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r2025-02-03 11:29:42
전근대의 질곡, 그리고 근대의 ‘예수’가 된 여자
영화 〈노스페라투〉

8★/10★
전근대와 근대 사이의 질곡, 누군가는 이를 끊어내야만 한다. 1838년 독일, 엘렌은 성적 환희에 젖은 표정으로 악마와 교합한다. 이날 이후, 엘렌은 악몽을 꾸고 심신미약에 시달린다. 한편, 엘렌의 남편 토마스는 거액의 부동산 계약을 위해 타지에 있는 올록 백작에게 향한다. 토마스가 떠나자 엘렌의 불안 증세는 점차 심해진다. 의사는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도록 엘렌에게 코르셋을 입으라 권한다. 발작 증세를 억누르기 위한 결박도 권한다. ‘예민한’ 여성에 대한 근대 의학의 일반적인 처방이었다. 그러나 엘렌의 증세는 악화일로다. 의사는 고민 끝에 한때 촉망받는 의료인이었던 미치광이 연금술사에게 엘렌을 데려간다. ‘현대식’을 표방하는 의사의 자기 패배 선언이다.
한편 엘렌의 고통이 점차 가중되는 동안, 토마스 역시 올록 백작과 만나 진이 빠지는 경험을 한다. 내내 그에게 끌려다니던 토마스는 마침내 올록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깨닫고 도망쳐 나온다. 올록은 그런 토마스를 뒤따른다. 올록은 오랫동안 때를 기다렸다. 엘렌을 비롯한 또 다른 수하가 있는 도시로 향해 자신의 절대적 영향력을 확립할 때를.

올록이 도착하자 도시에는 금세 전염병이 퍼진다. 엘렌의 증세를 처치할 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패러다임의 충돌이 발생한다. 누군가는 이 전염병을 악마의 영향력이라 진단하고, 누군가는 그런 해석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한다. 그리고 이번에도 ‘현대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은 죽을 쑨다. 전근대에 대한 근대의 연전연패다.
이제 올록이 온 도시를 지배하기 직전이다. 엘렌이 나선다. 그녀는 내내 자신이 더는 올록을 섬기지 않는다는 점을, 이제는 올록이 아닌 남편을 사랑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결국 올록의 강요에 무릎을 꿇는다. 그러나 진심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만이 올록을 전근대의 세계로 완전히 퇴장시켜 봉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연금술 대 의학, 악마의 재림 대 전염병. 즉 전근대와 근대의 패러다임 전쟁에서 후자는 번번이 패배했다. 전근대의 질곡으로 표상된 악에 완전히 잡아먹힐 위기다. 그러자 근대적 분류‧인식 체계에서 늘 뒤처져 있다고 모욕당해온 여성인 엘렌이 그 모욕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악마 올록과 성적으로 교합해 해가 떠오르면 올록이 돌아가야만 하는 관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번다. ‘마녀(악마에 대한 성욕)’, ‘히스테리(불안하고 신경질적인 여성)’라는 낙인을 기꺼이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 악마에게 소멸을 선사해 근대를 온전히 열어젖히는 예수로서 희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엘렌이 숭고한 희생을 결심하는 결정적 동기가 남편에 대한 사랑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문, 경제적 필요에 얽매이지 않는 두 개인의 사랑이야말로 가장 근대적인 현상이다.

이 영화는 최초로 뱀파이어가 등장한 동명의 영화(〈노스페라투〉(1922))를 리메이크한 것인데, 100여 년이라는 시간이 주는 무게를 넉넉히 견딜 만큼 깊이 있는 상징을 적확하게 활용한다. 클래식한 연출을 동시대적으로 갱신해 몰입감을 유지하는 솜씨도 일품이다. 숨 막히게 몰아붙이거나 옴짝달싹 못 하게 하는 공포영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은근하게 장악하여 곱씹게 한다. 이전에 〈라이트하우스〉에서 본, 로버트 에거스가 그려낸 미지의 것에 대한 열망과 공포의 메타포가 더욱 세련되게 발전해 계승되었다는 데에 대한 반가움도 크다. 가히 ‘걸작’이란 평가를 받을 만한 영화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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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우 같은 호러에 침수된 미스터리
<오리엔트 특급 살인> <나일 강의 죽음>에 이어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까지 애거사 크리스티의 원작을 꾸준히 영화화하고 있는 케네스 브래너의 집념은 대단하다. 고전의 힘을 믿고 이를 복원하는 그는 과거 <햄릿> <헨리 5세> <헛소동> 등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길어 올린 바 있다. 그가 연출한 <토르> 시리즈에서도 <햄릿>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닐터. 하지만 고전의 맛을 살리는 유일무이한 연출자로서 그의 노력은 예상 가능한 지점까지만 빛난다. 그 문제점은 이번 영화에서도 반복된다.
과거엔 명탐정, 하지만 지금은 은퇴자! 에르큘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현직에서 물러나 베니스에서 꿀맛 같은 평범한 삶을 산다. 물론 집 밖에는 하염없이 그를 기다리는 의뢰자들이 있지만. 그러던 어느 날 오랜 친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리아드네 올리버(티나 페이)가 찾아와 부탁 하나를 한다. 다음 책 집필을 위해 심령술사 조이스 레이놀즈(양자경)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이를 승락한 포와로는 올리버와 함께 핼러윈 밤 로웨나 드레이크(켈리 라일리)의 저택에서 열리는 교령회에 참석한다. 죽은 딸 알리시아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엄마 드레이크의 소원에 의해 레이놀즈는 이곳으로 오고, 곧이여 교령회가 시작한다. 하지만 왕년의 명탐정 포와로는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그리고 어김없이 의문의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이 집에 있었던 모든 이들은 유력한 용의자. 또 한 번 포와로의 추리는 시작된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확실히 전작들과 다르다. 이전 두 작품에서 보이는 멋진 배경과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인 베니스는 어둠으로 가려져 오로지 공포로 점철된 무대로서만 활용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영화의 주요 소재는 유령이다. 포와로처럼 극강 T이고 트릭이 전혀 통하지 않는 이에게도 그 서늘함이 느껴질 정도의 어둠과 공포의 공간, 그리고 밀실 살인은 그 자체로 흡입력을 갖는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 <핼러윈 파티>가 원작인 이번 영화는 포와로에게 큰 시련을 안겨준다. 그건 바로 ‘죽음’. 극 중 시간적 배경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이고, 탐정이란 직업으로 인해 죽음의 그림자가 언제나 그의 곁을 따라오는 것에 정신적으로 시달렸던 그였기에 이번 작업은 그 자체로 고난도다. 내적 아픔으로 진실을 보지 못하는 그는 부상을 입고 실전 경기에 뛰는 선수처럼 이 밀실 추리에 참여한다. 물론, 포와로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하지만 그도 인간이기에 죽음은 물론, 나이듦에 대한 공포는 그를 계속해서 괴롭힌다.
전작과의 차별화 포인트를 주기 위한 공포는 영화 전체 분위기를 압도한다. 호러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점프스퀘어나 샹들리에가 갑자기 떨어지고 원혼들의 소리 등의 효과음, 비틀어진 숏 구도 등 갖가지 효과와 카메라 앵글로 공포감은 조성된다. 이를 통해 포와로는 물론, 주변인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그 자체로서 긴장감을 배가 시킨다.
하지만 호러의 강도가 커서인지 추리와의 불균형을 이룬다. 후반부로 갈수록 미스터리가 강조되어야 하는데, 호러가 추리를 집어삼키는 듯한 느낌이 다분하다. 극 후반부, 포와로의 예리한 추리력과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는 귀신인 그의 능력이 튀어나오며 미스터리의 방점은 찍지만, 전작에 비해 추리의 재미는 덜하다. 마치 추리 보단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망자의 살풀이 같은 느낌이 더 강하고, 망자를 잃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는 부분이 더 깊게 보여진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전작 보다 범인은 쉽게 유추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전작과 더불어 이 작품의 원작을 읽지 않았다는 점 참고 바란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케네스 브래너의 고전 되살리기 영화는 그 자체로 의미는 있다. 이런 고전이 가진 힘을 영상 매체로 전하는 건 계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그의 영화는 고전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그러니까 이 고전을 작금의 시대에 왜 길어올렸는지에 대한 접점이 약하다. 아마 코로나19를 겪은 후 내놓은 작품이라는 점에서 ‘죽음’의 키워드를 활용하고자 이 원작을 선택했을 것으로 유추되지만, 좀 더 설명적인 부분이나 직접적인 부분이 더 가해졌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노력에 비해 낮은 평가는 관객으로도 아쉬운 입장이다.
<베니스 유령 살인사건>은 새로운 추리 영화를 만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좋은 선택이다. 단, 원작을 읽지 않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원작을 읽은 분들이라면 추리적인 부분의 재미는 확실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케네스 브레너 감독의 포와로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만든다면 고전과 현실의 다리 역할을 견고히 하길 바란다. 그래야 고전의 맛은 계속될 테니까.
사진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평점: 2.5 / 5.0
한줄평: 호러와 미스터리의 불균형 속 평이한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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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제80회 골든글로브 수상작은?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매거진 '씨네랩'입니다.
한국 시간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시상식으로 영화상,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누어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을 시상합니다.
과연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어떤 작품들이 수상을 했는지 영화상을 중점적으로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작품상 - 드라마 | 더 파벨먼스 - 스티븐 스필버그
ⓒ 네이버 영화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더 파벨먼스>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더 파벨먼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보낸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았습니다.
영화는 2022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여우주연상 - 드라마 | 타르 - 케이트 블란쳇
ⓒ 네이버 영화
올해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은 <타르>의 케이트 블란쳇 배우가 수상하였습니다. <타르>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지휘자 리디아 타르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케이트 블란쳇
배우는 영화에서 리디아 타르 역을 맡아, 리디아 타르의 복잡한 내면을 연기했습니다.
남우주연상 - 드라마 | 엘비스 - 오스틴 버틀러
ⓒ 네이버 영화
올해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엘비스>의 오스틴 버틀러 배우가 수상하였습니다. <엘비스>는
시대를 뒤흔든 아이콘이자 전 세계가 사랑한 슈퍼스타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은 그린 영화입니다.
오스틴 버틀러는 엘비스와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관객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였습니다.
작품상 - 뮤지컬코미디 | 이니셰린의 밴시 - 마틴 맥도나
ⓒ 네이버 영화
올해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은 <이니셰린의 밴시>가 수상하였습니다. 영화는 감독이
과거에 집필했던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합니다.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와 뉴욕비평가
협회상에서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여우주연상 - 뮤지컬코미디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양자경
ⓒ 네이버 영화
올해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양자경 배우가
수상하였습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양자경 배우가 할리우드 진출한 이래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수많은 멀티버스의 다양한 역을 소화해내면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남우주연상 - 뮤지컬코미디 | 이니셰린의 밴시 - 콜린 파렐
ⓒ IMDB
올해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은 <이니셰린의 밴시>의 콜린 파렐 배우가 수상하였습니다.
다수의 흥행작을 보유한 배우 콜린 파렐은 여러 감정들을 섬세하고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여우조연상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안젤라 바셋
ⓒ 네이버 영화
올해 여우조연상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안젤라 바셋 배우가 수상하였다. 트차카의
아내이자 트찰라와 슈리의 어머니인 라몬다 역을 맡은 안젤라 바셋 배우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높은 표현력으로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남우조연상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 키 호이 콴
ⓒ 네이버 영화
올해 남우조연상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키 호이 콴 배우가 수상하였습니다.
20년 만에 스크린을 돌아온 키 호이 콴은 영화에서 다채로운 색깔의 연기와 현란한 무술 실력을
선보이며 볼거리를 제공해주며, 웨이먼드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은 실감나는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씨네랩 에디터 Hi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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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스코세이지, 알폰소 쿠아론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신작 <나이트메어 앨리>를 극찬하다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의 해외 소식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신작 <나이트메어 앨리> 소식입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멕시코 출신 감독으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 아카데미 2관왕에 오른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 감독인데요.
2022년 2월 국내개봉 예정인 <나이트메어 앨리>는 브래들리 쿠퍼,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토니 콜렛 등
이름만 들어도 영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작품입니다.
<아이리시맨>, <셔터 아일랜드>, <디파티드> 등을 연출하며 아카데미 감독상과 칸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모두 휩쓴
할리우드 거장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는 지난 1월 ‘Los Angeles Times’에 기고한 글을 통해 “<나이트메어 앨리>는 더욱더 특별하고 큰 울림을 주었다”,
“불편하지만 동시에 흥분되고 여운이 오래가는 영화다. 이것이 바로 예술의 역할이다”라며 러닝타임 내내 심장을 조여오는 충격적인 스토리와
뛰어난 작품성에 대해 극찬을 남겼다고 합니다.
또한 <그래비티>로 아카데미 감독상과 촬영상을 거머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나이트메어 앨리>는 마스터피스다! 정말 훌륭한 작품이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최고의 작품이다. 그는 정말로 대단하다”며 <나이트메어 앨리>를 극찬했습니다.
영화 <나이트메어 앨리>는 이미 북미 개봉 후 전 세계에서 호평 세례를 받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올해의 영화상 수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 분장상, 시각효과상, 주제가상등
무려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전 세계 유수 시상식에서 14관왕 석권과 무려 70부문 노미네이트 행진을 기록 중입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뿐만 아니라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에 노미네이트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강력한 작품이며,
자연스럽게 작품상 수상의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많은 영화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나이트메어 앨리>는 수려한 외모와 현란한 화술을 가진 스탠튼(브래들리 쿠퍼)이 유랑 극단에서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기술을 터득해
뉴욕 상류층을 현혹하며 점점 더 위험천만한 욕망으로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입니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브래들리 쿠퍼를 포함한 할리우드 명배우들인 케이트 블란쳇, 루니 마라, 토니 콜렛, 윌렘 데포 등의 출연일 것입니다.
특히 영화의 메인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브래들리 쿠퍼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8회 노미네이트되며 명실상부 할리우드 대표 배우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인데요.
이번작품의 제작에도 참여한 브래들리 쿠퍼는 기예르모 델 토로과감독와 긴밀히 협업하며 <나이트메어 앨리>만의 환상적이면서도 충격적인 세계관을 배가시켰다는 후문입니다.
지난 10년 영화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엔딩이라는 해외 평론가들의 평만큼 너무 기대되는 영화인데요.
매혹적이면서 그동안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마스터피스, 새로운 장르의 영화를 보고싶은 분들은 꼭 2월 극장에서 <나이트메어 앨리>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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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 체험으로 태어난 다중인격 히어로의 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런던 대영 박물관의 이집트관 기프트샵에서 일하는 온순한 성격의 직원 '스티븐 그랜트(오스카 아이작)'. 이집트학과 고대 이집트의 신전, 그리고 신들에 대해 공부했지만 끝내 박물관 도슨트가 되지 못한 그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스티븐은 갑작스럽게 고대 이집트의 달의 신 ‘콘슈(F. 머레이 에이브러햄)’를 만나고, 그로부터 또 다른 자아이자 콘슈의 명령을 따라 그의 아바타인 ‘문나이트’로 활동해 온 '마크 스펙터'의 존재를 깨닫는다. 자신에게 해리성 정체감 장애가 있으며 마크와 몸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달은 스티븐은 마크의 아내인 '라일라(메이 칼라마위)'의 등장과 함께 죽음의 신 '암미트'의 힘을 빌리려는 빌런 '아서 해로우(에단 호크)'를 막기 위해 이집트로 향한다. 그렇게 마크와 스티븐은 자신의 복잡한 정체성 문제를 풀어감과 동시에 강력한 이집트 신들의 미스터리를 파헤칠 여정에 나선다.
등장한 히어로만 30명을 훌쩍 넘긴 가운데,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MCU의 새 히어로 '문나이트'가 유달리 큰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다름 아닌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지닌 히어로라는 이유가 커 보인다. 이는 다중인격 연기를 선보인 오스카 아이작의 퍼포먼스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유이기도 하다. 영국식 억양과 미국식 억양을 자유로이 오갈 뿐만 아니라 불과 몇 초 사이에 전혀 다른 과거를 지닌 두 인격을 오가는 그의 연기는 극의 흡입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오스카 아이작 연기보다도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작품이 스티븐과 마크의 자아 분열을 다루는 방식이다. 그들의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스티븐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초중반부 에피소드에서의 팽팽한 긴장감과 급박한 템포 덕분에 마크의 시점으로 전환되어 스티븐이라는 인격이 탄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후반부 반전과 그 임팩트가 극대화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콘슈를 만나는 이 모든 이야기가 진실인지 아니면 그저 마크/스티븐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를 두고 극 중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을 모두 안갯속에 던져 놓는 구성 역시 극에 집중하게 만드는 용도로는 일품이다. 하얀 정신병원 시퀀스처럼.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마크와 스티븐의 서사에 이집트 신화의 요소가 더해졌다는 점이다. 사실 서로 다른 두 인격의 화해를 통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하나 된 자아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 어떤 MCU 작품보다도 종교와 신화의 분위기가 짙은 덕분에 <문나이트>는 다른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개성을 뽐내고 있다. 단순히 이집트 신화의 신들이 등장하고, 피라미드와 왕가의 계곡 등이 배경으로 등장하기 때문은 아니다. <문나이트>는 모든 종교적 체험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신비 체험'과 마크와 스티븐의 이야기를 연결 짓고 있으며, 이때 이집트 신화는 가장 오래된 종교적 내러티브로서 모든 신비 체험을 상징하는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종교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인간 의식은 고정불변의 단일체가 아닌 다양한 상태들로 구성된 일련의 ‘흐름’이다. 이때 평상시의 자아가 아닌 변형된 의식 상태에서 인간은 존재의 궁극적 원인, 궁극적 실재, 자신의 참된 본성 등을 체득하는 '신비 체험'을 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신과 같은 존재를 만나거나 그와 하나 되는 경험을 통해 이전까지 알 수 없었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관상 기도, 만트라와 같은 진언 수행 등의 수행법은 자아의 경계를 무너뜨려 또 다른 의식 상태를 경험하게 한다. 또 신비 체험으로부터 체험적 앎과 지상적 삶을 연결시키고, 보이는 차원과 보이지 않는 차원의 관계를 깨달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마크와 스티븐의 경험은 그 자체로 신비 체험이자 신과의 합일을 추구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고대 이집트의 종교와 신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스티븐의 인격은 수행의 측면을, 콘슈와 직접 만나고 계약을 맺은 후 콘슈의 힘과 갑옷을 얻어 그의 아바타가 된 마크의 인격은 체험의 측면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마크가 입는 슈트와 스티븐이 입는 슈트가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는 이유다. 특히 스티븐의 풍부한 지식 덕분에 암미트의 무덤을 찾을 수 있고, 콘슈와 하나 되어 수천 년 전의 밤의 모습으로 하늘을 되돌리는 장면은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와 한 몸이 되는 신비 체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가 말하는 정의에 동의하여 암미트의 정의를 실천하려는 아서 해로우와 대립하는 것은 신비 체험으로 말미암은 사상적, 이론적 측면을 보여준다. 심판과 죽음의 신인 암미트의 저울을 이용해 세상에서 정의를 이루겠다는 아서 해로우는 사람들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어 있으므로, 모든 악인과 악인이 될 가능성을 지닌 이들을 제거하여 세상에 균형을 가져와야 한다고 믿는다. 반면에 콘슈와 스티븐 그랜트, 마크 스펙터는 모든 사람에게는 미래에 어떤 선택을 내리고 행위를 할지 결정할 자유가 남아있기에, 오직 악행을 저지른 이들에 한해서만 단죄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들의 차이는 "콘슈가 복수의 주먹으로 벌할 때, 사람들은 이미 다친 뒤야. 암미트님은 이걸 너무 잘 알고, 나쁜 행동을 하기 전에 심판을 내려. 악의 근본부터 잘라내시지"라는 해로우의 대사에 집약되어 있다.
또한 마지막 에피소드의 클라이맥스도 문나이트와 아서 해로우의 대결이 단지 히어로 대 빌런의 가치관 대립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신과의 경험으로부터 말미암은 전쟁임을 환기시킨다. 문나이트는 카이로 시민들의 영혼을 일괄적으로 심판하여 암미트의 힘을 강화하려는 해로우 앞을 막아서는데, 이때 이들 뒤에서는 거대해진 콘슈와 암미트 역시 치열하게 싸움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 혈투의 끝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암미트가 깨어날 기회조차 다시 주면 안 된다며 해로우를 단죄하라는 콘슈의 명령을 스티븐과 마크는 거부한다. 그들은 사람들의 미래를 단정 짓지 않고 그들의 자유의지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악인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상을 스스로 파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본인들도 콘슈로부터 자유의 몸이 된다. 즉, 콘슈와의 만남을 통해 신의 이상을 현실에서 실천하고, 스스로도 한 단계 성숙해진 인격으로 거듭난다.
이때 마크와 스티븐이 콘슈와 하나 될 뿐만 아니라 현실 너머에 실재하는 저승이라는 초월적 세계를 체험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어릴 적 동생을 잃은 비극에 아파하고, 그로 인해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마크. 그는 즐겨 보던 모험 영화의 주인공인 스티븐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만들어 스스로를 보호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가 아닌 오시리스의 저승을 마주하며 마크와 스티븐은 마침내 서로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두 인격이 몇십 년 간 이어온 갈등을 끝낸다. 그렇게 그들은 신을 매개로 한, 죽음과도 같은 신비적 체험 안에서 하나 된 존재로 거듭나며 자유로이 두 인격을 오가며 히어로의 역할을 완수한다. 이는 가톨릭의 성녀인 '아빌라의 데레사'가 저서인 <내면의 성>에서 "신의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느라 영혼은 육체를 떠난 듯한 감미로운 죽음"을 겪었고, 신과 하나 되는 체험 이후 "모든 일에 있어 스스로 나아가는 것을 느꼈고, 아무리 일을 많이 하고 고생을 하더라도" 영혼의 본질이 분열되는 일이 없었다고 고백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나이트>에서 엿보이는 신비 체험과 종교적 맥락은 단지 종교적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로 다른 인격을 오가며, 인격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경험하는 스티븐과 마크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구성원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그 정도만 상이할 뿐, 여러 개의 자아가 내재해 있는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 현상을 공통적으로 겪는다. 고대 그리스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착용한 가면인 페르소나는 사회가 요구한 도덕, 질서, 의무를 따르기 위해 타인에게 보일 이미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마치 본캐 대신 부캐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볼 수도 있다. 반대로 보면 페르소나는 자신의 본성을 숨기거나 억압하는 기제로, 곧 정신분열의 한 양상을 야기할 수도 있다. 본캐인 마크가 엄마로 대변되는 사회적 질서와 억압으로부터 틈을 내서 부캐인 스티븐을 통해 트라우마와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지만, 그 결과 마크는 자신의 정체성 자체를 잃을 위기에 처하는 것처럼. 그는 자신의 삶의 목표와 육체를 스티븐에게 빼앗기고, 거울 속에 갇혀서 진정한 자신의 인생이 아닌 삶을 구경하는 처지가 된다.
‘도구적 이성’과 근대 합리주의에 힘입은 물질적 풍요를 향유하면서도 그 피로감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도 마찬가지다. 문수영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빠른 변화 속에서 표면적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사잇 사람'"이고, 이들은 본질적인 '나'와는 다르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수많은 자아를 가진 것과 같이 분열된 삶을 산다. 따라서 현대인의 정신분열적 측면에 대한 경각심과 그로 인한 문제 및 해결책도 제시하는 마크와 스티븐의 서사는 신화와 종교의 내러티브를 빌렸을 뿐, 그 본질은 지극히 현대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겪은 콘슈와의 합일 경험, 그리고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경험은 통합되어 성숙해진 자아로의 성장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도구일 따름이다. 콘슈라는 신과의 만남 역시 분열된 인격 간의 인식과 소통을 가능케 한 계기일 뿐이다. 그보다 마크와 스티븐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종교적 방식이든 아니든 분열된 자아를 통합해야만 온전히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특히 쿠키영상에 드러난 세 번째 인격인 '제이크'의 존재가 미리 암시하는 장면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나이트>의 액션 시퀀스에서는 불안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워킹과 순간적으로 단절되는 장면 전환 이후 마크와 스티븐이 모두 의식을 잃은 사이 유혈이 낭자해진 싸움의 현장을 비추는 장면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마크, 스티븐, 제이크 사이의 남은 이야기를 암시하는 편집과 연출, 그리고 쿠키영상의 조합은 분열된 인격의 위험성을 드러내기에 매우 효과적이며, 시청자들에게도 서로 다른 인격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과제의 중요성을 귀띔해주는 듯 보인다.
이처럼 <문나이트>의 주제의식과 메시지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의의를 갖고 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다. 액션이라는 영역에 한해서는 <팔콘과 윈터솔져> 혹은 <호크아이>와 같은 MCU 드라마들처럼 낮은 퀄리티를 보이기 때문이다. 거대해진 몸집으로 콘슈와 암미트가 육박전을 펼치고 있는데, 마치 옛날 괴수물을 보는 것처럼 지나치게 느리고 단순한 주먹싸움 식으로 연출되어 박진감이 부족한 게 대표적이다. 다양한 능력을 구사하는 문나이트, 라일라, 그리고 해로우 간의 액션씬과 교차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다만 이 아쉬움이 매번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연출,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 다른 작품들과의 적은 연계로 인한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장점보다 크지는 않다. 그래서 단독 드라마로 <문나이트>의 완결성에는 호평이 아깝지 않다.
<이터널스> 개봉 당시 케빈 파이기는 MCU를 현대의 그리스 로마 신화로 만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그 포부는 진정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대신하겠다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수천 년간 수많은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던 것처럼 마블 역시 오랜 기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고전이 되어 길고 큰 문화적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의미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문나이트>의 등장은 케빈 파이기의 포부에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간 MCU에는 다양한 영웅들이 있었다. 사익만 쫓았던 방탕한 인물은 대의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고(아이언맨), 국가의 도구에 불과했던 이는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아갔으며(캡틴 아메리카), 타고난 신분과 운명의 무게에 짓눌리던 이(토르)는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마냥 비장하거나 엄숙하지만은 않은 영웅상은 알렉산더 대왕이 트로이의 성문 앞에 선 아킬레우스를 동경했듯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각기 삶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마크와 스티븐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성장 이야기는 분열된 자아 때문에 괴로워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게 <문나이트>는 수많은 히어로들의 활약상으로 가득 채워진 마블 스튜디오의 로고, 곧 현대의 판테온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E(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문명, 종교, 신화의 시작점에서 과거의 활기와 신선함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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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일반적이지 않은 가족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참극
▷ 한줄평 : 난간에 매달려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로운, 가짜 '보통'의 가족들의 탐욕이 만들어낸 참극
▷ 영화 :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
당신의 아이가 사람을 죽였다. 당신의 선택은?
영화 포스터의 강렬한 카피가 눈에 들어온다.
무엇을 선택할지 영화를 보는 동안 고민하라는 숙제 같은 메시지이지만 거기에는 한가지 전제조건이 따라붙는다.
영화 제목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에서 읽히듯이 보통의 사람들은 영화가 그려낸 그런 선택을 할 것이라고 범주화해 놓았다는 점이다.
즉, 영화에서 벗어난 선택을 할 경우 우리는 ‘보통’(Normal)의 사람들이 아닐 수 있음을 암시한다. 아니 강요한다.
어쩌면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제작자들이 만들어낸 틀 안에 우리를 가둬두는 꼴이다.
난 ‘보통’의 가족이 될 것인가? 아니면 보통이 아닌, ‘특별한(Special)’ 또는 ‘비정상적인(Abnormal)’ 가족이 될 것인가?
이제 ‘어떤 범주의 가족에 속할 것인지 선택하라?’ 문제로 질문지를 바꿔 보자.
그래야 영화가 제대로 읽힌다. 게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보통의 가족>은 범죄 스릴러를 표방한다.
이런 영화는 대개 설득하려는 제작자와 설득당하지 않으려는 관객들 간에 치열한 수싸움이 관전 포인트다.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증을 자아내도록 영화는 치밀하고도 빠르게 스토리를 전개한다.
결말을 암시하는 복선을 깔아 놓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연기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이런 전략에 동원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몰입감 높은 대사와 긴장감을 자극하는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이내 영화는 끝나버린다.
관객은 이런 전략에 속지 말아야 한다. 이미 알만큼 알아버린 영리해진 관객들과의 수싸움에서 과연 <보통의 가족>은 성공했을까?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부모와 자식은 끊을래야 끊어낼 수 없는 천륜으로 이어진 관계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끊임없이 사랑과 헌신을 쏟아 붓는다.
자식의 행복한 삶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식의 사소한 실수나 잘못도 나의 고통처럼 안타까울 뿐이다.
사고를 친 자식의 잘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상처를 부여안고 치유하는 일이 우선이다.
그런 부모들의 성정을 아는 영악한 자식은 부모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런 자식을 알면서도 속아주는 것이 부모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식의 허물을 어디까지 용납하고 덮어줄 수 있을까?
어느 날, 두 자녀가 노숙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다.
자식들이 살인자로 낙인 찍히고 처벌받는 것이 두려운 부모는 걱정과 불안에 휩싸인다.
이런 부모와 달리 아이들은 죄책감 하나 없이 태연할 뿐이다.
‘상황윤리’에 놓인 부모는 어떻게 할지 쉽게 답을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보편적 윤리와 가족애가 상충하는 가치판단의 우선순위를 두고 흔들리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너 아니야, 다 덮고 가면 아무일 없게 되는 거야!"연경(김희애) / 보통의가족결국 부모는 현실을 부정하고 살인자 자식들의 허물을 덮어주기로 결심한다.
아직 자식들이 범죄자로 특정되지 않았기에 그냥 모른 척하면 되는 일이다.
죄를 덮고자하는 적극적인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기에 죄의식은 덜하다.
그동안 지향해왔던 이타적 삶의 가치들이 자식의 문제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져 버린다.
위선자 또는 속물 근성을 걸러내는 자아성찰적 메타인지 기능은 자신도 모르게 멈춘 지 오래다.
그러면서도 형제는 서로를 비난하기에 급급하다. 내 자식만은 그런 아이 일리가 없다고 강변할 뿐이다.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영화는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두 부부의 갈등과 대립을 밀도 있게 그려내지만, 복잡한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질문지를 단순화해 버린다.
만약 폭행당한 사람이 가까스로 살아나 매스컴에 등장하거나 자식들을 협박한다든지,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며 살인자 자식들이 체포되는 상황이 된다든지 하면 부모의 선택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제한된 러닝타임 속에서 선택지 두어개만 나열하고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하나의 답을 선택하기를 다그친다.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나도 모르게 제작진의 의도에 말려 들어갈 뻔 했다.
이럴 땐 ‘잘 모르겠어요. 그때 가보면 알겠죠.’라고 재빨리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상책이다.
현실속에서는 그런 사건 사고의 상황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태를 가지기 때문이다.
내가 더 이상 바꿀 수 없이 이미 결정되어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렇기에 ‘당신의 선택은?’라는 질문에 즉답을 할 관객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통의 가족>은 애써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싶었던 걸까?
다소 무리수로 여겨지는 충격적인 결말로 영화를 마무리 한다. 이런 답안은 어때요?, ‘보통’의 부모라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요? 라고 설득하는 것 같다.
영화 제목을 ‘보통의 가족’으로 정하면서 피할 수 없는 결말이었다.
영화 <보통의 가족>에서 던진 질문은 여전히 곱씹어 볼 만큼 유효하다.
그러나, '보통이 아닌 가족'을 '보통의 가족'으로 포장해 놓은 영화 스토리에 설득 당할 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거미줄과 같이 촘촘하게 쳐 놓은 그물망은 손으로 휘이 저어 거둬내면 될 일이다.
순리대로 하면 된다. 그러기에, 이 게임은 영리한 관객들의 판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영화 <보통의 가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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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주 최신개봉영화
위드코로나 시대의
영화관의 부활을 시작하며
11월 2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1월 2주 개봉영화 5편!
강릉 Tomb of the River , 2021
믿고 보는 두 배우의 연기 열연
영화 "강릉"은 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두 조직 간의 대립을 그리는 작품으로
개발의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던 도시 강릉이 올림픽을 계기로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 들었던 양가적 감정을 영화에 담았는데요
정통 범죄 액션 누아르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6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장혁과 유오성 두 남자가 선보일 강렬한 카리스마는
범죄 액션 누아르 장르의 매력을 듬뿍 느끼고자 하는 관객들의 기대치를 100% 충족시켜줄 것입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신세계', '범죄도시' 흥행 계보 잇는 범죄 액션 누아르!
첫번째 추천영화 "강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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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움직이지않는다 太陽は動かない , The Sun Stands Still , 2020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 세계에서 극비 정보들을 조사하는 AN통신 요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논스톱 스파이 액션 영화입니다.
역대급 글로벌 로케이션 촬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배우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 등이 한·일 스타들이 함께 출연합니다.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베스트셀러 작가인 요시다 슈이치의 동명의 작품을 포함한 타카노 시리즈 3부작을 원작으로,
6부작 드라마와 영화가 동시에 제작된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보고하지 않으면 심장 속의 폭탄이 터지는 기발한 소재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 불가리아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많은 관심을 받았죠.
'분노', '악인'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첩보 소설 타카노 시리즈!
두번째 추천영화 "태양은 움직이지 않는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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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최동원 1984 CHOI Dong-won , 2020
무쇠팔, 부산의 심장, 최고의 투수, 등번호 11번, 불꽃 투혼, 금테 안경
영화 "1984 최동원"은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극적인 한국시리즈,
1984년 가을 그야말로 기적 같은 우승을 이끈 롯데 자이언츠 무쇠팔 故 최동원의 투혼을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최동원은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여 프로에 데뷔, 한국 스포츠사를 빛낸 인물이죠.
‘가을의 기적’이라 불리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시리즈 7차전 중 5경기에 등판,
만화 같은 4승 1패를 기록하며 롯데 자이언츠를 우승으로 이끈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수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가 故 최동원의 10주기로
그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이 개봉해 그 의미가 더 깊습니다.
1984년 가을의 전설로 남은 최동원의 기적 같은 4승 1패의 활약상!
세번째 추천영화 "1984 최동원"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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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오더 Nuevo orden , New Order , 2020
<기생충>의 익스트림 버전! 올해 가장 강렬한 문제작!
영화 "뉴 오더"는 202X, 머지않은 미래,
마리안의 호화로운 결혼식을 앞두고 멕시코 사회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을 담은 디스토피아 스릴러입니다.
칸영화제 3관왕에 빛나는 거장 미셸 프랑코 감독의 신작이자
도발적이면서 날카로운 문제 제기로 전 세계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뉴 오더"의 놀라운 반전과 결말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 간 전쟁에서 결코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한층 더 과감하게 전달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폐부를 꿰뚫어 본 통찰력 있는 문제 제기와 날카로운 연출로 빚어낸 마스터피스!
네번째 추천영화 "뉴 오더"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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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스패밀리2 The Addams Family 2 , 2021
<슈렉><마다가스카> 제작진의 NEW 시리즈
1930년 대, 미국 만화가 찰스 아담스가 ‘뉴요커’에 그린 신문 만화로 시작한 '아담스 패밀리'는
이후 ABC 방송국에서 코미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1991년에는 동명의 작품으로 영화화되었죠.
그리고 2019년 '슈렉', '마다가스카' 제작진의 애니메이션 버전으로 제작되며
전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전편보다 더 흥미진진한 모험담과 거대해진 스케일로 아담스 패밀리2가 개봉을 하는데요
사춘기에 접어든 ‘웬즈데이(클로이 모레츠)’와 ‘퍽슬리(제이본 워너 월튼)’,
권태로운 가족 분위기에 위기를 느낀 아빠 ‘고메즈(오스카 아이삭)’와 엄마 ‘모티시아(샤를리즈 테론)’,
트러블 메이커 삼촌 ‘페스터(닉 크롤)’까지 여전히 독보적인 매력으로 중무장한 아담스 패밀리의 특별한 가족여행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웬즈데이’를 시작으로 가족 간의 보편적인 여러 문제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다섯번째 추천영화 "아담스 패밀리2"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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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질라 vs 콩」 7시간 시리즈 20분 요약 + 7분 설명ㅣ결말포함 영화리뷰ㅣ고질라 대 콩ㅣ고질라 킹콩ㅣ고질라 대 킹콩ㅣ몬스터버스ㅣ건데ㅣ
? '고질라 vs 콩 (Godzilla vs. Kong, 2021)' 고질라 대 콩 예고편 분석
그리고 몬스터버스(몬스터 유니버스, Monsterverse) 시리즈 요약 정리
1. "고질라"(2014)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장르: 모험, 액션, SF
감독: 가렛 에드워즈
제작: 존 제시니, 메리 패런트, 토머스 툴
각본: 맥스 보런스틴, 프랭크 대러본트, 데이비드 캘러햄 외
출연진: 에런 테일러존슨, 엘리자베스 올슨, 브라이언 크랜스턴, 와타나베 켄,
샐리 호킨스 외
촬영 기간: 2013년 3월 18일 ~ 2013년 6월
개봉일자: 대한민국 2014년 5월 15일. 미국 2014년 5월 8일
음악: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러닝 타임: 123분
제작비: 1억 6,000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 $200,676,069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529,076,069 (최종)
한국 총 관객수: 709,734명 (최종)
2. "콩:스컬 아일랜드(2017)
제작사: 레전더리 픽처스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장르: 모험, 판타지
감독: 조던 복트-로버츠
제작: 존 제시니, 메리 패런트. 토머스 툴
각본: 맥스 보런스틴. 데릭 코널리, 존 개틴스, 댄 길로이
출연진: 톰 히들스턴,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존 굿맨, 존 C. 라일리 외
촬영 기간: 2015년 10월 19일 ~ 2016년 3월 18일
개봉일자: 대한민국 2017년 3월 8일, 미국 2017년 3월 10일
음악: 헨리 잭맨
러닝 타임: 118분
제작비: 1억 8,500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 $168,052,812 (최종)
월드 박스오피스: $566,152,812 (최종)
한국 총 관객수: 1,689,717명 (최종)3. "고질라:킹 오브 몬스터(2019)
감독: 마이클 도허티
제작: 메리 패런트, 알렉스 가르시아, 토머스 툴, 존 자시니, 브라이언 로저스
각본: 마이클 도허티, 잭 쉴즈
원안: 맥스 보런스틴, 마이클 도허티, 잭 쉴즈
제작사: 레전더리 엔터테인먼트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토호(도호) 영화사
장르: 모험, 액션, SF
출연진: 밀리 바비 브라운, 카일 챈들러 외
촬영 기간: 2017년 6월 19일 ~2017년 9월 27일
개봉일자: 미국 2019년 5월 31일. 대한민국 2019년 5월 29일
음악: 베어 맥크레리
주제곡: 일본 [ALEXANDROS] - Pray
러닝 타임: 132분
제작비: 1억 7,000만 달러
북미 박스오피스: $109,432,609
월드 박스오피스: $384,232,609
한국 총 관객수: 359,041명 (2019년 7월 4일 기준)
#고질라vs콩 #고질라_대_킹콩 #고질라vs킹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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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끝장리뷰 | 개구리들의 연대 | 적색 vs 청색, 숲속 vs 도시 | 부성애의 세계 | 결말해석 | 술래, 숲속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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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개구리들의 연대
Chapter 2 부성애의 세계, 숲속 vs 도심, 적색 vs 청색
00:00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00:52 아쉬운 지점들
02:16 개구리들
05:16 술래 의미
06:04 부성애의 왕국
06:46 숲속 의미
09:22 적색 vs 청색
10:29 별점 및 한 줄 평
10:49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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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더 킬러> 공식 티저 예고편
결정적 순간에 아슬아슬하게 타깃을 놓친 암살자. 사적인 감정은 배제한다는 신조 아래 국제적인 추격전에 뛰어드는데. 그 여정에서 의뢰인들,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더 킬러》, 일부 극장에서, 그리고 11월 10일 넷플릭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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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실크 로드> 메인 예고편
지금 당장 마약을 흔적 없이 살 수 있다면?
역대급 재능낭비 충격 실화!개인이 마약을 하든 뭘 하든
국가의 통제는 억압이라 생각하는
상위 1% 비합법적 천재 ‘로스’.
뛰어난 두뇌와 치밀한 계획으로
비트코인을 이용해 흔적 없이
마약 쿨거래가 가능한
다크 웹사이트 ‘실크로드’를 만든다.
‘실크로드’로 돈맛을 알고
세상을 향한 X를 날렸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정체불명 누군가가 말을 걸어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