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4-01 23:59:03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Ryuichi Sakamoto | Opus, 2023
감독: 네오 소라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첫인상은 ‘무성 영화 같다’였다. 피아노 선율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선은 류이치 사카모토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특히 카메라가 그의 얼굴과 정교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비출 때면 더욱 들리지 않았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다. 그의 연주에 빠져들수록 영화는 숨죽였고 그 결과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누구나 빠져들고 마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유일한 언어가 되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무성 영화처럼, 류이치 사카모토의 언어는 본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마침내 관객의 ‘무엇’이 되었다.
무엇, 시작은 류이치 사카모토란 단 한 사람의 얘기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은 영화 끝에 다다른 관객에게 각자 보관해 왔던 ‘나’만의 사적인 기억을 들추게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 기꺼이 따르고 마는 이 감정적 동요는 그의 내밀하고 친밀한 연주와 계속 함께 흘러간다. 물론 화면 속엔 피아노와 연주자 그리고 악보가 전부다. 드라마 장르가 가진 기승전결 형식의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시간의 99%가 그의 연주로 채워져 있고, 대사 분량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열렬한 팬이 아닌 이상 20곡 전부를 알기란 쉽지 않은데, 자막(곡명)도 생략되어 있다. 그러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관객을 불편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화의 일반적인 요소를 과감히 생략해 조금 낯설 뿐이다.
이 작품의 가치는 작곡가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곡보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행위에 있다.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는 그의 라스트 댄스와 곡과 곡 사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짧지만 버릴 수 없는 공백. 그것은 피아노 연주란, 눈에 보이는 외적인 행위가 아닌 비워진 화면 속에서 파생된 내적 파동의 결과물이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아, 직접 느낄 수밖에 없는 진동은 견고하고 세심할수록 더 깊고, 더 격렬하게 퍼지며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에 닿는다.
공백과 진동. 내겐 바람의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인 '풍 미술관'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과 이어졌다. 벽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 마치 한 줄기 바람이 미세하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와 커튼을 잔잔하게 펄럭이는 장면을 오랫동안 보는 것 같았다. 계속 바라보며 간직하고 싶다가, 일순간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신비롭고도 한편으론 무척이나 고마운 순간. 그의 연주에서 풍 미술관으로 연결되는 흐름은 내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내게 아주 긴 내적 환호를 불러일으켰으며, 피아노 연주와 건축물에 담긴 그들만의 이야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에서 예술이란 공통 언어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예술은 한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지점에서 탄생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의 심적 공간에 스며든다. 예술의 진정한 힘은 개인의 예술이 무수히 많은 개인에게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이며, 영향을 받았던 개인들이 각자 ‘자기 자신’이란 공간 안에 숨겨져 있던 작은 문을 발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게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지게 한다. 나아가 그 힘으로 나만의 예술을 만들어 내도록 격려하기도 한다. 어쩌면,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네오 소라 감독이 아버지가 아닌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카메라에 담는 순간, 첫 관객이 되어 빚어낸 예술 작품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예술이 또 다른 개인의 예술로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힘.
더욱더 많은 이가 개인의 예술에 지극히 사적으로 동요했으면 좋겠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의 예술은 길다, 모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Relative contents
-
- 뷰티풀 보이 / Beautiful Boy
-
/ 감상 /
영화 러닝타임 내내 약물 중독 극복과 실패가 반복된다.
아버지의 감정선이 영화의 주된 바이브이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 약물에 중독 된 아들의 모습보다 아버지의 노력에 집중을 하며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중반까지 부성애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의미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고, 누가 뭐라하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아버지의 그런 대단함이 후반부에 가서 미련함으로 보였다.
아버지의 이런 물심양면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약물에 손을 대는 아들을 보니 내가 한숨이 절로 나왔고, 그런 아들을 말로 타이르는 아버지의 행동이 보는 내내 답답함을 자아냈다.
아들을 타이르는 것만이 답일까? 싶었다.
한번쯤은 큰소리를 내면 어떨까 싶었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일 뿐이니까 이게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버지가 조금 더 단호하게 대응을 하였다면 어땠을까 싶었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이 영화의 결말때문이다.
이 영화는 결국 약물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는 아들과 그 아들을 포기해버린 듯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채 끝나기 때문이다.
결국 변한 건 하나 없는 결말이다.
약물중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은 좋으나,
이런 힘빠지는 결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좋은 감정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닝타임 내내 극복과 실패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재를 뿌려버리니.. 뭐랄까 아버지가 그간 해온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남은건 조금 더 망가져버린 아들과 가족들 밖에 없으니까.. 상황이 더 악화 된 것만 같은 기분?
그리고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아버지마저 포기해버리는 모습을 보니
아들 곁에는 이제 아무도 없겠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
.
이 영화를 보고 가장 인상깊은 대사가 있었다.
약물중독자 자식을 둔 부모들의 모임에서 한 엄마가 말한 대사 였다.
" 약물중독자의 가족들은 살아있는 사람을 애도하며 살아간다. "
이 대사가 아버지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그래도 아버지가 그렇게 노력했던 이유는 애도하는 마음에서 였던 것이다.
약물에 손을 대기 전의 해맑았던 아들의 영혼을 애도하는 마음에서.
-
- 7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최근 영화계 핫한 소식을 알려드리려 씨네픽이 발빠르게 왔습니다.
최근 침몰된 ‘타이타닉호’를 탐사하러 ‘타이탄 잠수정’과 승객 5명이 실종되었는데요. 영화<타이타닉>감독 제임스카메론이 소식을 듣자마자 타이탄 잠수정의 내파를 직감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카메론의 입장과 그 외의 영화계 소식들 같이 보실까요??
감독 정우성 첫 장편영화 <보호자> 8월 15일 공개
영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로 정우성이 감독과 출연을 맡았고 배우 김남길이 수혁(정우성)의 살해를 의뢰받은 청부살인업자 역할로 둘의 케미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보호자는> 오는 8월 15일 개봉 예정입니다.
<헤어질결심> 박해일배우 정서경 작가 미국 아카데미 회원등록
배우 박해일과 정서경 작가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회원이 되었다고 합니다.AMPAS는 영화 실무자들만 회원의 자격이 주어지며 오스카 시상식의 영화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ampas의 명단으로는송강호, 박찬욱, 이병헌,배두나,이창동, 윤여정 등의 영화인들이 있습니다.
배두나 출연, 잭스나이더 감독 SF <레벨 문> 12월 넷플릭스 공개
<레벨 문>은 평화롭던 변방의 행성에 포악한 지배 세력의 군단이 위협을 가하자 다양한 행성의 아웃사이더 전사들이 모여 은하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 임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로 잭스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잭스나이더 감독은 영화 <새벽의 저주> <300> <배트맨 대 슈퍼맨> 등 아름답고 강렬한 액션 신과 영상미로 정평이 나있으며 한국에서 독보적인 마스크를 가지고 있는 배두나 배우가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밀수>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공식초청
<밀수>는 오는 8월2일부터 진행될 제 76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의 ‘피아짜 그란데’ 섹션에 공식 초청되었습니다.올해로 76회를 맞는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는 스위스 최대의 영화제이며 류승완감독이 연출을 맡고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오는 7월 26일 극장에 개봉하는 해양범죄활극입니다.
마틴스코세이지 <플라워 킬링 문> 10월 공개
플라워 킬링 문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오클라호마에서 석유 시추와 관련된 아메리카 원주민이 살해당하는 사건과 이를 수사하는 FBI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코세이지 감독의 페르소나인 로버트 드 니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고 작품은 데이비드 그랜 작가가 2017년 내놓은 동명 소살 원작이며 스코세이지 감독이 <포레스트 검프>를 쓴 에릭 로스 작가와 함께 각색해 각본을 썼다고 합니다.
<타이타닉> 감독 제임스카메론 ‘타이탄’ 잠수정 ‘내파’직감
<타이타닉>을 감독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관광 타이탄 잠수정 실종소식을 듣고 내파를 직감했다고 밝혔습니다. CNN에서 카메론 감독은 타이타닉 제작을 위해 33번 차례 잠수했다고 했으며, “실종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는 내파였다고 짐작했다”고 말했습니다. 타이탄은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지점에서 잠항을 시작했고 잠항을 시작한 후 1시간반이 지난시간에 잠수함과의 통신이 중니되었고 오랜 수색 끝에 타이탄호의 잔해를 건져내 전원 사망한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 <킬링 이브> 작가인 에머랄드 페넬의 첫 장편영화 <프라미싱 영 우먼>
에머랄드 페넬 감독의 첫 장편 <프라미싱 영 우먼>은 주인공 카산드라(이하 ‘캐시’/캐리 멀리건 분)의 끔찍한 일을 당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 친구 니나를 위한 ‘대리’ 복수극이다. 최근 여성 서사 복수극으로 유명한 왓챠의 드라마 <킬링 이브>의 각본가인 에머랄드 페넬은 악랄한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 블랙 코미디 <Careful How You Go>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런 탄탄한 각본 실력으로 <프라미싱 영 우먼>은 4월 개최되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에 노미네이트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각본이 얼마나 잘 짜여졌는지 문학의 본질 및 내용, 형식, 종류, 작법의 원칙, 조건 등을 가장 잘 다루어 인정받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비추어 어떤 부분이 부합하며, 어떤 부분이 부합하지 않는지, 또 그로 인해 어떤 효과가 발생하였는지 살펴보려 한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로그라인(한 문장으로 요약된 줄거리)’부터 보면, 영화에서의 로그라인은 ‘성폭행으로 자살한 친구의 복수를 하던 중, 옛 친구이자 본인을 짝사랑하던 남자 라이언이 등장한다’가 된다. 여기서 벌써 하나 짚어보아야 하는 부분은 잘 만든 로그라인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요소인 아이러니이다.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방해하기 위해 캐시의 삶에 변화를 주는 ‘장애물’로 등장하는 라이언은 두 가지로 작용한다. 첫 번째, 캐시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다시 찾으려 하게 되는 도구, 두 번째, 복수를 그만두려던 캐시에게 가해자 알 먼로를 찾아가 복수를 마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한다. 즉, 자아를 되찾도록 도와주는 대상이자 결말을 비극으로 이끄는 복수심을 터트리는 대상이 되는 셈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주인공의 운명의 변화에서 그 원인은 악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과실(착오나 실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추어볼 때, 캐시가 라이언을 만나는 것은 캐시의 착오나 실수로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유감이었던 점이기도 하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분류한 극적인 이야기의 네 가지 중 (반전/발견이 있는) 복합 비극에 해당한다. 이러한 플롯은 발견이나 인식에 바탕을 두고 주인공의 운명이 ‘지극히 행복한 순간’에서 ‘불행한 상태’로 바뀌는 순간까지의 이야기를 말한다. 여기서 인식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바뀌는 것을 뜻하며, 가장 바람직한 유형의 플롯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서 라이언의 등장과 역할은 캐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바꾸어주는 아이러니한 인물이 되는 동시에 바람직한 로그라인을 완성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할리우드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보편적인 복수극의 형태는 대부분 가족에게 가해진 위해에 대한 복수가 주를 이룬다. 이유는 보편적으로 복수를 하게 된 이유가 쉽게 이해되면서 심정적으로도 절절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비극적 행위란 가족 사이에 일어나지 않더라도 최소한 혈연관계나 ‘유사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렇기에 캐시의 가족이 아닌 가장 가까웠던 친구라는 설정은 그 절절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연대’까지의 확대된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설정된 관계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와 현실을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서른 살이 넘어서도 부모와 같이 살고, 의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던 재능에도 카페 아르바이트생 신분을 유지함을 통해 캐시가 잃은 것은 한 사람으로서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인 자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캐시의 엉망진창인 삶을 통해 당사자인 니나가 살아있다한들 온전한 삶을 살 수 없다는 것을 투영시킨다. 그런 반면, 가해자들의 삶은 어떠한가. 알 먼로는 ‘촉망받는 청년’으로 대학을 무사히 졸업해 성공한 의사가 되어 누군가의 좋은 남편이 될 준비를 한다. 또한 알 먼로가 벌인 범죄의 자리에 있던 라이언 또한 소아과 의사가 되어 아픈 아이들에겐 구원자가, 자신이 좋아하던 여성에겐 안정적으로 보이는 애인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캐시의 실종 사건에 거짓된 증언으로 일조하고 알 먼로와 라이언과 비슷하게 그 자리에 올랐을 법한 남자 형사는 그런 행태의 여성은 그럴만하다는 태도로 그의 증언을 그러려니 하며 믿는다. 캐시 또한 ‘촉망받는 학생’으로 의대를 무사히 졸업하여 사회의 한 역할을 하며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가해자들은 이러한 기회를 니나와 캐시로부터 박탈시킨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위치를 유지하여 권력을 얻고 또다시 카르텔을 만들어낸다. 영화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남성은 두 가지 부류로 나온다. 클럽 앞, 라이언이 캐시를 알아보자 캐시는 술 취한 연기를 그만둔다. 이때 여성이 술에 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도망가는 검정 베레모를 쓴 남성. 캐시에게 차이고 ‘너는 루저야’라고 부족한 점을 후려치는 라이언. 약한 사람 옆에 서서 본인이 우위에 있다고 느끼는 부류와 상대방을 깎아내림으로써 본인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이다. 이쯤 되면 영화에서 ‘좋은 남자’라고 말하는 남자들의 좋은 남자의 정의와 보통의 ‘일반적인’ 남자들에 기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에서 술에 취한 듯한 캐시에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하는 남자들. 술에 취한 줄 알았던 캐시가 멀쩡한 상태가 되자 ‘나는 좋은 남자야, 나의 호의를 의심하지 말라’라며 황급히 자리를 뜨는 남자들. 과거에 성폭행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지만 본인은 무사히 졸업하고 결혼을 앞둔 채 새 신부가 좋아하지 않을 거라며 스트립 걸을 거부하는 알 먼로와 캐시 앞에 넉살 좋게 등장한 라이언은 ‘좋은 남자’일까. 라이언의 등장으로 캐시는 움직이게 되지만 복수극이라는 장르를 고려했을 때 완벽한 복수극은 되지 못한다. 캐시는 같이 일하던 친구 게일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목걸이 남긴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은 그 목걸이를 받은 게일의 리액션이 아닌 목걸이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담아낸다. 감독은 이 장면을 영화의 엔딩으로 채택함으로써 또 다른 복수극을 만들지, 원인을 개선할지, 중립이라는 명목 하에 침묵으로 가해자 편에 설 것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알 먼로를 비롯한 가해자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는 류의 행위로 니나와 캐시의 자아를 파괴한 것이 아니다. 도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타인의 존엄성을 박탈을 하였던 것일까라는 의문과 그 와중에 라이언에게서 새 삶을 찾으려는 캐시의 노력에 또한번 역겨운 눈물이 난다.
영화는 실제 2016년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촉망받는 젊은 남성(promising young man)’의 이야기를 비틀며 시작했다. 영화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건 캐시가 아니라 니나이다. 그럼에도 캐시가 복수극을 펼친다. 이를 통해 피해자의 삶, 그런 세상을 아슬한 벽을 두고 서 있는 남겨진 이로 살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라이언은 캐시가 자아를 잃어버린 채,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비극을 끝내는 트리거가 된다. 지금까지 영화의 역사에서 수없이 보여준 남성 성장물의 성장 도구이자 장애물이었던 여성의 역할 전환을 보여주는 동시에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마친다. 영화 속 놓여진 상황에서 여성과 남성에게 ‘사랑’이라는 것과 그들을 ‘규정’하는 맥락의 차이엔 폭이 크게 느껴진다. 니나의 희생으로 캐시가 복수를 계획하듯, 캐시의 희생을 위해 누군가는 복수극을 계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촉망받는 젊은 남성’은 졸업 준비에만 몰두하면 되겠지만 유망한 여성들은 어디로 갔을까, 지금을 살고 있는 여성들이 더 이상은 누군가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프라미싱 영 우먼’이 아닌 자신의 길을 온전히 걷는 ‘프라미싱 영 우먼’이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원자폭탄을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한 A to Z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 될 영화 <오펜하이머>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
그럼 다같이 살펴보실까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론물리학자이자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바탕으로 한 <오펜하이머>의 개봉으로 2023년 영화계에 복귀할 예정인데요. 놀란은 지금껏 전기 드라마를 만든 적이 없지만 놀란의 모든 영화들이 그렇듯이, <오펜하이머>에 관한 한 예상치 못한 결과를 기대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거의 없지만, 보도에 따르면 놀란은 2억 달러 이상의 영화 <테닛>이 상영된 이후 이보다는 제작비를 축소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막대한 제작비의 영화를 만드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은 어떤 모습일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1. 첫번 째 스틸 공개
킬리언 머피는 전기 물리학자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로 변신한 스틸 사진을 첫 공개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2023년 7월 21일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케네스 브래너와의 협업
케네스 브래너가 <테닛>에 이어 크리스토퍼 놀란과 함께 다시 작업한다고 합니다.
케네스 브래너는 2022년 2월 <오프네하이머>에 미공개 역할로 정식적으로 캐스팅됐다고 밝혔습니다.
3. 프로덕션 In 멕시코
매거진 할리우드 리포터가 2월 22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영화의 제작은 뉴멕시코에서 시작될 것이며, 맞춤 제작 세트장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역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손수 한땀한땀 제작하기로 유명한 감독이죠?)
4. 드라마 <더 보이즈>의 '잭 퀘이드'의 출연
드라마 <더 보이즈>의 스타 '잭 퀘이드'는
2022년 2월, 영화 <오펜하이머>의 출연자로 발표되었습니다.
5. 배우 '데인 드한' <오펜하이머> 출연하다
'데인 드한'은 <오펜하이머>의 출연진에 합류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고 합니다.
데인 드한은 또한 HBO 맥스의 '캐슬린 피터슨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곧 개봉될 실화 범죄 시리즈인 <The Stairs>에도 출연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6. 훈남 배우 '조쉬 하트넷'의 캐스팅 결정
과거 국내 여성팬들의 남친짤로 유명했던 배우 '조쉬 하트넷'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 출연진에 합류할 것이라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또한 그는 가장 최근에 가이 리치 감독의 <Wrath of Man>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7. 플로렌스 퓨, 라미 말렉, 베니 사프디 등의 그야말로 핵 캐스팅 라인업!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플로렌스 퓨', 보헤미안 랩소디의 '라미 말렉', 감독 겸 배우인 '베니 사프디' 또한 영화에 출연합니다. 그들은 이전에 먼저 주연배우로 캐스팅이 확정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그리고 킬리언 머피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플로렌스 퓨는 오펜하이머와 불륜 관계인 공산당 당원 '장 타트록' 역을 맡았으며, 사프디는 수소폭탄의 아버지로 가장 잘 알려진 헝가리 물리학자이자 맨해튼 프로젝트의 동료인 '에드워드 텔러' 역을 연기할 것이라고 합니다.
8. 할리우드 대스타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맷 데이먼 출연
할리우드 소식지 데드라인에 따르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맷 데이먼은 놀런의 <오펜하이머>의 합류를 발표한 가장 최근의 할리우드 톱스타 배우입니다. 아직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이 프로젝트에서 연기할 사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습니다.
한 영화 속에서 맷 데이먼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또한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멧 데이먼은 전작 <인터스텔라>에서의 짧은 조연 이후 재결합을 기념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9. '에밀리 블런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다!
할리우드 소식에 따르면 '에밀리 블런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오펜하이머>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소식에 따르면 그녀는 원자폭탄 발명을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과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아내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에밀리 블런트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정글 크루즈>, 파라마운트 <콰이어트 플레이스(A Quiet Place)>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로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는 첫 출연합니다.
10.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항상 전기영화를 만들고 싶어했다!
<오펜하이머>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테닛>의 후속작이자 그의 12번째 장편 영화가 될 것인데요.
특히, <오펜하이머>는 감독의 첫 전기 드라마가 될 것입니다.
놀란 감독의 연출은 흔한 전기영화의 특성을 따라갈 것 같지 않기에 전기 영화라고 칭하기 애매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는 과거의 전작 <더 프레스티지>에서도 현실의 인물(니콜라 테슬라)을 다루긴 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이번 영화에서는 역사적인 인물의 삶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서사 추진력이 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전기 드라마 장르는 항상 놀란의 관심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11. 워너 브라더스에서 유니버설로 이적
<오펜하이머>를 둘러싼 가장 큰 뉴스는 이 영화가 2002년 <인썸니아> 이후 놀란 감독의 첫 워너브라더스 영화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놀란 감독과 워너 브라더스의 협업은 거의 20년 동안 지속되었만,
둘 사이의 관계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악화되었는데요.
올해 모든 워너 브라더스 영화들은 HBO 맥스를 통해 31일간 방영될 수 있는 동시 극장 개봉을 선택했고, 이 결정에 대해 놀란 감독은 공개적으로 워너 브라더스에 반대했습니다. 결국 놀란감독과 워너브라더스의 이별이 진행됩니다.
놀란은 한 인터뷰에서 "2021년,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자들이 출연했으며, 어떤 경우에는 영화계에서 가장 큰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프로젝트에 수년간 참여한 최고의 스타들도 있다. 이 영화들은 가능한 한 가장 많은 관객들을 극장에서 보게 하기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아무런 상의 없이 스트리밍 서비스, 즉 신생 스트리밍 서비스를 위한 희생양으로 변햇다." 라고 하면서 안타까움을 밝힌 바 있습니다.12. 유니버설 픽쳐스의 극장 배급 약속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영화의 독점 극장 배급이 보장 받았습니다.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개봉 전 기준인 90일에서 100일 안팎의 극장 상영 기간을 가지며,
새로운 산업 표준이 되고 있는 45일보다 훨씬 길어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유니버설픽쳐스로 이적하기 전에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동시 개봉이 아님을 철저히 요구했고 그 점을 약속, 보장 받은걸로 전해진 바 있습니다.
13. 배우 킬리먼 머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에서 첫 주연 배우 역할
킬리언 머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조연 배우 중 한 명이었으며,
이것이 그가 영화 <오펜하이머>에서 주연을 맡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머피는 놀런의 영화 <다크나이트> 3부작, 영화 <인셉션>과 덩케르크>에 조연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바 있습니다.
머피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스는 이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마다 다르지만 크리스와 몇 차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 크리스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자신과 제작진, 출연진에게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다. 집중력이 대단하다. 그의 비전은 너무 분명하고 강해서 당신은 그것의 일부가 되는 것에 자신감을 느낍니다. 그가 그것을 밀어붙일 때, 그것은 좋은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
- 연기가 생동감을 살리지만.. 밋밋한 이야기
일상을 살면서 ‘국가’의 힘을 느끼기는 어렵다. 학교를 가고, 회사에 가고, 주변의 장소에 가도 우리 눈에 보이는 건 주변의 사람들과 환경이다.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조직이나 환경들은 국가의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국가는 개인의 능력을 이용해 그런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더 많은 개인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환경을 같이 누린다. 하지만 그런 상호작용을 우리는 평상시에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가는 우리의 일상에 늘 있지만 직접적으로 바로 느끼기는 어렵다.
어떤 순간에는 국가의 절대적인 힘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나 국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힘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내외에서 누군가가 다치거나 납치당하는 경우, 기본적으로 공권력이 그 일을 해결하는데 투입된다. 국내에는 경찰이 그 역할을 하지만 해외에서는 한국의 경찰이 개입하기 어렵다. 대신 현지에 있는 대사관과 외교부가 국민이 필요한 일을 대신해준다. 큰 사건사고들이 많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해외에 있는 국민들은 의지할 수 있는 국가의 힘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국민을 구하려는 국가의 절실한 노력을 담아낸 영화 <교섭>
영화 <교섭>은 국민을 보호하려는 국가의 절실한 노력이 담겨있는 영화다. 과거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기본 줄기로 삼고 구체적인 내용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영화는 외교관 재호(황정민)와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이 피랍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영화 속 두 사람은 국가의 힘을 대신하여 교섭을 진행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처음에 다른 접근 방식으로 피랍된 사람들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차이는 조금씩 줄어든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테러 조직에게 납치된 사람들을 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탈레반은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감옥의 탈레반 몇 명을 풀어달라는 요청을 하고 현지 주둔 중인 한국군이 철수하는 것을 원한다. 한국의 외교부는 미국의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렵고 아프가니스탄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다. 온전히 한국이라는 국가의 능력으로만 진행해야 하는 교섭은 무척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돌파구를 만들어가는 건, 현지에 파견된 외교관들이다.
영화 속 재호는 꽤 유능한 외교관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처음 사건 관련 뉴스를 접하고 나서 그는 어떤 일을 먼저 해야 하는지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바로 동료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 지시하고 자신도 가장 시급한 일을 해 나아간다. 무엇보다 그는 영화 끝까지 인질이 석방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외교부 안에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했다. 교섭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당연하게도 다른 대안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마련이다.
외교관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외교부 수장과 몇몇 인원들은 군사적인 해결책을 고려하고 실제로 시행하려 한다. 영화가 던지는 흥미로운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군사적인 해결책을 생각한 외교관과 끝까지 교섭을 해야 한다는 외교관 재호의 의견 중 누가 더 옳은 의견일까.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때는 무엇이든 선택하고 행동에 옮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조금 더 나은 선택이라고 말하기 무척 어렵다. 영화에서는 재호의 선택 과정을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에 힘을 실어준다. 결과적으로 그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충분히 다른 우울한 결말로 이어질 수 있는 선택이었다.
위기를 풀어나가는 그 상황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다. 고민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단축하고 무언가 결정하여 행동해야 한다. 돌아가는 상황의 급박함과 순간적으로 변화되는 상황은 결정을 망설이게 한다.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 모든 순간에서 가장 나쁜 건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 속 재호는 대식과 함께 중요한 결정을 빠르게 해 간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잘못된 결과는 영화적으로 활용되어 작은 반전을 만들어낸다. 중요한 건 그 두 사람을 비롯한 외교부가, 국가가 그 위험한 줄타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영화는 2004년 실제로 있었던 샘물교회 피랍사건의 교섭과정을 모티브 삼아 중간의 작은 사건들을 채우면서 변주해 간다. 피랍된 인원들이 풀려나는 과정은 다소 축소되었지만 실제 사건의 분위기나 과정을 그래도 사실적으로 담으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외교관들의 노력과 긴장감을 담아내려 했던 것 같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에 외교부와 외교관들의 대화를 담는다는 측면에서 이 이야기는 국가의 대리인으로서 외교관들이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에서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탈레반들은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하면서 무척 실감 나는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황정민과 현빈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영화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가 살리지 못하는 밋밋한 이야기
전반적으로 이야기자체가 조금은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자극적이거나 신파가 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강한 맛은 덜하다. 그렇다고 이주 묵직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고 해석될 만큼 강력한 무언가를 전달하고 있지도 않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심심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에 약간의 유머가 포함되어 있지만 전반적인 극의 상황과 잘 맞지 않는다.
이 영화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이 영화를 보다 사실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실제 아프가니스탄과 그와 비슷한 곳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해 사실적인 장면을 이끌어냈다. 또한 영화의 음향과 음악 같은 것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무난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이 영화는 이야기 안에서 활약하는 외교관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넓게 보면 국가를 대표하는 그들이 위기에 처한 국민을 어떤 방식으로 구하려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는 좋은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주간 영화이야기 뉴스레터!
구독하여 읽어보세요 :)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제 뉴스레터를 구독하실 수 있어요.
https://contents.premium.naver.com/rabbitgumi/rabbitgumi2
-
- 유난스럽고 유치해도 유쾌하니까
영화관을 나선 제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습니다. "와, 이거 리뷰 어떻게 쓰지?"
훌륭한 영화보다 아쉬운 영화가 리뷰 쓰기는 더 쉽습니다. 아쉬웠던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내기만 하면 되거든요. 오히려 마음에 쏙 드는 영화를 보고 나면 리뷰 쓸 생각에 골치가 아파집니다. 제 리뷰가 영화의 수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영화의 완성도만큼 훌륭한 리뷰를 쓰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요. 영화의 가치를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제 표현력의 한계를 깨닫고 좌절하는 시간도 겪어야 합니다.
이 영화를 함께 관람한 제 지인은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게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죠. 올해 들어 본 영화 중에 가장 유난스럽고 유치했거든요. 그러면 이 영화, 리뷰 쓰기 쉬운 거 아니냐고요? 그러니까요. 그런데 자꾸만 입안에서 '그래도'가 맴도는 것이 아니겠어요? "유난스럽고 유치한데… 그래도… 그래도… 유쾌하잖아!" 솔직히 말해 저는 이 영화를 상당히 즐기면서 봤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음이 팡팡 터지기도 했고요. 심지어 다시 보고 싶기도 합니다.
영화를 추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일단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써 놓은 서론을 읽어보니 아무래도 저는 이 영화를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 도대체 <지옥의 화원>의 매력이 뭐길래!
※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12월 14일(수)에 진행된 <지옥의 화원>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지옥의 화원>은 2022년 12월 15일 국내 개봉했습니다.
지옥의 화원
Office Royale
'학교처럼 회사에도 양아치가 존재한다. 압도적 격투 능력을 갖춘 여직원이 지상 최강의 여직원이 된다.' <지옥의 화원>의 세계관입니다. 저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과감하게 비틀 줄 아는 능력을 존경합니다. 회사에 양아치가 존재한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상력은 아무나 발휘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런 상상력을 마주하는 경험도 무척 소중하죠. 그러한 점에서 <지옥의 화원>은 시작부터 제 호감을 샀습니다.
남자들의 전유물로 그려져 온 싸움의 세계를 새롭게 재현했다는 점에도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성별의 전복은 <지옥의 화원>의 가장 즐거운 관람 포인트입니다. 싸움의 세계를 그린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언제나 대상에 불과했습니다. 남성들이 싸움을 통해 지켜내야 하는 대상, 쟁취할 수 있는 대상에 국한되었죠. 그러나 <지옥의 화원>에서는 다릅니다. 싸움의 주체가 여성입니다. 성별의 전복 덕분에 여성 캐릭터에 흔히 부여되지 않는 특징들도 더해졌습니다. 승부에 깔끔하게 승복하는 의리, 정상에 오르고 싶은 승리욕 같은 것들이죠.
거침없이 싸우는 여성 캐릭터들의 액션에 어찌나 쾌감이 느껴지던지! 어쩔 수 없는 신체적 능력의 차이로 인해 현실에서도 여성들은 보호받는 입장에 놓일 때가 많습니다. 밤길을 걸을 때면 괜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잰걸음으로 걷기 일쑤고요. 하지만 <지옥의 화원> 속 세계에서는 그딴 신체적 능력의 차이 같은 게 없습니다.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오히려 더 강한 것처럼 묘사되죠. 남성들보다 더 뛰어난 격투 능력을 발휘하는 여성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습니다. 시종일관 미소 지으며 영화를 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 ◉ ◉
그러나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유난스럽고 유치한 만화적 스토리텔링이 크게 한몫했죠.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최강의 격투 능력을 갖추고 태어나버린 '힘숨찐(힘을 숨긴 주인공)' 캐릭터와 최강이 되고 싶으나 능력의 한계를 느끼고 좌절하는 캐릭터는 무협 만화의 단골 소재입니다. 주인공의 내레이션을 통해 이건 만화 같은 영화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장풍을 쏘고 하늘을 나는 등 비현실적인 만화적 허용들까지 우후죽순 펼쳐집니다. 만약 당신이 B급 감성이나 만화적 스토리텔링을 낯설어한다면,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B-무비와 만화적 연출을 거뜬히 즐길 자신이 있다면, 이 영화를 기꺼이 추천하겠습니다. 피식피식 웃으며 즐길 수 있으리라 감히 예단해봅니다. <지옥의 화원>은 내달리는 고속도로 위의 자동차 같은 영화입니다. 얽히고설킨 사연이나 깜짝 놀랄 만한 반전, 미묘한 감정선 따위는 없습니다. 오랜만에 저항 없이 웃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점 때문입니다. 저는 꼭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춰야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가볍게 즐기면서 볼 수 있게 만든 것만으로도 <지옥의 화원>은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이 팍팍할수록 현실성 따위는 개나 줘버린 이런 B-무비가 큰 위로가 되곤 하죠.
◉ ◉ ◉
스토리, 캐릭터, 대사, 연출, 그리고 연기까지, <지옥의 화원>의 모든 요소가 누군가에겐 재미일 테고, 누군가에겐 억지일 겁니다. 저도 영화 리뷰를 쓰기 전까지 저 자신에게 계속 되물었습니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유명한 명대사를 읊으면서요.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하냐?"
그런데 영화 리뷰를 다 쓰고 나니 이제야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나, <지옥의 화원> 좋아한다!"
Summary
압도적 격투 능력만 있다면 최강의 여직원으로 칭송받는 대양아치의 시대… 왕년의 양아치, 폭주족들이 최강 자리를 놓고 사내 파벌을 형성하며 군웅할거하고 있는 혼란 속에서 지극히 평범한 회사 생활을 보내던 '나오코'는 새로 입사한 '란'과 우연한 계기로 친해지게 된다. 그러나 뛰어난 싸움 실력을 지닌 '란'이 사내 서열을 평정한 후 전국 양아치들의 표적이 되고 '나오코' 역시 주먹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마는데… (출처: 씨네21)
Cast
감독: 세키 카즈아키
출연: 나가노 메이, 히로세 아리스, 아라이 나나오, 카와에리 리나, 오오시마 미유키
-
- 레전드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와 함께 리뷰하는 음악 영화 코다! ??
영화 드라마 모두 마사지하듯 시원하게 이야기로 풀어드립니다!
씨네마사지 ?
레전드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브아걸의 리더 제아를 만나고 왔습니다!
레전드 보컬 제아와 함께 파헤쳐 본 영화 코다!
------------------------------------------------------------------------------------------------------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
- 「킬러의 보디가드2」 데드풀 닉 퓨리가 서로 죽이려는(?) 액션영화
? "킬러의 보디가드2 -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 보기 전, "킬러의 보디가드"
결말포함 스토리 요약 그리고 영화 속 메시지, 속편 정보- 킬러의 보디가드 영화정보
감독: 패트릭 휴즈
제작: 마크 길, 데이나 골드버그, 매튜 오툴, 존 톰슨, 레스 웰던
각본: 톰 오코너
출연: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외
장르: 액션, 코미디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픽처스, 크리스털 픽처스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JNC엔터테인먼트
개봉일: 미국 2017년 8월 18일 한국 2017년 8월 30일
상영 시간: 118분
제작비: $30,000,000
북미 박스오피스: $75,468,583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176,586,701 (최종)
대한민국 총 관객수: 1,721,757명 (최종)- 킬러의 아내의 보디가드(킬러의 보디가드2) 영화정보
장르: 액션, 코미디
감독: 패트릭 휴즈
각본: 톰 오코너
제작: 크리스타 캠벨, 라티 그로브맨, 매튜 오툴
주연: 라이언 레이놀즈, 새뮤얼 L. 잭슨, 셀마 헤이엑 외
촬영: 테리 스테이시
음악: 아틀리 외르바르손
제작사: 밀레니엄 미디어, 서밋 엔터테인먼트, 캠벨 그로브맨 필름
배급사: 라이언스게이트
개봉일 미국 2021년 6월 16일
#킬러의아내의보디가드 #킬러의보디가드2 #킬러의보디가드
-
- 왓챠 <우주전쟁>
[2021년 4월 21일, 왓챠 공개]
‘그들은 왜 인류를 몰살했을까’
H. G. 웰스 소설 〈우주전쟁〉 원작!무자비한 외계 생명체의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인류의 고군분투기
-
- 영화 <블랙 위도우> 파이널 예고편
"모든 것을 바꾼 그녀의 선택”
어벤져스의 운명을 바꾼 블랙 위도우, 그녀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어벤져스의 히어로 블랙 위도우, ‘나타샤 로마노프’ (스칼렛 요한슨)는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레드룸의 거대한 음모와 실체를 깨닫게 된다.
상대의 능력을 복제하는 빌런 ‘태스크마스터’와 새로운 위도우들의 위협에 맞서
목숨을 건 반격을 시작하는 ‘나타샤’는 스파이로 활약했던 자신의 과거 뿐 아니라,
어벤져스가 되기 전 함께했던 동료들을 마주해야만 하는데…
폭발하는 리얼 액션 카타르시스!
MCU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첫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