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6-30 23:45:20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리는 가족이란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돌아왔다. 스토커는 관객의 눈치를 본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최근 영화 '괴물'을 다시 보면서 떠올랐던 그의 영화, 서사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보고자 한다.
1. 담백한 이야기의 매력
그의 이야기에 빠진 이유는 담백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관객들에게 이런 그들의 모습을 보고 울어달라는 뉘앙스를 풍기지 않게 한다. 관객을 말 그대로 관찰자로서 기능하게 한다.
그의 영화의 인물들은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소소한 행복들을 추구하는 모습들을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멀리 떨어져서 보면 그들의 행복은 이질적으로 비춰진다. 어느 가족에서는 훔친 물건으로 한 가족의 밥상을 차려내 하하호호 웃음짓고 있고,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자매들도 복잡한 가정사를 가졌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한 밥상을 함께 한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담백하게, 하지만 밝게 서로의 상태를 살필 뿐이다. 그들이 가진 특유의 멋이라고나 할까.
2. 그들과 대비되는 사회의 무심함
그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주류 사회의 허망함을 느낀다. 사회 속에 속하려고 아등바등하는 것이 무의미한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한 사회의 일원이 되면 누군가는 낙오되는 생존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이긴 자라는 오만 아래 그들을 바라보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반성과 함께. 그들은 주류 사회에서 낙오되었지만 행복에 가장 가까운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류 사회는 여전히 중요하다. 주류 사회에 편입되어야 가장 최악이 상황에서 구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배다른 여동생과 오래 함께하려면 호적이 중요하고, 나의 가족 속 가짜 가족들도 그들을 증명할 호적이 없어 사회에서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내가 사회에 속해있다는 호적의 존재, 그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내리는 인간의 무정함도 알 수 있다. 그의 영화들은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알지못하는 현대인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류의 관점에서 그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타인의 관심이 가있지 않는 것을 미끼로 범죄자가 되어 있거나 어딘가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사람처럼 보인다.
이런 걸 보고 있자면 혈육이라는 개념의 무의미함을 그의 영화가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피를 나누었다고 해서 가족이라고 할 수 없고 타인이어도 가족이 될 수 있다'가 그의 작품 세계 속 공통 키워드이다. 가족은 피가 아니라 관계성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게 그의 영화가 가진 무심함 속 따뜻함이다. 주류 사회가 혈연 중심의 가족을 외칠 경우, 가족 안의 관계성이 모두 좋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가식적인 가족애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관계성이 빛나는 경우 나이, 직업, 사회적 위치에 관계없이 진실된 가족애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마이코네 행복한 밥상'에서도, '바닷마을 다이어리'에서도, '어느 가족', 그리고 기타 다른 영화에서도 그가 그리는 가족이 그렇게 따뜻해 보였던 게 그런 이유 때문 아니었을까. 그래서 요란하지 않지만 보고나면 힐링이 되는 그의 영화가 좋은 것이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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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할을 바꿔도 결혼은 결혼
박강아름 결혼하다 (Areum Married, 2019)
제작 : 한국, 셀프 다큐멘터리
감독 : 박강아름 │ 출연 : 박강아름, 정성만, 정보리강, 슈슈
등급 : 전체관람가 │ 러닝타임 : 86분여자를 따라 유학길에 오른 남자
우리가 흔히 아는 유학 커플의 사연이란. 남자가 박사과정을 취득하러 해외 유학길에 오를 때, 교제 중이던 여자 친구에게 결혼을 약속하며 함께 가자고 하는 그런 사연일 것이다. 남자는 공부를 하고, 여자는 공부하는 남자를 위해 일명 내조라 불리는 가사를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 <박강아름 결혼하다>의 '아름'과 '성만'은 이 젠더 역할을 완전히 뒤집었다. 프랑스에 가서 영화 공부를 하고 싶었던 아름은 성만에게 제안했다. "나는 프랑스에 가서 영화 공부하고, 당신은 요리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36살까지 서울을 떠나본 적 없던 서울 토박이 성만은 그렇게 애인 아름을 따라 프랑스로 갔다.
여기서부터 벌써 슬슬 웃겨서 입꼬리가 씰룩거리기 시작했다. 성만이 주부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프랑스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성만에게 주어진 젠더 역할이 기존의 '아내'역할이었기에, 집에서 외부와의 소통 없이 살림과 요리를 담당하던 그는 점점 시들어간다. 반면 아름은? 그녀는 프랑스어에 능통했기에, 마치 기존 젠더 역할의 '남편'처럼 경제와 행정을 담당했으며, 학교를 다니는 터라 외부인과의 소통도 잦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름이 바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성만에게 재잘재잘 얘기하고 싶어 하면, 주부인 성만은 이미 가사노동에 지쳐 받아줄 여력이 없는 식이다. 아, 이렇게 남자 여자 역할이 바뀔 수도 있는 거구나.
보리가 태어나고, 결혼은 더욱이 현실이 되다
아름은 프랑스 유학 도중 임신을 했고 출산을 했다. 그녀의 몸을 빌어 나온 아기 '보리'를 돌보는 것은 당연히 이 가정에서는 성만의 몫이다. 아름은 출산 후 다시 학구열에 불타기 시작하고, 성만이 차려주는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간다. 젠더 역할이 바뀐 결혼생활이라 해서 다를 건 없었다. 여전히 살림을 하는 쪽은 우울증을 겪고, 경제를 담당하는 아름의 목소리는 어쩐지 커진다. 이번 달 식비는 왜 이렇게 많이 나왔냐며 타박하던 남편의 역할을 아름이 하고 있고, 가사노동 파업을 선언하고 가출하는 쪽은 성만이다. 그러니 남성과 여성의 역할은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게 아니라 사회적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음을, 박강아름 감독은 자신의 결혼생활을 통해 증명하고 있는 셈이었다.
영화 속의 코너, 외길식당
영화 속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외길식당'은, 원래 이 다큐멘터리의 본 소재였다고 한다. 자신을 따라 프랑스에 왔다가 주부우울증에 걸린 성만을 위해, 아름이 기획한 일이었다. 요리 일을 해왔던 성만은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가난한 유학생인 아름-성만 부부가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외길식당 자체보다는 성만과 아름의 결혼에 대한 성찰이 많아지면서, 영화의 주제는 곧 '결혼'이 되었다. 때문에 외길식당은 영화 속의 작은 코너가 되어버렸지만, 외길식당의 지분은 꽤나 존재감 있고 또 의미 있었다. 특히나 2차로 진행된 '외길식당'에서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커플들이 손님으로 오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는 느낌이 들었다.
2차 외길식당을 진행할 당시, 아름과 성만 부부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보리)와 서로 간의 막중한 노동으로 다투는 일이 잦아지고 있었다. 그러면서 감독인 아름의 머릿속에는 "결혼이란 건 뭘까?"라는 생각이 피어오른다. 다른 이들을 통해 그 답을 얻고 싶었던 박강아름 감독은, 외길식당의 손님으로 현지 커플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비록 감독은 외길식당을 통해 명쾌하게 그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지만, 관객인 나는 여러 모습의 국제커플들을 보며 결혼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프랑스에 존재하는 제도인 '팍스'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예식을 올린 뒤 서로의 가족과 끈끈하게 얽혀야 하는 것이 결혼제도라면, '팍스'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롭지만 배우자 권리는 인정받을 수 있는 대안적 제도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비바람이 부는 덩케르크 해변 같은 것
비혼 아니면 결혼. 이렇게 두 가지 밖에는 답안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온 한국인이었기에, 나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을 택했다. 어쩌면 박강아름 감독도 성만을 사랑했고, 비혼주의는 아니었기에, 결혼을 해야겠다는 일반적 사고를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 그녀도 결혼이 주는 다소 힘든 책임의 무게를 결혼 전에는 가늠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어질러진 집을 치우고, 침 흘리는 아가를 돌보고, 공과금을 내고, 지지고 볶고 살아가는 일상의 무게에 대해. 결혼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회의는 기혼자라면 누구에게나 한 번씩 찾아오는 지점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가 뻔하지 않고 색다른 의미를 갖는 건, 내가 남편 역할을 하든 아내 역할을 하든 결혼은 결혼이고 생활은 생활이라는 감독의 자전적 성찰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젠더에 상관없이 결혼생활이 비슷한 결을 띤다는 것은, 나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으니까.이 영화의 엔딩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덩케르크 해변으로 나가는 아름과 성만, 그리고 큰 유모차에 실린 보리, 그리고 강아지 슈슈 모습이다. 박강아름 감독은 나중에 이 영상을 보고 울었다고 했다. 온몸이 비에 젖고, 아이와 강아지를 끌고 바람에 맞서는 것이 결혼생활처럼 느껴져서라고 했다. 기혼자인 나의 마음에도 그 장면은 감독의 의도대로, 지난한 '결혼생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음악도 없이 롱 테이크로 이어지는 그 장면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바라볼 수 있었다. 원래 결혼이란 그런 거니까, 로맨틱한 음악이 깔리면 그건 연애지. 음악 없고, 날씨도 좀 궂고, 양손 가득 챙겨야 할 것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그런 게 뭐 결혼생활 아니겠나, 하는 마음에 홀딱 빠져서 봤다. 그러나 그 모습이 억울하기보단 아름답게 느껴졌다면, 나 좀 해탈한 건가.
결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나는 이 영화가 결혼을 장려하는 영화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두 부부의 모습은 때때로 귀엽고 유쾌하지만, 너무나 날 것이어서 갈등과 회의도 적나라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혼을 부정하는 영화냐 하면 그것은 또 아니라 생각한다. 그저, 이 영화는 결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라고 해야겠다. 비혼주의가 유행하는 시대에 기혼의 삶을 택한 여성 감독의 이 '젠더 체인지' 자전적 다큐멘터리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혹은 결혼에 대해 알고 싶은, 혹은 이미 결혼을 한 사람들 모두에게 성찰의 여지를 주는 이야기가 될 테니까. 하루하루 지지고 볶는 기혼자의 삶을 사는 나는 어찌나 울고 웃으며 보았는지. 마, 이게 결혼이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우두미'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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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망과 탐욕의 대서사시
데 어 윌비 블러드(2007)_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 다니엘 데이 루이스 , 폴다노 주연
주인공 '다니엘 플레인뷰'는 무일푼의 광부이다.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는 석유발굴은 마침내 목숨의 위협까지 받는다. 하지만 그는 기꺼이 석유 유전 발굴에 성공한다. 그리고 일확천금의 행운도 누리게 된다.
영화는 그를 착한 부자 또는 존경받는 부자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는 유전발굴이라면 뭐든지 할수 있을 것 같은 극악무도한 인물로 묘사된다. 실제로 그는 점점 광기로 폭력의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가령, 성공의 결과로 얻어지는 부와는 별개로 '성공'자체에 목적을 둔다. 그래서 야망과 꿈은 탐욕과 욕망으로 사람의 목숨도 끄떡하지 않는 폭력적인 인물이 되어간다.
어린 아들을 곁에 두어 가족친화적인 이미지 보여주는 한편, 겉치레일 뿐이고 그의 따르는 곁의 사람들 또한 믿지는 않는다. 그저 사업상 이용할 뿐이다.
그리고 자존심은 엄청나다. 자신을 간섭하거나 무시하는 것 같으면, 가차없이 욕설을 내뱉고 협박한다. 오죽하면 그가 성공의 목적으로 생각하는 유전계약을 목전에 두고도 '아들'의 안위를 간섭하는 파트너에게 가차없이 욕을 뱉고, 거래를 파토낼까!
영화는 그의 성공을 보여주지만, 한편 다니엘 플레이뷰의 인간으로서의 몰락도 보여준다. 인간으로서 그는 가족도 없고, 믿을만한 사람 하나 없는 외톨이이다.
심지어, 자신이 유일한 가족이라 믿고있는 아니 믿고있던 아들도 그의 곁을 떠난다. 어느 날 이복동생이라고 나타난 인물도 가짜이다.
급기야, 영화의 후반부에는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는, 욕하고 저주하고 아들을 부정한다(진짜 아들도 아니지만) 그렇게 그는 목숨처럼 여기는 자존심을 사수하려 발버둥친다.
그는 아들을 내쫓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아들과 식사를 하면서 신나하는 장면을 인서트 샷으로 택한다.
혹시나 가족을 사랑했던 것은 아닐까? 모순, 그 어렵고 난해한 감정에 폴 토마스 앤더슨은 아무런 설명없이 그저 보여준다.
+) 폴 토마스 앤더슨의 연출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연기력.
그리고 폴 다노의 존재감을 보는 것만으로 영화는 아주! 볼만하다는 점!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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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 셋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개봉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비> !마고로비, 라이언 고슬링 가수 두아리파까지 핫한 라인업들로 기대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요 그럼 이번주 개봉작 같이 시작해볼까요~?
바비
Barbie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미국 | 114분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마고로비, 라이언고슬링, 두아 리파등
개봉: 2023.07.19.
배급: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시놉시스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CINE PICK!
그레타거윅 감독은 첫 작품 <레이디 버드>에서 제 75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수상했고 <작은 아씨들>로 제 92회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세계에서 주목받는 여성감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모두에게 인정받아 현채 할리우드에서 활발이 활동중인 마고로비는 <바비>의 제작자이자 주인공을 맡아 놀라운 활약을 펼칠 예정입니다.
인시디어스: 빨간문
nsidious: The Red Door
ⓒ 네이버영화
개요: 공포 | 미국 | 107분
감독: 패트릭 윌슨
출연: 타이시민스, 로즈 번, 패트릭 윌슨 등
개봉: 2023.07.12.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시놉시스
<인시디어스: 두번째 집> 이후 램버트 가족이 다시 겪게 되는 끔찍한 악몽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조쉬'는 수상한 존재가 주변을 맴돌고 있음을 느끼고, 집을 떠나 대학에 입학한 ‘달튼'은 봉인된 기억 속 빨간 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램버트 가족에게 연달아 기괴한 사건들이 일어나고과거의 비밀이 끔찍한 악몽으로 되살아나는데…
CINE PICK!
인시디어스’가 5년 만에 다섯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바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램버트 가족과 함께 서늘한 악몽으로 초대합니다. 영화 ‘인시디어스: 빨간 문’(감독 패트릭 윌슨)은 ‘인시디어스: 두 번째 집’ 이후 램버트 가족이 다시 겪게 되는 끔찍한 악몽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인시디어스> 시리즈를 처음부터 함께한 배우 패트릭 윌슨은ㅇ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았습니다 그는 "관객들에게 트라우마를 잊으려고 최면을 받은 가족들에게 10년 뒤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의도를 밝혔습니다.
더 썬
The Son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영국 | 122분
감독: 플로리안 젤러
출연: 휴 잭맨, 로라 던, 바네사 커비 등
개봉: 2023.07.19.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그 무엇보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어…” 성공한 변호사로 뉴욕에서 행복한 새 가정을 이룬 피터는 어느 날, 전처에게 아들 니콜라스가 학교를 나가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피터는 아들을 집으로 데려오지만 애를 쓸수록 두 사람의 사이는 어긋나기만 하는데…
CINE PICK!
젤레르 감독이 직접 쓴 연극을 바탕으로 연출한 이 영화는 제목과는 달리 아들이 아닌 아버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우울증을 앓는 아들을 예전 모습으로 돌리려 애쓰는 피터를 보여주면서 과연 좋은 부모는 어떤 것인지, 자식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부모는 자기 행복은 기꺼이 포기해야만 하는 전지, 이 간극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이냐고 영화는 관객들에게 질문합니다.
보통의 카스미
I Am What I Am
ⓒ 네이버영화
개요: 드라마 | 일본 | 104분
감독: 다마다 신야
출연: 미우라 토코, 마에다 아츠코, 이토 마리카
개봉: 2023.07.19.
배급: (주)비싸이드 픽쳐스
시놉시스
카스미 said “난 연애도 안 하고 싶고 애초에 그런 감정도 없고 혼자서 살 수 있고 그게 쓸쓸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불행하게 느낀 적도 없어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나인 걸 어떡해?” 나는 나일 뿐! LOVE MYSELF! 혼자인 게 가장 행복한 보통의 ‘카스미’가 온다!
CINE PICK!
30대에 접어든 카스미는 점점 또래에서 멀어져 가는 것만 같습니다. 카스미는 평생 연애 감정도 성욕도 느껴본 적 없고 그에게 호감을 보이는 이성도 여럿 있지만, 혼자가 편하고 지금 이대로의 삶에 만족해 합니다. 기성세대들이 만들어 놓은 통상적인 기준을 벗어난 카스미를 보며 MZ 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영화입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She Likes That
ⓒ 네이버영화
개요: 멜로 | 일본 | 122분
감독: 구사노 쇼고
출연: 카미오 후주, 야마다 안나 등
개봉: 2023.07.19.
배급: 홀리가든
시놉시스
“…를 좋아해, 너만 아는 비밀이야” 그날, ‘그 코너’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각자 좋아하는 것을 숨기고 살아가는 고등학생 ‘안도’와 ‘미우라’. 같은 반 친구 정도로만 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두 사람은 어느 날 우연히 서점의 한 코너에서 부딪히게 되고, 뜻밖에 ‘미우라’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며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사적인 시간들을 함께 보내는 나날들이 많아진 두 사람. 어느새 ‘미우라’는 ‘안도’에게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에게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데….
CINE PICK!
웹소설로 인기를 끈 뒤 드라마에 이어 극영화로 제작된 작품입니다.「그녀가 좋아하는 것은 호모이지 내가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장르는 멜로 로맨스이지만 평범한 로맨스가 아닌 세상의 편견에 부딪히며 우정과 사랑을 아우르는 둘의 관계를 그릴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렇게 극장 개봉 영화,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그럼 남은 한 주도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Amy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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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시빌 워: 분열의 시대 (Civil War, 2024)
한걸음 뒤, 한걸음 앞에서 기록한 분열의 시대
개봉일 : 2024.12.31.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액션, 전쟁, 드라마
러닝타임 : 109분
감독 : 알렉스 가랜드
출연 : 커스틴 던스트, 케일리 스패니, 와그너 모라, 스티븐 헨더슨, 제시 플레먼스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믿고 보는 제작사 A24의 첫 블록버스터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모종의 이유로 두 갈래로 나뉜 세상’이 주는 공포와 긴장감을 동력으로 나아간다. 하지만 거대한 동력을 선택한 것치고는 움직임이 다소 방어적이다.
이 영화는 자신이 얘기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내보이지 않는다. 그저 배경과 몇 개의 시선을 제시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최종에 이르러 애매한 감상을 남기게 만드는데, 이 싸움에 있어 확실한 선을 원한 관객에게는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래서 영화 예고편과 시놉시스를 보고 거대한 전쟁 블록버스터 또는 정확한 저격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이 전쟁에 뛰어드는 것을 조금 더 고민해 보길 권하고 싶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흔히 생각하는 전쟁 블록버스터가 아닌 전쟁 한가운데 서있는 한 기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과묵한 드라마에 가까우니 말이다.
극 중 미국은 최악의 내전을 겪고 있다. 이 혼란한 정세 속에서 종군 기자인 리, 조엘, 새미.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청년 제시는 아수라장이 된 도시를 누비며 끔찍한 순간들을 생생히 담아낸다. 이들은 정부와 반대 세력 사이 힘의 무게 추가 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자 마지막 특종 기회를 잡기 위해 대통령이 숨어있는 워싱턴에 가기로 결정한다.
기자들은 총을 든 군인과 반대 세력들 사이에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이 카메라 한 대만을 들고 달려든다. 이들은 죽음이라는 공포를 바로 옆에 두고서도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해 카메라의 뷰 파인더만을 쳐다본다. 빗발치는 총성 사이에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섞여들리고, 각자의 무기를 든 군인과 기자들의 비슷한 실루엣이 보인다.
리와 기자들은 자발적으로 뛰어들었던 전투에 이어 원치 않은 사건에도 휘말리며 몇 번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비현실과 현실이 뒤섞인 상황과 오래 외면해왔던 공포들을 흠뻑 체감한다.
무엇을 위한 분열인가
워싱턴으로 향하던 네 사람은 한 테마파크 입구에서 총을 맞고 쓰러진 군인 시체를 발견한다. 이상함을 느끼고 차를 돌리려는 순간 갑자기 총알이 빗발치고 새미를 제외한 세 사람은 차에서 내려 바닥에 엎드린 군인 옆에 자리를 잡는다. 조엘은 군인에게 묻는다. 저 안에 누가 있냐고, 지휘관은 누구냐고. 군인은 답한다. 저 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고 지휘관은 없고 그저 저들이 우리를 죽이려고 해서 쏘는 것이라고.
군인의 대답은 현재 내전 상황을 한 번에 설명한다. 이들은 누구와 왜 싸우는지 모른다. 그저 살기 위해 총을 쏠 뿐이다. 기자들도 군인들과 다르지 않다. 처음엔 내전의 참혹함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건 영웅처럼 보이지만 나중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지 정확히 느껴지지 않는다. 이들은 무엇을 찍고 그 사진 아래 어떤 말을 적고 싶었던 걸까?
시간이 지날수록 두 무리의 Shooting(총격, 촬영)이 가진 의미는 점점 흐릿해지고 이들은 더 이상 이 전쟁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전쟁 또한 이들에게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든 걸 흐리게 만드는 피
피와 뷰 파인더에 가려진 제시의 시선
공포와 피는 뚜렷했던 것을 점점 흐려지게 만든다. 특히 처음으로 전쟁을 가까이서 겪은 된 제시가 이에 크게 반응하고 변화한다. 주유소에서 처음 고문 당한 사람을 봤던 날, 제시는 밤이 되었음에도 요동치는 마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 하지만 피 흘리는 사람을 다시 눈으로 보고 카메라로 담고 또 거대한 시체 구덩이에 떨어져 본 후 도착한 워싱턴에서 제시는 리보다 더 적극적으로 탱크에 따라붙으며 사진을 찍는다. 심지어 리가 총알을 맞고 쓰러지는 순간까지도 그는 카메라를 놓지 않는다.
사진 현상액에도 자신의 체온을 담던 따뜻한 소녀는 어디로 가고 백악관 복도엔 징그럽다 싶을 만큼 사진을 찍어대는 기자 제시가 남는다. 제시의 눈에 가득 맺혔던 누군가의 피는 결국 그의 시야를 흐리게 만들고 그의 눈앞을 가로막은 뷰 파인더는 소중한 이(리)의 죽음마저 가려버린다.
뷰 파인더를 벗어난 리의 시선
제시는 주유소 사건을 겪고 리에게 묻는다. 저는 왜 사람들을 죽이지 말라고 말하지 못했을까요?. 제시는 이 이상한 상황에 대해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리는 제시의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우린 묻지 않고 기록하지. 다른 사람이 묻도록.”
리는 오랜 시간 모든 물음을 지운 채 뷰 파인더를 통해 세상을 보며 사진을 찍었다. 그 덕에 리는 공과 사를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거의 냉혈한에 가까운 종군기자로 여러 전쟁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제시와 그가 던진 질문이 리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든다. 새미는 주유소에서 충격을 받고 공포에 떨던 제시의 모습과 어린 리의 모습이 다르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들은 리는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제시의 모습을 관찰한다.
주유소 사건 다음날. 리, 조엘, 제시는 시내에서 벌어진 소규모 격전에 참여한다. 제시는 어제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죽어가는 이를 찍는다. 이때 리는 셔터를 누르는 걸 멈추고 사진을 찍는 제시를 가까이서 바라본다. 그때부터 리는 제시를 통해 자신을 본다. 피에 벌벌 떨던 어린 소녀였던 자신과 뷰 파인더 뒤에 숨어 아무렇지 않게 죽음을 찍는 종군기자인 자신을.
리는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연이어 터진 동료 새미와 토니의 죽음은 왜 이들이 죽어야만 하는지 이 전쟁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오래도록 외면해왔던 질문을 떠올리게 만든다.
결국 리의 마음은 무너지고,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쯤 그의 종군 기자로서의 자아는 거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리는 커다란 탱크 뒤를 따라가지 못하고 몸을 웅크린다. 이제 뷰 파인더를 벗어난 리의 눈엔 누군가의 죽음이 보인다. 그래서 그는 제시의 죽음을 막기 위해 스스로 몸을 던진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카메라 뷰 파인더 뒤에 가려진 제시의 눈엔 리의 죽음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총 맞는 순간도 찍을 거예요?”라는 제시의 질문에 리는 온몸으로 답을 내놨지만 그걸 알아줄 소녀 제시는 이제 뷰 파인더 뒤로 사라졌다.
<시빌 워:분열의 시대>는 기자들의 눈과 뷰파인더를 통해 이 이상한 전쟁을 기록하며 은근하게 묻는다. “우리의 눈은 어디에 있는가. 뷰파인더 뒤, 아니면 앞?”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왜 전쟁이 일어났는가?’ ‘누가 무너져야 하고 누가 살아남아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니다. 영화가 은근슬쩍 던진 ‘이 커다란 분열 속에서도 놓쳐선 안 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깨닫는 것이다.
아무리 분열과 죽음이 익숙해진 시대라 해도 우리는 뷰파인더 뒤에서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승, 패와 잘잘못이라는 결과 밑에 쌓인 수많은 죽음과 희생을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어린 리처럼, 처음 여정을 시작했을 때의 제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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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의를 위한 희생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남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 내가 해야만 한다.
이것이 나의 시작이길 바란다.
'비밀의 숲'의 슬로건은 내부고발 스릴러이다. 하지만 내부고발 이라는 말은 황시목이 검찰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지만 내부 고발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이창준이었다. 황시목은 이창준의 계획을 실행시켜 줄 존재였던 것이다. 괜히 이창준의 빅 픽처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창준이 살인범이라는 죄질이 희석되지는 않는다. 이창준의 박무성이라는 비열한 사람을 죽이는 명분은 망가진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정리할 수 있겠지. 그래서 이창준의 인형으로서 윤세원이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일 테고. 그러나 여진의 대사처럼 그렇게 가족이 살해당해서 가슴에 피눈물 흘리는 사람은 널렸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명분만 따지고 본다면 이해를 못할 것은 없고, 결과적으로는 이들의 정의롭다면 정의롭고, 엽기적이라면 엽기적인 내부고발은 절반 이상의 성공은 이루었다. 드라마 상에서만 보았을 때, 더러운 권력의 핵인 이윤범을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 모든 결과를 이뤄내기 위해서 한 남자가 죽어야 했고, 한 여성이 죽음의 문턱에서 해매야 했던 것들이 정당한 방식이었는지는 아직까지도 나의 내면에서 계속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것일까 생각해 보니, 분명히 잘못 된 방식이었지만 그들의 동기의 원천은 선한 감정에서 출발했기에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한 가지 더 의문이 드는 것은 그들이 살인이라는 비인간적인 화두를 던져서 결국 기득권들을 고발하는 방법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아무도 해하지 않고, 비리 파일들만을 가지고 내부 고발을 진행했다면 비리 파일 속 인물들을 모두 구속시킬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후자를 택했다면 오히려 역공을 당해서 이창준이라는 인물까지 죽음을 당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가 없다.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지금 살인자들을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다. 박무성과 김가영, 두 피해자들은 결코 인생을 정의롭게 살았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는 사람들이기는 하였으나 이들을 죽음으로써 단죄할 사람들은 이들에게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아니다. 이들에게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분을 풀 수 있을까? 당연히 살인이라는 방법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박무성과 김가영, 더불어 고위급들이 언젠가 저주 받을 날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해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까지 닿게 되었다. 참, 이것이 드라마 상이라지만 살인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나니 쓸데없는 잡념이 생겨서 답답한 마음만 들었다. 검사, 경찰과 같은 정의를 따져야 하는 직업은 정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고단한 직업이겠다 하는 오지랖까지 생겨버린다. 정말.
한 가지 재밌었던 부분은 황시목 검사가 마지막에는 환하게 웃었다는 것, 그가 조금씩 감정에 솔직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서동재 검사는 여전히 바뀌질 않았다는 것. 비리 검사는 처음부터 비리 검사이기를 타고 났다는 건가 싶었다. 서동재 검사의 마지막 컷에서는 어이가 없어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진심 이 드라마는 스토리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구멍이 없다. 시그널 이후로 참 좋은 드라마 하나 보았다. 그에 상응하는 시청률이 안 나온 것은 좀 아쉽지만 나만 아는 드라마 하지 뭐. 뭐 이젠 다 아는 웰메이드 드라마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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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아무도 없었다
줄거리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하루미. 그녀는 병원에서 만난 '레이코'라는 친절한 간호사와 가까이 지낸다.
퇴원이 다가오고 재활치료를 앞두고 있는 하루미에게 레이코는 일을 그만두려 하는데 함께 살면서 월세를 반씩 아끼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마침 일을 못 하게 된 처지의 하루미는 레이코를 룸메이트로 받아들인다.
어느 날인가부터 하루미는 이상한 일을 겪기 시작하면서 레이코를 의심하게 된다. 결국 하루미는 레이코를 미행하게 되는데...
감상포인트
1. 동물 죽는 장면 나오니 그런 장면 못 보는 분들은 미리 참고하시길.
2. 초반 전개가 약간 지루할 수 있으나, 일본식 이름은 나중에 헷갈릴 수 있으니 집중해야 한다.
3.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라고 할까.
감상평
영화는 사건이 일어난 시점으로부터 과거로 돌아가 현재까지의 일을 짚는 액자형 구조의 서사다. 초반에는 굉장히 잔잔 바리로 흘러가기 때문에 조금 지루할 수도 있다. 책이든 영화든 일본 작품의 가장 큰 단점은 이름을 기억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가끔 책 읽다가 앞으로 돌려서 '아, 얘가 얘였지.'하고 확인해야 하는 일도 있는데, 이 영화는 잔잔하다 보니 얼굴도 딱 기억하기가 힘들다. 인물이 그리 많지도 않은데... 그냥 내가 집중을 안 한 걸 수도.
전형적인 일본식 전개다. 내가 생각하는 일본식 전개란, 차근차근 상황을 전개시키면서 아주 세세하게 복선을 깔고 마지막에 결말을 '얹는다'라는 느낌이다. 최근 작품들은 굉장히 스피드하게 전개한 후 마지막에 결말을 마지막에 뻥 '터트린다'라는 느낌인데 반해, 정적이고 느린 감이 있어서 아무래도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영화.
스피드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예스러운 전개 방식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 같이 쌓음의 미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괜찮은 영화.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한 바다처럼 음산한 기운을 가득 품고는 있지만, 절대 거세게 몰아치지는 않는다.
이런 스타일은 특히 도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에서 도드라지는 것 같다. 책이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한국에는 정식 출간을 하지 않은 모양이다.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영화 자체는 2014년도 작품이긴 한데, 아무래도 원작 소설은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되지 않았을까 싶다. 메모리 카드 나오는 것 보고 굉장히 반가웠던... ㅋㅋㅋ
*여기부터는 스포일러를 포함한 글입니다.*
영화는 '스릴러'에서 '공포'로 전환되는 지점이 확실하다. 바로 하루미가 거울을 볼 때다. 레이코의 행동이 단순히 집착이라고 생각했다가, 알고 보니 이중인격자였다는 걸 알게 되고, 마지막에 그 이중인격자 즉, 레이코와 마리가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았을 때.
약간 아쉬웠던 점은 이렇게 몇 번 의심을 하게 만든 후에 중요한 사실을 밝히고 나니 충격이 좀 덜하다는 느낌이다. 내용이 꺾이는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보니 긴장감이 오히려 느슨해지는 감이 있다. 그래서 마지막에 진실을 알았을 때도 뻔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건 좀 아쉬웠다. 같은 이야기라도 글자로 읽었을 때와 영상으로 시청할 때는 굉장히 다르다. 원작에 너무 충실했던 건 아닌가, 조금 각색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원작이 다루는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어서 원작을 파괴하지 않은 것 같다.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학대 당하던 하루미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한다. 한 명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로 나타난 레이코, 한 명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타인을 공격하는 마리. 극단적으로 치우친 마리라는 자아는 하루미를 넘어 에리에게까지 손을 뻗는다.
"괴로웠지? 도망칠 수 있는 방법 알려줄게.
자신에게 다른 이름을 하나 지어 줘."
"그럼, 마리."
"그래, 마리라는 이름을 줄게."
언뜻 보면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에리라는 여학생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하루미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부여받는 듯한 장면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하루미가 고통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엄마를 죽인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사회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그들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울타리는 무너진 채로, 어떤 어른도 이런 상황에 대해 책임지지 않은 채로 하루미와 에리의 지옥 같은 나날들은 반복되고 있었다. 영화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짚어내며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동시에 어린 학생을 저지한 것이 경찰이 아닌 하루미라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른 누구도 아닌, 에리에게 마리라는 자아를 주었던 하루미 자신이 말이다. 마리는 에리가 자유로워지길 바랐다. 하지만 하루미와 레이코는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어머니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지옥 같은 삶을 견디기 위해 만들어낸 자신의 자아가 했던 행동을 자기 자신이 부정해야 하는 아이러니함. 잘했다고도, 잘못했다고도 할 수 없는 이 상황에 마음이 쓰라렸다.
손금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하던가. 에리를 막아서며 남은 칼자국은 하루미가 받았던 상처 때문에 레이코와 마리라는 인격이 새로이 만들어졌다는 것에 대한 상징이다. 더불어 이제는 이 칼자국을 보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다행이에요. 당신은 제 상상이 아니라서."
영화 내내 하루미를 쫓아다니는 구도는 처음 교통사고가 날 때부터 하루미 안에 있는 또 다른 인격들을 다 보았다고 말한다. 그게 사실인지 그냥 로맨틱하려고 하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그 말은 하루미에게 남은 아픔의 흔적들을 그는 알아보았다는 뜻이다. 자신을 알아봐 주고 상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난 하루미는 이제 다른 인격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니까.
"하지만 그 애는 아직도 에리라고 불리기 싫어해요. 자기 이름인데도."
"그렇겠죠. 그놈이 나쁜 짓을 하면서 계속 귀에 속삭였을 테니까요."
다만 영화는 여전히 이런 사회 속에 피해자가 남아있음을 상기시킨다. 하루미는 기적적으로 누군가를 만나 치유되었지만, 에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영화가 마냥 해피엔딩으로만 끝난 게 아니라, 이런 여지를 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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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직관하는 남자 영직남의 “크루엘라” 후기입니다.
캐스팅 소개 후 엔드크레딧 전에 쿠키영상이 있습니다!!#디즈니, #범죄드라마, #코미디, #엠마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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