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06-17 11:50:26
6월 셋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인사이드 아웃2> 개봉 5일만에 200만 관객수 돌파
“어른이 된다는게 이런건가봐 기쁨이 줄어드는거”
어른들이 뭉클한 마음을 안고 나온다는 <인사이드 아웃 2>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 5일만에 200만 관객수를 돌파했습니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1> 기록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200만 명을
돌파하며 픽사 애니메이션 최고 속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북미 개봉 후 사흘간 2150억원의 티켓 수입을 기록하며
애니메이션 영화 중 두 번째로 높은 개봉 첫 주 수입을 기록했으며
픽사의 29년 역사상 2위에 올랐습니다.
쏟아지는 극찬 후기로 지난해 7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엘리멘탈>까지 뛰어넘을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이드 아웃1> 이후 9년만의 후속작
�주인공 라일리가 13살이 도고 사춘기에 접어들자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등장하면서 큰 변화를 겼는다.
'This film is dedicated to our kids. We love you just the way you are.'
-PIXAR-
<인사이드 아웃 2 > 줄거리
디즈니·픽사의 대표작 <인사이드 아웃> 새로운 감정과 함께 돌아오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
부에 등장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2024년, 전 세계를 공감으로 물들인 유쾌한 상상이 다시 시작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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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다! 너무나 반가운 둘리의 극장 귀환
- "5월 24일 개봉 예정인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1996년 개봉했던 작품을 한국영상자료원이 정성 들여 4K로 리마스터링했다고 합니다.덕분에 2D 셀 애니메이션의 색감과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한결 깨끗한 이미지와 사운드를 구현했습니다.둘리, 또치, 도우너, 희동이, 마이콜, 철수와 영희, 그리고 고길동!매력적인 캐릭터들을 극장의 큰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니 더욱 반가웠습니다."5월은 '가정의 달'이라 쓰고, '어린이의 달'이라고 읽는다. 매년 5월만큼은 집안과 사회의 대소사가 어린이라는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한다(물론 아이가 없는 집은 평온한 자전을 계속할 것이다). 부모, 조부모, 삼촌, 이모 등 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충실한 제사장이 되어 아이들에게 제물을 바친다. 5월의 극장에서는 어린이 관객을 타깃한 애니메이션이 어깨에 힘을 준다. 어른들에겐 선택권이 없다.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일본 애니메이션의 열풍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지금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기념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5월 24일 개봉한다. 이 작품을 극장에서 만나는 건 필자처럼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때부터 <아기공룡 둘리>를 좋아했던 '둘리 세대(현재 나이 30~40대로 추정)'에겐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요리 보고 조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둘리~"라는 주제가 첫 소절만 들어도 가슴속은 온풍기를 틀어 놓은 듯 금세 따뜻해진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코미디 활극을 지켜보는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둘리와 친구들이 절대 기죽지 않고 어른인 고길동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모습은 유쾌, 상쾌, 통쾌해서 없던 변비도 사라지게 할 판이다. 둘리가 엄마와 이별하는 장면에서는 성인이 된 이후 쉴 새 없이 보강공사를 한 덕분에 진도 10의 강진에도 끄떡없을 것만 같았던 눈물샘의 둑이 터진다. 4:3의 화면비, 1990년대 셀 애니메이션의 색감과 감성까지 가세해 초강력 노스탤지어 에너지 장을 완성한다.철수와 영희 남매, 조카인 희동이를 양육 중이었던 고길동은 둘리(공룡), 또치(타조), 도우너(깐따삐야 행성에서 온 외계인)까지 가족으로 받아들이며 종족과 행성을 넘어선 우주적 포용력을 보여준다. 고길동은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의 최종 보스 '바요킹'과의 대결에서 완벽한 검술을 뽐내며 '소드마스터(swordmaster)'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마블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영화가 나오기 한참 전에 서울시 쌍문동에 거주하는 고길동이 '가디언 오브 갤럭시' 타이틀 홀더였던 것이다.30~40대 관객들 중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아이와 함께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을 관람할 것 같다. <아기공룡 둘리> TV 애니메이션을 본 적 없는 어린이들이 1996년에 처음 개봉했던 2D 셀 애니메이션 영화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을 재밌게 볼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요즘 아이들은 둘리를 비롯한 등장 캐릭터들을 낯설어할 것이고, 매끈한 3D 애니메이션에 더 익숙하다. 이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도 약 30년 전의 한국이라서 정서적 괴리감 때문에 몰입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깜짝 흥행을 할 것 같기도 하다. 유사 이래 모든 아이들이 사랑하는 공룡 캐릭터 '둘리'가 주인공이고, 다른 캐릭터들도 하나같이 깜찍하다. 시간여행만으로도 신나는데 우주와 지구를 오가는 모험이 함께 펼쳐진다. 오프닝 시퀀스의 펭귄들은 보는 즉시 '뽀로로'를 연상시킨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끝)* 5월 8일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에 씨네랩으로부터 초청받아 참석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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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모든 정보가 갑자기 끊긴다면
우리는 쉽게 외부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은 생소했고, 오직 TV나 라디오, 신문잡지로 대부분의 정보가 전달되었다. 지금 보다 많이 느린 속도로 전달되었던 정보지만 그것으로 크게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궁금한 정보는 전달되었고, 여러 가지 편리한 기술들도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그 속도는 느렸지만 온 세계는 그런 정보가 대부분 전달되었다. 더 옛날로 시계를 돌려도 마찬가지다. 느리지만 어쨌든 정보는 조금씩 전달되었고, 그것이 여러 나라를 연결하고 꽤 먼 나라와도 연결되어 다양한 문화와 기술이 섞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엄청나게 정보가 빠르게 전달되는 세상이다. 게다가 정보가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어떤 것을 골라서 믿고 써야 할지 헷갈린다. 인터넷의 다양한 플랫폼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그것이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고 나서야 그 정보를 이용하게 되는데, 그 과정 자체는 무척 빠르게 진행된다. 그렇게 다양한 정보들은 순식간에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이 현대사회다. 그런데 만약 현대의 모든 정보전달망이 갑자기 한 순간에 모두 망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바로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다.
첫 번째 감정 - 아내 어맨다의 불안함
영화 초반 어맨다(줄리아 로버츠)와 클레이(에단 호크) 그리고 아이들인 아치(찰리 에번스)와 로즈(파라 메켄지)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커다란 임대주택으로 떠난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임대주택을 예약하고 가족들을 이끈 건 아내 어맨다의 의도였다. 그는 조금은 게으른듯한 남편 클레이에게 출발 당일 아침에 이야기해 급작스럽게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이때 어맨다라는 인물이 즉흥적이고 즉각적인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혼자서 계획을 하고 있었을 수는 있지만 전체 이야기 속에서 그는 아주 디테일한 계획을 하고 여행을 떠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여행 계획이 다른 가족, 특히 남편에 의해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는 당일에 남편에게 선전포고하듯 여행을 통보하고 같이 임대주택으로 향한다.
어맨다의 가족이 도착해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난 이후, 전기와 TV가 끊기고 휴대폰도 되지 않게 된다. 그때부터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는 어맨다는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기에 스콧(마허샬라 알리)과 그의 딸 루스(마이할라 헤럴드)가 갑작스럽게 찾아오면서 그 불안은 더욱 증폭된다. 어맨다는 이 임대 주택의 원래 주인이라는 스콧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들이 이 임대주택의 주인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고, 그 증거를 찾아볼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어맨다는 그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수단이 전부 없어졌다는 것이 어맨다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영화 내내 불안하게 보이는 어맨다는 오랜만에 찾아온 이 여행이 깨지면 안 되는 강박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불쑥 찾아온 스콧과 그의 딸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평화를 깨버린 인물들로 인식된다. 그래서 어맨다는 스콧에게 계속 딱딱하고 불만 섞인 말들을 내뱉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그 불안에 잠식되게 만든다. 이 영화 속에서 가장 불안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정보의 단절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맨다의 금방 폭발할 것 같은 불안함이 더 불안을 느끼게 한다.
두 번째 감정 - 외부인 스콧의 미안함
스콧은 초반엔 실제로 그가 임대주택의 주인인지 의심이 가게 행동한다. 그는 어딘가 나사 풀린 듯한 표정을 하고 있고, 한 편으로는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으로 어맨다와 클레이에게 계속 이야기를 시도한다. 영화는 그가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서 그의 입을 통해 외부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는 무언가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안전한 곳에서 잠시 피해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해커가 통신체계를 망가뜨린 것 같다는 말도 전하면서 아무 정보도 없던 어맨다 가족에게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스콧의 행동은 왠지 힘이 없어 보인다. 그는 어맨다의 짜증과 의심에도 이성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그가 자신의 집 열쇠 꾸러미를 들고 원하는 물건을 찾아내는 모습을 통해 이 집이 스콧의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는 왜 그렇게 힘이 없을까. 그는 비행기를 타고 집으로 오고 있는 부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뭔가 알고 있는 듯, 자신의 딸에게도 엄마가 무사한지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진짜 스콧이 알지 못했을 수 있지만 영화 중반 스콧이 동네 지인의 집에 가서 겪는 일을 보고 나면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콧은 주변 인물들에게 미안함을 계속 전달한다. 어맨다에게도 자신이 불쑥 다시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딸에게도 미안함을 전달한다. 영화 말미에 이웃인 대니(케빈 베이컨)의 집에 가서도 그는 대니에게 미안함을 전달한다. 실제로 그는 이 영화 안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 모든 정보 단절 사건이 벌어지기 전 그는 정부의 주요 인물과 소통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그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기에 그는 이야기하길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 정보를 이야기한다고 해도 그것이 상황을 해결해주지 않으며, 그것이 진짜 인지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에 인물들의 불안만 높일 수 있다. 그래서 스콧은 모든 정보를 주변에 꺼내 놓지 않는다. 그러니까 스콧은 불안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인데, 그의 그런 선택은 무의식 중에 그가 가진 미안함을 드러나게 한다. 그의 힘없음은 그런 그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세 번째 감정 - 클레이의 허망함
이 영화 안에서 가장 수동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클레이일 것이다. 그는 이 여행을 원하지 않았다. 아내 어맨다에게 아침에 갑자기 통보받고 출발한 여행이었다. 그는 이 여행에 대한 아무런 정보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길을 나섰고, 그 여행에서 이상한 일들을 목격했다. 해변가에서 가족들과 놀다 커다란 배가 갑자기 해변으로 들이닥치는 걸 경험했고, 스콧 일행이 집에 오고 나서 외부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차를 끌고 나가지만 텅 빈 거리에서 이상한 드론을 만나 집으로 돌아온다.
그는 자신의 의도한 것을 대부분 이루지 못한다. 늦잠을 자지 못했고, 해변에서 제대로 쉬지 못했다. 여기에 외부로 나가서는 GPS가 작동하지 않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고, 이상한 드론을 만나 빨간 전단지를 가지고 돌아온다. 그러니까 외부의 상황을 전혀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어쩌면 이 영화 안에서 클레이는 그렇게 중요한 캐릭터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클레이는 가장 준비되지 않은 인물로 어쩌면 현재의 우리들과 가장 비슷한 위치에 있는 인물일 것이다. 클레이의 상황들에 준비가 되지 않은 우리 자신을 대입하면 그가 하는 모든 행동들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클레이는 정보가 모두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가장 허망함을 느낀다. 그는 그가 가진 대부분의 자유를 빼앗긴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레이는 이야기의 끝까지 차분함을 유지하려고 무척이나 노력하는 인물이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자신의 가족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지 못한다. 하지만 영화의 말미 그가 위협적인 이웃으로부터 약을 얻어내는 장면에서 그가 이 상황을 얼마나 절박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만약, 모든 정보가 끊긴다면?
영화 <리브 더 월드 비하인드>는 훌륭한 상상력으로 만든 영화다. 루만 일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는 버락 오바마와 미셸 오바마가 설립한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의 첫 작품이다. 만약 갑자기 국가의 모든 정보가 끊긴다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무척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음향과 독특한 화면으로 뭔가가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잡는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은 어맨다는 관객들에게 정보가 끊겼을 때의 불안감이나 그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느낌을 전달한다. 그리고 남편 클레이를 통해서는 자신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대한 황망함을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중간에 등장하는 스캇을 통해서는 이미 어떤 정보를 알고 있는 자가 가질 수 있는 미안함과 공포를 전달하고 있다. 그 외에도 이 이야기 속의 청소년 아이들이 겪는 혼란까지 더해지면서 우리에게 즉각적인 정보와 정보 탐색 도구가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어쩌면 영화는 묻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 정보가 없다면 우리 모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계속 위험을 무릅쓰고 정보를 힘들게 탐색할 것인가, 아니면 한 장소에 머물면서 원래 하던 안전한 생활을 할 것인가. 마지막 꼬마의 선택은 조금 당황스럽지만 그 상황에서 그 일이 아이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는 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다운로드하였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https://www.notion.so/Rabbitgumi-s-links-abbcc49e7c484d2aa727b6f4ccdb9e03?pv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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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조커라 불리던 '배리 케오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에서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차세대 히스 레저로 꼽히기도 했던 배우 '배리 케오간'이 <이터널스> 개봉을 앞두고 피습을 당했다고 할리우드 통신 "The wrap"이 전했습니다.
배리 케오간은 아일랜드의 서부 도시인 골웨이에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는데요. 아일랜드 신문사인 “Sunday World”에 따르면, 케오간은 골웨이의 한 호텔 앞에서 얼굴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곧바로 골웨이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베인 상처 등을 치료한 뒤 퇴원했다고 전해지는데요. 할리우드 배우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얼굴 부상에도, 그는 사건에 대해 별다른 기소 없이 넘어간다고 밝혀 화제 되고 있습니다.
배리 케오간은 2017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와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킬링 디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자신의 얼굴을 제대로 각인시켰는데요. 최근, 데이빗 로워리 감독의 A24 작품 <그린 나이트>에서 다시 한번 씬스틸러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케오간은 <그린 나이트> 이전까지 휴식기는 중요치 않다는 듯, 마블과 DC 영화에 동시에 캐스팅되며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그는 ‘클로이 자오’ 감독이 <노매드랜드>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며 더욱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MCU의 <이터널스>에서 드루이그 역을 맡아 ‘길가메쉬’ 역의 마동석 배우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며, 10년 만에 돌아온 배트맨 실사 영화 <더 배트맨>에서는 스탠리 머클 역을 맡아 블록버스터 양대산맥에 모두 출연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배리 케오간 배우의 쾌유를 빌며,오늘도 영화로운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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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한 시도로 가린 곱씹을수록 아쉬운 퀄리티
이 세상에 각자가 부여받은 임무란 게 있다. 어떤 사람은 영화를 만들고, 또 어떤 사람은 빵을 만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나는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누가 먼저 협박한 게 아닌 솔선수범의 글쓰기지만 어쩔 때는 의무감과 비장함에 근거해서 글을 쓰는 셈이다. 그런 나지만 가끔 그런 고민을 마주한다. '어떻게 써야 하지?' 조회수와 금전적인 문제로 설명할 수 없는 나만의 뿌듯함을 찾기로 한지 거의 1년이 지났다. 청년실업이 들이닥친 현재 자기가 재밌어하는 일이 하나라도 있으면 축복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면서, 그렇게 재미없는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하루하루 흘려보내고 있다.
그렇게 일상을 살다 축복 같은 날을 마주한다. 바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같은 영화를 보는 것이다. 그럼 정말 문화생활 제대로 한 것 같다. 역시 잘 만든 예술이 세상을 구한다. 다음 날은 금요일이다. 극장으로 향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것이 신이 점지해준 일이라고 생각하고 했을까? 돈 얼마 안돼도 재미있으니까 하는 거? 가끔 무당이 나의 미래를 예견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잡생각도 무색하게 극장에서 거의 2시간가량을 보냈다. 괜찮은데? 새로운 스릴러 같은데? 그러나 집에 오니 생각이 바뀌었다. 마치 영화의 신이 홀렸던 것처럼, 돌이키면 돌이킬수록 단점이 느껴져 왠지 모르게 별점을 깎게 된다. 이는 반은 성공했고 반은 실패했다는 의미가 되지 않을까? 세 명의 무당이 신을 불러 모은다. 이 사람은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대무가>다.
무당 학원
신남은 오늘도 바쁘다. 동분서주하는 신남. 바쁘다 못해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 띠리리리링. 엄마. 나 신남인데. 천만 원만 보내줘. 엄마가 ATM기도 아니고 갑자기 천만원이 튀어나올 리는 없다. 신남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신남은 학원을 다니고 있다. 코딩학원이나 제빵학원 같은 학원이 아니다. 좀 특별하다. 학원의 이름은 무당학원이다. 아니 무당학원이 있어? 싶지만 실제로 있다. 좁은 공간에 수강생들을 몰아넣고 신내림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가 있다. 심지어 꽤나 진지해 보인다. 사실 신남은 요즘 취업이 도통 안 돼 무당학원에 들어왔다. 무당은 정년이 없다는 말에 혹했다. 천만원도 학원에서 보내라고 해서 필요한 돈이다. 여러모로 궁상맞은 신남. 학원에서 가르치는 수업 내용을 전부 다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 난데없이 열린 프리스타일 굿에서도 청담 도령에게 압도적으로 털린다. 누가 봐도 초짜 무당인 신남이지만 그에게도 일거리는 들어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열심히 바이럴 마케팅을 한 덕에 어떤 사람이 의뢰를 요청한 것이다.
의뢰의 주인공은 정윤희라는 여자였다. 얼마 전 돌아가신 윤희의 아버지. 사인은 자살이었다고 한다. 윤희의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딸을 때렸다고 한다. 술만 들어가면 사람이 난폭하게 변하는 것이다. 이 난폭함이 자살의 간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윤희는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다시 보고 싶어 신남을 찾았다. 의뢰를 받아들이는 신남. 신남은 자신이 없다. 신내림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없는데 엄마한테 빌린 돈 천만원을 갚기 위해 무작정 받아들였다. 어떡하지? 발만 동동 구르기엔 경찰서에 가게 생겼다. 무당학원의 원장님에게 달려가는 신남. 신남은 원장님에게 '대무가'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된다. 대무가를 연마하는데 힘쓰는 신남. 원장은 신남에게 대무가를 깨우친다면 신내림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다. 신남은 과연 윤희의 의뢰를 무탈하게 끝마칠 수 있을까?
재미는 있었어
영화를 보기 전에 그렇게까지 기대를 하고 간 편은 아니었다. 금요일 바로 전 목요일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봐서 그런 것도 있다. 그냥 단지 웃기기만 해도 만족하지 않았을까? 그에 걸맞게 일단 초반부는 웃기는 데 성공했다. 일단 무당학원이 있는 게 신기했다. '목사학원'이나 '스님학원' 이 있지는 않잖아? 이 특이한 소재를 미술로 구현하는 방법도 신기했다. 극에서 학원 원생 역을 맡은 배우들을 보면 진짜 그곳에 다니는 사람 같다. 또 이 학원에서 강의하는 것도 웃기다. 무슨 굿이 아니고 무슨 길거리 버스킹 같다. 무엇이든 간에 학문이면 그 안에 짜여있는 체계라는 것이 있다. 그런 거 다 무시하고 그냥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갈기는 이 모습이 웃기긴 웃기다. 특히 여기서 양현민 배우는 진짜 프로 같다고 느꼈다. 실제 직업인 무당 같기도 하지만 하나의 어색함도 없이 그 퍼포먼스를 소화한다. 어디서 저런 배우가 나왔지? 후에 많은 영화에서 조우진 배우처럼 많은 쓰임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렇게 깔깔 웃을 수 있는 초반부가 지나면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는 신남에게 일어난 어떤 사건을 기점으로 아예 바뀐다. 뻔뻔한 맛으로 살리는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톤이 바뀐다. 일단 영화에서 중요하게 자주 나타나는 문서가 있다. 또 정경호 배우가 맡은 손익수는 한 동네의 소위 '통'으로서 마을을 접수하고자 한다. 이 손익수가 이 마을 7구역을 접수하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이 이유를 중심으로 마을의 재개발 권리를 하나씩 수거하는 것이 극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대무가가 왜 필요해? 바로 이런 손익수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서다. 무당이라는 존재가 그의 야심을 채우는데 주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 손익수의 야심이 이야기에서 장르를 바꾸는 변곡점이 된다. 이후 이 스릴러로 장르가 바뀐 후로 극의 몰입감이 뛰어나다. 몰입감이 좋으니까 극을 보는 도중에는 크게 걸리는 것이 없다.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 이 이야기에서 지적하는 사회문제도 있다. 신남이 부딪힌 청년실업 문제, 이권다툼을 앞둔 인물들의 갈등, 가정폭력 이야기 등등. 연출 능력 자체는 좋기 때문에 단점이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이는 곧 작품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게 된다. 이 영화가 지금 CGV 에그 지수가 알이 깨져서 그렇지 충분히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클래스는 영원해
박성웅이 맡은 마성준 캐릭터는 입체적이다. 극의 후반부까지 이 사람은 과연 어느 쪽에 속하는 사람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까고 보면 너무나도 인간적인 동기부여기 때문에 이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이입하기 쉽다. 이 이점을 먹고 가는 인물 설정 덕에 신남이 갑자기 비중이 줄어드는 이야기를 마성준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박성웅 배우는 이렇게 더하고 빼는 강약 관리를 매우 잘했다. 어쩔 때는 순수한 모습을, 또 그 모습 이면에 깔려있는 우월의식을 드러내는 연기를 잘 수행했다. 일례로 마성준과 청담 도령이 첫 대면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박성웅 캐릭터가 했던 말투 하나, 제스처 하나가 상대방을 기 싸움에서 찍어 누른다. 하나하나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연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개인기로 직조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또 이 사람은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무당들 중 하나다. 그럼 무당으로서 굿을 펼치는 부분도 류경수/양현민 두 배우와는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 여기서도 메이크업과 의상, 말투만으로도 입체감을 부여하며 극에서 가장 선명한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
또 양현민의 뛰어난 퍼포먼스는 이에 기름을 붓는다. 극에서 이야기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청담 도령. 청담 도령은 과거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고, 이것이 자격지심으로 발현되며 인물의 동기부여를 이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손익수라는 인물에 대한 리액션을 보여주며 빌런이 얼마나 악랄한 인간인지를 보여준다. 이에 대한 설계가 오롯이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 청담 도령이 어떤 공간에 잠입해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시퀀스가 있다. 이때 이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청담 도령 같은 일반인들에겐 충격적인 장면이다. 여기서 충격받는 리액션이 카메라에 중심으로 잡힌다. 안 그래도 반응을 유심히 볼 수 있는 장면 세팅에 생동감 있는 연기까지 더해지니 극의 리듬을 변환하는 중요한 시퀀스에 힘이 실린다. 또 중반부와 후반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 하는 거 보면 몸 자체를 잘 쓰는 배우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극의 분위기를 이 인물의 화장법과 손발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이야기도 영화를 볼 땐 괜찮았다. 애초에 힙합이랑 굿이랑 융합해서 무언가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가? 이런 형식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별점을 매겨보자. 3.5점? 3점? 3.5점을 줬다.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해봤다.
맥 빠지는 이야기
우리가 어떤 영화를 볼 때 힘이 부족하면 보는 재미가 줄어든다. 영화는 하이라이트 굿으로 이를 피했다 뿐이지 돌이켜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다. 우선 극의 이야기 구성은 하이라이트 신에서 굿을 펼치는 것 말고 인물 간의 서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볼 때 후자에 대해 돌이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서가 있다. 사회비판적인 맥락에서도 읽을 수 있고, 이야기의 측면에서도 이것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기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극을 볼 때 이 문서가 중요하게 읽히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심심할 때면 강한 템포의 무언가가 개입해서 연출력으로 이야기를 넘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서의 행방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완성도의 높은 평가를 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왜 그 많은 인물 중에 '아예 그 문서를 찾지 않는 법'을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심지어 이 문서에 대해서 두 번 반복되는 지점이 있다. 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딸 '윤희'라는 점이 중요할 것이다. 그녀가 무당들을 섭외해서 불렀으니 말이다. 그런데 윤희 입장에서 인물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대해 묘사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이 인물이 어떤 행동을 믿으면 이야기가 굉장히 쉽게 풀린다. 그런데 그냥 후반부에 이야기를 펼치기 위해 갈등구조를 만들었다는 분명한 단점이다. 이 때문에 윤희라는 배역의 서사가 훼손된 것이다.
그리고 <대무가>라는 소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이 <대무가>의 제목에서 내포하는 것이 그렇게 넓지 않다. 인물 간의 각성이 이뤄지는 소재가 <대무가> 긴 해도 극에서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으니까. 인물이 각성하게 되는 계기? 그게 정말 대무가 때문인가? 잘 따지고 보면 대무가가 극에서 어떤 영향을 구체적으로 줬는지 묘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는 의문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극에서 제시되는 신남의 사연인 청년실업 문제, 청담 도령의 과거 문제, 마성준이 갖고 있던 인간관계 문제와 엔딩은 사실 큰 연관이 없다. 이 사람들은 대무가를 단지 불렀을 뿐 어떻게 보면 안 불렀어도 그런 결과를 맞이핳 수 있었다. 단지 후반부에 하이라이트를 그렇게 만들어서 무당이라는 속성을 부여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소재가 끌고 가는 원동력이 약했던 것이다.
또 마성준 캐릭터가 동기부여가 중요했던 것만큼 신남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신남이도 이유가 굉장히 중요했다. 본인을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고. 이 음모에 의해 많은 상처를 입었다. 그런데 그것 치고 이 굿판을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이 지나치게 소박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 불분명한 인과관계는 극 전부를 겉돈다. 다른 예로 윤희는 극에서 변환점이 되는 어떤 선택을 한다. 초반부에 나오는데, 여기서도 굳이 이럴 이유가 없는데 너무 과장해서 행동한다. 또 극의 중반부를 넘어가서 굿을 벌이는 장면이 있다. 이 부분에서도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것을 다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간다. 또 있다. 중반부 지점에서 경찰을 불러야 하는 장면이 있다. 캐릭터 입에서 직접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 캐릭터가 목격한 광경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벌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이 벌컥 뒤집힐만한 일인데 그냥 어물쩡 넘어간다. 이 낡은 각본은 후반부에 모든 상황이 마무리될 때로 이어진다. 이야기의 행방이 결론이 나면 허무하다. 솔직히 그 전부터 확인할 수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황을 인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도 이상했다. 그에 힘입어 경찰이 인물들에게 묻는다. '오늘 뭐 하셨어요?'라고. 이 오늘 '뭐 하셨어요?'라는 질문은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한다. 사실 간단하다. 이 영화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늘 뭐 했냐?'라는 말에 '아무것도 안 했다'로 답할 수 있는 영화가 되는 셈이다.
철저한 개인기로
영화에서 화려한 연출은 많이 쓰였다. 군데군데 화면에 사람 얼굴을 크게 보이는 쇼트가 몇 번 찍혔다. 이는 영화에서 분출하고 있는 요란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쓰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연출법은 <럭키 몬스터>가 연상된다. 철저한 B급 연출법으로 맹수의 흑화를 표현했던 감독의 역량이 코미디로, 스릴러로 기능한 부분이 흥미로웠던 영화. 이 <대무가>는 전체적으로 기이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스릴러로서의 장르적인 재미는 충분히 챙긴다. 또 정경호, 박성웅, 양현민 세 배우의 호연 덕에 극이 흥미진진하게 잘 굴러간다. 이런 이유로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다. 그래서 극장을 나오고 바로 직후에는 '어 괜찮네?' 싶다가도 책상 앞에 앉아 다시 생각하면 '..?' 싶은 영화가 되는 셈이다. 감독이나 배우들의 능력은 좋은데 각본이 아쉬웠던 영화였다. 추천은 한다. 그런데 정말 할 일이 없으면 보시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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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코 오지 않을 완벽한 해방에 대한 동경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최우수 연기상을, 불과 며칠 전 12월 10일 유럽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 새틀라이트 어워즈 2개 부문(여우주연상, 국제장편영화상) 후보를 비롯해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코르사주 리뷰입니다. 바이에른 공국의 둘째로 태어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프란츠 요제프 1세의 황후가 되어 당대 사회에서 빛나는 외모로 칭송받았고 지금도 유럽에서는 시씨라는 별명과 함께 아름다운 황족으로 기억되는 황후 엘리자베트를 그립니다. 여성미를 뜻하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숨 막힐 듯한 황실의 통제를 벗어나고 싶어 했던 마흔 살이 된 그녀의 삶을 매력적인 연기와 풍부한 감정선으로 관객에게 표출해냅니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어 여러 부분에 노미네이트되고 수상도 이어지는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에겐 뜻깊은 작품이 되리라고 생각되네요. :)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영화 코르사주 정보 및 예고편
당신은 그걸 대표하는 얼굴이 되면 되는 거요
시놉시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베트.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1킬로의 머리를 이고 우아하게 앉아있는 것뿐이다. 갑갑한 황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엘리자베트는 자유를 찾아 자신을 조이던 코르사주를 벗고 스스로의 초상을 완성하려 한다.
예고편│Trailer
원제: Corsage│감독·각본: 마리 크로이처
출연진: 비키 크립스, 플로리안 테히트마이스터, 카타리나 로렌츠, 마누엘 루비, 아론 프리즈, 로자 해야이 외 多
장르: 드라마, 전기, 역사│상영 시간: 114분
국가: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독일, 프랑스│등급: 15세 관람가
평점: 평론가 7.2, 왓챠피디아 예상 3.7, 로튼토마토 신선도 87%, IMDB 6.8, 메타 스코어 80점
개봉일: 2022년 12월 21일
수상 이력: 75회 칸영화제 배우상(주목할만한 시선_비키 크립스), 70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 TVE-어나더 룩 상-특별언급 (마리 크로이처), 58회 시카고국제영화제 실버휴고 퍼포먼스상 (비키 크립스), 35회 유럽영화상 수상유러피안 여우주연상 (비키 크립스), 66회 런던국제영화제 작품상 (마리 크로이처)
# 영화 코르사주 후기
우리는 대표적인 인물의 삶에서 무엇을 보게 될까
전체적으로 ‘마리 앙투네트’, ‘재키’, ‘스펜서’등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지만 어떻게 보면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와 헝가리에서는 많이 알려진 황후 엘리자베스 또는 씨시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국내의 미비한 인지도를 생각하면 일반 대중에게 매력을 어필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성미를 강제적으로 옥죄는 장치로 알 수 있는 뉘앙스처럼 시대의 어긋난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여성들을 비상식적으로 학대했고 실패했는지 쉽게 알 수 있기에 흥미를 가지게 합니다. 부가적인 여왕의 타이틀에 대한 설명은 제공되지 않지만, 공식 석상에 나가기 전 코르셋을 한없이 단단히 조이고 허리를 재기 전 물속에서 숨을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체크하는 장면은 얼마나 많은 중압감이 그들을 억누르고 있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들려 케이지에 갇힌 여성들을 보며 결코 오지 않을 해방에 대한 동경과 맞닿은 안타까움, 우울함은 완연하게 갈라진 틈에 놓인 그녀를 완벽하게 느낄 수 있게 관객들을 이끌어갑니다.
감상을 하다 보면 연출을 맡은 마리 크로이처 감독이 한 인물에 대한 전기나 시대극의 의도를 가지고 접근했다기보다 19세기에도, 그리고 21세기에도 아름다움이 아닌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자유와 해방에 대한 여성 서사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름다움으로 일관된 여왕이라는 정체성이 주는 억압을 일부 받아들이지만, 끝없이 벗어나려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행동들은 쓸쓸한 왕실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마음을 대변해 줍니다. 결국 자신을 평생 압박한 코르셋과 1kg가 넘는 가발, 거추장스러움에도 품위라 여기는 황제의 수염, 썩을 때로 썩은 이빨을 틀니로 가리면서도 끝없이 초콜릿을 먹는 사촌 루드비히 2세까지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 왕조에서 느꼈을 부패한 권위와 허울뿐인 위용은 그러한 인내에도 불가피한 도피를 행하게 만듭니다. 자신을 짓누른 겉만 화려한 궁전 실내가 미니어처처럼 바뀌는 시점은 마음속 한계가 임박했음을 잘 드러내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 속 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린 유명인들의 정신적 괴로움과 다를 바 없는 누군가 간절히 원했을지 모를 호화로운 생활과 하늘 아래 있는 최고의 귄위에 뒤따르는 고통이 참으로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시대상 속 개념과 모습을 떠나 아름다움만을 외치는 행태가 현재에도 이어진다는 묘한 공명이 나아지지 않은 정형화된 초상화에 안타까움이 묻어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마지막 온몸을 내던진 탈출의 짜릿한 해방감은 많은 여성 관객에게 큰 공감과 질문을 던질 것 같습니다. 더불어 비키 크립스는 작품 내 인용된 최초의 활동사진 속 엘리자베트처럼 자신의 캔버스에 완벽히 그를 담아 속박을 벗어나려는 한 여인의 몸부림을 완벽히 소화하며 여운을 남겨주죠. 다만, 여타 유명 인물들보다 낮은 국내 인지도에 세세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관람 전 잠깐의 검색을 통해 파악하면 더욱 좋은 관람이 되리라고 생각되네요. :)
한 줄 평 : 정형화된 초상화의 해방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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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가진 순기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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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베어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란에 살고 있는 영화감독 파나히(자파르 파나히 본인)이다. 파나히는 열심히 살고 있다. 영화감독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건 무엇? 바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이, 큐!" 대사를 연이어 내뱉는 여배우(미나 카바니). 감독은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조연출에게 뭐라고 지시한다. 감독의 지시를 받는 조연출. 그러나 이 감독은 뭔가 특별하다. 바로 원격으로 촬영현장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파나히는 이란 정부에 의해 출국금지 상태고, 촬영지는 이란이 아니다. 답답한 파나히. 이런 파나히에게 여러 장애물이 날아든다.
주인공은 나
이 영화의 감독 자파르 파나히는 이란의 뒤틀린 현재를 묘사하기 위해 본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뒤틀린 이란의 현대사를 정통으로 맞는 파나히의 개인 이력을 이해해야 영화를 폭넓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필모그래피 초기 <써클>과 <오프사이드>로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국제적 인지도를 올린 파나히는 2010년 당시 당국의 반체제 인사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파나히는 이때 20년 간 영화 제작 금지 처분과 징역 6년 형을 선고받는다. 파나히의 복역은 오래가지 않았다.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은 이란 정부는 파나히를 가택연금 상태로 전환시킨다. 파나히는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베를린 영화제에 몰래 출품하는 등 영화감독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후에 가택연금이 풀려 2015년, 2018년에 <택시>와 <3개의 얼굴들>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칸 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의 출국금지 판결로 인해 상을 받으러 가는 데에는 실패했다.
<노 베어스>는 정치적인 이유로 발이 묶인 파나히의 이 상황을 관객이 체감하게 만드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이 영화는 두 가지 이야기가 결합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파나히의 일상이다. 파나히는 현재 출국 금지 상태다. 그래서 영화를 찍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지만 발이 묶였다. 이 이야기를 표면적으로만 읽어도 파나히가 처해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외부의 이야기가 다루고자 했던 것은 이란 시민들의 일상이다. 한국 출생인 글쓴이가 봐도 이란에는 시민들을 억제하는 이상한 전통이 있다. <노 베어스>는 이 전통을 다루며 이란 사회가 주인공의 자유를 어떻게 억압하는지를 묘사하는데, 이를 건조하게 대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감독의 솜씨가 돋보인다.
두 번째 이야기는 파나히가 만드는 영화다. 파나히의 영화 안에서는 커플이 등장한다. 이 커플은 터키에서 프랑스로 출국하고 싶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그냥 일반적인 로맨스물이다. 하지만 이 영화 안의 영화는 예술과 현실을 어떻게 규정하는지에 대한 경계선이 된다. 어떻게? 바로 두 주인공 배우다. 이 두 주인공 배우를 극 중 극과 이 영화 <노 베어스>가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가 플롯 안에서 밑줄 쳐져 있다. 두 인물을 활용하는 방식이 영화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 형식에 의한 주제를 강조하는 방법은 <노 베어스> 외부에도 적용되어 있다. 바로 극 중 극의 여주인공 미나 카바니다. 미나 카바니는 특정 영화에서 누드 장면을 찍고 10년 동안 이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 배우의 현실 역시 이 영화가 처한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영화의 액자식 구성이 철저하게 지켜진 사례가 된 것이다.
이 두 가지 형식을 엇갈리는 이유를 후반부의 두 장면에서 읽을 수 있다. 이 두 장면에서 영화는 그동안 보여줬던 여러 이야기들을 왔다 갔다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왜 이렇게 할까? 본질적으로 영화감독이란 이 경계를 어떻게 이야기로 관객에게 보여줄 것인지를 고민하는 직업이다. 감독의 자아를 플롯으로 보여준 것이다. 동시에 파나히가 살고 있는 현실(영화 안에서 묘사하는 것들)과 극 중 극을 어떤 식으로 대비하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런데 이 두 장면만 이를 구현했다? 그것도 아니다. 이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서서히 이야기의 모든 순간에 대한 근거를 내세운다. 인물의 감정선이 모두 납득이 가는 것이다. 이 감정선을 모두 따라가다 보면 이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근본적인 질문에 도착하게 된다. 이는 영화감독으로서 이란사회에 살아남기 위해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라는 질문과도 이어지는데, 엔딩에서 이를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아닌 은근슬쩍 보여주는(?) 감독의 화법이 흥미로웠다.
언론을 소재로 한 영화 같기도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글쓴이가 먼저 든 감상은 ‘영화감독이 기자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영화를 봐오며 한 14만 번 정도는 느낀 생각이지만 이 <노 베어스>를 보고 더 강해졌다. 왜? 이 영화가 다루는 핵심은 두 이야기를 엇갈리며 ‘영화감독이 어떤 것을 다뤄야 하는가’라는 윤리적인 고민이기 때문이다. 이 고민은 어디에서 본 적이 있다. 바로 언론계 쪽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한 번쯤 해볼 만한 고민이라고 느껴진다. 언론계 쪽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주인공 파나히가 하는 고민을 따라갈 이유도 충분해 보인다. 당연히 언론사마다 다루는 소재란 것이 있어 파나히의 상황에 이입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대상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직업이라고 하는 것은 분명히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점은 영화감독과 언론인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 시네필 편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내가 느끼는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분명 글쓴이처럼 한국인이기 때문에 이란 사회에 생소할 관객분들 많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이란 민주화 운동에 대해 잘 몰랐다고 변명하고 싶다. 이 작품은 구조의 힘을 빌려 지금 현대의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바쿠라우>나 <레미제라블>(2021) <성스러운 거미>처럼 영화가 가진 교양 함양의 힘을 믿는 분들이라면 이 <노 베어스>는 필관이다. 2024년이 되고 10일 만에 찾은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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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케아 옷장에서 시작된 특별난 여행]리뷰 후기입니다.영상소스
https://www.youtube.com/watch?v=9bswL...
https://www.youtube.com/watch?v=c1WjG...
https://www.youtube.com/watch?v=VbjW9...
음악 출처
Kevin MacLeod의 Heartwarming은(는)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라이선스(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 따라 라이선스가 부여됩니다.
출처: http://incompetech.com/music/royalty-...
아티스트: http://incompe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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