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0-28 18:36:57
10월 다섯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모든 프레임이 악몽이다" <롱레그스> 개봉

<기생충>을 제치고 북미 인디 배급사 네온의 역대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던 <롱레그스>가 오는 3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북미 개봉 후,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 ‘올해 가장 무서운 영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내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롱레그스>는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 <싸이코>에서 ‘노먼 베이츠’를 연기한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인 오스굿 퍼킨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팔로우>, <왓쳐> 등을 통해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호러퀸이자 비명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배우 마이카 먼로가 주인공인 FBI 요원 ‘리’를 맡아 <양들의 침묵>의 조디 포스터를 잇는 강렬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폭넓은 필모그래피로 팬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역시 강력한 캐릭터로 분해 그간의 모든 커리어를 뛰어넘을 예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롱레그스
Longlegs

개요: 공포 | 캐나다, 미국 | 101분
감독: 오즈 퍼킨스
주연: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알리시아 위트, 블레어 언더우드
개봉: 2024.10.30.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30년간 계속된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 유일한 증거는 피해자의 생일이 14일이라는 것과 ‘롱레그스’라는 서명이 적힌 암호 카드뿐. 영원히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에 남다른 능력의 FBI 요원 ‘리’가 투입되고 지금껏 아무도 알아내지 못한 암호를 해석하는데...
모든 프레임에 악마의 단서가 심어져 있는 지난 10년간 가장 무서운 영화!
아마존 활명수
AMAZON BULLSEYE

개요: 코미디 | 대한민국 | 113분
감독: 김창주
주연: 류승룡, 진선규, 이고르 페드로소, 루안 브룸, J.B. 올리베이라
개봉: 2024.10.30.
배급: 바른손이앤에이

줄거리
어서 와, 아마존은 처음이지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구조조정 1순위 ‘진봉'.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도착한 아마존.
그곳에서 만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
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 ‘진봉’은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과 함께 활의 명수 3인방을 데리고 한국으로 향하는데...
이제 ‘진봉’의 부활은 아마존 3인방에 달려있다!
럭키, 아파트
Lucky, Apartmen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95분
감독: 강유가람
주연: 손수현, 박가영, 이주영, 정애화
개봉: 2024.10.30.
배급: 인디스토리

줄거리
영끌로 마련한 아파트. 선우와 희서가 꿈에 그린 보금자리다.
하지만 선우의 예기치 못한 실직으로 희서 혼자 대출이자를 떠안게 되자, 둘 사이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한다. 한편, 언제부턴가 아파트를 감도는 악취 때문에 두 사람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선우는 악취 원인을 밝히려 애쓰다 아파트 주민들과 충돌을 빚는데…
선우와 희서 두 사람은 서로를 지킬 수 있을까?
최소한의 선의
My Best, Your Least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10분
감독: 김현정
주연: 장윤주, 최수인
개봉: 2024.10.30.
배급: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싸이더스

줄거리
고등학교 교사 ‘희연’은 겉보기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고3 대신 고1 담임을 맡고, 집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지만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계속되는 임신 실패에 점점 힘들어질 때, 반 학생 ‘유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담임으로서 의무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자꾸만 감정적인 선을 넘어오는 ‘유미’로 인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게 되는데...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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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응과 반항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자연인 되기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은 이런저런 사연으로 속세를 떠난 사람(대부분은 남자인)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자연인으로 살고 싶다는 로망을 가진 이들이 꽤 되는 것 같다.
자연인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프로그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자연인의 식사 장면이다. 무척 비위생적여 보여도 자연인들은 말 그대로 자연인이기에 속세의 잣대를 들이밀 수 없다. 집을 스스로 짓고 고칠 줄도 알아야 한다.
돈을 내면 밥을 주고, 돈을 내면 집이 지어져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도 돈을 내면 해결되는 곳이 도시다. 이 간단한 시스템 속에 우리는 옹기종기 붙어 산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구는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인구보다 많다.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를 더 좁게 사용하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치이는 게 일이다. 아침 출근 시간에 9호선 급행열차를 타면 인간이 압축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실감한다. 어딜가나 사람이 쏟아진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마다 하차 시 한무더기로 쏟아지는 사람들을 보며, 또 환승을 하기 위해 통로를 걷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 무리의 일원이면서도 숨이 턱턱 막혔다. 강남역이든, 코엑스든, 홍대든, 서울 어디를 가도 사람이 가득하다. 군중 속에 섞이는 게 왠지 모르게 편안하면서도 불편하다.
그럴 때면 어디 조용한 데 숨어 있고 싶어진다. 도시에서 조용한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카페에 가도, 도서관에 가도 사람이 가득하다. 자연 속에서 여유 있는 삶, 도시인의 마음에 작은 소망을 품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나는 도시에 순응해서 살아간다.
자연 속에서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도시인들이 상상하는 자연은 인터넷이 되고, 전기가 들어오면서 차를 타고 나가면 멀지 않은 곳에 편의점이나 마트가 있고, 병원도 있고, 깨끗한 물이 나오는, 그러나 사람은 적고 조용한 곳에서의 삶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오지에도, 인터넷도, 전기도, 편의점도, 마트도 없는 곳에 사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마치 자연인처럼.
<여덟 개의 산>은 유럽판 '나는 자연인이다'를 떠올리게 한다.
순응과 반항
피에트로의 가족은 알프스 몬테로사에 집을 빌려 여름을 보낸다. 조용한 마을이다. 피에트로는 그곳에서 브루노를 만난다. 브루노는 마을에서 태어난 마지막 아이다.
원래는 몬테로사에도 아이들이 살았다. 그러나 도로가 뚫리면서, 인구가 유입되기는 커녕 죄다 도시로 나가버렸다. 브루노는 친척들과 함께 소젖을 짜고, 농사일을 돕는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 글도 제대로 읽지 못한다.
피에트로는 브루노와 자연 속에서 뛰어 놀면서,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한다. 도시에서 온 피에트로의 가족은 브루노를 도시에 데려가 공부시켰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물론 브루노의 친척들의 입장에서 브루노는 하나의 노동력이고, 브루노가 공부하러 가버리면 일 할 사람이 하나 없어지므로 반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브루노는 도시로 가고 싶어 한다. 처음으로 해 보는 반항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흔하다. 결국 개차반 부모에 의해 좌절되는 것또한.
피에트로의 아버지는 알프스의 모든 산을 오르고 싶다. 아들과 함께라면 더 좋겠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산에 가고 싶지도 않다. 열심히 돈 버는 아버지 덕에 꿈만 좇아 살고 있으면서도,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반항한다.
사실 이 선언은 '너는 반드시 아버지처럼 살게 되어 있다'는 마법의 주문이다. 어떤 이야기에서건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뛰쳐 나가는 아들은 반드시 아버지의 뒤를 밟는다.
아버지는 피에트로의 방황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다. 아버지는 피에트로에게 몬테로사에 있는 집 한 채를 유산으로 남긴다. 당황스럽게도, 브루노만 알고 있다.
귀엽던 아역들이 이렇게 되었다.
산꼭대기, 아주 외진 자리에 지어진 집이다. 이미 다 부서져서 형태도 없다. 아버지는 그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어 했다. 인간들과 모두 단절되어, 오직 자연 속에 파묻힐 수 있는 곳.
서른이 넘어 다시 만나게 된 브루노와 피에트로는 조금 어색하다. 어릴 때 친구란 그런 법이다. 두 사람은 같이 집을 짓는다. 브루노는 집 짓는 기술자이고 피에트로는 딱히 쓸모는 없다. 그런 면에서 브루노는 몹시도 어른 같다.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남자다. 반면 피에트로는 여전히 직업도 없고 꿈도 없는 한량이다.
이들의 거리는 피에트로가 데리고 온 친구 중 한 명의 여자가 브루노와 함께 시골살이를 하게 되면서 점점 벌어진다. 두 사람은 함께 소젖을 짜고 치즈를 만든다. 시간이 흘러 아이도 생긴다. 여전히 애 같은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등반했던 길을 따라 가며, 아버지의 흔적을 만난다. 아버지와 연락을 끊고 사는 동안, 아버지는 브루노와 함께 산을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산, 깨달음, 그렇다면 당연히 티베트가 나온다. 피에트로는 아버지처럼 산을 오르는 사람이 된다. 현지에서 여자친구도 사귄다.
피에트로가 쓴 여행 에세이가 대박이 나면서, 피에트로도 떳떳하게, 나름 금의환향 식으로 몬테로사로 돌아온다. 그러나 운명이란 엇갈림의 연속이다.
피에트로가 잘나가게 되자 브루노가 삐걱거린다. 브루노는 오직 산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돈 계산이라든가, 속세의 일은 모조리 아내에게 맡겨 둔다. 날로 늘어가는 빚을 감당할 수 없어 아내는 딸과 함께 친정으로 떠난다. 브루노는 혼자가 되었다. 브루노를 돕고 싶지만, 브루노가 원하지 않는다.
수미산 아래에는 여덟 개의 산(아홉 개라고도 한다)이 있다. 수미산은 불교 세계관에서 세계의 중심이다. 피에트로는 산을 떠도는 사람이며 브루노는 산에 머무는 사람이다. 산에 머무는 사람과 산 주변을 떠도는 사람 중 누가 더 산을 잘 볼 수 있는가. 영화 대사 중 그런 질문이 있다.
브루노는 산을 '자연'이라 부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에게 삶은 자연이 아니라 삶이다. '자연'이란 도시의 기준에서 대상화된 경우가 많다. 자연이라는 휴식, 여유, 평화 따위의 전형적인 이미지와 실제로 브루노가 사는 자연은 완전히 다르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며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하는 마음과 실제로 자연에 들어가서 의식주를 해결하며 사는 삶의 괴리 정도. 그러므로 우리는 삶에 순응하고 만다.
<여덟 개의 산>은 2022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사실 깨달음과 자연, 티베트, 이런 이야기들이 썩 반갑지 않다. 왜 다들 깨달음은 티베트에 가서 얻는가. 왜 아들은 아버지를 통해서만 삶을 발견하는가. 아버지가 죽고 나서야 모든 걸 이해하고야 마는가.
서양인의 눈에 '깨달음의 장', '신묘한 힘'으로 표현되는 오리엔탈리즘도 이제 세대교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연인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관계맺기에 지친 경우가 많다. 가족간의 문제, 사회에서의 문제, 기타 등등. 사람에 질려서 떠나고 만다. 브루노는 산 또는 자연과 관계맺기에는 능했으나 인간관계에서는 서툴렀다.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저럴 거면 결혼은 왜 하고, 애는 왜 낳았대?' 소리가 절로 나오는, 딱 그런 유형이다.
피에트로의 시점에서 브루노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자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이다. 과연 이들이 나눈 게 우정이었을까, 하면 그 역시 답하기 어렵다. 브루노는 피에트로가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고향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그런 면에서 무뚝뚝하고 약간 무섭기까지 한 아버지를 대신해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약간은 우상화된다.
우상이 무너지고 나서야 피에트로는 앞으로 나아간다.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 <아버지 죽이기>에서처럼, 아버지를 죽여야 어른이 된다. 그렇다고 실제로 아버지를 죽이면 안 되고.
그런 면에서 브루노는 아버지를 죽이지 않고 순응한다. 브루노와 피에트로의 순응과 반항이 뒤죽박죽 앞으로 나아가는 형국이다.
어떻게 보면 산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내가 저 산을 한번 조져보겠다!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해서, 제가 잘못했어요, 하며 내려오는 게 산이다.
*
영화가 매우 길다. 무려 147분이나 된다. 집중력이 부족한 나는 개인적으로 2시간 넘는 영화를 늘 적폐라고 생각해 왔다. 이 영화를 2시간 27분 동안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건, 이 역시 개인적으로 <브로크백 마운틴>의 모먼트를 살짝 기대했기 때문. 그런 거 좋아하느냐고 물으신다면, 너무 좋아한다고 당당하게 답할 수 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풍경이 참 아름다운 영화다.
<여덟 개의 산>보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더 많이 언급한 것 같다. 사실 좀, 알프스 버전 <나는 자연인이다> 극장판이라는 느낌이 없지 않았다.
*
여덟 개의 산 The Eight Mountains
개봉: 2023. 09. 20.
러닝타임: 147분
감독: 펠릭스 반 그뢰닝엔,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출연: 루카 마리넬리, 알레산드로 보르
*씨네랩으로부터 시사회에 초대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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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차 씨네랩 개봉작 추천작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
매 주 화요일!
한 주의 개봉작 중에서 여러분께 소개드리고 싶은 작품을
씨네랩이 직접 큐레이션하여 소개드리는 콘텐츠를 시작합니다!
이번 주는 코로나 팬데믹,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극장가의 관객 수가 현저히 감소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극장가의 개봉작을 추천드리는 것이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힘차고 영화로운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면서,
그럼 다같이 이번 주 주요 개봉작을 알아보도록 할게요. :)
1. 스크림
공포 | 미국 | 114분
감독 :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 | 출연 : 멜리사 바레사,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등
개봉 : 2022년 2월 17일
배급사 : 롯데엔터테인먼트
"잔혹한 살인 사건으로 우즈보로 마을이 충격에 휩싸인 지 25년이 지난 후, 고스트 페이스를 한 새로운 살인마가 다시 십대들을 노리면서 마을의 어두운 비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관전포인트* :
공포/호러영화의 상징적인 레전드 작품.
11년만에 다시 돌아온 <스크림>은 북미에서 개봉 당시 <스크림>시리즈 역대 최고 박스오피스 스코어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개봉 당시 북미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북미의 평론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로부터 역대 <스크림> 시리즈 중 최고 수준의 영화라고 평가받는만큼 <스크림>시리즈를 사랑하시는 관객들 혹은 <스크림>시리즈를 기다려온 관객분들에게 의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않을까 기대도 해보는데요.
<스크림>을 이끌었던 '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이제 없지만 맷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렛 감독이 그 유산을 잘 이어받아 신선한 재미와 공포영화의 오락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니브 캠벨'과 '커트니 콕스'등 <스크림>의 역대 주인공, 원년멤버들이 이번 영화에도 출연할 예정이며 새로운 배우들와 조화를 이룬 세대교체 <스크림>의 모습도 기대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
드라마 | 일본 | 126분
감독 : 하시모토 나오키| 출연 : 오이다 요시, 아리무라 카스미
개봉 : 2022년 2월 17일 개봉
배급사 : 영화사 진진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루가 봄과 함께 떠났다 사야카는 처음 겪는 이별이 낯설기만 하다 오래전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 후세와 함께 헤어진 이들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려 하는데… 그곳에서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 :
일본 나오키상 수상작가 '이주인 시스카'의 동명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한 작품.
<양과자점 코안도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 다양하고 훌륭한 영화를 제작한 영화제작사 '윌코'의 설립가이자 30년 이상의 경력을 통해 일본영화의 대표주자로 불리우는 '하시모토 나오키' 감독의 연출작입니다.
또한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은 아역 배우 '닛츠 치세'는 <너의 이름은>, <날씨의 아이>를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딸로 유명한 아역 배우인데요.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아역배우라고 합니다.
'닛츠 치세'의 사랑스러운 매력과 그의 반려견과의 앙상블, 또한 극 중 세대를 뛰어넘는 따뜻한 우정을 보여줄 일본의 베테랑 배우 '오이다 요시'와의 연기합도 매우 궁금해지는 영화입니다.
3. 극장판 주술회전 0
애니메이션 | 일본 | 105분
감독 : 박성후 | 출연 : 오가타 메구미, 하나지와 카나, 코마츠 미카코 등
개봉 : 2022년 2월 17일 개봉
배급사 : ㈜대교
"어릴 적 소꿉친구인 오리모토 리카를 교통사고로 눈앞에서 잃은 옷코츠 유타. “약속해, 리카와 유타는 어른이 되면 결혼하기로” 옷코츠는 원령으로 변한 리카의 저주에 괴로워한 나머지, 자신도 죽기를 바라지만 최강의 주술사인 고죠 사토루에 의해 주술고전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동급생인 젠인 마키, 이누마키 토게, 판다를 만나면서 굳은 결심을 한다. “살아도 된다는 자신감이 필요해” “나는 주술고전에서 리카의 저주를 풀겠습니다” 한편, 옷코츠와 친구들 앞에 과거에 일반인을 대량으로 학살해서 고전에서 추방된 최악의 주저사인 게토 스구루가 나타난다. “12월 24일, 우리는 백귀야행을 결행한다” 주술사만의 낙원을 만들려는 게토는 비술사를 섬멸하겠다면서, 신주쿠와 교토에 천의 저주를 내리는데…과연 옷코츠는 게토를 막을 수 있을까? 그리고 리카의 저주를 풀 수 있을까?"
*관전포인트* :
일본의 만화책 시장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공한 연재 만화책이라고 평가받는 <주술회전>.
<극장판 주술회전 0>은 역대 일본 TVA 극장판 중 흥행 순위 3위에 등극한 작품이라고 할만큼 유명한 작품입니다. 일본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개봉하여 지금까지 총 100억엔에 가까운 수입을 달성했다고 하니, 엄청나게 상업적으로 성공한 애니메이션이기도 합니다.
원작 만화책을 보신 분들에게는 작품이 애니메이션화(영상화)되어 극장에서 좋은 사운드와 큰 화면으로 만나보실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이 아닐까 싶으니, 꼭 극장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이 소개하는 개봉작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이번 주 개봉작은 평소보다 주요 화제작이 많지 않은 것 같은 예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이번 주도 건강하고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씨네랩 콘텐츠는 다음 주에 더 재밌는 개봉작 소개와 함께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
안녕!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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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선택이 만든 현재, 이단 헌트의 마지막 선택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첫 번째 이야기인 <미션 임파서블>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경험을 한다. 완벽했던 팀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는 그 죽음의 책임자처럼 몰렸다. 누명을 벗기 위해,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다시 팀을 꾸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미션은 3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단은 줄곧 달리고, 매달리고, 뛰어내리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지며 세상을 지키는 선택을 반복해왔다.
이단은 팀원이 희생되는 것에 무척 예민하다. 아마도 첫 이야기의 시작에서 모든 팀원이 죽는 것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트라우마가 전 시리즈에 이어진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는 시리즈 내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뛰지만, 그 여러 미션 속에서 팀원이나 자신의 주변 사람이 다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그게 세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 당시에 크게 고려하지 않았지만 그 수많은 선택들이 이번 시리즈에서 총합이 되어 결과로 나타난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빌런인 AI 엔티티는 셀 수 없이 많은 가능성을 보게 되지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선택들을 보지는 못한다. 그 인간만의 선택은 이단 헌트가 주도하게 되고, 그래서 관객들은 그의 선택을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다.
[첫번째 감정] 이단의 선의
시리즈 전체를 보면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이단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이단은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직업으로서 IMF라는 조직에서 첩보원 활동을 하지만, 그가 하는 대부분의 임무는 세상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예측을 벗어나는 상황이나 적이 나타나면 그것도 해결하기 위해 애쓴다. 그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달리고 또 달린다. <미션 임파서블> 이라는 영화 시리즈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올릴 장면은 아마도 이단 헌트가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일 것이다.
그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 동료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린다.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는 스스로 선택하여 극단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차가운 배링해 깊은 바다속으로 들어가고, 비행기에 맨몸으로 매달린다. 그의 선의가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왜냐하면 이번 영화에선 그의 팀을 제외하면 그의 선의를 믿어주는 인물이 거의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AI가 만들어낸 극단적인 상황속에서 다른 인물들은 최대한 공격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구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단은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선택을 생각해낸다.
그건 이단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어쩌면 이단 스스로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선택에 대해서 이단은 망설이지 않는다. 희생되는 사람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만 있다면 그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시리즈에서 가장 이단의 선의가 돋보인다. 지난 30년동안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이단도 나이가 들어왔다. 이번 영화에 등장하는 이단의 얼굴을 보면 세월이 느껴진다. 이제 조금은 힘들어보이는 그 외모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이던의 에너지는 변함없이 선의를 위해 불타오른다.
[두번째 감정] 이단의 믿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특별한 이유는, 이단이 혼자 싸우지 않기 때문이다. 벤지와 루터를 비롯해, 그의 곁에는 늘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단은 그들을 깊이 믿는다. 그 신뢰는 언제나 양방향이다. 벤지는 이단의 달리는 길을 위해 가장 정확한 타이밍으로 문을 열고, 루터는 목숨을 걸고 해킹을 감행한다. 그들은 수많은 죽음의 문턱 앞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으로 살아남았다.
이 믿음은 단순하게 동료애라고 할 수 없다.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 함께할수록 더 강해지는 연대다. 이단은 그 믿음을 전제로 어떤 결정도 감행한다. 팀을 믿기에 절벽에서 뛰어내릴 수 있고, 위험한 공간으로 스스로를 내던질 수 있다. 이 믿음이 없다면, 이 미션은 단 한 번도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강력한 믿음은 때로 이단의 약점이 되기도 한다. 그 믿음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도 상처받고, 더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그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믿음과 선의, 이단의 두 가지 무기는 AI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선택을 이끌어낸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믿음으로 세상을 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지킨다.
[세번째 감정] 이단의 사랑
사랑이라는 단어는 이 시리즈에서 종종 감춰져 왔다. 하지만 이단은 늘 사랑을 품고 있었다. 그는 약혼자가 있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관계를 끊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밀어낸다. 그게 이단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서 이단이 약혼자와 재회하는 장면은 그래서 더 찡하다. 그 순간에도 이단은 말을 아낀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말한다. 여전히 상대방의 안전을 바란다고.
그 이후, 이단이 보여주는 모든 행동은 일종의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에게, 팀원에게, 그리고 자신이 책임졌던 이들에 대한 깊은 애정은 영화 속에서 잘 드러난다. 그는 누구보다도 그들을 아끼고, 지키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에서도 그는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팀원을 먼저 생각한다.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 동료를 지키는 것이 먼저인 사람. 그게 이단 헌트다.
사랑은 결국 그가 가진 모든 감정의 원천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말하지 않지만, 늘 사랑했다.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그는 그 사랑으로 선택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바로 그 사랑이다. 이단은 이번에도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방식으로 미션을 완수한다.
마지막 선택은 모든 선택의 총합이다
<파이널 레코닝>은 제목 그대로, 지금까지의 모든 미션에 대한 결산이다. 처음부터 함께해온 사람들, 첫 시리즈의 떡밥들, 그리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약속들까지. 모든 것이 이 이야기 안에 있다. 이단은 과거의 선택들로 인해 지금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또 새로운 선택을 한다. 그건 실패의 결과가 아니라, 모든 과정이 낳은 새로운 시작이다.
지금의 우리 모두의 현재는 과거의 선택이 만든 결과다. 그 선택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단의 미션은 언제나 불가능했지만, 그는 그 불가능한 임무를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선택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모여 지금의 이단 헌트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결국 이단 헌트에 대한 헌정이다. 그의 마지막일 수도 있는 이 여정을 이렇게 정성껏 마무리한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시리즈가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톰 크루즈의 얼굴로 끝나는 영화
액션의 스케일은 시리즈 사상 최고다. 비행기에 매달리고, 절벽을 오르고, 잠수함으로 들어가는 장면들 모두가 놀랍다. 하지만 이 영화가 진짜 대단한 이유는, 톰 크루즈의 얼굴 때문이다. 그 얼굴엔 모든 선택이 담겨 있다. 고통도, 후회도, 믿음도, 사랑도. 그 모든 것이 담긴 얼굴이 이단 헌트라는 인물의 마지막 선택을 대변한다.
사이먼 페그, 빙 라메스, 헤일리 앳웰 등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팀원들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영화는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강력한 빌런 대신, AI라는 무형의 존재를 빌런으로 삼은 점도 흥미롭다. 인간의 감정이란 무엇인지, 선택이란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든다.
아이맥스로 촬영된 영화이기에, 아이맥스 혹은 4DX로 감상하면 이단의 마지막 선택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팬이라면, 이 영화를 끝까지 함께해줄 이유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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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키퍼 | '존 윅'을 꿈꿨지만 닿지 못한 양봉업자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떤 정보기관도 당해낼 수 없고, 법 위에 있는 비밀 기관 '비키퍼'. 비키퍼의 전설이 된 요원 '애덤 클레이'(제이슨 스타뎀)는 기관의 눈을 피해 한적한 시골에서 양봉가로 살아간다. 유일한 이웃이자 친구인 엘로이즈하고만 교류하면서 그는 조용한 은퇴를 즐긴다. 어느 날, 엘로이즈는 컴퓨터를 사용하던 중 의문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농간에 당해 전재산을 잃고, 그 충격으로 자살한다.
이에 애덤은 그녀의 복수를 하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속한 IT 기업과 CEO인 '데릭'(조시 허처슨)을 쫓기 시작한다. 애덤의 정체를 눈치챈 데릭의 조언자 '월리스'(제레미 아이언스)는 전력을 다해 애덤을 막으려 한다. 한편, 엘로이즈의 딸이자 FBI 요원인 '자넷'(미니 드라이버)도 수사에 착수하면서 데릭의 악행은 비로소 전모가 드러난다.
이번 무림 고수는 무엇이 다를까
액션 스릴러 영화의 서사에는 이데아, 곧 이상향이 하나 존재하는 듯하다. 조용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전설적인 킬러. 그는 개인적인 이유로 다시 활동에 나서고, 그의 존재와 위상을 미처 알지 못하는 애송이들을 무자비하게 해치우며, 복수를 향해 막힘없이 나아간다. <존 윅> 시리즈를 비롯한 여러 액션 영화가 차용하는 익숙한 이야기다.
<퓨리>, <수어사이드 스쿼드>로 이름을 알린 데이비드 에이어 감독의 신작 <비키퍼>도 마찬가지다. 세계 질서를 유지하는 비밀 기관 '비키퍼'와 그 조직에서 은퇴한 요원 애덤 클레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액션 유니버스를 꿈꾼다. 특히 4편을 끝으로 자리를 비운 <존 윅> 시리즈의 빈자리를 정조준한다.
그러니 <비키퍼>의 당면 과제는 명확하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흥미롭게도 <비키퍼>는 이 지점에서 예상외로 성공했고 의외로 실패했다. 미국 사회의 일면을 드러내는 드라마 파트가 기대 이상의 쾌감을 가져다준다. 반면에 영화의 중심축이어야 할 액션은 정작 실망스럽다. 그 결과 <비키퍼>는 북미에서의 준수한 흥행 성적에도 불구하고 미묘한 영화다.
시의성이 돋보이는 야심
<비키퍼>는 야심은 남다르다. 미국 사회에서 시의성이 두드러지는 범죄 이슈를 겨냥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사적 제재가 메인 플롯이기에 미국의 <시민덕희>라고 할 수도 있다. 이는 <비키퍼>가 제작비 4,000만 달러로 북미에서만 6,500만 달러가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한 이유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이기 때문. 2022년 이후 미국인 중 15%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을 정도다.
단순히 범죄 조직만 소탕하는 데서 그치지 않기에 더욱 인상적이다. <비키퍼>는 빌런을 단순 범죄자가 아니라 IT 기업가, 미국 대통령 및 CIA 출신 관료 등으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피해를 해결하지 못하는 미국 사회 시스템적의 모순을 폭로한다. 그렇기에 <비키퍼>에는 겉보기와는 다른 재미와 매력이 있다.
IT 기업은 보이스피싱 조직을 통해 막대한 범죄 수익을 창출한다. 이 수익의 일부는 미국 정치계로 흘러 들어가서 기업의 보호막이 되어준다. 그리고 CIA를 비롯한 정부 관료는 이 카르텔을 은폐하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애덤 클레이는 기업과 정치권력의 카르텔을 화끈한 액션으로 처단하며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의 울분을 풀어준다. 범죄 이슈와 기득권을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시각을 일부 맛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조준을 잘못했다
그러나 <비키퍼>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마지막까지 대상을 지속적으로 조준하지는 않는다. 미국의 정치, 경제 권력과 사회 시스템의 모순과 폐해를 겨냥하는 듯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 대신 눈에 보이는 증상만 도려내고 만다. 장르적으로 본격적인 사회 고발 영화보다는 액션 영화 범주 안에만 남으려 하기 때문.
그러다 보니 소재도 굳이 깊숙이 다루는 대신 손쉬운 방식을 택한다. 선과 악을 확실하게 구분한 뒤, '시스템을 바로잡는 자'라는 설정이 무색하게 단순한 권선징악 구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데릭은 순수 악으로, 월리스는 줏대 없는 변절자로, 미국 대통령인 데릭의 어머니는 무능하나 최소한 상식적인 인물로 묘사한다. 애덤은 앞의 두 명만 확실하게 제거하고, 자넷과 FBI는 애덤의 속뜻을 파악한 뒤 은연중에 그를 도와준다.
준수하지만 킥은 없는 액션
단순한 스토리텔링은 액션에도 피해를 준다. 물론 제이슨 스타뎀의 액션은 여전히 호쾌하다. 빠르고 간결하며 데이비드 에이어 작품답게 잔혹하다. 적의 신체를 사정없이 절단하며 비키퍼 요원다운 위용을 드러낸다. 침투라는 모티브를 반복하는 액션 연출도 눈길을 끈다. 애덤은 경호원이나 FBI가 방어막을 치고 있어도 엘리베이터나 스케이트보드를 이용해 어떻게든 목표물에 접근해 낸다.
다만 시리즈를 지탱할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 이는 <존 윅>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존 윅>은 다양한 스타일의 액션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건짓수(총+주짓수)라 불리는 특유의 사실적인 액션 스타일을 관객에게 각인시켰다. 언제나 확인 사살을 잊지 않는, 할리우드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개성을 강조하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고, 이는 시리즈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반면에 <비키퍼>는 그런 대목이 없다. <비키퍼>라는 영화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 통쾌하고 짜릿하지만, 그 이상의 플러스알파는 찾아볼 수 없다. 그 결과 후반부로 갈수록 액션의 자극은 약해지고, 단점만 부각된다. 자연히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이 약해진다. 일례로 특정 각도가 반복되거나, 일부 스턴트가 맞기 위해서 기다리는 등의 몇몇 디테일한 아쉬움이 점점 눈에 자주 띈다.
<존 윅>의 아류작?
결국 <비키퍼>는 <존 윅>의 아류작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나름대로의 변주는 한계에 부딪히고, 차별화된 정체성도 보여주지 못하다 보니 <존 윅>의 영향력만 더 부각되기 때문. 비밀 결사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액션 세계관, 애덤을 모르는 젊은 빌런과 두려움에 떠는 늙은 보호자 등을 보면 <존 윅> 1편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존 윅>만큼의 개연성이나 설득력을 갖추지도 못했다. 존 윅은 개 한 마리 때문에 수십 명을 죽였다. 하지만 그에게 개가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다. 개는 단순한 애완견이 아니라, 살인을 하지 않고 아내와 함께하는 평화로운 삶 그 자체를 상징했다.
반면에 애덤이 엘로이즈의 복수를 하기 위해 이 난리를 치는 이유는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비키퍼에서 은퇴한 그에게 엘로이즈는 친절한 이웃이자 유일한 친구였다. 하지만 그 관계의 깊이나 중요성은 존 윅의 서사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애덤의 집요함은 설득력이 없다. 영화는 이 간극을 위해 ‘시스템을 바로잡는 자’라는 설정을 강조하지만, 이는 설명조 대사만 도드라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처럼 <비키퍼>는 <존 윅>의 그림자를 벗어나는 데 끝내 실패한다. 물론 여전히 킬링 타임 영화로는 소구력이 있다. 돌비시네마처럼 음향이 좋은 극장에서 본다면 액션에 푹 빠진 채 105분을 보낼 수도 있다. 단지, <존 윅>의 빈자리를 채우려는 야심에 비해 완성도가 퍽 아쉬울 따름이다.
Poor 형편없음
이데아에 닿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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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같이 밥 먹자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언젠가 제주 공항 활주로 밑에 묻혀 있는 유골에 관한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처음 마주했던 4.3은 교과서 속 문장 한 줄이었다.
아직 제대로 이름조차 붙여지지 않은 아픔에 우리가 어떤 말을 쓰고 지울 수 있을까.
재일 조선인 2세인 양영희 감독은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통해 사랑하는 만큼 이해하기 어려웠던 어머니 강정희 씨를 담는다. 늘 한국은 잔인하다 말해왔던, 오빠들을 모두 보낼 정도로 북한을 믿고 지지하시는 어머니의 속내엔 4.3의 아픔이 있다. 발 디디고 살아온 제주와 일본이 정말 집일 수 없었기에 북한을 이상으로 여기고 살아오신 어머니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딸이 데려온 일본인 사위를 위해 속이 꽉 찬 백숙을 끓인다.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이 가족들은 그럼에도 같이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다른 세 사람이 같은 장소와 기억, 제주를 향해 가는 이 다큐멘터리의 여정은 계속해서 기억될, 기억되어야만 하는 한순간에 닿는다.
상대를 전부 안다는 건 환상일 뿐이다. 가족은 처음부터 가족일 수 없다. 함께 밥을 먹고,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애를 쓴다. 조금씩 멀고 가까운 이들과 가족으로 함께 하기 위해 끓인 따뜻한 닭백숙 한 그릇에 얼마나 큰마음이 들어 있는지. 양영희 감독은 20대 후반까지 아버지와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과는 전혀 다른 이념을 가진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게 된 것은 서른, 가족 다큐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 이후였다. 감독은 함께하는 식사와 카메라가 아버지와 가족이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일본인 사위 아라이 카오루 씨는 이들과 가족이 되기 위해 마늘을 깐다. 어머니의 곁에서 졸고, 평범한 대화를 나눈다. 카메라는 평범한 일상을 담으며 가족을 이루는 건 거창한 이념의 통일이 아닌 함께하는 사소한 시간의 축적임을 보여준다.
영화가 진행되며 조금씩 4.3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제주 4.3 연구소 관계자들의 방문에 어머니는 흩어져 있던 제주의 기억을 들려준다. 1945년 제주로 피난을 간 강정희 씨에게는 약혼자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제주 4.3이 발생하고 어린 동생들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오게 된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의 제주는 학교에서 사람을 쏴 죽이는 경찰들, 냇가에 흐르는 핏물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감히 상상하기도 괴로운 이 역사는 이후 찾아온 치매와 함께 그녀의 기억 속에서 조금씩 흐려져 간다. 2018년,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세 사람은 제주를 찾는다. 악화되는 치매로 당시의 기억을 더 떠올리지 못하는 어머니를 보며 감독은 슬픈 일은 담아두고 있으면 힘드니, 잊는 것도 좋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다큐멘터리에 4.3을 기록한 그녀는 이가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결심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제주 4.3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작가의 말에서, 한강 작가는 '이것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국가 폭력에 희생된 수많은 이들의 역사를 우리는 다 알지 못한다. 그 마음들은 영원히 다 알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기억하고, 기록하고 그날에 다가가야 한다. 이 땅을 딛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기억에는 힘과 책임이 있다. 사랑으로 이어진 수많은 마음들이 한 밥상에 앉을 수 있다면, 제주의 봄에도 이름 붙을 날이 분명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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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소다 마모루의 칸 영화제 첫 공식 섹션 진출작
미야자키 하야오를 이을 감독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Belle> (竜とそばかすの姫, 용과 주근깨 공주(가제))이 올 7월 2년 만에 열리는 칸 영화제에 합류하였습니다.
지난 4일, 칸 영화제는 <Belle>이 7월 15일 목요일 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될 예정이며, 12월 29일 프랑스에서 정식 개봉될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Belle>은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유일한 애니메이션으로 뽑힌 <미래의 미라이>(2018) 이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3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자, 호소다 마모루 감독 개인으로서는 칸 공식 부문에 처음 초청된 작품입니다. 또한, 올해 열릴 제74회 칸 영화제에서 아리 폴만의 <Where Is Anne Frank>, 파트릭 암베르의 <The Summit of the Gods>와 함께 단 세 편뿐인 애니메이션 작품 중 한 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는 이를 발표하며, 마모루 감독을 젊은 뉴-웨이브 애니메이션 감독의 선두주자이자, 장르를 넘나드는 시적이고도 아방가르드한 세계관에 관객을 끌어들이는 감독이라 설명했습니다.
마모루 감독은 이에 대해 <Belle>은 자신이 늘 꿈꿔온 영화로, 지금까지의 작품들이 있었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영화라 말했습니다. 덧붙여, 영화는 로맨스, 액션, 서스펜스뿐 아니라 삶과 죽음과 같은 더 깊은 주제를 탐구하는 작품이라 밝혔습니다. 이로써, 마모루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썸머 워즈>에서 다뤘던 가상 세계에 대해 다시 한 번 다루게 되었습니다.<Belle>은 작은 산골 마을에서 아빠와 함께 살아가는 17살 고등학생 ‘Suzu’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오랜 기간, 자신의 그림자에 갇혀 살아온 소녀는 어느 날, 가상 세계 'U'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50억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세계적인 가수 Belle이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신비로운 존재를 만나게 되고, 그들은 모험과 도전 그리고 사랑으로 가득한 여정을 떠나게 되고, 그 안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 나갑니다.
현재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함께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인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썸머 워즈>(2009), <늑대아이>(2012)를 연달아 성공시킨 화제의 감독입니다. 그는 2015년, <괴물의 아이> 개봉 기념 내한 당시 인터뷰를 통해, 봉준호, 나홍진 감독 등의 작품에 자극을 많이 받고 있다 말한 바 있는데요. 이후, <기생충> 개봉 당시에도 "굉장한 영화"라며 극찬을 보냈습니다. 현재 프랑스 개봉일이 공개된 <Belle>의 국내 개봉일은 미정인 상태이지만, 올겨울 개봉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새로운 '아이' 의 탄생을 기대해보며,
<Belle>의 개봉까지 영화로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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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화 서울의 봄 - 이 영화에 담긴 감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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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빗구미입니다. 오늘은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이 영화는 1212 사태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인 사건을 극화한 작품입니다. ?
? 영화는 전두광과 이태신이라는 두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감정의 격동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전두광의 탐욕과 이태신의 분노, 그리고 국민의 허탈감까지, 이 영화는 다양한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 황정민과 정우성의 연기는 각각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군사반란과 그로 인한 국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 이 영화가 갖는 감정적 가치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서울의 봄'을 꼭 관람해보세요. 감독 김성수의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여러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입니다.
?️ '서울의 봄'에 담긴 감정들을 직접 경험해보세요. 영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저희 채널을 구독하고 다음 리뷰를 기다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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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챠 <우수무당 가두심> 티저 예고편
[2021년 7월 30일, 왓챠 공개]
원치 않는 운명을 타고난 소녀 무당 가두심과 원치 않게 귀신을 보게 된 엄친아 우수.
위기의 십팔세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학교의 위기를 함께 해결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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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토토리! 우리 둘만의 여름> 메인 예고편
아름다운 대자연으로 캠핑 여행을 떠난 ‘베가’와 ‘빌리’.
5살 나이에 딱 걸맞게 모든 게 신나기만 한 ‘빌리’와 달리,
9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어른스러운 ‘베가’는
병원에 있는 엄마의 특명을 받아 아빠와 동생 챙기기에 바쁘다.
그런데 아뿔싸! 아빠가 강가 바위 틈으로 추락했다!
아빠를 구하기 위해 왔던 길을 거슬러 가보지만,
곧 드넓은 숲속에서 길을 잃고 만다.
모든걸 포기하고 싶은 그 순간, 떠오른 엄마의 한마디.
“포기할 거야? 아니면 슈퍼히어로가 될 거야?”
내 안의 슈퍼파워를 깨우는 마법의 주문!
다 함께 외쳐봐! 토~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