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1-02 16:31:35
1월 첫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4K 리마스터링으로 돌아온 <밀레니엄 맘보> 개봉!

2024년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2025년의 첫 시작을 여는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금주에는 한국 영화 대작 <보고타: 마지막 땅의 기회>부터 북미 개봉 첫 주만에 6,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수퍼 소닉3>, 4K로 돌아온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불후의 명작 <밀레니엄 맘보>, 믿고 보는 제작사 A24의 대작 <시빌 워: 분열의 시대>까지!
2025년에도 극장에서 만나요!
밀레니엄 맘보
Millennium Mambo

개요: 드라마 | 대만, 프랑스 | 105분
감독: 허우 샤오시엔
주연: 서기, 고첩, 투안 춘하오, 첸 이수안, 타케우치 준
개봉: 2024.12.31.
배급: ㈜에이유앤씨, (주) 하이스트레인저

줄거리
그녀는 하오하오와 헤어졌지만 그는 늘 그녀를 찾아냈다. 주술이나 최면에 걸린 것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돌아왔고 스스로 다짐했다. "은행에 있는 50만 대만달러를 전부 써 버리면 그를 영영 떠날 거야"
그녀는 클럽에서 잭을 만났다. 잭은 항상 그녀를 데리고 다녔고 그녀를 가장 친한 친구처럼 대해 줬다.
이 일은 10년 전인 2001년의 일이었다. 세계는 21세기를 맞이했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축하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Bogota: City of the Lost

개요: 범죄 | 대한민국 | 107분
감독: 김성제
주연: 송중기, 이희준, 권해효, 박지환, 조현철, 김종수
개봉: 2024.12.31.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줄거리
희망 없는 인생, 기회는 바로 그 곳에 있었다. 1997년 IMF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한 국희(송중기)와 가족들은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인 상인회의 권력을 쥔 박병장(권해효) 밑에서 일을 시작한 국희.
성실함으로 박병장의 눈에 띈 국희는 박병장의 테스트로 의류 밀수 현장에 가담하게 되고, 콜롬비아 세관에게 걸릴 위기 상황 속에서 목숨 걸고 박병장의 물건을 지켜내며 박병장은 물론 통관 브로커 수영(이희준)에게도 강렬하게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곧 수영이 국희에게 위험한 제안을 하고, 이를 눈치 챈 박병장 또한 새로운 계획을 세우며 국희를 시험에 들게 한다.
본인의 선택으로 보고타 한인 사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음을 체감한 국희는 점점 더 큰 성공을 열망하게 되는데…
수퍼 소닉3
Sonic the Hedgehog 3

개요: 애니메이션 | 미국 | 110분
감독: 제프 파울러
주연: 짐 캐리, 벤 슈와츠, 제임스 마스던, 티카 섬터, 이드리스 엘바, 키아누 리브스
개봉: 2025.01.01.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더 빠르고 더 강해야만 한다!
초특급 히어로 소닉 VS 사상 최강의 라이벌 섀도우의 수퍼 빅 매치!
너클즈, 테일즈와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초특급 히어로 소닉. 연구 시설에 50년간 잠들어 있던 사상 최강의 비밀 병기 "섀도우"가 탈주하자, 세계 수호 통합 부대(약칭 세.수.통)에 의해 극비 소집된다.
소중한 것을 잃은 분노와 복수심에 불타는 섀도우는 소닉의 초고속 스피드와 너클즈의 최강 펀치를 단숨에 제압해버린다. 세상을 지배하려는 닥터 로보트닉과 그의 할아버지 제럴드 박사는 섀도우의 엄청난 힘 카오스 에너지를 이용해 인류를 정복하려고 하는데…
초특급 히어로 소닉 VS 사상 최강의 라이벌 섀도우!
전 세계를 파괴하려는 섀도우를 막기 위한 파워업 액션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
Civil War

개요: 액션 | 미국 | 109분
감독: 알렉스 가랜드
주연: 커스틴 던스트, 케일리 스패니, 와그너 모라, 스티븐 헨더슨, 제시 플레먼스, 닉 오퍼맨
개봉: 2024.12.31.
배급: (주)마인드마크

줄거리
세상이 둘로 갈라졌다. 당신은 어느 편인가?
극단적 분열로 역사상 최악의 내전이 벌어진 미국. 연방 정부의 무차별 폭격과 서로를 향한 총탄이 빗발치는 상황 속에서 기자 ‘리(커스틴 던스트)’와 ‘조엘(와그너 모라)’, ‘새미(스티븐 핸더슨)’, 그리고 ‘제시(케일리 스페니)’는 대통령을 인터뷰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내 편이 아니라면 바로 적이 되는 숨 막히는 현실, 이들은 전쟁의 순간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진짜 공포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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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자리는 어디인가
PROGRAM NOTE.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뭄타즈는 섬세한 남편 하이더르, 가족 내에서 절대자로 군림하는 시아버지 아만, 큰형 내외 및 그들의 네 딸과 함께 산다. 몇 년째 전업주부로 살던 하이더르는 카리스마 있는 트랜스젠더 뮤지션 비바의 백댄서로 취직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뭄타즈는 전업주부가 될 것을 강요받는다. 하이더르는 첫 만남부터 강렬했던 비바에게 이끌리고, 뭄타즈는 원치 않는 임신으로 답답함을 느낀다. 자아가 확고한 뭄타즈와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비바 뿐 아니라 흔들리는 성적 정체성을 가진 하이더르와 시아버지 아만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종교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억압되고 착취되는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문제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사임 사디크 감독의 데뷔작 <조이랜드>는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박선영/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POINT.
✔️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비롯, 각종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들이 눈여겨본 영화
✔️ 파키스탄이라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낯선 나라 영화인데, 어디서 <헤어질 결심> 냄새가 나요 킁킁
✔️ 파키스탄 출신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프로듀서로 참여. 말랄라는 여성 교육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 낸 인물이니만큼, 여성을 보는 시각에 대한 우려를 접어도 좋아요
✔️ 보고 난 직후는 물론, 보고 난 이후에도 며칠씩 여운이 계속되는 영화
✔️ 믿고 보는 '슈아픽쳐스' PICK! <행복한 라짜로>, <말없는 소녀> 같은 수작을 우리와 연결해준 곳이에요
✔️ 12월 13일 개봉!
영화 <조이랜드>는 거대한 하나의 일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연로하여 휠체어를 탄 아버지, 큰아들 '살림'과 아내 '누치', 둘째 아들 '하이더르'와 아내 '뭄타즈'. 그리고 살림과 누치 사이 아이들까지. 한 마당을 공유하며 사는 모습이 마치 우리네 옛날 마당 깊은 집처럼도 보인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 보면 이내 일가족보다 훨씬 거대한 무언가가 그 마당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인도-파키스탄 분리 독립 시기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곳에 살았다고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들의 땅 '라호르'는 파키스탄에서 둘째 가라면 아쉬울 만큼 유서 깊은 도시다. 다양한 왕조의 수도였던 곳,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주요 도시이기도 했던 곳, 그러나 1940년대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되던 시절 무수한 피가 흘렀던 곳. 차이가 차별이 되어 사람을 죽였던 곳. 그 모든 이야기는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갔을 텐데, 이제 더 이상 차이가 차별이 되는 일은 없을까?
#"단일한" 파키스탄 사람이에요
일가족의 고요한 마당에서도 차별은 넘쳐 흐른다. 딸 넷을 낳았지만 아들이 아니라서 실망하는 것도, "아들"이니 응당 염소 하나쯤은 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아들에게 일자리가 생겼으니 자신의 커리어를 착착 쌓아 가던 며느리는 이제 전업 주부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도, 그러나 그 아들의 일자리가 "에로틱한 공연"을 하는 극장이라는 사실은 이웃들에게 좀 비밀로 해두는 것도.
게다가 이런 차별은 절대 "단일한" 기준을 가질 수 없다. 차별은 양날의 칼이므로, 힘을 쥔 쪽에도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성차별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약자지만, 힘을 쥔 남성들이 만든 차별의 굴레가 어떤 남성들에게는 '맨박스'가 되듯이. 다만 힘을 쥔 쪽은 규칙을 이리저리 변용하면서 상처를 피할 길을 도모해 볼 수 있다. 그렇게 차별은 이중 삼중의 잣대를 번복하여 만들어내고, 하나 둘 잣대가 늘어나다 보면 어느새 삐죽삐죽한 창살처럼 우리를 가둔다. 그 창살 안에서 버틸 재간이 없는 사람들이 튀어나올 때, "공동체를 지킨다"는 명목의 제재가 가해진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잣대들은 사실 공동체의 모두를 찌르고 있다. 힘을 쥔 쪽이라는 것도 결국 상대적 개념일 뿐이니까.
이 영화의 주요 인물들은 사실 모두 그 창살 바깥에 더 잘 어울리는 인물들이다. "전통적인 남성성"과 잘 어울리지 않는 하이더르, 트랜스젠더 비바, 전업주부의 삶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뭄타즈, 받아들였지만 그런 뭄타즈를 이해하는 누치, 심지어 전통의 적극적인 수호자처럼 보였던 아버지나 이웃집 파야즈 부인조차도...
단일하지 않은 차별의 기준들은 각자의 비밀들을 만들어내고, 그 비밀은 거울이 깨지듯 방사형으로 퍼진다. 그 자리의 어느 누가 과연 행복했을까?
마치 "애빌린의 역설" 같다. 집단의 구성원 누구도 원하지 않는 방향의 결정임에도, 모두가 자신의 의사와 상반되는 결정을 하게 되는. 전통이라는 미명을 덮고 있는 것 중 이런 애빌린의 역설이 얼마나 많을까.
#지혜로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하고
영화에는 많은 공간이 등장하지 않지만, 하나하나 매우 인상 깊다. 어느 장소 하나 일면적이기만 한 곳이 없다. 마당과 집안 깊은 곳이 분명하게 분리되어 있는, 이 영화에 뭄타즈가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장면에서 유독 그 대비를 극명히 보여주었던 집. 사회에서 요구하는 엄격한 성별 역할을 내려놓는 공간이었던 극장. 모든 남성 관객들이 스스로에게만 유하게 적용되는 잣대의 틈으로"에로틱한 공연"을 보는 곳인 동시에, 비바에게는 반대로 그 모든 잣대의 창살을 내던지고 나와서 춤을 춘 장소였던 극장. 이름부터 기쁨을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의 공간'으로 상징되는 놀이공원 조이랜드. 누치와 뭄타즈가 잠시 일상의 고통을 잊고 소소한 일탈을 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 정도의 일탈밖에 할 수 없는 삶의 무게와 거기서조차 존재하는 차별의 비릿한 시선을 느끼게도 하는 공간.
가장 역설적인 공간은 바다일 것이다. 비록 지금은 조악한 조명밖에 없는 방에서 바다의 흔적으로 들고 온 조개 껍데기 하나 덜렁 들고 있지만, 비바는 바다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평생 라호르에서만 살아온 하이더르 또한, 가보지 못했지만 사실 언제든 마음 먹으면 갈 수 있는 곳. 반면 카라치에 친척 집이 있어 언제든 해변에 가볼 수 있었음에도 옷이 젖는다는 이유로 발목밖에는 담가보지 못한 뭄타즈.
비바와 하이더르, 뭄타즈. 바다에 대한 이 세 사람의 기억과 접근성은 모두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만은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바다를 좋아하고, 인자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 마치 <헤어질 결심>에서 "난 인자한 사람이 아닙니다. 난 바다가 좋아요." 말했던 서래처럼, 이들 또한 인자한 사람의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는 것.
이 영화가 "트랜스젠더와의 불륜 이야기"로 뭉뚱그리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영화는 트랜스젠더 비바가 '팜므 파탈'적인 매력으로 일가족을 무너뜨리는 이야기도 아니며 (진짜 아니다), 한 기혼 남성과 결혼 외부자 두 사람이 히히덕거리며 기혼 여성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진짜 아니다). 어쩐지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생각났던 <헤어질 결심>이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듯이.
이 영화는 단지 그 세 사람 모두가 눌려 있던 구조를 보여준다. 그 거대한 구조 아래 세 사람이 어떤 존재였는지 보여주고, 이들이 각각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두껍게 덮인 애빌린의 역설을 걷어내고 끝내 규칙에서 이탈하는 인간들의 자리가 어디인지 묻는다. 아름다운 인물들의 설렜던 마음을 손가락처럼 들어, 그 지점을 슬프게 가리킨다.
#뭄타즈의 이름
이 영화의 인물들이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설레지만 슬픈" 인물이었지만, 내 눈에 가장 밟힌 인물은 뭄타즈이다. 나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성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을 모르므로. 파키스탄에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나로서는, '뭄타즈'라는 이름을 살면서 딱 두 번째 들었다.
처음으로 들은 이름 또한 현실에서 마주한 인물은 아닌데, 무굴 제국 황제 샤 자한의 아내였던 뭄타즈 마할이다. 샤 자한이 태어날 때만 해도 무굴 제국의 수도가 라호르였으니, 아주 인연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비록 그가 사망한 곳이자, 죽은 아내를 기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건축 사업을 벌인 곳은 라호르가 아닌 아그라였지만. 그 미친 사랑의 결과물이 타지마할이다. 뭄타즈 마할의 무덤.
샤 자한은 뭄타즈를 몹시 "총애"하여, 전쟁터에도 데리고 다녔다 한다. 14번째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후,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샤 자한은 타지마할을 짓기 위해 어마어마한 공력을 쏟아붓는다. 벽면에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일일이 대리석을 파고 돌을 박아 넣었으며, 이탈리아처럼 먼 곳에서 수입해온 자재도 있었다. 똑같은 모양의 검은색 건물을 하나 더 지어 두 건물의 그림자가 포개지게 만들고 싶었다는데, 나라가 휘청일 정도의 건축을 보다 못한 아들 손에 끌어내려지며 이 미친 사랑의 공작이 불발되고 만다.
듣다 보면 늘 양가 감정이 드는 이야기이다. 그 나라 백성이었다면 그따위 무덤 보기도 싫었을 것 같고, 그 모든 이야기가 옛 전설처럼 고여 버린 지금으로서는 아무튼 그 도시를 먹고살게 해 주는 랜드마크가 되었으니. 그러나 그 뭄타즈 마할의 이름과 포개지는, <조이랜드> 속 뭄타즈를 생각하면 서글퍼진다. 샤 자한이 뭄타즈를 무척 사랑했다는 것만은 의심할 수 없지만 (누차 강조하지만 "미친" 사랑이다.) 그 사랑이 뭄타즈를 행복하게 했을지는 잘 모르겠기에. 말랄라 같은 프로듀서가 있었다면, 14명의 아이를 낳으며 전쟁터를 따라다니지 않아도 되는 삶이었다면. 시대 정신조차 달랐던 때이니 뭄타즈가 무엇을 원했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지만, 뭄타즈가 어떤 삶이든 선택할 수 있었다면, 다른 이야기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임은 분명하다.
수백 년 전에 무덤에 갇힌 뭄타즈 마할도, 뭄타즈를 비롯해 각자의 창살에 갇혀 있던 이 영화 속 인물들도, 이 인물들이 표사하는 파키스탄 사회도, 그런 자유로운 선택지의 세상에 갑자기 짠 놓일 수는 없다. 그런 "조이랜드"는 우리에게 없다. 너무 아름답지만 멀고 아득한, 우리의 조이랜드.
그래서 이 영화가 마지막까지 쟁쟁 외친 소리가 며칠씩 여운으로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보지 못한, 가보지 못할 조이랜드가 아득하게 슬퍼서. 말랄라가 어떤 마음으로 프로듀싱에 참여했는지, 어쩐지 조금 알 것도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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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한 DJ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 시사회에 초청받아 개봉 전 관람 후 작성된 리뷰입니다.
삶의 방향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은 갑자기 찾아오고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기 전에 내 삶은 이미 방향을 바꾸어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변화를 모두 대비해서 준비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런 변화에 미리 준비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의 시기는 20살 성인이 된 이후일 것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고 처음 느끼는 해방감을 마음껏 즐긴다. 대학에 가고 사회인이 되는 과정에서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찾으려 하고 실제로 그 꿈을 위해 또 다른 준비를 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 과정 속에서 오는 변화는 우리가 대처 가능한 예측된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일 것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일 하나가 더해진다면 삶의 흐름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된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란 누군가의 죽음이나 사고, 질병 같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은 삶을 다채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꽤 큰 괴로움을 동반한다.
예상치 못한 출산도 큰 변화 중 하나다. 전혀 준비되지 못한 출산은 미혼부나 미혼모의 길을 가게 만들거나 이른 나이의 결혼 생활로 접어들게 만든다. 출산 자체는 고귀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온다면 그걸 맞는 당사자는 혼란 속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특히, 아직 2–30대 사회인이 막 되려는 시기에 만나게 되는 출산은 생각보다 많은 혼란과 제약을 만든다. 가족과의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자신이 하려던 꿈을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경제적인 문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그래서 그 당사자의 마음을 무척 조급하게 만든다.
DJ를 꿈꾸던 젊은 미혼모의 이야기
영화 <둠둠>의 주인공 이나(김용지)는 젊은 미혼모다. 그에게 갑작스럽게 닥친 출산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윤유선)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이고, 이나 본인도 아직은 아이를 키워낼 심리적, 경제적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게다가 엄마는 자신의 딸이 낳은 아이를 거부한다. 그래서 이나는 교회 지인 부부에게 아이를 맡기고 앞으로의 삶을 다시 구상하기 시작한다. 영화 초반 그의 무표정한 모습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왜냐하면 이나의 모습이 현실을 직시하기보단 계속 그 결정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는 계속 자신에게 닥친 문제에서 도망치려 애쓰는 중이다.
일단 현재 그가 선택한 것 중, 가장 먼저 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DJ를 포기하고 일반 직장생활을 하며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일이 무척 지루해 보이지만 이 직업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아 가능하면 소통을 줄이고 멀리 떨어지려 애쓴다. 그렇게 엄마로부터의 독립을 꿈꾸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엄마를 혼자 두기엔 마음이 불편하고 같이 지내자니 그것도 편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낳은 아이로부터도 멀리 떨어져 있다. 그는 아직 아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왠지 그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어 하는 듯한 그의 모습은 생각보다 답답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아이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다. 잠깐잠깐 아이를 보러 가서 뚫어지게 아이를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 앞에 과거에 즐겨하던 DJ 콘테스트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 DJ를 하면서 음악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음악을 연주하던 이나에게 그 콘테스트는 자신이 원하는 삶에 다가갈 수 있는 꿈으로 향하는 길이다. 그가 주변부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음악이고 그걸 실현해줄 도구가 바로 콘테스트다. 그래서 이나는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 콘테스트에 나갈 준비를 한다. 그가 디제잉을 하는 모습과 음악에 몰두하는 모습을 통해 그가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앞으로 더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이나 역을 맡은 배우 김용지는 마치 진짜 고민 속에 있는 인물처럼 보인다.
영화 속에는 필리핀에 자신의 아이를 두고 온 엄마가 나온다. 그는 교회에 봉사활동을 하고 비행기 티켓을 얻으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는 않는다. 그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아이를 데려오려 애쓴다. 그 역시 어느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처지다. 주인공 이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나와 다른 점은 필사적으로 아이를 다시 데려오려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가만히 서로를 바라보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그들 사이에 있는 차이점을 더욱 명확하게 해 준다. 이나는 여전히 선택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는 반면 필리핀 엄마는 아이를 찾기 위해 하기 싫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작지만 극명한 차이는 이나가 해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꿈과 아이 사이에서 고민하는 주인공
영화 속엔 이나의 출산 직전 장면이 잠깐 등장한다. 그 짧고 긴박한 순간을 통해 그에게 찾아온 것이 그에게 얼마나 혼란스러운 일인지를 보여준다. 엄마는 당황스러워하고 그걸 보는 이나도 당황스럽다. 영화 전반에 이 둘의 관계는 계속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 엄마와 이나의 관계는 완전히 깨진 것 같지만 결국엔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유일한 가족이다. 흔들리는 엄마를 닮아가는 이나 본인의 모습이 아이를 데려워 키우는데 큰 벽을 만든다. 그걸 다 잊는 방법은 바로 음악에 몰두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DJ들의 모습과 음악 디제잉을 하는 모습이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일 자체가 주인공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고 그 좋아하는 일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을 전달하는 수단으로써 활용된다. DJ 콘테스트에 나가기 위해 연습을 하고 또 주변의 일들과 떨어지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이나의 모습은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 관객은 이나의 음악이 바뀌어가는 것을 통해 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미혼모로서의 삶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그게 바로 불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둡고 낡은 클럽에서도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고 미래를 꿈꾸는 이나의 선배 준석(박종환)은 조금 힘겨워 보이지만 불행해 보이지는 않는다.
영화 <둠둠>은 갑작스럽게 찾아온 삶의 변화 앞에서 미래의 길을 선택하려는 주인공 이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그것에 장애가 될 것 같은 아이는 같은 미래에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선택을 주저하는 이나의 모습이 영화 내내 펼쳐진다. 생각보다 이나의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늘 그렇듯 이런 선택은 쉽지 않다. 그리고 결국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열쇠는 남은 가족에게 있다. 영화는 이나와 엄마의 모습과 그들 나름대로의 노력을 통해 그 모든 것을 하나의 미래에 담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음악영화라기보다는 한 가족의 치유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 속 이나는 무척 조급해 보이지만 결국에는 차분히 자신의 마음을 정리해나간다.
영화는 주인공 이나가 어떤 일을 겪어서 임신을 하게 되었는지, 아이의 아빠가 어디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지금 현재 겪고 있는 마음의 고민을 영화에 담을 뿐이다. 또한 엄마와 있었던 과거의 모든 일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건 이나 라는 인물의 현재와 미래다. 무엇보다 지나간 과거보다는 지금의 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전달한다. 가만히 버스에 혼자 앉은 이나의 모습이 꽤 마음에 남는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하이스트레인저]로부터 제공받았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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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링크에 댓글로 남겨주시면 한 달간 뉴스레터를 보내드립니다 :)
https://brunch.co.kr/@moviehouse/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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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제74회 에미상 수상작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9월 12일, 방송계 최대의 시상식인 제74회 에미상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들이 수상을 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 작품상 - [석세션]
ⓒ IMDB
제74회 에미상에서는 [석세션]이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석세션]은 2018년부터 미국 HBO에서 방영 중인 블랙코미디 드라마로
상속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현재 시즌 3까지 나왔으며, 시즌 4는 방영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에 세련된 음악과 연출까지 더해져 지금까지 열린 에미상에서 13개 부문에 수상을 하였습니다.
코미디 작품상 - [테드 래소]
ⓒ IMDB
올해 코미디 작품상은 [테드 래소]가 수상하였습니다. [테드 래소]는 2020년부터 Apple TV+에서 방영 중인 스포츠 코미디 드라마로
축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미식축구 코치 테드 래소가 영국의 충국팀 코치로 발탁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현재 시즌 2까지 나왔으며, 시즌 3는 방영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Apple TV+의 간판 드라마 중 하나이며, 특히 '착한 드라마'라는 점이 인기몰이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리미티드/앤솔로지 작품상 - [화이트 로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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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리미티드/앤솔로지 작품상은 [화이트 로투스]가 수상하였습니다. [화이트 로투스]는 하와이 해변에 있는 초호화 호텔
'화이트 로투스'에서 일주일 동안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현재 시즌 1까지 나왔으며,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89%로 높은 지수를 차지하였습니다.
경쟁 프로그램 작품상 - [리조스 왓치 아웃 포 더 빅 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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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쟁 프로그램 작품상은 [리조스 왓치 아웃 포 더 빅 걸즈]가 수상하였습니다. [리조스 왓치 아웃 포 더 빅 걸즈]는
미국의 여성 힙합 가수 리조의 댄서가 되기 위해 13명의 여성이 경쟁을 하는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에미상에서 경쟁 프로그램 작품상 이외 두 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였습니다.
드라마 남우주연상 - 이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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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남우주연상은 이정재 배우가 수상을 했는데요. 에미상 주연 배우 부문에서 아시아 국적 배우 최초로 수상했으며,
이정재 배우는 "대한민국에서 보고 계실 국민 여러분과 기쁨을 나누겠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황동혁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올해 6월 13일 시즌 2 제작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라마 여우주연상 - 젠데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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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우주연상은 [유포리아]의 젠데이아 배우가 수상을 했습니다. 젠데이아 배우는 2020년 에미상에서 [유포리아]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었는데 2022년 역시 동일한 작품으로 동일한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유포리아]는 이스라엘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HBO의 드라마입니다. 2022년 3월 기준, HBO 최다 시청 드라마 2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코미디 남우주연상 - 제이슨 서디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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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우주연상은 [테드 래소]의 제이슨 서디키스 배우가 수상을 했습니다. 제이슨 서디키스는 작가로 SNL에 채용되었지만,
즉흥연기가 뛰어나 2005년 크루 멤버로 발탁되게 됩니다. 8년간 SNL에서 활약한 후 SNL을 떠났습니다.
현재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테드 래소에서 주연으로 연기를 하며, 에미상 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하였습니다.
코미디 여우주연상 - 진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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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우주연상은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의 진 스마트 배우가 수상을 했습니다.
[나의 직장상사는 코미디언]는 2021년부터 HBO Max에서 방영한 드라마로 현재 시즌 2까지 나왔습니다.
에미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상식에서 총 38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입니다.
감독상 - 황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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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감독상은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수상했습니다.
감독상에 비영어권 작품이 시상대에 오른 것은 최초이다.
황동혁 감독은 수상 소감과 함께 [오징어 게임 시즌 2]로 돌아올 것이라 밝혔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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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위한 재건축 계획은 없나요?
1979년 준공된 둔촌주공아파트는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넓고 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넓은 땅 위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이다 보니, 둔촌주공아파트에는 사람뿐 아니라 길고양이들도 머물렀다.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아파트 ‘주민’으로서 살아왔던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나오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고양이들의 모습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재건축이 확정된 후 텅 빈 아파트에 남아 있는 고양이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꾸린 ‘둔촌냥이모임’의 이야기를 담담히 비춘다. 둔촌냥이모임은 재건축 진행 시 아파트 곳곳에 있는 250여 마리의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을 것을 우려해 입양, 중성화 수술, 고양이 이주 등의 대책을 기획‧집행하는 모임이다. 고양이가 그루밍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는 구조대원들의 마음, 수많은 고양이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마음, 자신들이 찾은 고양이들의 개성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줬으면 해서 고양이 얼굴이 그려진 카드게임을 만드는 마음 등등. 둔촌냥이모임 구성원들은 재건축 과정에서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았던 고양이들을 적극적으로 재건축 계획 ‘내부’로 끌어온다.
한 활동가가 던지는 물음이 인상 깊다. ‘아파트를 철거할 때, 고양이 구출을 위해 몇 시간을 지체할 수 있을까?’ 아마 조금의 시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고양이의 안전과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앞서 언급한 ‘마음’이 유일한 근거다. 즉 그들에겐 고양이의 안전과 생명도 소중하다는 주장이 할 수 있는 말의 전부다. 하지만 건설회사, 예비 입주자, 행정직원에게는 서둘러 재건축을 진행해야만 할 수많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 〈고양이들의 아파트〉의 성취는 이토록 극단적으로 기울어진 이 둘 사이의 저울이 과연 제대로 된 것인지를 질문하는 데 있다. 고양이들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는 마음이 그토록 하찮은 것일까? 단 몇 시간의 구조시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그렇지 않다. 인간의 재산권, 주거권만큼이나 고양이의 안전권, 생명권도 중요하다. 문제는 지금껏 도시계획이 전자의 권리에만 관심을 기울였다는 데 있다. 소수의 활동가와 캣맘뿐 아니라, 모든 아파트 입주민이 아파트 단지 내 고양이를 위한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것이 ‘비효율적’이거나 ‘감상적인’ 일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잠시 머무는 땅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는 ‘상식’에 비추어 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나는 경기도에 있는 한 신도시에 살고 있다.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후 가장 놀랐던 건 동네에 고양이가 없다는 거였다. 이사 온 지 반년이나 지난 후에야 아파트 근처 공원에서 고양이를 마주했다. 그전까지는 새로운 동네에 익숙해지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동안 단 한 번도 고양이를 보지 못했다. 신도시가 고양이들을 위한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용에 고생하던 ‘나’에게, 신도시는 매우 훌륭한 대안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고양이’에겐 그렇지 않았다. 비단 고양이뿐만이 아닐 것이다. 나를 포함한 동네 주민들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에 살았던 얼굴 모를 다른 생명체들에게 무언가를 빚지고 있다.
얼마 전 끝난 대선에서는 여야 후보 가릴 것 없이 어마어마한 물량의 신규 주택공급을 약속했다. 정권이 바뀐 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활성화돼 집값이 들썩인다는 뉴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누구나 안정적이고 질 좋은 주거환경을 갈망한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 욕망은 인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당연하다. 고양이와 인간 사이에 기울어진 저울이 단번에 동등해질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둔촌냥이모임의 활동이 있었음일 기억하는 일이다. 그 마음을 기억함으로써 저울의 기울기를 조금씩 낮춰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 조금은 음울한 음악과 함께 건물이 헐리고 평평한 흙바닥만 남은 아파트 단지를 촬영한 장면을 보며, ‘몇 마리의 고양이가 다치거나 죽었을까?’라는 슬픈 질문이 들었다. 내가, 우리가, 이 질문을 잊지 않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위한 상상력이 우리의 재건축 계획에 들어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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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인생의 친구가 나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절교는 아니지
한적한 아일랜드의 어느 동네. 파우릭은 시골에 살고 있는 촌뜨기 아저씨다. 파우릭이 즐기는 인생의 재미 중 하나는 절친 콜름과 수다를 떠는 일이다. 아무 목적이 없는 대화가 원래 가장 재미있는 법이다. 결혼도 안 하고 직업이 엄청나게 좋은 편은 아닌 파우릭. 가족이라고는 여동생 한 명, 반려동물 당나귀 제니와 함께 살고 있다. 그야말로 콜름이 유일한 인생의 낙인 셈이다. 오늘도 일과를 마치고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콜름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지? 위이잉 돌아가는 행복회로가 오늘도 그를 기쁘게 만든다.
콜름의 집에 도착했다. 뾰로통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파우릭. 늘 하던 것처럼 창문을 쾅쾅 두드린다. 반갑게 웃어보는 파우릭. 본 척도 안 한다. 뭐지?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든다. 문제가 생긴 걸까? 파우릭의 근황이 궁금하다. 찜찜한 콜름. 비단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무 의미 없는 수다를 떨었는데 냉담한 태도가 신경 쓰인다. 자주 갔던 술집에 가는 파우릭. 콜름 없이 혼자 온 지금 이 순간이 낯설기만 하다. 그렇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데 파우릭이 들어온다. 따져 묻는 듯, 말을 거는 콜름. 몇 마디 대화가 온 끝에 돌아온 대답은 냉정하고 아프다. “난 이제 네가 싫어졌어.” 그 순간, 두 사람의 사이에 갑자기 불이 붓기 시작한다.
싸우면서 크는 거야
이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온갖 장소에 깔려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누구와 누군가가 싸우는 일은 필연적이다. 이런 일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을 거라 믿지만 사실 어림없다. 그렇게 내가 생각하는 것 이외의 요소에서 사람들끼리 멀어지기 마련이다. 이 이후에 쨘하고 일어나는 결과. 이 세상 사람들은 '진짜 극혐인 사람'과 '좀 미안한 감이 있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 좋은 기억으로 이별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 것이다.
영화는 이 두 가지 인간관계를 전부 보여준다. 첫째. '진짜 극혐'인 사람으로 남는 이유를 보여준다. 영화가 인물 간의 밸런스를 잘 잡았다는 말과도 통한다. 상대방이 어떤 태도를 취할 때 멋이 없다고 느낄까? 여러분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모두의 의견이 통하는 지점이 하나 있을 텐데, 영화는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주 개연성 있게 묘사했다. 왜 콜름이 파우릭을 싫어하게 됐을까? 합리적이다. 이 말을 한 후에 콜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 타우릭은 또 왜 그럴까? 합리적이다. 이 두 사람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현실감이 있다. 원작자 겸 각본가인 마틴 맥도나가 창조한 이야기다. 당연히 인공적인 무언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인물의 생동감을 살렸다는 점은 아주 좋은 강점으로 뽑을 수 있다. 진짜 눈치 더럽게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저 사람 편을 들기는 뭐 한, 우리 실생활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감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 영화를 보면서 좋았다고 느끼는 부분은 통찰력이다. 마틴 맥도나라는 감독이 원래 이런 쪽에 능통하신 분이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특히 더 그런 특징이 잘 발휘된 듯하다. 우선 전작 <킬러들의 도시>는 말 그대로 킬러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다. 킬러라고 하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업인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떤 킬러는 무려 죄책감도 느낀다. 이 감정이 그냥 들어간 것이 아니다.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두고 인간사에서 최소한으로 적용되어야 할 윤리는 무엇인가? 에 대해 묻는 <킬러들의 도시>. 이번 작품인 <이니셰린의 벤시>에서는 마지막 끝마무리에 대해 묻는 것이다. 마지막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받아들이고 난 다음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묻는 것이다. 또 글쓴이는 이 질문을 펼치는 과정에서 묘한 위로를 받았다. 영화가 제시하는 두 사람 간의 일에는 딱히 이유가 없다. 이 이유가 없는 것을 이렇게 색다른 방식으로, 마틴 맥도나의 화법으로 보여주니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아일랜드 내전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소재 중 하나는 전쟁이다. 영화의 어떤 장면마다 전쟁이라는 키워드가 몇 개 나온다. 사실 마틴 맥도나 감독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감독은 아니었다. <킬러들의 도시>나 <쓰리 빌보드>가 대략적인 시간을 명시하긴 했지만 다른 년도로 바꾸어도 이야기에 큰 지장은 없다. 그러나 본 작은 몇몇 대사와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면 아예 나올 수가 없다는 점에서 특이점을 갖는다.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뭘까? 당연히 아무 이유 없이 극에서 시간을 이 시점으로 설정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아일랜드 내전이 묘하게 이야기와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실제 아일랜드 내전에 대해 영화를 보고 나서 구체적으로 찾아보시길 바란다. 묘하게 이 영화와 어울리는 느낌이 있다.
무관은 서운해
지난 3월 13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있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기록적인 7관왕을 달성하며 성과를 올렸다. 사실 영화가 개봉한 후에 아카데미가 열리는 건 비일비재하다. 이 덕에 이 영화를 늦게 봤다. 이 작품을 보고 나서 아카데미의 선택에 살짝 의문점이 들었다.
우선 배우들의 연기가 굉장히 좋았다. 이 배우의 주요 인물 4명 모두 다 아카데미의 픽을 받았다. 도미닉 역을 맡은 베리 키오건은 자기가 맡았던 배역에서 살짝 다른 롤을 맡았다. 미친놈 연기로는 폴 다노만큼이나 선 굵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배리 키오건. 밑도 끝도 없는 광기에서 착하지만 많이 모자란 연기까지 이제까지 했던 연기와는 살짝 다르다. 이 배역은 파우릭의 서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놓인다. 이 파우릭 서사에서 이야기의 발화점이 되는 역할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입체적인 측면까지 두드려졌던 이유는 베리 키오건의 연기력 덕분이다. 시오반 역의 케리 론돈과 연기 앙상블이 빛나는 부분과 후반부에 발생하는 사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묘한 차이로 관객에게 큰 인상을 주는 키오건의 섬세함이 두드러진다. 여동생 시오반 역을 맡은 캐리 론돈은 입체적인 배역을 맡았다. 각본이 괜히 맛집이 아니다. 마틴 맥도나가 촘촘히 설계한 그림 그 자체로 움직이는 이 영화. 시오반은 이런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 모습을 사람들 앞에 감추는 연기를 해야 한다. 짧은 순간 인물들에게 갖는 어떤 감정을 얼굴로 소화했다. 그리고 시오반은 파우릭을 정말 의지하고, 둘도 없는 친구 겸 오빠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역할을 정말 잘 이해하듯 따뜻함과 까칠함 사이의 내면을 훌륭하게 묘사한다.
두 주인공 콜름과 파우릭을 맡은 콜린 파렐과 브랜든 글리슨도 굉장히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시상 레이스에서 브랜든 프레이저, 오스틴 버틀러와 함께 강력한 후보였던 콜린 파렐. 찐 시골뜨기로 시작해서 살기 어린 눈빛, 혼자가 됐다는 괴로움, 뭔가를 결심한 마음가짐까지 영화를 이끄는 주연으로서 맡은 큰 배역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콜린 파렐의 연기는 스카이 콩콩 같은 퍼포먼스였다고 볼 수 있다. 뛰어오른 만큼 관성처럼 반응해야 하고, 이 리액션이 영화의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얼굴 표정으로 많은 걸 설명했다. 콜름 역을 맡은 브랜든 글리슨은 관객이 정을 주기 아까운 캐릭터다. 이 이야기의 시작이 콜름의 갑작스러운 절교 선언이기 때문이다. 또 콜름은 이 관계에 주도권을 쥔 사람으로서 주요한 터닝포인트마다 방점을 찍는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 이 입체적인 감정변화를 소화하는 베테랑의 경험치가 돋보였다.
이런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지만 더 강점으로 작동하는 부분은 영화의 각본이다. 이 작품의 각본은 두 말할 것 없이 훌륭하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마틴 맥도나의 최고작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이 지점에 있다. 사실 시놉시스만 읽으면 ‘그냥 나이 든 남자 둘이 싸우는 영화라서 진부할 것 같은데?’ 싶은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냥 단지 싸우기만 하는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의 각본이 품고 있는 가장 큰 핵심은 질문이다. 이 영화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과 아름다운 마무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에게 묻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때려박으면 뭔가 맛이 없을 영화의 모티브가 이 두 남자의 전쟁을 통해서 ‘난 이럴 거야’ 싶게 하는 것이 역시 21세기 셰익스피어 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그 콜름이 파우릭에게 하는 행동이 기억에 남는다. 아무튼 이 영화가 특히 문학적으로 보인다는 의미에서 이 작품을 걸작으로 만든 맥도나의 능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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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이 이기지만 선을 추구하는 영화
줄거리
1년째 자신의 사연도 알려주지 않은 채 아벨을 쫓아다니는 '미라'라는 영혼. 어느 날, 비명소리가 나서 알리아가 달려가 보니 아벨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 알리아는 그 옆에 서 있던 미라가 아벨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 가족까지 잃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알리아는 집을 팔고 봉사활동을 위해 락스미라는 원장과 그의 남편 파들리가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고아원이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그 집은 아벨이 죽을 때 쥐고 있던 목걸이를 만지는 순간 알리아에게 보였던 집과 똑같은 집이었다. 알리아는 윈두부인으로부터 자신이 사이코 메트리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라와 아벨의 죽음이 이 집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감한다.
아니나 다를까, 그 집에는 다르마라는 어린 소녀의 속삭임이 계속해서 들린다. 알리아는 자신처럼 제3의 눈을 뜬 나디아라는 소녀와 함께 집에 갇혀 있는 다르마를 풀어주지만, 다르마는 고아원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감상 포인트
1. 1편보다 잔인함 수위 매우 높음!(특히 마지막)
2. 이젠 윈두부인만 기다려, 이 영화 최대 영웅 윈두부인...
3. 놀랍게도 3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님.
감상평
초반에 분위기 잡는 거 보고 '오?'했다. 억지 CG도 안 쓰고 정석적으로 공포를 연출하길래 기대했다. 하지만 초반에 정교하게 뜸을 들인 것과 달리 뒤에서는 도미노처럼 와르르 쏟아져 버린다. 이것 때문에 영화 전개가 느린 건지, 빠른 건지 모르겠다. 정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관계 설정도 너무 복잡하다. 그런데 앞에서는 다 숨기고 있다가 갑자기 장막을 걷어버리려니까 급하게 전개되는 양상이 있다.
처음부터 아벨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있는 인물들을 활용해서 연출하면 될 것을, 굳이 인물 하나를 더 추가하는 느낌이다. 이런 식으로 사람 막 죽이는 작품은 개인적으로 불 호다. 인물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낭비만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게다가 갑자기 웬 사이코 메트리? 영매 능력으로 과거 볼 수 있는 거 아니었어...? 그 능력 활용하는 거 보면 '굳이...'라는 생각 든다.
그리고 마지막에 잔인함 수위가 심각하다. 그냥 심각하기만 한 게 아니라, 이 장면을 일부러 보여준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든다. 오래 볼 이유가 전혀 없는데 인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무섭지?'라고 하는 것 같은... 이러한 장면들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와는 너무 모순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알리아와 나디아가 풀어준 다르마는 사실 파들리와 미라의 숨겨진 딸이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사실들이 속속들이 드러난다. 락스미의 동생이 바로 아벨을 쫓아다니던 미라였고, 자기 아내의 동생을 임신시킨 파들리는 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미라와 다르마를 죽이곤 강도로 위장한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영매였던 파들리는 다르마를 집 안에 가두고 미라가 고아원에 들어오지 못하게 결계를 쳐 두었다.
대략적인 흐름은 1편과 비슷하다. 다르마가 너무 억울해서 자기 아빠를 데리고 지옥으로 가버림. 그런데 지옥에 같이 끌려간 알리아가 아벨을 죽인 진범이 바로 파들리라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복수심에 불타서 파들리를 조지려고 함. 그때! 아벨과 미라가 나타나서 그러지 말라고 한다. 복수는 복수를 낳을 뿐이라며...
하지만 겨우 지상으로 돌아온 알리아의 몸에 다르마가 들어와서는 아빠를 잔인하게 죽인다. 결국 윈두부인이 지옥의 문을 열고 다르마를 지옥으로 보내버리지만, 그 문이 열렸을 때 악귀 하나가 이승에 건너왔다는 말과 함께 끝이 난다.
아벨의 대사를 통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만, 전편과 마찬가지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이번 편은 부족하다 못해 전혀 없다. 심지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도 말이다.
여기엔 앞서 말한 잔인한 장면들이 이유가 된다. 알리아의 몸에 들어온 영혼들은 전부 복수에 성공한다. 용서하는 게 진짜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면서 막상 영혼들이 사람 죽이는 장면은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막지 못한 게 아니라, 막지 않은 거다. 그 장면을 보여줘야 무서우니까.
전기톱으로 사람 자르는 장면 보여주면서 '악은 악으로 갚아선 안 돼요!'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정말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면 선함이 이기고 악자가 제대로 된 벌을 받는 결말을 만들었어야지... 그리고 알리아는 전편부터 지금까지 왜 사람 죽여놓고 경찰에 안 불려가는지 이해가 안 간다. 영혼이 네 몸에 들어갔어도 누군가 죽었잖아... 그런 처리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영화가 어떻게 설득력이 있을까.
웬만해선 작품이 별로라도 심하게 까기보다는 좋은 점 찾으려고 애쓰는데 이번 영화는 좀 심했다. 메시지와는 모순되는 장면만 나열해놓고 억지 교훈 주입하는 식. 심지어 3편 떡밥까지 던진다는 점이 날 더 해탈하게 만들어...ㅋㅋ 그냥 이 정도면 깔끔하게 캐릭터 정리해서 영매 추리물로 가는 게 낫지 않나요...? 그러면 차라리 팝콘 무비라도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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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킹스맨 : 퍼스트 에이전트》 영국 역사 속 실제 기록 그리고 1차 세계대전 역사ㅣ킹스맨 프리퀄ㅣ
? 영화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King's Man, 2020)' 예고편 분석영상
- 스태프
제작사: 20세기 폭스, 마브 스튜디오, 클라우디 프로덕션
배급사: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처스,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장르: 액션, 스릴러
감독: 매튜 본
제작: 매튜 본, 데이빗 리드, 애덤 볼링
각본: 매튜 본, 칼 가이듀섹
원안: 매튜 본
출연진: 해리스 디킨슨, 레이프 파인스, 젬마 아터튼, 다니엘 브륄, 자이먼 혼수, 스탠리 투치 외
음악: 헨리 잭맨
개봉일자: 2020년 9월 18일-킹스맨 시리즈 프리퀄
1차 세계대전 배경
#킹스맨퍼스트에이전트 #킹스맨 #킹스맨퍼스트에이전트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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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리뷰]부모라면 꼭 봐야할 영화, 어른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집]리뷰입니다.
예고편을 다량 사용했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수익창출을 포기하겠습니다. 영상만 내리지 말아주세요!사용 예고편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x2TGD...
https://www.youtube.com/watch?v=A__FO...
https://www.youtube.com/watch?v=HySh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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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메인 예고편
“내 첫사랑이 24년 만에 찾아온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기억일까? 인연일까? 전 세계 68관왕 167개 노미네이트 [패스트 라이브즈] 메인 예고편 공개! 3월 6일, 극장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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