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07-07 21:48:29
아름다움과 추함 그 너머
영화 <태풍 클럽> 리뷰
SYNOPSIS.
태풍이 불어 닥친 날, 미카미 쿄이치를 비롯한 6명의 중학생이 학교에 갇히고, 교이치의 절친 리에는 등교하던 중 홀연 방향을 바꿔 도쿄로 향한다. 고립된 상황 속에서 결핍과 욕망, 불안과 쾌락이 뒤섞인 이상야릇한 축제가 벌어진다.
POINT.
✔️ 1980년대 일본 영화계의 변화를 이끈 소마이 신지 감독의 대표작이 약 40년 만에 개봉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는 유명한 감독이라는데, 동양 영화를 일본 위주로 좁게 읽어온 경우가 많은 서구권에서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감독이에요.
✔️ 이와이 슌지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류의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관심을 가져보실 만합니다.
✔️ 1980년대의 현란한 음악과 음향이 매우 매력 있게 쓰인 영화
✔️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잘 만든 영화라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듯해요.
청춘은 늘 아름답게 혹은 위태롭게 혹은 둘 다로 그려진다. 소용돌이 치는 미완의 감정들이 어쩌지를 못하고 파들거리는 각자의 세계. 자기 자신만으로도 팽창하다 터져버릴 것 같지만 외부와 또 끊임 없이 잡음을 일으키는 일상. 차라리 태풍이라도 와서 이 모든 것이 깨쳐지길 바라게 되는 마음 같은 것들. 여기까지는 청춘을 아름답고 빛나는 시절로 미화하여 기억하는 사람조차도 쉬이 공감할 법하다.
이 영화도 기본적으로는 그렇다. 영화 속 리에의 대사에서 표현되듯, 곧 올 거라는 태풍이 차라리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아이들의 마음은, 어쩌다 학교에 남아 버린 아이들이 점점 거세지는 태풍 속에서도 굳이 집에 가거나 연락하려는 마음 없이, 교실에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이것이 청춘이라면... 저는 그냥 한평생 응애 할랍니다. 농담이지만 반은 진담이다.
아름다운 시네마의 힘
이 영화가 아름답지 않았냐, 하면 그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에너지를 부정할 수는 없다. 제각각의 이유로 학교에 남은 아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흔히 이 영화를 소개할 때 사용되는 불안이나 본능 같은 단어들 또한, 청춘이나 사춘기나 청소년기라는 단어들 또한, 이 영화 속 아이들이 표출하는 에너지를 적확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최선은 결코 최적에 닿지 못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말하고 쓰며 이 영화의 주변을 더듬거려 보고 싶다.
현란한 80년대 음악과 독특하게 사용된 음향, 공간 사용 하나하나 다, 영화를 잘 모르는 눈으로 보아도 잘 만들었구나 감탄하게 되기는 한다. 책상을 쌓아 올리고 종이학을 매달아 둔 교실의 풍경, 거기에 마치 아이돌 군무처럼 원자처럼 제각각 서 있는 아이들, 비를 맞으며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모습은, 그 장면이나 정서에 대한 이해를 떠나서 장면적으로 힘이 있다. 마치 온도가 높아지면 활발해지는 원자의 운동 같다. 전자와 충돌이 증가하고 비저항이 커지는 원자의 모습처럼, 아이들의 모습도 그렇다.
태풍 안에서 제각각의 이유로 끓어 오르는 아이들의, 탁구공처럼 튀어오르는 에너지는 분명히 힘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8명의 아이들이 마치 하나의 사회를 표현한 것처럼도, 한 인간 안의 복잡다단한 정서를 표현한 것처럼도 보인다는 지점이다. 하나의 물체 안의 원자들처럼.
아름답지 않은 원시의 폭력
특히나 이 영화 속 아이들의 세계를 하나의 사회라고 한다면, 내 눈에 그것은 태곳적 원시의 사회로 보였다. 인간보다는 짐승의 그것과 조금 더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 낳은 이들은 보호자로 기능하지 않거나 아예 부재한다. 아이들이 쌓아올린 보호의 수단은 그다지 보호할 만큼 힘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책상을 바리케이드처럼 쌓아 올린 것은 물리적 충격을 막기 위함이고 종이학은 으레 소원의 상징이나, 둘 다 이 영화 속에서는 장난스러워 보인다고나 할까, 조개 껍데기 가면 정도의 선사 시대 주술 수준으로 무력해 보인다. 그 안에서 생의 감각은 통제되지 않는다. 노래와 춤, 웃음과 폭주, 그리고 폭력.
특히 미치코에 대한 켄의 폭력 장면은, 개인적으로 관객석에 앉아 있기 괴로울 정도였다. 너무 괴로워 속이 좋아지지 않았고, 주먹을 자꾸 불끈 쥐게 되었으며, '미치코 그렇게 밀어내면 네 코어가 흔들려... 코어를 다잡고, 있는 힘껏 한 대 치고 발로 차...'라고 생각하게 되는, 자꾸 극을 극으로 보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영화는 이 장면에 얼마나 깊은 괴로움을 느끼냐에 따라서도 평가가 갈릴 지점이 있을 것이다. 유독 길고 집요했던 이 장면은, 명백히 성폭력의 형태를 띠고 있음에도 가해자의 입장을 고려한다. 그가 가정에서 겪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결여와 그로 인한 그의 정신적 불안정 상태, 좋아한다는 이유로 미치코에게 이미 저지른 일과, 그 일에 대한 면죄부의 의도로 해석될 자리까지 내어준다. (심지어 이 영화의 시놉시스에서 “소년은 짝사랑했던 소녀에게 마음을 고백“한다고 표현한 문장도 있다. 누가 썼는지 몰라도 이건 좀 많이 다르지 않아요?)
그렇다면 이 원색적인 세계에 출구는 있는가? 도쿄에서 태풍 속을 뛰어다니는 리에와 강당 앞에서 춤을 추는 아이들이 노래하는 '만약의 내일'에는, 출구가 있을까. 원시 사회를 벗어난다면, 이 미완성의 시기를 벗어난 '어른'의 세계에는 대안이 있는가.
이 영화 내에는 없다. 대사 하나 없이 잠시 등장하지만 보호자 역할은커녕 스스로를 돌보는 일조차 버거워 보이는 켄의 아버지, 그의 함석지붕에 아들이 내리꽂는 돌멩이, 무책임하게 피하던 약혼녀의 가족과 함께 가라오케 노래를 부르며 무성의하고 무기력하게 술에 몸을 맡긴 교사, 문을 열어 몸을 적시는 이상으로 태풍을 맞이할 수 없는 그의 세계...
<일본산고>의 일침
그래서 나는 이 영화에서 그려지는 원시 사회 같은 폭력을 보며 대문호 박경리 선생님의 <일본산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영화가 그려내는 세계는 기본적으로 삶보다는 죽음, 희망보다는 절망을 향해 있다. 출구보다는 막다른 길처럼 느껴진다.
"비상을 꿈꿀 수 없는 사로잡힌 영혼에게 깃드는 것이 허무주의다. 그리고 쾌락이다. 남경 학살, 백주의 난행은 일본군의 전략이지만 뒤집어 보면 그로테스크와 에로티시즘의 여실한 참극, 절망 없이 그 짓을 했을까.
일본 문학에서 탐미주의가 정점을 이루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썩어가는 육체, 괴기스러움에 대한 쾌락, 그것은 일종의 도피다. 자살의 미학도 실은 일그러진 사디즘을 포장해낸 것에 불과하고 삶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의 결여로 볼 수 있다. 산다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또 아름다운 것도 없다. 진실 자체이기 때문이다. 진실의 추구야말로 문화의 시발점인 동시에, 발전의 과정이기도 하다." (박경리, <일본산고>. 이하 큰따옴표는 모두 같은 책 인용.)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이 영화가 원시적인 사회를 담고 있다고 느꼈다. 로망 포르노 (다시 말해 포르노) 연출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소마이 신지라는 감독에게서도 박경리 작가가 비판한 지점이 느껴졌다. "감각만 살아나서, 마치 달팽이처럼 축소되고 밀폐된 채 끈적끈적한 점액을 남기며 기어다니는 이런 형국에 불어닥친 세계의 바람" 앞에서 "기능 면으로는 재빠르게 받아들여 전환할 수 있었겠지만 의식세계는 일대혼란"이었던 나라의, 말초신경만 남아 버린 허무주의.
이 영화에서의 청춘은 결국 허무주의로 치닫는다. 1985년 작품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에로·구로(그로테스크)·난센스·칼과 무의미, 그것은 칼의 세계에서는 필연적인 것으로 황무지와도 같은 의식을 여실하게 드러낸" 유행이 1920년대의 것이었다면, 일본 문화에서 이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진 작품 쪽이 더 보고 싶다.
아름다운 카메라의 움직임, 아름답지 않은 사상의 부재. 그곳에서 나는 내가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임을 절감한다. 나는 "인생은 아름다움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니며 보다 고통스럽게 무량한 우주의 비밀을 헤치고 나가는 과정"이라는 박경리 선생님의 문장에 밑줄을 긋고, "저는 일본의 민족성을 얘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 스스로도 희생자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체제입니다. 체제가 뭐냐를 물어야지요."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본다.
누가 언제 청춘이 반짝반짝 솜사탕처럼 아름답기만 하다고 했나. 죽고 싶은 순간도 있고, 미완성의 감정들이 나를 추동해서 아주 기묘한 짓거리들을 하며 바보 같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이러저러한 것들이 있지만... 이 정도의 귀결이 보편적 청춘인가? 나와 주변인의 청춘에 그런 허무주의가 없었음이 단순히 우리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래 뭐 그랬나보다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비릿한 것만이 청춘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야말로 진짜 청춘이고 다른 반짝거리는 영화들은 마치 가짜라도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커팅된 보석의 일면처럼 다양한 청춘이 있다. 이 영화는 그 중 하나를 너무나 잘 포착했을 뿐이다. 에너지는 아름다웠으나, 그 에너지 뒤에 어떤 사상의 결여가 있는가 생각하면 이 영화가 편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마지막 꼭 해두고 싶은 말은 결코 일본을 모델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라는 박경리 선생님의 말을 생각하며 역시나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거 내 청춘 아니에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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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독전 시즌2를 맞이하며
영화 독전을 아시나요?!
원래 재미있게 본 콘텐츠가 있다면
그 대사가 기억이 강렬하게 남잖아요!
저는 바로 영화 독전이 그랬어요!
영화 대사 中
"어떤 한 인간을 X나게 집착하다 보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신념 같은 게 생기거든?"
저는 이 장면이 엄청 강렬하게 다가왔나 봐요~
그럼, 영화 독전 리뷰 시작해 볼게요~
기본 정보
장르 : 범죄, 액션, 스릴러, 느와르, 공포, 미스터리, 서스펜스
감독 : 이해영
각본 : 정서경, 이해영
출연진 : 조진웅, 류준열, 김성령, 박해준, 차승원, 김주혁
개봉일 : 2012년
평점 : 8.42
스트리밍 : NETFLIX
기획 의도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
실체 없는 적을 추적하라!
의문의 폭팔 사고 후, 오랫동안 마약 조직을 추적해온 형사 '원호'
의 앞에 조직의 후견인 '오연옥'과 버림받은 조직원 '서영락'이 나타난다.
그들의 도움으로 아시아 마약 시장의 거물 '진하림'과 조직의 숨겨진 인물
'브라이언'을 만나게 되면서 그 실체에 대한 결정적 단서를 잡게 되는데...
여담
영화 독전은 짜임새 높은 스토리라고 말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력 하나만큼은 일품인 영화이다.
무엇보다 영화 독전에서 조진웅이 실제로 마약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이 가루의 정체는 소금과 분필 가루였다고 한다.
(그래서 정말 아파 보였을지도?)
영화 독전은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불리며
독전 시즌 2가 촬영 중에 있다고 한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독전 결말을 살펴보자면...
서영락(류준열)이 이선생으로 밝혀지며,
이선생을 잡기 위해 원호(조진웅)은
라이카에게 미리 위치추적기를 심어
이선생을 찾는데 성공한다.
이 둘은 집안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다
집안에서는 총소리가 울려 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말 부분에서 상당히 많은 평이 갈리긴 하지만.
시즌 2를 생각하면 조진웅이 류준열을 쏜 거로 해석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즌 2에는 류준열이 안 나오기 때문에?!
이 영화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배우들의 미친듯한 연기력이 아닐까 싶다.
스토리 부분만 살펴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이 빛을 발휘했던 영화였다.
한줄평 : 넘어설 수 없는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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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에게 허락된 유일한 자유
'시씨'라고 불리며 대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후, 엘리자벳은 오늘도 무용한 하루를 견디고 있다. 가장 아름다운 황후라는 칭호와 함께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그는 깊은 우울증을 겪어내며 궁에서 벗어나기 바쁘다. 궁에서는 자녀의 교육에도 참여를 제한당하고 그저 꽃같이 왕실 행사에 참석만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자유분방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지위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궁에서 벗어나 자신을 찾는 여행을 계속한다.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을 구속하려고 하는 프란츠 요제프 1세와의 갈등은 계속되고 그의 자살 충동도 나날이 커져만 가는데........
1. 역할이 주어지지 않은 삶의 공허함
엘리자벳 황후에게는 궁 안에서 보람을 느낄 만한 어떠한 역할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황제의 '꽃'이 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저 가만히 꽃으로만 살기엔 너무 활달했던 황후는 항상 공허함을 호소했고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자신의 공허를 채우고자 했다. 하지만 여행을 하면서도 그의 공허는 완전히 채워지지 않고 그를 둘러싼 풍문이 그를 더 옥죄어온다. 이런 그의 허탈함은 자살 충동으로 이어져 한 번은 왕과 다투고 난 후 궁전 창문을 통해 뛰어내리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영화 속 그의 행동은 변덕스럽고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을 주어 이기적으로도 보인다. 그의 갑작스러운 변덕 때문에 체면을 중시하는 그의 가족들이 불편을 표출하고 그런 모습을 통해 그가 상처받는 악순환을 보면서 관객으로서도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특히 그가 왕 이외에 다른 남자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모습은 풍문이 생기는 것이 이해가 될만큼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영화 시점상 그가 이미 40세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정신 질환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때쯤이면 자신의 질환에 대해 궁극적 치료를 기대하기에는 이미 갈 데까지 가버린 상태였을 것이고 자신의 행동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을 만큼 이성의 끈을 많이 놓았던 상태였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였을까. 삶을 살아낸다는 느낌보다는 버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2. 발칙한 시씨 황후의 일면
영화 속에서 실제로 했던 장면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황후를 아이코닉하게 그려낸 인상적인 몇몇 장면이 있다. 만찬 자리를 나가며 가운데손가락을 올린 장면을 꼽을 수 있겠다. 왕실 사람들에게 품위 없는 행동이었을 것이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그의 행동은 왕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길게 길렀던 머리를 자르는 일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이하는 시녀를 자신처럼 둔갑시켜 공식 행사에 참여시키는 등 위험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이 때부터 그는 소위 막나갔던 것 같다. 마치 내일은 없는 사람처럼 말이다. 다시는 왕실에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영화 말미 여름 별장에 찾아온 왕에게 전에 없는 친절한 모습을 보여 의아했는데 그는 왕에게 마지막 접대하는 마음으로 그를 떠나갈 준비를 한 것 같다.
스포를 좀 하자면 이 영화의 엔딩은 실제 엘리자벳 황후의 삶과는 관련이 없다. 100% 감독의 상상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영화 관람 후 계속 곱씹었다. 왜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비틀어 관객에게 보여준 것일까? 결론은 하나다. 감독은 왕실에 갇혀 날아가지 못했던 그에게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한 것 같다. 그의 힘으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왕실 생활에서 벗어나 그가 가장 갈망했던 것을 실행할 수 있는 의지를 심어준 것이 아닐까. '그 행동'을 선택함으로써 아이러니하지만 황후의 주체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황후의 삶은 새드엔딩이었지만 영화 속 그 선택으로 황후의 삶은 누구보다도 해피엔딩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은데 너무 큰 스포가 될 것 같아 영화를 보고 다시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그럼 이해될 것이다.
3. 총평
항상 자신의 몸을 코르셋으로 조이며 남이 원하는 삶을 살아온 엘리자벳 황후의 이야기는 여러 버전으로 제작되어왔다. 몸을 옥죄는 코르셋과 같았던 삶을 살았던 그의 이야기는 대중들에게 큰 임팩트를 주는 듯하다. 다 가진 것처럼 보이던 사람의 비극에 대중들이 느끼는 감정은 비단 안타까움일까, 동질감일까.
영화 자체는 지루한 감이 있지만 영화 속 반전으로 표현되는 특별한 킥이 있다. 한 번쯤은 감상해도 괜찮을 영화다. 참고로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황후가 표출하는 자유로운 몸짓은 애잔해 보이기까지 한다.
* 해당 영화의 시사회는 씨네 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참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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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크 오션 픽 감각적인 영화 7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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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 프랭크오션 그가 선택한 영화 그의 앨범만큼이나 감각적이다.
노래작업에 영감이 되었을까요? 그가 선택한 영화 100개중 7개를 선정해왔습니다.
브라질
정보화로 인해 모든 것이 획일화된 시간을 알 수 없는 미래의 도시. 소심한 성격의 샘 로리(Sam Lowry: 조나단 프라이스 분)는 거대한 정보국 산하에서 서기로 일하는 평범한 소시민이다. 공장 같은 회사에서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기계와 정보로만 움직이는 모든 생활 속에 지친 샘은 중세의 기사가 되어 하늘을 날며, 환상의 여인을 만나는 꿈속에서만 오로지 자유를 느낀다. 그러던 중 늘 꿈속에 나타나던 여자인 질 레이튼(킴 그리스트 분)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꿈속에서와는 다르게 거친 트럭 운전사이자 반정부주의자다. 샘은 그 자리에서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로부터 미치광이 취급만 받는다. 그러던 중 자신의 집에 고장난 파이프를 고치러 찾아온 해리 터틀(로버트 드니로 분)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터틀은 사실 배관공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였다. 한편, 파리를 쫓던 정보국 직원이 테러리스트인 터틀을 체포하기 위한 문서를 작성하던 중 그만 타자기를 오작동시키고, 그 바람에 버틀이라는 무고한 시민이 테러범으로 체포되어 고문을 받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난처해진 샘의 상관은 버틀의 가족에게 보상금을 전달하는 일을 샘에게 시키고, 샘은 버틀의 집을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질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녀가 법망에 쫓기는 도망자 신세라는 것을 안 샘은 최고위층의 컴퓨터를 조작해서 그녀가 사망했다고 기록함으로써 그녀를 구해내려고 하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붙잡혀 고문을 받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메트로폴리스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지상세계의 프레더는 어느날 마리아를 통해 지하 세계의 비참한 생활상을 알게된다. 프레더가 그의 아버지 프레드슨에게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하지만 거절당하고 오히려 마리아가 주도하는 지하 세계의 집회를 목격한 프레드슨은 로트왕에게 마리아와 똑같은 로봇을 만들어 지하세계의 노동자들을 교란할 것을 명령한다. 마리아를 복제한 로봇은 노동자를 선동하고, 지하세계는 홍수가 나며 공장이 노동자들에 의해 파괴된다. 그러나 마침내 지상세계에 모여든 노동자들은 로봇의 정체를 알게 되고, 프레더의 중재로 프레드슨과 화해의 악수를 나눈다.
파리, 텍사스
멕시코와 미국의 접경 지역 부근, 텍사스주의 어느 황량한 마을에 탈진한 듯 보이는 한 남자가 걸어온다. 그의 이름은 트래비스. 의식을 잃은 트래비스의 소지품에서 ‘월트’란 이름을 발견한 의사는 연락을 취하게 되고,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던 동생 월트가 형인 트래비스를 데리러 온다. 4년 만에 소식을 접한 월트는 병원에서 말 없이 사라진 형을 바로 찾아내지만, 형은 계속 침묵으로만 일관한다. 그동안 형의 아들인 헌터를 맡아 기르던 월터와 그의 아내 ‘앤’은 헌터가 트래비스를 아버지로 인정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른 정에 얽매여 헌터를 잃게 되진 않을까 우려한다. 월트는 형이 텍사스에서 헌터의 엄마, ‘제인’과 살다가 왜 갑자기 헤어지게 됐는지 털어놓지 않자 답답해하고, 트래비스는 앤으로부터 제인이 헌터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송금해오는데, 휴스턴의 한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는 애기를 듣고 직접 찾아보기로 결심하는데..
로얄 테넌바움
로얄 테넌바움과 그의 아내 에슬린 테넌바움에게는 세 명의 어린 자녀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 세 명의 자녀는 부모가 별거하는 바람에 그 충격으로 모두 뿔뿔이 흩어져서 산다. 채스(벤 스틸러)는 10대 초의 나이에 부동산 투자 전문가가 됐고 국제금융에 관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입양된 딸인 마고(기네스 팰트로)는 극작가이며 15세 의 나이에 브레이버만 그란트(Braverman Grant) 상과 부상으로 5만 달러를 받은 경력이 있다. 훗날 퓰리처 상까지 수상한다. 리치(루크 윌슨)는 주니어 챔피언 테니스 선수이며 3년 연속 US 오픈 타이틀을 획득한 경력이 있다. 하나같이 천재였던 이들 세 남매들의 어린 시절은 20여 년에 걸친 배신과 실패 그리고 비극적인 사고로 인하여 그들의 기억 속에서 모두 사라져버린다. 그들의 천재성이 꽃을 피우지 못한 것은 모두 그들의 아버지 탓이었다. <로얄 테넌바움>의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산산조각 난 가족들이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어느 겨울 날, 불치의 병에 걸렸다고 알려온 아버지 때문에 으로 한 집에서 다시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파이트 클럽
비싼 가구들로 집 안을 채우지만 삶에 강한 공허함을 느끼는 자동차 리콜 심사관 ‘잭’.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의 거친 남자 ‘테일러 더든’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본능이 이끄는 대로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어느 날, “싸워봐야 네 자신을 알게 된다”라는 테일러 더든의 말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잭. 두 사람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파이트 클럽’이라는 비밀 조직을 결성하고, 폭력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거대한 집단이 형성된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커진 ‘파이트 클럽’은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변질되고, 잭과 테일러 더든 사이의 갈등도 점차 깊어져 가는데… 거침없는 진짜 남자들의 진짜 싸움이 시작된다!
시계태엽 오렌지
노숙자 폭행, 집단 싸움, 차량 절도, 주택 침입… 10대 소년 ‘알렉스’는 친구들과 어울려 극악한 비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한 저택에 침입해 주인과 싸우고 달아나려던 순간 경찰에 검거된다. 살인죄가 적용되어 14년 형을 살게 된 ‘알렉스’. 좀 더 빨리 감옥을 탈출하고자 ‘루도비코 갱생 프로그램’에 자원한다. 루도비코 실험은 재소자에게 약물과 충격요법으로 각종 범죄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교화 방법이다. 과연 알렉스의 범죄 본능이 치료될 수 있을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최고의 문제작.
타락천사
킬러가 청부 살인을 하는 동안 그의 파트너는 주인 없는 방에서 침대 시트를 정리하거나 쓰레기를 검사한다. 그들은 동업한 지 155주나 되었지만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킬러는 이제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파트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서 다른 방법을 선택한다. 한편, 수감번호 223 하지무는 5살 때 유통기한이 지난 파인애플 통조림을 먹고 말을 잃었다. 밤마다 주인 없는 상점에 무단 침입해 장사하던 그는 어느 날 떠나버린 남자 때문에 힘들어하는 찰리를 만나고 그녀를 도와 밤거리를 헤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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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네피커 인터뷰] 프로덕션 대표 / 영화, 그리고 나
저는 지금 인천에서 영상 프로덕션 풀림 필름을 운영하고 있는 안소회라고 합니다.
Q. 자기소개 해주세요.
A. 저는 영화과를 졸업을 했고 연출을 전공을 했습니다. 연출을 전공을 하고 나서 졸업하자마자 했었던 거는 사실은 좀 강사 일을 좀 했었어요. 이제 입시학원에서 영화 제작반 같은 아이들과 같이 뭔가 호흡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수업을 좀 했었고, 그다음에 예전에 아시던 감독님이 장편영화 독립 장편 영화 조 감독을 좀 부탁을 하셨어서 조 감독을 하고 그다음에 또 이제 계속 우연의 반복인데 사실은 그게 또 우연히 알게 된 제작사 대표님이 한번 이거 각색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해서 각색을 또 하다가 군 문제를 해결을 해야 되는 상황이냐 이것들을 좀 불안정하지만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냐 나는 갈래길에서 군대를 선택을 했었고 그 시기와 비슷하게 프로덕션을 창업을 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영화라는 직업 혹은 영화라는 일을 한다는 것이 사실은 상당히 좀 불안정한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그런 것들을 좀 내가 마음 놓고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단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고 그런 생각의 끝에 도달한 결론이 이제 프로덕션 창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의 작품 소개 해주세요.
A. 사실 화려하다고 할 것까지는 없는 것 같은데 그냥 뭐 열심히 했던 작품들이 운 좋게 성과가 좋았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작품에 썼던 것들은 사실 이렇게 밖에 잘 내놓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되게 애증의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야쿠르트 형이라는 작품이 있었고 처음으로 영화제에서 대중들한테 선보였던 작품은 무단조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계속해서 학교도 영화를 전공을 했다 보니까 단편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었는데 일단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 세 가지가 <무단조퇴>랑 <코리아타운>이라는 단편 영화랑 ,<이종>이라는 단편 영화 이렇게 세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Q.영화 <이종>을 찍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사실 항상 GV 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했던 똑같은 대답들이 있는데 촬영 감독이랑 같이 이제 학교 앞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가 진짜 졸업 작품으로는 좀 재밌는 걸 해보고 싶다. 흔히 말하는 단편 영화 독립영화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좀 재미없다 너무 지루하다 너무 심오하다 그런 것들이 아니라 진짜 재미있는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그때 그 맥줏집에서 tv에 UFC가 나오고 있는 거예요.그래서 이종 격투기의 영화를 찍으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그리고 또 촬영 감독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격투기를 되게 좋아해서 이런 것들을 한번 여기에 이제 서사를 담아보자라고 좀 시작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Q. 영화 <이종> 속 이정현 배우 섭외 비하인드?
A. 센 이미지를 원했었고 저는 몸을 쓸 줄 아는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고민을 하면서 찾아보던 중에 그때 또 당시에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되게 이미지가 강하게 나오셨었고 저 배우랑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PD님 한테 저 배우랑 나는 하고 싶다 해야겠다 그랬더니 뭐 알겠다 하고 하시더니 캐스팅을 해오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작업을 했었죠.Q. 영화 <이종>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아무래도 <이종>이라는 영화가 되게 몸을 쓰는 영화고 실제로 액션 합이 되게 중요했던 영화였다 보니까 배우들이 되게 고생을 많이 했어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이제 이정현 배우죠. 극 중에 겸수 역을 맡은 이정현 배우가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딱 쓰러지는데 팔이 빠졌었나 발목이 돌아갔었나 그래서 되게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은 안 나는데 그래가지고 잠깐 촬영을 멈췄던 기억도 있고 그런데 결국은 다시 또 반대쪽으로 돌려서 촬영을 하더라고요. 한 번은 연습을 하다가 이제 막 액션 합을 맞추다가 갈비뼈가 아프다. 그래서 제가 그때 막 녹용을 보내주기도 하고 그랬었던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다.
Q. 연출을 전공한 계기는?
A. 막연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꿈꿨었던 게 영화감독이라는 직업이었고 그렇게 하려면 뭘 해야 할까 뭐 다양한 파트가 있잖아요. 촬영도 있고 제작자도 있고 미술 음향 다양하게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그대로 이미지로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담아낼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라고 했을 때에는 연출이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입시반 강사시절 이야기해주세요!
A. 제가 가장 많이 맡았었던 바는 이제 입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 고2 기초반이라고 하는 반이랑 아이들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영화 제작반을 가장 많이 맡아서 했었는데요. 입시반에서 가르치는 것들 어떻게 보면 영화과 입시에 필요한 정형화된 것들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그냥 영화를 가지고 아이들이랑 좀 재미있게 접근하는 것들이 좀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좀 더 잘 맞았던 것 같기도 하고 아이들이랑 이제 같이 시나리오 아이템 기획 개발부터 콘티를 짜는 것들, 편집을 하는 것들 이런 것들을 좀 많이 했었고, 어쨌든 제가 배웠던 곳에서 누군가를 가르치고 있다는 건 되게 남들은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라고 생각을 했었고, 과거의 나일 수도 있고 이들이 보는 게 그 학생들이 보는 게 미래 그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다른 곳에서 강의를 할 때보다는 조금 더 유의미했던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Q. 영화과 선택하게 된 계기는?
A.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큰 이유는 없었고요. 뭔가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있었던 있었었는데 현실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런 고민들을 한참 했을 때가 있었고요. 그러면서 제가 이제 진로를 고민할 때 초등학교 때부터 생활기록부에 직업을 어떤 걸 써놨을까 하고 쭉 봤더니 뭐 개그맨도 있었고 방송 작가도 있었고 그런 식으로 쭉 뭔가 그쪽이랑 연관된 직업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러다가 영화과라는 학교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저기에 들어가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되게 많은 사람들한테 하면서 좋은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까 영화과를 자연스럽게 가게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안소회님의 인터뷰 영상은 [여기]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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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MZ Docs] 소리없이 나빌레라
음악의 정의는 무엇일까. 음악은 정상 청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 청각장애인 무용수 고아라는청음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지만 직업적인 특성으로 인해, ‘듣기를 거부하‘기 보다는 ‘듣고자 노력하는’ 위치에 있다. 고도 난청을 가진 그에게 소리의 울림은 미약하게 다가오고, 음악은 춤을 추기 위해 사용되는 하나의 도구로 여겨질 뿐이다.
고아라 무용수는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 중학교 음악시간에 창피를 당한 후로 노래를 불러 본 적이 없다던 그는 아기를 재우기 위해, 아기와 함께 놀기 위해, 다시 노래를 시작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그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청력의 범주는 다양하다. 인간이 향유할 수 있는 음악의 범주는 다양하다. 고아라 무용수는 마이크를 들고, 헤드셋을 낀 채로 그의 청력에 음악처럼 들리는 것들을 찾아 나선다. 춤을 출 때 발로 바닥을쓰는 소리,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규칙적으로 떨어지는 소리,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그가 마이크를 통해 전하는 모든 일상 속 소리들은 음악적 리듬을 가진다. 관객은 고아라 무용수의 삶을 가차이서 조망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그가 표현하는 몸짓에 따른 음악을 상상하게 된다.
고아라 무용수가 준비한 음악은 기존의 정상성의 틀을 깬다. 리듬감을 가지는 단순한 숨 소리에 맞추어그의 온몸은 유연하게 일렁인다. 인간 본연의 소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호흡의 박자는 그가 선택한 음악이다.
춤을 추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이었던 음악을 새로이 이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그는 한 단계 성장한다. 음악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정상 청력이 필요하지 않다. 고아라 무용수는 청각장애라는 정체성을 간직한 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재해석하고, 주체로서 기능한다.
질서 없는 소리가 나열되며 혼란을 주었던 오프닝 시퀀스와는 대조적인 엔딩에서, 온전한 자신만의 음악을 발견한 그의 몸짓은 보다 찬란히 빛난다. 고아라 무용수가 찾은 음악은 그를 한계짓는 것이 아닌, 그의 존재의 가치를 부각하는 매개로 작용한다. 유랑하듯 흐르는 움직임에 청력의 정도는 중요치 않다. 해당 무용은 그와 관객의 감각을 하나되게 묶는다. 함께하는 감각은 공감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입증한다.
2024.09.27 (금) 20:00 메가박스 킨텍스 7관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기간 : 09월 26일 - 10월 02일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크리에이터 기자단 씨네랩 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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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하지 못한 첫사랑과 다시 헤어지기 위해 떠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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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에 나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여행을 떠난 남자 지미(허광한)다. 혼자 집에 돌아온 지미. 가족들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 지미는 가족들에게 "혼자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라고 말한다. 이제 어엿 중년이 된 지미. 쓸쓸한 눈빛에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다. 우두커니 서서 길을 바라보니 왠지 모르게 놓고 온 것이 있는 듯하다. 생각에 잠기는 지미. 지난 기억들이 서서히 생각난다. 애써 떠오르는 옛 생각을 뒤로하고 그냥 걷는다. 어느새 도착한 지하철. 지하철에 타려니 예전 생각이 난다. 그 애도 그냥 여행 삼아 여기저기를 떠돈다고 했었지. 10대 때 만났던 아미(키요하라 카야). 지미와 아미는 18년 전 대만의 노래방에 처음 만나 운명 같은 만남을 시작한다.
우연처럼 만나
이 영화에서 우연은 두 인물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우선 첫째. 아미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우연이다. 아미는 여행 중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왜? 여행하며 살고 싶으니까. 이유가 간단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대만이라는 나라를 고른 것도, 지미를 만나게 된 것도 전부 다 우연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아미 입장에서 대만이란 나라를 굳이 처음으로 고를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의 서울에서 대만으로 건너가도 세계일주라는 목적에는 전혀 거리낌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목적에 관한 부분을 영화가 어떻게 묘사하는지가 중요하다. 세계일주라는 목적이 중요하지 않다. 그 세계일주 동안 우연히 '어떤 것'을 통해 '무엇을'느끼는지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 느끼는 것들을 아미가 '특정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밑줄 쳐져 있다. 이 매개체('특정 방식')의 속성을 생각해 보면 영화가 기획의도를 잘 살렸다고 생각한다. 이 매개체는 받아들이고 느낀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우연이라는 특정한 상황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연출로 보여준 촘촘함이 돋보였다.
다른 캐릭터 지미가 받아들이는 우연 역시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지미가 여행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어느 관점에서 보면 좀 이상하다. 소위 말하는 개연성의 측면에서 '이게 말이 되나?' 싶다. 지미가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역시 지미의 우연은 영화에서 핵심으로 작동한다. 왜? 그것은 글쓴이가 바로 윗문단에 쓴 내용 때문이다. 지미의 우연은 지미의 어떤 것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그 어떤 것은 아미의 '무엇'과 관련이 있다. 단지 이 영화가 아미의 우연을 돌아보는 지미의 이야기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지미의 최종 목적지가 아미와 관련한 무언가라는 것이 핵심이라서가 아니다. 지미가 그 여행을 통해서 하나하나 얻었던 것들이 아미가 대만에 있으면서 느낀 감정들과, 또 여주인공이 표현하는 무언가와 등치 되는 지점이 있다. 18년의 시간이 엇갈렸지만 남, 녀가 여행을 떠나 공통적으로 느낀 것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이게 로맨스 영화의 낭만적인 성격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지만 이야기의 주제 측면에서도 좋은 선택이었다.
지우고 싶지 않은 흔적
이 영화가 기존에 오마주한 작품이 있다는 건 양날의 검처럼 느껴진다. 우선 변주하고 있는 것. 영화의 내실이다. 이 영화가 인물들에게 남은 사랑의 흔적을 보여주기 위해 전면에 내세우는 단어가 있다. 이 단어는 굉장히 중요하다. 과거의 첫사랑과 현재의 지미와의 관계는 시차가 18년이나 나고, 그 사이에 어떤 인생은 바뀌고도 남는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사랑의 힘을 생각해 보면 이 결과는 당연하다. 다들 첫사랑을 만나고 나서 인생이 바뀐 기억이 하나쯤은 있잖아? 영화는 지미의 여행으로 둘의 사랑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사랑이 두 사람에게 어떤 영향이 갔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사랑이 가진 보편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속성을 영화의 특이점을 잡은 영리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가 비슷하다는 건 초반만 봐도 후반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쉽게 느껴진다. 어떤 점에서는 변주를 더 뒀어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편지 중요하고. 시차 중요하고. 후반부 중요하고. 이런 것들이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너무 예상이 되는 플롯이다(심지어 본작에 제목이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예술가가 어떤 영화를 오마주해서 무엇을 만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 소재까지 겹치게 보여줄 필요 있을까? 이는 후반부 아미가 보여주는 장면과도 이어지는 단점이다. 이 장면들은 원작과의 관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등장한 것처럼 보인다. 이 장면이 오마주 원작과 공통점을 만들어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인물이 가진 내면을 이렇게까지 보여주지 않고, 그냥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이 영화만의 인장이 더 선명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물이 어떤 사정이었는지는 오리무중 하더라도, 더 지미의 입장을 부각함으로써 이야기의 날카로움을 깎는 것이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또 다른 영화와의 오마주다. 어떤 영화의 오마주? 한국 기준으로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다. 이 영화와 본 작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어느 게 모체인지 너무 딱 알 것 같았다. 뭐 비단 나쁜 것만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도, 홍상수 감독도, 이창동 감독도 이 영화와 비슷한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색채가 너무 최근이라서 겹쳐 보인다. 구체적으로 이 영화는 후반부에 힘을 줬다. 당연하다. 아니면 이 영화를 만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쾌감 내지는 감동이 커야 할 텐데 그냥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가 생각나서 김이 샌다. 왜? 작년 개봉작인 영화와 공통점을 찾으면 쉽다. 이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은 인생의 목적을 잃은 남자다. 애써 쌓아 온 직업인으로서의 커리어가 위기에 처했고, 첫사랑에 실패했다는 아픔이 인물을 관통하고 있다. 반대측면에서 여자 주인공은 사연이 후반부에 드러난다. 그 사연을 뒤로하고 여주인공이 사랑을 만난다는 설정이 있다. 물론 작년 개봉작과 지금 이 영화에 대해 생각할 때 번작이 더 좋은 영화다. 인물의 당위성이라는 측면에서 전작보다 성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실함에 기대어 줄거리를 거의 똑같이 가져가는 이 영화가 게으르다고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다. 전작과의 차이점? 90년대에 개봉했던 레전드 멜로. 90년대 그 멜로와의 차이점? 작년에 개봉했던 멜로 영화. 감독이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특정 장르의 클리셰를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거 어디 허씨요
허광한 배우는 다양한 얼굴을 담았다는 점에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글쓴이는 허광한 배우가 대만의 송중기 배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사람이 미소년 타입이라서? 물론 비주얼적으로도 공통점이 있다. 송중기 배우가 최근에 나온 <화란>은 특유의 소년스러움이 이야기의 핵심으로 작동한다. 85년생의 중년이지만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허광한 배우 역시 마찬가지로 소년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이 영화에서의 허광한 배우는 10대의 내면을 표현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표적으로 과거의 지미가 첫 등장하는 장면에서 “엄마 왜 저 안 깨웠어요?”라고 말한다. 이 장면부터 시작해 아미를 만나기 전의 모든 상황은 10대의 모습 그 자체였다. 외모만 10대인 것이 아니라 행동도 10대다. 이걸 10대와 30대간의 거리감을 멀리 떨어트려서 묘사했기 때문에 생생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10대의 행동거지를 생생하게 포착한 허광한 배우의 노력도 대단했다.
허광한 배우는 시간을 18년을 빨리 감기해 청년이 된 지미의 모습도 능숙하게 묘사한다. 지미가 지하철에 있는 모든 장면은 정말 굉장하다. 촬영부터 이 인물이 고립됐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촬영에 인물이 호응하지 않으면 안 되겠지? 생동감이 넘치는 10대의 지미와는 다르게 30대의 지미는 사람을 대하는 것을 불편해하는 듯하다. 허광한 배우는 지미의 닳고 닳은 내면을 포착해서 이 감정을 중심으로 인물을 표현한다. 10대의 지미를 생동감으로 보여준 것과 대조적으로 인물의 특성을 간결하지만 깊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별하기 싫다면
가끔 그런 이야기들을 만난다. 이건 진부하다. 하지만 분명 내 마음 속에 다가오는게 있다. 이 영화는 분명 그런 영화다. 익숙한 작법에 편승한 영화. 그리고 그 작법을 영화 안에서 대놓고 티 내는 영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지미가 떠난 여행은 각자 이별하지 못했던 사랑과 몇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데 충분하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그대로, 우리 일상의 많은 분들은 이 세상과 빛을 내는 것 같다. 그 빛 한가운데에 우리가 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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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ielog #30] 스릴러로 돌아온 안젤리나 졸리의 추격극
영화 윈드리버의 타일러 쉐리던 감독이 신작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굉장히 건조하지만 아이를 잃은 슬픔을 가진 캐릭터를 등장시켜 일종의 복수극을 스릴러로 보여줬는데요.
이번 영화는 좀 더 스케일이 커지고 빨라졌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가 재미있습니다. 마음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러 영화에요.
시카리오 시리즈의 각본가로 유명한 타일러 쉐리던은 이제 연출을 시작하는 감독입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 감독이네요.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봐주세요.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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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 30초 예고편
1995년 작가를 꿈꾸는 조안나는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작가 에이전시에
CEO 마가렛의 조수로 입사한다.
출근 첫날, ‘호밀밭의 파수꾼’의 작가 J.D. 샐린저의
팬레터에 기계적으로 응대하라는 지시를 받지만,
조안나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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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투게더 투게더> 예고편
어린 시절 부터 외롭게 살아온 안나(패티 해리슨)은 아기를 원하는 40대 독신 남성 맷(에드 헬름스)의 대리모 면접을 보게된다. 결국 안나는 그의 대리모로 합격하고 이 두 낯선 남녀는 예상치 못한 관계가 그들이 기존에 생각 했던 연결 고리, 어떤 경계선에 대한 인식 변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관점들에 대해서 끊임 없이 도전 하고 의문이 들게 만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