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4-01 23:59:03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Ryuichi Sakamoto | Opus, 2023
감독: 네오 소라
예술은 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첫인상은 ‘무성 영화 같다’였다. 피아노 선율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시선은 류이치 사카모토에게만 고정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특히 카메라가 그의 얼굴과 정교하게 움직이는 손가락을 비출 때면 더욱 들리지 않았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다. 그의 연주에 빠져들수록 영화는 숨죽였고 그 결과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누구나 빠져들고 마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인물의 표정과 행동이 유일한 언어가 되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무성 영화처럼, 류이치 사카모토의 언어는 본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마침내 관객의 ‘무엇’이 되었다.
무엇, 시작은 류이치 사카모토란 단 한 사람의 얘기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말들은 영화 끝에 다다른 관객에게 각자 보관해 왔던 ‘나’만의 사적인 기억을 들추게 한다. 흐르는 강물을 막을 수 없듯, 기꺼이 따르고 마는 이 감정적 동요는 그의 내밀하고 친밀한 연주와 계속 함께 흘러간다. 물론 화면 속엔 피아노와 연주자 그리고 악보가 전부다. 드라마 장르가 가진 기승전결 형식의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영시간의 99%가 그의 연주로 채워져 있고, 대사 분량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열렬한 팬이 아닌 이상 20곡 전부를 알기란 쉽지 않은데, 자막(곡명)도 생략되어 있다. 그러나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관객을 불편하게 하거나 난처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화의 일반적인 요소를 과감히 생략해 조금 낯설 뿐이다.
이 작품의 가치는 작곡가의 이름만큼이나 유명한 곡보다,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행위에 있다. 집중해서 볼 수밖에 없는 그의 라스트 댄스와 곡과 곡 사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짧지만 버릴 수 없는 공백. 그것은 피아노 연주란, 눈에 보이는 외적인 행위가 아닌 비워진 화면 속에서 파생된 내적 파동의 결과물이다. 듣고 있었기에 들리지 않아, 직접 느낄 수밖에 없는 진동은 견고하고 세심할수록 더 깊고, 더 격렬하게 퍼지며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에 닿는다.
공백과 진동. 내겐 바람의 건축가 유동룡(이타미 준)의 대표 건축물 중 하나인 '풍 미술관'으로 걸어 들어간 순간과 이어졌다. 벽 틈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햇빛. 마치 한 줄기 바람이 미세하게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와 커튼을 잔잔하게 펄럭이는 장면을 오랫동안 보는 것 같았다. 계속 바라보며 간직하고 싶다가, 일순간 자기 자신에게 한없이 솔직해지고 싶은, 신비롭고도 한편으론 무척이나 고마운 순간. 그의 연주에서 풍 미술관으로 연결되는 흐름은 내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내게 아주 긴 내적 환호를 불러일으켰으며, 피아노 연주와 건축물에 담긴 그들만의 이야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에서 예술이란 공통 언어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예술은 한 사람의 지극히 사적인 지점에서 탄생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의 심적 공간에 스며든다. 예술의 진정한 힘은 개인의 예술이 무수히 많은 개인에게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전달되는 것이며, 영향을 받았던 개인들이 각자 ‘자기 자신’이란 공간 안에 숨겨져 있던 작은 문을 발견하게 하는 것에 있다. 나를 온전히 바라보게 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어루만지게 한다. 나아가 그 힘으로 나만의 예술을 만들어 내도록 격려하기도 한다. 어쩌면,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네오 소라 감독이 아버지가 아닌 예술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마지막 연주를 카메라에 담는 순간, 첫 관객이 되어 빚어낸 예술 작품일지도 모른다.
개인의 예술이 또 다른 개인의 예술로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힘.
더욱더 많은 이가 개인의 예술에 지극히 사적으로 동요했으면 좋겠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의 예술은 길다, 모두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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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연상호 유니버스
괴이 (Monstrous, 2022)
“아쉬움과 희망이 공존하는 연상호 유니버스”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오컬트
러닝타임 : 총 6편, 대략 3시간쯤
감독 : 장건재
출연 : 구교환, 신현빈, 김지영, 박호산, 곽동연, 남다름
개인적인 평점 : 3/5
‘귀불’이라는 새로운 소재의 등장, 매력적인 배우 캐스팅과 더불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되며 많은 이들을 기대하게 했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가 공개되었다. (어디와는 다르게…) 한 번에 시원하게 공개된 전 에피소드를 하루 만에 정주행을 마치고 난 소감은… 한 마디로 “좀 슴슴한 맛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괴이>는 <한 여름의 판타지아>로 유명한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인간 세계의 군상과 초자연적 현상들을 이용해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내고 있는 연상호 감독과 곧 공개될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의 각본을 맡은 류용재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사람을 홀려버리는 거대하고 기이한 불상이란 소재가 상당히 흥미로웠고 장르물다운 독특하고 어두운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이들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커다란 세계를 담기엔 시리즈의 길이가 좀 짧았던 것 같다.
귀불과 눈을 맞추는 순간, 사람들은 각자의 내면에 잠재된 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폭력을 휘두른다. 말 그대로 눈이 뒤집힌 채 날뛰는 사람들로 인해 진양군은 쑥대밭이 되고, 귀불의 정체를 알고 있는 고고학자 기훈은 귀불을 다시 봉인하고 아내 수진을 지키기 위해 군청으로 뛰어든다.
괴이의 장점 3가지
이 시리즈의 장점을 꼽자면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러닝타임이 짧아 큰 무리가 없다는 점. <괴이>는 총 6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에피소드는 오프닝/엔딩을 제외하면 30분 내외의 러닝타임을 가졌다. 6편을 다 봐도 3시간이 조금 안 되는 시간이라 하나의 시리즈라기보단 조금 긴 영화를 보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시리즈를 쭉 보는데 큰 부담이 없다는 뜻이다.
두 번째 장점은 매력적인 배우진이다. <괴이>에는 <반도>를 시작으로 상업 영화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구교환 배우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눈에 톡 튀었던 신현빈 배우, <빈센조>에서 미친듯하지만 왠지 모자라고 짠한 장한서를 연기하며 큰 인기를 얻은 곽동연 배우, <싱크홀>, <제8일의 밤>, <우수무당 가두심>등 군입대 전 아주 열일을 하며 바짝 필모를 쌓아둔 미래가 밝은 남다름 배우 등… 나의 사심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배우들이 가득하다. 서사의 탄탄함이나 흥미를 돋우는 구석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이들의 미모와 매력에 취해서 잠깐 흐린 눈을 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장점은 아주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이 시리즈의 세계관은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다. 가끔 연상호 감독의 작품에서 무언가 아쉽고, 섭섭했다고 적으면서도 그가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쪼르르 달려가 감상한다. 직접 연출을 한 작품이든 극본에만 참여한 작품이든 웹툰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괴이>를 기대한 것도 절반 이상은 연상호 감독의 이름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기대에 걸맞게 기이한 ‘귀불’이라는 소재가 나왔고, <괴이>가 만들어졌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괴이>는 아쉬운 시리즈였다. 어딘가 허무하기도 하고, 굳이 이렇게 설정해야 했을까? 하는 아쉬운 지점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부분을 보면서 충분히 이 세계관을 이어갈 수도 있겠다, 이들의 큰 그림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가 이 세계관의 가벼운 시작 부분이고 차후에 또 제작이 진행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차후 계획이 어떻게 될진 아직 모르지만, 흔치 않은 장르물의 등장이기에 지금은 조금 아쉬워도 이대로 끊기기보단 더 발전한 2편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 (그래도 내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다 봤다는 건 이 시리즈가 완전 바보 같은 이야기는 아니란 뜻이기도 하니까.)
괴이의 단점 3가지어떤 작품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다. <괴이>에도 장점에 반하는 단점이 분명히 있다. 첫 번째는 일부 이해가 가지 않는, 유야무야 지나가는 인물들에 있다. 주인공 몇 명을 제외한 인물들은 너무도 무능하고 단순하다. 이성을 잃은 사람들이 가득한 재난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상을 기대했는데, 진양군 사람들 중엔 용주를 제외하곤 눈에 띄는 캐릭터가 없다. 그저 우르르 몰려 우왕좌왕하다 흘러가버리는 여러 인물들과 의미심장하게 등장하지만 결국 그저 환각에 지나지 않았던 택배 기사, 마을 밖에서 전화만 두드리며 힘을 쓰지 않는 스님들까지. 캐릭터는 다양하지만 그들에게 더 이상 호기심이 생기진 않았다.
캐릭터 간의 관계도 살짝 아쉬웠다. 주인공인 기훈과 수진의 이야기는 몇 번의 회상씬과 어질러진 집으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 각자의 일에 바빠 딸 하영이를 챙기지 못했던 기훈 부부는 하영이의 죽음 이후 완전히 틀어져버린다. 우리 둘의 잘못인걸 알고 있지만 자꾸만 상대방을 탓하고, 그러면서도 서로를 가엾게 여기는 두 사람은 이번 귀불 사건을 통해 관계의 변화를 맞이한다. 이 둘의 서사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주인공 부부 다음으로 중요시 다뤄지는 석희와 도경 모자, 용주와 도경의 관계, 그들 사이의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석희와 도경이 그토록 어색해진 이유는 단 하나, 가정의 변화 때문이었던 건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궁금했고 두 모자 사이에 흐르는 절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과거 회상이 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짧아서인지 그런 부분까진 기대할 수 없었다.
용주와 도경이 절친 관계로 지냈던 건 대략 ‘가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라는 공통점 때문이었던 것까진 알겠는데.. 둘 사이가 어떻게 망가졌는지, 용주는 어떤 선을 넘었길래 교도소에 가고, 도경 모자를 그토록 혐오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도경은 용주가 석희의 팔을 그은 날 그 충격으로 바른 길을 걷기로 결심한 걸까…? 보이는 계기가 그것 하나뿐이니 도경이 선한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에 크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원래는 착한 애였는데 친구를 잘못 만났다.’ 딱 그런 느낌인 거려나.
캐릭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래저래 풀어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을 것 같은데, 이야기가 너무 짧아 아쉬웠다.
중심 소재는 좋았으나…어느 날 발견된 미스터리한 귀불. 그리고 귀불의 눈을 통해 각자의 지옥을 보고 날뛰는 사람들의 모습이라니. 현실 속에서 찾아낼 수 있지만 대단히 비현실적이고 흥미로운 소재다. 아이를 잃은 지옥에서 살아온 기훈과 수진, 온전하지 않은 가정사를 걱정하고, 증오하며 각자의 지옥에서 살아온 석희, 용주, 도경. 그리고 자세히 묘사되진 않지만 각자의 내면 속 지옥을 경험하며 진양군을 파괴하는 수많은 사람들. 모두가 각자의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날뛰며 커다란 지옥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정말 기이했다.
하지만 이 기이하고 신선한 소재,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흐름은 다소 아쉽다. 이야기가 붕 뜬 채 훨훨 날아다니다 순식간에 추락하며 와장창 마무리된 느낌이랄까. 이렇게 흘러갈 거였으면 사실상 스님들은 없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귀불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각 잡고 보여줬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여러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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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편지' 이야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편지 쓰는 걸 좋아하시나요?
디지털 기기가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손으로 글씨를 쓸 일은 많지 않지만,
화면 너머의 정갈한 글씨보다 손으로 쓴 삐뚤빼뚤한 글씨에서 더 진심이 느껴질 때가 있죠.
그래서일까요? 여전히 많은 영화에서 '편지'는 매우 중요한 소재로 쓰이곤 한답니다.
오늘은 가슴 절절한 연애편지부터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는 따뜻한 편지까지!
다양한 편지가 등장하는 아름다운 영화 5편을 소개해 드릴게요.
시월애(2000)
A Love Story
우편물을 부탁하는 편지로부터 시간을 거스르는 사랑까지
감독: 이현승
출연: 이정재, 전지현 등
장르: 드라마, 멜로/로맨스, 판타지
러닝타임: 94분
단역 전문 성우 은주(전지현)는 1년간 살던 바닷가의 집 '일마레'를 떠나며 우편함 안에 다음 주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긴다. 그러나 그 편지는 시간을 거슬러 은주보다 먼저 '일마레'에 살았던 건축가 성현(이정재)에게 전달되고, 편지를 통해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사이가 된 두 사람. 급기야 성현은 자신을 알지 못하는 과거의 은주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미래의 은주는 헤어진 애인을 잊지 못하고 과거의 성현에게 자신과 그가 헤어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은주를 사랑하게 된 성현은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게 되고, 성현이 자신의 부탁 때문에 사고를 당함을 알게 된 은주는 사고를 막기 위해 성현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가 늦지 않게 그 편지를 받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영화의 제목 '시월애'는 한자로 썼을 때 '時越愛'로, 직역하면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름다운 비주얼로 호평을 받은 동시에 영화제, DVD 등을 통해 해외로 수출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2000년대 초에 한국영화 팬덤을 이끌었던 주역으로 손꼽히며, 2006년 할리우드에서 <레이크 하우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하였다.
성현에게 보내는 은주의 편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사람들이 가까워지면
점점 더 기대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내가 보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들 너무 멀리 있어요.
2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요?
그냥 약속을 잊으신 거면 좋겠어요.84번가의 연인(1987)
84 Charing Cross Road
도서주문 편지에서 시작된 20년의 우정
감독: 데이비드 휴 존스
출연: 앤 밴크로프트, 안소니 홉킨스, 주디 덴치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0분
가난한 작가인 헬레인 헨프는 대단한 독서광으로 읽고 싶은 고전들을 싸게 사 보기 위해 영국 런던 84번지에 있는 중고책방에 편지로 책을 주문한다. 이를 계기로 서점 직원 프랭크 도엘과 평생을 정신적 교류를 나누는 정신적 연인이 되어 편지로만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때론 귀한 책 한 권에 함께 감동하고 때론 분노하면서 사소한 주변 얘기도 곁들며 가며 인생을 논할 수 있었던 건 프랭크, 헬레인 두 사람 다 따뜻한 인간애와 문학과 예술을 사랑하는 정신, 여유롭고 유머가 풍부한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프랭크가 죽기까지 영국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헬레인은 프랭크가 죽고 난 후 어느 날 문득 그녀가 그토록 동경했던 그 서점에 가서 감상에 젖는다.
뉴욕의 무명작가와 런던의 고서점 관리인이 실제로 1949년부터 무려 20년 동안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책 <채링크로스 84번지>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영화의 대부분이 두 사람 간에 오간 편지글로 채워져 있으며, 긴 세월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영화 속 사건들에 당대의 역사 또한 고스란히 녹아 있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프랭크에게 보내는 헬레인의 편지
전 고전 작품을 즐겨 읽는 가난한 작가인데
이곳엔 제가 원하는 책이 없어요.
있어도 가격이 비싸죠.
찾고 있는 책의 목록을 동봉합니다.
목록 중 5달러 이하의 책이 있다면
이 편지를 주문서로 여기시고
그 책들을 제게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헬레인 헨프 드림.윤희에게(2019)
Moonlit Winter
오랫동안 하지 못한 말, 나도 네 꿈을 꿔.
감독: 임대형
출연: 김희애, 김소혜, 나카무라 유코 등
장르: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05분
"윤희에게, 잘 지내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윤희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편지. 편지를 몰래 읽어본 딸 새봄은 편지의 내용을 숨긴 채 발신인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여행을 제안하고, 윤희는 비밀스러웠던 첫사랑의 기억으로 가슴이 뛴다. 새봄과 함께 여행을 떠난 윤희는 끝없이 눈이 내리는 그곳에서 첫사랑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는데…
여러 단편영화들을 통해 국내외 다수의 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임대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 번째 장편영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굵직한 내공을 보이고 있는 김희애와 나카무라 유코가 주연으로 함께했으며, 개봉 이래로 팬덤 '만월단'까지 만들어내며 호평일색을 받았다. 국내의 여러 퀴어 영화들 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아닌 부모 세대의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장점이다.
윤희에게 보내는 쥰의 편지
잘 지내니?
오랫동안 이렇게 묻고 싶었어.
너는 나를 잊었을 수도 있겠지.
벌써 20년이나 지났으니까.
갑자기 너한테 내 소식을 전하고 싶었나 봐.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지 않니?
뭐든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질 때가.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2009)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미처 전하지 못한 진심
감독: 데이비드 핀처
출연: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등
장르: 판타지, 멜로/로맨스, 드라마
러닝타임: 166분
1918년 제1차 세계 대전 말 뉴올리언스, 80세의 외모를 가진 사내아이가 태어난다. 그의 이름은 벤자민 버튼. 부모에게 버려져 양로원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그는 자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12살이 되어 60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그는 어느 날 6살 소녀 데이지를 만난 후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잊지 못하게 된다. 청년이 되어 세상으로 나간 벤자민은 숙녀가 된 데이지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비로소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벤자민은 날마다 젊어지고 데이지는 점점 늙어가는데…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집필한 단편 소설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을 원작으로 제작한 영화. <세븐>, <파이트 클럽>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가 감독으로 참여했으며, 아름다운 영상미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인생영화로 꼽는 작품이다.
딸에게 보내는 벤자민의 편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에 너무 늦은 건 없단다.
내 경우엔, 너무 이른 건 없다고 할 수 있겠지.
꿈을 이루는 데 시간제한은 없단다.
원한다면 언제든 새롭게 시작해도 돼.
네가 자랑스러워하는 인생을 살기 바란다.
혹시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기 바라마.캐롤(2016)
Carol
단 한번, 겨우 전한 진심
감독: 토드 헤인즈
출연: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등
장르: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118분
1950년대 뉴욕, 맨해튼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손님으로 찾아온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거부할 수 없는 강한 끌림을 느낀다. 하나뿐인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인 캐롤과 헌신적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확신이 없던 테레즈, 각자의 상황을 잊을 만큼 통제할 수 없이 서로에게 빠져드는 감정의 혼란 속에서 둘은 확신하게 된다. 인생의 마지막에, 그리고 처음으로 찾아온 진짜 사랑임을…
<재능 있는 리플리>를 통해 이름을 널리 알린 범죄 소설의 대가 퍼트리샤 하이스미스가 쓴 자전적 소설이자 유일한 로맨스 소설인 <소금의 값>을 원작으로 한 영화.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서 노미네이트 되며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았고, 영화의 계절적 배경인 겨울만 되면 재상영을 할 정도로 국내 팬층이 두텁기로 유명한 작품이다.
테레즈에게 보내는 캐롤의 편지
우연이란 건 세상에 없어요.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에요.
차라리 일찍 이렇게 된 걸 감사히 여겨요.
당신도 언젠가 내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예요.
그날이 오면, 그곳에서 당신을 반겨줄 나를 떠올려 줘요.
영원한 일출처럼 우리 앞에 펼쳐질 삶과 함께.
하지만 그때까지는 만나지 않기로 해요.
난 할 일이 많아요. 당신은 훨씬 많겠죠.
나는 당신의 행복을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해줄 수 있는 게 이것뿐이네요.
당신을 놓아줄게요.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헤어져야만 했던 캐롤과 테레즈.
그런데 이런 영화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편지지 세트가 있다면?!
두 사람의 이야기를 소중하게 간직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지금 바로 텀블벅에서 진행되고 있답니다.
바로 영화 취향 커머스 플랫폼 [클로저]에서 기획한 [클로저 투 캐롤] 프로젝트!
잠깐! [클로저]는 또 뭐고, [클로저 투 캐롤]은 또 뭐냐구요?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제가 바~로 설명해 드릴게요!
[클로저]는 영화를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를 만지고, 향을 맡고, 맛을 보기도 하며,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을 나누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영화를 더 가까이 더 오랫동안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된 '영화로 발견하는 취향 커머스 플랫폼'이에요.
[클로저] 팀에게 <캐롤>은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해요.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서 갖고 싶은 물건들을 만들고 싶었으니까요. [클로저 투 캐롤]은 클로저 팀의 이러한 마음을 듬뿍 담아서 구성품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특별하답니다. 영화 <캐롤>의 팬이라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을 상품들을 지금 바로 소개해 드릴게요.
https://tumblbug.com/closertocarol
오늘도 유용한 정보가 되었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따뜻하고 건강한 주말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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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6회 칸 영화제 한국 초청 영화 '7편'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5월 16일 (화) ~ 5월 27일 (토)까지 진행되는 칸 영화제! 시작과 동시에 전 세계 영화인들과 셀럽들이 모여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올해 칸영화제는 총 '7편'의 한국 영화가 초청되었습니다!
어떤 작품일지 지금 바로 만나 보시죠!
비경쟁 부문 초청
(1) 장편영화
화란
Hopeless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개요: 느와르
감독: 김창훈
출연: 홍사빈, 송중기, 김형서
개봉: 2023 예정
배급: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소개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
issue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작! 송중기의 첫 칸 진출작이자 김형서(비비), 홍사빈이 함께 참여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신세계', '무뢰한', '아수라', '헌트' 등을 통해 강렬한 재미를 담보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선보여온 사나이픽처스의 신작인 점에서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에게 더욱 기대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화 <화란>은 희망 없는 세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탄탄한 드라마와 밀도 높은 연출로 그려낸 깊고 강렬한 누아르 드라마로 올해 개봉 예정입니다.
잠
Sleep
ⓒ롯데엔터테인먼트
개요: 미스터리
감독: 유재선
출연: 정유미, 이선균
개봉: 2023 예정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소개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issue
제76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초청작 영화 <잠>.
유재선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신인 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 카메라상 후보에 올랐으며
특히 배우 이선균은 <기생충>이후 4년 만에 또 한번 공식 초청된 점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잠>은 올해 가을 개봉 예정입니다.
거미집
COBWEB
ⓒ㈜바른손이앤에이개요: 드라마
감독: 김지운
출연: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개봉: 2023 예정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바른손이앤에이
소개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issue !
제76회 칸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작 <거미집>.
영화 <밀정> <악마를 보았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장화, 홍련>을
연출한 김지운 감독의 신작입니다.
특히 '밀정'과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 놈'에서 함께 호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
<장화홍련> 이후 다시 만난 배우 임수정이 합류해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화 <거미집>은 폐막 직전인 25일 밤 월드 프리미어가 편성 돼 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전망입니다.
탈출: PROJECT SILENCE
(PROJECT SILENCE)
ⓒCJ ENM
개요: 스릴러
감독: 김태곤
출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개봉: 2023 예정
배급: CJ ENM
ⓒCJ ENM
소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issue
제76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액션, 스릴러, 공포 등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을
상영하는 칸 국제영화제 공식 프로그램으로 장르물로서의 기대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습니다.
<기생충> 이선균과 <신과함께> 시리즈 주지훈, 천만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것을 비롯해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까지
세대 불문, 다양한 개성과 매력을 겸비한 배우들이 합류해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개봉일은 2023년 예정입니다.
우리의 하루
PROJECT SILENCE
ⓒMichele Tantussi / Reuters
(포스터 추후 공개 예정)
개요: -
감독: 홍상수
출연: 김민희, 기주봉, 송선미
개봉: 2023 예정
배급: -
소개
-
issue !
홍상수 감독의 신작으로 제76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폐막작으로 선정!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으로 줄거리는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라 시네프 부문
(1) 단편영화
이씨 가문의 형제들
Issi gamunui hyeongjedeul
ⓒ센트럴파크
개요: 드라마
감독: 서정미
소개
할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인 시골집이 장손에게 넘어갔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엄마는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issue
영화학교 학생들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라 시네프 부문에 초청된 영화 <이씨 가문의 형제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감독의 졸업작품이며
서 감독은 '소영의 영화'로 제40회 청룡영화상 단편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습니다.
홀
hole
ⓒkafa
개요: 스릴러
감독: 황혜인
소개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 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맨홀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스릴러.
issue !
영화 <홀>은 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 감독의 작품으로 라 시네프 부문 초청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라 시네프 섹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디미트라 카르야(Dimitra Karya)는 <홀>에 대해
“매우 잘 연출되고 절제된, 설득력 있는 스릴러 ”라며 극찬을 표해 더욱 기대가 되는
단편 영화입니다.
이렇게 총 7편의 한국영화 초청작은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추후 더욱 유익하고 재미난 영화 소식으로 찾아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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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의를 위한 희생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남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내가 해야만 한다.
이것이 나의 시작이길 바란다.
'비밀의 숲'의 슬로건은 내부고발 스릴러이다. 하지만 내부고발 이라는 말은 황시목이 검찰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지만 내부 고발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이창준이었다. 황시목은 이창준의 계획을 실행시켜 줄 존재였던 것이다. 괜히 이창준의 빅 픽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창준이 살인범이라는 죄질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이창준의 박무성이라는 비열한 사람을 죽이는 명분은 망가진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지. 그래서 이창준의 인형으로서 윤세원이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일 테고. 그러나 여진의 대사처럼 그렇게 가족이 살해당해서 가슴에 피눈물 흘리는 사람은 널렸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명분만 따지고 본다면 이해를 못할 것은 없고,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정의롭다면 정의롭고, 엽기적이라면 엽기적인 내부고발은 절반 이상의 성공은 이루었다. 드라마 상에서만 보았을 때, 더러운 권력의 핵인 이윤범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 모든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서 한 남자가 죽어야 했고, 한 여성이 죽음의 문턱에서 해매야 했던 것들이 정당한 방식이었는지는 아직까지도 나의 내면에서 계속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일까 생각해 보니, 분명히 잘못 된 방식이었지만 그들의 동기의 원천은 선한 감정에서 출발했기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더 의문이 드는 것은 그들이 살인이라는 비인간적인 화두를 던져서 결국 기득권들을 고발하는 방법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아무도 해하지 않고, 비리 파일들만을 가지고 내부 고발을 진행했다면 비리 파일 속 인물들을 모두 구속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후자를 택했다면 오히려 역공을 당해서 이창준이라는 인물까지 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지금 살인자들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박무성과 김가영, 두 피해자들은 결코 인생을 정의롭게 살았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는 사람들이기는 하였으나 이들을 죽음으로써 단죄할 사람들은 이들에게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아니다. 이들에게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분을 풀 수 있을까? 당연히 살인이라는 방법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박무성과 김가영, 더불어 고위급들이 언젠가 저주 받을 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닿게 되었다. 참, 이것이 드라마 상이라지만 살인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나니 쓸데없는 잡념이 생겨서 답답한 마음만 들었다. 검사, 경찰과 같은 정의를 따져야 하는 직업은 정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단한 직업이겠다 하는 오지랖까지 생겨버린다. 정말.
한 가지 재밌었던 부분은 황시목 검사가 마지막에는 환하게 웃었다는 것, 그가 조금씩 감정에 솔직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서동재 검사는 여전히 바뀌질 않았다는 것. 비리 검사는 처음부터 비리 검사이기를 타고 났다는 건가 싶었다. 서동재 검사의 마지막 컷에서는 어이가 없어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진심 이 드라마는 스토리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구멍이 없다. 시그널 이후로 참 좋은 드라마 하나 보았다.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이 안 나온 것은 좀 아쉽지만 나만 아는 드라마 하지 뭐. 뭐 이젠 다 아는 웰메이드 드라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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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쳇바퀴 돌듯 권태로운 삶일지라도
*이 글은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시사회를 다녀온 후 작성한 글입니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11월 9일이다. 사람들은 어젯밤에 열렸던 결혼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세라가 왜 결혼식 준비를 또 하느냐고 묻자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세라는 깨닫는다. 자신이 타임루프에 빠졌다는걸.
영화 〈팜 스프링스〉 스틸컷
영화 〈팜 스프링스〉는 동생의 결혼식에서 만난 나일스와 하룻밤을 보낸 세라가 타임루프에 빠져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다. 나일스는 세라가 들어오기 한참 전부터 매일 반복되는 11월 9일을 보내고 있던 '타임루프 선배'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 해봤던 나일스는, 이제 탈출을 포기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어떻게 다르게 즐길지를 고민하며 느긋하게 보낸다. 처음엔 혼란스러워하던 세라도 나일스 덕에 빠르게 타임루프 세게에 적응한다.
하지만 둘 사이에 비밀과 오해가 생기고 위기가 찾아온다. 이제 세라는 타임루프를 탈출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는다. 나일스는 그런 세라에게 간청한다. 그냥 이곳에 자기와 함께 머물러달라고. 매일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을 서로의 특별함으로 극복해나가자고. 세라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과연 둘은 함께할 수 있을까? 그들이 함께한다면 그곳은 타임루프의 안일까, 밖일까?
위 질문은 〈팜 스프링스〉뿐만 아니라 타임루프 설정을 가미한 영화가 항상 던지는 질문들이다. 감춰진 비밀을 좇는 스릴러 장르의 타임루프도 있지만, 잔잔한 분위기로 일상을 다루는 타임루프는 거의 언제나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일상의 권태와 무의미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삶은 아름답다'라고.
영화 〈팜 스프링스〉 스틸컷
사실 우리 모두는 이미 타임루프를 살아가고 있다. 많은 생활인들이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출근해서는 어제와 같은 일을 한다. 시간감각은 점차 무뎌진다.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심지어 내가 몇 살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비단 직장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권태는 비슷한 일을 반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마주하는 필수적인 고난이다.
영화 〈팜 스프링스〉 스틸컷
그 고민에 대한 〈팜 스프링스〉의 대답은 사랑이다. 매일 같은 날, 같은 곳에서 깨어나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제와는 다를 거라는 것이다. 한편, 2017년에 개봉한 영화 〈패터슨〉은 조금 다른 대답을 내놓는다. 이 영화는 타임루프 설정을 활용하진 않지만, 영화 속 일상은 타임루프처럼 반복된다. 주인공은 어제, 오늘, 내일이 똑같은 생활을 이어간다. 〈팜 스프링스〉의 대답이 사랑이었다면, 〈패터슨〉의 대답은 일상의 리듬이다. 〈패터슨〉에서 삶은 지루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 조금씩 변주되는 아름다운 선율이다.
〈팜 스프링스〉식 막무가내 로맨틱 코미디든, 〈패터슨〉식 일상의 예술적 변주든 결론은 같다. 지루하고 무의미한 일상이라도 아름다움의 가능성은 곳곳에 내재해 있다는 것. 무의미한 삶은 없다. 그 어떤 반복도 완전히 똑같을 수 없기에 삶의 무의미를 극단적으로 도드라지게 하는 타임루프 속에서라도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이것이 뻔하고 엉뚱하지만 때때로 사랑스러운 영화 〈팜 스프링스〉가 전하는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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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_씨네픽_연말결산.zip
안녕하세요!
영화를 즐기는 새로운 방법!
영화 정보도 얻고 상금도 받는 어플리케이션
'씨네픽' 입니다!
어느덧 2021년의 마지막 날이 찾아왔는데요.
정말 눈깜짝할 사이 지나가버린 2021년이지만,
씨네픽의 한 해를 살펴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씨네픽 2021 총결산.zip
과연, 씨네픽에서 진행한 퀴즈는 총 몇 개일지!
총 상금은 얼마일지! 지금부터 같이 확인해볼까요??
잇츠 CINE PICK!
우와~~ 이렇게 보니 씨네픽 2021년 한 해를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는 게 느껴지는데요!
마지막으로!
씨네픽의 2022년은 올해보다 훨~씬 풍성해질 예정이니,
상반기 update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라구요~
주변에 많~~~~은 홍보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그럼! 씨네픽의 2022년을 확인할 수 있는 링크 놓고,
이만 총총 물러가보겠습니다.
씨네랩, 씨네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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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최신 개봉영화(강릉,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1984 최동원, 뉴오더, 아담스 패밀리2)
[WEEKEND CHOICE MOVIE] 2021년 11월 2주차 #개봉영화
#최신영화#영화추천 #영화예고편
#강릉 #태양은움직이지않는다 #1984최동원 #뉴오더 #아담스패밀리2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s://blog.naver.com/rainbb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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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포함】한국형 재난 영화의 문제점
#백두산 #한국영화 #영화리뷰
최신 한국 영화를 리뷰해드리고 추천해드립니다
이번에는 영화 '백두산'을 소개합니다여러분의 구독과 좋아요는
저의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작가 슈라 원칙
1.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2. 어그로를 끌지 않는다
3. 수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4. 함부로 남을 비방하지 않는다※ 연락처
adonai0919@gmail.com※ 트위치
https://www.twitch.tv/sura_chtr※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writerTrack: Syn Cole - Gizmo [NCS Release]
Music provided by NoCopyrightSounds.
Watch: https://youtu.be/pZzSq8WfsKo
Free Download / Stream: http://ncs.io/GizmoBut he knows the way that I take;
when he has tested me,
I will come forth as gold.
Job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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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작은 방안의 소녀> 메인 예고편
친구의 괴롭힘에 못견딘 희주는 자퇴하고 집에서 히키코모리 생활을 한다. 그리고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만난 동하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 방법을 배운다. 동하는 펜둘럼을 이용하여 자신에게 용기를 주는 최면을 스스로 걸기를 알려준다. 그리고 채팅으로 만난 자신과 같은 히키코모리들을 격려한다. 1년동안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던 희주는 점점 자신감을 얻으면서 드디어 방을 탈출한다. 그리고 희주모와 화해도 하며 사회로 나갈 결심을 한다. 하지만 이때 1년전 희주를 괴롭혔던 해영은 그녀의 집주소를 찾아내서 찾아온다. 그리고 다시 괴롭힘이 시작된다. 희주는 사회에 복귀하려고 하지만 해영이라는 장애물을 만난다. 결국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기 싫은 희주는 동하에게 배운 펜둘럼을 통한 최면을 해영에게 이용할 결심을 한다. 그리고 해영을 스스로 자살하도록 최면을 걸고 자신은 사회에 온전하게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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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히즈 올 댓> 공식 예고편
애디슨 레이와 태너 뷰캐넌 주연의 《히즈 올 댓》은 1999년에 나온 10대 영화의 클래식 《쉬즈 올 댓》을 재창조한 작품이다. 시대에 맞게 변신한 이번 영화는 엄청난 도전을 받아들인 인플루언서(애디슨 레이)의 이야기. 그녀는 학교 최고의 루저(태너 뷰캐넌)를 프롬의 왕으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