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2024-10-02 16:54:19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내 사진도 한 장 찍어주더라. <하나 그리고 둘>, 에드워드 양 감독
<하나 그리고 둘>A One and a Two, 2000
드라마 / 대만, 일본 / 173분
감독: 에드워드 양
가슴 울리는 사진 한 장, 그리고 하나
사람들은 살면서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는다. 사실 자신이 보지 못하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무한정 허비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뿐더러 대부분 어른에게 고민은, ‘결과적으론 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어린 양양의 사진을 통해 세상을 한쪽 눈으로만 보는 이들의 두 눈을 뜨게 하고, 그동안 외면하기만 했던 진실을 깨닫게 한다.
주인공 양양은 하나의 진실을 알기 위해선 앞과 뒤를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보이는 것이 곧 전부인, 순수한 아이 덕에 가족들은 자신들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삶의 이면을 알게 된다. 결국 우린 아이에게서 삶의 철학을 배우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관객까지도 자신의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영화다.
“아빠가 보면 내가 못 보고, 내가 보면 아빠가 못 봐요. 그럼 우린 반쪽짜리 진실만 보는 건가요?
양양의 삼촌은 길일에 결혼식을 올린 이유만으로 자신의 인생에 좋은 일만 가득할 거라 믿는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는 그의 노력엔 가장 중요한 점이 빠져있다. 그 점을 양양이 사진으로 찍어 그의 손에 쥐여준다. “삼촌은 뒤를 못 보니까 내가 찍었어요.”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제때 쓰레기봉투를 버리지 않아 할머니가 쓰러졌다고 생각하는 양양의 누나, 팅팅에겐 세상은 언제나 불공평하다. 팅팅에겐 참고 견디는 것이 그녀의 완전하고 진실한 삶의 자세다. 그러나 그녀 역시 고작 앞만 보고 있을 뿐이다. 누가 그녀에게 그런 자세를 강요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팅팅에게 자신의 뒤를 볼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녀가 하루아침에 당당하게 진실을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본인이 아는 것도 직접 보지 않으면 확신할 수 없음에도 훈수를 두고, 핀잔을 주는 양양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은 어디에나 있으니까.
아빠(NJ)의 30년 전 실패한 첫사랑과 팅팅의 설레는 첫 연애가 교차편집되는 이유를 감독에게 묻지 않아도 관객은 알 수 있다. 옷깃만 스쳐 간 사랑도 사랑이라 했다. 그렇기에 누구에게나 후회는 찾아온다. 후회는 삶을 되돌리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용기이자 기회다. 과거의 선택이 다시 주어진다 해도, 우린 꺾이지 않고 곧게 나아가야 한다. 유독 밝은 곳만 눈에 담으려는 몹쓸 고집들이 있기 때문이다.
깨어나지 않는 엄마를 앞에 두고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양양의 엄마나, 가족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껴보지 못해 자꾸 거짓된 사랑만을 느끼는 옆집 소녀 리리의 뒷모습엔 어둠에 짙게 깔려있다. 우린 모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싶은 뒷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뒷면을 본인까지도 외면해 버린다면, 당신에게 완전한 ‘하나’는 영원히 존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 “내가 깨달은 건, 사는 게 그리 복잡하지 않다는 거야. 왜 그걸 전엔 몰랐을까.”란 양양 엄마의 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양양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각자가 가진 ‘모든 내면’이다. 반쪽짜리 진실만 갖고 타인을 비난하고,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고, 쉽게 절망하는, 즉 한 인간이 가진 ‘수많은 나(자아)’ 말이다.
<하나 그리고 둘>은 다양한 인생을 담고 있다. 특정 인물의 이야기에만 치우쳐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들의 삶의 굴곡을 하나의 큰 이야기로 엮어 천천히 풀어나간다. 감각적인 영상미부터 배우들의 명대사까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다. 170분이 넘는 상영시간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귀여운 나비넥타이를 하고 할머니 영정사진 앞에 서서 편지를 읽는 양양의 모습은 <하나 그리고 둘>의 명장면이다. 그의 모든 말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이 말 한마디가 여전히 웃음을 나게 한다.
“… 아, 나도 이제 다 컸나 보다.”
많은 이가 꼭 이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 아직도 우린 양껏 크지 못했으므로…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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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인지 공감되는 극한의 광기
경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소노 시온 감독이 이렇게 미친 감독인진 몰랐다. 필모그래피를 본 뒤에도 이런 느낌이 들었지만,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사랑 없는 숲>을 보고 이 느낌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것 하나 안 미친 게 없다. 영화의 모티브인 키타큐슈 연쇄 살인사건부터 그렇다. 이 사건은 타인을 시켜서 자행했던 살인과 시체를 분해해서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리는 잔혹한 시체 처리법으로 이름을 날린 적이 있었다. 얼마나 잔혹했던지 보도도 금지되었을 정도다. <사랑 없는 숲>은 이 범죄 행각을 가감 없이 표현한다. 그 탓에 불쾌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폭발한다. 그것들이 극한의 광기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럼에도 <사랑 없는 숲>은 혐오감 대신 그것들을 공감하게 되는 신기하고 요상한 경험을 선사한다.
영화의 이야기는 무라타 조(시이나 킷페이)가 레스토랑에서 X표가 잔뜩 쳐진 여학교 앨범을 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때 남자는 직원에게 살인을 할 때의 기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침 그 때 TV에서는 어떤 숲에서 자행되었던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한편 도쿄로 상경한 신(마츠시마 신노스케)에게 영화를 찍어 성공을 노리는 몇몇 청년들이 접근한다. 마침 신이 여자 경험이 없다는 걸 안 그들은 타에코(히나미 쿄코)를 통해 미츠코(카미타키 에리)를 소개 받는다. 그런데 그녀가 무라타와 사귄다는 사실을 안 미츠코는 무라타를 경계하라고 말하고, 친구들과 함께 무라타의 악행을 폭로하는 영화를 찍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무라타와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실화대로 무라타에게 빠져들고 점점 잔혹하게 변하고 만다.
왜 이들은 이렇게 바뀌었는가. 단지 무라타의 사기적인 말발과 잔혹한 처사만으로는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낼 수 없었다. 대신 이들에게는 무라타를 믿을 수밖에 없을 만큼 심리적으로 몰려 있는 모습, 아니면 그 잔혹성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노리려 했던 모습이 혼재되어 있다. 이 모습을 통해 무라타에게 빠져든 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미츠코는 억압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라왔고, 자신의 여학교에서 사랑해왔던 여자를 사고로 잃어버린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무라타를 이용하려는 계획을 지니고 있었던 사람이라는 게 결말에서 밝혀진다. 무라타를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려 하다가 무라타의 덫에 걸린 청년들도 마찬가지였다. 성공에 목마른 그들에게 무라타는 매력적인 피사체였을 테니까.
<사랑 없는 숲>에 짙게 드리워진 극한의 광기를 들춰보면 이처럼 일그러진 믿음이 근원으로 자리잡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영화는 1차적으로는 잘못된 믿음의 근원인 무라타에 대해 책임을 돌린다. 그러나 그와 함께 무라타에 대한 성찰 없이 그 표면적인 모습에 동조하는 사람들에 대해 지적하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이상한 착각에 빠져 살았던 것이다. 미츠코가 여학교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때 로미오 역할을 했었던 여학생이 자신을 사랑했다고 믿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영화 내내. 그 잘못된 믿음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죽게 만드는 역사를 누누이 만든 점은 더 지적할 필요도 없으리라. 결국 내가 <사랑 없는 숲>에 공감한 이유는 이 속의 광기가 <서스페리아>처럼 현실 속의 광기를 과장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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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라는 불가해한 존재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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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상처받은 경험을 객관화해서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심지어 농담의 소재로 삼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더 이상 그 경험에 휘둘리지 않는 어른이 된 게 좋아진다. 어떤 날엔 내가 쓸모 있는 자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게 됐고, 또 어떤 날엔 내 부족함이 엄마를 불행하게 할까 봐 불안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어떤 형태로 내 삶에 관여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 지금, 비로소 어린 시절에서 분리되는 통쾌함을 느낀다.
노아 바움벡의 <마이어로위츠 이야기>의 다 큰 남매들도 어린 시절에 관한 불만을 터뜨린다. 이들은 자의식 강한 예술가 아버지로 인해 각기 다른 상처를 받으며 자랐다. 아버지의 작품 활동과 재혼으로 인해 누군가는 방치되었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과한 관심을 받았다. 부모 자식 관계도 각각의 인간관계라 그 사이에서 주고받는 감정은 균질하지 않다. 아버지 해롤드는 매슈의 이름을 딴 조각 작품을 남겼지만 대니라는 작품도, 진이라는 작품도 남기지 않았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남매들 사이의 질투와 열등감을 유발했고, 여전히 다 큰 어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첫째 아들 대니가 “아빠는 나를 이류 시민처럼 취급했”다고 분통을 터뜨릴 때, 둘째 아들 매슈는 “아빠 관심이 나한테만 집중돼서 내 인생이 개판이 됐”다고 소리친다.
영화에서 주로 갈등을 겪는 쪽은 두 이복형제와 아버지다. 반면 유일한 딸인 진이 아버지와 부딪히는 장면은 없는데, 갈등에 참여하지도 못할 만큼 소외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 아들들은 아버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혹은 자신의 성공을 인정받지 못해 힘들었지만 진은 힘들 기회조차 없었다. 진의 입장에서는 아버지에게 분노하는 것조차 부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여전히 아버지의 인정을 갈구하는 대니나 매슈와는 달리, 어떤 관심도 받지 못했기에 오히려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 수 있었을까. 그래서 진은 형제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 가족에서 나로 사는 게 어떤지 너흰 절대 몰라.”
어느 날 삶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느낄 때, 혹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머뭇거릴 때 어릴 적 유약한 자아가 나를 발목 잡고 있음을 불현듯 깨닫는다. 유년시절의 케케묵은 장면들이 떠오르고, 그 장면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이어로위츠 이야기> 속 세 남매들이 다 큰 어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을 들먹이며 싸우는 장면이 웃기고 한심해도 짠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버지 해롤드가 병상에 눕게 되면서 남매들은 어쩔 수 없이 이 상황을 함께 헤쳐 나가게 된다. 아버지를 극진히 돌보고, 간호사의 처치를 함께 받아 적고, 의사에게 항의한다. 가족 내 역할과 되풀이되는 갈등으로 인해 찐득하게 달라붙은 감정들이 고통스럽지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어쩔 수 없는 보살핌이 가능해진다. 가족이라는 존재의 이상한 점은 이런 것이다. 대화를 시작하면 해묵은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 부딪히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서로를 돕게 되는 것. 가족은 완전한 화해도, 영원한 원망도 불가능한 존재들이다. 그런 불가해한 순간을 맞이하는 건 가족끼리만 가능하다.
진뿐만 아니라 이 가족 안에서 대니로도, 매슈로도 사는 것 또한 그들 자신만 아는 고통이다. 그렇지만 아버지 앞에서 힘든 감정은 자식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낡은 짐 속에 나뒹구는 선글라스는 서로 네 것이라며 가족들의 손을 여러 차례 옮겨 다니는데, 영화 말미엔 매튜와 대니가 서로 자신의 것이라 주장한다. 한 가족 안에서 자란다는 건 그런 것 같다. 복잡하고 엉망인 유년 시절의 기억이 네 것인지, 내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서 그게 내 감정이기도, 네 감정이기도 한 것. 그게 우리의 정서가 되는 것. 아버지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대신 다 큰 자식들은 상처받은 서로를 감싸 안는다. 함께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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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편난 기억 너머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것들
애프터 양 (AFTER YANG, 2021)
"파편난 기억 너머에서 마주한 아름다운 것들"
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드라마, SF
러닝타임 : 96분
감독 : 코고나다
출연 : 콜린 파렐, 조디 터너 스미스, 저스틴 H. 민
개인적인 평점 : 4.5/5
쿠키 영상 : 없음
애프터 양 줄거리
함께 살던 안드로이드 인간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추자 제이크 가족은 그를 수리할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중, ‘양’에게서 특별한 메모리 뱅크를 발견하고 그의 기억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 무엇을 남기고 싶었어,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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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가 됐던 애플 TV <파친코(1,2,3,7편)>의 연출을 맡은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게 된 코고나다 감독의 신작 <애프터 양>이 전주 국제영화제를 거쳐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제23회 전주 국제영화제의 개봉작으로 선정된 <애프터 양>은 매 상영마다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애프터 양>은 알렉산더 와인스틴의 단편 소설 [양과의 안녕]을 각색한 작품으로, 테크노 사피엔스라 불리는 안드로이드가 각 가정에 보급된, 언젠가 다가올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다. 주인공 제이크 가족은 입양한 딸 미카의 고향인 중국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안드로이드 양을 구매한다. 양은 미카에게 선생님이 되어주기도 하고, 하나뿐인 형제가 되어주기도 한다. 미카 또한 양을 오빠라 부르며 그에게 의지하고 함께 마음을 나눈다.
어느 날, 수명이 다된 것인지 양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되자 제이크는 공식 서비스 센터와 사설 센터를 오가며 양을 고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딜 가든 양은 다시 움직이지 못할 거라는 부정적인 답만 돌아올 뿐이다. 제이크는 양을 차 뒷좌석에 앉힌 채 이곳저곳을 헤매다 마지막 보루로 테크노 사피엔스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박물관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양의 중심부에 저장되어 있던 그의 기억 조각들을 마주하게 된다.
<애프터 양>은 안드로이드 양의 짧은 추억들을 함께 되짚으며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감정인 사랑과 행복했던 기억, 소중한 것의 상실과 회복, 나의 뿌리(정체성)와 인생을 찾아가는 여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 하나의 아쉬웠던 점? 취향의 차이
개인적으로 <애프터 양>은 상당히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사심이 가득해서 더 좋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미리 말하자면 이번 리뷰에선 영화의 장단점을 비슷한 비율로 다루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나에겐 이 영화가 상당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을 마친 후, 남아있는 감정에 푹 젖어있다가 다음 상영을 바로 예매했을 만큼 이 영화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아마 이 글의 90%는 영화의 장점과 내가 느꼈던 영화의 메시지들로 채워질 예정이라 아주 작은 아쉬웠던 점 하나를 먼저 던지고 가려고 한다.
<애프터 양>은 느린 속도를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에겐 추천하지 않는 영화다. 오프닝 신을 제외하면 스피드가 느껴지는 신이 거의 없고, 양의 기억이 짧게 파편 난 채로 재생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 전체가 마치 아름다운 비디오 일기처럼 흘러가는 느낌이 있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외적으로 감정을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나믹한 감정선을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또 SF영화라 하여 상상력으로 가득한 세상을 기대하는 관객에게도 비추! 조용한 영화기 때문에 피곤한 상태로 관람하는 것 또한 비추다.
객관적으로 본 아쉬운 점은 이 정도가 있겠고..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단점도 아니고 그냥 취향 차이 정도가 아닐까? 오히려 난 이 천천히 흘러가는 화면들이 좋았다. 빠르지 않은 속도 덕분에 푸른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연하게 느껴지는 바람 같은, 그 순간에 담긴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으니까.
오늘부터 나의 최애 주머니에 담긴 저스틴 H. 민 배우
이 영화에 처음 띠용-했던 건 코고나다 감독의 이름 때문이었고, 죽어도 꼭 봐야겠다!! 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저스틴 H. 민’이라는 배우 때문이었다. 올해 초, 나는 뒤늦게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통해 이 배우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고, <애프터 양>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해사한 미소와 조곤조곤한 말투, 밝은 성격과 내 취향을 저격하는 매력적인 외모. 거기에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보여준 발랄함과 따스함이 뚝뚝 떨어지는 연기까지… 저스틴 H. 민은 내 눈에 쏙 들어오는 매력적인 배우였다. 그리고 나는 <애프터 양>을 보자마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저스틴 H. 민을 최애 주머니에 담아버렸다.
저스틴 H. 민 배우는 <엄브렐러 아카데미>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양’이 되어 스크린에 나타났다. 그는 언젠가는 로봇처럼 딱딱하고 어색하게, 언젠가는 따스한 오빠처럼, 언젠가는 든든한 부모님처럼, 또 다정한 연인처럼 느껴지는 여러 결의 눈빛을 흘리며 나의 마음을 완벽히 홀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 저스틴 H. 민 배우는 단편 영화들을 제외하면 아직은 필모그래피가 많지 않은 배우인지라, 다양한 연기를 보지 못했었는데 <애프터 양>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어 정말 기뻤다. 나는 섬세하고 정갈한 그의 호흡에 속절없이 빨려 들었고 '이 배우는 지금도 엄청난 스타지만… 앞으로 더 잘될 배우가 확실하다!’고 외치며 그에게 뼈를 묻기로 다짐했다.
세련된 연출
<애프터 양>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다. 정확히 몇 년인진 알 수 없어도 왠지 멀지 않을 것 같은 미래로 보인다. 코고나다 감독은 익숙한 현재의 모습에 미래의 모습을 자연스레 녹여낸다. SF영화라 하면 정말 상상 속에만 존재할 것 같은 배경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정말 곧 다가올 것 같은 미래의 모습을 담았다. 안경과 닮은 판독기, 낯설지 않은 차의 구조, 지금도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카메라와 집, 가구들. 그래서인지 정말 이런 가족이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어 더욱 몰입이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인물들의 의복이나 음식, 차를 우려먹는 문화를 통해 영화 곳곳에 동양적인 요소들을 가미함과 동시에 깔끔한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건축물과 가구들을 배치함으로써 흠잡을 곳 없는 깔끔하고 안정적인 화면을 보여준다. 더불어 이 영화의 세련됨은 오프닝에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먼저 얘기하면 장면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으니 자세히 언급하진 않겠다.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H. 민 배우의 만남.
그들이 던지는 "~다운 건 무엇일까?" 하는 질문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H. 민 배우. 각자 떨어뜨려 놓아도 충분히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인물이자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공통된 정체성이 있는 두 사람이 만난 작품이라니. 어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영화에서 양과 가까운 사이였던 에이다는 양이 교육용 안드로이드로서 미카를 가르치기 위해 중국의 문화와 아시아인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한다. 양은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아시아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프로그램에 정보가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역사, 문화를 해박하게 알고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 살아본 ㄴ적이 없는, 그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없는 양은 미카를 가르치면서도 아시아인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제이크와 차를 마실 때도 그렇다. 차의 기원과 종류는 다 알고 있지만, 양은 차 한잔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그것이 어떤 맛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몇 번이고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다운 것이란 무엇일까?"
하나 더 예를 들자면 제이크의 찻집이 있다. 제이크는 잎이 그대로 살아있는 차를 판매한다. 영화의 첫 장면, 제이크의 찻집에 들어온 손님은 가루로 된 차가 없냐고 묻더니 "차 가루가 없는 찻집도 있냐"고 말하며 찻집을 나간다. 차 가루가 없는 찻집은 찻집답지 못한 걸까? 찻집 다움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 제이크는 손님의 말을 마음에 담아뒀는지 차 가루를 내 양과 함께 차 한잔을 마셔보지만 가루로 된 차가 주는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시아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차를 즐긴다는 건 무엇일까?", "안드로이드다운 것은, 인간다운 것은 무엇일까?", "가족이란 건 무엇일까?" <애프터 양>은 무언가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애프터 양>을 만나기 전, 저스틴 H. 민 배우의 <애프터 양>이란 영화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인터뷰를 읽고 가서인진 몰라도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H. 민 배우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끊임없이 던져야 했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온전히 느껴지는 듯했다.
차에 대한 기억이 없고 지식만 있어도 나는 차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인가?, 중국에 대한 기억이 없고 역사에 대한 지식만 있어도 나는 아시아인이 되는 것인가?
저스틴 H. 민 배우는 자신 또한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분명 나는 한글을 배웠고, 한인 교회에 갔고, 한국에 대해 알고 있지만 그것이 나를 한국인답게 만들 수 있는 걸까?"하는 고민 말이다. 코고나다 감독 또한 이 영화를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들어간 영화라고 언급했다.
저스틴 H. 민은 양을 닮았고, 양은 저스틴 H. 민과 닮았다. 나는 과연 누구이고, 어떤 인생을 살아가야 나다운 것인가. 저스틴 H. 민 배우는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양의 여정이 곧 자신의 여정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양의 이름 + 뿌리와 정체성에 대하여
Yang이라는 이름은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H. 민이 항상 고민했던 '이민자(한국계 미국인)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드러나는 매개체다. 우리는 Yang을 양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영화 속 제이크의 가족은 Yang을 양이 아닌 '얭’에 가까운 발음으로 부른다.
저스틴 H. 민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코고나다 감독과 양의 이름에 대해 함께 고민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두 사람은 양의 발음을 실제 버전(양)으로 할지 미국화 된 발음(얭)으로 할지 신중히 고려해 '얭’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서양인 부모들이 "Yang을 원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기 위해 크게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코고나다 감독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아시아와 서양이라는 두 개의 문화의 중간에서 정체성과 소속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양의 잘못 발음되는 이름을 통해 은유적으로 나타냈다고 한다. 아마 서양, 아시아의 문화 사이에서 정확히 자리를 잡지 못한 채 고민하고 있는 이민자들의 모습을, 서양 부모들에 의해 '양’이 아닌 대충 '얭’으로 발음되는 그의 이름으로 비유했다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다양성에 대하여
위에서 언급한 "~다운 것은 무엇일까?"하는 질문은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주인공인 제이크의 가족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영화엔 다양한 모습을 한 가족들이 나온다. 제이크의 가족은 백인 남성, 흑인 여성, 아시아인인 딸, 안드로이드로 구성되어있고 그의 옆집엔 복제 인간 아내와 아이를 둔 이웃이 살고 있다. 오프닝 신에 나오는 가족 댄스 대회의 참여 가족들 또한 피부색, 성별, 인간/복제 인간/안드로이드의 구분 없이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란 같은 인종인 부부가 이루는 것인가?, 또는 사회 통념상 정해진 보통의 연인들이 이루는 것인가? 아니면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이룰 수 있는 것인가?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수 없다. "~ 다운 것"은 타인이 함부로 정할 수 없는 개인의 정체성 문제이고, 그 답을 찾고, 정의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몫인것이다.
댄스 대회를 하면서 제이크의 가족들은 "우리가 한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대로 이들은 하나의 온전한 가족이 되어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며 한 팀이 되어 살아간다. 백인 아빠와 흑인 엄마, 입양된 아시아인 딸, 딸의 오빠 역할을 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혹시 이들을 감히 '가족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만약 있다면 내가 아주 조금만 혼내주려고 하니 어디 한번 그렇게 말해보길 바란다…)
새로운 안드로이드
나는 지금껏 안드로이드, 로봇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사뭇 건조할 것이라 생각했고 안드로이드는 인간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닫는 순간, 높은 확률로 슬퍼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양은 달랐다. 그는 제이크의 가족에게 심어진 곁가지가 아닌 든든한 뿌리였고, 인간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슬퍼하지도 않았으며, 건조한 표정을 하고 있는 진짜 인간들보다 더욱 인간다운 삶을 살아온 존재였다.
영화의 초반, 인간들의 눈으로 본 양은 딱딱한 로봇 같은 모습이다. 그는 미카와 대화를 나눌 때도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고, 어딘가 어색한 모습으로 비친다. 하지만 양의 기억 속 양의 모습과 양이 느낀 감정들은 어떤 등장인물보다도 더 '인간다웠다'. 옆에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소중히 간직하는 따뜻한 마음, 사랑한 사람을 잊지 않고 그의 주변을 맴도는 지고지순함, 거울을 보며 빙긋 웃어보는 모습까지. 수많은 기억을 저장하며 순수하게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양의 모습은 아름다운 인간 그 자체였다.
여담으로 저스틴 H. 민 배우는 GV를 통해 양의 기억을 언급하며 양은 일상의 순간들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있다며, 관객분들도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생각해보니 내 일상을 단조로운 것이 아닌 매일 다른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해본 날이, 일상에서 내 인생의 의미를 찾아본 날이 언제였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처음엔 왜 양이 주인공인지, 왜 그가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양의 기억을 여는 순간 확실히 알게 됐다. 이 영화의 제목이 왜 <애프터 양>인지. 그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옅은 흔들림과 여전히 반짝이고 있는 기억들은 나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선물했다. 이런 사랑스럽고 복잡한 안드로이드 같으니…
양의 소중한 기억 속을 함께 유영하며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96분. 이 시간의 일부는 나의 '아름다웠던 순간' 중 하나로 고이 저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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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력적인 세계에 맞서 자신을 지키는 일
영화 <문라이트>를 두고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만을 한다는 것은 작품을 겉도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문라이트>는 서정성 짙은 퀴어 영화로, 이 영화가 서정성 짙은 퀴어 영화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있습니다. 때문에, 굳이 저까지 이미 나와있는 수많은 좋은 평론들위에 비슷한 한마디를 거드는 것보다는 비록 단편적이라 할지라도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또한 훌륭한 작품은 답을 정해놓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주며, <문라이트>는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이미 다양한 화두를 제시하는 훌륭한 작품들 중 하나입니다. 아버지가 없는 사회, 방임된 채로 자라는 빈민가의 아이들, 다름의 이유로 받는 차별의 시선과 폭력, 그리고 사랑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문라이트>를 이야기할 때 다룰 중요한 이야기들은 많지만, 개인적으로 눈길이 갔던 이 영화의 화두는 ‘정체성’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정해주는 ‘나’, 내가 정의하는 진짜 ‘나’에 관한 정체성말입니다.
영화는 이 정체성에 대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 졌습니다. Nomen est omen, 이름은 곧 운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 <문라이트>는 주인공 샤이론의 성장과정을 세 시기로 나누어 보여주는데, 이 세시기에 샤이론은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세 가지의 이름으로 불리는 주인공 ‘샤이론’과 각각의 삶을 보자면, 각각의 샤이론과 그에게 붙여진 이름을 통해서 샤이론이 폭력적인 세상속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수 있을 것입니다.
ⅰ, Little
유년기의 샤이론은 가장 작은 존제, ‘Little’이란 이름으로 불려집니다. 덩치도 작고 키도 작은 샤이론은 또래 아이들에게 쫓겨 마약 소굴인 15번가로 도망쳐 온 후 어두운 폐가에 숨어듭니다. 캄캄하고 어두운 폐가로 친구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숨은 샤이론. 그리고 그런 폐가의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돈 후안(마허샤마 알리)입니다. 이 시기 샤이론은 특히 말이 없습니다. 가장 작은 존재이자 약자인 샤이론이 이 시기에 할 수 있는 일이란 침묵을 지키면서 세상을 관찰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 ‘Little’은 그의 또래들 사이에서 샤이론을 부르는 별명인데, 이 별명은 또래들보다 덩치가 작은 샤이론을 빗대어 비하하는 말입니다.
그 와중에 오직 한 사람만은 샤이론을 낮춰 부르지 않고 그의 이름을 있는 그대로 불러줍니다.
케빈
그는 샤이론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Little’이라고 부르지만, 그 목소리는 어떤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고, 우정의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그는 바로 샤이론의 친구 케빈입니다. 케빈은 영화 <문라이트>에서 샤이론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인데, 이 시기 케빈이 샤이론에게 해준 “왜 당하고만 있어? 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지.”라는 말은 샤이론에게 하는 말인 동시에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돈 후안.
돈 후안과의 만남은 첫 만남이후로도 계속됩니다. 유년기 시절 돈 후안과의 짧은 만남과 교류는 영화 <문라이트>를 관통하는 주제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특히 해변가에서 둘이 나눈 대화는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탐구를 가능하게 만듭니다. 유년기의 아주 짧은 시간동안 만난 돈 후안은 아버지가 없는 샤이론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주며,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오는 세상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해.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마.”
D : “한번은 어떤 할머니를 지나쳐 가고 있었어.”
D : “미친 듯이 들떠서 뛰고 있는데, 그 할머니가 나를 잡고는 말했어.”
D : ‘달빛을 쫓아 뛰어다니는구나. 달빛속에선 흑인 아이들도 파랗게 보이지. 너도 파랗구나. 이제 널 그렇게 불러야겠다. 블루.’
C : “그럼 아저씨의 이름은 블루인가요?”
D : “아니...”
D : “언젠가는 뭐가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해. 그 결정을 남에게 맡기지마.”
ⅱ, Chiron
청소년기의 샤이론입니다. 샤이론은 이제 ‘리틀’이라는, 자신을 놀리는 말을 거부합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인 ‘샤이론’으로 불려지길 원합니다. 샤이론은 성장했고, 이제 세상 모든 일에 침묵으로만 일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르고 약해보이는 몸은 여전합니다. 때문에 차별의 시선과 폭력앞에서 샤이론의 저항은 무력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 이름, ‘샤이론’이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샤이론. 그것은 샤이론의 이름이긴 해도 샤이론이 선택한 이름은 아닙니다. 때문에, 샤이론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는 성장의 과도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의 중반에 있기에 적합할 것입니다.
케빈
이 시기 만난 케빈은 샤이론과 깊은 관계로 진전됩니다. 우정처럼 보였던 케빈과 샤이론의 관계는 이 시기에 애정으로 변합니다. 샤이론에게 학교에서 관계를 맺었다며 가볍게 말하는 케빈의 눈빛은 가볍고 철없으며, 목소리와 성대모사는 경박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남성성을 과장하여 드러내어, 또래들에게 자신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행동일 것입니다. 하지만, 샤이론을 대할때만큼은 케빈의 눈빛은 깊고 진지합니다.
그리고 다시 학교. 이 시기 샤이론을 괴롭히는 동급생, 테렐은 케빈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해옵니다.
블랙.
학교의 화단 앞. 테렐은 궁지에 몰린 초식 동물을 공격하려는 맹수처럼 누군가를 응시하며 그 누군가를 중심으로 한바퀴를 돌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렐이 이빨을 들어내고 달려든 것은 샤이론이 아닌 케빈입니다.
“이봐 케빈. 저 새끼 갈겨. 패버려.”
“그래 저 호모새끼말이야.”
테렐은 겁먹은 케빈을 다그칩니다. 케빈의 앞에 서있는 것은 샤이론입니다. 케빈은 테렐과 그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는 반면, 샤이론은 고개를 높이 들고 그들 앞에 당당하게,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샤이론은 케빈에게 맞을때마다 휘청거리며 중심을 잃지만 계속해서 자세를 고쳐서 똑바로 일어서서 자신을 향한 폭력과 차별의 시선에 마주합니다. 아마 이 순간에, 샤이론은 이제 자신이 겪은 아픔의 크기만큼 성장했을 것이며, 자신의 진짜 이름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블랙. 냉수에 얼굴을 담았다가 고개를 들어올린 샤이론의 모습은 말 그대로 블랙입니다. 상처에서는 선혈이 붉게 빛나고, 피부는 검정색이지만, 그의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투영되는 샤이론의 영혼이 가진 색은 더없이 맑고, 밝게 빛납니다. 그의 빛나는 눈빛에는 순수한 결연함과 용기가 녹아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해야 할 일과 자신의 운명을 찾은 것처럼, 그의 눈빛은 진중합니다.
ⅲ, Black
샤이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았고, 해야 할 일을 하기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테렐을 향한 폭력은 단순한 복수의 감정도 있지만, 케빈을 위한 희생이자 용기이기도 합니다. 케빈은 자신을 향한 적대감을 보이는 세상과 시선에 주눅들어 자신을 감추는데 급급했던 반면, 샤이론은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했고, 케빈을 위해 기꺼이 용기를 냈습니다. 그래서 당시 경찰에게 연행된 샤이론과 케빈이 나눈 시선에는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세상과 맞선 자’와 그러지 못한 자의 감정이 녹아있습니다. 케빈의 시선에는 어떤 분함이, 샤이론의 시선에는 흐릿한 안정감과 평화가 언뜻 읽히는데,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샤이론은 이젠 완벽한 성인이 되었고, 이 시기는 ‘블랙’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시작하는 한편의 꿈. 유년기 시절 ‘폴라’가 샤이론에게 했던 말, “쳐다보지 마!”라는 고함과 함께 잠에서 깨며 블랙의 삶이 스크린에 나타납니다. 꿈에서 깬 블랙은 세면대에 받아놓은 얼음물에 얼굴을 담았다가 꺼내는데, 이때 그의 피부는 달빛이 아닌 인공 조명의 빛을 받아서 푸르게 빛납니다. 이 두 개의 컷은 샤이론이 더이상 과거와 같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습다. 이 두 장면은 자신의 검은 피부를 인공 조명의 푸른 빛으로 물들이는 ‘부정’의 감정을 의미합니다.
이 시기에는 특히 푸른 빛을 뒤집어 쓴 샤이론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푸른 빛은 그의 본래 색위에 덮어 씌워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곳곳에는 그가 가진 본래의 피부 색이 남아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겉모습을 근육질로 다부지게 만들어도 오랜만에 만난 옛 사랑과 엄마의 말 몇마디에 눈물을 흘리는 그의 변하지 않는 여린 내면처럼, 지워질 수 없는 그의 검은 피부색 위에 블랙은 푸른색을 덧칠합니다.
자신이 선택한 이름.
흐릿하게 보이는 잔상. 푸른 바다, 푸른 달빛. 도대체 누가 푸른 달빛아래에서 흑인아이들도 모두가 푸른 빛을 낸다고 했던가요? 아이들은 푸른 세상에서 모두가 자신의 색을 지키고 있습니다. 당연스럽게도, 푸른색이 그보다 더 짙은 검정색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는 없는 것이죠. 이 잔상은 샤이론이 점차로 세계속에서 자신의 색을 되찾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가 되찾은 색은 그의 이름이 됩니다. 그의 이름은 누군가가 지어준 것이지만, 동시에 그가 선택한 이름입니다. 바로 케빈이 샤이론을 부르곤 했던 별명, ‘블랙’입니다.
영화는 샤이론의 세 시기를 보여주며 그의 성장과정을 그려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시기, 샤이론을 칭하는 이름의 의미는 모두 다릅니다. ‘리틀’은 샤이론을 둘러싼 세계가 정해준 이름. ‘샤이론’은 태어나기전부터 부모가 정해주었으며, 샤이론 역시 옳다고 생각하는 이름. ‘블랙’은 사랑하는 사람이 지어준 이름인 동시에 자신이 살아가며 선택한 이름입니다.
영화 <문라이트>가 흥미로운 점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자신에게 적대적인 세상을 살아가는데에 ‘사랑’의 역할이 크다는 데에 있습니다. 리틀은 돈 후안과 테레사의 사랑으로 샤이론으로 성장했고, 샤이론은 케빈과 테레사의 사랑으로 성장했으며, 블랙은 폴라와 케빈의 사랑으로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자신이 정의하는 자신의 주체성을 찾아가며, 그들의 사랑속에서 위로받고 한 뼘 더 성장해갈 것입니다.
푸른 빛의 상흔, 지워지지 않는 블랙
이 영화는 어린 리틀을 다시 호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푸른 달빛아래, 푸른 파도가 밀려오는 바다. 온통 푸른 세상속에서 홀로 서 있는 아이. 온통 푸른 세상이지만, 아이는 그 안에서 여전히 자신의 색을 유지하고 꼿꼿이 서있습니다. 군데군데 푸르게 빛나는 아이의 피부는 아름답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세상의 푸른 빛이 아이가 가진 검은색의 피부위에 침투해있기에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아니, 그렇기에 아름다울지도 모르죠. 검은 피부위에서 푸르게 빛나는 것은 세상이 애정어린 손길로 샤이론에게 칠해준 아름다운 반사광이 아닌, 세상이 폭력적으로 모두에게 칠해버린, 일종의 상흔입니다.
때문에, 달이 세상 모두에게 일괄적으로 칠해놓은 푸른 빛과 자신의 본연의 색을 함께 갖고 있는 샤이론의 모습을 담은 <문라이트>는 폭력적인 세계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당당히 지켜내는 인간상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온몸에 수많은 상처를 입고도 세상과 당당히 마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이보다 서정적으로 표현한 영화는 <문라이트>의 이전과 이후로 한동안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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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3주 차, 최신 씨네 뉴스
2015년에 개봉했던 앤 헤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인턴> 리메이크작의 주연에 최민식 배우가 물망에 올랐습니다.‘로버트 드 니로’가 맡았던 인턴 ‘밴 휘테거’역 논의중에 있다고 하는데요.
인턴으로 변신한 최민식 배우라니! 너무 기대가 되는데요.오랜만에 한국 영화계의 희소식들을 가져왔습니다.
6월 3주차 뉴스 시작합니다!
최민식, 영화 <인턴> 리메이크 작품 주연 물망
미국 할리우드 영화 <인턴> 리메이크의 주연으로 최민식 배우가 물망에 올랐다고 합니다.
제작사 측은 “시나리오 개발 단계다. 아직 정해진 건 없다”라고 언론에 밝혔으며 앞서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에서는 <인턴>리메이크를 추진했다고 합니다. <인턴>은 30대 젊은 CEO '줄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 회사에 벤이 채용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엄정화 <오케이 마담 2>로 돌아온다
영화 관계자들은 배우 엄정화가 최근 <오케이 마담>의 속편의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평범했던
과거를 접어두고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초특급 액션 코미디 영화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122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을 펼친 영화입니다.
<베테랑 2> 오는 9월 개봉 확정
영화 <베테랑 2>가 추석 연휴를 앞둔 중순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2015년에 1340만 명을 불러 모은 <베테랑> 후속작으로서도철 형사가 이끄는 강력 범죄 수사대에 연쇄살인범을 쫓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전작에 이어 배우 황정민, 오대환, 장윤주, 진경이 출연하고 정해인이 ‘박선우’ 역할로 합류하여 기대를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삼체>, 중국서 영화로 만든다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삼체>의 연출을 맡으며 영화 제작을 알렸습니다.
<삼체>는 동명 SF 소설이 원작으로 이 소설은 SF 소설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휴고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걸작으로 지난 3월에는 미국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돼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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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처럼 펼쳐지는 자백, 끊임없이 수렁에 빠진 진실.
리메이크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에 원작을 먼저 만나보고 영화 '자백'을 관람하기로 했다. 리메이크 특성상 기존 원작을 따라가려는 모습을 보이는 영화가 굉장히 많아서 기대감을 한껏 낮추고 갔다. 막상 영화를 보니 흐름의 묵직함이 몰입감을 더하고 연극처럼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책을 보는 것처럼 페이지가 굉장히 빠르게 넘어간다. 낯선 지역의 모습이 아닌 현실에 있을 법한 모습이 영화에 담기고 원작을 해치지 않으며 자신이 그리고 싶은 이야기를 잘 풀어낸 영화 '자백'을 소개한다.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호텔로 향한 유민호는 그곳에서 습격을 당한다. 깨어나 보니 함께 있던 김세희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고 범인은 사라진 상태였다. 유일하게 남아있던 그는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고 그는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사를 만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실을 말하는 듯 하지만 빈틈은 또다시 떠오르는 진실로 인해 끊임없이 벌어지며 두 개의 사건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드러난다. 그와 연결된 그날의 진실은 함정일까 누명일까. '고통 없는 구원은 없다'라는 말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작용처럼 느껴진다. 결백을 주장하기 위한 일련의 고통인걸까 라는 물음을 뒤로한 채, 익숙한 장면에 반전을 주고 그 반전에 싸늘함까지 더해져 이야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영화의 분위기가 연기처럼 흩어지다가 어떤 형태로 머무른다. 그가 감추고 있는 진실이 알듯 말듯 좁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자백이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는 것일지 거짓을 숨기기 위한 거짓일지는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메이크 영화를 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원작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다. 원작 '인비저블 게스트'는 이야기의 흐름과 선에 주목했다면 영화 '자백'은 감정에 주목한다. 따라서 원작을 감상하고 보아도 다른 느낌을 주기에 상당한 몰입감을 쥐어준다. 영화를 어떻게 만들어야겠다는 진지한 고민과 생각이 곳곳에 담겨 디테일을 살리고 원작과는 다른 부분들을 살려 몰입감을 더한다.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이 이야기를 통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 감정이 너무 솟구친 탓에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중반부부터 흐트러지는 이야기에 몰입감이 깨진다. 연극 같은 영화의 단점이 여실히 드러나 빈틈을 채우면서도 뭔가 해결되지 않은 느낌이 유독 찝찝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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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위도우를 보고 아쉬움이 더 남는 이유 (블랙위도우 스포 리뷰, 쿠키해석)
#블랙위도우 #나타샤 #호크아이
2021. 07. 10 영상입니다.
유튜브 채널 구독하기: https://www.youtube.com/channel/UC6jj...
마블쟁이 인스타그램: @marvel_jeng2* 영상에 사용된 모든 음악은 Epidemicsound 의 정식 라이센스 음원입니다.
https://www.epidemicsound.com/*영상 타임라인*
00:00 마블다운 영화
01:15 나타샤의 마지막
03:47 호크아이가 만약..?
04:33 엔딩크레딧
05:33 걱정되는 세대교체
06:36 아쉬움과 더욱 여운이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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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을 추적하던 앵커, 과거의 문제와 만나다!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심리 스릴러
?Rabbitgumi입니다!!
천우희 주연의 영화 앵커가 개봉했습니다.
스릴러 장르의 영화이고 한 모녀가 죽은 사건을 추적하게 되는 앵커의 이야기인데요.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사회의 문제점과 연결되는 영화입니다.
특히나 직장 여성으로서 겪거나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두려움이 반영된 영화입니다.
장르적인 힘이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고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던지는 메시지 만큼은 묵직한 영화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구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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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보이스> 메인 예고편
부산 건설현장 직원들을 상대로 걸려온 전화 한 통.
보이스피싱 전화로 인해 딸의 병원비부터 아파트 중도금까지,
당일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같은 돈을 잃게 된다.
현장작업반장인 전직형사 서준(변요한)은 가족과 동료들의 돈 30억을 되찾기 위해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중국에 위치한 본거지 콜센터 잠입에 성공한 서준,
개인정보확보, 기획실 대본입고, 인출책 섭외, 환전소 작업, 대규모 콜센터까지!
체계적으로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스케일에 놀라고,
그곳에서 피해자들의 희망과 공포를 파고드는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드디어 마주한다.
그리고 그가 300억 규모의 새로운 총력전을 기획하는 것을 알게 되는데..
상상이상으로 치밀하게 조직화된 보이스피싱의 실체!
끝까지 쫓아 반드시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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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익스트랙션 2> 공식 예고편
목숨을 건 구출이 시작된다. 크리스 헴스워스가 타일러 레이크로 돌아오는 《익스트랙션 2》, 곧 공개 예정. 오직 넷플릭스에서. 헴스워스와 샘 하그레이브 감독이 다시 한번 뭉친 작품. 조 루소와 앤서니 루소의 AGBO가 제작을, 조 루소가 각본을 맡았다. 골시프테 파라하니가 전편과 같은 역할로 출연하며, 다니엘 베른하르트와 티나틴 달라키슈빌리도 함께 열연을 펼친다. 《익스트랙션 2》는 앤디 파크스의 그래픽 노블 《Ciudad》에 바탕을 둔 첫 번째 영화의 속편으로, 앤디 파크스, 조 루소, 앤서니 루소의 원안에 페르난도 레온 곤살레스가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았다. 《익스트랙션 2》에는 앤서니 루소, 조 루소, 마이크 라로카, 크리스 헴스워스, 패트릭 뉴얼, 샘 하그레이브가 프로듀서로, 앤절라 루소오츠토트, 제이크 오스트, 벤저민 그레이슨, 스티븐 스카벨리, 크리스토퍼 마커스, 스티븐 맥필리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