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5 09:56:54
한계가 없는 봉준호의 세계
필모그래피 완전 정복!

국내외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한계가 없는 영화감독이자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오는 2월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새로운 영화와 만나기 전, 필모그래피 정주행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최애 영화도 알려주세요!

줄거리
조용한 중산층 아파트, 백수와 다름없는 시간강사 고윤주(이성재 분)는 개소리에 괜히 예민해져서 방바닥에 엎드려서 소리를 들어보고 천장에서 소리를 들어보려고 하지만 개소리의 진원지를 알지 못한다. 할 수 없이 평소대로 버려도 아무도 안주워갈 슬리퍼에 츄리닝을 입고 밖으로 나가 분리수거를 하고 터덜거리며 들어오던 중 바로 옆집 문앞에 서 있는 강아지를 발견한다. 윤주는 그 개를 납치, 지하실로 뛰기 시작한다.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지하실에 가둬버리는 윤주.
한편 아파트 경비실엔 경리 직원 박현남(배두나 분)이 있다. 그날도 지루하게 낱말맞추기나 하고 있는 현남에게 꼬마 슬기가 삔돌이를 찾는 전단을 가지고 온다. 온 동네에 전단을 붙이는 현남. 어쩌면 교수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 안고 한잔한 윤주. 집에 돌아와 임신한 아내의 배에 대고 속삭이고 있는데,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달려나간 아파트 사방에 강아지 찾는 전단이 붙어있고 이렇게 써 있다. "특징: 성대수술로 짖지 못함". 그러나 지하실의 강아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신경질적인 목소리의 주인이 아래층에 사는 할머니의 강아지임을 알게 된 윤주는 호시탐탐 그 개를 노리는데.
점점 늘어가는 강아지 실종사건. 사건이 마구 번져 가는 듯 보이던 어느날, 친구 뚱녀에게 들은 현남은 망원경을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가 건너편 옥상에서 한 사내가 개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다. 용감한 시민상을 타서 텔레비젼에 출연하는 것이 꿈인 우리의 현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뚱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사내를 쫓기 시작하는데.

줄거리
1986년 경기도. 젊은 여인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2개월 후,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인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구희봉 반장(변희봉 분)을 필두로 지역토박이 형사 박두만(송강호 분)과 조용구(김뢰하 분), 그리고 서울 시경에서 자원해 온 서태윤(김상경 분)이 배치된다. 육감으로 대표되는 박두만은 동네 양아치들을 족치며 자백을 강요하고, 서태윤은 사건 서류를 꼼꼼히 검토하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지만,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은 처음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용의자가 검거되고 사건의 끝이 보일 듯 하더니, 매스컴이 몰려든 현장 검증에서 용의자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구반장은 파면 당한다. 수사진이 아연실색할 정도로 범인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하는 물품을 이용한다. 심지어 강간사 일 경우, 대부분 피살자의 몸에 떨어져 있기 마련인 범인의 음모 조차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다. 후임으로 신동철 반장(송재호 분)이 부임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박두만은 현장에 털 한 오라기 남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근처의 절과 목욕탕을 뒤지며 무모증인 사람을 찾아 나서고, 사건 파일을 검토하던 서태윤은 비오는 날,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범행대상이라는 공통점을 밝혀낸다. 선제공격에 나선 형사들은 비오는 밤, 여경에게 빨간 옷을 입히고 함정 수사를 벌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돌아오는 것은 또다른 여인의 끔찍한 사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를 다시 감추고 냄비처럼 들끊는 언론은 일선 형사들의 무능을 지적하면서 형사들을 더욱 강박증에 몰아넣는데.

줄거리
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그곳에서 괴물이 나타났다. 한강 둔치로 오징어 배달을 나간 강두, 우연히 웅성웅성 모여있는 사람들 속에서 특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
갑작스런 괴물의 출현으로 한강은 모두 폐쇄되고, 도시 전체는 마비된다. 하루아침에 집과 생계, 그리고 가장 소중한 현서까지 모든 것을 잃게 된 강두 가족… 돈도 없고 빽도 없는 그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지만, 위험구역으로 선포된 한강 어딘가에 있을 현서를 찾아 나선다.

줄거리
읍내 약재상에서 일하며 아들과 단 둘이 사는 엄마(김혜자 扮). 그녀에게 아들, 도준은 온 세상과 마찬가지다. 스물 여덟. 도준(원빈 扮).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 하는 어수룩한 그는 자잘한 사고를 치고 다니며 엄마의 애간장을 태운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살해 당하고 어처구니없이 도준이 범인으로 몰린다.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엄마. 하지만 경찰은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짓고 무능한 변호사는 돈만 밝힌다. 결국 아들을 구하기 위해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범인을 찾아나선 엄마. 도준의 혐의가 굳어져 갈수록 엄마 또한 절박해져만 간다.

줄거리
기상 이변으로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은 지구. 살아남은 사람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끝없이 궤도를 달리고 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바글대는 빈민굴 같은 맨 뒤쪽의 꼬리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술과 마약까지 즐기며 호화로운 객실을 뒹굴고 있는 앞쪽칸. 열차 안의 세상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17년 째, 꼬리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는 긴 세월 준비해 온 폭동을 일으킨다. 기차의 심장인 엔진을 장악, 꼬리칸을 해방시키고 마침내 기차 전체를 해방 시키기 위해 절대권력자 윌포드가 도사리고 있는 맨 앞쪽 엔진칸을 향해 질주하는 커티스와 꼬리칸 사람들. 그들 앞에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줄거리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에게 옥자는 10년 간 함께 자란 둘도 없는 친구이자 소중한 가족이다.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날,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변희봉)의 만류에도 미자는 무작정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에 나선다.
극비리에 옥자를 활용한 ‘슈퍼돼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란도 코퍼레이션’의 CEO ‘루시 미란도’(틸다 스윈튼), 옥자를 이용해 제2의 전성기를 꿈꾸는 동물학자 ‘죠니’(제이크 질렌할), 옥자를 앞세워 또 다른 작전을 수행하려는 비밀 동물 보호 단체 ALF까지. 각자의 이권을 둘러싸고 옥자를 차지하려는 탐욕스러운 세상에 맞서, 옥자를 구출하려는 미자의 여정은 더욱 험난해져 간다.

줄거리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줄거리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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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위한 나의 백야행
가난한 집안 환경, 장및빛 미래라는 미끼로 아이들을 성적 경쟁으로 몰아넣는 선생님, 성적 경쟁 속에서 생겨나는 집단의 서열, 이런 시궁창 속에서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첸니엔, 빛의 영역에서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는 길에서 양아치에게 잡혔는데, 그 과정에서 함께 맞고 있는 샤오 베이를 만난다. 시궁창 속에서도 빛을 쫓아가고 있는 그녀는 여전히 시궁창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베이를 한심하게 여기며 무시하지만 동급생의 폭력이 점점 더 심해져 갈 곳 잃은 첸니엔은 베이에게 자신을 지켜달라 요청하게 된다. 그렇게 내심 니엔에게 호감이 있었던 베이는 니엔을 도와주는 음지의 보디가드가 된다. 하지만 동급생의 괴롭힘에 견디지 못한 그녀는 결국 일을 내고야 마는데, 그녀는 과연 꿈에 그리던 베이징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1. 어른들이 외면한 세계에서 사는 아이, 첸니엔과 샤오 베이.
첸니엔과 샤오 베이의 첫 만남은 폭력 현장이었다. 맞고 있는 샤오 베이를 보고, 양이치들을 신고하려다 덩달아 붙잡혀 버린 첸니엔은 함께 구타당하다 양아치들이 뽀뽀하라고 강요하자, 첸니엔은 뽀뽀로 그 끔찍한 상황을 모면한다. 이렇게 두 아이는 그저 어른들이 외면한 세계 속에서 하루하루 견디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첸니엔은 학교 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해 봤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아주 미미했기 때문에 여전히 가해자의 협박, 폭력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상황이 시사하는 점은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빛을 쫓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지만 그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는 관리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들은 철저하게 교사가 아니라 공무원이 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피해 학생을 보호하려는 조치보다는 가해 학생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려는 결정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살던 첸니엔은 어른들의 가해자 한정 인도주의적인 결정으로 어둠 속으로 들어가 버리게 된다. 경찰에 신고한 이후로, 동급생이 첸니엔을 괴롭히는 수위는 점점 심해지고, 과감해진다. 더 이상 이들은 학교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른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체계적인 입시 제도에 아이들이 잘 맞춰주기만 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아이들을 현혹한다. 하지만 어른이든 어린 아이들이든 사람이 많이 모여들어 집단이 되면 그 집단 안에서 서열이 생겨난다. 나이가 각각 다른 집단은 나이로 서열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지만 같은 또래가 모인 집단일 경우, 집단에서 가장 영악한 아이들이 집단 장악의 우선권은 획득한다. 그렇게 한 세력이 장악하면, 그 세력의 지도자가 던진 조그만 돌에 유독 세게 맞는 불가촉천민 계급이 생겨난다. 그 계급을 사회에서는 왕따라고 칭한다. 한 세력의 지도자가 그 집단에서 가장 엘리트라면, 어른들은 그 집단에서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맹신한다. 지도자는 선생님 앞에서는 모범생인 척 위선적인 행동으로 선생님을 속이고, 불가촉천민은 보복이 두렵기 때문에 지도자의 눈에 띌만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첸니엔은 그 반에서 불가촉천민이었다. 공부를 가장 잘 하던 웨이 라이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반 친구들은 모두 알지만 그걸 막으면, 첸니엔에게 향하던 화살이 자신에게 올 것을 알기에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방관할 뿐이다. 어른들은 학교라는 집단을 아직 때묻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사회에 나갈 공부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학교에서 학생들은 특정한 지식보다 더 절실히 배우는 것은 부당한 일이 발생했을 때, 적당히 눈치게임을 해야 내가 이 집단에서 매장당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어른이 되면서 잊었을 지도 모르고,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학교에서 한 번이라도 집단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눈치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영화는 그저 아이들의 집단도 어른들이 사는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아이들도 자기 나름대로 학교에서 정치를 한다는 것을 아주 극적인 요소를 담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샤오 베이도 엄마의 부재로 인해 미성년자가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불법을 서슴치 않고, 행할 수 밖에 없었다. 아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했던 13세 아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길거리의 양아치가 되었다. 그런 그에게 어둠 속에서 나가려고 발버둥치는 첸니엔은 순수한 존재로 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세상의 때란 때는 다 묻어버린 그에게 여전히 유토피아는 있다고 믿으며 공부에 매진하는 세상물정 모르는 그녀의 모습은 그에게 꽤 신기한 존재였을 테니까.
2. 영화 속에서 보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이 났던 한 소설이 있는데, 그것은 일본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백야행이었다. 이 소설 속의 두 주인공 유키호와 료지의 경우, 료지는 유키호를 지키기 위해서 무조건적인 희생을 하고, 유키호는 료지의 희생을 발판삼아 빛의 영역에서 고고한 백조처럼 살아간다. 이 영화의 결말과는 다르긴 하지만 영화 속 두 인물과 소설 속 두 인물이 비슷해 보였던 이유가 뭘까 고민해보니, 베이도 료지처럼 첸니엔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희생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너는 세계를 지켜, 난 너를 지킬게
더 이상 어른을 믿지 못하게 된 두 커플은 서로만을 의지하기로 한다. 어른들은 료지와 베이에게 묻겠지. 그렇게까지 유키호 그리고 첸니엔을 지켜서 얻을 수 있는 게 뭐냐고. 그렇다면 그들은 이렇게 답하지 않을까. 유키호와 첸니엔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어둠 속을 걷더라도 값진 인생이 될 거라고.
영화 속 형사가
"남을 위해 그렇게까지 희생하는 사람은 없어."
라고 했지만 시궁창 아래만 바라보며 한숨 쉬던 베이에게는 같은 어둠 속에서 살면서 하늘 위를 바라보는 그녀를 지지하며, 도와주어 그녀가 성공하면 자신도 조금은 행복해지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 그렇게 그녀를 통해 자신이 대리만족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녀가 자신은 찾아볼 엄두도 나지 않는 그 유토피아를 찾는 과정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그의 모습은 세상의 비정함에 실망했을지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는 아직 어린 청춘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느 순간, 그에게 첸니엔은 그의 암울한 인생의 이정표가 되어줄 세상의 전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무너지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었을 테니, 어른들은 할 수 없는 무조건적인 희생이 가능했다.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그 여형사는 첸니엔을 투영시켜 그렇게 무대뽀로 누군가를 지켜야할 만큼 결핍이 있는 베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영화 속 대사
"엄마는 나이들면 좋은 게 있대요. 다 잊어버린다고.
어쩌면 그 여형사도 어른이 되어갈수록 과거를 빨리잊어버리기 마련이기에 자신도 한 때, 다른 사람들에겐 쓸데없을지도 모를 무언가에 집중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잊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대사가 베이가 여형사와 대비되어 아직 청춘에 머물러 있음을 강조했던 것 같다.
어떤 어른들은 뉴스에서 발생하는 왕따 사건, 자살 사건 등을 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요즘 애들은 우리 때 같지 않게 영악하다고. 아니면 요즘 애들은 우리 때 같지 않게 의지가 약하다고.
그렇게 요즘 애들은 어떻고, 옛날에는 어떻고를 따지기 전에 한 번 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정말 옛날엔 학교 내에서 알력 다툼이 없었냐고, 유달리 약한 아이들이 없었냐고. 그냥 잊으신 거 아니냐고.
"나는 원래 자는 걸 싫어했는데, 요새는 좀 자고 싶을 때가 있어. 보고 싶지 않은 사람 보기 싫은 세상이 가끔 있거든."
영화 속 형사의 말처럼 여러번 잠을 잔 결과로 시간이 흐르니, 잊혀진 거 아니냐고.
3. 이 영화에 대한 평가
이 영화는 어른들이 만들어낸 빛의 세상에서 어둠 속을 기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굉장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른에게 보호받지 못한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야 했던 또다른 유키호, 료지와 첸니엔, 베이는 지금도 이 세상 도처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찾을 수 있을 텐데, 그런 아이들에 대한 소식을 매스컴이든 주위에서 듣게 된다면, 괴롭힌 아이든,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든 아이들을 탓하지 말고, 그 아이들을 그렇게 만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깊게 고찰해 주십사 하는 요청이 담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학교 생활은 좋은 성적을 가져야 좋은 인생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지식이 가득한 인재를 육성하는 곳이라고들 생각하지만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교내정치, 사회생활 등을 배우기도 한다. 따라서 교내 왕따 사건이 발생하면, 아이들도 잘못했지만 어른들도 아이들의 잘못을 방치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기에 이 영화는 학생들에 대한 조금 더 사려깊은 관찰과 왕따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배우의 연기도 너무 좋고, 내용도 좋기 때문에 이걸 왜 영화관 가서 보지 못했나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한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고민하게 되는 영화였다.
※ 해당 영화는 왓챠(Watcha)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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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인귀를 키우는 여자 - 감각적이고 새로운 느낌의 공포
이 영화는 필자가 BIFAN에서는 관람을 하지 못했는데, 운좋게 씨네큐에서 진행하는 먼데이캐슬(현재는 시네마캐슬이 후속격으로 이어가고 있다)을 통해 영화를 볼 기회가 생겨 보게된 영화이다. "링"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기에 이 감독...최신작은 어떨까? 라는 마음에 본 영화인데, "링"과는 다른 신선한 공포를 선사하는 수작이다. 이 영화의 평이 나빠서 사실 똥인지 알고 먹었다고 봐도 무방한데, 의외로 괜찮았다. 작년 7월에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카페 행사 때 미디어캐슬 이사님을 만나 이 영화가 언제 공개되는 가에 대해 여쭈어봤는데, 추후 개설된 전용관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하셨다. 여기서의 전용관이란 지금의 시네마캐슬을 뜻하니 언젠가 시네마캐슬 프로그램을 통해 스크린으로 만날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고 관심이 간다면 현재 VOD로도 발매되었으니 VOD로라도 보는 걸 추천한다.
나카타 히데오는 현재는 사실상 묻힌 장르인 로망 포르노에 관해 관심가지고 실제작을 하고 있는 감독 중 한명이다. 2016년에는 그의 영화 중 "화이트릴리"라는 로망 포르노 영화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살인귀를 키우는 여자도 이러한 로망 포르노 시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에로틱 스릴러 답게 수위높은 장면들이 상당히 나오는데, 그게 예상보다 길고 수위가 높다. 필자는 시작한지 5분도 안 지나 섹스씬이 나오는 것을 보고 충격먹었는데, 무슨 에로 영화 섹스씬을 보듯이 상당히 길게 나오는 것을 보고 더 충격먹었다. 영화를 봤을 당시에는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영화를 "링" 밖에 안 본데다가 로망 포르노 장르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더욱 그랬다. 게다가 섹스씬이 끝나면 나오는 자위씬. 슬슬 끝날 거 같은데 하면 또 다른 섹스나 자위가 나온다. 에로틱 스릴러라는 소개 문구를 보았을 때 필자가 기대한 것은 공포 6: 에로 4 정도의 비율이었는데, 실제로는 공포 2: 에로 8 이다. 초중반부 까지는 내가 지금 공포 영화를 보는건가 영화로 취급하지도 않는 에로 영화 따위를 보는 건가 싶었지만, 다중인격을 여러 배우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은 감독이 고집하고자 하는 감각적인 미장센을 엿볼 수 있다. 수위가 높은 장면이 많지만 에로 영화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본질인 성적 흥분이 아닌, 감독의 미장센이라 평하는 것이 더 옳을 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공포 영화라기 보다 예술 영화라고 평하는 것이 더 옳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수위가 엄청 높을 뿐이다. 이러한 감각적 요소가 존재하기에 필자는 이 영화를 한번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최근에 "사다코"와 같은 원조 공포에서 마저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후속작이 아직까지도 기대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은 원글 없이 새로 작성된 글이며, 출처란에는 작성자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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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줄면서 한국 관객들에게 하는 호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배우 정우성은 동료 배우들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12월 1주차 씨네뉴스 같이 살펴보아요!
마약 혐의 유아인 영화<승부> 잠정 보류
영화 <승부>가 넷플릭스와 배급사 측에서 잠정 보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로 당초
올해 중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승부>의 주연인 유아인이 지난 2월 마약 혐의에 연루되면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영화 <괴물> 한국서 히로카즈 2번째 흥행작 기록?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영화 <괴물>이 한국에서 두번째 흥행작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괴물>은 개봉 후 첫 주말인 1~3일 5만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수 11만명을 기록 중이며, 최고 흥행작은
<브로커>입니다. 기존 12만 8천여명을 기록한 2위를 지키고 있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넘어설
예정으로 보입니다.
거장 오즈 야스지로 특별전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아트나인은 오는 12~31일 <오즈 야스지로 탄생 120주년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영화 미학을 구축한 거장인 오즈야스지로 감독의 특별전에서 그의 대표작 <만춘> <오차즈케의 맛> <동경이야기> <동경의 황혼> <안녕하세요> <꽁치의 맛>이 상영된다고 합니다.
<노량: 죽음의 바다> 12월 20일 개봉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가 오는 20일에 개봉하면서 <서울의 봄>에 이어 관객들의 발길을 붙잡아 둘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으로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예정입니다.
“한국 영화 어렵다는말 염치없다”
배우 정우성이 지난 11월 30일 유튜브 채널 [성시경 먹을텐데]에 출연하면서 ‘한국 어렵습니다, 극장
어렵습니다’라는 구호가 무색하며 염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극장 개봉하는 너희 영화들만
영화관에서 봐달라고 하지. 평상시에 한국 영화 개봉하면 극장 가서 보느냐고 쓴소리를 하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영화 소품 적힌 위조지폐 늘어
한국은행이 위조지폐 유통 방지를 위한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영화 소품’이나 ‘specimen’등의 문구가
적힌 위폐가 제작돼 주로 고령층 상인들이 운영하는 전통시장과 노점상 등에서 많이 유통되는 점을 지적했으며 위조 기술이 원화 위조에 악용되지 않도록 경계심을 가져야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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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베 얀손이라는 이름의 모험
토베얀손
줄거리
유명한 조각가 아버지의 밑에서 자라, 자연스레 예술가로 성장한 토베 얀손.
흔들리고 불안정한 삶의 굴곡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녀는 어떤 예술가였을까?
토베 얀손이라는 이름의 모험
숨은 의미 찾기
무민은 하얗고 말랑하고 폭신하고 따스하며 무해하다.
언뜻 보기엔 곰인지 하마인지 헷갈리지만 사실 무민은 '무민 트롤'로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트롤을 토베 얀손만의 시각으로 해석한 것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무민의 존재를 눈치채고 그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방공호 속에서다. 어둡고 암울한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그녀의 염원이 무민이라는 존재로 하여금 그녀의 마음속에서 뛰쳐나온 건 아닐까.
영화는 혼돈 속에 빠진 예술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듬어 가는지에 대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루고 있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는 토베 얀손의 사랑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것 같지만, 실은 그녀의 예술이 어떻게 안정되어 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불안정한 관계들 속에서 그녀가 느꼈던 날것의 감정들이 정제되어 모두 무민이라는 예술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이건 그냥 돈벌이야. 이 그림이 진짜 나야."
토베는 만화를 칭찬하는 비비카에게 정색한다. 캔버스에 그려진 그림을 가리키며 저것이 진짜 자신이라고 말한다. 만화는 그저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며, 자신은 순수 미술을 그리는 예술가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런 토베의 태도는 겉으로 보기엔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지는 게 싫어서 인정받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순수 미술에 대한 그녀의 열망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순수 미술에 대한 사랑은 토베가 초상화를 그릴 때 나타난다. 그녀는 한눈에 알아보기는 힘든 추상화를 그리며 화산과 물줄기와 불꽃이라며, 이 중에 어떤 것이 자신일지를 묻는다. 자기 내면의 정체성이 과연 무엇인지 토베는 끊임없이 고민한다. 치열한 고민 끝에 얻어낸 정답을, 그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토베, 당신과 그림은 별개야."
"내 그림이 나야."
토베는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면서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전시회에서 토베는 담배를 피우는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빼라는 아버지의 충고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것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게 예술가 지원금 선정 여부가 달린 전시회인데도 말이다. 그녀는 캔버스에 거짓을 담은 적이 없었다. 약간 숨기거나 꾸며낼 법도 한데, 멍청할 정도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끄집어낸 것이다.
'내 그림이 나'라는 말을 한 치의 거짓 없이 뱉을 수 있는 화가가 어디 있을까.
프랑스에서 비비카가 돌아오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토베. 그녀는 자신이 아닌 다른 연인과 웃음을 짓는 비비카에게 상처를 받는다.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지만, 정작 비비카가 하는 말은 자신을 위해 무민을 주인공으로 한 희곡을 써달라는 것. 토베는 그 말을 차마 거역하지 못하고 희곡을 쓰기로 한다. 그 다음날, 아토스가 찾아와 결혼을 이야기할 때 토베는 자신의 초상화가 그려진 캔버스에 하얀 덧칠을 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캔버스 살 돈이 없어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기로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후에 그녀가 붓과 물감 같은 미술용품을 서랍장 안에 처박아두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보다 앞서서 이 장면을 통해 이미 토베가 순수 미술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상처받아서? 희곡을 쓰기로 해서? 아니다. 무민이 비비카를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끈이기에, 진짜 자신을 숨기고 비비카가 원하는 자신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왜 마음을 바꾸셨죠?"
"왜냐면 제가 화가로서 실패했거든요."
토베는 본격적으로 신문에 무민을 장기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다. 그토록 인정과 명예를 원했지만 그녀는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불행해 보일 정도다. 시종일관 어둡고 가라앉은 토베의 표정은 항상 웃고 있는 무민의 표정과 상반되어 보인다. 계약서에 서명을 할 때 그녀의 얼굴에서 읽을 수 있는 감정은 '자포자기'였다.
비비카가 떠나고 그녀에게 남은 무민은 아무런 쓸모도 없었다. 한때는 사랑의 표현물로 여겨지던 사랑스러운 비프슬란과 토프슬란의 대화도 이제 그녀의 마음에 비수가 되어 꽂힐 것이었다. 무민은 아버지의 말마따나 '낙서'일뿐이었다. 다만 좀 비싼 낙서였을 뿐이다. 그것은 자신의 '작품'이 아니었다.
돈벌이 수단이자, 비비카와의 마지막 남은 연결고리였다.
"너만큼 사랑한 사람은 없었어."
"난 프랑스만큼 사랑하는 게 없어."
프랑스에서 운명처럼 다시 재회한 토베와 비비카. 토베는 정착된 사랑을 원했지만, 자유분방한 비비카에게 토베는 스쳐가는 하나의 인연에 불과했다. 그녀와의 하룻밤을 보낸 토베는 결국 헤어짐을 택한다. 이 순간에 비비카는 평소처럼 토베에게 "가지 마."라고 명령하지만, 토베는 "더 이상은 안 되겠어."라며 결국 방을 나선다.
결국 토베에게 남아있던 마지막 끈마저 사라져버린 상황.
토베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머니에게서 두꺼운 공책 하나를 건네받는다. 토베의 기사가 실린 신문, 그녀의 작품이나 인터뷰가 실린 잡지 등을 정성스럽게 오려 붙인 공책은 바로 아버지의 것이었다. 무민을 희곡으로 써서 처음 무대에 올린 날, 연극이 끝나고 토베가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하기도 전에 못마땅한 얼굴로 극장을 나섰던 아버지가 실은 애정 어린 눈으로 그녀의 모든 작품을 살펴보고 있었던 것. 토베는 그날 밤, 아버지의 조각품 하나와 공책을 펼쳐두고 와인을 마시며 울고 웃는다.
오랜만에 캔버스와 붓을 꺼내든 토베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림을 그린다. 때마침 찾아온 친구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자기 초상화라고 말한다. 그들의 짤막한 대화와 함께 영화는 끝난다.
"제목이 뭔데?"
"시작하는 사람."
토베는 평생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쓰면서 살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비비카와의 헤어짐은 굉장히 중요했다. 헤어짐 이전까지 토베에게 무민은 그저 비비카와의 흐릿한 연결고리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녀는 비비카가 자신과는 다른 사람임을 받아들이고, 자신에게서 떠나보내며 무민에 대한 그러한 마음도 내려놓는다. 그 이후에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을 확인한 토베는 무민을 다른 시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온전한 자신의 예술로, 어엿한 하나의 작품으로.
모두가 무민에 강렬하게 이끌리는 동안 정작 작가인 토베는 무민을 거부해왔다. 토베의 아버지가 무민을 두고 '진정한 예술'이 아니라며 무시하는 태도가 토베 자신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돌이켜보면 삶의 굵직한 언덕을 넘을 때마다 그녀가 눈을 돌렸던 것은 무민이었다. 무민은 토베의 생각과 마음을 그대로 투영한, 아름답지만 때로는 아픔과 슬픔이 담긴 그녀만의 숲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에 알게 된 아버지의 진심은 그녀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토베는 순수 예술과 상업 예술의 경계에서 갈등하고 고뇌했지만, 실은 자신에게서 나온 모든 결과물을 사랑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그것은 비비카라는 강렬하게 타오르는 사랑이나, 아토스처럼 전략적인 사랑이 아닌, 언제든 자리를 지키는 가족처럼 은은하게 데워주는 사랑의 관계도 존재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고, 그 모든 관계 속에서 자신은 최선을 다했으며, 그에 대한 결과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진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라는걸, 토베는 알게 된 것이다.
토베는 더 이상 무민을 거부하지 않는다.
방 한가운데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그린 영화 마지막 장면의 초상화는 그녀의 심경을 대변한다. 초반에 그렸던 추상적인 초상화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녀는 이전까지 자신을 '자유롭다'라고 규정하길 원했다. 하지만 진짜 자유란 규정하고 정의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자유로우려고 애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진정 자유로워지기로 한다. 그리고 정해지지 않은 항로를 향해 나아가며 외친다.
"난 인생이란 멋진 모험이라고 믿어요."
예술가로 살아간다는 건
감상평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무민에는 정말 관심이 없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라는 점 외에는 아는 게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막상 영화를 보려고 영화관에 딱 앉은 순간 약간 긴장이 되었던 것 같다. 놓치지 말고 잘 봐둬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차 영화를 보면서 영화 내용이나 의미보다는, 토베 얀손이라는 한 명의 예술가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몇몇 장면들은 공감이 가기도 했다. 그중 하나는 사인회를 하면서 침울해하는 장면이었다. 함께 예술을 시작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는 게 보일 때, 그리고 나 역시 예술보단 생업을 택했다는 게 느껴질 때. 그 순간들이 떠올라 나까지도 괴로워지는 기분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센 바람에 창이 열리고 토베가 작업하던 무민 원고가 방안에 흩날리는 장면이었다. 토베는 잠에서 깨 이 장면을 그저 멍하니 지켜본다. 예술을 쫓기만 하던 토베에게 예술이 드디어 손을 내밀어 주었다는 느낌이었다. 이 모든 것이 실은 다 하나였음을, 내 생각이고 작품이고 세계였음을 깨닫는 듯한 토베의 모습에 함께 벅차올랐다.
영화를 보고 무민보다는 무민을 만든 토베얀손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그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고 어떤 글을 써왔는지 궁금해졌다. 이제는 무민에게서 토베 얀손이 겹쳐 보인다.
해당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씨네랩으로부터 초청 받아 참석하였으나,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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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 어쩌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고 필요한 이야기.
거대한 범죄조직을 소탕하는 이야기도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가끔 우리가 진정으로 경험할 수 있는 사랑 이야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멜로무비>는 사랑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감독 김무비와 영화를 사랑하는 고겸, 작곡가 홍시준과 영화 시나리오 작가 손주아 등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은 서로 사랑으로 이어져있다. 연인 간 사랑, 형제 간의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랑까지.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눈이 얼마나 빛나는지 보여준다. 특히, 영화를 사랑하던 무비의 아버지와 영화를 사랑하는 고겸의 눈빛은 영화를 볼 때 항상 빛나고 있다. 단순히 약 2시간 동안 상영되는 가상의 비디오일지라도 이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행복과 존경,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멜로무비에는 흔한 악역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를 응원하고 사랑하는 인물들만이 나올 뿐.
많은 작품이 주인공을 방해하는 자극적인 악역을 등장시켜 갈등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막아서는 존재는 그 어떤 악역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 자신이 내면 속 가지고 있었던 무거운 짐들, 어두운 감정들이 장애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장애물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다. 사실 현실 속 우리의 삶에도 영화 같은 거창한 악역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우리를 막아서는 악역은 우리 자신이다. 그렇기에 <멜로무비>는 우리에게 큰 위로를 줄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경험한 이야기를 풀어내니까.
<멜로무비>는 모든 인물들이 잔잔하다.
그러나 잔잔한 인물들은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소리 지르고 통곡하고 그 어떤 거센 감정들보다도 오히려 잔잔한 듯 떨리는 감정이 마음에 더 깊이 와닿기도 한다. 특히, 고겸은 항상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눈물을 참는다. 눈물을 꾹 참지만 그 탓에 흔들리는 목소리는 오히려 그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게 해주었다. 이런 인물들의 잔잔함을 극대화시켜주는 장치가 있다. 바로 나레이션이다. 가끔은 인물의 대사로도 표현해낼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그럴 때, 나레이션은 어렵지 않게 인물의 감정을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그냥 대화하듯 툭 던져지는 나레이션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인물과 더 가까워지게 만든다. 각자의 인물이 어떤 서사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에게만 들려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앞으로 전개될 인물의 이야기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에는 “영화 같다”는 대사가 많이 등장한다.
내가 생각하는 <멜로무비>에 대한 한 마디 정의도 이와 같다. “영화 같다”
사람들과 함께 모여 영화도 보고, 천장이 뚫린 차에서 바람도 맞는 각각의 장면들은 모두 낭만적인 영화 같았다. 아름다운 색감과 풍경, 이에 더해지는 음악은 가슴을 뛰게 만든는 한 편의 영화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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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현빈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며칠 전, 손예진 배우와 결혼식을 올리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었죠.
오늘의 배우는 바로 배우 '현빈'입니다.
그럼, 배우 현빈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출처: 네이버 프로필
배우 현빈은 맡은 캐릭터마다 늘 한국에서 신드롬이 일어났는데요. 중저음의 목소리와 멜로에 최적화된 눈빛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부드럽고 다정한 눈빛이 배우 현빈의 매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현빈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단 1초라도 자신을 보는 순간 위안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맡은 여러 배역을 통해 시청자, 관객들에게 위로와 위안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현빈' 프로필
출처: 네이버 프로필
이름 | 현빈 (본명: 김태평)
출생 | 1982년 9월 25일
소속사 | VAST 엔터테인먼트
데뷔 | 2003년 KBS 드라마 <보디가드>별명 | 김현빈, 현테일
배우 '현빈' 데뷔 과정
출처: 네이버 프로필
배우 현빈은 고등학교 시절, 연극을 하게 되면서 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배우를 꿈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2003년 KBS 드라마 <보디가드>에서 데뷔를 했고, 논스탑 4에 출연하면서 스타 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내 이름은 김삼순>,<백만장자의 첫사랑>, <시크릿 가든>을 찍으며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배우 '현빈'의 대표작
내 이름은 김삼순 - 현진헌
출처: MBC drama 유튜브
30대 싱글 김삼순은 웃음거리가 되고 마는 촌스러운 이름, 뚱뚱한 외모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전문 파티시에로 당당하고 유쾌한 삶을 살아간다.
현빈은 냉정하고 부정적인 성격을 가진 프렌치 레스토랑 보나뻬띠의 사장 현진헌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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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가든 - 김주원
출처: 스브스 옛날 드라마 유튜브
무술감독을 꿈꾸는 스턴트우먼 길라임과 까칠한 백화점 사장 김주원. 의도치 않게 영혼이 뒤바뀐
두 사람은 상대방의 진솔한 모습을 알게 되고, 점차 서로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현빈은 학력, 예술적 안목, 패션 센스 다방면으로 뛰어나지만, 오만한 성격을 가진 로엘 백화점 사장인 김주원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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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 지석
출처: 네이버 영화
갑자기 새 남자가 생겼다며 집을 나가겠다고 말하는 그녀. 속 마음을 알 수 없는 그는 마지막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에 예약하고
그녀와 함께 외출하기로 한다. 비에 잠겨 끊어진 다리를 핑계로, 두 사람은 하루 더 함께 머물게 된다. 그와 그녀는 진짜 헤어질 수 있을까?
현빈은 세심하지만, 도저히 속을 알 수 없는 남편 지석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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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만추 - 훈
출처: 네이버 영화
어머니의 부고로 7년 만에 교도소에서 특별 휴가를 받은 애나.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행 버스에서 누군가에게 쫓기는 훈을 만나고,
두 사람은 함께 시애틀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현빈은 겉으로는 밝지만 속으로는 슬픔을 갖고 있으며, 돈을 받고 사랑을 파는 훈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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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 림철령
출처: 네이버 영화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철령과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진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한 팀이 될 수 없는 남북 형사의 예측불가 공조수사가 시작된다!
현빈은 작전 중 아내와 동료를 잃게 된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형사 림철령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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꾼 - 황지성
출처: 네이버 영화
그저 최악의 사기범을 잡고자 사기꾼이 뭉쳤다. '꾼'들이 모인 이 판에서 누구도 믿지 마라! 진짜 '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가 시작된다.
현빈은 사기꾼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이자 팀에서 브레인을 담당하는 황지성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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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 민태구
출처: 네이버 영화
국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업자 민태구는 태국에서 한국 경찰과 기자를 납치하고 협상가 채윤을 협상 상대로 지목한다.
남은 시간 12시간,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협상이 시작된다.
현빈은 이유도, 목적도, 조건도 없이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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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사랑의 불시착 - 리정혁
출처: tving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현빈은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원리원칙 주의자이다. 북한 총정치국장의 아들이자 민경대대 5중대의 대위 리정혁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이상으로 배우 '현빈' #톺아보기 시간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현빈 배우. 앞으로 차기작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럼 오늘도 재밌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도 톺아보기 콘텐츠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٩( ᐛ )و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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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적 도깨비 깃발, 명절용 오락 영화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 속편!
설 연휴를 앞두고 해적 도깨비 깃발이 개봉했습니다.
2014년에 개봉했던 1편에 이은 속편이죠.
속편이지만 영화 속 시기와 캐릭터는 모두 바뀌었어요.
이번엔 의적과 해적이 만나게 됩니다.
거의 비슷한 구도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ug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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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주 최신 개봉영화(007 노 타임 투 다이, 수색자, 스쿨 아웃 포에버, 서유기: 재세요왕, 용과 주근깨 공주)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9월 4주차 #개봉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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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Weekend Choice Mo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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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늑대사냥> 캐릭터 예고편
내가 원했던 게 이거잖아! 강렬하고 파격적이고 눈을 뗄 수 없는 액션까지! 다 모인 거! 바로 이거!!!! 보기만 해도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늑대사냥] 캐릭터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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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 메인 예고편
오랫동안 비어있던 집을 팔기 위해
아름다운 토스카나에서
뜻밖의 한 달 살기를 시작한 아버지와 아들
이탈리아에서의 낭만적인 일상이
잊고 있던 두 사람의 행복을 되찾아주고
새로운 사랑도 가져다 주는데…
우리 여기서 다시 시작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