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3-10-10 19:40:37
[BIFF 데일리] 투박한 울림으로 기억하기
영화 <1923년 9월> 리뷰
Director] 모리 다츠야
Cast] 이우라 아라타, 다나카 레나, 나가야마 에이타, 히가시데 마사히로, 코무 아이, 토요하라 코스케, 에모토 아키라 외
Program note]
1923년 9월에 어떤 일이 있었나? 영화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뒤 발생한 비극을 들여다본다.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퍼졌고 일본 군경과 무장한 일본인이 수많은 조선인을 학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사건의 진상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일본 감독이 이런 소재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사실부터 눈길을 끈다. 1923년 9월, 가난한 15명의 일본 행상단이 후쿠다 마을에 도착한다. 의약품과 일상용품을 팔며 떠돌아다니는 그들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나자 생소한 지방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조선인으로 오해를 받는다. 일본에서도 잘 안 알려진 후쿠다 마을 사건의 시작이다. 조선인 학살과 마찬가지로 후쿠다 마을 사건도 잊혀진 역사이다. 감독은 “99년이 지난 지금 이 비극적 사건을 아는 이는 거의 없다”고 말했고, 프로듀서는 “우리는 망각하게 놔두어서는 안된다. 알아가고, 기억하고, 소통하는 것은 항상 항거의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제작 의도를 밝힌 바 있다. (남동철)

아주 어릴 때, 지금으로선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어떤 소설집을 읽었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단편 소설집이었고, 그 중에서는 어머니가 아이를 뒤뜰로 데려가 꽃잎으로 한글을 써 보내는 아련한 장면도 있었다. 그런가 하면 끔찍한 이야기도 있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미쳐버린 것 같은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15엔 50전’을 발음해 보게 시킨 다음,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죽창으로 찔러 죽이는 것이다. 그 소설집에서 죽창에 찔러 죽은 사람은 말을 더듬는 일본인 아이였다.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소설집에서 기억나는 장면이라곤 딱 그 두 장면뿐이다.
의도치 않은 조기 교육(?)으로, ‘후쿠다 마을 사건’이 낯설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자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자국민을 위협하는 가짜 뉴스를 뿌리고,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가짜 뉴스의 뒤를 따라가던 끝에, 자국민을 위해 휘두른 무기는 자국민을 죽이고 만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촌극으로 코웃음 치며 볼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자국민을 죽인 것이 “실수”였다면, 자국민이 아닌 자들을 죽인 것은 괜찮은가? 우물에 독을 풀었고 살인과 강간을 일삼는다는 거짓말을 뿌려 가며 조선인을 죽이려 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역사는 언제나 “피는 피로, 폭력은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주지시킨다. 극중에서도 몇 번이나 대사로 강조하지만, 사람들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식의 루머를 받아들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조선인들이 너무 많은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논조이다. 그렇다면 괴롭히지 않으면 될 텐데, 가해자의 손에서 뻗쳐 간 폭력은 다시 가해자에게 불안으로 돌아간다. 쌍방의 폭력이 아닌 일방의 폭력이어서, 그 불안은 또 다시 피해자의 피를 흘린다. 바로 이런 이유로 식민 지배는 전쟁보다 참혹하다.
그게 1923년의 일이었다. 관동대지진 이후 너무 많은 조선인이 죽고, 후쿠다 마을 사건처럼 중국인이나 일본인도 죽고, 말도 안되는 참극이 도처에서 일어났다. 그 난리를 막아 보겠다고 내린 칙령들은 1925년 치안 유지법이라는 탈을 쓴다. 다시 조선인을 옥죄는 법이었다. 그 난리통에서 배운 게 아무 것도 없는 이들은 그 후로도 20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생명을 수탈한다.

어느덧 관동대지진은 100년 전의 일이 되었고, 많이 잊혔다. 관동대지진 이후 있었던 어떤 일들이 그 후로도, 어쩌면 지금까지도 폭력의 굴레를 덧쓰고 있다는 것도 우리는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작품의 존재는 소중하다. 특히나 일본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1919년의 병천, 제암리 같은 지명이 대사로 똑똑히 들리는 순간은 놀라웠다. 병천은 아우내 장터, 즉 1919년 유관순 열사가 있던 곳이자 3.1운동을 상징하는 곳이며, 제암리는 그 이후 일본군이 보복성으로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사건이다.
일본 국적을 가진 이가 전쟁범죄를 똑똑히 언급하는 일이 얼마나 드문지 잘 알고 있기에, 그 순간은 놀라웠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구분하기 위해 발음이 미묘한 ‘15엔 50전’ 또한 영화에 또렷하게 언급되며, 일본에서 어렵게 살아가다 살해되는 조선인 캐릭터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뱉는 대사는 분연히 외치는 자신의 이름 세 글자였다. 이런 영화는 앞으로도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더없이 인간적이라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던 듯하나, 젠더 의식 이래도 되나 싶은 장면들이 있었고,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서이기는 하나 “좋은” 일본인의 비율이 현실 대비 매우 높아, 보는 조선인 입장에서 기분이 미묘해진다. 게다가 “좋은” 일본인은 하나 같이 장신의 배우들이 맡아서, 사진을 ‘포토샵’ 처리해 프로파간다에 이용하던 일제가 생각나 또 기분이 기묘하다. 그러나 아쉽다는 말만으로 지나치기엔, 이런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다.

아주 정교하게 연출되고 적절하게 배치된 아름다운 문장이어서 마음에 오래 남는 대사들이 있다.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든지, “추신, 나도 네 꿈을 꿔” 같은 대사들 말이다. 반면, 투박하게 놓여서 적나라하게 외치는 소리이기에 외면할 수 없는 대사들도 있다. 이 영화의 대사들이 그렇다. 당시의 일본 시민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한 국가는 무엇인가? 그게 무엇이며, 그걸 지키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옳은가? 그 사람이 조선인이면 괜찮은 것인가? 무의미하고 잔혹했던 몰살은 기록하지 않아도 괜찮은가? 투박한 대사들은 100년 후의 우리에게도 울림을 준다. 나라를 빼앗기고 언어를 짓눌리고 목숨마저 죽창에 찔려 버린 어떤 사람들의 나라에서 그 울림을 목격하는 기분은 정말로 기묘했다. 이 영화가 던진 울림 이상의 작품들을 더 보고 싶어진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2023.10.04-13) 상영시간표]
10월 06일 20:00 CGV 센텀시티 3관 (097)
10월 09일 09:00 영화의전당 소극장 (289)
10월 11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475)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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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페어 플레이?
2023년 아시안 게임에서 여자 탁구 복식조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굉장히 오랬만에 탁구에서 금메달이 나왔다.
금메달의 주인공중 한명이 다름아닌 신유빈 선수라서 내심 더욱 기뻤다. 오래전 무한도전에서 알게된 신유빈선수.
그때 무한도전 멤버들과의 대결에서 많은 웃음을 가져다 주었는데, 몇년이 지난뒤 놀면 뭐하니에서 올림픽 경기후
유재석, 정준하, 하하와 함께 탁구 재대결을 펼쳤다.
이전에 무한도전에서 엄청난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신유빈선수가 승리하였는데,
놀면 뭐하니의 재대결에서도 말도 안되는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신유빈선수가 또 이겼다.
그러나 그것은 신유빈 선수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영화 <페어 플레이>는 시작점 부터 다른 헤지펀드 회사. 초단위로 엄청난 돈이 오가고 이런 상황에서 커플로 있는
주인공 에일리(피비 디네버)와 루크(엘든 이렌리치)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 위기는 다름아닌 에일리의 PM 메니저로의 승진. 이미 결혼을 해달라고 했던 루크는 이런 상황에서
그녀의 승진을 기뻐하지만, 또다른 마음속의 자존심과 함께 성공하고 싶어하는 탐욕에 온 생각과 정신이
마비된듯 지내게 된다.
급기야 여자친구인 에일리를 루크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승진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점점 둘사이는 틀어지고, 그 가운데 루크에게 실망한 에일리는 좋은 실적을 달성한뒤
남자들이 스트립 댄스를 즐기며 술을 마시는 곳으로 동료들과 함께 하며 마초적 모습으로
그 상황을 즐긴다.
이런 상황속에 이 영화의 특별한 관전 포인트는 루크가 회사의 대표를 찾아가 무릎을 꿇고
기회를 달라고 사정하는 장면이다.
보통 무릎을 꿇는 모습은 일본영화에서나 나옴직한 모습인데, 이 장면을 보이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치 그들이 일하는 것처럼 커다란 딜을 요청하지만, 성사되지 않는다.
결국 이에 분노를 느낀 루크는 에일리와도 틀어지고 미처 취소하지 못한 약혼식 장에서
에일리의 승진을 비롯한 여러 상황들을 자신이 생각하고 해석한 이야기로 퍼붓는다.
여기서 놀라운것은 두 배우가 그토록 폭력을 일으킨 뒤에 화장실에서 러브씬이 나온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당황스러운 전개인데 결국 그 상황에서 정신을 차린 에일리가 고통을 호소하며 그만두라는
상황속에서도 루크는 그녀의 얼굴을 강하게 누른체 이어간다.
결국 둘은 헤어지고, 에일리 역시 회사에 루크는 한낯 스토커였음을 밝힌다.
이 영화의 가장 주목할만한 장면은 맨 끝장면이니 이 부분까지 설명하진 않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루크의 찌질함과 답답함.
거대한 조직의 압력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기위해 발버둥 치면서 결국 여자 친구도
경쟁의 대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속에 탐욕에 눈먼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느꼈다,
특히 돈이라는 가장 커다란 힘 앞에 인격이 말살되어 버리는 회사의 경쟁속에서
그 누구도 인격으로 바라볼수 없는 현실을 면밀하게 그린 <페어 플레이>
우리가 주목해야할 또 한가지는 바로 제목 이다.
<페어 플레이> 영화 내내 흐르는 여성에 대한 비하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높은 곳까지 오른 그녀를 무시하고, 폄훼하는 동료들.
그리고 어디까지 오를수 있을거 같냐고 조소하듯 바라보는 회사의 대표.
유리천장에 부딛쳐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을 계속해서 뺑뺑 돌고있는 에일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단어와 결혼이라는 과업을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이들의 서사는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만약 그대가 영화를 보며 한 커플이 사랑하다가 헤어진 이야기로만 보게 되었다면,
다시 한번 그 주변인 들을 주목해서 한번만 더 보시라.
그렇게 한번 만 더 주변인들의 소리와 연기에 집중한다면 당신은 보이기 시작할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그리고
인격을 넘어서는 자본.
그리고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존재가
발버둥 치며 자신의 모멸감을 피하는 모습.
이러한 것들이 보이게 될것이다.
부디 이런 부분들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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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린 너머 세계 속으로… 영국]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찰리는 시종일관 뜀박질을 멈추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처럼 여유롭게 걷는 것 대신 숨가쁘게 달려나가는 것을 택한다. 아이는 왜 달릴 수 밖에 없었을까. 열다섯 성장기 소년인만큼 운동하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일로 보이기도 한다. 이사 오기 전, 학교에서 했다던 풋볼 대신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인 달리기를 택한 것일 수도 있다. 두 이유 모두 납득 가능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찰리에게 뜀박질은 무엇보다도 숨을 쉬기 위한 방법처럼 보인다.
찰리는 언제나 무언가에 가로막힌다. 찰리의 아버지인 레이가 데려온 여자와 아침을 함께 할 때 방문과 벽 사이에 위치한 그는 영락없이 갇힌 모습이다. 델 아저씨와 함께 처음 경주마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 일을 했을 때도 그는 트레일러와 벽 사이에 갇혀 있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찰리를 무언가에 가두는 프레이밍을 유지한다. 그의 숨통이 막히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그를 문과 벽(혹은 벽처럼 보이는 무언가) 사이에 위치시켜 가두어버린다. 하지만 달릴 때만큼은 그런 그를 가로막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소년은 가로막히지 않기 위해서, 숨을 내뱉기 위해서 뜀박질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달려야 숨을 쉴 수 있는 찰리가 본디 자유롭게 달려야하는 린온피트에게 온 마음을 내다 준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을 것이다. 피트에게 자신을 투영시킨 찰리는 그를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결국 피트와 함께 길 위에 선 찰리는 달리는 대신 피트와 함께 걷는 것을 택한다. 찰리와 피트가 함께 길 위를 걸어가는 장면은 주로 아주 먼 익스트림 롱샷으로 비춰진다. 그들을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카메라는 그저 관망할 뿐이다. 찰리와 피트가 정말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 한번 지켜보라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찰리는 피트를 위해 그와 함께 달아났다고 생각하지만. 찰리와 함께여도 피트는 전과 같이 목줄에 매여있다. 피트는 정말 숨을 쉴 수 있었을까? 여전히 목줄에 매여 달릴 수 없는 피트가 자유롭다는 생각은 찰리의 착각이었을 뿐이다. 피트 역시 자유롭기 위해 마지막까지 달리는 것을 택한다.
피트와 헤어진 후 한동안 뜀박질을 멈추었던 찰리는 마지 고모와 만나자 다시금 달리기 시작한다. 아이는 뜀박질을 다시 시작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어딘가에 갇히지 않는다. 찰리가 드디어 마지 고모와 만난 그 날 밤, 찰리는 잠을 이 루지 못하고 그에게 찾아간다. 문을 두드린 아이는 문과 벽에 갇히지 않은 채 아주 손쉽게 방 안으로 들어간다. 카메라는 아이를 문과 벽 사이에 가두어 프레이밍하는 대신 그저 아이가 사라진 방문을 비추는 것을 택한다.
뜀박질을 다시 시작한 아이는 처음으로 숨을 고르고 뒤를 돌아본다. 그 전까지 아이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 볼 수 없었다. 뒤를 살펴 볼 겨를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일을 겪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찰리는 악몽과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마지 고모의 말처럼 악몽이 전부 사라지진 않겠지만 분명 나아질 것이다. 찰리가 뒤돌아볼 수 있게 된 것 처럼 말이다. 오프닝과 달리, 찰리의 뜀박질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 대신 아이의 얼굴을 보다 가까이서 담는 것을 택한 카메라 역시 그렇게 될 것임을 약속하는 것만 같다.
아이는 여전히 뜀박질을 멈추지 않지만 이제는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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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픔의 삼각형/Triangle of Sadness, 2023>
<더 스퀘어>에 이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신작 <슬픔의 삼각형>을 보고 왔습니다. 다소 충격적인 포스터처럼 이런저런 괴소문이 자자한 영화 중 하나인데, 오늘 리뷰에서는 영화는 어떤지부터 시작해서 영화가 담고 있는 것들과, 또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볼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을 다뤄볼 예정입니다.
우선 전작인 <더 스퀘어>가 예술가의 위선과 특권의식을 다뤘다면 <슬픔의 삼각형>은 조금 더 넓은 범위의 젠더와 계층을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목의 삼각형은 마치 계급을 나타날 때 삼각형을 떠올리게 하는데, 영화는 내내 이것을 전복시키면서 대담하고 강렬한 풍자를 이어갑니다. '온갖 위선과 무지로 뒤덮인 상류층이 계급이 전복된 사회가 찾아온다면 과연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독특하고도 과감하게 바라보는 영화의 시선이 인상적입니다. 더불어서 영화는 마르크스 등의 어록을 언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을 직접적으로 이용해서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탁월하게 드러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가 매우 심오하다거나 이해하기 어려워서 재미없지 않습니다. 저도 영화 내내 몇 번이나 웃었던 것 같은데, 그 정도로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로워서 재밌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세 개의 챕터로 나누어진 2시간 반으로 꽤나 긴 편인데,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게 됩니다. 시사회에서도 정말 많은 분들이 웃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영화 중반부에 그 유명한 구토 장면이 나옵니다. 이 구토는 상류층의 위선을 가장 강렬하게 풍자하는 요소로 영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하지만 비위가 약하신 분들이라면 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도 반쯤 스크린을 바라보지 못한 것 같은데, 빈속에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장면만 주의하신다면 영화 전체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보실 수 있어요.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훌륭합니다. 우디 해럴슨부터 시작해 해리스 디킨슨, 샬비 딘 모두 훌륭하지만 영화 3장부터 등장하는 돌리 데 레온의 연기가 특히나 인상 깊습니다. 스포일러로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영화가 어떠한 지점에 다다랐을 때 그녀는 말로는 형용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는데, 그 장면에서 이어지는 엔딩은 강렬합니다.
영화가 함유하고 있는 주제가 최근 많은 영화들에서 다뤄지고 있기도 하고, 본 영화에서 어떠한 독특한 지점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리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많이 다뤄진 것뿐이지 여전히 유효한 주제기 때문에 독창적인 변주만 있다면 저는 만족이네요. 감독의 전작인 <더 스퀘어>를 보고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루벤 외스틀룬드 특유의 유머 스타일이 있는데, 그걸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이 영화도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전작인 <더 스퀘어>보다 좋았네요. 시사회에서 나눠준 굿즈도 전부 마음에 들었고요. ㅎ
+) 샬비 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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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 ‘꾸미지 않아도 우린 모두 판타스틱한 존재니까’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Fantastic Mr. Fox)
개봉일 : 2009.12.24. (한국 기준)
감독 : 웨스 앤더슨
출연 :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제이슨 슈왈츠먼, 빌 머레이, 월레스 우로다스키
‘꾸미지 않아도 우린 모두 판타스틱한 존재니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다즐링 주식회사> 등의 영화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 감독의 또 다른 이야기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빼다 박은 동화 속 마을이 이 영화 안에 있다.
모두에게 판타스틱한 여우가 되고 싶은 미스터 폭스와 운동신경이 조금 떨어지는 아들 애쉬. 미스터 폭스는 야생동물인 여우의 습성을 따라 살고 싶어 하고 아들 애쉬는 멋진 아빠의 모습을 닮고 싶어 한다.
닭이나 새끼 비둘기를 훔치고 잡아먹는 여우의 본능을 마음껏 표출하던 미스터 폭스는 미시즈 폭스를 만나 아이를 갖게 되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 새로운 호칭과 책임감을 얻게 된 그는 미시즈 폭스의 바람대로 닭 도둑질을 그만둔다. 그렇게 2년이 지나고, 미스터 폭스 가족은 조금 더 멋진 나무집에서의 삶을 위해 보기스, 번스, 빈이라는 농장주들이 꽉 쥐고 있는 마을로의 이사를 결심한다. 그렇게 정착한 새로운 나무집에서 미스터 폭스는 애써 외면해왔던 야생동물로서의 본능을 다시 풀어놓게 된다.
우리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자연스레 나의 개성보다는 무난함을 선택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중심으로 잡은 채 살아가게 된다. 위험해서,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 사회와 어울리지 않아서, 또는 남들과는 다르거나 멋있지 않아서 고쳐야 했던, 또는 숨겨야 했던 나만의 습관이나 특성이 하나쯤은 있지 않은가?
나라는 존재를 숨기면서까지 꼭 모든 사람들에게 멋진 존재일 필요는 없다. 우리는 각자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태어났으며, 누군가가 가진 장점을 나는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단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겉모습과 신체능력, 표정과 말투, 성격이 다르다 해도 우린 모두 소중하고 멋진 존재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시놉시스
12년 전 깨끗하게 손을 씻고, 가정적인 남편이자, 지역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Mr. 폭스. 큰맘 먹고 장만한 새집에서 즐기는 평온한 전원생활은 오히려 그의 잠자고 있던 야생 본능을 깨우고… 급기야 예전 신기의 절도 기술을 활용, 인간 마을 악질 농장주 3인방의 창고를 습격하고 만다. 이에 분노한 농장주들은 Mr. 폭스의 집을 송두리째 파괴해가며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Mr. 폭스와 가족은 물론 이웃들까지도 식량 하나 없는 지하 세계에 갇혀버리는 위험에 처한다. 이제 생존권을 되찾고 동물 사회 전체를 구하기 위한 Mr. 폭스의 판타스틱한 작전이 시작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여우의 본능을 따라 매일같이 도둑질을 하는 미스터 폭스. 그는 유연하고 재빠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새들을 잡아챈다. 미스터 폭스의 도둑질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미시즈 폭스는 이 위험한 도둑질을 그만두길 바란다. 야생의 본능을 따르는 미스터 폭스와 본능대로 살기보단 이성적인 삶을 원하는 미시즈 폭스. 둘은 이내 아이를 갖게 되고, 마지막 위험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삶’을 살기로 약속한다.
우리의 시간으로 2년, 여우력으로는 12년 후. 미스터 폭스는 도둑질을 그만두고 지역 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아들 애쉬는 이제 막 사춘기라도 왔는지 미간에 주름을 잔뜩 잡으며 틱틱 말을 던져댄다.
미스터 폭스는 자신의 일상에 권태감을 느낀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여우굴, 본능을 따를 수 없는 현실.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지만, 그는 자기 자신의 내면을 완전하게 채우지 못하고 있다. 미스터 폭스는 미시즈 폭스가 차려준 아침을 쓸어 담듯 입안에 집어넣는다. 하지만 빈속은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미스터 폭스는 만족스럽지 못한 일상을 바꿀 새로운 방법을 찾는다. 어두운 굴이 아닌 남은 인생만이라도 좋은 풍경을 보고 살면 괜찮지 않을까? 그는 더 좋은 나무 위 풍경을 볼 수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야겠다고 말한다.
“난 누구지, 카일리?”
보기스, 번스, 빈이라는 못된 농장주들이 있지만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마을. 미스터 폭스는 새로운 집에서 행복한 전원생활을 즐긴다. 그리고 그는 이내 텅 비어버린 창고를 채우기 위해 도둑질을 시작하고, 새들과 사과주를 물고, 실어 나르며 행복감을 느낀다. 다시 도둑질을 시작하기 전, 미스터 폭스는 닭도 안무는 여우가 여우냐며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묻는다. 야생동물로서의 본능을, 나의 본능을 숨기고 외면해야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짜 나의 삶이 맞는 걸까? 고민을 끝낸 그는 총 3단계의 계획을 짜 보기스, 번스, 빈의 농장을 탈탈 털어버린다. 그는 까만 강도 모자를 쓰는 순간, 가장 설레 보인다.
“저도 같은 재능이 있지 않아요?”
운동신경이 좋아 학교에서 가장 뛰어난 왝뱃 선수였던 미스터 폭스와 다르게 애쉬는 키도 작고 운동신경도 떨어진다. 애쉬는 자신이 멋진 아빠의 아들이니 같은 재능이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사촌 크리스토퍼슨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나보다 다이빙도 잘하고, 어른스럽게 명상도 하고, 키도 크고, 심지어 왝뱃 경기에서 나의 대타까지 하는 사촌이라니. 질투심이 차오른다. 그래도 아빠만은 나의 편이길 바랐는데, 미스터 폭스는 사과주 도둑질에 애쉬가 아닌 크리스토퍼슨을 데려간다. 어린 애쉬의 눈엔 아직 나도 받지 못한 강도 모자를 쓴 사촌의 모습이 한없이 얄밉다.
“나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할 뿐이야.”
미스터 폭스는 보기스, 번스, 빈의 농장을 터는데 ‘일단은’ 성공한다. 하지만 그 마을의 악당이라 불리는 세 농장주가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리가 없다. 세 사람은 총을 들고 미스터 폭스의 집에 찾아와 그의 꼬리를 빼앗아간다. 찰랑찰랑한 털을 가진 기다란 꼬리가 한순간에 떨어져 나가고, 미스터 폭스와 동물들은 농장주들을 피해 땅속으로 들어간다. 미시즈 폭스는 위험한 도둑질을 다시 시작한 미스터 폭스에게 묻는다.
“왜 거짓말했어요?”
미스터 폭스는 답한다.
“나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할 뿐이야.”
여우인 미스터 폭스에게 새를 무는 것은 이기심을 채우기 위한 도둑질이라기보단 본능이었다. 그는 그런 자신의 본능을 숨기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의 본능은 보기스, 번스, 빈의 심기를 제대로 건드리게 된다. 자연을 다 파괴했지만 아직 여우는 잡지 못한 빈은 부글부글 끓는 속을 부여잡고 미스터 폭스를 잡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땅을 파고, 폭탄을 설치하고, 크리스토퍼슨을 인질로 잡는다. 세 농장주를 약 올리며 이리저리 피해나가던 미스터 폭스는 크리스토퍼슨이 위험해지자 농장주들에게 ‘야생동물답게’ 맞서기로 결정한다.
“우리는 야생동물이야.”
함께하는 플랜 B. 미스터 폭스는 왕년의 왝뱃 실력을 뽐내며 불붙인 솔방울을 던지기 시작한다. 크리스토퍼슨을 구하기 위해 세운 플랜 B는 미스터 폭스와 애쉬, 카일리 그리고 모든 동물 친구들이 함께한다. 각 동물들은 빠르게 달리기, 그림 그리기, 리드하기 등 자신의 본능과 관련된 장점들을 말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계획에 가담한다. 토끼에게는 칼질보다는 달리기가, 여우에게는 신문 칼럼을 쓰는 것보다는 새의 목덜미를 무는 것이 더 잘 어울린다.
“하지만 다르기에 멋진 점도 있지 않겠니?”
애쉬는 작은 몸집으로 창살을 통과해 크리스토퍼슨을 구하는데 성공한다. 애쉬의 작은 몸집은 여태껏 다른 친구들에게 놀림거리였고, 몸집이 더 큰 크리스토퍼슨이 애쉬를 지켜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애쉬만이 창살을 통과할 수 있었고, 애쉬는 총알을 피해 창고 문을 열 수 있을 만큼 재빠른 운동신경을 가진 여우였다. 미스터 폭스는 아들의 장점을 인정하며 별이 그려진 강도 모자를 씌워준다. 애쉬는 이제 양말로 만든 강도 모자가 아닌, 별이 그려진 가장 특별한 강도 모자를 쓰게 된다.
동물들은 힘을 모아 세 농장주와의 싸움에서 승리한다. 땅굴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들은 그 안에서 나름의 마을을 구축하는데 성공했고, 주말이면 일찍 닫는 보기스, 번스, 빈의 마트를 점령한다. 이들이 세 농장주를 이길 수 있었던 건 각자가 가진 장점 덕분이었다. 빠르게 달려 주의를 분산시킨 동물들, 일목요연하게 작전을 지시하고 기록한 동물들. 하수관을 깨끗하게 청소한 어린 동물들. 모든 동물들이 각자의 장점을 한곳으로 모아 이뤄낸 성취였다. 생각해 보면 미스터, 미시즈 폭스가 마지막 도둑질을 하던 날 밤, 덫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도 여우가 가장 잘하는 일인 ‘땅굴 파기’ 덕분이었으니, 본능이 그들을 살린 것이라 봐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행운을 빌어요. 늑대”
플랜 B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미스터 폭스는 멀리 보이는 늑대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두발이 아닌 네발로 서서 자유를 느끼고 있는, 진정한 야생동물의 모습을 한 늑대. 미스터 폭스가 가장 그리워하는 야생 그 자체의 삶이었다. 미스터 폭스는 한참이나 늑대를 바라보고는 그에게 행운을 빌어주며 자리를 뜬다. 미스터 폭스는 세 농장주를 상대로 승리를 거머쥐고, 새로운 가족을 얻는다. 미스터 폭스는 앞으로 땅굴 마을에서 보기스, 번스, 빈의 마트를 털며 한 명의 가장으로 살아갈 것이다. 식량 걱정은 전보다 덜하겠지만, 인조 거위와 비둘기 새끼,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사과가 있는 마트를 터는 것이 그의 행복을 완전하게 채워줄 수 있을까? 혹시 그가 마지막에 봤던 늑대처럼, 한없이 자유로운 야생 동물의 삶을 원하고 있지는 않을까?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사회에 어울리는 누군가로 살아가기 위해 나 자신을 숨기거나 바꾸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어른들에게, 이 영화는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에 대한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그것이 멋진 장점이든, 남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단점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가진 모든 장단점이 모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라는 존재를 만드는 것이니 진실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장단점을 가졌든, 우린 모두 소중한 존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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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넷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조지밀러 감독 - "분노의 도로가 성공한다면, 나는 다른 두 개의 스토리가 더 남아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9년 만의 신작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의 개봉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안야 테일러 조이 X 크리스 헴스워스 극강의 조합!
조지밀러 감독의 광기의 액션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를 비롯한 신작 같이 만나보아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Furiosa: A Mad Max Saga
개요: 액션 | 미국 | 148분
감독: 조지 밀러
출연: 안야 테일러 조이, 크리스 햄스워스
개봉: 2024.05.22.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 속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풍요가 가득한 ‘녹색의 땅’에서 자란
‘퓨리오사’는 바이커 군단의 폭군 ‘디멘투스’의 손에 모든 것을 잃고 만다. 가족도 행복도 모두 빼앗기고 세상에 홀로 내던져진 ‘퓨리오사’는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생 전부를 건 복수를 시작하는데...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설적인 사령관 ‘퓨리오사’의 대서사시 마침내 분노가 깨어난다!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18x2 Beyond Youthful Days
개요: 멜로/로맨스 | 일본 | 124분
감독: 후지이 미치히토
출연: 허광한, 키요하라 카야
개봉: 2024.05.22.
배급: ㈜쇼박스
시놉시스
“만일 그때 너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면 지금의 난 달라졌을까?” 18년 전의 대만 타이난. 노래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등학생 ‘지미’는, 배낭여행 중 잠시 일자리를 찾아 온 일본인 ‘아미’를 만난다. 천진난만한 그녀와 지내는 동안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이 자라는 ‘지미’. 그러나, 돌연 ‘아미’가 귀국을 하게 되고 갑작스런 이별에 충격을 받은 ‘지미’에게 ‘아미’는 서로의 꿈을 이룬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떠난다.
“나 지금, 너에게로 가고 있어” 시간이 지나 현재. 타이페이에서의 성공한 삶에 지쳐 고향에 돌아온 ‘지미’는, 예전에 ‘아미’로부터 받은 그림엽서를 발견한다. 첫사랑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녀가 나고 자란 일본으로의 여행을 결심하는 ‘지미’. 도쿄부터 가마쿠라, 나가노, 니가타 그리고 ‘아미’의 고향 타다미로 향하는 도중 예기치 않았던 소중한 만남을 되풀이하며 ‘지미’는 ‘아미’와 보냈던 그 여름의 나날들을 떠올린다. 이윽고 다다른 ‘아미’의 고향에서 ‘지미’가 알게 된 18년 전 ‘아미’의 진짜 마음이란...
별처럼 빛나는 너에게 더무비-일섬일섬량성성
Shining for One Thing
개요: 판타지, 멜로/로맨스 | 중국 | 107분
감독: 진소명, 장반
출연: 굴초소,장자닝 등
개봉: 2024.05.22.
배급: 워터홀컴퍼니㈜
시놉시스
2010년 여름, 온 우주가 네 눈에 숨어있어. 짝사랑해 온 ‘린베이싱’과 함께하기 위해 달착륙 기원 콘서트 자원봉사를 하게 된 ‘장완선’. 수능이 끝난 후 ‘장완선’은 드디어 ‘린베이싱’에게 고백할 계획을 세우지만 하나 둘 추억을 쌓으며 가까워지던 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닥친다. 슬픔에 빠져 있던 ‘장완선’은 휴대폰 속 ‘린베이싱’의 이름을 찾아 그녀에게 보내지 못했던 문자 전송 버튼을 누르고 그 순간,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엇갈린 시공간 속 너의 곁에 머물고 싶어.
스텔라
Stella. A Life.
개요: 드라마 | 독일 | 121분
감독: 킬리언 리드호퍼
출연: 폴라 비어, 야니스 니에브외너 등
개봉: 2024.05.22.
배급: ㈜뮤제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미국 진출을 꿈꾸던 촉망받는 재즈 가수에서 신분증 위조 브로커, 나치의 비밀 요원까지. 1940년대 독일을 집어삼킨 광기 속에 극한으로 치닫는 한 여인의 일생. 빛나던 별에서 죽음의 블랙홀이 된 ‘스텔라 골드슐락’. 그녀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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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FF 데일리] K-드라마 5스푼 + 반전 3스푼 + 스릴러 2스푼
악의 기원 /The Origin of Evil
세바스티앙 마르니에 Sébastien MARNIER
France, Canada/2022/123min/불면의 밤
생선 통조림 공장에서 일하는 스테판. 중년의 나이가 되도록 단 한 번도 아버지를 보지 못했던 그녀가 드디어 아버지 세르주를 만난다. 아버지에 관한 기억이라고는 평생 그를 원망하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푸념뿐이지만, 어쨌든 세르주는 이제 세상에 단 하나밖에 남지 않은 그의 혈육이다. 어렵게 용기를 내 세르주를 찾아간 스테판. 당연하게도 세르주의 현 가족은 스테판을 반기지 않는다. 부인 루이즈, 딸 조르주뿐 아니라 집에서 가사노동자 아녜스까지도 대놓고 스테판을 적대한다. 성공한 사업가인 아버지는 재산만 노리는 현 가족에게 강한 불만을 표하고 스테판은 그런 아버지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그러나 스테판이라고 마냥 순진한 것은 아니다. 사실 그녀에게는 다른 목적이 있다. 그녀는 세르주와 그의 가족들에게 자신을 생선 통조림 공장의 노동자가 아닌 경영자라 소개한다. 단순히 주눅 들기 싫은 마음 때문은 아니다. 세르주와 조르주 부녀가 회사 경영권과 재산 분할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스테판은 이 거짓말로 아버지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자신에게도 ‘경영 능력’이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말이다. 여기까지가 〈악의 기원〉의 전반부다. 어딘가 익숙하다. 돈 많은 아버지와 배다른 형제의 유산 다툼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과 반목. 우리가 익히 봐온 K-드라마의 전개다.
그러나 영화의 이야기 얼개를 파악한 후, 적당히 즐겁게 영화를 감상하려던 찰나, 지금까지와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관객이 한 시간 동안 쌓아온 인물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를 완전히 뒤집는 비밀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경계가 무너지고 주요 인물의 정체성이 뒤집힌다.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에서 기존의 연대는 깨지고 새로운 이익 공동체가 형성된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축에 여성들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스테판, 루이즈, 조르주, 아녜스 그리고 스테판의 동성 연인까지. 이들이 관계의 연결망을 복잡다단하게 해체하고 재연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과정이 거짓말, 폭력, 위선, 범죄, 연대, 욕망을 통해 어떻게 부풀려지고 쪼그라드는지를 스릴러 형식으로 다루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결국 영화는 자기 것이 아닌 것을 거짓으로 차지하려 하는 행위가 ‘악의 기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메시지는 영화의 주요 행위자들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뒤집어 생각할 여지를 제공한다. 스테판과 아녜스/루이즈와 조르주 사이에 존재하는 계급 격차를 함께 고려했을 때, 영화의 메시지는 또 한 번 성급한 결론을 유보시킨다. 여성과 노동계급이 모두 우리 사회의 비주류라는 점에서 여기에 속한 자들의 ‘나쁜’ 욕망의 의미가 두터워지는 것이다. K-드라마, 반전‧스릴러 영화의 재미를 고루 갖춘 데다 메시지까지 흥미로워 전반부의 적당한 느슨함을 훌륭히 갈무리해낸다. ‘불면의 밤’ 섹션에 어울리는 영화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 초청으로 제24회전주국제영화제에 기자로 참석해 작성한 글입니다.
★이 영화의 상영 시간은 제 24회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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