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oDAY2025-03-02 19:11:24
컴플리트 언노운 | 반골 음유시인의 시작
<컴플리트 언노운> 리뷰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61년. 무명 뮤지션 '밥 딜런'(티모시 샬라메)이 뉴욕으로 향한다. 롤모델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스쿠트 맥네리)가 입원했다는 뉴스를 듣자마자 그를 만나기 위해 곧장 뉴욕으로 떠난 것. 우디를 만나고, 그를 위한 노래를 불러준 밥. 우디의 절친이자 우디 옆에서 밥의 노래를 들은 '피트 시거'(에드워드 노튼)는 밥에게서 남다른 재능을 발견하고, 그가 작곡한 노래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준다.
피트가 내어준 무대에서 펼친 밥 딜런의 공연은 '조안 바에즈'(모니카 바바로), '조니 캐시'(보이드 홀브룩)를 비롯한 뮤지션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더 나아가 뉴욕에서 만난 사랑 '실비 루소'(엘 패닝)의 응원 속에 작업한 앨범마저 성공을 거두자 밥은 새로운 포크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하지만 밥은 겉잡을 수 없는 관심과 유명세를 견디지 못하고, 그는 상징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노래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반골 음악가, 밥 딜런
전기 영화가 관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인물 자체가 흥미로워야 한다. 스티브 잡스가 대표적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자 그의 인생을 조명한 <스티브 잡스>와 <잡스>가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바 있다. 본인이 창업한 회사에서 쫓겨났다가, 회사가 위기에 빠지자 복귀해 회사를 살려낸 스토리는 그 자체로 극적이었기 때문.
하지만 인물이 전부는 아니다. 두 작품의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호평은 전자에게, 혹평은 후자에게 집중됐다. 취사선택의 차이가 원인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미니멀한 형식으로 잡스의 인생을 재구성했다. 세 번의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에만 집중했다. 주변 인물 간의 대화와 갈등을 통해 잡스의 인간됨과 성장을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잡스>는 과유불급이었다. 애플 설립부터 복귀까지의 여정을 영화 한 편에 무리해서 밀어 넣었다.
두 영화의 차이는 전기 영화의 매체적 한계에서 기인했다. 한 인물의 생애를 모두 보여주기에는 분량과 형식이 애초에 부적절한 것. 따라서 전기 영화는 확실한 주제나 아이디어에 닻을 내린 채 그 외의 내용은 과감히 생략할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영화의 의도가 관객에게 분명히 전달될 수 있다. 일례로 <오펜하이머>는 오펜하이머의 핵무기 개발과 청문회에만, <링컨>은 링컨의 수정헌법 제13조 발의 및 통과에만 집중했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밥 딜런 전기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은 취사선택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았다. 사실 밥 딜런의 인생을 영화 한 편에 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시대를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은 60여 년 동안 정규음반만 40개를 발표할 정도로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했기 때문. 그래서 맨골드는 1961년부터 65년까지의 밥 딜런을 요약하는 한 단어를 세 가지 층위로 나눠서 보여주는 데 열중한다. 바로 '반골'이다.
반골의 음악
가장 먼저 돋보이는 층위는 밥 딜런의 음악이다. 이는 <컴플리트 언노운>의 오프닝 시퀀스가 흥미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전기 영화치고 이 작품의 오프닝은 이상하다. 밥 딜런의 전기 영화인데 그보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등장하기 때문. 영화는 '우드 거스리'라는 포크 가수가 출연한 방송과 함께 그의 음악을 들려주고, 그다음에는 '피트 시거'라는 가수가 포크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로 재판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컴플리트 언노운>을 밥 딜런의 반골 기질을 압축한 작품이라고 보면 이보다 밥 딜런을 잘 소개하는 오프닝도 없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초창기 음악 세계를 지탱한 저항 정신의 겉뜻과 속뜻을 모두 들려주기에 최적화됐기 때문. 더 나아가 전체 영화 내용에 대한 요약, 암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의 초창기 음악 세계는 물론, 그의 음악 스타일과 활동 영역이 돌연 달라진 이유를 넌지시 암시하고 있으니까.
우선 거스리가 출연한 TV 방송은 초창기 밥 딜런 음악 정체성을 알려주는 장치다. 미국 포크 음악의 전설인 그는 사회 운동 메시지를 노래에 담았다. 밥 딜런은 그로부터 노래에 저항 정신을 담아내는 법을 배웠다. 밥 딜런이 "그로부터 나는 가장 위대한 교훈을 배웠네"라고 노래했고, 그를 음악적 아버지로 부를 정도였다.
피트의 재판 장면은 1960년대 미국 사회에서 포크 음악은 단순히 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사회 저항 운동을 이끄는 주체였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그의 노래에 담긴 변화에 대한 열망은 포크 음악을 만들고 듣던 음악가와 팬들에게 직관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었다. 이는 밥 딜런이 데뷔와 동시에 포크 음악의 상징으로 떠오를 수 있었던 이유였다.
이 두 장면 덕분에 빕 딜런이 스타덤에 오르는 과정은 전형적이지만, 깊다. 밥 딜런, 거스리, 피트와의 만남이 군수산업에 대한 비판을 담은 ‘Masters of War'나 자유와 평등을 꿈꾸는 'Blowin’ in the Wind’ 등의 노래 가사에 담긴 저항 정신을 음미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밥 딜런이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 삽입된 흑인 민권 운동, 쿠바 핵 미사일 사태, 케네디 대통령 암살 뉴스 등도 가사의 의미에 집중할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반골의 앙시앵 레짐
흥미롭게도 그의 반골 기질은 음악과 가사로만 표출되지 않는다. 그는 특정 도그마에 갇힌 채로 규정되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타고난 예술가였으니까. 그래서 피트가 그에게 포크 가수냐고 물을 때, 그는 그저 포크를 좋아하고 포크를 할 뿐이라고 대답한다. 이 문답은 그의 반골 기질 중 또 하나의 층위를 보여준다. 바로 자기 정체성을 규정하는 외부의 권위와 교의를 거부하고 맞설 줄 아는 용기다.
포크의 스타가 밥 딜런. 피트와 동료들은 그가 상징적 존재로서 민중 운동과 사회 운동을 계속 이끌어야 한다고 압박한다. 이에 밥은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 마지막 날 일렉기타를 든 채 그 유명한 'Like A rolling Stone'을 답가로 불러준다. 포크의 저항 정신은 사회 운동의 도구여야 한다는 교의와 레짐 앞에서 포크 록 음악을 연주하며 공개적으로 맞선 것. 설령 자신을 향한 기대와 유명세가 파괴되더라도, 곧 '완전한 무명(Complete Unknown)이 되더라도 자기 정체성과 음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 장면은 통쾌하면서도 안타깝다. "당신의 낡은 길은 빠르게 낡아가고 있어/새로운 길에서 비켜나 주세요"라고 노래한 밥 딜런의 ‘The Times They Are a-Changin’에는 열광하던 이들이, 정작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이를 비난하는 모습이 한국 사회에서도 낯설지 않기 때문. 본인이 기득권인 걸 인지하지 못한 채 저항과 혁명을 논하는 이들에게 맞서는 쾌감, 그 변화를 스크린에서 만나야 한다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끼는 이유다.
그렇기에 밥 딜런과 거스리의 만남이 장식하는 결말은 특히 감동적이다. 대부분의 동료들에게 배신자라고 비난받은 밥. 그는 과거 거스리가 선물한 하모니카를 돌려주려 하지만, 거스리는 밥이 계속 하모니카를 간직하라고 부탁한다. 밥의 변화가 배신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본질을 표현하는 방식임을 거스리만큼은 이해한 것. 이 만남 덕분에 우디 거스리를 보여준 오프닝과 결말은 의미심장하게 수미상관을 이룬다.
반골의 사랑과 상처
반골이라서 포크 가수로 스타덤에 오르고, 또 반골이라서 과감하게 음악적 도전과 변화를 추구할 수 있었던 밥 딜런. 하지만 반골 기질이 언제나 그에게 따스한 빛만 비쳐주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기 힘든 상처와 그림자도 안겨주었으니까. <컴플리트 언노운>은 반골의 이면이라는 세 번째 층위를 두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서 보여준다.
밥의 반골 기질은 실비와 조안, 둘과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사회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실비는 여러 시위 현장에 그를 데려가면서 그의 음악 세계가 확장되고 깊어지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피트 시거, 우드 거스리와 같은 결의 포크 가수였던 조안도 그가 반골이기에 그와 사랑에 빠졌다. 시대의 기득권을 비판하는 그의 노랫말을 들으면서 유망한 뮤지션 정도로 여겼던 그를 다시 본 것.
하지만 밥은 반골이라서 그들과의 관계를 이어가지 못했다. 고정된 관계성을 견디지 못한 그가 떠나고 되돌아오기를 반복했기 때문. 이때 두 여성은 각자 밥의 인간적인 상처를 하나씩 상징한다. 실비는 유명세에 짓눌려 고통받는 밥을 보여준다. 자신에게 열광하는 대중이 두려운 밥은 공포가 커질 때마다 실비를 찾는다. 하지만 실비는 그의 자유로움을 이해할지언정, 그와의 관계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들의 관계는 진전되지 못한다.
조안은 예술가로서의 상처를 상징한다. 그와 조안은 항상 음악 때문에 싸운다. 합동 투어에서 신곡을 부르려다가 조안과 다툰 후 공연을 포기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밥의 반골 기질, 새로움에 도전하는 그의 음악 스타일이 동료들과의 더 큰 갈등을 유발할 것이라는 암시나 다름없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음악 스타일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들을 향한 원망과 실망이 조안과의 연애에 압축되어 있는 셈이다.
불친절하지만, 끝까지 읽게 되는 시집
다만 <컴플리트 언노운>은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노래하는 음유시인'이라는 밥 딜런의 별명답게 영화도 한 편의 시와 같다. 압축적이고 간결해서 설명이 많지 않다. 그래서 불친절하다. 당시 좌파 진영, 사회운동가들의 갈등 양상이 짧은 뉴스 장면 등으로 스쳐 지나간다. 그러다 보니 그가 동료들과 갈등을 빚게 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다. 밥 딜런의 과거를 잘 모르는 관객이라면 갑작스럽다고 여겨질 정도다.
그 결과 클라이맥스인 뉴포트 페스티벌 공연은 덜 직관적이다. 설명이 부족하다 보니 그가 부른 노래에 담긴 의미도, 좌파 진영과 운동가들이 그에게 원한 역할을 그가 거부하는 쾌감도 명확히 전해지지 않는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라이브 에이드 공연으로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 역경 극복 서사에 방점을 찍은 것과 비교하면 심심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만 오히려 그래서 음유 시인의 전기 영화다워 보이는 게 아이러니다.
그래도 배우들의 역량이 설명의 공백을 일부분 채워준다. 5년 간 작품을 준비했다는 티모시 샬라메는 숱한 남우주연상 수상의 이유를 증명한다. 특히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 이어 재회한 엘 패닝과의 비슷한 듯 다른 호흡은 영화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모니카 바바로도 <탑건: 매버릭> 속 '피닉스'가 전혀 생각나지 않는 노래 실력과 매력을 자랑한다. 그 덕분에 <컴플리트 언노운>이라는 시집을 도중에 덮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Acceptable 무난함
밥 딜런을 깊이 알면 알수록 배가되는 감동과 전율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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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사랑 이야기는 거들 뿐
경고: 스포일러 주의!
폴 토머스 앤더슨이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했을 때 들었던 걱정. 유열의 음악앨범 같은 로맨스 영화처럼 추억팔이를 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리코리쉬 피자는 표면적으로는 첫사랑에 대한 풋풋함을 담고 있는 영화다. 그러나 그 껍질을 벗겨보면 1970년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모습과 남녀끼리 벌이는 처절한 투쟁들로 가득하다.
두 주인공 알라나(알라나 하임)와 개리(쿠퍼 호프먼)의 사이는 키싱구라미 같다. 영화 쉬리에서 암수가 서로 키스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 덕에 사랑의 상징이 된 물고기다. 그러나 이 두 마리는 키스가 아니라 영역 다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쪽 물고기가 죽으면 잡아먹는다고 한다. 사랑이라곤 1도 없는 모습이다.
리코피쉬 피자는 표면적으로는 개리와 알라나의 서툴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내세운다. 그러나 추억팔이를 핑계 삼아 문제 있는 남자들을 닮을 수밖에 없었던 소년 개리, 그리고 당시 사회의 한계 때문에 선택지가 제한될 수 밖에 없었던 능력 있는 여자 알라나를 통해 그 속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영화는 그녀가 만나는 문제적인 3명의 남자를 통해 그 한계를 보여준다. 술을 먹고 다른 여자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영화 제작자, 알라나가 다침에도 오토바이 경주를 하는 늙은이 등. 문제적인 남자들 뿐이다. 그 탓에 개리가 정말 착한 남자로 보일 지경이다. 개리도 알라나와 의견이 안 맞았던 탓에 계속 다퉜음에도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결국 개리가 지닌 야망은 성취된다. 알라나는 개리의 부인이 되고, 그들은 함께 거리를 달려나가며 그들의 사랑을 확인한다. 그러나 개리의 뒤에는 여전히 3명의 문제적인 남자들이 남아 있다. 개리가 변하지 않는 한 알라나는 이후 개리의 꼭두각시로 남게 될 것이다. 다른 남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씁쓸함을 일으키는 장면이다.
그 씁쓸함은 사랑이 언제나 우리의 뜻대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결론을 전달한다. 그러나 폴 토머스 앤더슨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시대적 한계와 씁쓸한 현실도 같이 드러낸다. 마치 감초(licorice)와도 같은 달콤씁쓸함이다. 그 감초 껍질 뒤의 달콤씁쓸함을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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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퀴엠과 같던 김창열의 물방울
'물방울 화가'라는 이름을 가진 화백 김창열의 자서전과 같은 영화다. 보고 싶었던 영화를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보게 되어 기대가 컸는데,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써 시사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기대 이상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자서전과 같지만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듯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내 입 밖으로는
'그래, 이런 영화를 기다렸어-'를 연신 내뱉었다.
다니던 회사에서 예술 강연을 준비할 기회가 생겼었다. 그때 박서보, 김창열 작가 등 우리나라 미술계를 대표하는 화백들에게 주목하게 되었다.
한때는 두 화백의 작품을 자주 찾아보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특별히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이라는 특정한 도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궁금했던 것 같다.
나의 궁금증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영화<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는 김창열 화백이 왜 물방울 화가라고 불리는지에 관해 답을 한다.
김창열 화백이 물방울을 그리는 이유에 관해서 말이다.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다.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을 만나기 전의 삶과 물방울을 만난 이후, 물방울을 이해하게 된 아들의 이야기라고.
'아직도 호랑이가 산에 있던' 북한의 맹산 그리고 남한과 뉴욕, 프랑스, 제주까지. 화백 김창열을 만들어간 이야기라고도 말할 수 있다.
김창열 화백은 전쟁의 아픔을 뼈아프게 겪은 세대의 인물이다. 그가 겪었던 삶의 여러 모양과 아들에게 자주 들려줬던 이야기 그리고
노래를 함께 그렸다. 영화<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감독이자 그의 둘째 아들인 김오완은 아들의 시선과 함께 화백 김창열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했다. 영화는 물방울에 집착한 한 화백의 삶의 아픔과 애환. 고집. 침묵. 고요 속의 노래가 가득 매운다.
김오완은 아버지 김창열에게는 침묵과 기묘한 균열이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과는 다른 '인간', '예술가'인
김창열을 이해하는 과정이라기보다는 아버지 김창열 그리고 인간 김창열의 침묵과 기묘한 균열에 가까이 다가가는 과정을 기록한 영화다.
그가 보고 겪은 여러 죽음들을 오랫동안 추모하던, 레퀴엠과 같던 김창열의 작품들.
그가 수없이 그린 물방울의 의미를 영화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를 통해 꼭 만나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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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늘 삼각형 안에."
*본 게시물은 씨네랩 크리에이터로서 시사회 초청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월부터 그렇게 보고 싶었던 영화 <슬픔의 삼각형> ?
안그래도 높은 기대, 더욱 더 재밌게 보고 싶은 마음에 예고편과 줄거리도 모른 채 씨네랩 시사회에 갔다. 첫 시작부터 강렬했으며 결말을 보고선 이마 짚으면서 상영관을 나왔다는,, 이 영화를 개인적인 감상평과 함께 한 줄로 남기자면 "새롭진 않았지만 새롭다"!!
⭐삼각형, 슬픔의 삼각형
영화에서 "슬픔의 삼각형"이란 단어는 한 번밖에 안 나온다. 그러나 제목으로 대두되었을 만큼,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영화의 러닝타임은 2시간 30여분으로 1부~3부를 포함하므로 개인에 따라 '길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 짧고도 긴 시간 동안 영화는 관객에게 늘 외치고 있다, "우리의 삼각형은 여전히 그대로야."라고. 여성과 남성 / 부와 가난 그리고 끊임없이 딸려오는 '신분'이라는 고정된 꼬리표. 2023년이 된 지금, 피상적으론 '평등'을 표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의 삼각형은 불변한다, 바뀌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1부부터 3부까지 우스꽝스럽고도 잔인하게 표현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우리는 슬픔의 삼각형 안에서 살고 있다. 위로 가든, 밑으로 가든 어쨌든 삼각형 안에 갇혀있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대체 무엇을 바라고 평등함을 표하는 동시에 서로를 이렇게 미워할까. 특정 인물들에 공감을 하기도, 혐오감을 가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새로운 익숙함
사실 드라마 <석세션>부터 시작해서 부와 가난 등의 차별 등을 비꼬는 미디어 콘텐츠들을 수없이도 많이 봐왔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새로웠다. 이목을 집중시켰던 1부, 보는 내가 아찔했던 2부 그리고 무한한 불안감으로 끝내었던 3부. 개인적으로 3부 결말로 본 영화를 n차 돌 생각이 충분하지만...! 영화가 다소 길었다. '그들만의' 다큐멘터리를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었던 기분. 한 마디로, 무서사가 만들어낸 서사였다. 피식거리던 웃음은 곧 슬픔으로 바뀌었던 그 마지막 10분의 아찔함을 잊지 못 한다.
눈 앞에선 형체 모를 불꽃들이 남발했던 영화였다.
그러나 기묘하게도, 내가 그걸 즐기고 있었다. 익숙한 새로움에 빠지고 싶은가?
당신 안의 슬픔의 삼각형을 다시금 지각하고 싶은가? 지금 당장 <슬픔의 삼각형>을 보러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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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넷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안녕하세요, 씨네픽입니다! :)
주말은 건강히 잘 보내셨나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또한 행복하게 보내셨나요?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또 다시 시작된 한 주의 시작이지만
곧 다가올 2021년 연말을 준비하며, 남은 한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씨네픽도 다가올 2022년에는 더욱 더 유익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준비하여
여러분들을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의 콘텐츠는 크리스마스 연휴였던 지난 12월 24일, 25일, 26일의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과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콘텐츠'입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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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말 박스오피스]
1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2주차에 접어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저번 주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2월 24일~26일) 관객 수 100만 604명을 동원했으며, 총 누적 관객 수는 현재 482만 6673명입니다.
이로써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올해 최다 관객 흥행작인 <모가디슈>(362만명)은 물론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누적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435만명)의 기록까지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다시 정부의 코로나 방역대책 강화로 인해서 극장의 영업시간 제한의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 시기,
특히 크리스마스 당일에만 60만명에 가까운 관객 수를 동원했습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2주 차에 접어들었다는 것인데요. 단 기간에 최다 관객를 기록한만큼
앞으로 얼마만큼의 관객 수를 더 불러모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2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NEW)
▶이번 주 주말 박스오피스 2위는 지난 12월 22일 개봉한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주말동안 (24~26일) 주말 관객 수 29만 2165명을 동원했고, 총 누적 관객 수는 40만 5658명입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 독주 속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선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과 개봉 시기가 겹치지 않았다면 더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네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새로운 배우들이 뭉쳐 완전히 새로운 '킹스맨'의 시작을 알리는 영화입니다.
'수백만 명의 생명을 위협할 전쟁을 모의하는 역사상 최악의 폭군들과 범죄자들에 맞서,
이들을 막으려는 한 사람과 최초의 독립 정보기관 '킹스맨'의 기원' 그린 작품입니다.
언론과 평단 모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영화를 실제 관람한 관객들의 극찬이 주를 이루고 있는만큼, 앞으로의 박스오피스 순위도 궁금해집니다.
3위. <매트릭스: 리저렉션>(NEW)
▶주말 박스오피스 3위는 18년 만에 돌아온 SF 액션 블록버스터의 전설 <매트릭스: 리저렉션>입니다.
같은 기간(24~26일)동안 주말 관객 수 9만 8094명을 동원했으며, 충 누적 관객 수는 15만 7123명입니다.
<매트릭스> 시리즈는 많은 영화팬들에게 인생 작품으로 손꼽히는 레전드 영화입니다.
그래서 18년만에 <매트릭스: 리저렉션>이 개봉한다고 했을땐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가 컸을텐데요.
지난 12월 22일 개봉한 <매트릭스: 리저렉션>의 관람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한 상황입니다.
물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흥행독주와 더불어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개봉시기와 겹친 부분도 영향이 없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영화의 완성도가 많이 아쉽다는 평이 많습니다.
<매트릭스> 시리즈만의 엄청난 액션 등의 볼거리 마저 많이 실망했다는 평이 많네요.
▶씨네픽의 이번 주 80회 예측 이벤트는 12월 4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입니다.
18년 만에 돌아온 <매트릭스: 리저렉션>을 포함한 주말 박스오피스와 이번 주에도 많은 관심으로 이벤트에 참가해주신
씨네픽 유저분들이 예측한 박스오피스 결과도 알아보도록 할게요!
먼저 12월 넷째 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실제 관람객의 성별/나이별 관람추이를 보겠습니다.
남성 66%, 여성 34%로 남성 관객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비율이 45%, 다음으로는 30대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제 80회 씨네픽 예측 이벤트인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에 참여한 씨네픽 유저들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위의 표에서 보시는 것과 같이 씨네픽 제 80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의
대부분은 압도적인 박스오피스 1위 -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는 물론 2위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3위 - <매트릭스:리저렉션>는 실제 박스오피스 순위와 일치했습니다.
▶씨네픽의 이번 주 80회 박스오피스 순위 예측 이벤트의 참가자 중 92%의 참가자분들이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박스오피스 1위,
49%가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의 박스오피스 2위를 예측, 그리고 50%의 참가자가<매트릭스: 리저렉션>의 박스오피스 3위를 예측했습니다.
또한 제 80회 박스오피스 순위예측에 참여하여 1위, 2위, 3위를 모두 맞혀 상금을 받아가실 분들은 모두 146명 입니다.
제 80회 예측 이벤트에 참여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상금을 받으신 정답자분에게도 축하의 인사드립니다!
다음 주에는 더 재밌고 유익한 제 81회 씨네픽 이벤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4위. <엔칸토: 마법의 세계>(▼2)
▶주말 박스오피스 4위는 지난 주 순위에 비해 2계단 하락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입니다.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주말 관객 수 2만 312명을 기록, 총 누적 관객 수는 60만 9787명을 기록했습니다.
할리우드 대작들의 개봉 속에도 꿋꿋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연휴날,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영화 관객들의 관람 영향으로 꾸준히 관객 수를 동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위. <신데렐라 2: 마법에 걸린 왕자>(▲41)
▶주말 박스오피스 41위 상승한 애니메이션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가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 1만 080여명의 관객 수, 총 누적 관객 수는 2만 0576명을 기록했습니다.
<신데렐라2: 마법에 걸린 왕자>는 디즈니의 대표 프린세스 '신데렐라'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용감하고 당찬 공주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린 왕자를 구하기 위해 친구들과 신비한 생명석을 찾아 나서며 펼쳐지는 마법 같은 모험을 그린
판타지 어드벤처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역시나 크리스마스 연휴 시기에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의 관객 수의 영향으로 주말 박스오피스 5위에 등극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 북미 박스오피스 1위는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한 동일한 <Spider-man: No Way Home>이 차지했습니다.
주말동안(12월24일~26일) $81,500,000 (한화 약 966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총 누적 매출액은 $467,331,855 (한화 약 5,543억)을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얼마만큼의 흥행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입니다.
▶ 북미박스오피스 2위는 <sing 2>는 유니버설픽처스의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2016년 제작된 영화 <Sing>의 후속편으로 전편에서 한때 잘 나갔던 문 극장의 주인 코알라 버스터(매튜 맥커너히)는 극장을 되살리기 위해 대국민 오디션을 열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모인 이들이 꿈의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최고의 쇼를 선보인다는 내용인데요.
매튜 맥커너히는 물론 리즈 위더스푼, 스칼릿 조핸슨, 태런 에저튼, 그리고 퍼렐 윌리엄스 등이 극 중 주인공들의 목소리 역을 맡으면서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국내개봉은 2022년 1월 5일 개봉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북미박스오피스 3위와 4위는 각각 <매트릭스: 리저렉션>과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입니다.
<매트릭스: 리저렉션>은 주말동안 $12,000,000 (한화 약 142억), 총 누적 매출액은 $22,500,000(한화 약 266억) 입니다.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같은 기간동안 $6,350,000(한화 약 75억), 총 누적 매출액은 $10,025,412(한화 약 118억)을 기록했습니다.
▶ 북미박스오피스 5위는 <American Underdog>입니다.
<American Underdog> 크리스마스 당일날 개봉하여 $6,200,000(한화 약 73억)의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American Underdog>은 미국프로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커트 워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약 10년 남짓의 선수생활을 하면서 2번의 MVP와 슈퍼볼 챔피언, 슈퍼볼 MVP, 4번의 프로보울, 그리고 퍼스트팀 올-프로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남긴 전설적 미국프로축구 플레이어라고 하는데요.
연출은 <우드론>, <아이 캔 온리 매거진>, <아이 스틸 빌리브>등을 연출한 어윈 브라더스가 맡았으며,
<샤잠!>의 재커리 레비가 '커트 워너' 역을 맡았다고 합니다.
아직 국내에는 개봉 미예정인 작품이라서, 국내 개봉 소식을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 12월의 넷째 주 박스오피스 순위 분석 콘텐츠는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예측한 박스오피스 순위와 어느정도 일치하셨나요?
씨네픽은 여러분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측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써
상금도 받아가실 수 있는 '영화적 놀이터'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2021년도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씨네픽 다음 콘텐츠는 2022년 1월 3일, 월요일날 더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럼 모두 새해 복 많으시고!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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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쁨을 찾다 불안감이 가득해진 슬픈 현대인들에게
위풍당당 13세
이 영화의 주인공은 중학생 소녀 라일리다. 학교 하키 선수인 라일리. 오늘도 땀을 흘리며 운동한다. 라일리는 꽤나 실력 있는 하키 선수다. 좋은 성적을 거둔 라일리. 그런 라일리를 로버츠 코치가 바라보고 있다. 경기가 끝나자 라일리에게 "고등학생 언니들이 참여하는 하키 캠프에 들어오지 않을래?"라고 제안한다. 신난 라일리. 두 친구와 함께 삼총사를 이룬다면 새로운 환경도 적응하는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런 라일리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아는 감정들이 있었다. 기쁨, 버럭, 까칠, 소심, 슬픔이는 라일리가 보고 겪고 느끼는 걸 모니터링하며 그녀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섯 감정들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각했다. 라일리가 사춘기를 겪음에 따라 4개의 새로운 감정들이 새로 생겼기 때문이다. 따분, 당황, 부럽, 그리고 불안이가 라일리의 머릿속에 새롭게 등장했다. 어수선한 머릿속. 라일리는 하키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형 같은 아우
이 <인사이드 아웃 2>는 전편의 장점을 그대로 승계했다는 점에서 좋았다. 글쓴이가 생각하는 전편의 장점은 두 가지다. 첫째.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점이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 1편은 영화의 시점을 11살 아이 라일리로 설정해 어린이가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이야기로 만들었다. 어린이가 주인공이면 어린이에게 공감이 쉽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영화의 목적지는 애초부터 아이들이 아니다. 이야기의 시점만 라일리지 영화가 진짜 담고 싶었던 것은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한 감정이다. 그렇다면 영화가 과거를 다룬다고 봐야 할까 현상을 다룬다고 봐야 할까? 글쓴이는 전자라고 생각한다. 보고 듣고 느끼기 이전에 뇌 속에서 처리하는 과정이 영화의 중심이다. 이 과정이라는 것, 그러니까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며 ‘이건 이래서 이런 느낌이야’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사람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이니 뇌과학이니 뭐니 이런 거 안 가져와도 성인인 모두들 이 명제에 동의할 것이다). 이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이 <인사이드 아웃>의 핵심이다. 이 핵심은 나이가 들고 세상에 닳을수록 더 감정적인 여운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 감정적인 부분에 화룡점정으로 방점을 쾅 찍는 빙봉이라는 캐릭터도 영화의 목적을 견고하게 만드는 좋은 수였다. 영화가 굉장히 영리하게 목표를 잘 설정한 것이다. 본작 <인사이드 아웃 2>는 영화가 다루고 있는 핵심들의 속성을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목적지를 분명하게 설정했다. 일단 대사에서도 직접적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두 관계성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그 두 관계는 가족과의 관계와 가족 외 타인과의 관계다. 이 관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 영화가 선행되어야 할 과제를 설명한다. 이 설명하는 과제는 우리 어른에게 주어진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기 때문에 성인 관객들이 공감하기 쉽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가 사춘기를 묘사하는 것이 어른들을 위한 좋은 선택지인 것에 틀림없다. 그 이유? 영화는 고의적으로 ‘터닝 포인트’를 조명하고 있다. 라일리가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영화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 날의 치기 아니면 풋풋함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또 무슨 감정이었을까 묻는 것이 <인사이드 아웃 2>다.
영화의 두 번째 장점은 이야기의 밀도다. 첫째로 좋았던 것. 영화가 주인공 라일리의 성장을 묘사하는 방식에 있다. 사실 영화에서 라일리가 어떻게 성장할지를 보여준 방식을 생각해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왜?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유년시기를 다뤘기 때문에. ‘이미 일어난 일을 돌이키던가 / 좋은 방향으로 관객들을 이끌던가’하는 식의 엔딩으로 결론을 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고른 방식은 1차원적인 연출이 아니다. 인물 간의 성장과 감정의 성장을 겹쳐 보이게 연출했다. 이 연출 덕에 영화 안에서 라일리의 성장이 더 입체적이다. 라일리가 화내고 기뻐하고 친구들을 의식하는 일들이 이 인물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보니(애초에 이 감정이 라일리의 것이다 보니) 주인공이 감정들을 더 섬세하고 미묘할 거라고 예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이 영화가 고른 선택지가 인물의 성장만을 부각하는 건 아니다. 일단 재미있잖아? 이 영화에서 기쁨 이가 기쁘기만 하고 버럭 이가 버럭 화내기만 한다면 그건 영화가 변명을 대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극적 재미와 캐릭터의 개성을 챙기는 게 연출자의 역할 아니겠어? 본작 <인사이드 아웃 2>는 이걸 잘 잡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글쓴이가 둘째로 좋았던 건 불안이라는 캐릭터다. 윗문단의 연장선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글쓴이는 불안이를 둘러싼 다른 캐릭터들의 리액션이 마음에 들었다. 불안이는 다른 캐릭터들과 그렇게 협력하는 것 같지 않다. 이 특징은 굉장히 중요하다. 왜? 영화 이야기에 영향이 가는 것과 동시에 불안이라는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쓴이는 불안인형이다. 그래서 불안한 기분이 들 땐 그 무엇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불안한 마음에 미래를 향한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좋은 결과 같아보이지만 결국 나에게 역효과로 다가오는 일을 벌이기도 한다. 이게 다른 감정과 함께 묘사할 수 있지만 불안감이라는 정서만을 강조한 건 캐릭터의 이런 측면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뭐 글쓴이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 안의 불안이는 현대인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글쓴이 포함 내 주위에 제 풀에 지쳐 넘어지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불안함 내지는 걱정을 어깨에 지고 있었다. 이 <인사이드 아웃 2>의 불안이는 이런 현대인들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마 여러분이 불안이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 같다.
피트 닥터도 흐뭇해할 듯
영화 보면서 감탄했던 것 다른 하나는 상상력이다. 많은 관객들이 상상력에 대해 이야기할 때 ‘비아냥 대협곡’에 대해 언급할 것 같다. 하지만 글쓴이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1편을 오마주한 장면이다. 이 장면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질감이 기억이라는 디테일을 잘 살렸다. 이 디테일은 그냥 시각적으로 재밌기만 한 건 아니다. 당연히 영화가 나라는 사람의 기원에 대해 다루니 그 나름대로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중요했다. ㅇ 캐릭터들을 영화 톤 그대로 보여준다면 설득력이라는 측면에서 결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영화가 사소한 선택지를 살린 좋은 수였다. 그리고 영화가 감정을 캐릭터처럼 묘사한 시각화의 방식이 재밌었다. 가령 영화 안에서 공사장 인부처럼 표현한 캐릭터가 있다. 이 장면도 기억과 감정을 묘사하는 방식과는 또 다르지만 사춘기가 가진 의미를 표현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로웠다.
영화가 인간의 내면을 상상력으로 구현하는 것 역시 흥미로웠다. 특히 글쓴이는 라일리가 상황을 판단하는 방식이 아주 재밌었다. 예를 들어 타인의 눈치를 본다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그 상황을 둘러싼 감정들이 하나일 리는 없다. 인간을 구성하는 요소가 수많은 기억이라는 시리즈의 핵심을 이 장면에도 반영했다. 그냥 단지 불안이가 쨘 하고 그 시퀀스를 혼자 이끄는 게 아니다. 감정들이 어떤 행동을 바탕으로 라일리의 행동을 제어하는데 이 장면을 본 분이라면 피식 웃음이 나올 것이다. 영화가 자아를 묘사하는 방식도 대단하다. 물과 나무의 속성이 뭘까? 그리고 도서관의 속성이 뭘까? 이것들이 한 사람의 세상을 이루고 그 나름의 교훈이 있는 데다 모든 것의 열매와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영화의 비유가 탁월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부럽이는 진짜 부러워할 것 같네
이 영화의 단점은 섬세하지 못한 뒷심이다. 글쓴이는 주인공 라일리와 두 친구 간의 관계가 애매하게 느껴졌다. 이 부분은 일부러 영화가 다방면의 관객을 고려하기 위해 설정한 것으로 보였다. 전체이용가이니 만큼 이런 결론을 내지 않고 다른 측면을 선택하기엔 영화가 상업영화로서의 장점이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는 현실적인 부분을 고른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영화가 고른 전략과 크게 충돌한다. 왜? 이 영화는 감정의 발화를 철저하게 분해하며 ‘이땐 이랬어!’ 진단한다. 하지만 이 세 사람사이의 관계는 평면적이다. 친구들의 내면을 바라보는 장면은 부실한 게 그 원인이다. 단지 잘못만 했고 화해하다 끝난다. 전반부에서 토대가 튼튼했던 영화가 후반부에서 힘을 잃는 것이다. 이게 영화가 빠른 템포로 전개되고 극후반부에 굉장히 아름다운 장면이 있어 체감이 덜되지 인물들이 서로 뭉치는 과정이 갑자기 널뛰는 감이 있다. 만약 글쓴이가 각본가였으면 후반부에서 따분이와 부럽이의 비중을 높였을 것 같다. 아니면 라일리의 성장을 더 아름답게 묘사한다는 점에서 마무리를 다르게 지었을 것 같다. 그게 사춘기라는 시기를 더 면밀히 보여주는 방식이 될 것이다.
민물장어의 꿈
글쓴이는 전편보다 본작 <인사이드 아웃 2>를 좋아한다. 전편과 본작 차이가 9년이라서? 세월이 너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위에서 쓴 것처럼 어른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생각해서? 아니다. 이 두 시간도 안 되는 영화에는 사람이 어떤 것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가 담겨있는 듯하다. 또 전작 빙봉이의 임팩트를 넘기는 캐릭터가 있지는 않지만 나의 현재와 과거를 이루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건 충분하다. 여러분을 만든 기억은 무엇인가? 내 안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기억과 마주칠 때다. 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생한 감각으로 받아들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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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1주 최신 개봉영화!
어느새 9월이가고 10월이 돌아왔네요
10월 1주차에는 어떤 영화가 개봉을 하는지 한번 볼까요?
10월 1주 개봉영화 5편!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 The Labyrinth , 2019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의 첫 영화화
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 결계"는 지난 2001년 발매된 국산 공포 게임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손노리에서 제작한 본 게임은 적을 죽일 수 없이 거의 도망만 쳐야 하는 진행 방식을 채용하며
플레이의 공포감을 극대화하였습니다
가야금의 거장인 故황병기가 만든 테마곡 ‘미궁’과 함께 공포감을 극대화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재미와 퀄리티를 모두 잡은 수작으로 평가받았죠
원작의 대표적인 상징 인물인 수위 아저씨는 학교 내 어딘가에서 불쑥 등장하여
유저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게임의 특징을 그대로 살려 영화에서도 관객들에게 섬뜩한 공포를 선사할 예정이며
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천장에 매달려 있는 거미 귀신, 화장실에 불쑥 등장해 유저들을 소스라치게 만들었던
화장실 귀신, 촉수를 통해 학생을 낚아채는 귀목 등 원작 속 다양한 귀신들이 대거 등장해 게임 팬들을 열광하게 할 것입니다.
여전히 사랑받는 레전드 게임이 영화로 재 탄생하는
첫번째 추천영화 "화이트데이: 부서진결계"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F20 2021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로 조현병을 소재로 다룬 영화
영화 "F20"은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입니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1 'TV시네마'로 제작된 작품으로, TV로 선보이기 전에 극장에서 먼저 개봉하게 됐습니다.
그간 KBS 드라마 스페셜 '모단걸' '고백하지 않는 이유'를 연출했던 홍은미 감독은
'TV시네마'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를 연출합니다.
장영남이 아들을 지키기 위한 모성애를 지닌 엄마 애란 역을 맡았고.
김정영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또 다른 엄마 경화 역, 그리고 김강민은 조현병을 가진 애란의 아들 도훈 역을 맡았습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서 활약한 김강민의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시선이 모이는데요
조현병의 의학적 질병 분류코드 F20 차별, 편견에 맞선 조현병 이야기
두번째 추천영화 "F2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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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워터 Stillwater , 2021
‘맷 데이먼’ 인생 캐릭터 탄생!
'굿 윌 헌팅'부터 '오션스' 시리즈, '본' 시리즈, '마션', '인터스텔라', '포드 V 페라리' 등
장르를 불문하고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잡은 배우 맷 데이먼이 토마스 맥카시 감독과 함께한 "스틸워터"가 개봉을 합니다.
영화 "스틸워터"는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진실을 추적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드라마입니다.
"스틸워터"가 공개된 후 해외 유력 매체와 평단은 맷 데이먼의 새로운 연기 변신을 향한 폭발적인 호평 세례를 쏟아냈습니다.
"스틸워터"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트린 실화를 모티브로 했는데요.
영화를 직접 쓰고 연출한 토마스 맥카시 감독은 10년 전 한 사건을 접한 후 처음으로 "스틸워터"를 구상했다고 했습니다.
아카데미 2관왕 '스포트라이트' 토마스 맥카시 감독의 새로운 역작! 제74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 화제작!
세번째 추천영화 "스틸워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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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마망 Petite Maman , 2021
모두가 기다려온 셀린 시아마 감독의 신작
'톰보이', '걸후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연이어 선보이며,
연출가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왔던 시아마 감독의 신작 "쁘띠 마망"이 개봉을 합니다.
영화 "쁘띠 마망"은 8살 소녀 ‘넬리’가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엄마의 고향 집에 머무르게 되고,
그곳에서 동갑내기 친구 ‘마리옹’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마법 같은 시간을 그린 작품인데요
현재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 IMDb 메타스코어 93점을 기록 하며
셀린 시아마 감독의 전작을 능가하는 마스터피스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셀린 시아마 감독은 한 소녀가,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는 아이디어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고 싶어했고,
이를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과 '인사이드 아웃' 등의 애니메이션을 참고했다고 하는데요
이로써 외할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엄마를 걱정하는 8살 소녀 ‘넬리’가,
위로를 필요로 했던 8살 시절의 엄마 ‘마리옹’을 만나 우정을 나눈다는 "쁘띠 마망"의 마법 같은 이야기가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뛰어난 공감 능력, 탁월한 연출력 갖춘 셀린 시아마의 신작
네번째 추천영화 "쁘띠마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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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가 잠든 집 人魚の眠る家 , The House Where the Mermaid Sleeps , 2018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30주년 기념 소설
영화 "인어가 잠든 집"은 한순간에 불가피한 운명에 놓인 엄마 카오루코가
의식불명 딸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을 감행한 후 그녀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감춰진 비밀,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을 따라가는 미스터리 드라마 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방황하는 칼날', '백야행' 등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킨 일본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트릭', 'SPEC' 시리즈 등 추리물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파견의 품격', '언페어' 시리즈 등으로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시노하라 료코가 엄마역을 맡으면서
미스터리한 드라마를 만들어 냈습니다.
올 해 가장 충격적인 삶과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 서스펜스!
다섯번째 추천영화 "인어가 잠든 집" 입니다.
예고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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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사람과의 하루가 매일 반복된다면?
*해당 영상은 씨네 랩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며 ‘팜 스프링스’의 시사회를 다녀온 뒤 제작한 영상입니다.
“오늘은 어제고, 내일도 오늘이에요…” 인생 최고의 날로 기억될 멋진 결혼식이 열리는 팜스프링스의 리조트 타임루프 세계관에 갇힌 남자 나일스에게 오늘은 100만 번째(?) 결혼식일 뿐이다. 하지만 우연한 사고로 세라가 나일스의 세상에 개입하면서 똑같았던 하루는 늘 특별한 오늘(!)이 되는데… 진짜 내일 없이 사는, 두 남녀의 썸머 코믹 로맨스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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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로봇 드림> 메인 예고편
뉴욕 맨해튼에서 홀로 외롭게 살던 ‘도그’는 TV를 보다 홀린 듯 반려 로봇을 주문하고 그와 둘도 없는 단짝이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해수욕장에 놀러간 ‘도그’와 ‘로봇’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휩쓸려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기다려, 내가 꼭 다시 데리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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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외계+인 2부> 티저 예고편
2024년 새해부터 [외계+인] 2부의 등장이라? 마침내 완성되는 대서사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