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8-24 17:3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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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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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유아인만 문제였을까
배우 유아인의 마약류 투약 혐의 건으로 인해 그가 출연하는 작품들은 비상에 걸렸다. 특히 촬영 완료하고 공개를 앞둔 작품들은 이도저도 못하는 매우 난감한 상황인데,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가 그중 하나다. 한동안 공개 보류했으나 고심 끝에 지난 26일에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종말의 바보'에게서 '유아인 리스크' 여파가 느껴지긴 한다.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를 걷어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걷어냈지만, 유아인이 극을 이끌어가는 메인 캐릭터 중 하나인 하윤상 역을 맡았기에 흐름이 툭툭 끊기는 부분도 확실히 있었다.
그러나 유아인 탓만 하기엔 '종말의 바보'의 전반적인 퀄리티에 물음표가 붙는다.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200일을 앞둔 한반도라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되, 긴박한 상황 전개보단 종말을 앞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감정호소하는 듯한 휴머니즘으로 풀어내려고 한 것이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시청자들을 유입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1, 2회에서 '종말의 바보'는 임팩트를 심어주기는커녕 다소 산만하고 루즈하게 풀어냈다. 시작부터 대한민국의 소행성 충돌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는 소식과 함께 곧장 시위 및 폭동으로 연결해 개연성이 부족했다. 이런 점 때문에 초반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는 반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오류를 많이 범했다. 예를 들면, 데이터센터 폭파 이후 통신 장애와 동영상 송출 등이 막혀있다는 설정인데 해적 라디오를 통해 동영상을 송출하거나 실시간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은 모순이다. 이를 포함해 허술한 설정들이 다수 존재하기에 디테일함에 민감한 시청자들에겐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기엔 충분하다.
등장하는 캐릭터들 대부분이 바싹 건조하리만큼 무겁고 진지하다. 분위기 전환용으로 시도한 지점도 있긴 하나, 오히려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에 불필요하고 이질감이 느껴진다. 소주연(서예화)의 닭 키우기 에피소드만 하더라도 안 하느니만 못한 유머가 되어버렸지 않은가.
결국 '종말의 바보'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력만 아깝다. 진세경 역을 맡은 안은진은 '연인'을 기점으로 확실히 중심축을 잡아주는 주연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스토리라인의 또 다른 중심인 전성우(우성재 역), 김윤혜(강인아 역)도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어갔다. 여기에 김영옥, 김여진, 박혁권, 신은정, 차화연, 백지원, 박호산 등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의 시너지도 꽤나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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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정체성이 '타자'에 의해 규정될 때
‘나’의 정체성이 ‘타자’에 의해 규정될 때
<톰보이>에는 의도적으로 불분명하게 만들어진 지점들이 존재한다. 첫 장면부터가 그렇다. 영화는 '로레'의 뒷모습으로 시작된다. 로레는 차 위로 상반신을 내밀고 팔을 뻗어 바람을 느낀다. 영화의 초반부까지 영화가 로레의 성별에 대해서 관객에게 알려주는 단서는 없다. 관객은 그저 파란색 벽지를 좋아하고, 런닝티와 반바지를 좋아하는 짧은 머리의 아이와 마주할 뿐이다. 로레는 새로 만난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미카엘’이라고 소개한다. 친구들은 그의 성별을 묻지 않을뿐더러 그의 외형과 이름을 통해 그가 남자라 생각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여기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로레가 자신의 이름이 '미카엘'이라고 소개했지만, 자기 자신이 남자라고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상 로레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백히 말하자면 로레는 그들을 의도적으로 속인 것이 아니다. 로레는 단지 남자아이처럼 하고 다녔으며, 자신의 이름이 '미카엘'이라고 소개했을 뿐이다.
로레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불분명하다. 어쩌면 로레는 단순히 남자아이들과 놀기 위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리사의 말처럼 남자아이들은 여자라고 껴주지 않기 때문에, 친구들과 놀길 바라는 마음에서 순간적으로 남자 이름을 말한 것일 뿐인데 일이 예상과 다르게 커졌는지도 모른다. 혹은 로레는 정말 남자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동생 '잔'과 목욕한 후, 로레는 그만 씻고 나오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도 욕조에 앉아 잠시 동안 나가기를 주저한다. 욕조에서 일어나서 몸을 타올로 닦으면서도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핀다. 거울을 보며 자신의 등과 팔의 근육을 살피고 침을 뱉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 웃통을 까고 침을 뱉으며 축구를 하는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똑같이 행동하기도 하고, 자신의 수영복을 잘라 남자 팬티 수영복으로 만들어 입기도 한다. 로레가 남자아이처럼 보이도록 행동한 이유는 뭘까. 남자아이들과 놀기 위해서였을까 아니면 남자가 되고 싶어서였을까. 영화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 지점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현한다. 로레가 그런 행동을 한 이유는 영화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부분이 아니다. 영화는 오히려 그런 로레를 바라보는 '타자'의 시선에 더 관심을 보이며 그 본질에 대해 묻는 것처럼 보인다. 로레는 그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에 의해 남자아이가 된다. 그가 자신의 성별이 무엇이라 말하지 않았는데도 그의 외형에 의해 정체성이 규정된 것이다. 모두가 당연하게 그를 남성이라 여겼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이 영화를 카메라의 초점이 두드러지게 찍었다. 카메라가 캐릭터에 초점을 맞출 때 배경은 흐리게 처리되며, 카메라의 초점 이동이 분명하게 드러나 드러내고자 하는 대상을 명확히 비춘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관객은 더욱 인물과 인물이 느끼는 감정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감독은 이런 촬영 방식과 더불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의도적으로 모범적으로 만드는 방식을 지양했다. 그래서 주인공 로레를 비롯한 영화 속 인물들에게서 자연스러움이 묻어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어딘가 다소 서툴다. 로레의 엄마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낳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는 아마 로레에게 이전보다 덜 신경 쓰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자신의 아이를 때린 '미카엘'을 찾기 위해 한 아이와 그 엄마가 집으로 찾아온 것으로 모자라, 개학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동네 아이들 모두가 자신의 아이가 남자아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게 상당한 충격과 당혹감을 안겨줬을 것이다. 엄마는 순간적으로 로레의 뺨을 때리는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다음 날, 로레의 엄마는 로레에게 파란 원피스를 입으라 건네고, 로레가 여자라는 사실을 밝히기 위해 로레를 억지로 끌고 가던 중에 멈춰 로레에게 이렇게 말한다.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본인도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서 로레 엄마의 결정은 그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엄마와 로레는 로레가 때렸던 아이의 집을 들러 로레가 여자아이라는 것을 알린 후, 곧장 리사의 집으로 향한다. 리사는 모든 사실을 듣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고, 로레는 리사의 집에서 뛰쳐나가 숲을 향해 달린다. 숲은 리사와의 추억이 깃든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로레는 입고 있던 파란 원피스를 벗어던진다. 로레가 나무 위에 올려둔 파란 원피스가 카메라에 비춰지고, 로레는 그 자리를 떠난다. 로레는 친구들에게로 간다. 자신이 여자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 친구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겁이 나 조심스럽게 소리를 내지 않으며 접근한다. 친구들은 로레를 발견하고 도망가는 로레를 쫓아가 붙잡는다. 남자아이들은 로레가 여자인지 사실 유무를 확인하려 하고, 리사가 그들을 제지하자 여자인 리사가 직접 그것을 하도록 만든다. 그 과정에서 수치심을 느낀 로레는 그 자리를 뛰쳐나간다. 그리고 리사는 로레를 찾아온다. 창밖을 보고 있는 로레의 눈에 나무 밑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리사가 보인다. 둘은 다시금 서로를 마주한다. 마치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같다. 그러나 그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넌 이름이 뭐야?"라는 리사의 물음에 로레는 자신의 진짜 이름을 말한다. "로레"라고. 그러고는 살짝 웃는다.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로레는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을 자신 스스로가 규정한다. 영화는 거기에서 끝나지만 우리는 이들의 관계가 바로 그곳에서부터 비로소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이들이 함께 춤출 때 들렸던 곡 "널 사랑해, 언제나(I Love You Always)"가 들려온다. 로레와 리사는 춤을 춘 후 서로를 꼭 붙잡던 두 손처럼 서로에게 의지하며 우정을 계속 키워가지 않을까. 비슷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로레는 더이상 외롭지만은 않을 것이다. 언제나 로레를 사랑해줄 리사와 잔 그리고 엄마, 아빠가 있기에.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영시코기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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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둘리가 돌아왔다.
아기공룡 둘리의 유일한 극장판,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마음에 떠올랐던 문장이다. 그러나 정작 극장에서 둘리를 만난 순간, 마음속 문장을 수정했다. 컴백이 아냐 떠난 적 없으니까! 하는 블랙핑크의 노래 가사로.
다시 보니 명확히 알겠다. 둘리는 언제나 우리의 친구였다는 거. 그리고 둘리는 어른 되어 보면 더 재미있다는 거.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은 1996년 개봉 작이다. 시골 마을의 미취학 아동이었던 나는 1996년 이후의 그 어느 날, 노란색 비디오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질리도록 돌려 보았다.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둘리도 보고, 비디오도 보고, 딱히 둘리를 되게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일상에는 둘리가 가득했다. 12색 둘리 물감이나 24색 둘리 크레파스, 필통 같은 데에.
학년이 올라가고 머리가 굵어지면서 둘리는 어쩐지 촌스럽게 느껴졌다. 크레파스도 필통도. 사실 내 그림 실력에는 딱 참했던 12색 둘리 물감 대신, 나도 뭔가 좀 더 멋지게 생긴 전문가용 튜브 물감 쓸래. 둘리보다는 당시 유행하던 일본 애니메이션이 좀 더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것 같아. 그렇게 한동안 둘리를 잊었다. 귀여운 비눗방울 노래도. 좋아했던 색감의 그림도. 특히 볼 때마다 '작화를 간단히 했는데 색감만으로 저렇게 맛있어 보일 수 있나?' 신기해서 유난히 좋아했던 둘리 특유의 라면 그림까지.
1억 년 전 빙하는 다시 녹고, 둘리는 더 선명한 색채를 덧입고 우리 곁에 돌아왔다. 나도, 나를 둘러싼 세상도 달라졌다. 너무 어린아이 같다고 싫어했던 크레파스는 다시 비슷한 느낌의 오일 파스텔로 유행하고, 지금의 나는 둘리 굿즈 내준다면 냉큼 사러 갈 기세. 그래 우리에겐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 이전에 둘리가 있었지. 이거 잘 돼서 둘리도 시즌제로 뽑아줘요. 짱구나 코난처럼 영영 다 해먹자. 그날을 기다리는 동안, 둘리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본다.
첫 번째,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매력적인 둘리의 모험
둘리의 모험은 당시 어린 눈에 너무 참신했다. 미래로든 과거로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타임코스모스도 신기하지만 그걸 타고 간 우주에서 버스 정류장이나 공중전화를 보는 것이 더 신기한 기분이었다. 익숙한 것들과 낯선 것들이 뒤섞여 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달까. 우주해충이나 가시고기도 임팩트 있는 캐릭터라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1996년 작품인데 지금 어른이 되어 보아도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고 다정하다. 오히려 어렸을 때보다 어른의 눈으로 보니 더 재미있었다.
인터넷에서 가끔 단편적인 기억만 가지고 둘리와 친구들을 민폐 취급하는 글이 많았는데, 막상 보니 둘리와 친구들은 그런 말을 듣기엔 매우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어린이들이었다. 둘리가 저런 말도 할 줄 아는 애였구나... 둘리와 친구들은 아이의 순수함과 호기심을 가졌으면서도 묘하게 쌍문동에 거주하는 현대 서울 사람의 시각을 갖고 있었다. 이번 재개봉은 8090 서울을 사랑스러운 감각으로 채색한 배경 위로 몽글몽글 떠오를 추억의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둘리는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역시...
두 번째, 별사탕처럼 통통 튀는 캐릭터 케미스트리
고길동 아저씨도 이제 희대의 빌런이라는 오명을 벗은 것 같지만, 둘리 등장인물들은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진상인지 아닌지' 평가받는 것 같다. 그만큼 둘리가 오래 사랑받고 모두가 아는 콘텐츠라는 뜻도 되겠지만, 그만큼 우리가 진상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만큼 지친 사회를 살고 있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막상 둘리를 오랜만에 다시 펼쳐보니, 짧은 대사에서도 각자 성격이 확실하게 묻어나는 캐릭터들이 서로 톡톡 튀면서 펼치는 케미스트리가 그저 유쾌하기만 했다. 한때 얄미워 보였던 캐릭터조차 왜 이리 귀엽기만 한지. 고길동 아저씨는 '불쌍한 사람' 그 이상으로 다시 재평가되어야 한다. 그는 놀랍게도 둘리와 친구들과 수평적 관계를 맺는 어른이며, 툴툴대면서도 자식조카 밥 야무지게 챙기는 남성이었다. 게다가 왕년에 홍콩 영화 좀 본 K-소드마스터였고요.
다른 캐릭터들도 21세기의 시선으로 보니 더욱 독특한 매력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슈퍼스타를 꿈꿨던 마이콜은... 21세기에 활동했으면 혁오와 잔나비를 이어 인디씬의 독보적 존재감을 담당했을 텐데. 유퀴즈는 못 나와도 라디오스타에서 소소한 입담을 자랑하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재발굴해 줄 필요가 있다.
묘하게 세파에 지친 어른의 시각을 가지고 있어, 볼 때마다 아동노동 근절을 외치게 만드는 또치의 '어른식' 현명함도. 성깔 있지만 의리도 있는 도우너도. 그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둘리의 MBTI는 아마도... ENFJ... 아닐까? 귀여운 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이 구역 최강자였던 희동이도. 피지컬 공격력과 상황 판단력, 어떤 상황에도 요동하지 않는 마음을 갖춘 장군감이지 민폐 빌런이 아니다. (종종 회자되는, 희동이가 둘리와 엄마의 재회를 방해하는 장면은 이 극장판 내용이 아니다. 그러니 마음 편히 보시길.)
세 번째, 그 시절 사랑했던 면과 오늘 새로 사랑하게 된 면
그 시절 사랑했던 성우들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일도 즐거웠다. 박영남 성우는 짱구 이전에 둘리였고, 이선 성우는 뽀로로이기 이전에 또치였지. 성우 정미숙(희동이), 최덕희(도우너), 이인성(고길동), 홍시호(텔레비전 아나운서/간수) 등 익숙한 이름들의 노련한 연기 또한 반가웠다. 캐릭터도, 연기도, 그 둘이 어우러지는 놀라운 케미스트리도 모두- 그때는 좋았고 지금은 더 좋다.
엔딩 크레딧 영상도 아기자기 예쁜 데다가, 옆에 일러스트로 나름의 쿠키라고 할 수 있는 후일담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요리 보고~ 조리 봐도~”로 시작하는 익숙한 주제가의 2절까지 듣게 되었는데, “고향은 다르지만 모두가 한 마음”이라는 가사에... 어른은 울컥하고 말았다. 생각해 보니까 진짜 고향이 다 다르네... 둘리도 기후 난민이었네... 그런데 이 우정 너무 아름답잖아... 고길동 씨를 포함하여 둘리의 모든 친구들에게서 배울 것이 있다면 바로 이 것, 배척하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둘리는 어린 시절의 기억만으로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어른이 되고 싶어 씩씩거리던 아이들이 우주로 향했듯, 아이였단 우리들도 자라 둘리에서 새로운 것들을 본다. 둘리는 떠난 적이 없었으므로 컴백할 필요도 없다. 컴백은 내 몫이었다. 어른이 되어 둘리 앞자리를 떠났던 나의 몫. 분주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여전히 어른된 우리를 충분히 이해해 줄 만큼 다정하고 즐거운 둘리와 친구들을 만나러 가 보자.
*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5월 24일 재개봉합니다. 배경 하나까지 사랑스러운 추억 속 둘리를 극장 스크린으로 다시 만나 보세요!
**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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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룡영화상에서 골든글로브까지
올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국구, 아니 범우주적 슈퍼 스타가 된 '이정재' 배우가 최근 북미 '고담어워즈'에 이어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그리고 북미 최대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정재 배우의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를 포함하여, 최우수 TV 시리즈, TV 드라마 남우조연상까지 총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오징어 게임]이 전해온 소식이 특별한 이유는, 이전까지 한국 드라마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2020년, 윤여정 배우의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지만, 드라마 부문에서는 최초의 기록입니다. 게다가, [오징어 게임]은 비영어권 작품으로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올라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징어 게임]은 애플TV의 [더 모닝쇼], FX의 [포즈], 넷플릭스의 [뤼팽], 그리고 HBO의 [석세션]과 트로피 경합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슈.스가 된 '이정재' 배우의 생일이 오늘(12월 15일)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특별한 날을 맞아, 지금부터 씨네픽이 추천하는 '이정재' 배우 출연작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그럼 바로 살펴볼까요?
잇츠 CINE PICK!!
<젊은 남자> (1994)
드라마 | 한국 | 116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배창호 | 출연 : 이정재, 신은경, 전미선, 권오중
? 72,347명(서울 기준)
젊은 남자 이한은 욕망과 야망이 꿈틀대는 서울에서 혼자 살며 부유계층의 여대생들과 순간적인 사랑을 나누는 삼류모델이다. 한은 재이와 사랑에 빠지고, 어느날 로데오 거리에서 연상의 승혜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빠져든다. 또한 그는 자신이 속한 에이전시의 매니저인 손실장의 쾌락의 도구로 야망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한은 이 세명의 여인에게 둘러싸여 각기 아름답고 애틋한, 위험한 관계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승혜의 도움으로 톱모델의 길을 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한에게 손실장과의 모델출연 전속계약이란 올가미가 길을 가로막고 만다. 결국 한은 손실장을 살해하고 유기한후 갈등과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완전범죄하는 환상을 갖는다. 그러나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그의 욕망의 수레바퀴는 서서히 죽음을 향해 돌진해간다.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는 첫 영화이자 첫 주연작인 <젊은 남자>를 통해, 그해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대종상 신인남우상,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 그리고 영평상 신인연기상까지 4관왕을 하며 단숨에 청춘스타가 되었습니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모래시계]라는 불후의 명작의 방영이 있었지만, 이 영화는 '이정재'라는 배우 그 자체를 각인시켜준 영화이기도 합니다. <비트>에서의 정우성 만큼이나 <젊은 남자>의 '이한' 캐릭터는 매력적이죠.
<태양은 없다> (1998)
드라마 | 한국 | 108분 | 청소년 관람불가
감독 : 김성수 | 출연 : 정우성, 이정재, 한고은
? 329,778명(서울 기준)
권투선수인 도철은 후배 성훈에게 KO패 당한 후 권투를 그만둔다. 도철은 관장의 소개로 간 흥신소에서 같은 또래의 홍기를 만나게 된다. 홍기는 압구정동 30억짜리 빌딩의 주인이 되기위해 돈 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미미는 홍기가 매니저 일을 봐주는 스타가 꿈인 나레이터모델이다. 도철은 심부름센터 일을 하면서도 권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홍기는 동네깡패 병국에게 빚을 지고 항상 쫓기는 입장이다. 도철은 펀치드링크 현상으로 자신도 모르게 거친 폭력을 행사하게되고 이일로 흥신소 사장에게 신임을 얻지만 홍기가 돈을 빼돌리는 바람에 흥신소를 떠나게 된다. 도철은 미미에게 사랑을 느껴 다가가려 하지만 스타가 꿈인 미미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병국에게 쫓기던 홍기가 도철의 돈을 갖고 도망가자 도철은 이일저일 전전하다 다시 권투를 하게 된다. 서울로 올라온 홍기는 병국과 만나 담판을 지으려하나 병국은 받아들이지 않고, 주인공으로 발탁된 미미는 촬영직전 다른 후보에게 여주인공역을 내주게 되고, 홍기, 미미모두에게 결별을 고한 도철은 펀치 드링크 증세에도 불구하고 성훈과의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데...
씨네 pick : 한국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 만난 영화 <태양은 없다>는 아직까지도 청춘 영화 하면 떠오르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두 배우의 비주얼을 가득 담고 있기에 안볼 수가 없는 영화이기도 하죠. 사실, <태양은 없다>는 <비트>의 감독과 제작진이 만들어낸 영화이기에, 이전까지 <태양은 없다> 하면 정우성 배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혹시, 이정재 배우가 이 영화를 통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만큼, 이정재 배우의 호연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시월애> (2000)
드라마, 멜로/로맨스, 판타지 | 한국 | 94분 | 12세 관람가
감독 : 이현승 | 출연 : 이정재, 전지현
? 248,597명(서울 기준)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일마레'로 이사온 성현(이정재 분)에게 이상한 편지가 남겨있다.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이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날은 거짓말 같이 함박눈이 내리고.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전지현 분)는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성우인 그녀는 옛날,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녹음기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성현은 은주가 얘기한 시각에 그 장소로 가는데, 스쳐지나가듯 성현 앞을 지나는 은주.두사람은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연락이 없는 애인 때문에 쓸쓸한 은주에게 성현은 그렇게 얘기한다. 이것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은주가 보내준 아버지의 유고집을 보고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성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자신이 편협했음을 고백한다. 은주의 애인이 미국에서 돌아온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옆에 있었고,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었던 은주는 애인과 만났던 마지막 장소로 가줄 것을 성현에게 부탁한다. 이미 은주를 사랑하고 있는 성현. 성현은 은주의 부탁에 괴로워한다. 시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다. 또다시 지하철에서 은주와 맞닥뜨린 성현은 자신을 몰라보는 은주에게 말한다. 성현의 사무실로 찾아간 은주는 성현이 그날 대학로에서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제서야 자신이 성현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은주. 은주는 자신이 얘기한 장소로 가지말라는 편지를 들고 일마레앞 우편함으로 달려가는데.
씨네 pick : 10월에 아니죠, 시간을 초월한 사랑(時越愛) 입니다. 지금이라면, 전지현과 이정재가 만난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흥행 1위작이 될 수 있겠지만 개봉 당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유지태, 김하늘 주연의 <동감>에 약간 밀리는 성적을 기록하였죠. 하지만, 해외에선 좋은 반응을 얻으며 당대 할리우드 스타였던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 주연의 <레이크 하우스>로 리메이크까지 된 영화인데요. 이 때문에, 개봉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언급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도둑들> (2012)
범죄, 액션, 드라마 | 한국 | 135분 | 15세 관람가
감독 : 최동훈 | 출연 :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 12,983,821명(전국 기준)
10인의 도둑, 1개의 다이아몬드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팀으로 활동 중인 한국의 도둑 뽀빠이와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미술관을 터는데 멋지게 성공한 이들은 뽀빠이의 과거 파트너였던 마카오박이 제안한 홍콩에서의 새로운 계획을 듣게 된다. 여기에 마카오박이 초대하지 않은 손님,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가 합류하고 5명은 각자 인생 최고의 반전을 꿈꾸며 홍콩으로 향한다. 홍콩에서 한국 도둑들을 기다리고 있는 4인조 중국도둑 첸, 앤드류, 쥴리, 조니. 최고의 전문가들이 세팅된 가운데 서로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한국과 중국의 도둑들. 팽팽히 흐르는 긴장감 속에 나타난 마카오박은 자신이 계획한 목표물을 밝힌다. 그것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계획이지만 2천만 달러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할 수 없는 이들은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그러나 진짜 의도를 알 수 없는 비밀스런 마카오박과 그런 마카오박의 뒤통수를 노리는 뽀빠이, 마카오박에게 배신당한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팹시와 팀보다 눈 앞의 현찰을 먼저 챙기는 예니콜, 그리고 한국 도둑들을 믿지 않는 첸과 중국 도둑들까지. 훔치기 위해 모였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10인의 도둑들은 서서히 자신만의 플랜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의 첫 천만 영화이자, 2021년 기준 국내 영화 관객 수 역대 10위를 기록중인 영화는? 네, <도둑들>입니다. 이정재 배우의 흥행작 중 한 편을 고르라면, <도둑들>보다는 <신세계> 혹은 <암살> 등을 얘기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도둑들>은 그 포문을 열어준 영화인 만큼 더 의미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물론 중화권 대배우까지 총출동한 영화에서, 그만의 매력이 돋보였다는 점 역시 <도둑들>을 그의 대표작으로 만들어줍니다.
<헌트> (2021)
액션, 드라마 | 한국 | 크랭크인 : 2021.05.08 | 크랭크업 : 2021.11.13
감독 : 이정재 | 출연 : 이정재, 정우성, 전혜진, 고윤정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
씨네 pick : 이정재 배우, 아니 이정재 감독님의 첫 연출작 <헌트>가 최근 크랭크업 소식을 알렸는데요. 정우성과 이정재 배우가 <태양은 없다> 이후 22년 만에 뭉친 영화라는 점, 액션 영화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전혜진 배우가 출연한다는 점, 그리고 최근 가장 핫한 20대 배우 중 한 명인 고윤정 배우가 <헌트>를 통해 스크린 데뷔를 한다는 점 등 매력포인트가 정말 많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한국 대표 흥행 배우에서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배우가 된 '이정재' 배우의 개봉예정 연출작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오징어 게임]으로 정말 바쁜 한 해를 보냈을 이정재 배우가 같은 시기에 연출한 작품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영화를 기다려보며, 그때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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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분노로 품은 실화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톰 헤이든(에디 레드메인)'이 이끄는 대학생들, '애비 호프먼(사챠 바론 코헨)'과 함께 움직이는 히피들이 시작한 반전 시위는 경찰 및 주 방위군과 대치하는 폭력 시위로 이어진다. 이를 닉슨 행정부가 반전 분위기를 잠재울 기회로 삼은 결과, 미국 법무부 장관의 특별지시를 받은 연방검사 '리처드 슐츠(조셉 고든 래빗)'는 마지못해 주요 운동가를 공모 혐의로 기소한다. 그 결과 톰, 애비, 제리와 시위에 참가한 적도 없는 흑표당원 '바비 실(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을 포함해 총 7명의 운동가들은 모의죄를 저질렀다고 지목되어 재판에 넘겨진다. 이들의 변호를 맡은 '윌리엄(마크 라일런스)'은 '전직 법무부 장관(마이클 키튼)'을 증인으로 세우는 등 최선을 다하지만 이미 각본이 짜인 재판의 흐름을 뒤바꾸지는 못하고, '시카고 7인'도 톰과 애비를 중심으로 정치적 신념 차이로 인해 점점 분열되기 시작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배급사가 파라마운트에서 넷플릭스로 변경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제목에 포함된 '트라이얼(trial)'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법정 드라마다. 특히 피고(인)의 유무죄와 사건의 진상을 가리는 수싸움에 주목하기보다는 <변호인>과 <도가니>처럼 재판받는 사건을 통해 사회의 문제와 부조리를 고발하려는 목적의 법정 드라마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들은 종종 진실을 알리고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겠다는 분노에만 주목해 주인공들을 지나치게 도구화하는 함정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소셜 네트워크>와 <스티브 잡스>의 각본가로 이름을 떨친 애런 소킨이 각본, 연출을 맡은 결과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는 위의 함정을 무사히 피한 법정 드라마이자 사회 고발 영화로 완성되었다.
베트남 전쟁 반전 운동과 흑백차별 반대 시위로 혼란했던 미국을 배경으로 한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뜨겁다. 영화는 실제 연설 장면과 시위 사진으로 문을 열면서 당시 사회적 분노에 사실성과 구체성을 더한다. 더 나아가 순전히 반전 운동의 열기를 끌어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위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재판을 조작하는 미국 연방 검찰과 법무부의 모습을 초반부에 배치하기도 한다. 이 대목은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 명분도 없고, 인권도 무시하며, 국민의 뜻에도 반하는 전쟁의 이미지와 대비되면서 그들의 분노에 강력한 정당함을 안긴다. 그 결과 시카고 7인이 공통적으로 지닌 뜨겁게 불타오르는 정당한 분노에 관객들은 영화 시작과 동시에 자연히 감정 이입할 수밖에 없다.
또한 영화는 익숙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검증된 방식으로 타오르는 감정선에 장작을 더한다. 검찰, 경찰, FBI가 한 몸이 되어 수많은 거짓 증언을 늘어놓으며, 판사는 변호인과 피고인들의 이의 제기는 모두 묵살한 채 철저히 연방 검찰의 편에서 재판을 진행한다. 힘겹게 찾아낸 증인의 증언도 판사의 자의적인 판단 아래에서 소멸되어 버리며, 재판 도중 인종차별도 자행된다. 이 과정에서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동력이었던 분노는 자연스럽게 권력을 향한 분노, 기득권층을 향한 분노, 정당한 제도와 법률을 지키지 않는 위악자들을 향한 분노로 확장된다. 물론 이러한 전개는 <변호인>에서도 위와 유사한 내용을 찾을 수 있듯이 분명 법정 드라마의 클리셰지만, 이번만큼은 충분히 그 효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법정 드라마와 별개로 영화는 7명의 피고인 중 특히 톰과 애비 그리고 바비에게 집중하며 다른 맥락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에도 주목한다. 학생운동의 리더인 톰과 히피들을 이끄는 애비는 반전 운동의 지향점과 시위 방식을 두고 치열하게 싸운다. 톰이 제도 안에서의 투쟁을 주장하는 반면, 애비는 제도 자체의 불합리함을 지적하며 제도권 밖에서의 저항을 강조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는 저항과 투쟁의 과정에서 모든 진보 세력이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방법론의 아이러니로부터 비롯한 또 다른 결의 뜨거움도 함께 묘사한다.
이때 시카고 7인 중 가장 이질적이고 시위와의 관련성도 약한 바비의 존재는 의미심장하다. 가장 동떨어져 있기에 서로 다른 측면의 분노를 연결하는 데 있어 역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그는 재판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변호인이 없는 상황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미 중립성을 잃은 판사는 재판을 강행하면서 그의 발언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 톰과 애비가 서로 싸우는 동안, 그는 재갈 물리고 손을 포박당하는 와중에도 억울함을 토로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스스로를 희생해 흑백차별이 부조리를 온몸으로 고발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문제에 분노하고 사회에 끊임없이 고함치는 것 그 자체가 변화를 위한 투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손수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는 결말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영화는 7명의 피고인이 선고받은 형량과 유무죄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끝내 서로의 신념과 방식을 이해한 톰과 애비를 비춘다. 애비는 자신들이 왜 반전 운동을 하고, 징집에 반대하는지에 대해서, 자신들의 재판이 얼마나 불공정한 지에 대해서 피고인이자 증인으로 자격으로 재판장 안에서 주장한다. 톰은 시위대를 거리로 이끈 주역이었음이, 신념을 위해 제도와 법률을 가장 먼저 위반한 반골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그러면서도 톰은 7명의 피고인을 대변하는 최후 발언권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며 정당함을 잃은 사법제도에 저항한다. 마치 <엑스맨> 시리즈의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 <어벤져스>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대립과 화해를 보는 듯한 결말은 이렇게 서로 다른 결의 분노를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낸다.
애런 소킨의 각본은 이처럼 서로 다른 분노의 감정이 한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가는데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다. 여태 그가 각본을 맡은 작품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양면성을 드러내는 데 능하다. 또한 긴 시간 동안 쌓여 있었던 긴 이야기의 시공간 배경을 마음껏 섞은 뒤에 특정 사건과 시점에서 빠른 템포로 전개시키며 긴장감과 반전을 조성하는 재주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소셜 네트워크>는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동업자들이 마주 앉은 조정 협상 테이블 위에서 그들의 개인사와 양면성을 낱낱이 드러낸다. <스티브 잡스> 역시 신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을 앞둔 짧은 순간의 잡스를 포착해 가족사와 대인관계 등 업적에 가려진 그의 인간적인 흠결을 가차 없이 스크린으로 불러온 바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애런 소킨은 서로 다른 배경과 개인사를 지닌 채 시카고에 모인 주인공을 재판 대기실이나 재판 준비 사무실 같은 한 테이블에 모아 놓는다. 그곳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를 통해 그는 캐릭터들의 성격, 이념, 소신 등 상이한 화학물을 한데 섞어서 터뜨려 버린다. 시위 동기나 시위 진행 등 과거 시간대의 사건을 대화 중간마다 적절히 삽입시키며 폭발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덤이다. 그 결과 주된 플롯이 법정에서 진행되는 와중에도 영화는 짧은 순간 안에 개개인의 서브플롯을 전달하고, 멋진 반전을 선보이며 사회고발적 메시지와 주제의식에 깊이를 더하는 데 성공한다. 이렇게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는 특별한 작가를 만날 때 실화가 얼마나 강력한 감정적 힘을 지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남는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시대와 상황, 쟁점은 달라져도 그 안에 담긴 갈등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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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이란 무엇인가
삶은 항상 고통스럽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언젠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희망이다.
인생이 버려지고 밟히고 피를 흘려도, 믿음을 덤덤하게 손에 쥐고 있는 사람에게 희망은 온다.
희망이 온다는 믿음, 그것이 희망이다.
<쇼생크 탈출>은 침대 맡에 걸어두고 싶은 바로 그런 영화다. 언제나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보는 사람에게 희망을 건네주는 작품이니까. 담담한 무기징역 수감자 레드(모건 프리먼)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슨)은 절망이 가득한 쇼생크 감옥에 어울리지 않는 한줄기 희망이다. 그가 짙은 회색빛 감옥에 덧칠해 나가는 희망이 서린 일상들은 자신뿐 아니라 쇼생크 모두에게 작은 빛을 전해준다. 그 빛은 이 영화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비친다. 앤디가 탈옥 후에 갔다는 지와타네오가 어딘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곳을 희망한다. 그곳은 희망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절망과 희망은 모두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이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은 누구에게나 빛이 난다. 하지만 때론 절망은 희망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서, 무엇이 절망이고 무엇이 희망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이 영화는 희망의 두 얼굴을 보여주고 등장하는 숫자에 절망과 희망에 대한 상징을 담아서, 우리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도록 알려준다.
[아래부터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 번의 총알과 절망, 희망의 다른 얼굴
<쇼생크 탈출>에는 총알을 사용하는 세 번의 장면이 나온다. 총알은 곧 절망이다.
첫 번째는 앤디가 부인과 정남(情男)을 죽였다고 하는 총알이다. 하지만 장전하는 모습만 나올 뿐, 앤디가 그들을 죽였는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는다. 당시 앤디는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였고, 강에 버렸다고 하는 총도 나오지 않아 증거인멸로 죄가 가중되어 유죄가 된다. 앤디의 죄에 대한 이 모호한 설정은 영화 클라이맥스까지 계속된다. 앤디는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게 정말인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한다. 사실 그에게서는 무죄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보단, 모든 걸 체념한 무기력한 사람만이 보인다. 쇼생크의 첫날 다른 죄수들은 억울하다며 울고 난리 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앤디는 억울해하지 않는다.
앤디는 자책을 하고 있었다. 설령 자신의 기억대로 부인을 죽이지 않았다고 해도, 부인이 바람피우다 죽은 것은 자신이 부인에게 외로움을 느끼게 해서였다고. 앤디는 부인과 정남을 죽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왔지만, 앤디는 스스로를 죄책감의 감옥에 가둔 셈이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 생기면 사람은 스스로를 절망의 감옥에 가둔다. 마음속에 있는 절망의 감옥에서 나갈 수 있는 길은 용서다. 자신을 묶을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그것을 알면, 자신을 묶었던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있다.
두 번째 총알은 앤디의 무죄를 증언할 증인을 죽인 총알이다. 모든 것이 잘 풀릴 수도 있다고 확신한 순간, 그 총알은 앤디를 가장 깊은 절망에 빠트린다. 살다 보면 '아, 이제 희망이 이루어지겠구나'와 같은 날이 온다. 그러나 희망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한 희망의 결과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람은 종종 희망에 차올라서 모든 것을 망가트린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 오든 절망이 오든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희망은 절망의 얼굴로 바뀐다.
세 번째 총알은 교도소장의 권총 자살이다. 자신의 모든 비리가 밝혀졌을 때, 그리고 자신이 빈털터리가 되었다는 걸 알았을 때 교도소장은 절망의 끝에서 총알을 선택했다. 모든 죄수들에게 끝없는 절망을 주며 군림하던 그가, 사실은 자신에게 오는 절망은 감당할 힘이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고 뿌려놓은 절망의 씨앗들이, 모두 자신에게 돌아오는 기분이었을 테니. 진짜 절망을 겪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작은 절망도 감당하지 못한다. 그리고, 남에게 준 절망은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두 개의 밧줄과 구원,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
<쇼생크 탈출>에는 두 개의 밧줄이 있다. 밧줄은 구원이다.
처음 밧줄은 쇼생크에서 가장 나이 많은 브룩스의 구원을 도와주는 밧줄이다. 브룩스는 쇼생크에서 꼬부랑 노인이 될 때까지 갇혀있어서, 쇼생크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감옥에 길들여진' 죄수였다. 영화에 나오는 쇼생크의 가장 무서운 점은 폭력적인 간수도 비리투성이의 교도소장도 아닌, 그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절망 안에 오래 있다 보면 원래의 자신이 어떤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었는지 잊어버린 채 명령에 따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우리가 기르는 개에게 목줄을 채워 그 1미터의 절망으로 '길들이는'것처럼.
브룩스는 가석방을 받았지만 쇼생크에서 나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 지 알고 있었다. 동료에게 칼부림을 해서라도 절망 속에서 살고 싶어 했다. 절망에 길들여진 사람은 절망이 곧 희망이다. 세상으로 내던져진 브룩스는 희망과 자유라는 절망에 빠지고, 그 구원의 길로 밧줄로 목을 매는 것을 선택한다. 그는 자살함으로써 희망이라는 이름의 절망으로부터 스스로를 구원한다.
두 번째 밧줄은 앤디의 밧줄이다. 앤디 역시 그 절망에서 구원해 줄 도구로 밧줄을 손에 든다. 그러나 앤디는 영화에서 내내 나오듯 쉽게 절망에 길들여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강한 사람이었고, 결국 절망에서 구원하는 길은 탈옥이라 마음먹는다. 밧줄은 탈옥하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였다. 사실 구멍을 파놓은 지는 오래되었고, 단지 탈옥을 하기 위한 명분이 필요했을 뿐이다. 스스로를 절망에서 구원하는 길은 마음먹기가 가장 힘든 법이다.
하지만 절망에 있을 때 언제 올지 모르는 희망을 꿈꾸며 절망에 저항하기보다는, 절망에 순응하고 길들여지는 게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현실에 대한 부정과 저항은 고통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옥에 있으면 천국을 꿈꾸기보단 지옥에 적응하는 게 낫다고 여길수 있다. 그러나 절망에 길들여진다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지도 모를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온다. 길들여지느냐, 길들여지지 않느냐. 그 마음가짐이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기도 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도 한다. 영화에서 나오는 밧줄이 '절망'으로 구원하느냐 '희망'으로 구원하느냐의 두 얼굴을 가진 것처럼.
하나의 도구와 증거, 희망을 대하는 태도
<쇼생크 탈출>에는 단 하나의 탈옥도구와 증거가 나온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탈출하는 단 하나의 방법은 절망과 희망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앤디가 유죄를 선고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증거인멸이었다. 앤디가 강에 버렸다는 총이 발견되지 않아서. 총알을 발사하면 총알에 고유의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으로 사용된 총알과 비교할 수 있어 정말 앤디가 쏜 것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앤디는 술에 취해 아무렇게나 총을 버리는 바람에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 줄 증거를 없애버린 셈이었고, 총이 발견되지 않자 증거인멸로 더 형을 무겁게 받는 원인이 되었다.
사람이 절망에 빠졌을 때, 그 절망에 취해 이성적이지 않은 행동을 한다.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자신을 구원해주러 오는 손길을 스스로 내치고 더욱 깊은 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이다. 작은 실수나 작은 잘못으로 끝날 수 있던 것을 스스로가 더 키워간다. 그래서 절망에 빠졌을 때는 자포자기의 행동을 하기보단, 희망을 알아볼 수 있도록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게 중요하다. 절망에 빠졌다고 느낀 그 순간이 진짜 절망이 아니다. 절망이라고 여기고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이 진짜 절망이다. 희망도 마찬가지다. 희망이 보인다고 섣부르게 판단하고 기쁨에 겨워하는 순간 희망은 오기도 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순간적인 감정의 흔들림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
앤디는 쇼생크에서 사는 동안 찾아온 수많은 절망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딱 한번, 무죄를 입증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손에 잡혔다고 생각했을 때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 교도소장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그건 자신의 무죄를 증명할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되어, 희망을 더한 절망으로 빠트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군다나 그 행동으로 탈옥용 굴을 판 것을 들킬 뻔했다.
앤디는 희망으로 가는 길에서 다시는 실수하지 않았다. 철저한 계획을 세워서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탈옥했다는 증거를 경찰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잊지 않았다. 그래야 자신이 투고한 '쇼생크의 비리'에 진실함이 더해질 테니까. 희망이 완벽한 현실이 될 때까지 묵묵히 계획을 실행했다. 우리도 삶에서 그러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희망이 완벽한 현실이 될 때까지 섣불리 샴페인을 터트리지 않는 것 말이다.
실재하지 않는 여성, 희망의 모습
<쇼생크 탈출> 에는 여성이 실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곧 희망의 모습이다.
앤디의 부인은 사진조차 나오지 않는다. 또 가석방 심사원이나 숙소 관리인으로 여성이 나오지만 존재감이 없다. 하지만 '리타 헤이워드'는 다르다. 리타 헤이워드는 쇼생크 감옥 안 극장에서 매번 틀어주는 영화 <길다>의 히로인이다. 레드를 비롯한 수감자들은 리타 헤이워드가 머리를 휘날리며 등장하는 컷에 엄청난 환호를 한다. 하지만 그녀는 죄수들에겐 실제가 아닌 허상이다. 그러기에 쇼생크 수감자들에게 리타는 희망이다. 이 영화의 원작인 스티븐 킹의 소설 제목도 원래는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에서의 구원(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이다.
물론 겉으로 보면 리타 헤이워드라는 허상은 감옥에서 외롭게 지내는 수감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허락되는 여흥에 불과하다. 그 작고 하찮은 여흥이 그나마 수감자들을 웃게 만든다. 하지만 그녀의 '포스터에 숨겨진 구멍'은 구원을 주는 희망의 길이었다. 교도소장이 포스터를 손가락으로 찌르자, 있을 리가 없는 포스터 속으로 팔이 빨려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교도소장에게 자신의 비밀을 훤히 드러내 보인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한 성적 비유로의 여성이 아니라, 앤디를 지켜주고 구원한 여신인 셈이다. 물론 포스터가 계속 바뀌어 나중에는 리타 헤이워드가 아니라 라켈 웰치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비현실적인 구멍, 구원, 그리고 희망과 카타르시스는 모두 그 안에 있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단지 믿음으로써만 존재한다. 어쩌면 실제로 없을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리타 헤이워드는 희망이 있다고 믿는 믿음에서 희망이 시작한다고 말해준다. 희망은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을 믿지 않는 자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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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옥에 성공한 앤디는, 친구 레드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한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쇼생크 수감자들은 '희망은 위험한 것'이라며 경계한다. 그런 희망이 더 절망에 빠지게 하고 괴롭게 만들다가 죽어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 레드에게, 앤디는 희망을 말한다. 레드도 절망에 길들여져 절망이 희망이 되었기에, 자살이라는 절망의 여행을 희망처럼 꿈꿀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 앤디가 희망에 대한 믿음을 레드에게 물들였기 때문이다. 앤디는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가슴에 품고 있었다. 가슴속에 간직한 희망은 누구도 뺏어갈 수 없다.
삶에서 절망을 선택할 것인가, 희망을 선택할 것인가는 나에게 달렸다. 둘은 같은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끝없이 절망과 마주하지만 희망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앤디처럼, 레드처럼 입가에 미소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가 있다.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으니까. 레드가 국경을 넘으며, 간직했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는 문득 내가 아이처럼 흥분해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끝을 알 수 없는 긴 여행을 시작하는 자유인만이 느낄 수 있는 흥분이리라.
나는 무사히 국경을 넘을 수 있길 희망한다.
나는 내 친구를 만나 악수하기를 희망한다.
나는 태평양이 꿈에서 본 것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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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당신이 놓쳐선 안 될 독립영화 5편!!! - 극영화 부문 ( #세자매 #아이들은즐겁다 #낫아웃#나는나를해고하지않는다 #인천스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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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등대 채널을 사랑해주시는 구독자분들 다들 행복한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지난번 [리뷰하지는 못했지만 추천하는 영화 7작품] 영상에 이어, 영화등대 채널 자체선정 리뷰영상을 남겼던 올해를 빛낸 독립영화 5작품 극영화 부문 영상 시작해볼건데요. 해당 작품들은 모두 VOD서비스를 통해서 관람하실수 있는 작품들만 선정하였으니 영상을 보시고 해당 작품이 궁금하신분들은 한번쯤 관람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작품성이나 관객수로 작품들을 선정하거나 순서를 매기지 않았다는 점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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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를 뚫고 라스베가스의 금고를 털러가자! - 아미 오브 더 데드 리뷰
잭 스나이더의 신작 좀비 영화 아미 오브 더 데드가 넷플릭스에 공개되었어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잭 스나이더가 리메이크 했던 새벽의 저주에서 빠른 좀비로 인해 만들어졌던 스피디 함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조금 실망하실 거에요.
이번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새벽의 저주의 속편도 아니고 약간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요.
알파 좀비라고 하는 지능을 가진 좀비가 등장하고, 사회도 구성하죠.
일반 좀비들은 여전히 느리지만 알파 좀비의 일원은 빠르게 뛰어다녀요.
그리고 좀비가 있는 구역이 라스베가스로만 한정됩니다. 어느 정도 통제에 성공한 모습이죠.
주인공들은 라스베가스의 어느 금고로 가서 돈을 가져오려고 합니다.
하이스트 영화의 틀에서 전개되어서 팀을 조직 하는 것 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액션도 후반부에 집중되어 있어요.
그래도 과거 좀비 영화의 B급 감성과 A급 화면들이 적절히 잘 믹스된 것 같아서 저는 재미있게 봤어요.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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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청춘적니> 메인 예고편
17살, 빈 교실에서 우연히 마주친 '링이야오'에게 첫눈에 반한 '뤼친양' 그의 순수한 고백에 '링이야오' 역시 호감을 느끼며 두 사람은 사랑을 쌓아 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사랑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던 10대와 달리 20대에 들어선 두 사람은 점차 현실적인 문제들로 지쳐가고, 마침내 두 사람이 사랑한 지 10년이 되는 날, '뤼찬양'은 '링이야오'를 위해 운명적인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되는데.. "내 청춘 속 누구보다 빛났던 너, 세상 끝에서 다시 함께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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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스펙터클 예고편
이렇게 멋있는건 절대 못참Z~ 좋아할 수 밖에? 단합력 찢.어.버.린 #팀덤블도어 스펙터클한 순간들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