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5-09 17:17:08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기를, <로봇 드림>
모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도그와 로봇이 만났다
* 본 리뷰에는 영화의 결말이 담겨 있습니다.
로봇 드림(Robot Dreams), 2024
스페인 / 애니메이션 / 102분
감독: 파블로 베르헤르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기를, <로봇 드림>
어두컴컴한 집 안, 맛없는 냉동 도시락이 전자레인지 안에서 빙빙 돌아간다. 2인용 게임을 혼자 하는 게 익숙한 도그의 저녁밥이다. 도그는 지독한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설렘이나 기쁨, 행복은 곁을 떠난 지 오래다. 일상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간혹 찾아오는 새로움은 앞으로 다가올 지겨움으로 여겨질 뿐이다. 무엇 하나 즐겁고 좋다고 말할 수 없는 삶 속에서 도그는 오늘도 옆집 커플의 행복을 애써 외면하며 입에 숟가락을 집어넣는다. 무료한 하루가 또 이렇게 가나 싶었는데, 돌연 TV 광고 하나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외로우신가요? 지금 바로 주문하세요!” 도그는 곧바로 반려 로봇을 주문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나를 위한 존재가 등장하자 도그의 일상은 180도 바뀐다. 도그의 친구이자 가족, 어쩌면 그 이상의 존재가 된 로봇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알아간다. 반려 로봇이지만, 나의 짝을 의미하는 ‘반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로봇 역시 (도그처럼) 하나의 인격체로 묘사된다. 영화는 도그와 로봇의 존재를 특정한 종으로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표현한다. 우린 냉동 도시락이 데워질 때부터,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 속에 어떻게든 머무르고 싶어 하는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음을 알고 있었다. <로봇 드림>은 모두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도그와 로봇을 만나게 했다.

둘의 시너지는 순풍을 타고, 재미없던 삶은 무한한 행복으로 채워진다. 그러나 그들의 시간은 해수욕장에서 강제 종료된 로봇으로 인해 멈추고 만다. 로봇이 고장 난 이유는 언급되지 않는다. 바다를 헤엄치고 잠수까지 한 로봇이 고장 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영화는 이를 굳이 설명하지 않는다. 도그가 외로움에 빠진 이유나 로봇을 움직이는 주요 부품에 관한 설명, 로봇의 자연스러운 감정 및 이성 습득도 마찬가지다. 전부 영화의 몰입도를 깨트릴 수 있는 물음표지만 이야기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전개된다. 눈에 빤히 보이는 빈 곳에 별표를 붙이고 시간을 들여 메우려 하지도 않는다. 움직이지 못해 주인과 더는 함께할 수 없는 로봇에 더 집중한다. 무엇보다, 도그와 로봇의 과거가 아닌 현재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 직진하기 바쁘다. 일찍부터 작고 사소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구분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중요한 건 뒤가 아니라 앞에 있고, 어제도 오늘도 아닌 ‘내일이 될 오늘’이 더 가치 있다는 <로봇 드림>만의 심지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폐장을 선언하고 여름 개장을 예고한 해수욕장 공고문 앞에서 도그는 절망한다. 외로움을 떨쳐내기 위해 반려 로봇을 샀는데 한순간에 외로움을 반납받게 된 상황이라니, 도그와 로봇에게 벌어진 첫 번째 위기가 분명했다. 그러나 둘의 첫 이별(위기)은 별다른 사건충돌 없이 영원한 이별로 남는다. 이야기는 도그와 로봇의 각자 입장으로 나눠 두 갈래로 진행된다. 역시 <로봇 드림>이 가진, 아주 능숙하고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로봇을 데려올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한 도그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보라는 신문 광고에 또 반응한다. 설산에서 처음 본 동물들과 썰매를 타며 나름 어울리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눈사람에 눈코입을 선물하며 제2의 로봇을 만나고, 새해 기념으로 연을 날리다 멋진 선글라스를 낀 오리도 사귀지만, 역시나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마음만을 기준으로 한, 기울어진 저울을 가진 도그에게 다른 동물과의 관계 형성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여전히 해수욕장에 멈춰 있던 로봇은 꿈을 연속적으로 꾸며 진짜 세상을 경험한다. 꿈이 전부 악몽이지만, 꿈을 꾸고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로봇은 ‘성장’한다. 도그 없이도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맛보고, 관계는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없는 영역임을 몸소 체험한다. 슬픔과 별개로 기존 관계가 깨지면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는 인생의 아이러니한 흐름도 깨닫는다.

뜻하는 대로 되지 않는 관계(삶)가 주는 진짜 교훈은, 전제를 잘 알고 있음에도 매번 다시 깨닫게 된다는 점이다. 로봇은 해수욕장 개장 후 원숭이에게 구출되지만, 악어가 운영하는 철물점에 팔려 온몸이 산산이 조각난 후 전원이 꺼진다. 삶이 끝났음을 받아들인 순간, 너구리의 도움으로 다시 태어난다. 외로움에 결국 굴복한 도그는 상점에 반값으로 나온 틴(로봇)을 산다. 한때 도그의 반려였던 로봇은 몸통 대신 달린 카세트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완전한 이별과 함께, 낯설지만 곧 익숙해질 ‘반려’가 또 등장한 순간이다.
너구리와 살기 시작한 로봇은 틴과 함께 걸어가는 도그를 우연히 발견한다. 둘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낀 로봇은 다시 한번 꿈꾼다. 도그는 몸이 바뀐 로봇을 단번에 알아보고, 둘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지만, 곧이어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한다. 틴은 도그를, 너구리는 로봇만을 바라보는 순간이다. 로봇은 카세트 되감기 버튼을 눌러 꿈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곤 도그와 함께 들었던 노래를 틀고 볼륨을 높인다. 도그는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고, 로봇도 팔과 다리를 흔든다. 나란히 서서 같이 췄던 춤을 각자 다른 곳에서 추는 도그와 로봇. <로봇 드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이다음에 등장한다. 호텔 꼭대기 층에서 춤추던 로봇이 도그의 시선이 느껴지자 재빨리 숨는 장면이다. 로봇과의 추억에 젖어있던 도그는 돌아선다. 그렇게 틴과 손을 잡고 로봇과 영영 멀어진다.

우리는 알고 있다. 왜 로봇이 꿈을 꾸고, 도그가 왜 틴을 사고, 로봇이 마지막 순간에 왜 숨어버렸는지. 우린 모두 각자의 외로움에 벗어나기 위해 애쓴다. 나를 위한, 오직 나만을 이해하는 단 한 사람을 찾느라 시간을 두 배로 더 빨리 쓰기도 한다. <로봇 드림>은 이를 로봇(꿈)과 도그(외로움 탈피)로 보여줬다. 로봇이 겪은 불행과 도그가 겪는 슬픔은 형태만 다른 특별한 데칼코마니였다. 꿈(로봇)은 현실(도그)이고, 현실을 겪은 로봇은 다시 현재를 살기 위해 꿈을 꿨다. 도그도 멈추지 않고 로봇과 같은 모양을 찍어내며 아침을 맞이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원하는 대로 되는 일 하나 없는 세상에서 외로움과 이별을 반복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위로한다. 나아가 전반에 깔려있던 구멍에 과거가 돼버린 관계(기억)들을 채우게 하고, 불완전한 관계를 향한 갈망이 메마르지 않도록 열심히 응원한다. 특히 도그와 로봇이 Earth, Wind & Fire의 ‘September’에 맞춰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의 <어나더 라운드> 속 엔딩과 연결되면서 짜릿한 쾌감을 선물한다(주인공도 삶에 허덕이다 마침내 자기만의 알코올 농도를 찾고, 엔딩 삽입곡 Scarlet Pleasure의 'What A Life'에 맞춰 막춤을 춘다).

완벽하지 않고 때론 상식적으로나 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인간관계 안에서 꿈을 꾸다 다시 꿈을 접고, 또다시 꿈꾸며 사는 모두에게 즐거운 한때가 되었길 바란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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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른인 척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
수학 천재라서 문제는 다 풀어놓고, OMR카드에 1번으로 찍는 도라이, 정준경. 그는 통학 하는 데 왕복 5시간이 걸리는 시골마을에 산다. 마을에 들어가려면, 기찻길이 다니는 통로를 지나가야 하는데, 그 통로를 건너다가 기차 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준경은 간이역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을 청와대에 보낸다. 하지만 청와대는 답이 없고, 준경의 마음은 애타는데, 과연 준경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혹시 영화를 보러 가실 분들이 있다면, 도움이 될 만한 포인트를 최대한 스포없이 제공해보고자 한다. 과연 그게 될까? 근데?
출처 네이버 영화
1. 트레일러에 속지 말 것
처음에 이 영화의 트레일러만 보면, 준경과 라희의 풋풋함으로 승부하려는 청춘 영화인가? 하는 느낌이 든다. 간이역을 만들고자 하는 준경의 마음은 그저 시골 소년의 이웃을 위하는 훈훈함으로 포장되고, 결국 메인 스토리는 옛날의 향수를 불러일으는 러브 스토리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이 영화 예상가능한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 같으니, 내가 이 영화를 본다면, 배우진들에 대한 팬심으로 보거나 아니면 자극적이고, 숨쉴 틈 없이 흘러가는 플롯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현 시점 영화관 개봉작들 중에서 조금 따뜻한 영화를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영화, 생각보다 강력하다. 뭐랄까, 반전이 있다. 트레일러만 보면, 이 영화는 장르가 코미디 영화인가 싶지만 이 영화는 신파극이라고 본다. 사실 나조차도 신파라면 애초에 보려고도 하지 않았으니, 어느 순간부터 신파에 대한 이미지가 참 많이 훼손된 것 같은데,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 느꼈던 점은 신파도 결국 빌드업을 잘 해 놓으면, 억지스럽지 않고, 공감으로 승화된다는 점이었고, 내가 신파를 너무 평가절하하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잘 만들어진 신파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신파극이란 이래야 한다고 본보기로 제시할 수 있을 만큼 감독이 의도한 감정적 코드가 전혀 억지스럽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처 네이버영화
2. 준경을 만든 두 여자, 보경과 라희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임윤아 배우가 여주인공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임윤아 배우는 비중으로 따지면, 비중있는 조연에 가깝다. 영화 상에서 라희는 자신의 꿈은 누군가의 뮤즈가 되는 것이라는 대사가 있는데, 딱 뮤즈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역할이었다.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주는 사람. 준경의 첫사랑 상대라고만 하기에는 준경의 부족한 사회성을 채워주는 엄마같기도, 누나같기도 한 다면적인 해석이 가능한 역할이라서 좋았다. 자신만의 섬에 갇혀 살던 준경을 사회로 끌어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준경을 이해하려면 보경을 이해해야 한다.
보경은 준경에게 엄마 대신이라면, 라희는 친구 대신이다. 보경은 준경을 아이가 엄마에게서 느낄 정과 사랑을 준 사람이었다면, 라희는 사춘기 준경을 어른으로 한 뼘 더 자라게 한 사람이었다. 보경의 희생적인 사랑은 양날의 검이었던 것이, 그를 착하고, 올바르게 키워내긴 했지만 그를 더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데에 일조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라희는 보경과의 삶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던 그를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꾸준히 노크해준 사람이다. 하지만 보경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준경은 계속 간이역에 집착하면서 라희의 노크를 애써 무시한다.
준경에게 보경은 준경의 패쇄적인 마음을 대변한다. 준경에게 보경은 보호해야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준경의 보호 심리는 누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누나에 대한 보호 심리를 핑계 삼아 떠나지 못하는 아이같은 마음이 남아있는 준경의 자기보호임을 알 수 있다. 준경은 그저 누나를 방패삼아 자신의 마음 속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3. 모두가 몸만 큰 아이들이었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 어른들도 어른인 척 하고 살아간다는 것. 사실 마음 속에 어린 아이가 하나씩 자리잡고, 어찌해야할 할 줄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침착한 척 하고 살아가는 것이구나 했다. 준경의 아버지가 딱 그렇다. 자식들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준경에 대한 무심함으로 표출되었다. 제 3자가 본다면, 미안할수록 더 잘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너무 미안하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는 그 당황스러움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자신의 커진 몸과 비례하지 않는, 자라지 못한 마음, 자신의 죄책감이 들키는 순간을 두려워했던 것이 아닐까. 그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들어도 마음은 생각보다 빨리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금 깨달았다. 어른들은 그저 자신의 약한 부분들을 적당히 감추면서 사는 법을 터득한 것 뿐이지 어른들이라고 마음의 나이는 자라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결국, 마음의 나이는 성숙한 척하는 겉모습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솔직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라희를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모두 어른인 척하는 어른이들이었음을 인지하고 나자, 라희가 그렇게 성숙해 보일 수가 없었다. 겉모습은 왈가닥이고,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않는 그녀가 철부지 같아 보여도 오히려 가장 성숙한 인간이 아니었을까 되새겨본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오해가 없게끔 소통에 적극적인 그녀의 모습에서 마음의 나이는 가장 어른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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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휩쓸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기생충>의 이선균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 이어 다른 영화들의 개봉이 늦춰지면서 연예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예매 30만명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예매 관객수 30만명을 넘기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예약했습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의 이야기를 그리며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에 간 마히토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왜가리 한 마리가 나타나고, 마히토는 왜가리와 함께 이세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바비>, 11월 1일 아이맥스 재개봉
올해 글로벌 최고 흥행작 <바비>가 오는 11월 1일 아이맥스 재개봉을 확정했습니다.
2023년 글로벌 최고 흥행작 등극, 여성 감독 단독 연출 작품 중 최초로 10억 달러 흥행 수익 돌파 등 영화
<바비>는 수많은 기록을 세우며 영화 역사를 뒤바꾼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이선균 <기생충> <잠> 승승장구 중 빛바랜 커리어
배우 이선균이 23일 마약 투약 혐의로 결국 형사입건되었습니다. 경력 최절정기에 스캔들에 휩싸인 그는
경찰이 이선균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고, 마약 사건에 강남 유흥업소 실장 여성이 연루되어 있어
연예계에서는 유아인보다 이선균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정재·이순재·조인성,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
스테이지28에서 열린 올해 시상식에서 이정재가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을 수상했습니다.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은 매년 영화 및 연극분야의 한해를 마감하면서 뛰어난 활동을 한 대표적인 예술인을 두고 5개 부문 수상자를 선정, 총 1억 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합니다.
日 로맨스 대표 이와이 슌지 감독 7년만에 서울 온다
일본 로맨스 영화 대가 이와이 슌지 감독이 새 영화 <키리에의 노래>로 한국을 찾는다고 합니다.
길거리 뮤지션 키리에, 키리에의 친구 잇코, 사라진 연인을 찾는 남자 나츠히코 세 사람의 엇갈린 사랑을
음악으로 엮어가는 작품으로 감독은 <러브레터> <4월 이야기> <하나와 앨리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단단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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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곳적 복수 신화를 지금 소환하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기 895년, 해외 정복을 마치고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온 '아우반디르(에단 호크)' 왕은 왕비 '구드룬(니콜 키드먼)'과 어린 암레스 왕자와 재회한다. 그러나 막 성인식을 치른 아들에게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해주기도 전에 그는 동생 '푤니르(클라에스 방)'의 반란으로 목숨을 잃는다. 푤니르는 구드룬 왕비와 왕국을 차지하고, 암레스는 바다 건너로 도망간다. 이후 세월이 흘러 바이킹의 일원이 된 '암레스(알렉산더 스카스가드)'는 왕국을 잃은 푤니르가 망명지인 아이슬란드에서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이에 노예로 신분을 위장한 그는 노예선에서 만난 마녀 '올가(안야 테일러 조이)'의 도움을 받아 푤니르의 땅으로 들어가고, 아버지의 복수를 준비한다.
로버트 에거스 감독의 신작 <노스맨>은 바이킹 왕자 암레스의 사랑과 복수를 노래하는 영화로, 중세 시대극이자 근래 할리우드에서 보기 힘들었던 에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피비린내 나는 10세기 북유럽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다. <그린 나이트>처럼 상징적이고 시각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며 신화적 영웅의 비현실적 여정을 압도적인 분위기와 미장센으로 녹여낸다. 주술사가 이끄는 암레스의 성인식이나 피 튀기는 바이킹의 전투 장면은 거칠고 잔혹하다. 폭풍이 몰아치는 북대서양의 거친 바다부터 아이슬란드의 화산에 이르는 웅장하면서도 잔인한 자연의 풍광이 더해지면 그 시대의 야만성이 눈앞에서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절단 장면은 '이 정도로 잔인할 필요가 있나?'라는 의문을 자아낸다.
하지만 강렬한 영상에서 눈을 돌려 주인공 암레스의 여정에 빠져들다 보면 그 의문은 자연히 답을 찾는다. 특히 중세 스칸디나비아 전설 속 영웅인 암레스 왕자가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 햄릿의 원형이라는 점, 하지만 암레스와 햄릿의 이야기가 사뭇 다르다는 점에서 그 답은 더욱 명확해진다. 덴마크의 왕자인 햄릿은 삼촌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에게 복수하려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분노와 슬픔을 다 풀어내지도 못한 채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에 휘말린다. 혼란 속에서 그는 미친 듯 보이는 현실과 미쳐 가는 자아를 화해시키지 못하고, 복수마저도 온전히 끝내지 못한 채 죽는다.
햄릿의 복수는 허망하다. 복수심이 도리어 파국을 가져온다는 것을 복수가 결코 건강한 선택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듯 보인다. 사실 복수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작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당장 <일리아스>만 해도 그렇다. 친구를 죽인 헥토르를 향한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시작한 <일리아스>는 헥토르의 아버지를 만난 후 그의 용기와 부성애에 감동한 아킬레우스를 비추며 헥토르의 장례식으로 끝난다. 분노에 가득 찬 야수였던 아킬레우스가 복수심을 버리고 사랑, 희생, 용기를 아는 고결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인 것이다. 비록 그 끝은 조금 달라도 햄릿과 아킬레우스는 모두 복수의 무용함을 이야기한다.
<노스맨>과 암레스는 다르다. 영화는 햄릿, 아킬레우스와는 달리 복수의 완성을 통해 생명력을 되찾고 한 명의 인간으로 거듭나는 암레스를 보여준다. 복수와 삼촌의 죽음을 다짐하며 바다를 건넌 간 암레스는 바이킹의 배를 탄 채로 다시 등장한다. 배에서 내려 한 마을을 공격하는 바이킹들 사이에서 암레스는 다른 바이킹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다. 그저 사람을 죽이는 데 몰두한다. 적군을 죽이고 그 몸을 입으로 물어뜯으며 울부짖는 그의 모습에서는 목적 없이 배회하는 한 마리의 외로운 늑대가 보일 뿐이다.
그러나 마녀의 환시를 보고, 자신이 복수를 완수할 운명이라는 예언을 들은 후 그는 새롭게 태어난다. 삼촌의 땅인 아이슬란드로 향하기 위해 인간 대우도 받지 못하는 노예로 위장한 암레스는 가장 낮은 계급이지만 오히려 가장 살아있어 보인다. 집을 나가 떠돌던 외로운 늑대는 이제 무리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눈이 이글거린다. 복수를 통해 암레스의 인생이 죽음에서 삶으로 전환되는 이야기는 영화의 결말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다. 용암이 치솟는 화산에서 삼촌을 죽임으로써 마침내 꿈꾸던 복수를 하는 데 성공한 암레스. 그는 삼촌과의 결투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클로즈업되는 그의 표정은 환희와 평화로 가득하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지켰고, 아버지와 자신의 왕통을 이을 아이들도 남겼으면, 응어리 진 분노도 온전히 터뜨린 후 해소하여 온전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다른 인물들의 서사 역시 복수의 긍정적인 면을 드러내 보인다. 당장 푤니르만 하더라도 그는 단순히 복수의 목표물이 아니다. 왕의 배다른 동생이자 사생아인 그는 자신의 삶을 무시한 이복형에게 복수한 인물로, 비록 영지를 잃어버리기는 하지만 가족들과 따뜻한 삶을 영위한다. 그래서 암레스에게 가족을 한 명씩 잃어가는 그의 모습에서는 간악함보다는 인간적인 연민이 느껴진다. 그의 어머니인 구드룬 왕비가 마찬가지다. 삼촌 푤니르에 인해 강제로 결혼하여 비극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보였던 그녀는 알고 보니 푤니르를 추동한 만악의 근원으로 밝혀진다. 그녀는 노예로 팔려와 강제로 결혼하고 후사를 낳아야 했기에 증오 가득 찬 결혼 생활을 끊기 위한 복수를 감행한 것이다. 그래서 구드룬은 분노하는 암레스 앞에서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었고 지금의 삶이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일갈한다.
이에 더해 올가와의 관계도 흥미롭다. 일반적으로 신화 속 여성은 남성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여성과의 사랑을 통해 남성은 상처를 치유하고 질적으로 다른 인간으로 거듭나는 반면, 여성은 분기점 외의 특별한 역할을 맡지 못한 채 해피 엔딩 속에서 존재감을 잃는 경우가 많다. <노스맨>은 다르다. 암레스는 올가를 만나 사랑을 나눈다. 복수를 함에 있어서 적잖은 도움도 받고, 또 서로의 목숨도 구해준다. 하지만 올가는 암레스의 운명에 종속되지 않는다. 암레스는 사랑을 통해 복수심을 잊고 성숙한 인간이 되는 대신 목숨을 걸고 복수하는 늑대로 남을 운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사랑은 쌍둥이를 잉태한 채 그 관계가 끊어질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암레스는 온전히 마음의 평화를 얻을 기회를 잡고, 올가는 노예에서 벗어나 위대한 왕통을 이어갈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 이처럼 <노스맨> 속 복수는 단지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힌 싸움이 아니라 바람직하고 정당하며 옳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물론 혹자는 <노스맨>의 복수극이 그리 특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햄릿과 암레스가 복수에 성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를 제외하면 이 영화의 각본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을 떨쳐내지 못한다. 이는 2시간을 넘는 137분의 러닝타임 동안 느린 템포로 진행되기에 꽤나 지루한 인상이 남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멋지게 복수하는 쾌락을 선사한다는 특징은 고전 중의 고전인 알렉상드르 뒤마의 <몽테크리스토 백작>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특출 난 게 아닐 수 있다.
이에 더해 신화 원전의 분위기를 재현하는데만 집중한 것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 일례로 작년에 개봉한 <오필리아>는 햄릿을 원작으로 하면서도 햄릿의 아내인 오필리아를 전면에 내세워 햄릿의 비극을 여성의 시선에서,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바 있다. 그에 반해 죽음과 폭력, 예언과 마법으로 가득한 <노스맨>의 세계는 굳이 이 신화를 지금 이 시점에 만나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남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암레스의 세계를 잘 살펴보면 <노스맨>에 숨겨진 시의성이 그 모습을 찬찬히 드러낸다. 화산을 배경으로 암레스는 복수를 위해 목숨을 바쳐도, 싸우다 죽어도 좋다는 마음가짐으로 마지막 결투에 임한다. 바이킹에게 정당한 복수를 위해 싸우다가 죽는 것은 그들의 천국인 발할라로 갈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죽을힘을 다해 속에 가득한 울분을 온전히 표출하면, 전장에서 죽은 후 발할라에 들어가 라그나로크가 올 때 오딘의 옆에서 함께 싸우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즉, 이 세계는 복수를 긍정하며, 오히려 되갚아주지 못하는 이들이 손해를 본다는 믿음이 지배적인 세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노스맨>의 현대적 맥락을 볼 수 있다. 지금의 사회는 외관만 다를 뿐 암레스의 세상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SNS 상에서 오가는 설전, 리벤지 포르노의 등장,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정치인들과 지지자들의 모습까지.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이 모든 현상은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과거의 수많은 전쟁과 갈등의 변주일 따름이다. 범죄자들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엄벌주의에 대한 갈망 역시 국가나 사법 제도가 복수를 대신한다는 믿음이 약해졌음을 방증한다. 암레스처럼 직접 당한 만큼 돌려주고 정의를 바로잡는 복수의 욕구가 나날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충실한 재현 같아 보이는 <노스맨>의 접근법은 결코 과하지 않다. 태곳적 복수 신화를 성공적을 소환하는 심장 박동을 닮은 북소리와 극한의 현실 고증을 통해 신화에 설득력을 더하는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암레스의 세계와 그의 행적이 가능한 사실적으로, 그리고 실감 나게 느껴질수록 관객 역시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 커져가지만 실천에 옮기기 어려운 욕망을 분출하는 공간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암레스가 발할라에 들어가는 결말이 대표적이다. 화산에서 죽어가는 그의 앞에 하늘이 열리고, 발키리가 날개 달린 말을 타고 내려와 그를 발할라로 이끄는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환상이다. 하지만 이는 복수를 통해 평화를 찾은 암레스의 심정을 그 어떤 방식보다도 훌륭하게 반영하는 연출이기도 하다. 성인식부터 전설 속의 검을 얻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복수에 미친 그가 다양한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을 이미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나치게 재현적이고 현대적 맥락에서는 동 떨어져 있는 듯 보이는 <노스맨>에서는 원형적인 복수 신화를 통해 현대 사회를 반추하게 만드는, 단순한 영화적 재현 이상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A(Acceptable, 무난함)
태곳적 복수 신화를 재소환하는 현대의 야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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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로, 사랑의 형태를 넘어 성장으로
ⓒ넷플릭스
〈멜로 무비〉는 궁극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담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사랑 이상의 감정들이 녹아 있다. 한 사람을 그 자체로 이해하는 법, 그리고 당연하게 여겼던 사랑을 다시금 상기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흔히 기쁨과 설렘을 먼저 떠올리며, 사랑은 때때로 아프고 어려운 감정들을 동반한다는 것을 망각한다. 〈멜로 무비〉는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지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사랑이 필요한 이유, 사랑을 추구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어떻게 삶의 동반자로서 상처와 아픔을 딛고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이다. 또 '멜로' 무비라는 제목 때문에 연인과의 사랑만 담긴 것처럼 보이지만, 직장 선후배 사이의 사랑, 동창 / 친구와의 사랑, 형과 동생의 사랑, 엄마와 딸의 사랑 등 여러 형태의 사랑을 보여준다.
말 안 해도 전달되지만, 굳이 말로 전하는 이유
가끔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다. 눈빛으로도 마음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결국 우리는 말로 확인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멜로 무비〉 속에서 무비 (박보영)가 차 안에서 겸(최우식)에게 눈빛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며 '전달'이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겸이가 불안했던 무비는 겸이를 다시 마주하며 혼자가 아니라고, 앞으로도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며 타이른다. 이 변화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위로를 건네고 싶지만, 위로하는 것조차 상대방에게 상처일까 봐 머뭇거리고 아무 말 못 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전해지는 것이 있지만, 말로 전해야만 더 확실하게 닿는 순간이 있음을 말해주는 장면 같았다.
ⓒ넷플릭스
사랑은 결국 이해와 존중
겸은 형 고준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해 처음에는 화를 내고 원망했다. 형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싶어 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것이 이기적인 행동이라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겸은 형이 살아온 삶의 무게를 이해하게 된다. 형의 고통을 헤아리게 되면서, 그는 형의 선택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 이해와 존중이란 결국 상대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걸, 겸은 형을 통해 배우게 된다. 또한 무비는 평생을 원망하던 아빠를 이해하게 되고, 아빠를 사랑하던 엄마의 마음과 자신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주던 엄마를 깨닫게 된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의 선택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존중해 주는 것과 같다.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으나, 생각· 감정 · 경험이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그 사람이 왜 이런 선택을 이해하는 과정은 꼭 필요한 것 같다.
ⓒ넷플릭스
상실의 고통을 알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유
드라마에서 상실의 고통은 처음에 실감조차 나지 않는다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문득 그 사람이 이제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고통을 느낀다는 대사가 있다. 죽음이든 이별이든 사랑의 끝은 존재한다. 우리는 이 끝을 마주하기 두려워 사랑을 기피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상실을 견디는 것은 꼭 오롯이 혼자의 몫이 아니다. 누군가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통을 나누고, 상실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다. 함께하며 서로의 아픔을 알아주는 것이 우리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사랑은 언젠가 상실을 마주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사랑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사랑은 가슴 한쪽에 흔적을 남기고 우리는 그 흔적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사랑은 타인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 내 삶을 사랑하는 것
처음에는 서로에게서 사랑을 배웠지만, 결국에는 각자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무비는 겸을 통해, 겸은 무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랑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향한 감정이 아니라,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때때로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을 잃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타인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더라도 나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이처럼 〈멜로 무비〉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이해하고, 결국은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혹은 어쩌면, 바로 그렇게 때문에, 그 어떤 사랑도 영혼에 비길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감상에 빠져 사랑을 주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밤하늘 별들의 위대한 무심함을 사랑하듯이 내 조그만 잉크병을 사랑하지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 페르난도 페소아 〈불안의 서〉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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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신을 찾아가는 주인공 모음 _망원동 팝업 공지
[클로저 팝업 공지] @closer_kr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영화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오늘, 20일(금)부터 ~22일(일)까지 망원동에서 영화 팝업을 진행하는데요. <나를 찾아가는 시간> 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모습을 진정으로
찾아가는 영화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담긴 명대사, 굿즈, 각종 이벤트까지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셔서 가을, 겨울 향취 듬뿍 담긴 영화 같이 느껴보아요자세한 일정은 맨 끝장을 참고해 주세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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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78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발표
제78회 칸영화제 상영작이 공개되었습니다!
특히 경쟁 부문에는 이제는 신성이라고 부르기 어려워질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아리 애스터, 요아킴 트리에,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작품부터
한국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클레버 멘돈사 필로, 켈리 라이카트 감독,
이미 거장으로 인정받는 다르덴 형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선정되어 영화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경쟁 부문 외에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배우 해리슨 딕킨스과 스칼렛 요한슨의 감독 데뷔작이선정되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반면, 국내 작품은 경쟁, 비경쟁 부문에 모두 공식 초청이 불발되어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제78회 칸영화제는 5월 13일부터 5월 24일까지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씨네픽지기는 칸영화제 수상 소식과 함께 돌아올게요!
**제78회 칸영화제 장편 경쟁부문
<THE PHOENICIAN SCHEME>, Wes ANDERSON
<EDDINGTON>, Ari ASTER
<JEUNES MÈRES>, Jean-Pierre et Luc DARDENNE
<ALPHA>, Julia DUCOURNAU
<RENOIR>, HAYAKAWA Chie
<THE HISTORY OF SOUND> Oliver HERMANUS
<LA PETITE DERNIÈRE>, Hafsia HERZI
<SIRAT>, Oliver LAXE
<NEW VAGUE>, Richard LINKLATER
<TWO PROSECUTORS>, Sergei LOZNITSA
<FUORI>, Mario MARTONE
<AGENTE SECRETO>, Kleber MENDONÇA FILHO
<DOSSIER 137>, Dominik MOLL
<UN SIMPLE ACCIDENT>, Jafar PANAHI
<THE MASTERMIND>, Kelly REICHARDT
<EAGLES OF THE REPUBLIC>, Tarik SALEH
<SOUND OF FALLING>, Mascha SCHILINSKI
<ROMERÍA>, Carla SIMÓN
<SENTIMENTAL VALUE>, Joachim T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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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리뷰/결말포함]9.79점의 첫사랑을 자식들이 대신 이루어 준다면 설레임주의!!
#로맨스영화#조인성#첫라랑
▼무비워크 먹여살리기???
https://toon.at/donate/63724555002223...
▼구독은 여러분의 큰 힘입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Nqd...#무비워크 #영화리뷰 #영화추천 #최신영화 #영화#결말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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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탑> 메인 예고편
중년의 영화감독이 오랜만에 만난 그의 딸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하는 여자의 건물을 찾는다. 딸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 해서 그녀에게 도움을 얻기 위해서다. 디자이너는 직접 고친 그 4층 건물의 소유주이고, 자기가 어떻게 고쳤는지 보여주고 싶어 한 층씩 두 사람을 데리고 올라간다. 각층의 방을 다 열고 들어가 보는 세 사람. 그렇게 시작한 영화는 그리고 나서, 이제 다시 밑에서부터 한 층씩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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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우리가 죽기를 바라는 사람들> 메인 예고편
올해 대학에 입학한 첫째 아들 지미의 클럽 활동과 기상 시간까지 챙기는 바바라는 네 아이의 엄마다.
어느 날, 대학 클럽 신고식에서 지미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긴 시간을 침묵으로 기다린 바바라는 잠시 집안일을 미뤄 둔 채 지미를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