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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2024-01-11 14:45:03

또 한번 믿어 보고 싶은 감독 '최동훈'

 첫인상이 좋지 않은 사람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이, 생각보다 별로인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첫인상이 좋은 사람은 마음을 열고 대하게 된다. , 너무 괜찮네하고 느꼈던 사람의 다음 만남 다음 만남이 계속해서 좋으면 호감은 복리로 쌓이게 되는 법이다.

 

충격적으로 좋았던 범죄의 재구성 보고나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작품이 누군가의 데뷔작이라는 사실이었다. 생동감 있는 캐릭터, 찰진 대사, 속고 속이는 사건들. 짜여진 구조와 세련된 연출. 이제 방송을 시작한 새내기PD였던 시절. 영화를 보고 나서 느꼈던 감정은 부러움을 넘어선 충격이었던 것이다. '천재가 나타났네.’ 내게 최동훈 감독은 첫인상이 좋은 그런 감독이었다.

 

타짜, 도둑들, 암살까지 데뷔 10년동안에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며 천만 영화를 작품이나 만든 감독. 작품들이 나의 취향에도 맞아 믿고 보는 감독이었는데 외계+ 1부를 보고 나오며,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을 당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포스터를 보며 어쩐지 서늘한 감정을 느꼈지만 그래도 감독 이름 하나만 보고 선택한 영화였는데 없는 배신감과 허탈한 감정이 밀려왔다.

 

 

<외계+> 1부는 잘되면 속편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다른 시리즈들과 다르게 처음부터 2부가 존재함을 드러내 놓고 개봉했다. (아니 이럴거면 OTT시리즈로 만들었어도 되었지 않나)

 

2022년 현재의 세계에 ‘가드’’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며 지구에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서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고 형사 ‘문도석’은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 630년 전 고려에선 얼치기 도사 ‘무륵’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이 엄청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속고 속이는 가운데 신검의 비밀을 찾는 두 신선 ‘흑설’과 ‘청운’, 가면 속의 ‘자장’도 신검 쟁탈전에 나선다. 그리고 우주선이 깊은 계곡에서 빛을 내며 떠오른다. 고려와 현재, 그리고 외계의 세계가 뒤섞여 스토리를 이해해야 한다. 2022 인간 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그리고 1391년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 사이 시간의 문이 열린다.

 

 

사실 1부는 자..이제 배경을 설명해줄게정도의 느낌이랄까. 선명하게 줄거리를 말하기에 세계관이 복잡하지만 이상하게도 참신하게 느껴지지는 않는 기이함. 미래형 SF와 오리엔탈 판타지가 섞인 영상은 어딘가 어수선하고, 캐릭터는 어디선가 본 것 같았고, 스토리는 뻔했다. ‘저기요 감독님왜그러셨어요?어디서 부터 잘 못 된건가요?’ 이해가 되지 않아 붙잡고 물어 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는 이렇게까지 감독에 대해 고민하는 나는 또 뭔가나는 왜 그를 좋아했는지 반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도둑들> <암살> 창작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법한 소재에서 시작된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만들어 왔다. 인물을 충분히 탐구하고 인터뷰하며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 캐릭터가 살아있었다. 영화적이지만 사실적인 그런 인물들이 어우러져 촘촘하게 극이 진행되며 관객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외계+>은 어쩌면 최동훈 감독이 하고 싶은 거 다해본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오롯이 상상만으로 만들어낸 세계관과 타임슬립이나 썬더, 하바와 같은 장치들. 아마도 내가 <외계+>을 보고 그토록 당혹스러웠던 것은 화려한 CG나 숨막히는 액션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라 최동훈 다운 작품을 보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감독의 정체성이 명확히 보이지 않은 작품 인 것은 그가 변했기 때문이거나 변화하는 중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지난 시간 그가 만든 작품을 생각하면, 지금 그는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중이라고 믿고 싶다. 게다가 이 영화는 둘로 나뉜 영화의 겨우 1부 일 뿐이었으니까.  그가 펼쳐 놓은 것들을 어떻게 마무리 하려고 하는지. 나는 아마도 또 한번 그를 믿고 2부를 보러 갈 것임에 틀림없다.

 

작성자 .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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