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11-06 16:45:25
'태혜지'를 잇는 3세대 여배우 9명
1세대엔 태혜지가 있다면 현재는 이 배우들이 자리하고 있죠! 3세대 여배우 특집. 땀범벅이 되어도,
피가 튀겨도, 그마저도 아름다운 청춘 스타들. 눈에 익은 배우들도 혹은 생소한 배우들도 보이실텐데요.
현재~미래의 드라마, 영화를 책임질 9명의 배우들을 소개합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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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편’이 부재하는 전쟁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Civil War)>(2024, 알렉스 갈란드)
* 작품의 장면과 결말 포함
증오의 단면
작품은 이 가상의 전쟁을 설명하지 않는다. 내전의 원인, 각 편이 주장하는 이념이나 명분은 알 수 없다. 서부군의 중심 세력도 등장하지 않는다. 작품의 화자인 기자들의 대화를 통해서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은 국가의 대표자로서 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대신 수도를 성역처럼 봉쇄하기를 택하고, 역시 미국 국민일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선전을 지속한다. 기자들이 그를 비판하는 것은 그 때문이지, 서부군을 응원해서가 아니다. 궁금해진다, 서부군은 어떤 이들이며 어째서 분리 정부를 내세웠는가, 아무 군대에도 속하지 않는 미국인들은 어디를 지지하는가, (대통령은 민주당 출신인가 공화당 출신인가?) 그러나 작품은 알려주지 않는다.
오프닝, 카메라는 연설을 연습하며 단어를 반복해 뱉는 대통령을 클로즈업한다. 자신만만한 연설문은 언어일 따름이다. 너무 가까이 맺힌 상은 오히려 흐리고 거의 비현실적이다. 그 사이에는 사실적인 전쟁의 이미지가 있다. 거리를 두어야 보이는 것들과 다가가 거기 머물러야 보이는 것들- 영화는 기자들에게 밀착해서, 때로는 그들의 렌즈를 통해 그것들을 담아낸다. 모든 폭발과 총질이 극적으로 시원하거나 짜릿하지 않고 끔찍하게만 다가오는 까닭은 일차적으로, 기자들의 시선을 따르는 촬영과 연출 때문이다. 더불어, 이들도 관객도 어쩌면 그들 자신도, 군인들의 편과 정체를 구별해 낼 수 없어서 이기도 하다. 영화는 전쟁을 수행하는 이들이 제 목소리라고 믿는 무언가를 삭제하고, 사실상 그들의 목소리가 된 총성과 폭발음, 비명과 신음을 조명한다.
이 전쟁의 한 실마리는 “트와일라잇 존” 근처 유원지에 있다. 리 일행은 한 군인의 시체를 발견한다. 조심스럽게 통과하려는 찰나 총알이 날아든다. 건물 근처로 숨자, 잠복해 있는 두 군인이 보인다. 조엘은 되풀이해 묻는다, 당신들은 어느 편이며 저 건물에는 누가 있는가. 그들의 답도 되풀이된다, ‘저쪽이 쏘므로 이쪽도 쏠 뿐이며’, ‘저 건물엔 총 쏘는 인간이 있다’. 물론 전쟁의 ‘양 쪽’을 거울의 양면처럼 다뤄선 안 되는 경우가 많다.(안타깝게도 우리는 현재진행형의 예시인 러시아 정부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학살을 떠올리게 된다.) 분노도 다 같지 않다. 현재 미국의 법과 사회를 장악해가고 있는 조직화된 혐오(한국은 어떤가)에서 비롯된 분노와, 그에 저항하는 목소리들에 종종 실리는 분노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가 가상의 ‘내전’을 통해 들여다보려는 바는 아마도, 그 억압과 피억압의 권력관계를 따져 보는 행위가 무의미해진 전쟁이 끊임없이 생산하는 분노인 듯하다. 특히 반정부군이 최첨단 장비와 조직화된 군대를 갖고 있다는 설정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미국이라는 국가 내의, 총기(효율적인 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도구)를 쥔 증오 말이다.
이에 이어, 또 하나의 실마리는 서부군 주둔지 근처에서 이루어진 끔찍한 조우에 있다. 예상치 못한 전개의 연속으로 영리하게 관객의 불안과 안도를 유도하던 영화는, 관찰자 입장에 있던 기자들이 자신을 정확히 겨냥하는 총구를 맞닥뜨리도록 한다. 거기 조건적 혐오에 기반한 무조건적 폭력의 예시,라고 할만한 무언가가 있다. 제시와 보하이가 시체를 매장하고 있는 군인의 포로가 된 상황, 리와 조엘은 둘 중 조엘이 말문을 열기로 합의한다. ‘남자 대 남자’ 토킹을 시도하자는 일종의 위기 대처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마초적인 군인의 눈엔 더 ‘중요’한 것이 들어왔던 모양이다. 핏빛 색안경을 낀 금발의 백인 군인은 공격적으로 기자들의 출신지를 물으며 누가 “진짜 미국인”인가를 가려내려 한다. 착취자가 ‘발견’한 땅에 건국된 이민자들의 나라에서 그가 말하는 “진짜 미국인”이란, 착취자와 가장 닮아 있거나 닮고자 하는 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는 정답이 없어야 할 질문에 정답이 생겼다. 그 정답은 답의 내용이 아닌 답을 강요당하는 자들의 생김새와 말투에 있다. 질문자가 보고 있는 것은 세 명의 기자가 아니다. ‘라틴계 남자’, ‘금발의 백인 여자’, ‘유달리 두려워하는 아시아인 남자’다. 토니가 거짓말은커녕 입도 제대로 떼지 못할 정도로 부들부들 떨었던 건, 홍콩 출신이어서 라기보단 아시안의 외모를 지니고 있어서다. 그는 방금 보하이가 악센트가 두드러지는 영어를 구사하는 아시안이‘라서’ 살해당했음을 알고 있다. 그건 ‘피부에’ 곧바로 침투하는 공포이리라 감히 짐작한다. 조엘이 특히 패닉했던 것, 상황이 지나가고 만난 동료 기자들이 ‘새미와 다른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자 조엘이 ‘그들에게도 이름이 있다’고 반응했던 것도, 그 색안경 너머 시선을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자의 카메라와 거리
‘유원지의 저격수’ 시퀀스로 돌아가 본다. 리는 총알을 피해 몸을 낮추고 차 사이에 숨었다. 주위가 흐려지고, 꽃밭이 보인다. 그때 리의 긴장이 풀리고 스르르 눈이 감긴다. 어쩌면 그는 ‘트와일라잇 존’의 주민들을 이해한다. 그들은 옥상 위의 저격수가 없는 것처럼 살아가며 잔디밭에 물을 주고, 멋진 옷을 사고, 깨끗한 동네를 산책한다. 제시가 건넨 원피스처럼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일상. 리에겐 그런 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제시의 가족, 리의 가족, 옷가게의 점원처럼- ‘내 코앞으로 시야를 좁히고 그 바깥을 외면하는 삶’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일 수 있다. 허나 참혹한 현실과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건 때로 특권일지도 모른다. 우연히 그런 날을 보낼 수는 있어도, 리는 ‘그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는 없다. 자주 카메라를 주변의 위험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그의 시야는 현장에서도 일관되게 넓다. 전쟁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그 일부가 되지는 않는다. 전쟁의 장면들을 곱씹으며 괴로워하고 스스로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기도 하는 리는, 자신이 몸담은 장면도 멀리서 관찰할 수 있는 자로 보인다.
서부군이 백악관을 폭격하는 아수라장에서, 자주 패닉해 울던 제시는 더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고 쉼 없이 사진을 찍는다. 반면 리는 패닉한다. 조엘과 제시가 세 기자의 죽음을 “프로세싱”하는 동안 리는 카시트에 범벅이 된 피를 닦아내기만 했는데, 뒤늦은 프로세싱이 시작된 것일까. 그게 전부는 아닌 듯했다. 수없이 겪었을 폭발과 총성도 근본적인 원인은 아닌 것 같았다. 승리를 앞두고 긴박하게 작전을 수행하는 서부군의 효율적인 움직임, 군복을 입은 동료 방송 기자들의 기묘한 미소, 집요하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제시의 번득이는 눈동자… 따위 모두가 리를 몰아가는 듯 보였다. 리는 그 순간, 그 장면에 ‘포함’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을까.
이내 평정을 되찾은 리를 선두로, 기자들은 리무진을 공격하는 서부군을 등지고 백악관으로 향한다. 이제까지의 취재가 주로 기자들이 군인들의 뒤를 따르는 식으로 이루어졌던 것과 반대로, 군인들이 기자들의 뒤를 밟는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로 들어가자 다시 위치가 뒤바뀐다. 한 군인은 기자들에게 ‘우리 진로를 방해하면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협박한다. 냉정한 명령이 아닌 흥분에 사로잡혀 토해낸 고함으로 들린다.
리가 사진을 찍다 얻어맞은 제시를 돕기 위해 카메라를 내리고 다가가며 두 사람은 처음 만났다. 이별 또한 리가 제시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어 총을 맞으며 이루어진다. “내가 죽는 장면도 찍을 건가요?”라는 물음에 리는 “어떨 거 같아?”라고 되물었다. 그 복선은 제시가 리의 죽음을 촬영함으로써 비틀려 완성된다. 영화는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을 멈추지 못하는 제시를 비난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지금 무엇을 위해 찍는가,를 묻게 한다. 폭력의 잔상들을 집착적으로 좇는 몰입한 표정이, 달리는 차의 창문을 넘어가며 신나 활짝 웃던 얼굴과 닮아 보였다면 착각일까, 그가 군인들의 흥분을 공유하고 있는 듯 보였다면. 전쟁을 담다가 그 일부가 돼 버렸다면, 포착한 이미지로 무엇을 전할 것인가는 이제 상관이 없고, 그 이미지들 자체가 목적이 돼 버렸다면, 그래도 괜찮은가. 리가 고민하던 바도 이와 닿아 있는 것일까. 영화는 전쟁을 바라보는 매체로 기자의 카메라를 활용하면서도, 그 형태와 거리의 윤리 역시 탐구하려는 듯했다.
백악관을 나갈 용기도 없어 가장 안쪽의 방에 숨어 있다 경호실장을 내보내 투항 협상을 하려던 대통령, ‘적’의 죽음들을 축하하는 그를 클로즈업하며 시작되었던 영화는 그의 죽음으로 끝난다. 조엘은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냐고 묻고, 대통령은 “살려주세요, 저들에게 날 살려달라고 말해요.”라고 애원한다. 제시는 그가 총알에 살해당하는 모습을 찍는다. ‘우리 편’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군인들이 시체 곁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스틸컷- 이 가상의 르포, 위험한 로드무비, 폭력적인 ‘성장’ 영화는, 고요하고 섬뜩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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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친절한 이웃, 밤에는 수상한 도청팀
오늘은 영화 이웃사촌을 가지고 왔어요! 우리 주변에 이웃이 살고 있는데 그 이웃을 24시간 감찰을 한다?! 말 한마디, 부스럭 소리, 먹는 것까지 밀착 감시하고 있는 이웃의 정체는?! 우리에게 감동과 웃음을 선사해 줬던 '7번 방의 선물'이경환 감독이 만든 영화라 더욱더 기대가 되었던 작품인데요!! 실화 영화라 더 의미 있는 이웃사촌 결말 까지 살펴보시죠!
기본 정보
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이환경
각본 : 이환경
출연진 : 정우, 오달수, 김희원, 김병철
개봉일 : 2020년 11월 25일
평점 : 8.31
스트리밍 : TVING, Wavve, Coupang play, WATCHA, NETFLIX
기획의도낮에는 친근한 이웃집 vs 밤에는 수상한 도청팀백수 가장 좌천 위기 도청 팀장 대권(정우)은 팀원들과 함께 해외에서 입국하자마자 자택 격리된정치인 가족을 24시간 감시하라는 미션을 받는다.이웃집으로 위장 이사 온 도청 팀원들은 라디오 사연 신청부터 한밤중에 나는 부스럭 소리까지수상한 가족들의 모든 소리와 행동을 감시하면서 새로운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데...담벼락 사이 수상한 이웃사촌들 웃고 울리는 비밀 소통 작전이 펼쳐진다!여담
영화는 개봉 당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애매한 코미디와 감동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지 못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우리들의 OTT 속으로 들어와 버렸다. 이웃사촌은 작중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만들었지만, 가택연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기 때문에 두 분을 합친 게 아닐까 싶다.
후기 및 결말
영화 이웃사촌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차기 대권후보의 오달수를 잡아두기 위해 가택연금 속에서 친구의 장례식에도 못 가는 서러움과 그의 딸까지 사고로 죽게 돼버리자 굳은 결심으로 대선후보로 나가 당당하게 대통령에 당선이 되게 됩니다.그를 도운 정우는 버림받고 목욕탕을 청소하는 와중에 대통령으로 된 오달수가 찾아오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단순하게 영화만 평가했을 때 평점이 8점이나 받을 수 있나 고개가 갸우뚱?! 하게 한다. 8점이라... 감동과 코미디 둘 다 잡으려고 했지만 둘 다 잃어버린 느낌이랄까?! 영화를 보면서 옛날 옛적에는 옆집에 누가 살고 있고, 철수 내 밥숟가락 개수까지도 알고 있었던 그 시절이 그리워 지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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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다양한 별들이 섞여 아름다운 은하가 되는 것처럼
요새 유튜브에서 우주 관련 영상들을 보는 재미에 빠져서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선정한 우주에 관련된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기대하면서 선택한 영화 <우리 사이의 우주>. 우주라 하면 과학의 첨단이라고 생각을 해서 크게 감동을 받거나 감성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햇었는데, 엄청난 문학적 비유에 놀라고 감동을 받았던 작품이었다.
영화 <우리 사이의 우주> 시놉시스
토비는 엄마와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러 슬로베니아에 온다. 그러나 토비는 아빠 그리고 친구들과 떨어져 보내는 여름이 맘에 들지 않는다. 동네 아이들이 토비를 괴롭히면서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된다. 그때, 토비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녀 티아샤를 만난다. 티아샤는 토비를 은퇴한 장님 천문학자 헤르만에게 데려간다.
* 해당 내용은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소개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우리 사이의 우주>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우주로 풀어내다
Space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리적인 공간이라는 의미와 우주라는 의미인데, 이 작품에서는 이 두 가지 의미를 중첩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우주의 별을 매개해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굉장히 잘 풀어내고 있어서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별과 은하에 관심이 많은 토비는 엄마와 함께 여름휴가를 엄마의 고향 슬로베니아로 오게 되고 그곳에서 시력을 잃은 천문학자 헤르만을 만나게 된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괴팍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토비는 그와 함께 별을 관측하면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 헤르만과 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과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별과 비유하면서 대화를 이어가는데 굉장히 문학적이어서 뇌리에 강하게 남았다. 캐나다에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있냐고 물어보자 토비는 자신 자신의 빛이 그 아이에게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토비가 좋아하는 친구가 있지만 아직 그 관계가 진전되지 않았음을 표현하고 있었고, 피부색이 달라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던 토비를 향해 헤르만은 별은 절대 혼자 있을 수 없다면서 큰 은하 속에 위치한 별의 태생을 알려주면서 토비 역시 혼자라고 생각할지라도 결국에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처럼 굉장히 문학적으로 우주와 사람 사이의 관계를 풀어내고 있어서, 과학 그 자체로 생각했던 우주에 대해서 이렇게나 감성적일 수가 있구나 깨달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섞임에 대하여
영화 <우리 사이의우주>의 주인공 토비는 백인과 흑인 사이의 혼혈인이다. 인종차별을 하면 안된다는 교육을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은연 중에 그 차별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작품 역시 그러한 차별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다. 슬로베니아에서 드물었던 흑인은 토비가 오자 친구들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로 굴뚝청소부라 놀림을 받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꼭 흑인과 백인이라는 이분법적인 구조로 바라보고 있다기 보다는 한 집단에서 이방인으로 취급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확대해서 다루고 있었다.
토비의 엄마는 인종적으로 보자면 백인이었지만 그녀의 예술적인 감성으로 인해 고향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그렇게 예술을 한다고 떠나 캐나다에 정착했지만 그곳에서도 낯선 느낌은 지울 수 없었고, 휴가차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도 여전히 이방인의 느낌을 계속 받는다. 이렇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엄마와 인종적으로 차별을 받는 토비의 모습을 보면서 ‘블렌딩(섞임)’의 필요성에 대해서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한다.
영화 속에서는 펜케익을 만드는 토비가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하나의 반죽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토비는 흰색 반죽과 갈색 반죽을 따로 만들고 후라이팬 위에서 섞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요리사로 성공한 아빠의 레시피라고 소개한다. 백인과 흑인 혼혈인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블랜딩을 통해 성공한 레시피로 인정받았듯이 자신 역시 그 존재를 인정받길 바라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더불어 마크라메 공예가인 토비의 엄마 역시 다양한 실을 엮어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데, 블렌딩(섞임)이 예술 작품에서 중요한만큼 사람들 사이에서도 중요함을 잘 표현하고 있었다.
이렇게나 우주가 감성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에 굉장히 만족스럽게 봤던 영화 <우리 사이의 우주>.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고 있었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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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의 드라마, 아직도 안보셨나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집콕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 이불 속에서 드라마 정주행 하고싶은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OTT 서비스 열풍은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등 새로운 OTT 플랫폼들의 국내 상륙으로 더욱 뜨거워졌습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공개 이후 <지옥>을 공개하여 상승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였습니다.
<오징어 게임>, <마이 네임>, <지옥> 이외에 정주행하기 좋은 넷플릭스 드라마는 어떤 작품이 있을지, 함께 보시죠!
N D.P. - 6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 손석구
줄거리 : 탈영병들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 (D.P.) 준호와 호열이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을 쫓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마주하는 이야기
*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웹툰을 사실적으로 각색한 드라마로, 공개되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어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드라마입니다.
N 인간수업 - 10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김동희, 정다빈, 박주현, 남윤수, 최민수
줄거리 :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 10대 범죄를 다룬 스릴러 학원물로, 공개 당시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은 작품입니다.
N 퀸스 갬빗 - 7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안야 테일러 조이, 빌 캠프, 마리엘 헬러
줄거리 : 1950년대 한 보육원,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소녀. 점점 더 넓은 세계로 향하며, 체스 스타의 여정을 이어간다. 하지만 더 이기고 싶다면 중독부터 극복해야 한다.
* 안야 테일러 조이가 주연을 맡았고, 미니시리즈 부문 포함 에미상 11개 수상, 골든글로브 미니시리즈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작품입니다.
N 에밀리, 파리에 가다 - 10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릴리 콜린스, 필립핀 르로이-뷔리우, 애슐리 박, 루카스 브라보
줄거리 : 봉주르,파리! 낭만의 도시에서 꿈의 직장을 갖게 된 에밀리. 프랑스어는 못하지만, 마케팅이라면 자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인생. 사랑과 우정은 여기서도 복잡하다.
*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시리즈로, <섹스 앤 더 시티>의 대런 스타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시즌 2가 확정되었다고하니, 아직 시즌1을 안본 분들은 빠른 정주행 추천드려요!
N 보건교사 안은영 - 6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정유미, 남주혁, 문소리, 유태오
줄거리 :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고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함께 이를 해결해가는 이야기.
* 정세랑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잘 다루지 않은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N 브리저튼 - 8부작
출처 : 넷플릭스출연 : 피비 디네버, 레지 장 페이지
줄거리 : 1800년대 런던, 사교계에 첫발을 내딘 브리저튼 가문의 맏딸인 다프네가 최고의 바람둥이 공작인 사이먼과 계약 연애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아찔한 스캔들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
* 에미상 후보에 오른 드라마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숀다 라임스가 줄리아 퀸의 베스트 셀러 로맨스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한 시대물 드라마입니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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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맨스 혐오자의 로맨스 추천
우선 나란 사람의 성격을 1인칭 시점에서 묘사하자면, 본인은 로맨스가 스토리의 주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는 굳이 찾아서 보진 않는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주 오글거리는 설정, 대사를 웬만하면 내 시간과 돈을 쓰면서 보진 않는다. 담백한 러브스토리는 가끔 보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드문 케이스다. 그런데 간만에 굳이 찾아서 볼만한 로맨스 드라마를 찾은 것 같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후로 굳이 시간 내서 본 건 가히 오랜만이긴 하다. 그래서 써본다. 나같이 로맨스 문외한이 추천한다니 읽는 사람도 웃기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쓰고 있는 나 자신도 굉장히 신기하지만 뭐,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으니 우선 써본다.
1. 은근히 골때리는 캐릭터의 향연
우선 남자주인공. 사회성이라고는 1도 없어 보이는 이 사람은 그렇게 대화가 물흐르듯이 진행되는 상대는 아니다. 보통 처음에 로맨스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다가도 중간에 보다가 포기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우선 플롯과 캐릭터가 예상 가능한데, 거기다가 오글거리는 대사까지 곁들여지면 갑자기 드라마에 대한 흥미를 갑자기 잃어버리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우선 1화를 꽤 문제없이 보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가 뭔가 생각해봤더니 남자주인공이 모든 대화를 상황에 맞추어 융통성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텍스트 그대로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통해 원칙주의적인 것 같다가도 어떤 상황에서는 눈치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면 눈치 없는 척하는 건지 사람 놀리는 건지 알수 없는 화법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남자주인공이 맞닥뜨리는 모든 인물들과 하고 있는 어이없는 티키타카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다. 이 남자주인공과 말을 나누는 상대들이 이 남자의 목석같은 반응에 미쳐버리려고 하는 모습도 꽤나 웃음을 유발하는 포인트였다. 이 남자주인공 실제로 만나면 진짜 답답해 죽을 수도 있겠다고도 생각했다. 사람을 은근히 대놓고 놀리면서 말하는 사람으로도 보였다가, 아닌 것도 같았다가, 참 요주의 인물이다. 하지만 2화까지 보다보니, 그저 모든 일에 크게 놀라지 않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그에 반해 여자주인공은 꽤나 클리셰스러운가 했는데, 보다보니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아주 감정적이고, 직설적인 모습이 그렇게 나를 보는 것 같았다. 특히 싫음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여주, 아주 호감이었다. 그리고 여자주인공의 직업이 영화번역가여서 더 호기심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한 때, 내가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직업을 가진 여자주인공인데, 거기다가 살짝 지랄맞은 여자주인공이라니. 여자주인공의 파이터기질, 꽤 마음에 들었다.
2. 어이없는 대사의 흐름과 티키타카 잼
그 외, 다른 조연 인물들을 그리는 건조하고, 위트있는 드라마 속의 톤 앤 매너 아주 인상적이었다. 남녀주인공과 조연들의 시크한 듯하면서 자조적이기도 하면서 은근히 웃기는 유머 코드도 취향에 잘 맞았다. 약간 개그 코드가 덜한 멜로가 체질을 보는 느낌이었다. 결이 다르다면 다를 수도 있지만 약간 건조하고, 시크하고, 인물들 간의 티키타카가 아주 적절한 것이 이런 대사가 잘 맞아떨어질 때의 통쾌함을 어디에서 느꼈는지 생각해보니, 멜로가 체질을 볼 때였던 것 같다. 멜로가 체질은 작정하고 연극적인 요소도 있는 개그 드라마로 만든 것 같았다면, 이 드라마는 개그 코드가 주가 아니고, 조금 더 흔한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인물들의 대사 합이 찰떡같이 잘 맞는다. 마치, 멜로가 체질을 볼 때, 대사의 신박함에 놀라던 그 때의 통쾌함을 느낀 기분이었다.
예를 들면, 꼰대 교수에게 사과의 의미로 홍삼 세트를 가져가면서 교수의 집문을 두드리는 여주와 집 안의 교수 와이프의 대화 중에서
"(애교 가득한 표정으로)문 좀 열어주시면 안될까요?"
"(까칠하게)바쁘다고 전해달래요!"
"홍삼으로라도 어떻게 안될까요?"
"(냉큼 이거다 라는 듯이) 들어오라네요!!!"
"(어이없어하며)좀팽이, 홍삼은 좋은가 보지?"
라는 대화가 있었는데, 이 대화 속 마지막 대사, 좀팽이, 홍삼은 좋은가 보지? 라는 대사가 너무 적절하고 웃겨서 푸핫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Naver 사진출처
그리고 남주와 여주의 대화 중에서도
"덕분에 제 총도 찾았네요."
"그 총 가짜인 건 맞아요?"
"아유, 진짜면 안되죠, 한국에서 총기소지 불법이잖아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하는 변태들도 많아서요."
"저 변태아닌데"
"(덤덤하게)그 쪽이라고는 안했는데"
"그럼 가짜 때문에 그렇게 열심히 달린 거예요?"
"지금 저를 심문하시는 걸까요? 그리고 왜 변태예요?"
"제가요?"
"(아오 말 좀 알아듣자 하는 표정으로) 제가요."
"변태에요?"
"(답답하다는 듯이)아니, 아까 불법 그거 있잖아요.... 아 됐어요."
하는 부분에서도 나도 여주처럼 남주를 한없이 답답해 하다가 헛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남주 캐릭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전개야 하면서 인물들을 티키타카를 바라만 보다가 계속 끄지도 못하고 어이없게 2화를 다 보게 되었다. 기묘하게도.
3. 이 드라마를 완주할 가능성?
로맨스 드라마를 보다가 시청자가 이탈하게 되는 경우는 남주와 여주가 외부적 상황 때문에 이어지지 못하고 갈등 상황에 처해 있는 고구마 상황을 견디다 못해서 스토리 감상을 하다가 이탈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고구마 상황이 아주 길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전개가 로맨스 드라마 치고 빠르게 이어진다면, 아마 꾸준히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초반 이야기는 꽤나 만족스럽게 봤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봄직한 드라마를 찾은 것 같아서 현재로서는 기분이 나쁘진 않다.
우선, 신세경, 임시완 배우에 대해서 호감이 있으신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다. 배우들 연기가 연기 1도 모르는 일반인이 봐도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선정할 때, 대사를 중요시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정도는 보셔도 좋을 것 같다. 꽤 잔잔하게 티키타카가 찰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 오글거리지 않으면서 잔잔한 드라마, 추리물처럼 머리 굴리지 않아도 되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감성적인 드라마 찾고 계신 분들이라면 정주행을 시도해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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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스트 어웨이
캐스트 어웨이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처음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감정과 느낌이 들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흔히 말하듯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다시 보면서, 이 영화는 자신의 삶을 어떤 이유에서인지 일정 시간 잃어버린 남자가 자기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페덱스(물류회사)에 근무하는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화물을 싣고 이동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비행기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로 추락하면서 무인도에 떠밀려 살아난다. 그는 생존을 위해 거의 원시인 수준으로 활동하며 무인도에서 약 4년의 시간을 보내다 마침내 뗏목을 묶어 섬을 탈출해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온다.
모두 척 놀랜드가 죽은 줄 알고 장례까지 치렀지만, 정작 척 놀랜드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좋아하는 한편, 죽은 사람이 살아온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한다. 척 놀랜드의 시각에서 보면, 자신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은 자기를 이상하게 바라본다.
여기서, 척 놀랜드가 홀로 무인도에서 살았던 4년의 시간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척 놀랜드가 깊은 우울증 또는 정신적 문제로 병원에 입원해 지냈다고 그려볼 수 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무인도의 생활은 척 놀랜드의 상상이거나 비유일 수 있다.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가는 상황은 보통의 사람에게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 하지만 척 놀랜드는 무려 4년을 혼자 살아간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기에, 척 놀랜드는 바다에 떠내려온 화물에서 배구공을 발견하고, 배구공에 이름을 붙이고, 인격화한다. 배구공의 이름은 '윌슨'이다. 배구공을 만든 제조 회사의 이름이거나, 배구공 브랜드겠지만, 여기서 '윌슨'은 척 놀랜드의 또 다른 자아라고 할 수 있다.
척 놀랜드는 항상 '윌슨'을 가까이 두고 생활한다. 그는 윌슨에게 다정하게 말하지만, 어느 때는 화를 내기도 하고,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윌슨'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자신을 투사해 감정을 발산하지 않으면 진짜 정신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일 수 있거나 이미 정신병 상태에 있는 척 놀랜드가 '윌슨'을 자기와 동일시하는 현상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그 사람의 뇌 활동을 이미지로 만들어 보면, 척 놀랜드가 무인도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매우 단순하면서 황량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척 놀랜드의 생활은 매우 단조로워서, 아침에 일어나 물을 찾아 마시고, 하루 두 끼 또는 세 끼를 위해 채집, 사냥하는 활동을 한다. 그에게는 '문명'에서 비롯한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도구나 대상이 없는데, 그건 그의 뇌 활동 즉 정신의 상태가 문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를 암시 또는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홀로 4년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외부의 충격에 척 놀랜드는 깨어난다. 바닷가에 떠밀려온 것은 문명이 만든 흔적이었고, 그것은 무인도에 갇혀 있던 척 놀랜드에게 정신적, 심리적, 육체적 충격을 가한다. 섬에 갇힌 채 탈출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척 놀랜드는 문명의 조각을 보면서 탈출의 희망을 갖는다. 그리고 탈출하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시작한다.
척 놀랜드가 죽음을 각오하고 거센 파도를 헤치며 섬을 탈출하는 과정은, 척 놀랜드의 정신이 놓인 상태 즉 우울증이나 정신병 처럼 현실에서 멀어진 상태에서 다시 정상의 현실로 돌아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리고도 바다 위에서 거의 죽음 직전에 이르렀을 때-바다는 인간의 의식, 무의식을 상징한다-극적으로 구출된다. 척 놀랜드는 다시 문명사회이자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지만, 과거의 척 놀랜드와 지금의 척 놀랜드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애인, 친구, 동료들은 돌아온 그를 반겨주지만, 한편으로 그가 사라졌던 시간만큼 낯설고 당혹스러워한다. 깊이 사랑하던 애인은 이미 다른 남자와 결혼해 아이를 낳았고, 동료들은 친절하지만 예전과는 사뭇 멀게만 느껴진다. 척 놀랜드가 그들과 떨어져 있어야 했던 시간과 공간이 그들과의 유대를 낯설게 하고, 어색하게 만든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척 놀랜드라는 '인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척 놀랜드는 자신이 떠났던 '문명사회'로 다시 돌아왔지만, 스스로도 그 환경이 어색하고 낯설다. 불과 4년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그 이전과 앞으로도 결코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청년 남성이 군대, 특히 미국에서는 실제 전투에 참가하는 분쟁지역의 군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낯섦'에 대해 깊이 공감할 것이다. 그들은 불과 2-3년의 짧은 군복무를 하지만, 그때 겪은 전쟁의 트라우마는 평생 남게 된다. 그리고 그 트라우마로 인해 군복무 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척 놀랜드는 아마 정신적인 문제로 독방에 갇혀 있었을 수 있고, 그가 겪었던 4년의 시간은 그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걸 바라보는 애인, 동료들의 시선을 척 놀랜드가 모를 수 없고, 그로 인해 감정적 단절과 소외를 느끼게 된 것이다.
결국 척 놀랜드는 다시 길을 떠난다. 그가 알던 모든 사람과 그가 살던 곳에서 멀리, 아무도 알지 못하고,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으로. 그리고 그 낯선 곳에서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고,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이것은 척 놀랜드가 자신의 삶이 바뀐 것을 인식하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려는 무의식적 행동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언뜻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깊은 고통과 슬픔을 내재한 채 살아가야 하는 한 인간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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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묘 - 굿판을 깔아준 베테랑 선배들과 칼춤을 추는 젊은 천재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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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내에 이도현 배우가 맡은 배역(봉길)의 이름을 '봉림'이라고 잘못 표기해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조금더 유의하여 영상 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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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주 최신 개봉영화(이터널스, 세버그, 시그널X, 크림, 퍼스트 카우)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1월 1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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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엘비스> 1차 예고편
대중문화의 아이콘, 최고의 뮤지션 전 세계를 뒤흔든 청춘의 상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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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템테이션 아일랜드 시즌 1> 공식 예고편
[왓챠 익스클루시브, 2021년 7월 23일 공개]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이 아름다운 섬으로 떠난다.
선남선녀가 득실대는 템테이션 아일랜드에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드라마와
세상 짜릿한 사랑 확인 파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