저번 주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주말 동안 (4월 29일~5월 1일) 관객 수 18만 7,14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07만 5,520명을 돌파하였습니다.저번 주와 동일하게 누적 관객 수가 약 30만 증가하였습니다.이번 주에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하기 때문에 1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상해봅니다.2.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NEW)▶ 가해자들의 사회적 문제를 다룬 작품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주말 동안 (4월 29일~5월 1일) 관객 수 15만 9,583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2만 8,434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된 ‘건우’.
자신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한 가해자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이 드러나는데…
3. <서울괴담> (NEW)▶ 10개의 현실에서 겪을 법한 괴담을 다루고 있는 작품 <서울괴담>.
연기파 배우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이돌까지 출연해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주말 동안 (4월 29일~5월 1일) 관객 수 4만 2,80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6만 91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 줄거리어두운 터널을 홀로 지날 때의 두려움, 옆집에서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중고 가구에 얽힌 미스터리, 다른 사람을 향한 그릇된 질투.
복수, 저주, 욕망에서 시작된 죽음보다 더한 공포의 실체가 찾아온다!▶씨네픽의 이번 주 98회 예측 이벤트는 4월 마지막 주 주말 박스오피스 스코어 예측 이벤트입니다.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해주신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의 4월 29일, 4월 30일, 5월 1일의 관객 수 스코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 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55%, 여성 45%로 남성이 조금 더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네요!
연령대 별로는 20대와 30대가 똑같이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 주 동안 씨네픽 이벤트의 참가자분들 중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주말 관객 스코어에 가장 근접한 예측치를 보인 건
40대 초반 여성(157,882명)과 30대 초반 여성(162,976명)이었습니다.
또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주말 관객 수 스코어 예측의 정답자 비율은 (오차범위 +-10,000) 전체 참가자의 29%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주말 스코어 예측 이벤트에 참여한 20/30대 비율은 아래 표와 같습니다.
4. <공기살인> (▼2)▶ <공기살인>은 저번 주말과 비교했을 때, 약 3만 명이 줄어들었는데요.
주말 동안 (4월 29일~5월 1일) 관객 수 3만 540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14만 3,622명을 돌파하였습니다.
5. <수퍼 소닉2> (-)▶ <수퍼 소닉2>는 4주째 박스오피스 순위 TOP 5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저번 주와 동일하게 5위를 하였습니다.
주말 동안 (4월 29일~5월 1일) 관객 수 2만 8,126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28만 7,693명을 돌파하였습니다.
북미 주말 박스 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국내 박스오피스와 달리 <The Bad Guys> 차지했습니다.
주말 동안(4월 29일~5월 1일) <The Bad Guys>의 매출액은 $16,000,000 (한화 약 202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총 누적 매출액은 $44,000,000 (한화 약 555억)을 기록했습니다.<북미 박스오피스 TOP 5> (2022년 4월 15일 ~ 2022년 4월 17일)1. <배드 가이즈> 1,600만 달러 (누적 4,400만 달러)2. <수퍼 소닉2> 1,135만 달러 (누적 1억 6,092만 달러)3.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830만 달러 (누적 7,955만 달러)4. <노스맨> 631만 달러 (누적 2,280만 달러)5.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554만 달러 (누적 3,549만 달러)...씨네픽의 4월 마지막 주 박스오피스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이번 주도 건강한 한 주가 되기를 바라며씨네픽은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에 또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감사합니다!-!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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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장 셋이 모이면 ‘걸작’이 나올까?
7★/10★
제약회사를 운영하며 큰 부를 모은 80대 노인. 그는 이제 물질적인 것에 더는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신을 돈 밖에 모르는 속물 취급하는 게 걱정이다. 그는 ‘돈’이 아닌 ‘이름’을 남기고 싶다. 근사한 다리를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달고 정부에 기증하거나 역대 최고의 명작 영화를 만들어서 말이다.
이것이 돈을 잔뜩 투자한 영화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제약회사 회장은 작품을 읽어보지도 않은 채 큰돈을 들여 노벨상 수상 작가의 판권을 구입하고, 영화를 보지도 않고 유명한 괴짜·천재 영화감독 ‘롤라’를 섭외한다. 롤라의 제안으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 이반과 월드 스타 펠릭스를 주연으로 캐스팅하기도 한다. 돈, 감독, 배우, 스타가 모두 모인 것이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각자 자기 영역에서 방귀 좀 뀐다는 콧대 높은 사람들은 협력하여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대신 자신의 관점을 상대에게 관철시키는 데 더 큰 힘을 쓴다. 젊은 감독은 롤라는 리허설에서 연기 거장 이반에게 ‘안녕하세요’라는 대사만 열 번 가까이 시킨다. ‘안녕하세요’에 적합한 감정이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이다. 뿐만 아니라 크레인에 커다란 바위를 매달고 그 아래에서 두 배우에게 대본 리딩을 시키기도 한다. 압박감과 작품의 주제에 짓눌리지 않고 연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롤라의 기상천외한 기행은 끝없이 이어진다.
이반과 펠릭스도 자존심을 부리는 데서 롤라에 뒤지지 않는다. 이반은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고 트로피에 집착하는 펠릭스가 가소롭다. 반면 펠릭스는 배우론 운운하며 자신을 배우 취급하지 않는 이반이 마뜩잖다. 이들은 때로는 승리하고 때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물고 물리는 기싸움을 이어나간다. 상대를 멸시하고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인물의 욕망이 블랙 코미디로 끝없이 이어진다. 정말 천재·거장들이 저럴까 싶어 무섭다가도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걸 참을 수가 없다.
〈크레이지 컴페티션〉이라는 영화의 한국어 제목과 시놉시스, 화려한 출연진들을 보고는 대단히 정신없으면서 혼을 쏙 빼놓는 연출일 거라 짐작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연출이 굉장히 정제된 것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등장인물도 별로 없어서 대부분 세 주인공이 대사와 연기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영화 속 캐릭터와는 별개로, 모두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페넬로페 크루즈, 안토니오 반데라스, 오스카 마티네즈)들이다 보니 역설적으로 관객의 집중도는 더욱 높아진다.
영화의 백미는 이들이 겉으로 표방하는 가치와 실제로 지향하는 가치 사이의 간극을 풍자하는 장면이다. 이들은 모두 자신이 옳다고 굳게 믿고 주변인과 언론에도 이를 강조하지만, 사실 그 내면에는 조금 다른 구석, 그러니까 그들이 경멸해 마지않는 욕망이 내재한다. 즉 이들은 자기 자신을 강하게 주장하면서도, 서로에 젖어들다가, 종종 내파된다. 〈크레이지 컴페티션〉은 이를 굉장히 영리하고 품격 있으면서도 유쾌하게 폭로한다. 어찌 되었든 이들이 결국 ‘걸작’을 만들어낸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유쾌하고 매력적인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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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볼 수 없는 친구를 위한 번쩍번쩍 대작전.
제25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만난 기억에 남고 재미있는 영화를 하나 꼽으라면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영화 귀신 친구다. 영화 포스터나 첫 장면을 보기만 해도 공포스러운 분위기 그 자체를 담고 있어서 깜짝 놀랄 수도 있지만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다. 이렇게 유쾌한 단편 영화를 처음 경험해봐서 더욱 재미있게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 영화를 티빙에서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뻤다. 4개의 단편을 묶어놓은 영화 우스운 게 딱! 좋아! 에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여 관람하길 바란다.
'퉁퉁 퉁퉁퉁 퉁퉁 퉁퉁 퉁퉁!' 하는 둔탁한 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친구 지혜가 서 있었다. 소연에게 찾아와 무언가를 부탁하지만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소연은 지혜의 집에 방문하게 되고 방을 둘러보다 이 방에서 함께했던 그들의 추억을 떠올린다. 그러다 문득 지혜가 부탁했던 그 무언가를 곳곳에서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친구를 위한 친구에 의한 '성'스러움 지키기 대작전이 시작된다. 감추면 감출수록 드러나는 지혜의 비밀을 소연은 지킬 수 있을까.
상영시간 30분 내내 이렇게 웃기면서 몰입감까지 좋은 영화는 드문데, 내겐 이 영화가 그랬다. 비밀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뒷배경의 숨 막힘으로 인해 더욱 긴박함이 더해지는 과정이 공감성 수치의 연속이었지만 그래도 유쾌하게 풀어나가 재미있었다. 즐거움으로 시작해 아름다운 이별로 마무리 짓는 영화의 흐름은 형형색색의 불과 진동소리로 감동과 재미를 더한다. 적어도 마지막은 "다시 보지 못할 나의 친구야, 안녕."이라는 말로 맞아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위잉 위잉 번쩍번쩍!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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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12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2주 개봉영화 5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 2020
킹스맨이 돌아왔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입니다.
100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 조직이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는데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007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신예 해리스 딕킨슨 이 두 배우의 콤비가 탄생을 했는데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부자 사이에서 생기는 깊은 애정, 갈등, 화해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최초의 킹스맨의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 2021
18년만에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1은 1999년, 매트릭스2와 매트릭스3은 2003년에 개봉
그리고 18년만에 신작으로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리는데요
기억을 잃은 네오는 다시 빨간약과 파란약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매트릭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들이 대결을 펼치는 '매트릭스'만의 독보적인 드라마가 그려질 예정입니다.
18년이 지났지만 기존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네오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대로 맡았고, 트리니티 역 역시 캐리 앤 모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돌아온 매트릭스!
두번째 추천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 2021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1 시카고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관객상 2관왕 수상, 2021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2관왕 수상, 2021 덴버국제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칸, 베를린 그리고 전세계를 사로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걸작
세번째 추천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Cinderella and the Spellbinder , 2021
신데렐라 이야기의 재해석
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의 후속작입니다.
'라이온킹', '알라딘', '뮬란2' 등 디즈니 출신 제작진이 만들어낸 전편의 환상적 비주얼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겨울왕국', '라푼젤' 작업에 참여한 작화가에 의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전 편보다 더욱더 기대가 큰 애니메이션 입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새롭게 재해석한
네번째 추천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 2021
이틀만 진행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실황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와 그녀의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트리 주위에 모였고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그녀에게 마법의 선물을 주게 되면서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마리’의 새 인형이 살아나서 그녀를 돌풍 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트리는영화 "호두까기 인형"이 개봉을 하는데요
공연실황 영화입니다 25일과 27일 단 이틀만 개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날 영화관에서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추억
다섯번째 추천영화 "호두까기 인형"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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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죽을 날을 알려준다면 당신은 4% 안에 들겠습니까??
#버킷리스트#죽기전에꼭봐야할영화#인생영화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
▼무비워크 먹여살리기???
https://toon.at/donate/6372455500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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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아우터뱅크스 2> 티저 예고편
다시 빠져든다. 금괴는 우리가 접수한다! 《아우터뱅크스》 시즌 2 올여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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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러브 어페어 : 우리가 말하는 것, 우리가 하는 것> 1차 예고편
소설가를 꿈꾸는 막심은 시골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사촌 형의 여자친구 다프네에게 자신의 복잡한 연애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막심의 이야기를 듣던 다프네 역시 남몰래 간직했던 자신의 연애담을 슬그머니 꺼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