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Hyun2024-12-19 11:40:47
뻔한 K-스포츠 영화는 가라
영화 '1승' 리뷰
오래간만에 볼만한 K-스포츠 영화가 등장했다. 그동안 선보여왔던 K-스포츠 영화들의 뻔한 공식 및 단점을 보완하며 재미를 더한 영화 '1승'이 그 주인공이다.
4일 개봉하는 영화 '1승'은 전직 배구 선수 출신 감독 김우진(송강호)이 해체 위기를 맞은 여자 배구팀 핑크스톰 구단주 강정원(박정민)에게 딱 한 번만 이기면 된다는 제안을 받고 선수들과 1승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신연식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보다 먼저 함께 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제야 개봉하게 됐다.
'1승'의 이야기는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주는 기존 K-스포츠 영화들과 비슷하다. 주목받은 적 없는 선수 출신 감독은 주전들이 대거 이탈하여 후보 선수들만 남은 팀에 관심 없고, 보장된 대학 팀 자리에 가기만 기다리는 상황. 핵심이 빠져나간 팀에 남은 선수들은 오합지졸에 삐걱거렸다. 게다가 관종력이 넘치는 구단주는 감독과 선수들의 스토리를 이용해 시즌권 완판에 목을 매었다. 이른바 전형적인 '안 되는 집' 스포츠 구단이다.
혼란스러운 분위기는 곧바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지난 시즌 3위를 기록했던 팀은 단숨에 꼴찌로 떨어져 밑바닥을 찍고, 비웃음과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는 가운데, 김우진과 핑크스톰은 하나의 계기를 통해 '원 팀'으로 단합하기 시작하고 결국 자신들이 목표하는 바로 달려나가게 된다.

다른 한국 스포츠 영화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1승'은 앞서 언급했던 스토리들을 구구절절하게 늘여놓지 않고 과감하게 생략한다. 그동안 봐왔던 영화들은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을 초반부 내내 설명하는 데에 할애한다면, '1승'은 생략과 편집을 통해 상당 부분 줄였다. 그래서 속공 플레이처럼 속도감이 느껴지고, 영화 시작 30여 분만에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던 배구 경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1승'은 역동감과 정교함, 그리고 속도가 강점인 배구 종목의 매력을 생생하게 구현한다. 360도를 커버하는 VR 버추얼리얼리티 기법을 비롯해 스카이 워커(사축 와이어캠), 초고속 카메라 등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활용해 쫄깃한 경기로 탄생시켰다. 이러한 기술력으로 완성한 '메가 랠리'는 '1승'의 명장면이라 해도 좋다. 그 외 전력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상대팀 선수들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춰 전술을 짜는 장면 등은 '머니볼'이나 '스토브리그'에 비견되는 현실성이며, 스포츠 팬들이 좋아할 요소다.
'1승'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한 영화의 매력포인트다. 저마다 부족한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한 단계씩 밟고 나아가는 과정이 강정원의 말을 빌어 "스토리가 있다". 이 스토리의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해 감정 과잉이나 강제로 눈물착즙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적당한 유머도 곁든다. K-신파 알러지가 있는 관객들이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너무 속도감 있게 진행되다 보니 인물들의 변화가 납득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김우진을 포함하여 핑크스톰 선수들이 각성하고 감정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섬세하지 못하다. 마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변모해서 생뚱맞게 느껴진다.
'1승'에서 기성 배우들과 신인 배우들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다. 주연을 맡은 송강호는 툭하면 조소 섞인 비난을 쏟아내는 20세기 화법이나 김우진의 트라우마 등을 자신처럼 표현하며 "역시 송강호!"라는 찬사를 불러일으킨다. 박정민은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재벌 2세 구단주 강정원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했고, 일본에서 온 리베로 유키 역을 소화한 이민지는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그 외 신윤주, 시은미, 차수민, 장수임 등 뉴페이스들 또한 풋풋함 매력을 발산한다.
그 외 여자배구 슈퍼스타 성유라를 연기한 여자배구계 레전드 한유미도 눈에 띄었다. 대사는 많지 않으나, 한유미의 아우라 덕분에 실제 배구경기로 착각하게 만든다. 한유미와 함께 깜짝 출연하는 김연경도 킬포인트다.
★★★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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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의 '대무가' 한바탕.
믿고 보는 정경호 x 박성웅 조합이 '라이프 온 마스', '악마가 네 이름을 부를 때'에 이어 세번째로 '대무가'에도 성사되었다는 말에 기대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이 두배우는 믿고 보는 연기과 미묘한 케미의 조합이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더불어 신박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힙합과 무속의 조합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궁금해져 개봉날만 기다렸다. 이한종 감독의 작품으로 10월 12일 개봉한 영화 '대무가'는 스릴러에 가깝지만 코미디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한번도 본 적 없는 이 영화, 대체 정체가 뭘까?
취업의 마지막 수단으로 무당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신남은 취업계의 블루오션이라는 말을 믿고 수강료 1000만원을 내어 무당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단기 속성 무당 학원'에 들어가게 된다. 허나 영 발전이 없는 모습에 모든 것이 허망한 가운데, 선생님으로 부터 전설의 대무가를 알게되고 그토록 기다리던 굿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사라지게 되고 그 소식을 알게된 청담 도령은 신남을 쫓게 된다. 신남을 쫓으며 그 뒤에 숨겨진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대무가를 둘러싼 무당들의 상상도 못할 굿판 대결이 영화 속에서 펼쳐진다.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를 궁금증으로 시작했던 영화는 이 특이함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어떤 열정이 보인다. 대무가를 중심으로 한 이 열정은 노력없이는 어떠한 결실도 주지 않는 과정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들로 가득 채운다. 자신의 고백을 담아내어 대무가를 완성시켜 종교적인 부분이 생각보다 부각되지 않는다. 쇼미 더 머니를 가장한 쇼미 더 무당이 펼쳐지며 그들이 마음껏 자신을 위한 대무가를 완성한다. 이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의 중심은 재개발 사업이다. 과거의 이유로 인해 꼭 구역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을 화면에 보여주지만 그 이상을 넘어가지 못하는 모습에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코미디에 국한하지 않는 소재가 사회 비판의 메시지와 함께 뛰어노는 배우들의 모습이 그토록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특유의 한과 흥이 잘 버물러져 있는 '대무가'의 세계로 들어오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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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의 전복, 통쾌한 복수
평소에 가까웠다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도 때론 그 속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친분을 쌓으면서 같이 일도 하고 개인적인 여가를 같이 보내다 보면 상대방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더 나아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같을 거라 생각하고 내가 하는 생각과 판단에 많은 부분 동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가까운 사람들과는 더 끈끈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어떤 일이든 같이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계기는 상대방과 같이 할 수 없게 만든다. 마치 그 일이 경계선이 되는 것처럼 얼마 전까지 완전히 믿을 수 있고 함께 할 거라 생각했던 사람과 멀어지게 된다. 그것이 실제로 누군가의 마음이 바뀌거나 잘못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 각각의 실제 생각과 감정을 알기 전까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렵다. 그래서 직접 대면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럴 수 있는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두 해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영화 <밀수>는 무척이나 가까웠던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멀어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이야기는 바닷속에서 일하는 해녀들이 중심에 있다. 특히나 춘자와 진숙은 영화 초반부터 떨어질 수 없는 친구 사이로 보인다. 두 사람을 비롯한 다른 해녀들은 그들이 사는 군천 주변에 생긴 공장들로 인해 바닷속에서 건질 수 있는 생물들이 없어지게 된다. 그러니까 바닷물이 오염된 해녀로서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궁여지책으로 바닷속에 던진 밀수품을 건지는 일을 하게 된다.
그 일은 실제로 무척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배를 운영하고 있는 진숙의 아버지와 일꾼 장도리(박정민)가 일을 도우면서 춘자와 진숙을 비롯해 다른 해녀들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밀수품을 건지는 일이 불법이라는데 있었다. 해양경찰인 장춘(김종수)의 수사망에 걸려들게 된 그들은 결국 출동한 경찰에 덜미를 잡힌다. 그 과정에서 당황한 진숙의 아버지와 진숙의 남동생은 물에 빠져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진숙은 경찰에 붙잡혀 감옥에 가고, 춘자는 배에 올라온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친다.
영화는 이 초반 이야기를 보여주고 몇 년후로 시점을 돌려 그 사건 이후 각 인물들의 모습을 하나씩 보여준다. 경찰에 잡히지 않았던 춘자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이후 그가 다시 군천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주던 영화는 춘자와 진숙이 다시 대면하는 순간을 기점으로 이야기를 전환하여 극적 흥미를 높인다. 진숙은 춘자를 믿지 않는다. 아마도 계속 군천에 있었던 인물들 대부분은 춘자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과거 최악의 순간에 혼자 도망간 춘자가 진숙과 다른 사람들을 배신했다고 믿고 있었고 실제로 그런 소문은 무척 빠르게 주변으로 펴져 진숙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이렇게 영화 <밀수>의 주요 등장인물인 춘자와 진숙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가 무척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그 외에도 장도리와 해양경찰 장춘도 꽤 흥미로운 인물이다. 장도리는 진숙이 감옥에 가있는 동안 진숙의 아버지가 운영하던 회사와 배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까 영화 초반에는 별 볼 일 없는 일꾼으로 보였지만 사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인물이다. 해양경찰 장춘은 굉장히 윤리적이고 올바른 사람 같아 보이지만 그 역이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다양한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전복과 긴장
여기에 더해 한 명의 외지인이 더 등장한다. 바로 권상사(조인성)이다. 춘자를 협박하던 그는 춘자가 제안한 군천에서의 밀수 건을 진행시키기 위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굉장히 악독한 조직의 보스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어서 그가 등장할 때마다 그를 상대하는 인물들은 무척 공포스러워한다. 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권상사 역시 처음엔 완전히 악독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 <밀수>는 이렇게 다양한 인물을 초중반에 소개한다. 하지만 주요 인물들이 처음에 보여줬던 모습과 후반부에 보여주는 모습은 차이가 있다. 그 변화를 드러내는 방식은 진숙처럼 평범하고 당연한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장도리처럼 극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춘자나 권상사 그리고 경찰 장춘은 실제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편에 설지 자꾸 의심하게 되는 캐릭터다.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때 영화 속에서는 극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긴장감이 높아진다.
관객들은 대체적으로 진숙의 생각과 감정에 좀 더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진숙과 가장 가까웠던 춘자가 등장할 때 관객도 동요하게 된다. 진숙과 춘자를 중심에 두고 등장하는 다른 인물들이 가진 특성이 계속 전복되고 또 다른 관계가 만들어지면서 각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중반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이 엄청나게 큰 에너지를 가진 액션이나 스릴러의 느낌을 주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은 전개가 느슨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이 영화는 춘자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났을 때, 다른 인물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나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바뀐다. 그러니까 춘자의 속마음을 알게 된 순간에 다른 인물의 속마음을 공개하면서 중반과는 다른 전개를 보인다. 이렇게 모든 캐릭터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 이후, 영화는 범죄 영화로서의 모습으로 전환되며 속도를 올린다. 춘자와 진숙 그리고 다방의 마담인 옥분(고민시)은 가지고 있는 것을 이용해 주변 인물들이 가진 진짜 생각과 음모를 알게 되고 그것을 활용해 그들만의 작전을 시도하는 모습이 무척 긴장감 넘치게 보여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마지막 바다에서 벌어지는 추격과 소동을 보여주면서 통쾌하게 전개된다.
재미있는 2023년 첫 텐트폴 영화
영화 <밀수>는 각 인물들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날 때 진짜 재미가 시작된다. 특히나 김혜수가 연기한 춘자는 엄청나게 밝고 활발한 에너지를 뿜어내지만 그의 진짜 속내는 감추어져 있다. 그래서 진숙과 재회하고 나누는 모습은 흥미롭다. 무엇보다 진숙이 춘자에게 실망한 상태지만 여전히 자신의 편이라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 영화는 무척 재미있는 오락영화다. 여름에 시원한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처럼 중반부까지 영화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큰 이벤트나 사건이 없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소지가 있다. 또한 영화 속 배우들이 70년대 복장으로 70년대 풍의 연기를 하는데 특히나 김혜수가 연기한 춘자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좀 더 과장되 보인다. 감독과 배우의 선택이겠지만 조금은 과장되고 이상해 보이는 연기는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또한 진행되는 전복과 반전도 한편으론 그렇게 어렵지 않게 예측이 가능하다. 상황에 대한 설명을 쉽게 하면서 또 반복적으로 해주기 때문에 영화의 이야기에 따라가기 쉽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범죄 영화로서 조금 밋밋하고 쉽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군함도>와 <모가디슈> 같은 힘 있게 전개되는 영화에 재능이 있었던 류승완 감독은 액션에 힘을 조금 빼고 다양한 캐릭터의 전복을 통해 과거 그가 연출했던 영화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 중반에 호텔에서 벌어지는 근접액션과 후반부 근접액션에서 그의 액션 장기가 살짝 드러나지만, 무엇보다 후반부 수중에서 벌어지는 추격 액션은 박진감 넘치게 구성되어 있다.
영화 <밀수>는 진숙과 춘자의 관계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그들의 주변에는 여성 해녀들이 몇 명 더 있고, 다방 마담인 옥분도 힘을 거든다. 특히나 진숙과 춘자 그리고 옥분은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완전히 알게 되면서 끈끈해진다. 그렇게 여성들이 연대하는 과정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들었다. 이 영화 속 마지막에 나란히 선 진숙과 춘자, 옥분이 나중에 어찌 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들은 가까운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그런 점이 이 영화를 더욱 통쾌하고 깔끔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영화의 스틸컷은 [다음 영화]에서 가져왔으며,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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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을 독립영화로 만든다면
7★/10★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글입니다.
영화는 앳된 얼굴의 남녀와 갓난아기 한 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모델하우스 안에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루한 옷차림의 그들은 커다란 캐리어와 터질 듯이 싸맨 다회용 쇼핑백이 손에 한가득이다. 번듯하게 꾸민 모델하우스와 영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가 바로 영화 〈홈리스〉가 천착하는 지점이다. ‘인간’과 ‘공간’의 좁혀지지 않는 위계 말이다. 인간이 만들었으나 인간을 소외시키는 ‘집’이라는 공간이 집을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남기는 상흔의 궤적을 따라가 보자.
남편 한결은 배달 대행사에서 일하고, 아내 고운은 아기를 돌보며 틈틈이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한다. 열심히 모은 돈을 전세사기를 당한 후 찜질방을 전전하는 그들. 그러나 찜질방은 갓난아이를 키우기 적합한 곳이 아니다. ‘사소한’ 고난이 쌓일 때마다 한결과 고운의 얼굴에 묻어나는 표정은 가난과 ‘부동산 없음’이 야기한 일상적 체념의 정서를 훌륭히 대변한다.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던 중 한결이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을 가져온다. 자주 배달을 나가 친하게 지내던 혼자 사는 할머니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한 달간 집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오래되고 투박한 주택이긴 하지만 한결과 고운에게는 지친 몸을 쉬이고 아이를 건강히 양육할 최적의 장소다.
그러나 드문드문 보이는 한결의 께름칙한 표정이 암시하듯, 할머니의 부탁은 애초에 없었다. 할머니의 사고사를 목격한 한결은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이를 집 문제를 해결할 기회로 삼고자 한다. 이 사실을 안 고운 역시 처음에는 팔팔 뛰며 분노하지만 이내 자신들에게 다른 대안이 없음을 알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빈 집’을 욕망한다. 영원히 손에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집, 곰팡이 냄새가 풍기는 반지하가 아닌 집을 그들은 거부할 수가 없다.
결국 중요한 건 설득력이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연상케 하는 이 기괴한 설정을 관객이 납득하려면 설득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홈리스〉는 ‘가난한 마음’이 서서히 ‘타락’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훌륭히 해낸다. 한결은 떡볶이를 배달시킨 어린이가 음식값 1만 원 대신 5만 원을 내자 다시 그 집으로 찾아가 잔돈을 거슬러주는 사람이다. 즉 그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심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하지만 가난이 그 마음에 흠집을 낸다.
가난하다는 것은 돈이 없는 상태 그 이상이다. 한결과 고운이 보여주듯 가난은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고, 늘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며, 삶의 매 순간마다 자본주의 사회에 막혀 튕겨 나오는 경험이 일상화된 상태다. 그리하여 한 번 미끄러지면 남들보다 힘겹게 지켜온 양심과 도덕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상태다. “오빠도 좀 훔쳐와!”라는 고운의 한이 어린 말, 자신을 믿고 돈을 빌려준 사장의 돈을 훔치는 한결, ‘빈 집’을 차지했다는 죄책감보다 평온함이 점차 커지는 젊은 부부의 마음이 이를 증명한다. 양심과 도덕은 계급적 조건이 갖춰져 있을 때에만 단단할 수 있다. 한결과 고운의 자리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그들을 욕할 수 없다는 소리다.
“누가 우리한테 관심 있는데!” 적당한 때가 되면 할머니 집에서 나가자는 한결에게 고운이 소리친다. 가난이 야기한 분노의 응어리가 느껴진다. 한결과 고운이 괴로워하며 계속 미끄러지는 동안 아무도 이들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가난하고 집 없는 사람들은 철저히 방치되고 있다. ‘도둑질’은 살기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선량한 부부는 할머니 제사를 지내주며 한결에게 친절했던 유일한 사람이었던 그녀를, 세 가족이 살아갈 집을 기묘한 방식으로 상속한 그녀를 추모한다. 결국 부부가 믿고 기댈 곳은 할머니가 전한/남긴 마음뿐이라는 듯. 집이라는 꿈에 배반당한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홈리스〉는 투기 담론이 가린 곳을 밝게 비춘다. 투기에 중독된 우리는 과연 그곳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을까?
*그녀가 붙이는 전단지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부동산 임대 사업 전단지다. 노동의 영역에서도 부동산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 고운을 소외시킨다.
영화 전문 웹진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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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오브 인터레스트>, '존재하고 있는 것'과 '보는 것' 사이의 아슬아슬한 싸움
<존 오브 인터레스트>, ‘존재하고 있는 것’과 ‘보는 것’ 사이의 아슬아슬한 싸움
그것이 선명하든 희미하든 프레임에 담기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볼 수밖에 없다. 비껴가려 해도 소용없다. 2016년 개봉한 <사울의 아들>은 댕강 잘린 4:3의 화면 비율과 주인공만을 따라가는 1인칭 핸드헬드 촬영, 흐릿한 초점을 극단까지 밀고 나가 실제 일어난 역사(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오락적으로 전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보여주지 않기 위해서는 대상이 언덕이나 구덩이, 특정 물체나 인물 등의 지형지물, 혹은 안개나 연기 따위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거나, 눈앞의 물체를 식별할 수 없을 만큼 조도가 낮아야 한다. 대상을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면 그것이 제아무리 흐릿한 초점 너머에 있더라도, 분산된 시점 속에 스치듯 지나가더라도, 그 일부가 댕강 잘려나가 온전치 않은 형상으로만 존재하게 되더라도 관객은 결국 그것을 보게 된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오로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외벽과 그 주위를 위압적으로 휘감고 있는 담장만을 포착함으로써 <사울의 아들>이 해내지 못한 완전한 비가시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다. 영화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대신 나치 장교 부부의 집에서 일어나는 안온하고도 유복한 일상의 풍경을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외벽과 담장의 이미지와 나란히 묘사함으로써 과장되지도 축소되지도 않은 정량의 비극을 그야말로 관객 스스로 껴안게끔 만든다. 여기에는 흐릿한 초점 너머로 보이는 학살의 광기도, 분산된 시점 속에 스치듯 지나가는 노역의 비루함도, 댕강 잘린 형상으로 비치는 나체의 시쳇더미도 없다. 이미지는 뒤로 밀려나고 비극은 온전히 관객의 상상에 맡겨진다. 그 상상 속에서 비극은 스스로 깊어지고 확장됨으로써 국가와 언어를 초월하여 아우슈비츠 피해자들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선과 악에 대한 제 나름의 깊이 있는 사유를 길어 올리게 만든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의 발언을 소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는 그의 강연 내용을 성실히 묶어놓은 저서 『구로사와 기요시, 21세기의 영화를 말한다』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저는 영화 제작이 ‘존재하고 있는 것’과 ‘보는 것’ 사이의 아슬아슬한 싸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영화 촬영 중 제게는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던 세계도 렌즈 앞에 장애물이 놓인 순간 미래의 관객에게는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보이지 않게 된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관객에게는 이 세계의 거의 대부분이 보이지 않는단 말이 되겠지요. 닫혀 있는 문 저편은 관객에게 절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관객은 그 문 저편에도 세계가 펼쳐져 있음을 분명히 알고 있지요. 그러니까 잘만 찍는다면, ‘저 문이 언젠가 열리지 않을까’, ‘저 문 너머는 도대체 어떻게 되어 있을까’, ‘혹 상상도 못하던 세계가 펼쳐져 있는 게 아닐까’, ‘만약 저 문 저편에서 갑자기 미지의 세계가 이쪽으로 밀려온다면 주인공은 얼어붙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식으로 관객이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요. 이게 제가 이상으로 삼는 영화가 지니는 최상의 기능입니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표현대로 말하자면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존재하고 있는 것’과 ‘보는 것’ 사이의 아슬아슬한 싸움을 팽팽하게 유지시켜 ‘존재하고 있는 것’에 가닿을 수 없는 무력한 운명의 관객에게 문 너머의 공포를 절감하게 만드는 영화다. 이것이야말로 한 편의 영화가 구현할 수 있는 최상의 기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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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공개 예정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2월 둘째 주 개봉 예정인 작품들을 소개드리려고 해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으며 세계 유수 영화제의 찬사를 이끌어낸 <다음 소희>부터
개봉 25주년을 맞아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타이타닉>까지!
어떤 영화들이 개봉하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다음소희
Next Sohee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38분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시은 등
개봉: 2023.02.08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
시놉시스
“나 이제 사무직 여직원이다?” 춤을 좋아하는 씩씩한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 졸업을 앞두고 현장실습을 나가게 되면서 점차 변하기 시작한다. “막을 수 있었잖아. 근데 왜 보고만 있었냐고” 오랜만에 복직한 형사 유진.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취를 쫓는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언젠가 마주쳤던 두 사람의 이야기. 우리는 모두 그 애를 만난 적이 있다.
CINE PICK!
<다음 소희>는 지난 2017년 1월, 전주에서 대기업 통신회사의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3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지켜주지 못했던 소희를 위로하고 또 다른 소희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작되었으며, <도희야> 이후 9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정주리 감독의 탁월한 연출과 베테랑 배우 배두나, 신예 김시은의 호흡이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었으며,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어 좋은 평가를 얻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타이타닉: 25주년
Titanic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드라마 | 미국 | 195분
감독: 제임스 카메론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케이트 윈슬렛 등
개봉: (재) 2023.02.08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힐
시놉시스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당신을 만난 거야"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구해 타이타닉호에 올라탄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화가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막강한 재력의 약혼자와 함께 1등실에 승선한 로즈(케이트 윈슬렛)에게 한눈에 반한다. 진실한 사랑을 꿈꾸던 로즈 또한 생애 처음 황홀한 감정에 휩싸이고, 둘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지는데… 가장 차가운 곳에서 피어난 뜨거운 사랑! 영원히 가라앉지 않는 세기의 사랑이 펼쳐진다!
CINE PICK!
세기의 로맨스 영화로 불리는 <타이타닉>이 1998년 개봉 이후 25주년을 맞아 4K 3D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전 세계 역대 흥행 3위이자 아카데미 역대 최다인 11개 부문 수상 기록 등을 달성하며 전 세계 관객과 평단을 동시에 사로잡았던 전설적인 영화를 4K 3D로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
The Blue Skies at Your Feet
ⓒ 네이버 영화
개요: 멜로/로맨스, SF | 일본 | 93분
감독: 유키 사이토
출연: 후쿠모토 리코, 마츠다 겐타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이놀미디어
시놉시스
푸른 하늘 아래 매월 1일마다 영화를 보기로 약속한 ‘미유’와 ‘슈야’. 하지만 ‘슈야’의 변심에 약속은 깨지고 만다. 충격에 빠진 ‘미유’ 앞에 다시 나타난 ‘슈야’, 그 순간, 트럭이 돌진하고 ‘슈야’는 ‘미유’를 감싼 채 교통사고를 당한다. “딱 하루만 시간을 돌려주세요!” 눈을 뜬 ‘미유’ 어제와 같은 하루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슈야’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 미래를 바꿔야 한다!
CINE PICK!
<네가 떨어뜨린 푸른 하늘>은 고등학생 미유가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몇 번이나 같은 날을 반복하며 그의 진실을 알게 되는 시간 초월 타임 루프 로맨스입니다. 600만 이상 누적 조회 수, 행부수 23만 부 이상을 기록했던 동명의 대히트 웹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랑스러운 감성 판타지 로맨스 영화를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선물 같은 작품이 될 예정입니다. 또한 지난 11월 개봉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고 해도>에서 열연을 선보였던 후쿠모토 리코가 주인공을 맡아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
Detective Knight: Rogue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액션 | 미국 | 105분
감독: 에드워드 드레이크
출연: 브루스 윌리스, 로슬린 먼로, 지미 장 루이스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디스테이션
시놉시스
미국 전역에서 강도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 나간 동료 형사 ‘피츠제럴드’가 목숨을 잃는다. 전직 스포츠 선수들이 범인이라는 단서를 찾은 ‘나이트’는 그들의 배후에 불법 도박업자 ‘위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복수와 정의를 위해 그들의 본거지인 뉴욕으로 향한 ‘나이트’ 과연 정의를 사수하고 복수를 실현할 수 있을까…
CINE PICK!
<디텍티브 나이트: 가면의 밤>은 할리우드가 낳은 최고의 액션 스타 브루스 윌리스를 주인공으로 한 '디텍티브 나이트'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영화는 나이트 형사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작년 은퇴를 선언한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인 만큼 브루스 윌리스의 액션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스러운 거미
Holy Spider
ⓒ 네이버 영화
개요: 범죄, 스릴러 | 덴마크, 독일, 스웨덴, 프랑스 | 118분
감독: 알리 아바시
출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 메흐디 바제스타니 등
개봉: 2023.02.08
배급: 판씨네마(주)
시놉시스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이란 최대의 종교도시 마슈하드. 그곳에서 1년 사이 16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마 ‘거미’는 자신의 범행과 시체 유기 장소를 직접 언론에 제보하는 대담한 행동을 이어간다. 살인마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여론이 일고 정부와 경찰마저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가운데 여성 저널리스트 ‘라히미’만이 홀로 살인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그의 뒤를 쫓는데…
CINE PICK!
영화는 <성스러운 거미>는 데뷔작 <설리>와 <경계선>으로 잇따라 칸 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알리 아바시 감독의 신작입니다. 2000년부터 1년간 이란 최대 종교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어린 자녀를 둔 싱글맘과 생계가 막막해진 암산부를 포함한 성매매 여성 16명이 잇따라 살해당했던 비극적인 실화를 재구성한 영화로, 사건을 파헤치는 기자 역을 맡은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는 지난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연쇄살인범이 뻔뻔하게 활보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여성들은 히잡 안에 숨어 살아야만 하는 이란의 현실과, 오랜 여성 혐오 습관으로 인해 연쇄살인마를 잉태하는 이란 사회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담아내 호평을 받았습니다.
안녕, 소중한 사람
More Than Ever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 123분
감독: 에밀리 아테프
출연: 비키 크립스, 가스파르 울리엘 등
개봉: 2023.02.08
배급: 티캐스트
시놉시스
엘렌과 마티유는 오랜 시간 함께해 온 커플이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엘렌이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각자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가던 중, 엘렌은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스터’라는 남자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풍광에 매료된 엘렌은 난생처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되찾게 된 엘렌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마티유에게 전한다. 하지만 차마 이 사랑을 놓을 수 없는 마티유는 마지막으로 엘렌을 설득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한다.
CINE PICK!
영화 <안녕, 소중한 사람>은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시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죽음을 피하지 않으려는 시한부 환자 엘렌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마티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연출을 맡은 에밀리 아테프 감독은 BBC 드라마 '킬링 이브' 시즌4, 그중에서도 IMDB 평점이 가장 높았던 5화, 6화를 연출한 실력파로, 각본과 연출을 함께 소화한 이번 영화에서 오랫동안 투병한 어머니를 지켜본 경험을 녹여냈다고 합니다. 빼어난 영상미와 세련되고 절제된 두 배우의 연기 조화가 돋보이는 영화로 평가되며,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영화 팬들을 슬픔에 빠지게 했던 가스파르 울리엘의 유작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더욱 가슴 아프고 애틋한 작품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Someone You Loved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03분
감독: 형슬우
출연: 이동휘, 정은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영화특별시SMC
시놉시스
이별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연락처의 애칭을 풀네임으로 바꾸면? 카톡 친구를 삭제하면? SNS 팔로우를 끊으면? 사랑하는 사람에서 아는 사람으로 아는 사람에서 모르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현실 이별 프로세스
CINE PICK!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는 다양한 단편으로 시체스영화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뛰어난 연출과 감각을 인정받은 형슬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입니다. 실제 경험담에 기반한 사실적이고 통통 튀는 에피소드와 세련된 영상미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만남보다 이별이 어려운 청춘들에게 공감을 자아낼 영화입니다. 주연을 맡은 정은채 배우와 이동휘 배우의 호흡 또한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Love My Scent
ⓒ 네이버 영화
개요: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 대한민국 | 108분
감독: 임성용
출연: 윤시윤, 설인아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콘텐츠존
시놉시스
삶에 치여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 ‘창수’(윤시윤). 낯선 이에게 받은 향수를 뿌리자마자 여자들이 달려든다?! 가족에 치여 누굴 좋아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여자 ‘아라’(설인아)는 어느 날, 매일같이 타던 버스에서 나는 향기에 두근대기 시작한다 ‘창수’에게 이끌린 ‘아라’는 영문도 모른 채 사랑에 빠지고, 서툴러도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가던 그때!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 애인 ‘제임스’(노상현)가 폭로한 ‘창수’의 비밀! 내가 사랑에 빠진 게, 향수 때문이라고?
CINE PICK!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한 남자가 정체 모를 향수를 손에 넣으면서 몇 년째 짝사랑해왔던 여자와 연인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데뷔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부터 꾸준히 로맨스 연기를 해온 윤시윤과 지난해 방영됐던 인기 드라마 '사내맞선' 속 사랑스러운 연기로 인기를 얻었던 설인아의 첫 영화 주연작으로, 두 배우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작품입니다. 다가오는 밸런타인 데이에 가볍게 볼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트윈
The Twin
ⓒ 네이버 영화
개요: 공포 | 핀란드 | 108분
감독: 타넬리 무스 토넨
출연: 테레사 팔머, 스티븐 크리 등
개봉: 2023.02.08
배급: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시놉시스
쌍둥이 아들을 잃은 레이첼 가족을 향해 위로를 가장한 이교 집단의 손길이 뻗친다.
CINE PICK!
<트윈>은 쌍둥이 중 한 명을 잃고 새 출발하려는 ‘레이첼’ 가족에게 다가오는 이교 집단의 광기와 사악한 진실을 담은 오컬트 호러입니다. 오컬트 호러를 표방한 만큼 마니아들이 눈여겨볼 기괴한 장면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잃은 엄마이자 아내 레이첼을 연기한 테레사 팔머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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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에서 영웅으로
<트랜스포머> 영화 시리즈의 첫 편이 나온 지 15년이 넘었다. 하지만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이야기의 초점은 흐려지고, 오로지 파괴적인 액션 장면들이 나열되는 느낌을 준다. 초기의 신선했던 감동은 점차 사라지고,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 시리즈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랜스포머의 세계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특히 그들의 고향인 사이버트론이라는 행성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애니메이션 영화 <트랜스포머 원>은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사이버트론의 기원을 다루며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단순히 로봇 전투 액션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들의 정치적 성장과 계급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사이버트론의 노동자 계급을 전면에 내세우며,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감정을 통해 관객에게 정치적 함의를 전달하는 방식이 무척 흥미롭다. 이제, 이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주요 캐릭터들의 감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첫 번째 감정] 오라이온 팩스(옵티머스 프라임)의 자유
영화 <트랜스포머 원>에서 오라이온 팩스는 사이버트론 행성에서 평범한 노동자 계층에 속하는 광부로 등장한다. 그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깊었으며, 자신이 속한 세계의 질서가 올바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사이버트론의 지도부가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는 오라이온 팩스에게 큰 충격을 주며, 그는 시스템에 의문을 품기 시작한다. 진실을 알게된 그 순간은 그의 내면에서 자유를 향한 열망이 싹트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오라이온 팩스는 시스템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의 방식은 폭력적이지 않다. 그는 자유를 위해 싸우되, 과격한 방법 대신 온건한 접근을 택한다. 그의 목표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부패한 체계를 개선하고 바로잡는 것이었다. 이는 정치적으로 비둘기파에 가까운 온건한 이상주의자적 태도이며, 사이버트론에서 자유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영웅으로 성장하게 만든다.
이 과정에서 오라이온 팩스가 선택하는 길은 단순한 반란이 아니라, 타협과 대화를 중시하는 방식이다. 그는 폭력에 의존하지 않고, 시스템 안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리더로 성장한다. 이는 그의 차분하고 이성적인 면모를 부각시켜, 단순한 전투영웅을 넘어선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한다. 그의 이러한 성향은 이후 옵티머스 프라임으로 거듭나며 사이버트론의 지도자로 인정받게 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두 번째 감정] D-16(메가트론)의 분노
오라이온 팩스와 대조적으로 D-16, 즉 메가트론은 같은 노동자 계층에 속해 있지만, 그가 택한 길은 완전히 다르다. 메가트론은 처음에는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는 성향을 보인다. 오라이온 팩스와 함께 노동자로 살아가면서도, 메가트론은 체제의 틀 안에서 살아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도부가 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내면에서는 억눌렸던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한다.
메가트론의 분노는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 체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욕망으로 변모한다. 그는 현재의 사회가 부패하고 타락했기 때문에, 이 세상 자체를 파괴해야 한다고 믿는다. 메가트론의 이 파괴적인 성향은 그를 강경한 매파로 만든다. 그는 기존 질서를 부정하고, 오직 새롭게 탄생할 세계를 꿈꾸며 폭력적인 혁명을 추진한다. 이는 그가 오라이온 팩스와 갈등하게 되는 핵심 원인이 된다.
하지만 메가트론의 분노는 단순한 파괴적 욕구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려야 한다고 믿는다. 이는 그가 오라이온 팩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며, 이 영화는 메가트론이 가진 복잡한 감정을 더 깊이 파고들며 그의 폭력적 성향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메가트론은 단순한 악역이 아닌, 자기 방식대로 정의를 실현하려는 인물로서 그의 캐릭터가 확립된다.
[세 번째 감정] 사이버트론 고대 조상들의 믿음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사이버트론의 노동자 계급에서 시작한 두 인물이 결국 각기 다른 정치적 길을 걷게 된다는 점이다. 사이버트론의 고대 조상들은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그들은 각 영웅들에게 지혜와 힘을 부여하며, 그들의 성장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흥미롭게도, 고대 조상들은 자유와 정의를 상징하는 오라이온 팩스, 즉 비둘기파의 손을 들어준다. 그들은 사회를 파괴하기보다는 개선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개혁하는 것을 지지한다.
이러한 조상들의 믿음은 오라이온 팩스와 메가트론이 상징하는 두 가지 정치적 이념, 즉 온건파와 강경파의 대립을 더욱 부각시킨다. 영화는 결국 이 두 인물의 갈등을 통해 자유와 분노, 개혁과 혁명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들은 사이버트론의 미래를 두고 서로 대립하며, 그 과정에서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라는 두 영웅의 정치적 성장과 충돌을 보여준다.
조상들의 역할은 단순히 전설 속의 존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지혜가 현대의 갈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그들이 남긴 유산은 두 인물의 행동에 방향성을 제시하며, 영화 속에서 사회적 진화와 혁신에 대한 상징적 의미를 제공한다. 사이버트론의 고대 조상들은 이 갈등의 심오한 철학적 배경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는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깊이
<트랜스포머 원>은 단순한 액션 애니메이션 이상의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영화는 사이버트론의 계급 갈등과 노동자 계층의 정치적 성장 과정을 그리며, 자유와 정의, 분노와 혁명이라는 중요한 정치적 주제를 다룬다. 오라이온 팩스와 메가트론의 대립은 단순한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니라, 각기 다른 정치적 이념이 충돌하는 과정이다. 이들은 자신만의 정의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이 영화는 특히 사이버트론이라는 세계의 기원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갈등을 세밀하게 다룬 점에서 주목받는다.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 단순히 로봇들의 전투 장면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동자에서 영웅으로 성장하는 인물들의 정치적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영화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논쟁이 되는 정치적 주제들을 트랜스포머 세계를 통해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영화의 감독은 애니메이션계에서 유명한 조시 쿨리다. 그는 <토이 스토리 4>를 통해 이미 그 능력을 인정받은 감독으로, <트랜스포머 원>을 통해 트랜스포머 세계관의 깊이를 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마이클 베이가 이끌었던 실사판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달리, 조시 쿨리는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서사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캐릭터들의 내면을 탐구하며 그들의 성장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목소리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옵티머스 프라임, 즉 오라이온 팩스의 목소리를 맡은 크리스 햄스워스는 특유의 남성적이고 강렬한 목소리로 프라임의 리더십과 결단력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메가트론의 목소리를 맡은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는 그의 분노와 카리스마를 잘 전달하며 메가트론의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두 배우의 목소리 연기는 영화의 감정선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트랜스포머 원>은 트랜스포머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서사적으로 깊이가 있는 작품이다. 단순한 로봇 전투를 넘어, 정치적 성장을 그린 이 영화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기원을 탐구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트랜스포머 팬뿐만 아니라, 정치적 서사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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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풀, 원더우먼, 홉스 너네 모여서 뭐하니?
넷플릭스에 레드 노티스가 공개 되었어요!
라이언 레이놀즈, 갤 가돗과 드웨인 존슨이 주연을 맡아서 꽤 기대를 받았던 영화였는데요.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평범하고 예측가능한 액션 영화였습니다.
특히나 세 캐릭터 모두 그걸 맡은 배우들의 다른 캐릭터들을 떠올리게 하는 캐스팅이어서,
영화를 보다 보면 무슨 영화를 보고 있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실망스러운 영화 레드 노티스,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제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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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경관의 피> 1차 예고편
경찰 잡는 경찰의 위험한 수사. 조진웅X최우식의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강렬한 범죄드라마 [경관의 피] 1차 예고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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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질> 메인 예고편
배우 황정민 '인질'로 잡혔다!
평소와 똑같던 어느 새벽,
서울 한복판에서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대한민국 톱배우 '황정민'이 납치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 속
살기 위한 극한의 탈주가 시작되는데…
관객들을 사로잡을 리얼리티 액션스릴러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