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이정2025-01-09 21:07:05
나부끼는 번민의 돌파구
영화 <하얼빈> 리뷰
SYNOPSIS.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에서 안중근이 이끄는 독립군들은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둔다.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은 만국공법에 따라 전쟁포로인 일본인들을 풀어주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독립군 사이에서는 안중근에 대한 의심과 함께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1년 후,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안중근을 비롯해 우덕순, 김상현, 공부인, 최재형, 이창섭 등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마음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이게 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와 협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들은 하얼빈으로 향하고, 내부에서 새어 나간 이들의 작전 내용을 입수한 일본군들의 추격이 시작되는데…
하얼빈을 향한 단 하나의 목표, 늙은 늑대를 처단하라
POINT.
✔️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역사적 순간을 담아낸 영화 타율이 좋은 우민호 감독의 작품
✔️ <기생충>으로도 잘 알려진 홍경표 촬영감독의 미학이 빛나는 작품
✔️ 이미 여러 차례 다루어진 만큼, 안중근의 거사 자체를 조망하기보다 안중근의 내면에 집중했으며, 어마어마한 로케이션과 어우러지는 비장미가 있는 작품
✔️ 많은 배우들의 합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어요

연기 아른거리는 회화 속에서
영화는 초장부터 기존의 안중근 서사와 다른 길을 갈 것임을 명확히 한다.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독립 운동가들의 회동 모습은 마치 바로크 회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며, 안중근 서사 하면 기대하는 역동적인 스펙타클 대신 담배 연기처럼 아스라한 의심의 기운이 감돈다. 그러나 이 무드야말로 실제 독립운동의 무드에 보다 가까울 것이다.

독립이 반드시 오고야 만다는 것을 아는 미래가 아닌, 과연 이 나라에 미래가 있을지, 미래가 있다 한들 거기에 내 자리는 있을지 회의감과 번민 속 현재에서 걸어간 길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자리에, 밀정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으며, 안중근이 나타난다. 흔히 결의에 찬 장면으로 묘사되는 단지(斷指)의 순간으로 걸어들어온다.
그러나 영화는 단지의 순간조차 안중근이라는 인물 한 사람에게 확신에 찬 핀 조명을 쏘는 대신, 유령 혹은 그림자처럼 아른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그림자를 그 주변에 둘렀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방점을 찍은 일제의 침략이 계속되고 있던 1908년에서 1909년이었으니까. 의구심과 자괴감, 갈등과 번민으로 가득했던 시절의 정서는 빛 아래 있어도 그림자였다. 극중 가장 역동적이라 할 수 있는 전투 장면조차 승리 혹은 패배를 강조하기보다 처절한 아비규환을 그리고 있다.
그 지옥도에서 안중근이 택하는 길은 만민공법을 지키고 스스로가 대한의 참모중장임을 잊지 않는 것, 다시 말해 그의 내면과 신념을 지키는 길이었다. 탄환을 명중시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순간의 카타르시스로 극을 빠르게 전환시키는 대신, 영화는 안중근이라는 인물의 고뇌가 때로는 고꾸라지고 때로는 맞아떨어지는 길을 담는다. 주변 인물들과 때로는 합심하고 때로는 불화하면서, 안중근은 (실제 역사에서는 '동양평화론'이 될) 그의 길을 간다.

각지고 막힌 상자 속에서
반면 확신에 찬 인물이 있다. 릴리 프랭키가 분한 이토 히로부미는 시종 확신에 차 있다. 실제 역사에서 1-2년 후에 이루어질 경술국치(1910.08.29)를 앞두고, 단상에 서서 담담한 말투로 한일 병합을 말한다.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온 나라"에서 은혜 입은 것도 없는 백성들이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는 말조차 담담하게 내뱉는다.
그의 공간은 하나 같이 각지고 막혀 있다. 바깥이 보이지 않는다. 네모 반듯한 귀족원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똑같은 뒤통수는 똑같이 수그려지고, 이동할 때에도 그의 자리는 사방이 틀어막힌 기차 칸이다. 러시아 공사와 이야기를 나누는 기차 칸도 바깥이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의심과 번민으로 흔들리는 독립운동가들의 기차와 달리, 확신으로 감싸인 공간에서 그는 남의 인생을 손발 삼아 움직이며 덤덤히 침탈의 길을 간다.

이는 얼어 붙은 두만강이나 숲이나 너른 사막으로 표상되는 안중근의 공간, 그림자와 연기가 아른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그림 같은 공간과 대조적이다. 이 공간적인 대비는 마치 확신이 꼭 옳은가 묻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가는 침탈의 길에 확신을 가진 이토 히로부미와, 끝없는 번민으로 내면의 두레박을 길어 올리는 안중근, 그리고 유령처럼 서성거리는 독립운동가들의 마음. 안중근이 내면으로 던져 올린 두레박은 영화 마지막에 기어코 마중물을 길어 올렸고, 유령처럼 서성거리는 인물들은 죽음 이후에도 유령으로 남아 사라지지 않는 아우라를 남겼다. 하지만 확신은 총탄에 스러진다.

푸른 꿈과 시린 번민으로 열린 공간에서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이 시국'에 잘 어우러진다며 여러 차례 회자되었다. 그 이유는 아마 언제나 절망의 뒤편에 희망이 있다는 것, 이제는 진부한 문장이지만 빛은 그림자와 함께 도드라진다는 것 때문일 것이다.

어둠은 짙어오고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올 것이다.
불을 밝혀야 한다. 사람들이 모일 것이다.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는 불을 들고 함께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 앞에 어떠한 역경이 닥치더라도 절대 멈춰서는 아니된다.
금년에 못 이루면 다시 내년에 도모하고,
내년, 내후년, 10년, 100년까지 가서라도
반드시 대한국의 독립권을 회복한 다음에라야 그만둘 것이다.
그렇게 해서 기어이
앞에 나가고, 뒤에 나가고, 급히 나가고, 더디 나가고,
미리 준비하고 뒷일도 준비하고 모든 것을 준비하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까지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가야 한다.
불을 들고 어둠 속을 걸어갈 것이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채로, 독립의 실낱 같은 가능성을 바라보는 괴롭고 지난한 길. 신뢰와 의심을 동시에 품고, 철저한 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즉각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그 길을 걷는 한 인간의 고뇌. 영화는 안중근의 거사까지 직진하여 가는 듯 보이지만, 끊임없이 회전하며 주변 인물들을 에두르는 고뇌의 그림자를 품는다. 총알이 날아가는 모양처럼.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지난한 길을 갔을 사람들의 마음을 어렴풋하게 가늠해 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 마음은 시대와 상황을 뛰어넘어 보편적이다. 희망을 길어 올리고자 하는 이는 반드시 두 다리를 걷어붙이고 진창에 서야 하기에. 푸른 꿈은 언제나 곱고 예쁜 자리에만 있지 않다. 그 색깔은 시린 번민의 색깔과 맞붙어 있다. 희망과 절망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빛과 그림자가 언제나 등을 붙이고 있듯이. 그 자리는 안중근의 공간들처럼 탁 트여 있다.
희망에 꽉 막힌 확신 같은 건 없지만, 가능성은 사방으로 트여 있지만, 그림자처럼 담배 연기처럼 나부끼지만, 이 번민을 인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광장 또한, 탁 트인 곳이었다.
Relative contents
-
- 9월 2주 차 개봉작 추천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화제의 상영작 <둠둠>의 개봉부터
1984년을 시작으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드래곤볼 시리즈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의 개봉까지!
그럼 9월 둘째 주에는 어떤 영화가 기다리고 있을지!
더 자세히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
.
극장 개봉 영화
드래곤볼 슈퍼: 슈퍼 히어로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00분
감독: 코다마 테츠로
출연: 노자와 마사코, 후루카와 토시오 등
개봉: 2022.09.14
배급: 소니픽처스코리아
줄거리
레드리본군은 손오공의 손에 절멸했다.
그러나 레드리본군의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받고 있던 몇몇 사람들이
궁극의 인조인간 ‘감마1’과 ‘감마2’를 만들었다.
이들 두 인조인간은 자신을 ‘슈퍼 히어로즈’라 부른다.
이들이 피콜로와 손오반을 공격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1984년 만화책으로 선보인 후 수많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 인기를 끈 드래곤볼.
지난달 19일 북미에서 개봉과 동시에 <불릿 트레인>과 <탑건: 매버릭>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영화이다.
9명의 번역가
ⓒ 네이버 영화
개요: 미스터리 | 프랑스 | 105분
감독: 레지스 로인사드
출연: 올가 쿠릴렌코, 알렉스 로더 등
개봉: 2022.09.14
배급: (주)이놀미디어
줄거리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이 책의 마지막 장 출판을 위해 9개국의 번역가들이 고용된다.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지하 밀실에서 작업을 시작한 그들.
하지만 곧 첫 10페이지가 인터넷에 공개된다.
그리고 편집장 ‘에릭’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다음 100페이지를 공개하겠다.”
‘에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찾으려 하고,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관전 포인트
번역가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프랑스어부터 그리스어, 러시아어, 이탈리어 등 10개의 언어를
한 영화 안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로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오! 마이 고스트
ⓒ 네이버 영화
개요: 코미디 | 한국 | 98분
감독: 홍태선
출연: 정진운, 안서현, 이주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주)디스테이션
줄거리
귀신 보는 것이 유일한 스펙인 신입 FD ‘태민’(정진운)은
어렵게 취업한 스튜디오에서 야간 순찰을 돌던 중
갈 곳 없는 붙박이 귀신 ‘콩이’(안서현)를 만나게 된다.
눈만 마주쳤다 하면 티격태격하던 일상 속 어느 날,
이들의 유일한 일자리이자 잠자리인 스튜디오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발생하는데…관전 포인트
인간과 귀신의 팀플레이라는 독특한 소재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설정이 매력인 영화이다.
정진운 배우의 제대 후 첫 작품이며, <옥자> 이후 5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안서현 배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
ⓒ 네이버 영화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87분
감독: 소토자키 하루오
출연: 하나에 나츠키, 키토 아카리 등
개봉: 2022.09.15
배급: BoXoo엔터테인먼트
줄거리
꺽쇠 까마귀가 일러준 다음 임무지는 남남동.
임무로 향하는 도중 탄지로는 최종 선별에서 만난 동기 검사인 아가츠마 젠이츠를 우연히 만난다.
젠이츠의 소극적인 태도에 애를 태우면서, 탄지로는 산의 오지에 있는 저택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장구로 저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혈귀의 모습이 보이고,
심지어 멧돼지 얼굴의 기괴한 남자가 나타나는데…관전 포인트
지난 달에 개봉했던 <귀멸의 칼날: 아사쿠사 편>의 후속편인 작품이다.
<귀멸의 칼날: 장구저택 편>은 '귀살대' 대표 3인방이 처음으로 결성하는 순간이 나오기에
더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홈리스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83분
감독: 임승현
출연: 전봉석, 박정연 등
개봉: 2022.09.15
배급: 그린나래미디어(주)
줄거리
이사를 앞둔 어린 부부 ‘한결’과 ‘고운’,
하지만 설렘도 잠시, 보증금 사기를 당한 것을 알게 된다.
갈 곳이 없어 막막해진 ‘한결’은 ‘고운’을 데리고 어떤 집으로 향한다.관전 포인트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서 CGV 아트 하우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청년 빈곤, 주거 문제, ,노인 고독사 등 사회 이슈를 흡입력 있게 다루었다.
둠둠
ⓒ 네이버 영화
개요: 드라마 | 한국 | 101분
감독: 정원희
출연: 김용지, 윤유선, 박종환 등
개봉: 2022.09.15
배급: 영화사 진진
줄거리
자신에게 집착하는 엄마 때문에 전부였던 음악을 놓아버린 DJ 이나
길을 걷다 우연히 들려온 비트에 디제잉을 다시 하기로 결심하고
베를린에 갈 수 있는 오디션에 참가하는데...관전 포인트
세계 영화제를 휩쓴 단편 <벨빌> 정원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았다.
그동안 영화에서 보지 못한 일렉트로닉 음악, 디제잉을 소재로 다루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
- 방탄소년단 RM이 주목한 사진작가 낸 골딘의 다큐 영화
영화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사진작가이며 액티비스트인 낸 골딘(Nan Goldin)의 삶과 예술, 그리고 편견과 부조리를 향한 투쟁을 담았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임에도 2022년 베니스영화제서 최고 영예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걸작이다.
연출은 아카데미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한 감독 로라 포이트라스(Laura Poitras)가 맡았다. 그녀는 낸 골딘을 가리켜, “인생에서 용감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지만, 낸과 같은 사람을 결코 만난 적이 없다.”라고 찬탄했다.
첫 장면부터 충격적이다. 낸 골딘이 연대해 투쟁하는 단체 <P.A.I.N>은 골리앗 새클러 가문과 그들의 기부금을 받아 이미지 세탁을 도운 대형 미술관에 드러누워 행동으로 성토한다. 낸 골딘과 <P.A.I.N>은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판매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한 거대제약 회사와 그 회사를 소유한 새클러 가문이 죽음의 대가로 얻은 돈으로 기부한 자선기금을 거부할 것을 미술관과 대학에 요구하였다. 그녀의 활동으로 제약회사는 파산하였고,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새클러 가문의 이름이 지워져 갔다.
영화는 그녀의 사진예술이 세상을 변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절망에 처한 자신도 살렸음을 그려낸다. 낸 골딘은 50여 년 전 정치적 검열과 차별이 노골적이었던 시절에도 카메라에 세상의 터부를 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고, 사회적 금기와 직면하고 소외된 이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사진들은 정치적 행위라는 이유로 전시가 금지되었다. 낸 골딘은 사진이 예술인지 정치적 행위인지는 정부와 의회권력이 아니라 예술가와 관객이 결정한다고 소리 높였다.
낸 골딘에게 성정체성으로 집에서 쫓겨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언니가 있었다. 동성애자에게 가혹했던 시절 부모는 언니의 삶과 죽음을 감추기에 급급했다. 낸은 언니가 흔적 없이 죽은 후, 평생에 걸쳐 자신의 자취를 남기려고 몸부림쳤다. 낸에게 사진은 인생에 흔적을 남기는 수단이었고, 언어였다. 그녀는 가난과 차별, 생존을 위한 몸부림들, 남친에게 코뼈가 으스러지도록 폭행당한 얼굴도 사진으로 남겼다. 사진은 자신을 살리는 해방구였으며, 고통과 두려움을 헤쳐나가는 생존 행위였다.
영국의 저명한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는 2023년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선정하며 낸 골딘을 1위로 올렸다. BTS RM도 인스타그램에 낸 골딘의 사진집을 올려 그녀의 예술과 인생 여정에 관심을 드러냈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편한 마음으로 감상하기 힘든 영화다. 하지만 가장 밑바닥의 삶에서 고통스럽고 힘든 현실을 드러내는 사진들이 그 자체로 사람의 영혼을 건드리는 울림이 있음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영화다.
-
- 왓챠 영화추천 <야구소녀> 감내해야하는 것
오늘 소개해볼 영화는 왓챠에서 스트리밍 중인 국내 독립영화 <야구소녀>이다.
작년 '이태원 클라쓰'에서 '마현이' 역할을 맡아 인지도가 급상승한 배우 '이주영'을 주연으로 '이준혁', '엄혜란', '곽동연' 등 인지도 있는 배우들로 꾸려진 영화다.
고등학교 야구부를 배경으로 야구하는 소녀의 이야를 아주 현실적으로 풀어낸 영와 <야구소녀>.
지금 바로 리뷰 시작해보겠다.
“ 왓챠 영화추천 <야구소녀>, 줄거리 및 내용
왓챠 영화추천 <야구소녀> 줄거리
천재 야구 소녀 수인은 고교 졸업 후 프로팀에 입단하는 것이 꿈이다.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모두가 수인에게 꿈을 포기하라 말한다. 그때, 야구부에 새로운 코치 진태가 부임한다.
출처: 왓챠
영화 <야구소녀>는 남자들만의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한 '프로야구'에 입단하려는 꿈을 가진 소녀의 가장 현실적이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실화를 모티프로 했다는 것으로 이미 유명하고, '여자라서'가 당연한 말이 되는 자리에서의 이야기라 더욱 담담하고 희망이 되는 영화.
“ 왓챠 영화추천 <야구소녀>, 캐릭터와 메시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무지막지하 노력을 어려워하지 않는 자존심 강한 불굴의 캐릭터 '주수인'과 그런 수인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보고 참 스승이 되는 '진태',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지만 말릴 수밖에 없는 엄마 '해숙'.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캐릭터들로 구성된 영화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이해하기 쉽다.
모두가 안 될 거라 말하는 가운데서도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는 강인한 캐릭터인 주수인과 가능성이 희박함을 알고있으니 부러 모질게 구는 진태와 해숙. 결국 누구도 수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음을 확신한 진태는 수인이 트라이아웃으로 테스트를 받게 해주지만, 확실치 않은 미래가 달갑지 않은 엄마 해숙은 어떻게든 수인을 취업시키려 한다.
특히 수인과 해숙의 이야기는 주제만 바꾸면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는 이야기다.
이런 현실성이 영화 <야구소녀>가 흥행한 이유이지 않을까.
여자는 감내해야하는 것이 더 많다. 사회인 야구를 위해 다음 학기 대비를 먼저 다 제출해야하는 선생님처럼. 전지훈련을 가더라도 성별이 달라 숙소비를 더 내야하는 수인처럼.
특히 야구라는 스포츠는 피지컬 차이는 기본으로 깔고 가니 극복하기를 겁내지 말아야하는데, 수인은 원망하지 않는다. 극복할 길만 찾는다.
“
느려도 이길 수 있어요.
야구소녀 中 주수인
”
단점을 보완할 수 없으니 장점으로 단점을 뛰어넘는 주수인의 용기에 우리는 무너지지 않음을 배운다.
“ 왓챠 영화추천 <야구소녀> 후기, 느려도 이길 수 있어요.
느려도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야구 말고 더 있을까? 구속도 중요하지만 구위가 그보다 더 중요하다.
구속이 부족한 사람은 구위를 재정비하고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연습하면 된다. 주수인이 포기하지 않고 방향을 틀었던 것처럼.
영화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대회에서 공 3개를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간 '안향미'선수를 모티프로 만든 영화라고 한다.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진학도, 프로야구팀 입단은 당연하게도 좌절된 그녀는 결국 일본으로 진출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여성 프로야구팀 '비밀리에(BIML)'를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 <야구소녀>는 솔직히 보고싶었던 영화는 아니다. 좋아하는 이주영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데도 무언가 거부감이 들었다는 사실을 숨길 수 없었다. 야구 팬이자, 대개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자와 야구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이라 영화의 주제가 걱정되었던 것 같다.(페미코인이 어쩌구...)
실망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투수로 나오는 주수인의 얇고 가녀린 어깨와 팔 때문이었다.
다만 스토리만큼은 독립영화치고 상당히 대중적이고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에는 올해 야구부 입부희망서를 수인에게 보여주는 장면있다. 그 장면이 참 특별했다.
당신의 진보가 우리의 한걸음을 보장해주었다, 고 말하고싶다.
* 본 콘텐츠는 블로거 꿍녕 작가님의 자료를 받아 씨네랩 팀이 업로드 한 글입니다.
원 게시글은 아래 출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 신비 체험으로 태어난 다중인격 히어로의 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런던 대영 박물관의 이집트관 기프트샵에서 일하는 온순한 성격의 직원 '스티븐 그랜트(오스카 아이작)'. 이집트학과 고대 이집트의 신전, 그리고 신들에 대해 공부했지만 끝내 박물관 도슨트가 되지 못한 그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은 갑작스럽게 고대 이집트의 달의 신 ‘콘슈(F. 머레이 에이브러햄)’를 만나고, 그로부터 또 다른 자아이자 콘슈의 명령을 따라 그의 아바타인 ‘문나이트’로 활동해 온 '마크 스펙터'의 존재를 깨닫는다. 자신에게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으며 마크와 몸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달은 스티븐은 마크의 아내인 '라일라(메이 칼라마위)'의 등장과 함께 죽음의 신 '암미트'의 힘을 빌리려는 빌런 '아서 해로우(에단 호크)'를 막기 위해 이집트로 향한다. 그렇게 마크와 스티븐은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 문제를 풀어감과 동시에 강력한 이집트 신들의 미스터리를 파헤칠 여정에 나선다.
등장한 히어로만 30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MCU의 새 히어로 '문나이트'가 유달리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다름 아닌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지닌 히어로라는 이유가 커 보인다. 이는 다중인격 연기를 선보인 오스카 아이작의 퍼포먼스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식 억양과 미국식 억양을 자유로이 오갈 뿐만 아니라 불과 몇 초 사이에 전혀 다른 과거를 지닌 두 인격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극의 흡입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오스카 아이작 연기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작품이 스티븐과 마크의 자아 분열을 다루는 방식이다. 그들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스티븐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초중반부 에피소드에서의 팽팽한 긴장감과 급박한 템포 덕분에 마크의 시점으로 전환되어 스티븐이라는 인격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후반부 반전과 그 임팩트가 극대화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콘슈를 만나는 이 모든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니면 그저 마크/스티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를 두고 극 중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을 모두 안갯속에 던져 놓는 구성 역시 극에 집중하게 만드는 용도로는 일품이다. 하얀 정신병원 시퀀스처럼.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마크와 스티븐의 서사에 이집트 신화의 요소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사실 서로 다른 두 인격의 화해를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하나 된 자아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어떤 MCU 작품보다도 종교와 신화의 분위기가 짙은 덕분에 <문나이트>는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개성을 뽐내고 있다. 단순히 이집트 신화의 신들이 등장하고, 피라미드와 왕가의 계곡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은 아니다. <문나이트>는 모든 종교적 체험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신비 체험'과 마크와 스티븐의 이야기를 연결 짓고 있으며, 이때 이집트 신화는 가장 오래된 종교적 내러티브로서 모든 신비 체험을 상징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종교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인간 의식은 고정불변의 단일체가 아닌 다양한 상태들로 구성된 일련의 ‘흐름’이다. 이때 평상시의 자아가 아닌 변형된 의식 상태에서 인간은 존재의 궁극적 원인, 궁극적 실재, 자신의 참된 본성 등을 체득하는 '신비 체험'을 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신과 같은 존재를 만나거나 그와 하나 되는 경험을 통해 이전까지 알 수 없었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상 기도, 만트라와 같은 진언 수행 등의 수행법은 자아의 경계를 무너뜨려 또 다른 의식 상태를 경험하게 한다. 또 신비 체험으로부터 체험적 앎과 지상적 삶을 연결시키고, 보이는 차원과 보이지 않는 차원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마크와 스티븐의 경험은 그 자체로 신비 체험이자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종교와 신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스티븐의 인격은 수행의 측면을, 콘슈와 직접 만나고 계약을 맺은 후 콘슈의 힘과 갑옷을 얻어 그의 아바타가 된 마크의 인격은 체험의 측면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마크가 입는 슈트와 스티븐이 입는 슈트가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는 이유다. 특히 스티븐의 풍부한 지식 덕분에 암미트의 무덤을 찾을 수 있고, 콘슈와 하나 되어 수천 년 전의 밤의 모습으로 하늘을 되돌리는 장면은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와 한 몸이 되는 신비 체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가 말하는 정의에 동의하여 암미트의 정의를 실천하려는 아서 해로우와 대립하는 것은 신비 체험으로 말미암은 사상적, 이론적 측면을 보여준다. 심판과 죽음의 신인 암미트의 저울을 이용해 세상에서 정의를 이루겠다는 아서 해로우는 사람들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어 있으므로, 모든 악인과 악인이 될 가능성을 지닌 이들을 제거하여 세상에 균형을 가져와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콘슈와 스티븐 그랜트, 마크 스펙터는 모든 사람에게는 미래에 어떤 선택을 내리고 행위를 할지 결정할 자유가 남아있기에, 오직 악행을 저지른 이들에 한해서만 단죄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의 차이는 "콘슈가 복수의 주먹으로 벌할 때, 사람들은 이미 다친 뒤야. 암미트님은 이걸 너무 잘 알고, 나쁜 행동을 하기 전에 심판을 내려. 악의 근본부터 잘라내시지"라는 해로우의 대사에 집약되어 있다.
또한 마지막 에피소드의 클라이맥스도 문나이트와 아서 해로우의 대결이 단지 히어로 대 빌런의 가치관 대립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신과의 경험으로부터 말미암은 전쟁임을 환기시킨다. 문나이트는 카이로 시민들의 영혼을 일괄적으로 심판하여 암미트의 힘을 강화하려는 해로우 앞을 막아서는데, 이때 이들 뒤에서는 거대해진 콘슈와 암미트 역시 치열하게 싸움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 혈투의 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암미트가 깨어날 기회조차 다시 주면 안 된다며 해로우를 단죄하라는 콘슈의 명령을 스티븐과 마크는 거부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미래를 단정 짓지 않고 그들의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악인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상을 스스로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본인들도 콘슈로부터 자유의 몸이 된다. 즉, 콘슈와의 만남을 통해 신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천하고, 스스로도 한 단계 성숙해진 인격으로 거듭난다.
이때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와 하나 될 뿐만 아니라 현실 너머에 실재하는 저승이라는 초월적 세계를 체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릴 적 동생을 잃은 비극에 아파하고, 그로 인해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마크. 그는 즐겨 보던 모험 영화의 주인공인 스티븐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가 아닌 오시리스의 저승을 마주하며 마크와 스티븐은 마침내 서로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두 인격이 몇십 년 간 이어온 갈등을 끝낸다. 그렇게 그들은 신을 매개로 한, 죽음과도 같은 신비적 체험 안에서 하나 된 존재로 거듭나며 자유로이 두 인격을 오가며 히어로의 역할을 완수한다. 이는 가톨릭의 성녀인 '아빌라의 데레사'가 저서인 <내면의 성>에서 "신의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느라 영혼은 육체를 떠난 듯한 감미로운 죽음"을 겪었고, 신과 하나 되는 체험 이후 "모든 일에 있어 스스로 나아가는 것을 느꼈고, 아무리 일을 많이 하고 고생을 하더라도" 영혼의 본질이 분열되는 일이 없었다고 고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나이트>에서 엿보이는 신비 체험과 종교적 맥락은 단지 종교적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인격을 오가며, 인격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는 스티븐과 마크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그 정도만 상이할 뿐, 여러 개의 자아가 내재해 있는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는다.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착용한 가면인 페르소나는 사회가 요구한 도덕, 질서, 의무를 따르기 위해 타인에게 보일 이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본캐 대신 부캐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보면 페르소나는 자신의 본성을 숨기거나 억압하는 기제로, 곧 정신분열의 한 양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본캐인 마크가 엄마로 대변되는 사회적 질서와 억압으로부터 틈을 내서 부캐인 스티븐을 통해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지만, 그 결과 마크는 자신의 정체성 자체를 잃을 위기에 처하는 것처럼. 그는 자신의 삶의 목표와 육체를 스티븐에게 빼앗기고, 거울 속에 갇혀서 진정한 자신의 인생이 아닌 삶을 구경하는 처지가 된다.
‘도구적 이성’과 근대 합리주의에 힘입은 물질적 풍요를 향유하면서도 그 피로감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도 마찬가지다. 문수영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빠른 변화 속에서 표면적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사잇 사람'"이고, 이들은 본질적인 '나'와는 다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수많은 자아를 가진 것과 같이 분열된 삶을 산다. 따라서 현대인의 정신분열적 측면에 대한 경각심과 그로 인한 문제 및 해결책도 제시하는 마크와 스티븐의 서사는 신화와 종교의 내러티브를 빌렸을 뿐, 그 본질은 지극히 현대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겪은 콘슈와의 합일 경험, 그리고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경험은 통합되어 성숙해진 자아로의 성장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도구일 따름이다. 콘슈라는 신과의 만남 역시 분열된 인격 간의 인식과 소통을 가능케 한 계기일 뿐이다. 그보다 마크와 스티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종교적 방식이든 아니든 분열된 자아를 통합해야만 온전히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특히 쿠키영상에 드러난 세 번째 인격인 '제이크'의 존재가 미리 암시하는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나이트>의 액션 시퀀스에서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과 순간적으로 단절되는 장면 전환 이후 마크와 스티븐이 모두 의식을 잃은 사이 유혈이 낭자해진 싸움의 현장을 비추는 장면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마크, 스티븐, 제이크 사이의 남은 이야기를 암시하는 편집과 연출, 그리고 쿠키영상의 조합은 분열된 인격의 위험성을 드러내기에 매우 효과적이며, 시청자들에게도 서로 다른 인격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의 중요성을 귀띔해주는 듯 보인다.
이처럼 <문나이트>의 주제의식과 메시지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의를 갖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액션이라는 영역에 한해서는 <팔콘과 윈터솔져> 혹은 <호크아이>와 같은 MCU 드라마들처럼 낮은 퀄리티를 보이기 때문이다. 거대해진 몸집으로 콘슈와 암미트가 육박전을 펼치고 있는데, 마치 옛날 괴수물을 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느리고 단순한 주먹싸움 식으로 연출되어 박진감이 부족한 게 대표적이다. 다양한 능력을 구사하는 문나이트, 라일라, 그리고 해로우 간의 액션씬과 교차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다만 이 아쉬움이 매번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다른 작품들과의 적은 연계로 인한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장점보다 크지는 않다. 그래서 단독 드라마로 <문나이트>의 완결성에는 호평이 아깝지 않다.
<이터널스> 개봉 당시 케빈 파이기는 MCU를 현대의 그리스 로마 신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그 포부는 진정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신하겠다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수천 년간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것처럼 마블 역시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고전이 되어 길고 큰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의미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문나이트>의 등장은 케빈 파이기의 포부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간 MCU에는 다양한 영웅들이 있었다. 사익만 쫓았던 방탕한 인물은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고(아이언맨), 국가의 도구에 불과했던 이는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갔으며(캡틴 아메리카), 타고난 신분과 운명의 무게에 짓눌리던 이(토르)는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마냥 비장하거나 엄숙하지만은 않은 영웅상은 알렉산더 대왕이 트로이의 성문 앞에 선 아킬레우스를 동경했듯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각기 삶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마크와 스티븐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성장 이야기는 분열된 자아 때문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게 <문나이트>는 수많은 히어로들의 활약상으로 가득 채워진 마블 스튜디오의 로고, 곧 현대의 판테온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문명, 종교, 신화의 시작점에서 과거의 활기와 신선함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마블
-
- 12월 3주 최신 개봉영화!
12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2월 2주 개봉영화 5편!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 , 2020
킹스맨이 돌아왔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을 그린 작품입니다.
100년 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킹스맨’ 조직이 어떻게, 왜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 기원을 다루는데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와 '킹스맨: 골든 서클'에 이어 ‘매튜 본’ 감독이 또 한 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007 시리즈, 해리포터 시리즈의 ‘랄프 파인즈’ 그리고 신예 해리스 딕킨슨 이 두 배우의 콤비가 탄생을 했는데요
각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부자 사이에서 생기는 깊은 애정, 갈등, 화해 등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최초의 킹스맨의 이야기
첫번째 추천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매트릭스: 리저렉션 The Matrix Resurrections , 2021
18년만에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시리즈
매트릭스1은 1999년, 매트릭스2와 매트릭스3은 2003년에 개봉
그리고 18년만에 신작으로 다시 돌아온 매트릭스 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인류를 위해 운명처럼 다시 깨어난 구원자 네오가 더 진보된 가상현실에서 기계들과 펼치는 새로운 전쟁을 그리는데요
기억을 잃은 네오는 다시 빨간약과 파란약이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이번 매트릭스에서는 인공지능 컴퓨터와 인간들이 대결을 펼치는 '매트릭스'만의 독보적인 드라마가 그려질 예정입니다.
18년이 지났지만 기존 출연진들이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네오 역할은 키아누 리브스가 그대로 맡았고, 트리니티 역 역시 캐리 앤 모스가 그대로 맡았습니다.
다시 새롭게 돌아온 매트릭스!
두번째 추천영화 "매트릭스: 리저렉션"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드라이브 마이 카 ドライブ・マイ・カー , Drive My Car , 2021
일본의 젊은 거장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죽은 아내에 대한 상처를 지닌 연출가 겸 배우 ‘가후쿠’가
그의 전속 드라이버 ‘미사키’와 만나 삶을 회복해 나가는 이야기 입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21 시카고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 관객상 2관왕 수상, 2021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 최우수 작품상,
각본상 2관왕 수상, 2021 덴버국제영화제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2014년 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소설 '드라이브 마이 카'를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2014년 8월 발간된 '여자 없는 남자들'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9년 만에 펴낸 단편소설집으로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 6주 1위를 차지하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칸, 베를린 그리고 전세계를 사로잡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걸작
세번째 추천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Cinderella and the Spellbinder , 2021
신데렐라 이야기의 재해석
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번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신데렐라: 마법 반지의 비밀'의 후속작입니다.
'라이온킹', '알라딘', '뮬란2' 등 디즈니 출신 제작진이 만들어낸 전편의 환상적 비주얼의 장점들은 유지하면서
'겨울왕국', '라푼젤' 작업에 참여한 작화가에 의해 섬세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화가 더해져
전 편보다 더욱더 기대가 큰 애니메이션 입니다.
신데렐라의 이야기가 새롭게 재해석한
네번째 추천영화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호두까기인형 THE NUTCRACKER , 2021
이틀만 진행하는 호두까기 인형 공연실황
크리스마스이브, ‘마리’와 그녀의 온 가족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해 트리 주위에 모였고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그녀에게 마법의 선물을 주게 되면서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녀에게 예기치 않은 변화를 가져다줍니다
‘마리’의 새 인형이 살아나서 그녀를 돌풍 같은 모험의 세계로 빠트리는영화 "호두까기 인형"이 개봉을 하는데요
공연실황 영화입니다 25일과 27일 단 이틀만 개봉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날 영화관에서 공연을 보는 또 하나의 추억
다섯번째 추천영화 "호두까기 인형"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
- [#톺아보기] 이성경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현장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별똥별>의 여주인공 배우 이성경!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이성경입니다.
그럼, 이성경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YG STAGE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춤, 피아노 연주 실력까지 두루 갖춘 배우로 밝은 모습에 인간 비타민 같은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입니다. 특히 특별한 갈색 눈을 가져 신비로운 모습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배우 '이성경' 프로필
ⓒ YG STAGE
이름 | 이성경
출생 | 1990년 8월 10일
소속사 | YG엔터테인먼트
데뷔 |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 배우 데뷔
별명 | 이응, 깝경
배우 '이성경' 데뷔 과정
ⓒ YG STAGE
이성경 배우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피아노 전공으로 음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의 권유로 모델 대회에 나가게 됐고, 모델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 후, 2014년 모델 활동을 그만둠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배우 '이성경' 대표작
치즈인더트랩 - 백인하
ⓒ TVING
이기적이고 게으른 성격을 가졌으며,
한 번 돌면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트러블 메이커 '백인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역도요정 김복주 - 김복주
ⓒ MBC
한얼체대 역도부 2학년에 재학 중인 역도 유망주인 '김복주' 역을 맡았다.
불 같은 성격을 지녔고 의리 있는 인물이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트롤 - 파피
ⓒ 네이버 영화
노래와 춤이 끊이지 않는 흥겨운 트롤 왕국의 긍정 공주 '파피' 역을 맡았다.
매사 즐겁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녔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레슬러 - 가영
ⓒ 네이버 영화
윗집 이웃이자 성웅의 소꿉친구인 '가영' 역을 맡았다.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녔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seezn
걸캅스 - 조지혜
ⓒ 네이버 영화
민원실로 쫓겨난 강력반 사고뭉치 초짜 형사 '조지혜' 역을 맡았다.
법인을 잡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사건에 매달린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낭만닥터 김사부 2 - 차은재
ⓒ SBS
거산대 의대에 들어가,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현재 CS 펠로우 2년 차가 된 '차은재' 역을 맡았다.
하지만 수술실만 들어가면 울렁증 때문에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하트어택 - 성경
ⓒ 네이버 영화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 100번의 시간을 돌리는 여자 '성경'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별똥별 - 오한별
ⓒ TVING
남다른 언변과 뛰어난 위기 대응 능력을 가진 스타포스엔터 홍보팀장 '오한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
- 지옥만세 리뷰 - 제목은 학교폭력 가해자의 회개라고 짓겠습니다, 근데 이제 사이비를 곁들인...?
-
K-지옥의 정점에서 세상의 종말을 외치는 쏭남 그리고 종말을 외칠 기력도 남지 않은 황구라 두 소녀의 급발진은 박채린의 유학 소식으로부터 시작됐다. 우릴 지옥으로 내몰고 한국을 떠? 그 X 앞길을 막을 수 없다면, 두고두고 거슬릴 기스 정돈 낼 수 있겠지!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박채린의 구원이라니? 이게 무슨 불온한 소리람? 구원? 누가 누굴? 믿어? 누가 누굴! 복수가 구원이 되어버릴 위기에 처한 쏭남과 황구라의 지옥행 수학여행기! 오키오키! 가보자고!
-
-
- 넷플릭스 <D.P.> 메인 예고편
《D.P.》 탈영한 그들을, '무사히' 데려와라! 정해인 X 구교환, 디피 콤비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된다! 《D.P.》 8월 27일, 오직 넷플릭스에서!
-
- 영화 <수필러브> 예고편
유튜브 라디오 채널을 운영하는 희철. 어느 날 한 장의 편지로 된 사연이 도착하고, 그 편지 속에는 풋풋했던 두 남녀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연애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매주 사연을 읽어가면서 점차 편지 속의 주인공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할 수 없는 의미심장한 말들이 희철의 가슴을 파고들고, 끝내 희철은 지난 날 들에 대한 기억들이 불현듯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