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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2023-08-17 10:19:12

감정을 들여다 보는 미술 감독 '류성희'

영화라는 것은 어차피 허구지만공간이나어떤 한 장면의 이미지가 영화의 어떤 분위기나 이미지 그자체로 인식 될 때도 많다장화홍련의 꽃무늬 벽지라든가올드보이의 방헤어질 결심의 파도 벽지 같은 것들때로는 아름다움과 영감을 주는 영상으로 가득 찬 영화를 보고 나면스토리나 연출이 다소 아쉬운 영화라 하더라도눈이 호강했으니까 좋은 시간이었다하고 생각 할 때도 있다.

 

 

8월 18일 넷플릭스에서 릴리즈 되는 <마스크걸>은 화려한 출연진과 감독 만큼이나 명품제작진의 참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특히 내가 가장 기대 하는 것은 영화 <아가씨>로 한국인 최초 칸영화제 벌칸상을 수상한 류성희 감독이 이 시리즈의 미술감독으로 참여했다는 점이다.

 

벌칸상은 영화 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주로 촬영부문에서 수상하고류성희 감독이 수상하기 전 미술 감독이 단독으로 상을 받은 적은 없었다류성희 감독이 이 상을 수상함으로써 지금까지 감독이나,배우,촬영에 상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미술감독” 이라는 세계를 주목 받게 해주었다.  

 

 

그에게 벌칸상을 안겨준 영화 <아가씨> 뿐 아니라 <작은 아씨들> <헤어질 결심> <암살> <괴물> <박쥐> <달콤한 인생> <올드보이> 등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화제를 모은 대부분의 영화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스토리면에서 <마스크걸>은 류감독의 전작과 비슷한 장르의 느낌이지만사실 웹툰의 이미지들은 등장인물위주의 드로잉으로 색이 거의 간결하고 심플한 그림체를 띄고 있어서영상 콘텐츠에서 어떤 분위기로 만들어졌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는데공개된 티저에서 강렬한 색채의 모미의 침실과 화려한 조명의 바 욕실의 그린빛 조명그리고 무엇보다 회색으로 가득 찰 것 같은 교도소에서 기도 하는 장면을  성스러운 분위기의 세트로 만든 것을 보고 아하는 탄성과 함께 기대감이 올라 오는 느낌이었다교도소는 라일락,보라,그린의 색 조합을 통해 판타지적인 느낌이 들게 했다고 한다.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장소는 김모미가 처음 살인자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텔이었다고 한다.  "가짜의 로맨틱 러브모텔, 벽지의 야자수가 판타지적이지만 어딘지 도달할 수 없는 노을 지는 시간부터 밤의 시간까지 표현되고, 아름답지만 슬픈 감정도 만들어 내는 곳"이라고.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이미지 너머 ‘아름답지만 슬픈 감정’ 을 생각 하고 공간을 디자인 하는 그 지점이 지금 까지 류성희 감독이 참여한 작품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넘어선 깊은 감정에 다다를 수 있게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영화영상이라는 장르에서 스토리텔링은 웹툰과 다르게 등장인물의 대사를 통해서만 전달 되는 것이 아니고,촬영, 조명음향 그리고 2차원의 공간이 3차원으로 구현되는 미술이 많은 부분을 차지 한다그림과 텍스트로 이미 만들어진알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어떻게 기획하고 연출을 했을까기대감으로 이번 주말은 <마스크걸정주행이다.

작성자 .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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