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하늘2023-10-12 23:09:34
해방을 원하는 시대와 세대
넷플릭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경기도에 살았던 나. 어릴적 동대문 두산타워를 밤늦게 올라가 밤새서 돌아다녔던 수많은 나날들. 여자친구와 데이트 한다고 청계천에, 인사동에, 뮤지컬을 보러 올라가던 그때. 수원은 서울에서 가깝지만 멀었다. 그나마 화서역이란 곳은 아주 오래전부터 정차할수 있었기에 논 밭이 가득했던 그때 나는 발에 땀나도록 서울을 놀러다녔다. 그러나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놀러 서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보내야하는 일터라면 그것은 이해의 판도가 달라진다. 그렇게 오가는 길의 멀고먼 거리속에서 사람들과 마주해야하는 상황. 능동적이고, 외향적이고, 밝고, 에너지틱한 사람들을 좋아하는 세상. 그곳에서 함께 해야하는 직장 동료들과의 모임들. 그러면서 점점 힘이 빠져가는 사람들.
그런 가운데 하루를 그저 견디듯 하는 염미정. 그녀는 어느날 구씨를 향해 절규하듯 몰아붙이며 말한다. “나를 추앙해요. 그 추앙함을 통해서 다음 봄에는 새로운 사람이 되는 거에요.” 술에 중독되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술로 채우던 구씨. 그러나 그녀의 그 말은 해방을 꿈꾸게 한다. 그리고 철옹성 같이 변하지 않던 구씨의 세미한 추앙의 모습들이 그녀에게도 해방 틈을 벌여준다. 누군가를 추앙했더니 삶이 견딜수 있게 되고, 작은 소망들이 솟아난다.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이 살아가는 동네는 경기도. 서울이 노른자라면, 주위를 감싸는 흰자같은 동네. 그나며 경기도가 흰자라면 지방의 소도시들은 계란을 튀길수 있게 만드는 배경같은 카놀라유 정도 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저 염미정의 하루가, 구씨의 하루가 버겁다. 아주 오래되고 버석거리고 딱딱해 입천장 까지게 만드는 바게뜨 같은 삶을 살아가는 청춘들. 거기에 해방이란 단어는 모두에게 시선을 돌리게 만든다. 무표정하다가도 사람이 들어오면 미소짓게 되어버린 굳은 가면들 속을 쓰고 조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해방은 생각만해도 좋은 사람이란 것을 드라마는 꾸준하고 치열하게 우리에게 알려준다. 하루살이가 버거운 이 상황에 결국이 모두들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것은 해방이 아닐까. 그리고 산포라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동경하는 그들 역시 무엇인가로부터 해방을 계속해서 갈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의 해방일지>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는가? 그리고 드라마를 보는 우리도 계속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무엇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해방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지쳐갈 때 즈음 이 드라마는 그들을 생각나게 만든다. 부담 스럽고 버거운 부모님. 시끄럽고 귀찮은 언니 오빠, 심지어 술에 중독되어 그 누구와도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구씨.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어떻게 해방될수 있겠는가? 그리고 답하지 않는다.
나는 이 시대에 그리고 이 시대에 질문하고 싶다. "무엇으로 부터 해방되고 싶은가? 그리고 어떻게 해방 할수 있는가?"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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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 때우기 좋은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가문의 영광: 리턴즈
23.09.21 개봉
코미디, 15세 관람가
한국, 99분
감독: 정태원, 정용기
출연: 윤현민, 유라, 탁재훈 등
너무나 유명한 코미디 영화 시리즈인 가문의 영광!
11년 만에 시즌6 , '가문의 영광: 리턴즈'로 돌아왔는데요
시사회 때부터 평이 너무너무 안 좋았고
현재 네이버 평점도 6점대로 떨어졌는데 ㅋㅋ
전 네영카에서 나눔 받아 공짜로 봐서 그런지
재미없지만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싶었어요
당연히! 15,000원 주고 볼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넷플릭스 같은 데 뜨면 시간 때우기용으로 볼 만한 영화랄까요?
그도 그럴것이 촬영 기간이 올해 7~8월이더라구요?
추석 연휴를 노리고 급하게 제작한 영화 같은데
딱 그 정도 퀄리티가... 눈에 보이는 영화였습니다
아! 노파심에 미리 말씀 드리는 건데
추석 연휴 때 가족이랑 볼 만한 영화 절대 못 됩니다,,,
애초에 스토리부터가
진경과 대서의 원나잇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렇고 그런 단어가 나와서...
특히 애들 데리고 가지 마세요 절대절대절대로
줄거리 요약은 이제야 봤는데......
왜 기껏 정해 놓은 로그라인을 따르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네요
저대로만 진행했어도 평점 7점 정도는 땄을 것 같은데요
비혼주의를 선언한 막내딸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한 대작전?
-> 진경이 비혼주의라는 건 캐릭터들 대화 중에 등장하지
처음부터 그녀는 비혼주의! 절대 연애, 결혼에 관심이 없음!
이라고 못을 박아 놓진 않아요...
애초에 첫 씬부터가 클럽 가서 남자가 주는 술 마시는 건데,,
대서와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한 장씨 가문의 음모?
-> 그게 에필로그 가서야 겨우 나와요
전 정말 이런 음모였던 줄 모르고 오 생각 외로 반전도 있네 했는데
그걸 줄거리에 이미 오픈해 놓다니...... 무슨 생각이지
어쩐지 왜 장씨 가문이 자꾸 대서에게 집착하나 했네요
리뷰 쓸 때야 그 비밀이 밝혀지다니 최악...... ㅋㅋ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한 줄 평으로 남겨 보자면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누렸던 영광을
꽁으로 또 먹고 싶어 리턴즈 한 영화 같다는 거예요
심지어 가문의 영광에서 활약하던 기본 캐릭터들도 안 나오고
윤현민, 유라 님이 주인공 격으로 흘러가는 거라서
걍 다른 영화 같아요
등장하는 캐릭터 많은데 제대로 정리되지도 않았고
스토리는 어딜 향해 가는 건지 정립되지 않았고
나름 웃겨 보겠다고 만든 몸개그도 생각보다 안 웃겨서 실망했어요
무엇보다 주인공 캐릭터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건데요
대서는 진경과 원나잇(실은 아니지만 보이기론 그렇게 보이니까)을
한 것을 여자 친구 유진에게 바로 들켜요
그런데 유진 역시 남자 돈 빼먹는 여자라서
남자 친구인 대서의 원나잇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입니다
후반부로 가서는 유진이 다른 남자와 있는 걸 대서가 보는데
처음엔 뒤에만 숨어 있다가 (대사 칠 타이밍 기다렸다가)
"니가 왜 여기 있어?" 라며 되도 않는 모습을 보여요
감독님이 상황 정리하는 법을 모른다는 게 눈에 보이죠
호감 가는 캐릭터로 만들 거였으면
남자 주인공인 대서가 무조건 여자 친구가 없어야 하고
혹시 있더라도 찌질+댕청한 너드남 콘셉트,
그리고 여자 친구인 유진을 많이 사랑하며
유진은 뒤로 몰래 바람을 피우는 나쁜 여자였어야 해요
걍 여기 아메리칸 그잡채임,,,,,, 서로 꺼리는 게 없어요
이렇게 혹평을 했음에도 웃긴 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단 거예요
진짜 이해가 안 가는데...... ㅋㅋ
영화 시간 자체가 짧아서 그런가
이제 30분 지났을까 하고 시계를 봤는데
20분 남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 진짜 웃김
암튼...... A부터 Z까지 잘 만든 구석은 없지만
혹시 특전 준다면 영화관 가서 봤겠지만...
그것도 아니라서,, 걍 아무도 안 볼 것 같다는
그런 후기입니다
*스토리: 1/5점
*연출: 1/5점
*영상미: 1/5점
*OST: 1/5점
*연기: 3/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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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불쌍해야 여기에서 살게 해주나요?
다르덴 형제 감독으로 알려진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였다. <토리와 로키타>가 2023년 제24회 전국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감독과의 만남이 이제야 성사된 것이다. 이들은 다큐멘터리 같은 극영화 스타일로 유럽 내 어린 디아스포라에 대한 연대의 시선을 <소년 아메드, 2019>에 이어 다시 한번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나를 혐오하는 사람을 위하여/ 영화 <소년 아메드, 2019> 리뷰 보러가기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두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토리는 12세 정도의 남자아이이고, 로키타는 16세 정도의 여자 아이이다. 이 둘은 카메룬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배에서 만났고, 벨기에에 있는 난민 아동 보호소에서 지내고 있다. 아무것도 붙들 것이 없는 곳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어린 생명들은 서로가 서로의 보호자가 되어준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삶의 시련을 맞닥뜨릴 때마다 서로는 서로를 열심히 토닥여주며 따뜻한 우정의 형상을 빚어낸다.
토리는 되지만, 로키타는 안 돼!
토리는 벨기에에서 살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서 학교에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로키타는 체류증이 나오지 않는다. 토리의 친누나인 것처럼 행세하며 모의 인터뷰 연습을 열심히 하지만, 어수룩한 로키타는 심사관의 송곳 같은 질문에 말문이 막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린다. 번번이 체류 허가 심사에 탈락하는 로키타를 보고, 토리는 심사관들에게 질문한다. "왜 저는 되고, 로키타 누나는 안 되죠?"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에 의해 토리는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그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그 국적 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 및 이들 사건의 결과로써 상주국가 밖에 있는 무국적자로서 종전의 상주 국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종전의 상주국가로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체류증을 받을 수 있다. 즉 카메룬에서 토리는 주술의 능력이 있는 아동이라고 낙인찍혀 별도의 수용 시설에서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벨기에에서 살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반면에 로키타는 경제적인 이유로 불법 중개인에게 큰돈을 주고 이곳에 오게 되었다. 로키타는 나이도 어리고, 신분도 불안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입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고국에 있는 어머니는 로키타에게 빨리 생활비를 송금하라고 재촉한다. 그나마 번 돈도 송금하기 전 중개인들이 찾아와 몸수색을 하며 탈탈 털어간다.
병에 걸려도, 죽어도..... 괜찮은 아이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는 아이들은 시름시름 앓는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로키타를 공황장애로 만들었고, 심사 인터뷰에 불합격 통보를 받고 난 후에는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막막함에 빠져 기둥에 이마를 찧는 자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로키타의 어머니는 송금할 돈이 없는 딸에게 너 혼자 그곳에서 잘 먹고 잘 살면 안 된다고 엄포를 놓고, 토리와 로키타에게 대마초 배달 일을 시키는 남자는 로키타의 몸까지 착취한다.
로키타는 위조 체류증을 만들어준다는 말을 믿고 대마 플랜테이션 농장에 갇혀 가드너로 일하기로 한다. 창문 하나 없는 곳에서 냉동식품만 먹으며 30도가 넘는 더위와 싸워야 하지만, 로키타가 가장 힘든 것은 토리와 떨어져 그의 안부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토리와 연결된 끈이 끊어진다면, 그것은 두 발을 땅에 딛고 숨 쉴 수 있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로키타의 위험을 감지한 토리는 기지를 발휘해 그가 있는 곳을 찾아내고, 로키타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한다. 아이들은 죽을 각오로 고군분투하며 자신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아 헤매지만, 그것은 어른들이 허락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그렇게 병에 걸려도, 죽어도..... 괜찮은 아이들은 계속해서 또 다른 아이들로 메워진다.토리와 로키타는 대마초를 배달하는 일을 한다.
친구들아, 같이 노래 부를까?
위험한 길 건너기, 자전거 타고 달리기, 흔들리는 카메라, 연기를 해본 적 없는 주연 배우들 등은 다르덴 형제 감독이 만드는 영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제 75회 칸영화제 역사상 최초 75주년 특별기념상 수상작인 <토리와 로키타>도 이러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하나 더해 주제곡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차별점이 있다.다르덴 형제 감독은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토리와 로키타의 친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토리와 로키타 같은 친구들이 어른들이 만든 속박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펼치며 사는 삶을 응원하고 싶지만,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 그것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대신에 토리와 로키타라는 친구를 소개받았으니 무력함에 좌절하지 말고, 같이 노래를 부르며 우정을 다져보는 것을 어떨까.
같이 노래를 부르려면 우선 연습부터 해야 할 것이다. '알라 피에라 델레스트(Alla Fiera Dell'Est)'는 이탈리아에서 구전되던 노래로 북미와 유럽에서 정착하던 이주민 아동들이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부르던 노래라고 한다. 혼자 견뎌내는 것은 외롭고 슬픈 일이지만, 나의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이 하나만 있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 법이다. 그래서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한 벗을 '지음'이라고 칭하는 것일지도.* 해당 리뷰는 씨네 랩(CINE LAB) 크리에이터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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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T AI와 극F 로맨스의 도킹
영화 '만추' 이후 1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태용 감독의 선택은 AI(인공지능)이다. 전작들에게서 섬세하게 그려냈던 감성과 정반대 느낌이 강한 AI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신작 '원더랜드'가 어떤 느낌인지 대중에게 공개되기 전까지 호기심을 유발했다.
스펙터클을 연상케 하는 AI 소재는 '원더랜드'를 만나면서 따스한 느낌을 준다. 김태용 감독의 영화답게 진솔함과 정교함, 그리고 감성적이면서 지적인 느낌이다. 전작인 '가족의 탄생', '만추'로 담아낸 감수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죽은 사람 혹은 죽음에 준하는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가 이 영화의 큰 줄거리다. 이에 따라 어린 딸 지아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긴 바이리(탕웨이), 깨어나지 못하는 남자친구 태주(박보검)를 복원해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정인(수지), '원더랜드' 서비스 플래너 해리(정유미)와 현수(최우식) 세 갈래로 갈라진다.
'원더랜드'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를 병렬한 뒤 '가족'을 통해 인간과 관계를 탐구했던 '가족의 탄생'처럼 3개의 에피소드를 전하면서 AI에 스며든 인간과 관계를 들여다본다. 그러면서 죽음이 무엇이고, 죽음은 인간관계를 종결시키는 것인지, 가상으로 유지되는 관계도 진짜인지, 관계는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다양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어 철학적인 내용일까 생각되지만 '원더랜드'의 기본 바탕은 로맨스, 바로 사랑이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냈지만 계속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 말한다. 엄마와 딸, 연인 등 인위적으로 이어가는 사랑을 표현하다가 발생하는 혼란, 혼란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개념, 이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사랑의 방식,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공허함, 그렇게 왜곡되는 사랑이다. 단순하게 에피소드를 늘어놓는 것이 아닌, 각 이야기 속 캐릭터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상당히 디테일하게 설정해 놓은 것이다.
'원더랜드'는 AI 소재로 만들었던 명작들의 영향을 받았는지 군데군데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결국 이 영화는 멜로로 다가오면서 생각할 거리를 생성한다. MBTI로 표현하자면, 극T와 극F가 적절하게 섞였다. 치밀하게 설계한 김태용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하지만 '원더랜드'는 관람하는 관객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감수성이 풍부하다면 영화가 전하는 사랑의 온기에 쉽게 동기화되겠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이들에겐 '원더랜드'를 보고 난 뒤, 실망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원더랜드'의 공개 시점이다. 원래 개봉 시점이었던 2021년이나 2022년에 공개됐다면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겠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AI 기술이 급성장하는 2024년에 공개하기엔 타이밍이 늦은 감이 있다. 그리고 깊이감보다는 넓은 폭을 선택해서인지 러닝타임 113분 안에 다 담아내다 보니 관객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동력이 부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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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나 음악할래'라는 말
6★/10★
〈둠둠〉은 메시지가 넘치는 영화다. 그러다 보니 흩어진 메시지를 한데 모으는 결말이 다소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여성과 꿈, 모녀 관계의 어떤 순간을 탁월하게 담아낸 장면이 특히 그렇다.
주인공 이나는 테크노 음악으로 디제잉을 하던 촉망받는 유망주였으나 이제는 음악을 그만둔 지 수 년째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이나와 만나던 남자가 출산 후 해외로 가버린 사건이 첫 번째고, 교회 집사인 엄마가 체면 문제로 미혼모 딸과 손녀 그리고 딸의 디제잉을 용납하지 않으려 든다는 것이 두 번째다. 그래서 이나는 엄마의 바람대로 음악을 그만두고, 콜센터에서 일하며, 딸은 위탁가정에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래전 함께 음악을 했던 동료에게서 디제잉 오디션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선발되면 베를린 클럽에서 2년간 일할 기회가 주어지는 큰 오디션이다. 회사에서 헤드폰으로 고객 상담을 진행하던 이나는 깨닫는다. 헤드폰에서 강렬한 비트의 음악이 나올 때, 자신이 행복했음을.
그러나 엄마와 딸이 발목을 잡는다. 엄마는 아빠가 죽은 후부터 불안 증세를 보였다.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늘 사고가 날까 두려워한다. 집안에 재난 대비용 벙커를 짓고 비상식량을 챙겨둘 정도다.* 엄마의 그 날카로운 신경은 주로 이나에게 향한다. 영화에는 엄마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받지 않고 계속 진동이 울리도록 두는 이나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핸드폰 진동이 전하는 압박감은 이나가 디제잉하는 음악의 자유로움과 대비를 이루어 꿈을 향한 이나의 갈망을 더욱 증폭시킨다.
이나는 멋진 디제이가 되고 싶고, 딸을 다시 데려와 (자기 엄마와는 다른)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엄마와의 화해가 필요하다. 이나의 모순은 여기에 있다. 능력 있는 디제이가 되기 위해 노력할수록 엄마가 이나에게 느끼는 분노와 소외감은 커지기 때문이다. 영화는 이처럼 해방과 절망이라는 양극단의 세계를 동시에 살아가는 이나의 삶을 굉장히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로 담아낸다. 이나가 만드는 음악이 익숙지 않은 관객이라도 서사, 연출, 연기가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몰입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나가 살아가는 서로 다른 (그러나 얽혀 있는) 두 세계의 긴장을 훌륭히 담아낸 영화가 결말에서 이를 너무 성급히 봉합해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나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를 음악에도 담아낸다는 설정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다. 하지만 중후반부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지던 영화의 밸런스가 다소 빠르게 봉합되어 영화의 전체 리듬이 망가지는 것이 문제다. 여성의 꿈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엄마를 타자로 남겨둘 수 없다는 점에서 성급한 결말을 이해해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맥이 풀려버린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불안증에 시달리며 딸을 압박하는 엄마 역의 윤유선 배우의 연기는 정말 인상적이다. 윤유선 배우가 주로 선한 중년 여성 배역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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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집필까지 5% 덜 쓴 것 같은 추리소설 하나
습격당한 기억
"도와주세요!" 문 밖에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뭐지? 문 밖에서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 때마침 문 밖에는 경찰들이 있다. 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사람들. 경찰은 방 안에 있던 남자를 체포했다. 죄목은 살인. 남자가 있던 방에는 여자 한 명이 사체가 되어 쓰러져 있었다. 객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완벽한 밀실이었던 범행 장소 514호. 밖에서도, 안에서도 문을 열 수 없다. 경찰로 연행되는 남자. 남자의 이름은 유민호였다. 잘 나가는 IT기업의 CEO였던 유민호. 그의 사회적 성공에 필요한 준비물은 여러 가지였다. 그중 하나는 허울뿐인 결혼생활이었다. 피살당한 여자 김세희는 유민호의 불륜녀였던 것. 유민호가 유력한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그의 불륜사실까지 세상에 드러났다.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 유민호는 변호사를 선임하려 했다. 원래 회사에 법률 자문 담당 변호사가 있지만 무슨 사정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턴이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어느 카페에서 문서를 다듬고 있는 중년의 여성은 양신애다. 양신애 변호사는 카페 안에서 유민호가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그 살인사건의 문서를 보고 있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는 양신애. 양신애는 전화통화를 마치고 차를 타고 어느 외진 곳에 있는 별장에 도착했다. 인사를 나누는 양신애와 유민호. 양신애 변호사는 유민호와 대화를 나눈다. 사건의 진상을 천천히 되짚어 보는 둘. 둘은 그렇게 사건의 진상에 도달한다.
이런 장르 좋아해요
후더닛 무비라고 했던가. 범인이 누군지 찾는 영화는 나의 취향 저격이다. 어렸을 때 집 어딘가에 꽂아놓은 <셜록 홈스> 시리즈를 기억한다. 2편에서 셜록이 죽었다가 어느 편에서 다시 살아나고. 그 살아나는 배경에는 팬들의 원성이 있었고.. <셜록 홈스>가 나올 때나 지금 21세기나 어쨌든 사람 사는 것은 별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 <명탐정 코난> 시리즈부터 시작해 미드 <셜록>까지 재탕에 삼탕까지 나왔던 드라마지만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바스커빌 가의 개>다. 이상한 동물이 기어 다니는 한 가문의 정원. 마치 해치를 연상케 하는 동물이 뛰어다녀 사람을 죽이고 다녔지만 의외로 흑막의 정체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이 <바스커빌 가의 개>는 인간이 아닌 초자연적인 상황처럼 보이는 현상이 돌고 돌아 결국 사람의 행동으로 결론이 나는 그런 소설이었다.
이 <자백> 역시 '어떻게 가능할까?'의 기원을 좇는 후더닛 무비다. '후더닛 '이라는 단어는 'Who done it?'이란 말의 줄임말이다.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가며 추론하는 재미가 이 장르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상응하게 영화의 끝을 따라가다 보면 반전이 있다. 이 반전이 들어가는 쾌감은 영화를 보는데 아주 큰 재미가 된다. 몇 년 전에 개봉했던 <나이브스 아웃>이 불현듯 생각난다. 누가 범인인지를 찾다가 결국 누가 진범인지 알려주는 영화. 영화는 섹시하게 딱딱 달라붙으며 마지막 엔딩을 위한 카타르시스를 준비한다. 이 <자백>도 이 후더닛 무비의 장르 특성을 그대로 따라간다. 주인공 유민호가 밀실에 갇혀어서 인간이 했을 거라고는 쉽게 믿을 수 없고. 겉으로 보이는 사건 이면에 무언가가 있고. 영화 이야기를 전복시키는 반전이 있고. 내 기억이 맞다면 최근에 이런 종류의 한국영화로 <헤어질 결심>이 있었다. 그런데 후더닛 향 첨가일 뿐이지 이 <헤어질 결심>의 메인 장르는 로맨스물이다. 한국에 이런 영화가 생소했던 만큼 이런 장르적인 시도는 분명히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 영화는 이 스릴러물의 긴장감과 반전 쾌감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강점을 갖는 영화다. 이 덕에 극장에서 무난하게 보기는 안성맞춤이다.
든든하다 든든해
이에 힘입어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인다. 우선 주인공 소지섭, 나나 두 배우의 좋은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김세희 역을 맡은 나나 배우가 반짝반짝 빛났다. 나와 같은 20대 중반의 관객들이라면 이 배우를 '오렌지캬라멜'로 기억하고 있을 텐데, 그 가수 활동의 희미해질 때쯤 배우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내 김세희는 안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내면을 묘사한다. 이 '인물 안에 숨겨져 있는 무언가'는 극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초중반부까지 극이 유지하고 있는 긴장감이 있다. 이 긴장감 중 하나에 이 김세희라는 사람이 가진 비밀이 들어가 있다. 이야기가 적절한 편집과 시, 청각적인 연출로 관객의 몰입도를 유지시킨다. 이에 몰입하다 보면 이야기 전개가 묘하게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이를 김세희라는 사람이 갖고 있는 비밀과 겹치게 연출하며 '그래서 그랬구나' 싶은 쾌감이 느껴진다. 이를 위해 약간 불안해 보이는 눈빛을 갖고 있지만 이면에는 냉정한 사람의 성격을 잘 소화한다. 또 이 인물의 헤어스타일을 통해 입장 처지가 대비되는 느낌이 있다. 이 나나 배우는 어떤 헤어스타일도 잘 소화할 만큼 엄청난 미인이라 감독의 연출 의도도 어렵지 않게 내비치는데 도움을 준다. 소지섭 배우는 연출의 희생양이라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좀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몇 군데 있음에도 이 영화에서 이 캐릭터의 개성을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배우의 호연이 빛났기 때문이다.
이 두 배우만큼이나 김윤진 배우도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어떻게 보면 늘 보는 김윤진 배우 연기 같지만 뭐랄까 저렇게 사자 들어가는 직업군의 또래 여자분들 특성을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이 양신애 배우는 첫마디부터가 이 사람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 유민호가 어떤 입장에 처해있는지를 간단하게 제시한다. 이 두 가지를 살릴 수 있을 만큼 김윤진 배우는 높은 일관성으로 시종일관 내내 유민호를 압박한다. 이 인물이 왜 당당할 수밖에 없는가? 는 인물을 가로지르는 굉장히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직업적 특성을 꼼꼼하게 살리는 섬세한 감정연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반전 설계까지 좋았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하는 연출 소재는 반전이다. 뭐 이 영화를 보려고 하는 많은 분들이 이 작품에 반전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또 이 영화의 반전은 하나가 아니다. 사람에 따라 개수가 특정될 수 있는 것 같은데 글쓴이는 꽤나 다수라고 봤다. 그러므로 반전이 들어간다는 말은 스포일러가 아니다. 아무튼 영화의 반전이 흐름 적재적소에 잘 배치됐다. 강박적으로 이 반전이 들어가야 해! 의 느낌이 없다. 이 반전은 인물의 성격에서 찾을 수 있고. 어떤 상황은 그전에 제시된 한 장면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고. 엥? 이거 말이 안 되는데? 싶으면 그 부분을 반박하는 후반부의 어떤 것이 제시된다. 이런 식으로 영화의 소재를 맞물려서 설계한 반전은 극에서 크게 작동하는 쾌감이 된다.
이는 앞에서도 쓴 이야기를 연출한 시청각적 특성과도 이어진다. 이야기 구석구석에 서스펜스가 배어있는 영화의 템포는 칭찬하지 않을 수가 있다. 영화의 초반부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양신애가 긴 운전을 마치고 유민호의 별장에 도착한다. 이때 양신애는 마치 모든 것을 알았던 것처럼 유민호에게 접근하다. 여기서 묘하게 느껴지는 눈치싸움은 영화의 후반부에 대한 암시이기도 하지만 처음부터 이야기의 첫 시작을 끊는 좋은 시작점이 된다. 이 눈치싸움은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했던 키워드 '미스터리'와도 관련이 있다. 영화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던 순간이 모여 모여 분명한 사실이 되는 역설을 기초로 두고 있다. 이 연출법을 살짝씩만 다르게 변주하며 전하는 서스펜스가 많은 분들의 마음에 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여 모여 사실이 된다'라는 말은 러닝타임에서 어느 정도 극 전개가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전을 느껴도 이야기가 맞아떨어질 때의 쾌감을 생각해보면 마냥 뻔한 맛으로만 밀어붙히지만 않았다는 뜻이 된다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가장 극에서 딱 두 개 반전만 못 맞추고 거의 다 적중한 듯하다.
큰 그림은 알차지만 디테일은 약해
그렇게 영화는 본질적인 것을 다 채운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아쉬운 부분이 몇 개 크다. 일단 첫 번째.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를 지금 왓챠 피디아에서 검색하면 좋은 평이 많이 보인다. 원작 전개를 이 영화가 그대로 따라왔다는 리뷰가 몇몇 보인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는 데 있어 원작의 유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때마침 글쓴이가 원작을 아직 안 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입장에서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주요하게 작동했던 소재가 있다. 바로 의무기록사본과 전화다. 전자 의무기록 사본은 영화에서 반전의 핵심 요소로 작동한다. 인물의 어떤 행동에 개연성을 덧붙이는 셈이다. 직업이 경찰이 아닌 어떤 인물이 다른 사람의 의무기록 사본을 떼서 사본으로 갖고 있는 거 불법이다. 글쓴이는 강박장애를 꽤나 길게 앓고 있다. 이 강박장애 진단을 받기 전에 병원 가서 상담을 받을지 안 받을지 고민했다. '이거 다른 사람들이 알면 창피한 것 아닌가?' 싶어서 이리저리 수소문도 해보고 주치의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확실하다. 그냥 불법이다. 그런데 극에서 어떤 인물은 아무렇지도 않게 툭 던진다. 이게 적지 않은 분들이 신경정신과를 찾을 일이 없어서 어물쩡 넘기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 부분은 그냥 말이 안 된다. 또 극에서 어떤 인물이 전화통화를 하는 부분이 있다. 이 전화통화는 한두 번이 아니라서 스포일러가 아닐 것이다. 이 통화 중 한 부분에서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걸 이렇게 쉽게 한다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앞서 의무기록 사본에 대한 내용이나 이 지점이 영화의 단점으로 작동하는 부분은 아쉽다.
또한 가장 큰 영화의 단점은 캐릭터 중 한 명이다. 후반부까지 이 영화에서 연기를 가장 잘했다고 볼 수 있는 인물이 있다. 이 영화에서 이 인물은 굉장히 주도면밀하다. 영화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사건의 설계자이자 관련 인물로서 강력한 동기부여가 캐릭터를 지배한다. 오케이.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동기부여가 어떻게 생겼어? 에 대한 원인도 조각이 맞춰질 때의 쾌감이 어마 무시하다. 이 아이디어도 좋았다. 그런데 이 자체만 좋았다. 이를 위해 그 인물이 어떤 행동들을 해야 한다. 극에서 이 사람이 이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한 캐릭터의 대사로 암시되긴 한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지나치게 비약이 이뤄진 부분이 있다. 분명히 감독이 의도한 바가 아닐 텐데, 이렇게 과한 능력치가 후반부에서 작동하는 반전 요소로 기능한다. 오히려 설득력이 생기는 셈이다.
그리고 흑막이 최종적으로 밝혀지는 후반부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 어떤 사람이 영화 초반부에 '근처에 경찰들이 있다'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러닝타임을 돌아 어떤 상황과 장소에 도착한다. 그런데 그 대사가 영화에서 없어도 사실 큰 관련이 없다. 단순히 후반부 특정 인물들의 어떤 상황을 관객에게 말해주기 위해 뜬금없는 소리를 집어넣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후반부에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가 왜 적법한지를 바로 전 시퀀스에서 설명한다. 이 시퀀스가 지나면서 바로 직후에 제시되니 설정 오류를 영화가 직접 보여준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뭐 이 영화고 끝나고 난 후의 세계관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만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감독님의 의견이 궁금하다.
그래도 볼만해
영화의 역할이 뭐야?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오락이지!'라고 대답할 수 있다. 영화 재밌으려고 보는 거다. 그리고 영화는 이를 충분히 구실 한다. 위에서 상기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극장 분기마다 가는 분들이라면 사실 잘 모르고 넘어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그게 누군가의 수준을 가로지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나와 소지섭의 재발견. 김윤진이라는 베테랑이 이끄는 영화까지. 시청각적인 연출도 잘 들어갔고 군데군데 보이는 영화의 미장센도 돋보인다. 지금 극장가는 살짝 소강상태다. <공조 : 인터내셔날>이 휩쓸고 난 후 살짝 비수기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딱히 할 일 없는 분들이라면 괜찮은 추리소설 읽는 겸 극장을 찾으시는 것을 추천한다. 친구, 연인,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10월 29일,
12시에 극장을 나오고 나서 본 뉴스들은
차마 믿을 수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 분들에게 더한 고통이 찾아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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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지난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가 올해 최저 주말 수익을 기록한 가운데, 야심 찬 대형 영화가 개봉합니다.
바로 디즈니의 프린세스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백설공주>는 <500일의 썸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연출한 마크 웹이 감독을 맡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헝거게임: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였던 레이첼 지글러와
<원더우먼>의 갤 가돗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되었습니다.
디즈니의 프린세스 실사영화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배우로 더 익숙한 케네스 브래너가 감독을 맡은 <신데렐라>, 엠마 왓슨이 주인공 ’벨’을 연기한 <미녀와 야수>,
국내에서도 천만 관객을 불러들인 <알라딘>, 뮤지컬 <시카고>의 영화판을 감독한 롭 마샬의 <인어공주>가 있었죠.
과연 <백설공주>는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백설공주
SNOW WHITE
개요: 판타지, 뮤지컬 | 미국 | 109분
감독: 마크 웹
주연: 레이첼 지글러, 갤 가돗, 앤드류 버냅
개봉: 2025.03.19.
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줄거리
눈보라가 몰아치던 겨울 밤 태어난 백설공주. 온정이 넘치던 왕국에서 모두의 사랑을 받았지만, 강력한 어둠의 힘으로 왕국을 빼앗은 여왕의 위협에 숲으로 도망친다. 마법의 숲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백설공주는 신비로운 일곱 광부들과 만나게 되며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마음속 깊이 숨겨진 용기와 선한 힘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여왕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블랙 백
Black Bag
개요: 드라마 | 미국 | 94분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주연: 케이트 블란쳇, 마이클 패스벤더, 마리사 아벨라, 톰 버크, 나오미 해리스, 레게장 페이지, 피어스 브로스넌
개봉: 2025.03.19.
배급: 유니버설 픽쳐스
줄거리
뛰어난 정보력과 고도의 심리전에 능통한 요원 ‘조지’와 날카로운 직관력을 가진 정보 분석가 ‘캐슬린’은 모두가 선망하는 정보국 대표 부부. 어느 날, 수천 명을 죽음에 빠트릴 수 있는 정보국의 기밀 기술이 내부 배신자에 의해 사라지고 ‘조지’는 사건에 얽힌 5명의 요원을 주목하지만 모든 증거는 그의 아내 ‘캐슬린’을 향하는데… 흔들리는 믿음, 깊어지는 의심 단 7일, 진짜 스파이를 찾아야 한다!
플로우
FLOW
개요: 애니메이션 | 벨기에 | 85분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
개봉: 2025.03.19.
배급: 판씨네마㈜
줄거리
파도가 끝나는 곳, 고양이의 모험이 시작된다! 인간이 살았던 흔적만이 남아있는 세상, 홀로 집을 지키던 '고양이'는 갑작스러운 대홍수로 평화롭던 일상과 아늑했던 터전을 잃고 만다. 때마침 다가온 낡은 배에 올라탄 '고양이'는 그 안에서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를 만나고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팀을 이뤄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간다.
컴패니언
Companion
개요: 스릴러 | 미국 | 97분
감독: 드류 행콕
주연: 소피 대처, 잭 퀘이드, 루카스 게이지, 메간 수리, 하비 길렌, 루퍼트 프렌드
개봉: 2025.03.19.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줄거리
서로에게 딱 맞는 커플 ‘아이리스’와 ‘조시’는 친구들과 함께 호숫가의 별장으로 호화로운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그곳에는 충격적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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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라는 매게체가 주는 시각적 청각적 황홀경의 최대치
*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10월 27일 개봉하는 작품 ‘아네트’의 돌비시네마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예술가들의 도시 LA, 오페라 가수 `안(마리옹 꼬띠아르)`과 스탠드업 코미디언 `헨리(아담 드라이버)`는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린다. 함께 인생을 노래하는 두 사람에게 무대는 계속되지만, 그곳엔 빛과 어둠이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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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부모밑에서 자란 귀여운 천재소녀 마틸다(결말포함 영화리뷰)
영화 마틸다 입니다.
결말포함 영화리뷰 추천영화 가족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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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몬스터>
할렘 출신의 17세 소년 스티브 하먼(켈빈 해리슨 주니어)이 중범죄 살인 혐의로 체포된다.
우등생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스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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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고등학교에 다니며 영화를 만들던 영리하고 호감 가는 소년이 남은 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할지도 모를 처지가 된 것이다.강도에 이은 살인 사건에 연루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재능 있고 성실한 고등학생이 억울한 누명을 쓴다.
자신의 결백과 진실을 주장하는 소년.
하지만 법정은 이미 그에 대한 심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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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메인 예고편
모두가 행복한 사랑을 바라는 ‘아카리’(하마베 미나미)와
한 발 뒤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유나’(후쿠모토 리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둘.
고등학교 첫 학기가 시작되고
‘아카리’와 ‘유나’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가는 길
열일곱, 우리들의 성장형 청춘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