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6-17 23:06:05
원숙한 사랑의 계절, 그 아름다움
영화 <프렌치 수프> 리뷰
SYNOPSIS.
20년간 최고의 요리를 함께 탄생시킨 외제니와 도댕. 그들의 요리 안에는 서로에 대한 존경과 배려, 그리고 사랑이 있다. 인생의 가을에 다다른 두 사람, 한여름과 자유를 사랑하는 외제니는 도댕의 청혼을 거절하고 도댕은 오직 그녀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기 시작한다.
POINT.
✔️ <그린 파파야 향기>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신인이었던 트란 안 훙(사실 발음은 쩐안훙에 가까워요..) 감독이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게 한 그 작품.
✔️ 다시 말해... 타협 없이 담아낸 영상미가 보장되는 작품!
✔️ 줄리엣 비노쉬 & 브누아 마지멜 두 주연배우는 실제 부부였던 사이. 이별하고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서로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을 안고 이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요. 뭐랄까 오래 끓인 국물 같은 느낌입니다. 프리마(?) 풀어서는 흉내낼 수 없는.
✔️ 영상미를 부정할 수 없지만 전 사실 이 영화에서 영상보다도 대사들이 유독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빛 고운 영상 안에서, 아름다운 관계를 고스란히 녹인 대사들이 풀어집니다. 정말 아름다운 영화.

'진짜' 요리로 보여준 것
이 영화는 밭에서 야채를 고르고 다듬는 외제니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작부터 선포하는 셈이다. 이 영화의 요리는 진짜일 것이라고. 얼기설기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시작부터 끝까지 깊이 보여줄 거라고.
촬영에 최적화하기 위해 가짜 음식을 적당히 섞어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는 진짜 요리들을 활용해 담아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요리가 '진짜'라고 느껴진 건 그 때문만이 아니다. 현장의 배우들이야 눈앞의 요리가 진짜인지 아닌지가 생생하고 중요하겠지만, 사실 촬영을 위해서라면 꼭 진짜 요리가 베스트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시간이 가면서 변형되고 빛이 바뀌는 진짜 요리에 비해 어쩌면 정교한 가짜 요리가 더 나은 선택지일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영화는 필요한 그 이상으로 공을 들인다. 마치 요리의 재료를 준비하는 외제니의 손길처럼, 영화 바깥의 요소들이 섬세하게 준비되었다. 우선 미슐랭 3스타 셰프인 피에르 가니에르가 직접 '요리 감독'으로 참여해 음식을 직접 감수했다. (중간에 왕세자 옆의 셰프 역할로 출연도 한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음식에 그의 손이 닿았고, 마치 도댕과 외제니처럼, 실제로 오래 함께 일한 동료가 그 작업을 함께 했다. 줄리엣 비노쉬와 브누아 마자엘 사이에 감도는,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은은한 존중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게 영화의 '밑작업'들이 영화 속 요리를 통해 표현되는 관계를 더욱 '진짜'로 만든다. 오래 끓인 국물처럼, 입에 톡 튀는 재료 없이도 깊은 맛으로 배어난다.
이 맛이 빛을 발하는 장면이 바로 영화 초반 외제니와 도댕의 요리 장면이다. 아주 긴 시퀀스로 비춰주는, 합이 탁탁 맞는 이 장면은, 아무 말도 없이 두 사람의 관계를 모두 설명한다. 조수 역할을 하는 비올레트와, 비올레트를 따라왔다가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요리에 흥미를 느끼는 소녀 폴린까지, 네 사람이 부엌에서 움직이는 장면은 높낮이 없는 협력과 존중 그 자체다. 고기를 굽고, 가재를 데치고, 소스를 끓이고, 야채에서 물기를 짜내고, 무거운 냄비를 나르고... 자신 있게 경쾌하게 움직이는 그 모든 동작에는, 각자의 전문성과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 성별과 연령이 지금보다 극명히 갈리던,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영화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정갈하게 섞여 협력하는 주방, 햇빛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주방은 아름답기만 하다.

사랑의 계절이 보여준 것
영화 속 도댕과 외제니는 이미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 없는 둘만의 교감 세계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지만, 외제니는 도댕의 청혼을 거절한다. 외제니를 위한 요리를 준비하는 도댕과, 그런 도댕을 바라보는 외제니. 두 사람은 이미 서로 사랑하고 있지만, 그 사랑은 가볍게 들뜨거나 설익지 않는다. 요리도 사랑도, 원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두 사람은 눈빛으로 보여준다.
때로는 과일을 후숙시켜야 하고, 때로는 반죽을 숙성시켜야 하고... 요리를 하면서 두 사람은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는 법과, 모든 것에 때가 있다는 사실을 잘 배웠다. 사람들을 초대한 테이블에서 도댕이 하는 대사는 그래서 유독 아름답다. 그들은 이미 계절마다 무엇이 찾아오고 또 떠나가는지, 자연이 그들에게 허락하는 것들의 범위를 명확히 알고 있다. 요리도 사랑도 원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들이 이미 그 계절을 돌고 돌아 원숙해진 사람들임을 떠올린다면, 모든 계절을 함께 축제처럼 즐기고 싶어하는 도댕과, 늘 한여름의 태양 볕을 사랑하고 싶어하는 외제니의 서로 다른 계절관 또한 원숙해진 어떤 지점에서 맞물릴 수밖에 없다. 천진한 첫사랑의 기쁨은 이내 계절을 돌고 돌아 단단해지므로.

외제니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는 사람이고,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며, 나서서 손님을 대접하고 요리를 해체하는 도댕과 달리 주방에서 식재료와 요리를 통해 손님들과 대화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동시에 작열하는 태양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외제니 안에 이미 온 계절이 있다. 온 계절을 사랑하는 도댕과 외제니의 사랑은, 그래서 더욱 풍부하고 깊고 아름답다.
외제니가 있는 부엌은 늘 빛으로 가득하다. 두 사람이 나누어 가졌던 밤과 그렇지 않았던 밤들을 모두 내면에 머금은 채로, 두 사람의 사랑은 아름답게 빛난다. 이토록 아름다운 사랑을 영화에서 본 것도 참 오랜만 같다는 생각이 들 만큼, 홀린 듯이 한참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결혼에 대한 생각의 차이. 도댕은 외제니에게 청혼을 하고 외제니는 그 청혼을 거절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명확함에도. 이런 이야기를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한쪽이 답답한 이야기로만 소비해온 것 같다. 그러나 이 생각의 차이,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각자의 성숙함, 생각의 차이를 빚어낸 것들까지도 존중하는 사랑으로 더욱 아름다워진 관계를 바라본다. 일치하는 생각만이 아름다운 건 아니다. 어쩌면 차이를 이해하고 끌어안는 것이 더 아름다운지도.

예술가의 언어로 보여준 것
영화가 전개되면서, 처음부터 아름다운 협력의 합을 보여준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풍성하게 풀어진다. 두 사람의 사랑뿐 아니라 이해 또한 관객에게 깊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예술가로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도댕의 말마따나 "하나의 맛이 완성되려면 문화와 기억이" 필요하다. 요리에도 인생에도, 영화에도 예술에도, 배움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도댕과 외제니에게 요리는 사랑이었고 협력이었으며 예술이었고 이해였다. 그 모든 것을 말보다 더 뚜렷한 영상으로 보여준 이 영화는, 그야말로 예술가의 언어였다. <그린 파파야 향기>에서 오래 응시하고 공기까지 느끼게 만들던 그 실력 그대로, 트란 안 훙 감독의 언어는 빛을 발한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오래오래 끝나지 않았으면 싶은, 시간이 아주 오래 흐른 뒤에도 다시 꺼내 보고 싶은 그런 아름다움이었다.
*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을 통해 시사회에 초청받아 감상 후 작성하였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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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램덩크' 원작 잘 모르는데 이 영화 봐도 될까요
봄날은 바로 지금
영화의 카메라는 북산고와 산왕고의 토너먼트로 향한다. 땀냄새나는 코트. 10명의 선수들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전력적 열세인 북산고. 그렇지만 이번 경기에서 모든 걸 다 걸어야만 한다. 이 관문을 넘지 못하면 다섯 명의 학생들이 오랫동안 바라왔던 전국제패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전력 차를 극복하는 것 같다. 경기 초반, 비등하지만 앞서 나가고 있는 북산고. 의외로 별로 차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이대로만 가면 되겠는데? 이렇게 가만히 있을 산왕고가 아니다. 산왕고의 벤치가 뭔가 심상치 않다. 전략을 바꾸는 산왕고. 전략을 새롭게 도입하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려고 한다. 고전하는 북산고. 특히 강백호와 송태섭은 뭔가 문제가 있는 듯하다. 특히 태섭의 얼굴 표정에는 비장함이 서려있다.
무언가 놓고 온 게 있었나. 다른 선수는 안 그랬나 싶지만 유독 태섭이 승리를 원했던 이유는 색다르다. 태섭은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잃었다. 가장이 없어진 집안. 남은 것이라곤 형 송준섭과 동생 송태섭, 그리고 여동생과 어머니다. 농구선수였던 형 준섭. 준섭이는 농구를 놓을 수 없다. 농구선수로서의 출세를 꿈꾸던 준섭.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어선을 탔다. 태섭은 눈물을 흘린다. "나랑 같이 농구 한 판 하기로 했잖아!" 배를 타기 전에 형의 손을 잡을 수 있었지만 화가 난 마음에 거절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준섭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혼자 남은 태섭. 형이 남기고 간 농구공을 잡아, 새로운 무언가를 향한 도전을 꿈꾸려고 한다. 이제 태섭이가 코트에 우뚝 설 일만 남았다. 영화는 태섭의 이야기와 산왕전을 엇갈리게 제시하며 그가 왜 절실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원작 보고 가야 되나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보고 가는 것이 좋다. 시간이 없다면 인물이 누구인지 정도는 알고 가는 것이 좋다'다. 글쓴이는 영화 중반부까지는 잘 집중이 됐다. 그러나 중후반부 즈음에 살짝 졸아서 밖에 나갔다 왔다.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흥미롭지 못해서'라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산왕전의 결과가 궁금했다. 송태섭을 처음 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 서사와 산왕전이 엇갈리는 영화의 형식이 가끔 흐름을 깬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송태섭 서사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서 봤던 것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소담한 감성이 중심이긴 하다. 이런 연출 방식을 좋아하는 분들은 송태섭 서사를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이걸 잔잔하게 받아들인다면, '특정 인물'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템포를 확 바꾸지는 못한다. 이는 영화에서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중후반부 이야기 전개를 통해 '왜 이렇게 영화를 보여줬는지' 다 설명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불친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글쓴이는 사실 원작을 보고 가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송태섭, 안 선생님이 누구인지, 산왕고는 극 중 어떤 위치인지 정도는 무조건 알고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솔직히 글쓴이는 90년대생 중에 슬램덩크 짤 단 한 번도 안 본 사람 1만 명도 안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살짝의 배경지식은 다들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이해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원작을 봤던 분들이라면 흥미롭게 받아들일 부분이 많다. 만화에서, 영화 주인공인 송태섭은 존재감이 부족하다고 한다. 이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인물의 특성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작을 많이 봤던 팬들이라면 송태섭이 다른 북산고 멤버들과 어떤 관계인지 잘 모를 테니 이에 대해 보여주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강백호와 서태웅이라는 슬램덩크 시그니쳐들과는 다른 이미지에서 극을 시작한다는 점이 아는 이야기를 좀 더 다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또 원작 이야기를 모르는 입장에서는 영화가 살짝 뻔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팬들 입장에서야 송태섭 서사가 신선하지 모르는 관객들 입장에선 그냥 다 똑같은 농구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 송태섭 이야기로 만든 가족드라마와 스포츠 영화는 기존에도 있었다. 글쓴이는 생각을 깊게 하지 않아도 <스텐바이, 웬디>와 <족구왕>이 생각난다. 이뿐인가? 이 두 작품 외에도 이와 유사한 영화들은 수도 없이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비슷한 서사가 많다고 해서 이야기 흐름을 바꾸기엔 위험부담이 있다. 자기가 만든 만화를 뒤엎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극전개에 있어 좀 다른 방식으로 아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주인공을 바꾸는 게 제격이다. 같은 일을 받아들이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인간의 속성을 반영한 것이다.
질감과 운동
영화 전반적으로 '참 따뜻하다' 싶었던 것은 극의 색감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무조건적으로 화사하진 않지만 따뜻한 색감을 잘 활용했다. 가령 이 영화의 가장 첫 번째 시퀀스는 태섭이 형 준섭과 이별하는 장면이다. 처음부터 감정적으로 센 장면을 배치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를 보다 보면 '왜 태섭의 이야기를 영화에서 엇갈리게 제시했을까' 의문이 든다. 초반에 이 인물이 이것에 대해서 그렇게 깊은 의미부여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바로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뭔가 따로 노는듯한 송태섭의 서사를 고립되어 있는 공간감과 살짝 탁한 색감으로 소화한다. 러닝타임동안 태섭에게 이 상실의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연출로 잘 보여준 셈이다. 혼자 있어 외롭고, 어두운 세상을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관점을 영화언어로 보여준 것이다. 이는 극후반부 엔딩과 대비된다. 글쓴이는 엔딩 신과 초반부의 장면 색감이 좀 차이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첫 장면과 마지막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입장 변화를 색감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 송태섭 서사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산왕전이다. 살짝 잔잔한 톤으로 전개되는 송태섭 서사와는 반대로 산왕전은 인물들의 농구경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이 중요성과는 반대로 산왕전의 초반부를 볼 때 뭔가 어색하다고 느껴졌다. 약간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보는 느낌? 그런데 초중반부를 넘어가면 극 이해에 큰 문제가 없다. 이 영화는 인물들의 운동능력에 대한 큰 동선을 잘 잡았다. 스포츠에 정답은 없다. 공 갖고 하는 운동이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와도 예상할 수 없는 이야기가 흘러간다. 당연히 농구에서도 리바운드나 덩크슛 같은 상황이 매번 다르게 나타난다. 이를 잘 이해하듯 영화 내적인 이야기에서 인물들의 상황에 맞게 움직임을 잘 짰다. 이 덕에 농구경기라는 영화 이야기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생동감이 생긴 것이다. 그중 제일 좋았던 운동 묘사는 산왕고의 전략 변경이다. 산왕고가 경기를 다르게 운영함으로써 북산고 멤버들이 어떻게 느낄지를 잘 표현해서 영화의 생동감을 살렸다.
영화여야만 해
글쓴이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또래들이 좋아하는 <원피스>나 <나루토>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았다. 당연히 이 <슬램덩크> 시리즈 역시 보지 않았다. '불꽃남자 정대만' '강백호'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하나도 성장하지 않았어'같은 유행어들은 알았지만 그게 슬램덩크 것이라고는 알지 못했다. 이 영화에 대한 평이 하도 좋아서 표 예매하기 20분 전에 부랴부랴 인물들에 대해 읽어본 게 전부다. 영화 보기 전에 생각했던 것이 '이거 좀 전형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건 아닌가' 싶었다. 금세 티켓값 10000원이 아까워지기 시작했다. 그냥 원래 계획대로 안 보는 게 나았나?
글쓴이는 영화를 보기 잘했다고 느낀다. 이유는 이 영화는 영화여야만 하는 이유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원작의 연장선상? 만화를 본 분들이라면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다. 그러나 후반부에서 핵심 인물이 다른 인물에게 어떤 대사를 한다. 질문의 형식이다. 이 대사가 영화의 핵심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질문이긴 하지만 작품 형식에서 이 문장에 힘을 빡 주는 연출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 작품 자체의 오리지널리티가 된다고 생각한다. 또 영화가 갖고 있는 다른 핵심 소재는 용서와 화해다. 이 영화에서 인물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용서/분노/혐오를 조금씩을 갖고 있는 듯하다. 강백호나 정대만도 양아치였던 시절이 있고, 서태웅과 강백호는 라이벌이다. 이런 식으로 각자가 마음속에 어떤 마음을 품고 있다. 이 마음속의 응어리를 농구경기를 통해 해소한다는 점에서 '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가'에 대한 답변이 된다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영화의 엔딩을 보고 나서 내가 농구경기를 다 뛴 느낌이 들었다. 후반부에 많은 분들이 언급하는 '그 청각효과'때도 마찬가지다. 극장이 고요한 느낌이 <드라이브 마이 카> 이후 오랜만이었다.
물론 원작 만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만큼 행복한 기억이 없을 것이다.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에서 이제 '톰스파'가 아닌 다른 두 스파이더맨이 등장한다는 사실은 이제 스포일러가 아니다. 이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짧은 기간에 3명의 주인공을 만들어냈다. <탑건 : 메버릭>이 36년 만의 후속작을 낸 것과는 대비된다. 이렇게 짧은 기간으로 인물들을 찍어냈기 때문에 시리즈 내적으로 다른 스파이더맨과의 차이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 차이점은 관객에게 하여금 '이 스파이더맨을 볼 때 내가 어떤 상태였지' 생각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영화는 이렇게 추억팔이가 갖는 힘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등 주요 인물들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 농구공을 건네는 듯하다. 어린 시절 만화를 보던 그 때에서 시작해 그동안 잘 지냈구나 싶은 안도감이 드는 것이다. 자, 원작 만화와 영화까지 20여 년이 걸렸다. 긴 시간 동안 품어온 여러분의 미련은 무엇일까? 태섭이가 질문하고 있다. 답할 준비가 됐다면 코트로 달려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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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나는 시간을 담아서 학교 배경 영화 -9-
❣️ [Cinelab Curation] ❣️
이번 주에는 새 학기를 맞아 학교 배경 영화들을 큐레이션 해보려고 해요!
새 학기는 언제나 설렘과 긴장으로 가득하죠.
어쩌면 익숙해진 환경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 놓이는 일이 쉽지 않은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새로움에서 여러분만의 길을 찾기를, 즐겁고 빛나는 시간을 많이 쌓기를 바랍니다.
그럼, 씨네랩 큐레이션과 함게 첫 주 무사히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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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최신개봉영화
위드코로나 시대의
영화관의 부활을 시작하며
11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1월 2주 개봉영화 5편!
강릉 Tomb of the River , 2021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연기 열연
영화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두 조직 간의 대립을 그리는 작품으로
개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도시 강릉이 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들었던 양가적 감정을 영화에 담았는데요
정통 범죄 액션 누아르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장혁과 유오성 두 남자가 선보일 강렬한 카리스마는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의 매력을 듬뿍 느끼고자 하는 관객들의 기대치를 100% 충족시켜줄 것입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신세계', '범죄도시' 흥행 계보 잇는 범죄 액션 누아르!
첫번째 추천영화 "강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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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움직이지않는다 太陽は動かない , The Sun Stands Still , 2020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 세계에서 극비 정보들을 조사하는 AN통신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논스톱 스파이 액션 영화입니다.
역대급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배우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등이 한·일 스타들이 함께 출연합니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의 작품을 포함한 타카노 시리즈 3부작을 원작으로,
6부작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제작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보고하지 않으면 심장 속의 폭탄이 터지는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불가리아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많은 관심을 받았죠.
'분노', '악인'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첩보 소설 타카노 시리즈!
두번째 추천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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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최동원 1984 CHOI Dong-won , 2020
무쇠팔, 부산의 심장, 최고의 투수, 등번호 11번, 불꽃 투혼, 금테 안경
영화 "1984 최동원"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한국시리즈,
1984년 가을 그야말로 기적 같은 우승을 이끈 롯데 자이언츠 무쇠팔 故 최동원의 투혼을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최동원은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여 프로에 데뷔, 한국 스포츠사를 빛낸 인물이죠.
‘가을의 기적’이라 불리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시리즈 7차전 중 5경기에 등판,
만화 같은 4승 1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가 故 최동원의 10주기로
그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이 개봉해 그 의미가 더 깊습니다.
1984년 가을의 전설로 남은 최동원의 기적 같은 4승 1패의 활약상!
세번째 추천영화 "1984 최동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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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오더 Nuevo orden , New Order , 2020
<기생충>의 익스트림 버전! 올해 가장 강렬한 문제작!
영화 "뉴 오더"는 202X, 머지않은 미래,
마리안의 호화로운 결혼식을 앞두고 멕시코 사회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담은 디스토피아 스릴러입니다.
칸영화제 3관왕에 빛나는 거장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이자
도발적이면서 날카로운 문제 제기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 오더"의 놀라운 반전과 결말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 간 전쟁에서 결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한층 더 과감하게 전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폐부를 꿰뚫어 본 통찰력 있는 문제 제기와 날카로운 연출로 빚어낸 마스터피스!
네번째 추천영화 "뉴 오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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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스패밀리2 The Addams Family 2 , 2021
<슈렉><마다가스카> 제작진의 NEW 시리즈
1930년 대, 미국 만화가 찰스 아담스가 ‘뉴요커’에 그린 신문 만화로 시작한 '아담스 패밀리'는
이후 ABC 방송국에서 코미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1991년에는 동명의 작품으로 영화화되었죠.
그리고 2019년 '슈렉', '마다가스카' 제작진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한 모험담과 거대해진 스케일로 아담스 패밀리2가 개봉을 하는데요
사춘기에 접어든 ‘웬즈데이(클로이 모레츠)’와 ‘퍽슬리(제이본 워너 월튼)’,
권태로운 가족 분위기에 위기를 느낀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삭)’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
트러블 메이커 삼촌 ‘페스터(닉 크롤)’까지 여전히 독보적인 매력으로 중무장한 아담스 패밀리의 특별한 가족여행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웬즈데이’를 시작으로 가족 간의 보편적인 여러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아담스 패밀리2"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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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 오직 딱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1. 웃음이 미친 듯이 나오는 정신병을 앓는 '아서 플렉(조커)'은 십 대들에게도 무시당하는 광대다.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 그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리지만 정작 남을 웃기지 못한다. 꿈을 이루기는커녕 병을 앓으면서 알 수 없는 편지를 쓰는 어머니를 돌봐야 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날 이후, 아서는 무시당하고 차별받는 계급과 계층에 속한 사람들을 대변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는 마침내 '조커'로의 삶을 선택한다.
<조커>의 스토리 전개, 서사 구조는 새롭지 않다. 히어로 영화의 전형을 충실히 따라간다. 히어로 무비에서 내적 결핍을 지닌 주인공은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본인의 능력을, 새로운 자아와 정체성을 깨닫는다. 그는 조력자를 만나기도 하고, 시련과 역경에 놓인다. 하지만 끝내 온갖 고난을 물리친 후에 그는 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인정하는, 도움도 주고 도움을 받기도 하는 히어로로 거듭난다. 따라서 <조커>를 히어로의 기원을 다루는 뻔한 영화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조커>는 그 어떤 히어로 영화도 보여 주지 못한 충격, 두려움, 광기와 매력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이를 가능케 하는 <조커>와 다른 히어로 영화의 차이는 단 하나, 바로 '조커'다.
2. 히어로의 자리에 사회에서 무시받는 정신병 환자를 위치시켰다는 것 외에 <조커>가 변화를 준 것은 없다. 그러나 첫 단추가 나머지 단추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처럼, 이 작은 변화는 영화의 모든 것을 바꿨다. 히어로를 빌런으로 바꾼다는 것. 이것은 단순히 주인공 한 개인이 바뀐다는 뜻이 아니다. 그 개인과 관계를 맺는 영화 속 모든 구성 요소의 의미가 달라진다는 의미다. 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진실은 거짓이 되고,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주관성은 객관성이 된다. 죽음은 삶으로, 비극은 희극으로, 웃음은 울음으로, 빌런은 영웅으로 <조커> 속 요소들은 원래 알던 히어로 영화의 그것들로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다. 조커의 말마따나, 조크는 주관적이니까. <조커>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 속 폭동과 브루스 웨인의 등장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처럼 완전히 뒤바뀐 의미를 <조커>는 수없이 접했을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의 구조 안에서 풀어낸다. 조금도 덜지 않고 조금도 더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조커>는 충격적이고, 매력적이고, 두려운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사회 질서가, 세상의 의미가, 히어로를 떠받드는 행위가 일상적이고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관념과 충돌하면서 엄청난 괴리감을 유발하며, 괴리감은 개봉 전부터 우려가 일었던 <조커>의 강력한 선동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커는 조크는 주관적인 것이라며, 살인도 조크가 될 수 있다고 항변한다. 혼란으로 가득한 현실을 만든 것은 자신이 아니라 토마스 웨인으로 대표되는 기득권층이며, 그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이해하지 않고 열등한 존재로 짓뭉게며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조커의 주장은 보편적인 도덕관념에서 어긋나는 변명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진실이 섞인 거짓을 파악하기 힘든 것처럼, 완전히 뒤바뀐 의미를 익숙한 방식으로 받아들이다 보니 조커의 논리에는 설득력과 정당성이 부여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영화와 조커가 관객들을 압도하는 것이다. 이처럼 평범한 구조 안에서 폭발적인 에너지와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조커>는 가장 충격적인 히어로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3. 따라서 <조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조커'를 표현하는 일이다. 조커가 관객을 매료시키지 못하고 그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지 못하면 조커가 바라보는 세상, 조커와 관계를 맺은 사회는 뜬구름 잡는 헛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는 영화가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조커를 스크린에 등장시킨다.
이 영화 첫 장면은 미친 듯이 웃는 '아서'의 모습이다. 아서는 분명 웃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울고 있다. 울고 싶지만 웃는 것이다.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고, 들어주지 않는 세상에 좌절하고 실망했지만 그대로 무너질 수 없기에 우는 대신 억지로라도 웃는 것이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 '조커'는 웃는다. 일말의 울음도 없이, 그는 세상을 웃게 하고 자신의 마음까지 웃게 한다. 이제 그의 웃음과 미소는 순수하며 그래서 광기로 가득하다. 그리고 광기는 다른 사람들까지 사로잡는다.
영화는 조커가 웃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거듭해서 보여준다. 미묘한 웃음과 표정의 변화를 통해서 아서는 조커가 되어간다. 이 변화는 오롯이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 덕분이며, 그렇기에 반복적이고 안일해 보이는 클로즈업조차 그의 얼굴을 잡는 순간 최적의 연출로 느껴진다. 이렇다 할 액션이 없는데도 아이맥스로 이 영화를 감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서에서 조커로의 변화, 사회적 약자의 분노, 인간 내면의 붕괴 등을 얼굴 표정과 웃음소리만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감히 히스 레저의 조커가 생각나지 않게 만드는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4. 경찰차 위에 서서 얼굴에 미소를 그리는 조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수많은 조커들. 카메라는 이를 위에서 내려다보지도 않고, 조커의 시선에서 그에게 열광하는 대중들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카메라는 수많은 군중들 중 하나의 시선으로 조커를 올려다본다.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범죄자이고, 정신병자에 불과한 그가 하나의 히어로 혹은 빌런으로 탄생하는 감성적인 순간인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조커의 세상, 조커와 사회의 관계, 조커로 대변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논리적 전개를 숨겨버린다. 조커의 정신병은 분기점마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아닌지를 의심하게 만들면서 영화를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그래서 <다크나이트>와 같은 작품과 비교했을 때 이 영화 속 각 장면들 간의 관계는 세밀하거나 아주 유기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이성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적이고 독특한 새로운 버전의 조커가 등장할 수 있다.
5. <조커>가 인상적인 또 다른 이유들도 있다. 조커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보여주는 공간 안에서의 다른 색깔로 이루어진 조명들, 다른 히어로 영화들이 자신을 봐달라며 화려하게 치장하는 사이 80년대 레트로 스타일로 보여주는 여유, 뼈를 울리는 듯한 ost까지. 이 모든 것들은 <조커>를 풍부하게 채워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커>의 단 한 가지 미덕을 꼽으라면 그것은 발상의 전환이다.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해서 간과하기 쉬운 이야기의 시작과 주체를 과감하게 바꿀 줄 아는 것. 이를 통해 <조커>는 고정된 사회의 질서에, 세상의 의미에 도전장을 던진다. MCU와 같은 유니버스 세계관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 히어로 영화 시장도 뒤흔들어 놓는다. 이제는 <다크 나이트>가 아니라 <조커>를 넘어서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O(Outstanding, 특출남)
물방울 하나가 바다를 넘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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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씽2게더 (2021)
** 본 리뷰는 <씽2게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씽2게더 (2021)
감독: 가스 제닝스
출연: 매튜 맥커니히, 리즈 위더스푼, 스칼렛 요한슨, 테런 에저튼, 할시, 보노 등
장르: 애니메이션, 뮤지컬, 코미디
러닝타임: 110분
개봉일: 2022.01.05
우리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1편에서 무사히 극장을 살리는데 성공한 '문(매튜 맥커니히)'은 뛰어난 가창력의 '미나(토리 켈리)'와 '조니(테런 에저튼)'을 데리고 뮤지컬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이 진행하는 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전석 매진이 될 정도로 나름 지역구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대형 연예기획사 '크리스탈'의 스카우터 '수키'로부터 예상치 못한 혹평을 받으며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스스로의 재능에 확신을 갖고 대담해지라는 할머니의 조언에 자극을 받아 '미나'와 '조니', 그리고 '로지타(리즈 위더스푼)', '군터', '애쉬(스칼렛 요한슨)'를 모두 불러모아 무작정 오디션을 보러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에 잠입한다.
크리스탈 엔터테인먼트의 악명 높은 수장 '지미 크리스탈'은 참가자들을 모두 광탈시키던 와중 '군터'의 SF 뮤지컬 아이디어에 큰 관심을 보이며 '문'의 팀이 레드 쇼어 시티에서 공연할 것을 허락한다. 대신 자취를 감춘 왕년의 로커 '클레이 칼로웨이(보노)'를 출연시키라는 강력한 지시와 함께. '버스터 문'은 '군터'와 함께 머리를 맞대어 극본을 완성해 나가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번번이 발생하며 공연을 열지 못할 위기에 처한다. 과연 '문'은 '지미'로부터 무사히 그들의 공연을 지켜낼 수 있을까..?
캐릭터보다는 뮤지컬 넘버에 주력
도시로 공간적 배경을 옮기고,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소재로 등장한만큼 1편에 비해 전반적인 스케일이 커졌다. 초라한 길가의 극장에서 공연을 펼쳤던 지난 시즌과 달리 대형 극장에서 수많은 장치들과 무대 장식들을 갖춘 SF 뮤지컬을 핵심 플롯으로 택하며 굉장히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후반부 공연의 클라이막스 장면들은 공연이 아닌 판타지에 가까운 이미지들을 동원하며 각종 특수효과를 활용한 대형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방불케한다.
반면 스케일이 커지고 등장인물의 수가 증가함으로써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캐릭터들이 가진 매력의 깊이는 얕아졌다. 1편의 경우, 소심한 성격 탓에 무대공포증이 있던 '미나'의 서사를 중심으로 주요 캐릭터에게 개별적인 스토리를 부여하여 후반부의 음악을 통한 극적 효과로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2편은 그러한 개개인의 서사가 배제된 채 공연을 준비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만이 전부인 듯 스토리가 흘러가 캐릭터들의 성격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스케일이 커지고, 음악이 가져다주는 파워는 더욱 강력해졌다는 건 분명 긍정할 만한 부분이나 1편의 강점이었던 캐릭터성이 미약해진 점은 아쉽다.
모든 약점도 압도하는 음악의 힘
<씽> 시리즈가 가장 잘하는 것은 바로 유명한 팝 음악의 활용이다. <씽1>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팝송들을 사운드트랙으로 활용했듯 <씽2게더>에서도 어김없이 수십 가지의 익숙한 노래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으로, 엘리베이터 신에서 절묘하게 등장한 '빌리 아일리시'의 'bad guy'나 이번 시즌에 처음 등장한 '포르샤'의 성우로 참여한 '할시'의 목소리를 각인시켜준 '알리샤 키스'의 'Girls On Fire'는 잠깐 등장했을 뿐인데도 임팩트가 컸다.
절정은 후반부 공연 장면에서 펼쳐진다. 15년간 자취를 감추었던 록스타 '클레이 칼로웨이'의 목소리를 연기한 '보노', 그리고 '스칼렛 요한슨'이 함께 듀엣으로 부른 'U2'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는 꽤나 감동적이기도 하다. 동물 캐릭터로 귀엽게 그려지긴 했지만, 음악을 애써 지우고 살았던 과거의 스타와 그에게 영향을 받아 꿈을 키웠던 젊은 뮤지션의 세대 간 화합을 통해 연출한 아름다운 피날레였다. 황홀한 우주 세트장을 배경으로 20분 가량 펼쳐진 뮤지컬 신은 미약한 캐릭터성, 탄탄하지 못한 서사 등 극이 가진 단점을 단번에 압도한다. 그야말로 모든 약점을 초월하는 음악의 힘이 발현된달까.
현실보다는 낭만적인 꿈을 택하다
캐릭터의 서사가 부족해진 점은 아쉽지만, '버스터 문'이라는 인물을 통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어떠한 시각에서 보면 그는 굉장히 무모하고 현실감각이 떨어진 인물처럼 비춰진다. 낭만적인 꿈에 사로잡혀 주변 사람들을 궁지로 내몰기도 하고, 숱한 위기에 처하기도 하지만 끝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뤄낸다. 그는 분명 마을에서 충분히 성공을 거둔 공연 기획자였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모험을 통한 더 큰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사실 현실 세계에서 불확실한 미래가 펼쳐져 있는 영역에 도전을 하고, 강압적인 권력에 맞선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주변에 그러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면, 대개 주변인들로부터 무모하다거나 몽상가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하지만, 멋진 예술 작품이나 기발한 프로그램들은 모두 자신의 재능을 믿고 도전에 주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 <씽2게더>는 그와 같은 사람들의 편에 서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 씨네랩 크리에이터 popofil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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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아다지오'의 매력으로 가득 채운 '로마 3부작'의 끝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감독] 스테파노 솔리마 stefano SOLLIMA
출연]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 Pierfrancesco Favino, 토니 세르빌로 Toni Servillo, 아드리아노 지안니니 Adriano Giannini, 발레리오 마스딴드리아 Valerio Mastandrea, 지안마르코 프란치니 Gianmarco Franchini
ITALY|2022|127 min|DCP|Color|International Premiere
시놉시스
열여섯 살 소년 마누엘은 부패한 경찰로부터 나이트클럽에서 한 정치가를 몰래 촬영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마지막 순간에 비디오를 찍지 않고 도망친다. 그 후로 협박에 시달리게 된 소년은 아버지의 지인인 늙고 병든 과거의 갱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소년을 구함으로써 늙은 갱들은 속죄의 길을 찾게 될까?
드니 빌뇌브의 뒤를 이어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의 메가폰을 잡은 순간, 이탈리아 영화감독 스테파노 솔리마의 이름은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데뷔한 순간부터 주목 받은 영화감독이었다. 데뷔작인 <A.C.A.B.>로 2012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 러시아영화비평가상, 국제영화클럽연합상을 모두 수상했을 정도.
이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아다지오>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다. <아다지오>는 데뷔작 <A.C.A.B.>, 2015년 작품 <수부라 게이트>으로부터 주제적으로 이어지기 때문. 동시에 <아다지오>는 솔리마의 '로마 3부작'을 마무리하는 영화다. '솔리마'라는 작가의 한 장이 끝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솔리마가 그의 트릴로지를 끝내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보통 할리우드 작품의 경우 삼부작의 끝을 굉장히 장엄하고 화려하게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다. MCU의 많은 삼부작이 그랬고, <반지의 제왕>이나 <다크 나이트> 트릴로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다지오>는 다르다. '아다지오'라는 제목의 이중성을 다양하게 변주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데 주력한다.
'아다지오'로 쌓아 올린 분위기
아다지오는 음악 용어다. '천천히', '느리게'라는 뜻을 지녔다. 이는 <아다지오>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액션 범죄 영화이지만 솔리마는 섣불리 총을 꺼내지 않는다. 경찰과 마피아의 대립인지, 마피아와 또 다른 마피아의 싸움인지 분간하기 어렵게 만든다.
일례로 첫 45분 동안 영화는 주인공들의 관계를 밝히지 않는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은퇴한 마피아 '다이노타'(세르빌로). '마누엘'(프란치니)을 협박하는 무자비한 악역 '바스코'(지안니니), 전직 마피아이자 다이노타의 동료였던 맹인 '폴니우만'(마스텐드리아)과 '로미오'(파비노)까지. 영화는 이들의 관계, 목적, 과거사를 좀처럼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마누엘이 그들과 엮이게 되는 상황을 묘사하는 데 주력한다.
그 덕분에 영화는 천천히 끓어오른다. 정보가 풀릴 때마다 긴장감이 찬찬히 쌓인다. 일례로 바스코가 잔인한 악역이라는 사실은 처음부터 드러난다. 그러나 그가 부패한 경찰이라는 사실은 가려져 있다. 그 덕분에 그의 신분과 목적이 드러나는 순간 대립 구도와 추격전은 한층 더 분명해지고 절박해진다. 과거와 현재에 걸친 로미오와 다이노타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비극은 중반부에야 모습을 드러내며 몰입감을 끌어올린다.
마지막 불꽃의 미학
캐릭터 활용법도 제목에 충실하다. "아다지오"는 이탈리아 말로 "안녕"이나 "안녕히 가세요"와 같은 인사말이다. 달리 말해 <아다지오>는 인생의 끝이 임박한 늙은 마피아들의 작별 인사다. 실제로 세 명의 마피아는 모두 늙고 병들었다. 폴니우만은 눈이 멀었고, 다이토나는 정신이 뒤죽박죽이다. 로미오는 암에 걸린 시한부 인생이다.
솔리마는 그들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조금은 늦추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들이 어떻게 마지막을 담담히 수용하고 끝을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마누엘을 지키기 위해 각자의 어려움을 역이용하기에 더 흥미롭다. 시력을 잃은 폴니우만은 바스코의 부하를 맞닥뜨린다. 언제든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 갑자기 찾아온 정전 덕분에 폴니우만은 동등한 처지에서 마지막 싸움을 벌일 수 있다.
다이토나도 마찬가지다. 마누엘을 추적하는 바스코에게 고문당하는 노인. 마지막으로 바스코가 질문하는 순간, 다이토나는 정신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항상 되뇌던 곱셈을 다시 읊는다. 그는 마지막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로미오도 다르지 않다. 시한부 인생인 그의 첫 등장은 무기력하다. 침대 아래 바닥에 늘어져 있다. 하지만 마누엘을 만나고, 다이토나와의 악연을 청산한 후에 그는 예정된 죽음을 앞당기는 용기를 보여준다. 한때 원수의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바스코와 치열한 총격전을 벌인다. 늘고 병든 세 마피아의 작별 인사는 마지막 순간에 가장 밝게 타오르는 촛불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보여준다.
로마는 이렇게 쓰는 거야
로마 활용법 덕분에 이들의 작별인사는 더욱 빛나고, 처연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첫 장면부터 영화는 거대한 화재로 인해 위기에 빠진 로마를 보여준다. 산불 때문에 도시는 점점 자주 정전에 빠진다. 여름과 화재가 겹쳐 도시의 온도는 점점 더 상승한다. 재 구름 덕분에 하늘도 서서히 어두워진다. 불을 피하기 위한 차들의 행렬 때문에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이러한 로마는 묵시록의 한 장면 같다.
이에 더해 솔리마는 자기 특기를 살려 로마의 어두운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미션 임파서블 7>이나 <분노의 질주 10>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게 한 수 알려주는 듯하다. 값싼 아파트의 철조망과 문은 사람들을 가둔 듯 보인다. 높고 더러운 창문 때문에 햇빛도 잘 안 든다. 이는 마치 벗어날 길이 없는 로마에서의 우울한 삶을 상징한다. 자기 전작처럼 부패한 공권력과 정치인 때문에 범죄에 찌든 도시를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러한 로마의 두 이미지가 만나면 <아다지오>의 목적지는 명확해진다. 로마라는 도시 자체가 실패한 운명임을 선언한다. 로마의 부실한 인프라는 이 도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현실을 일깨운다. 거대한 산불은 범죄와 폭력으로 찌든 로마를 불태워야 한다는 듯이 강렬하게 타오른다.
이는 은퇴한 마피아도, 부패한 경찰과 정치인도 모두 자기 죗값을 치르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은퇴한 마피아가 자기 목숨을 희생해서라도 젊은이에게 새로운 삶을 만들어 주려하는 이유도 명확해진다. 로마라는 도시의 어두운 면을 스크린으로 끄집어낸 덕분에 세 마피아의 작별 인사는 더 처연하고, 인상적이다. '로마 3부작'의 끝으로서 여운이 깊은 마무리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다지오'의 일장일단
다만 '아다지오'에 충실한 영화 구조와 흐름은 양날의 검이다. 긴장감을 천천히 쌓아 올려 한 번에 터뜨리는 스토리텔링은 지루한 감도 없잖아 있다. 이탈리아 마피아 영화를 조금 접했다면 마누엘을 이용하는 바스코 일당의 목적과 정체를 파악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각 캐릭터의 과거사도 쉽게 짐작 가능하다.
물론 중간에 몇몇 장면은 관객을 쥐고 흔들기도 한다. 미친 노인처럼 보이는 다이토나가 한순간 바스코의 경찰차에 올라타 칼을 들고 경고하는 장면, 로미오가 자기 집에 설치된 녹음기를 찾아내는 장면 등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하는 영화이다 보니 장르적인 쾌감은 크지 않다. 액션 자체의 절대적인 분량도 부족하다.
종합하면 <아다지오>는 솔리마를 사랑하는 팬에게, 특히 그의 로마 영화를 사랑하는 팬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반면에 이 작품이 솔리마와의 첫 만남이라면 그의 진가를 알아보기 어려운 영화일 수밖에 없다.
Acceptable 무난함
마지막 힘을 짜내 타오르는 로마의 찬란함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10/4~13) 중 상영일정
10월 7일 13:00 CGV 센텀시티 스타리움관 (상영코 158)
10월 8일 19:30 영화의 전당 중극장 (상영코드 216)
10월 12일 12:00 영화의 전당 중극장 (상영코드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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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만세 리뷰 - 제목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회개라고 짓겠습니다, 근데 이제 사이비를 곁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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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지옥의 정점에서 세상의 종말을 외치는 쏭남 그리고 종말을 외칠 기력도 남지 않은 황구라 두 소녀의 급발진은 박채린의 유학 소식으로부터 시작됐다. 우릴 지옥으로 내몰고 한국을 떠? 그 X 앞길을 막을 수 없다면, 두고두고 거슬릴 기스 정돈 낼 수 있겠지!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박채린의 구원이라니? 이게 무슨 불온한 소리람? 구원? 누가 누굴? 믿어? 누가 누굴! 복수가 구원이 되어버릴 위기에 처한 쏭남과 황구라의 지옥행 수학여행기! 오키오키!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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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새콤달콤> 티저 예고편
[2021년 6월 4일, 넷플릭스 공개]
"온 세상이 달콤했던 연애... 영원할 줄 알았죠?" 까도까도 끝이 없는 '사랑의 유통기한'에 대하여♥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한 커플이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달콤했던 그들의 연애가 점점 쓴맛으로 변해가는 느낌.
아무리 애써봐도 소용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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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를 깨우는 바람> 예고편
“우리는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여성이 삶에서 '결혼'이라는 선택지를 빼면, 처음 보는 사람들마저 대뜸 그 여성의 비참한 미래를 예언한다. 여성의 삶은 '아내'나 '엄마'로 마무리 되어야만 해피엔딩이라는 낡은 믿음은 2020년이 된 지금도 건재하다.
2020년이 된 지금, 많은 여성들이 낡은 관습을 버리고, 자신만의 세상을 향한 비행을 하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비혼의 길을 걷고 잇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선택지가 둘이 되어 자유가 확장되고 그리하여 여성들의 일상이 좀 더 다양하고 자유로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