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4-10-03 23:17:57
[BIFF 데일리] 그 자리는 과연 영원한가
영화 <하베스트> 리뷰
DIRECTOR. 아티나 레이첼 창가리
CAST. 케일럽 랜드리 존스, 해리 멜링 외
PROGRAM NOTE.
짐 크레이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티나 라켈 창가리의 <하베스트>는 폐쇄 위기에 처한 이름 없는 마을로 우리를 데려간다. 영화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월터는 그의 젖 동무이자 마을 지주인 마스터 켄트와 함께 이 외딴 마을에 정착했으며, 배타적이고 미신에 집착하는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이성과 분별을 지닌 인물이다. 7일간에 걸쳐 마을은 화재를 겪고, 추수 잔치를 벌이며, 외지인들을 핍박하고, 새로운 지주를 맞이하더니 결국 고향을 등지고 떠나게 된다. 감독은 하나의 마을이 서서히 몰락하는 모습과 한 시대의 고통스러운 종말, 그리고 삶의 방식이 비극적으로 사라지는 과정을 35mm 필름에 담아낸다. 신(新)국수주의가 떠오르는 가운데, <하베스트>는 추방과 강제 이주로 이어지는 지독한 외국인 혐오와 불관용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강렬한 우화이다. (박가언)

디지털 기술이 계속 발전하지만, 필름 특유의 아름다움은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영화 <하베스트>가 그렇다. 테두리가 거뭇거뭇하거나 불그스름한 흔적까지 고스란히 스크린에 올린 이 영화는, 필름을 통해 다소 중세적이고 목가적인 마을의 아름다움을 구현했다. 우화를 참 우화로 만드는 건 이런 검박해 보이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영화가 시작하면 곡식이 바람에 흔들리고, 그 사이로 사람의 손이 올라온다. 이제 막 날개를 펴는 나비에게 후 숨을 불고, 까만 흙이 낀 손톱으로 이끼를 만지다 못해, 이끼를 베어 물고 나무 옹이에 혀를 넣기도 하다가 급기야 알몸으로 물에 들어간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거하는, ‘인위적으로 아름다운 자연’이 아닌 흙 낀 손톱처럼 자연 그대로인 모습을 향유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장면은 화재로 이어진다. 이 영화는 들판에 산들거리는 꽃이나, 쓰임새를 하나하나 일러주는 나무와 풀들, 거기서 양털을 꺾고 노동요 부르며 농사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 얼핏 옛 유럽 그림엽서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그러나 이 영화 속 사건들은 등락(登落)의 폭이 매우 크고, 그 낙차마다 사람을 놀라게 한다.

외지인은 누구인가
이 영화에는 여러 차례 외지인이 등장한다. 그중 절대다수가 트레일러에 등장하는데, 형틀에 묶여 있는 사람들과 말을 타고 오는 사람들이다. 마을 토박이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외지인을 믿지 않으며, 어떤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합리적 판단보다는 익숙한 사람인지 아닌지의 잣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합리적 판단을 할 만큼의 시간조차 두지 않는다.)
오프닝 시퀀스의 남자이자 중간중간 서술자로서 내레이션을 하는 월터는 한편으로 주민들의 삶이 배부르고 취한 짐승들 같다고 자평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삶을 꾸려 가고 있다. 그나마 마을 사람들에 비해 외지인에 열려 있는 사람이 그다. 형틀에 묶인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베풀고 싶어하고, 이름을 묻고 싶어한다. 이 마음은 마을 사람들뿐 아니라 형틀에 묶인 사람들에게조차 조롱을 받는다.
이 영화에서 “belong”은 주요하게 반복되는 단어다. 마을의 아이들은 동네의 경계를 따라 걷다가 경계를 알리는 돌에 머리를 찧음으로써 자신이 어디에 속했는지를 똑똑히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을 외지인에게는 시키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단단한 소속감은 기반 논리가 깊지 않다. 외지인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이들의 계급이나 상황이 계속해서 다양해짐에 따라, 주민들이 외지인을 대하는 이들의 태도도 자반 뒤집기 하듯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물론 외지인의 말 또한 정답은 아니다. 동네를 “개선”하겠다며 소득 증대의 꿈을 꾸는 새로운 주인, 조단의 말은 아마도 인클로저(enclosure) 운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전체의 소득이 증가하고 모든 게 좋아질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조단의 계획이 성공하려면 농민들은 일자리를 잃고 토박이 동네를 떠나야 한다.
전통은 무조건적인 혁신으로 깨부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문을 닫아걸고 타인을 거부한다고 순수하게 계승할 수도 없다.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으로 넉넉한 사회만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 계속되는 외지인들의 등장 앞에 우왕좌왕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식민지로 물들었던 20세기 어떤 국가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지도는 어떻게 생겼는가
월터는 세계를 동심원형으로 인식한다. 지도 제작자 얼이 개인적으로 작업한 동심원형 지도를 보여주었을 때 “최고의 지도”라고 반가워한 것도 그래서다. 둥근 동심원형은 사방으로 잔잔한 파동을 퍼뜨리며, 설령 영역이 조금 겹쳐도 서로에게 뾰족하거나 유해하지 않다. 넉넉하고 너그럽고 부드럽다. 그러나 동심원형 제도는 얼의 개인 작업일 뿐, 그에게 의뢰되는 작업은 격자 무늬형 지도다.
네모반듯하게 구획을 자른 그 지도상에는 사람이나 나무를 표시할 필요가 없다. 그 지도에서 중요한 건 대략의 위치와 구획당 키울 수 있는 양의 수 정도일 것이다. 월터가 반박하듯 그 땅의 물과 흙, 심지어 땅을 돌아다니는 소의 특성까지도 확실히 알고서 그리는 동심원형 지도와는 전혀 다르다. 월터는 단박에 본질을 꿰뚫어본다. 그건 우리를 납작하게(flatten) 만든다고. 동심원형을 강제로 격자 모양에 쑤셔 넣으려면, 원의 가장자리는 잘라내야 한다. 그렇게 세상의 여백으로 밀려나는(marginalized) 사람들이 생겨난다.
우리가 보는 대부분의 세계 지도는 메르카토르 도법을 이용한다. 항해용으로 유리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아프리카가 너무 작게 표시되어 있다. 실제 아프리카 대륙은 미국과 중국과 인도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훨씬 큰데, 실제로는 아프리카보다 훨씬 작은 그린란드가 더 커 보일 정도이다. 나름의 장점이 있어 활용한 도법이기도 하지만, 제국주의 시대 영국 같은 국가들이 좀더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 많이 사용한 측면도 있다.
월터는 세계를 동심원형으로 인지하는 사람이기에, 외지인을 받아들인다. 그는 어찌 보면 한국 근대 소설의 무력한 농민 가장들과도 닮은 측면이 있다. 격자식으로 잘려 나가는 세계에서 한 줌 흙을 놓치지 않는, 그러나 다른 사람들처럼 서로에게 손가락질을 하지도 않는. 손가락질이 심긴 곳에서 비극이 피어난 곳을 보고도 흙에 씨앗을 심는 마음. 격자식 지도에 너무 익숙해진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마음 때문에 누군가는 영화를 만들고 누군가는 극장에서 두 시간씩 앉아 영화를 본다. 씨앗을 심고 거두듯이.

그 자리는 과연 영원한가
나그네는 영원히 나그네이고, 토박이는 영원히 토박이인가. 자리는 쉽게 뒤집힌다. 어쩌면 저기 저 사람의 어제는 나의 오늘과 비슷했을 수 있다. 나의 내일이 저 사람의 오늘이 되지 말란 보장은 없다. 격자식으로 횡과 종을 마구잡이로 갈라 서열화하는 지도를 떠나, 둥근 원형의 지도를 마음에 품어야 하는 이유다.
비록 월터가 그 동심원을 실행한 방법이 (이 또한 정말 너무 한국 근대 소설의 무력한 농민 가장 같은) 무위라는 점에서 조금 의아하면서도, 그가 보여준 걸음의 방향에만큼은 고개를 끄덕여 본다.
10/03 16:3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상영코드 066)
10/08 20:00 CGV센텀시티 4관 (상영코드 395)
10/09 14:00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상영코드 433)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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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밀한 해방에 관한 탐구생활
사람들이 누구나 상상해 볼 수 있는 성적 호기심에 대한 근본을 숨김없이 까발리는 날카로운 이야기를 보여주며 매 순간마다 쾌락에 대한 상호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키는 두 주인공의 끊임없는 대화에 가벼운 조소와 비아냥거림을 녹여낸 영화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리뷰입니다. 2013년 데뷔작 ‘52번의 화요일’로 30회 선댄스 감독상과 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소피 하이드 감독 신작으로, 영국에서 주로 TV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자이자, 각본가로 알려진 케이티 브랜드가 각본을 맡았습니다. 예고편이나 공개된 정보들의 경우에는 성에 대한 메시지인 듯한 분위기를 내지만 완전히 성적인 방향이 아닌 소재를 활용해 사회에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사회의 틀에 얽매인 삶을 탐구하듯, 이런저런 이야기로 따뜻한 포용과 위로를 통한 치유와 해방이라는 포인트를 향해가는 미묘함이 있습니다. 더불어 지금 세대의 많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기도 한 개인의 해방을 기본적인 욕망과 연결한 지점이 꽤 흥미로워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네요.
※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정보
난 평생 재밌거나 놀랄 만한 일을 못 해봤어요
중학교 종교 교육 과목 교사로 재직 후 은퇴한 낸시는 31년간 함께 한 남편을 2년 전에 떠나보냈습니다. 장성한 자식들은 모두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사느라 곁에 아무도 없는 삶이 무료하다고 느끼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자신이 단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한 것이 억울하다 생각이 든 그녀는 오랫동안 고민을 한끝에 퍼스널 서비스를 예약하고 호텔에서 상대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방으로 찾아온 매력적인 남자 리오 그랜드를 만나게 되는데...
예고편│ Trailer
원제 : Good Luck to You, Leo Grande
감독 : 소피 하이드│각본 : 케이티 브랜드
출연진 : 엠마 톰슨, 다릴 맥코맥, 이사벨라 래플랜드
장르 : 드라마, 코미디│상영 시간 : 97분│국가 : 영국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평점 : 로튼 토마토 신선도 94% 팝콘 85%, IMDB 7.1, 메타 스코어 78점
수입 : (주)퍼스트런│배급 : (주)무비다이브
개봉일 : 2022년 8월 11일
# 굿 럭 투 유, 리오 그랜드 평점
온전한 나를 해방시켜주는 퍼스널 서비스?!
배경은 거의 연극처럼 단순해서 호텔방 안의 소파, 침대에 앉거나 창문으로 보이는 날씨가 전부이지만, 마치 다른 객실인 것처럼 매번 다른 주제의 대화를 통해 전혀 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단순함은 주의를 산만하게 할 것이 없어 두 사람이 구축해가는 관계에 더 집중하게 만들고, 그저 바뀌는 날씨와 자연광, 조명 등만이 네 번에 걸친 만남으로 인한 변화를 대변합니다. 그리고 성에 대해 솔직해진 이들은 더 이상 관계의 복잡성에 연연하지 않지만, 재미있게도 육체적 관계에만 집중해 실망스러울 수 있을 흐름으로 가지 않고 두 사람을 통해 다른 숨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각자의 삶에 녹아있는 성향의 차이이자 사회가 만들어낸 틀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표면적으로 보여주며 그것이 어떻게 우리에게서 기쁨과 성취감을 빼앗는지 우회적으로 드러냅니다. 결국 리오는 낸시가 진정으로 편견에 귀를 기울이고 변화할 수 있도록 해주지만, 그녀는 리오의 직업에 대해 노골적인 무시로 감정적인 상처를 입히며 이 같은 대립을 극명히 보여주죠.
(남자배우 눈 색깔이... 원래 노란색인가 -0- 너무 매력 있는..)
신인에 가까운 다릴 맥코맥은 친절하고 개방적이며 재미있고 자신감 있는 비범한 캐릭터 리오 그랜드를 맡아 자기혐오, 과잉 감정, 편협하고 히스테리가 있을지도 모를 낸시의 엠마 톰슨과 미묘한 관계의 티키타카를 이어갑니다. 이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시놉시스대로 성적인 것이지만, 언뜻 보기에도 두 사람은 친밀감, 노화, 성적 쾌락의 중요성 등 매혹적인 철학적인 대화들로 장면을 꽉 채웁니다. 결국 욕망에서 비롯된 상호 쾌락의 주제를 서로 간의 계약으로 시험하지만, 성관계에 있어 자신과 타인을 동시에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묘하고 장난스러운 욕구, 필요, 동정심 등 여러 감정들을 탐구해 변화되는 자신들을 마주합니다.
작품은 단지 쾌락에 한정된 것을 말하지 않고 보다 확장된 개인의 행복, 치유, 해방이라는 부가적인 요소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31년이란 시간 동안 교사로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가진 사회적 무게감에 이루지 못한 섹슈얼 판타지 때문이 아니라 그로 인해 억누르고 감추는 게 당연했던 잊힌 자신을 레오로 인해 마주하는 일이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부끄러운 신체를 떠나 감정적인 또 다른 헐벗음으로 거듭나는 과정, 결국 틀어진 관계에서 다시금 재회하는 두 사람이 제한되고 폐쇄된 공간이었던 호텔방을 떠나 개방된 호텔 카페에서 마주한 것은 그렇게 감추고 싶었던 자기 자신을 이제 보여줄 용기가 생겼다는 것이겠죠. 그렇기에 그들의 마지막 만남은 꽤나 유쾌하고 뭉클한 여운도 있어 제목처럼 행운을 빌어주고 싶었습니다. 낸시와 레오가 관객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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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 크루즈
앞서 북미에서 1억 달러를 넘긴 <탑건: 매버릭>은 해당 부분 "톰 크루즈"의 21번째 작품이 되었다.
특히, 1980년대를 시작해 90년대, 00년대, 10년대, 그리고 2020년대까지 꾸준히 북미 1억 달러 작품을 발표한 유일한 배우이기도 하다. (23년에 개봉할 <존 윅 4>의 "키이누 리브스"도 이에 유력한 후보인데, 동기간 9편뿐이다)
그렇다면, 그의 역사에 있어 첫걸음을 떼어준 작품은 뭘까? - 재밌게도 전작 <탑건>이다.알다시피, "코로나19"로 개봉일이 2년이나 연기되었지만 제작 과정부터 쉽지 않았다.
보통 시리즈를 예고했거나 그렇지 않아도 성공을 했다면, 2-3년의 텀을 두고서 속편이 제작되나 이번 <탑건: 매버릭>은 36년이나 걸렸다.
이런 이유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촬영 기술의 한계였다. (미니어처 혹은 전투기에 실제로 탑승해 찍었다고 하더라...)
그렇기에 기술의 발전과 함께 속편 제작을 제의했으나 "토니 스콧"의 뜻하지 않는 비보에 첫 번째 속편 제작은 그렇게 무산되었다.하지만, 이는 하나의 도화선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톰 크루즈"는 <오블리비언2013>으로 합을 맞췄던 "조셉 코신스키"감독과 <잭 리처>와 <미션 임파서블>를 함께한 "크리스토퍼 맥쿼리"를 각본가로 섭외했고, 그 시절 함께한 "제리 브룩하이머"를 제작자로 모셔왔다. - 그때의 막내가 의제는 주축이 되어 모였으니 이만해도 영화다!1. 36년의 세월이 만든 가슴 찡함!
블로그에 게시한 6월 개봉작들의 기대 혹은 우려할 만한 점들을 먼저, 언급해 봤다.
해당 작품 <탑건: 매버릭>에 있어 '이 글을 쓰는 필자보다 더 나이를 먹은 전작을 아는 관객들이 있을까?'라는 문제를 지적했다.
결국, "톰 크루즈"라는 배우가 '다시, "매버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나 전편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는 일부러라도 전작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관객들에게는 <탑건: 매버릭>을 보기도 전부터 장벽이 생기는 것이고 이내 '과연, 그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이었을까?'라는 고민에 직면한다.결과부터 말하면, <탑건: 매버릭>은 충분히, 남는 작품이다. - 물론, 전편을 보지 않았어도 이야기 전개와 이해에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그럼에도, 전작을 꼭 챙겨봐야 하는 이유에는 전작의 "오마주"들이 상당히 많아 왠지 모를 찡함을 안겨준다.
어찌 보면, 2-3년의 텀을 두고서 제작되는 속편이 아니라 36년이라는 긴 세월이 만들어낸 오직 <탑건: 매버릭>만이 만들 수 있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아이스맨"의 "발 킬머"까지...)2. 재입대... 아니, 그건 또 싫다
그렇다면, 2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 전작의 장점을 계승하되 단점은 보완하는 것으로 시리즈 가운데, 가장 손쉬운 숫자이기도 한데, <탑건: 매버릭>은 이를 쉽게 보여준다.
<탑건>이라는 두 글자를 관객들의 가슴에 새겼던 전작의 액션은 이번 <매버릭>에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1인칭 시점 혹은 멀리서나마 전투기만을 보여줘 지금에서 본다면,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던 전작에 비해 이번 속편은 발전된 촬영 기술들을 보여준다.아슬아슬하게 비행기 사이로 파고드는 곡예비행도 있겠지만,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마하 10의 장면이다.
비행기의 면들을 타고 흘러가는 공기까지 보여줄 만큼 이 장면은 '<탑건>이 어떤 영화인지를 가장 잘 말해주는 장면이 아닐까?'싶은데, 이렇게 기술의 발전을 보여주는 영화이나 놀랍게도 이 영화는 구식스러운 영화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계기판에 적혀진 숫자만으로 땀을 쥐게 만드니까요!3. 사랑하는 방식은 구식 No! It's 클래식, I Got C (Feat. 개코 of 다이나믹듀오) - 거머리 (박명수, 프라이머리)
조금만 더 빠르게 혹은 좀만 더 버텨주길 바라는 등. 레버를 쭉 당겨보는 클리셰적인 장면뿐이고, 이를 연달아 보여주는 데도 속절없이 관객들은 속아넘어가기 일쑤이다.
이런 이유에는 보여주는 액션도 있겠지만, 전제하에 설명되는 상황의 역할이 크다.
물론, 계획대로 풀리지만은 않겠지만 그에 따른 변수까지 친절히 설명하고 이를 실현시키기까지 해 보는 관객들 입장에선 '알고도 당한다'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까?하지만, 이런 칭찬과 달리 캐릭터들 간의 이야기는 아쉬운 점들이 많다.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매버릭"과 "루스터", 죽은 "구스"의 아들이 붙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해당 영화에서도 "행맨"이 이들의 관계를 노출시키는 등 중요하게 보이지만, 생각보다 유야무야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이외에도 "행맨"과 "루스터", 전작 "아이스맨"과 "매버릭"의 관계로 겹치나 이 역시 크게 도드라지지 못하며 마무리된다.4. 이놈들, 아직 아니다!
물론, 이에 있어 항변을 하자면 해당 영화의 부제가 <매버릭>이니 "행맨"의 처지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루스터"가 "구스"의 죽음에 "매버릭"과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에는 진한 아쉬움이 생긴다.
어찌 보면, "톰 크루즈"는 아직까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의중이 느껴지는데 관객의 입장에서도 그의 고집은 환영한다!해당 영화에 있어 재밌는 사실을 찾아본다면, 1편의 개봉으로 그 해 공군과 해군의 입대율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질 만큼 홍보가 잘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북미 시사회 현장에서는 공군 입대 상담소까지 꾸려진 일도 있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이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만한 작품이 나올 수가 있을까? - 이에 대한 나의 답은 "절대!"이다.특정 직업군(군인 및 경찰 등)을 제외하고 개인적으로 총기 소유를 할 수 없다. (한다고 해도, 경찰서에 신고하고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해 길에 걸어가는 남자 한 명을 붙잡아도 십중팔구, 총기를 쏘는 것은 물론이고 분해 및 조립을 할 수 있을 만큼 총이 익숙하다.
그만큼 경직적이고 수적적인 구조의 군대를 접했기에 이들이 보여주는 낭만을 낭만대로만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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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흥행 기록 TOP 10
얼마 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2009)가 중국에서 재개봉해 단번에 2천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추가하며 루소 형제의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에 한동안 내줬던 전 세계 역대 흥행 수익 1위 기록을 되찾았다. <아바타>는 20세기 폭스 배급작이었으나 현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자회사가 되었으므로, 이번 중국 재개봉이 굳이 흥행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한 제스처일 것 같지는 않다. 소식이 들려오자 마블 스튜디오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축하하는 등 작은 이벤트 정도로 지나가는 분위기. 그래서 겸사겸사 글로벌 흥행 (수익 기준) 1위부터 10위까지 기록을 다시 살펴봤다.
*수익은 전 세계 합산(BoxOfficeMojo) 기준, 개봉일, 관람 등급은 북미 기준
*PG는 통상 우리나라의 전체 관람가, PG-13는 통상 15세 이상 관람가와 비슷
*국내 관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통계 기준
1위: <아바타>
*수익: 28억 3,367만 달러
*개봉일: 2009년 12월 18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62만 4,328명
2009년 개봉한 <아바타>는 북미에서 7억 6,050만 달러, 해외에서 20억 7,317만 달러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누적 수익이 28억 3,367만 달러가 넘는다. 한때 <아바타>의 기록을 넘었던 유일한 작품이 후술할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뿐이며 <타이타닉>과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제외하면 20억 달러를 넘은 작품이 없으므로 꿈의 수치라고 할 만하다. 아마도 이것을 넘어설 작품은 카메론 감독 본인의 <아바타 2>가 아니면 당분간 없을 듯하다. <아바타>의 북미 바깥 시장 매출 비중은 73.2%로, 10위권 작품 중에서는 <분노의 질주 7>이 기록한 76.7%의 다음이다.
2위: <어벤져스: 엔드게임>
*수익: 27억 9,750만 달러
*개봉일: 2019년 4월 24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397만 7,602명
<아바타> 이후 10년 만에 나온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북미 흥행 8억 5,837만 달러, 해외 흥행 19억 3,912만 달러의 성적으로 누적 수익 27억 9,75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누적 관객 1,397만 명을 기록하며 매출액 기준 북미를 제외하면 전 세계에서 중국과 영국 바로 다음의 흥행 순위를 나타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리뷰 '앞으로의 '마블'은 '엔드게임'을 넘어설 수 있을까': (https://brunch.co.kr/@cosmos-j/589)
3위: <타이타닉>
*수익: 22억 0,164만 달러
*개봉일: 1997년 12월 19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97만 1,780명
1997년작이 역대 흥행 3위에 지금도 올라 있다는 사실이 일단 가장 경이롭게 느껴지는 부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I'm king of the world!"라는 수상 소감으로도 유명한, 당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개봉 당시는 지금처럼 통합전산망이 없었으나 서울 관객 수 기준으로 197만 명 정도를 동원했다고 여러 기사 및 통계에서 언급되고 있다.
4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수익: 20억 6,84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12월 16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7만 3,879명
2015년 연말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일곱 번재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20억 6,845만 달러로 역대 4위. 국내에서도 32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이 시리즈가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수익: 20억 4,835만 달러
*개봉일: 2018년 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1,123만 3,176명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를 연이어 성공시킨 루소 형제 감독의 후속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0억 4,835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5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는 국내에서도 1,123만 명이 넘는 관객 동원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6위: <쥬라기 월드>
*수익: 16억 7,051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6월 10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554만 7,463명
2015년 여름 시즌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가 16억 7천만 달러의 수익으로 역대 6위. 국내에서도 554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본작을 연출한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속편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연출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2022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연출로 복귀할 예정.
7위: <라이온 킹>
*수익: 16억 5,787만 달러
*개봉일: 2019년 07월 11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474만 3,295명
<정글북>(2016)을 성공시킨 존 파브로 감독의 <라이온 킹>이 16억 5,787만 달러로 7위. 흥행에는 성공했으나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여러모로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국내에서는 474만 관객을 동원했다.
*<덤보>를 앞두고 다시 보는 디즈니 실사영화 흥행 정리(2019.03.13.): (https://brunch.co.kr/@cosmos-j/491)
8위: <어벤져스>
*수익: 15억 1,885만 달러
*개봉일: 2012년 04월 25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708만 7,068명
8위는 15억 1,885만 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거둔 2012년작 <어벤져스>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작품이 본격적으로 흥행 보증 작품처럼 자리잡는 데 큰 역할을 한 작품. 2019년작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MCU의 한 페이즈가 마무리 된 지금으로서는, 이런 큰 이벤트를 만나기 위해서는 다시 몇 년이 더 걸릴 듯하다.
9위: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수익: 15억 1,525만 달러
*개봉일: 2015년 04월 01일
*관람 등급: PG-13
*국내 관객 수: 324만 8,904명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일곱 번째 영화인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이 글로벌 역대 흥행 9위. 당시 배우 폴 워커를 향한 추모 분위기가 있었고 영화에 대한 좋은 반응도 더해지며 결국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지금도 기록되어 있다. 국내에서도 324만 관객을 동원했다.
10위: <겨울왕국 2>
*수익: 14억 5,002만 달러
*개봉일: 2019년 11월 20일
*관람 등급: PG
*국내 관객 수: 1,374만 7,792명
<겨울왕국> 이후 5년 만에 속편으로 나온 <겨울왕국 2>는 전편보다 약 2억 달러 가량의 수익을 글로벌 기록으로 추가했다. 14억 5천만 달러. 국내에서도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했다.
*<겨울왕국 2> 리뷰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 더 넓은 세상을 만나는 능력': (https://brunch.co.kr/@cosmos-j/924)
*11위~20위 영화도 아래와 같이 간략히 기록한다.
11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14억 280만 달러
12위: <블랙 팬서>(2018), 13억 4,759만 달러
13위: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2011), 13억 4,222만 달러
14위: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 13억 3,269만 달러
15위: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2018), 13억 1,046만 달러
16위: <겨울왕국>(2013), 12억 8,101만 달러
17위: <미녀와 야수>(2017), 12억 6,406만 달러
18위: <인크레더블 2>(2018), 12억 4,308만 달러
19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2017), 12억 3,600만 달러
20위: <아이언맨 3>(2013), 12억 1,481만 달러
언뜻 봐도 눈에 들어오는 사실은 상위권 대다수 작품이 디즈니(폭스 포함) 배급작이라는 점, 그리고 워너의 경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 이후, <아쿠아맨>(2018, 11억 4,848만 달러) 정도를 제외하면 글로벌 흥행 상위권 영화를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 정도다. 1위부터 20위까지를 함께 보면 디즈니 작품이 아닌 영화는 <타이타닉>(파라마운트), <쥬라기 월드>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유니버설), <분노의 질주> 7편과 8편(유니버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워너브러더스)까지 여섯 편이 전부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물론 루카스필름, 마블 스튜디오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디즈니의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
이제 단순 극장 수익과 관객 수가 아니라 OTT 등 극장 외 플랫폼에서의 인기도 고려해야 하게 되었고 흥행 수치가 전부는 아니지만, 극장에도 봄이 오길 기다리며 정리해본다.
* 본 콘텐츠는 브런치 김동진 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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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납치된 아내를 구하러 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윌은 리사와 함께 자동차의 기름을 충전하기 위해 주유소에 간다 윌이 기름을 충천하고 있을 때 잠시 화장실에 간 리사는 누군가에게 납치되고 윌은 사라진 리사를 찾기 위해 주유소 부근을 둘러본다. 아무리 찾아도 없는 리사를 찾기 위해 가까운 편의점 직원에게 CCTV를 보여달라고 하지만 안된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실종된 리사가 혹시 처가에 갔는지도 살펴본다. 그러나 리사의 행방을 알 수가 없어 답답한 윌은 수사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급한 마음에 경찰서까지 간다. 그런데 수사관은 애꿎은 윌에게 이상한 질문들을 던지고 책임을 돌리는데... 과연 윌은 자신의 아내인 리사를 무사히 찾을 수 있을까?
실종된 아내에 대한 행방을 따라가 보여주는 액션 영화!
리사는 윌과 결혼을 했지만 둘만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잠시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윌은 리사가 바람을 피운다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자신의 모든 방법으로 실종된 리사를 찾기 위해 총력을 다한다. 사실은 성공한 부자이면서 부동산 개발업자인 윌에게 무엇에 불만이 있었길래 리사는 그랬던 걸까? 결국엔 리사가 자신의 동창인 너클스에게 납치를 당하고 프랭크에게 끌려가게 되면서 윌은 그들의 행방을 뒤쫓게 된다. 수사관도 편의점 직원도 자신에게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윌은 무기를 챙겨 너클스를 찾아가 무차별 폭행을 하고 납치한 뒤 차에 태우고 가던 중에 경찰의 단속에 걸려 도망을 간다. 한참 숲을 지나간 윌은 그곳에 마약을 제조하는 불법 시설이 있는 걸 보게 되고 그곳이 자신의 아내를 납치한 무리들의 집합소라는 것도 알게 된다. 너무나도 힘든 윌에게 왜 이런 시련이 주어졌을까? 이 영화는 자신의 아내를 납치당한 어느 남자의 복수극이자 통쾌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을 원망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는지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내를 납치당한 한 남자의
정의 구현 복수극!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리뷰를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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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를 잡기 위해 기꺼이 악마가 되다.
복수를 할수록 허무해지는 순간들은 당연한 악과 그렇지 않은 선 앞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왜?’라는 물음에 선뜻 대답할 수 없는 영화의 흐름이 ‘완전한 복수’에 대한 무의미함으로 다가온다. 수현의 계속되는 복수는 통쾌하지만은 않다. 광기의 충돌과는 별개로 그 공포 앞에서 끊임없이 두려움에 휩싸여야 하는 피해자의 고통을 마주 보아야만 하는 고통이 화면을 넘어 관객에게까지 다가오는 불편함을 영화의 상영시간 내내 느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마 장경철, 그로부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수현의 모습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절대적인 악 앞에 결코 생길 수 없는 개연성은 영화 안에서도 밖에서도 납득되지 않은 채 혼란을 가중한다. 특히 악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지나친 잔혹성이 납득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당연하게도 장경철은 무가치한 악의 존재지만 수현은 선을 대표하기엔 의뭉스러운 행동들이 일반적이라고 하기엔 당혹스럽다. 마주한 순간부터 악이 선을 빨아들인 걸까.
그 두 사람의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나며 복수를 하면 할수록 시원해지지 않는 마음과 내면의 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고통스럽게만 느껴진다. 폭력의 빈자리에 누군가의 고통만이 자리 잡아 있다면 무한 굴레는 결코 끊을 수 없는 족쇄가 될 것이다. 수현의 마지막 선택이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결말은 통쾌하면서도 동시에 사적 복수의 영역이 되풀이되며 거세게 휘몰아치는 장면이 연상된다. 잔인한 영화를 잘 보는 편이지만 끝까지 보기가 굉장히 꺼려졌던 영화였다. 가상의 존재로 인해 이렇게 불쾌하고 두려운 감정을 들게 하는 영화에게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었다. 악에 대한 이해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에 더 집중해서 보았던 영화 '악마를 보았다'였다. 영화의 비하인드 중에 최민식 배우가 살인마의 '살'자도 다신 안 하고 싶다고 했던 인터뷰가 있었는데, 엘리베이터에서 친하게 지냈던 이웃이 친근감을 표시하며 반말로 말을 건네자 '이 새끼 왜 반말을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본인에게 섬뜩함을 느꼈다는 일화다. 이렇게 장경철과 수현의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시원한 쾌감보다는 잔혹한 피폐함에 스며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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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3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셋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마블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부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신작 <피터 본 칸트>까지!
기대되는 작품들이 많은 이번 주,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ANT-MAN AND THE WASP: QUANTUMANIA
ⓒ 네이버 영화개요: 액션, 모험, 코미디, SF | 미국 | 124분
감독: 페이튼 리드
출연: 폴 러드, 에반젤린 릴리, 미셸 파이퍼 등
개봉: 2023.02.15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놉시스
슈퍼히어로 파트너인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과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까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 그곳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만나며,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모든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데… 2023년 첫 번째 마블 블록버스터 2월, 무한한 우주의 정복자가 깨어난다!
CINE PICK!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미지의 세계 '양자 영역'에 빠져버린 앤트맨 패밀리가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사상 가장 강력한 빌런이자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을 마주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최악의 위협에 맞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앤트맨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히트를 친 페이튼 리드 감독이 다시 한번 연출을 맡았으며, 완벽한 파트너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활약을 예고하는 폴 러드와 에반젤린 릴리의 협업이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앤트맨' 역의 폴 러드는 이번 영화가 앞선 1,2편과 마찬가지로 가족애를 중시하면서도 이번에는 훨씬 더 커진 스케일과 빌런 캉의 거대한 존재감이 남다를 것임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피터 본 칸트
Peter von Kant
ⓒ 네이버 영화개요: 멜로/로맨스 | 프랑스 | 85분
감독: 프랑수아 오종
출연: 드니 메노셰, 이자벨 아자니, 칼릴 벤 가르비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1972년 독일 쾰른, 유명 영화감독 피터 본 칸트는 그의 말이라면 죽는시늉까지 마다하지 않는 어시스턴트 칼과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오랫동안 피터의 뮤즈였던 여배우 시도니가 찾아와 피터에게 아미르라는 청년을 소개하고, 연인과 이별한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워하던 피터는 어린 아미르에게 첫눈에 반한다. 아미르에게 영화계의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하며 사랑을 고백한 피터. 성공한 유명 감독과 무명 배우는 서로에게 이끌려 동거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의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CINE PICK!
<피터 본 칸트>는 세계적인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의 신작으로, 오종의 작품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독일 영화의 전설이기도 한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영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을 오마주한 작품입니다. 제7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고, 국내의 경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이콘' 섹션에 초청되어 초고속 매진을 기록, 관객들의 추가 상영에 대한 문의가 쇄도해 추가 상영을 결정하는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미리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니발 라이징>부터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로빈 후드> 등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떨친 배우 드니 메노셰, 소피 마르소와 함께 프랑스 대표 미녀로 언급되며 프랑스인이 가장 좋아하는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한 이자벨 아자니가 출연하며, 주인공 칸트가 사랑에 빠진 무명 배우 아미르 역은 최근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레아의 7개 인생>의 주연을 맡고 <스캄 프랑스>에 출연하기도 했던 칼릴 벤 가르비아가 맡아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
Final Cut
ⓒ 네이버 영화개요: 코미디, 공포 | 프랑스 | 112분
감독: 미셀 하자나 비시우스
출연: 로망 뒤리스, 베레니스 베조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까멜리아이엔티
시놉시스
프랑스에서 각종 영상을 찍는 레미(로맹 뒤리스)에게 일본에서 이미 성공한 원 테이크, 생방송, 좀비 영화를 프랑스어 버전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가 들어온다. 레미는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을 위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우여곡절 끝에 촬영이 시작되지만 하나 둘 사고가 터지며 촬영 현장은 아수라장이 돼 간다! 하지만 레미는 절대 카메라를 멈출 수 없는데…
CINE PICK!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프랑스에서도>는 무성영화 시기를 다룬 흑백영화 <아티스트>로 2012년 아카데미 영화제 감독상, 작품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신작 영화이며, 저예산 제작비와 무명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로 일본 최초 개봉 시 2개 관에서만 개봉했다가 입소문이 퍼지며 제작비의 1000배가 넘는 극장 매출을 기록하는 역주행 신화를 쓴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의 리메이크작입니다. 2022년 칸영화제에서 비경쟁 개막작으로 공개되어 뛰어난 완성도와 재미를 선사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고, 프랑스에서는 개봉 당시 신작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좀비 공포 영화의 촬영 현장에 진짜 좀비가 나타나면서 배우와 스태프들이 진짜 희생되고, 그런 상황마저 영화로 담으려는 미친 감독 때문에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극 속에 '영화 속 진짜 영화 이야기', '가족애'까지 겹쳐지며 감동을 더한 영화입니다. 일본 원작과 달리 많은 제작비와 프랑스 최고의 배우들의 참여로 원작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작품성, 그러면서도 원작의 병맛 코미디의 재미를 잃지 않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어메이징 모리스
The Amazing Maurice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판타지, 모험 | 영국, 독일, 미국 | 94분
감독: 토비 젠켈
출연: 휴 로리, 에밀리아 클라크, 데이빗 듈리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블루라벨픽쳐스
시놉시스
신기한 능력으로 성공적인 사기 행각을 이어가던 모리스와 친구들! 4차원 소녀 ‘멜리시아’에게 정체가 탄로 나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도와 마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나선 그들은 세상을 지배하려는 절대악 ‘쥐마왕’의 음모를 알아채지만 뜻하지 않은 위험에 처한다. 가까스로 잡혀있던 ‘복숭아’를 구해낸 모리스와 친구들은 마을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멜리시아는 허당 피리꾼 ‘키이스’와 함께 쥐마왕에게 맞서기 위해 진짜 마술피리를 찾아 나서는데.. 쥐마왕의 정체는 과연 무엇? 그리고 모리스와 친구들은 무사히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CINE PICK!
<어메이징 모리스>는 올해 올해 선댄스영화제 공식 초청작이자 아동문학계 최고 권위로 불리는 카네기상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로 수상한 베스트셀러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전 세계 29개국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화제작으로, 사기력 만렙으로 불리는 미워할 수 없는 고양이 '모리스'와 상극 친구들의 완벽 협동작전을 그리고 있습니다. <알라딘>, <슈렉>, <코코>를 만든 흥행 드림팀과 <하우스> 시리즈의 휴 로리, <왕좌의 게임>으로 국내 팬층이 두터운 에밀리아 클라크의 더빙이 만나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스톰 보이
Storm Boy
ⓒ 네이버 영화
개요: 가족 | 오스트레일리아 | 99분
감독: 숀 시트
출연: 핀 리틀, 제이 코트니 등
개봉: 2023.02.16
배급: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시놉시스
외딴 해변가에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는 ‘마이클’. 무차별적인 사냥으로 어미를 잃은 아기 펠리컨 세 마리를 발견하고, 마을 원주민 ‘핑거본’의 도움으로 아기 펠리컨들의 집사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폭우로 바다에 빠진 아빠를 펠리컨 ‘퍼시벌’이 구하게 되고 이 사건이 매스컴에 관심을 받기 시작하자 펠리컨 사냥꾼들이 다시 해변가로 몰려드는데… 어느 날 찾아온 가장 특별한 ‘새’상! 끝까지 지켜 줄게!
CINE PICK!
호주에서는 국민 소설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는 콜린 티엘의 1964년 베스트셀러 소설 <Storm Boy>를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원작 소설은 한국에서는 <폭풍 소년>이라는 제목으로 수입, 출간되었으며 1976년에는 이미 영화화가 한차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환경 보호와 동물 보호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며 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돋보이며, 호주 남부 쿠롱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영상미와 광활한 자연의 아름다움, 마법 같은 이야기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또한, <샤인>, <캐리비안의 해적>, <킹스 스피치> 등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할리우드 배우 제프리 러쉬가 출연해 어른이 된 주인공 '마이클'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
Duda&Dada The Secret of HooHoo Island
ⓒ 네이버 영화개요: 애니메이션 | 대한민국 | 83분
감독: 최병선, 김지윤
출연: 이영아, 장경희, 엄상현 등
개봉: 2023.02.15
배급: (주)NEW
시놉시스
두다를 위해 친구들이 뭉쳤다! 후후섬에 가기 위해서는 신비의 꽃, 빛나는 크리스털을 찾아야 해! 우리 핑카 타고 모험을 떠나볼까? “우와! 전설의 눈토끼 마을에 도착했어!” 뭐? 보름달이 뜰 때마다 용이 내려와 아기 토끼들을 데려간다고? 용으로부터 아기 토끼들을 구하고 후후섬에 가기 위한 보물들을 얻어야 해! 다들 함께 할 준비됐지? 다 함께 두다다다 출발 =3=3
CINE PICK!
영화 <두다다쿵: 후후섬의 비밀>은 엄마의 기억을 찾아 후후섬으로 모험을 떠난 두다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롤러코스터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두다다쿵'은 호기심 많은 두더지 두다가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탐험하며 세상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선사하여 방영 당시 EBS 방 시청률 유아동 부문 1위를 차지한 국내 대표 유아 애니메이션으로, 프랑스, 일본, 중국, 러시아, 남미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며 140개 채널에서 방영,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애니메이션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보다 더욱 넓어진 세계관과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다와 친구들의 스펙터클한 모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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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부대 - 밝은 화면속에서 활동하는 음지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재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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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로드 된 영상입니다! :)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불법은 아니에요. 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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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틀 오퍼레이션] 끝장리뷰 | 영국을 향한 상남자의 과격한 애정표현 | 코트 의미 | 가장무도회, 프랑켄슈타인, 유대인 해석
(영화 [언젠틀 오퍼레이션](2025)은 씨네랩 측에서 제공한 시사회권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언젠틀 오퍼레이션](2025)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두 개의 태도 Chapter 2 가장 무도회, 유대인 00:00 언젠틀 오퍼레이션 01:47 두가지 태도 02:37 코트 의미 04:57 가장무도회 05:50 프랑켄슈타인, 유대인 06:46 별점 및 한 줄 평 07:05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틀오퍼레이션 #언젠틀오퍼레이션리뷰 #언젠틀오퍼레이션영화 #언젠틀오퍼레이션해석 #언젠틀오퍼레이션후기 #영화언젠틀오퍼레이션 #가이리치 #헨리카빌 #TheMinistryofUngentlemanlyWarfare #TheMinistryofUngentlemanlyWarfaremovie #TheMinistryofUngentlemanlyWarfarereview #GuyRitchie #henrycav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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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론칭 예고편
양자경이 양자경과 양자경으로 세상과 가족을 구하는 영화? 화제의 멀티버스 액션 코미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10월 12일 개봉 확정 & 론칭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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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킹메이커> 티저 예고편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 앞에
그와 뜻을 함께하고자 선거 전략가 ‘서창대’가 찾아온다.
열세인 상황 속에서 서창대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선거 전략을 펼치고
‘김운범’은 선거에 연이어 승리하며, 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후보까지 올라서게 된다.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고 그들은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던 중 ‘김운범’ 자택에 폭발물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로 ‘서창대’가 지목되면서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는데...
치열한 선거판,
그 중심에 있던 두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