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6-30 23:43:23
패션이라는 노동의 세계
디올 앤 아이
#디올 #오트쿠튀르 #라프시몬스
먼저 자기반성? 의 시간을 가져야겠다. 패션에 관심이 있었지만 패션에 탐닉할 정도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사람이란 패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은 가져야 하지만 그 정도가 명품에 대한 탐닉으로 이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온 사람이었다. 그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면 사람을 천박한 허영심의 노예로 바라보게 된다고 믿어왔다. 결국 나는 명품 브랜드라는 존재에 대해서 하나쯤은 갖고 싶지만 사람의 허영을 자극하기도 하는 것으로 폄하하면서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었다.
디올 앤 아이, 이 영화를 고른 이유는 명품 브랜드에 관한 상반된 감정 중에서 전자, 브랜드에 대한 동경 때문에 내면 속 허영심을 자극받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낯선 인물이 등장한다. 라프 시몬스. 패알못은 주섬주섬 핸드폰을 들어 라프 시몬스를 검색한다. 오호, 질 샌더 디자이너였군. 그럼 질 샌더는 무슨 브랜드이지? 패션에 대해서는 정말 1도 모른다는 사실을 통감한 채 검색을 포기하고, 영화를 계속 본다. 보다보니 이 영화, 잘 골랐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 오트쿠튀르의 정신
Ready to wear, 남자 기성복만을 만들어온 라프 시몬스에게 디올 오뜨꾸뛰르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Haute Couture, 고급 맞춤복을 만드는 컬렉션을 기성복을 만드는 과정과 결코 같을 수가 없다. 귀족, 부르주아 상류층을 위해 존재해왔던 오뜨꾸뛰르가 산업 혁명을 거쳐 일반인들을 위한 패션, 즉, 대량생산이 가능한 패션인 기성복 라인과는 옷을 만드는 목적과 방식이 다른 것이 당연하다. 라프 시몬스의 작업 방식은 영화 초반까지도 "For only one"을 위한 의상이 아니라 "For every people"이었기 때문에 수석 디자이너가 고객 때문에 파리에서 뉴욕까지 비행기로 날아가는 상황을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나의 개인에게 특별함을 부여해주는 오뜨꾸뛰르의 정신은 돈을 많이 써주는 고객에게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예술성을 추구하지만 수익을 포기할 수는 없는 아이러니를 포함하고 있다. 한 고객이 쓰는 어마어마한 돈에는 오뜨꾸뛰르가 제공하는 익스클루시브, 특별한 대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대우 속에는 '당신은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유일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오뜨꾸뛰르의 예술성을 누리기 충분한 자격이 있는 사람입니다.'라는 일반인들을 왕따시키는 개념이 있는 것이다. 그런 인식 속에서 라프 시몬스가 해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2. 오뜨꾸뛰르의 원동력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디올 하우스의 수많은 직원들은 진정 예술가로 인정받을 만하다. 모든 컬렉션을 총괄하고, 구상하는 역할은 라프 시몬스가 담당했지만 라프 시몬스가 구상한 옷을 물리적으로 표현해주는 사람들은 디올 하우스의 수많은 재봉사들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들이 2D의 그림을 3D의 현실로 구사해내는 과정을 보면, 신의 손은 이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컬렉션이 끝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디자이너에게 쏠리게 되지만 실제적인 노고는 그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의문점이 들었던 것이, 그들은 자신만의 디자인을 표현해내고 싶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디올의 오뜨꾸뛰르 작품들은 라프 시몬스만의 디자인이 아니라 디올 하우스의 모든 직원들이 감성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알게 된 이후부터는 그 궁금증이 사라지게 된다. 작업 과정 중에서 개개인의 감각이 녹아있는 옷 하나하나에 애정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디올 하우스가 유지되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디올 하우스의 직원들이 디올이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그들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장인정신을 발휘하는 모습은 정말 존경할 만하다.
3. 크리스찬 디올과 라프 시몬스
이 영화 속에서 나레이션으로 크리스찬 디올의 자서전의 대목들은 라프 시몬스의 상황과 묘하게 일치한다. 하나의 컬렉션을 완성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 총괄자로서 직원들을 채찍질해야 하는 라프 시몬스의 상황이 아주 오래전 크리스찬 디올이 느꼈던 감정과 일치하곤 한다. 이런 감정은 이 둘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모든 창작자들의 감정과도 동일시될 것이다. 크리스찬 디올은 자신의 "샴 쌍둥이"라고 표현한 내면적 자아와 사회적으로 드러나 있는 자아로 자신의 자아를 분리시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영화 속 라프 시몬스의 언론에 노출되기를 꺼려하는 내면적인 자아와 디올이라는 브랜드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사교계 인사로 남아야만 하는 상황을 대비시키다 보면 이 상황은 결국 예술가들이 맞이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이런 순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얼핏 보면 크리스찬 디올과 라프 시몬스 둘 만이 비슷한 고뇌를 공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과 내 진짜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우리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좀 더 특별한 직업을 가진 것일 뿐.
하지만 비싼 가방을 드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등급을 매기는 듯한 사회적인 분위기를 이용한 마케팅의 노예가 되는 것은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명품 브랜드는 비싸다는 이유로 종교처럼 신봉하는 사람들이나 비싸다는 이유로 폄하하는 사람들 모두 하나의 옷을 만드는 데에 드는 노동의 의미에 대해서 깊이 느껴보라고 권유하는 의미에서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명품에는 사실 크게 관심없고, 저렴하고, 알뜰한 쇼핑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사실 이 영화 안 봐도 될 것 같다. 눈 호강하겠다는 의미로 본다면 또 모르겠는데, 눈 호강은 사실 막판 10분 정도가 전부라서 크게 재밌는 영화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샤넬, 디올, 루이비통 같은 명품 브랜드의 컬렉션이 허영심을 자극하는 것은 마케팅을 탓해야지 디자이너를 비롯한 아뜰리에 사람들을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그들만의 예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의 컬렉션 작품을 볼 때,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보듯 해석해보려는 노력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듣는 예술, 보는 예술, 먹는 예술을 넘어 입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작품을 입는다는 생각을 하면, 하나의 옷을 만들기 위해서 드는 인건비를 생각한다면 어쩌면 오뜨 꾸뛰르 아뜰리에에서 요구하는 비싼 가격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저는 늘 생각해요. 디올 하우스에서 디자이너들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아뜰리에라고. 디올 하우스의 모든 보배가 모든 소중한 뿌리가 아뜰리에에 남아있죠. 40년 또는 44년 동안 여기서 일하신 재봉사들도 계십니다. 함께 어울리고 서로 소통하고 그렇게 풍요로워지는 거죠."
디올 앤 아이 중에서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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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훈함이 곧 트렌드
사실 이 드라마 처음 풀렸을 때, 나만 볼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글을 쓰는 작품의 기준은 인기가 있든 없든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싶은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인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기란 결국 흐름을 알 수 없는 파도와 같은 것이기에, 좋은 작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가 있지도 않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 방영 첫 주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니,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그래서 아주 뿌듯하다. 뭔가, 내가 좋은 작품만 보고 다니는 사람인 것 같아서....... 하핫. 이 드라마가 인기있는 이유 그리고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 메시지는 무엇일까.
1. 판타지와 현실이 교묘히 섞인
처음에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자폐인 변호사의 천재적인 모습을 배우가 잘 구현해내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한 상승 효과로, 박은빈 배우의 인기는 고공행진했다. 장애가 없는 사람이 장애우들을 이질감없이 표현해내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이 봐도 어려워보이기 때문이다. 배우의 호감도와 배우의 능력치에 대한 인정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발휘한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있다. 최근 잘 되는 플롯은 확실히 훈훈한 내용인 듯 하다. 사람들은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쟁, 현실적인 인간관계 등등을 드라마에서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 만큼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쿨하고 멋있는 상사(정명석), 매너있고, 공사구분 확실한 남자주인공(이준호), 장애에 대한 차별 없이 츤데레처럼 챙겨주는 동료(최수연) 이런 캐릭터들은 실제로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렇게 훈훈한 인간 관계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그저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캐릭터가 이 드라마의 지나친 판타지화를 막고 있다. 권모술수 권민우 캐릭터, 이 캐릭터가 있어 이 드라마는 현실에서 있을 법한 법정드라마가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소중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사람들로 하여금 드라마 판타지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게 도와주고,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트위터 주내..ㅠ^^
하지만 그래서인지 온갖 커뮤니티, 트위터 계정에서 그를 위협하는 짤이 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현실 속의 밉상들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이다 보니........하하.
2. 매화 미묘하게 다른, 하지만 같은 방향의 메세지
이 드라마는 그저 장애우 변호사의 사회생활 고군분투기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 각 에피마다 짠한 포인트가 있다. 사람들이 장애우를 바라보는 시선, 장애우 가족이 바라보는 시선, 학교 안에서의 시선, 그리고 영우가 변호사로서 가진 핸디캡. 그로 인해 알게 모르게 고립된 영우, 이모든 복합적인 요소들이 매화에 조금씩 녹아있다. 이 드라마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나는 장애우를 그저 동정만 한 건 아니었는지, 그리고 그 동정을 통해 나의 멋있음에 취해본 적은 없는지.
장애우를 챙겨주는 것은 단돈 얼마를 기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장애우라고 해서 배려라는 명목 하의 왕따를 한 적이 없는지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아니, 바빠죽겠는데, 한 번 더 생각해가며 행동할 시간이 어딨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변해가는 사회의 가치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왕따시켜야 한다. 대단히 멋있어 보이게 장애우를 도와주는 것보다 그저 밥먹을 때 소외시키지 않고, 길가에 차가 올 때 알려주는 소소한 행동만으로도 장애우를 위할 수 있다. 그런 소소함은 장애우가 아니더라도 할 수 일이지 않은가.
그래서 준호 캐릭터, 수연 캐릭터, 명석 캐릭터가 빛나는 것 같다. 마치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이 드라마는 영우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를 다양하게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장애우에 대한 태도를 가다듬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3. 증인 그리고 우영우
이 드라마의 작가가 영화 증인의 작가 분이라고 한다. 자폐 소재에 관심이 많으신 작가분이신 것 같은데, 증인도 굉장히 잘 만든 영화여서 브런치에 리뷰에 올렸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두 스토리는 비슷한 듯 하지만 명백히 다르다.
영화 속에서는 자폐가 증인으로서 영향력이 있는 증언을 하는 존재인지에 대해 증명해내는 내용이었다면, 드라마에서는 자폐인을 변호사로 그려, 조금 더 주체적인 캐릭터로 그린다는 차이가 있다. 자폐아의 말은 믿을만한 말인지 고민하는 플롯과 자폐인을 전문직으로 그려 공신력있는 사람으로 대우하는 내용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드라마가 훨씬 하나의 사회인으로 인정받을 만한, 인격체로 대우받는 존재로 쓰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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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리우드의 매력, 시크릿 슈퍼스타
인도의 억압받는 많은 소녀들이
탄산의 거품처럼 떠오르길.
진정한 "시크릿 슈퍼스타"는 엄마였다.
한계에 갇히지 않는 꿈을 꾸는 인시아를 만들어준,
억압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문화는 이해받을 수 없다.
땅에 꽂힌 여성인권 속에서도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더 큰 목소리에 파묻혀 그 새싹들은 고개를 내미는 것조차 버겁기에 수많은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인시아의 아빠는 가부장제에 찌든 가정폭력범입니다.
식구들이 집에 들어온 그만 보면 무서워 비위맞추기에 바쁘죠
나즈마가 온수를 맞추지 않았다고 손을 부러뜨리고 음식을 준비해놓지 않으면 뺨을 때리며 아들인 구두만 챙기는데요.
아빠가 나올때마다 마음이 답답해지고 보기가 버거웠어요.
거기다 2017년에야 여성의 운전이 허용된 나라에 간다는 것도 어이가 없었는데, 인시아보다 20살은 더 많아보이는 남자랑 강제혼을 시키려고 하는 모습에서 없는정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 이렇게 되면 남동생을 미워하기 마련인데
남동생이 어린탓인지 누나를 무시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죠.
심지어 박스테이프로 누나의 부서진 꿈을 붙이려는 기특한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주목할만한 점은 모녀의 이야기가 집중되어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엄마를 위한 노래가 눈물을 자아냅니다.
큰 방패가 되어주지는 못하지만 나즈마의 한계에서 최대한 자유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을 꿈꾸는 인시아에겐 엄마가 답답하게 여겨졌습니다.
안시아가 엄마의 용기였다는 것을 깨달은 인시아,
정해준 삶으로 살려 하지만 또 한번 나즈마는 용기를 낸다.
씹어먹는 개연성에도, 길고긴 상영시간에도 이상의 현실을 꿈꾸고 이루어내는 이 표현이 좋았습니다.
보기 너무 힘들었던 영화 인도에 대해 여성인권을 들이댈수가없다. 짐승보다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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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촬영팀 세컨드 / 촬영팀 추천 영화
Q. 7월의 씨네피커 촬영팀 형정훈님의 마지막 에피소드인데요. 촬영감독으로써, 촬영 추천 영화를 소개해주세요.
추천 영화가 많은데, 우선 첫 번째는 종류를 따지자면 기술적으로 정말 촬영이 잘 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로저디킨스나 엠마누엘 루베스키 감독 영화를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버드맨>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그리고 <1917> 이런 롱테이크를 다룬 영화들이 아무래도 촬영이 돋보이는 영화라서 촬영에 대해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번째로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로 생각을 했을 때는 저는 봉준호 감독님 영화가 진짜 좋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기생충>도 그렇고 <옥자>도 좋았고 <마더>도 그렇고 저는 다 카메라가 인상 깊게 분석을 하면서 봐야 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 카메라를 분석하면서 봤을 때 정말 많은 이야기와 그 의도들이 보인다면 공부를 많이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또 여러모로 촬영이 인상깊었던 작품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그리고 <버닝> 이 두 작품인데요, 말하다 보니까 한경표 감독님의 작품이 좀 많네요. 촬영 감독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작품들을 보고 자신만의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Q. 촬영 감독을 꿈꾸는 분들에게 혹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촬영 감독은 좀 책임감이 정말 많이 필요한 직업인 것 같아요. 그 책임감을 갖고서 작품을 완성해냈을 때 그 또 다른 뿌듯함이 정말 큰 직업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직업들이 많지만, 저는 카메라 감독도 그런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시나리오를 보고 어떤 이미지를 형상화시키면서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게 촬영 감독이니까요. 일을 하다 보면 정말 힘들고 무너질 때도 많고 그리고 세상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구나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경험이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본인의 노하우가 생기고 하면 좋은 작품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혹시 촬영감독을 꿈꾸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고 본인이 계속 노력하고 많은 작품들을 보게 된다면 좋은 촬영 감독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다크홀> <배드 앤 크레이지> <더 글로리><마당이 있는 집> <유괴의 날> 현재 방영중인 <감사합니다> 까지 차근 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형정훈님의 촬영추천영화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영화를 보고 공부하며 단단하게 준비해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에서 유로, 글에서 영상으로 자신의 색을 가진 콘텐츠를 만들어갈 미래의 촬영감독님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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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의 삶에서 잊지 못할 누군가가 된다는 것은
우연을 운명으로 바꾸는 힘은 시간의 축적에 비례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의 순간, 한 마디의 말이면 충분할지 모른다. 망가진 시계를 열어 크고 작은 톱니바퀴를 전부 바꿀 필요는 없다. 작은 톱니바퀴 하나가 멈춰버린 시간을 흐르게 만들지 모르는 일이다.
영화 <만추>는 늦가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을이 더욱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주인공 애나(탕웨이)의 삶 때문일 것이다. 가정폭력, 남편의 죽음, 7년간의 수감 생활. 그녀의 표정을 앗아간 지독한 세월은 건조하고 쌀쌀한 가을의 공기 안에서 더욱 짙은 고독을 품도록 만들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한 남자는 그녀에게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 모든 것이 우연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연의 순간을 나누는 동안 감정은 저도 모르게 힘을 지니게 되고 만다.
단 한 번의 순간
애나는 엄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장례를 치르기 위해 3일간의 시간을 허락받고 시애틀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훈(현빈)을 처음 마주한다. 훈은 이상한 사람이다. 돈 없이 누군가에게 쫓기며 버스에 올라탄 것도 모자라, 처음 보는 애나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돈까지 빌린다. 이토록 기묘한 첫 만남이지만, 그때의 애나는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필요로 한 사람이 되었는지 모른다. 고작 30불의 지폐는 7년,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오랜만에 그녀가 사람에게 당당해질 수 있는 순간을 만들어주었다.
훈은 30불을 담보로 애나에게 시계를 건넨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그에게 시계는 ‘양심’보다는 ‘작은 미끼’에 가까웠다. 그가 할애하는 시간만큼 돈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아니까. 계속해서 애나에게 ‘몇 시예요?’라 물으며, 내가 당신의 기억에 남기를, 당신에게 나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함께 하는 시간에는 마음이라는 대가가 붙는다는 것을.
영화 <만추>는 두 주인공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감정을 완벽하게 담아낸 로맨스 영화다. 한정된 시간 속 시계를 매개로 우연인 듯 운명인 듯 마주치는 두 사람이 서로의 고독과 상처를 마주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조각난 마음에 서로가 딱 맞는 조각임을 알아차리도록 한다. 애나에겐 진심으로 그녀를 위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를 위하는 척 자신을 위하는 사람들뿐이었다. 훈은 자신의 외양과 다정한 말에 놀아나는 거짓된 사랑만을 나눠왔다. 상대를 위하는 말 한마디에 돈이며, 진심이며 모든 것을 내어주는 쉬운 사람들만이 그의 곁에 있었다. 마침 애나에게는 나를 위해주는 말이 필요했고, 훈에게는 미끼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사람이 필요했다. 시계는 그들의 사이를 오가며 서로가 운명의 상대임을 확인시켰다.
그렇게 애나와 훈은 함께 시애틀의 거리를 걷는다. 오프닝 장면 속 불안한 걸음으로 홀로 거리를 내달리던 여자는 없다. 그녀의 추억이 담긴 시애틀의 이곳저곳을 이제는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 3일이라는 한정된 시간. 마음 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던 애나는 자신에게 계속해서 시간을 물으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남자 훈에게 남은 시간을 맡겨보도록 한다.
데이트를 시작한 두 사람이 올라탄 오리버스의 가이드는 외친다.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서로 다시 만날 일을 없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 ‘인생은 짧아요. 즐기세요. 마음을 열고, 지금 사랑하자구요!’ 그렇게 그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데이트를 이어나간다.
단 한 마디의 말
<만추>에서의 애나의 삶은 지독하리만큼 수동적이었다. 누군가에게 얽매인, 필요에 의해 불려지는 삶. 남편도, 가족도, 옛사랑 조차도 그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이용해’ 왔다. 널 사랑하니까, 너의 삶을 위해서. 입 한 번 떼지 못하도록 만드는 일방적이고도 아픈 사랑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사랑이란 특별함을 호소하는 것이 아닌 평범한 순간에서 영화 같은 순간을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데이트의 끝자락, 범퍼카를 탄 그들의 눈앞에 한 커플이 나타난다.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알 수 없지만 다투는 듯 보인다. 잠시 눈길을 끌었지만 거기까지다. 그러나 그 순간 훈이 더빙을 시작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애나는 훈의 대사에 맞장구를 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꽤나 그럴듯한 연극이 완성되었다. 평범한 한 장면이 한순간 영화의 한 장면이 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멈춰있는 시간을 빠르게 흐르게 만들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을 멈춘 듯 느끼게 만들었다. 그녀에겐 깨고 싶지 않은 화려하고 멋진 꿈이었는지 모른다.
이내 곧 애나의 눈은 슬픔에 잠긴다. 꿈같은 시간에서 깨어날 시간이다. 도망치듯 달려 나간 곳에서 애나는 사실을 말한다. ‘나는 내일 감옥에 돌아가야 해요.’ 그렇게 애나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야기를 훈에게 털어놓는다. 비록 중국어였지만 말이다. 그러나 훈은 그녀의 말을 누구보다 따듯하게 들어주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어에 자신이 아는 단 두 단어 ‘하이(좋네요)’와 ‘화이(안 좋네요)’로 얼렁뚱땅 대답하면서. 하지만 애나에게는 그 무엇보다 용기를 주고, 위로가 되었을 답이었다.
훈 역시 마찬가지다. 애나는 10불을 건네며 버스비를 제외한 데이트 비용이라고, 고마웠다고 말한다. 돈을 주면서 구걸하는 사랑이 아닌, 그동안 훈이 받은 돈에 비하면 우습기만 한 한 장의 지폐를 건네면서 말이다. 목숨을 쫓기면서 버릇처럼 던진 미끼에 자꾸만 예상하지 못한 대답과 얼굴을 보여주는 애나였다. ‘나랑 같이 있을래?’라고 말하는 고객이 아닌, ‘오늘 고마웠어요. 난 여기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여자가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우연을 운명으로
언제 안개가 다시 질지 모른다고 말했던 오리버스 가이드의 말처럼 어느새 안개가 자욱이 깔린 시애틀. 애나는 꿈같은 시간을 뒤로하고 감옥으로 되돌아간다. 그러나 이번엔 옆에 훈이 있다. 애나와 훈은 둘의 첫 만남을 다시 만든다. 범퍼카를 탔을 때와 같이 어색한 연극을 시작하면서 말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불안하고 갑갑한 그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더욱 짙은 안개가 온 세상을 가리고, 버스는 휴게소에 잠시 멈춘다. 그곳에서 훈과 애나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훈은 말한다. 감옥에서 나오는 날 이곳에서 만나자고. 그들이 나눈 3일의 시간 어느새 사라지고, 그녀의 손목엔 우연의 시작이었던 시계만이 남아 있다. 시애틀에서 시계 덕분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처럼, 꼭 다시 만나고 싶은 훈의 마음을 담았는지 모른다. 다시 한번 우연의 씨앗을 심어 운명의 힘이 자라도록.
시간이 지나 출소한 애나는 휴게소 카페에 앉아 불안한 얼굴을 하고 있다. 약속한 그날,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어떡할까. 하지만 이내 곧 설레는 미소를 짓는다. ‘오랜만이네요.’라는 짧은 문장을 연습하며, 건조하고 쌀쌀한 늦가을에도 노란빛의 따스함이 남아 있음을 알려준 그를 어쩌면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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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겨진 명작] 권력의 뒷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 명작
바이스
감독 아담 맥케이
출연 크리스찬 베일
네이버 평점 : 8.50 / 10 (네티즌 평점 기준 참여인원 300명)
왓챠 평점 : 3.7 / 5 (참여인원 4175명)
개인 평점 : ★★★★★ (5 / 5)
바이스 리뷰 3줄 요약
1. 미국 정치에 관한 블랙 코미디 영화
2. 아카데미 8개 골든글로브 6개 노미네이션으로 작품성, 연기력 등 모두 검증된 영화
3. 쿠키 영상 있음
<바이스>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바이스>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마지막은 만우절 포스터
Vice
1. 악덕, 부도덕, 악(opp. virtue); 비행, 부패, 타락 행위; 악습, 악벽(惡癖)
2.(조직·제도·문체·성격상의) 결함, 약점
Vice-president
1. 부통령
네이버 영어사전Vice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제목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미국 부통령 딕 체니의 이야기라는 것
두 번째는 부도덕적이고 부패한 정치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영화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후 부시 대통령으로 축약) 집권 당시 부통령으로 활동했던 딕 체니라는 인물에 대한 영화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미국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고 딕 체니라는 이름조차 처음 들어봤었다.
이때까진 이렇게 파국으로 치닫는 영화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
표면적으로는 딕 체니의 생애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사실 딕 체니의 미국 정치 대 환장 파티를 보는 느낌이다.
본격적으로 내용을 소개하기에 앞서 감독과 배우들을 살펴보면
감독은 아담 맥케이로 전작 빅 쇼트에서도 미국을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역시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전적이 있다.
보통 정치, 경제 관련 내용은 기반 지식이 없으면 어렵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아담 맥케이 감독은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영화 속에 내레이션을 첨가하여 영화 진행 도중에 어려운 용어나 관련 지식들을 친절히 설명해준다.
바이스에서도 역시 완전히 같은 방식의 연출이었으며 크리스찬 베일, 에이미 아담스, 스티브 카렐은 전작 빅 쇼트에서도 출연했던 배우들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 외에도 쓰리 빌보드에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셈 록웰이 합류하며 짱짱한 배우 진을 자랑했는데
사실 빅 쇼트 때 라이언 고슬링에 브래드 피트까지 출연했던걸 생각하면 배우 섭외력이 미쳐 날뛰는 감독이 아닐까 생각된다.
화려한 배우진과 검증된 감독 외에 바이스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점은 바로 아카데미 분장상 수상이다.
물론 훌륭한 배우들이 소름 돋는 연기력을 뽐내고 있는 것도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해 주지만
현실과 구분이 안될 정도의 분장은 이 영화가 실화라는 점을 강하게 인지시킨다. 영화 중간중간에 실제 연설 장면들을 넣어두었는데 몇몇 장면은 전혀 구분할 수 없었다.
아래 주요 출연 배우들의 사진과 실제 인물사진을 직접 보고 비교해보면 얼마나 대단했는지 한눈에 보인다.
특히 부시 대통령 역할의 샘 록웰은 부시 대통령이 직접 와서 찍었다고 했어도 믿었을 정도의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딕 체니 / 크리스찬 베일 [출처: 구글 이미지]
조지 W. 부시 / 샘 록웰 [출처: 구글 이미지]
린 체니 / 에이미 아담스 [출처: 구글 이미지] 도널드 럼즈펠드 / 스티브 카렐 [출처: 구글 이미지]
그 외 배우들과 실제 모습 / 부시 행정부 주요 인사 [출처: 익스트림 무비]
그 외 배우들과 실제 모습 / 딕 체니의 두 딸 [출처: 익스트림 무비]
할리우드 대표 고무줄 몸매로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은 역시 이번에도 큰 체중 변화로 완벽히 딕 체니가 될 수 있었는데 이제 살을 찌우고 삭발하는 건 기본 세팅인가 보다.
이전에도 아메리칸 허슬에서 20KG을 찌우고 탈모 있는 졸부 역할을 하더니 이 형은 맛 들인 게 분명하다.
바이스 촬영 직후 모습 / 최근 골든 글로브 시상식 모습 [출처: 구글 이미지]
심지어 이번 촬영 때는 5번의 심장마비를 겪은 딕 체니를 연기하기 위해 심장마비에 대해서 분석해두었다가 촬영 도중 감독인 아담 맥케이에게 자세히 설명해주었는데
감독이 실제로 운동 중에 이상한 증상을 느끼고 크리스찬 베일의 설명이 떠올라 빠르게 병원으로 가는 덕에 위험을 피했다고 하니 그의 치밀한 연기 준비가 어디까지 뻗어나가는 건지 무서울 지경이다...
이렇듯 맛깔난 연출과 싱크로율 100%의 분장, 혼을 갈아 넣은 듯한 연기로 완성된 바이스에 대해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해본다.
※스포 주의※
(약 스포) 바이스 메인 예고편
(이후 이어지는 내용에는 무자비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작성자의 생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이스는 크게 2개의 챕터로 나뉜다. 딕 체니의 생애를 다룬 영화 전반부와 부통령직을 제안받으면서 시작되는 후반부이다.
첫 번째 챕터를 보고 나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오는데 이후 후반부 스토리는 거대한 쿠키 영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때문에 영화관 포스터에는 바이스에 2개의 쿠키 영상이 있다고 적어두었더라.
후반부까지 모두 끝난 뒤 나오는 진짜 쿠키 영상 또한 영화의 핵심적인 내용을 품고 있어서 다 보고 나면 매우 알차게 관람한 느낌이 든다.
사실 부통령이 되기 이전의 딕 체니는 꽤나 괜찮은 인물처럼 비친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전형적인 입지전적인 인물이랄까.
그는 고등학교 시절 잘 만난 여자 친구를 따라 예일대에 입학했으나 방탕한 생활로 두 번의 낙제와 함께 학교를 그만둔다.
이후 전봇대에 올라타 일하며 하루 벌고 하루 사는 엉망진창인 딕 체니의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만나 결혼까지 이어진 아내 린 체니가 그런 딕 체니를 바꿔놓았다.
사실 딕 체니가 처음에 정치에 입문해서 권력과 명예를 얻은 것은 대부분 린 체니에게 권력자의 아내라는 권위를 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딕 체니 또한 자신이 부통령까지 올라가는 데에 있어 린 체니의 역할이 컸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렇듯 아내의 인정과 가족의 안정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쏟는 사람이었다. 일례로 공화당임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인 둘째 딸 메리 체니를 위해 동성 결혼에 대한 찬성 입장을 펼쳤으며 이후 차기 대권 주자로 나오려다 포기하게 되는 배경에도 메리 체니에게 쏟아질 질타를 걱정해서 스스로 물러나는 자세를 취한다.
이렇듯 성공한 삶과 행복한 가정을 모두 이룬 딕 체니는 글로벌 석유회사 홀리 버튼의 CEO로서 여유로운 노년을 보내고 있었는데...
부시 대통령이 갑자기 그를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며 무지막지한 권력자로 탈바꿈한 것이다.
(예고편에서는 편하게 갈비나 뜯으면서 물어보던데 부시도 이때까진 몰랐겠지...)
이후 부통령으로서 딕 체니는 자신의 확고한 신념을 위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펼치는 그야말로 강인한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렇지만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은 그가 이렇듯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음에도 전면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는 진짜 권력이 무엇인지 알고 있던 인물이라 생각된다.
그는 부시 위에 있었지만 부시를 무시하지 않고 존중했으며 모든 권력을 부시와 함께 나누었다.
다만 대통령의 주변 인물을 모두 자신의 인사로 채움으로써 부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본인의 권력을 맘껏 휘두른 것으로 여겨진다.
그뿐만 아니라 마케팅 전문가를 기용해 여론에 대한 반응을 조사함으로써 언론은 이렇게 다루는 것이라는 언론의 마술사 급 행보를 보인다.
이런 딕 체니의 야망이 터져나가는 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9.11 테러가 터지던 순간인데...
9.11 테러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선과 의견이 있겠지만 딕 체니는 거기서 외부의 적을 이용한 미국 내부 여론의 결집과 비상시 행정부의 강한 권력 강화를 보았나 보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딕 체니의 행보를 보면 아마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대국이라는 미국의 힘을 그것도 대통령이라는 강력한 권한을 이용해 최대한 있는 힘껏 휘두를 때 어디까지 부수고 빼앗을 수 있는지 궁금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부통령이라지만 아무도 안 믿는다. 아마 부자 대통령이라 부통령인가 보다)
실제로 막강하게 휘둘러댄 힘은 강대국인 미국이 휘청거릴 정도였지만 끝끝내 버텨낸 것을 보고 역시 강대국임을 입증했다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이라크전과 사담 후세인 이야기가 빠질 수 없는데 딕 체니 눈에 가장 만만하고 맛있어 보이던 나라가 이라크였나 보더라.
9.11 테러로 광분한 미국은 오사마 빈 라덴이 있던 아프가니스탄과 전쟁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여기까지는 별문제 없는 보복 전쟁이었다.
다만 아프간 옆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이라는 독재자가 세상모르고 독재 정치에 정신이 팔려서 많은 헛짓거리를 하는 중이었는데
이에 딕 체니는 이라크까지 오사마 빈 라덴과 엮어서 악의 축으로 지정해버린다.
그때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담 후세인은 UN까지 받아들이며 미국이 주장하던 대량 살상 무기가 없음을 피력했지만
전쟁은 원래 일으키는 게 더 쉽다고 UN 승인 없이 미국은 이라크 침공에 나선다.
이 사건이 이후 수많은 이라크 파병 미군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딕 체니를 권력의 정점에서 끌어내렸으며 새로운 테러단체인 ISIS 탄생까지 영향을 끼치는 무지막지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생각해보면 악의 축 악의 축 하더니 진정한 악의 축 IS를 만들어내셨다.....
이런 국제적인 사건들 외에도 딕 체니 행정부는 다양한 법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재해석해서 상식 밖의 행동들을 감행하는데.
영화 속에서는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마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고르는듯한 장면으로 풍자한다.
그들은 재해석을 통해 써먹기 좋은 다양한 법들을 입맛대로 모두 주문하고 맛보며 권력을 즐긴다.
이를 통해 모든 미국인의 개인 정보와 이메일을 수집하고 위험인물들은 잡아서 무자비하게 고문하였고, 심지어 무고한 시민들도 테러리스트로 의심하고 잡아서 고문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사건에 관해서 영화 마지막에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딕 체니는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조금의 후회도 죄책감도 없었다.
그는 테러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있고 무고한 사람 한 명을 희생시켜서 그런 테러를 막을 수 있다면 자신을 몇 번이고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말을 한다.
이를 보고 딕 체니는 철저하게 강경한 공화당의 대변인이었고 그러한 사람들의 최정점이면서 최전방에 있었던 인물이었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든 생각은 정치인은 좋은 정치인 나쁜 정치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각자 어떤 무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딕 체니가 정말 뛰어난 정치인이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펼쳤던 다양한 정책들의 여파가 아직까지 공화당 내에 남아서 이어지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는 철저하게 남을 위한 힘을 최선을 다해 휘두르던 인물이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이로써 영화 바이스의 리뷰를 끝마치며 한 작품에서 이렇게 연기력, 사회문제, 재미를 모두 만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기에 기회가 된다면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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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을 이용한 쇼 비즈니스의 진짜 모습
*리뷰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우리는 뭔가 보는 것을 즐긴다. 영화,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 같은 것을 관람하고 그것이 보여주는 이야기와 음악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낀다. 그건 일종의 대리만족일 수도 있고 그저 그것이 만들어주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쾌감으로 자신의 마음속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일 수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런 공연들은 있어왔고 조금씩 변화해 왔다.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공연들을 특별하게 생각했고 무언가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면 이런 춤이나 노래의 공연들이 같이 진행되었다. 아마도 인류가 시작된 이후에 이런 공연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전달해주었을 것이다.
그렇게 관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만든 쇼를 보고 만족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뭔가 특별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남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고 그것이 주는 만족감에 도취된 사람들은 계속 다양한 시도를 계속했고 다른 형태의 볼거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카메라라는 기기에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그 카메라 안에는 점점 자극적인 것이 담기기 시작했고, 그 자극이 커질 때마다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만족감은 더 커졌다. 그들은 그것에 어떤 사명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콘텐츠에 열광했고 그건 그걸 찍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도취감을 만들어줬다.
외계 물체의 등장 이후 기이한 일들을 겪는 주인공의 이야기
영화 <놉>의 중심인물인 OJ(다니엘 칼루유야)는 아버지와 목장을 운영하는데 목장에서 기르는 말들은 주로 영화 촬영에 활용된다.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었던 아버지가 기이한 현상에 의해 죽게 되면서 목장으로 다시 돌아온 동생 에메랄드(케케 팔머)와 OJ가 겪는 기이한 일이 영화에 담긴다. 외계 비행체처럼 보이는 물체가 상공에 나타난 이후, 그 물체는 주기적으로 말을 납치해가고 그 존재의 영상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OJ와 에메랄드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된다.
영화의 시작에는 이야기의 시점보다 과거에 벌어졌던 방송이 나온다. 고디라는 침팬지가 출연하는 TV쇼에서 갑자기 돌변한 고디가 출연자들에게 끔찍한 일을 한 이후의 모습이 보인다. OJ와 고디의 일은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영화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두 이야기의 접점이 만들어진다. 고디가 출연하는 TV쇼에서 끔찍한 현장을 모두 목격한 리키(스티븐 연)는 OJ의 근처에서 주피터 파크라는 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침팬지의 쇼를 이용해 과거 쇼 비즈니스가 어떤 식으로 흘러갔는지 경험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주피터 파크도 말을 이용한 쇼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OJ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말을 이용한 영화 촬영에 참여하려고 하지만 갑작스러운 말의 행동으로 촬영에서 배제되는 인물이다. 꽤 과묵한 성향을 가진 그는 쇼 비즈니스와는 거리가 멀고 한 편으로는 말이 그런 촬영에 소비되는 것이 못마땅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면 여동생 에메랄드는 무척 적극적이고 무대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쇼 비즈니스에 편입되어 자신의 존재감이 높아지는 것을 원한다. 완전히 다른 성향의 남매인 이들은 외계 물체를 보고 하려는 목적이 다르다. OJ는 자신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고, 에메랄드는 그 증거를 찍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알려 큰돈을 벌려고 한다. 영화는 이 둘의 성향 차이과 목적을 의도적으로 다르게 구성하여 이야기의 흥미를 높인다.
쇼 비즈니스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의 다른 인식과 목적
남매와 말 거래를 위해 만나는 리키도 흥미로운 인물이다. 그는 주피터 파크에서 말을 이용한 쇼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그는 이미 어린 시절 동물인 침팬지가 착취당하는 과정과 갑작스럽게 과격하게 행동하는 동물을 본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른 동물인 말을 이용해 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카메라 촬영이 없을 뿐 그는 관객 앞에 서서 말을 희생시키는 쇼를 보여준다. 그의 행동에는 어떤 죄책감도 보이지 않는다. 과거의 끔찍한 일에 대한 경험은 그에게는 훈장 같은 일이다. 그가 OJ와 에메랄드에게 자신의 과거의 일과 자부심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그가 하고 있는 쇼 비즈니스에 아무런 죄책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외계 물체는 영화의 중반 이후 OJ에 의해 진 재킷이라는 이름이 붙여진다. 진 재킷을 바라보는 인물들의 관점도 모두 다르다. OJ와 에메랄드는 일단 진 재킷이 실존한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 두 사람의 목적이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마트 직원인 엔젤(브랜든 페레아)과 함께 그것을 영상에 담기 위해 애쓴다. 반면 뒤늦게 합류하는 전문 촬영 감독 앤틀러스(마이클 윈콧)는 촬영에는 도가 튼 인물이다. 그래서 좀 더 어렵고 현장감 있지만 세상에 없을 것 같은 화면을 담으려 애쓴다. 그는 수동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서 진 재킷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그에게 이 촬영은 과거에 해본 적 없는 불가능한 촬영에 대한 도전이다.
여기서 가장 동떨어져 있는 리키는 진 재킷을 자신의 쇼 비즈니스에 활용한다. 그는 어쩌면 영화에서 가장 착취적인 사람일 것이다. 수많은 말들 뿐만 아니라 외계 물체는 진 재킷까지 자신의 쇼에 활용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그의 이미지는 내내 자신만만하지만 그의 쇼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을 준다. 영화 후반부 그가 진 재킷과 말을 이용해 벌이는 쇼는 무척 경쾌하게 시작해 이상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끝이 난다. TV 쇼 비즈니스의 최정점을 경험한 인물이 자신만의 공연을 만들고 결국 그것 때문에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는 이 영화에서 가장 쇼 비즈니스에 중독된 사람처럼 보인다.
쇼 비즈니스에 대한 비판적 시각 그리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흥미로운 이야기
영화 <놉>은 외계 존재를 조금씩 화면에 비추다가 후반부에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그 과정은 무척 천천히 진행되지만 전반적으로 점점 속도가 빨라져 후반부에는 그 속도가 절정에 이르면서 끝을 맺는다. 기승전결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영화들의 특성처럼 후반부의 진 재킷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드러내며 이 이야기를 절정으로 몰고 간다. 이 영화 자체가 거대한 쇼 비즈니스의 하나이며, 그 안의 다양한 인물들은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진 재킷을 이용한다. 영화의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진 재킷이라는 존재는 이 쇼 비즈니스에 훌륭한 서스펜스를 제공하고 주인공들을 위한 무언가를 해낸다.
<겟 아웃>, <어스>를 연출한 조던 필 감독의 신작 <놉>은 감독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다. 특히 전반부에 동물을 이용한 쇼 비즈니스의 참혹한 모습으로 운을 띄운 이후,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을 통해 쇼 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을 전달하고 있다. 진 재킷의 존재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촬영감독 앤틀러스나 동물을 이용한 쇼를 전문으로 하는 리키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명을 붙일 수 있다. 영화 <놉>은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과 구도를 통해 관객들이 관람 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를 제공하는 영화다.
마냥 어렵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감독의 전작들에 비해 이야기는 단순해졌고 속도감은 무척 커졌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깊이는 꽤 깊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풍성하게 들어가 있다. 외계 물체인 진 재킷으로 부터 만들어지는 공포감과 서스펜스도 굉장히 압도적이다. 그가 어떤 존재인지 드러나는 후반부는 꽤나 흥미진진하다. 또한 여러 가지 사회적 메시지들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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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발란 : 버려진 천사들의 무덤> 예고편
이 이야기는 루마니아 혁명의 혼란 속에서 1989년에 시작된다. 13살 소녀 줄리가 트란실바니아의 광산촌 발란에서 사라진다. 22년 후, 그녀의 형제 페터는 브라소프시에서 경찰로서 인신매매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그가 구하는 모든 소녀에서 그의 여동생을 본다. 어느 날 고향인 발란에서 죽은 소녀의 시신이 얼려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동생의 시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발란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과거의 그림자를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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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피투게더 리마스터링>
"우리 다시 시작하자"
그가 다시 시작하자고 하면
난 늘 그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