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4-12-13 14:15:38
오지 않는 속편을 기다리며
올 때까지 기다린다

다들 속편이 제작되기만을 기다리는 영화가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그중에서도 요청이 쇄도했던 <콘스탄틴>의 속편이 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 많은 팬을 기쁘게 했는데요.
<콘스탄틴>처럼 다른 영화들도 하루빨리 속편이 제작되기를 바라며 콘텐츠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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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밤> 심층 분석 1
[봄밤 포스터 - 출처 구글포토]
<봄밤>은 안판석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말했듯이 '새로운 시작'에 관한 드라마이다.
아이가 있는 남자 주인공과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 주인공.
멜로 드라마의 포인트는 첫째,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공감, 둘째, 그 공감을 기반으로 한 시청자들의 이입인데 두 주인공의 상황은 자칫하면 공감보다는 반감을 사기가 쉬워 보인다.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사랑이란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만나 설렘을 느끼고, 서로에게 끌린다는 이야기' 를 납득시키기 위하여 <봄밤>은 다양한 시각적 신호를 적극 활용한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봄밤>의 연출과 극본이 정인-지호-기석의 관계성을 영상을 통해 어떻게 정립하는지, 또 그를 통해 어떻게 정인-지호 관계의 필연성을 정립하는지에 대해 서술할 예정이다.
<봄밤>에서 정인-지호 관계의 필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바로 지호와 기석의 대비이다.
이는 3화 (32부작 기준 6,7화) 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정인, 지호, 기석은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각자의 지인들과 술자리를 갖는데,
이때 기석은 고급스런 오마카세에서 시윤과 사케를 마시고, 지호는 단골 칼국수집에서 고시생 친구와 칼국수를 먹는다. 정인은 동네 치킨집에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맥주를 마신다. 같은 화 후반부에서도 이러한 의도적 병치는 반복된다. 정인과 기석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시며 껄끄러운 대화를 해나가면, 같은 시간 친구와 동네 치킨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지호의 모습이 이어지는 식이다.
이와 비슷하게 드라마 초반부 정인과 기석의 만남 대부분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양식당에서 와인을 앞에 두고 일어난다. 정인은 1화부터 묘사되었듯이 가까운 사람들과 집이나 동네에서 소박하게 맥주를 마시며 웃는 것이 행복인 인물이다. 그와 달리 정인이 기석과 함께 있을 때 자신이 ’행복’이라고 명명한 것과 언제나 상이한 배경에 있음은 정인-기석의 관계가 기석의 질서에 더 크게 속해 있음을 드러낸다. 그래서인지 기석과 함께 있을 때의 정인은 항상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 반복되는 대비와 병치는 지호-정인이 기석-정인에 비해 더 결이 맞는 인물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지호-정인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주요한 연출적 장치로 쓰인다.
지호와 기석의 캐릭터 차이는 둘의 생활 공간의 대비를 통해 극명해진다. 드라마의 초반부 기석은 대부분 고층 빌딩의 통창을 통해 바깥을 내려다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주로 위(고층빌딩)에서 아래를 내다보도록 설계된 기석의 공간은 특유의 자만심으로 모두를 대하는 기석의 태도를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그와 달리 지호의 약국은 같은 통창으로 되어 있음에도 지상에 위치해 있으며, 기석의 사무실과는 달리 누구든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공사소음 등 주변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 자극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수평의 위치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며, 약국에 들어오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혹은 창을 넘어오는 주변의 환경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 이는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지호의 성정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드라마는 두 인물을 둘러싼 물리적 환경의 대비를 통해 정인이 원하는 '따뜻한 사람' 이 왜 기석이 아닌 지호인지를 피력한다.
사실 기석과 지호는 모두 자신의 과거로 인해 위축되고 억압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기석은 하고 싶었던 음악을 포기하고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며, 지호는 큰 상처를 지닌 채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이다. 그런데 왜 기석은 지호처럼 '따뜻한' 인물이 되지 못했을까? 시청자는 그 답을 10화 말미에서 찾을 수 있다. 주인공들의 세탁소 데이트를 목격한 지호 아버지는 둘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호 엄마를 집 안으로 떠민다. 그러다 과일을 떨어뜨린 지호 아버지를 지호 엄마는 얄밉다는 듯이 쥐어박는다. 카메라는 그런 둘의 모습을 호흡이 긴 롱샷으로 관조한다. 정인이 지호를 사랑하는 이유가 지호의 '따뜻함' 때문임을 밝힌 날 밤 지호의 부모님을 비추는 담담한 카메라는 지호의 부모님이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대등하고 인간적인 관계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나아가 지호의 따뜻함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훌륭히 설명한다.
반복되는 기석과 지호의 대비는 정인의 말마따나 지호와 정인이 '꼭 맞는 베게' 같은 관계임을 시각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주입하는 역할을 하며, 환승이별 혹은 바람으로 정의할 수 있는 두 주인공의 썩 떳떳하지만은 못한 관계에 정당성을, 적어도 이해와 공감의 여지를 부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중반부까지도 정인-지호의 관계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했다. 필자가 정인과 지호의 관계를 비로소 응원할 수 있었던 것은 쌓아왔던 둘의 감정선이 9화 (32부작 기준 17, 18화) 에 가서 빛을 발하고 부터였다. 다음 리뷰는 봄밤의 회차 타임라인을 따라가며 이 드라마가 어떻게 둘의 '불편한' 관계를 끝내 시청자들에게 설득하고 마는지를 탐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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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끝까지 사탄 숭배
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매우.
오컬트 요소가 짙다고 해서 무조건 싫어하는 건 아니다. 엑소시즘을 하는 등 주인공이 명확하게 악한 존재와 대립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맞서려는 시도가 있는 영화는 흥미롭게 보는 편이다. 주인공에게 나를 대입해서 보는 면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오컬트 요소의 영화들은 보통 악마와 같은 존재가 나도 모르게 스며들어 있는 경우다. 사건의 전후 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주인공의 기억이 흐릿한 탓에 내가 그런 사건사고를 겪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을 때 나도 같이 띠용해버리는 바람에... 엥, 이게 나였다고? 나도 이런 일을 겪었다고? 뭐 주로 이런 식이다.
더불어 이 영화는 영화 설명에도 그렇고 초반부에 꽤나 수사물인 '척'하는 경향이 있다. 척이라고 하는 것은 주인공이 사건을 전개시키는 과정 탓이다. 주인공인 '하커 리'는 FBI 수사원인데 첫날부터 감으로 때려맞히는 쾌거를 보여준다. 나름 선배처럼 보이는 짝이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탐문 레츠고' 하는데 'ㄴㄴ저 집에 범인 있음' 하는 식이다.
관객으로서 여기서부터 이 영화가 '수사물'은 아니라는 것을 나름대로 확인하게 된다. 주인공이 돗자리 깔고 감으로 때려 맞추는 게 수사물일 리가 없으니까? 근데 영화에서는 계속 FBI인 걸 강조하면서 수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사물이라고 하면 진실에 접근해가며 전개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수사 진척이 전혀 없다. 오히려 주인공에게 계속 진실이 다가오고 있다.
이 과정이 굉장히... 지루하달까. 어차피 주인공은 감으로 때려 맞출 것이고, 범인이 주인공 근처에 배회하고 있는데 좀 빨리 알려주면 안 되나, 하는... 질질 끌어서 답답한데, 결국 나중에 보면 이게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지롱! 하는 게 너무나 킹 받는 모먼트다.
내가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못 만들어진 영화는 아니다. 이런 식의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 같다. 다만 내가 열받는 건 수사물인 줄 알고 신났는데 결국 아니었다는 사실. 내가 싫어하는 건 그런 것일지도? 수사물 호빵인 줄 알았는데 반으로 갈라보니 오컬트 앙꼬를 숨겨놓은...
내 입장에서는 '악마'라는 존재가 그다지 엄청난 공포로서 다가오지 않는다. 애당초 종교도 없을뿐더러, 그런 경험도 없는 데다가, 동양권에서는 '귀신'의 존재를 더 크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화관을 나설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찝찝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서양권에서는 꽤나 무서울지 몰라도 나처럼 그저 동양권 공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호소력이 약하지 않을까, 싶은 영화였다.
*씨네랩의 초청을 받아 시사회에 참석 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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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FF 데일리] 선한 인물은 아니지만 비난할 수 없는 어떤 여자의 이야기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선정된 황슬기 감독의 <홍이>는 2022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작이다. 사회의 불안정한 현실과 개인의 내면적 갈등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인물들이 얽힌 이야기인 만큼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동시에 복잡함을 깊이 있게 다루어 내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 정보
감독
황슬기
출연진
장선, 변중희, 이유경, 기윤
시놉시스
홍이에게는 가난함의 사정이 많아 비밀과 오해도 많다. 치매 초기에 접어든 엄마를 외딴 요양원에서 자신의 단칸방으로 모셔 오면서도, 홍이가 바란 건 엄마가 아니라 엄마의 통장이다. 지나간 연애는 갚지 못한 빚과 험악한 말들로 얼룩져 있고, 이제 막 시작된 연애는 잘해 보고 싶은 나머지 위태로운 거짓말로 치장된다. 그러는 동안 꿈은 여전히 먼발치에 있고 젊음은 조금씩 시들어간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수상자인 장선의 예민한 연기는 인물 홍이를 거의 미스터리 그 자체로 만든다. 물러나지 않는 불행과 행복에의 안간힘 사이에서 홍이는 오늘도 대책이 없고 해석이 요원한 의문의 인물이다. <홍이>는 인물과 관계에 관한 집요하고도 서늘한 묘사력으로 관객의 심정을 흔들어 놓는다. (정한석)
감독
황슬기
출연
장선, 변중희, 이유경, 기윤
영화리뷰
빚에 시달리는 홍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한다. 아침에는 학원에서 중년 여성들에게 국어를 가르치고, 낮에는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다. 고립된 생활을 반복하던 그녀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지쳐 치매에 걸린 엄마를 요양원에서 모셔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이용하게 된다. 처음엔 죄책감을 느꼈지만 빚을 갚고 데이트를 즐길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자 점점 엄마의 돈을 몰래 쓰는 것이 아무렇지 않게 된다. 일과 일상을 병행하며 엄마의 간병까지 더해진 버거운 일상이 반복되자, 홍은 또 다른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그녀의 일상에 성큼 다가갈수록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엄마에 대한 문제를 자신이 책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그 의지를 실천하는 마음에 감동하기도 잠시, 결국 그 마음속에는 ‘목적’이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불행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 걸까? 이렇게 의도치 않게 불러온 오해 혹은 이기심으로 인해 불행을 계속해서 반복했고, 그 결과는 오로지 그녀가 책임져야 할 것이었다. 아무리 치장해도 덮을 수 없는 본모습을 그녀도 사랑하지 않는데, 그 누가 그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사건과 감당하기 힘든 일들은 그녀가 벌인 일들이지만 자각할수록 자신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학습된 무기력은 무책임한 일상을 반복하게 만들었으며 그 결과는 갚지 못해 쌓인 빛과 감당할 수 없는 거짓 말뿐이었다. 그녀가 한 거짓말의 대가는 그 이득보다 더 날카롭고, 또 가혹하게 되돌아온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라는 생각도 물론 들었지만 그녀가 이 모든 것을 책임지기엔 너무 과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러날 생각도 없이 성큼 다가오는 불행과 안간힘을 다해 뻗는 행복은 그녀에게 사치일 뿐인 걸까. 그럼에도 이 사소한 행복조차 쟁취하지 못하는 그녀가 왠지 모르게 안타까웠다. 부디 불행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홍의 일상을 그려낸 이 영화에 쉽게 빠져들기는 힘들다. 영화를 보면 볼수록 모순된 감정에 매몰된다. 그녀는 선한 인물도 아니며 오히려 비호감을 살 수 있는 ‘오해’와 ‘이기심’으로 똘똘 뭉쳤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에 대해 감히 함부로 비난할 수 없다.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현재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홍이라는 인물의 일부분만을 본 셈이지만, 그녀를 상당히 입체적으로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선하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속셈이 있는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며 원하는 것을 쟁취하려는 그 모습은 복잡한 인간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인 시선을 넘어서 각자 가진 내면의 갈등을 영화의 시선을 통해 마주하게 만든다.
영화 <홍이>는 다양한 일자리를 전전하며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중점으로 두어 현대 사회의 불안정함과 개인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연민의 시선보다는 차가움과 직관적인 시선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접근은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면서도 삶의 복잡성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또한, 배우 장선이 마치 영화 속의 ‘홍이’라는 인물이 된 것처럼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 압도적인 연기가 인상 깊다. 거짓말을 하면서 흔들리는 눈동자, 떨 목소리 혹은 언성을 높이는 목소리를 통해 그녀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완벽하게 그녀에 대해 공감하기는 어렵지만 그녀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 갈등과 고뇌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또한 복잡한 가족 관계를 풀어내며 눈앞에 다가온 초고령화 사회의 미래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이 부분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영화 상영 일정
10월 6일 16:0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
10월 7일 10:30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
10월 9일 10:00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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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결말 리뷰
혹시 프랑스의 유명 소설가 "기욤 뮈소"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저는 이 작가를 참 좋아해서 신작이 나오면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가장 먼저 읽곤 하는데,
워낙 유명했던 소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영화 버전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재미있게 보고 왔어요~
오늘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영화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30년 후의 내가 찾아왔다"
기본 정보
장르 : SF,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시대극
감독 / 각본 : 홍지영
출연진 : 김윤석, 변요한, 채서진
개봉일 : 2016년 12월 14일
평점 : 8.80
스트리밍 : tvN , NETFLIX, 왓챠, 티빙
기획 의도
인생을 뒤바꾼 기적 같은 10번의 기회
"넌 30년 전의 나고, 난 30년 후의 너야"
"과거는 되돌릴 수 없어, 지금 이 순간 역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고"
"당신에겐 과거지만 나한테 미래에요. 그 미래 내가 정하는 거고!"
사랑했던 연아를 꼭 한 번 보고 싶었다는 현재 수현의 말에
과거 수현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고
이어 믿기 힘든 미래에 대해 알게 되는데...
그 때로 돌아간다면... 지금의 내 인생도 바뀔 수 있을까요?
여담
기욤 뮈소 작가의 팬들은 한국에 참 많이 있다.
그러면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영화가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봤지만
안타깝게도 손익분기점은 넘기지 못했다.
왜냐하면 개봉한 날에 "라라랜드"의 막강한 경쟁상대와 붙어버렸으니.. 밀릴만하지
내용이 다소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드라마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지만,
사실은 책이 먼저 나오면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를 모티브로 한 드라마 영화가 많이 나왔다.
후기 및 결말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결말을 살펴보자면
패암으로 죽을뻔한 수현은 미래의 수현 때문에 다행히 살아남는데,
그 중간 태호가 우연히 알게 된 수현의 비밀을 알게 되자
과거로 날라가 수현의 담배를 뺏으면서 다시는 담배를 못 피게 막아버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연아는 과거에는 목숨을 잃었지만,
미래의 연아는 살아있으면서 수현과 만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막이 내린다.
과거와 미래를 오고 가는 타임 슬랩의 종류는
쫄리는 맛과 결말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 그래도를 느끼면서 보게 된다.
다행스럽게 원작이었던 소설책과 크게 별반 다르지 않아서
무난하게 봤던 것 같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책이 몇 배나 더 재미있는데!
시간이 있다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한줄평 : 당신이 과거로 돌아간다면 뭘 할 건가요?
(코..in...and 테..슬.. 우주,,갈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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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입장' 빼고 나머지 다 한 느낌
과제 같은 느낌. 글을 쓰는 건 임무 같은 느낌이 강하다. 물론 재밌어서 하는 것도 있다. 창작의 재미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이런 걸 꾸준히 하는 거겠지? 재미있으니까. 재미는 인생의 엄청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잘 나가는 축구선수가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도 하는 거고. 누구는 매너리즘에 빠져 우울증도 하고 그런 거겠지. 실패 자체가 나만 기억하고 남들은 신경 안 쓴다는 속성을 일찍 깨달으면 좋은 게 많은 것 같다. 알아도 신경 쓰이긴 하지만 뭐라도 얻으면서 사는 게 최고인 것 같다.
물론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장르에서 뭐가 실패하면 한국영화는 분명 성장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 <헤어질 결심>과 <소설가의 영화>가 나온 것이 아닐까? 질척이는 걸 빼고 누벨바그 향 첨가한 한국영화가 좋은 작품의 자양분이 된 건 참 뿌듯한 일이다. 그래서 극장에 자주 가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 내가 세상이랑 소통하는 재미도 얻고 함께 성장하는 것만큼 뿌듯한 건 얼마 없다. 그래서 이 뿌듯함을 얻는 연장선상에서, 어떤 글에는 정말 솔직하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고 생각한다. 다들 고생하셨겠지만 아닌 건 아니니까. 평생 연예인 얼굴 보고 살 팔자도 아니고 비판받아야 할 건 오로지 감독과 제작자뿐인 걸 아니 목표를 분명하게 정하기로 한다. 이번 주 금요일,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영화 하나를 발표했다. 엥? <베이비 드라이버> 아니야? 아니었다. 살짝 비튼 영화 하나가 공개됐다. 여러모로 아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할 때 누구나 최악이 된다> 보고 싶다고 생각이 여러 번 들었던 <서울 대작전>이다.
혼란기 바로 직후
나라가 바뀌었다. 대통령이 바뀌었다. 신군부의 맨 위에서 군인들을 지휘했던 전두환이 물러났다. 어지러운 대한민국. 1988년이 되고 예정되어 있던 서울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에 있다. 그런데 어지럽던지 안 어지럽던지 우리의 주인공 동욱에겐 알 바 아니다. 해외에서 외국 돈 달달하게 벌고 있는 동욱. 이제 적당히 벌었는지 한국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귀국행 비행기를 탄 동욱. 집에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정장 입은 남자가 동욱을 불렀다. 어이! 동욱은 화들짝 놀란다. 고개를 두리번 휘젓는 동욱. 친구 복남의 차를 타고 어딘가로 이동한다.
아지트에 도착한 동욱. 그런데 몸을 피했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었다. 아지트에서 고기 굽고 있는데 난데없이 양복의 남자가 찾아왔다. 일당을 장악하는 남자. 남자는 자기를 소개한다. 안평욱 검사는 공항부터 동욱 일당을 쫓아오고 있었다. 금세 동욱 일당의 범죄사실을 지적하며 ‘지금 당장이라도 기소할 수 있어’라고 겁박한다. 그러고 미션을 전달하는 안 검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사채시장의 대모인 강인숙의 운전기사가 되라고 주문한다. 검사의 진짜 임무는 전 대통령이 어떻게 비자금을 쌓아왔는지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과제에 당면한 동욱. 동욱과 친구들은 임무를 해결하고 전 대통령을 감옥에 넣을 수 있을까?
익숙한 맛
5공화국 직후의 대한민국이 영화의 소재다. 사실 이런 맛은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시작해서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다뤘던 소재들이다. 또 한때 복고 열풍이 불었던 때도 있었던 만큼 나 같은 90년대 후반생들도 이 시절 한국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들국화부터 이선희, 송골매와 장국영까지 국내외 문화예술계가 꽃피웠던 당시의 대한민국. 이 영화는 다른 작품과 다를 바 없이 그때 고증에 철저하다. 일단 1988년 대한민국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소재가 가장 도입부에 등장하는 것은 박정희 정권이 퇴장하고 난 후에도 외국과 교류했던 한국의 세태를 묘사하는 좋은 수였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이 권력에서 바로 퇴진하지 않았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후에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두 분의 대통령이 집권하고 난 후에 두 범죄자의 법적 처벌이 이루어졌던 것이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집권이 곧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정의 치밀함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또 김성균 배우가 연기한 이현균 캐릭터는 군인이다. 군사정권이 퇴진한 이후 군인 출신 정치인이 권력자 곁에 있을 수 있을까? 싶지만 위에서 쓴 부분과 비슷한 맥락으로 현실성을 덧붙인 설정이 됐다. 정치현실에 대해서 허술해 보이지만 리얼리티를 남겨둔 설정을 유지한 셈이다. 또 이 외에도 1988년 당시의 나이키 조던 시리즈나 코디 스타일, 음악, '오우삼'으로 대표되는 홍콩 느와르 등등 시각적, 청각적 고증은 고생을 많이 한 티가 난다. 이 영화에서 보여줬던 감독의 역량보다 더 한 미술팀의 열일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현대사의 단면을 잘라 구현한 설정은 러닝타임의 중반부를 돌아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후술 할) 맹숭맹숭한 전반부가 끝나면 영화의 톤이 급변한다. 끔찍하게 묘사된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이 영화의 설정이 좀 더 내밀하게 제시된다. 그리고 톤이 바뀌고 난 후인 이 중반부의 한 시간이 아마 감독이 의도했던 영화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화는 시대극과 스릴러의 중간지점에서 나름의 균형감각을 가지며 후반부까지 질주한다. 예고편만 보면 <베이비 드라이버>를 교묘하게 본뜬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이 <서울 대작전>은 <베이비 드라이버>랑 다른 맛이다. 같은 것이라곤 운전 잘하는 주인공 빼곤 없다는 거? 오히려 <베이비 드라이버>보단 <택시운전사>의 2022년 버전에 좀 더 가깝다. 차량 액션부터 군부세력에 대한 쓴소리까지. 기본적인 틀은 나름 신선하게 설정을 잘 한 듯 보인다. 이에 힘입어 문소리라는 큰 배우의 캐스팅은 굉장히 주요하게 작동한다.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구는 헛스윙 스트라이크
첫 번째 시퀀스다. 유아인 배우가 내려서 어떤 제스처를 취한다. 이때 보여준 제스처만 봐도 느낌이 안 좋아진다. 바로 다음, 조력자 롤을 맡은 배우가 동욱에게 문서를 전해준다. 그리고 동욱이 문서를 볼 때 선글라스를 살짝 내린 채로 문서를 본다. 오케이. 이것도 살짝 올드한 느낌이 드는데 그럴 수 있어. 직후 동욱이 ‘오 마이 갓뜨’라고 말한다. 거의 3~4년 만에 ‘오 마이 갓뜨’라는 영화, 드라마 대사를 들어본 것 같다. 그리고 그 3~4년 전에도 2018, 2019년의 최근작 영화를 봐서 들은 게 아니다. <논스톱>같이 00년대 초반에 인기 있던 작품을 보다 그 멘트를 들은 기억이 있다. 뭐 영화 배경이 1988년이니까 예전에 쓰던 말을 넣는 건 별 일 아닐 수도 있다. 과거에 대한 고증이 다른 영화와 차이점이 될 정도로 강점으로 작동하는 영화니까. 근데 관객은 2022년에 이 영화를 본다. 굳이 이 대사가 아니어도 시대상에 대한 고증이 더 꼼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올드한 연출이 제일 첫 시퀀스부터 들어가니 중반부까지의 모든 러닝타임이 헐거우며 조악하기까지 하다. 일단 유아인 배우 옆에 있는 준기 역이 “형이 여기 나가는 게 꿈이잖아요!”라며 차 엔진 소리 ‘우우웅~’을 입으로 낸다. 김무열 배우 닮은 남자다움에 가벼운 역을 하니 뭔가 안 어울리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영화의 전체적으로 써져 있는 올드한 디렉팅에 대사 쓰는 방식까지 너무 과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닌 ‘그냥 과거 영화’ 느낌이 강하니 보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고루한 느낌은 러닝타임 내내 반복된다. 중반부에 무게감이 생기긴 하는데 그 무게감 중간중간마다 끊임없이 제시되니 집중을 깬다.
두 번째도 헛스윙 스트라이크
바로 다음 시퀀스로 넘어간다. 동욱, 준기 형제가 한국으로 귀국했다. 옆에서 복남이 형제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첫 번째 대사. “이게 누구여. 누구누구 아니여?”다. 그리고 카메라가 복남을 가까이서 찍는다. 음.. 뭐 이상한 대사는 아니다. 그런데 좀 많이 올드하다. 1988년에 나올 법한 인물 소개가 그대로 쓰였다. 다음 장면에서 윤희가 등장한다. 박주현 배우가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등장한다. 윤희는 동욱의 동생이다. 그럼 준기의 누나가 되겠지? 윤희가 준기의 볼을 꼬집으며 “우리 준기, 잘 지냈어?”라고 묻는다. “누나 보고 싶었지?” 뭔가 이질감이 든다. 너무 익숙하게 많이 봐서 이질감이 드는 느낌이다. 이 부분까지 극초반부니 일단 참고 나머지 130분을 보기로 한다.
남매가 그렇게 오랜만에 조우한 후에 카메라는 어떤 인물에게로 옮겨간다. 모피 코트를 입은 남자가 마이크에다 준기, 동욱 형제를 환영하고 있다. 노래를 간단하게 부른다. 조명이 휘황찬란하다. 윤희 한 숨 쉰다. “저 또라이.” 남자가 대사를 말한다. “동욱, 준기 형제님. 어서들 오십시오.” 유아인 배우가 남자를 보고 어이없다는 듯이 슬쩍 웃는다. 남자는 자기를 소개한다. 보니까 이 인물 이름이 ‘우삼’이다. 설마 영화감독 오우삼을 오마주 한 건 아니겠지? 우삼의 바로 다음 대사를 보니 아마 맞는 것 같다. “아, 그럼 귀국 선물이 없다 이 말씀?” 어.. "이 말씀"이라고?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것 같다. 음. 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기시감이다. 이 기시감 때문에 인물들이 다 뻔하기도 하지만 오랜만이기도 해서 어색함까지 느껴진다.
정확히 다섯 명의 인물 등장 신을 쭉 썼다. 이 어색한 인물 연출은 러닝타임 내내 쭉 이어진다. 이 다섯 명이 영화에 사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인물들 모두가 올드해서 첫 시작을 굉장히 이상하게 끊은 셈이다. 그리고 이렇게 제시한 인물의 내면이 중후반부까지 주요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의 메인 주인공은 유아인 배우가 맡은 동욱 역이다. 동욱 역에게 어떤 특성이 있어서 중반부에 이어지는 '인물을 관통하는 질문'에 그렇게 대답할 근거가 생긴다. 그런데 이 동욱이라는 캐릭터에게 이런 설명이 없다. 그냥 단지 좋게는 밝게 나쁘게는 유치하게만 묘사해서 이런 이중적인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건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다. 단순히 이 사람들이 구면이고 예전에 인연이 있다는 것만 알기 때문에 사채업의 큰 손의 뒤를 캐는 예리함과 주도면밀함이 느껴지지도 않다. 금세 다른 넷플릭스 오리지널들이 생각난다. <오징어 게임>에서 성기훈 캐릭터가 도망가고, 어머니에게도 궁색 맞은 캐릭터를 설정해 관객에게 ‘이 사람은 이렇게 무책임한 인간’이라는 묘사를 했던 것을 기억하는 관객이 많을 텐데, 이런 방식은 좀 고리타분하다고 느꼈다. 또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음악과 운전을 결합해서 베이비의 운전 실력을 묘사했던 방식과 멀리 떨어졌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괜히 비교하게 된다.
이렇게 주인공 5인방이 다 조악한 방식으로 소개되기 때문에 첫인상이 안 좋다. 캐릭터성을 강조한 액션 영화에서 인물에 몰입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초장부터 어색하니 균열이 어긋나는 것이다. 이런 불안정한 인상은 영화 러닝타임 중반까지 내내 지속된다. 이 어색하고 따로 노는 톤은 유아인, 고경표 같은 베테랑들도 피하지 못했다. <지옥>에서 내면에 분노를 가진 채로 운명론적인 삶을 살아가던 사이비 교주, <헤어질 결심>에서 일에 진심이지만 살짝 유머러스한 경찰을 보기엔 좀 많이 낯설다. 아. 대신 오정세 배우가 연기한 안 검사 역은 초장부터 카리스마가 대단했다. 이 인물은 극의 톤을 바꾸는 굉장히 중요한 반환점이 된다. 이때 처음 등장부터 발성과 억양으로 인물들을 휘어잡기에 극의 강약 조절을 부여하는 역할이 된다. 이 사람이 등장하면 뭔가 모르게 긴장이 되는 것이다. 또 문소리 배우가 맡은 역할도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다. 이 강 회장 역은 전 대통령 부역자로서 비겁하고 저열한 인간이다. 그런데 이중적인 측면에서 인간적인 면모도 있다. 이 인간적인 면모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혹은 아닌가? 가 극에서 긴장감을 부여하는 두 번째 방식이 될 것이다. 살짝 뻔한 것 같지만 당연히 어렵다. 문소리라는 큰 배우가 맡을 수 있는 중압감 있는 역할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인물 연출이 이 베테랑도 비켜나가지는 못했다. 조명을 쓰는 방식이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 인물에게 집중이 안 되는 느낌이 강하다. 이렇게 인물에게 불협화음이 느껴지는데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이 부분이 평범하게 쉭 지나간다. 특히 이 인물이 극후반부에 감정연기를 하는 걸 보면 이렇게 소박하게 안 해도 될 대사들이라고 생각했다. 더 터트려도 되는 연기를 해야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텐데 인물이 느낄 감정에 비해 대사들이 죄다 간단하다. 배우가 들끓어 오르는 연기로 소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정세 배우 역시 다른 역할이 뽐내는 이질감 때문에 이 배우의 호연에 집중이 안 된다. 연기는 분명 잘했는데 뭔가 깔끔하지 못한 것이다.
3구도 역시 헛스윙
이런 식으로 인물 연출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쪽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별로 안 느껴진다. 사실 중후반부도 그렇게까지 서스펜스가 엄청나지는 않았다. 군사정권의 잔혹함이 어느 정도 사려있다 뿐이지 전체적으로 유치한 톤이 끝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렇게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한 러닝타임의 강약 조절 실패 때문에 솔직히 많이 지루하다. 박주현 배우의 사랑스러움과 유아인-문소리-오정세 배우의 카리스마로도 덮어지지 못한 것이다. 극후반부에 인물 두 명이 감정을 드러내는 신에서는 두 배우의 테크닉이 느껴지기는 한다. 그런데 대사 중에 '엥' 싶었던 부분이 있다. 구체적으로 쓰면 스포일러가 될 것이니 여기다 쓸 수는 없다. 예를 들자면 <명량>에서 "미래 후손들이 우릴 잊어버리면 후레자식들이지"를 2022년 버전으로 듣는 느낌이었다. 또 초중반부에 안 검사와 주인공 일행이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장면이 있다. 이거 좀 모순적이다. '내가 소맥이란 걸 개발했다'라는 말로 퉁 치는데, 그냥 어디서 주워 들었다고 하는 게 차라리 더 나을 뻔했다. 또 하이라이트 신에 '알잖아. 내가 운전은 이찌방인 거'라는 말이 나오는데 감정 몰입이 확 깬다. 배우들의 연륜이 감정선을 끓어 올리다가 대사 때문에 중간에 끊겼다. 이런 식으로 인물과 갈등관계를 어디서 본 것처럼 설정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산만한 톤이 유지되는 건 치명적이다. 영화를 본 후세대를 지나치게 의식한 느낌? 오히려 이 느낌이 <응답하라> 시리즈와의 차별점을 크게는 꼽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그러니까 배우들이 분명 연기를 잘하는데 영화는 딱히 연기를 잘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중반부를 넘어가서 군부의 위협이 들어가는 부분부터는 보는 재미는 있는 케이퍼 무비임에도 좋은 평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은 중반부까지 안 보고 그냥 껐을 것 같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작전
물론 이 영화에는 진심이 담겨 있을 것이다. 배우들도 마찬가지다. 유아인 배우는 그중에서도 상대 배우와 감정을 집중시키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들쭉날쭉 종잡을 수 없는 영화의 톤 중에서 이 정도의 재미도 찾을 수 있었던 건 이 배우의 경험치 덕이다. 그런데 유아인 배우의 열정으로도 숨길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바로 준기 역의 모든 것이 이상하다. 다들 들쭉날쭉 다른 영화를 연기하는 와중에서도 유독 튀었다. 지나치게 오버하는 느낌이 강하다. 안 그래도 오그라드는 영화의 톤에 오버하는 연기가 주인공 옆에 있으니 보기 어려운 영화의 난이도를 더 높인 셈이다. 그리고 배우 이미지랑도 안 맞았다. 이 배우의 다른 사진들을 찾아보면 엄청 잘생겼다. 아이돌 출신 중에서도 깊이 있게 잘생긴 미남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메이크업 방식 자체가 박주현 배우의 동생이라는 설정에 어긋나 보인다. 시각적인걸 중요하게 생각해서 고증에 진심이었던 영화가 배우 코디부터 실패하면 몰입이 안 된다는 걸 몰랐던 걸까? 잘생긴 미남 아이돌을 어깨가 좁아 보이게 코디한 건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물론 이런 불균형이 배우 본인의 책임은 아니다. 박주현 배우 같은 경우도 이 영화에서 좀 따로 논다. 몸을 쓰는 게 어색한 느낌? 근데 이런 단점을 상쇄할 만큼 캐릭터가 사랑스러웠나? 그건 아니다. 아예 납작했던 인물의 개성을 박주현 배우의 그나마의 매력으로 이끌었다 뿐이지 캐릭터의 특성이 기억나지는 않는다. 윤희 역이 아니라 그냥 박주현 역 같다. 박주현 배우의 드라마 <인간실격> 잠깐 본 게 전부지만 이 분은 이런 식으로 연기했을 것 같다. 이는 신선한 얼굴이었던 박주현 배우에게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김성균 배우도 좀 연극 톤 느낌이 강하다. 이 배우가 군인 역을 맡으면 할 것 같은 연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연기 잘했다. 근데 이런 연기 보려고 이 영화 보는 거 아니다. 어차피 김성균 배우 좋은 연기자인 거 우리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럼 뭔가 새로운 게 있어야 하는데 <범죄와의 전쟁>에서 봤던 모습에서 목소리 톤만 높은 방식이라 첫 대사부터 식상하다. 이 캐릭터에서 기억에 남는 건 강 회장과의 독대 신이다. 이 외에는 그냥 '김성균 배우가 군인 역할을 맡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이 작품이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를 희생시킨 영화인 것은 굉장히 아쉽다. 케이퍼 무비에 캐릭터 개성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볼까? 감독의 영화 해석이 중심인 게 아니라 배우의 인기나 매력으로 극을 주파하니 이런 아쉬운 단점이 생기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따로 놀게 영화가 느껴지는 것 때문에 뻔한 답을 골랐던 각본이 더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긴장감을 넣는 연출은 했는데 서스펜스는 안 느껴지고. 어쩐지 예상대로 딱딱 이어지고. 심지어 다른 장면에서 이 배우가 이 대사를 치고 어떤 역을 할 거야!라고 생각하면 바로 그대로 이어진다. 연기도 어디서 본 것 같다. 이야기 흐름? 카메라 워킹? 좀 예전에 보던 방식이다. 카체이싱을 껍데기로 군사정권의 위선과 모순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히 착한 영화를 만드는 게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금은 2022년이다. 마석도 형사가 악당들 두드려 패고 톰 크루즈가 저세상 액션으로 관객을 800만 관객 동원하는 게 요즘 세상이다. 단순히 인기 있는 래퍼 섭외해서 카메오로 넣고. 연기 잘하는 남자 배우 섭외해서 원톱 주연 놓고. 역사의 흑막을 묘사해서 보편적으로 나쁜 놈 만들고. 매력 있는 배우 섭외해서 히로인 포지션에 놓고. 이런 어디서 본 것 같은 기획은 많은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한국영화의 팬으로서 아쉽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이나 <지옥>, <마이 네임>같이 작가주의적인 성향을 유지하며 개성 있는 영상물을 만드는 것 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그게 과연 전부일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의도고 뭐고, 관객들은 재미있는 걸 보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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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임씨가 발견해낸 온기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어간다. 젊은 성인기를 거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바쁘게 삶을 이어가던 부모들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독립을 시작할 시기가 되면, 문득 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그때부터 아이가 독립하여 잘 지내는지 멀리서 지켜보면서 작은 도움이라도 주려고 애쓴다. 그리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무던히 노력한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부모 세대들에게는 성인기 부모로부터 독립된 이후 맞는 두 번째 독립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이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자녀에게 의존하고 싶은 욕구도 강해지고 실제로 자녀들에게 도움받는 일들도 맞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스스로 해결해나가야 한다.
건강 문제도 신경 쓰이게 되고, 과거에 가뿐히 했던 집안일들과 외부활동이 조금 더 힘들게 느껴지면 의존적이 되기 쉽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 세대는 자녀에게 의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자신의 일을 느리기만 하나씩 해결해가고 가능하면 자녀들이 자신에게 너무 신경 쓰지 않게, 부담스럽지 않게 하려고 노력한다. 비록 사는 집이 조금 좁아도, 몸이 조금 불편해도 먼저 자녀에게 전화를 걸어서 부탁하지 않는다. 그렇게 노년기에 스스로 만들어가는 삶의 모습은 비록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은 보잘것없어 보여도 자신에게는 그래도 꽤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노년기의 독립은 소소한 온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노년기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는 말임의 이야기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정말임 여사(김영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서울에 살고 있는 아들 종욱(김영민)에 의지하지 않고 혼자 큰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다. 아들의 전화에 퉁명스럽게 받고, 집에 내려온다는 아들의 말에 내려오지 말라며 전화를 툭 끊어버린다. 그렇게 몇 번의 통화를 반복하다가 결국 내려와서 인사드린다는 아들의 마지막 말에 알았다며 전화를 끊고는 천천히 일어나 집안 청소를 하기 시작한다. 비록 말임이 자신의 아들에게 퉁명스럽게 이야기했더라도 그의 속마음엔 아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에서 말임과 종욱은 말임의 생활을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에 대한 논쟁으로 계속 부딪힌다.
말임의 모습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제 노인이 된 부모 세대의 모습이 비친다. 말임은 자신의 문제로 아들과 며느리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들 종욱은 혼자 있는 자신의 엄마가 무척 신경 쓰인다. 영화 내내 종욱은 엄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하고 실제로 반강제로 도움을 주려고 시도한다. 그 과정에서 번번이 엄마와 부딪힌다. 영화는 어떤 것이 효도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자녀의 입장에서 부모의 편함을 생각해서 무언가를 해주려고 하지만 그건 진정으로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영화 속 말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은 그냥 아들이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몸까지 다쳐 불편한 모습은 더욱 아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겉으로 보기엔 엄마를 생각해 효도하는 자식으로 생각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그건 엄마 말임이 원하는 효도의 모습은 아니었다.
서울로 올라와서 같이 지내자는 아들과 며느리의 설득에도 말임은 거절한다. 계단에서 넘어져 팔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그는 어떤 방식으로든 스스로 생활을 이어나가려 애쓴다. 하지만 결국 아들과 며느리가 고용한 요양보호사 미선(박성연)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영화에서 말임과 미선은 아들 내외와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진다. 아들과 며느리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오해로 인해 자주 다투게 되는데, 미선은 완전한 타인으로서 그들을 바라본다. 미선 역시 자신의 엄마를 병원에서 직접 요양하고 있는데 여러모로 말임과 종욱의 상황보다는 좋지 않아 보인다. 경제적인 점과 미선 엄마의 건강문제가 좋지 않은 미선은 영화 내내, 정말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정확히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영화 말미까지 긴장을 만들게 된다.
영화 속 인물들은 대체적으로 공감받을 수 있는 인물들이다. 아들의 입장에서 엄마에 대한 걱정을 하는 종욱이 여러모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엄마를 챙기려고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며느리 유진(김혜나)도 종욱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말임을 챙기는 것을 막지 않지만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문제를 혼자 감당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미선에게도 안타까움과 공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영화의 중심 캐릭터인 말임은 영화에서 가장 독립적이고 용감한 인물이다. 아들 내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 아들을 밀어내는 그 모습에는 우리 부모세대의 마음과 진심이 가득 담겨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여러 입장의 세대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에 조금은 색다른 가족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가족의 입장을 보여주며 온기를 전달하는 영화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는 말임이라는 인물이 주변의 도움을 밀어내다가 우연히 주변에 있던 따뜻한 온기를 발견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스스로 일어나 독립할 수 있는 그 온기는 어찌 보면 말임이 가진 의지가 발견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아들 내외와의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여러 번의 다툼과 대화의 과정은 그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것 같다. 말임의 가족들이 겪는 모든 과정이 따뜻하게 영화에 담겼다.
말임 역을 맡은 배우 김영옥은 이번 영화에서 65년 연기 인생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나 [신사와 아가씨]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스크린 현역 최고령 주연배우로 당당히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엄마 연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아들 종욱 역을 맡은 배우 김영민은 과거 드라마 [부부의 세계], [나의 아저씨]나,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 출연해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번 영화에서도 엄마 역할의 배우 김영옥과 좋은 모자 케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종욱의 부인 유진 역할의 배우 김혜나도 모자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며느리 역할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82년생 김지영>, [마인]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박성연도 요양보호사 역할로 영화의 긴장감을 높였다.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를 연출한 박경목 감독은 밴쿠버 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써니>, <부산행>이나 [오징어 게임]의 촬영감독이었던 이형덕 촬영감독과 여기에 모두 출연했던 김영옥 배우와 같이 작업하면서 보다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영상으로 담담히 담아냈다.
본 포스팅은 소정의 비용을 받아 작성되었으며, 내용은 주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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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th JIMFF 이호현 감독님 interview ?♀️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메이드 인 제천 #오늘의장내 의 #이호현 배우님 본격 탐구! ?♀️ #하이스트레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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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HISTRANGER가 떴다!
JIMFF 공식 웹 데일리팀이 직접 취재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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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제천 [오늘의 장내]의 이호현 감독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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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다크 스펠> 메인 예고편
“우리를 두 양초처럼 얽히게 해 주세요
첫 번째 초는 당신 것, 두 번째 초는 내 것
당신은 내 것, 나는 당신의 것”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제냐.
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검은 결혼식’이라는 주문을 걸고 사랑을 되찾는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그의 사랑은 점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