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09-21 17:42:59
사랑으로 사랑을, <러브 달바>
우리의 사랑엔 그늘은 있어도 어둠은 없다, 달바에게 여전히 사랑만 있듯이
* 본 리뷰에는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러브 달바> 2024
프랑스 / 드라마 / 88분
감독: 엠마누엘 니코
사랑으로 사랑을, <러브 달바>
사랑을 받는 일이 먼저일까, 사랑을 주는 일이 먼저일까. 사랑이란 ‘세상’ 안에서 영원히 표류하며 사는 우리에겐 즉답하긴 어려운 질문이다. 애초에 명확한 답이나 확실한 태도를 요구하는 물음도 아니기에 생각의 바다에 빠지기도 쉽다. 동시에 우린, 사랑에 한없이 주관적이기에 거침없이 답한다. 서둘러 사랑을 하고 이를 게을리하거나 포기하지도 않는다. 답안지를 빨리 확인하고 싶은 마음보다, 사랑하고 싶은 열망이 더 진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주고받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만큼 강한 의지도 갖기에, 두 개의 물음표 중 한 개를 선택하는 과정은 과감히 축소한다. 이러한 현상은 사랑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을 뜻한다. 사랑은 삶을 계속 흐르게 하는 강력한 동기이자, 귀중한 배움 그 자체다. 출발선과 도착점이 구분 없이 이어진, 단 하나의 (사랑하는) 트랙을 끝없이 달리는 러너들, 그게 바로 우리니까.
사랑하는 방식보다 사랑‘하는’이 더 중요해진 일상에 <러브 달바>가 핀 조명과 함께 모두의 시선을 가로채며 등장한다. 거대한 트랙이 사실은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상당수가 형태를 알 수 없게 변했거나 얼마 못 가 뚝 끊어져 있다는 진실과 함께 말이다. <러브 달바>는 사랑을 귀하게 여기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도 앞선 질문에 반드시 답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랑하는 방법이 사랑 중인 상태보다 주요하고, 사랑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까닭은 사랑을 받는 일보다 받은 사랑을 ‘주는’ 일이 늘 선행되기 때문이라고. 영화는 이 친절하면서도 강단 있는 답안지를 모두에게 널리 공유하기 위해, 열두 살 달바의 사랑 이야기를 시작한다.

달바는 집에 들이닥친 경찰관들로 인해 하루아침에 자크와 강제 분리된다. 의사는 달바를 조심스럽게 대하며, 궁금한 게 있다면 다 말해주겠다고 약속하고 검사를 진행한다. 특수 교사 제이든은 달바를 집과 가까운 쉼터로 데려가며 이제 안전하다고 말한다. 검사는 수감된 자크를 근친상간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라고 알려준다. 쉴 새 없이 날아드는 충격적인 진실에도 달바는 흔들리지 않는다. 낯선 환경에 놓여 조금 두렵고 무서울 뿐, 아빠의 사랑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다시 아빠를 만나 함께 살면 다 해결될 거라 믿는다. 영화는 달바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달바가 자크가 만든 인형의 집에서 ‘타의’로 탈출했고, 그로 인해 발생한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란 점을 조금도 덜어내지 않고 담아낸다.
달바를 둘러싼 문제들은 삶에 멋대로 끼어드는 어른들보다 훨씬 더 달바를 고통스럽고 혼란스럽게 한다. 무엇보다 자크(사랑)를 믿는 나를, 의심하는 내가, 거울을 볼 때마다 자신을 노려보니 괴로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거울 속 달바는, 달바가 주장하는 '여자애가 아닌 여자'가 아니었다. 제이든의 단언처럼 여자가 아닌 '어린애'였고, 어린애는 달바가 이를 인정하기만을 끈질기게 기다리고 있었다.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정해진 트랙에서 어긋나지 않고 달렸던 달바는, 자크를 향한 사람들의 변하지 않는 태도가 계속될수록 자기도 모르게 거울 앞에 선다. 거울 속 어린애를 끊임없이 부정하면서도 마주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달바는 외면은 물론이고 내밀한 내면까지 또래 친구들과 달랐다. 짙은 눈화장과 붉은 작은 입술, 중년 여성이 할 법한 성숙한 머리 스타일, 가슴과 등이 깊게 파인 속옷용 원피스와 드레스. 평생 자크를 위한 여자로 살았던 달바는, 자신과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처음으로 동요한다. 재미있게 노는 친구들 무리에 끼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자신을 발견한다. 친구들이 자크를 소아성애자라고 부르는 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어떤 색을 좋아하고, 어떤 스타일의 옷을 선호하고,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어제와 오늘을 더는 모른 척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단번에 치유되는 아픔은 존재하지 않듯, 달바는 계속 혼란 속에서 허우적댄다. 아무런 고민도 생각도 필요치 않았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또다시 기행을 벌이며 자크와의 만남을 요구한다. 고대하던 면회 날, 달바는 교도소에서 완전히 변해버린 아빠를 마주하고 얼어붙는다. 자크는 늘 자기가 원하는 대로 예쁘게 꾸민 달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벌벌 떨며 본인이 저지른 범죄를 시인한다. 달바는 자신이 진짜 버림받았음을 직감한다. 믿었던 사랑에 버림받아, 더는 어떤 사랑도 받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불안과 당황스러움. 달바는 어른들이 자크를 변하게 했다며 날카롭게 반응한다. 그러나, 어른들은 달바의 절규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말한다. 아빠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폭력이며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범죄라고.
<러브 달바>는 달바가 품은 혼란을 직면하고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아이의 삶에 개입한다. 어른들을 통해, 달바에게 단호하면서도 다정하게 우리가 귀중하게 여기는 사랑을 주입한다. 당연히 사랑받아야 할 권리, 당연히 치유될 현재, 받은 사랑을 남에게 줄 수 있는 희망찬 미래까지, 영화는 피해자를 절대 혼자 두지 않는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떠오르듯 오직 달바의 새 시작을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온 마음을 다해 기꺼이 돕는다. 달바에겐 강제 동행으로 느껴졌을지 몰라도, 반드시 습득해야 할 배움이자 품어야 할 희망이었으니까. 룸메이트 사미라도 달바가 허우적댈 때마다 회피하거나 조롱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달바를 위로한다. 때론 못된 언니로, 어설픈 친구로, 똑같이 마음을 다친 동료로 달바에게 어둠 속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사미라 또한 주변 이들에게 달바처럼 사랑을 받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달바는 제이든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묻는다. 혼자 있는 게 두렵고 모두가 날 하찮게 보는 게 싫다고도 고백한다. 아이가 진정 가졌던 공포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랑을 잃는 것이었다. 달바는 집으로 도망쳐 자기 방 옷장에서 숨어든다. 쉼터 안에서도 옷장에 자신을 가뒀던 아이였다. 옷장은 무차별적으로 날아드는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어막이었다. 어둠 속에서 파묻혀 있던 달바는 문틈 사이로 들어온 햇빛에 눈을 뜬다. 당연히 그래야 함을 깨달은 듯 옷장을, 자크의 인형집을 박차고 나와 거울 앞에 선다. 그리고 자크의 가스라이팅을 상징하는 염색된 파마머리를 거침없이 자르기 시작한다. 끊임없이 불어오던 따뜻한 봄바람이 마침내 달바의 마음을 온전히 감싼 것이다.
달바에게 별 하나 없는 어둠이었던 자크의 서사는 어디에서도 등장하지 않는다. <러브 달바>의 목적은 처음부터 명확했다. 달바가 피해자란 어둠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을 깊이 사랑하는, 빛을 뿜어내는 열두 살 소녀가 되는 것. 따라서 감독은 근친상간이란 충격적인 소재를 적극적 또는 자극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벽 뒤에 이야기 내내 버려뒀다. 달바를 짓누르는 고통도 직접 보여주지 않고, 달바의 얼굴을 화면 가득 담아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아이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도록 했다. 달바가 거울을 볼 땐, 거울을 바라보는 달바가 아니라 희망을 놓지 않는다는 의지가 담긴 거울 속 달바를 의도적으로 비췄다. 그 결과 달바는 거울에 비친 영락없는 열두 살 소녀를 보며 사랑을 건넨 자들의 미소를 따라 짓는 데 성공한다. 모두가 간절히 기다린, 제이든의 딱딱하지만 따뜻한 말과 기다렸던 엄마의 그리움과 사랑이 담긴 눈빛, 까칠하지만 다정한 사미라의 욕설이 버무려진 환한 웃음이었다.

우리가 믿는 아름답고 눈부신 사랑은, 사랑을 받아본 자의 사랑으로 시작되어, 온 세상에 퍼진 사랑이다. 축소보다 압축이 더 어울리는 사랑이랄까, 재판장에서 달바가 자크를 당당히 보며, 엄마의 손을 꽉 잡아주는 순간이랄까. 물론 이따금 자크가 남긴 상처가 달바를 또 욱신거리게 할 것이다. 하지만 달바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곁에서 서로를 사랑으로 지켜주는 이들과 충분히 견뎌낼 수 있으리라. 진정한 사랑을 주고받으며, 원 없이 사랑할 시간만 남은 달바를 응원한다.
우리의 사랑엔 그늘은 있어도 어둠은 없다, <러브 달바>에 여전히 사랑만 있듯이.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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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1월 1주 최신 개봉영화!
경관의 피 The Policeman's Lineage , 2021
조진웅과 최우식의 만남!
영화 "경관의 피"는 위법 수사도 개의치 않는 광수대 에이스 강윤과 그를 감시하게 된 언더커버 신입경찰 민재의 위험한 추적을 그린 범죄수사물 입니다.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하는 두 경찰이 새로운 수사에 투입되며 신선한 팀워크와 긴장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경관의 피"는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 조진웅과,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일 배우 최우식의 신선한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고 고급 빌라, 명품 수트, 외제차를 타며 범죄자들을 수사해온 광역수사대 반장 강윤(조진웅)
그리고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신입경찰 민재(최우식)!
두 경찰의 색다른 팀워크!
첫번째 추천영화 "경관의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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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2게더 Sing 2 , 2021
씽의 후속작 씽2게더
'씽'의 후속작 "씽2게더"가 개봉을 하는데요
애니메이션 "씽2게더"는 오디션 그 이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쇼 스테이지에 오르기 위한 크루들의 고군분투 도전기를 그렸습니다.
'씽'을 통해 연기력뿐만 아니라 엄청난 노래 실력까지 인정받은 매튜 맥커너히, 스칼렛 요한슨, 태런 에저튼, 리즈 위더스푼, 토리 켈리 등
글로벌 흥행 스타들이 '씽2게더'로 완전체 컴백할 것을 예고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또한 대한민국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진영과 윤도현이 활약을 합니다
진영은 춤이 두려운 가수 조니 역할을 맡고 YB의 보컬 윤도현은 클레이역을 맡아 열연을 펼칩니다.
콜드플레이, 테일러 스위프트, 빌리 아일리시, 아델, 숀 멘데스, 카밀라 카베요 그리고
BTS까지 글로벌 가수들의 히트곡들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
두번째 추천영화 "씽2게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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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탄적일천 海灘的一天 , That Day, On The Beach , 1983
39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하는 거장의 빛나는 데뷔작!
대만 뉴웨이브 거장 에드워드 양 감독의 데뷔작 "해탄적일천"이 39년 만에 국내 정식 개봉합니다다.
영화 "해탄적일천"은 어느 날 해변에서 남편의 실종 소식을 들은 ‘자리’와 13년 만에 유명 피아니스트가 되어 고향에 돌아온 ‘웨이칭’,
두 사람이 소녀에서 여인으로 성장해가는 시간을 그린 영화입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데뷔작부터 걸출한 실력을 인정받아 제28회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촬영상 수상, 제20회 금마장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노미네이트 등
내로라하는 아시아 영화제를 섭렵하며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내 대만을 대표하는 거장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시대적으로 앞선 중화권 여성 서사 담은 스토리
세번째 추천영화 "해탄적일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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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피아니스트 fausse note , Broken Keys , 2020
제73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새해 첫 감동 실화
영화 "전장의 피아니스트"는 레바논 출신 지미 케이루즈 감독이 2016년에 제작한 단편영화 '녹턴 인 블랙'을 장편화한 작품입니다.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가 된 시리아를 떠나기 위해 마지막 희망인 피아노를 구해야만 하는 피아니스트 카림의 이야기를 담은 감동 실화 바탕으로 한 전쟁 드라마죠
제73회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과 음악상 부문에서 레바논 공식 후보로 선정되어 그 작품성을 입증했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담기 위해 IS의 근거지이자 이라크와 IS의 최대 격전지였던 이라크 모술과 레바논을 오가며 촬영되었고
레바논에서는 수천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베이루트 거리로 쏟아져 나와 촬영이 중단되었으며,
스케줄을 전면 재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삶과 죽음 사이를 위태롭게 가로지르는 피아니스트 카림의 긴박감 넘치는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이야기
네번째 추천영화 "전장의 피아니스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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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One Shot , 2021
95분 원테이크의 리얼타임 액션
영화 "원샷"은 예고된 테러의 배후를 아는 놈을 이송하기 위해,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들이 수감된 일급비밀의 섬에 도착한 네이비 씰과 놈을 탈옥시키려는 테러단과의 실시간 대결을 그린 원테이크의 리얼타임 액션 영화입니다.
원테이크로 촬영된 실시간 탈출을 그린 '원샷'은 미국 워싱턴을 위협하는 테러 정보를 입수한 CIA 정보 분석가와
네이비 씰이 검은 섬이라 불리는 테러리스트들의 수용소에 들어간 뒤 거대한 사건과 마주하면서 펼쳐지는
실시간 탈출이라는 독특한 스토리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액션 영화의 새로원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리얼한 탈출기를 그려내며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원샷"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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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아리 애스터 감독과 호아킨 피닉스의 두 번째 협업 영화인 <에딩턴>의 첫 이미지가 공개되었습니다.
유출된 각본에 의하면, <에딩턴>은 팬데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이며, 2020년대의 정치적 이슈를 반영한 영화로 예상됩니다.
이야기는 보안관 조 크로스(호아킨 피닉스)와 시장 테드 가르시아(페드로 파스칼)의 경쟁을 중심으로 전개되며,지역 식료품점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조가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격화된다고 합니다.
아리 애스터 감독의 영화답게 이번 작품도 상당히 폭력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겟아웃> 조던 필 감독 신작 북미 개봉일 확정
<겟아웃>, <놉> 등으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던 조던 필 감독의 신작 개봉일이 확정되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그의 네 번째 장편 영화를 2026년 10월 23일 개봉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이에 따라 본격적인 제작은 2025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가 및 배우 파업으로 인해 제작이 무기한으로 연기되었던 이 작품에 대한 정보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으며,출연진 정보 역시 아직 알려진 바 없습니다.
<패스트 라이브즈> 셀링 송 감독 신작 <Materalist 머터리얼리스트> 북미 개봉일 공개
전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선댄스 영화제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셀린 송 감독의 신작 <머터리얼리스트>가 A24를 통해 북미 개봉일을 알렸습니다.
오는 6월 13일 북미 극장 개봉 예정이며, 다코타 존슨, 크리스 에반스, 페드로 파스칼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전통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뉴욕에서 성공을 꿈꾸는 젊은 중매업자가 자신이 사랑했던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라마 <석세션> 제작한 제시 암스트롱 차기작은 영화
북미 전역을 들썩이게 했던 드라마 <석세션>을 제작한 제시 암스트롱의 차기작 소식입니다.
HBO에서 제작 예정인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으며,스티브 카렐, 제이슨 슈워츠먼, 코리 마이클 스미스, 라미 유세프가 출연 예정입니다.
제시 암스트롱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신작은 국제 금융 위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재회하는 네 명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며,2025년 촬영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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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밸런스 붕괴된 밸런스 게임
이 글은 영화 [마녀 2]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기약이 없어 보이는 크리스마스처럼, 후속편을 손꼽아 기다리게 하는 영화들이 한국에도 존재한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듯, 범죄 도시 2는 자신의 숙제를 정말 성공적으로 해냈다. 형만 한 아우 없다는 편견을 깨는 후련함을 가져다주긴 했지만. 동시에 이 뒤를 이을 영화들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성공 케이스를 둔 셈이다.
박훈정 감독을 등에 업은 [마녀 2]는 용감하게 그 뒤를 잇기로 했다.
한국형 여성 히어로물이라 할 수 있는 과감한 시도와. 당시 신인이었던 김다미 배우를 이제는 익숙한 얼굴로 만들어 준 작품이었기에. 마니아들은 은근히 마녀 2의 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다미 배우의 출연 여부에 대한 잡음과 코로나로 인해 조금은 늦어진 제작이긴 했지만. 드디어 우리 곁으로 찾아온 후속편에 대한 기쁨만큼은 전혀 늦거나 사그라들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루머처럼 떠돌던 팬들의 떡밥(?) 분석과 세계관 확장은 얼마나 들어맞는지. 그리고 새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합은 과연 어떨지. 고대하는 마음만으로 시간을 보내던 팬들에게는 마녀 2의 개봉 소식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배우 김다미가 주연이 아니라서 실망한다는 사람들에게.;다른 카테고리끼리는 비교하지 않기.
사진출처:다음 영화
사람의 뇌는 부정적인 것과 변화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한 개체의 생존과 직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으니 본능적으로 일단 거부하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한 번 경험한 일이 이미 성공적인 감정으로 받아들여진 경우라면, 새로운 모든 시도들은 한층 더 격렬한 저항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 성공한 영화의 후속편에 출연한다는 것은, 독이 든 성배에 기꺼이 입을 가져가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여자들의 이상형 자리를 꿰어차고 있다는 천하의 구씨도, [범죄 도시 2]의 개봉 전까지는 이 성배에 몸을 푹 담근 채 뼈가 삭아 내릴 때까지 장첸과 비교를 당해야 했다.
그러나 이름 이어받기를 주저하지 않은 사람들의 성공적인 케이스들도 많이 있다. 이제는 은퇴한 (앞에서 이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나의 원픽이 될) 007 다니엘 크레이그도, 최근의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배트맨도, 더 이상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던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도.
사실 이런 캐릭터에 생명력과 매력을 불어넣는 것은 (연기자의 실력이 기준 미달이 아니라는 전제를 한다면) 연기자의 몫이라기보다는 각본이나 연출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그 어떤 연기 천재를 가져다 놓는다 해도 캐릭터에 대한 기본 스케치는 이미 정해진 상태 일 테고, 배우는 그 스케치 안에서만 자유로울 것이니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마녀 2]에 나오는 배우들에게는 그 어떤 잘못도 없다. 몇천 대 1을 뚫었다는 신시아 배우의 부담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면들도 많았다. 나를 비롯한 사람들의 성급한 판단이 한 배우의 어깨에 얹지 않아도 되는 쓸모없는 책임감을 짊어지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이라는 쓸데없는 오지랖으로, 다른 카테고리에 있는 인물들을 동일시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
"세계관 확장"을 잘못 이해했을 때. 그것도 여전히.;혹은 커진 스케일의 잘못된 이해
사진출처:다음 영화
마블 영화, 혹은 아직까지도 여운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범죄 도시 2처럼. 세계관의 확장이나 시리즈 영화가 가진 안정성을 구축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러니 시리즈, 혹은 등장인물의의 매력이 확실하다면. 후속편 정도는 시리즈의 가교 역할을 한다 해도 인내할 수 있다.
영화 [마녀 2]도 “시도”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장면들이 꽤 나온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더 할 것인지. 혹은 어떤 사람들의 등장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질 것인지, 마녀라고 불리는 인물의 능력은 대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큰 바탕을 까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제는 모든 시도들이 “세계관 확장”이라는 개념을 잘못 이해했을 때 나오는 오류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시도는 “언어”에 있다.
온갖 정체 모를 사람들이 등장함과 동시에 몇 개국의 언어가 혼잡하게 부딪치는 현장이 1편보다 더 빈번하게 등장한다. 언어가 다르니 이국적으로 느끼거나 스케일이 커졌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그랬다면 정말 완벽하게 빗나간 예측에 가깝다.
그저 그들이 “다른”곳에서 온 것이며 마녀를 만들어냈던 시도가 전 세계적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하나의 장치에 불과해 보인다. 마치 우리가 밥 한번 먹자.라고 말하지만 실체는 없는 약속처럼.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만들어질 것을 암시만 하는 단순하고 영향력 없는 연결고리.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루시랑 스칼렛 위치를 섞으신 거예요?;밸런스가 붕괴되면 영화가 재미가 없죠.
사진 출처:다음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녀 캐스팅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존재한다.
영화는 전편에서부터 ‘마녀 아가씨’라는 (오글거리는) 말에 반대되는 이미지를 가진 여자 주인공들을 내세워 그녀의 능력을 대비해 보여준다. 이렇게 작고 여려 보이는 아이가 가진 힘은 정말 어마어마하다.라는 것에 치중한 캐스팅인 셈이다.
그 의미로 봤을 때.
연신 눈만 동그랗게 뜨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마치 처음 본 사람을 각인해 보호자인 줄 알고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이라던가.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위험에 처했을 때 무심하게 힘을 발휘하고 있는 신시아 배우를 보고 있자면 약간 역겹게 느껴진다. 그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배우들을 “소비” 하고 있는 것은 감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의 능력을 보여주는 방법 또한 여전히 구질구질하다.
찬양에 가까울 정도로 지루한 설명과, 미칠 것처럼 잔인하게 보이는(것처럼 잔뜩 힘을 준) 악역들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높여보려는 시도는 여전히 버리지 못했다. 얘들이랑 싸워도 마녀가 이긴다. 고 말 하려는 뉘앙스를 풍기려는 듯이.
그런 악역을 등장시켰음에도 영화는 정말 명백하게 밸런스가 붕괴된다. 왜냐하면 이번 편의 마녀는 합이 잘 맞는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스칼렛 요한슨의 영화 [루시]나 마블의 [스칼렛 위치]를 본뜬 것처럼 보이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유재석은 추격전을 했을 때 압도적인 것보다 아슬아슬하게 따라가야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낀다고 했다. 마녀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고. 어디까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지 모른다.라는 설정인 것은 알겠지만. 이 설정은 이미 100미터 경기에서 80미터 앞에 있는 마녀를 이기기 게임인데. 이토록 처참하게 밸런스가 붕괴된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마녀의 능력이 오히려 너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서. 그녀의 능력은 물론 여태껏 영화 내내 떠들어 댄 이야기가 우스워 보일 지경이다. 저렇게 무서운 애는 애초에 잡을 수가 없었으니까.
영화 속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아깝게 느껴질 지경이다.
마치면서
영화가 마블 영화처럼 다음 영화의 징검다리가 되어서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그러려면 당위성은 있어야 하는데 마녀 시리즈가 갖고 있던 모든 단점은 증폭되어 있고. 장점 혹은 달라져야 했을 점들에 대한 개선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김다미가 주연이 아니라는 생각에 후속편에 대한 반감이 나도 컸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역시 배우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음을 깨닫고 반성했다.
후반부의 액션은 시도만으로는 높이 살 만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세게 그려진 마녀의 능력이 오히려 초반의 큰 스케일 빌드 업을 다 망쳐버리는 기분이다. 누군가의 강함을 드러냄에 있어 위대함만을 강조하다 너무 우스워져버린 케이스다.
비교하기 진짜 싫어하는데. 범죄 도시 2와 비교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 글의 TMI]
1. 너무 오랜만에 집에서 요리를 함.
2. 포두부 썰다가 손 베어서 병원 갈 뻔함.
3. 예전에 한 번 베인 자리를 또 다친 거라. 더 서늘했음.
4. 피 흘렸으니까 포두부 말고 고기 먹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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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에게 묻고, 내게 묻는다
!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하얀 설원과 빨간 니트, 그리고 이 대사.
“오겡끼데스까”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 장면만큼은 대부분이 알고 있을 것이
다. 그만큼 <러브레터>는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실제로 <하나비>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수입된 일본 영화면서도, 개봉한지 2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 실사 영화 국내 관객 수 1위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이와이 슌지’는 이 영화로 영화계에 발을 내딛었고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 여러 대표작을 만들어내면서 큰 명성을 갖게 된다. 최근에는 <키리에의 노래> 라는 작품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하는 등 꾸준한 작품 활동과 교류를 해오고 있다.
<러브레터>는 사고로 연인을 잃게 된 ‘와타나베 히로코’와 그녀의 연인이었던 ‘후지이 이츠키(남)’, 그리고 그와 성별은 다르지만 이름이 같았던 동명이인 ‘후지이 이츠키(여)’. 세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연인을 떠나보낸 ‘히로코’는 그리운 마음에 그가 어렸을 적에 살았던 주소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연인이었던 그에게서 답장이 온다. 알고 보니 고등학교 시절, 그와 이름이 같은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가 있었던 것이다. ‘히로코’와 ‘이츠키(여)’는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세상을 떠난 ‘이츠키(남)’를 추억한다.
남겨진 자들의 몫
이츠키(남)가 세상을 떠나고, 히로코는 시간이 지남에도 그를 잊지 못한다. 후회, 원망, 그리움 등이 뒤섞인 하나의 응어리가 그녀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이별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도, 그 순간만큼은 처음인 듯이 아프게 다가온다. 쉽게 잊을 수 있다면 크게 아프지 않을 테지만, 지나간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것이 떠나간 자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그들이 가시에 찔리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는 이유는 줄기 위에 달린 꽃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다.
히로코의 편지로 추억 속 이츠키(남)를 회상하는 이츠키(여)는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산다. 어린 나이 아버지를 폐렴으로 잃었고, 본인 또한 심한 기침 감기를 앓고 있다. 그녀는 병원에서 아버지의 환영을 본다. 추억 속 이츠키(남)의 죽음을 알게 된 이츠키(여)는 고열로 쓰러지고, 그녀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남겨진 자에게 주어진 또 다른 몫은 떠나간 자의 발자취. 즉, 떠나감의 이유이다.
눈과 추위를 ‘함께’ 맞이하다
각자의 몫을 짊어진 히로코와 이츠키(여). 그러나 이야기가 진전될수록 그들의 고통은 커진다. ‘히로코’는 이츠키(남)가 자신을 좋아한 이유가 이츠키(여)와 닮아서였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츠키(여)는 감기가 낫기는커녕 점점 심해진다. 히로코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그가 사고를 당했던 산을 찾는다. 학교를 찾은 이츠키(여)는 선생님으로부터 이츠키(남)의 죽음을 전해 듣는다. 산을 찾은 히로코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돌아간다. 집으로 돌아온 이츠키(여)는 고열로 쓰러진다. 그녀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몫을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때 누군가 손을 내민다. 사실 그 손은 이전부터 그녀들을 받치고 있었다. 그 손의 주인은 히로코의 선배와 이츠키(여)의 할아버지다. 선배는 오타루로 향하는 히로코의 동행자가 되어주었다. 할아버지는 쓰러진 이츠키(여)를 업고 병원으로 달린다. 그들의 입김은 지금의 추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눈이 그녀들 혼자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듯하다. 그러면서도 가슴 속 응어리를 먼저 풀어냄으로서, 비슷한 상황에서의 트라우마를 극복함으로서 그들 각자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너에게 묻고, 내게 묻는다
설원을 뛰어가 떠나간 인연을 마주하는 히로코, 병상에서 천천히 눈을 뜨는 이츠키(여).
그녀들의 입에선 똑같은 문장이 뱉어진다. “오겡끼데스까?” 히로코는 크게, 이츠키(여)는 작게.
히로코는 자신의 큰 목소리가 메아리로 울렸을 때 마치 이츠키(남)가 말하는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이츠키(여)는 자신의 작은 목소리가 속에서 울렸을 때 살아있음을 느꼈을 것이다. 그녀들은 각각 귀와 마음으로 목소리를 들었다. 동시에 떠나간 이츠키(남)의 평안을 바랬다.
“잘 지내시나요?” 네게 물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너는 대답했다.
“잘 지내시나요?” 내게 물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나는 대답했다.
그녀들은 그렇게 그와의 추억을 가슴 속에 묻었다. 기나긴 시간과 공간의 여정을 통해 이츠키(남)의 죽음은 완성되었다.
그리고, 나카야마 미호
2024년 12월 6일. <러브레터>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일본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재개봉을 앞두었던 터라 그녀의 죽음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러브레터> 이후에도 여러 시리즈와 영화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던 그녀는 이와의 슌지의 <라스트 레터>(2020)에서도 조연으로 등장하며 보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시켰다.
<러브레터>에서의 1인2역은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두 캐릭터의 살아온 배경, 성격, 스타일이 다를뿐더러 특수한 분장 없이 비슷한 외형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더욱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히로코와 이츠키가 되었다. 특히 “오겡끼데스까”를 내뱉는 교차편집 장면에서는 두 인물의 서로 다른 감정을 뛰어난 연기력으로 표현하였다.
이제는 우리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을 ‘나카야마 미호’.
그녀가 남긴 대사처럼 모두가 잘 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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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첫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모아나 2>가 개봉 2주 차에도 선두를 지키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주 만에 누적 관객 수 220만 명을 돌파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강력한 흥행 파워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1편이 개봉 24일 만에 200만 관객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다른 애니메이션과 비교해 보아도 누적 관객 수 724만 명의 <엘리멘탈>보다 8일, 누적 관객 수 557만 명의 <스즈메의 문단속>보다 하루 빠른 속도라고 하는데요.
과연 <모아나 2>는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위는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 운전 논란으로 인해 개봉일이 미루어지는 곤욕을 치렀던 <소방관>이 차지했습니다.
‘홍제동 방화 사건’을 다룬 <소방관>은 목표 관객 달성 시, 기부 공약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100만 관객 달성 시 약 1억 1,900만 원, 손익분기점인 250만 명 돌파 시 약 3억 원을 국립소방병원에 기부할 계획이며, 목표 초과 시 추가 기부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관객 1명당 티켓 구매액 중 119원을 적립하는 ‘119월 기부 챌린지’를 통해 상영 4일 만에 약 5,950만 원이 모금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뒤이어, 꾸준한 입소문으로 관객들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는 <위키드>가 누적 관객 수 149만 명을 돌파하며 3위에 올랐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는 지난주와 동일한 영화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모아나 2>와 <위키드>가 나란히 1, 2위를 유지하며 각각 누적 수익 3억 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모아나 2>는 전 세계 수익 6억 달러를 넘어 곧 1편의 총수익인 6억 4,300만 달러를 추월할 전망입니다.
<위키드>는 최근 미국 영화 비평위원회(NBR)로부터 올해의 영화상, 감독상, NBR 스포트라이트 상을 받으며 앞으로 이어질 시상식 시즌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3위를 차지한 <글래디에이터 Ⅱ>는 개봉 3주 차 주말 동안 북미에서 1,240만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여, 현재 북미 누적 수익은 1억 3,270만 달러, 전 세계적으로는 3억 6,800만 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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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욕심은 너구리를 인간으로 만든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도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총감독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맡았고, 기획을 미야자키 하야오가 맡았다. 이 감독은 <추억은 방울방울>, <반딧불이의 묘> 등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굵직굵직한 작품을 디렉팅하였다.
원작의 제목은 平成狸合戰ポンポコ(헤이세이 너구리 전투, 폼포코)로 헤이세이 시대(1989년부터 2019년까지의 일본 연호) 폼포코 너구리들의 전투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헤이세이가 일본인의 연호였던 것처럼 폼포코도 너구리들의 연호였던 모양인데 '폼포코'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매우 궁금했다. 찾아보니 사전적으로는 북이나 부른 배를 두드리는 소리라고 한다. 둥둥 같은 소리 말이다. 애니메이션 안에서 흥이 많은 너구리와 음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너구리들을 잘 표현한 단어인 것 같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너구리나 여우는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존재로 비추어진다. 산업 혁명이 일어난 이후 온갖 개발들이 이뤄지면서 너구리들의 터전이 하나둘씩 사라지게 되었다.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는 너구리들은 변신술을 활용하여 자연(이라기보다는 터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원래 너구리도 두 무리로 나눠서 지내고 있었는데 '뉴타운 프로젝트'로 숲이 파괴되자 '인간 연구 5개년'을 추진하면서 일시적인 평화협정을 맺는다. 서로 싸워서 땅을 차지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전반적으로 개발로 인한 동물들의 터전이 훼손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너구리들의 성격처럼 유쾌하게 그려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원래 이런 류의 극은 ‘이런 갈등이 있었지만 서로 양보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기 마련이다. 뭐 결론으로 보면 그렇게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비슷한 다른 작품과의 차이점은 결국 인간은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을 놀라게 하기 위해 너구리들이 벌인 요괴 대작전은 그냥 축제처럼 보였고, 반성은 조금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너구리들은 그래도 살아야 했기 때문에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변신술을 사용해서 인간의 틈에 들어가서 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지금도 우리의 곁에 누군가는 너구리나 여우일지 모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서 살고 있는 너구리가 있었고, 인간으로 살던 너구리가 자연에서 살고 있는 너구리의 틈에 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은 정말 짠한 마음이 든다. 왜 인간은 동물들의 터전을 이렇게까지 빼앗아야만 했던 것일까?
무엇이 너구리가 잊어가고 있던 변신술을 다시 공부하게 만든 것일까?
전지적 너구리 시점의 이 애니메이션의 초반에 전쟁을 벌이고 있는 두 너구리 부족을 조롱하는 노래가 나온다.
다카나 숲은 오늘 없어졌다. 스즈가 숲은 내일 없어진다. 남은 너구리는 살 곳이 없다.
남은 너구리는 어디로 가나. 갈 곳이 없으면 나무아미타불
홍군이든 청군이든 어디든 져라. 패배한 너구리는 죽여버려라.
모두를 위해서 죽여야 해. 살아남아 봤자 소용이 없다. 너구리를 줄여라.
남은 너구리는 신중히 행동하여 새끼를 안 낳도록 해야 한다.
새끼를 낳아 봤자 소용없어. 너희가 살 숲이 없다!
조직이, 나라가, 지구가 망해가는데 인간들끼리 전쟁을 하고 있는 모습을 그래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너구리의 수는 적절했다. 인간처럼 과밀해서 문제가 생길 정도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욕심이 그들의 터전을 빼앗았기 때문에 주어진 은신처와 먹이에 맞춰서 개체 수를 조절하려 했던 것은 지극히 동물적이고 지극히 자연적인 행동이었다. 인간은 본인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혹은 밀집하게 되면서 자연이 망가지고 문제가 발생함을 알고 있음에도 '기술의 발전'을 앞에 두고 근본적인 해결은 뒤로 밀어내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굉장한 연출이 나온다. 이 부분은 썸네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없어서 보여주지 못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실제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포클레인이 한쪽 산을 툭 퍼서 까내고 집을 짓고, 그나마 남겨 놓았던 반대쪽 산도 까서 집을 짓는다. 도쿄가 성장하면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 농지와 산림을 개발했다고 한다. 양쪽의 산이 파여서 가운데만 나무가 남은 산은 오히려 흉물스러운 느낌도 든다.
바로 뒤 장면에 "나무를 베고 산을 깎고 계곡을 메워서 논밭을 없애고 옛 농가를 부쉈다."라는 내레이션이 나오는데 포클레인이 나뭇잎을 파먹는 것처럼 그려진다. 마치 나뭇잎을 벌레가 먹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의도로 표현을 한 것인지 감독님에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무래도 인간은 벌레와 같은 취급 같은 느낌이 아닐까 싶다. 아, 벌레를 비하한 말은 아니다.
부처님과 동자들이 도시에 누워서 흙장난을 치듯 손으로 산을 깎아내고 건물을 올리는 모습은 기괴한 느낌도 든다. 인간을 두루 살피시는 부처님이시기에 인간의 입장에 계신가 싶은 마음도 들지만 "인간들은 정말 대단하네요. 여태까지 우리 같은 동물인 줄 알았는데 이번 일로 부처 같은 힘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라는 말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이해가 간다.
정말 그 옛날에는 강산이 바뀌는 데는 10년이 넘게 걸린다고 했다. 그만큼 자연이 변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고, 한낱 인간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동네의 뒷산이 산에서 평지가 되는 데 채 한 달이 걸리지 않는다. 기술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고 있는 것이다.
너구리의 말처럼 인간도 동물에 불과한데 어째서 과도한 파괴를 일삼는 것인지, 어디서부터 자연에 대한 정복욕이 샘솟는 것인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긴 하지만 인간의 자연에 대한 정복욕은 전국의 수많은, 전 세계의 수많은 '등산가'들에게서 보이는 것 같다. 개인의 성취욕으로서 산에 오르는 정도는 조금 이해하겠지만 올라가서 깃발을 꽂고, 나무에 산악회의 리본을 매달고 오는 행위는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1994년에 개봉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10년 뒤인 2005년에 개봉했다. 1995년쯤 우리나라의 상황이 일본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때 개봉되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 당시 우리나라도 수많은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고, 그로 인한 자연훼손에 대한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경제활성화'라는 단어는 유령같이 아직도 살아 있어서 자연을 파괴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몇십 년째 경제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했는데 안 되는 거면 그건 올바른 길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은 경제활성화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이라는 말과 '친환경'이라는 말을 참으로 많이 쓴다. 두 단어가 면죄부라도 되는 것처럼 붙이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다. 양쪽의 산이 깎여서 가운데만 남은 개발지를 두고 나무의 전체를 훼손하지 않았고, 산의 모양을 그대로 뒀으니 친환경이라 말하고 있고, 동물들의 숲에 인간이 왕래할 수 있도록 길을 내 뒀으니 지속 가능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들의 친환경과 지속가능에는 인간만 있으니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한국의 '그린 뉴딜'이 언급하기조차 창피한 이유이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따로 설명할 것도 없이 대놓고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을 비판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전반적으로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대놓고 혼내는 것이 아니라 은근히 돌려서 혼내주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시작된 지 채 7분이 되지 않아서 인간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뒤 너구리들의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너구리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편한 삶의 대부분은 자연의 일부분을 빌려오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얻어온 것이다. 정말로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것을 원한다면 이제 더 이상의 훼손을 동반한 개발은 그만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인간의 수보다 인간으로 변신한 너구리의 숫자가 더 많아지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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