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3-03-24 13:34:35
3월 4주 차, 최신 씨네 뉴스
안녕하세요. 영화/ OTT 전문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무료한 목요일에 활기를 더해줄 최신 씨네 뉴스 타임이 찾아왔습니다!
최근 국내외 영화 / OTT계에 어떤 소식이 있었는지 한눈에 정리해 드릴게요 :)
그럼, 3월 넷째 주!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존 윅' 촬영 중 실수로 사람 머리를 벤 키아누 리브스

키아누 리브스가 <존 윅> 시리즈의 액션 씬을 촬영하던 중 실수로 누군가의 머리를 베어 버린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액션이 많은 <존 윅> 촬영장에서 어떤 종류의 사고가 발생했는지 묻자 키아누 리브스는 "실수를 한 적이 한 번 있는데요, 어떤 남성분의 머리를 제가 그만 칼로 잘라 버렸어요. 정말 끔찍했죠... 그리고 또 차에 치인 사람도 있었어요. 바로 병원에 갔고, 다행히도 괜찮았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존 윅 4>와 관련해서는 그가 그동안 찍었던 영화들 중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12주 간의 훈련 과정을 거친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액션이었다고 말하며 특히 쌍절곤을 활용한 액션이 매우 어려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존 윅 4>는 4월 12일 국내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박성웅 주연의 '웅남이', 평론가 혹평 논란 속에 박스오피스 2위 등극

지난 수요일 개봉한 한국 영화 <웅남이>가 23일 목요일 기준 누적 관객 수 5만 4783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습니다. 개봉 이후 이틀 연속 2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좌석판매율과 좌석점유율이 현재 상영작 가운데 1위로 실 관람객 수치가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해당 현상에 대해서 이용철 평론가가 씨네21을 통해 공개한 20자평 '여기가 그렇게 만만해 보였을까'가 낳은 개그맨 폄하 논란에 의한 반사이익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아닌 연출자인 개그맨 박성광을 직접적으로 저격한 평가란 점에서 해당 평가가 뭇매를 맞았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관객들 사이에 '직접 보고 판단하겠다'라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11편 공개

올해 4월 27일에 시작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한국경쟁 부분 선정작 11편을 공개했습니다. 한국경쟁 부문은 연출자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선보이는 섹션으로 국내 신인 창작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요,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총 111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극영화 8편, 다큐멘터리 2편, 실험 다큐멘터리 1편이 각각 선정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심사를 맡았던 관계자는 다양한 색채의 영화들이 출품된 와중에 퀴어 장르가 특히 대세로 떠올랐으며 SF 장르의 영화, 영화 또는 예술 제작 과정을 다룬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선정된 작품으로는 박수연, 이유미 주연의 청춘 퀴어 드라마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 어른이 되어가는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한소희 주연의 <폭설>, 여성 소리꾼 정의진의 이야기를 다룬 <수궁>, 탈북민 여성의 삶을 연대기 순으로 묘사한 <믿을 수 있는 사람>, 뇌졸중으로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사시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된 여배우의 이야기를 다룬 <우리와 상관없이> 등이 있습니다.
'듄', '닥터 스트레인지' 각본가 넷플릭스 영화 '기어즈 오브 워' 합류

영화 <프로메테우스>, <닥터 스트레인지>, <듄>의 각본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시나리오 작가 존 스페이츠가 넷플릭스 영화 <기어즈 오브 워>에 합류했다는 소식입니다. 영화 <기어즈 오브 워>는 무려 4천만 장이 팔렸던 동명의 유명한 비디오 게임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존 스페이츠는 해당 게임에 대해 역대 최고의 액션 게임 중 하나라고 평가하며, 자신이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어 무척 기쁘고 흥분된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홍콩에서 돌연 상영 취소된 '곰돌이 푸: 피와 꿀'


23일 홍콩에서 개봉 예정이었던 영국의 공포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이 돌연 상영 취소되는 사태가 발발했습니다. 기술상의 이유로 상영이 취소되었다고 보도되었지만 배급사 측은 당혹감을 표하며 자신들 역시 취소 사유를 알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의식한 검열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간 중국 정부는 시진핑 주석이 '곰돌이 푸'와 닮았다는 이유로 관련 콘텐츠를 제한해 왔으며 2021년 홍콩에서는 '국가 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례 개정안이 통과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한편, <곰돌이 푸: 피와 꿀>은 4월 중에 국내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며, 일각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친근하고 귀여웠던 이미지의 곰돌이 푸를 저작권이 만료되자마자 일순간에 잔혹하고 끔찍한 캐릭터로 변모시켰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폴 메스칼 주연 '글래디에이터2'에 배리 키오건 합류 논의 중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을 맡은 <글래디에이터 2>에 배리 키오건이 출연할 수도 있다는 소식입니다. <글래디에이터 2>는 12개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며 작품상을 비롯해 총 5개의 상을 수상했던 200년 블록버스터 히트작 <글래디에이터>의 속편인데요, 앞서 영화 <애프터썬>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폴 메스칼이 전작에서 사망한 주인공 '막시무스'의 연인 '루실라'의 아들이자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루시우스'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편 <킬링 디어>, <덩케르크>, <체르노빌>, <그린 나이트>로 유명한 배리 키오건은 최근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에서의 연기로 올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트레이 에드워드 슐츠 감독의 신작 영화에 제나 오르테가, 위켄드와 함께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현기증> 리메이크작 출연 논의 중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현기증>이 리메이크된다는 소식과 함께 주연 배우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영화는 BBC 드라마 <피키 블라인더스>의 작가 스티븐 나이트가 대본을 쓰고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그의 아내이자 영화 제작자인 수잔 다우니가 함께 제작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합니다. 한편, 원작인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은 고소공포증을 앓는 형사와 미스터리한 여인을 주인공으로 한 스릴러 영화로 2012년 영화 전문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에서 <시민 케인>을 제치고 역대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올해 7월 개봉 예정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로 먼저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박찬욱 감독의 HBO 드라마 <동조자>의 주연 배우로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년 크리스마스에 개봉하는 조던 필 감독의 4번째 영화

<겟 아웃>, <어스>, <놉>으로 연달아 호평을 받고 있는 조던 필 감독의 신작 영화가 내년 크리스마스 개봉을 목표로 제작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는 <아바타 3>와 <소닉 3>가 개봉하는 2024년 12월 20일보다 일주일 늦은 날짜인데요, 조던 필 감독은 그가 앞서 발표했던 세 편의 영화 때와 마찬가지로 영화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덕분에 작품의 제목도, 장르도, 출연 배우도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인데요, 그가 과연 어떤 작품으로 다시 관객들을 찾아올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씨네랩이 들려드리는 오늘의 씨네뉴스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느덧 휴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네요! 따뜻한 봄날씨와 함께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
Relative contents
-
-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영화추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Turtles Swim Faster Than Expected, 2005
감독: 미키 사토시
태어날 때부터 우리는,<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출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스틸컷
뭐든 하는 일마다 대단하고 특별해 보이는 친구, 쿠자쿠와 달리 우리의 주인공 ‘스즈메’는 자신이 늘 어중간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애완용 거북이 밥을 하루도 빠짐없이 챙기면서, 자신이 사람들에게 투명 인간이 되는 게 아닐까 걱정한다. 평범하다는 이유로 존재감을 잃어가는 삶. 그렇다, 스즈메의 삶은 너무 평범하다. 단조롭고 반복적이기까지 한데, 쿠자쿠가 가진 센스마저 손톱만큼도 없다. 심지어 딱히 바쁘게 사는 것 같지도 않아, 언제든 무력함과 무료함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은 인생이다.
하지만, 인생은 한방이라고 했다.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스파이 모집 광고, 계단 위에서 굴러 떨어지는 사과를 피하고자 바짝 엎드려 투명 인간인 척하며 찾아낸 일상의 탈출구! 스즈메는 스파이 부부에게 스파이로 채용되면서, 난생처음으로 재미없는 일상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출처: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스틸컷
스파이의 조건은 딱 하나다.
스즈메가 가장 잘하는 눈에 띄지 않는 것. 평범한 바보가 비범한 스파이가 되는 순간, 영화는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더 가깝게 다가온다. 평범함이 가진 위대함이 아니라 평범하기 전부터 갖는 당연한 ‘존재감’을 중요한 화두로 던진다. 쉽게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사는 사람들 틈에서 똑같이 내가 누군지도 모르게 사는 삶이라니, 우린 처음부터 강렬한 아우라를 풍기며 태어난 자들이다. 충분히 각자 살아가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자들. 이 작품을 보고 나면,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내일부터 스파이(?)가 되고 싶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라멘을 만들 수 있지만 명확한 목적을 위해 그냥 그런 라멘을 만드는 사장처럼, 나 자신만큼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아는 ‘나’로 살고 싶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위로가 아니라 힘을 주는 영화다. 스즈메가, 우리가 바꾸고 싶은 건 어중간한 삶의 태도가 아니니까.
우리 모두 스즈메처럼 실실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쿠자쿠가 이상하다고 느낄 정도로.
-
- [JEONJU IFF 데일리] 삶으로부터 또 다른 삶으로, 감각으로부터 또 다른 감각으로
기억 샤워 바다 (Memories Showers Seas), Korea, 2025, 82min, Documentary, World Premiere
▶Director
임흥순 IM Heung-soon
▶Synopsis
제주 4·3 이후 일본으로 밀항해 재일조선인의 삶을 산 고(故) 김동일이 남긴 2,000여 점의 뜨개와 옷들은 그녀의 기억과 정체성을 지켜온 작은 역사이다. 김동일의 유품을 정리하고 나누는 과정 속에서, 그녀와 같은 시대를 살아온 다양한 재일조선인의 여전히 아물지 않은 삶을 조명하고 서로 얽혀 있는 기억을 나누고 연결한다.
<기억 샤워 바다>, 삶으로부터 또 다른 삶으로, 감각으로부터 또 다른 감각으로
<기억 샤워 바다>는 여유로운 템포로 담은 어느 공원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이 도입부의 장면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화면 속 그들이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줄로만 알았던 그들은 자세히 보니 앞이 아닌 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고, 이것은 편집을 통한 감독의 의도적 연출인 듯하다. 감독은 우리가 지나온 발걸음을 따라가고 싶었던 것일까? 해당 장면에 대해 함부로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이러한 도입부는 곧이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제주 이야기와 연결되며 나를 과거 그곳으로 데려가는 가교의 역할을 해주었다. 그들의 역행하는 걸음처럼 나도 시간을 거슬러 감독이 방문했던 그때의 제주로 돌아갔다.
<기억 샤워 바다>는 2023년 같은 이름으로 제주 4.3 평화기념관에서 열렸던 전시에 근간을 두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과거 전시했던 옷들을 감독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진행자의 말과 함께 다양한 옷들과 뜨개의 흔적들이 등장하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2,000여 점의 뜨개와 옷들은 제주 4·3 이후 일본에서 재일조선인의 삶을 살아온 고(故) 김동일 어르신의 삶의 흔적이자, 자신의 기억과 재일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온 역사적 기록이다. 뜨개는 그녀에게 끊임없는 자가 치유의 과정이었을 것이며, 영화는 거울과 비어있는 마네킹, 흩날리는 옷의 이미지들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거울에 비어있는 마네킹이 등장할 때, 그녀의 대한 후 세대의 말과 함께 거울의 이미지가 등장할 때, 관람자들은 그 공허한 공간 속에 몰입해 그녀의 지나온 걸음을 상상해보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그녀의 삶의 흔적이 곳곳이 묻은 옷이 후 세대에게로 와 닿는 과정을 담는다. 재일조선인의 정체성과 후 세대의 기억에 관한 담론은 <되살아나는 목소리>,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그리고 이번 영화제에 함께한 <이방인의 텃밭> 등 다양한 영화에서 다뤄지고 있다. 해당 영화들은 각각 ‘필름’이라는 손으로 감각이 가능한 사물, 예술과 연대, 식물 등을 통해 그 정체성과 기억을 찾아가는데, <기억 샤워 바다>는 ‘옷’이라는 피부에 닿는 어떤 것, 인물의 신체와 행위를 함께하는, 무엇보다 사람의 숨결 가까이 감각 되는 물체가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또 다시 감각하고, 감각 되는 모습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그녀의 삶을 전한다.
영화의 마지막, 고요한 항구는 이내 도입부에서 등장했던 공원을 처음과 반대로 ’순방향‘으로 걷는 사람들의 이미지와 겹쳐진다. 차곡히 겹쳐진 레이어는 쌓여온 시간들을 보여주며 항구와 겹쳐진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들의 정취가 묻어나던 과거의 터를 연상하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누군가의 염원, 소망, 바램을 상상하며 보면 풍경이 달리 보인다’는 말처럼 <기억 샤워 바다>는 평범한 사람들을 누군가의 삶으로, 염원으로, 소망으로 채우며 관객을 끌어들이는 듯 하다. 그들의 여정을 지켜보며 따라가던 관람자들은 그 끝에서 결국 우리네 삶과 염원을 마주하게 된다.
▶제 26회 전주국제영화제
2025.4.30.(수) ~2025.5.9.(금)
▶상영 일정
5/2(금) 13:30분
5/3(토) 14:00 메가박스 전주객사 7관
5/4(일) 13:30 메가박스 전주객사 6관 (GV)
5/7(수) 21:0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
- [30th BIFF 데일리] 각자의 속도로 꾸준히 흐르는 우리들
제 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람했던 유일한 커뮤니티비프 상영작은 <비연대기적 여성의 움직임 : 어제와 오늘>이었다. 네 명의 여성감독들의 단편영화로 구성된 프로그램에선 <Save the cat>, <굿마더>, <퀴어의 방>, <자매들의 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상영 후 GV도 이어졌다.
1. <Save the cat>
Director : 허지예
출연배우 : 이태경, 옥자연
시놉시스 :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작업실을 함께 사용하는 영우와 진희. 두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 앞에 버려진 고양이가 나타난다. 둘 뿐이었던 작업실에는 이제 매기라는 이름을 갖게 된 고양이도 함께 살게 되고, 그는 두 사람이 열지 않던 'M의 방'의 방으로 들어간다.
사람과 동물과의 연대, 작업하는 동료로서의 연대, 그리고 이제는 사라진 명진에 대한 기억을 간직한 상실의 연대가 담담하게 흐르는 작품이었다. 작품에 등장한 고양이 매기는 실제로 감독님과 함께 사는 조매기씨라고 한다.
2. <굿마더>
Director : 이유진
출연배우 : 오민애, 김예은, 하정민
시놉시스 : 딸 지수의 동성애를 알고 받아들이며 살아오던 중학교 교사 수미는, 어느 날 우연히 동료의 딸 결혼 축하 모임 자리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날 밤, 수미의 캐리어에서 충격적인 사진을 목격한 수미는 그 동안 자신이 딸의 정체성을 이해한다고 생각했던 믿음이 무너지며 두 모녀는 한 번도 나누지 않았던 속마음을 꺼내며 충돌하게 된다.
감독님피셜 사회의 부조리와 소수자, 정체성등에 대해 가장 뜨거웠던 시절이 투영된 작품이라고 한다. 아주 짧은 단편이지만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감정에 가장 쉽게 가닿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퀴어적 정체성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없는 관객이라도 '모녀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충돌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3. <퀴어의 방>
Director : 권아람
시놉시스 : '퀴어의 방'이라 명명한 네 개의 방과 그 안에 사는 다섯 명의 사람이 가진 공간과 목소리를 담아낸다.
방 안의 사적인 물건들 책, 옷, 스티커, 신발 등을 통해 정체성과 정서를 드러내는 방식이 신선한 작품이었다. 출연자가 원하는만큼만 공개되는 개인정보는 제한적이었지만 안전하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대신 애정하는 물건과 방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고유한 정체성이 어떻게 삶과 공간 속에서 숨겨지거나 또는 드러나게 되는지를 조용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故 이은용 작가님의 명복을 빕니다.
4. <자매들의 밤>
Director : 김보람
출연배우 : 강애심(혜정 역), 오지영(정희 역), 이선주, 남미정, 이경성
시놉시스 :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다섯 명의 중년 자매가 첫째 혜정의 집에 모여 숨겨진 비밀과 갈등을 나누며 소통과 치유의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혜정은 오빠의 칠순을 맞아 해외여행 선물을 준비하며, 막내 정희는 오랫동안 숨겨왔던 비밀을 고백한다.
정희의 비밀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로 느껴졌지만 베테랑 배우들이 연기한 자매들의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있어서 마치 이모들 사이에 끼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유쾌한 영화였다. 귓밥이 휘날리는 엔딩 속에서 모로 누워 눈을 맞추던 첫째와 막내의 눈맞춤은 말로 하지 않아도 그녀들이 서로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점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나는 이 작품의 결말을 열려있지만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여성감독의 어제와 오늘
이 날의 상영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개성있는 네 명의 여성감독들의 초기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GV에선 당시의 제작 비화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들으며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예산에 맞는 영화를 찍자고 생각한 허지예 감독의 프로젝트 팀의 향방(?)과 촬영 당시 이태경 배우가 마주했던 삶과 죽음이 교차되었던 에피소드는 영화에 대한 깊이를 더 해주었다. 권아람 감독은 최근 작업했던 <홈그라운드>를 언급하며 <퀴어의 방>을 작업했던 때와 지금으로 이어진 화두의 변화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이유진 감독은 최근 작업한 상업장편코미디 영화 <이반리 장만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열혈 홍보를 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타이틀이 '어제와 오늘'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시간이었다.
<비연대기적 여성의 움직임>의 숨은 공신, 여성감독네트워크 WDN
네 명의 여성감독들의 단편영화를 묶은 기획 자체도 좋았지만 디테일하게 영화의 상영순서가 하나의 큰 기승전결을 구성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큐레이션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이 기획의 숨은 공신은 네 감독이 속해있는 여성감독네트워크 (WDN)로 여성감독들의 연대와 활발한 활동에 적극 홍보와 지지를 하고 있는 여성 영화인 연대다. 네 명의 여성감독과 훌륭한 배우들, 그리고 WDN의 활발할 활동을 응원해 본다.
TRANSLATE withx
EnglishTRANSLATE withEnable collaborative features and customize widget: Bing Webmaster Portal
-
- [JIFF 데일리] "새벽은 반드시 찾아온다" 미야케 쇼 감독 <새벽의 모든> 개막작 관람 후기
[JIFF 데일리] "새벽은 반드시 찾아온다" 미야케 쇼 감독 <새벽의 모든>
개막작 관람 후기
<새벽의 모든>,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개막작>
제목 : 새벽의 모든 (All the Long Nights)
감독 : 미야케 쇼
각본 : 미야케 쇼, 와다 키요토
원작 : 세오 마이코 - <새벽의 모든> 소설
주연 : 마츠쿠라 호쿠토 (야모조에 타카토시 역) /카미시라이시 모네(후지사와 미사 역)
시놉시스 : 대학을 갓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후지사와는 PMS(월경전증후군)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고, 구리타 과학이라는 작은 회사에 입사한다. 또 다른 신입 사원 야마조에, 알고 보니 그 또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동병상련을 느낀 야마조에와 후지사와는 서로 도우며 마음의 상처들을 점차 치유한다.
OVERVIEW
쉽게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왜 이 영화가 그 많은 경쟁을 뚫고 한 도시의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이해했습니다. 본 상영에 앞서 ‘미야케 쇼’ 감독님이 무대에 올라와 몇 가지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셨습니다. 그중에 인상적인 질문이 있었습니다.
Q. 관객분들이 어떻게 이 영화를 관람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미야케 쇼’ 감독님 A. 이미 사회자분께서 영화를 멋지게 설명해 주셔서 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번 영화가 개막작에 선정돼 감사하고, 영화를 멋지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 속 두 주인공은 공황장애와 PMS(월경전증후군)를 앓고 있다. 둘은 처음에는 남들을 신경 쓰고 자신들만의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점점 그것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순수해진다. 감독인 나도 함께 점점 자유롭고 순수해졌다. (내용 중 일부 발췌)
감독님은 두 주인공, ‘후지사와’와 ‘야마조에’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한 번 더 설명하셨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하게 어려서부터 남들의 시선과 관심에 유독 집중한다. 내게 부족한 것은 더욱 단점으로 보이며, 내가 가진 장점과 스타일은 일반적인 트렌드에 뭉게지기 일수다. 인기 없던 남학생이 밴드부를 만들더니 공연장에 서서 묵묵히 노래하는 장면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친구와는 친하지 않았지만 기존 인기 많은 밴드와 동등한 자리에 서 있었다. 관객석에선 야유나 하품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내겐 여전히 그 친구의 무대가 인기 많은 기존 밴드보다 기억에 남았다. 감독님 인터뷰를 들으며, 편견과 선입견 그리고 장애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궁금해졌다.
약은 소용없다
영화는 주인공 ‘후지사와(배우 카미시라이시 모네)’의 자기소개 같은 독백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난 어떤 인간으로 인식될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에게 질린다.’ 등 남들에게 표현하지 않는 자신만의 어둠을 설명한다. 장대비 속에서 옆으로 쓰러지는 주인공을 보며 PMS(월경전증후군)의 고통과 불안함을 보여준다. 제아무리 약을 먹지만 효과는 전혀 없어 보인다. 약효가 없다는 점은 두 주인공이 가진 공통점 중 하나다. ‘야마조에(배우 마츠무라 호쿠토)’는 공황장애와 함께 대인기피증 같은 모습을 처음부터 보여준다. 예민함이 아니라 모든 것들에 대한 무미건조한, 시니컬한 태도로 일상을 보낸다. 그도 우울증 약을 복용하지만 일순간 발작이나 흥분을 저하할 뿐 완쾌는 없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약은 답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영화가 이야기하는 진짜 치료제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영화를 관람하시는 분들이라면 인류의 ‘만병통치약’이 무엇인지 찾아보셨으면 좋겠다.
탄산수를 마시다
PMS를 앓는 ‘후지사와’는 자신이 언제 또 주변 사람들에게 분노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 동료들에게 과자나 빵을 선물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으려 노력합니다. 주변 사람을 잘 챙겨주는 상냥한 성격이죠. 반대로 공황장애를 앓는 ‘야마조에‘는 남들의 시선은 물론, 자신에 대한 평가나 주변 사람의 행동과 질문에 응답하지 않습니다. 과자를 나눠주는 선량함은 그에겐 쓸데없는 배려로 보일 뿐입니다. 둘의 접점은 ‘탄산수’입니다. ‘야마조에’가 탄산수 병뚜껑을 여는 소리가 ‘후지사와’의 신경을 건든 것이죠. 탄산수는 그의 답답한 삶과 고뇌를 투영한 음료입니다. 누군가에게 시원하게 대답하지 못하는 그와 달리 탄산수는 청량하고 목을 간질이며 부글부글 끓어오르니까요. 그런 탄산수도 다른 누군가에겐 괴로운 소음공해가 되기도 합니다. 둘의 만남은 탄산수 하나로 처음부터 어긋나 보입니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야마조에’가 탄산수를 마시는 장면은 확연히 줄어듭니다. 이와 함께 둘의 갈등도 점점 사라지죠. 탄산은 갈증을 해소해 주고, 솔직함과 다정함은 두려움을 줄여주는 것이죠.
어른들은 알고 계신다
남녀 주인공 주변에는 항상 나이 많은 어른들이 함께합니다. 영화가 흥미진진했던 이유는 단순히 장애를 앓고 있는 청춘 세대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서 좋았습니다. 둘을 돌보고 지켜주는 이해심 넘치는 어른들도 제각각 사연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죠. 누군가는 동생을, 누군가는 누나를, 남편을 일찍 떠나 보낸 상처를 가진 사람이었다는 점이죠. 그들이 보기에 ‘후지사와’와 ‘야마조에’는 상처를 가진 존재이자 자신들을 투영한 매개체인 것이죠. 시니컬한 ’야마조에‘는 영화 초반, 그런 어른들을 지적하고 삶을 재미없게 산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어른들은 그가 어떤 생각과 마음가짐을 갖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야마조에‘의 작은 변화도 빠르게 캐치하고 웃어주며 칭찬하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경험은 아픔을 숨기고 사는 그늘 진 꽃들이 밝게 피기 까지를 기다려줍니다. 영화를 보시며 주변인들의 태도와 반응에도 집중해 보시죠!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거야
내리막길은 가속도가 붙으면 더욱 빨리 떨어집니다. 오르막길은 점점 많은 힘을 내야지만 올라갈 수 있죠. 두 주인공에게도 영화는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의 모습을 계속해서 번갈아 보여주며 이야기 합니다. 삶은 내리막은 자동, 오르막은 수동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햇볕이 따뜻한 지 알기 위해서는 창문을 열고, 자전거에 올라타 당당히 바람을 맞아야 합니다. 현장 분위기나 촬영 기법이 굉장히 겨울 감성을 자극합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따뜻한 응원을 품고 있죠. 누군가에게 공감하고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어쩌면 오르막을 오르는 상대에게 웃어 보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기쁜 날도, 슬픈 날도 반드시 끝난다. 그리고 새로운 새벽이 찾아 온다.“
영화 속에는 ’후지사와‘와 ’야마조에‘가 진짜 치료를 받는 장면은 어둠 속에서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야마조에‘가 직장 동료에게 붕어빵을 선물하는 모습을, ’후지사와‘가 다시 일어나 준비할 수 있었던 모습을! 영화를 관람하시고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1) 양선생 개막식 방문기 링크
2) 양선생 인스타그램 링크
2024.05.01.19:30 전주시 한국문화의소리전당 모악당(001)
2024.05.02 13:30 CGV 전주고사 3관(120)
2024.05.05 10:30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401)
-
-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지 못한 연인들의 이야기
쿠팡 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는 공지영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로케이션을 오가며 펼쳐지는 한국 유학생(최 홍)과 일본인(아오키 준고)는 일반적인 연인 관계를 보이면서도, 분명 다른 점을 갖고 있다. 이는 극 중 배경의 절반을 차지하는 일본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일본을 부담스럽지 않게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본이 이국적인 나라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외국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최 홍이 일본으로 유학을 가며 만나게 된 준고와 사랑과 후회를 경험하는 이야기이다. 작중 그녀가 겪는 고립감과 고독함은 연고 없는 타국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이 추상적인 감정은 한국과 일본의 물리적인 거리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물론, 그녀의 연인 준고에게서도 그 감정을 느낀다. 경제적 여유가 없었던 준고는 일에 몰두하며 최 홍을 외롭게 했고,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던 그녀는 준고의 상황을 이해할 여유가 없다. 그렇게 둘은 후회스러운 사랑을 끝마치고 각자가 속한 위치(한국과 일본)로 되돌아간다.
5년이 지난 후 둘은 한국에서 다시 마주한다. 최 홍이 칭찬하던 준고의 글이 재회의 수단이 되어준다. 준고의 소설은 한국으로 진출하게 되고, 한국 출판사에서 일하는 최 홍은 그 소설로 준고를 만나게 된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은 서로를 원망하고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었다. 둘은 서로를 잊지 못함은 확실했고, 단지 이별 할 당시의 감정을 들춰 볼 용기가 없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겨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한겨울 호숫가 위로 조용히 내려앉는 눈처럼, 천천히 주인공들의 서사와 감정을 풀어나간다. 극적인 사건보다는 그 둘의 애절한 기억을 짚어간다. 지하철 출구에서 떨어진 물건을 주워 줬던 때, 돈이 없어 먹지 못했던 몽블랑 케이크, 혼자 뛰던 이노카시라 공원, 홍과 준고의 내레이션이 번갈아 오가는 것을 듣다 보면, 이제는 누구의 잘못으로 이별했는지는 중요치 않아 진다. 그저 이만큼 아파하고 그리워했으니, 이제는 다시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아마 홍과 준고도 이를 느꼈을 것이다. 그렇기에 함께였지만 혼자였던 과거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사랑을 동반할 관계가 되며 이야기가 마무리 됐을 것이다.
단순히 '사랑에도 국경이 있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기보다는, 사랑이 본질적인 결핍(특히 외로움)을 채워줄 수 있는가, 우리는 그와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보는 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리즈이다. 국적과 언어가 달라도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통해 서로를 보듬어 주는 홍과 준고를 보면서, 우리의 사랑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자.
-
- 자극된 것은 오직 추억뿐
*본 리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인크래프트 무비> 리뷰
Gen. Z들의 사랑, 마인크래프트 등장!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영화가 등장했다. 게임 주인공 스티브와 각종 배경을 가진 주인공들이 함께하는 스토리로 오버월드를 지켜내는 성장오락 영화이다. 줄거리가 아주 간단하며, 예측할 수 있다. 현실 세계의 주인공들이 각자 문제를 가진 채 우연히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고, 탈출을 위해 미지의 세계에서 적과 맞서 싸우고 우여곡절 끝에 탈출한다. 그 탈출 과정에서 각자의 문제가 해결되는 뻔한 스토리다. 그 뻔한 스토리를 연출해내는 방법 또한 아주 뻔하다. 심지어 캐릭터도 뻔하다. 새로운 것이라곤 기존 마인크래프 세계뿐이다. 초반 인물 설명을 하며 현실 세계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정말로 지루했다. 그래도 오버월드로 진입한 후에는 게임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고, 반가운 마음으로 졸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영화화 발표 후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교체가 일어나며 만들어진 영화라 기대보다 걱정이 컸다. 만들어진 영화는 걱정대로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그래도 12세 이용가답게 12세 어린이들이라면 즐길 수 있는 정도였다. 12세보다 훌쩍 커버린 사람에게는 조금 유치하다. 유치한 걸 좋아하는 나에겐 유치함을 넘어서는 뻔함이 힘들었다.
얕디얕은
앞서 너무 많이 혹평했으니 잠깐 칭찬을 하고자 한다. 오버월드에 들어서며 재밌었던 것은 스토리와 연출에 비해 훌륭한 그래픽 덕이었다. 마인크래프트 영화를 생각하며 기대했던 부분을 만족시켜 줬다. 네모로 된 세계를 구현하고, 마치 현실처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물론 막 아름답지는 않다. 조금 불쾌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픽셀에서 자연스러운 그래픽으로 구현된 마인크래프트 세계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깨알같이 챙긴 이스터에그도 쏠쏠한 재미였다. 그리고 배우들이 영화의 칭찬할 점이다. 어색하지 않아서 좋았고, 연기를 다들 잘했다. 대사와 캐릭터는 슬프게도 훌륭하지 못하지만. 특히 잭 블랙을 100% 활용하고자 했던 점은 훌륭한 전략이었다. 스토리의 뻔함을 견디고 그나마 영화를 끝까지 보게 했던 점. 깔깔 웃는 소리가 나오게 한 것은 잭 블랙의 코미디 연기 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과한 면이 있지만 필요한 부분이었다. 라바치킨 송이 유행한 것을 보면 다들 그 부분을 만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제는 얕디얕은 영화라고 생각한 부분에 관해 이야기 할 것이다. 스토리의 뻔함을 넘어서 영화가 얕디 얕다. 일단 아무리 스토리가 뻔하더라도 캐릭터가 매력이 있거나 고증이 확실하거나 무언가 있어야 한다. 이 영화는 없다. 캐릭터들은 너무 많은 나머지 무엇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살아남은 건 스티브 하나뿐. 가장 많이 설명된 개릿은 비호감 캐릭터이고, 성장하는 남매는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아이들과 아이 때의 추억을 가진 관객이 보는 만큼 차라리 남매에게 집중했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고증은 아주 부족하다. 그래픽으로 살려낸 게임 속 겉모습은 훌륭했으나 속의 설정은 얕디얕다. 게임 코어 팬들의 실망을 크게 만들뿐이었다. 겉모습은 잘 만들어 놓고 왜 그랬을까 싶다. 마인크래프트 자체가 스토리성이 큰 게임이 아니지만 기존의 스토리는 있다. 스티브(플레이어)가 엔더 신전을 찾아 드래곤을 잡는다는 흐름이 있는데 이걸 포기한 이유도 궁금하다. 시각적으로도 드래곤이 나오는 게 압도적이었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이를 후속작으로 생각한 것이 아닐지 추측은 하지만 후속작이 기대되지는 않는다.
어떤 영화는 추억만으로 본다.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마인크래프트 무비>는 흥행했다. 흥행의 이유는 바로 추억이다. 소중한 추억이자 지금까지도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는 마인크래프트로 만든 영화이기에 흥행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의 게임이라 불리지만 예전 마크하던 초등학생들은 자라나 성인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 마크 영화가 나온다니! 아주 재밌는 오락거리인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 다시 유행하는 중이라 더욱 성적이 좋았던 것 같다. 게임팬마저 실망시킬 완성도지만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였다는 점만으로도 사람들의 흥미를 이끌었다. 한 번 보고 다시 보는 사람은 아마도 소수겠지만…… 이 영화는 추억으로 즐기길 바란다. 영화의 완성도와 스토리를 기대하고 봤다간 시간 낭비로 느껴질 뿐이다. 추천하는 관람 방법은 마인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모여 함께 보는 것이다. 영화관이 아니라 집이나 어딘가에서 말이다.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추억 이야기 하면서 보는 게 제일 재밌을 관람 방법이다.
한 줄 코멘트
자극된 것은 오직 추억뿐, 다시 볼 일 없는 영화
-
- [장손] 끝장리뷰 | 발(하체) 상징 | 결말해석 | 수평과 수직 | 멀고 가까움 | 가부장제의 진실
-
(영화 [장손](2024)은 씨네랩 측에서 제공한 시사회권으로 감상하였습니다)
[장손] (2024)에 대한 헐거운 리뷰
Chapter 1 수평과 수직, 멀고 가까움
Chapter 2 가부장의 진실, 하체의 문제, 결말해석
00:00 장손 개봉
01:34 수평과 수직
05:25 가부장제 비판
08:07 하체의 문제
09:07 결말해석
11:56 별점 및 한 줄 평
12:12 다음 리뷰 예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장손 #장손리뷰 #장손해석 #장손결말 #장손후기 #장손 #장손영화 #오정민감독 #강승호 #우상전 #손숙 #차미경 #서현철
-
- 소름끼치는 불안을 저주로 승화시킨 영화 스마일!
?Rabbitgumi 입니다!
헐리우드 공포영화 스마일이 개봉했어요.
예고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 인물을 기억하실텐데요.
영화는 무척 이성적으로 보이는 정신과 전문의가 주인공으로 등장해요.
그런 그가 환자의 자살을 목격한 이후 이상한 일을 겪게 되죠.
무엇보다 이성적인 그녀가 점점 불안에 잠식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공포영화 답게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도 많구요.
무척 흥미로운 영화인데요.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에사는 일반적인 영화 리뷰 보다는 보면서 떠올렸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정리하여 전달 드려요.
한 달 2,000원의 금액으로 매주 3개씩의 글을 받아보실 수 있어요. :)
지금 구독하시면 첫 구독 3달동안 매달 1,000원으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https://rabbitgumi.stibee.com/
브런치 구독은 아래 링크에서!!
-
- 영화 <파벨만스> 2차 예고편
아카데미 7개 부문 노미네이트 & 골든 글로브 작품상, 감독상 수상작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파벨만스] 2차 예고편 대공개❇︎ 자, 이제 우리의 모든 순간이 영화가 될 차례!
-
- 영화 <야당> 1차 예고편
대한민국 마약 수사의 뒷거래, 4월 극장가를 강타할 가장 통쾌한 범죄 액션이 온다🔥 강하늘 X 유해진 X 박해준 X 류경수 X 채원빈 🎬 [야당] 공식 1차 예고편 공개 🕶️ [야당] 4월 극장 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