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BITGUMI2024-08-23 15:23:16
다시 부활한 코스믹 호러
- <에이리언 로물루스>(2024)





세상에 태어나 삶을 살아가는 것은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다. 우리는 부모의 DNA를 이어받아 작은 존재로 태어나,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한 길을 걷게 된다. 태어난 순간부터 먹고, 자라며, 배우고,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는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이 과정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에게 적용된다. 학자들은 이것을 종족 유지라는 학문적 개념으로 설명하지만, 사실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다. 단지 살아가는 본능에 의해 우리는 존재하며, 계속해서 그 본능을 이어갈 뿐이다.
이러한 생명체의 본능적인 삶은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 더욱 극적으로 묘사된다. 이 영화는 단순한 SF 호러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과 인조인간, 그리고 에이리언이라는 세 가지 다른 존재가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명확한 본능을 지닌 존재는 바로 에이리언이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며, 다른 이들을 해치고 자신을 지키려 한다. 이 점에서 그들의 삶은 극도로 본능적이며,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이들이 그저 생존을 위해 태어났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주인공은 10대 인간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식민 행성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 환경은 무척 열악하다. 부모들은 일하다 죽거나 병에 걸리며, 아이들은 희망 없는 삶 속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는다. 그 중심에는 레인(케일리 스패니)이 있다. 레인은 부모를 잃고 나서, 이 우울한 행성에서 벗어나 태양이 떠오르는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를 꿈꾼다. 이 여정에서 레인과 인조인간 동생 앤디(데이비드 존슨), 그리고 그들의 친구들은 버려진 회사의 함선을 타고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 함선에 숨어있던 에이리언들이 그들의 여정에 큰 위협으로 등장하면서 상황은 급격히 변화한다.
[첫 번째 감정] 인간 레인의 희망

레인은 직접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걸 보고 싶어한다. 종일 비가 내리는 식민행성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장면이다. 부모의 죽음이후 열심히 일하는 시간을 채워 다른 행성 이주를 꿈꿨지만, 정부에서 그것조차 허가하지 않는다. 레인의 희망은 태양이다. 태양을 볼 수 있는 어딘가로 가는 것이 그에게 남아있는 작은 희망의 조각이다. 레인은 자신이 왜 태어나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야하는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모든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왜 살아가야하는가.
그 의문이 레인을 움직이게 만든다. 레인 뿐 아니라 그녀의 친구들도 그 암울한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버려진 함선에 가려고 한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태어난 삶을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방법은 조금 위험한 일이라도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레인 역시 고민하지만 그 일을 해보려고 한다. 태양을 꿈꾸는 그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레인에겐 동생이 있다. 기능 오류로 버려져있었던 인조인간 앤디다. 레인에겐 정말 동생같이 챙겨줘야하는 존재이고, 레인이 힘들어보이면 시덥잖은 농담을 던지며 레인에게 위로를 준다. 인조인간 앤디 역시 자신이 왜 세상에 존재하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에겐 명확한 목표가 있다. 바로 레인을 위한 선택과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감정] 인조인간 앤디의 미안함

앤디는 스스로를 인간과는 다른 존재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안함을 자주 느낀다. 그의 몸이 고장나고, 움직이지 못할 때마다 레인이 그를 리부트해 주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이는 앤디가 자신의 한계에 대해 느끼는 미안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 중반부에서 앤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더 강력한 인조인간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감정은 점차 사라진다. 앤디는 점차 기계적인 존재로 변해가지만, 그의 본질적인 존재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 그는 여전히 레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며, 그 목적이 그를 움직이게 만든다.
앤디의 이러한 존재는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 등장했던 인조인간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의 철학적인 고민과도 닮아 있다. 데이빗은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인간과 인조인간의 경계가 어디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존재다. 앤디 역시 인간적인 감정과 기계적인 존재 사이에서 갈등하며,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미안함과 혼란은 단지 기계적 오류를 넘어서, 그가 가지는 존재의 이유에 대한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된다.
앤디가 다시 원래의 고장난 앤디로 돌아왔을 때, 우리가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건 거기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적인 느낌 때문일 것이다. 마치 가족처럼 레인을 생각하고 챙기는 그의 모습은 자신의 존재가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난 그 자체가 바로 가족을 위해서라는 아주 단순한 결론에 도달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비록 인조인간이지만, 이 영화 안에서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다.
[세 번째 감정] 에이리언의 본능
이 영화에서 가장 순수한 본능을 가진 존재는 에이리언들이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단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다른 생명체를 공격하고,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싸운다. 에이리언들은 자신들이 왜 태어났는지,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그들의 목적은 단순하다. 살아남고, 더 많은 생명을 빼앗아 자신의 존재를 유지하는 것. 그들은 극도로 폭력적이고 잔인한 존재지만, 그것은 그들의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이 에이리언들을 바라볼 때, 그들의 폭력성에 경악할 수 있지만, 사실 그들 역시 생명체로서 자신을 지키고, 생존하기 위해 싸우는 존재다. 이 점에서 에이리언들의 존재는 인간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 역시 생존을 위해 싸우고, 때로는 폭력을 행사하며,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이러한 본능적인 생존에 대해 인간과 에이리언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가 그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에이리언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지만, 그들이 가진 본능은 그 자체로 생존의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인간은 그 존재를 넘어 더 위대한 존재가 되고자 하며, 때로는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결국에는 에이리언의 본능과 다를 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진화하고자 하는 욕망, 더 강력한 존재가 되려는 욕구는 결국 더 큰 생존을 위한 본능적인 시도에 불과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돌아온 코스믹 호러
영화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는 <맨 인더 다크>와 같은 작품을 통해 관객의 심리를 자극하는 스릴러와 호러 장르에서 뛰어난 감각을 보여준 감독이다. 이번 <에이리언 로물루스>에서도 그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강렬한 비주얼로 에이리언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알바레즈는 공포의 본질을 깊이 탐구하며, 단순한 시각적 충격을 넘어 심리적인 공포를 강조하는 연출을 통해 관객을 몰입시킨다. 그의 연출 스타일은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단순한 공포 영화에서 벗어나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깊이를 담고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알바레즈가 기존의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존경을 담아, 그 설정들을 재구성하면서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는 점이 돋보인다. 그는 에이리언의 원초적인 공포를 유지하면서도, 우주적 공포와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기존 시리즈의 코스믹 호러 요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관객에게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전달했다.
케일리 스패니가 연기한 레인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자신의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그녀의 연기는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감성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이 그녀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도록 만든다. 인조인간 앤디를 연기한 데이비드 존슨 역시 기계적인 존재와 인간적인 감정을 동시에 표현하며, 그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이들의 연기는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는 단순한 생존 영화가 아니다. 인간과 인조인간, 그리고 에이리언의 대립을 통해 생존의 본질과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이 영화는 인간이 결코 에이리언의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극악의 존재로부터 오는 공포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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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참혹하고, 가슴 아프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라는 영화는 오리지널 영화가 아니다. 1929년 소설 원작을 비롯 이미 1930년대와 1979년에 영화화한 작품이고, 이번 2022년에 한 번 더 리메이크화 된 작품이다. 20세기 영화들과 크게 변화된 줄거리 없이 이어지는 플롯과 대비된 더 생동감 있는 미장센이 1차 세계대전 속 참담함과 잔혹함을 부각한다.
#사진 밑으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스틸컷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제1차 세계대전 프랑스 지방 동북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참호전 중 독일 병사 시선에서 플롯이 진행한다. 서로 죽고 죽이는 이 치열한 참호전의 실태와 현실을 영화에 그대로 드러난다. 고작 몇 백 미터 땅을 진전하고자 백병전과 인해전술을 동원해 몇 백만 명이 희생되는 1차 세계대전 속 참혹함을 너무나도 훌륭한 미장센을 통해 표현한다. 색조 효과는 참호전에 띄는 푸른빛은 전쟁의 차갑고 냉담한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경기관총과 수류탄이 쏟아내는 난사로 푸른빛의 전장이 곳곳에서 터지는 갈색 먼지바람과 병사들이 흐르는 피로 붉그스름하게 섞이며 공기가 변화한다. 이 뿐만 아니라 오블리크 샷(oblique shot), 클로즈 업(close up)을 이용해 병사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그리고, 롱 샷(Long shot)을 통해 격전으로 죽거나 다치는 병사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던가 혹은 전쟁으로 떠들썩한 환경에 맞지 않는 주변 자연경관을 조용히 보여주며, 조용하지만 늘 불안함을 안고 있는 1910년대 풍경을 보여준다.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가 세 번째 영화화를 할 정도인 이유는 역시 뛰어난 원작의 내용 덕분이다. 참혹한 참호전의 표현, 인간의 윤리 배반, 1분에 1명 꼴로 죽어나가는 전쟁터가 익숙하듯이 사람이 죽는 게 낯설지 않다는 뉘앙스가 강렬한 영화 제목 등이 있다. 특히, 프랑스나 여타 연합국과 마찬가지로 독일 역시 전쟁 속에서는 서로가 피해자만 되는 꼴인 의미 없는 희생과 불필요한 싸움으로밖에 없는 아픔을 영화 속에서 훌륭하게 표현하기에 원작이 칭송받지 아니한가. 그러나 흑백영화와 당시에는 대단했지만 지금 들어서는 아쉬운 사운드 연출을 이번 <서부 전선 이상 없다>(2022)에서 완전히 업그레이드하여 더 강렬하게 전쟁을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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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콥스키의 아내 | 러시아에 추락한 이카로스를 만나다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세기 러시아 제국, 모스크바 귀족 가문 출신의 '안토니나'(알리오나 미하일로바)는 파티장에서 일생의 사랑을 발견한다. 바로 러시아 최고의 '표토르 차이콥스키'(오딘 런드 바이런). 그날부터 그녀는 그와 결혼해서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꿈을 실천에 옮긴다. 그가 재직하는 음악원에 입학하고, 그에게 연애편지를 보내고, 신에게 간절히 기도한다. 그렇게 안토니나는 차이콥스키의 아내가 된다.
하지만 신혼의 단꿈도 잠시. 그녀와 표토르의 사이는 점점 벌어진다. 급기야 남편은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별거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안토니나는 결코 차이콥스키의 아내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는다. 그의 명성과 재산을 탐내서가 아니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 또 사랑이 유효한 이상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는 존재는 신밖에 없으니까.
차이콥스키의 아내, 러시아의 이카로스
파란 지중해 위를 내려쬐는 태양. 그 사이를 황금날개가 거침없이 노닌다. 이카로스다. 아버지 다이달로스와 함께 갇혀 있던 감옥을 탈출한 기쁨에 취한 그. 따스히 자기를 감싸는 태양빛에 마음을 빼앗긴 채 계속해서 태양을 향해 나아간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이카로스가 태양을 향해 날아갈수록, 황금날개의 밀랍이 녹고, 그는 그렇게 깊은 바다의 심연 속에 빠지게 될 운명임을.
19세기말 러시아 제국에도 이카로스가 있었다. 그저 여성이었고, 태양이 아닌 한 작곡가를 경외했으며, 바다가 아닌 은반 같은 호수 밑으로 침전했을 따름이다. 2022년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러시아의 이카로스,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의 이야기를 다뤘다.
안토니나는 결혼 이후 평생을 차이콥스키의 아내로 살았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한순간도 영위하지 못한 비운의 여인. 세례브렌니코프는 그녀의 일생을 스크린 위에 펼쳐 놓는다. 특히 그녀의 황금날개가 무너져 내린 이유를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거북하게, 때로는 환상적으로 풀어낸다.
태양을 만난 황금날개의 비상과 추락
세레브렌니코프는 안토니나의 황금 날개에 집중한다. 그녀는 차이콥스키라는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고, 태양과 행복한 오후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그 태양 때문에 추락해 갈사한다. 카메라는 철저히 안토니나의 시점에서 그 과정을 담아낸다. 안토니나의 내면을 파고드는 심리학 보고서인가 싶을 정도다. 이때 핵심은 불이다. 불의 모티브를 적극 활용해 태양의 광채, 따스함, 흉포함을 모두 보여준다.
일례로 파티에서 만난 차이콥스키를 그리워하는 안토니나의 방은 어두침침하다. 자욱한 안개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그가 그녀의 방에 찾아오고, 청혼을 받아들이자 그녀의 방은 달라진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가득하다. 분명 실내인데, 날 좋은 오후에 공원에서 산책하는 것처럼 밝고 따뜻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녀의 결혼은 이내 파탄 난다. 아내를 친구 다음 순위로 두는 남편. 아내와의 성관계를 거부하는 남편. 그런 남편에게 안토니나는 지치고, 그들 사이는 조금씩 벌어진다. 이번에는 촛불이 등장한다. 수직으로 길게 뻗은 촛대와 촛불은 안토니나와 표토르를 이어 줄 수평선을 자꾸만 끊어버린다.
촛불은 이제 화재로 번진다. 차이콥스키는 이혼을 요구하고, 별거를 유지하며, 생활비만 붙인다. 그런데도 그녀는 이 관계를 놓지 못한다. 남편, 아이들과 가족사진을 찍는 꿈을 꾸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지만 꿈은 소음과 함께 끝나고, 눈을 뜬 그녀는 온 집을 삼킨 화재를 발견한다. 결혼반지마저 불 속에 놓고 창문에서 몸을 던지는 안토니나. 불을 피해 몸을 던진 그녀는 태양 때문에 바다에 빠진 이카로스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화려한 러시아 제국의 민낯
이카로스가 죽은 이유는 명확하다. 태양에 가까이 가면 밀랍이 녹을 수도 있다는 아버지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다. 안토니나가 추락한 이유는 다르다. 미련과 집착을 버리지 못한 그녀의 잘못만큼이나 시대의 책임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화려하게만 보이는 러시아 제국의 민낯을 공개한다.
영화는 의미심장한 자막으로 시작한다. 자막에 따르면, 19세기 후반 러시아 제국에서는 여성이 마음대로 이혼을 할 수 없었다. 정부의 공식 허가가 떨어지거나, 법원의 명령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측이 이혼에 동의하거나, 한쪽에 명확한 귀책사유가 있어야만 했다.
문제는 이 법 때문에 평행선을 달리는 차이콥스키와 안토니나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 차이콥스키는 동성애 성향 때문에 퍼진 소문을 가라앉히기 위해 안토니나의 청혼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 대가로 신경 쇠약과 우울증을 앓았다. 그렇기에 그는 자기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거짓 사유를 인정하면서까지 이혼을 요구했다.
반면에 안토니나는 남편의 요구를 수용할 수가 없다. 그녀는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하기에 이혼에 동의할 수 없다. 또 진정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적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않았고, 집착과 미련의 결혼 생활을 이어갔다. 두 소수자의 잘못된 만남을 파국으로 몰아간 사회가 낳은 비극 속으로 빠져든 셈이다.
차이콥스키 없는 차이콥스키 영화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표토르와 안토니나의 평행선을 제목에 충실한 화법으로 전달한다. 사실 아무리 클래식 음악에 문외한이라 해도 차이콥스키라는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바이올린 협주곡을 비롯한 그의 음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 중 하나이기 때문. 하지만 그의 음악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일생에 대해서는 대중적으로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바로 이를 역이용한다. <차이콥스키의 아내>에서 차이콥스키에게 부여된 분량은 많지 않다. 대신 그의 개인사와 성적 지향은 철저히 복선으로 암시된다. 영화는 결혼식을 시작으로 이혼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자그마한 복선을 던진다. 그렇게 신발 속 모래 알갱이 마냥 뭔지 모를 불편함과 물음표를 조금씩 키워 나간다.
예를 들어 결혼 소식을 접한 차이콥스키의 친구들은 하나같이 묘하게 반응한다. "자네가 결혼을 하다니 의외네?" 같은 대사와 함께 안토니나에게 미묘한 축하를 건넨다. 그뿐만이 아니다. 표토르는 안토니나가 한껏 힘을 준 옷이나 장신구를 보고 예쁘다는 말을 한 번도 건네지 않는다. 불협화음은 계속된다. 영감을 받은 표토르가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려는 찰나에 안토니나가 끼어드는 식이다.
이 장면들은 안토니나가 이혼 통보를 받은 뒤 시퀀스와 이어진다. 가족사진 촬영이 대표적이다. 신혼 때 부부 사진을 찍으러 간 표토르와 안토니나. 하지만 막상 카메라 셔터가 눌리는 순간, 차이콥스키는 아내와 다른 곳을 바라본다. 마치 결혼 생활에 초를 치려는 듯이. 이 장면은 가족사진을 찍는 안토니나의 꿈과 이어지면서 그녀의 절망을 더 강조한다.
무대 위에서 피어나는 우울함
안토니나의 추락은 무대 예술을 보는 듯이 독특한 연출 덕분에 더욱 인상적이다. 연극처럼 막이 바뀌거나, 연극 무대처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공간이 이어지는 식으로 그녀 내면에 자리 잡은 우울함과 불안감을 표출하는 장면이 거듭 등장한다.
이는 당시의 분위기를 메타적으로 표현하고, 또 비판하는 연출이라 할 수 있다. 세레브렌니코프의 말을 빌리자면, "그 시대가 워낙 연극적"이었으니까. "당대의 사람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의상을 입었고, 사회가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고, 사회가 강요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했으니까. "인생은 일종의 무대 연출이었고, 각자에게 정해진 배역"이 있는 것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저 아름답지만은 않다. 어둡고 차가운 빈방에서 안토니나는 남자 무용가들과 춤을 춘다. 이 발레는 마치 그녀의 내면을 끄집어낸 것 같다. 차이콥스키를 향한 비틀린 사랑, 집착과 광기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 피아노 건반음이 강조된 음악이 더해지면 안토니나의 불안정한 상태를 눈, 귀, 가슴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비록 불운한 시대와 사회가 그녀에게 잘못된 결혼 생활을 안겨줬지만, 비극을 잘라내지 않은 선택은 온전히 안토니나의 본인의 몫이라는 것. 이처럼 찜찜하고 불쾌한 마무리 덕분에 <차이콥스키의 아내>는 뇌리에 강렬히 각인된다. 비록 전형적인 구성과 마무리는 아니지만, 안토니나 차이콥스키의 일생과 사랑을 이해하는 데는 전기 영화로서 이보다 충실하기도 어려울 테니까.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한 여자 안에서 피어나 그녀를 파괴한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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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주제, 3부작 시리즈 영화 모음 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하나의 주제로 각기 다른 이야기를 그린
3부작 시리즈를 제작한 감독의 영화를 추천해보려고 하는데요!
오늘 한번 정주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3부작 영화 모음집!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낭만 3부작
ⓒ 다음 영화
자끄 드미 감독의 '낭만 3부작'
자끄 드미의 낭만 3부작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현재 대부분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명칭이다.
1부는 1961년 작품 <롤라>, 2부는 1964년 작품 <쉘보르의 우산>, 3부는 1967년 작품 <로슈포르의 연인들>로 이어져있다. 세 작품 모두 뮤지컬 영화로 자끄 드미의 특별한 색감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거리 3부작'
ⓒ 네이버 영화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은 말죽거리 잔혹사를 시작으로 약 10년에 걸친 프로젝트였다.
'길거리 위' 남자들의 주먹을 다루며,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처럼 제목 속에 '거리'가 겹쳐 '거리 3부작'이라는 이름을 정하게 되었다.
1부는 2004년 작품 <말죽거리 잔혹사>, 2부는 2006년 작품 <비열한 거리>, 3부는 2014년 작품 <강남 1970>로 이어져있다.
세 작품 모두 싸움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며 <강남 1970>을 제외하고는 모두 호평을 받았다.
'복수 3부작'
ⓒ 네이버 영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원래 기획되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친절한 금자씨> 이후 평론가 사이에서
'복수 3부작'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세 작품 모두 복수를 다루고 있어 '복 수 3부작'이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1부는 2003년 작품 <복수는 나의 것>, 2부는 2003년 작품 <올드보이>, 3부는 2005년 작품 <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져있다.
앞서 말했듯이 세 작품 모두 '복수'를 주제로 다루고 있지만, 시사하는 바는 완전히 다른 영화이다.
오슬로 3부작
ⓒ 네이버 영화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오슬로 3부작'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오슬로 3부작'은 노르웨이 오슬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일컫는 말입니다.
1부는 2006년 작품 <리프라이즈>, 2부는 2011년 작품 <오슬로, 8월 31>, 3부는 2022년 작품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로 이어져있다.
2000년대 부터 2010년, 2020년대까지 가장 오랜 시간 작업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
영화마다 오슬로의 아름다운 전경을 확인할 수도 있으며, 특히 아직 개봉안 한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는 현재 관객들에게 화제를 모으며
기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청춘 3부작'
ⓒ 네이버 영화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이전 3부작과 달리 이번 3부작은 감독이 직접 '청춘'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3부작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2016년 작품 <동주>를 시작으로, 2부는 2017년 작품 <박열>, 3부는 2018년 작품 <변산>으로 이어져있다.
<동주>가 청춘 3부작의 동기가 되었다고 밝혔으며, 이후 제작된 청춘 시리즈 모두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씨네랩 에디터 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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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이름에게 얼만큼 떳떳한가요
만약 궁지에 몰려서 다른 사람들을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트려야 내가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유망한 스키 선수였던 몰리 블룸은 대회에서 부상을 당하고 이른 나이에 은퇴합니다. 다른 돈벌이를 찾는 도중, 엄청난 부자와 유명인이 참여하는 포커 클럽을 운영하는 딘의 비서 일을 맡게 됩니다. 첫날 팁으로 3천 달러를 받은 몰리는 운영을 도우면서 포커 세계에 점점 빠져들게 되고, 평소에 자신을 무시하던 딘에게서 벗어나 직접 하우스를 운영할 마음을 먹죠. 호화로운 호텔의 스위트룸, 고급 음식과 술까지 준비한 다음, 딘의 고객들에게 몰래 메세지를 돌립니다. ‘오늘 하우스는 포시즌스 1401호에서 열립니다’.
성공적으로 자신의 포커 하우스를 만든 몰리는 점점 더 큰 부자를 고객으로 맞이합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비밀스러운 포커 하우스의 운영자가 되죠. 그러던 어느 날 밤, 몰리는 FBI에게 체포됩니다. 표면적인 혐의는 ‘불법 도박장 운영’이지만, 사실 정부는 몰리에게서 고급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기소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증언에 협조하면 재판으로 넘기지 않겠다, 이메일과 문자가 들어 있는 하드 드라이브를 넘기면 몰수한 전 재산을 돌려주겠다. 누구나 쉽게 넘어갈 법한 상황이지만 몰리는 절대 정보를 노출하지 않습니다.
몰리가 절벽 끝에서도 고객들의 정보를 밝히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의리? 아니면 남들이 비난할까 봐 두려워서? 저는 몰리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였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인은 몰리에게 이제는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계속 설득하지만, 몰리는 ‘다른 사람들이 직장과 가족을 잃고, 인생이 파괴될 문자 메세지도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친다’며 끝까지 거부합니다. 그는 자신의 명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명예까지 지킬 줄 아는, 자기 양심에 충실한 사람이었던 것이지요.
영화를 보는 내내 과연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실제 인물 ‘몰리 블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실화라는 점보다는 몰리를 연기한 배우가 제시카 차스테인이라는 점이 영화의 더 설득력을 높여 주어요. 제시카 차스테인이 그동안 <마션>과 같은 영화에서 맡은 캐릭터 덕분에 ‘소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주기 때문이죠. 특히 14호에서 소개한 <미스 슬로운>에서 ‘피도 눈물도 없지만 자신의 신념을 향해 경쟁하는 로비스트’를 맡았을 때의 이미지를 잘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에 영화에 몰입해서 '내가 만약 몰리라면 과연 어느 선까지 타협하거나 고수할까'를 고민하게 되지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에게 떳떳하기 위해서 얼만큼 희생할 수 있을지, <몰리스 게임>은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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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스릴러 영화 추천 <O2>, 답답함과 막막함 사이
<O2> 포스터 및 스틸 이미지 (출처: IMDB)
<O2(Oxygen)>
바로 며칠 전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넷플릭스 신작 영화 <O2>를 봤습니다. <O2>는 <엑스텐션>, <미러>, <피라냐>, <크롤> 등 시종일관 관객을 괴롭히는 한결같은 취향의 작품을 고집해온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나우 유 씨미: 마술 사기단>, <6 언더그라운드> 등에 출연하며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프랑스 출신의 팔방미인 배우 멜라니 로랑이 주연을 맡은 작품인데요. 공개 2달 전부터 블로그에 티저 예고편, 공식 예고편까지 올릴 정도로 개인적으로 많이 기대했던 영화입니다.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높은 로튼토마토 신선도를 기록하고 있고, 대체적으로 반응들이 괜찮은 편이라 기대감 100%인 상태로 영화를 봤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90%가 넘는 신선도를 기록할만한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O2>는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기억을 잃은 채 냉동 수면 장치 안에서 눈을 뜬 주인공 '엘리자베스 앙센'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갇힌 곳이 어딘지도, 어쩌다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 지도, 심지어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인데요. 거기다 온몸이 묶인 상태로 깨어난 탓에 눈을 뜨자마자 불안함은 최고조인 상태입니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도와주세요~"를 외쳐보지만 들려오는 건 의료용 인터페이스 AI인 '밀로'의 음성뿐인데요. 엘리자베스는 밀로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극저온 캡슐 안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엘리자베스는 몸이 아프기 때문에 캡슐에 들어온 것이고, 문뜩문뜩 오버랩되는 기억의 파편을 토대로 자신이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요.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찜찜한 기분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엘리자베스는 밀로에게 자신의 신원을 물어보는데요. 밀로는 이름 대신에 '오미크론 267'이라는 뚱딴지같은 대답을 내놓습니다. 곧이어 엘리자베스는 캡슐 안에 산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고, 캡슐 안에 가만히 누워 누군가가 자신을 구조해 줄 때까지 기다릴 여유 따위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O2>는 제한된 장소에서 제한된 단서로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흔히 밀실 공포 스릴러라고 하죠. 그런 상황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장르적 파워가 대단하기 때문에 그동안 영화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많은 영화인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당장 기억나는 것만 해도 <큐브>, <폰 부스>, <베리드> 등이 있었고, <O2>는 그 작품들에다가 SF 장르까지 결합하며 나름대로 차별화된 밀실 스릴러가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일랜드>, <그래비티>, <패신저스> 등과 같은 다른 SF 영화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요. 지금까지 적은 영화만 무려 6편이죠. 그만큼 <O2>는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장면과 이야기를 한데 모은 것 같은 느낌의 영화였습니다. 좋은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고 레퍼런스를 따오는 건 좋습니다. 사실 100%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는 만들기가 쉽지 않죠. 어떤 작품에서 영감을 받든, 더 좋은 영화만 만들어내면 대놓고 표절하고 따라 하지 않는 이상 뭐라 할 사람은 많지 않죠. 하지만 아쉽게도 <O2>는 그 이상의 작품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폰부스>, <베리드>, <그래비티> 중에서 (이미지 출처: INDB)
나름대로 영화판에서 잔뼈 굵은 알렉산드르 아야 감독이기 때문에 영화 자체는 몰입도 있었습니다.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반전도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괜찮았고요. 특히 멜라니 로랑의 연기가 정말 좋았는데요. 이런 밀실 스릴러, 특히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한 명 밖에 등장하지 않는 1인극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홀로 극을 이끄는 배우의 역량이 중요할 수밖에는 없죠. 사실 <O2>는 목소리 출연도 몇 명 있었고, 회상 장면을 통해 다른 인물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멜라니 로랑이 홀로 극을 이끌어간다고 해도 무방한 영화입니다. 멜라니 로랑은 말 그대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온갖 감정을 느끼는 주인공의 상황을 침착하면서도 강렬한 연기로 잘 표현해냈습니다.
그 외에 영화가 주는 스릴의 쾌감은 그리 대단하지 않습니다. 스릴보다는 답답하고 꽉 막힌 기분이 들었는데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이런 영화를 볼 때 꼭 한 번쯤은 "내가 저런 상황에 처했으면 어땠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O2>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당연히 무섭고 섬뜩하겠지만 그보다는 막막하고 답답한 게 더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주인공이었다면 그냥 모든 걸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ㅎㅎ;; 엄청난 스릴은 기대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킬링타임 정도는 해주는 영화 <O2>였습니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리쓰남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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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길이라는 도시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을 주는 곳이었어요.” <브레이킹 아이스> 안소니 첸 감독 인터뷰 (1)
오늘(6/4), 영화 <브레이킹 아이스>가 개봉했습니다. 추운 겨울 중국 국경 도시 연길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 이 작품은 그 시절을 지나오고 있는, 이미 지나 온 모든 청춘의 얼어붙은 마음을 따듯하게 녹이며 공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지난 5월의 끝자락에, 영화에 담긴 마음만큼이나 따듯했던 안소니 첸 감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씨네랩 | 긴 여정에 앞서 우선 가벼운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주요 로케이션인 백두산의 도시, 연길은 매우 추운 도시인데요. 특히, 싱가포르 출신인 감독님께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혹시, 추운 날씨로 인해, 촬영에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안소니 첸 | 그곳(연길) 사람들은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이더라고요. 뭔가 시작부터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연길에서의 촬영은, 특히 야외에서의 촬영은 정말 빠르게 진행되었던 것 같아요. 정말 추웠기 때문이죠. 촬영 현장에는 항상 제 모니터와 텐트가 따로 설치되었고, 그 주변에 난방기도 많이 있었지만, 현장에 있는 스태프들은 그런 게 없잖아요.
그래서 “테이크!” 하면 다들 바로 제 텐트로 달려와서 “으아아아~” 하면서 몸을 녹였죠.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 힘든 환경은 아니었지만, 제가 그 상황에 완전한 준비가 안 되어 있었죠. 눈길을 대비한 부츠도 없었고, 적절한 방한 장비도 전혀 없었거든요. 제 인생에서 그렇게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방한 부츠, 두꺼운 양말, 내복 같은 걸 다 새로 샀죠.
최근에 아시아로 돌아왔지만, 학창시절부터 런던에서 16년이나 살았거든요. 싱가포르에 비할 건 아니지만, 영국은 그렇게까지 춥지 않아요. 어떤 해는 눈도 전혀 안 오기도 하고요. 그런데 연길의 추위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배운 건, 여러 겹을 껴입으면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진 않았어요. 다만 백두산이나 장백산에서 촬영할 때는 눈이 너무 깊어서, 빨리 움직이려면 걷는 것보다 기어가는 게 낫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냥 네 발로 기어다니거나 넘어져서 굴러가는 게 훨씬 빠르더라고요.씨네랩 | 감독님께선 ‘불안한 청춘’, ‘이방인의 정서’를 전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의 문화가 어우러진 국경 도시 ‘연길’을 선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고려하셨던 후보 지역들이 있었는지, 연길이 더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안소니 첸 | 이전에 가본 중국 도시 중 가장 북쪽이 베이징이었고, 그 이상은 가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중국에서 가장 추운 곳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당시 떠올랐던 유일한 도시는 하얼빈이었죠. 그래서 처음에는 "하얼빈에서 촬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연길이라는 도시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런 느낌의 중국 도시는 처음이었어요. 분명히 중국에 있는 도시인데도, 마치 중국 같지 않게 느껴지더라고요. 거리 곳곳의 간판이 모두 한국어로 되어 있기도 했고, 그 공간에는 뭔가 몽환적인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마치 낯선 나라에 와 있는 것 같지만, 정확히 여기가 어딘지 감이 잘 안 오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런 국경 도시라는 개념이, 삶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했어요. 인생의 경계에 서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물리적인 ‘국경 도시’라는 설정이 아주 잘 어우러졌죠.씨네랩 | <브레이킹 아이스>는 특히 저희에게 익숙한 한국어가 들리는데도, 굉장히 낯설게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문득, 한국에서는 조선족이 미디어에서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드물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매우 의미 있는 설정이었지만, 감독님께는 무척 새로웠을 것 같은데요. 해당 설정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와, 촬영 당시 어떤 점을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안소니 첸 | 저는 연길이라는 도시에 정말 매료됐어요. 그 도시가 주는 색채가 굉장히 강렬하다고 느꼈거든요. 그 색채의 상당 부분은 한국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정말 옷을 잘 입고, 굉장히 세련된 패션을 하고 있었고, 다양한 즐길 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했어요.씨네랩 | 익조틱(이국적)한 느낌이었나요?
음, “이국적”이라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사실 중국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연길에 대해 약간 부정적이거나 편견 어린 시선을 가지고 있거든요. “가난한 도시”, “낙후된 도시”라는 인식이 있어요. 연길은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한 도시도 아니고, 상하이나 베이징 같은 대도시도 아니니까요.
제가 친구들에게 “연길에 간다”고 말하면 대부분 “어휴, 난 거기 안 가고 싶어”라고 해요. 그런데 막상 다녀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와, 정말 색다르더라”라고 말하죠.연길에는 조선족 인구가 많잖아요. 그분들이 한국에 나가서 일을 하고, 다시 돌아오면서 음악, 패션, 커피, 음식 등 한국의 문화 요소들을 많이 가져와요. 그래서 연길은 동북지방의 다른 도시들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죠.
중국 동북 지역은 대체로 회색빛이고, 낙후되고, 산업화만 되어 있고,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연길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굉장히 다채롭고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지는 도시였어요.씨네랩 | 한국어가 많이 등장하다 보니 현장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소니 첸 | 현지인들과 한국 분들을 통해 배운 것 중 하나는, 연길에서 쓰이는 한국어가 우리가 아는 한국의 표준어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었어요. 글자도 말투도 좀 더 옛 한글에 가깝더라고요. 그래서 그분들이 “만약 이게 한국 드라마였다면 이렇게 말하지는 않을 거예요”라고 말해주곤 했어요.
그래서 현장에는 항상 한국어 대사를 도와줄 사람이 있었어요. 배우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언어니까요. 그 과정에서 한국어가 가지는 미묘한 특성을 알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어렵거나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오히려 재미있었죠.
그리고 이 도시(연길)에선 길거리 어디서든 한국어가 들려요. 조선족 인구가 많기 때문에, 거리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기저기서 한국어가 흘러나오거든요. 저는 한국어를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한 경험이 있고, 또 요즘엔 전 세계적으로 한국 문화가 대중문화의 중심이 되어 있잖아요. 그래서인지, 언어는 잘 몰라도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또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요. 분명히 한국어가 들리는데, 여기는 한국이 아닌 공간이고, 뭔가 “여기에 속한 듯하지만 완전히 속하지는 않은” 그런 이상하고 몽환적인 느낌이었어요. 제 말이 좀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연길이라는 도시는 현실과 비현실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을 주는 그런 도시였어요.
씨네랩 | 관련하여, 통번역가 분을 온전히 믿고 가는 작업 방식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불안 요소는 없었을까요?
안소니 첸 | 아,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주동우 배우가 대사 두 줄 정도를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은 나중에 ADR(후시 녹음)을 해야 했죠.
그리고 이건 중국 영화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한데요. 아시다시피 중국에는 검열 시스템이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가 검열을 통과하려면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특히 영화가 조선족 문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내용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가 따로 들어오기도 했어요.
되게 흥미롭죠. 영화 속에 묘사된 요소들이 정확한지를 검증하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런 절차가 꽤 인상 깊었어요. 그런데 이게 중국에선 일반적인 과정이에요.중국은 워낙 넓은 나라이고 다양한 민족과 방언이 존재하다 보니, 소수민족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항상 ‘오해의 소지’나 ‘왜곡된 묘사’가 없도록 철저히 점검하더라고요. 민족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 같아요.
씨네랩 | 감독님께서는 다문화가 공존하는 싱가포르에서 성장하신 만큼, 중화권 문화에도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화권 배우들과 함께 협업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 일 것 같은데요. 협업 과정은 어땠는지, 새로운 문화적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소니 첸 | 저는 중국어를 읽고 쓰고 말할 줄 알기 때문에, 협업 자체는 수월했어요. 실제로 배우들이 끊임없이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중국어를 왜 이렇게 잘하세요?”라고요. 왜냐하면 대부분의 싱가포르 사람들은 중국어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배우들이 “외국인 아니셨어요? 근데 왜 이렇게 중국어를 잘하세요?”라고 자주 묻곤 했죠.
그 차이는 아마도 ‘남방’과 ‘북방’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제 조상들은 남중국 출신이에요. 아버지 쪽은 푸젠성, 어머니 쪽은 광저우 출신이죠. 실제로 싱가포르로 이주한 중국인 대부분이 남방 출신이에요.
하지만 이번 촬영은 북방에서 진행됐잖아요. 그래서 말투나 억양, 단어 선택 같은 게 많이 달랐죠.기억나는 게 있는데, 몇몇 배우들이 “감독님이 쓰신 대사나 문장이 대만스럽다”고 했어요. 남방식 표현이니까요. 북방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친구들이 직접 몇몇 문장을 다듬어주며, 좀 더 자연스럽게 들릴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씨네랩 | 더불어, 이후 영국에서도 학업을 이어가신 만큼 다양한 국가의 배우들과 일하는 것이 자연스러우실 것 같은데요. 각본 집필하실 때, 혹은 실제 현장에서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그 차이를 줄여 나가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안소니 첸 | 지난 몇 년 동안 저는 고향이 아닌 곳에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어요. 하나는 중국 본토에서 만든 첫 중국어 영화인 <브레이킹 아이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유럽에서 만든 첫 영어 영화 <Drift>입니다.
제가 싱가포르에서 자란 것의 특별함은, 다양한 언어와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는 점이에요. 싱가포르는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저는 기본적으로 영어를 쓰며 자랐고, 동시에 학교에서는 중국어도 배우고 사용했어요.
다언어, 다문화가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살아와서 적응력이 강해질수 있었죠. 덕분에 저는 어느 나라에서든 일할 수 있고, 음식도 전혀 문제가 안 돼요.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잘 먹고, 유럽이든 중국 북쪽이든 어디서든 문제 없어요.저는 싱가포르라는 ‘문화적 용광로’에서 자란 덕분에, 낯선 환경에서도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촬영 과정에서 특별히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중국에서 일할 때는 한 가지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죠. 바로 ‘검열’에 대한 민감성이에요. 중국 스태프들은 어떤 장면이 검열을 통과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아주 잘 알고 있고, 그 기준에 굉장히 익숙해 있어요.
그래서 촬영 도중에도 계속 “이 장면 진짜 촬영해도 괜찮은 거 맞아요?”라고 확인하더라고요.예를 들어, 배우들과 은밀한(감정적, 신체적) 장면을 촬영할 때 그 차이를 실감했어요. 주동우와 류호연 두 배우 모두 17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베테랑들이지만, 그런 장면에서는 굉장히 수줍어하고 긴장하더라고요.
저는 “당신들이 찍은 영화가 제가 만든 영화보다 훨씬 많잖아요. 이 정도는 익숙하지 않나요?”라고 물었죠. 그런데 그들은 “중국에선 실제로 이런 장면을 거의 안 찍어요. 키스하면 바로 장면이 전환돼요. 베드신 같은 건 거의 안 찍어요”라고 하더라고요.그래서 그들도 한편으로는 흥미로워 했어요. 미국 영화나 유럽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아주 감각적으로 보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까 “이거 완전 지루하잖아요?” 하는 반응이었어요. 왜냐하면 실제로는 굉장히 기술적인 작업이거든요.
“몸을 이렇게 움직여야 카메라에 이 부분이 안 보이고, 이쪽으로 틀어야 조명이 맞고…” 이런 식으로 아주 세세하게 조정해야 하니까요.
결국, 그렇게 경험 많은 배우들도 그 장면에서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수줍어했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여러 번 다시 찍어야 했죠. 저에게도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죠. 결국, 문화적으로 ‘은밀함’이라는 것에 대한 접근 방식이 굉장히 다르다는 걸 실감했어요. 중국에서는 그런 장면이 거의 연출되지 않으니까요.(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에필로그)
안소니 첸 감독님과의 대화 중 연길에서의 한국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들으며, 한국 음식에 대한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연길의 ‘황우(노란 소)’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는데요.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웃음)
저는 정말 다양한 음식을 시도해봤어요. 특히 떡을 정말 많이 먹어봤죠. 아마 제가 평생 먹어본 떡보다 이번 촬영을 하며 더 많이 먹었을 거예요. 떡은 정말 어디에나 있었고, 그래서 저는 떡이 얼마나 한국적인지를 실감했어요. 그리고 국수도 많이 먹었는데, 보통 소고기가 들어간 국물이었어요. 사실, 연길에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소고기가 있어요. 그걸 황우라고 부르는데, 한국어로는 '노란 소'라는 뜻이에요. 연변 황우라고도 부르죠. 이 지역에서 나는 소고기인데, 정말 훌륭한 품질의 고기예요.
이 소고기 중 많은 양이 한국이나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어요. 외관은 갈색을 띠는 소인데, 고기가 아주 맛있어요. 하지만 이 고기는 가격이 꽤 비싸요. 왜냐하면 고품질의 고기는 항상 비싸잖아요. 그리고 가장 좋은 고기들은 대부분 수출되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쉽게 접하기 어렵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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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게임」 이병헌 비하인드 스토리 최초공개(?)ㅣ팬메이드 스포일러 (*오피셜이 아닙니다)ㅣ오징어게임 리뷰ㅣSquid Game Review ByungHun Lee
? "오징어 게임 리뷰" 영상(*스포주의)"
오피셜이 아니라 제 멋대로 만든 겁니다
재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이병헌 출연
팬메이드 비하인드 스토리
▶영상에 활용 된 이병헌 영화 및 드라마 필모그라피
- 번지점프를 하다
- 달콤한 인생
- 남산의 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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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플레이 싱글라이더 배달 쿠팡이츠 SNL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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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
- 쓰리 몬스터
- 그것만이 내 세상
- 결말포함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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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싱크홀> 2차 예고편
사.상.초.유! 도심 속 초대형 재난 발생!
서울 입성과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이사 첫날부터 프로 참견러 ‘만수’(차승원)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동원’은 자가취득을 기념하며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행복한 단꿈도 잠시,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땅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마주치기만 하면 투닥거리는 빌라 주민 ‘만수’와 ‘동원’
‘동원’의 집들이에 왔던 ‘김대리’(이광수)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까지!
지하 500m 싱크홀 속으로 떨어진 이들은 과연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한 500m 정도는 떨어진 것 같아”
“우리… 나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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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자마> 30초 예고편
18세기 말 스페인 식민지 남미의 한 벽지.
치안판사 자마는 스페인 국왕의 전근 발령을 초조하게 기다리지만 몇 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비쿠냐 포르토” 라는 도적떼에 대한 소문이 지역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는 가운데,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자마에게 유일한 도피처는 육체적 욕망을 탐닉하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