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펜펜2023-11-14 14:52:56

이번 주 넷플릭스 추천작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이번 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코미코에서 연재되다가 계약 만료 이후 네이버로 서비스를 옮긴 이라하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병동의 일상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일찌감치 주인공 정다은 간호사 역할에 박보영이 캐스팅되어 주목을 받았다. 그밖에 이정은, 연우진, 장동윤 등이 주연을 맡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잘 알려진 이재규 감독이 연출을, <조선명탐정> 시리즈, <힙하게> 등의 각본을 쓴 이남규 작가 등이 각본을 맡았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내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로 이동한 간호사 '정다은'을 좇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정다은은 내과에서 정신과로 이동하게 된 자신에게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는 다른 간호사들과 유대를 쌓게 되고, 일촉즉발의 사건들이 벌어지는 병동 안에서의 다양한 일상을 마주한다. 결과적으로는 정다은을 포함한 정신과 간호사 및 의료진, 그리고 정다은을 거쳐가는 환자들의 성장기로 맺음되는 훈훈한 엔딩의 이야기지만 그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다. 정다은은 이 과정에서 구설수에 시달려야 하고 담당 환자들의 사건사고로 인해 깊은 우울증에 걸려 입원하게 되는 등 우여 곡절을 겪는다. 환자에게 진심을 다하는 간호사와 의사, 보호자들은 아무리 매달려도 속수무책으로 벌어지고 마는 사건들에 매번 좌절하고 절망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깊은 밤이라도 아침이 온다'는 설정이, 이 작품을 빛나게 만든다.

 

가장 큰 순기능은 '정신 질환'에 대한 허들 낮추기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지만 여전히 정신 질환은 사회적으로 터부시되고 있다. 아픔을 숨기며 살아가고, '정상'을 연기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충과 사회적인 부조리를,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확하게 짚는다. 특히 치료자인 동시에 환자가 될 수 있으며, 언제든 다시 치료자의 위치로 돌아올 수 있는 인간의 유동성과 질환의 인지 및 치료의 중요성을 정다은 간호사의 캐릭터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들이 몹시 좋았다. 더불어 다양한 정신 질환을 누구든 공감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연출과 대사로 묘사하려고 노력한 부분들에 대한 노고가 다분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드라마의 배우들 모두 극에 완전히 밀착된 호소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어 입체적인 캐릭터를 구현한 만큼 그 고민과 깊이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이다.

 

특정 질병에 대해 자극적이게 다루지 않으며 그 질병의 고충을 가능한 한 제대로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한국 드라마는 그리 많지 않기에,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선 경계인이다'라는 말이 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 되는 대사가 아닐까 싶다.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도 언제고 질병과 질환을 겪을 수 있는 예비 환자임을 인지하며 타인을 대하는 방식. 현재의 한국에 턱없이 부족한 역량을 이 작품은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작성자 . 펜펜

출처 . https://brunch.co.kr/@ekiria/422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