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2-04 09:47:51
2월 둘째 주 극장 개봉 & 예정작
하정우의 분노의 질주! <브로큰> 개봉 줄거리 정보

<히트맨2>와 <검은 수녀들>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한국 영화 <브로큰>이 개봉합니다. 독립영화 <양치기들>로 주목받았던 김진황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으로, 하정우, 김남길 배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최근 스크린에서는 다소 부진한 성적이었던 두 배우가 과연 <브로큰>으로 웃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데미 무어 주연의 <서브스턴스>가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무시무시한 뒷심을 발휘해 누적 관객 수 40만 명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또다른 웰메이드 영화가 극장가를 찾아왔습니다. 1972년 9월 5일, 방송 역사상 최초로 테러 사건을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일을 다룬 <9월 5일: 위험한 특종>이 개봉합니다.
앞서 1월에 파트1이 개봉했던 애니메이션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도 빠르게 파트2로 돌아왔습니다.
그럼, 오늘도 영화 보러 가볼까요?
브로큰
NOCTURNAL

개요: 범죄 | 대한민국 | 99분
감독: 김진황
주연: 하정우, 김남길, 유다인, 정만식, 임성재
개봉: 2025.02.05.
배급: (주)바른손이앤에이

줄거리
어느 날 하나뿐인 동생 '석태'가 시체로 돌아왔다. 그리고 동생의 아내 '문영'은 자취를 감췄다. 동생이 죽고 진실이 잠든 밤, 분노가 깨어났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던 민태는, 자신과 같은 흔적을 쫓는 소설가 '호령'을 만나고 그의 베스트셀러 [야행]에서 동생의 죽음이 예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얽혀버린 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가운데, 형제가 몸담았던 조직과 경찰까지 개입하며 서로가 서로를 쫓고 민태는 동생이 죽은 그날 밤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분노의 추적을 시작한다.
9월 5일: 위험한 특종
September 5

개요: 스릴러 | 독일, 미국 | 95분
감독: 팀 펠바움
주연: 피터 사스가드, 존 마가로, 벤 채플린, 레오니 베네쉬
개봉: 2025.02.05.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줄거리
1972년 뮌헨, 올림픽 생중계에 도전한 ABC 방송국 스포츠팀은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선수촌에 난입해 인질극을 벌이고 있음을 알고 이를 생중계로 보도한다.
솟구치는 시청률과 9억 명의 시청자까지, 생방송으로 내보내는 단독 특종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그들은 테러리스트들 역시 자신들의 방송을 보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
올림픽 사상 초유의 테러 인질극 생중계! 방송을 멈출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2
Dead Dead Demon's Dededede Destruction

개요: 애니메이션 | 일본 | 120분
감독: 토모유키 로카와
주연: 이쿠라, 아노, 시마부쿠로 미유리, 오오키 사에코, 와키 아즈미, 시라이시 료코
개봉: 2025.02.05.
배급: (주)올랄라스토리, 롯데컬처웍스(주)롯데시네마

줄거리
"거대 우주 모함이 드리운 도쿄의 하늘!
서로에게 절대적인 '카도데'와 '오란'의 캠퍼스 라이프!
지구가 망해가는 가운데, 대학생이 된 '카도데'와 '오란'. '오란'은 신비한 소년 '오바'와 재회하고 운명의 시간을 직감하게 되는데... "오란, 이제 곧 침략자도 인간도 모두 죽어…"
마침내 맞이하게 된 멸망 D-DAY!
"네가 여기에 있으면, 나도 거기에 있을 거야"
고양이키스 : 당신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
Cat Kiss

개요: 드라마 | 대한민국 | 120분
감독: 황수빈
주연: 오동민, 류아벨, 신수아, 강정민
개봉: 2025.02.05.
배급: (주)모토

줄거리
“크리스마스 선물, 고양이로 해주세요!”
아내를 잃은 슬픔 속에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동화 작가 ‘용희’. 아내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작업실에 들어갈 때마다 과호흡 증상이 일어나 오랫동안 그 방을 닫아둔 채 방치한다.
어느 날 그곳에서 ‘재인’이 몰래 숨겨둔 새끼 고양이를 발견하게 되고, 집 천장에서 물이 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 목수 ‘로언’은 그 방을 고양이 방으로 꾸미자는 제안을 한다. ‘용희’는 고양이를 책임져야 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만 마지못해 고양이와의 동거를 시작한다.
‘재인’과 ‘로언’의 도움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로 인해 시작 된 새로운 일상 속에서 ‘용희’는 조금씩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삶의 온기를 되찾게 되는데…


Relative contents
-
- 수학 없이는 못 사는 여성이 수학에게 버림받는다면
7★/10★
수학 없이는 못 사는 여성이 하루아침에 수학에게 버림받았다. 그녀는 살 수 있을까? 살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수학과 대학원 박사 과정생인 마거리트는 3년간 연구해온 주제를 발표할 세미나를 앞두고 있다. 1742년 제기된 후 여전히 증명 불가능한 명제로 남은 골드바흐의 추측을 증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만한 연구다. 수학자로서의 재능을 인정받는 마거리트는 이 세미나를 계기로 그토록 사랑해 마지않는 수학의 신비에 한 걸음 다가갈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자료를 검토하고 또 검토한다.
드디어 운명의 날. 마거리트는 훌륭히 발표를 마친다. 청중들도 매우 흥미롭다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진다. 그때 한 남자가 질문을 던진다. 그 하나의 질문에 모든 게 무너진다. 마거리트가 미처 검토하지 못한 중대한 오류로, 지난 3년간의 모든 연구를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든 질문이었다. 하필 질문자가 루카라는 점도 문제다. 루카는 마거리트와 연구 주제가 겹치는 대학원생으로, 최근 그녀의 지도교수가 지도 제자로 받아들여 마거리트가 불편한 긴장감을 느끼던 사람이었다. 수학에 대한 사랑이 지독하게 컸기 때문일까? 괴로워하던 마거리트는 단 한 번의 커다란 좌절 이후 학교를, 수학을 떠난다. 표면적으로는 그녀가 수학을 버린 거지만, 실질적으로는 수학이 그녀를 버린 것이다. 그 상처를 도저히 견딜 수 없었기에 마거리트는 의연한 척 ‘미련 없이’ 수학을 떠나는 척한다.
그 이후의 마거리트가 항상 우울한 것은 아니다. 수학 말고는 모든 게 서툰 마거리트의 엉뚱한 모험은 예기치 못한 웃음을 자아낸다. 마거리트는 수학 바깥의 세상과 자신만의 방식으로 접점을 만들어간다.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오르가슴을 탐색하는 장면이 압권인데, 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무작정 따라가 감정적‧육체적 관습을 무시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섹스하는 그녀는 결코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기묘한 젠더 전복을 이뤄낸다. ‘여성스럽지 않은’ 수학에만 매달리는, ‘수학계에 흔치 않은’ 여성 수학자 마거리트. 마거리트는 곧잘 성적 매력이 소거된 숙맥, 이른바 너드(‘여성 너드’를 표현하는 엘라 룸프의 연기는 정말 흘륭하다)로만 여겨졌다. 그런 그녀가 오히려 그 ‘약점’을 무기 삼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은 기묘한 쾌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하지만 마거리트는 수학을 완전히 떠날 수 없다. 그녀 마음 한편에는 늘 수학이 꿈틀거린다. 단지 다시금 이 열정에 불을 지필 계기가 필요할 뿐이다. 마거리트에게 그 계기는 마작이었다. 룸메이트가 방세를 날려 월세를 마련하기 위해 향한 마작 도박장에서 게임을 하다 영감을 얻은 마거리트는 자신이 회피해오던 오류를 마주할 용기를 낸다. 순수한 마음으로 마거리트 연구의 취약성을 지적한 루카와 협력해 다시금 수학을 시작하고, 자신의 연구에 도움이 될 젊은 학생을 지도 제자로 둔 후 착취하는 지도교수에 맞설 용기 말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마거리트는 수학이 세상, 감정과 분리된 무언가가 아니라는 점을 배운다. 남을 경계하고 혼자서만 연구했던 과거에 마거리트는 넘어지고 부러졌다. 그러나 때로는 갈등하고 마음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누군가의 부대끼며 소통하고, 호흡하고, 사랑하자 자신을 버린 줄만 알았던 수학으로 향하는 길이 다시 열린다. 마거리트는 깨닫는다. 수학을 향한 그녀의 첫 번째 사랑은 그녀를 고양하지 않고 잠식하고 소진시키기만 했다는 것을. 어쩌면 삶에는 수학보다 더 커다랗고 소중한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렇게 마거리트는 자신만의 정리定理를 완성한다. 수학을 초과하는 삶의 영역을 기분 좋게 가늠해보게 되는 영화다.
덧. 이 영화는 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수학영재 형주〉와 닮은 구석이 많다. 비슷한 주제 의식을 전하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법은 완전히 다른데, 모두가 각각의 방법으로 사랑스럽다.
*영화 매체 〈씨네랩〉에 초청받은 시사회에 참석한 후 작성한 글입니다.
-
- 1월 둘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1부보다 더 짜임새 있다는 긍정적인 평이 나오고 있지만 주춤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외계+인 2부>.
OTT를 통해 1부를 공개했지만 아쉬운 1부의 스토리 때문일까요? 극장을 찾는 발걸음은 아직은 무거운데요. 과연 역주행 흥행 신화를 이끌수 있을지! 2024년의 문을 연 한국 영화를 응원하며 2주차 박스오피스
같이 만나보아요
[국내 박스오피스]
외계+인 2부가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지만 1부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마냥 웃지 못하고 있는데요.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위시>는 100만을 넘기지 못하고 있으며 입소문도 들리지 않는 형태입니다. 한편 <서울의 봄>이 다시 3위로 올라오면서 총 1347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2004년 이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한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를 기록했습니다.
[북미 박스오피스]
북미에서는 제이슨 스타뎀 주연, 피싱 범죄 조직을 향해 복수를 하는 비밀 조직의 전직 요원의 이야기를 그린 <더 비키퍼>가 1위에 올라섰습니다. 2위는 글로벌 5억 달러를 돌파한 <웡카>, 3위는 미니언즈 제작진의 신작 <인 투 더 월드>가 기록했습니다.국내에서 <웡카>는 오는 1월 31일 개봉예정이며 동일하게 티모시 샬라메 주연인<듄: 파트2> 또한 연달아 2월에 개봉 예정입니다.
-
- 40주년이 지난 둘리는 과연 진짜 어른이 된 걸까?
시놉시스
둘리는 1억 년 전에 부모님을 잃고 빙하 속에 갇혀 잠들어 있었다. 어느 날 남극의 펭귄 무리가 실수로 건드려서 둘리가 있는 빙하가 서울로 가게 된다. 빙하가 서울에서 발견되었다는 특보로 인해 사람들은 빙하를 캐가기 시작하고 남겨진 건 뿌리만 남은 빙하와 둘리였다.
한창 여름철에 영희와 철수는 청계천에 버려진 공룡 인형(둘리)을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하지만 아빠인 고길동의 반대로 둘리는 쫓겨나려고 하는데...
과연 둘리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둘리를 만나면서 고길동은 더 불행해졌다. 둘리가 평범한 동물이 아닌 초능력을 가진 아기공룡이여서이다. 고길동은 단지 자신의 가족을 지키려고 한 것뿐인데 둘리가 나타나 망쳐버린다.
이 둘과의 신경전은 계속되는데 정말 고길동이 안타까우면서 둘리가 미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귀여운 공룡인 둘리의 행보를 보며 코믹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둘리의 주변 등장인물들도 매력이 있었는데 서커스단에서 온 또치와 밤하늘에서 별똥별로 떨어져 오게 된 도우너 그리고 언젠가 슈퍼스타가 되길 바라며 기타 연주를 열심히 하는 마이콜까지 전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었다.
도우너가 가진 타임 코스모스로 시간 여행을 해서 어린 고길동을 만나 혼내주려는 장면과 우주로 나가게 되면서 바요크라는 우주 해적단에게 쫓기는 이들의 사투를 보면서 정말 많이 웃었다.
잠시 스포일러를 말하자면 얼음별이라는 설정이 영혼들만이 가는 사후세계인데 그곳에는 죽은 둘리의 색시와 엄마가 있었다. 바요크 우주 해적단이 얼음별을 차지하면서 영혼들을 노예로 부리는데 이들을 풀어줄 인물이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바로 그건
우주를 구하는 건 고길동이었다. 이 예언을 우주 가시고기가 말하면서 마지막에 소드 마스터 고길동이 세상을 구한다. 결국엔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다.
아기공룡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시사회를 보면서 40주년을 맞은 둘리의 모습에 너무 감동받았다. 옛 추억이 되살아나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이제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강세로 지금의 10대들은 많이 모를 것이다.
그래도 둘리를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뻤고 좋았다!
둘리는 과연 어른이 된 것일까?
하니엘의 그것이 알고 싶다 <둘리 얼음별 대모험 편>
※씨네랩의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에 초대받아 작성한 영화 리뷰입니다.
-
- 에필로그와 프롤로그 사이에서 허우적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정의명'(김성철)이 초래한 혼란을 뚫고 탈출을 감행한 '이은유'(고민시), '윤지수'(박규영)를 비롯한 그린홈 아파트 생존자들. 그들은 안전캠프로 향하지만, 캠프로 향하는 길도 힘겹게 도착한 캠프도 엉망진창이다. '박찬영'(진영)을 비롯한 군인들은 코피만 흘려도 사람에게 총을 쏘고, 안전캠프는 감옥이나 다름없으므로.
반면에 홀로 아파트를 빠져나간 '서이경'(이시영)은 밤섬 특수재난기지에 특수감염인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기지 본부로 향한다. 남편 상원을 찾기 위해. 하지만 임신한 그녀의 배는 지나치게 빠르게 불러오고, 그녀는 강력한 진통 속에서도 남편을 찾고 살아남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한편, '편상욱'(이진욱)의 몸을 숙주로 삼은 의명에게 잡힌 '차현수'(송강). 그는 다른 특수감염인을 찾아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의명과 대립한다. 현수는 본인을 실험체로 희생해 상황을 종결시키려고 밤섬 특수재난기지로 향하고, 상욱이 그를 막으려 들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진다.
<반도>의 패착을 반복하다
2016년 한국 영화 시장의 승자는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이었다. 좀비물이라서 흥행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예상을 깨부순 결과였다. 특히 신선함이 눈을 사로잡았다. 할리우드만큼의 제작비를 쓸 수 없으니 기차와 역사라는 협소한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연출한 전략이 주효했다. 관객, 평단 모두 호평을 보냈다.
2020년에 개봉한 속편 <반도>는 정반대의 평가를 받았다. 과한 신파, 부족한 개연성, 어색한 CG와 액션 때문에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관객의 기대와 어긋난 선택이 뼈아팠다. 관객은 <부산행>과 같은 좀비 영화를 기대했다. 하지만 스크린에는 디스토피아 세계 속 군상극이 펼쳐졌다. 자연히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3년 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두 번째 시즌은 <반도>의 전철을 밟는다. <스위트홈>은 확실한 매력이 있었다. 그간 쉽게 접하지 못한 장르인 '크리처물'이었기 때문. 그런데 <스위트홈> 시즌 2는 디스토피아 장르로 방향을 틀었다. <반도>처럼 세계관을 키우고, 등장인물도 늘렸다. 그 대가로 구심점은 약해지고, 지향점도 모호해졌다. 결국 <스위트홈> 시즌 2는 본래 매력도, 시청자의 기대도 저버렸다.
3회까지는 좋았다
그래도 초반부까지는 지난 시즌의 장점과 새로운 시도를 나름대로 융화시킨 듯 보인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시즌 1의 연장선상에서 진행하되, 새 인물과 볼거리를 더해 신선함을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기 때문. 실제로 3회까지는 지난 시즌 말미에 등장한 의명과 특수감염자가 된 현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괴물답게 인간을 제거할지, 아니면 자기 능력을 활용해 인간을 보호할지 고뇌에 빠진 두 주인공의 악연을 쫓는다.
동시에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린홈 아파트를 탈출한 인물의 시점에서 외부 세상을 보여준다. 군이 통제하는 암울한 서울 도심, 위압적인 정부의 대응, 비인도적인 특수감염자 실험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새로운 캐릭터의 역할이 지대하다. 시즌 2에 각각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불어넣는 매드 사이언티스 '임 박사'(오정세)와 까마귀 부대 상사 탁인환'(유오성)은 진주인공처럼 보일 정도다.
화려해진 액션 시퀀스 덕분에 디스토피아 세계관도 실감 난다. 괴물을 상대하는 까마귀 부대는 밀리터리물을 보는 것 같은 긴장감과 생생함이 강조한다. 반포대교에서 벌어진 추격씬, 서울종합운동장을 배경으로 한 폭발씬이 대표적이다. 이에 더해 한 층 발전한 특수감염자의 초능력도 인상적이다. 특히 현수와 의명의 액션씬은 그 자체로도 박력 넘치고, 둘의 대립과 차이를 보여주는 장치로서도 적절히 기능한다.
사라진 크리처물의 매력
문제는 4화부터다. 시즌 1에서 이어지던 이야기를 일단락하고, 새 출발을 알린다. 의명과 현수의 대립은 초점에 밀려난다. 그린홈 생존자와 까마귀 부대를 비롯해 잠실종합운동장 지하에서 살아가는 스타디움 사람들이 중심에 위치한다. 이 선택은 결정적인 실수로 보인다. 크리처물의 매력을 스스로 포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드라마에는 괴물이 끼어들 여지가 많지 않다. 군인과 일반 생존자의 대립. 그린홈 생존자와 기존 스타디움 사람들의 충돌. 스타디움 사람들과 외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갈등까지. 괴물 없이도 풀어낼 사연이 많다. 그러다 보니 수호대가 보급품을 챙기려 스타디움 밖으로 나갈 때를 제외하면 괴물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각각의 특징이 부각되지 않다 보니 초반에 등장한 몇몇 괴물 외에는 임팩트를 남기지도 못한다.
이에 더해 4화를 기점으로 시즌 1처럼 밀폐된 공간이 주 배경이 된 것도 문제다. 시즌 1에서 아파트라는 공간은 크리처물의 매력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아파트는 그 존재 자체로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는 데 적합한 환경과 동기를 제공했다. 괴물과 맞서 싸우는 입주민들의 절박함을 강조하는 도구이기도 했다.
반면에 시즌 2에서 지하 공간은 크리처물의 매력, 장점, 특징을 살리는 데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공간 활용법이 다르기 때문. 스타디움은 고립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분쟁을 보여주는 단순한 배경에 불과하다. 그 공간이 생존자들의 욕망을 자극하거나 극대화해 괴물로 변하게 하는 식의 전개는 없다. '정재헌'(김남희)이 칼을 들고 괴물과 싸우는 장면처럼 강렬한 액션씬도 없다. 자연히 지난 시즌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다.
마음 둘 곳 없는 캐릭터
디스토피아물로 방향을 바꾼 중후반부 전개도 불만족스럽다. 물론 시간을 건너뛰는 부분을 활용해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적절하게 활용하기는 했다. 각 캐릭터에게 어떤 일이 있었고,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새로운 상황에 대한 의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마지막까지 극을 견인할 동력은 되지 못했다.
일단 감정적으로 이입할 주인공이 없다. 의명, 현수, 이경 등 이미 친숙해진 이들은 잊히고, 돌연 새 인물이 줄줄이 등장한다. 시즌 2를 시즌 1의 연장선상으로 인지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뿐이다. 그렇다고 새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조명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절대적인 분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 회차는 2화가 줄었는데, 전체 분량은 70분가량 늘어난 것이 그 방증이다.
결국 시즌 2는 끝을 향할수록 답답하고 혼란스럽다. 새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작에서 이어진 물음표를 해소하는 대신, 다음 시즌으로 넘어갈 물음표만 대거 만들어낸다. 괴물의 정체, 특수감염자와 관련된 음모, 의명의 목적, 지 반장의 행적, 임 박사의 꿍꿍이와 백신의 행방 등. 시즌 1에서 암시된 내용과 시즌 2에서 생긴 의문이 더해질 뿐, 확실하게 해결되는 내용은 많지 않다.
속편? 에필로그? 프롤로그?
그 결과 시즌 2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전체적인 윤곽은 보인다. 희생과 욕망을 키워드 삼아 인간 본성을 고찰하는 듯 보인다. 현수가 괴물들에게서 인간성을 발견하는 장면, 임 박사가 "인간은 바이러스고, 괴물이 백신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시즌 3 내용을 암시하는 데 치중하다 보니 전체 이야기와 메시지가 잘 전달될 리 없다.
어찌 보면 예고된 난국일 수도 있다. 원작 없이 오리지널 스토리로 시즌 3까지 진행한다는 결정 자체가 로드맵의 부재를 뜻했을지도 모른다.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처럼. 실제로 시즌 2의 지향점은 끝내 불분명하다. 시즌 2를 두고 시즌 1의 에필로그라고 해도, 시즌 3의 프롤로그라고 해도 내용이 부족하고 완성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 한국형 크리처물이라는 <스위트홈>만의 장점도 확실하지도 않다.
물론 지금 시즌 2에 대한 평가를 확정 짓기에는 너무 이른 것도 사실이다. 내년 여름 공개를 확정 지은 시즌 3가 긴장감 넘치고 화끈한 전개를 선보이다면, 시즌 2도 재평가받을 여지도 아직 충분하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다음 시즌을 위한 빌드업은 어느 정도 끝냈으니까. 단지 시즌 3를 향한 기대가 시즌 2에게 향했던 기대만큼 커지기 어려워 보이는 게 문제일 뿐이다.
Poor 형편없음
에필로그답지 않게 판이 크고, 프롤로그 치고는 지리멸렬하다
-
-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문제는 누가 들어줄 것인가
영화는 주인공이 현재 처한 상황과 그가 근무하고 있는 시청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주인공인 칸지 와타나베는 시청의 시민과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데 쿠로에 동 부인회는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물 웅덩이에서 나는 악취 문제 해결과 공원 설립에 관해 건의를 하고자 시민과에 문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토목과에서 위생과로 위생과에서 공원과로 즉 부서에서 부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일을 진행함에 있어 어떤 정해진 절차도 기준도 없이 상황이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이 장면과 그 상황 속에서 영화가 개봉한 1950년대 당시 일본의 관료제의 문제점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인물인 부하직원 토요 오다기리는 시청에서 변함없이 정해진 일에 실증을 느껴 일을 그만두고 인형 공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 또한 시민의 일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청과 그 부서인 시민과가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인공인 와타나베는 부하직원이었던 오다기리 씨가 힘든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고 뿌듯함을 느끼는 모습을 보고 자신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뿌듯함을 찾고자 노력하기 시작한다.
와타나베가 하고자 했던 일을 바로 쿠로에 동 부인회가 시민과에 재차 건의했던 물 웅덩이 문제와 공원 설립 문제였다. 그가 물 웅덩이와 공원 설립 문제 관련 서류를 꺼내자 다른 부하직원들은 “그건 토목과 혹은 공원과의 일이 아니냐”며 자신들의 일과는 무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와타나베는 비단 토목과와 공원과만의 일이 아닌 ‘시민과의 일이기도 하다’며 자신의 부서에도 그 문제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말한다. 어떤 문제나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원인을 단 한 가지로만 단정할 수 없듯 쿠로에 동 부인회가 겪는 문제는 어느 한 부서에서만 처리해야 할 사항이 아닌 관련 부서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는 이 문제와 관련해 연관이 있는 부서에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며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들은 다른 부서의 사람들은 시민과의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참견을 하냐며 화를 내고 자신의 부서와는 연관 없는 일이라며 거절하기 일쑤였다.
거듭되는 거절에도 와타나베는 포기하지 않고 사람들을 설득한 결과 결국 물 웅덩이 문제를 해결하며 공원 설립 착수가 시작되었다. 시간이 흘러 공원을 완공한 뒤에야 그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아무도 선뜻 나서서 해결하려 하지 않은 문제를 그는 시민과를 비롯해 관련 부서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인지하며 적극적으로 시민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행정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장례식장에서는 그의 이런 노력을 뒤로한 채 그의 성과를 자신이 가져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거리의 쓰레기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쓰레기통을 가득 채워야 될 만큼의 서류가 필요하다는 대화를 한다.
영화의 주요 사건과 이런 단적인 예시를 두고 볼 때 당시 일본의 행정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효율적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부하직원이었을 당시 의견을 제시하는 행위를 월권행위 취급 받았음을 말하며 고위 직책을 맡기 전까지는 그저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묵묵히 할 수 밖에 없었음을 토로한다. 이 부분을 통해 일본 관료제의 위계질서가 문제 해결에 있어 걸림돌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끝내 직원들은 와나타베의 공을 인정하고 그를 본받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며 대화를 마친다. 그러나 또 다른 행정 문제가 발생하자 그들은 이전에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 다시 수동적이고 복잡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나는 영화를 통해 한 사람의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단적으로 생각하며 일을 처리하려고 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
- 우리~~하게 아픈 어느 3대 대가족의 초상
우리~~~하게 아프다. 경북이 고향은 아니지만, <장손>을 보면 이 사투리가 절로 나온다. 약 2시간으로 압축된 대가족의 이야기를 보며 느끼는 다양한 감정, 특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지긋지긋한 애증 관계를 유지하다가 끝내 등을 돌리는 김씨 집안 가족의 모습은 그 자체로 쑤시고 아리는 듯한 고통을 전한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이 보편적인 가족은 마주하기 싫지만, 그래서 더 보게 된다. 이게 바로 우리 가족의 모습이라고 여기면서.
경북 시골에서 두부 공장을 운영하는 김씨 집안 식구들은 분주하다. 오늘이 제삿날이기 때문이다. 여느 가족처럼 남자는 놀고, 여자는 일한다. 한여름 제사라 에어컨도 틀법한데, 집 안의 안주인인 할머니 말녀(손숙)는 장손 성진(강승호)이 와야 틀 기세다. 서울에서 무명 배우로 활동하는 성진은 뒤늦게 고향 집을 찾는다. 오랜만에 내려온 터라 반가울법한데, 성진의 얼굴엔 그늘이 졌다. 아니나 다를까 제사 이후, 아버지 태근(오만석)이 할아버지와 자신의 대를 이어 두부 공장을 물려받으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에 반기를 든다.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성진은 할아버지 승필(우상전)과 말녀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서울로 올라간다. 계절이 바뀐 가을 어느 날, 성진은 급히 고향으로 내려간다. 건강했던 말녀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두부처럼 살아온 가족
<장손>은 겉으로 보기엔 별다른 것 없는 3대 대가족의 이야기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은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세대, 젠더 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소리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어느 집안이나 문제는 다 있듯 김씨 집안도 마찬가지다.“아이고 우리 장손 왔나!”라는 말녀의 말 한마디에서 알 수 있듯 장남을 최고로 여기는 이 집안은 여성들만 노동한다. 1990년대 드라마 <아들과 딸>에 나올법한 남녀 차별이 이곳에서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그뿐인가. 한국전쟁 때 가까스로 살아남아 두부 공장을 운영하며 장손의 책임을 다한 할아버지 승필은 민주화 운동을 하다 다리를 절고 낙향한 아들 태근을 못 마땅해 한다. 태근 또한 자신을 빨갱이 운동에 가담했다고 미워하며, 두부 공장 운영에 일일이 간섭하는 아버지가 밉다. 성진은 술만 마시면 가슴 속 응어리진 울분을 토해내며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태근을 아주 아주 싫어한다.
가족 중 유일한 기독교 신자인 첫째 딸 혜숙(차미경)은 기도와 믿음으로 교통사고 후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보살피고, 성진은 그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에 막내딸 옥자(정재은)는 사업가 남편 동우(서현철)를 따라 승필이 그토록 싫어하는 공산국가인 베트남으로 이민을 간다. 가족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에서도 성진의 누나 미화(김시은)는 남편과 두부 공장을 물려받을 생각을 하고 있다.
김씨 집안 사람들은 가부장적 제도 안에서 혈연지간으로 뭉친 가족이지만, 알고 보면 실상 남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서로를 달가워하지 않는 관계다. 마치 자신의 의지 없이 억지로 뭉쳐져 네모반듯하게 나온 두부처럼 말이다. 김씨 집안의 가업이 두부 공장이라는 건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사라져가는 가족주의
두부 같은 가족을 어떻게든 뭉치게 한 이는 바로 말녀. 영화는 그녀의 죽음 이후 바스라져 버리는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결국 이들이 와해되는 건 돈 때문이다. 전조는 장례식장에서 각자 친구 지인이 전한 조의금을 나누는 장면부터지만, 문제의 촉발 지점은 혜경으로부터 시작한다. 헤경은 과거 말순에게 맡겨 놓은 돈을 장손인 태근에게 찾아보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이로 인해 촉발된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 큰 사고가 발생하며 이들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혜경이 요구하는 건 돈이지만, 실상 원하는 건 그동안 이 집안을 위해 노력했다는 가족의 인정이다. 가부장적 가족주의에서 철저히 배제된 딸(혹은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정을 바라는 혜경의 모습은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혜경의 남편이 두부 공장을 이어받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져야 하고 이를 돌봐야 하는 혜경의 상황은 한국 사회에서 딸이 짊어져야 하는 차별의 무게를 비유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3대 장손의 이야기를 대변하듯 여름, 가을, 겨울이란 세 계절을 담는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족주의는 해체가 되고, 관객은 이를 지켜본다. 그나마 화기애애했던 여름을 지나 냉기 서린 가족의 이면이 드러나는 겨울에 당도하면 왠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진다.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엿소리처럼, 한 가족으로서 이들을 마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독은 계절이 변하듯 이 과정이 자연의 섭리라고 말하는 것처럼 연출한다.
<장손>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계절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자연이다. 이 풍광을 유려한 미장센으로 담아낸 화면은 그 자체로서 아름답고 매력적인데, 반대로 무섭게 다가온다. 인간으로서 자연의 섭리를 바꿀 수 없는 것처럼, 가족주의 해체 또한 막을 수 없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 모든 짐을 다 내려놓고 함박눈을 맞으며 하염없이 걸어가는 승필의 마지막 모습은 사라져가는 가족주의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축제>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떠오르다!
<장손>은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 엄지척을 날린 평단의 공통된 의견 중 하나는 영화가 가부장적 3대 가족을 통해 우리나라 사회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는 부분이다.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격동기를 겪은 근현대사, 압축성장에 따라 빠르게 변화한 우리 사회는 발전과 번영을 이룩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세대 간의 갈등을 낳았고, 서로 간의 이해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았다. 각 세대를 대표하는 3명의 장손은 서로 간의 오해만 쌓아놓고 산다. 저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가 있지만, 이를 툭 터놓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니 이야기하지 못한다. 장남으로서 해야 할 책임과 책무에 짓눌려 살아왔기 때문이다.
장손으로서 이들은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공포감에 점차 가족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세웠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단단해진 벽은 허물 수 없게 되어버린다. 후반부 승필은 성진에게 자신이 왜 그렇게 살아왔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혜경이 그토록 찾는 돈의 행방을 알려주는데, 그 때야 성진과 관객은 이 할아버지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
늦었지만 비로소이해의 물꼬를 트는 장면은 과거 임권택 감독의 <축제>, 그리고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떠오르게 한다. 이 두 작품은 사뭇 다르지만, 서로 담을 쌓고 지냈던 세대가 ‘죽음’이란 계기를 통해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은 닮아 있다. 그리고 각각 동화책(<축제>)과 아버지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아버지의 해방일지>)가 그 촉매제 역할을 한다.
<장손>은 이제 사라져가는 윗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계절이 변하는 것처럼 한 시대를 책임졌던 세대가 사라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 이 현상은 누군가에게는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한 일일 수 있지만, 감독은 마지막 승필의 뒷모습을 보여주며 왠지 모를 욱신거리는 고통의 슬픔을 안긴다. 사라진 후에야 그 세대를 오롯이 이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승필이 전한 검은 지를 확인하는 성진은 그제서야 장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려 애쓴 할아버지를 이해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제야 모른척했던 장손의 역할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장손은 가족 중 가장 큰 수혜자가 아닌 가족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자라는 것을 말이다.극 중에서 보이지 않는 계절인 봄은 출산을 한 미화의 아이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의 이름은 ‘봄’이다. 전 세대가 사라지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는 그 기점. 어떤 봄을 맞이할 것인가는 검은 봉지를 받은 성진, 그리고 또 다른 성진이들의 선택에 달렸다.
사진 제공: 인디스토리
평점: 4.0 / 5.0
한줄평: 우리하게 아픈 어느 3대 대가족의 초상!
-
- [Movielog #18] 아동학대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
영화 고백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아동학대를 다루도 있는 영화여서 어둡고 슬픈 영화인데요.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사회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면서
주변의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긎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박하선 배우의 연기와 하윤경 배우의 연기가 좋아요.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영화여서 많은 분들이 불편하겠지만 꼭 보면 좋을 것 같아요,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참고 하세요.
Rabbitgumi 채널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
-
- 고 이선균 배우의 유작 "탈출" / 더운 여름 시원한 액션 영화 / 이선균 주지훈의 티키타카 / 탈출 스릴러
영화직관하는남자 홍큐의 "탈출" 후기입니다.
*쿠키영상은 딱히 없네요.
-
- 영화 <바이올린 플레이어> 메인 예고편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끝
미혹의 선율에 몸을 맡기다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였지만
불의의 교통사고로 더 이상 연주를 할 수 없게 된 '카린'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지독한 갈증을 느끼던 그녀는
처음 맡게 된 제자 '앙티'의 천재성에 사로잡혀
자신의 그릇된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
- 영화 <잘리카투> 30초 런칭 예고편
폭주하는 물소, 광기 어린 인간들, 진정 누가 짐승인가?
푸줏간(도축장)에서 도망친 물소가 온 마을을 헤집고 다닌다. 마을 남자들은 폭주하는 물소를 잡기 위해 나서고 이웃 마을 남자들까지 몰려들자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진다. 평화롭던 마을은 물소를 제압하려는 남자들로 인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버리고, 인간과 짐승의 구분이 사라져 버린 물소 사냥은 점차 무분별하고 폭력적인 광기로 변해간다.
※ 잘리카투(또는 살리카투) JALLIKATTU는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있는 집단 경기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데, 이 과정에서 살벌한 장관이 펼쳐진다. 리조 조세 펠리세리 감독의 <잘리카투>는 잘리카투 경기를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확실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