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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비됴2024-10-06 23:36:06

야생 로봇이 전하는 두 가지 눈물!

<와일드 로봇> 리뷰

눈물이 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드림웍스를 사랑했던 팬들이라면 <와일드 로봇>은 자연스럽게 눈물을 훔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불시착한 외딴섬에서 엉겁결에 새끼 기러기를 키워야 하는 가사 로봇의 모성애는 물론, 이 작품이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들이 자체 제작하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사실이 뭉클함을 전하기 때문. 만약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30주년 작품에 걸맞은 영화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YES!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로봇 영화가 아니다. 

 

 

 

 


‘쿵’ 하고 뭔가가 떨어진다. 놀란 해달 가족이 버튼을 눌러 ‘짜잔’ 하고 등장한 건 ‘로줌 7134’ 일명 로즈(루피타 뇽오)다. 인간들의 편의성을 위해 탄생한 이 로봇은 배송 도중 악천후 때문에 외딴섬으로 불시착한 것. 가사 로봇으로 프로그램되어 있는 로즈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으러 다니지만, 그 대상을 찾기 힘들다. 사람 대신 다양한 동물이 사는 이 섬에서 로봇을 원하는 이는 없기 때문. 이 상황에서 로즈는 불의의 사고로 기러기 둥지에 홀로 남겨진 알을 발견한다. 갓 부화한 아기 기러기 브라이트빌(키트 코너)은 처음 본 로즈를 엄마로 여기고 계속 따라다닌다. 수만 가지의 지식이 입력되어 있지만 엄마 되기 프로그램만 없었던 로즈는 불순한 의도로 접근한 조력자 여우 핑크(페드로 파스칼)의 도움을 받으며 쉽지 않은 양육을 해나간다. 

 

 

 

 


‘과연 심장과 감정이 없는 로봇이 기러기를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는 <와일드 로봇>은 유사 모자로 나오는 로봇 로즈와 새끼 기러기 브라이트 빌의 관계와 성장에 주목한다. 엄마가 될 운명을 알지 못했던 로즈는 이를 받아들이고,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처음 말끔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수많은 흠집과 녹슨 모습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힘듦과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이런 로즈 덕분에 브라이트빌은 조금씩 커나가고, 가까워진 둘의 관계만큼 이들은 성장한다. 

 


이는 브라이트빌이 기러기 무리에 합류해 이동하는 과정에 잘 담겨 있다. 선천적으로 몸집이 작고 날개도 짧아 비행이 어려운 브라이트빌은 밤낮없이 훈련시키는 로즈 덕분에 기러기 무리에 합류 후 더 넓은 세상으로 힘차게 날아간다. 이 모습을 통해 영화는 기술에 따른 문명이 발달함에도 돌봄과 성장에 따른 교육은 고유의 인간 또는 생명체들만이 할 수 있다는 걸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이 부분은 AI에 점점 의존해 가는 현대사회에 큰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전한다. 

 

 

 

 


<슈렉>부터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드림웍스 표 아웃사이더들의 이야기는 이번 작품에도 이어진다. 동물 커뮤니티에 속하지 않는 로즈와 브라이트빌, 이들을 도와주는 핑크가 서로 의지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은 생김새는 달라도 서로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예상대로 이 메시지는 함께 살아가는 모든 동물에게도 전파되며, 후반부 섬에 닥친 위기를 한마음 한뜻으로 해결한다. 참고로 주요 인물들이 아웃사이더라는 점을 잘 표현하기 위해 로즈 역에는 루피타 뇽오, 핑크 역에는 페드로 파스칼 등 유색인종 배우들이 목소리 출연을 하는 건 우연이 아닐 듯하다. 

 


예고편을 본 이들은 느꼈겠지만,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아이언 자이언트> <천공의 성 라퓨타>가 생각난다. 국내 관객들은 무조건 <마당을 나온 암탉>도 떠올릴 듯하다. 부분적으로 기시감이 드는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말로 치닫는 과정은 새로움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관객은 알고 당한다.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 샌더스의 마법 같은 연출력 덕분이다.  

 

 

 

 


<드래곤 길들이기>로 드림웍스의 새 지평을 열었던 장본인이기도 한 감독은 소년 히컵과 용 투슬리스의 우정처럼, 로봇과 동물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연대를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감독은 브라이트빌에 헌신하는 로즈의 모습을 통해 <드래곤 길들이기>의 오마주를 바치는 장면도 선보인다. 

 


활공 장인이라 불리는 감독의 장기는 이번 영화에서도 잘 나타난다. 브라이트빌과 철새들의 활공 모습은 그 자체로 웅장한데, 특히 달리는 로즈의 팔 위에 올라타 멋진 하늘을 향해 날개짓하는 브라이트빌의 모습은 장관이자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피터 브라운의 동명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작화로 구현한 동물의 모습, 광활한 자연 풍광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감독은 CG의 정교함보다 인상주의적 붓 터치가 살아있는 작화로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스크린이란 화폭에 옮겨 담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오롯이 느낀다. 

 

 

 

 


누구나 이 야생 로봇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마주하면 마음을 빼앗길 것이다. 아이들은 물론, 부모 또한 마찬가지.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감동을 얻고 의미 있는 눈물을 흘릴 것 같다. 특히 부모라면 브라이트빌처럼 과거 자립했던 그 순간, 그리고 자신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곱씹게 된다. 결국 성장은 혼자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말이다. 

 

 

 

덧붙이는 말: 앞서 소개했듯이 <와일드 로봇>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자체 제작하는 마지막 영화다. 재정적인 문제로 외주 비중을 늘려갈 예정이라 밝혔기에 이 영화는 그 의미를 더한다. 개인적으로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통해 드림웍스의 비상이 오래 지속되길 바란다. 

 

 

 

사진 제공: 유니버셜 픽쳐스

 

 

 

평점: 3.5 / 5.0
한줄평: 보일러 필요없는 아웃사이더들의 온기, 그리고 비상(飛上)! 

작성자 . 또또비됴

출처 . https://blog.naver.com/anqlepdl/223609346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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