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신고

댓글 신고

udong2023-12-04 01:27:11

이 바쁜 서울에서 사랑스러운 인연 찾기란?

<싱글 인 서울> 스포일러 없는 리뷰

사랑이 뭐죠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한 출판사의 편집장 현진(임수정)과 논술 학원 강사 영호(이동욱)이다. 두 사람은 싱글이다. 현진이 싱글인 이유는 간단하다. 일만 하다 보니 세월이 다 지나가버렸다. 연애세포가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이성이 말만 걸어도 결혼식장을 잡을 것 같은 현진. 혼자만 썸을 타고, 그린 라이트를 키는 일상이 재미없었다. 다른 주인공 영호는 오히려 혼자인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다. 혼자 먹고, 혼자 살고, 혼자 일하는 등 단체생활이라면 최소한만 유지한 채로 그렇게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영호에게 현진이 속한 회사가 ‘책을 내는 것이 어떻냐’고 제의한다. 인연이 시작된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새로운 에세이가 된다!

 

 

 

달달하다 달달해

 

이 영화가 가진 최고의 장점을 이야기한다면 바로 사랑스럽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내내 톡톡 튀는 발랄함으로 가득 차 있는데, 이를 이동욱 배우가 멋진 모습으로 이끈다. 구체적으로 이 인물이 처음 등장할 때 어디서 본 기시감이 느껴진다.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연출을 이 영화에 가져온 것이다. 이는 영화가 무언가를 과시하려고 이런 연출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의 어떤 특성이 만화처럼 과장되어 있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무조건 이런 연출을 써야 했다. 이 연출에 호응하듯 영화는 영호를 중심으로 사건을 전개한다. 대표적으로 영호가 과거를 떠올리는 방식도 순정만화 어디에서 맡았던 향이다. 그리고 영화가 영호를 이용하는 방식은 다른 주인공 현진의 서사와도 관련이 있다. 영화에서 현진은 영호의 캐릭터를 조명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다. 현진의 입장에서 영호를 바라보는 시점 쇼트가 다수 들어간 것은 이동욱 배우의 멋진 모습을 비추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또 현진의 직업적인 특성도 영호의 성장서사를 강조하는데 적절하다. 현진이 영호와 다른 한 인물의 책을 편집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인물의 입장 변화를 정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였다.

 

 

 

지금은 2023년

 

이 영화가 바뀐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화는 철저하게 현재의 대한민국을 묘사하고 있다. 우선 영화 제목이 ‘싱글 인 서울’이다. ‘혼밥족’이 유행어가 된 지 체감상 수십 년은 된 것 같은 세태에서 이 제목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소재인 에세이도 우리가 아는 줄글 형식의 수필집이 아니다. 우리가 인스타그램을 하다 갑자기 피드에 뜨는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짧게 적혀있는 글’과 유사하다. 사용한 음악도 비교적 현대적이다. 예전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최호철의 ‘세월이 가면’ 같은 대중가요 고전 클래식이 삽입되던 것처럼 이 영화에는 우리가 잘 아는 음악이 들어가 있다. 그러나 영화가 세태를 반영하는 방식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몇 인물이 말하는 대사다. 글쓴이는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이런 대사들이 좀 겉도는 것 아닌가 싶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사소한 부분까지 영화의 톤을 완성하기 위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사랑합니다

 

현진 역을 맡은 임수정 배우는 러닝타임 내내 사랑스럽다. 대표적으로 이 영화의 코미디 부분이 그렇다. 꽃집에서 친한 언니와 대화하는 신은 현진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재미있는 장면이었다. 자연인으로서의 임수정이 평생 겪어본 적 없을 것 같은 일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현진의 매력은 스크린을 뚫고 들어왔다. 그리고 영화 안에서 사랑을 묘사하는 방식도 아름다웠다. 이 인물이 사랑에 빠진 것과는 전혀 딴판인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 로맨스도 효과적으로 소화한다.

 

 

 

왜 다른 게 나와요

 

영화의 아쉬운 점은 장르적 특징이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영화가 사랑스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 깔려있는 더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가 영화의 로맨스코미디적인 분위기보다 더 선행되기 때문에 어떤 관객은 이 작품이 매력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사랑영화로서 임팩트가 덜하다고 느끼기 쉬운 것이다. 하지만 글쓴이는 이 영화의 제목이 ‘싱글 인 서울’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우리가 로맨스를 이루기 위해서는 영화의 엔딩이 말하는 가치부터 이해하는 것이 정말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작품의 사랑영화로서의 특징이 무색무취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측면에서는 영화의 인물 중 아쉬운 캐릭터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이상이 배우가 맡은 ‘병수’가 작위적이었다. 눈치가 없는 것이 영화의 기본 설정인 듯 싶지만 단지 그것만 부족한 인물이 아닌 것 같다. 영화의 흐름을 깬다고도 느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영화에서 큰 이물감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작성자 . udong

출처 . https://brunch.co.kr/@ddria5978uufm/586

  • 1
  • 200
  • 13.1K
  • 123
  • 10M
Comments

Relative contents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