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2024-10-29 23:31:27
스멀스멀 머리를 집어삼키는 공포
영화 <롱레그스> 리뷰
주요 내용
- 영화 소개, 줄거리
- 롱레그스 이름의 뜻
- 롱레그스가 뻐꾸기 소리를 내는 이유
- 사라진 트로피 머리의 의미. 사라진 무언가를 찾는 리
- 인형, 아래쪽 어디에나 사는 친구의 의미
- 엔딩 결말 해석
롱레그스 (Longlegs, 2024)
스멀스멀 머리를 집어삼키는 공포
개봉일 : 2024.10.30.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 공포, 스릴러
러닝타임 : 101분
감독 : 오즈 퍼킨스
출연 : 마이카 먼로, 니콜라스 케이지, 알리시아 위트, 블레어 언더우드
개인적인 평점 : 3.5 / 5
쿠키 영상 : 없음
주인공인 FBI 요원 ‘리’는 오직 감에 의존해 범인이 어디 있는지, 어디에서 악의가 풍겨오는지 찾아내는 남다른 능력을 갖고있다. 하지만 그걸 모르는 동료들은 여성 요원인 리를 존중하지 않는다. 리와 2인 1조가 된 남성 요원 피스크는 저 집에 용의자가 있다는 리의 말을 진지하게 믿지 않고 홀로 진입을 시도했다가 총을 맞고 사망한다. 살아남은 리는 용의자를 무사히 제압하고 사무실로 돌아온다.
이후 리의 육감과 요원으로서의 능력을 눈여겨보게 된 카터 수사관은 리에게 미제로 남은 일가족 살인 사건. 일명 ‘롱레그스’ 사건의 조사를 맡기고 리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긴 시간 매달린 결과 리는 피해자들의 공통점과 롱레그스의 알고리즘, 암호를 해독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 과정엔 석연치 않은 타인의 개입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롱레그스가 직접 리를 찾아왔다는 것이다. 롱레그스는 어떤 이유로 리를 찾아온 걸까. 리는 혼란에 빠지고 새로운 사건의 단서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의 내면은 궁금증과 공포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그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롱레그스>는 이런 예상할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을 암시하며 은밀하고 조용하게 관객들의 마음을 옥죄는 공포영화다. (점프스케어 장면이 많은 공포영화라기보단 서서히 조여오는 심리 스릴러, 오컬트에 가까운 공포 영화다.)
영화는 리의 주변에 작은 단서들을 뿌리며 천천히 관객들을 유인한다. 그리고 한순간에 신선하고 소름 돋는 장면들을 선보이며 도망갈 틈을 주지 않는다. 카메라는 인물 뒤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사운드와 배경, 배우의 움직임은 그 공간에 충분한 공포감을 채워넣는다. 다면이 노출된 공간, 어둠 속에 유일한 빛, 시선의 높이차, 고요하고 정적인 공간 등을 다양하게 활용한 연출들은 매번 신선한 떨림과 다음 순간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매 장면마다 스멀스멀 타고 올라오는 공포와 불쾌감. <롱레그스>는 이것의 기원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바닥으로 내려가고 또 내려간다. 그리고 그 끝에서 완벽하게 의도된 찌그러진 결말을 들어 보인다.
- 아래 내용부터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롱레그스 이름의 의미와 롱레그스가 뻐꾸기 소리를 내는 이유
롱레그스. 긴 다리라는 이름을 가진 그는 9-10살 사이의 소녀들만을 제물로 삼는 사탄 숭배자다. 성장을 마치지 않은 작은 소녀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다리와 상체 일부만 보인다. 그래서 그의 이름이 ‘롱레그스’인것이다. 롱레그스는 소녀들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무릎을 접으며 불쑥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괴기하고 공포스럽다.
롱레그스는 보통의 사람이라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말을 읊조리며 다닌다. 그리고 말 중간에 뻐꾸기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는 그가 뻐꾸기와 비슷한 습성을 가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를 빼앗아 알을 낳는 습성이 있는 새인데 롱레그스의 범행 방식이 딱 뻐꾸기와 닮아있다.
그는 직접 소녀를 죽여 제물로 바치지 않는다. 간호사였던 리의 엄마가 의심받지 않고 악마가 든 인형을 배달해 인형이 집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악마가 사람을 조종해 일가족을 몰살한다. 그는 둥지를 짓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떠나는 뻐꾸기처럼 자신의 힘을 들이지 않고 악마를 풀어 손쉽게 한 가정을 파괴한다. 그 덕분에 롱레그스는 이름 외엔 이렇다 할 증거를 남기지 않고, 리는 이를 수사하며 ‘죽이긴 했지만 직접 죽인 건 아닌 사건’이라며 혼란에 빠진다.
사라진 무언가를 찾는 리와 리를 위해 무언가를 버린 엄마
머리가 부서진 트로피와 사라진 머리의 의미
리는 술을 마신 카터를 대신해 차를 몰고 그의 집으로 향한다. 카터 가족은 리를 살갑게 맞아주고 루비는 리를 자신의 방에 초대한다. 방을 둘러보던 리는 루비의 머리가 사라진 트로피를 발견한다. 루비는 트로피의 머리가 어딘가로 사라졌다고 하고 리는 루비를 바라보며 “그런 게 내 일인데. 무언가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롱레그스>는 리가 무언가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라진 머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리의 기억엔 구멍이 있다. 리의 9번째 생일 전날이었던 13일. 리는 롱레그스를 만났다. 하지만 리는 그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고 엄마는 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인지 그날 있었던 일을 알려주지 않는다. 생존자인 케리앤도 엄마도 모두 롱레그스와 어린 리를 기억하고 있지만 리에게만 그 기억이 없다.
리는 의심스러운 그날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기억과 어릴 적 살았던 집을 뒤진다. 엄마는 계속해서 그날에 대해 묻는 리에게 “네 모든 건 네 방 안에 있단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진다. 엄마의 말대로 방 안을 살펴보던 리는 오래된 박스 속에서 자신이 찍은 롱레그스의 사진을 찾는다. 덕분에 롱레그스가 체포되고 리는 그날의 기억을 어느 정도 되찾는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리가 얼핏 느꼈던 검은 형체. 롱레그스가 심어둔 악마가 아직 리의 머리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에게 악마가 있다는 단서는 영화의 초반부부터 꾸준히 제시된다. 리는 검은 악마의 형체를 보고, 생존자 케리앤은 리가 우리 집에 왔었다고 말하다 나중엔 리를 ‘더럽고 늙어빠진 천사년(다른 제물들과 다르게 9-10살을 훨씬 넘겼기 때문에)’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리는 엄마가 “요즘 기도는 하니?”라고 묻자 “기도한 적 한 번도 없어. 기도가 무서웠거든.”이라고 답한다. ‘모든 프레임에 악마의 단서가 심어져 있는 영화’라는 홍보 문구 그대로 정말 대부분의 프레임에 단서가 있었던 것이다.
리의 엄마는 악마의 단서와 자신의 머리를 찾아가는 딸과 반대로 악마의 단서를 열심히 지우고 자신의 머리를 버린다. 롱레그스라는 뻐꾸기가 리의 가족이라는 둥지에 낳고 간 악의 알은 둥지 주인인 엄마를 전부 갉아먹는다. 엄마는 리를 살리기 위해 사탄 숭배자 롱레그스와 한패가 되어 리처럼 14일에 태어난 소녀들을 죽인다. 리가 엄마의 집을 찾아갔을 때, 엄마는 벌써 리의 생일이 되었다며 14일을 ‘피를 흘리고 흘리던 날들이었다’고 회상한다. 리를 살리기 위해 14일 생일을 맞은 소녀들을 죽이고 또 죽였으니 그날을 피로 기억할 수밖에.
리의 엄마는 롱레그스와 함께 많은 소녀들을 죽이고 리와 닮은 인형을 돌려받는다. 그리고 엄마가 그 인형의 머리를 쏘자 리는 마침내 자신의 머리를 완벽히 되찾는다. 그 순간 쓰러진 리가 다시 침대에서 눈을 뜰 때, 카메라는 180도 뒤집어진 앵글로 시작되며 리가 이전과 다른 세상에서 다시 눈을 떴음을 알려준다.
엄마는 자신의 머리를 버리고 딸의 머리를 되찾는다. 그런데 이 희생은 전혀 아름답지도 숭고하지도 않다. 엄마는 다른 소녀들을 죽이지 않으면 우리가 지옥에서 영원히 뒤틀리게 될 거라며 절규한다. 그래서 수많은 소녀들을 죽인 결과 리와 자신의 인생이 안전해졌나? 그것도 아니다. 엄마는 리의 손에 죽었고 리는 머리를 되찾긴 했으나 그의 인생은 이미 제대로 뒤틀린 후다. 악을 따른 결과는 절대 아름다울 수 없다.
여전히 어디에나 존재하는 악. 엔딩 해석
부수지 못한 루비 인형
롱레그스의 말처럼 사탄과 악은 여전히 ‘아래쪽 어디에나 사는 친구’다. 악은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고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닥칠지 알 수 없다. <롱레그스>는 우리와 위아래로 마주 서있는 이 영악하고 소리 없는 악을 땅 위로 끌어올려 눈앞에 들이민다. 속지 말라고, 잊지 말라고 하는 듯이.
엄마의 뒤틀린 희생 덕에 리는 머리를 찾고 루비를 무사히 구해내긴 했지만 그는 총알이 부족해 루비의 인형을 부수지 못했고 악의 주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박멸되지 않은 이 악은 앞으로도 롱레그스 같은 뻐꾸기를 통해 여러 둥지를 옮겨 다니며 둥지의 주인과 가족들의 머리를 앗아갈 것이다. 상상만 해도 불쾌함과 공포감이 끓어오르는 엔딩이다.
*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참석 후 작성하였습니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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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동석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계속 롱런할 수 있을까?
첫 장면부터 어마 무시하게 등장하는 외인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김무열 분). 살인병기 빌런은 절제된 표정으로 대담한 살인을 하며 내재된 광기를 보여준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통쾌한 핵주먹과 툭 던지는 말에 웃음을 터지게 하는 마동석의 등장. 여기에 장동철(이동휘 분)과 장이수(박지환 분)가 가세하여 영화의 재미를 살린다.
<범죄도시 3>의 무술감독이었던 허명행 감독이 넷플릭스 영화 <황야>에 이어 메가폰을 잡았다. 무술감독 출신인 만큼 액션신에서의 연출과 편집이 훌륭하다.
최근 영화계는 고민 없이 가볍게 즐기는 이른바 '팝콘 무비'가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삶이 팍팍해지고 어두운 뉴스가 많은 세상이다. 관객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를 거금의 티켓값을 지불하며 보고 싶겠는가. 아무 생각 없이 곳곳에 잔재미를 숨겨 놓아 관객들이 잠시라도 지루해질 틈이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고 싶은 게다.
록키와 람보 시리즈에 이어, 다이하드와 스파이더맨, 엑스맨처럼 '시리즈'이기에 팬덤이 있고 극장에 걸리면 반드시 봐야 할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성룡이나 이소룡, 그리고 <가문의 영광> 시리즈처럼 <범죄도시> 시리즈도 내내 비슷한 플롯이 반복되면 관객들이 질리게 되는 일은 시간문제다.
시리즈의 태생적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같은 느낌인데도 무언가 다른 맛을 주어 관객에게 어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달콤하고 차가운 맛은 동일하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제작진이 공언한 대로 범죄도시가 8번째 시리즈까지 롱런하려면 꽤 정성 들인 적절한 변주가 필요하리라. 시리즈이므로 익숙한 전개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으나, 관객에게 진부함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빌런의 변주가 중요하다. 묵직하고 강하면서도 스피디한 액션을 갖춘 마동석은 상수(常數)이고 빌런은 변수(變數)다. 아이스크림에 비유하면 상수인 우유 아이스크림 보숭이에 바닐라, 녹차, 커피, 블루베리, 망고 등 독특한 맛으로 변주를 주어야 한다.
빌런을 한국인이나 동양인으로 한정하지 말고 냉혹한 백인 빌런을 쓰면 어떨까? 남성이 아니라 길복순처럼 여성 킬러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기승전 마동석 승리로 결말짓기보다는 마동석이 빌런에게 당하고 위기를 맞는 것으로 하여 다음 편으로 넘기는 건 어떨까?
한국 영화계가 낳은 꽤 괜찮은 시리즈가 오랫동안 인기를 구가하며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에 자극받아 창의적인 한국의 작가들이 더욱 중독성 있는 시리즈물을 세계 극장가에 내놓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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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의 실험실
줄거리
[1화]
BTS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미 홍단.
종전 선언은 급작스럽게 찾아왔고, 한반도는 경제협력 공동구역(JEA)을 구축해 공동 화폐를 쓰기로 협의한다.
홍단은 지체 없이 서울로 떠났지만, 꿈꾸던 것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돈과 직장을 잃은 채 업소에서 일을 하던 홍단은 포주와 일당들을 홧김에 죽이고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때 찾아온 '교수'는 그녀에게 함께 일할 것을 권한다. 그녀는 다른 일곱 명의 강도들처럼 '도쿄'라는 도시 이름으로 예명을 짓고 희대의 나쁜 짓에 기꺼이 참가하기로 한다.
그들의 목표는 JEA에 위치한 조폐국에서 4조 원을 훔치는 것. 사상 최대의 범죄가 시작된다!
[2화]
조폐국을 점거하는데 성공한 여덟 명의 강도단.
모든 것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으나, 조폐 국장의 스마트워치가 사건의 발단이 된다.
인질들은 어찌어찌 경찰과의 접촉에 성공할 뻔했다가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이 일로 강도단의 우두머리인 '베를린'은 '아무도 죽거나 다쳐서는 안 된다'라는 교수의 지시를 어기고 인질을 죽이라는 단독 행동을 밀어붙이는데...
감상포인트
국가 이름으로 별명을 지은 여덟 명의 강도, 각 나라 이름을 상황과 대비해서 지켜볼 것
남북이 종전 선언을 하고 공동 화폐를 쓴다는 특수한 상황을 참고
강도와 경찰들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으니 감정 변화나 협력, 갈등 관계를 유심히 보기
감상평
한국판을 보니 스페인 판 원작 종이의 집도 보고 싶어졌다. 특수한 상황을 통해 감독의 생각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드라마. 어디에선 논란이라고도 하고 어디에선 찬사를 받고 있다고도 하는데, 아직 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종이의 집 1화> 구간 정리
일단 1화는 강도들이 조폐국을 점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때 나름 반전?(사실 다 예상 가능하지만)도 있으니 참고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왜 교수가 그렇게도 의기양양한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조폐국에 일단 입성하고 경찰과 어떻게 대치하는지에 대한 내용이라서 1화는 전개되는 부분은 없다고 봐야 할 듯하다.
<종이의 집 2화> 구간 정리
2화부터 본격적으로 조폐국 내부와 외부의 상황을 번갈아가며 드라마가 진행된다.
교수는 1화에서 종이로 만든 조폐국 모형을 선보였듯, 복잡하고 거대한 어떤 모형을 만들어간다.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나오지는 않지만, 그가 협상을 할 때나 강도단과 연락을 취할 때마다 모형이 화면이 비친다. 표면적으로는 계획을 꾸미고 이 판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여유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깊숙이 파고들기 위해서는 '종이'라는 특수성에 대해 생각해 보면 된다. 종이는 앞면이든 뒷면이든 조금만 힘을 가하면 쉽게 찢어진다. 그러니 종이로 만든 집은 안에서든 밖에서든 아주 약한 힘으로 건들기만 하면 누구든 찢거나 무너트릴 수 있다. 조폐국은 철옹성처럼 굳건하게 서 있지만 결국 작은 힘에도 금방 무너질 정도로 약한 종이의 집이다. 화폐는 곧 종이이니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상징이다.
교수는 이 계획을 시작함에 앞서 '누구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걸었다. 그 말인즉슨, 종이로 만든 약한 조폐국이 무너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아무런 힘도 가하지 않으면 되지 않는가. 그 의문에 같이 보고 있던 영화 평론가님(aka 남친)은 이렇게 답했다.
"교수는 지금 실험을 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 조폐국 내부로 들어가 보자. 수많은 남한 사람, 북한 사람이 존재하고 그들 사이에는 중국인과 미국인도 등장한다. 사실 국적을 따지고 들자면 이야기가 너무 쉬워진다. 조폐국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여러 힘이 견제하고 있는 위태로운 한반도를 두고 남북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실험이기도 하다. 아마 수많은 나라의 도시 이름을 대비해서 보면 쉽게 이해가 될 듯하다.
별점
★★★★(4.0 / 5.0)
아직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흥미로운 시선의 작품이다.
과연 앞으로 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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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고민을, 현대의 방식으로
<문라이트>, <미드소마>, <플로리다 프로젝트>, <미나리> 등 대중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가진 힘이 굉장한 웰메이드들을 배출해낸 ‘A24’는 트렌디한 굿즈들과 더불어 현재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배급사이자 제작사이다. 나또한 그런 A24랑해를 외치며 A24의 신작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시사회 소식에 휴가까지 쓰며 코엑스 돌비시네마를 향해 달려갔다. 게다가 ‘다니엘스’로 불리는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말도 안되는독특한 전작<스위스 아미 맨>을 연출하고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대성공 이후 유니버셜 픽쳐스와 5년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하니 두감독과 A24의 콜라보가 다소 예측 불가했다. 또한 비평가 평론 위주가 아닌 MZ세대의 씨네필 성향이 강한 ‘레터박스'라는 영화 평론 사이트에서 해당 영화는 <대부>를 제친 <기생충>을 제치고 역대 평점 1위를 달성한다. 그리고 북미 평론가 선정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현재 강력한 아카데미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미국에서 입소문을 타고 성공해 국내에 상륙했지만 이러한 소식들이 전해지는 동시에 제목 음차번역 이슈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방구로 구원을 이루는 독특한 이야기를 그리던 감독이, 대체 멀티버스를 어떻게 그려냈길래 이렇게들 난리일까, A24는 어떤 이유로 이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중년의 이민자 여성이 연결되어 멀티버스(다중우주)를 통해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자신과 연결되고 이을 통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이다. 남편과 딸,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빨래방을 운영하는 에블린은 세무당국의 조사에 응하게 된다. 게다가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고 갈등에 소통을 겪는 딸과의 관계에 시달리던 도중, 멀티버스의 자신과 만나게 된다. 영화가 다루는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가족 내에서 ‘엄마로서의 삶, 두 번째는 에블린 ‘본인의 삶'이다. 간단한 이야기인듯하지만 이 두 소재 자체가 어찌 보면 상충하며 또 하나의 소재를 만들어 내는 듯하다. 엄마로서의 살아가는 삶에서의 남편과 딸과의 관계는 쉽지 않다. 딸의 존재는 에블린 ‘인생의 방해꾼’이자 ‘다음 세대의 나’처럼 보여진다. 멀티버스를 통해 만나게 된 빌런 ‘조부 투파키'는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다. 평범한 엄마를 살기에 새로운 이해를 요구하며 갈등을 발생시키지 않는 딸은 그 어떤 엄마에게도 엄마의 역할에 있어 빌런이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자신과 같은 경험을 겪게 하고 싶지 않은 자매이기에 에블린은 그 빌런 조부 투파키를 포기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이 관계를 발생시킨 남편과의 관계 어떠한가. 가장 큰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지점은 에블린이 멀티버스를 통해 알게 된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사는 에블린들에게 남편은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에블린의 인생에서 줄곧 플래시백 되던 20대 초반에 남편을 따라갔느냐 마느냐는, 말 그대로 인생의 갈림길에 놓인 가장 중요한 선택이 셈이 된다.
’멀티버스(다중우주)’는 최근 영화계에서 가장 핫한 주제롤 부상하며 다양한 영화들에서 이용하는 소재이다. 각 영화들이 모두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어떤 이유로 멀티버스라는 소재를 이용했을지, 그 효과는 무엇이었을지 고려해보는 것이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멀티버스라는 형식은 결국 기존의 타임워프를 통한 다른 삶의 갈래를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이 된다. 기존에 있었을지라도, 지금 멀티버스의 개념이 좀 더 확립된 이 시점에서 공개된다(만들어진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다니엘스는 원래 남성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할 계획이었으나 각본을 쓰는 과정에서 주인공을 여성으로 바꾸며 여성 가장의 이야기로 비틀어보기로 한다. 이러한 감독의 시선 덕에 스토리는 더 강력해지고 더 많은 호소력을 가질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결국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때 동시대에 살고 있는 이들을 상상한다는 것은 기존의 아이디어처럼 느껴지지만 새로운 형식에서의 시도는 다니엘스와 A24의 관계처럼 완벽한 합을 이루었다. 여성에 삶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주인공 에블린을 통해 보여줬다는 점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솔직한 고민을 생각할법한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데에는 대단한 능력이 있는 감독이 분명하고 생각하며 영화를 보고나니 완벽했던 박찬욱 감독의 한줄평을 인용하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야단법석 왁자지껄 아수라장 대환장파티에서 막 빠져나왔는데 거울을 보니 내 눈에 눈물이”
*본 리뷰는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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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커플의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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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202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안사는 점원 일을 하고 있지만 마트 매니저와의 불찰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되고 식당 보조 일을 하기 시작한다. 홀라파는 공장에서 지게차로 가스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일하다가 다쳐서 해고당하고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한다. 이 둘은 가라오케(노래방)에서 우연히 만났으며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다. 그러다가 둘의 만남은 우연에서 필연으로 바뀌게 되는데...
안사는 하루하루가 지겨운 일상이었고 마트 점원 일과 식당 보조 일을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홀라파도 타고난 술꾼이었으며 공장과 공사장에서 술을 마시고 일했다. 또한 홀라파는 자신이 담배를 많이 피워 폐암에 걸릴 것이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고 있었고 술 마시기만 좋아했지 딱히 연애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런데 안사를 만나고 알코올 중독에 빠진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술병에 있는 술을 세면대에 쏟아버리지 않나 일절 술에 대한 걸 완전히 끊는다.
사실 안사는 집에 초대해 밥을 먹을 때 홀라파가 지독한 술꾼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고 충고를 한다. 홀라파는 처음에 이 말을 듣고 안사가 잔소리꾼이라고 생각했지만 펍에서 나오는 노래와 가라오케에서 나오는 노래로 인해 자신이 살아왔던 인생 방식에 대해 고쳐먹는 계기가 되면서 천천히 술을 끊었던 것이다.
핀란드에서 만든 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무언가 딱딱한 분위기에 무뚝뚝한 대사인데 그래도 재미있었다. 일단 이 영화의 장점을 말하자면 핀란드의 헬싱키라는 도시에서 있을 법한 연애 이야기를 다뤘고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모두 노동자이다.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실이나 누구나 공감할 만한 노동 문제라든지 이런 걸 다뤘다.
필자가 시사회에 갔을 때 핀란드 주한대사가 직접 와서 무대인사를 했는데 핀란드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 한다. 그 이유는 자연과 같이 공존하고 연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있는 그대로를 보며 살아가는 핀란드 사람들의 행복함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렇기에 사랑은 낙엽을 타고라는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온 건 아니었을까?
남주나 여주나 노동자들이라서
노동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로맨틱한 코미디로 풀어낸 웰 메이드 영화!
※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써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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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우연 속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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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영화 <우연과 상상>. 얼마나 명작일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포스터 속의 싱그러운 배경 앞에서 두 사람이 손을 맞잡고 있는 장면이 굉장히 힐리을 줄 것만 같은 생각에 기대감을 품고 봤던 작품이었다.
영화 <우연과 상상> 시놉시스“마법보다 더 불확실한 걸 믿어볼 생각 있어?”
메이코는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친구에게 새로운 연애 상대 이야기를 듣는다. 여대생 나오는 교수 앞에서 그가 쓴 소설의 일부를 낭독한다. 20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츠코’는 그토록 만나고 싶던 동창생과 재회한다. 우연이 만들어내는, 조용히 아주 크게 움직이는 인생의 순간들이 있다. 이 영화는 그에 대한 상상의 결과물이다.
* 해당 내용은 네이버영화를 참고했습니다.
이 이후로는 영화 <우연과 상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연을 통한 회상
영화 <우연과 상상>은 3개의 단편 영화를 이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3개의 작품 모두 우연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내용이었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 친구가 지금 썸을 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전남친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내용과 비밀이 담긴 녹음 파일을 잘못된 메일로 우연히 보내 인생의 굴곡을 맞이하고, 우연히 만난 동창생이 알고보니 동창생이 아니었던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본 우연에 대해 다룬 작품이었다.
영화 <우연과 상상>은 이러한 우연한 만남과 사건을 통해서 각각의 캐릭터들은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있었다. 자신이 정말 전남친을 이제는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것인지, 과거의 인생에서 존중을 받으며 살아왔는지, 그리고 잊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해내며 행복했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한번쯤 그 시기와 현재의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의 자신이 어떤지 모든 에피소드마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는 작품이었다.
편견없이 다른 사람을 존중한다는 것
2번째 에피소드인 ‘문을 열어둔 채로’는 문학상을 수상한 세가와 교수와 그의 팬이자 대학에 조금 늦게 들어온 학생 나오의 이야기다. 가정이 있는 나오는 남편이 아닌 사사키와 열애를 하고 있었고, 사사키는 세가와에게 찍혀 학부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사사키는 나오에게 세가와를 음모에 빠트릴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의 파트너 사사키를 돕기 위해 나오는 세가와 교수를 방문하고, 그가 쓴 소설 속 정사에 대한 이야기를 낭독하면서 세가와를 유욕하고 자극한다. 하지만 순수 결정체였던 세가와 교수는 나오의 행동이 자신을 유혹하는지 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고,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혹시 그 파일을 전해줄 수 있냐고까지 나오에게 물어보나. 이 장면에서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가 떠올랐다. 마돈나가 유일하게 유혹하지 못한 사람이 마이클 잭슨이었는데, 한 일화에 따르면 어느날 마이클 잭슨을 유혹하기 위해 마돈나가 홀딱 벗고 다가갔는데 되려 담요를 덮어주며 추운 날씨에 벗고 있으면 안된다며 걱정을 해주던 순수결정체 마이클 잭슨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나오의 상황과 약점을 들으면서도 그 편견에 휩싸이지 않고 나오의 감정과 장점을 알아봐주며 끝까지 존중하는 그의 태도를 통해서 심지어 자신을 속이고 음해하려고 한 사람에게도 순수하게 대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저런것이구나를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내 비밀을 털어놓다
길가에서 우연이 만난 동창생의 이야기를 그린 ‘다시 한 번’. 그런데 알고보니 둘은 동창생이 아니었다. 그저 오랜시간 흘러 서로가 아는 사람으로 착가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해, 현재의 자신에 대해, 그리고 과거 자신이 꿈꿔왔던 것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된다. 정말 상대방에게 대해 단 한가지도 알고 있지 않는 사이인데도, 이렇게 순식간에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사실 엄청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 있고, 그 사람에게 나는 이런 사람인데 괜히 이런말을 꺼냈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어쩌나 하고 아예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오히려 처음보는 사람에게 비밀을 털어놓는게 더 쉬운 사람의 사람을, 그리고 그 비밀을 통해 급격히 가까워질 수 있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풀어내고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던 에피소드였다.
영화 <우연과 상상>은 평범한 우연을 그려냈지만 그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함을 잘 녹여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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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가 아쉬운 드라마 <괴이>
지난 4월 29일 Tiving의 오리지널 작품 <괴이>가 6편 전체 공개가 되었다. 이전 프리뷰에서도 언급했 듯이 2022년 가장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였던 만큼 개봉 전날 부터 굉장히 설레는 감정으로 기다렸다.
'귀불'이 주는 소재적 참신함은 어디로 사라졌나.
매력적인 배우들, 매력없는 캐릭터.
무게감 없는 지배력이 가지고 온 심각한 개연성의 오류.
? 드라마 <괴이>는 작품성이 너무 아쉽다.. 귀불이라는 이색적이고 특별한 소재가 있음에도 이야기 흐름이 너무 뻔하다. 사실 귀불이 아니고 뭐 인형, 책, 그냥 대놓고 귀신이나 악마가 그 자리를 차지해도 이야기 흐름에 전혀 문제가 없다. 귀신 들린 불상(귀불)에 대하여 그렇게 강조한 것 치고는 귀불 자체가 특별하지 않고 여느 오컬트물처럼 한 번 보면 저주를 내린다는 정도이니 소재에 대한 매력을 느끼기 쉽지 않다.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 않다. 배우분들의 연기는 좋았으나(특히 구교환 배우님) 모든 캐릭터가 직선적이고 평면적이다. 감정선이나 행동이 너무 직관적이라 다음 행동이 뻔히 보이고 어떤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들지 않는다. 특히 곽용주(곽동연 배우님) 캐릭터는 전형적인 빌런 캐릭터인데 연기를 떠나서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없다. 그냥 이야기 흐름을 위해 지속적으로 분탕치고 마지막엔 잔인하게 죽는 소비성 캐릭터다.
? 드라마 개연성 역시 아쉬운 부분이 많다. 가장 개연성의 문제를 주는 부분이 곽용주 캐릭터의 실종된 무게감에서 오는 지배력이다. 예컨대 <부산행>에서 김의성 배우님이 맡은 용석 캐릭터는 높은 사회적 신분을 배경으로 사람들을 정치질하고 배신하며 극한의 이기심을 필두로 빌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런 캐릭터를 두고 매력적인 짜증을 느낀다. 다만 곽용주 캐릭터는 그냥 사람을 팬다. 그렇다고 깡패나 싸움을 잘 하는 설정도 아닌게, 그냥 고등학생 정도의 어린 양아치에 불과하다. 진양군이 법과 질서가 한 순간에 무너진 디스토피아 상황이라 힘에 지배되는 환경도 아니고, 외부와 연락도 잘 되고 뻔히 군인들이 지키는 상황인데 양아치 고등학생 하나에 어른들이 벌벌 기는 모습은 어이가 없는 수준이다. 이것도 말도 안되지만 차차리 총이라도 한 자루 들여 주거나 싸이코패스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면 심각한 개연성 오류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까마귀 CG나 다른 요소들도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 CG는 기술적 문제의 한계가 있다하더라도.. 무언가 중요한 순간에 CG가 거슬리니 다소 작품에 집중력이 깨진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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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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