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nymoushilarious2024-06-30 23:46:40
그녀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이렇게 재구성하다니
블론드
나는 마릴린 먼로를 좋아한다. 세상은 그녀를 백치로 보았는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의 백치 캐릭터는 일종의 마케팅의 일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대중이 보고 싶어하는 자신에 대한 편견에 그녀를 맞춘 영리한 여자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 블론드는 좀 심각하게 그녀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찬 영화라고 생각한다. 남성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섹스 심볼로서의 그녀의 외면적 모습을 세간에 알려진 그녀의 가정사에 대한 소문, 스캔들에 대한 내용들을 버무린 하나의 망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픽션이라고 해도 일말의 사실 조차 포함시키지 않고, 수많은 소문들만을 가지고 그녀에 대한 영화를 만든 건 인권유린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의 스토리에 왜 그렇게 열광하는 걸까. 티비 속 모습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대중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걸까. 그녀의 죽음이 미스터리했기에, 진실은 저멀리에 있어 그녀에 대한 소문은 무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문의 주인공이 헐리우드의 섹스 심볼이라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인권이 유린되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까. 마치 연예인의 열애 소식을 전하는 파파라치 컷이 국민의 알권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말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걸까 생각한다.
대중이란 존재는 개인의 작은 몰매함이 모여 당연시되기 쉬운 집단이다. 집단 사회에서 소문이란 위험하고 낯선 요소를 제외시켜 집단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한 개인을 사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이 영화는 후자와 관련된 영화라고 본다.
다만, 배우의 연기는 인상적이었고, 그녀와의 싱크로율은 높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화 속 그녀는 영리하기보다는 사랑에 목을 매는 어리버리한 백치 이미지에서 크게 차이가 없는 인간이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것인가 싶은 장면도 많았다. 분명 자기 주장을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남자를 홀리는 섹스 심볼로서의 그녀를 강조하며 남자에 목을 매는 그녀의 모습은 아버지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병적인 집착에서 비롯되었음을 미루어 짐작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고착화된 이미지에 갇혀 캐릭터를 형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짐작도 결국 소문에서 비롯되었기에 이 영화는 한 영화 배우의 인생을 보고싶은대로 보고 멋대로 재단한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이 영화가 픽션이라는 것은 이런 영화의 단점을 어떻게든 가려보려는 노력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존 인물의 삶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면서 내용의 큰 줄기를 제외한 그녀의 삶 속 디테일들을 모두 픽션으로 채워넣은 것부터가 영화의 미흡한 점을 드러낸 것이다. 보통 실존 인물의 영화에서 픽션으로 처리할 때 실제 삶을 사료에 근거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리되, 미스터리로 남은 부분들을 일부 부분들을 픽션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대부분이 픽션이고 실제에 가까운 내용은 그녀의 영화 배우로서의 스코어밖에 없다. 그만큼 그녀의 인생이 미스터리로 가득하다는 뜻이겠지만 그 정도의 미스터리라면, 그녀의 얼굴을 앞세워 영화를 만들지 않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biography도 아니고 픽션으로만 봐주기에도 한계가 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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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연성이 없다 욕해도 누구나 자신의 도어락을 다시 살펴볼 영화
영화 <도어락>의 시놉시스를 보면서 도대체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가 몰래 들어와 산다는 설정에 소름이 끼치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하고,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기고 하면서 왜 저렇게까지 여심히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서 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아되기도 하고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영화 <도어락> 시놉시스
오피스텔에 혼자 살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 경민. 퇴근 후 집에 돌아온 경민은 원룸의 도어락 덮개가 열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불안한 마음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변경해보지만 그날 밤, 잠들기 전 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 '삐-삐-삐-삐- 잘못 누르셨습니다'
공포감에 휩싸인 경민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그들은 경민의 잦은 신고를 귀찮아 할 뿐,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얼마 뒤, 경민의 원룸에서 낯선 사람의 침입 흔적과 함께 의문의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도 안전하지 않음을 직감한 경민은 직접 사건의 실체를 쫓게 된다.열려 있는 도어락 덮개, 지문으로 뒤덮인 키패드, 현관 앞 담배꽁초, 혼자 사는 원룸, 이곳에 누군가 숨어있다.*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도어락>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현실감 있는 공포를 그리다
대부분의 주거공간에서 사용되고 있는 도어락. 보편적인 소재를 가지고 스릴러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영화를 보는 나에게 있어서 어쩌면 저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겠구나 하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영화를 보고 며칠 후 토익시험을 보러 아침에 나가려고 하는데 문이 열려 있어가지고 누가 들어와서 숨은 건 아닌지,, 집안에서의 동선을 되짚어보기도 했었다. 물론 내가 잠금설정을 까먹고 안해놓은 것이었다.
친구의 자취방에서 누가 현관문을 쿵쿵쿵 두드리는 걸 함께 경험한 적도 있었고, 야밤에 술드시고 집 위치를 잘못 찾아서 내 집 도어락에서 비밀번호를 계속 누르다가 안 열린다고 화를 낸 이웃 주민 분도 계셨고,,, 그 당시에는 뭐야? 왜 저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그 때 만약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였다면 엄청 무서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장면들 중 일부는 한 번씩은 경험해 본 일이다보니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와서 그 공포가 더 심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혼자 범인을 쫓을까?
굉장히 현실적인 공포를 잘 조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캐릭터가 굉장히 고전적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왜 영화 속에 나오는 피해자들은 항상 공권력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혼자 고난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항상 이런 영화에서 경찰들은 무의미하게 능력이 없는 존재로 나오는 것일까?
그러한 캐릭터 설정이 이곳저곳에 아주 많이 봐왔기에 너무나도 익숙한 설정이어서 머리 속에서 자연스럽게 3초 스포가 진행되면서 분위기는 공포공포 스릴러스릴러 이긴 한데 머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저 집 비밀번호 공효진 네 집 비밀번호랑 똑같겠다”, “꼭 이럴 때 친구는 전화를 안 받지”, “지금쯤 핸드폰 벨소리가 울려줘야지” 생각대로 이뤄지는 요술램프도 아니고 생각한 그대로 스토리가 진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원작을 봐야할까?
영화 리뷰를 올리려고 검색을 하다보니 영화 <도어락>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페인 영화 <슬립타이트>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인데 이 영화는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가해를 중심으로 사건이 돌아가고 있었다. 한국 영화로 재창작되면서 시점도 변화하고 캐릭터 설정도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영화 <도어락>은 전형적으로 한국 영화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 문법을 벗어나지 못해서 개연성 부족이라는 평을 들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연성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생활에서 한번쯤은 겪을 법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서 꽤나 공포감을 선사한 것은 사실이었다. 스토리 전개가 엉망이라고 욕을 하는 사람들도 이 영화가 끝나면 집을 한 번 둘러보고 비밀번호도 다시 한 번 체크해보지 않을까 싶다.
영화 <도어락>은 현실의 공포를 잘 풀어냈지만 개연성 부분에서는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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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가 되면 생기는 또 하나의 마음
부모가 된다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이야기해왔다. 예를 들어,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아버지 물고기 말린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를 누비며 아들 니모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부모로서의 사랑과 헌신을 그린다. <라이온 킹>에서는 무파사가 어린 심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심바 역시 아버지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배운다. 이처럼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이야기는 보편적이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주제는 새롭지 않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드림웍스 스튜디오가 3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영화 <와일드 로봇>은 이 보편적인 이야기의 중심에 로봇을 배치해 색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로봇은 감정이 없고, 단지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아이를 향한 사랑을 느끼는 마음도, 따뜻함도, 고민도 없는 존재다. 이 로봇이 부모의 역할을 맡게 되면서 감정이 생기고 변해가는 과정이 매우 따뜻하게 그려진다. 이 영화는 로봇이라는 존재를 통해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감정] 로봇 로즈의 무감정
로즈(목소리: 루피타 뇽오)는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 로봇으로, 처음 등장할 때는 감정이 전혀 없는 기계적 존재로 묘사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로즈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할 뿐, 자신의 존재에 대해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는다. 그는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며 동물들에게 여러 차례 도움을 주려 하지만, 동물들은 그를 경계하고 거부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끊임없이 거절당하지만, 그에게서는 실망이나 슬픔 같은 감정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명령을 따라 행동할 뿐인 로즈의 모습은 기계적으로 느껴지며, 감정이 결여된 그의 행동은 차갑게 보이기도 한다.
어느 날, 로즈는 부모를 잃은 아기 새의 알을 발견하고 그것을 돌보게 된다. 하지만 그때도 로즈에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 단지 알을 보호하고 새끼 새를 키우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의 행동에는 사랑이나 애정 같은 인간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으며, 로즈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입력된 지시와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행동할 뿐이다. 이 모습은 마치 우리가 부모가 되기 전, 아이에 대한 감정이 없는 상태와도 비슷하다. 아이를 돌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이에게 어떤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상태에서 로즈는 그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이런 로즈의 무감정은 영화 초반부에서 관객들에게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게 다가온다. 그는 자신이 왜 아기 새를 돌봐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기계적으로 행동한다. 하지만 이 무감정의 상태는 로즈가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준다. 관객들은 무감정의 로즈가 어떻게 변해갈지, 그리고 그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를 지켜보게 된다.
[두 번째 감정] 아기 새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
아기 새 브라이트 빌(목소리: 키트 코너)은 로즈에게서 깨어난 뒤, 그를 엄마로 인식하게 된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아기 새의 입장에서 로즈는 세상의 전부였고, 자연스럽게 그를 따르게 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끊임없이 다가가며 얼굴을 맞대고, 그의 주변을 맴돌며 애정을 표현한다. 이런 아기 새의 행동은 로즈를 당황하게 만들고, 로즈는 왜 브라이트 빌이 자신을 따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로즈에게는 애정이라는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브라이트 빌과 로즈 사이에는 추억이 쌓이기 시작한다. 브라이트 빌은 로즈에게 의지하며 성장하고, 로즈는 그런 브라이트 빌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의 성장 과정을 함께 한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비로소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자신에게 따라오는 존재로만 여겼던 브라이트 빌이지만, 이제는 그의 존재가 로즈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어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한 마음은 로즈를 변화시키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로즈에게 새로운 감정을 심어준다.
브라이트 빌과 로즈의 관계는 단순히 로봇과 아기 새의 관계를 넘어선다. 그들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브라이트 빌의 따뜻함은 로즈에게 감정을 가르쳐주고, 로즈는 그 감정을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배우게 된다. 이는 단순히 로봇과 새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감정] 부모의 사랑
시간이 지나며 로즈는 브라이트 빌의 엄마로서의 역할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된다. 그는 브라이트 빌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고, 나는 법을 알려주면서 점점 더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브라이트 빌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마다 로즈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을 느끼고, 그가 다칠까 걱정하며 지켜본다. 하지만 브라이트 빌이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로즈는 큰 감동을 받게 된다. 이 순간, 로즈는 자신이 브라이트 빌을 얼마나 사랑하게 되었는지를 깨닫는다.
영화는 로봇인 로즈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매우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로즈는 이제 단순히 입력된 명령을 따르는 기계가 아니라, 진정으로 브라이트 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부모가 되었다. 로봇에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하나의 시스템이 추가된 것처럼 표현하며, 그 감정이 어떻게 로즈의 행동과 사고를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로즈에게 생긴 이 새로운 감정은 기억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으며, 그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게 된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결국 이 이야기는 부모의 사랑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로즈는 로봇으로서 감정이 없는 존재였지만,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사랑을 배우고, 부모로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감정의 변화와 성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모든 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
<와일드 로봇>에서 로즈는 단순히 브라이트 빌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단지 프로그램된 임무로서 브라이트 빌을 돌보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로 변해간다. 브라이트 빌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로즈는 자신의 몸을 던져 그를 보호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그의 안전을 지킨다. 로봇으로서의 본래 목적을 넘어, 로즈는 이제 브라이트 빌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된 부모가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로즈는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아낌없이 사용하고, 자신의 신체를 소모하면서까지 브라이트 빌을 보호하려 한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편안함과 안정을 포기하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시간을, 에너지를,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꿈과 욕구까지도 희생하게 된다. 로즈가 보여주는 이러한 희생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가지게 되는 마음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결국, 부모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해 자신의 일부를 희생할 줄 아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희생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부모로서의 역할을 완성하게 된다. 이 영화는 로즈의 희생을 통해 부모가 되면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마음, 즉 아이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랑을 깊이 있게 그려내고 있다. 이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관계가 얼마나 깊고 특별한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영화 <와일드 로봇>은 부모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영화 속에서 로즈는 브라이트 빌을 돌보며 다른 동물들과 함께 아이를 키워낸다. 이는 아이를 키울 때 부모뿐 아니라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처럼, 이 영화에서는 숲속에 사는 모든 동물들이 브라이트 빌의 성장과 독립을 위해 힘을 모은다. 그들은 브라이트 빌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그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돕는다. 이러한 공동체적 지원은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며, 영화는 이를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로즈의 변화 과정은 우리가 부모가 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아이를 향한 마음, 조바심, 그리고 그 모든 행동들은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장면들로 가득하다. 처음에는 감정이 없던 로즈가 브라이트 빌과 함께하면서 점차 감정을 배우고, 사랑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며,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감동적이며,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이 영화를 꼭 보기를 추천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크리스 샌더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봇과 동물이라는 이질적인 존재들 간의 관계를 매우 따뜻하게 그려냈다. 루피타 뇽오와 키트 코너, 페드로 파스칼 등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훌륭하여 캐릭터들에게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이 영화는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30주년 기념작으로,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감동적이고 의미 있는 작품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관람하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성장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 영화는 많은 가족들에게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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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노년 레즈비언 부부, 돌봄의 확장과 섹스의 재정의
6★/10★
어느 노인 레즈비언 부부의 이야기를 덤덤히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영화 〈두 사람〉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에야 나온다. 가정용 사이키 조명 아래서 두 노인이 천천히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블루스의 몸짓은 뒤따라 나오는 말, ‘우리에게는 약과 로션을 발라주는 게 섹스다’와 기막힌 짝을 이룬다. 수현과 인선은 서로에게 몸을 살짝 기댄 채 자신들만의 몸짓을 만들어내고, 늙어 약해진 몸에 약과 로션을 발라주며 스킨십을 한다. 두 사람이 40여 년의 세월 동안 함께 쌓은 관계가 빚어낸 친밀성‧돌봄 모델은 자못 단단해 보인다.
수현과 인선은 1985년 베를린에서 만나 1990년부터 함께 살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파독 간호사였고, 인선은 파독 광부와 결혼한 상태였다. ‘남자 같은 여자’인 수현이 인선에게 예쁘게 핀 꽃을 따다 선물하며 두 사람의 관계는 본격화되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한 두 사람은 은퇴했고, 인선은 이종문화간 호스피스를 창립했다. 독일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공적‧사적 돌봄의 기회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위한 호스피스였다. 간호사로서의 전문성과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이 결합된 자리에서 피어난 자발적 사명감의 발로였을 테다.
인선은 호스피스 일과 더불어 한국과 독일 등에서 강연과 집필을 이어가는 중이고, 수현은 퀴어 퍼레이드를 비롯한 여러 소수자‧약자 집회에 참석하고 한인 교회 활동에도 열심이다. 영화는 두 사람이 각각 가정과 일터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차근히 담아내는데, 느릿한 두 사람의 몸동작과 말은, 집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오랜 생활의 연장이라는 것을 보여줄 만큼 안정적이다. 행동과 말 하나하나에 두 사람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일구고 반복해온 무언가가 깃들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소박한 한국 음식을 차려놓고 함께하는 식사, TV에 나오는 송해 씨의 노래를 함께 흥얼거리는 모습, 호스피스에서 우울한 얼굴의 이주민을 따뜻한 태도로 환대하는 인선의 얼굴, 어느 이웃 백인 노인의 상처를 꼼꼼히 체크하고 돌보는 인선의 모습 등은 이를 분명하게 증명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 두 사람의 오랜 관계성이 수렴하는 곳은 친밀성과 돌봄이 결합된 하나의 인상적인 관계 모델이다. 인선의 암이 재발하고, 수현은 그런 인선을 간병한다. 수현의 인선 간병은 두 사람이 간호사이자 호스피스 종사자, 레즈비언으로서 환자와 사회적 소수자를 돌봐왔던 것의 연장에 놓여 있다. 서로를 사랑한 두 여성이, 자기 역량이 닿는 곳까지 돌봄을 확장하다, 늙고 병 들면서 돌봄 역량을 다시금 서로에게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마주한 사회적 상황과 신체적 역량에 따라 그 범위가 조정되었을 뿐, 인선과 수현은 누군가를 돌보고 서로를 사랑하기를 멈춘 적이 없다. 두 사람의 블루스와 섹스에 대한 ‘급진적’ 재정의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건 이 때문이다. 영화 서사의 연장에서, 두 사람의 몸짓과 말에 지난 수십 년간의 돌봄‧친밀성 역량이 응축되어 있음을 분명히 감각할 수 있는 것이다.
친밀성과 돌봄이 긴밀하게 연계된 하나의 모델에 대한 제시와 더불어, 두 성소수자 노인이 오랫동안 함께 살며 소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일궈왔다는 것도 그 자체로 의의가 있다. ‘너의 미래는 불행할 것이다’라는 말은 늘 퀴어에 대한 저주에 포함되어 있고, 퀴어 당사자는 돌봄의 공적 체계가 미비하다는 데 분노하면서도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종종 위축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존재는 그 자체로 혐오 세력의 저주에 대한 반례다. 물론, ‘퀴어하다’의 근원적 의미를 생각해봤을 때, 이성애 친밀성 모델을 동성 간 관계로 그대로 대체하는 것에 대한 대중 매체의 반복적 재현이 진정으로 ‘퀴어한’ 미래에 관한 상상력을 특정한 방식으로 고착화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그러니 두 사람의 관계를 ‘지향해야 할’ 미래가 아닌 ‘참조할 만한’ 미래의 하나로서 주목하는 게 어떨까? 두 사람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관계성만큼이나 멋들어질 또 다른 미래를 위한 자리를 남겨두기 위해서 말이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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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우리의 과거처럼
사람들은 어쩌다가 이렇게 비슷한 비극을 가지고 있어서, 이 이야기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여겨야 할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죽음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전까지는 보사노바를 마음껏 즐기면 되겠지! 하는 기대와는 다르게 너무나 익숙한 비극을 마주하니 고통스러웠다. 마치 5월의 광주에서처럼, 제목에서 가리키는 ‘그들’이 피아노 연주자를 쏘아 죽인 데에는 아무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피아노 연주자의 공연이 아니라 다름 아닌 독재의 산물인 비극이다.
작가인 주인공은 우연히 한 보사노바 앨범을 발견하게 되고, 연주자를 찾아 나선다. 그는곧 피아노 연주자가 1960년대, 보사노바 장르의 인기 속에서 활동하던 테노리오 주니오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공연을 마친 어느 날 밤 실종되었고 지금까지 행적을 알 수 없다는 것까지. 관객에게 익숙할 만한 아티스트들, 엘라 피츠제럴드, 조빔, 빌 에반스 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영화는 보사노바 장르를 설명하고, 홀연히 사라진 테노리오의 이야기로 옮겨 간다. 그 과정에서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는 그의 이야기가 예술과 유행, 특이한 행보에서 그치지 않고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까지 알려 준다.
실종 당일 그의 행적과 그를 찾으려 노력한 가족, 친구들의 증언을 듣고 또 들으면서 영화는 그의 실종이 당시 남미를 집어삼킨 독재 정치와 연관되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증언하는 모두가 입을 모아 테노리오가 실종 이전에는 정치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가족이 있었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고, 집과 피아노와 추구하는 장르가 있었고, 연인과 친구와 동료 예술가가 있었지만 독재자들이 경계할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치와는 무관한 피아노 연주자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관객은 독재 정치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단지 밤에 길거리를 걸어 다녀서, 예술가인 친구가 있어서 그들은 멋대로 사람을 납치하고 고문하고 죽였다. 그리고 끝내 책임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지만 숫자로만 기억되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함께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테노리오가 실종되면서 그에게는 어쩌면 앞으로 있었을지도 모를 수많은 공연과 찬사, 예술가로서의 세계가 통째로 사라졌다.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삶, 그 안의 문제들을 해결할 기회도 전부 빼앗겼다. 영화는 그의 행적을 알아내려는 주인공의 여정과 여러 명의 증언, 애니메이션으로 재연한 화면을 통해서 관객이 그 사실에 천천히 당도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는 마치 한국의 과거를 처음 배웠을 때의 심정처럼 관객에게 다가선다. 그것을 직면하고 나서야 마침내 보사노바를 즐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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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6년과 2021년 사이의 간극
영화 세 친구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리고 각자의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세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각자 갖고 있는 취미도 가정환경도 다르기에 나는 이들에게서 당시의 어떤 사회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이 셋은 영화 내내 서로의 이름을 잘 부르지 않는다. 분명 각자 이름이 있을텐데도 많이 언급하지도 않을 뿐더러 엔딩크레딧에서도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기재됐기 때문이다.
무소속인 친구는 그림을, 삼겹은 먹는 것과 비디오 감상을, 섬세는 미용 기술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들이 각자 갖고 있는 모습이 당장 생산적인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소외되고 그렇게 점차 정상성에서 벗어나 변방으로 내몰린다.
96년 작품인 이 영화는 당시 여성이 남성에게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되고 가정폭력과 데이트 폭력, 성희롱에 노출되는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그러나 이 명칭은 당시 제대로 된 이름으로 명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시 사회가 얼마나 약자들의 존재와 현실에 대해 무지했는지를 보여준다. 25년이 지난 지금은 그 문제와 심각성을 어느정도 인지했으나 아직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문제인식과 해결과정이 얼마나 더디게 성장하는지를 꼬집어볼 수 있었다.
90년대 후반 평범한 세 남성을 통해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병폐를 봄으로써 2021년인 오늘날 우리 사회가 여전히 안고 있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그 화두를 던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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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가 강력했던 약한영웅 CLASS 1
※키노라이츠 인증회원으로 시사회 참석해 관람한 작품입니다.
※1화 ~ 3화까지만 감상하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시사회 이후 이어진 무대인사에 대한 리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약한영웅 CLASS 1> 포스터 [출처: 웨이브 트위터]잘 살린 캐릭터가 드라마를 살린다
<약한영웅 CLASS 1>의 제작총괄을 맡은 한준희 감독님의 넷플릭스 흥행작 <D.P>의 감독님으로 <D.P>에서 작중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그렸던 실력에 걸맞게 <약한영웅 CLASS 1> 역시 주요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인공 3인방인 연시은, 안수호, 오범석 3명의 인물은 각각 입체적으로 묘사됨과 동시에 클리셰적인 능력의 분배가 이루어져 있는데, 각각 머리, 몸, 재력으로 대부분의 문제 해결에 필요한 능력을 하나씩 나눠가짐으로써 추후에 이들의 연계를 기대하게 만든다.
<약한영웅 CLASS 1> 캐릭터 포스터 [출처: 웨이브 트위터]각각의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면 박지훈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 연시은은 공부에 집착하는 머리 좋은 캐릭터로 본인의 뛰어난 머리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고, 액션 역시 치밀한 계산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싸움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최현욱 배우가 연기한 안수호는 전형적인 숨은 싸움 고수 느낌의 캐릭터로 밝고 해맑은 성격과 격투기를 했던 수준급의 싸움 실력으로 성격적으로는 연시은의 정반대 포지션을 싸움으로는 오범석의 정반대 포지션에 위치해 있는 캐릭터이다.
마지막으로 홍경 배우가 연기한 오범석은 3화까지는 많은 활약을 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은근한 조커 역할을 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라는 설정으로 집에 돈이 많지만 그 외에 있어서는 약간의 고구마 역할을 할 것 같은 느낌을 주었던 터라 조금은 걱정되는 캐릭터였다.
밀도 높게 채워진 조연의 향연
<약한영웅 CLASS 1> 캐릭터 포스터, 스틸컷 [출처: 웨이브 트위터]<약한영웅 CLASS 1>에는 감칠맛 나는 조연들이 대거 출연하는데, <D.P>에서 활약했던 신승호 배우와 이연 배우도 얼굴을 비춘다.
개인적으로 가장 눈에 띄었던 역할은 나철 배우가 맞은 김길수였다. 가출 팸의 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길수는 극 초반에 주인공 3인방에게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는 인물인데, 악역에서 새로운 얼굴을 보는 게 오랜만인 것 같아서 신선했다.
제작사가 네이버 계열 웹드라마 기반의 회사이고 공개 채널도 OTT라서 그런지 주연부터 조연까지 대부분 최근에 새롭게 얼굴을 알리고 있는 배우들로 이루어졌지만, 다행히도 작품이 괜찮고 배우들의 연기가 수준급이라 서로 윈윈하게 된 케이스로 보인다.
<약한영웅 CLASS 1> 스틸컷 [출처: 웨이브 트위터]이 외에도 극 초반부에 주인공인 연시은의 주위를 맴돌면서 괴롭히다가 점차 전투력 측정기와 개그 캐릭터로 바뀌는 벽산고 일진 패거리도 있다. 이 중에서 김수겸 배우가 맡은 전영빈은 패거리의 우두머리 겸 일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드라마가 18세 판정을 받은 주요 요인 중에 하나는 아마도 초반부 이 양아치 학생들의 마약 씬과 관련 스토리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후반부를 보지 않아서 후반에는 더 자극적인 액션들이 난무할 수 있지만 초반부 기준으로는 잔인한 장면이나 선정적인 장면 등은 등장하지 않았다.
<약한영웅 CLASS 1> 스틸컷 [출처: 웨이브 트위터]그 외에도 많은 배우들이 특별출연으로 등장했는데, 대표적으로 연시은 아버지 역할로 등장한 김성균과 옆동네에서는 재벌집 작은아버지로 활약 중이신 조한철 배우님이 오범석의 아버지인 국회의원으로 등장하셨다.
원작과 다르게 재구성한 캐릭터와 이야기
<약한영웅 CLASS 1>은 <네이버 웹툰 약한영웅>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원작을 보지 않고 드라마를 감상했고,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뒷 내용을 빨리 보기 위해 원작을 봤지만 원작과 드라마는 많은 각색이 이루어져 사실상 다른 작품이었다. 만약 원작에서 드라마 파트 부분이 궁금하다면 웹툰 26화 부분부터 37화를 보면 되지만 개인적으로 드라마에서 유입돼서 원작을 보면 원작은 호불호가 조금 갈릴 거 같은 느낌이었다. 아직 후반부를 보진 못했지만 SNS에서 일부 뒷부분 내용을 확인한 결과 원작과 유사하게 전개되는 부분도 있는듯하여 스포일러가 싫다면 드라마를 다 보고 원작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약한영웅 CLASS 1> 스틸컷 [출처: 웨이브 트위터]가장 매력적으로 각색된 캐릭터는 역시 안수호가 아닌가 싶다. 물론 신스틸러는 원작에 없었던 신승호 배우의 전석대와 이연 배우의 영이가 될 것 같지만 영이의 역할은 중반을 지나면서 드러나는 것으로 예상되어서 초반부 한정 안수호의 매력을 이기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안수호가 매력적인 이유는 대체로 무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약간씩 어두운 면을 품고 있지만 안수호 캐릭터는 한없이 밝은 면모만큼은 원작과 드라마 모두 동일하게 톤이 유지된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화끈한 액션과 친근하고 싹싹한 성격까지 더해지면서 조금은 무거워질 수 있는 극 분위기에 재미와 활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며 연시은의 액션은 통쾌함이 있다기보단 부족한 피지컬을 빠르고 과감한 상황판단으로 무마하면서 대체로 순식간에 분위기를 잡아먹는 방식인 반면 안수호의 액션은 아주 정석적인 사이다 액션이다. 그래서 흔히 학원 액션물에서 기대했던 강력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부분까지 있어서 극을 따라가다 보면 애정이 많이 생기는 캐릭터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약한영웅 CLASS 1> 무대인사 후기
<약한영웅 CLASS 1> 시사회 무대인사영상 상영 이후에 약 한 시간가량 무대인사가 진행되었고, 주요 출연진 4인방과 감독님, 한준희 크리에이터님이 참석하여 진행되었다. 대체로 작품을 촬영할 때 어떤 생각과 심경으로 임했는지 물어보는 인터뷰였다.
처음 보고 들었던 생각은 다들 앵글 속에서는 학생 티가 났는데 실물로 보니까 번쩍번쩍한 게 확실히 배우는 다르더라... 사실 인터뷰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인터뷰할 동안 서로 소곤거리거나 팬들에게 하트를 보내면서 잔망미를 뽐내던 배우들의 모습만 기억에 남았다.
하나 기억나는 건 극 중에서 오범석이 안수호에게 인스타 맞팔을 요청할까 말까 고민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은 뒷부분 따로 나온다고만 대답했다.
이 대답마저도 감독님이 바로 끊으면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하신 걸로 봐서는 후반부에 이 둘의 맞팔이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약한영웅 CLASS 1> 시사회 무대인사생각보다 각 배우들의 팬들이 많았고, 이미 여러 차례의 무대인사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지 긴장하기보단 편하게 팬들과 만나는 팬미팅의 분위기가 더 강했던 것 같다. 나는 팬은 아니어서 잔망 거리는 모습을 찍지는 못했지만 팬들에게는 아주 알찬 무대인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일단 되지도 않는 갤럭시 카메라로 최대한 줌을 땡겨서 배우들의 사진을 건져와 봤는데, 멀었던 거리에 비해서 생각보다 잘 찍힌 것 같으면서도 카메라의 한계를 맛봤던 터라 고화질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따로 검색하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서로 장난도 치고 웃으면서 대화하던 모습을 보면 비슷한 나이대의 배우들이 작업해서 그런지 작품 외 케미는 좋았던 것 같은 분위기였다. 이연 배우님 피셜로는 작품 내에서도 관계성 맛집이라고 하니까 기대해 볼만 하겠다.
<약한영웅 CLASS 1> 시사회 무대인사위 사진은 이연 배우님이 후반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말하는 사진인데, 잘 모르겠지만 놀이동산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으셨다고 했다. 옆에 있는 감독님 사진은 스포일러가 나올까 봐 안절부절못하면서도 차마 인터뷰를 말리시지는 못하시는 모습이 웃겨서 같이 찍어보았다.
감독님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남는 것은 배우들에 대한 극진한 사랑으로 앞에 팬들이 많아서 그랬던 것도 없지 않아 있을 수 있지만 대체로 모든 답변에 배우들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 있던 것을 보면 진심이신 것 같긴 하다. 물론 그만큼 배우들이 각자 매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긴 하다.
마지막 사진은 무대인사가 끝나고 나서 인터뷰 동안 열심히 하트를 보낸 것으로 부족했었던 홍경 배우님이 관객석으로 올라와서 직접 팬들에게 인사하고 선물을 받아가시는 모습이다. 옆에 경호팀이 급하게 오셔서 통제하신 걸 봐서는 정해진 순서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평소에 팬분들과 만나기 어려운 요즘이다 보니 잠깐이나마 소통하고 휘리릭 돌아가시는 모습을 찍어보았다.
<약한영웅 CLASS 1> 시사회 무대인사마지막으로 갤럭시 30배 줌으로 힘들게 찍어본 각 배우분들의 사진과 마지막 썰을 하나 더 풀자면 당시에 최현욱 배우가 노란색 털 스웨터를 입고 왔는데 그 의상이 유난히 털이 많이 날리는 의상이라서 다른 배우들이 놀리기도 했고, 급기야 진행하시는 분께서 호랑이 같다면서 '어흥'을 시켜서 즉석에서 짤을 하나 만드시는 팬서비스를 선보였다. 아마 중간중간 배우들끼리 소근소근 하던 게 털 날린다고 장난치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특히 그날따라 의상을 맞춘 것도 아닌데 최현욱 배우 제외하고 모두 블랙으로 의상이 통일되어서 묘하게 억울해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전반적으로 웰메이드로 만들어진 작품 같았는데 아직 생각보다 입소문이 덜 난 것 같아서 학원 액션물을 좋아한다면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웨이브 정도면 HBO도 있어서 결제할만하지 않을까...
<약한영웅 CLASS 1> 시사회 증정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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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염?되면 과장 부장 사장과 직급 떼고 붙을 수 있는 바이러스?가 있다고?? '메이헴'
흥해라 이 영화
메이헴 (2017)
- 좀비처럼 일만하던 직장인으로 가득한 회사에 분노 바이러스가 퍼지고 상사의 무시와 부당한 요구에도 꾹 참던 직원들이 분노를 폭발시키기 시작하는데...Walking Dead 아니고 Working Dead
좀비 바이러스보다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침투로 시작된 사내배틀로얄무비 이 영화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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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나이스 인 러브 - 익숙한 프랑스식 로맨스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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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아나이스’의 인생은 오직 그녀 자신을 중심으로 숨가쁘게 돌아간다. 견고할 것만 같았던 ‘아나이스’의 세상은 그녀에게 반한 ‘다니엘’이 아닌, 그의 파트너 ‘에밀리’를 만나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본능에 몸을 맡긴 둘의 사랑엔 원칙도, 한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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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사랑하고 사랑받고 차고 차이고> 메인 예고편
모두가 행복한 사랑을 바라는 ‘아카리’(하마베 미나미)와
한 발 뒤에서 사랑을 기다리는 ‘유나’(후쿠모토 리코).
서로 정반대의 성격이지만
우연한 계기로 친구가 된 둘.
고등학교 첫 학기가 시작되고
‘아카리’와 ‘유나’에게도
마음을 전하고 싶은 상대가 생겼다.
“너도 내 마음과 같을까…?”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로 가는 길
열일곱, 우리들의 성장형 청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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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 두번째 30초 예고편
베놈’과 완벽한 파트너가 된 ‘에디 브록’(톰 하디) 앞에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가 ‘카니지’로 등장,
앞으로 닥칠 대혼돈의 세상을 예고한다.
대혼돈의 시대가 시작되고,
악을 악으로 처단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