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09-10 00:57:38
부정당하는 것들마저 꿋꿋이 사랑할 용기
영화 <딸에 대하여> 리뷰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데칼코마니 같은 엄마와 딸
- 엄마와 딸의 위치, 심경 변화
- 수박의 의미
- 덮어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의외의 인물
딸에 대하여 (Concerning My Daughter, 2024)
부정당하는 것들마저 꿋꿋이 사랑할 용기
개봉일 : 2024.09.04.
관람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06분
감독 : 이미랑
출연 : 오민애, 허진, 임세미, 하윤경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본문에서 인물의 이름은 극 중에서 사용되는 이름인 그린, 레인, 제희(노인)와 엄마로 표기 (엄마의 이름이 잠시 스쳐 지나가듯 나오긴 하지만 의도적으로 엄마의 이름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져 그대로 ‘엄마’로 표기하겠습니다.)
<딸에 대하여>는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다른 것 같지만 닮아있는 엄마와 딸. 그리고 딸의 연인과 유한한 삶의 끝에 서있는 노인. 네 여성들의 아픔과 사랑을 재료로 찍어낸 데칼코마니 같은 영화다.
영화는 외적으로 폭발하는 지점 없이 주인공인 엄마의 내면에 집중하며 진득하게 나아간다. 외부 사건의 자리를 대신 채운 짧은 침묵과 방문 사이를 들여다보는 눈, 사랑 위로 자라난 아픈 말들엔 엄마의 두려움과 슬픔이 깃들어있다.
<딸에 대하여>의 주인공인 엄마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중년의 여성이다. 그녀의 딸인 그린은 7년 동안 만난 동성 연인 레인과 동거를 하다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엄마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다.
엄마는 자신의 수박은 숟가락으로 대충 떠먹으면서도 딸이 먹을 수박은 예쁘게 썰어 준비하는, 딸을 사랑하는 엄마지만 딸이 함께 데려온 동성 연인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어느덧 중년이 된 엄마는 인생의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을 더 많이 보며 살고 있다. 그녀는 연고 하나 없이 요양원에 방치되어 있는 노인 제희를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제희는 한 어린이 제단의 설립자로 어린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젊은 시절의 대부분을 희생한 사람이다.
하지만 현재 제희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노인이다. 제단 사람들과 언론인들의 관심이 끊긴지는 한참이고 가정을 이루지 않아 찾아올 자식도 없다. 제희에게 남아있는 건 작은 손가방 하나와 곧 끊길 예정인 제단의 지원금뿐이다.
엄마는 이런 제희가 가엾다. 그리고 제희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 안에 자신과 그린의 미래가 그려지는 것 같아 두렵다. 남편, 아이 하나 없이 버려진 노인의 미래가.
그래서 엄마는 딸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동성 연인과의 사랑을 반대한다. 딸을 사랑한다면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지만 차분히 앉아 대화를 나누기엔 엄마의 삶이 너무 팍팍하다.
극 중에서 엄마는 그린의 엄마, 요양보호사 여사님으로만 그려진다. 그녀의 이름은 아주 잠시 스쳐 지나갈 뿐,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그녀의 편을 들어주는 든든한 지원군도 없다. 서서히 나를 잃어가는 중년 여성의 불안감은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노인 앞에서 더욱 짙어진다. 영화는 떨리는 중년의 마음을 따라가며 엄마와 딸의 두려움. 그리고 여전히 엄마의 곁에 남아있는 소중한 것을 재조명한다.
<딸에 대하여>는 동성 연인과 엄마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굴러가는 퀴어 영화이기도 하지만 꼭 그 문제가 아니더라도 늙어감과 외로움, 삶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모녀 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걸 느낄 수 있으니 꼭 성소수자인 딸이 아니어도 20대 이상의 딸이 있는 모녀관계라면 혼자보단 함께 보는 걸 추천한다. (어린 딸과 엄마보다는 어른인 딸과 엄마에게 추천!)
- 아래 내용부터 스포 有
데칼코마니 같은 엄마와 딸
엄마는 딸이 자신과 다르게 살아가길 바란다. 외롭지 않게 행복하게. 엄마의 바람대로 그린은 자신의 행복을 찾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린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살기 위해 노력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성소수자를 위해 투쟁한다.
엄마의 눈엔 딸의 사랑과 정의감이 소꿉장난과 오지랖으로 느껴진다. 적당한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고 그렇게 모나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동성연애에 관계도 없는 다른 강사의 부당 해고 집회에 얼굴을 팔고 다니다니. 엄마는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속을 붙잡고 대체 왜 그러냐며 소리친다.
그린은 엄마가 자신에게 부당한 거, 싫은 거는 말하라고 가르쳤다고 답한다. 엄마는 몰랐지만 딸은 엄마의 가르침대로 잘 자랐고 엄마도 여전히 부당한 현실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마는 손발이 묶인 제희와 그것을 방관하는 동료를 향해 소리친다.
“어떻게 저게 남의 일이야. 우리라고 저렇게 안 될 줄 알아?”
부당 해고 사건에 대해 말하던 그린도 엄마와 똑같이 우리 일이 될 수도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모전여전 그 자체인데 엄마는 그걸 모른다.
한숨 쉬어가며 나와 우리를 이해하다.
문밖을 서성이던 엄마, 문안에서 자고 있던 딸. 두 사람의 위치 변화 / 결말 해석
요양원 과장과 지속적으로 갈등을 빚던 엄마는 제희와 함께 요양원에서 쫓겨난다. 엄마는 제희를 찾아 깊은 산속 병동을 방문하고 그녀를 집으로 데려온다. 엄마보다 더 어린 딸들은 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식구를 받아들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희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와 그린, 레인은 함께 장례식을 진행한다. 엄마는 제희를 떠나보내며 자신이 지독하게 붙잡고 있었던 두려움을 털어놓는다. 그린이 어르신이나 자신처럼 혼자가 될까 봐 두려웠다고.
그런데 엄마는 이제 인정하려고 한다. 그린의 곁에는 레인이 있고 두 사람과 함께 웃고 싸워줄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딸이 자신의 등 뒤를 지켜줄 수 있을만큼 자랐다는 것을.
그린은 엄마 대신 상주에 이름을 올리고 친구들과 함께 장례식장을 지킨다. 그 덕분에 항상 문밖에서 전전긍긍하며 딸의 방을 바라보던 엄마는 이제 방 안에서 편하게 잠에 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횡단보도에서 함께 손을 잡고 지나가는 또 다른 딸들의 앞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엄마는 딸에게 예쁜 수박만 주고 싶다
수박의 의미
엄마는 그린이 집에 오기 전, 그린을 위해 커다란 수박을 산다. 엄마는 홀로 오르막길을 오르며 힘겹게 수박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수박을 반으로 뚝 잘라 절반은 예쁘게 썰어 그린을 위해 남겨두고 절반은 TV 앞에 앉아 숟가락으로 푹푹 퍼먹는다.
엄마는 병원에 입원한 아빠를 대신해 홀로 인생의 무게를 짊어져왔다. 그렇게 살다 보니 푹푹 파먹다 금세 비어버린 수박처럼 어느덧 엄마의 인생도 탄생보다 죽음에 더 가까운 위치에 다다른다. 엄마는 이제 나이 먹는다는 게, 혼자가 된다는 게 두렵다. 그리고 2층 집에 사는 세입자 가족처럼 이상적인 가족을 이루지 못할 딸이 걱정된다.
내 수박은 아무렇게나 팍팍 퍼먹어도 괜찮지만 딸은 예쁘게 썰어진 수박을 먹이고 싶은 게, 내 삶은 모나게 흘러가도 괜찮지만 딸의 인생은 예쁘게 꾸며주고 싶은 게 엄마다. 엄마의 말대로 그린과 레인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결혼, 법적 보호자, 아이를 가진 가정.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엄마는 동성애자의 삶이 이성애자의 삶보다 어렵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린을 말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엄마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어른이자 믿음을 나누는 연인이다. 그린과 레인은 커다란 수박을 반반 나눠 들고 웃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설령 무겁고 쉽지 않은 인생이라 해도 두 사람은 지금처럼 인생의 무게를 나눠들고 함께 웃으며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영화엔 그린과 레인이 들고 온 수박이 부서지거나 소비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굳이 필요 없어서 해당 장면을 넣지 않은 걸 수도 있지만 나는 이걸 이유 삼아 영화가 두 사람이 함께 짊어지고 갈 인생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덮어둔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는 레인
치매 증상이 심해진 제희는 수시로 배변 실수를 한다. 하지만 마지막 자존심인지 기저귀를 차는 것은 한사코 거부한다. 엄마는 어르신이 편한 게 제일이라며 귀찮은 빨래와 목욕을 받아들인다. 그런데 요양원 과장과 관계자들은 비품을 너무 많이 쓰고 빨래도 너무 자주 한다며 엄마에게 불만을 토로한다.
눈칫밥을 먹던 엄마는 제희에게 억지로 기저귀를 채우는데 제희는 그것에 충격을 받은 것인지 몰래 침대를 벗어나 자신을 찾으러 온 엄마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 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실수까지 한다.
엄마의 2층 집에 세 들어 사는 부부는 여전히 싱크대 위에서 물이 샌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전에 불렀던 분들 말고 진짜 전문가를 불러달라고 요청한다. 엄마는 그들의 요청대로 다시 전문가를 부르고 물이 새는 걸 잡으려면 천장을 다 뜯는 대공사를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듣는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억지로 채워놓은 기저귀, 임시로 해결해 놓은 누수는 다시 문제를 일으키고 만다. 사람의 마음도, 사람과 사이의 문제도 그렇다. 평범하지 않다고, 나와 다르다고 억지로 막고, 시간이 지나면 상대의 마음도 바뀔 거라고 대충 덮어놓고 살다 보면 언젠가는 터지게 되어있다.
그린은 몰라도 레인은 이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현실적인 문제에 떠밀려 엄마의 집으로 들어온 것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레인이 엄마와의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불편한 건 말씀해달라, (그린에게) 우리만 참는 게 아니다,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일을 하는 거다. 관계에 확신을 갖고 있다.. 레인은 차가운 엄마 앞에서도 또박또박 자신의 마음을 내비치고 갑작스레 등장한 제희를 정성껏 보살피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아마 레인이 없었다면 엄마는 더 오래 아니 어쩌면 평생 딸을 이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레인은 미움이 뚝뚝 새어 나오고 있던 모녀 관계를 지붕부터 뜯어 싹 고쳐낸다.
처음엔 당연히 엄마와 딸 그린의 갈등이 중점으로 그려지고 레인의 비중이 작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레인이 모녀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고 이야기를 봉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로 그려져 더 좋았다.
생각보다 더 곱고 어른스러웠던 레인과 빛나는 눈으로 레인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하윤경 배우의 모습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물론 엄마의 마음속주름 하나까지도 모두 느끼게 해준 오민애 배우와 반질반질하고 예쁘고 단단한 자갈 같은 그린을 보여준 임세미 배우도 함께.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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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성과 연결, 마블의 분위기 전환
우리는 살면서 계속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 처음 태어나 부모를 만나고 주변 가족들을 만난다. 그러다 자라면서 친구와 지인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는 관계는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더 신뢰하고 의지하는 존재로 변해간다. 때론 다투기도 하고 멀어지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에는 오랜 시간 동안 함께 연결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함께한다. 가장 가까운 나의 가족을 만드는 일은 현재에는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누군가와 강한 연결관계가 되어간다는 건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리고 각자가 서로 연결되어있을 때 그 힘은 막강해진다.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가까운 곳의 관계뿐 아니라 먼 나라의 사람들과 연결될 기회를 만들었다. 인터넷 속에서 우리는 다양한 인종과 여러 성향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먼 곳의 소식을 들을 수 있다. 또한 그렇게 알게 된 사람들과 가까워질 기회도 있다. 그 관계에는 높고 낮음이 없고 다른 인종이라고 할지라도 강한 연결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기는 그렇게 다양한 연결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때다. 어려움이 있으면 연대하고 서로 연결된 관계 속에서 힘을 얻어 행동으로 이어나간다. 아무리 큰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렇게 서로 연결된 힘이 있으면 쉽게 그것은 깨지지 않는다.
다양성과 연결에 대한 이야기
영화 <이터널스>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의 연결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마블의 새로운 영화다. 영화 속 이터널스 주요 인물들은 포식자인 데비안츠를 막기 위해 지구로 온 히어로들이다. 7천 년 전 지구에 온 이후 주요 지역에 지구인과 생활하면서 주변에 나타나는 데비안츠를 사냥했고, 그 포식자들이 모습을 완전히 감춘이후에는 각자의 삶을 지구에서 보내게 된다. 그들은 우주와 이터널스를 창조한 '셀레스티얼'이라는 존재를 따르고 있으며, 지구로 와서 데비안츠를 사냥하는 것도 그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터널스 조직을 이끄는 리더인 에이작(셀마 헤이엑)은 셀레스티얼과 유일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그의 말에 따라 지구에서의 생활을 리드한다.
<이터널스> 안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다양하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세르시(젬마 찬), 이카리스(리처드 매든)를 비롯해 테나(안젤리나 졸리), 길가메시(마동석), 킨고(쿠마일 난지아니), 마카리(로렌 리들로프), 파스토스(브라이언 다이리 헨리), 드루이그(베리 케오간) 그리고 스프라이트(리아 맥휴)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숫자도 많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도 다양하다. 백인, 아시아인, 남미인 등 인종으로 구분할 수도 있고, 양성애와 동성애 같은 성향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실제로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인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그 어떤 히어로 영화와 비교해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들의 다양한 구성 자체에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태계에서 볼 수 있듯이 다양성은 생명을 순환의 고리에 넣어 오랜 시간 동안 존재할 수 있게 만든다. 다양성으로 인해 여러 포식자들이 등장하고 때론 그들 사이에 충돌이 생기지만 여러 아픔과 복잡한 사건들이 벌어진 이후에 좀 더 나은 존재가 탄생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세상을 번성하게 할 아이디어들도 등장한다. 그래서 이터널스의 구성원들이 가진 다양성은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되고 동기가 된다. 그들이 포식자가 된 데비안츠를 물리치는 일도 결국에는 지구 생명체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함이다.
지구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지구로 온 이터널스
그들이 맨 처음 지구에 왔을 때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힘을 합쳐 괴물 데비안츠를 물리친다. 꽤 긴 시간 동안 그들은 함께하며 공통의 목표를 이루어 나가는데 힘을 모은다. 그들이 가진 각자의 특성은 지구 안에 존재하고 있는 데비안츠들을 물리치는 일이 원활히 진행되게 만든다. 결국 지구 안의 데비안츠를 모두 물리친 이후 목적을 잃은 그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오랜 시간 같이 지내며 각자가 가진 의견이 달라졌고, 가고자 하는 방향도 달라졌다. 그렇게 따로 생활하게 된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그들이 가진 힘도 서서히 약해진다. 개개인의 능력은 여전할지 몰라도 이터널스라는 집단의 힘은 줄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들 스스로 판단했을 때 자신들의 힘이 필요하지 않는 시기가 도래했고 이에 그들 스스로 자신의 힘을 내려 놓았다는 점에서 그들은 데비안츠라는 파괴적 존재와 비교 했을 때 좀 더 나은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지구에 머물렀던 그들은 자연스럽게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이것은 그들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도 힘을 주는 또 다른 근원이 된다.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말할 수 있을 그 애정은 지구인들이 싸우고 서로 칼을 찌르는 상황에서 그들을 도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사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적인 존재인 그들이 지구인들을 돕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다. 하지만 왜인지 그들을 이끄는 셀레스티얼은 지구인의 일에 개입하지 말라는 지시를 한다. 역사 속에서 수없이 잔인한 전쟁과 질병이 지구인들을 괴롭혀도 이터널스는 그것에 개입하지 못했다. 그것이 전 우주적으로 벌어졌던 이벤트인 악당 타노스의 악행에도 이터널스가 개입하지 못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
영화는 이터널스 멤버들 간에도 지구인의 일에 개입을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 내내 멤버들은 하나로 뭉치는 모습이 아니라 계속 서로를 의심하고 밀어낸다. 영화 <이터널스>에는 셀레스티얼이라는 강력한 존재가 등장하고, 어떤 이유로 엄청나게 진화해버린 데비안츠가 등장함으로써 기본적인 긴장감을 바탕에 깐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높은 긴장을 불러오는 것은 이터널스 멤버들 간의 갈등이 폭발하는 때다. 실제로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도 이 구도는 계속 이어진다. 마지막까지 서로 간을 설득하며 연결을 시도하려는 모습은 마치 현재 다양한 인종들이 뒤섞여사는 현실에서 다양성의 융합을 통해 힘을 극대화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닮아있다. 결국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수없이 발현된 다양성을 하나로 모아 융합하는 것이다.
영화는 과거에서 현재가 되기까지 각 구성원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하나씩 보여주며 영화의 중반까지 진행해 나간다. 그들 각자가 가진 사연이 결국 후반부에 이어지게 되지만 그 시간 동안 그들의 사연을 하나하나 봐야 하기 때문에 조금 인내심이 필요하기도 하다. 15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서 너무나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모든 인물들은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기존의 히어로들이 아니어서 그들에게 익숙해지는데 필요한 시간에는 한참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기존 마블 영화에 비해 그 안의 캐릭터와 공감하고 그들의 행동에 의한 감정적 울림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보인다. 그래서 결말부 몇몇 캐릭터들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기존 마블 영화와 차별화되는 이 영화의 메시지
하지만 이터널스 멤버들의 각기 다른 특성과 능력이나 그들이 향하는 방향 속에 포함된 영화의 주제의식은 다른 마블 영화에 비해서 또렷한 편이다. 여러 가지 설명이 미흡한 부분이나 캐릭터 행동의 변화 등에 대해서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터널스 멤버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어떤 방향인지, 그리고 향후 이어질 마블 영화가 어떤 주제의식 안에서 진행될지를 보여준다는 개괄적인 의미는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가진 다양성과 그 다양성이 한곳으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뚜렷한 주제의식이고 그것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영화를 연출한 클로이 자오 감독은 <노매드랜드> 로 베니스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는 등, 다양한 영화제에서 여러 수상을 했다. <노매드랜드>에서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 연결과 우정,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히 풀어줬는데, 그런 감독이 가진 자신만의 이야기가 영화 <이터널스>에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전혀 성향이 다른 두 영화지만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에서 조금은 통하는 구석이 있다. 마블 영화라는 조금은 특이한 영역에서도 클로이 자오 감독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어쩌면 그가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오롯이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영화 <이터널스> 에는 다양한 배우들이 등장한다. 안젤리나 졸리를 비롯해 한국 배우인 마동석은 길가메시 역으로 등장해 그가 가진 특유의 타격감 있는 액션을 펼친다. 젬마 찬, 리처드 매든, 셀마 헤이엑, 쿠마일 난지아니 등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이 출연하여 그들이 가진 특유의 감성과 연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영화가 가진 주제와 맞닿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비록 기존 마블 영화와 같은 밝고 오락적인 영화는 아닐지라도 앞으로 개봉할 마블의 다양한 영화들이 어떤 곳으로 향할지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마블의 분위기 전환을 기대하게 하는 영화다. 또한 아쉬움은 있더라도 영화에 포함된 다양한 액션 장면은 여전히 이 영화가 마블 영화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간단한 리뷰가 포함된 movielog를 제 유튜브 채널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
주로 말 위주로 전달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들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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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터널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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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의 키즈' 라는 부담감 혹은 책임감
누군가의 키즈라는 말은 득이 될까 독이 될까.
유망하지 않은 분야나, 대중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압도적인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나타나고 나면 곧이어 그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박세리키즈, 김연아키즈 그리고 박찬욱키즈와 같은 사람들. 누군가의 키즈라는 말은 그 ‘누군가’에게 부담일까? ‘키즈’가 되어 따라 그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부담감이 될까? 어쩌면 아마도 양쪽 모두 책임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키즈’ 시작점은 ‘박세리 키즈’가 아닐까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박세리같은 선수가 되기 위해 골퍼로 입문한 1986∼88년생들을 지칭하는 사람들을 박세리 키즈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 때 십대 초반이었던 박세리 키즈들은 엄청난 경쟁 속에서 성장해 한국 대표가 되었고, 신지애,박인비와 같은 선수 들이 여러 대회에서 우승하며 우리나라는 골프강국이 되었다. 김연아가 나오기전 우리나라의 피겨 성적은 주목받지 못할 수준이었지만 ‘김연아’의 활약과 이후 등장한 ‘김연아 키즈’들은 자주 국제 대회에서 훌륭한 성적 소식을 전해주곤 한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본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하고 싶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운이 생기고, 실제 생소한 분야였던 스포츠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느라 힘들었을 선배들의 노하우가 전승된다. 한 명의 실력이 많은 사람들에 감동을 준 것에 이어, 후배들의 세대 전체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아름다운 영향력은 영화계에도 나타난다. 최근 박찬욱키즈, 봉준호키즈의 영화가 개봉하기 시작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 ‘잠’ 유재선 감독,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김성식 감독이다. ‘밀수’의 류승완 감독 또한 원조 ‘박찬욱키즈’라고 하지만, 이제는 본인 스스로 장르가 될 만큼 성공하여 다시 후배양성을 시작하는 대가가 되었다.
엄태화 감독은 ‘쓰리, 몬스터’(2004)와 ‘친절한 금자씨’(2005) 연출부 출신으로 박찬욱 감독이 애정하는 제자로 유명하다. 강동원 주연의 ‘가려진 시간’(2016)으로 제5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에 기대를 모았다. ‘가려진 시간’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로 개봉 4주차에도 입소문을 타며 꾸준히 관람객을 모으며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들 사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찬욱 감독은 “잔재주, 기교, 멋 부리고 허세 없는, 정말 교과서적으로 정석대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상태에서 상상력은 활발하고, 어떤 극단에 가하려는 그런 대담함도 잃지 않고 있다. 이런 좋은 감독이 세계적으로 희귀한 상황에서 이런 좋은 감독을 우리가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한국인으로서 생긴다”라고 칭찬하며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특히 영화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제96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되었고,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56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제42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등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더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번주 개봉하는 ‘잠’은 봉준호 감독의 ‘옥자’의 연출부 출신으로 알려진 유재선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배우 정유미, 이선균이 주연을 맡았다. 봉준호 감독은 캐스팅의 과정에서 유재선 감독의 캐스팅 1순위 희망 배우였던, 정유미 배우에게 직접 전화를 할 정도로 애정을 쏟았다고 하는 일화도 전해진다. “최근 10년간 본 영화 중 가장 유니크한 공포 영화이자 스마트한 데뷔작”이라는 인상적인 감상평을 후배의 작품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 영화 역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 국내외 평단과 매체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관객의 기대도 모으고 있다.
9월 추석 개봉을 확정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2022) 등에서 조감독으로 활약한 김성식 감독의 데뷔작이다.
네이버 웹툰 ‘빙의’를 원작으로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귀신같은 통찰력을 지닌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지금껏 경험해본 적 없는 강력한 사건을 의뢰받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김성식 감독은 “‘천박사’는 한국인들이 좋아할 장르들의 파티”라며 “코미디, 미스터리, 액션, 판타지, 활극이 다 들어 있다.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즐길 수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한다.'누군가의 키즈' 라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부담스럽고 어려운 말이다. 내 사람의 영화에 힘을 실어주는 선배도, 선배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했을 후배에게도. 하지만 우리는 기대한다. 그 부지런함과 열정 뿐만 아니라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웠을 그들을.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일하며 실력을 쌓고, 상업영화의 흥행공식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신선한 창작세계를 펼치고 있는 키즈들이 어쩌면 침체 되어 있는 한국 영화계의 구원투수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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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현실의 순한맛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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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미국 다음,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IT 강국 코리아. 우리나라는 1982년 5월에 인터넷 연결에 성공했다(전자신문, 2012.09.17.). 그로부터 40년 뒤인 2022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범죄가 줄줄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리는 매일매일, 정말로 매일매일 뉴스로 확인한다.
불법촬영 범죄자는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공무원, 판사, 의사 등 사회지위를 막론하고 다방면에 분포되어 있다. N번방 사건이 일어난 지 벌써 2년이 지난 지금, 무엇이 바뀌었는가. 운영자들은 합당한 처벌을 받았는가.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영상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는 징역 2년을 받았다. 휴. 그만 알아보자.
영화든 사진이든 그림이든, 뭔가를 볼 때 시선의 방향을 자주 생각한다. 보는 자와 보이는 자. 보는 행위는 권력이다. 불법촬영된 영상들은 판옵티콘 속의 죄수들처럼, 누가 보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끊임없이 보여진다.
대학생 때 나는 어떤 불법촬영물을 봤다. 찾아본 건 아니고 누가 보는 걸 봤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영상의 끝에서 남자는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물론 그의 얼굴은 나오지 않는다). "00대학교 00학과 00학번 000"
이 영상을 유포할 것이며, 영상에 등장한 여자는 사회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아는 자의 외침, 자신의 손으로 한 인간의 삶을 박살낼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목소리는 아직까지도 선명하다.
언젠가, 아는 남자가 '장난으로' 여자화장실에 들어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본 적이 있다. 웃는 얼굴로. 그는 악의없이 장난을 쳤겠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가면 문 위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매일이 두렵다. 불법촬영 장치를 내가 발견하지도 못할 것이며, 발견한다 한들 영상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잡아내지도 못한다. 나는 끝없이 보여지고, 물건처럼 공유될 것이다. 대상화되는 여성들은 점점 더 어려져 이제는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마수를 뻗는다.
문제는 뭐가 잘못인지도 모르는 범죄자들의 지능이다. 정교가 분리된 법치주의 국가들 중 우리나라처럼 성범죄에 관대한 나라가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기에 밖에서 보면 멀쩡한 사람들도 그런 짓들을 하고 다니고, 또 걸린다.
멀끔한 고등학교 선생 도유빈은 곧 재단 회장 딸과 결혼할 예정이다. 무일푼이었지만 여자 잘 만나 팔자 고치려는 남자. 이 도유빈 선생은 학교에서 불법촬영을 한 남학생 두 명을 검거하고, 체벌한다. 하나는 학교 전교 1등이고, 하나는 처남이 될 학생이다.
도유빈은 학생들에게 빠따를 때리고는 돌려보낸다. 그리고 걸려온 전화. 때마침 아내될 사람이 외국에 나가 있으니 클럽에 가자는 친구 공상범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클럽에서 웬 여자들에게 작업을 당하는데, 술에다 뭘 탔는지 정신이 아득해진 도유빈은 집까지 여자들을 데리고 온다. 여자들은 도유빈의 영상을 찍고, 휴대폰을 훔쳐가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유포하겠다고. 여기까지는 뻔한가 싶다. 남자가 당하는 경우보다 여자가 당하는 일이 더 많으니 남자들에게는 비현실적인가?
그렇지 않다. 여자가 작업을 쳐도, 그 위에는 남자가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며칠 전, 성매수남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역시 남자가 여자를 섭외해서 시킨 일이었다. 시킨다고 하는 놈도 문제지만, 구조를 부수지 않으면 피해자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도유빈의 피말리는 범인잡기가 시작된다. 함께 클럽을 갔던 휴대폰 판매업자(이면서 뭔지 모를 불법적인 일을 하는) 공상범과 함께. 첫 번재 타깃은 예전 여자친구. 도유빈은 전 여자친구를 불법촬영하여 유포시켰고, 합의금 몇 푼 주고 치웠다. 그 업이 되돌아오는 건가?
그 사이 도유빈은 돈을 입금했지만, 결국 영상은 예비 아내와 장인의 손으로 들어간다. 달라는 대로 준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 문제는, 도난당한 도유빈의 휴대폰에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영상도 있다는 것이다.
또 그 사이, 서울대 갈 전교 1등이 도서관에서 투신한다. 도대체 이 친구는 왜 투신했는가.
학생들의 불법촬영 사건을 뒤늦게 알게 된 선생은 도유빈을 몰아세운다. 학생의 컴퓨터도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낱낱히 파헤치지도 않은 채로 애들을 패서 돌려보내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유빈의 입장에서는 처남이 연루된 사건을 키우고 싶지 않았을 터.
우연히 길에 뿌려지는 룸싸롱 전단지에서 그날 클럽에서 만난 여자들의 얼굴을 발견한 도유빈은 이들이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라는 걸 알게 되는데, 별풍선 3천3백만 원(범죄자가 요구한 금액과 같다)을 뿌려 이들과 저녁 약속을 잡고, 정체를 확인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포자들>은 범죄자를 유추하며 봐야 하는 영화라 더 이상의 스포일러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누가 죄인인가'를 두 가지 의미에서 계속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유빈은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전여자친구와 예비 아내를 불법촬영한 가해자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되고 나서야 불법촬영의 범죄성을 인지한다.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고 싶지만 그렇다고 도유빈을 동정할 수도 없다. 현 시간 기준 19시간 전, 고교생이 여자화장실에서, 1일 전 대학생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2일 전에는 5년간 공무원 275명이 불법촬영을 했다는 기사를, 그러니까 매일매일 불법촬영 기사를 본다. 매일매일 불법촬영을 한다. 그런데도 여성들의 불안이 실체가 없는 망상인가.
범죄를 저지르는 놈이 문제다, 라고 한다면, 사회가 합심해서 그놈을 패야 한다. 그런데 패지 않는다. 2022년 11월 16일자 기사의 타이틀은 다음과 같다. <정부세종청사에서 100회 넘게 불법촬영한 30대 '집행유예'>
10월 30일, <'짧은 치마 여성' 노려 92차례 불법촬영한 공무원 '집유'>
많은 사람들이 <유포자들>을 봤으면 좋겠는데, 불법촬영의 피해자가 되었던 적이 있는 분들은 안 보는 게 좋겠다. 모든 남성이 성범죄자는 아니지만, 성범죄자의 98%는 남성이다(경향신문, 2022. 03. 24.).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불만이라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성범죄자들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패도록 하자. 그런 의미에서 '감빵인도자'라는 유튜버를 응원한다.
<유포자들>이 11월 23일 북미에 동시개봉되었다. 성범죄자들에게 몇백 년의 형을 때리는 미국이 보면 판타지라고 생각할까? 사실은 현실의 순한 맛인데 말이다.
유포자들(The Distributors)
감독 : 홍석구
출연 : 박성훈, 김소은, 송진우, 박주희, 임나영
상영시간 : 101분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청받아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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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필리아> - '햄릿의 여인이 아닌 오필리아의 진짜 이야기'
오필리아 (Ophelia)
개봉일 :2021.07.14 (한국 기준)
감독 : 클레어 맥카시
출연 : 데이지 리들리, 조지 맥케이, 나오미 왓츠, 클라이브 오웬, 톰 펠튼, 데본 테렐
'햄릿의 여인이 아닌 오필리아의 진짜 이야기'
2020년 2월, 기생충과 1917이 아카데미에서 경합을 벌였던, 어느덧 1년 반쯤이 지난 그때. 영화관에서 1917을 보고 ‘조지 맥케이’에게 홀라당 빠져버려 그의 필모를 샅샅이 훑던 중, 이 영화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정식 수입이 진행되지 않아 매일 사진만.. 보며 “조지.. 너무 예쁘다....” 하고 눈물만 줄줄 흘렸던 나날들을 지나 드디어 <오필리아>가 한국에 정식 개봉했다.
마치 유화로 그린 명화를 보듯 아름다운 숲의 풍경과 시대극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려 주는 의상과 세트장, 그리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데이지 리들리, <위아영>, <버드맨>, <멀홀랜드 드라이브>등 굵직한 작품을 남긴 나오미 왓츠, <1917>로 스타덤에 오른 조지 맥케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톰 펠튼 등 화려한 출연진까지. 조지 맥케이를 좋아하는 나의 사심을 제외하고도 <오필리아>를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오필리아>의 개봉을 기다리며 이 이야기가 어떻게 각색되었는지 비교해보기 위해 최근에 ‘햄릿’ 원작도 다시 감상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고전 희곡 ‘햄릿’. 나는 지금껏 이 이야기의 주인공을 햄릿이라 생각했다. 아버지를 잃은 햄릿의 복수심과 어머니에 대한 배신감과 고뇌, 오필리아를 향했던 사랑과 그녀를 잃은 슬픔. 대부분 햄릿의 감정을 중심에 놓고 이 작품을 해석했고 그의 심리적 갈등에 집중했었다.
<오필리아>라는 제목부터 감이 오겠지만, 이 영화는 햄릿이 아닌 ‘오필리아’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여기서 오필리아는 닥쳐온 슬픔에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리는 여인이 아닌 누구보다 당돌한 여인이다. 자신의 인생을 누구보다 천국과 지옥을 자주 목격한 인생이라고 칭하는 그녀가 이제 오래된 역사가 되어버린 잃어버린 왕국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말하려 한다.
이 영화엔 사랑에 빠져도 되는지 갈등하거나 슬픔 앞에서 말 한마디 못하고 미쳐버리고 마는 연약한 비련의 여주인공은 없다. <오필리아>는 오랫동안 많은 이들이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한 여인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고 와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 한다. <오필리아>에는 햄릿이 아닌 그날의 오필리아가 있다. 칼이 아닌 꽃을 들었지만 누구보다 강하고 올곧은 그녀가 있다. 햄릿에서의 오필리아는 햄릿의 여인이지만 <오필리아>에선 다르다.
오필리아 시놉시스
현명함과 자유로움을 지닌 오필리아는 왕비 거트루드의 총애를 받아 왕실의 시녀가 된다. 왕실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오필리아에게 첫눈에 반한 왕자 햄릿은 운명적 사랑에 빠지지만 신분의 격차로 인해 두 사람의 사랑은 위기를 맞는다.
선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왕국은 혼란에 빠지고, 오필리아는 이 사건의 배후에 커다란 음모가 감춰져 있음을 알게 되는데…
* 아래 내용부턴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난 그 누구보다 자주 천국과 지옥을 목격했어요.
사랑에 빠진 순간의 천국과 잃어버린 왕국의 지옥을 모두 목격한 여인 오필리아. 그녀는 역사가 되어버린 왕국의 중심에서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아주 나직한 목소리로 읊어낸다. 복수와 욕망, 실연과 피로 점칠 되어 결국 파멸해버린 한 왕국에서 분노와 복수심이 아닌 희망 한 줌을 건져 나온 그녀는 지금은 사라진 인물들을 떠올린다.
오필리아는 당돌하고 눈에 띄는 어린아이였다. 평민 출신이지만 온갖 노력으로 왕의 고문관 자리를 꽤 찬 폴로니어스의 여재. 폴로니어스의 유일한 보석. 거트루드 왕비는 꾀죄죄한 얼굴로 힘차게 왕과 귀족들의 앞으로 튀어나온 오필리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자신의 시녀로 키우기로 결정한다.
수녀원에서 자라 항상 다른 여자들에게 쪼였던 거트루드와 평민 출신 주제에 왕비의 총애를 받는다며 시녀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오필리아. 시녀들은 보석 대신 꽃을 머리에 꽂은 오필리아를 놀리고 무시하지만 오필리아는 포기하거나 달아나는 대신 항상 자리를 지키며 진심으로 거트루드를 보필한다. 거트루드는 그런 오필리아를 더욱 특별하게 느낀다.
든든한 왕과 사람을 보살필 줄 아는 왕비. 전쟁에 힘을 쏟긴 했지만, 폭력적이지 않았던 왕과 왕비가 통치하는 왕국은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이 평화는 한순간의 욕망과 복수심으로 인해 망쳐지고 만다.
오직 저만이 그 사실을 잊지 못하겠죠.
“오랫동안 숨겨온 욕망을 여인에게 쏟아부었다.” 거트루드 왕비가 즐겨읽던 책의 한 구절이다. 클로디어스는 왕이 되기 위해 형을 독살하고 거트루드를 유혹한다. 전쟁에만 힘을 쓰던 왕에게 지쳐있던 거트루드는 바보 같은 사랑에 눈이 멀어 클로디어스에게 왕위를 넘긴다.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뒤늦게 왕국으로 돌아온 햄릿은 왕의 의자 앞에 서서 클로디어스를 내려다보며 분노를 쏟아내지만 이미 옮겨간 왕관의 힘에 밀려 바닥으로 내려와 무릎을 꿇는다.
왕국의 비극은 클로디어스의 욕망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부터 시작된다. 왕의 힘이라는 것이, 눈이 먼 사랑이라는 것이 대체 무엇이기에..
사랑은 죽음같이 강하노라.
클로디어스의 욕망이 비극의 시작이었다면 비극을 가속화 시킨 건 복수심과 사랑이었다. 복수심에 사로잡힌 거트루드, 클로디어스, 햄릿과 레어티즈, 그리고 메틸다는 서로에게 독과 칼을 겨눈다. 클로디어스는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오필리아와 햄릿의 존재를 없애고 싶어 하고, 클로디어스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던 햄릿은 오필리아와 레어티즈의 아버지인 폴로니어스를 찌른다. 아버지를 잃은 레어티즈는 복수를 위해 햄릿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클로디어스에게 배신을 당한 치료사 메틸다는 진실을 알고 그를 죽이기로 마음먹는다.
사랑은 왕권에 대한 욕망만큼이나 강했다. 클로디어스에게 눈이 먼 사랑을 한 거트루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기 위해 계급을 내려놓겠다고 다짐한 햄릿, 사랑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오필리아.
오필리아와 햄릿은 진실되게 서로를 사랑했으나 왕자와 평민이라는 계급 때문에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다. 햄릿은 오랜 시간 오필리아의 머리끈을 간직했고 자신의 반지와 함께 오필리아의 머리끈을 돌려준다. 자신의 온 마음을 담은 물건을 돌려주며 햄릿은 오필리아에게 사랑을 맹세한다. 햄릿과 오필리아가 함께 보낸 시간은 빈틈없이 아름답고 푸르렀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두 사람이 행복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드는 순간이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이 사랑이 더 애틋하고 아름답게 느껴진 걸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깨어질 거란 걸 알기에 더 오래 붙잡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내가 궁금한 건 사랑이 어디 있냐는 거야
진짜 사랑은 어디 있는 걸까. 사람의 몸은 온갖 장기와 지방, 근육으로 가득 차있는데 사랑이 들어갈 틈은 어디에 있는 걸까. 사랑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된 복수심으로 불타던 왕국의 이야기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비극으로 끝을 맺는다.
서로 사랑했다고 믿었던 클로디어스에게 버려진 메틸다와 그에게 이용당한 거트루드. 사랑과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다 결국 복수 앞에서 죽음을 맞이한 햄릿.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 햄릿은 복수심이 담긴 독에 중독되어 죽고 만다. 클로디어스는 왕, 햄릿, 메틸다의 복수를 담은 거트루드의 칼에 죽었고, 햄릿은 폴로니어스의 복수를 담은 레어티즈의 독 묻은 칼에 죽었고, 거트루드는 메틸다의 독약을 마시고 죽는다. 사랑에 배신당한 이의 분노가 가득 담겨있었던 어두운색의 독약은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오필리아는 햄릿과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햄릿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그가 물에 빠져 죽지 않길 바라며 독약을 마셨고, 햄릿의 복수를 말리려 했지만 결국 비극으로 정해진 운명을 바꾸는 데는 실패한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총명하고 용기 있는 여인이었다. 진짜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직접 노를 저어 나아가던 오필리아의 이야기가 다소 낯설기도 하고 햄릿의 존재감이 아쉽기도 했지만 딱 현시대에 알맞은 각색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유도 모른 채 슬퍼하다 물에 빠져 죽은 비련의 오필리아와 이별한 새로운 오필리아의 이야기엔 깊은 비극을 비집고 나온 희망이 단단히 자리하고 있었다.
햄릿에서의 오필리아는 슬픔에 미쳐버려 연못에 빠져 죽는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오필리아는 선왕의 음모를 눈치채고 사랑을 지키기 위해 독약을 먹고 연못에 뛰어드는 엄청난 결단력을 보여준다. 왕국 인물 중 유일하게 복수심이란 감정에 빠지지 않은 지혜로운 그녀는 무너진 왕국에서 홀로 살아남는다.
원작에선 ‘연못에 빠져 죽은 여인’으로 끝나버렸던 그녀는 사실 죽지 않고 살아남아 새로운 삶을 이어나간다. 햄릿과 뭇 남성 인물들의 복수심에 가려져 지금껏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오필리아’의 진짜 이야기는 "그대도 언젠가는 당신만의 이야기를 하게 되겠죠."라는 그녀의 한마디와 함께 마무리된다. 나는 이 한마디가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누군가를 향한 위로와 응원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적 편견과 넘지 못할 선 앞에서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도 언젠가 오필리아처럼 ‘나의 진짜 이야기’를 알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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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리가 40살?!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리뷰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2023.05.24 개봉)
감독: 김수정, 임경원
더빙: 박영남, 이인성 등
무려 제가 태어나기도 전인 96년도에 개봉했던!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이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어요~
올해가 둘리의 40살 생일이라고 하는데요
계속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이번에 보고 왔습니다!
우선 저는 둘리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있었고 극장판도 어릴 때 한두 번 봤던 거 같아요
내용이 달라진 것도 아니구 더빙을 다시 한 것도 아니구 정말 화질만 4K? 버전으로 해서 낸 거라서
15,000원 주고 보기에는 아까운 감이 있었지만 . . .
둘리 개봉 기념으로 특전 같은 거 많이 나눠 주더라구요
그게 너무 예뻐서 볼 수밖에 없었다는...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고는
캐릭터를 모르고 있던 사람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 놓은 구조였는데요
둘리가 쌍문동에 온 배경부터 그의 친구들인 도우너, 또치까지 모이게 된 과정
고길동과 둘리의 관계성까지 함축적으로 보여 주거든요
하지만... 그걸 보여 주고 있느라 시간을 잡아먹어서......
캐릭터 설명이랑 띵까띵까만 1시간이고 본격적인 전개는 진짜 40분 만에 후루룩 끝나 버림
고로 영화로서는...... 최악인 셈이죠
주인공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예요
주인공인 둘리의 목표는 무엇일까요?
쌍문동에서 오래도록 잘 버텨내는 것?
아니면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
엄마에 대한 언급은 정말 기승'전'결에 가서야 겨우 나와서 엥 갑자기 엄마가 그립다고,,?? 하는 생각뿐이에요
'기승'까지는 쌍문동에서의 생활만 보여 주거든요
우주로 가게 된 것도 개연성 없이 갑자기 떠나게 된 거구......
애니메이션이라 용납 가능한 스토리인 거지
일반 영화였으면 정말 욕 오질나게 먹었을 거 같아요
그리고 주인공 외 많은 캐릭터에게 사건을 부여해 준 것도 문제점이지 않을까 싶네요
둘리: 엄마가 그리움
고길동: 바요킹이랑 싸워서 이겨야 함
도우너: 타임 코스모스 망가짐
또치: 미래로 안 가고 싶었는데 따라가게 됨
둘리 엄마: 둘리를 유령섬에서 보내야 함
공실이: 둘리를 유령섬에서 보내야 함 etc...
'엄마를 찾아 떠나는 둘리'를 메인 소재로 잡고 고길동은 깔깔이쯤으로 사용,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둘리를 도와주는 전개가 좋았을 듯한데
뭐... 30년 전 극장판이라 그럴 수도 있겠죠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점이 높은 이유는 아무래도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겠죠
그림체부터 1990년대 그림이고 대사도 그렇고요 ㅋㅋㅋ
무엇보다 오프닝에서 노래 나올 때 약간 찡해짐
엔딩크레딧도 쿠키처럼 나오긴 하더군요
*스토리: ★★★
*연출: ★☆
*영상미: ★★★★★
*연기: ★★★★★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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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TOP 5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TOP 5
요즘 교양 유튜브나 다큐멘터리에 푹 빠져있답니다. 원래는 집에서 영화 볼 시간이 부족해서였는데 어느 순간 푹 빠졌답니다. 보통 한 시간에서 90분 정도로 영화보다 짧아서 봤는데 제가 얼마나 부족한 지를 또 한 번 체감합니다. 그 반성의 의미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추천 TOP 5>을 올립니다. 그리고 BGM은 2020년 베스트 펑크 록 음악인 <Grounds>을 올립니다.
■미국 헌법 수정 제13조 (13th·2016)
-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다큐멘터리상
<셀마>를 만들었던 여성 감독 에바 두버데이가 수정헌법 13조 통과에 따른 소수 인종의 대량 투옥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다른 소수 인종의 광범위한 투옥을 초래한 것은 단지 뿌리 깊은 문화적 인종주의만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BLM 운동의 배경은 이토록 자본주의라니 대단히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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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 (The Last Dance 2020)
10부작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에 푹 빠져들기 위해 굳이 농구를 사랑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기기 위해 일생을 바친 한 남자의 매혹적인 연대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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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팩토리 (American Factory 2019)
-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상
노조 설립과 최저임금 상승을 정책적으로 밀어붙였던 버락과 미셸 오바마가 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중국 후야오 공업에 인수된 오하이오 주 데이튼 시의 GM 공장을 관찰한다. 숙련된 미국 노동자들이 중국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러스트 벨트가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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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주주의 - 룰라에서 탄핵까지(The Edge Of Democracy·2019)
권력을 장악하는 가장 손쉬운 길은 사법·언론·군부·재계 등 기득권에게서 충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기득권의 특권이 지나치게 커지는 순간 국가는 쇠락한다. 이것이 국가가 멸망하는 가장 큰 원인이자 개혁이 실패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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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 캠프: 장애는 없다 (Crip Camp·2020)
미셸과 버락 오바마가 두 번째로 제작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는 오스카상을 수상한 <아메리칸 팩토리>보다 어떤 면에서 더 우월할지 모른다. 우리는 장애우를 동정과 연민의 시선으로 지켜볼 것이 아니라 ‘장애를 극복할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자'라고 독립과 연대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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