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0-09 12:26:57
[BIFF 데일리] 그렇게 가족이 된다
영화 <가족의 탄생>
감독 : 고란 스톨레프스키 Goran STOLEVSKI
출연 : Anamaria MARINCA, Alina SERBAN, Samson SELIM, Vladmir TINTOR, Mia MUSTAFA, Dzada SELIM, Sara KLIMOSKA, Rozafa CELAJ, Ajse USEINI
시놉시스 : 여기, 한 지붕 아래에 사는 이들이 있다. 애인이 시한부 선고를 받자 여자는 졸지에 어린 딸 둘을 양육하는 어머니가 된다. 그리고 방탕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던 남자는 운명의 장난처럼 이들의 법적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된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출품작으로 선정된 <가족의 탄생>은 제목 그대로 가족이 탄생하는 이야기, 피를 나눈 가족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새롭게 가족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연대하는 이야기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타이트한 화면비와 핸드헬드 촬영, 빠른 컷 편집과 사운드의 완급 조절이 눈에 띄는데 이러한 구성, 장치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인물들의 마음과 감정, 정서의 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감독 스스로 GV에서 언급한 것처럼) 대중에게 잘 알려진 바흐나 쇼팽의 음악을 사용함으로써 소수자, 이민자들을 다룬 여타의 작품들과는 다른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결을 만들어 낸다.
25편의 단편과 3편의 장편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을 수 있었다는 감독은 (마케도니아, 루마니아 쪽엔 경험 많은 배우가 없어) 연기 경험이 없는 다양한 출신의 배우들을 직접 찾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함께 부대끼며 ‘가족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 스태프들과 동료 이상의 관계로 거듭나는 영화적 경험이 작품에, 그리하여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 느낌. 그의 차기작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또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상영 일정 : 10-05 11:00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 10-06 16:00 영화의전당 소극장 / 10-10 17:00 CGV 센텀시티 7관
작성 : 민병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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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삼식이 삼촌의 계획에 없는데
말만 하면 모든 걸 다 해결해주는 삼식이 삼촌도 이건 예상치 못했을 거다. '드라마 신인배우' 송강호 주연작이기에 '무빙'에 이어 시청자들을 단번에 끌어모을 것이라 기대했을 텐데,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진 않았다.
디즈니+ '삼식이 삼촌'은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데뷔 이래 줄곧 스크린으로 관객들과 만났던 송강호가 처음으로 드라마, 그리고 OTT로 넘어온 데다가, '동주', '거미집' 등 각본을 맡았던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변요한, 이규형, 유재명, 진기주, 서현우 같은 쟁쟁한 배우 라인업까지 구축했으니 기대감이 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삼식이 삼촌'은 전쟁 직후 혼란의 시기였던 1950년대 말부터 1960년대 초 배경으로, 원대한 꿈을 꾸는 '삼식이 삼촌' 박두칠(송강호)과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겠다는 청년 김산(변요한)이 함께 꿈을 이뤄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격동기 속에 살아가는 캐릭터들의 흥망성쇠에 초점을 맞췄다.
다른 작품에 비해 호흡이 매우 느린 편이긴 하나, '삼식이 삼촌' 초반부는 꽤나 매력적인 구석을 갖췄다. 삼시세끼를 배불리 먹는 게 소망이었던 박두칠의 과거 및 현재를 디테일하게 표현해 흡인력을 높였고, 삼식이 삼촌의 '장관님'이자 국가 경제 살리기 하나만 바라봤던 김산 또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인물의 개성이 강렬해서인지 우호와 경계 사이를 줄타기하는 듯한 케미도 인상적이었다.
흥미진진한 서사들도 담겨있다. 3.15 부정 선거를 앞두고 자유당과 민주당 그리고 혁신당 간 진흙탕 싸움이라던지 올브라이트 재단 출신 군인들을 부추겨 정한민(서현우) 등 쿠데타를 모의하는 스토리로 담았다. 또 안요섭(주진우), 안기철(오승훈) 부자를 중심으로 이득만 따지는 청우회의 욕망과 빅픽처까지 보여준다.
하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삼식이 삼촌'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는커녕 중도이탈하는 시청자들만 늘어났다. 빌드업하면서 나아가지 못하고 무한 반복만 이어져서다. 한 회당 러닝타임이 40분대이나 플래시백을 지나치게 남발해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방해물이 되었다.
이는 전반적인 내용을 너무 길게 늘여놓은 탓도 있을 것이다. '무빙'과 동일하게 16부작으로 제작됐으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도돌이표처럼 같은 장면만 되풀이하는 횟수가 늘어나다 보니 지루함만 가중됐다. 전체 회차를 절반으로 줄였더라면 몰입하기 더욱 쉬웠을 것이다.
끝까지 드라마를 완주한 시청자들이 버틸 수 있었던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 파티였을 것이다. 송강호는 더 이상 평하기 입 아플 정도로 강력한 존재감을 발산했고, 송강호화 합을 맞춘 변요한 또한 김산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게 만들 만큼 연기력을 뽐냈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모여있는 '삼식이 삼촌'에서 눈에 띄었던 인물을 한 명 더 꼽자면 강성민을 연기한 이규형이다. 강성민의 잔인한 외면과 불안한 내면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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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트 2020, SNS은 왜 혐오로 오염되었나?
[줄거리] 낯선 사람들과 함께 의문의 지역에 갇혀 영문도 모른 채 사냥 당하고 있는 ‘크리스털’(베티 길핀)이 자신들을 사냥하는 주체를 밝히고, 그들을 찾아 복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1. 인간 사냥은 왜 벌어졌는가?
<헌트>는 모바일 메신저로 첫 장면이 시작된다. 관객들은 사냥을 하기 위해 저택에 모이는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메시지는 영화의 사건보다 1년 전에 일어났다는 것이 밝혀진다. 아테나와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기업의 고위 직책을 역임하고 있었다. 그러나 메시지가 유출되고 ‘매너 게이트(Manorgate)’라는 음모론화된다. 이로 인해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직장에서 해고된다. 물론 아테네는 사내 감찰한 결과에서 여러 번 외도한 사실이 드러났고, 성기 사진을 담당의에게 보내고, 대통령을 비방하는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다.
백수가 된 그들은 화가 나서 그들의 농담을 현실화시키기로 결정한다. 아테나와 그녀의 친구들은 그들의 핸드폰이 해킹하고 메시지를 유포시킨 음모론자들을 추적한다. 그들은 군사고문을 초빙해 몇 달 동안 군사훈련을 마치고 ‘가짜 뉴스 유포자’들을 크로아티아로 데려온다. 그리고 사냥을 개시한다. 이것은 해고당한 것에 대한 분풀이이자 가짜 뉴스를 퍼뜨린 것에 대한 응징이었다.
2. 사냥꾼과 사냥감의 관계
양쪽 진영 모두 자신의 정치 성향과 지지하는 정당의 정책을 끊임없이 옹호하며 상대 진영을 비난한다. 사냥감이 된 도망자들은 총기 소유를 찬성하고 이민자와 난민 수용을 반대한다. 사냥감들은 미시시피, 와이오밍, 플로리다 출신이다. 바로 트럼프가 승리한 공화당의 텃밭이다. 작년 대선에서 스윙 보트 스테이트였던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이겼다. 반대로 사냥꾼 자본가들은 바이든의 파리협약 재가입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상징한다. 기후 변화는 진짜라며 사냥감들에 일갈하고 아이티를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야 하거나 인종차별을 반대한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묘하게 모순된다. 우파 사냥감은 할머니 점원이 지적한 정당방위에 대한 모순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유와 개인주의를 신봉하는 보수주의자임에도 기차에서 만난 이민자와 난민에 대해 무턱대고 적대감을 드러낸다.
반대로 좌파 사냥꾼들도 입으로는 환경보호를 외치면서 최상급 오세트라 캐비아를 먹는다. 또, 인종차별에 반대하지만, 구체적인 구제책을 논의하기보다는 ‘아프리칸 미국인’이냐 ‘흑인’으로 불러야 하냐고 명칭 가지고 논쟁을 벌인다. 심지어 리더인 아테나는 평등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진보주의자 답지 않게 정치적 올바름을 무시한다. 그녀는 가짜 뉴스 유포자들은 ‘빌어먹을 레드넥’이 아니라 ‘개탄스러운 것들’이라며 싸잡아 비난한다.
3. 주인공은 진짜 크리스탈 메이였을까?
아테나는 ‘모두에게 정의를’라는 SNS 아이디를 사용하는 가짜 뉴스 유포자 크리스탈 메이를 쫓고 있었다. 여주인공은 자신은 동일한 지역에 살고 있는 동명이인이라고 항변한다. 증거로 우편물이 잘못 배송된다고 설명한다. 크리스탈과 아테나가 나눈 마지막 대화를 살펴보자. 숨을 몰아쉬던 아테나는 ‘모두에게 정의를’이 맞느냐고 묻는다. 크리스탈은 그것을 부인하지만 아테나는 그녀를 믿지 않는다.
크리스탈의 정체는 열려있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주제를 고려해 볼 때 크리스탈은 진실을 말하고 있고, 그녀는 ‘모두에게 정의를’이 아니라고 추측할 수 있다. <헌트>는 가짜 뉴스와 같은 소셜 미디어의 부작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냥감이 된 11명은 유출된 문자 내용과 아테나가 외딴곳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 외 어떠한 증거도 없이 매너게이트 음모론을 SNS에 올렸다. 반대로 아테나와 사냥꾼 무리도 가짜 뉴스 유포자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사냥꾼 무리는 대강의 정보로 무턱대로 사람들을 납치했다. 그래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살아 돌아온 참전용사 동명이인을 잘못 잡아왔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그들이 몰살되는 계기가 됐다.
4. 동물농장과 스노볼이 의미하는 바는?
사냥꾼들은 크리스탈을 ‘스노볼’로 부른다. 크리스탈은 아테나가 왜 자신을 그렇게 부르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아테나는 크리스탈에게 조지 오웰의 소설<동물 농장>에 비유했다고 설명해 준다. 쉽게 말해 아테나는 크리스탈을 ‘돼지’취급했다. 하지만 크리스탈은 동물농장을 읽었을 뿐 아니라 아테나가 자신보다 스노볼과 더 비슷하다고 알려줌으로써 아테나를 놀라게 한다.
소설에서 스노볼은 유능한 리더이지만, 돼지가 다른 어떤 동물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믿고 있다. 그는 이상에 함몰되어 현실 정치와 멀어졌고, 결국 권력투쟁에서 패배한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말미암아 정보가 포화상태인 세상에서 살고 있다. 과다한 정보량에 의해 옥석을 구별하기 힘들어졌다. 그렇기에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자기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함부로 판단한다. 이것이 가짜 뉴스가 판을 치고,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증오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을 혐오한다고 <헌트>는 일갈한다.
5.<헌트>의 주제는 무엇인가?
피비린내 나는 풍자적인 방법으로 <헌트>는 오늘날에 존재하는 혐오와 가짜 뉴스의 위험을 담고 있다. 왜곡과 추정의 극단적인 위험들 말이다. 인터넷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그에 따른 엄청난 혜택이 있지만, 가짜 뉴스를 인해 얻는 정치적 이익, 부실한 이론적 근거, 불분명한 출처, 불순한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어졌다. 주관적인 편협한 의견이 곧 객관적 가짜 뉴스로 둔갑하기 때문에 결국 사용자의 해석에 좌우하는 만큼 왜곡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영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조금 더 깊이 파고 들어가면, <헌트>는 ‘정치적 올바름(PC)‘을 지나치게 받아들였을 때 일어나는 일에 관한 것이다. PC 문화에서는 사람들의 주장과 동기에 큰 의미를 둔다. 소셜 미디어 덕분에 그 주장과 동기가 가져올 부작용과 악영향을 간과하기 쉽다. 이것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헌트>에서 묘사된 대로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
6. 맨 마지막 장면의 ‘토끼’
주인공 어머니가 재해석한 <토끼와 거북이>를 기억하는가? 거북이처럼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절대로 지지 않는 토끼가 되어야 할까?라고 영화는 묻는다.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하나만 묻겠다. 여주인공의 첫 등장을 기억하는가? 그녀는 침착하게 바늘과 나뭇잎으로 나침반을 만들어 방향부터 확인한다. 그녀는 극중 유일하게 상대 진영을 비방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선동당하지 않고, 홀로 큰 그림을 그려 사냥꾼 무리를 척살한다. 아테나처럼 소위 ’깨어있는 엘리트‘도 그 함정을 피해 갈 수 없었다. 토끼가 의미하는 바는 대략 이렇다. 현대사회는 정보량이 과다하고 현대인들은 이를 분별할 여력과 시간이 부족하다. 감독은 크리스탈을 통해 ‘자세히 관찰하기’, ‘심사숙고’, ‘비판적 읽기’, ‘출처 확인’ 등 비판적인 미디어 활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주방위군 출신 군사고문이 아프가니스탄 파병 용사 출신인 주인공에게 패배하는 장면은 이에 대한 복선이라 할 수 있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말라는 직설적인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다르게 보면, 여론에 휩싸이지 말라는 뜻이다. <헌트>에서 보수와 진보가 대립한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양 진영에 속하지 않는 '중립자' 크리스탈이다. 이것은 또 무엇을 의미하는가? 보수와 진보는 왜 우익과 좌익이라 불릴까? 날깨는 양쪽 다 있어야 날 수 있다. 그렇듯이 정치도 보수와 진보 모두 필요하다. 이것은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지 우리가 오해하는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다. 진보적 가치를 배제한 보수나 보수적 가치를 무시하는 진보는 편향적인 이념일 뿐이다. 보수든 진보든 개혁과 혁신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역사적으로 보수와 진보는 공존하면서 경쟁해왔다. 남북전쟁 당시 흑인 해방을 주도한 공화당이 현재는 반이민 정책을 펼치는 변화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치란 생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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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 뒤, 인류는 멸망합니다. <돈룩업(Don't Look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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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룩업 포스터>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넷플릭스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장르 : 미국, 코미디 │ 감독 : 아담 맥케이 │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민디), 제니퍼 로렌스 (디비아스키),
메릴 스트립(대통령), 케이트 블란쳇(브리), 티모시 샬라메(율) 외 다수 │러닝타임 : 139분│등급 : 15세 관람가<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넷플릭스
"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
인간이 지금처럼 지구의 실질적 주인이 되기 전, 지구의 주인은 공룡이었다. 현생 인류로 추정되는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가 고작 15만 년인 데에 반해 공룡은 약 1억 6천만 년 동안이나 지구에 위세를 떨친 존재였다. 그런 공룡은 별안간 멸종했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설들이 존재하지만,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은 소행성 충돌로 인한 재앙이다. 영화 <돈룩업>은 바로 이 소행성이 현시점의 지구에 충돌한다면?이라는 SF적 설정에 기반한 영화다. 그러나 엄격히 말하면 소행성 충돌로 인재난 영화보다는, 이에 반응하고 대처하는 인류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린 정치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겠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6개월 뒤, 지구의 인류는 멸망합니다 "
미시간 주립대학의 천문학과 교수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어느 날 거대한 혜성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발견의 기쁨도 잠시, 6개월 뒤 이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과학적 사실을 직면하게 되는데. 두방망이질 하는 가슴을 부여잡고 백악관으로 달려간 그들. 그러나 당장 대책을 세워줄 것으로 여겼던 예상과는 다르게 대통령은 이 문제를 장난처럼 여긴다. 외면받다시피 쫓겨난 민디와 디비아스키는 이번엔 이 사실을 언론에 알리기로 한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혜성? 멸망?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
그러나 언론 역시 그들의 생각과 다르기는 마찬가지. 불과 몇 달 뒤에 벌어질 소행성 충돌이 유명 슈퍼스타의 이별보다도 세간의 이목을 끌지 못하는가 하면, 모두 죽을 거라는 디비아스키의 경고는 편집증 환자의 망언이 되어 국민적 놀림거리가 되고 만다. 정부와 언론이 귀 기울이지 않는 이들의 뉴스에 여론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그 누구도 이 거대한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그러나 ‘어떻게 저러지?’ 싶은 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을 닮아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몇 년째 기승을 부리는 이 시대. 이 세계적 재앙을 두고도 정치적 음모와 분열, 통제불능의 사건들이 반복됐던걸 보면 비단 영화적 전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Look up! 과 Don’t look up! 사이에서 "
<빅쇼트>, <바이스>등의 블랙코미디로 유명한 감독 ‘아담 맥케이’식의 신랄한 풍자는, 포복절도할 만큼 웃기지만, 그만큼 우리의 허를 찌르며 어리석은 인류의 현실을 거울처럼 비춘다. 영화 속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을 여러 차례 무시한 미국의 전 대통령을 꼭 닮았고, 황색 저널리즘으로 물든 언론의 태도 역시 영화 속이나 여기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뿐만인가.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미디어의 가볍고 얕은 정보들에 정치적으로 양분화되는 여론의 모습도 현실과 꼭 닮아있었다. 혜성이 충돌해 인류가 멸망한다는데도 “돈룩업(Don’t look up : 혜성을 쳐다보지 마)”을 외치는 세력은, “백신 안에 인류를 통제하려는 칩이 들어있다”라고 믿으며 실제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이들과 다르지 않아 보였으니.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똑똑해서 망할 슬픈 생명체여 "
인류는 과연, 지구의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지능적이고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종족일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통틀어 치명적인 약점도 있는 것 같다. 오만, 아집, 분열과 같은 특성들. 날아오는 혜성을 어쩌지 못해 공룡이 속수무책으로 멸종했다면, 우리네 인류는 어쩌면 너무 오만해서 또는 너무 이기적이어서 멸망을 막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혜성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지능도, 이를 받쳐 줄거대 자본이 있음에도, 자충수에 빠져서 말이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영웅은 없었고, 독선만이 가득했다 "
이 영화 속에서 인류가 맞이하는 결말은 안타깝지만 매우 디스토피아적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도 인류의 모습은 아름답지 않았다. 자본가들은 저들만 살겠다고 냉동인간이 되어 다른 행성에 갈 채비를 하고, 그렇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지구에서 맨 몸으로 종말을 맞이하기에. 인정하긴 싫지만 그것은 어쩌면, 난세의 영웅이 나타나 결국 지구를 구했더라는 달콤한 이야기보다 더 우리의 현실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최강 라인업에 눈 돌릴 데 없는 러닝타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라메 등등. 화려한 출연진들의 등장은 이 영화의 빼놓을 수 없는 무기이다. 너무 화려한 배우가 많은 캐스팅 아닌가 싶었지만, 신기하게도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디카프리오와 제니퍼는 혜성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다니는 과학자를, 메릴 스트립은 경박하고 우매한 대통령을, 케이트 블란쳇은 조연급에 그치지만 시청률에만 열을 올리는 가볍기 그지없는 언론인을 너무도 완벽하게 연기했으며, 티모시는 아주 적은 분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시민을 임팩트 있게 소화했다. 지구의 위기에 대응하는 다양한 모습의 캐릭터를, 명배우들을 통해 볼 수 있어 즐거웠다.
<돈룩업 스틸컷> 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 이미 우리에게 닥쳐있는 멸망의 길 "
영화 저널리스트 ‘정시우’는 이 영화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혜성 충돌’을 지우고 ‘기후변화’를 넣어도 무방한 이야기라고. 맞다. 그녀의 말처럼 굳이 혜성이 아니더라도 인류의 멸망은 이미 껑충 가까이 와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먹고사니즘 속에 잊고 있는 이 순간에도 빙하는 녹고, 산은 불에 타고, 무분별한 어류 남획과 쓰레기 투척으로 지구는 죽어가고 있으니까. 그럼에도 보존의 속도보다 늘 파괴의 속도가 큰 우리니까. 근거 없는 희망찬 미래를 믿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다가오는 종말을 기적처럼 막지는 못할지언정 조금이나마 유예할 수 있다면, 마지막 남은 지혜를 쥐어짜서라도 조금 아름답고 겸허한 끝을 맞이하는 인류이기를, 염원해보는 바다. 이 아름다운 행성에 살았음을 잠시라도 감사히 여기면서 말이다.
글쓰는 우두미
인스타그램 @wood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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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영화 명작 8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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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영화 하면 ‘로맨스’ 밖에 안 떠오르신다구요?
대만 현대사 3부작으로 대만인의 인간상을 그린 허우샤오시엔,
대만사에 대한 사색적이고 관조적인 시선을 그린 에드워드 양
섹스, 동성애와 소외, 불안을 우울하고 무미건조하게 담아낸 차이밍량 감독 등
대만의 분위기와 역사 속 사람들을 담아낸 대만 영화 명감독, 명작들이 많답니다.
대만도 홍콩 못지않게 격동의 시기를 겪어왔는데요. 일본 식민지 영향과 미국과 대만의
미중사호방위조약 체결에 의해 타이베이에 대만 주둔 미군 사령부, 미군 주택, 미국 주택들이
들어서며 미국의 영향을 받다보니 중국과 달리 조용한 모습과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만 영화는 대만 특유의 무미건조함이 많이 묻어있는 것 같은데요.
여러분들은 대만 영화를 보고 어떤 점을 느끼셨나요?
요즘 젊은이들이 속한 세상은 굉장히 빠르다.
그들은 끊임없이 변하는 시간 속을 살아간다.
그들에게 젊음은 피자마자 시들어 버리는 꽃과 같다.
-허우샤오시엔-
관객이 나의 영화를 볼 때 영상에서 어떤 점을 발견해 마치
시를 읽듯 영화를 읽어주길 바란다
-에드워드 양-
1. 결혼 피로연
대만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부동산 딜러로 일하며 잘나가고 있는 웨이퉁은 애인 사이먼과 동거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웨이 퉁의 부모님은 그가 결혼하여 손주를 안겨주길 고대하고 있다. 웨이퉁은 관리하는 건물의 세입자인 웨이웨이와 위장결혼을 계획하고, 미국에 체류하기 위해 영주권이 필요했던 웨이웨이는 그들의 제안에 흔쾌히 수락한다. 아들의 결혼 소식에 뉴욕까지 찾아온 부모님은 대만의 전통 혼례식을 치를 것을 제안하고, 어쩔 수 없이 결혼 피로연까지 치르게 된다. 세 사람의 완벽한 연기로 위장결혼은 성공한 듯 보였지만, 결혼 피로연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사고로 그들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2. 공포분자
텅 빈 새벽을 울리는 총성. 경찰 수사를 피해 도망가다 다리를 다친 혼혈소녀를 우연히 카메라에 담게 된 소년은 사진 속 소녀에게 점점 이끌린다. 그 무렵 갑작스레 출세의 기회를 잡게 된 의사 ‘이립중’과 슬럼프에 빠진 소설가 아내 ‘주울분’은 권태로운 부부생활에 지쳐있었고, 이때, 소녀가 무심코 걸어온 장난전화를 아내가 받게 되면서 조용했던 네 일상은 이윽고 기묘한 비극으로 번지기 시작하는데…
3. 남국재견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4. 남색대문
단짝 친구 ‘위에전’에게 사랑을 느끼는 ‘커로우’ 같은 학교 남학생 ‘시하오’를 짝사랑하는 ‘위에전’ 그리고 ‘커로우’의 비밀을 알지만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시하오’ “이 여름이 지나고 나면, 내 마음이 선명해질까?”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어쩔 줄 몰랐던 열일곱 가슴 아린 짝사랑과 설레는 첫사랑 사이에서 한 여름의 성장통을 지나는 세 청춘의 이야기
5. 영원한 여름
‘캉정싱’과 ‘위샤우헝’은 해안가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처음 만났다. ‘위샤우헝’은 학급 최고의 말썽꾸러기, 반면 ‘캉정싱’은 학급반장까지 맡고 있을 만큼 최고의 우등생. 담임선생님은 ‘캉저싱’에게 문제학생의 친구가 되어 바른길로 이끌어달라고 제안하는데, 이렇게 시작된 두 소년의 어색한 우정은, 차츰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7. 하류
샤오강은 부모와 함께 타이페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포르노 비디오업자를 애인으로 갖고 있는 어머니는 집에 들어오면 방에 들어앉아 포르노 비디오만 본다. 퇴직 후 무료한 나날을 보내는 아버지는 게이 사우나를 드나든다. 어느날 샤오강은 길에서 우연히 고교 동창 시앙키를 만나, 그녀가 일하는 영화촬영 현장에 놀러간다. 감독은 샤오강에게 시체역을 부탁한다. 촬영이 끝난 후 다음날 목에 심한 통증을 느낀 샤오강은 약도 발라보고 침도 맞아보지만 원인 모를 통증은 점점 심해져만 가는데…
8. 하나 그리고 둘
8살 소년 양양은 아빠 NJ로부터 카메라를 선물 받는다.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그들의 뒷모습을 찍는 양양 양양의 사진 속에는 사업이 위기에 빠진 시기에 30년 전 첫사랑을 다시 만나게 된 아빠 NJ 외할머니가 사고로 쓰러진 뒤 슬픔에 빠져 집을 떠나있게 된 엄마 민민 외할머니의 사고가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누나 팅팅 그리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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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음악의 힘
혼자 산 지 오래된 사람들은 혼잣말을 잘한다. 혼잣말은 대개 말로 끝나지 않고 리듬을 부여받는데, 나이듦의 증거라고도 한다. 난 주로 '안경이 어디 갔을까'를 노래한다. 안경잽이들에게 가장 난제는 안경찾기이다. 안경이 있어야 안경을 찾는데, 안경이 없어서 안경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비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예전에 어디에선가 이런 말을 들었다. 책 싫어하고 운동 싫어하고, 미술 싫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음악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동서고금 어디에도 그들만의 음악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도 좋아하고 잘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슈퍼스타K, K팝스타, 위대한탄생,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국민가수, 싱어게인... 노래 경연 프로그램만 해도 벌써 몇 개인지. 거기 나오는 사람들은 다들 어쩜 그리 노래를 잘하는지.
그덕에 내한 온 해외가수들이 감격하고, 음악영화들이 대박을 터뜨린다. 나도 음악영화들을 참 좋아하는데, 3일차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두 개의 음악영화를 보고 왔다. <코다>와 <노래로 쏘아올린 기적>이다.
이 영화들을 음악영화라고 감히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노래가 주제이니 거칠게 음악영화로 분류해본다.
장애인 가족 속 비장애인 자녀, <코다>
<코다>는 농인가정의 청인 자녀를 뜻한다. 영화를 보기 전에 아카데미에서 상 받았다 정도나 알았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터라 영화를 보는 내내 '이거 이래도 되나' 싶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찾아보니 프랑스 영화인 <미라클 벨리에>의 리메이크판이었다. <미라클 벨리에>의 주인공 폴라는 초등학생이고 <코다>의 루비는 고등학생이다. 폴라 엄마랑 루비 엄마가 같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폴라의 부모는 목축업에, 루비의 부모는 어업에 종사하고 폴라에게는 남동생이, 루비에게는 오빠가 있다, 정도가 바뀐 설정이다. 주인공이 청소년으로 설정되면서 남학생과의 풋풋한 하이틴 로맨스도 한 스푼 첨가되었다.
장애인을 부모로 둔 비장애인 아이는 한 번도 아이일 수 없다. 세상으로부터 부모를 지켜야 하고, 비장애인들의 세상에 부모의 언어를 통역해주어야 한다.
농인의 가정에 청인, 게다가 노래 잘하는 자식이라니. 이건 축복일까? 자식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아예 노래라는 게 어떤 것인지 들어본 적이 없어 그저 물고기를 잘 잡은 것과 비슷한 기분일까. 감히 추측할 수 없지만, 그냥 영화에서 보여주는 대로 느껴본다.
영화는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자식인 루비마저도 부모를 도와야 할 사람, 지켜야 할 사람으로 여기고 자기 자신을 가족에게로 갈아넣고자 한다.
그러나 오빠의 말처럼, 루비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의 가족들은 잘 살았다. 비장애인들과 함께 그럭저럭 살아왔다. 장애인을 보는 우리의 시선도 비슷하지 않은가. 정상인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는 존재, 사회에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장애도 있으면서 왜 애를 낳아서는, 거기에 속된 말들까지 덧붙여.
노래가 뜻대로 되지 않자 루비는 말한다. 한 번도 부모님 없이 해본 적이 없다고. 루비의 부모는 좋은 부모였다. 장애인은 장애를 가졌다뿐이지 스스로의 역할들을 해내며 살아간다.
장애인을 재단하고, 범주화하고, 자신만의 개념 속으로 밀어넣는 것, 즉 대상화는 혐오이고 폭력이다. 그건 장애인이 아니야, 내가 아는 장애인의 모습으로 행동해야지, 바람직한 장애인의 모습이 아니니 도울 필요도 없지, 장애인이면 착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이런 문장들이 랜선을 타고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알게 모르게 얼마나 많은 폭력을 자행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음악은 <미라클 벨리에>가 좋았고, 영상미는 <코다>가 좋았다. 두 영화를 함께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영화 후반부에 가서, 오디션을 볼 때 수어를 함께 사용하는 장면은 <미라클 벨리에>에서도, <코다>에서도 눈물이 났다. 다 알면서도.
폐허 속에서도 음악이 흐르네,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
영화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네 명의 아이들이 냄비 따위를 들고 노래를 해서 돈을 버는데, 벌이가 영 시원치 않다. 그중 노우르는 유일한 여자아이이자 모임의 리더이다. 어지간한 남자아이들보다 배포도 크고 용감하며, 똑똑하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타고 났지만 꿈이 크지 않은 동생 무함마드에게, "유명해져서 세상을 바꿀 거야"라고 말하라며 협박하는 무서운 누나이기도 하다.
이들은 물고기를 잡아 번 돈을 밀수꾼자에게 날렸지만 사원에서 코란 성가를 불러 돈을 벌어 악기를 마련한다. 무함마드는 동네 음악선생에게 과외도 받는다. 이후 결혼식 축가 등 돈 되는 대로 일을 하다가(그 어린 아이들이) 갑자기 누나 노우르가 신부전으로 쓰러진다.
너무 비싼 수술비 때문에 신장이식을 받던 노우르는 투석 중 사망하는데, 그 이후 무함마드는 대학에 진학하여 노래가 아닌 택시기사로 학비를 번다.
그러나 우연히 음악경연대회에 원격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옛날 누나와 함께 투석하던 아밀을 만나게 된다. 무함마드에게 노래를 불러달라고 조르는 아밀을 보고 무함마드는 다시 한번 누나를 떠올리고, 노래를 부르겠다고 다짐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TV에서 '아랍 아이돌'이라는 경연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장소는 이집트. 가자지구에서 이집트까지는 사실상 갈 수가 없다. 그때, 무함마드는 예의 돈 떼먹은 밀수업자를 찾는다. 비자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밀수업자도 폭탄으로 인해 다리를 잃었다. 전쟁은 선한 자와 악한 자를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파괴한다. 무함마드는 가까스로, 또 여러 사람의 도움을 얻어 겨우 이집트에 도착하지만, 표를 구할 수가 없다. 절망한 무함마드는 화장실에서 노래를 부른다. 무함마드의 노래소리를 듣고 옆칸에 있던 사람이 표를 주고, 무함마드는 경연에 나간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자면, 무함마드가 노래를 부를 때 가자지구의 사람들이 열렬히 환호하는 모습이다. 폐허가 된 마을에서도 음악은 축제가 되고, 한 명의 영웅을 응원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을 모은다.
음악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폐허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부르는 소리, 그리고 누군가를 구원하는 소리.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사실 스토리라인이 허술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클리셰가 지나치고, 또 신파적이기도 하다. 부자연스러운 대사들과 연기들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영화에 주목해야 한다.
<코다>가 헐리우드식의 전형적인 영화라면, <노래로 쏘아 올린 기적>은 우리에게 너무도 낯선 문법이다. 배우, 이름, 음악, 배경, 모든 것이 낯설다. 두 영화를 같은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화에는 상대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음악은 너무도 생경하였는데, 나는 외국의 음악이라면 팝이나 알지 그 외 문화권의 노래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무함마드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감동 포인트를 찾는다는 것도 사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고, 지금도 수많은 팔레스타인, 특히 가자지구의 사람들이 학살되고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은 신의 이름으로 백린탄 등의 미사일을 쏘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죽인다. 한때 홀로코스트를 겪었으면서도 팔레스타인의 민간인들을 다 죽일 기세이다.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정치적인 것을 동시에 말하는 것이 상당히 꺼려지지만, 한 개인으로서 시오니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사랑할 수는 없다. 이는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의 편을 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관심을 가진다. 자원과 관련되기 때문이 아닐까?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와 우크라이나의 밀 농사가 각국의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직까지도 내전이 그치지 않는 아프라카 대륙의 르완다, 최근에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내전, 그리고 수십 년째 지속되는 팔레스타인 전쟁, 미얀마의 민주항쟁에는 관심이 덜하다.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예상해 본다. 가자지구에 미사일이 날아가도 우리나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무함마드는 자신의 목소리로 가자지구의 상황을 알렸다. 그 누구도 관심이 없는 나라일지라도 한 가수가 유명해짐으로써 가자에 대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실화여서 슬프고, 실화여서 다행이지만 또 불행이기도 하다.
폐허에서도 예술은 살아있고, 당장 집이 날아가고 사람들이 죽어도 사람들은 음악을 사랑한다. 그것이 음악의 힘일 것이다. 인류의 역사 이래 음악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일 것이고,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영화를 어찌 기존의 문법으로 재단하고 비평하겠는가. 그건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찾아왔을 때 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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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머지 99%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방금 카페에 들어와서 노트북을 켰다. 늘 먹던 딥초코라떼를 주문했다. 그리고 뚜벅뚜벅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뭐라고 쓰지? 고민했다. 갑자기 지갑과 휴대전화가 어디 있지? 생각했다. 에어팟으로 음악은 나오는 거 보면 분명히 전화기는 근처에 있다. 주머니를 뒤졌다. 여긴 없다. 내가 지금 앉은 책상이 유리로 된 책상이 있고 아래에 투명한 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 손을 슬쩍 넣었다. 역시 없다. 뭐지? 갑자기 오싹해졌다. 가방에 있나? 가방에 손을 슬쩍 넣었더니 여기에도 없다. 순간 당황했다. 어쩌지. 근처의 가방을 다른 의자로 가져다 놓으려고 할 때 전화기와 지갑이 보였다. 노트북을 열어놨고, 그 기계에 가려져서 못 찾는 것이었다.
늘 있는 일인 것 같아 별로 놀랍지는 않지만 갑자기 상상에 빠졌다. 만약 누가 훔쳐간 거라면? 지금 앉아있는 자리 위치상 제일 구석에 있기 때문에 나를 굳이 찾아오는 게 아닌 한 내 걸 가져가기는 어렵다. 그래도 만약에 어린, 한 7살쯤 되는 애가 내 걸 훔쳐갔다고 하면 난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예전 파리에 여행을 갔을 때 생각난다. 소매치기 같은 범죄가 어리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나는 '역시 나쁜 놈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있구먼'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난 경찰서에 가지 않을까? 그리고 어리다고 봐주고 이런 것 없이 처벌받게 했을 것 같다. 그게 그 애한테도 좋은 거고. 나 자신한테도 좋을 테니까. 당연하지. 나는 저 애의 도둑질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니까. 이런 나의 마음가짐은 평소에 뉴스를 볼 때에도 이어진다. 내가 강박장애가 있어도 돈을 훔치고 싶은 강박에 시달렸던 적은 없다. 비슷한 느낌으로 '저 사람을 칼로 찌르지 않으면 불안할 것 같다'라고 생각한 적 역시 없다. 난 다른 사람들과 별다를 바 없이 소년이라고 봐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소년원 제도가 그렇게 옳은지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도덕관념과 나이는 별개의 문제니까. 이런 나에게, 또 비슷한 생각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넷플릭스가 드라마 한 편을 가져왔다. 과연 소년범죄의 해답이 강한 처벌에만 있을까. 넷플릭스로 가보자.
1. 어떤 것에 대한 드라마인가요?
한 판사가 있다. 이 판사는 소년범죄에서 일하는 판사다. 판사는 연화 지방법원이란 곳에 발령받는다. 판사는 자기의 후임을 확인한다. 마음 따뜻해 보이는 남자 판사와 아래 직원들이 있다. 근무 첫날. 소년범죄 전과자들과 함께 식사하러 간 자리에서 식당의 손님이 지갑을 분실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판사는 전부터 표현하고 있던 소년범죄자들에 대한 혐오를 분출하며, 일행이었던 한 여자아이에게 책임을 묻는다. 적당히 타이르고 이해해주고 이런 거 없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여자아이의 도둑질을 들춰내 망신을 준다. 주인공 심은석 판사는 그런 사람이다. 온정도, 따뜻함도 없는 그런 법관이다.
드라마는 이 심 판사에 대한 인물 제시를 베이스로 소년범죄자들에 대한 판결 과정을 보여준다. 드라마의 핵심 소재는 이 것이다. 토막살인사건,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 집단성폭행 등을 다루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은 소년범죄의 이면을 다룬다. 아. 드라마에서 다루는 세부 소재는 하나 더 있다. 바로 소년범들을 수용하는 소년범센터도 드라마에 담겨있다. 그러니까 소년범죄자들이 벌이는 범죄자가 얼마나 잔혹하냐가 소재가 아니라는 뜻이다(물론 폭력 수위 묘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수적인 것일 뿐). 소년범죄가 어떻게 일어나고, 왜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처분 이후 어떤 과정을 통해 사회로 나서는지도 묘사한다. 이 드라마는 그런 드라마다.
2. 어떤 드라마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나 역시 소년범을 싫어한 것 같다. 강박장애가 있어도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은 하나도 없었다. 이들이 정신질환이 있다는 묘사 하나만으로도 무슨 병이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드는 살인귀가 된다는 식의 인식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몇몇 병이 그런 폭력적인 수위로 분출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그런 폭력성과 내면의 아픔이 무조건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들이 어리다고, 정신질환자라고 봐주고 이런 게 좀 맘에 안 들었다. 나 역시 화를 내는 사람이었다.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생각이 어느 정도 바뀌었다. 가령 나 역시 '시험지 유출 범죄'에 노출될 뻔했던 사실이 대표적이다. 물론 이런 일은 공정을 해치는 일이라 절대적으로 일어나선 안 되는 게 맞고 피해자는 엄벌에 처해져야만 한다. 그런데, 나는 서울대를 위시한 명문대 지상주의를 만든 쪽에 기여한 사람일 수도 있다. 아이들의 범죄에 기여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내가 뭘 바꿀 수 있었을까 생각도 든다. 그런데 아쉽다. 나 역시 학벌에 지배당하고 있던 사람일까 봐. 그런 마음이 하나둘씩 쌓여서 지금의 10대가 고통받는 세상을 만든 건 아닐까 싶어서. 이런 미친 세상에 1인분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지를 강요한 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소년심판은 이런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그것에 대한 응당한 처벌만을 핵심 키워드로 삼지 않는다. 나름의 균형 있는 시각으로 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 어른들을 두세 번 생각하게 만든다.
3. 소년법을 소재로 다뤘습니다. 소년범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나요?
폭력의 수위를 미화해 무조건 교화해야 할 대상으로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적절한 처벌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소년범 센터를 다룬 에피소드가 있다. 에피소드 중간에 센터장과 10대 아이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 1) 아이들이 먼저 심한 말과 함께 밥을 안 먹겠다고 했다 2) 센터장의 폭언과 푸대접 때문에 먹지 않았다가 대립하는데, 이 경우를 둘 다 상황 극화시켜 제시한다. 난 이게 분명한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연출자가 일단 누군가의 편을 들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두 번째. 이 두 가지 논쟁에서 '어느 게 옳은가'를 강조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난 실제로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나서 좀 화가 났다. 이렇게 한쪽의 시선만을 제시하는 연출법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후반부에 집단성 범죄를 다루는 에피소드가 있다. 여기서 성범죄 용의자가 피해자 아버지와 대화하는 신이 있는데, 아이패드에다 침을 뱉고 싶었다. 그러니까 범죄자들의 악성을 묘사하는 데는 가감이 없었고 이들의 범죄행각에 처벌이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야 한다는 필연성을 제시했다는 뜻이다. 무조건 미화하는 듯한 태도를 걱정하시는 분들은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된다.
4. 폭력의 수위는 어떠한가요?
성범죄 묘사가 있다. 또 학교폭력 묘사가 있다. 이 외에도 우리가 아는 10대 범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여기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 묘사는 다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근데 쓸데없이 외설적이고 잔인하고 이러지는 않다. 적당히 화나고 적당히 거부감이 있다.
5. 이 드라마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 3번에서 쓴 부분이 드라마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균형감각이다. 드라마는 쉽게 편을 들지 않는다. 즉 무작정 소년들을 교화해야 할 대상으로 쓰지 않았다. 이와 반대급부로 무조건적인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고도 말한다. 왜 소년범죄가 일어나는지. 일어나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되는지. 이들에게 과연 실질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교화의 효과가 어떤 긍정적인 방식으로 일어나는지를 섬세하게 녹아내리며 탄탄한 극본의 힘을 보여준다.
다른 장점은 떠나간 이들에 대한 예우다. 소년범죄로 인해 세상을 떠난 분들이 있을 수도 있다. 마음이 너무나도 아프고 이 드라마를 보고 나서도 화가 여전히 날만한 일이다. 이 드라마는 이 피해자들과 유족에 대해서 사려 깊은 묘사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쓸데없이 잔인하지도 않고 외설적이지도 않다. 적당히 거부감이 들어 화가 나는 묘사였다고 생각한다. 또 떠난 이들에게 억지 신파를 주입시키지 않고도 감정이입을 하게 해 주니 난 이 정도면 좋은 시각으로 이들을 대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입체적인 인물들이다. 주인공 심은석의 입체성은 어느 정도 생각하기 쉬웠지만 차태석-나근희-강원중 캐릭터는 이제까지 본 것과는 미묘하게 다른 인물들이라고 생각한다. 클리셰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이 분들도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단적으로 극을 위해 희생당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존재 이유만으로도 청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이 외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탁월하다. 속사정을 가지고 있는 심은석 역은 김혜수 배우가 아니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또 입에 욕을 달지 않고 연기를 하는 김무열 배우도 연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신선했다. 또 이성민 배우는 찐 50대 가장의 잔소리 톤이 나와서 놀랐다. 그중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이정은 배우다. 이정은 배우는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냥 그분의 다른 특성에 그런 모습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다른 조연진에 익숙한 얼굴들이 많이 나온다. 아마 한국 독립영화를 많이 보셨으면 알 염혜란-이상희-이석형-유재명-이봄-심 달기 등 짱짱한 배우들이 드라마의 재미를 덧붙인다.
6. 이해가 어려운 작품은 아닌가요?
아니오. 이해가 어렵지는 않다.
7. 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사실이 있나요?
없다. 무난하게 볼 수 있다.
8. 왜 추천하고 싶나요?
드라마에서 이성민 배우가 맡은 강원중이 이런 대사를 한다. "중요한 건 법이 아냐. 시스템이지." 또 이정은 배우가 맡은 나근희 역이 이런 대사를 한다. "소년법은 스피드예요." 이 두 가지 대사는 상충한다. (드라마가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쓰지 않겠다) 법원이 범죄자들에게 사려 깊은 성찰 없이 교화 명령을 내리거나 강한 처벌을 했다고 해보자. 과연 그게 능사일까? 교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은 사실 많은 것을 염두하지 않고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극 중 한 인물의 대사처럼 다른 나라에서의 예를 들며 소년범죄의 강한 처벌이 모든 해결책이 아니라는 게 사실일 수도 있으니까. 또 징역 15년 받고 다시 사회에 나온 전과자가 다른 범죄를 일으킨다는 보장이 있나? 아닐 것이다. 실제로 이것에 대한 예시가 첫 번째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묘사되기도 한다. 또한 폭력의 대물림과 범죄자들에게 냉담한 시선이 또 다른 범죄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내는 분노 이면에 깔려있는 사실일 것이다. 사실 소년범죄자는 가해자가 맞다. 그리고 피해자이기도 하다. 절대 상충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끔찍한 폭력을 일으켜 당연히 처벌받아야 할 범죄자이기도 하고, 어리기 때문에 더 나은 인간이 될 교화의 기회를 받지 못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평범하게 있는 부모님이 없다고, 돈이 없다고, 적절한 교육이 없다고 누구는 범죄 저지르기가 쉽다면 그게 100% 그들의 탓이라고 볼 수 있을까. 드라마는 이 두 가지의 처지가 절대 충돌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제시한다. 설득력 있게. 말과 글로는 이렇게나 쉽지만 시각이 트이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드라마는 탁월한 깊이로 관객들에게 도움을 준다.
뉴스로 접하는 강력범죄는 전체 소년 범죄 중 1% 정도라고 해요. 그런 나머지 99%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심은석 역의 배우 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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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더 멀리, 더 빠르게 돌아온 캡틴 마블❕ 이번엔 혼자가 아닌, 팀업으로 POWER UP?? [더 마블스] 11월 8일 IMAX 극장 대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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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하이재킹> 1차 예고편
1971년 대한민국, 이 여객기는 납치되었다 [하이재킹] 6월 21일 개봉 확정 & 1차 예고편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