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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072025-03-02 19:12:36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화 <그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리뷰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최근 한국에서 대만영화 리메이크작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가 개봉했다. 대만원작이 워낙 팬층이 탄탄하기 때문에 예고편이 공개된 이후, 원작팬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두 영화 모두 보지 않아 비교할 수 없었지만 원작을 뛰어넘는 리메이크작은 드물뿐더러 평이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원작을 먼저 보기로 결정했다. 원작영화를 본 현재 시점에서 ‘과연 한국판이 원작의 흥행 포인트를 잘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로맨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혹은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로 나뉜다. 물론 아름다운 외적 요건을 갖춘 주인공은 로맨스의 필수 요건이다. 다시 앞의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결국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야기는 후자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대만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잘 만든 로맨스 영화다. 영화라는 장르가 비주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환상적 이미지를 잘 활용하면서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절히 배치했다는 말이다.

영화는 제목에 충실하다. 감독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대만의 배경을 그대로 반영한다. 원작 소설의 작가이자 영화의 감독인 구파도는 실제 1994년 ‘그 시절’의 대만과 ‘우리’들을 그대로 소환한다. ‘늑대 7’을 오마주한 영화의 첫 장면, 션자이와 커징턴이 2년 만에 전화를 하는 계기가 된 ‘921 대지진’뿐 아니라, 극 중 인물들이 즐기는 음식과 놀이, 음악은 세대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 영화가 한국에 처음 개봉했을 때는 중화권에서만큼의 큰 흥행을 하지 못했다. 국가 간 시대배경적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 관객이 사소한 디테일을 이해할 수 없더라도 같은 아시아권인 만큼 문화적 차이가 서구권만큼 크지 않다. 따라서 개봉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14년이 지난 후 우리나라에서 리메이크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영화는 국경을 넘더라도 변하지 않는 인생의 법칙을 전한다.

 

 

 

인생의 법칙 첫 번째,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겁이 나는 걸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솔직해지기 어려운 이유는 그만큼 그 사람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가 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인간을 비롯한 세상의 만물은 모두 미추를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멀리서 보았을 때는 하나의 형태가 뚜렷해 보이는 법이다. 션자이는 말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시작하기 전 설레는 감정이라고. 정말 사귀고 나서는 좋았던 감정이 많이 사라져 버린’다고. 아직 맞닿지 못한 마음은 포장지를 풀지 않은 물건과도 같다. 아름답게 포장된 마음을 두고 션자이와 커징턴은 서로에게 다가갈 용기를 내지 못한다.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결국 포장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법칙 두 번째, 인생은 타이밍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운명의 흐름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운명을 이겨내려면 유일하게 션자이와 사귄 아허처럼 용기를 내거나 만화가로 성공한 후지웨이처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운명은 언제나 주인을 앞서간다. 션자이는 자신의 마음이 적힌 풍등을 커징턴에게 전하지 못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를 먼저 떠올리지만 션자이는 이미 다른 사람의 손을 잡고 있다. 결국 운명의 흐름에 따라간 션자이와 커징턴은 서로가 함께할 평행세계를 상상으로만 남겨둔다.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은 아름답지만 씁쓸하다. 어른이라는 무게는 시간이 흐를수록 용기를 내기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완전한 아름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장을 뜯지 않은 물건은 먼지만 쌓이다 언젠가 버려질 뿐이다. 아허의 말처럼 ‘유치하다’라고 말하며 커징턴을 보고 웃는 션자이는 분명 아름답다. 하지만 격투대회가 끝나고 커징턴과의 싸움으로 눈물을 흘리는 션자이 또한, 아름답다. 상처가 난다고 해도 용기를 낼 수 없을까? 다시 뒤돌아 눈물을 닦아주고 용서를 빌며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을까? 언젠가 다 닳아버린대도 시작하지 못한 사랑은 후회로 남기에 당신은 용기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성자 . 여름07

출처 . https://blog.naver.com/dreamingink/22378096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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