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산2024-08-03 09:10:32
천재감독의 고민을 엿보는 영화 <공드리의 솔루션북>
<공드리의 솔루션북>
씨네랩의 영화크리에이터로 <공드리의 솔루션북(The Book of Solutions)>의 시사회에 초대받았다. 영화는 프랑스 영화감독 미셀 공드리가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아카데미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터널 선샤인: 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출연>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공드리 감독의 영화답게 창의성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의 전개는 감독과 제작자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으로 시작한다. 마크는 제작자가 스토리가 없다고 비난하는 말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를 찍으면 나온다고 응수한다. 비용을 중시하며 시간을 돈으로 여기고 일정기간 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는 제작자들은 감독의 말에 좌절한다. 제작자가 내놓은 솔루션은 감독을 영화에서 아예 배제시키고 찍어놓은 영화를 적당히 편집하여 빠른 시간 내에 극장에 올리는 거다.
마크의 솔루션인 플랜 B도 극단적이다. 제작자들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예술적 터치가 담긴 영화를 고수하기 위해 자료를 통째로 들고 탈출한다.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솔루션북’을 찾아 자신의 아이디어를 적어가며 하나씩 실행한다.
마크의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유머코드. 세상이 인정하는 천재 감독도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가까운 사람이 보기에도 무슨 일을 벌일지 종잡을 수 없고 못 말리는 감독의 기행. 마크가 영화 제작 과정에서 겪는 제작자와의 갈등, 창작의 어려움, 관객의 평가 등을 어떻게 마주하고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드라마 요소. 유머와 드라마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함께 영화를 본 아내는 스필버그의 영화 <파벨만스>의 프랑스판 느낌이라고 했다.
작품을 공개하여 관객들에게 환영받지 못할까 극도로 두려워하는 마크의 마음에서 공드리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감독이 겪는 불안을 엿볼 수 있다. 영화와 감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되는 작품인 이유다. 한 편의 영화가 나오기까지 감독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면 그들의 창작물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보게 될 터이다.
시원한 극장이 그리운 무더운 날씨. 파리 올림픽 시즌에 맞추어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를 보며 즐기는 일도 꽤 괜찮게 여름을 보내는 방법이리라.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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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연기를 선보이는 강아지 출연 영화 모음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정말 봄이 온 것만 같아 설레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여러분, 혹시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국제 강아지의 날'인데요, 매년 3월 23일에 반려견에 대한 관심과 인식 개선 촉구 및 버려지는 유기견을 보호하고 입양을 권장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랍니다.
영어로는 'National Puppy Day'라고 해요.
저는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강아지 사진을 찾아보는데요, 어쩜 그렇게 다들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불행하던 삶에 한순간에 행복해 지곤 해요. 그런데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이유로 강아지를 데려와 키우다가 무책임하게 버려버리는 사람들이 세상에 많죠. 하지만 강아지는 물건이 아니라 생명입니다. 질렸다는 이유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생명을 내팽개치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더이상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이런 뜻깊은 취지를 가진 '국제 강아지의 날'을 기념해 강아지가 출연한 영화 8편을 가져와 봤어요.
명연기를 선보이는 사랑스러운 강아지의 모습에 함박웃음이 지어지다가도 가슴 찡한 장면에는 눈물이 주룩 흐르는! 감동적인 강아지 영화와 영화 속 명대사들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게요.
그럼 시작해 볼까요?
베일리 어게인(2017)
A Dog's Purpose
ⓒ 네이버 영화
감독: 라세 할스트롬
출연: 트립, 섀도우, 몰트 등
장르: 모험, 코미디,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귀여운 소년 ‘이든’의 단짝 반려견 ‘베일리’는 행복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눈을 떠보니 다시 시작된 견생 2회차, 아니 3회차?! 1등 경찰견 ‘엘리’에서 찰떡같이 마음을 알아주는 소울메이트 ‘티노’까지! 다시 태어날 때마다 성별과 생김새, 직업(?)에 이름도 바뀌지만, 여전히 영혼만은 사랑 충만! 애교 충만! 주인바라기 ‘베일리’ 어느덧 견생 4회차, 방랑견이 되어 떠돌던 ‘베일리’는 마침내 자신이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고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하는데…
ⓒ 네이버 영화
So, in all my lives as a dog, here's what I've learned.
Have fun, obviously.
내가 개로 살면서 깨달은 건 이거야.
즐겁게 살아.
Don't get all sad faced about what happened andscrunchy-faced about what could.
Just be here now.
지나간 일로 슬픈 얼굴 하지 말고
다가올 일로 찌푸리지 마.그냥 현재를 살면 돼.
ⓒ 네이버 영화
Humans are complicated.
They do things dogs can't understand.
Like 'Leave.'
인간들은 복잡해.
그들은 개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하잖아.
'이별하는 것' 같은.
마음이...(2017)
Hearty Paws...
ⓒ 네이버 영화
감독: 박은형, 봉수
출연: 달이, 유승호, 김향기 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7분
11살 나이답지 않게 듬직한 소년 찬이, 그리고 찬이의 6살 배기 떼쟁이 여동생 소이. 이렇게 두 오누이는 집을 나간 엄마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살고 있다. 어느날 찬이는 강아지를 갖고 싶어 떼 부리는 소이를 위해 생일 선물로 갓 태어난 강아지를 한 마리를 훔쳐온다. 소이는 엄마가 자기 마음을 알고 보내준 것 같다며 강아지 이름을 마음이라 짓는다. 그렇게 세 식구가 된 찬이, 소이, 마음이는 그 어느 때 보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게 된다. 어느덧 1년이 지나고 이제 마음이는 찬이가 없을 때 소이를 친구처럼, 오빠처럼 돌볼 만큼 큰 늠름한 개가 된다. 그 해 겨울, 꽁꽁 언 강변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잊은 채 신나게 썰매를 타던 세(?) 남매에게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온다. 살얼음이 깨지면서 소이가 물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소이를 잃게된 찬이는 그 모든 것이 마음이 때문이라 생각하고 무섭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엄마도 떠나고 소이도 떠난 그 집이 싫어진 찬이. 소이의 유품인 분홍색 책가방을 챙겨 메고 찬이도 어디론가 떠난다. 홀로 남겨진 마음이는 찬이를 찾아 나서는데. 과연 마음이는 찬이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찬이는 마음이의 진심을 알게 될까?
ⓒ 네이버 영화
마음아 나 너한테 고백할 게 있어.
사실 나 너 훔쳐 왔다.
소이가 생일이었는데 강아지가 갖고 싶다잖아.
미안해, 너도 엄마 많이 보고 싶었을 텐데...
ⓒ 네이버 영화
이제 헤어지지 말자.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너 꼭 지켜줄게.
하치 이야기(2010)
Hachi: A Dog's Tale
ⓒ 네이버 영화
감독: 라세 할스트롬
출연: 리차드 기어, 사라 로머, 조안 알렌 등
장르: 가족,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3분
1923년 12월, 아키다현 오오다테. 흰눈이 소담스레 내리는 어느 겨울날, 흰눈처럼 하얀 하치가 누렁이, 검둥이 형제들과 함께 태어난다. 아키다현청 토목 과장은 그중 하얀 강아지를 자신의 은사인 동경제대 농학부 교수 우에노 박사에게 보내기로 한다. 태어난지 한달, 세상에 눈뜨기도 전에 강아지는 동경으로의 낯선 여행을 시작한다. 동경 시부야에 우에노 교수 댁에 보내진 흰둥이. 하얀 색 털과 초롱초롱한 눈망울의 강아지는 단번에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유독 애정을 느끼는 우에노 교수는 힘차게 땅을 박차고 서있는 이 강아지를 보고 八자라는 뜻의 '하치'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볕드는 마루에서 하치의 벼룩을 잡아주고, 첨벙첨벙 목욕도 함께 하는 우에노 교수님의 하치에 대한 사랑은 유별나서 부인이 질투할 정도다. 하치는 교수님의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고, 교수님의 사랑에 보답이라도 매일 시부야 역으로 출근하는 교수님을 배웅하고, 저녁에는 마중 나가며 행복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 도중 쓰러지신 교수님은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이를 모르는 하치는 매일같이 시부야 역에서 교수님을 기다린다. 한해, 두 해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우에노 교수를 기다리는 하치. 1935년 3월 8일, 눈내리는 시부야 역에서 긴 기다림 속에 하치도 영영 눈이 되어 버리는데.
ⓒ 네이버 영화
Hachi, my friend, Parker is never coming home.
But if Hachiko wants to wait, then Hachiko should wait.
You want to wait for him, don't you?
Have a lonv life, Hachi.
하치, 파커는 이제 돌아오지 않아. 더이상 기다릴 필요 없단다.
그렇지만 너가 기다리고 싶으면 기다리렴.
그를 기다리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오래오래 살려무나 하치야.
ⓒ 네이버 영화
They taught me the meaning of loyalty.
That you should never forget anyone that you loved.
And that's why Hachi will forever be my hero.
그들은 제게 충성심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하치는 영원한 저의 영웅입니다.
리틀 큐(2020)
Little Q
ⓒ 네이버 영화
감독: 나영창
출연: 임달화, 양영기, 나중겸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7분
독특한 반점을 지닌 매력 덩어리 강아지 리틀 Q. Q는 진 씨 부부의 사랑과, 안내견 훈련사 ‘사이먼’의 세심한 훈련을 거쳐 까칠한 맹인 셰프 ‘리’에게 매칭된다. 실명으로 인해 성격이 예민해진 ‘리’는 여러 번 Q를 내쫓지만, Q는 충직하게 그의 곁에 머물며 그에게 큰 힘이 된다. 그러한 충성심에 힘입은 ‘리’는 이제는 반려견이 된 Q와 함께 디저트를 연구하며 세계를 누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리’는 병을 얻게 되고 둘은 이별을 직면하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Dogs are color-blind, so they can see the world only in black and white.
That's probably because they left us all the beautiful colors.
개는 색맹이라서 흑백으로만 보인대.
그건 아마 우리에게 아름다운 색을 남겨주었기 때문일 거야.
ⓒ 네이버 영화
As Q gave me so many things,
I'll be with him no matter how much time has left for us.
Q는 나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주었어.
그러니 Q에게 시간이 얼마나 남았든 난 같이 있어줄 거야.
말리와 나(2020)
Marley&Me
ⓒ 네이버 영화
감독: 데이빗 프랭클
출연: 오웬 윌슨, 제니퍼 애니스톤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가족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인생 Stage 1. 행복했던 그들에게 기상천외한 선물이 도착했다?! 일과 가정 모두 완벽함을 추구하는 제니(제니퍼 애니스톤)와 그녀와는 정반대로 꿈을 좇으며 자유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하는 존(오웬 윌슨).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제니와 존은 뜨거운 열애 끝에 마침내 결혼에 골인하고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신혼의 달콤함을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존은 새로운 가족을 원하는 제니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는데… 인생 Stage 2. 매일매일이 살얼음판~ 그래도 우리는 가족입니다! 하루 아침에 생긴 사랑스러운 가족, 강아지 ‘말리’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제니와 존. 하지만 가족이 늘어간다는 건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 말리 때문에 제니와 존은 스펙터클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자신들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말리’ 덕분에 점점 가족의 의미를 알게되는 존과 제니. 하지만 이들에게도 이별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 네이버 영화
A dog doesn't care if you're rich or poor, educated of illiterate, clever or dull.
Give him your heart and he will give you his.
강아지는 당신이 돈이 많든 없든, 교육을 잘 받았든 못 받았든, 똑똑하든 멍청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그저 당신의 마음을 다해 사랑하면, 그 아이도 당신을 사랑해 줄 거에요.
ⓒ 네이버 영화
Such short little lives our pets have to spend with us,
and they spend most of it waiting for us to come home each day.
강아지들의 생은 너무나 짧잖아요,
그런데 그들은 그 대부분의 시간을 매일 우리가 집에 오길 기다리는 데 써 버려요.
벨과 세바스찬(2013)
Belle and Sebastian
ⓒ 네이버 영화
감독: 니콜라스 배니어
출연: 펠릭스 보쉬, 체키 카료, 디미트리 스토로지 등
장르: 모험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이루는 피레네 알프스 언덕. 6살 꼬마 세바스찬은 할아버지와 함께 양떼들을 돌보며 지내고 있다. 어느 날 마을의 양떼가 습격을 당하고 마을 사람이 다치는 사건까지 발생한다.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옆 마을 양치기에게 쫓겨난 미친 개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알프스 언덕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세바스찬은 떠돌이 개와 마주치게 되고 소문과 달리 선한 눈망울의 겁먹은 개에게 다가간다. 어른들 몰래 개를 돌보기 시작한 세바스찬은 ‘벨’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둘은 어느새 세상 가장 특별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사냥총을 든 할아버지와 마을 사람들 앞에 벨의 존재가 들킬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Not because I'm young, but because they don't trust me.
내가 어려서가 아니라 나를 믿지 못해서겠지.
ⓒ 네이버 영화
I believe in you, Belle.
벨, 난 너를 믿어.
퀼(2010)
Quill: The Life of a Guide Dog
ⓒ 네이버 영화
감독: 최양일
출연: 코바야시 카오루, 시이나 깃페이, 카가와 테루유키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도쿄의 한 주택에서 리트리버 5마리가 태어난다. 그 중 옆구리에 새가 날개를 편 것 같은 이상한 얼룩이 눈에 띄는 한 마리가 있다. ‘새의 날개’라는 의미의 이름이 붙여진 강아지 ‘퀼’은 맹인 안내견으로 키워진다. 맹인 안내견 훈련센터에서 매번 낙오생으로 남는 퀼이지만, 그에게는 주인의 명령을 꼭 지키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이후 모든 훈련을 마친 퀼은 첫 파트너인 와타나베 미츠루를 만나게 된다. 이 고집 센 아저씨와 퀼은 점차 서로의 호흡을 맞춰 나가고, 함께 걸으며 행복을 느낄 때쯤 생각지 못한 이별이 찾아오는데...
ⓒ 씨네21
He was just a 'normal guide dog', but...
the best 'normal guide dog' ever.
정말 보통의 맹도견이지만...
최고의 보통 맹도견이었어.
에이트 빌로우(2004)
Eight Below
ⓒ 네이버 영화
감독: 프랭크 마샬
출연: 폴 워커, 브루스 그린우드, 문 블러드굿 등
장르: 모험, 드라마, 가족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20분
미국인 지질학자 데이비스(브루스 그린우드)는 운석을 찾기 위해 남극의 탐사대원 제리 쉐퍼드(폴 워커), 그리고 8마리의 썰매개들과 남극탐사에 나선다. 잘 숙련된 8마리의 썰매개들 덕분에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긴 데이비스와 제리는 썰매개들을 남겨두고 다른 탐사대원들과 부상치료를 위해 남극을 떠나게 된다. 꼭.. 반드시 다시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남긴채….. 생존이 불가능한 땅, 남극에 버려진 8마리의 썰매개들은 제리의 약속을 기다리며 추위와 배고픔, 악천후 속에서…. 그렇게 175일이 지난다. 한편, 그들을 버려두고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제리는 자신의 일부였던 썰매개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 네이버 영화
I'll be back. I promise.
꼭 돌아올게. 약속해.
ⓒ 네이버 영화
These dogs are my family.
You can't just leave them out there.
이 개들은 제 가족이에요.
그냥 저렇게 내버려 둘 수는 없어요.
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남은 일주일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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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이야기를, 내가 짊어온 삶을, 들어준다면
보호자 대신 보호 시설 안팎에서 하루하루 살아내기 급급한 아이들의 불안정한 입지. 이곳, 벨기에 사람으로서 사업을 영위하는 어른은 겪을 일 없는 처지다. 아이러니하게도 거주할 권리를 증명받지 못한 '로키타'와 체류권은 있어도 한낱 꼬마에 불과한 '토리'는 여전히 벨기에 시민에 속하지 못하기에 이 어른들의 이해타산과 딱 맞는다. 마약 거래상으로 뒷돈을 챙기는 일은 의심받기 쉬울뿐더러 시민인 이상 허락되지 않는 일이기에.
푼돈에 급급한 아이들은 군말 없다. 하물며 자신들이 수고스럽게 받아온 돈 뭉탱이에서 50유로 한 장을 받는다 하더라도. 기대나 실망이 담길 틈 없는 눈빛. 그러나 공허하진 않다. 토리와 로키타에겐 서로가 있기에. 지켜야 할 존재가 있다는 건 사람을 가장 강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가장 유약하게 만든다.
다 자라지 못한 어른들의 세상에 편입된 이미 다 커버린 아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요 줄거리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어른의 삶은 산다는 건 어떤 것인가. 정의할 말은 여럿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타인을 간단히 가늠하는 것 아닐까. 생판 처음 보는 타인이 어떤 사람인지 가늠해 가며 적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해 내며 인간 사회의 규모가 점점 더 커졌으니까. 안타까운 건 사람의 말을 들으면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엔 집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진위여부를 가리기에 급급하니 말이다. 이 말이 진짜인지, 거짓이 섞인 건 아닌지, 과장한 거라면 어느 정도가 진짜일지.
로키타가 거쳐온 인터뷰도 비슷한 양상일 테다. 어른들은 로키타가 살아온 보육원에 대해 질문하고, 토리와 만나게 된 경위를 묻는다. 하지만 로키타의 답변엔 관심이 없다. 그가 진짜를 말하고 있는지, 우리 어른이 듣기에 납득할 만한 타당한 사실인지를 확실히 가리고자 질문에 질문을 거듭한다. 취조 현장과 다를 바 없다. 잘못해서 불려 온 것도 아닌데.
마치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논리를 갖춘 구조로, 빈틈없이, 하나의 매끄러운 발표문처럼 말해야 하는 현실과 겹쳐진다. 일평생 더불어 살아온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소개하기도 어려운데, 그런 내가 겪은 한 사건의 특정 시점을 얼마나 명료하게 말할 수 있을까. 질문하는 이가 만약 질문받는 입장이 느낄 당혹스러움과 혼란을 느껴봤다면, 결코 꼬투리 잡듯 묻지 못했을 거다. 결코 상대의 처지에 놓이리라는 생각을 못했기에 뾰족하게 콕콕 찌를 수 있을 테지.
한편으로는 질문을 건네는 쪽의 최선이기도 하다. 비스름한 상황에서 엇비슷한 진술을 하는 수천수만 명을 상대로 어떻게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진짜를 말하는 것인지 가늠하는 게 가장 빠르고 손쉽다. 증거의 적확함을 토대로 판결을 내리는 법이 그러하듯.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근간을 따라 모든 판단은 기출문제처럼 유형이 정해졌다. 그 형식에 능한 사람은 조금 더 유리한 판정을 얻어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순서가 뒤로 밀린다.
로키타는 후자에 속했다. 쉽게 당황하고, 말주변이 없고, 금세 패닉에 빠진다. 어찌 보면 그는 유약할 수밖에 없다. 온갖 궂은일을 제가 다 처리해 가며 동생인 토리를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동생과 함께 일하지만 직접 마약을 건네고 고객을 상대하는 건 로키타가 전담한다. 와중에 토리가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돕기까지 하며.
다소 강박에 가까운 애씀. 이 책임감은 엄마의 불신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과 뒤섞인 걸지도 모르겠다. 그와 동생이 하루하루 모은 돈은 엄마와 다른 동생들이 있는 쪽으로 보낸다. 아니, 정확하게는 보내려고 했다. 브로커들이 낚아채지만 않았더라면. 로키타가 엄마에게 이 사실을 전하는 과정은 또다시 진술의 형태를 띤다. 피해 사실의 보고. 그리고 역시나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순식간에 일어난 그 일을 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가 느끼는 억울함과 분노, 슬픔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그가 증거품목이라고 내밀 수 있는 건 오로지 그의 머릿속, 그의 마음속에 있기에 무엇도 증명할 수 없다.
로키타는 자신이 겪은 세계로부터 토리를 보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진실을 증명해야 하고, 거짓을 말했다는 누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증명해야 하고, 그럼에도 반복해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이 나날에서. 이미 자신은 세상의 진흙탕에 굴러 너무 더러워졌다.
하지만 로키타가 토리를 신경 쓰는 만큼 토리 또한 로키타를 아끼고 챙기려 든다. 보호받는 동시에 보호하고자 한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로키타보다 토리가 유리하다. 남자 어른은 여자 아이를 건들 생각만 하지, 남자아이에겐 새로운 일감을 주니까.
욕구와 요구만이 가득한 주변에서 그나마 잠시 반짝이는 빛이 그들에게도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 빛에 기대지 않는다. 우리를 믿을 사람은 우리밖에 없으니까. 도움은 측은지심에서 일어난 순간적인 반응이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위협이 되거나 낯선 느낌이 들면 내민 손을 금세 거둬들인다. 신기루에 이끌려 어느 하루를 버틸 생각보다는 서로에게 기대어 제 발로 이 땅을 디디고 서는 게 안정적이다.
살아가고자 하는 절박함과 간절함은 구린내가 나는가 보다. 생존 자체가 목적인 모습이 그들과 동등한 사람이라기보단 길들이고 사육할 동물로 보이는 것인지. 몇 마디의 협박과 위협적인 소음을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애석하게도 이 예상은 틀리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기죽지 않는다. 자신이 한 노동의 대가는 비합리적일지라도 필요한 게 있다면 필요한 것을 정확히 언급한다. 음식점의 남는 빵, 손님들을 위해 불러준 공연의 값, 하다못해 깨끗한 침대보라도. 최후의 보루였는지 모른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사람임을 증명받기 위한.
이마저 통하지 않자, 둘은 그들이 함께 살아갈 새로운 방향을 찾아낸다. 머리가 지끈할 만큼 무모한 선택이다. 하지만 무어라 나무랄 수 있을까. 그 길은 막혔으니 다른 길로 가라고, 가리킬 대안이 없다. 최선의 선택은 최고의 선택이지 않다. 때로는 최선이기에 최악이다.
서로를 부르는 음성과 깊은 포옹. 그리고 목적지가 있을 수 없는 달음박질. 두 사람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노랫말이 자꾸 귀에 맴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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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되어가는 마블의 유통기한
일단, 전작 <블랙 팬서>의 약력부터 읊어보자!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주제가상 - 음향효과상 - 음향편집상"에 이름을 올렸고, "미술상 - 의상상 - 음악상"은 수상에 성공했다. - 이는 '슈퍼히어로 장르'로는 첫 작품상 지명이자 'MCU'로는 첫 수상작이다!
흥행 또한 <아바타, 2009>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2015> 다음으로 세 번째 북미 박스오피스 7억 달러를 기록했다! - 이후 <어벤져스: 엔드 게임, 2019>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2021>, 그리고 <탑건: 매버릭, 2022>이 달성했다.
이외에도 두 팔을 가슴에 엑스(X)자로 하는 특유의 포즈가 "BLM 운동"의 상징으로 작용했으니 안 나올 수가 있을까?근데, <블랙 팬서: 와칸타 포에버>는 시작부터 어려움에 직면한다!
주인공을 맡은 "채드윅 보스만"의 사망과 극 중. "슈리(최고의 과학자이다...)"를 맡은 "레티티아 라이트"가 음모론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 이외에도 현저하게 떨어진 관객들의 반응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 공교롭게도 영화는 위기에 빠진 와칸다를 구해야 한다.1. 홍철 없는 홍철 팀
일단, <블랙 팬서: 와칸타 포에버>에 직면한 문제는 "채드윅 보스만의 부재를 어떻게 채워나갈지?"이다.
단독 작품으로는 전작 <블랙 팬서, 2018>뿐이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2016>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 - 엔드 게임, 2019>까지 총 4편에 출연했을 만큼 그만큼 이미지와 서사적으로도 각인되었기에 단순하게, "슈트"를 입힌다고 해서 관객들이 "블랙 팬서"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 흰 나시와 콧수염만 있다 해서 "프레디 머큐리"가 아니다!
그렇기에 161분이라는 기나긴 분량을 할애했지만, 그마저도 "슈퍼히어로"라는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결국, "슈퍼히어로"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장르로 가볍고 무엇보다 이해하기가 쉬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번 <와칸다 포에버>의 이야기를 본다면 어린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엔 어렵지 않을까?
그도 그럴 것이 국왕 "티찰라"의 죽음에 따른 "블랙 팬서"의 부재는 세계열강들과의 "비브라늄(자원)" 경쟁, 그리고 새로운 국가 "텔로칸"과 국왕 '네이머'의 등장은 "제국주의"라는 케케묵은 개념을 꺼내든다. - 엄마, 아빠 뭐야???2. 설명은 되지만, 공감은 안된다.
단적으로 "석유"만으로 한 국가의 행적이 떠오를 테지만, 영화는 좀 더 오래된 이야기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남미 정벌 역사를 가져온다.
이 당시 유럽에는 "가격혁명"이 일어났을 만큼 금과 은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지만, 원주민들은 "천연두"로 죽거나 살았아도 "노예"가 되었을 만큼 아픈 기록이 있다.
이는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는 "네이머"의 동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설명되지만, 문제는 관객들의 감정적 공감에 끝내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이런 부분들이 새로운 블랙 팬서로 거듭나는 "슈리"에게도 지적된다.
결국, "네이머"와의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데에 하나의 사건을 제시하고는 예상치 못한 인물을 등장시킨다.
전작을 보았다면, 해당 캐릭터의 사상이 이번 "슈리"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었다는 것에 십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에 행한 행동에 앞서 말한 문장으로 '설명은 되지만, 문제는 관객들의 감정적 공감을 이끄는 데에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반복하게 만든다.3. 이젠, 확답을 내려야 할 때!
이런 이유에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집중하지 못한 것이 크다!
속편의 입장이긴 하나 <와칸다 포에버>는 결국, 새로운 "블랙 팬서"의 탄생을 다룬 작품으로 그만한 동기에 힘을 실어주어야만 한다.
하지만, 이름만 다를 뿐 똑같은 레퍼토리로 진행되는 탄생기는 관객들의 관심을 떨어트리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리리 윌리암스(aka. 아이언 하트)"의 등장시켰지만, 이야기의 큰 영향이 없을 만큼 "사족"으로 느껴져 "굳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무엇보다 "인피니티 사가"로 불리었던 "타노스"와 같은 공공의 적이 아직, 이번 페이즈에 코빼기도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로, <어벤져스, 2012>의 마지막 쿠키 영상에 나타난 "타노스"는 <아이언맨, 2008>을 시작으로 <퍼스트 어벤저, 2011>까지 총 5편의 영화에 그쳤던 것과 달리, 이번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속한 "페이즈 4"는 각각 7편의 영화와 드라마가 소비될 만큼 변죽만 올리고 있다. - 이젠, 속 시원하게 말해야 할 때이다.· tmi. 1 - 쿠키 영상 1개가 곧장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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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뻔뻔함 한도초과
줄거리
일과 사랑, 돈과 명예, 모든 것을 갖춘 트리플 A급 경호원 마이클 브라이스.
'따분한 게 최고다'라는 모토처럼 언제나 안전이 우선인 그에게 일어난 경호 대상 총격 사건.
그 이후로 그는 모든 것을 잃고 오로지 경호원 면허를 되찾기 위해 한심한 약쟁이들의 경호를 맡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어느 날, 전 여친이자 인터폴 대원인 루셀 아멜리아에게 연락을 받고 가보니, 자신의 천적인 다리우스 킨케이드가 버젓이 서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킬러이자, 서로를 몇 번이나 죽이려고 했던 철천지원수. 지금부터 킬러의 보디가드가 되어 헤이그까지 무사히 데려가야 한다. 트리플 A경호원 면허 돌려받기 위해서!
감상포인트
킬러와 트리플 A급 보디가드? 말도 안 되는 설정이 오히려 좋아.
액션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화려한 액션.
고구마 따윈 없다, 매 순간이 사이다.
감상평주말에 가볍게 즐길 수 있고 재미있는 영화가 보고 싶어서 고른 영화.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다. 원래 액션 영화는 여기저기서 뻥뻥 폭발하고, 부딪히고 피 튀기고 그런 게 싫어서 잘 안 보는 편인데, 이 영화는 액션 신이 엄청 웃긴 장면처럼 연출되어서 그 뻔뻔함이 좋았다고나 할까.그리고 다리우스의 아내인 소니아 역할로 출연한 셀마 헤이엑 배우한테 정말 빠졌다. 사람을 묘하게 끌어들이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 배우인 듯. 더불어 사무엘 잭슨 배우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서 봤을 때부터 뭔가 독특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영화를 보니까 완전 다른 사람;;; 이 두 사람은 기껏해야 회상 신에서나 몇 번 보고 영화 말미에나 같이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따로 있을 때에도 대화만으로도 케미가 미쳤다. 같이 있으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면서 바로 2편도 봤음.주인공인 마이클 역의 라이언 레이놀즈는 뭔가 묘하게 얼-빵-한 느낌을 준다. 사람이 멍청하단 게 아니라, 엄청 찌질한 역할을 잘 소화하는 듯.ㅋㅋ잘 생겼는데 허당일 것 같은 그런 느낌적 느낌. 영화 속에서 마이클은 파워 J의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다리우스는 이와 정 반대로 극 P 적인 기질을 보인다. 딱 봐도 상극인 두 사람이 만난 것만으로도 재미있는데, 함께 공동의 목표를 위해 여정을 떠나는 것이 아이러니하고 웃김.이 영화는 사실 스포일러랄 것도 없다.
민간인을 학살했던 독재자 '두코비치'의 재판에 증인으로 다리우스가 필요한 상황인데, 인터폴 내부에는 첩자가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면허 경호원인 마이클이 다리우스를 데려가야 한다는 설정. 아니, 세계 최강 킬러와 트리플 A급 경호원인데, 총질 몇 번 빠바방 하다 보면 무사히는 아니어도 어쨌거나 재판장까지 갈 것 같지 않은가? 아니면 죄송합니다.
다리우스는 킬러 주제에 엄청난 사랑꾼이고, 누군가를 해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사람을 죽이는 게 자신의 철칙이다. 철학적이고 진지하게 가려면 밑도 끝도 없을 것이고 웃자고 보는 영화에 죽자고 달려드는 것도 딱히 좋은 짓은 아니다. 그럼에도 다리우스의 뒤통수에 새긴 문신과 얽힌 이야기는 우리에게 깊은 물음을 던진다.
헤이그로 가는 동안 마이클은 오로지 자신의 면허를 되찾는 것에만 집착한다. 하지만 자신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경호를 하듯, 다리우스도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헤이그로 간다는 사실에 마음을 달리 먹는다. 그런 사람 치고는 길거리에서 난장판 피우고 민간인들에게 무지막지한 피해를 주는 것 같지만. 그래서 더더욱이 이런 영화는 깊게 생각하면 안 된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뻔뻔한 영화.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주말을 마무리하기에는 딱 좋은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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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은 아버지의 애프터썬이었을까
** 이 시사회는 씨네랩으로부터 초대받아 참석한 시사회입니다.
애프터썬 2월 1일 수요일 개봉작
감독 / 샬롯 웰스 데뷔작
포스터를 먼저 살펴보았을 때, 아빠와 딸의 여행을 소재로 한 밝은 영화일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영화는 밝은 톤의 장면들 속에서 각 인물들간의 어딘가 불안한 내면을 비춘다. 샬롯은 이혼한 후 딸과 아내와 튀르키예에서 따로 살고 있다. 31살인 아버지 샬롯은 11살인 소피와 함께 일주일동안 튀르키예 여행을 한다. 그 과정을 서로는 캠코더로, 사진기로 담는다. 이 순간들을 큰 소피가 회상하듯이 연출된다.
성인이 된 소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애프터썬>은 스코틀랜드 출신 샬롯 웰스의 데뷔작으로,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데뷔작이라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스토리 구성과, 절제되었지만 깊이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다. 부녀간의 애틋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애프터썬>은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작품 중 하나다.
출처 :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여행하는 동안 샬롯은 소피를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어딘가 우울함이 감돈다. 혼자 춤을 추거나, 카펫을 바라보거나, 밤바다에 뛰어들려고 하는 등 다양한 장면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소피는 11살이지만 그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 아빠를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이라거나 소피보다 나이가 많은 오빠와 언니들과 살갑게 같이 지낸다. 또한 아빠가 상황이 여유롭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최선을 다해 챙겨준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영화는 파편적으로 나뉘어져 있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부분이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이다. 파편 파편이 모여 중간에는 의문이 들을 수 있지만, 영화관을 나갈 때는 기분이 오묘해진다. 나는 마지막 장면이 왜인지 조커의 마지막 장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방에서 문을 닫는 모습이 비슷해서 그럴까?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는 정말 아름답고 눈부시다. 역시 믿고보는 A24.. 독립, 예술영화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이 애프터썬이 취향에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 맞다. 애프터썬은 뜨거운 햇빛에 지친 피부를 위해 바르는 크림이다. 소피가 샬롯의 애프터썬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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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하지 않는 애정의 끈기
PROGRAM NOTE.
1980년대 홍콩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수많은 화교들이 해외로부터 흘러들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혼돈의 시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 홍콩에서 가장 위험하고 불가사의한 무법지대가 바로 구룡성채였다. 그 무렵 홍콩으로 흘러들어와 힘겹게 살아가고 있던 찬 록쿤은 악명 높은 미스터 빅이 이끄는 갱단에게 쫓기게 되고 우연히 구룡성채로 몸을 피한다. 구룡성채를 지배하는 사이클론의 도움으로 구룡성채에서의 삶에 적응하던 찬 록쿤. 그러나 찬 록쿤과 구룡성채를 향한 악당들의 위협은 점점 거세진다.
1993년에 철거되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홍콩의 씬 시티, 구룡성채. 기괴하고 미로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나이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시대적 배경과 절묘하게 포개어지는 공간적 배경과 더불어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과 관계를 통해 그 당시 홍콩의 모습을 절로 떠오르게 한다. 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화려한 액션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 포인트. 제77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첫 공개 당시 이미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정엽 / 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POINT.
✔️ 홍콩 영화를 좋아하세요? 그러면 일단 보세요!
✔️ 고천락, 홍금보, 곽부성, 임현제... 홍콩 영화의 기라성 같은 이름들과 함께 유준겸, 오윤룡, 료자여 등 샛별 같은 이름들이 함께 놓여있습니다. 명배우 파티!
✔️ 하반기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제목이 '구룡성채'라는 거다. 아무 정보도 보지 않고, 제목만 보고, 이걸 봐야겠다 생각했다. 구룡성채라니. 홍콩의 씬 시티(sin city)로 불리던 고층 슬럼. 불법 증축으로 거대하게 올라선 굴속 같은 곳. 지금은 철거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 당시에도 위생이나 치안 측면에서 좋은 거주지라 할 수는 없는 곳이었지만, 철거되지 않았어도 들어가볼 수는 없었을 곳. 그럼에도 워낙 독특하여 자꾸 궁금해지는 곳이 아닌가. 다들 좋아하잖아?
아니나 다를까 재빨리 매진되어, 취소 표를 겨우 구했다. 그리고 나서야 영화 정보를 확인해 보니... 범죄 스릴러 액션... 홍금보? 아니 왜 나는 구룡성채의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일 거라 생각했지? 내 편협한 영화 취향 표에 범죄, 스릴러, 액션은 들어가 있지 않으며 홍금보는...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괜찮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보러 갔다가, 만족해서 나왔다. 하, 이게 바로 홍콩영화의 맛이지!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영화의 스토리라인은 매우 간단하다. 그리고 익숙하다. 미리 알아둘 것도 없다. 구룡성채를 둘러싸고 싸우는 이야기구나 정도로만 파악해 두면,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눈앞에 마치 아침 드라마처럼 익숙한 공식이 펼쳐질 것이다. 시작과 동시에 '옛날 옛적에' 느낌으로 구구절절 펼쳐지는 텍스트부터 전개되는 방식까지 어느 하나 어렵게 소화되는 것이 없다.
그러나 원래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다른 나라에서 만든 영화였으면 이게 무슨 허무맹랑한 소리야! 하고 실망했을 것들도, 홍콩 액션 영화에서 펼쳐지니 익숙한 장르의 문법에 편승해 그냥 즐기게 된다.
자고로 홍콩 영화의 맛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덕진 의리 아닌가. 의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주인공 무리와, 그 의리를 손쉽게 배반하는 악의 무리 사이의 갈등. 요즘 같은 세상에 우스울 정도로 올바른 주제를 이렇게 고수하는데 어떻게 매력이 없을 수가 있냐고. 게다가 이토록 바른 주제의식을 이렇게 폭력적인 장면에 끼워 넣는 얼얼한 홍콩 스타일. 폭력적이다 못해 헛웃음이 나오는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는 액션. 아는 맛은 정말 무섭다. 헤어날 수 없게 만든다. 나도 이런데 홍콩 액션 영화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정통으로 맞은 사람들에겐 이 영화가 얼마나 만족스러울까.
패가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사실 나는 홍콩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다. 애초에 홍콩 영화에 익숙한 세대는 아니어서, 뒤늦게 왕가위 영화를 몇 편 보면서 마치 영화사 따라가듯 홍콩 영화도 좀 봐야지 의식적으로 본 정도. 무의식적으로 홍콩 영화를 이미 꿀꺽꿀꺽 받아 마신 나의 앞 세대와는 감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홍콩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 또한 내겐 홍금보 쪽보다는 왕가위 영화로 수렴되는 양조위와 장국영의 얼굴 쪽이 가깝다.
그럼에도 고천락, 임현제, 곽부성 같은 배우들은 어쩜 그렇게 멋있는지. 자신들이 수호하는 의리와 인정을 품은 채 우아하게 나이 든 '형님'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 아래 각자 있는 대로 멋을 부리고 의리를 받드는 다음 세대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무엇보다 세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같은 것이 결연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세대 교체란 건 일면 서글프기도 하다. 당장 구룡성채는 몇 년 후 철거될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형님' 세대는 마치 구룡성채처럼 과거 영광의 기록이 되어 떠나갈 것이다. 홍콩 영화가 아시아 일대를 씹어 먹던 시절은 끝난 것 같다는 말조차 무색해진 지 오래다.
그러나 패가 하나 없어도 마작은 계속된다. 몸의 일부를 다치고 잃어도 싸움은 계속된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이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어떤 선언처럼 느껴지는 이 마음. 그 올곧음조차 촌스럽게 치부되는 시대에, 여전히 홍콩 영화를, 홍콩 액션 영화를 고수하는 건 정말 뜨끈뜨끈한 마음이다. 홍콩의 여름 습도만큼이나 끈적끈적하게 마음에 눌어 붙는다.
애정이 묻어날 때 가장 강하다
구룡성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싶었던 내가 꽤나 만족했을 만큼, 이 영화는 사진으로 보던 구룡성채의 면면을 성실하게 재현했다. 빛도 들지 않는 굴속같은 건물 안쪽에서 구멍가게를 내고, 잡은 돼지를 염장하고, 만두를 빚고, 생선을 토막 내고... 하며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 공동 수도 앞에 줄은 길고 물은 모자라며 전깃줄은 언제 화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복잡하게 꼬여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구룡성채의 외양만 구현하고 싶었던 것 같지 않다. 외양을 성실하게 재현하는 동시에, 구룡성채 거주민 사이의 인정까지 그려낸다. 마약과 매음과 폭력 조직 등 각종 범죄만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끈끈한 관계가 존재했던 삶의 현장이었다는 사실도 담아내고자 한 마음이 느껴진다.
홍콩 영화는 늘 홍콩을 정말 사랑한다. 반환이 결정되고 실제 반환이 이루어지면서 홍콩이 겪은 혼란의 상처는 홍콩 사람들에게 선명하게 남았지만, 깊고 눅진한 애정으로 승화되었다. 홍콩 영화마다 혼란과 방황 사이로 그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이 영화 또한 홍콩에, 홍콩 사람들에, 홍콩 영화에, 홍콩 액션 영화에 깊은 애정을 품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난 누군가 이토록 깊은 애정을 품은 시선을 보면 흐물흐물 녹아내린다. 이 애정에 거스르는 방법 같은 건 도무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단점이 없지는 않다. (없을 리가...) 영화의 액션은 중간에 좀 과해지면서 무협의 경지에까지 이르고, 아무리 홍콩 맛이라지만 어디까지 가나...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든다. 그리고 옛날옛적 액션 영화 답게, 필요 이상으로 남성 중심적이어서 여성과 아동 캐릭터는 소모적으로 표현되는 면이 있다. 구룡성채에서 가장 다부진 눈빛을 하고 있는 (터치드 보컬 윤민 닮았다) 만두집 여성의 경우에도 더 좋은 서사를 부여해줄 수 있었을 것 같다.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더 발전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운 구석이다.
그렇지만 홍콩 영화는, 홍콩 영화를 둘러싼 애정은 지금도 변치 않고 여전히 그 자리에 건재함을 빛내는 좋은 작품이었다. 개봉 후 아빠 보여줘야지 싶은 작품도 참 오랜만이다. 깊은 애정을 받은 것들은 시간이 가도 은은히 빛난다. 부디 그 빛을 더 갈고 닦으며 시대에 발맞추어 더 오래오래 빛나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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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락 -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코인 대폭락사태,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해당 리뷰영상은 영화 제작 및 배급사 무암을 통해 저작권 협의가 진행되어 제작된 영상이며
작품 [폭락]은 1월 15일 개봉합니다! 예매는 아래 사이트를 이용해주세요 :)
“기대에 부응해야지?” 엄마 옥자의 열성과 본인의 타고난 욕심으로 교육 1번지 서울 대치동으로 위장 전입한 도현. 벤츠타고 다니는 부자이면서 장애 혜택을 받아먹던 친구에게 교환학생의 기회마저 뺏기고, 그 친구가 진짜 장애인이 아니었단 걸 알게 된 그 때부터 정부 지원금의 맹점에 눈을 뜬다. 대학교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동기 지우와 함께 청년·여성·장애 등의 가산점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수급하고, “창업 지원금은 나랏돈으로 망해 보라고 주는 눈 먼 돈”임을 간파해 의도적으로 고의부도와 폐업을 전전한다. 투자자 케빈에게 억대 후원을 받는 암호화폐 벤처를 창업한 도현은 야망에 이끌려 ‘MOMMY’ 코인을 개발해 역대 최고치의 실적을 내지만, 알고리즘과 불완전 이자 수익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모니터가 들어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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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부모 밑에서 자란 귀여운 천재소녀 마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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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30초 예고편
하루 동안 정기적인 보고를 하지 않으면 터지게 되는
폭탄을 가슴속에 지닌 채 기밀 정보를 알아내는 AN통신.
요원 ‘타카노(후지와라 타츠야)’와 ‘타오카(타케우치 료마)’는
대기업 CNOX와 태양광 에너지가 관련된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다.
여기에 정체불명의 여인 ‘아야코(한효주)’와
일급 스파이인 ‘데이비드 킴(변요한)’까지 관련 정보를 노리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되는데…
차세대 에너지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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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이브 <애틀랜타 실종과 살인> 공식 예고편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애틀랜타에서 28명의 흑인 아이들이 살해 당한다. 애틀랜타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지만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다. 그러다 웨인 윌리엄스라는 23세의 흑인 청년이 용의자로 체포되며 수사의 흐름이 급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