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4-10-02 11:18:06
트랜스포머 ONE | 너무 늦게 도착한 이야기의 시작
<트랜스포머 ONE>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이버트론 행성의 지하 광산에서 일하는 '오라이온 팩스'(크리스 헴스워스). 변신도 못 하는 하급 로봇이지만, 그는 오래전 사라진 에너존의 근원인 매트릭스를 찾아내려 한다. 사이버트론의 영웅이 되기 위해서. 그 일환으로 오라이온 팩스는 둘도 없는 절친 'D-16'(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수다쟁이 로봇 'B-127'(키건 마이클 키),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타 원'(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출입이 금지된 지상에 도달한다.
그들은 과거 '쿠인테슨'과의 전쟁 이후 지상에 잠들어 있던 프라임, '알파 트라이온'을 찾아내고 그의 도움을 받아 잠재되어 있던 변신 능력을 얻는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는 함께 따라오는 법. 그들은 사이버트론의 구원자로서 군림하던 '센티널 프라임'이 사실 쿠인테슨과 손잡은 변절자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오라이온 팩스와 친구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변신 능력과 힘을 살려 센티널과의 전쟁을 개시한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고질병
<트랜스포머> 실사영화 시리즈. 10억 달러 돌파 작품을 두 편이나 배출했지만, 눈을 의심케 하는 화려한 CG만큼이나 허점투성이인 스토리텔링으로도 악명 높은 프랜차이즈였다. 특히 마이클 베이가 메가폰을 잡은 첫 5편이 유독 문제였다.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 5편 내내 싸웠지만, 정작 그들이 충돌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 적은 없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이렇다.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된 그들의 행성, 사이버트론을 구할 에너지원과 자원이 하필이면 지구에 숨겨져 있었다는 것. 이에 메가트론은 지구를 정복하고 인간을 노예로 부려서 행성을 구하려 하고, 옵티머스 프라임은 메가트론의 욕망을 저지한다. 하지만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옵티머스 프라임이 메가트론에 반대한다는 것만 보여줬을 뿐, 그가 메가트론을 저지하는 이유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리즈 내내 옵티머스 프라임의 행적은 다소 억지스럽다. '왜 그에게는 인간의 자유가 사이버트론보다 중요할까?' '대체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자유는 무슨 의미일까?' '인간이 그를 죽이려 하는 데도 그는 왜 인간을 도울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이 없다 보니 <트랜스포머> 시리즈만의 볼거리만으로는 관객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마침내 드러난 근본 원인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트랜스포머 ONE>은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실사영화만 본 입장에서는 17년 만에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 갈등을 빚은 근본적인 이유를 알 수 있기 때문. 둘도 없는 절친, 오라이온 팩스와 D-16는 사이버트론 사회의 최하위 계급이었다. 그들은 행성을 지탱하는 에너지원, 에너존을 채굴하는 광부 로봇으로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존재였다.
<트랜스포머 ONE>은 그런 그들이 자유롭게 변신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으로 거듭나고, 사이버트론의 영웅으로 알려진 센티넬 프라임의 실체를 깨달은 뒤 그에게 맞서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그토록 중시한 자유의 의미가 마침내 드러난다. 노예나 다름없었던 그와 동료들에게 자유는 추상적으로 선한 가치일 뿐만 아니라, 그들의 실존을 뒷받침하는 생명력 그 자체였던 것.
더 나아가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자유는 보편적인 가치였다. 자기 자신을 포함해 센티넬 프라임 치하에서는 언제든 폐기될 수 있었던 로봇들이 대우받을 수 있는 원동력도 그들이 직접 쟁취한 자유로부터 나왔으니까. 따라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보기에 자유의지를 가졌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도 인간은 살아남아야 했고, 그가 보호해 줄 이유가 충분했다. 설령 그들이 그를 배신하고 공격하더라도.
흥미롭게도 메가트론에게 자유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 누구보다도 신뢰했고 경외했던 영웅, 센티넬 프라임에게 배신당한 그에게 생긴 자유의지는 복수와 동의어였다. 자기가 느낀 충격과 분노를 되돌려 줄 수 있는 힘과도 같은 말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입장에서 인간은 보호받을 이유가 없다. 그들의 자유의지를 표출하고 지켜낼 힘조차 없는 존재니까. 따라서 그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필연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의 공통점과 차이점
가치관과 신념의 차이를 보여준 덕분에 <트랜스포머 ONE>은 시리즈 중 가장 몰입도가 뛰어나다. <엑스맨> 시리즈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도 유사하지만,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더 높다. 사실 두 영화는 유사점이 적지 않다. 프로페서 X와 매그니토,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라는 캐릭터의 관계성도, 두 절친이 적이 되고 각자의 팀을 모아 내전을 벌인다는 이야기도 모두 겹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인상은 사뭇 다르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는 두 주인공의 사연을 더 깊게 알 수 있지만, 이미 알고 있었던 이야기를 반복하기에 신선함이 떨어진다. 그에 반해 <트랜스포머 ONE>은 17년 간의 공백을 마침내 채워 넣었기에 더 새롭고, 흥미롭다. 과거 실사 영화에 등장했던 범블비, 재즈, 스타스크림과 쇼크웨이브 같은 오토봇과 디셉티콘을 찾아내는 재미가 더해지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완성도만큼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 미치지 못했다. 억지스러운 전개가 종종 보이기 때문. 특히 오라이온 팩스에 비해 D-16만의 서사가 부족하다 보니 그가 메가트론으로 거듭나는 감정선의 변화는 작위적으로 느껴지기 쉽다. 오라이온 팩스와 D-16가 전쟁 도중 실종된 프라임들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를 손에 넣는 경위, 센티넬 프라임과 쿠인테슨의 관계를 알게 되는 과정 역시 다소 기능적으로 제시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단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 ONE>의 몰입감은 일관되게 유지된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살린 액션 연출이 평이하거나 작위적인 전개를 잊게 만든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실사 영화에 비해 연출과 표현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데, <트랜스포머 ONE> 이 장점을 극대화했다. 일례로 공중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를 자주 등장시켜 360도로 움직이는 현란한 연출로 관객의 눈을 현혹한다.
또 트랜스포머다운 변신 기능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트랜스포머끼리의 레이스 경기 도중에 신체 일부만 차량으로 변하거나, 전투 도중 차량과 로봇 형태를 빠르게 오가는 식이다. 이는 실사 영화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실사 작품이 변신하는 과정 그 자체를 하나의 퍼포먼스로 활용했다면, 애니메이션은 변신이라는 기능 자체를 마치 하나의 무기로써 활용하는 듯하다.
액션 외의 볼거리도 인상적이다. 항상 오프닝 시퀀스 배경으로만 잠시 스쳐 지나간 사이버트론의 전경을 구석구석 구경하는 재미가 대표적이다. 물론 애니메이션다운 장점은 그 자체로 단점이 될 여지도 충분하다. 아무래도 <트랜스포머>만의 매력이 덜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전체적인 연출이 가볍고 빠르다 보니 실사 영화에서 맛볼 수 있었던 로봇다운 무게감은 느끼기 어렵다.
너무 늦게 도착한 근본
종합하면 <트랜스포머 ONE>은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 <트랜스포머> 1편 이후로 재미와 완성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첫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부트 이후로 흥행력도 관심도 예전 같지 않은 현 상황을 타개할 작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실사 작품에 비해 애니메이션 작품의 소구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트랜스포머 ONE>은 너무 늦게 도착한 듯 보인다. 탄탄한 이야기와 화려한 액션의 조합은 시리즈에 새 숨결을 불어넣기에 충분했지만, 실사 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론조차 되지 않아서 파급력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근본은 마침내 되찾았지만, 조금만 일찍 도착하거나 실사 영화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Acceptable 무난함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되기에는 이미 한계가 명확한 시리즈의 생명력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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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정치를 웃으며 소비하기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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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 정직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 현실이 답답하다. 정치인은 누구보다 정직해야 할 사람들이지만, 대개는 그들의 말을 듣고 50% 이상 구라일 거라 생각하게 된다. 2017년 3월 10일, 헌정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그리고 2022년 3월 10일에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갑자기 영화 <정직한 후보>를 꺼내어 본 건 정치로 인한 속시끄러운 상황이 주는 피로감 때문이기도 했다.
앞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였던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공통점은 여성 정치인을 앞세운 이야기라는 점과,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를 풍자했다는 점이겠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 이정은은 전 문체부 장관이 성추문으로 사퇴하는 바람에 문체부 장관 자리에 오른다. 이정은의 남편 김성남은 직업이 지식인이다. 무직이라는 이야기다. 이 남편이 납치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가상의 도시인 탄현시의 3선 후보 주상숙은 전형적인 정치인이다. 전형적이라 함은 서민코스프레, 약자를 위한, 그런 거. 그런 주상숙도 처음에는 보험회사의 꼼수약관을 파헤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선한 의도로 시작하였으나 4선을 앞둔 지금, 주상숙의 모습을 살펴보자.
주상숙 정치의 상징과 같은 '김옥희 여사'는 주상숙을 키워준 할머니다. 할머니가 죽고, 주상숙은 할머니의 유산으로 재단을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을 공부하게 해주겠다며 옥희과학대를 설립한다. 주상순의 재산은 20평대 아파트가 전부.
하지만 할머니는 살아있었고, 옥희과학대는 가난학 학생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부잣집 자제들의 학점을 위해 가난한 학생들이 희생되는 구조였고, 주상순이 보여주는 20평대 아파트는 쇼룸이며 실제 거주하는 으리으리한 저택이 있었다. 그것도 건설사의 로비로 받은. 모두 다 거짓말이다. 거짓말로 3선을 이어온 것도 대단하다.
TV에서 서로 물어뜯던 후보들은 사실 짬짜미로 밀어주기를 하고 있었고, 주상숙은 자기를 밀어주는 대가로 주식 정보를 알려준다. 밀어준다는 것도 사실 원정출산, 아들의 병역비리 같은 이슈를 묻어주는 쪽이다. 지저분함으로 우열을 따질 수 없는 이 정치인들은 서로간의 몰카도 서슴지 않는다. 항상 이 몰카가 담긴 USB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에서 이정은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차정원도 김성남 납치사건의 전말이 담긴 USB를 확보한다.
사학재단 비리와 토건 비리, 병역회피를 위한 원정출산, 짬짜미 밀어주기... 우리가 너무 자주 들어왔던 키워드들이 아닌가. 몇몇 떠오르는 인물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전형적인 정치인 주상숙이 별안간 '정직한 후보'가 된 것은 샤머니즘 때문이다.
죽은 사람으로 산속 깊은 곳에 틀어박혀 살면서 상숙이가 정직하고 착한 사람이 되기를 기원하는 김옥희 할머니의 소원과, 유명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주상숙의 바람과, 소원을 빌며 쌓아올린 석탑에 꽂혀버린 번개가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 주상숙은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저주(또는 축복)에 걸려버린다.
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상숙은 입만 열면 폭탄 투하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에서 나온 진실들은 지금까지 위선으로 쌓아올린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그러자 주상숙 캠프는 아예 선거 전략을 '정직한 후보'로 내세운다.
하지만 김옥희 할머니가 살아있다는 걸 약점삼은 상대편 진영은 주상숙에게 후보 사퇴를 종용한다. 주상숙의 수행비서는 몰카 업자를 찾아가 딜을 하고, 별안간 정신을 차린 주상숙은 USB를 기자에게 넘기고 자신도 감옥에 간다. 그런데 하필이면 업자가 주상숙 파일인 'JOO' 대신 'ZOO'를 건네고 마는데, 여의도 정치인들의 짐승 같은 행태가 몽땅 담겨 있는, 말 그대로 동물원 파일이었다.
주상숙이 감옥에 다녀오고, 정말 크게 가진 것 없이 살게 된 주상숙 가족. 여전히 남편과 아들은 무위도식한다. 주상숙은 군소정당(또는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남편과 아들은 물을 떠놓고 제발 주상숙이 예전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빈다. 그때, 주상숙이 거짓말을 잃어버렸던 때처럼 물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주상숙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곧 개봉될 <정직한 후보2>에서 기도빨이 먹혔는지 안 먹혔는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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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중 꽤 많은 사람들이 정의롭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 하지만 세를 얻고 돈을 만지기 시작하면서도 변하지 않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존경스러운 이들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욕먹는 이들도 있다.
<정직한 후보>는 '그놈이 그놈인 건 다 알고 있는데, 차라리 거짓말이라도 하지 마라'는 어처구니없을 만큼 작은 주권자들의 소망을 담았다. 서로 더 좋은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네거티브로 끝장을 보는 선거와 각종 비리 종합세트, 돈이면 다 된다는 천박한 일 처리방식까지, K-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꽤 피곤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다. 2020년에 나온 이 영화에 등장했던 모든 불법과 비리들이 2022년에도 똑같이 언급되었다고 생각하면 암담하다. 그러나 멈출 수 없는 이야기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역사는 진보하기를 바랄 뿐이다.
관람 포인트
1.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의 김수진 비서(이학주)가 멋있었듯이, <정직한 후보>의 박희철 비서(김무열)도 멋있다.
2. 라미란의 연기는 말해서 뭐하겠나.
3. 좋은 풍자. 더러운 현실을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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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 속에서 찾은 인간의 본성에 대해
인스타그램을 뒤적이다가 영화 관련한 피드에서 영화 <미스트>의 결말이 최악의 반전이라며 평 남긴 것을 보고 궁금해서 보기 시작한 영화 <미스트>. 그런데 정말 결말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한 번쯤은 봐야할 작품이었다. 영화 자체를 못만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최악이라는 결말이 칭찬인 그런 영화였다.
영화 <미스트> 시놉시스
당신이 알던 세상은 안개 속으로 사라진다
평화로운 호숫가 마을 롱레이크, 어느 날 강력한 비바람이 몰아친 뒤, 기이한 안개가 몰려온다. 데이빗은 태풍으로 쓰러진 집을 수리하기 위해 읍내 그의 어린 아들 빌리와 옆집 변호사 노튼과 함께 다운타운의 마트로 향한다. 하지만 데이빗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마켓에서 물건을 고르는 도중 동네 노인이 피를 흘리면서 “안개 속에 무언가가 있다!!” 뛰쳐 들어왔다. 마트 밖은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정체 불명의 안개로 뒤덮혔고, 정체불명 거대한 괴생물체의 공격을 받는다. 마트 안에는 주민들과 데이빗, 그의 아들 빌리가 고립되었고, 지금 밖으로 나간다면 모두 죽는다는 미친 예언자가 그곳을 더욱 절망스럽게 만든다. 몇 시간 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괴물들의 등장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살기 위해 살아 남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다. 과연 그들 앞에 펼쳐진 것들은 인류의 재앙일까? 그곳에서 그들은 살아나갈 수 있을까?*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미스트>에 대한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괴물이 어떻게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웬만한 SF영화를 보다보면 그 괴생명체 혹은 문제의 원인이 어떻게 발생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명확한 설명이 되지 않으면 도대체 이게 뭐지? 하는 감정이 든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았다. 영화 <미스트> 속에서는 이 안개의 원인과 괴생명체에 대한 출현의 이유는 군인을 통해서 짧게 설명된다. 하지만 그 해결과정에 대해서는 크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크게 의문을 품지 않았던 점은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의미를 굉장히 잘 풀어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SF적 요소를 활용하고는 있지만 주제 자체가 SF의 미래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과 혼란한 시대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해서 다룬 내용이다보니 SF적 요소에 대한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화의 몰입에 전혀 방해가 되는 않았다. 여기서 깨달은 점은 주제를 확실히 전달하고 그 메인 테마를 밀도감있게 풀어내는 것이 관객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예측가능한 종교에 매달리는 사람들
종교를 믿지 않는 나로써는 영화 중반부터 시작된 하느님에 대한 맹신과 예언에 몰두하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상당히 불편했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설득의 과정이 굉장히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저 미친 여성의 헛소리에 불과했던 말들이 그저 사이비라고 생각했던 말들이 의도치 않 하나 둘씩 맞아 떨어지면서 가망이 없어 보이는 미래에 여자의 말대로 벌어지는 현재 속에서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혼란하거나 개인이 너무나도 힘들 때 도대체 왜 종교에 귀의를 하는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영화 <미스트>에서 조금 그 의문이 해결됐던 것 같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부분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 변주가 들어가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당장의 현실 속에서 종교와 같은 교리는 나름의 예측가능성을 선산한다. 교리에 따르면, 성경에 따르면 현재우리는 어느 위치에 있고 다음은 이럴 것이다 라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예측가능성에 대한 선호를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서 종교에 귀의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을 굉장히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종교를 믿지 않는 저를 이렇게 설득할 수 있을 정도면 말이다.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에 대하여
영화 <미스트>를 최악의 결말과 반전이라고 평하는 이유는 막판 5분에 다 담겨있다. 종교에 다 홀려버린 사람들과는 분리를 선언하며 데이빗은 아들과 일부 사람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최대한 갈 수 있는 곳까지 안개와 괴물을 피해 달려간다. 하지만 안개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ㅚ물을 어디서 나올지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계속 앞으로 향해 달려나가던 차는 결국 연료가 모자라 멈추고 만다. 뒤에서는 괴물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고 이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괴물에 잡아 먹히거나 현재 가지고 있는 총으로 자살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 괴물에 잡아 먹히거나 현재 가지고 있는 총을 자살을 하는 방법박에 없다. 하지만 차에 탄 인원은 5명, 탄환은 4개. 데이빗은 결국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자신은 괴물에 잡아먹히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괴물에게 소리를 지르며 발악하는 순간 데이빗의 눈에 목격된 것은 서서히 걷혀가는 안개와 상황을 정리하러 온 군부대였다. 조금만 기다렸다면 모두가 살 수 있었지만 극심한 공포와 미래는 이제 없다는 낙심은 죽음만이 방법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허탈하고 허망한 반전을 보면서 인간은 정말 한 치 앞을 보지못한다는 사실과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는 미래를 낙담하며 안좋은 선택을 하게 된다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굉장히 잘 풀어낸 비극적인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영화 <미스트>는 보는 내내 종교와 인간 본성에 대해 굉장히 철학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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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기생충>을 제치고 북미 인디 배급사 네온의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던 <롱레그스>가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북미 개봉 후,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올해 가장 무서운 영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롱레그스>는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싸이코>에서 ‘노먼 베이츠’를 연기한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인 오스굿 퍼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팔로우>, <왓쳐> 등을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호러퀸이자 비명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마이카 먼로가 주인공인 FBI 요원 ‘리’를 맡아 <양들의 침묵>의 조디 포스터를 잇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폭넓은 필모그래피로 팬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역시 강력한 캐릭터로 분해 그간의 모든 커리어를 뛰어넘을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롱레그스
Longlegs
개요: 공포 | 캐나다, 미국 | 101분
감독: 오즈 퍼킨스
주연: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알리시아 위트, 블레어 언더우드
개봉: 2024.10.30.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30년간 계속된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생일이 14일이라는 것과 ‘롱레그스’라는 서명이 적힌 암호 카드뿐.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에 남다른 능력의 FBI 요원 ‘리’가 투입되고 지금껏 아무도 알아내지 못한 암호를 해석하는데...
모든 프레임에 악마의 단서가 심어져 있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
아마존 활명수
AMAZON BULLSEYE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13분
감독: 김창주
주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개봉: 2024.10.30.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줄거리
어서 와, 아마존은 처음이지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 ‘진봉'.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도착한 아마존.
그곳에서 만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
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 ‘진봉’은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과 함께 활의 명수 3인방을 데리고 한국으로 향하는데...
이제 ‘진봉’의 부활은 아마존 3인방에 달려있다!
럭키, 아파트
Lucky, Apartmen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95분
감독: 강유가람
주연: 손수현, 박가영, 이주영, 정애화
개봉: 2024.10.30.
배급: 인디스토리
줄거리
영끌로 마련한 아파트. 선우와 희서가 꿈에 그린 보금자리다.
하지만 선우의 예기치 못한 실직으로 희서 혼자 대출이자를 떠안게 되자, 둘 사이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한다. 한편, 언제부턴가 아파트를 감도는 악취 때문에 두 사람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선우는 악취 원인을 밝히려 애쓰다 아파트 주민들과 충돌을 빚는데…
선우와 희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최소한의 선의
My Best, Your Leas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10분
감독: 김현정
주연: 장윤주, 최수인
개봉: 2024.10.30.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줄거리
고등학교 교사 ‘희연’은 겉보기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고3 대신 고1 담임을 맡고, 집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지만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계속되는 임신 실패에 점점 힘들어질 때, 반 학생 ‘유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담임으로서 의무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자꾸만 감정적인 선을 넘어오는 ‘유미’로 인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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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마지막 모습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사랑의 마지막 모습 "
AMOUR 아무르
음악가 출신의 부부 조르주와 안느는 평화롭고 우아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 두 사람은 머리가 하얗게 새었어도 서로에게 변치 않는 애정을 보내는 금슬 좋은 부부다. 제자의 공연을 보고 온 다음 날 아침, 안느는 식사를 하던 중 고장 난 인형처럼 멈춰버린다. 심각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수술을 받지만, 간단한 경동맥 수술에 실패해 반신불수가 된다.
조르주는 그런 안느를 최선을 다해 보살핀다. 하지만 안느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악화되는데......
피할 수 없는 이별
문을 부수고 들어온 소방관들은 집에서 진동하는 악취에 코를 막는다. 시체가 부패하는 죽음의 냄새는 필멸의 존재인 우리에게 언제나 불쾌할 수밖에 없다. 지독한 악취와 대조적으로 곱게 누워있는 늙은 여성의 시체 다음에 영화의 제목 'AMOUR(사랑)'가 조용히 떠오른다. 첫 시퀀스에서 감독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인생은 아름답고 유려하지만 그와 동시에 지독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는 것, 삶도 사랑도 죽음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조금 불편하겠지만 똑바로 담담하게 담아보겠다는 감독의 태도가 엿보인다.
태엽이 전부 돌아가버린 인형처럼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안느의 마비는 오른쪽에서부터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걷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이 지날수록 용변을 해결하는 것과 먹고 마시는 것조차 어려워진다. 안느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조차 타인의 손을 빌려야만 한다.
몸이 잠깐 멈추는 것, 의식이 잠깐 사라진다는 것은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다. 의식과 육체의 정지가 반복되다 이내 완전히 멈추어 버리면 그것이 죽음이다. 안느는 몸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갈수록 수치심과 분노를 느끼고, 가장 사랑하는 이를 힘들게 해야 하는 상황에 차라리 죽고 싶다고 말하기도 한다.
조르주는 그런 안느를 어떻게든 살려두고자 하지만 이 역시 힘겨운 상황이다. 조르주가 안느와 한 마지막 약속은 절대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는 것이다. 조르주는 이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안느도 조르주도 이 힘겨운 상황이 끝나기만을 바라지만 여기서 안느가 건강하게 살아나는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
영화에서 우리는 인생에서 앞으로 겪게 될 어떤 장면들을 미리 마주하게 된다. 나이 듦과 병듦 그리고 죽음은 우리 모두가 안고 있는 과제이지만 절대 풀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해결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태도의 문제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삶과 죽음을 담는 그릇, 집
부부는 음악가지만 영화에서 음악의 사용은 절제되어 있다. 안느의 제자가 치는 피아노 연주와 CD에서 나오는 음악이 전부다. 고요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소리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이를테면 극 초반에 안느의 이상을 느낀 조르주가 안방으로 들어갔을 때 신경 쓰일 정도로 크게 들리던 싱크대의 물소리 같은 것이다. 카메라는 안방에서 조르주를 비추고 있지만 주방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하게 된다. 한 화면에 있지 않아도 두 사람과 집안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극 초반에 제자 알렉상드르의 공연을 보고 돌아오는 신을 제외하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은 집을 벗어나지 않는다. 카메라는 집 안에서 두 사람을 담고 있다가 누군가 외출을 나서면 이후 외출에서 돌아오는 인물로 바로 이어진다. 병원을 갔다 온 안느와 장례식에 다녀온 조르주를 카메라는 집에서 함께 맞이한다. 조르주가 문 밖으로 나가는 장면조차 꿈으로만 그려진다.
조르주는 안느에게 죽음을 고하고, 그제야 부부는 함께 집을 나선다. 그들이 두고 온 안느의 차가운 육신만이 집이라는 관 속에 고이 남겨져 있다. 집에는 이들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사랑과 추억, 고통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조르주와 안느의 삶과 사랑과 죽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어디까지가 사랑인가
사랑하는 사람의 생이 꺼져갈 때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편하게 해주어야 할지 고통스러운 삶을 지속시키는 것이 옳은지 혼란스러워진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쉽게 판단해서는 안되지만 어떤 선택이든 자신의 욕심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카메라는 인물과 감정을 깊숙이 파고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곁에서 담담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그저 지켜보는 영화의 관음적인 속성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안느의 고통과 시들어 가는 모습은 현실적이며
조르주가 내린 결정은 사랑과 책임감을 결과이지만 그럼에도 폭력적이다. 사랑하기에 끝까지 책임지고자 하는 남자와 자신과 남편의 고통이 끝나기를 바라는 여자의 마지막은 결국 그런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이지만, 선뜻 비난할 수는 없다.
안느가 죽음을 맞이한 순간 실제로 그것을 원했는지 알 수 없다. 그저 살고자 하는 힘없는 버둥거림만 보였을 뿐이다. 영화는 마지막 조르주의 결단에 동의할 수 있게끔 그의 입장을 충분히 말해주었다. 그에게 느껴지는 연민은 우리의 미래에 건네는 자기변명과도 같다. 우리는 조르주와 안나 둘 중 누구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은 일련의 과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태에 놓인다. 카메라가 인물들에게 갖는 거리감은 죽음 앞에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영화는 모든 것을 관객에게 남겨두고 등장인물들을 함께 퇴장시킨다. 부모님이 떠난 집에서 검은 옷차림으로 홀로 앉아 있는 딸 에바는 조르주와 안나의 삶과 사랑의 결실이다. 그리고 이들의 죽음을 감당해야 하는 남겨진 존재이다. 우리는 텅 빈 집에 홀로 앉아있는 에바처럼 적막함을 느끼며 두 사람을 생각한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생각하고,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그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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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랄한 풍자의 뒷맛은 언제나 씁쓸하다
노골적인 사회 풍자를 다루는 블랙 코미디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2017년 예술계의 위선과 모순을 폭로한 ‘더 스퀘어’에 이어 2번째 칸 황금종려상을 영화 슬픔의 삼각형을 시사회로 미리 감상하고 왔습니다. 호화 크루즈에 탄 부자들을 통해 자본주의의 그늘과 산만한 조롱을 섞은 작품으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부터 비료업계 거물, 무기 제조업자 등 다양한 부자들이 예기치 못한 폭풍우와 사고에 휘말려 무인도에 살아남지만, 단절된 문명과 생존이란 문제 앞에 그들이 맞이하는 변화된 위계 관계를 통해 추악한 현실 자본주의와 얄팍한 지성주의를 조롱합니다. 기존 칸 수상작들의 장르적 어려움보다는 흔히 봐왔던 유럽식 풍자극에 가까워서 관점에 따라 가볍게, 혹은 무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뒤바뀐 계층을 현대 사회를 파고드는 냉소적인 코미디, 여러 생각에 잠기게 하는 감독이 생각한 ‘Triangle of Sadness’를 눈여겨 감상하시면 좋은 한편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고급 크루즈의 성패는 여러분에게 달렸어요”
호화 크루즈에 # 협찬 으로 승선한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각양각색의 부자들과 휴가를 즐기던 사이, 뜻밖의 사건으로 배가 전복되고 8명만이 간신히 무인도에 도착한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구조 대기뿐인 사람들... 이때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여기선 내가 캡틴입니다. 자, 내가 누구라고요?”
예고편│Trailer
영제: Triangle of Sadness│감독·각본: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진: 찰비 딘 크릭, 해리스 딕킨슨, 돌리 드 레옹, 즐라트코 버릭, 비키 베를린, 우디 해럴슨 외 多
장르: 코미디, 드라마│상영 시간: 147분
국가: 스웨덴, 미국│등급: 15세 관람가
수입: 그린나래미디어│배급: 그린나래미디어, 플레이그램, 메가박스 중앙│제공: 플레이그램, 하이스트레인저
평점: 평론가 7.17, 로튼토마토 신선도 72% 팝콘 68%, IMDB 7.3, 메타 스코어 63점
수상 내역: 48회 LA 비평가 협회상(여우조연상), 35회 유럽영화상(유러피안 작품상, 유러피안 감독상, 유러피안 남우주연상, 유러피안 각본상), 75회 칸영화제(황금종려상, CST 아티스트 테크니션상)
개봉일: 2023년 5월 17일
“세상을 향한 악랄한 풍자의 씁쓸한 뒷맛”
총 3부로 구성된 흥미로운 구성은 1부에서 성적 차별은 물론, 얼굴과 몸매라는 외적 이미지에 상품화 등급을 매긴 모델 집단을 통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계층 간의 폐부를 들출 것임으로 언급합니다. 위선과 허세로 가득한 세상에서 대중에게 각인된 브랜드의 가치는 단순히 평가의 잣대로서 활용되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스스로 계급 구조를 비유한 슬픔의 미간을 짓게 됩니다. 이어 그 중심에 있던 인플루언서 모델 커플 야야와 칼이 호화 크루즈에 탑승해 다양한 부자들을 관찰하듯 접근하며 서서히 자본주의 사회의 덧없음을 거침없이 해부합니다. 탈세와 불법이 정의이고 사람들의 죽음으로 쌓아 올린 철저히 돈의 논리에 치부된 그들의 세상은 결국 휘청거리는 크루즈를 따라 구역질 나는 위선에 분노한 듯 역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만인은 평등하다’는 모델 선발 문구를 관통시키려는 듯 극단적인 침몰을 통해 원시적인 시스템으로 국면의 전복을 맞이합니다.
1부에서 칼의 지질한 사랑싸움, 2부에서 똥통으로 비유된 가식적인 사회로 계급 구조의 시스템을 비웃는 코미디는 절정의 3부 생존기에 다다라 허무주의에 이릅니다. 계급이 무너지고 만인이 평등할 것처럼 여겨지던 섬이 곧 애비게일이라는 뜻밖의 인물이 생존을 무기로 기존 문명사회와 완전히 반대된 모계 중심 사회를 형성하면서 말입니다. 새로운 변화는 그들에게 불안정을 일으키고 단순히 기존 세계가 뒤집히기만 노골적인 묘사를 통해 더욱더 선명한 또 다른 삼각형의 계층 구조를 만듭니다. 그렇게 모래시계처럼 반복되는 과정들은 어렵기보단 작위적 구성에 가깝지만 물질이 우선시되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드러내는데 부족함이 없고 혐오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는 점에서 흥미와 매력을 갖춥니다. 적어도 보여주고자 하는 상황들로 동반되는 매우 뚜렷한 메시지는 웃지 않을 수 없으니 말입니다.
엔딩으로 이르러 그들의 무지함을 비웃듯 야야와 애비게일은 무인도가 아닌 고급 리조트 근처에 난파되었음을 확인하며 자신들이 속해있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음을 비추지만, 감독은 여기에 멈추지 않습니다. 인플루언서이자 모델로서 자리를 되찾는 희망에 찬 야야와 달리 절망스러운 밑바닥 외국인 노동자 계급의 회귀에 분노한 애비게일을 통해 긴장감을 드리우고, 그녀들을 찾아 뛰는 것인지 구조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칼의 질주로 막을 내립니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상위 계층의 동반자에게 기생하며 살았던 그는 이제 어디에도 빌붙어 살 수 없을 것 같단 불안감을 남기면서 말입니다. 속을 다 게워내도 바뀌지 않는 세상을 향한 신랄하고 씁쓸한 풍자, 다른 분들은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이 들지 궁금하네요.
한 줄 평 : 뒤집혀도 바뀌지 않는 추악한 세상을 향한 토악질의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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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014년에 개봉한 영화 <거인>으로 한국 영화계에 큰 돌풍을 일으켰던 김태용 감독이 신작 <넘버원>(가제)에서 당시 주연을 맡아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던 배우 최우식과 재회합니다.
추석 시즌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넘버원>은 엄마가 해준 집밥을 먹을 때마다 눈앞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보이는 하민(최우식)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입니다.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 DCU 영화 복귀
<아쿠아맨>의 제이슨 모모아가 새로운 DCU 영화 <슈퍼걸: 우먼 오브 투모로우>에서 ‘로보’로 캐스팅되었습니다. ‘로보’는 Czarnia 행성 출신의 안티히어로로, 폭력적이고 괴짜 같은 성격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초인적인 힘과 재생 능력을 가진 현상금 사냥꾼이며 혼란과 파괴를 즐기는 캐릭터로 아직까지 대규모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적이 없어 관객의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더 배트맨: 파트 II>, 2027년으로 개봉 연기
로버트 패틴슨의 <더 배트맨> 속편이 또다시 개봉 연기를 알렸습니다. 이미 2025년 10월 3일에서 2026년 10월 2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는 해당 속편은 최종적으로 2027년 10월 1일(북미 기준)에 개봉될 예정입니다.
속편 역시 <더 배트맨>을 연출한 맷 리브스가 각본과 연출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1편에 출연했던 조 크라비츠, 앤디 서키스, 제프리 라이트, 콜린 파렐이 돌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존 윅> 제작 ‘라이온스게이트’ 매각되나
<존 윅>, <트와일라잇> 등 걸출한 작품을 다수 제작한 ‘라이온스게이트’가 현재 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합니다.
<더 크로우>, <메가로폴리스> 등 2024년에 대형 실패작들을 다수 내놓은 ‘라이온스게이트’의 구체적인
구매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스튜디오 고위 관계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열린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2025년 개봉예정작으로는 <발레리나>, <나우 유 씨 미3>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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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여자와 사랑에 빠진 파키스탄 남자
* 약간의 스포일러에도 민감하신 분들은 영화를 관람하고 시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재밌게 본 로맨틱 코미디 영화 '빅 식'입니다.
코미디언이자 배우, 쿠마일 난지아니가 자신을 연기한 실화 바탕의 영화인데요. 아카데미가 주목한 로맨틱 코미디, 함께 봐요 :)영화는 7월 18일 개봉입니다!
** 왓챠에 '진상명'을 검색하시면 빠른 단평을 볼 수 있습니다.
#빅식 #쿠마일난지아니 #영화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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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수퍼 소닉3> 2차 예고편
소닉VS섀도우의 역대급 라이벌 빅매치! 시리즈 사상 레전드 스케일 체험 준비 완료🔥 [수퍼 소닉3] 2차 예고편 공개⚡ 1월, 극장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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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거미집> 해외 예고편
"이게 진짜 가능해요?"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걸작을 완성시켜야 한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 초청작 [거미집] 해외 예고편 전격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