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4-10-07 09:07:22
[BIFF 데일리] 맨 앞에 있었으나 조명되지 않았던 예술가들
영화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 리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올데이시네마 상영작
*시놉시스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폴 매카트니, 피터 가브리엘 등 세계 최고 뮤지션들의 앨범 커버를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 ‘힙노시스’. 영감에 한계가 없던 두 천재 디자이너의 무모한 작업 스토리, 그리고 시대의 아이콘이 된 명반들의 탄생 뒷이야기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은 음악이 상품이 아닌 예술이던 시대, MTV가 도래하기 이전 음악이 메시지를 던질 수 있던 시대, 록 음악이 가장 대중적이던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 이야기다. 그러나 뮤지션의 이야기는 아니다. 핑크 플로이드와 레드 제플린, 폴 매카트니가 협업하고 싶어 한 LP 커버 예술가 ‘힙노시스’의 이야기다.
스톰과 포 두 사람이 힙하고, 쿨하고, 지혜롭고, 현명하다는 단어의 글자 일부를 따서 설립한 힙노시스는 LP 커버 이미지를 전문으로 제작한 회사다. 더불어 당시 사람들이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던 LP 커버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회사다. 골방에 모여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던 이들이 예술가가 되던 시대, 스톰과 포 역시 이들과 같은 궤적을 따라 LP 커버의 세계로 진입했다. 영화는 힙노시스가 걸어온 파격적 예술의 궤적을 당사자, 그들과 협업한 뮤지션의 회고를 통해 복기한다. 앨범과 커버의 ‘의미’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 지금, 음악과 커버로 메시지를 던지며 매 순간 혁신을 고민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인 흡인력을 뿜는다. 커버 방향성을 놓고 비틀즈와 자존심을 건 신경전을 벌이는 대목은 스톰과 포가 어떤 태도로 커버 작업에 임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1968년부터 록의 시대가 저문 80년대까지 전성기를 구가한 힙노시스는 록의 쇠락과 함께 커리어의 절정에서 수직 낙하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전과 같은 명성을 누리지 못했고 록 음악 팬들의 기억 속에서만 예술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시대의 변화에 더는 힙하고, 쿨하고, 지혜롭고, 현명할 수 없었던 이들은 되돌릴 수 없는 실패로 예술의 역사에서 퇴장했다. 고급 예술품을 소장할 수 없는 ‘가난한 이의 미술 소장품’이자 앨범 정체성의 표현으로서의 LP/커버의 시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누군가에게는 ‘이야기’가 된 지난 시절의 매력에 몰입시켜줄 영화다. 표지가 갖는 중요성이 점차 중요해지는 도서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음악과 LP 커버를 동등한 예술로서 존중하는 영화의 태도가 인상깊기도 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 비프의 올데이시네마에서 이 영화가 상영된 후, 호밀밭 출판사 장현정 대표의 사회로 장정일 작가와의 대담이 진행되었다. 대담에서 장정일 작가는 자신이 록과 팝을 거쳐 재즈에 입문하게 된 과정을 영화와 연계해 들려주었다. 그는 80년대가 민중 문화의 시대라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으로 가공된 현실일 뿐이라 일갈했다. 대학 운동권은 ‘탈춤’과 ‘김민기’를 시대의 문화로 제시했지만, 정작 ‘민중’들은 고고장에서 춤을 추었고 나훈아와 이미자를 들었다. 록과 팝은 대학에서 드러낼 수 없는 ‘죄스러운’ 취향이었다. ‘의식’이 부재하다는 가혹한 비판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때문에 장정일 작가는 자신이 대학을 경유해 팝과 록을 듣지 않은 것은 커다란 축복이었다고 회고한다. 대학에 진학했다면 ‘민족 문화’의 세례에 굴절된 상태로 팝과 록을 뒤에서만 몰래 즐길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후 영국의 풍요와 반항을 대변하는 음악이 한국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감상되었나에 관한 장정일의 설명은 그 문화를 향유했거나 사후적으로 회고하는 모두에게 문화의 수용에 둘러싼 물음을 촉발한다. 장정일의 해설은 낭만적 흡인력의 〈힙노시스: LP 커버의 전설〉에 ‘제3세계’를 둘러싼 권력관계를 더해 낭만 이면의 다층적 맥락에 주목하게 한다.
*영화 매체 〈씨네랩〉 초청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후 작성한 글입니다.
*커뮤니티 비프 관련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biff.kr/kor/addon/10000001/page.asp?page_num=8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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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목받는 배우 노재원
보는 작품마다 노재원 배우 신경쓰였던 분?
: 저요✋ 저 뿐인가요…?👀
요즘 주목받는 배우 노재원,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우고
깊은 인상을 남기는 배우인데요개인적으로는 <오징어 게임>의 ‘남규’보단
<세기말의 사랑>의 노재원을 참 좋아한답니다!
선과 악의 경계를 부드럽게 넘나들며
존재감 넘치는 배우로 정말 매 작품마다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는데요
그래서 노재원의 필모를 연도별로
쭉 모아봤습니다. 점점 익숙한 작품들이
눈에 보이시나요?
노재원을 눈여겨 보셨다면 저장하고
같이 필모깨러 같이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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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 마이클 조던 영화에 조던이 없어야 하는 이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84년, 농구화 시장에서 업계 꼴찌를 전전하는 나이키. 나이키의 농구 선수 스카우트 담당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는 새 농구화 모델을 살펴보던 중 유망주 마이클 조던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지금까지 있었던 그 어떤 스타플레이어보다 조던이 더 위대한 선수가 될 거라고 확신한 소니. 그는 CEO '필'(벤 애플랙)에게 가용한 모든 금액을 투입해 조던을 붙잡아야 한다고 강변한다. 소니는 필의 승인을 얻어냈지만, 이미 업계 1, 2위를 다투는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그와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 소니는 상사 및 동료 '하워드'(크리스 터커), '롭'(제이슨 베이트먼), '피터'(매튜 무어)와 머리를 맞대고 조던을 설득할 전략을 짜기 시작한다.
조던 영화에 조던이 없다?
할리우드 대표 절친 스타 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이 감독과 주연으로 합을 맞춘 영화 <에어>. 나이키 '에어 조던' 브랜드의 탄생 비화를 그려냈다. 1984년, 나이키는 농구 유망주 마이클 조던을 내세워 새 농구화 에어 조던 마케팅을 펼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나이키는 컨버스와 아디다스를 제치고 농구화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마이클 조던이 은퇴한 지금도 에어 조던 시리즈는 계속해서 제작 중이다. 농구 이외의 스포츠 영역에도 진출했다. 2018년부터는 프랑스 축구 클럽 파리 생제르맹 FC 스폰서로 나섰다.
그런데 <에어>는 이상하다. 마이클 조던 영화인데 조던이 없다. 경기 분석 영상만 빼면 그는 항상 뒷모습으로 등장한다. 얼굴이 스크린에 나오는 순간은 없다. 대신 <에어>는 에어 조던이라는 이름 아래에 모인 수많은 사람을 조명한다. 나이키 스카우트 소니는 조던의 잠재력을 가장 정확히 꿰뚫어 봤다. 나이키 창립자 필과 농구 부서 책임자 하워드는 선수 한 명에게 올인하자는 소니의 과격한 마케팅 전략을 승인했다. 소니의 직속 상사 롭과 나이키 신발 디자이너 피터 무어는 빨간색과 흰색을 조합한 혁신적인 첫 조던 에어 신발을 만들었다.
프레젠테이션, 에어(Air)의 진짜 의미
조던이 없어야 하는 이유는 영화 제목에 숨어 있다. 에어(Air)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일단 나이키와 조던이 합작한 브랜드명이다. '누구에게나 점프하는 순간이 온다'는 포스터 문구처럼 농구화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작명이다. 나이키 운동화 밑장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을 뜻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는 영화 소재를 직관적으로 연상시킨다.
그런데 에어는 다른 뜻으로도 쓰인다. '발표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에어>는 발표의 연속이다. 소니는 상사와 CEO를 설득해야 한다. 농구 선수 3명과 계약할 수 있는 돈 25만 달러를 전부 마이클 조던에게 투자하자고. 조던은 그럴 가치가 있는 선수라고. 그의 에어전트,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마이클 조던 본인도 설득해야 한다. 나이키만이 조던의 스타성을 터뜨려 줄 수 있다고. 그러려면 조던에게 투자해야 하는, 또 나이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줘야 한다. 영화가 프레젠테이션의 연속인 이유다.
<에어>, 나이키의 프레젠테이션
영화는 마이클 조던을 위한 발표를 준비 과정으로 가득하다. 전반부가 발표 내용과 주제를 선정하는 작업이라면, 후반부는 발표 방식을 결정하는 단계다. 소니는 여러 계약 후보 중 조던에게 주목한다. 그의 플레이를 반복해 보면서 아직 아무도 깨닫지 못한 조던의 위대한 잠재력을 알아본다. 목표가 정해지자 소니와 나이키는 조던을 설득할 수단을 강구한다. 업계의 관행과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다. 에이전트 선에서 제안이 자꾸 끊기자 직접 조던의 집을 찾아가 '들로리스'(비올라 데이비스)를 만난다. NBA가 규정한 농구화 배색 조항도 어긴다. 강렬한 레드로 가득한 농구화를 제작한다.
경쟁사의 약점을 흘려 차별화도 시도한다. 컨버스는 계약을 맺은 스타가 워낙 많아 조던을 전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아디다스는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 때문에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반면에 나이키는 조던에게 올인했다며 진심을 전한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조던은 단순한 농구 선수 이상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나이키 역시 평범한 스포츠 의류 회사 그 이상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생일 파티나 가족 행사는 언강생심이다. 이틀 안에 조던을 사로잡을 농구화 디자인을 개발해야 하니 밤샘 작업은 기본이다. 하지만 이들의 끈기 덕분에 모두가 알고 있는 결말에는 호소력이 깃든다. 물론 실제 사건과 다른 내용도 적지는 않다. 소니와 동료들에게 주목한 각색 덕분에 실화는 비로소 영화가 된다. <에어>에 설득 대상일 뿐인 조던의 자리가 없는 이유다.
관객을 사로잡는 말의 힘
접근 방식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도 '의견을 말한다'는 제목에 충실하다. 인물의 감정이나 욕망, 조던이라는 슈퍼 스타의 이미지까지 오직 말로써 전한다. <에어>는 대사가 많다. 주로 사무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당연하다. 그런데 과하지 않다. 현란한 티키타카가 유쾌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애런 소킨이 각본을 쓴 <소셜 네트워크>나 <스티브 잡스>를 보는 듯하다. 일례로 소니와 '데이비드 포크'(크리스 메시나)의 통화는 단순한 코미디처럼 들린다. 서로를 비난하고, 놀리고, 자극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비유가 덕분에 말의 재미도 살아있다. 그러나 통화가 이어질수록 이들의 대화는 극의 분기점처럼 들린다. 막다른 벽을 만날 때마다 소니는 포크와의 대화로부터 해결책을 찾아낸다.
독특한 화법도 예상 못한 울림을 선사한다. 극 중 등장인물은 다들 선지자 같다. 미래를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대사를 반복한다. 이는 자칫 터무니없거나 과한 시도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예언'과 실제 자료 화면이 교차되는 연출이 반복되다 보니 확신에 이들의 만용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간다.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나이키와 조던의 미팅 장면이 대표적이다. 나이키가 준비한 영상을 돌발적으로 끊고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소니. 그는 조던과 나이키가 쓸 영광과 비극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중간중간 삽입된 자료화면 덕분에 그저 앉은 채 말을 이어갈 뿐인데도 상당히 감동적이다.
전반적인 영화 분위기도 수많은 대사에 힘을 더한다. <에어>는 1984년의 분위기를 살려내려고 노력한다. 단순히 그 시절 음악이나 필름 질감 등을 활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 중심 세계 질서와 자본주의를 광고한 LA 올림픽처럼 화려했던 미국의 전성기를 보여주려 한다. 베트남 전쟁 패전과 끝나지 않은 냉전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유명한 슈퍼볼 광고를 활용한 오프닝을 통해 도전 정신으로 가득한 당시 미국 사회 분위기를 스크린 위로 불러온다. 덕분에 예언에 가까운 확신에는 설득력이 생긴다.
심심한 점근법과 매력이 부족한 소재
다만 <에어>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접근법이 담백하다. <에어>는 갈등이 두드러지는 영화가 아니다. 직원이 고생하는 모습은 있지만, 그들끼리 갑론을박을 벌이는 장면은 많지 않다. 에어 조던 개발은 큰 난항 없이 신속하게 완료된다. 조던과 나이키의 계약도 생각보다 무난하게 진행된다. 소니와 조던 가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장면도 없다. 실화에 없던 대립도 추가해 긴장감을 높이는 영화가 많은 걸 고려하면 <에어>는 이단아에 가깝다. 그 대가로 신선함과 심심함 사이에서 호불호가 명확할 수밖에 없다.
각색에 비해 소재의 매력도 부족하다. 물론 에어 조던이라는 브랜드는 유명하고 익숙하다. 그러나 나이키와 조던의 협업이 영화가 묘사하는 만큼 중요한 '세기의 딜'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 스포츠 산업 관행에 큰 변화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큰 관심이 없다면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의문을 피하려는 시도가 엿보이기는 한다. 단순하고 직접적인 접근법을 취해 의문을 가질 여지를 없애려 한다. 조던과 나이키가 함께 위대해질 거라는 믿음을 강조하는 게 그 일환이다. 하지만 의문이 드는 순간, <에어>의 매력이 감소하는 것도 사실이다.
Acceptable 무난함
말로써 조던이라는 미끼를 던졌고, 나름대로 대어를 낚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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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생일인 배우 영화 모음.zip
안녕하세요! 씨네랩입니다.
9월 30일, 바로 오늘! 오늘이 바로 생일인 배우 분들이 여럿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씨네랩이 추천하는 오늘 생일인 배우가 나온
드라마 혹은 영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٩( ᐛ )و
각시탈
ⓒ KBS Drama Classic
synopsis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시원한 한방을 선사할 한국판 슈퍼히어로 각시탈의 대활약을 그려낼 드라마.
이름없는 영웅의 운명을 택했기에 목숨 같은 사랑을 버려야 했던 남자.
그리고 그를 지키려 했던 여자의 영영 사무칠 애절한 사랑 이야기
cine pick!
허영만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방영 시기 수목 드라마 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였다.
제13회 대한민국 국회대상에서 올해의 드라마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KBS 연기대상에서는 4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굿 닥터
ⓒ KBS StarTV: 인물사전
synopsis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문의들의 노력과 사랑을 담은 휴먼 메디컬 드라마,
cine pick!
유수의 드라마 시상식에서 17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며,
미국, 일본, 터키에서 리메이크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끈 작품이다.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메이즈 러너
ⓒ 네이버 영화
synopsis
삭제된 기억, 거대한 미로로 둘러싸인 낯선 공간
모든 기억이 삭제된 채 의문의 장소로 보내진 ‘토마스’'.
‘토마스’는 미로에 갇힌 그곳에서 자신과 같은 상황의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매일 밤 살아 움직이는 미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죽음의 존재와 대립하며,
지옥으로부터 빠져나갈 탈출구인 지도를 완성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미로의 문이 열리고 그들은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cine pick!
제임스 대시너의 3부작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누적 관객 수 28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박진감 넘치는 영화로 미스터리 스릴러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추천드립니다.
이장
ⓒ 네이버 영화
synopsis
아버지 묘 이장을 위해 흩어져 지낸 오남매가 오랜만에 모이며
세기말적 가부장제와 작별을 고하는 이야기.cine pick!
국내부터 해외까지 다양한 영화제에서 관심이 폭발했던 작품이다.
'배우들의 합이 돋보이는 가족 드라마'라는 극찬을 받기도 하였다.
한낮의 피크닉
ⓒ 네이버 영화
synopsis
함께 있으면 괴롭지만 자꾸만 신경 쓰이는 가족과의 예기치 못한 캠핑 여행,
막막한 미래와 잔뜩 구겨진 인생 속 청춘들의 치기 어린 여행
혼자여도 괜찮은 줄만 알았던 나를 찾아가는 여행까지…cine pick!
세 편의 단편영화가 담긴 영화 <한낮의 피크닉>.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며,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인셉션
ⓒ 네이버 영화
synopsis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치는 특수 보안요원 코브.
그를 이용해 라이벌 기업의 정보를 빼내고자 하는 사이토는
코브에게 생각을 훔치는 것이 아닌, 생각을 심는 ‘인셉션’ 작전을 제안한다.
성공 조건으로 국제적인 수배자가 되어있는 코브의 신분을 바꿔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돌아가기 위해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최강의 팀을 구성, 표적인 피셔에게 접근해서 ‘인셉션’ 작전을 실행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들과 마주하게 되는데…cine pick!
크리스토퍼 놀란이 10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다듬었던 작품으로 독창적인 스토리와 더불어 치밀하게 짜인
이야기 구성이 많은 이들로 하여금 영화를 보게 만들었다. 스토리뿐만 아니라 OST도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은주의 방
ⓒ TVING
synopsis
인생이 제멋대로 꼬인 셀프휴직녀 '심은주'가 셀프 인테리어에 눈뜨며
망가진 삶을 회복해가는 인생 DIY 드라마 '집도 인생도 셀프수리 중! 행복 시작!'
cine pick!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은주의 방>은 소위 말하는 착한 드라마로
자극적이지 않아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알고있지만,
ⓒ JTBC
synopsis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cine pick!
<알고있지만,>에서 솔지완 커플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서지완 역의 윤서아 배우!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적인 연기를 볼 수 있다.
씨네랩 에디터 cam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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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노이즈에 피곤할 때 집중하기 좋은 영화
거대한 소음에 둘러 쌓인 기분이 든다. 원치 않아도 들리는 시끄러운 세상 소식과 행동 없는 불평불만에 점점 지쳐간다. 도망치듯 나만의 공간인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지만, 계속 지워도 쉴 새 없이 쌓이는 광고 알림에 다시 피곤해진다. 외부의 소란함을 타고 불쑥 떠오른 내면의 고민이 더해져 머릿속이 터질 것 같다.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다시 틀어본다. 주인공의 흘러가는 일생을 바라보면 영화 소리에만 집중하게 될 테니까.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불편한 다리와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지능을 지닌 소년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의 성장과 사랑을 다룬다. 1994년에 개봉하여 수십 억 달러를 넘는 수익을 거두며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13개 부문에 후보로 선정되었으며 남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등 6개의 부문에서 수상했다.
하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지닌 의미를 흥행과 수상 같은 결과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주인공을 연기한 '톰 행크스' 역시 최근 인터뷰(22년 6월)를 통해 영화가 여전히 상업적 성공만 부각되는 사실에 아쉬움을 전하며, 주인공의 인간적인 면모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예고편을 통해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만나보세요!
https://tv.kakao.com/v/78600342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바람에 날린 깃털을 따라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 '포레스트'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옆 사람을 힐끔 보더니 갑자기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과거 회상이라는 이야기 구조를 활용해서 그의 인생을 빠르게 표현하는데, 대략 8가지의 굵직한 사건으로 나눌 수 있다.
1. 어린 시절 : 인생의 첫 달리기
2. 대학교 럭비 선수
3. 베트남 전쟁 참전
4. 국가대표 탁구팀
5. 새우잡이배 선장
6. 어머니의 죽음으로 돌아온 고향에서의 생활
7. 3년 2개월 14일 16시간의 달리기
8. 첫사랑과의 재회
예측 불가능한 주인공의 삶을 따라 격변하는 미국의 시대가 방대하게 펼친다. 권력과 명예의 중심인 대통령이 총격을 받는 사건을 묘사하고 베트남 전쟁, 인종차별 등 무거운 역사를 재해석한다. 그 과정에서 '미국 우월주의'가 담긴 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오늘은 오로지 '포레스트'의 관점으로 굴곡진 세상과 인생을 바라보려 한다.Q. 무슨 말을 듣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포레스트'는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충실히 따른다. 럭비 선수가 되었을 땐 감독님이 뛰라고 하면 뛰었고 군대에서 훈련받을 땐 신호에 따라 순식간에 총을 분해하고 조립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는 옳고 그름을 생각하지 않고 엉뚱한 행동을 하는 '바보'같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피식 웃음이 나는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든다. 진짜 바보는 '포레스트'가 아니라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생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대립과 갈등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잠시 스쳐갈 찰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포레스트'는 동료를 살리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무공훈장을 받는다. 마침 그곳엔 수많은 히피가 모여 반전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그는 제복을 입었다는 이유로 우연히 연설 행렬에 끼게 된다. 영문을 모른 채 사람들 앞에 선 포레스트와, 그에게 잘했다며 칭찬하는 사람들의 관계는 그 자체로 모순이다.그토록 덧없이 흘러가는 게 인생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포레스트'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일지라도 그가 내린 선택에 따라 매일을 충실히 살았다. 그를 향한 비난에 집중하는 대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했다. 결국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꿀 수 있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고 오히려 다른 사람을 보듬어줄 수 있는 존재로 성장했다. 상처받은 친구를 위로하고 이름 모를 존재에게 영감의 원천이 된다.
이제 영화 속 도망을 끝낼 시간이 다가오고 다시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그 사이로 '포레스트'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귓가를 맴돈다.
"I don't know if we each have a destiny, or if we're all just floating around accidental-like on a breeze, but I think maybe it's both. Maybe both is happening at the same time."
"모두가 운명이 있는 건지 바람처럼 떠다니는지 모르겠어.
근데 둘 다 인 것 같아. 동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운명과 바람 사이 어디를 지나는지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그의 선택을 기억한다. 불필요한 소음에 귀를 막고 지금 이 순간 가장 중요한 속마음에 집중한다. 언젠가 세상의 소란을 담담히 받아들일 용기와 다정한 소리로 채울 아량을 가질 수 있길. 오늘 밤엔 모든 마음을 다해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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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 추천작] 사랑은 어려워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알 것이다. 주인공들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정들을 알아차리는 과정들을 지켜보는 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어른들의 욕망 가득한 눈빛이 아니라, 세상에 진짜 사랑이라는 게 존재하는지 확인해가는 과정들이 얼마나 귀여운지. '으른의 연애'라는 것들이, 때로는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때 청소년들의 사랑이야기는 얼마나 상큼한가.
이번 서울국제어린이영화제에 참여하면서 청량감 같은 것들을 느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여름밤에 평상에 앉아서 수박을 퍼먹었던 날이 떠오른다. 이제는 열대야를 견딜 수도 없고, 평상 같은 게 있을리 만무하며 수박은 한 통에 2만 원 한다.
이따금 누구를 좋아하는 일이 왠지 죄스러웠는데, 죄의식의 근원은 당연히 모른다. 마르케스의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에 "진정한 사랑을 하는 경이를 맛보지 않고 죽을 생각"을 하지 말라는 대사가 있다.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너무도 추상적이다. 어쩌면 나는 죽지도 못하는 게 아닐까?
그러니, 일찍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아이들이 있다.
안우연 학생은 아주 어릴 때부터 모든 여자들에게 거절만 당해왔다. 이럴수가. 맨날 차이고 차이고 또 차인다. 어른인 나의 눈에는 왜 차이는지 알 것 같은데... 안우연 학생은 모르는 듯하다.
혼자 짝사랑하는 여학생에게 종이학 천 마리를 접어주고, 웬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고... 스크린 밖에 안우연 학생이 있다면 더 이상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한국에 안우연 학생이 있다면 스웨덴에는 수네(sune)가 있다. 수네는 거의 아기 때(?)부터 소피와 연인사이이다. 소피와 수네의 가족은 미드소마 기간에 미슐트라는 작은 마을에서 여름축제를 즐기기로 한다. 미슐트는 여름축제가 유명하고, 메이트리에 링을 만들어 운명의 짝을 찾곤 한다.
수네는 영화 속 장면에 감화를 받아 소피를 찾아가는데, 영화처럼 샴페인과 굴을 싸들고 간다. 하지만 소피는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이다. 우리의 우연이가 일방적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가듯이. 그래서 "이거 네 거야." "내 거 아니야." "네 거라니까?"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차이듯이 수네 역시 장렬하게 차인다.
우연이는 어딘가에 운명 같은 사랑이 우연이를 기다리고 있어, 그 사랑을 만나기만 하면 상처받지도, 헤어지지도 않을 거라고 믿는다.
수네는 소피와 결혼까지 할 마음으로 여름축제를 열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엄마아빠가 여름축제에서 만나 결혼했다는 사실 때문에 반드시 여름축제에서 소피를 고리에 걸어야 하는 것이다. 우연이가 운명이 있다고 믿는 것처럼 수네도 운명을 믿는다.
우연이는 운명탐지기를 만든다(엄청난 실력자이다). 운명탐지기는 운명의 신호를 따라 우연을 인도한다. 우연은 우연히(아마도 그런 이유로 작명한 듯하다) 여자아이를 만나는데, 탐지기가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운명이라 생각하지 못한다. 이 여자아이는 이유도 없이 우연을 따라나선다.수네는 소피의 떠난 마음을 돌려보고자 미슐트에 사는 아이 알렉스와 작당모의를 한다. '질투심 유발' 따위의 뻔한 술수이다. 알렉스는 당뇨 환자이고, 마을의 지분을 각각 1/3씩 가진 레즈비언 엄마들이 있고, 그들은 지금 이혼한 상황. 알렉스는 수네를 돕는 대신, 나머지 지분 1/3을 가진 수네의 엄마가 알렉스의 엄마들 중 누구에게도 집을 팔지 말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여름축제를 열어야 소피를 잡을 수 있다고 크게 착각한 수네는 엄마에게 축제를 열어주는 쪽에 집을 팔라고 설득하는 배신을 때리고야 만다. 모든 것이 들통나고, 소피는 축제를 다른 친구네 집에서 보내겠다며 떠나버린다. 수네는 영화 속 장면처럼 소피를 따라가지만 소피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하이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결국엔 다 잘 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연에게 운명적인 사랑이 곧 찾아올 거라는 것도 알고, 수네와 소피가 화해할 거라는 것도 안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 그리고 순수하고 풋풋한 장면들이 하이틴 영화의 묘미이다.
'이렇게 사랑하는 나!'에 매몰되지 않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해 주는 것이 성숙한 인간의 사랑일 것이다. 청소년기는 더욱이 자기중심성이 강한 시기라 자신의 사랑이 이 세상 제일가는 절절한 사랑인 줄 안다. 자기 마음대로 학을 접어주고, 케익을 만들고, 좋아하지도 않는 굴을 선물하는 것이 사랑이고,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우연이도, 수네도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내가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걸 해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두 영화를 보면서 여러모로 아차 싶을 때가 많았다. 나는 어른이지만 아직도 사랑이 어렵다. 도대체 언제쯤이면 사랑이 쉬워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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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타리에 갇힌 사람들
킹덤 : 아신전
줄거리
조선을 뒤흔든 좀비 사태, 그 시작에는 아신이 있었다!
울타리에 갇힌 사람들
숨은 의미 찾기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는 해석이니 원치 않는 분들은 영화 감상 후 읽어주세요*
조선의 북녘 끝자락, 압록강을 바라보는 자리에 위치한 번호부락.
애매한 위치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도 애매하다. 그들은 100년 넘게 조선땅에 살고 있으면서도 조선인에게는 여진족이라 불리고, 여진족에게는 동족을 배신한 무리라고 손가락질당한다. 추성훈이 했던 말이 문득 생각났다. 일본에서는 한국인이라 불리고, 한국에서는 일본인이라 불린다던.
아신전은 킹덤에서 내내 언급되던 '피'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끄집어낸다.
타합은 성저야인이 모여 사는 번호부락의 대표자이자 백정이다. 도축을 하는 백정은 천민 계급 중에서도 멸시당하던 계급이었다. 고기를 사러 온 조선인은 타합이 자신들의 짐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끔찍하게 싫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대는 물론이고, 아이가 그를 쳐다보지도 못하게 한다. 이 짧은 장면에서 번호부락 사람들이 어떤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흙이 묻은 고기를 집어 드는 타합의 손에 피가 흐른다.
그것은 조선인의 것도, 여진족의 것도 아니다.그들은 영원히 조선에 섞일 수 없다. 그리고 섞이지 못함은 죄가 된다. 어떻게든 곁다리를 걸쳐보려 해도, 공물을 바치고 온갖 충성을 다해도 타합에게는 관직 하나 내려지지 않는다.
그들은 조선인과 여진족 사이에 고립되어 존재를 부정당한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 타합은 결국 파저위에게 ‘피를 배신한 밀정’이라고 낙인찍혀 죽임 당하고 번호부락은 몰락한다. 어떻게든 조선 땅에 머물고 조선인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했던 시대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홀로 남은 아신은 ‘독한 년’ 소리를 들어가며 그저 묵묵히 살아남는다.
아신은 아버지와 달리 ‘파저위에 대한 복수’를 목표로 설정한다.
조선에 속하고 인정받는 일 따위는 그녀에게 관심 밖의 일이다. 그저 복수 외에 그녀는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에 노예를 자처해 아무 대가 없이 궂은 일을 해도, 사람들에게 험한 꼴을 당해도 저항 한 번 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들에게 ‘사람 대우’ 받기를 포기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타합이 첫 장면에서 돼지를 썰던 것, 아신이 돼지우리를 거처 삼아 자던 점을 생각하면 고통이 대를 이어 계속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번호 부락은 끝끝내, 죽어서까지도 애도조차 받지 못하는 ‘오랑캐 마을’ 일뿐이다. 추파진에게 타합과 아신의 희생은 지극히 당연하고 사소한 일에 불과하다.
사실 아신은 계속 괴물이었다.
가족과 마을을 잃은 날, 아신의 마음에는 분노의 싹이 텄다. 저 대신 복수를 해달라고 민치록을 찾아갔으나, 민치록 역시 자신이 복수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아신은 꾹꾹 눌러 담아 참아오던 분노를 터트린다. 복수를 시작한다.
“조선땅과 여진 땅에 살아있는 모든 걸 죽여버리면, 나도 당신들 곁으로 갈 거야.”
괴물로 변한 번호부락 사람들은 아신의 내면을 그대로 표출한다.
추파진 군사들이 아신이 마을 사람들의 시체를 모조리 묻고 왔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나 실은 아신이 생사초를 먹였다가 모두 괴물로 변한 상태였다. 그 사실이 마지막에야 드러나는 이유도 아신의 심경변화에 있다. 그녀는 산짐승을 잡아다 주며 그들을 보살펴왔다. 하지만 그들이 원한 것은 사람의 피와 살이었다.
마찬가지로 아신은 조선이 파저위에게 복수를 해줄 것이란 헛된 희망과 믿음으로 자기 내면의 분노를 다스리고 있었다. 남들 눈에는 그저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제 나름대로는 분노가 튀어나오지 않게 참는 것뿐이었다. 결국 그녀가 원했던 것은 번호부락을 몰락에 빠트린 모두의 피와 살이었던 것.
음식을 나눠먹고 웃음이 가득하던 번호부락은 더 이상 없다. 아신 역시 안다. 행복했던 그 시절은 그저 기억 속에만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 그녀에게 남은 것은 오로지 뜨거운 분노와 차가운 복수심뿐이다.
아신은 생사초를 먹지 않았으나, 결국 피와 살을 취하는 괴물이나 다름없다.
번호부락의 ‘번호’는 ‘울타리 번’, ‘오랑캐 호’ 자를 쓴다. 이를 의역하면 ‘북방 경계에 울타리를 이루고 사는 오랑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결국 번호부락이라는 단어조차 그들을 오랑캐로 낙인찍고, 그들을 울타리에 가둬 북방에 고립시키며, 조선인과의 선을 긋는 말이었던 것이다. 이쯤에서 묻고 싶다.
아신을 괴물로 만든 것은 과연 누구냐고.
진짜 울타리에 갇혀있던 것은 누구였느냐고.
피의 역사, 그 시작
감상평
이창과 서비를 만난 아신을 기대했는데, 내심 아쉬웠다. 하지만 킹덤 프리퀄이라니 재미없을 수가 없다. 이쯤 되니 작가 양반 진짜… 이 모든 걸 설계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빨리 킹덤 3도 내놔요.
아, 올 때 시그널 2도 같이…어쨌든 킹덤은 ‘피’라는 단어가 늘 관통한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있다.
이창과 아신의 만남이 기대되는 이유도 그렇다. 쉽게 비유하자면 해원 조 씨가 슬리데린 같이 적법한 혈통, 순수 혈통을 중요시하는 편이라면 이창은 그리핀도르 타입이랄까.
마땅히 권력을 잡아야 할 핏줄이 없다고 믿는 이창이니만큼, 마땅히 죽어야 하는 핏줄 또한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창이 아신과 대립하더라도, 분명히 아신을 괴물로 여기지만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선다.
아신전은 피의 역사, 그 시작을 향해 간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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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히든페이스> 2차 예고편
실종된 약혼녀 ‘수연’의 행방을 쫓던 ‘성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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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효자> 메인 예고편
저 세상 엄니가 ‘좀비’로 돌아왔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닥친 태풍 소식에 5명의 형제들은 함께 산소를 찾아간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 부서진 관 사이로 엄마의 시신이 온데간데 사라졌다? 알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 집으로 돌아오자 ‘좀비’로 변한 엄마가 이들을 기다리는데! 이렇게 된 이상, 본격 효도에 들어간다! 불효자들의 좌충우돌 효도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