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01-28 23:23:27
실화 못지않게 울림 전하는 추적극
영화 '시민덕희' 리뷰
실화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지만, 이에 못지않게 울림과 희망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이것이 '시민덕희'가 극장을 찾아온 관객들을 사로잡는 방식이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에게 사기 친 조직원 '손대리' 재민(공명)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추적극이다. 실제 지난 2016년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의 총책을 잡는 데 큰 공을 세운 화성 거주 시민 김성자 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각색했다.
보이스피싱에게 당한 피해자가 총책을 잡기 위해 중국으로 직접 건너간다는 로그라은 영화 '보이스'와 비슷하다. '보이스'에 비해 허를 찌르는 두뇌플레이나 계획, 화려한 액션은 존재하지 않고, 감탄을 자아내는 반전도 없다.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간간이 나오긴 하나, 코미디물도 아니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 예상 가능한 스토리이긴 하나, 모두가 기대하는 사이다가 후반부에 적절하게 터져 나와 속이 뻥 뚫린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로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희망과 울림을 선물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재민과 피해자인 덕희가 공조하는 과정이 꽤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재민이 각성하고 덕희와 본격 공조를 펼치는 부분부터 이야기에 탄력이 붙는다. 물론 그까지 도달하는 동안 살짝 지루한 감이 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은 믿고 보는 배우들의 합이 좋다는 것이다. 먼저 메인롤을 맡은 라미란은 직장을 다니며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소시민이자 동시에 사기당한 돈을 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총책을 잡으려고 발 벗고 나서는 덕희의 모습을 강점인 생활 연기로 살리며 존재감을 자랑했다.
라미란을 중심으로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 등 생활 연기에 일가견 있는 배우들이 한 팀을 이뤄 케미를 발산하니 볼 맛이 났다. 특히 염혜란은 덕희를 돕는 조력자이자 직장 동료인 봉림 역을 맡으면서 다시 한번 착붙 연기력을 펼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외 사기 쳤지만 짠내 나고 구해주고 싶은 공명의 짠함과 확신의 빌런으로 섬뜩함을 드러낸 이무생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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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크리처> 파트 1 | 경성은 있는데 크리처는 없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경성에서 제일가는 전당포 주인 '장태상'(박서준). 경성 최고 셀럽으로 화려한 삶을 누리던 그는 1945년 봄, 느닷없이 역경에 빠진다. 경무국장 '이시카와'(김도현)가 그의 목숨과 재산을 뺏어버리겠다고 협박한 것. 그의 아내 '마에다 유키코'(수현)가 숨긴 자기 애첩 '명자'(지우)를 벚꽃이 질 때까지 찾아내지 못한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장태상은 모든 연락망을 동원해 명자의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좀처럼 그녀에 대한 정보를 찾지 못한다. 결국 도움을 받기로 결정한 그는 만주에서 제일가는 토두꾼 '윤채옥'(한소희)과 '윤중원'(조한철) 부녀와 계약을 맺는다. 그들의 도움 덕분에 일본군 병원인 옹성병원에 명자가 갇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태상은 직접 그녀를 빼내오려 한다. 병원 지하실에 일본군이 만든 괴물이 있다는 사실은 미처 알지 못한 채.
크리처물의 딜레마
괴수물, 넓게는 크리처물은 언제나 딜레마에 직면한다. 장르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과 일반 관객이 기대하는 바가 엇갈리기 때문. 전자는 괴물이 얼마나 강하고 독특한지, 괴물 혹은 인간과의 싸움이 얼마나 스릴 넘치는지를 따진다. 등장인물의 서사, 인간 캐릭터의 완성도는 뛰어나면 플러스 알파이지만, 필요조건은 아니다.
반면에 일반 관객은 크리처물이나 괴수물을 볼 때 당황하기 쉽다. 일반적 작법을 자주 벗어나니까. 서사의 개연성과 핍진성이 과하게 부족하거나, 인간 캐릭터가 단지 괴물을 소개하기 위한 도구로 소비되는 식이다. 일례로 괴수들의 액션에 집중한 <고질라 VS. 콩>은 일반적 관점에서 완성도를 등한시한 범작이다. 반면에 장르 팬이 보기에는 더 바랄 것 없는 선물이다.
시즌 1과 2를 통틀어 제작비 700억을 투입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도 딜레마를 피하지는 못했다. 이 드라마는 <미스터 션샤인>과 <스위트홈>을 섞으려 했다. 1945년 봄 경성을 살아가는 조선인의 애환과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괴물과의 싸움을 그려냈다. 하지만 파트 1만 놓고 보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는 실패에 가깝다. '경성'은 살렸지만, '크리처'물로서의 정체성은 약해졌기 때문이다.
1945년 경성 사람을 그려내다
<경성크리처>의 기초공사는 일견 착실하다. 참신하다고는 못해도, 시기의 특수성을 나름 적절히 활용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제의 침입이 본격화된 1900년대 초나 일제의 수탈이 한창인 1920년대나 3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다. 항일운동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풀기에 용이하므로.
<경성크리처>는 다르다. 1945년의 봄을 보여준다. 일본의 패망이 임박한 시기가 배경이다. 물론 화려한 금옥당을 비롯한 거리 모습은 물자 배급이 시행되던 실제 역사와는 차이가 있다. 다만 그 시대의 사람들을 그려내려고 애쓴다. 옹성병원에서 붙잡힌 장태상과 거래하는 일본군 장교가 대표적이다. 그는 경성에서의 삶이 이미 익숙하다며, 태상을 풀어주는 대신 일제의 패망 이후 조선 정착을 도와달라고 제안한다.
이에 더해 <미스터 션샤인>처럼 독립운동을 묘사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미스터 션샤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캐릭터가 당연히 조선 독립을 원하는 뻔한 이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진 초이, 구동매, 김희성처럼 조선을 증오하거나 방관하던 이들이 고애신의 조선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돌리는 이야기였기에 흥미로웠다.
<경성크리처>의 주인공 장태상도 마찬가지다. 그는 같이 독립운동을 하자는 '권준택'(위하준)의 제안을 항상 거절한다. 일본의 일부인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난 그에게 독립운동은 설령 옳더라도, 자기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의열단의 조력자였던 어머니의 생전 마지막 말이 "살아남아라"이기에 더더욱. 이처럼 <경성크리처>에서는 선과 악을 딱 잘라 말할 수 없게 된 일제 치하의 세월을 녹여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역사를 붙잡은 괴물
그 덕분에 시대극과 크리처물의 조합도 어색하지 않다. 패망 직전이기 때문에 괴물을 만들겠다는 일본군의 발악에는 설득력이 깃든다. 단순히 한 과학자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분명한 목적 하에서 이뤄지는 실험이기 때문. 병원장이 괴물을 길들이거나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묻고, 결과를 천황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장면만 봐도 일본군이 이 괴물을 태평양 전쟁 전황을 바꿀 신무기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성크리처>의 상상력은 역사와도 부합한다. 하얼빈에 위치한 731 부대는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조선인 대상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전쟁 말기에는 실험 기록과 시설을 없앤 후 일본으로 도주했다. <경성크리처>는 이 역사를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했다. 만주를 떠나 경성에서 실험을 이어가거나, 웅성병원 건물 디자인이 731 부대 건물을 닮은 점이 대표적이다.
물론 국내 드라마 기준으로는 클리셰에 가까운 대목일 수 있다. 다만 거시적으로는 인상적인 시도일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간 할리우드 영화는 비밀무기를 개발하거나 찾아내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꿈꾸는 나치 독일을 자주 등장시켰다. <인디아나 존스 5>에서는 나치 잔당이 시간을 되돌리는 기계로 역사를 바꾸려 했다. <캡틴 아메리카> 1편에서도 나치 소속인 레드 스컬과 하이드라가 테서렉트를 이용해 승전을 꿈꿨다.
반면에 같은 추축국이었는데도 일제가 주체인 경우는 많지 않았다. 종전 직후 냉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우방국으로 두기 위해 전쟁 범죄를 눈감아 준 역사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731 부대의 연구 성과를 이용하려고 731 부대원의 전범 재판 기소를 면제하거나 거액의 돈을 주기도 했다. 그저 괴물만 괴물은 아닌 셈이다. 그렇기에 <경성크리처>는 승전국이 아닌 과거 식민지의 콘텐츠라서 가능한, 분명 흥미로운 시도다.
문제는 괴물 활용법
하지만 <경성크리처>는 '경성'을 살려낸 것에 비해 '크리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괴물의 등장부터 호불호의 여지가 크다. <경성크리처>는 2014년도 <고질라> 같다. 이 영화는 고질라가 파괴한 도시, 공항, 함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위용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클라이맥스가 돼서야 고질라를 전면에 등장시켜 방점을 찍었다.
<경성크리처>도 마찬가지다. 괴물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참혹하게 살해되는 일본군과 조선인 희생자들의 리액션을 비춘다. 괴물은 중후반부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일장일단이 있다. 극의 속도를 조절하며 서스펜스를 강화할 수 있지만, 괴물의 활약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감질날 수밖에 없다.
주인공 일행과 일본군의 비중도 감점 요소다. 괴물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 빈 분량을 드라마는 장태상, 윤채옥과 일본군의 병원 내 추격전으로 대신한다. 크리처물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만하다. 마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싸움 대신 미군과 디셉티콘이 싸우는 장면만 나오는 <트랜스포머>를 보는 심정과 비슷하다.
괴물 묘사도 일관적이지 않다. 초반부에 괴물은 수많은 일본군을 손쉽게 제압한다. 초인적인 속도와 먼 거리를 넘나드는 촉수 앞에서는 어떤 무기도 속수무책이다. 그런데 정작 두 주인공을 마주한 순간부터 괴물은 속도도, 촉수도 활용하지 않는다. 그들이 무기를 쓰거나 몸을 숨기기에 충분한 시간을 준다. 자연히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괴물과 윤채옥의 신파가 더해지면 극의 전개는 더욱 억지스러워진다.
경성은 있는데 크리처는 없다
주요 플롯 중 하나인 장태상과 윤채옥의 로맨스도 덩달아 부자연스럽다. 극 중 로맨스는 우연적 요소에 기대 급하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 장태상이 윤채옥의 외모 때문에 첫눈에 반했다거나, 운명적인 사랑임을 깨달았다는 식으로. 이는 경성 배경 시대극과 크리처물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한 방증이다. 드라마가 크리처물 플롯을 살리기 위해 로맨스에 할애할 분량을 줄였기 때문.
결국 <경성크리처>는 무엇을 기대했는지에 따라 첫인상이 갈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경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역사를 활용하는 방식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을 보는 나름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크리처'를 기대했다면 속 시원하지 못한 전개와 억지스러운 묘사 때문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과연 <경성크리처> 첫 시즌의 남은 에피소드 3개는 첫인상을 바꾸고, 시즌 2의 기대감을 키울 수 있을까?
Poor 형편없음
'경성'크리처냐, 경성'크리처'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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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베 얀손> 사랑이라는 그림에 눌러 담은 예술가의 삶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영화 <토베 얀손>의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핀란드의 명망 높은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히 예술가의 길을 걷게 된 '토베 얀손(알마 포이스티)'은 주관이 뚜렷한 예술세계로 인해 아버지와 세상의 인정을 이끌어내는 데 번번이 실패한다. 이에 예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려운 나날을 보내던 그녀는 틈틈이 만화 캐릭터인 '무민'을 그리면서, 또 유부남 국회의원이자 애인인 '아토스(샨티 로니)'와 만나면서 위로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토베는 연극 연출가 '비비카(크리스타 코소넨)'로부터 삽화 의뢰를 받고, 두 예술가는 이내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비비카의 도움을 받아 시청 벽화를 그리며 인정받고 그녀와의 사랑 속에서 의도치 않게 무민의 세계관도 넓혀나가던 토베. 그러나 비비카가 돌연 파리로 떠나면서 안정을 찾은 듯 보였던 그녀의 사랑과 예술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만화 캐릭터들 중 빼놓으면 섭섭한 캐릭터인 무민은 국내에서도 전시회가 열리거나 패션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되는 등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캐릭터의 유명세에 비해 북유럽 설화에 등장하는 트롤이 원형인 이 캐릭터가 어떻게 탄생되었고, 창작자인 토베 얀손이 왜 이들을 그렸는지, 그리고 그녀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이었던 <토베 얀손>은 196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수상했으며, 핀란드 최고 훈장을 받기도 했던 예술가 토베 얀손의 덜 알려진 이야기를 담담히, 다만 꾹꾹 눌러 담아 그려낸다.
자이다 베르그로트 감독은 토베 얀손을 두 개의 갈림길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는 인물로 묘사한다. 우선 순수 예술과 상업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한 예술가의 인생에 주목한다. 핀란드에서 가장 뛰어난 조각가인 아버지 밑에서 예술가로 자라난 만큼 순수 회화로 인정받고 싶어 하는 토베는 그림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남들이 보기에 그저 자연 풍광을 추상적으로 그린 듯 보이는 그림에는 상황과 때에 맞춰 달라지기도 하는 자신의 다양한 모습을 담는다. 여성의 흡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던 시기에 자신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그린 자화상을 예술가 지원금 선정 여부가 달린 중요한 전시회에 출품하기도 한다.
반대로 틈틈이 그려오던 무민 만화에는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지 않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에서 그녀의 고통은 싹을 틔운다. 가족, 친구, 심지어 애인들마저 그런 그녀의 재능은 정작 만화에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그녀는 삶이 극적인 순간이나 전환점에 도달할 때마다 항상 무민을 그리기 때문이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는 숲으로 도망가는 무민을 그린다. 비비안과 사랑을 속삭이던 행복함은 늘 붙어 다니면서 둘만 알 수 있는 언어로 대화하는 토프슬란과 비프슬란이라는 캐릭터를 탄생시킨다. 한편 이별의 아픔과 사랑의 상처는 겉으로는 늘 친절하지만 내면은 흉터로 가득한 캐릭터의 원형이 된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것, 높게 평가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본모습을 가장 잘 담아내는 것이 모두 어긋나다 보니 한 명의 예술가로서 토베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한다.
이때 영화는 스스로 작가, 화가, 각본가, 만화가 중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그녀의 내적 혼란을 보다 다양한 층위로 구성한다. 토베의 내적 고민과 외적 갈등을 다룬 에피소드를 하나씩 넘나들며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과 현실이 좀처럼 일치하지 않는 불협화음을 그녀의 인간관계를 통해 외면화하며 그녀의 예술적 고뇌와 나머지 인생의 갈등을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다. 그 결과 자칫 난해하거나 낯설 수 있던 그녀의 아픔과 예술의 본질에 대한 고뇌는 가족, 친구, 애인들과의 갈등을 통해 익숙한 감정으로 치환되고 직관적으로 전달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새로운 초상화에 만족해하며 아토스에게 그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던 그녀는 다음날 아침에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과 본처에게 전화를 받고 자신을 떠나야 하는 애인이라는 현실을 마주한다. 시청 벽화를 그리게 되어 마침내 화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후에도 딸의 예술 세계를 못마땅해하던 아버지와의 관계는 악화된다. 카메라는 사인회를 열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토베와 순수 미술가로 성공을 거둔 절친들을 한 앵글에 담기도 한다. 그 자리에서 토베는 자신에게 사인을 부탁하는 아이들이 작가인 자신보다 캐릭터들을 더 사랑한다고 자조하고, 동시에 파리에 열리는 전시회에 와달라는 친구의 초청에 불편함을 감추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범성애 성향을 지녔던 토베가 남자 연인인 아토스, 그리고 여자 연인인 비비안과 함께하는 순간은 특히 눈에 띈다. 두 연인이 토베와의 관계를 대하는 상이한 태도는 토베의 마음을 뒤집어 밖으로 꺼낸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차이는 토베에게 결혼에 대해 이야기할 때 드러난다. 첫 번째 연인이었던 아토스는 결혼을 그 자체로 자신의 순수한 감정이 발산된 결과로 여기며, 그래서 그는 토베와의 결혼을 하나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언제나 신중하다. 반면에 비비안에게 결혼은 자신의 열정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발판에 불과하다. 그녀에게 결혼은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방패막이고, 그래서 비비안은 토베와의 관계 역시 사랑의 흐름이 자유롭게 거쳐가는 간이역처럼 생각한다.
이는 토베가 그림과 만화에 상반된 가치를 부여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토스가 항상 토베와의 관계에서 진지하고 그녀가 자신을 선택하지 않는 순간에도 일관된 애정을 표현한 것처럼 토베는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미술, 순수 회화를 향한 로망을 숨기지 못한다. 반면에 비비안이 사랑을 쉽게 생각하듯이, 토베는 무민과 만화에 그리 큰 애정을 주지 않는다. 경제적인 이유로 시작한 일이었기 때문에 계약이 끝나자마자 만화 연재를 포기하고, 동생이 만화를 대신 이어가는 것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아토스와 비비안 사이에서 방황하듯 내심 그림과 만화 사이에서 마지막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토록 복잡한 토베의 마음과 예술도 사랑도 뜻대로 되지 않는 그녀의 삶은 영리한 연출과 편집의 힘 덕분에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영화가 유사한 춤 장면을 반복해서 선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두 연인 사이에서 선택을 내린 순간 그녀는 혼자 춤춘다. 이때 카메라는 다른 무엇보다도 그녀의 어두운 얼굴에 주목하며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없는 모습을 포착한다. 흥미로운 것은 토베의 춤이 오프닝 장면에서 먼저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토베의 춤은 좁게 보면 사랑의 아픔을, 길게 보면 그전까지 계속해서 보여준 한 예술가의 인생을 동시에 함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엔딩 크레디트에서 행복과 기쁨이 가득한 모습으로 춤추는 실제 토베의 영상과 대조를 이루며 토베의 선택과 결단에 무게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 선택과 집중이 확실한 편집은 토베 얀손의 삶에 녹아 있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결의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한 박자씩 느리게 화면을 전환시키면서 매 순간마다 짙은 여운을 남기는데, 그렇다고 해서 템포가 늘어지거나 지루해지지는 않는다. 그녀의 긴 생애 중 무민이 만들어지고 유명세를 얻게 되는 약 10년 간의 시간 안에서 여러 에피소드를 자유롭게 보여주는 만큼 시간의 흐름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풍부하고 구체적인 감정 묘사는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 텀이 길어지는 에피소드들에게 통일성을 부여한다. 그 결과 <토베 얀손>은 결코 모든 장면이 유기적으로 유려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아니지만, 중간중간 끊어지는 둔탁한 지점의 매력이 그조차도 잊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스케치한 한 예술가, 더 나아가 한 인간의 삶과 고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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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겪었고, 겪고있고, 겪을 이별과 가족이야기를 담은 영화 《남매의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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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는 엄청 찾아서 보는 스타일이 아니라 존재조차 몰랐지만 보는 내내 소소한 공감을 할 수 있었던 영화 《남매의 여름밤》.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굉장히 다양한 영화제에서 여러 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스펙타클하고 자극적인 일반 상업영화를 선호하는 편이어서 평단에서 엄청나게 좋은 평을 받는 작품들을 봤을 때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아마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라면 어느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 시놉시스남매 옥주와 동주는 방학기간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렇게 오래된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불편할 줄만 알았던 남매는 할아버지 집에 적응하며 즐겁게 지낸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치매로 쓰러지시고 고모도 사정상 할아버지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남매와 할아버지, 아빠와 고모. 이렇게 다섯 식구의 여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었다.
평범함을 무기로 전세대에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렇게나 고증이 잘 되어 있는 작품이 또 있을까?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가면 있었던 검정색에 휘황찬란한 자개장, 그리고 문고리에 달려있는 색색의 노리개, 노랗게 변색된 선풍기, 테이프와 CD를 넣을 수 있는 커다란 오디오 기계. 화면에 비춰진 공간이 너무나도 할머니 할머버지 집인 것 같아서 어린 남매의 모습에 나의 모습이 투영되다 보니 공감이 안될 수가 없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같이 영화를 본 친구 역시 다 보고 나서 ‘저 자개장 나만 익숙하니...?’, ‘겨울 배경이었으면 아주 비단이불 나왔겠다.’라며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그와 함께 자개장에 저 시대 혼수였던 것 같다며 자체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영화 속에는 노년층 캐릭터 하나, 장년층 캐릭터 둘, 청소년 캐릭터 둘 이렇게 설정이 되어 있다. 가족이라는 사회 구조 속에서는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 까지 누구나 다 거쳐가는 과정이다. 그 모습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담음으로서 관객의 나이에 따라 더 공감의 정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 겪어왔고, 겪고있고, 겪을 인생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침착함은 유전자인 것이 분명하다영화 《남매의 여름밤》 작품이 평범함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쉽게 공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공감을 하면서도 이해를 할 수 없었던 특징이 있다. 바로 ‘침착함’이다. 어쩜 그리도 모든 가족 구성원이 침착할까?
친구와 대화를 하며 ‘와 너무 공감이 잘 되는데 다 내가 겪었던 내용이고, 앞으로 겪을 내용이라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데 왜 저렇게 침착해? 사람들이 왜 저렇게 다들 성숙한거야? 사춘기인 딸마저 저렇게 차분하다고? 우리집이 이상한거야?’라고 속사포 랩을 했다가 친구가 ‘우리집도 안그래^^’라고 해줘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딸이 아빠가 장사하는 물건을 훔쳐 중고거래를 하다가 들킨 후 파출소에 다녀왔는데 이유도 안물어보고 혼내지도 않고 넘어가는 모습에서 저게 가능하다고? 우리집이었으면 난리가 났을텐데? 등짝스매싱각인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서 큰소리 한 번 안나고 언성이 높아지지 않을 수 있는 가족 구성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런 집이 있을 수도 있구나 신기해 하면서도 영화의 내용이 평범하고 일반적인 가족들이 살아가며 겪는 일상 그 자체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공감이 완벽하게 이뤄지다보니 순간적으로 ‘우리집이 비정상인거야?’하는 생각이 언뜻 들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의 사례도 비슷한걸 보니 영화 속 가족의 유전자가 굉장히 Calm한 것으로 자체 결론을 내렸다.
누구나 겪는 부재에 관한 이야기
여름날 가족의 일상을 다루고 있는 영화 《남매의 여름밤》은 조금만 들여다보면 부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주와 동주 남매는 부모의 이혼으로 아빠와 함께 살아간다. 옥주는 엄마의 부재에 대한 상실감을 엄마와 동생 동주에게 분노로 표출한다. 그리고 고모는 고모부와 이혼을 결심하고, 마지막으로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족 전체가 함께 겪는 부재를 표현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사회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누구나 이별은 겪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그 부재 속 상실감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상쇄시키며 하루하루를 다시 살아간다. 사람이라면 겪는 과정은 담담하고도 평범하게 과장없이 표현한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별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위로의 말을 앞으로 언젠가 경험할 사람에게는 덤덤한 조언을 해주는 느낌이었다.
영화 《남매의 여름밤》는 잔잔한 영화 속에서 지루함을 잘 느끼는 내게 지루함 없이 공감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 거리도록 만들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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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군 | 박훈정의 필모그래피가 여기서 모인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국정원 요원 '최 국장'(김선호)의 주도로 비밀리에 진행하던 폭군 프로젝트.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주입해 초인을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미국 정보기관에 발각됐다. 이에 최 국장의 반대 파벌인 '사 국장'(김주헌)과 미 정보기관 담당자인 '폴'(김강우)은 폭군 프로젝트를 폐기하고 남은 샘플을 미국 측에 넘기라고 압박한다.
이에 최 국장은 샘플을 빼돌리는 작전을 실행에 옮기지만, 작전에 참여한 킬러 '채자경'(조윤수)이 샘플을 빼돌리는 사고가 발생한다. 국정원과 폴이 눈에 불을 켜고 샘플을 찾아 나선 가운데 은퇴한 요원 '임상'(차승원)도 최 국장의 지시를 받아 자경과 샘플을 추적하기 시작하고, 자경은 곧 죽을 위기에 처한다.
박훈정 필모의 두 핏줄
<신세계>와 <마녀> 시리즈. 감독 박훈정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 덕분에 박훈정 감독은 흔히 누아르 혹은 액션 전문 감독으로 여겨지기 쉽다. 개봉한 지 10년이 지나도록 팬들이 속편을 기다리는 <신세계>의 임팩트도 강할뿐더러, 근래 공개된 작품 모두 비슷한 결이니까.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낙원의 밤>, 작년 여름에 개봉한 <귀공자>까지 전부 누아르 작품이니 이상하지는 않다.
그런데 박훈정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다. 대중에게 어필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꾸준히 이어지는 주제의식 혹은 메시지를 찾을 수 있기 때문. <대호>와 <브이아이피>가 대표적이다. 소재나 장르 면에서는 아무 공통점이 없지만, 세부적으로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한국을 억압하는 외부의 적을 무찌르는 영화다. <대호>는 일제강점기의 일본군을, <브이아이피>는 21세기의 미국을.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디즈니+에서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4부작 드라마 <폭군>은 흥미롭다. 두 갈래로 나뉘었던 그의 필모가 <마녀> 시리즈의 스핀오프에서 접점을 찾은 듯 보이기 때문. 그간 빛을 못 본 방계 작품의 메시지와 플롯을 직계라고 할 수 있는 <마녀> 시리즈의 세계관 속에서 절묘하게 풀어냈기 때문이다.
여성 누아르라는 직계
<폭군>의 네 주인공이 얽힌 플롯을 보면 그 접점은 쉽게 드러난다. 우선 자경과 임상의 플롯은 <마녀> 시리즈와 직접 맞닿아 있다. 자경은 '연모용'(무진성)의 의뢰로 참여한 작전에서 작전 목표였던 폭군 프로젝트의 샘플을 몰래 빼돌린 킬러다. 임상은 폭군 프로그램의 비밀을 알게 된 이들을 상부의 지시대로 제거하는 요원이다. 곧 임상이 자경을 추적하는 이야기는 숨어 있거나 탈출한 초능력자를 쫓는 <마녀>의 플롯과 유사하다.
특히 이들이 주로 보여주는 액션 시퀀스는 이 작품이 <마녀>의 세계관임을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임상과 자경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고 싸우는 장면을 보면 초능력만 없을 뿐 연출이나 카메라워크가 <마녀> 속 액션 시퀀스와 유사하다. 자경이 폭군의 샘플을 자신에게 주사한 후 초인으로 거듭나 자유롭게 괴력을 자유롭게 활용할 때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또 두 캐릭터 역시 박훈정 감독이 그간 자신의 누아르 영화에서 보여준 캐릭터와 꼭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임상은 <낙원의 밤>에 등장한 '마 이사'와 유사하다. 배우도 같고, 과할 정도로 정중하지만 폭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꼭 닮았다. 다만 퇴장이 다소 부자연스럽고 임팩트가 덜했던 마 이사와 달리 임상은 마지막까지 캐릭터성을 유지한 채 의미심장하게 퇴장했다는 차이가 있다. 그 덕분에 다음 이야기도 기대할만하다.
이에 더해 누아르 영화에 어울리는 여성 캐릭터를 유달리 잘 만드는 박훈정 감독의 솜씨는 여전하다. <마녀> 1편과 2편의 '구자윤'(김다미)과 '소녀'(신시아), <낙원의 밤> 속 '재연'(전여빈)처럼 자경이라는 인물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쌍둥이 오빠와 의식을 공유하는 이중인격 설정은 자칫 유치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자경, 쌍둥이 오빠, 폭군 셋이 자아를 공유하는 장면의 복선으로 작용하면서 큰 임팩트를 남겼다.
민족주의라는 방계
반면에 자경과 임상의 충돌을 초래한 최 국장과 폴의 갈등은 첩보물에 가깝다. 특히 그들이 충돌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최 국장은 민족주의자다. 그가 속한 국정원 파벌은 미국이 한국을 억압한다고 믿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핵무기나 IBCM을 개발해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폭군 프로그램 역시 그 일환이었다. 자연히 반대 파벌인 사 국장과 폴은 최 국장의 계획을 한미동맹과 미국의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해 막고자 한다.
그런데 이 구도는 <브이아이피>에서 이미 등장한 바 있다. 고위층 탈북자인 '김광일'(이종석)의 범죄를 두고 경찰, 국정원, CIA가 충돌한다. '채이도'(김명민)는 한국 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니 경찰이 수사하겠다고 주장한다. '박재혁'(장동건)은 김광일의 범죄가 외교 문제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 국정원에서 조사하겠다고 맞선다. CIA의 '폴 그레이'(피터 스토메어)는 국정원의 역량을 의심하면서 김광일의 신병을 넘기라고 요구한다.
이때 김광일을 폭군 프로젝트로, 채이도를 최 국장으로, 박재혁을 사 국장으로, 폴 그레이를 폴로 바꾸면 곧 <폭군> 플롯이다. 또 어떻게든 폭군 프로젝트를 유지하려는 최 국장의 결연한 의지, 폴에게 역공을 가하는 전개도 박훈정 감독 전작과의 공통점이다. <대호>에서는 호랑이를 잡으려던 일본군에게, <브이아이피>에서는 김광일을 추적하던 CIA에게 조선의 사냥꾼과 국정원이 각각 선수를 쳐서 물 먹이는 것과 같은 전개다.
비록 대상이 되는 국가나 기관은 다르지만, 한국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사회적 주제나 코드는 일관되게 투영되는 셈이다. 단지 <마녀> 세계관에서 그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게 차이일 뿐이다. 이러한 시도는 꽤 효과적으로 몰입도를 높였다고 볼 수 있다. 장르적으로는 눈을 즐겁게 하고, 시의적으로는 한국의 핵무장 이슈와도 맞물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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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는 의미가 있지만
이러한 의미에서 <폭군>은 박훈정 감독의 음과 양이 한 데 모여 조화를 이룬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장점이면서 동시에 단점이다. 만남 자체가 흥미롭지만, 만남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자가복제 같은 지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술했듯이 전반적인 스토리가 전작의 종합에 가깝고, 캐릭터 역시 전작에 등장한 인물들의 면면을 고스란히 본뜬 측면이 숨겨지지 않는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곳곳에서 엿보인다. 영화가 아닌 시리즈로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폭군>은 본래 극장에서 장편영화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후반 작업을 거치면서 디즈니+에서 4부작 시리즈로 공개됐다. 그 덕분에 주연 4인방이 한 데 모이는 4화를 제외한 앞선 3개의 에피소드는 등장인물 소개 위주로 극이 진행된다. 이는 익숙함을 풍성한 디테일로 상쇄하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시도는 되려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는다. 각 캐릭터의 특성과 매력은 확실하다. 박훈정 감독 작품 속 일부 캐릭터는 동기나 서사가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폭군>의 주인공들은 예외니까.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영화였다면 긴박했을 각 인물의 서사가 늘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 폭군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도 후반부에 가서야 나오기 때문에 다소 불친절한 것도 사실이다.
작가적 관점에서 <폭군>은 퍽 흥미롭다. <폭군>은 대중적으로 소구력이 없었던 <대호>와 <브이아이피>의 주제의식이나 플롯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마녀> 세계관과 결합시킨 결과물이다. 즉, 박훈정 감독이 잘하던 것과 그가 보여주고 싶던 것 사이에서 드디어 찾은 균형점인 셈이다.
그와 동시에 개선점도 확인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반복되는 플롯과 익숙한 캐릭터라는 틀을 깰 때 박훈정 감독의 세계관은 더 풍성해질테니. 희망이 없지는 않다. 박훈정 감독은 <브이아이피>에서 지나치게 도구적이고 잔인하다고 비판받은 여성 캐릭터 활용법을 <마녀>부터는 장점으로 바꿔 놓은 전적이 있기 때문. 향후 이어질 <폭군> 시리즈도, 더 나아가 <마녀> 세계관에 대한 기대를 품기에 충분한 이유다.
Acceptable 무난함
박훈정의 자가발전 혹은 자가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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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평한 육아와 가사노동 가능할까
육아나 가사노동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건 가능할까? 다큐멘터리 <박강아름 결혼하다>(감독 박강아름)를 처음 보고 생긴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NO'다. 다큐멘터리는 프랑스에 사는 박강아름 감독과 남편 정성만 씨의 이야기다. 일단 둘은 많이 부딪히고 싸운다. 경제권은 가진 사람과 육아와 가사노동을 전담한 사람이 다퉜다. 경제권을 가진 이는 박강아름 감독이고 육아와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은 성만 씨였다.
박강 감독과 성만 씨는 프랑스에 산다. 박강 감독은 영화를 공부했다. 성만은 한 진보 정당에서 활동하며 남은 시간엔 식당 요리사로 일했다. 둘은 결혼을 했고 박강 감독은 성만 씨에게 프랑스로 떠나자고 제안했다. 박강 감독은 프랑스에서 영화 공부를 한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반면 성만 씨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박강 감독은 성만에게 “당신은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 명은 목표가 있었고 한 명은 없었다. 이 차이는 컸다. 성만은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하지 못했다. 박강 감독과 달리 프랑스어를 잘 못했던 성만은 가사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주부 우울증'에 걸렸다. 그런 성만을 위해 박강 감독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식당을 열었다. 이름은 '외길 식당'. 성만이 요리를 하고 하루에 한 테이블만 받았다. 사람들이 꽤 찾아오고 성만도 재미를 느꼈지만 얼마 안 가 중단했다. 적자였기 때문이다.
둘 사이에서 아기가 태어났다. 이름은 보리. 보리에게 밥을 먹이고 돌보는 일은 거의 성만의 몫이었다. 박강 감독은 대학원에서 영화 공부에 매진했다. 어린이집 추첨에서 떨어져서 성만이 다니는 어학원 병설유치원에 보리를 맡겨야 했다. 거리가 왕복 두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부부는 싸우는 날이 늘었다. 박강 감독은 그때쯤 하나의 생각을 떠올렸다. 도대체 결혼이라는 건 뭘까.
다시 생각해보았다. 육아나 가사노동을 부부가 공평하게 하는 건 가능할까? 다큐를 보고 생각한 건 이상과 현실은 꽤 다르다는 점이었다. 일단 아이를 돌보려면 시간이 넉넉해야 한다. 그러면 당연히 시간이 많은 사람이 책임지게 된다. 부부 둘의 시간의 불균형이 온다면 공평한 육아와 가사는 꿈꾸기 힘들 거다.
그럼 그 몫을 국가가 좀 더 나서 준다면? 국립어린이집이 늘어나고 돌봄 교사가 넉넉하다면? 아님 또 다른 방법을 찾는다면? 임산부에 대한 지원이 꽤 잘 정비된 프랑스에조차 개인 일을 병행하면서 육아와 가사노동을 한다는 건 어려워 보인다. 그러니까 부부가 서로 공평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하더라도.
육아와 가사노동 앞에 이 부부는 서툴지만 이 다큐는 꽤나 유쾌하다. 싸우다가도 화해하고 이야기하고 함께 장을 보고. 그렇게 부부가 되어간다. 박강 감독이 ‘결혼이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건 다큐멘터리 후반부다. 다큐멘터리에서는 결혼이 뭔지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86분 동안 펼쳐지는 박강 감독과 성만의 일상을 통해 결혼이 무엇인지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적어도 나는 싸우긴 해도 솔직한 부부의 모습이 좋았다. 한 평생 나와 다르게 살아온 사람끼리 서로 같이 사는 일이니 얼마나 예측이 불가하고 안 맞는 일도 많을까.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은 해피엔드로 끝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부라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걸 아름-성만 부부도 겪고 있는 셈. 박강 감독은 다큐멘터리 끝자락의 한 장면을 통해 결혼이라는 건 ‘이런 것’이라며 따뜻한 손길을 건네준다. 아마 가벼운 미소가 번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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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의 연속, 맥락 없음의 반복
"드라마에서 큰 강점을 보였던 배우 윤시윤, 영화에서는 어떤 모습일까?"
영화관에 들른 건 단지 그 이유에서였습니다. 윤시윤 배우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본 적이 없어 궁금했습니다. 그는 예상대로, 아니, 예상보다 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긴 하나, ‘찌질한 호구’ 연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이것은 제가 이 영화에 관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칭찬입니다.
대단한 창작 활동을 하는 건 아니지만, ‘방자까의 영화리뷰’를 쓰면서 나름대로 지켜왔던 원칙이 있습니다. “이왕이면 좋은 점을 보려고 하자.”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에 서린 노고를 몇 마디 말로 폄하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번만큼은 그 원칙을 지키지 못하겠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개인적으로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웠던 영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의 몇 가지 포인트들을 짚어봅니다.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2월 7일(화)에 진행된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의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2023년 2월 8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Love My Scent
소설, 연극, 음악, 영화의 공통점은 모두 이야기를 다루는 창작물이라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영화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른 장르와 차별점을 갖죠. 그래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영화가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을 논하며 영화를 평가하고는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러한 평가마저도 불가능한 작품입니다. 이야기 그 자체에 허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고 모든 사람의 첫사랑이 되어버린 '창수'가 사랑이 낯선 여자 '아라'의 마음을 얻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자꾸 '-게 되다'는 수동 표현을 쓰게 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작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어떤 상황에 놓이거든요. 우연이 계속되고, 맥락 없음은 반복됩니다.
이 이야기는 어느 돈 많은 회장님이 향수를 뿌리면 자신이 상대방의 첫사랑으로 보이는 향수를 만들라고 지시하며 시작합니다. 연구진은 향수의 효능이나 실험의 목적을 밝히지도 않고, 평범한 사람 몇 명에게 무작위로 향수를 쥐여주고 몰래 실험을 진행하죠. ‘창수’는 그 실험 대상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굳이 이렇게 불법적인 방법으로 실험을 강행하는 이유가 뭘까요? 제품 개발 이후, 불법적인 유통 경로로 마법의 향수를 판매하기 위해서?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들려는 악의 목적으로? 아닙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향을 개발해 치매를 앓는 회장님의 부인이 젊은 시절 회장님의 얼굴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죠.
개인의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평범한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강행한다는 설정부터 이미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기까지는 사건의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설정으로 이해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이 향수를 실험 대상 ‘창수’에게 건네는 장면을 보고, 잠시나마 이 영화를 이해해주려 했던 제가 미워졌죠. 연구진은 귀가하는 ‘창수’를 냅다 뒤쫓다가 이벤트 회사에서 빌린 듯한 스모그 머신으로 길거리에 갑자기 연기를 흩뿌리고는 그의 앞을 가로막으며 이런 멘트를 날립니다. “인생이 달라질 기회! 잡고 싶지 않나?" 귀가 중에 대뜸 이런 구한말 멘트를 들으면, 대개는 깜짝 놀라거나 어이없어하며 자리를 뜰 겁니다. 하지만 지독히 착하고 오지랖 넓고 호구 같은 남자 ‘창수‘는 아리송해하면서도 향수를 넙죽 받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꿈이라고 생각하며 잠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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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이것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웃기는 데 실패한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순진한 ‘창수’는 그 향수를 뿌리고, 찌질한 호구에서 모든 이의 첫사랑으로 거듭납니다. 매일 버스에서 마주치는 ‘아라’도 그중 한 명이 되죠. 그런데 여기서 또 의문점이 생깁니다. 길거리에서 향수 냄새를 얼핏 맡은 사람도 좀비처럼 '창수'를 쫓아올 만큼 강력한 이 향수는 왜인지 창수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준일', '복길')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첫사랑이 없어 떠올릴 사람이 없다면 '아라'처럼 사랑에라도 빠져야 하는데, 그런 양상도 없습니다. 그냥 아무 이유도 없이 예외가 된 거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설정들은 이처럼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들이 참 많습니다.
어쨌든 '아라'와 사랑에 빠진 '창수'는 또 갑자기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네가 한 짓을 알고 있다는 협박을 받습니다. 협박남은 '창수'에게 향수에서 시작된 사랑이 진짜 사랑이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죠. 착하고 순수한 '창수'는 '아라'의 마음을 조작했다는 죄책감과 고민에 사로잡힙니다. 하지만 애초에 '창수'는 '아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향수를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가짜 연기와 함께 등장한 이상한 사람이 공짜로 준 향수를 그냥 뿌린 것뿐입니다. 그게 첫사랑 유발 향수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죠. 그런데 바로 그날, 하필 첫사랑이 없었던 '아라’가 그 향을 맡은 겁니다. '창수'는 그날 이후에 '아라'의 마음을 얻기 위해 향수를 쓴 적도 없고요. 그러니 관객은 ’창수‘가 왜 저렇게 벌벌 떨며 긴장하고 괴로워하는지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당연히 협박범의 협박도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창수'에게는 귀책 사유가 없거든요. 게다가 이 의문의 남성이 향수의 제조자이면서 '아라'의 전 남자친구라니요? 긴장감을 유지해야 할 이야기는 줏대 없이 흐물거리는데, 우연과 맥락 없음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쓸데없이 그 힘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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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듦새보다 더 저를 화나게 했던 것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영화 전체를 뒤덮은 PPL입니다. 영화관에 들고 가는 메모장에 이 작품에 등장하는 PPL 제품을 적으며 작품을 보았을 만큼,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에는 노골적인 PPL이 다수 등장합니다. 주인공 ‘창수’의 직업은 대놓고 자동차 딜러입니다. 이 영화에 쉐보레 자동차가 등장한 시간을 다 합치면 족히 십 분은 될 겁니다.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양복 하나 사입지 못하는 ‘창수’는 작품 속에서 장비를 단단히 챙겨 캠핑을 두 번이나 갑니다. 거기서 육개장도 두 번이나 먹습니다. ‘창수’가 사는 곳은 서래 더 하임. 건물 전경과 로고를 하도 많이 보여줘서 외워버렸습니다. ‘창수’와 ‘아라’의 사랑이 맺어지는 곳은 하필 아쿠아플래닛 광교점입니다. 데이트 삼아 수족관 곳곳을 한참 보여줘서 평생 아쿠아플래닛은 안 가봐도 될 것 같습니다.
PPL을 최대한 많이 넣으려고 대본을 수정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들 정도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의 과도한 PPL. 영화 제작을 위해서는 이런 식의 투자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건 잘 알지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요? 관객은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가는데, 광고 영상만 잔뜩 보고 나오면 안 되죠.
더불어 이 영화가 코미디를 사용하는 방식도 전체적으로 한숨이 나옵니다. 스토리 흐름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억지 개그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캐릭터(’복길’)를 넣는가 하면, 어떻게든 웃음을 터뜨리려는 대사를 잔뜩 넣어서 가뜩이나 맥락 없는 이야기를 더 흐트러뜨려 놓죠.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웃으라고 넣어둔 개그 요소에 어쩔 수 없이 웃음이 터지기도 하더군요. 그러나 전혀 유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작 이런 개그에 웃어버린 저 자신에게 짜증이 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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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이 영화를 강하게 비판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이 영화의 장점을 찾기가 도무지 어려웠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한국 영화의 평균을 낮추는 이런 작품이 앞으로는 부디 줄어들기를 바라서였습니다. 잘 안되면 OTT에 팔아넘길 요량으로 PPL을 점철시켜 대충 찍어내는 영화, 이제는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점점 비싸지는 영화표 값이 아깝지 않은 영화가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Summary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 ‘창수’. 낯선 이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자마자 여자들이 달려든다. 가족에 치여 누굴 좋아해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여자 ‘아라‘. 어느 날, 매일같이 타던 버스에서 나는 향기에 두근대기 시작한다. ‘창수’에게 이끌린 ‘아라’는 영문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서툴러도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던 그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 애인 ‘제임스’가 폭로한 ‘창수’의 비밀! 내가 사랑에 빠진 게, 향수 때문이라고?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임성용
출연: 윤시윤, 설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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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름끼치는 결말까지 시즌1 34분 만에 몰아보기 결말해석
영화에취한다 비지니스메일: allwey02@gmail.com
사용중인 이어폰 : 저지연 무선이어폰 GTW270 hybrid
지옥 결말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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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데모닉> 티저 예고편
오래전 실종된 엄마가
코마상태로 병원에서 발견되고,
딸은 의료진이 제안한 최신 치료 기술을 통해
엄마의 정신 세계에 접속한다.
그곳에서 그녀는
말할 수 없는 공포를 경험하게 되고,
현실로 돌아온 후
끔찍한 악몽과 기이한 현상들이
점점 그녀의 일상을 침범하는데
그녀의 공포
그것이 나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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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미스피츠> 메인 예고편
이것이 ‘미스피츠’가 보여줄 참/교/육 이다!
절도는 물론, 탈옥에도 일가견이 있는 범죄자 ‘페이스’. 그에게 뜻밖의 제안이 들어온다.
변장에 능한 ‘링고’, 폭탄전문가 ‘윅’, 암살자 ‘바이올렛’, 물주 ‘프린스’, 그리고 ‘페이스’의 딸이자 이번 작전의 기획자 ‘호프’까지, 그들과 함께 테러 자금을 대는 교도소장 ‘슐츠’의 아부다비 교도소에 숨겨진 금을 털자는 것이다.
스스로 사회 부적응자, 즉 ‘미스피츠’라 이름 지은 그들은 세상 나쁜 놈들에게 사이다 한 방을 날리기 위해 아부다비로 향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