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2023-12-17 22:13:29
묵직한 엔딩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사회적 연결망과 사회적 시스템
엔딩이 인상적이었던 작품으로 만약 영화의 마지막이 해피엔딩이었다면, 그 울림이나 묵직함은 이만큼 깊고 크진 않았을 것이다.
내 삶을 손에 쥐고 흔들 수 있는 존재가 나 자신이 아닌, 사회 공권력과 그것을 실무에서 적용시키는 자라는 사실을 자각하지만, 그들 앞에 무릎꿇지 않고 자존심을 지키고자 애쓰는 블레이크는 어리석어 보이지만, 의외로 자존심이 내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 여기는 이들은 이 세상에 꽤 많다.
하지만 그들 또한 누군가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대상이 있음을 보면, 사회적인 서비스 체계 역시 그들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내가 가진 기술로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사회적 연결망은 서로가 서로의 도움이 되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지지와 의지처가 되어줍니다.
영화가 준 묵직한 울림이 스크린 안에만 머물지 않길 바라며 켄 로치 감독의 차기작 '나의 올드 오크' 이후를 기대하고 싶습니다.
출처 . 사진 - 네이버 스틸컷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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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계속 롱런할 수 있을까?
첫 장면부터 어마 무시하게 등장하는 외인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 살인병기 빌런은 절제된 표정으로 대담한 살인을 하며 내재된 광기를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통쾌한 핵주먹과 툭 던지는 말에 웃음을 터지게 하는 마동석의 등장. 여기에 장동철(이동휘 분)과 장이수(박지환 분)가 가세하여 영화의 재미를 살린다.
<범죄도시 3>의 무술감독이었던 허명행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무술감독 출신인 만큼 액션신에서의 연출과 편집이 훌륭하다.
최근 영화계는 고민 없이 가볍게 즐기는 이른바 '팝콘 무비'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삶이 팍팍해지고 어두운 뉴스가 많은 세상이다. 관객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를 거금의 티켓값을 지불하며 보고 싶겠는가. 아무 생각 없이 곳곳에 잔재미를 숨겨 놓아 관객들이 잠시라도 지루해질 틈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고 싶은 게다.
록키와 람보 시리즈에 이어, 다이하드와 스파이더맨, 엑스맨처럼 '시리즈'이기에 팬덤이 있고 극장에 걸리면 반드시 봐야 할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성룡이나 이소룡, 그리고 <가문의 영광> 시리즈처럼 <범죄도시> 시리즈도 내내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면 관객들이 질리게 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시리즈의 태생적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같은 느낌인데도 무언가 다른 맛을 주어 관객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달콤하고 차가운 맛은 동일하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제작진이 공언한 대로 범죄도시가 8번째 시리즈까지 롱런하려면 꽤 정성 들인 적절한 변주가 필요하리라. 시리즈이므로 익숙한 전개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으나, 관객에게 진부함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빌런의 변주가 중요하다. 묵직하고 강하면서도 스피디한 액션을 갖춘 마동석은 상수(常數)이고 빌런은 변수(變數)다. 아이스크림에 비유하면 상수인 우유 아이스크림 보숭이에 바닐라, 녹차, 커피, 블루베리, 망고 등 독특한 맛으로 변주를 주어야 한다.
빌런을 한국인이나 동양인으로 한정하지 말고 냉혹한 백인 빌런을 쓰면 어떨까? 남성이 아니라 길복순처럼 여성 킬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기승전 마동석 승리로 결말짓기보다는 마동석이 빌런에게 당하고 위기를 맞는 것으로 하여 다음 편으로 넘기는 건 어떨까?
한국 영화계가 낳은 꽤 괜찮은 시리즈가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자극받아 창의적인 한국의 작가들이 더욱 중독성 있는 시리즈물을 세계 극장가에 내놓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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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사람이 어디 있나
난 강박증이 있다. 이 덕에 일상생활에서 애먹는 부분이 많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10년 전 고등학생 친구의 이름을 기억한다던가. 친구의 전 근무지를 기억하고있다던가. 주변인들 반려동물 이름 기억하는건 일도 아니다. 이렇게 세세하게 무언가를 기억했을때 따라오는 단점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 기억하기 싫은 것들도 강박이 되어 계속해서 생각난다는것이다. 필요할때 무언가에 집중을 못하는건 되게 귀찮은 일이다. 사람들과 말하다가도, 비행기를 타더라도, 맛있는걸 먹을때도 내 시간을 오롯이 못쓴다. 두번째.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한다. 고3때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에 대해 일일이 다 기억했다가 한꺼번에 '선생님은 멋져요'라고 말한 적 있다. 그러고 나서 크게 혼났다. 누군가의 자그마한 사실이라도 다 기억하고 있거나 알려고 한다는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한다는걸 그때야 알았다. 얼핏들으면 사생활의 모든걸 알려고 든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굳이 이런 사람이란 인식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이렇게 내 머릿속은 내 삶을 바꿔놨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머릿속에서 음성이 들린다거나 했던 적은 없다. 요즘에서야 강박증에 대해 주변에 말한다. 부끄러워 할 일은 아니니까. 내가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이걸 앓는게 아니잖아?
되게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땐 선을 지켜야한다. 생각이 많아질때의 나를 설명하면 이해를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다행히도 요즘은 그런 편견이 많이 없어져서 강박증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사람이 적다. 요즘 공황장애라던가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유명인들이 많아져서도 좋은 영향인 것 같다. 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는 경우가 많이 줄어서인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물론 몇년 전에는 주변사람에게 피해를 줄 때도 있었다. 이 때 생각하면 굉장히 부끄럽다. 그래도 나는 이 병 때문에 삶에 엄청나게 지장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이 덕에 나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어차피 인생사가 맘대로 되는건 아니니까. 나처럼 자기 의지랑은 상관없이 머릿속이 복잡해질때가 사람에게 언젠간 온다. 그럴 때를 알아서인지 가끔 지나가다 인터넷에 뜨는 사연들이 남 이야기 같지 않다. 내 기억의 어느 순간을 꺼내오는 것 같았다. 저 사람도 저러고 싶지 않았을텐데. 뭐 그런 기분이 먼저 든다.
<더 파더>는 나와 비슷하면서도 정반대의 이야기를 한다. 안소니 홉킨스가 주인공 '안소니'로, 올리비아 콜먼이 딸 역할로 출연한다. 플롯은 간단하다.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일수도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아내는 돌아가신 것으로 보이고, 작은딸은 왠지 집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안소니는 거의 대부분 혼자다. 아버지로서의 삶을 보냈던 주인공은 딸이 없다면 기댈 곳이 없다. 사람이 외로울 때 말 걸면 별의 별 이야기를 다 한다. 작은 딸 루시의 이야기부터 간호인에 대해 '나는 돌볼 곳이 없다'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또 입어가며 병마와 싸운다. 영화는 타인들과 별다를 바 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다른 작품들과 다른 지점이 있다.
영화는 플롯을 비튼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치매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진다. 내 딸이 딸인건 맞나. 딸의 남편이 사별하지 않았나. 이런 혼란스러움이 그대로 영화에 담긴다. 딸의 역할을 하는 사람을 두명으로 배치한다. 또 있다. 초입부 시계를 잃어버렸다고는 말하지만 뭐 하다 놓쳤는지에 대해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왜? 안소니는 어차피 시계를 잃어버린 기억 자체가 없거든. 안소니가 시계를 잃어버린걸 장면으로 보여주면 '이래서 잃어버린 것 아니냐'를 보여주는 셈이 되어 그에게 책임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안소니가 겪는 일들이 병으로 인한 현상 자체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었을거다. 이 점에서 내가 뽑은 각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없다'라는 기억을 관객들에게 와닿게 하고 싶어서였을거라고 생각한다. 안소니에게 없는 기억이 이것만일까? 딸이 누군지. 작은 딸은 어떻게 지내는지. 딸이 이혼을 했는지 안했는지. 뭐 그런 것들이 아버지 안소니에겐 중요했을거다. 분명한 사실을 보여주긴 하지만 이는 후반부의 이야기다. 초중반부는 무엇이 정답인지를 ?치고 미스터리로 극을 끌고간다. 어차피 감독은 관객에게 무엇이 사실인지를 말해주고 싶은 의도가 없었을거다. 치매 환자들에게 중요한건 '기억하고 싶은건 잊어버리고, 기억하기 싫은건 머리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독은 이런 치매의 성격으로 인한 머릿속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연출방식을 선택했을 것이다. 이 때문에 플롯이 혼란스러운 이유만큼이나 치매환자들과 주변인들이 왜 더 존중받아야하는지가 분명해진다. 어쩔 수 없다.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는 것일테니까.
세상에 존중받지 말아야 할 인간은 없다. 심한 건 아니었지만 나도 강박증으로 특이한 행동을 해봤어서 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며 어느 순간의 내가 생각났다. 또 사람들에게 너그러워져야한다는걸 느꼈다. 이런 기분이 든 <더 파더>는 참 좋은 영화다. 주인공 안소니 홉킨스가 '양들의 침묵'보다 더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이유가 있다.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가 생각나는 연기였다. 엔딩신이 주는 묵직함이 어마어마한데, 나는 이 영화를 보려고 기대중인 분들에게 끝부분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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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한 타인
스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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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 영화가 나왔을 때 다양한 반응이 있었다.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건 '우리는 저런 게임 해도 광고나 게임초대 밖에 안 온다'는 후기다. 나도 그럴 것 같다.\
월식이 일어나던 날, 호수이자 바다인 영랑호에서 불장난(사실 얼음낚시이지만)을 하다 주먹다짐을 했던 어린이들은 약 40년 뒤, 또 다시 월식이 일어나는 날 석호와 예진의 집들이에서 새로운 불장난을 한다.
40년 지기 친구들과 그 아내들이 휴대폰으로 오는 모든 알림들을 공유하는 게임.
이 영화는 낯선 게임의 형식을 빌려 내부의 클리셰들, 너무 흔한 가정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배신과 타자성 보다는 오히려 풍자에 가깝다.
더 바랄 것도 없을 정도로 완벽해 보이는 석호-예진 부부. 그들의 공부 잘하고 착한 딸.
유방 성형외과 의사인 석호는 자상하고 가정적이며, 정신과 의사 예진은 딸에게 엄격한 엄마다.
대학생 때 혼전임신으로 낳은 딸인 만큼 딸이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예진의 아버지도 의사인 걸로 보아, 처음부터 석호가 결혼을 승낙받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석호는 예진 몰래 투자한 속초 리조트에 사기를 당한다. 정신과 의사인 예진은 성형을 정신적 문제라고 인식하고, 성형외과 의사인 석호는 정신과 의사를 꿀 빤다고 여긴다. 하지만 예진은 가슴 성형수술을 예약했고, 석호는 정신과 치료 6개월차다.
한국 영화, 아니 한국 가정의 클리셰들을 몽땅 모아둔 것 같은 태수-수현 부부를 들여다 보자.
고시 뒷바라지 해서 변호사 만들어 놓았더니 이제는 식모 취급하는, 보통 성격 아닌 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만 "우리 엄마 그런 사람 아니야!"를 외치는, 아내 모르게 다른 여자와 야한 사진을 나누는 태수. 친구 아내의 옷차림을 보고 "너무 꽉 끼는 거 아니야?"라며 평가질까지.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살면서 자존감이란 자존감은 뉘집 개나 준 듯한 수현.
문학반 수업을 들으며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레파토리는 제법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문학반 다니는 사람에게 예진을 험담하는 것도 낮은 자존감에서 온다. 자기 자신이 없으면 남이 기준이 되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주운전 후 수현 대신 태수가 자수을 하면서 죄책감까지 가중된다. 죄책감과 자존감은 디커플링.
거기다 슬쩍슬쩍 몰래 술도 마신다. 알콜중독과 자존감은 커플링.
준모-세경 부부를 보자. 준모는 부잣집에 맨몸으로 장가간 남자의 전형이다. 사업병에 걸려 온갖 사업을 벌이고, 망하고, 그리고 또 하고.
뒤에서 호박씨 까면서 앞에서는 천하에 둘도 없는 사랑꾼인 척. 사업장의 어린 알바생과 바람피우는 것까지 완벽하다.
그러면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는 늘 무시받는, 사업이라도 해서 '사장님' 소리를 들어야만 자존감을 올릴 수 있는 한없이 약한 존재.
한편 세경은 여기서 가장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세경은 말한다. "결혼할 생각 없었어요. 저 인간이 하자고 하자고 해서"
마지막으로 애인 '민서'를 데리고 오겠다고 했지만 몸이 아프다며 혼자 온 영배.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사싱 잘리고), 친구들끼리의 골프 약속에도 소외된다. 40년지기 친구에게도 사실 애인은 민서가 아니라 '민수'임을 비밀에 부친다.
게임은 점점 과열되고, 그만 두자고 하는 사람과 한번 폭로되면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불난 곳에 기름을 붓는다.
서로를 속이고, 속였다는 것이 발각되는 걸 관음하는 것이 관객의 역할이다.
게임-스릴로 흥분되는 순간은 잠깐이다. 그 이후는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 보는 관음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스마트폰은 그 자체로 메타포다. 마치 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화려한 생활을 관음하며 그 뒤에 어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불행이 있을 것이라 상상하는 것,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만을 기다리는 것.
그리고 그 순간이 왔을 때, 완전무결하지 않은 타인에 대한 비난은 너무도 쉽다.
그렇기에 기존 포스터에서 차용하지 않는 방식인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기'는 마치 "너, 나 보고 있었지?"라고 말하는 듯 서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훔쳐보고 있는 걸 다 안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동성애자.
자존감이 낮은 이가 SNS에서 화려한 삶을 거짓으로 꾸미듯이ㅡ물론 자존감도 높고 화려한 사람도 있겠다만은ㅡ세경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본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
사회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영배와 보통 수준의 자존감을 가진 세경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은 결핍 그 자체다.
인정받고 싶지만 능력이 없는 준모, 책임감 없지만 책임감 있는 척 해야 하는 태수, 아내에게 금전적으로 달리는 석호, 자신을 잃어버린 수현, 성(性)적으로 억압된 예진.
예진의 억압된 성은 희한한 방향으로 가지를 친다. 첫째가 딸 소영에게 보이는 반응이 그렇다. 스무 살이 넘은 딸의 연애사를 일일이 간섭하며, 딸의 가방을 뒤져 기어이 콘돔을 찾아낸다.
딸이 만나는 남자를 격렬하게 거부하며 딸에게 순결을 강요한다. 둘째로는 유방 성형외과 의사인 남편으로 말미암은 신체 컴플렉스다.
성형은 정신적 문제임을 인지하지만, 결국 가슴 수술을 감행하려 한다. 그것이 자신의 여성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의 두 가지 요소는 자신의 삶과 몸을 완전히 부정한다.
마지막으로 준모와의 관계다.
<인셉션>에서처럼 세경이 빼 놓은 반지가 테이블 위에서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그 순간 관객들은 이 모든 일이 가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영화 끄트머리에서는 게임을 아예 하지 않았다는 설정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돌아가는 차 안, 준모는 예진에게 온 문자를 확인한다. '자기랑 있고 싶었어'
하필이면 준모일까. 남편은 의사고 태수는 변호사, 준모는 사업병 걸린 백수다. 그럼에도 준모를 선택한 것은, 억압된 욕망의 육화 그 자체가 아닐까.
계산 없이 몸만 생각할 수 있는 상대.
마지막까지 관객의 관음 욕망을 채워준다. 이로서 가상이라고 여겨졌던 1시간 50분을 진짠가, 가짠가 헷갈리게 한다. 하지만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진짜라는 것을. 그리고 진짜라고 믿고 싶은 건 아닐까.
태수의 말처럼 누구나 '공적인 삶, 개인의 삶, 비밀의 삶이라는 세 가지 삶'을 살고 있음이 영화의 주제일 수도 있겠다.
그리하여 옆에 있는 타인들을 속이며 '완벽한 타인'들로부터 결핍을 채워가는, 그것은 너무도 익숙한 풍경이다.
영랑호에서의 불장난으로 시작된 이 영화는 한강이 보이는 서울 고급 아파트에서의 불장난으로, 친구 아내와의 불장난으로ㅡ불장난이라 순화하고 싶지는 않지만ㅡ 끝난다.
어쩌면 '완벽한 타인'이라는 제목은 40년지기 친구도, 가족도 아닌 자신의 결핍을 채워주는 그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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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이런 경찰은 없었다.
이 글은 영화 [범죄 도시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범죄 도시]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마동석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인생작을 선사했고, 작품에 출연한 무명에 가까웠던 수많은 배우들에게 연기의 지변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변변한 스타 배우 하나 없이 입소문 만으로 역주행을 했던 작품이었던 [범죄 도시]는 한국 영화에서는 어쩌면 금기시되는 시리즈(혹은 유니버스) 영화로의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고. 몇 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리에게 1편에 버금가는 2편을 가지고 돌아왔다.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하지만. 마동석 배우의 이두박근만큼이나 안정적인 시리즈라는 소문이 벌써부터 들리는 영화 [범죄 도시 2]는 장첸이 떠난 자리를 어떻게 메웠을지. 그리고 마석두가 살고 있는 한국의 고담시티는 또 얼마나 소란스러울지 궁금해지게 한다.
우리는 왜 마동석에 열광하는가.;포지셔닝의 승리.
사진 출처:다음 영화영화 [이웃 사람]에서 마동석 배우가 연기한 안혁모는 천하의 타노스도 주차만큼은 똑바로 하게 만들 수 있을 것처럼 무서웠다. 주연은 아니었지만, 마동석 배우는 가진 몸집만큼이나 확실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그러나 그 뒤로 이 배우의 역할은 영화에서도 일회용에 가깝게 소비될 때가 많았다. 소위 말하는 "몸빵" 정도의 역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거나. 다른 역할을 맡은 영화는 그다지 큰 흥행을 불러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속상했을 것이다."그런"역할이 아니면 쳐다봐주지도 않고. 같은 역을 하면 지겹다는 말을 피할 수는 없었을 테니.
[범죄 도시]가 개봉했을 초반만 해도 반응은 비슷했다. 또 비슷한 역할로 나오겠지.라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이 배우의 진심은 드디어 통하기 시작했고. 전직<아파트 단지 내 주차 똑바로 하기 운동> 위원장이자 <아트박스 사장님>을 겸하고 있던 마동석은 이 영화를 통해 자신에게 가장 알맞으면서도 어울리는 옷을 찾게 되었다.
마석도 역할은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영화계 포지션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범죄보단 멀고, 경찰보다는 가까우며. 상대편이 되면 골치 아프지만 내 편이 될 때는 그 누구보다 든든할 수밖에 없는 존재. 쌍욕과 구슬리는 기술을 동시에 탑재해 헷갈리지 않게 정확한 타이밍에 선택할 수 있는 사람.
누군가는 단점이라 말했던 그의 애매한 위치를 극대화해서 자신만이 소화할 수 있는, 마치 토르의 묠니르 같은 존재를 지니게 된 마동석은. 이 유니버스 안에서만큼은 최강자이며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되었다.
그가 여태 해왔을 수많은 고민과 아쉬움 들을 이 영화를 통해 완벽히 날려버릴 수 있길 바란다.
낯선(?) 배우들의 반란.;이런 반란은 언제나 즐겁다.
사진출처:다음 영화소위 말하는 "대형 배우"가 많지 않은 이 영화의 성공에는 스타들의 그늘에서 묵묵하게 일해오며 자신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온 배우들의 노력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전편에서 실제 조선족이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던 진선규 배우의 수상소감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배우로서 이름과 얼굴을 알린다는 것이 반드시 연기력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테니까. 이 영화에서도 배우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범죄 도시 2] 속 모든 배우들은 이를 갈며 다져온 내공을 마음껏 펼친다. 덕분에 영화 속 인물들은 그 어떤 때 보다 친근하고. 잔인한 강해상에게 다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진다. 그 어떤 인물도 영화를 편안하게 관람하는 데 해를 가하지 않는다. 덕분에 관객들은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 일어난 일처럼 실감 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완벽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주인공 하나로 이뤄진 작품이 아닌. 소위 "보통"에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 영화는 현실과도 너무도 닮아 있어서. 스타 하나 없어도(?) 영화관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힘은 그 어떤 영화보다도 강하다 할 수 있다. 이 영화 시리즈(?)가 찬사를 받는 이유는 아마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러 나온 자리에서도 쭈볏거리고 어정쩡한 세 배우(마동석, 최귀화, 박지환 배우)를 보고 있자면. 오히려 한껏 다듬어져 세련된 답변을 쏟아 내는 배우들보다도 더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자신을 빛내기 보다 영화를 빛내기 위해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많은 배우들을 위한 영화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이런 반란은 언제나 즐거우니까.
그럼에도 만족할 수 없었던 포인트.;잔인하다. 잔인해.
사진 출처:다음 영화영화 [더 배트맨]이 개봉했을 때 가장 많았던 우려 중 하나는 놀랍게도 주인공인 배트맨 대한 이야기보다 사상 최악의 빌런이었던 조커의 부활에 있었다. [범죄 도시] 역시 장첸의 재림에 많은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악역을 더 악역답게 그리는 방법에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영화는 조금은 안전(?) 하게 그 방법들 중 하나로 "잔인함"을 선택했다.
안타깝게도 그 잔인함은 탄수화물이 지닌 화력 같은 잔인함이다. 말 그대로 끔찍하기까지 하다.
총을 사용하는 장면이 있었면 스케일 자체가 커졌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 같은데. 강해상을 비롯한 거의 대부분의 악역(?)들은 칼을 주로 사용한다. 총을 보거나 다뤄본 경험은 없지만.작게는 연필을 깎다가, 일상 적으로는 요리를 하다가 칼에 베인 경험이 있는 사람이기에. 영화 내에서 길고도 자세하게 보여주는 살육(!) 장면들은 눈과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잔인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집요함과 고집불통. 혹은 돈 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는 강해상(손석구)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러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개인적으로는 강해상이 가진 "집요함"이 장첸이 가진 서늘한 잔인함보다 더 무섭게 다가왔기에. 오히려 피 칠갑하는 장면들을 줄이고, 악역의 끈덕짐을 강조하는 장면들을 더 넣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블 영화처럼 유니버스의 확장이 히어로의 안위보다 중요한 영화가 아닌. 한 편 한 편마다 주인공의 승리가 예정된 영화에 가까운 [범죄 도시 2]의 긴장감은 오히려 전편보다 조금은 적다.
주인공의 패배를 예상하기에는 마동석 배우의 주먹은 영화 [리얼]에 나온 김수현의 주먹, 혹은 원펀맨의 느낌이 너무 강해져 버렸고. 앞서 본 마석도의 위대한 이두박근의 힘을 본 사람이라면 강해상은 겁도 없이 거기 까분 악역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면서;재밌긴 하다.
이야기의 구조 자체는 1편보다 오히려 허술하다. 여러 웃음 코드도 많았지만 내겐 낮은 타율로 다가왔다. 그리고 잔인함도 지나쳐 보는 내내 긴장감보다 잔인함에 눈을 감고 싶은 순간들도 많았다. (이건 솔직히 내가 쫄보라서 그럴 수도 있음.)
그럼에도 이 영화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유가 있다면 그건 누가 뭐라 해도 배우들의 힘이 매우 크다. 이보다 무사하기를 바라는 형사들을 본 영화는 없었던 것 같다. 마지막 장면은 어쩐지 애드리브도 있는 것 같고.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정말로 큰일을 마무리하고 시원함을 말해주는 것만 같아서 기분 좋았다.
배우들의 노력 때문이라도. 이 시리즈가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추신.
영화에 나오는 명대사(?) 중 하나인 누가 5야?는 김윤석 배우 주연의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 먼저 나왔던 대사임.
[이 글의 TMI]
1. 메가박스 VIP인데 왤케 포인트가 많이 쌓였나 봤더니 수요일마다 포인트 더 주는 걸 나만 몰랐네.
2. 웃음 코드가 맞는 분들은 빵빵 터지심.
3. 칼 쓰는 장면마다 귀 막고 눈 가리고 혼자 난리 블루스였음.
4. 왜 내일 월요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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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해피엔딩이 누군가에겐 새드엔딩일 수도 있다
감기
줄거리
전염되면 무조건 죽음에 달하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한국에 퍼졌다.
너무 빠른 전염 속도에 결국 도시 폐쇄 조치가 내려지는데...
*해석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 해피엔딩이 누군가에겐 새드엔딩일 수도 있다
숨은 의미 찾기
보통 이런 재난 영화 속 인물들은 선과 악, 정의와 불의로만 나누기 힘들다.
그들을 구분 짓기 쉽지 않은 이유는 인물들에게 갈림길이 주어지고, 그중 하나를 무조건 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마치 바이러스를 찾아내고 사람들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연구원이 막상 자기 딸이 감염된 순간에는 그 사실을 숨기고 이기적 행태를 보이는 것과 같이 말이다.
하나 이 영화에서 평이한 인물은 앞서 말한 ‘인해’ 외에는 찾기 어렵다. 그 외의 인물들은 온전히 선이거나, 온전히 악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극렬하게 대립하는데, 이 과정 탓에 관객은 지루해진다. 완전한 선의 편에 서는 인물이 존재할 경우 99%의 확률로 선이 이기기 때문에 긴장감이 사라진다. 게다가 이에 맞서는 악인은 강할지언정 진부하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선한 인물로 대변되는 ‘지구’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정의감으로 무장한 구조 대원이다. 그는 조건반사적으로 타인을 돕고 무적이며 동료 조력자까지 있다. 그는 남들이라면 쉬이 할 수 없는 모든 일들을 해낸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감염되지 않고, 민간인 금지구역에도 자유롭게 들어가며, 자신을 막는 열댓 명의 사람들에 맞서고도 아이를 업고 기어이 빠져나온다. 이렇게 무적의 주인공을 세워놓고 그토록 진부한 악인이라니. 영화 내용은 앞의 30분만 보더라도 어떻게 이어질지 대강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리뷰하는 것은 순전히 ‘몽싸이’라는 인물 하나 때문이다.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밀항을 시도한 동남아인.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의문의 바이러스로 타고 있던 사람들 모두가 죽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생존자이자, 면역항체를 가진 사람이다. 그가 죽는 장면을 보는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기시감이 들었는데,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어떤 질문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부 백인이고 몽싸이가 흑인이라면?
영화가 인종차별을 의도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앞뒤 맥락 없이 ‘한국에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설정을 할 수는 없으니 그 경로를 비교적 가까운 동남아로 설정했을 뿐이다. 해외에 다녀온 한국인이나 외국인 여행객이 바이러스의 원인일 수도 있었지만, 바이러스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확산되었다는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밀항’하는 ‘동남아인’이라는 인물을 택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의아한 것은 몽싸이라는 인물을 영화 내에서 소비하는 방식이다.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그는 대한민국에 감기 바이러스를 퍼트린 원흉이면서도 동시에 유일하게 항체를 가진 희망이기도 하다. 상반된 두 가지의 역할을 부여받은 그는 한 쪽에게는 쫓기고 한 쪽에게는 보호받는 기이한 상황에 놓인다. 그러다가 결국 쫓는 쪽에 붙잡혀 죽음을 당하고 만다. 원흉으로서도 희망으로서도 제 역할을 종료당한 그는 ‘희망’이라는 타이틀만 미르에게 수혈하고 사라진다.
사실을 짚어보자. 그는 가난한 집에 돈을 보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밀항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 밀항을 주선한 브로커는 한국인이며, 그들을 운반하려다가 놓친 운반책 역시 한국인이다. 그에게 감기를 옮아 바이러스를 산발적으로 퍼트린 사람도 한국인이고, 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늑장을 부린 이마저 한국인이다.
그렇다고 몽싸이에게 처음 감염되어 죽은 병우를 탓하는 건 아니다. 다만, 몽싸이가 밀항을 '선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를 악으로 만들어버리고, 죽어도 안타깝지 않은 자로 만드는 영화의 구조가 아쉬웠다는 것이다. 그의 죽음은 미르에게 가려져 '숭고한 희생'으로도 취급받지 못한다. 그저 한 명의 밀입국자가 죽었다는 사실조차 남지 않은 채, 영화는 끝나 버린다.
우리 엄마 쏘지 마세요!
게다가 문제를 하나 더 추가하자면, 어린아이를 해결책으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긴박한 대치상태에서 뛰쳐나온 작은 아이가 평화를 요구하는 장면은 감동을 넘어선 한국식 신파에 가깝다. 거기에 '항체 보유자 김미르'라니. 아이는 우리 미래의 새싹입니다, 따위의 구호가 생각난다. 아무리 영화일지라도 고작 9살 밖에 안 된 어린 소녀에게 그토록 무거운 짐을 지워야 했을까?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스틸컷
이쯤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자. 동남아 계열 외국인 노동자와 어린아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 놓인 이들은 전부 사회적 약자다. 영화는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인류에게 닥친 재앙도, 인류에게 남은 미래도. 잘 생각해 보라, 영화 끝의 에필로그까지 지켜보아도 감염자의 시체를 대량으로 불태웠던 일에 대해 누가 책임졌다는 언급조차 없지 않은가.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모두에게 해피엔딩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결국 누군가에게는 해피엔딩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새드엔딩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새드엔딩도 언젠가는 해피엔딩이 될 수 있기에.
코로나 이후 보니 하이퍼리얼리즘 공포영화
감상평
개봉 당시엔 그저 그런 흔한 재난 영화인 줄 알았더니 WHO의 팬데믹 선언을 예언한 영화, 감기.
순위권 안으로 돌아갈 땐 안 보다가 문득 볼 것도 없고 해서 다시 봤다. 영화 속 결말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서 괴리감이 컸다. 금방금방 바이러스가 종식되는 영화에 비해 현실은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걸로도 모자라 위대 코로나 시대로 접어드는 판국이니.
어쨌거나 코로나 사회를 살아가고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기침할 때 비말이 퍼지는 슬로 모션은 소름이 돋았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아주 '불-편'했다. 중간중간 마스크도 안 끼고 손수건으로 대충 끼고 다닌 장혁이 대체 어떻게 감기 안 걸렸는지 그게 제일 의문.
보는 내내 그 짤이 생각났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절대 볼 수 없는 캐릭터 중 하나가 ‘정의롭지 않고 불의를 보고도 잘 참는 장혁’이라던… 그 말이 딱 들어맞는 영화. 그야말로 장혁이 아니면 이 역할을 할 사람이 없겠다 싶은… 너무도 뻔한 캐릭터지만, 이런 뻔하디 뻔한 캐릭터에 딱 맞게 설정된 영화이다 보니 억지스러워도 이 이상 최선을 다할 수 없는 영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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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방지축 얼렁뚤땅 혜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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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스타트업 대행사 대표를 맡고 있는 혜수(김재화)는 충청남도 망진에서 정종 문화제가 연산군 문화제로 바뀌어버린 축제를 성공시키고자 고군분투한다. 무늬만 이사이면서 책으로 수입을 연명하고 있는 상민(조민재)과 해고당한 극작가인 래오(박강섭)를 불러 일을 시키지만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한편 새로 들어온 인턴인 은채(장세림)도 똑 부러져서 몸 둘 바를 모르는데...
이 영화에서 혜수(김재화)를 방해하는 건 극단의 보이콧과 초대 가수 펑크,논란이 있는 MC 섭외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지만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끝까지 해내려는 혜수(김재화)의 모습을 보면서 중꺾마라는 표현이 여기에 잘 어울렸다. 망해가는 회사에서 상민(조민재)은 실수만 하는 역할이고 해고당했지만 알바생으로 다시 근무하는 래오(박강섭)도 혜수(김재화)의 일을 방해한다.
결국 망진의 군수에게도 버림받은 이 축제는 유야무야 끝나게 된다. 그리고 이 영화의 병맛 코믹 요소는 인물들의 갈등에서 빚어내는 찰진 욕과 맨손 싸움이다. 또한 인턴 은채(장세림)를 보면 지금의 MZ 세대와 많이 닮아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기 위해 인턴으로 경험하러 온 은채(장세림)는 혜수(김재화)에게 자신의 수상 경력과 학과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취업시켜달라고 한다. 허나 실상은 달랐고 만족하지 못하는 은채(장세림)는 다른 곳을 알아보기로 한다.
지금의 청춘과 많이 닮아 있다. 학력과 수상 경력은 갖췄는데 막상 입사해 보니 자신하고 안 맞는 회사여서 이직하거나 다른 회사에 취업하는 그런 안타까운 현실 말이다. 혜수(김재화)도 무리하게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군수의 비위에 맞춰야 했고 이 일을 책임지는 공무원들도 극단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해 보이콧까지 하게 되는 상황까지 벌이지는 걸 보면 아무리 영화라도 현실은 이보다 더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의 기자 간담회에서 배우들과 감독이 한 말은?
이 영화는 김홍기 감독의 장편 독립영화이다. 조민재(상민) 배우와는 예전 단편영화인 중성화에서 만나 호흡을 맞췄다. 박강섭(래오) 배우도 폭력의 씨앗에서 인상 깊은 역할을 보고 섭외한 배우라고 한다. 또한 신인 여배우인 장세림(은채)도 첫 기자 간담회에서 너무 떨리지만 이 영화를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민재(상민) 배우는 한국 영화 침체기에 한국 영화 매니아로서 범죄도시 3에 밀릴 수도 있지만 매진이 되었을 때 한 번 봐달라고 관객들과 기자들에게 당부했다.
중꺾마보단 그냥 하는 거야!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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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뮤턴트 워> 메인 예고편
새로운 돌연변이의 탄생
실험에 의해 인간병기로 길러진 존재 ‘뮤턴트’
실험실을 탈출하여 각지로 숨은 ‘뮤턴트’를 붙잡기 위해
최정예 특수부대가 비밀작전에 나선다.
강력한 파워를 가진 알파 뮤턴트는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 뮤턴트들을 살해하기 시작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알파 뮤턴트를 막기 위해
특수부대는 A급 뮤턴트와 손을 잡는데…
생존을 건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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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수퍼 소닉2> 히어로즈 30초 예고편
[수퍼 소닉2] 초특급 히어로들을 소개합니다 ? 소닉&테일즈 VS 로보트닉과 너클즈! 볼거리가 한가득? 4월 6일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