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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롬2023-09-15 20:12:18

[SICFF 데일리] 소심한 복수로 세탁하다

영화 '문승아 단편선' <빨래>

감독: 김혜진

 

배우: 문승아 外  

 

러닝타임: 27분

 

 

 

가족사진을 찍는 날, 식구들 모두 흰 셔츠를 입기로 한다. 그런데 빨래 후, 혜수의 셔츠만 줄어들었다. 혜수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집을 나선다.

 

<빨래> 스틸컷

 

혜수는 학교에서 가족사진을 찍어 오라는 가정통신문을 가져온다. 혜수네 가족은 세탁소를 운영한다. 혜수는 기대한다. 가정통신문을 덧댄 종이 아래 그녀의 가족사진은 그녀가 태어나기도 전에 오빠가 어릴 적 가족과 찍은 사진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혜수는 성장하고 나서 옆에  붙어있는 사진밖에 없었다. 그녀의 가족이 운영하는 ‘백양세탁소’는 작지만, 단골손님도 챙기고, 배달도 다니며 부지런하게 운영하는 세탁소다. 워낙 바쁘게 지내다 보니, 가족들은 혜수에 관심을 쏟을 겨를이 없다. 혜수가 찾을 때마다 그녀의 부모님은 빨래 배달과 세탁 손질로 바쁘고, 오빠는 한창 친구들과 PC방에서 게임을 하느라 그녀의 관심 밖에 있었다. 혜수는 가족들이 사진 찍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걸 알아차린다. 그러던 중, 혜수는 자신이 가족사진 때 찍을 셔츠가 잘못 세탁되어 크기가 작아진 걸 목격한다. 혜수는 가족들을 추궁하지만, 가족들은 다들 서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실망한 혜수는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오른다. 바로, 가족들도 입을 셔츠를 작게 만들어 버리는 것. 혜수가 벌이는 작은 복수는 10대 초반이 가능한 귀여운 복수로 아이의 순수함을 엿볼 수 있다. 이후 사진관에서 단체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작아진 셔츠를 불편해한다. 혜수는 자신이 한 작은 복수에 속으로 좋아하며 사진 촬영에 임한다. 불편한 걸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가족들은 결국 꽉 끼는 셔츠를 벗고, 사진관에 대여할 수 있는 의상을 빌린다. 계획이 틀어진 혜수는 계속 셔츠를 입자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은 투정으로 인식하고 그녀를 설득한다. 이내 혜수는 촬영 도중 사진관을 도망 나온다. 혜수가 원하는 것은 흰색 셔츠를 입고, 화목하게 찍는 가족의 모습이었을 것이다. 혜수를 비추는 클로즈업은 주로 옆얼굴이다. 옆얼굴은 혜수가 바라보는 피사체에 집중도를 높인다. 그녀가 갖고 있는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를 집중할 수 있다. 사진관에서 도망친 그녀는 집에서 빨래 바구니를 분풀이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자신의 애착 옷을 챙겨가지만, 이미 사진관은 문을 닫았고, 가족들은 사진관에서 대여한 옷을 입은 사진으로 정한 상태였다. 그녀가 입었던 셔츠를 마지막에 세탁기에 넣고 세탁하는 장면은 셔츠를 다시금 커지길 바라는 마음일까 아니면 점점 작아지며 완전히 사라지게 하고픈 마음일까 그렇지 않으면 오늘 있었던 기억을 지우고픈 마음일까.

 

 

 

상영일정: 9/15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9/13~9/20

작성자 . 신롬

출처 . https://brunch.co.kr/@shinnorm/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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