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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드레2025-09-20 22:02:53

[30th BIFF 데일리] 우리의 미래, 노년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다.

영화 <사람과 고기> 리뷰

노인의 삶과 현실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지만 이토록 입체적이게 다룬 영화는 또 없을 것이다. 양종현 감독의 신작 <사람과 고기>는 우리 모두가 언젠가 마주할 수 있는 노년의 현실을 비추고 있다. 오는 10월 7일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노년의 삶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삶의 풍경을 보여준다.

 

 

영화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형준과 우식, 그리고 화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처음에는 서로 싸우며 갈등을 빚던 세 사람은 ‘공짜로’ 고기를 먹으며 점차 가까워진다. 고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노인들에게 필요한 영양분이자 삶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로 그려진다. 함께 먹는 한 점의 고기를 통해, 세 사람은 오래 잊고 있던 살아있음의 기쁨과 세상과 연결되는 즐거움을 맛본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무전취식이라는 현실적 한계와 냉혹한 법의 잣대가 이들을 가로막는다. 영화는 이들의 행위가 범죄임을 명확히 보여주지만, 동시에 사회가 약자를 외면하는 현실을 조명하며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화해 장면이나 이상적인 결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세대 간 간극과 노인 빈곤, 사회적 고립 문제를 풀어냄으로써 쉬운 해결책이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서 노인은 더 이상 중심이 아닌 주변으로 내몰리고 있다. 일부 젊은 세대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무시와 차별, 냉대가 훨씬 더 빈번하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을 되짚으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 사회의 노인 빈곤과 복지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웃음과 따뜻함, 먹먹함이 공존하는 <사람과 고기>는 노인을 연민의 시선이 아닌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고기 한 점에서 피어난 우정과 소소한 연대는 법과 제도보다 더 큰 인간적 위로와 힘을 보여준다. 제목이 ‘노인과 고기’가 아닌 ‘사람과 고기’인 이유다.

 

 

상영 스케줄

 

09-18 12: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09-19 10:00 CGV 센텀시티 3관

09-21 09: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9관

 

작성자 . 민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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