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LAB2025-03-04 15:34:56
2월 다섯째 주 주말 박스오피스 분석 with 씨네픽
우리의 봉준호가 돌아왔다! <미키 17> 박스오피스 1위 등극

바로 어제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가운데,
<기생충>으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었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습니다.
<미키 17>은 개봉 첫 3일간 약 98만 명의 관객을 극장에 불러 모으며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으며,
3월 3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30만 명을 돌파하며 앞으로의 성적을 기대케 했습니다.
개봉 전 진행된 이동진 평론가와의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들의 향연과 미키와 미키와의 관계를 <미키 17>의 감상 포인트로 꼽았는데요. 주인공 '미키'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제 바람은 제가 이 작품에서 느낀 걸 관객도 느끼는 거예요. 이 정도로 독특한 작품은 솔직히 정말 드물거든요. 이 작품은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정말 좋은 영화예요."라며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 북미에서는 여전히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누적 수익 1억 6,000만 달러를 벌어들였습니다.
2위는 우디 해럴슨, 시무 리우, 핀 콜이 출연하는 <라스트 브레스>가 차지했습니다.
<라스트 브레스>는 숙련된 심해 잠수부들이 맹렬한 자연의 힘과 싸우며 수백 피트 아래 바닷속에 갇힌 동료를 구하려 하는 실화를 그린 영화입니다.
지난주 2위를 차지했던 호러 영화 <더 몽키>는 한 계단 내려와 3위에 올랐습니다.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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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을 벗어야 보이는 것들
슈렉
줄거리
자신만의 늪에서 아늑한 집을 짓고 살아가는 초록 오거 슈렉.
평소처럼 느긋한 저녁을 즐기려는데, 동화 속 주인공들이 갑자기 슈렉의 늪에 쳐들어온다.
알고 보니 듈락의 통치자, 파콰드 영주가 그들을 모조리 쫓아낸 것.
완전 열받은 슈렉은 파콰드를 찾아가 늪을 내놓으라 따지고, 파콰드는 한 가지 제안을 하는데...
가면을 벗어야 보이는 것들
숨은 의미 찾기
‘오거’라는 단어는 슈렉 전과 후로 완전히 다르게 다가온다. 영화 개봉 시기가 2001년인데, 그 당시에 ‘괴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도 모자라 영웅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실로 과감한 시도였다.
“이해가 안 돼, 슈렉. 왜 오거처럼 안 했어?”
“넌 잘 모르겠지만 세상에 알려진 게 다가 아냐. 어디 보자, 오거는 양파와 같지.”
슈렉은 탑 꼭대기에서 피오나를 구출하고 계단을 뛰어내려오면서 서사시 따위는 사치라고 말한다. 그런 슈렉이지만, 왜 오거처럼 굴지 않느냐는 동키에게만은 ‘괴물은 양파다’라며 지리는 비유를 한다. 깊은 문학적 비유 따위를 알 리 없는 동키는 ‘냄새가 고약해?’라고 묻지만.
슈렉은 양파처럼 겉으로는 맵고 눈물 나게 하고 냄새도 나지만, 속을 까고 까고 까다 보면 정의롭고 여리고 순수한 면도 있다. 양파의 생김새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참으로 요상하다. 반으로 잘라내지 않는 한, 둥근 막을 완전히 벗겨내야만 그 속의 다른 겹을 볼 수 있다. 그러니까 양파와 같은 슈렉의 매력, 참모습을 보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소리다.
(사진 참조 : 네이버 영화 '슈렉' 스틸컷)
“그런데 모두가 양파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괴물과 양파는 똑같이 겹이 있다는 슈렉에게 동키는 깐족거리며 굳이 할 필요 없는 말을 덧붙인다. 물론 생양파도 물에 한 번 헹궈서 연어랑 홀스래디쉬 소스에 찍어 먹거나, 라이스페이퍼에 각종 야채와 넣어 월남쌈으로 먹으면 꿀맛이긴 하다. 하지만 생양파를 우적우적 씹어먹을 만큼 양파를 사랑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에 슈렉이 말한 ‘괴물의 겹’은 결코 파르페나 케이크와 같은 달콤한 음식에 비유될 수 없는 것이다.
양파는 속을 까보지 않아도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하고 아름다운 것들과는 다르니까.
“케이크는 다들 좋아해! 게다가 층으로 되어있지.”
(사진 참조 : 네이버 영화 '슈렉' 스틸컷)
슈렉이 양파라면 피오나는 케이크나 파르페 쯤일 것이다.
구태여 속을 까보지 않아도 모두가 달콤한 향기와 황홀한 생김새에 마음을 홀딱 뺏기고 마니까. 양파가 제대로 속을 까보지도 않고 판단해서 문제라면 케이크는 속에 얼마나 많은 겹이 있는지 아무도 알아보려 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그 속에 초코시트가 들었는지, 바닐라 시트가 들었는지, 딸기가 들었는지, 생크림이 들었는지 따위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위험에 처한 공주를 구해서 결혼하고 왕이 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남성형 신분 상승’ 이야기다.
피오나를 권력 취득의 ‘수단’으로만 여긴다는 점에서 파콰드나 성에서 불타 죽은 이름 모를 기사들은 전부 동일 인물이다. 동화 속에서 여성이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드는 것은, 남성이 주인공일 때든 여성이 주인공일 때든 마찬가지였다.
“밤과 낮에 따라 모습이 달라질지어다.
진정한 사랑의 첫 키스로 사랑의 참모습을 따를 때까지.”
그런 점에서 슈렉 속 마녀의 저주는 다른 마녀들의 저주와는 달리 참으로 특이하다. 진정한 사랑의 첫 키스가 ‘저주를 풀어준다’고는 하지 않는다. 피오나의 겹은 파르페나 케이크와 같다 했던가. 낮에 비치는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은 모두가 독점하려 달려드는 케이크의 겉모습이지만, 그 속에 들은 진정한 모습은 괴물이었다.
내면이 괴물이라고 해서 그것이 추하다거나, 못났다고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울퉁불퉁 못난 괴물이라는 생김새는 피오나 내면의 아픔을 형상화 한 것이다. 공주라고 항상 아름답고 행복하고 즐거운 것은 아니다. 성에 갇혀 홀로 살면서 느낀 외로움과 슬픔, 슈렉은 그 상처마저도 피오나의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한 마디로, 슈렉은 케이크 속을 들여다본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슈렉이 피오나를 구한 것 처럼 보이지만 실은 서로가 서로를 구해준 셈이다.
슈렉과 피오나는 아주 두꺼운 가면을 쓴 채로 서로를 만났다. 슈렉은 까칠하고 투덜거리면서 자신의 상처받은 마음을 숨겼다. 피오나는 '공주다운' 외모와 지위로 자신을 포장하며 아픔을 숨겼다. 가면은 자신을 가리는데에는 꽤나 효과적이지만, 상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가면이 너무 두터우면 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가면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게 자기 가면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 했던가.
때론 그 가면을 벗어던져야만 진실되게 바라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사진 참조 : 네이버 영화 '슈렉' 스틸컷)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페르소나다.
슈렉이라는 영화를 두고 대부분은 괴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도전장이라고만 해석한다. 하지만 슈렉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 슈렉과 같지는 않는지 묻는다. 우리 내면에 겹겹이 쌓인 아픔과 상처들이 만들어낸 가면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라고 말한다.
우리는 슈렉처럼 깊숙한 늪지에 스스로를 가두고는,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며 거칠고 위협적인 가면을 쓴다. 사실 그 가면을 쓰는 이유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닌가? 물론 이 험난한 세상에서 뒹굴기 위해서는 맨 얼굴을 가리는 게 필수라고들 한다. 어쩔 수 없다고. 그렇다면 적어도 남들이 나의 가면만 보고 나를 판단한다고 말하지는 말자. 나 역시 남들을 그렇게 바라보았을 게 뻔하니까.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일단 나부터 가면을 벗고 마음을 열어보는 게 우선 아닐까.
어른에게 더 필요한 동화
감상평
어릴 적 엄마는 나의 영어공부를 목적으로 수많은 애니메이션 DVD를 구매해서 끼니마다 틀어주었다. 정말 영어공부가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당연히 효과 없다. 아,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다. 이번에 영화를 보니 나도 모르게 대사를 줄줄 읊고 있더라. 아주 허튼짓을 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1시간 30분짜리 영화의 대사를 거진 다 외울 정도라면 얼마나 돌려봤을지는 굳이 말 안 해도 아리라 믿는다. DVD 케이스 안에 꽂힌 무수히 많은 영화 중에서도 슈렉은 늘 새로운 영화였다. 나 역시 그 영화를 볼 때는 어린아이였으므로, 사회가 규범처럼 내밀던 진부한 공주와 왕자 이야기가 정답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어린아이의 생각을 일깨워준, 그야말로 인생 영화라 할 수 있겠다.
나이를 먹고 슈렉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어릴 땐 저녁밥 먹을 때마다 틀어보던 영화였다지만, 이제는 나도 모르게 세상과 벽을 쌓고 싶을 때,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보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사진 참조 : 네이버 영화 '슈렉'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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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환상적인 섬에 다다를 그 날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는 짧은 전문(全文). 순하고 다정하게 마음에 쏙 들어오는 시구지만, 의미를 들여다보면 문득 이 얼마나 이르기 어려운 경지인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자세히 보고 오래 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세상 아주 많은 것들은, 어쩌면 모든 것들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그 진의를 드러낸다. 자세히 보아야 어여쁜 것은 풀꽃만이 아니다.
영화 <우리, 둘> 인물에 대해서 얼핏 들으면 어쩐지 풀꽃처럼 은은한 관계를 연상하게 된다. 짧은 아파트 복도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이웃집에 사는 '20년째 연인' 니나와 마도. 은퇴한 후에는 두 사람이 사랑하는 도시 로마로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화의 배경 또한 한국이 아니라 프랑스니까, 조금은 편안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영화는 "노년 여성, 오랜 연인의 사랑"이라는 데서 떠올린 나의 편견 어린 기대를 장렬히 부순다. 영화가 니나와 마도의 공간을 비출 때, 일상적인 물건들이 클로즈업되고 일상의 소리들이 증폭될 때, 그 안에서 아른거리는 것은 무엇인가.
두 사람은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이웃이다. 마도의 자식들은 니나의 성씨를 깍듯이 붙여 '돈 부인'이라고 부른다. 니나 또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마도를 부를 때 처음에는 '지라르 부인'으로, 절친한 이웃 사이였음을 강조한 후에는 '마들렌'이라는 본명 그대로 부른다. '마도'는 마들렌의 애칭이니까.
평범한 이웃의 깍듯한 호칭 뒤에 연인의 애칭이 가려져 있다. 거실에서 추억 어린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로마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돈을 세고, 함께 옷을 사러 가서 안 어울릴 것 같다고 갸웃대는 옷에 "날 믿고 입어보라"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사랑과 신뢰로 서로를 꼭 붙은 연인이다. 강산이 두 번은 바뀔 20년 동안 서로를 연인이라 불러온 사이. 둘은 이제 은퇴 후 로마의 아파트로 떠날 준비를 한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거침없는 성정을 가졌을 뿐 아니라 딸린 가족이 없는 니나와 달리, 한 번 실패한 결혼생활의 기억뿐 아니라 자식들까지 있고 심지어 남편과의 소원했던 관계에 대해 아들의 원망을 받고 있는 마도는 떠나겠다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어려운 마음으로 지내던 중, 예기치 못한 병마가 갑작스레 마도를 찾아온다. 뇌졸중으로 말마저 잃은 마도를, 자식들은 최선을 다해 돌본다. 간병인을 들이고, 딸이 수시로 드나들며 살핀다. 표면적으로 단지 이웃일 뿐이었던 니나는 마도에게서 자연스럽게 실은 갑작스럽게 차단당한다. 니나는 본인 성격대로 거침없이, 그리고 무엇 하나 자유롭지 못한 일상 속에서 마도를 되찾기 위한 액션을 취하기 시작한다.
일면 거칠고 비상식적인, 파격적으로 보이는 니나의 행동들은 사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마음을 기반으로 한다. 오랜 연인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 함께 있고 싶은 마음, 불안해져 버린 연인의 뇌리에 가장 깊이 박힌 기억들을 재차 들이대서 어떻게든 그를 돌이키고 싶은 절박한 마음.
반면 영화 속에 놓인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은 낯설게 비친다. 두 사람의 아파트 곳곳에 놓인 오브제를 클로즈업해서 여러 차례 보여주는데,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것들을 다시 보게 된다. 무난한 장식물들이었는데 원래 저렇게 소름 돋게, 마치 누군가를 비웃는 것처럼 생겼던가. 사무적이고 능숙한 간병인의 둥근 눈이, 엄마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딸의 눈이, 그토록 평이한 눈빛들이 왜 스릴러 영화의 그것처럼 심장을 옥죄어 올까.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눈물을 왈칵 쏟아내게 만들었던, 선우정아의 <도망가자>와 콜라보 뮤직비디오소리들도 마찬가지다. 소녀의 목소리를 삼키고 울리는 까마귀 소리, 불안하게 맴도는 연기와 함께 프라이팬이 타오르는 소리. 유리창처럼 얇고 투명한 거짓을 부술 기세로 맹렬하게 돌아가는 세탁기 소리. 평범한 매일의 소리들이 증폭되어, 어쩐지 멈추지 않고 계속 들려올 때 덜컥 불안해진다. 의식하지 않고 들으면 편안한 소리들이, 의식하고 듣는 순간 서스펜스의 요건이 된다.
이런 서스펜스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는, 누군가가 위협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일상을 과연 평범한 일상이라 부를 수 있을까.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속속들이 알게 되었고 이제 바라는 건 행복했던 기억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행복을 누리며 살겠다는 것뿐인데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 기본적인 것도 어려운 이곳, 우리가 일상이라 믿는 곳은 정말 일상이 맞는지? 영화는 큰 소리 내지 않고 울림을 건넨다. 편견과 혐오의 소리는 일상에 깊이 뿌리 박혀 있어, 우리는 이따금 물속의 물고기처럼 느끼지 못하곤 한다는 것을. 누군가가 같은 물 안에서 익사하고 있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의 상식이란 뭘까. 어떤 상식들이 스릴러가 되는 모습을 보는데, 한편에서 그를 성큼성큼 뛰어넘는 마음이 있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오래도록 아낀 마음은 마치 햇볕과 파도에 맨질맨질해진 조약돌 같아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손안에 착 감겨드는 것만 같다. 눈빛만으로도 전해진 두 사람의 사랑은, 육체의 병과 사회의 제약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닿으려는 두 사람의 몸짓은 그 모든 서스펜스적인 요소들을 뛰어넘는다.
사랑은 그렇게 모든 것을 유유히 뛰어넘어 흐른다. 눈빛 속에서 흘러나와 무너지는 것들 너머까지 흘러간다. 이 사랑이 스릴러 없는 일상을 살 수 있는 날, 두 사람이 소중하게 들으며 춤추는 노래 가사 속의 그 날이 아닐까. 상식과 일상을 넘어서서 언젠가 환상적인 섬에 다다를 그 날.
Se verrai con me
sul mio carro tra le nuvole
più avanti del caldo del sol
sull’ultima stella lassù
se verrai
당신이 나와 함께 가준다면
내 마차에 올라 구름을 지나
태양의 열기 바로 앞으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별 위로
당신이 가준다면
Tu vivrai con me in un’isola fantastica
e un mondo vedrai di lassù
un mondo nascosto nel blu
tutto nuovo per te
당신은 환상적인 섬에서 나와 함께 살 거예요
높은 곳에서 세상을 볼 거예요
푸른 하늘에 숨겨진 세상을
당신에게는 모든 게 새롭겠죠
La terra, la terra, la terra sarà senza frontiere
la terra, la terra ci porterà fortuna
la luna, la luna per noi sarà il domani
se m’ami, se m’ami
이 세상의 대지에는 경계가 없어질 것이고
대지는 우리에게 기회를 가져다주겠죠
달, 저 달은 우리의 미래가 될 거예요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 당신이 날 사랑한다면*온라인 무비 매거진 '씨네랩'의 초대로 시사회에 참석하여 감상하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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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맛 SF에 봉준호 한 스푼 추가
◇ 영화 소개
| 제목: 미키 17
| 장르: 모험/SF/드라마/코미디
| 감독: 봉준호
|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 상영시간: 137분
| 시놉시스: “당신은 몇 번째 미키입니까?” 친구 ‘티모’와 함께 차린 마카롱 가게가 쫄딱 망해 거액의 빚을 지고 못 갚으면 죽이겠다는 사채업자를 피해 지구를 떠나야 하는 ‘미키’. 기술이 없는 그는, 정치인 ‘마셜’의 얼음행성 개척단에서 위험한 일을 도맡고,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익스펜더블로 지원한다. 4년의 항해와 얼음행성 니플하임에 도착한 뒤에도 늘 ‘미키’를 지켜준 여자친구 ‘나샤’. 그와 함께, ‘미키’는 반복되는 죽음과 출력의 사이클에도 익숙해진다. 그러나 ‘미키 17’이 얼음행성의 생명체인 ‘크리퍼’와 만난 후 죽을 위기에서 돌아와 보니 이미 ‘미키 18’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성 당 1명만 허용된 익스펜더블이 둘이 된 ‘멀티플’ 상황.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현실 속에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자알 죽고, 내일 만나”
출처: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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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의도치 않게 시기적절한 영화가 된 <미키 17>
SF영화란 자고로(단지 개인의 의견일 뿐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난 아주 특이한 배경에 인간들을 몰아넣고 '여기서 보면 말 안 되지? 근데 인간들은 매번 그걸 모르더라.'라고 꼬집는 맛이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2024년에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았거나 계엄이란 황당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SF적 소임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영화는 온 지구에 걸친 부패와 해악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다큐멘터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마크 러팔로가 연기한 '마셜' 캐릭터를 보고 각 나라에서 자신들의 정치인을 보는 듯하다는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이 영화가 조금 더 일찍 개봉했더라면 미래는 바뀌었을까? 그건 아무도 모를 일이다. 중요한 사실은 과거는 바꿀 수 없고 오직 행동해야 하는 미래만 남아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슈, 트럼프의 '이주민 강제 추방 정책'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미키 17> 속 인간은 지구를 떠나 새로운 개척지를 만들기 위해 니플하임에 갔다. 그렇다면 원주민은 니플하임의 크리퍼(모티브가 크루아상이라고 하니 그에 맞춘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길 바란다)이고 이주민은 인간이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가? 현재 미국인(통상 백인에 금발의 이미지)들은 이주민이다. 원래 그곳에 살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주민 강제 추방 정책'이 얼마나 앞뒤 안 맞는 말인가.
인간이 다른 행성에 도착해 그곳의 토착 생물을 핍박하는 스토리는 SF에선 흔하디 흔하지만 개봉 시기가 절묘해 특히 기억에 남았다.
2. 변화는 과감하지 않아도 된다.
영화를 보고 주연 캐릭터 외에 눈에 띈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카이와 도로시.
카이는 나샤와 함께 일하는 동료로, 임무 수행 중 애인 제니퍼를 잃었다. 마셜은 미키에게 익스펜더블인 네가 죽었어야 한다며 제니퍼라는 한 사람이 아닌 '가임기 여성'을 잃었음에 분노한다. 여성을 하나의 존재로 보지 않는 성차별적 시선에 카이는 정면으로 부딪힌다. 마셜 부부와의 식사 자리에서 종족 번식 임무를 제안하는 마셜에게 카이는 자신을 '자궁'으로 보는 거냐 말한다. 그리고 그 식사 자리에서도 미키는 익스펜더블의 역할을 수행하며 죽어가는데, 다들 미키의 상태는 보지 않고 각자의 얘기만 하고 있다. 카이는 모두가 미쳐버린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미키를 챙기고 진심으로 걱정한다.
그러나 완벽히 혁명적 인물은 아니다. 마셜을 공격한(실은 놀라 돌아다닌 것뿐이지만) 크리퍼를 처리하고, 멀티플인 미키를 발견하자 이를 보고하려 하기도 한다. 카이는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면서도, 불합리함은 좌시하지 않는 독특한 캐릭터이다.
도로시 역시 카이와 비슷한다. 미키를 복제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다른 연구원들과 다르게 도로시는 미키를 한 사람으로 본다. 연구자인 특성을 살려 크리퍼 통역기를 만들어 상황 해결에도 큰 도움을 주었다.
이 둘을 보며 누군가를 도와주고, 세상을 좋게 만드는 건, 커다란 용기와 시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배려와 뚝심일 뿐이란 걸 느꼈다. 그러니 변화는 과감하게 시작되는 게 아니라 작은 생각에서부터 시작된다.
3.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 결국 사랑
나샤와 미키의 관계는 특별하다. 모든 게 완벽한 나샤와 매번 목숨이 버려지는 미키의 사랑은 우리가 극한의 상황에 몰린다 해도 사랑 하나만은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킨다. 미키 1부터 미키 18까지 나샤는 미키를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으며, 사랑할 것이다. 그 사랑이 미키를 지탱하게 만들었고 수많은 죽음을 버틸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랑이 있다. 바로 미키 18.
첫 만남에서 다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긴 미키 18은 마셜과의 식사 자리에서 있던 얘기를 듣고 크게 분노한다. 그리고 내린 하나의 결론. 마셜을 죽여야겠다.
미키 18은 미키 17이 인정하는 가장 또라이 같은 인물이다. 항상 주눅 들어있고 무슨 일이든 불평 없이 하는 '자신'과 정반대의 성향을 가졌다. 둘의 상반된 태도는 미키 18이 '미키 반스'의 삶을 사랑하길 선택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아있는 걸 보고도 무기만 챙겨 돌아간 티모에게 복수하려던 것도, 마셜 부부와의 식사 자리에서 겪은 모욕을 듣고 분노했던 것도, 어린 시절 자신이 차를 망가뜨려 엄마가 죽었다고 자책하는 미키 17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고.' 대답해 준 것도, 전부 '미키 반스' 자체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사랑하지 않는 이를 위해 누가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미키 18은 '미키 반스'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사건의 원흉을 붙잡고 마지막 복수를 이뤄낸다.
그러므로 나샤와 미키 18은 각자의 방식으로 미키 반스를 사랑했다. 미키를 미키답게 만들어준 둘은 항상 미키의 곁에서 그를 격려하고 호통치며 남은 한 명의 삶을 온전히 꾸려갈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아는 맛 SF지만 봉준호식 코미디와 사회 풍자가 잘 드러나는 영화. 러닝타임 3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외계 생명체 크리퍼가 귀여운, <미키 17> 리뷰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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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가 질문을 던질 때
좋은 영화는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던진다고들 한다. 하지만 철학적인 논쟁이나 윤리적인 이슈가 있는 주제를 다루는 영화들은 대부분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감독의 의견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서복> 이전에도 복제인간을 다룬 영화는 있었고 한국에서만 대성공을 거두었던 <아일랜드>의 경우 복제인간의 인권을 인정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아일랜드>가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액션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논의의 여지를 주려고 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황우석 박사의 논문이 발표되며 복제 이슈가 뜨거웠던 당시로서는 소재만으로도 질문을 던지는 것이 가능했다. 이후 여러 논란을 거쳐 생명체를 복제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전처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지금 이용주 감독은 복제인간 소재를 꺼냈다. 소재가 낡았다고 해서 영화까지 낡으라는 법은 없지만 <서복>은 소재를 가지고 논의에 들어가기보다는 소재와 논의를 보여주는 데서 그친다. 복제인간 서복(박보검 분)이 기헌(공유 분)에게 하는 질문들은 질문 자체로는 의미가 있지만 영화의 맥락과 어울리지 않아 기헌을 당황시킬 뿐이다.
<서복>이 던지려고 했던 질문들은 서복의 존재에서 파생된다. 서복은 인류의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탄생했지만 뜻밖의 부작용으로 염력을 가지게 됐다. 영화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아쉽지만 서복을 만들어낸 임세은 박사(장영남 분)는 별도의 목적이 있었다. 임 박사의 서복 제작 동기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깊이 들어가지 못하며 서복의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고뇌를 잠깐 보여주는 선에서 머무른다. 비슷한 논의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레플리카>에서 시도된 적이 있는데 역시나 액션영화로 마무리되었을 뿐이다. 아마도 임 박사의 동기에 대해서는 관객과 제작진 모두가 비슷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 파고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임 박사는 서복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감정적인 캐릭터가 되어버렸고 장영남이라는 배우치고 영화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퇴장한다. 서복의 탄생 동기를 둘로 나눈 건 확실한 패착이었다.
연구소의 실장 신학선(박병은 분)이 서복에 대해 던지는 질문은 '서복이 과연 인간인가'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고 사람처럼 말을 하고 성장하지만 서복은 실험실에서 태어났고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애초에 탄생 동기가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서복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 신 실장의 의견이다. 따라서 실험체로서 서복이 겪어야 하는 고통들은 신 실장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관객에게 서복이 인간이냐고 묻는다면 대다수는 인간이라고 대답할 것이며 인간이 아니라고 대답하더라도 서복이 인류의 복지를 위해 영원히 고통받아서는 안된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대답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복이 박보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서복이 인간의 형상이 아닌 생명체였다면, 혹은 서복이 박보검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다른 대답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서복이 기헌과 함께 시장을 돌아다니는 장면에서 사람들은 모두 서복을 인간이라 인지하며 심지어 기헌에게 동생을 잘 챙기라는 연민섞인 시선마저 보낸다. 그렇기에 서복이 인간이냐는 질문은 논의를 넘어서지 못하고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거나 공감을 얻지 못한다. 동물실험마저 윤리적이지 않다는 논의가 나오는 시대에 복제인간이 인간인가/복제인간은 이용되어도 좋은가에 관한 질문은 신학선의 무자비한 캐릭터를 설정해주는 데 머무를 뿐이다.
서복을 탄생시킨 연구소 서인의 회장인 김천오(김재건 분)는 서복을 가지고 신의 역할을 하려 한다. 서복이 줄 수 있는 영생을 나눠줄 이를 악인이 선택하겠다고 한다는 발상은 꽤 낡았으며 그다지 유효하지도 않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이런 일은 이미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의료 시스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와 받지 못하는 자로 나뉘는 사회에서는 이미 평균수명에서 차이가 나며 의료 혜택이 동등하게 분배되는 곳에서는 정작 의료진이 희생을 강요당하거나 의료 수준의 질이 낮다. 자세한 논의는 이미 <식코>에서 마이클 무어의 무자비한 카메라가 다룬 적이 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생명을 다룰 수 있는 시대는 오래 전에 도래했으며 관련 논의도 마무리된지 오래다. 차라리 사형제도 폐지 쪽이 이제는 동일 주제를 다루는 쪽에 가까워 보일 정도다. 영생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영생의 무의미함에 대해서는 뱀파이어물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기록이 있어 <서복>은 늦은 감이 있다. 결국 회장이 다루는 주제도 마찬가지로 회장의 판에 박힌 캐릭터를 만들어 주는 역할 이상을 하지 못하며 돈에 환장한 늙은이 캐릭터조차 식상해 주제도 캐릭터도 서사에서 별다른 특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
기헌이 서복에게 갖는 질문들은 보다 복합적인 편이다. 다만 기헌의 질문들은 본인 스스로가 갖는 의문이기보다는 서복이나 다른 캐릭터들이 던지는 질문을 흡수하는 것에 가깝다. 기헌은 서복을 통해서든 아니든 자신이 가진 질병을 치료하고 더 살고 싶어하는데 정작 그이유는 알지 못한다. 서복은 기헌에게 "내가 왜 민기헌 씨를 살려줘야 하는데요?"라고 묻지만 기헌은 대답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서복은 기헌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데 기헌은 잠시 생각해 보지만 결국엔 단 하나의 질문에도 스스로 답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헌은 서복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삶에 대해 생각해 보지만 이를 통해 기헌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는 서사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기헌은 서복에게 연민을 느끼지만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서복이 인간의 형상, 특히 박보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복에게서 채취한 치료제로 삶을 연장하려던 기헌은 채취 과정을 알고 나서야 서복을 보호하려 든다. 서복에게서 치료제를 채취하는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다면, 서복이 실험실에서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정도라면 서복에게서 치료제를 채취하는 것은 정당한가? 기헌은 서복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도로 실험실로 데려오지만 스스로는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다.
마지막으로 서복이 서복 자신에게 갖는 질문들은 꽤나 심오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에 관한 질문에서 시작해서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와 같은 삶의 의미에 대해서까지 질문한다. 서복은 자신이 누구의 DNA로부터 탄생했는지 알고 있었으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기원을 탐구하고자 한다. 서복을 연기한 박보검은 연민을 자아내면서도 때로는 무자비하고, 사회적 규칙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서복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는 배우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서복이라는 캐릭터를 만들면서 서사에서 자리가 온전히 잡히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서복은 자신의 기원을 찾아내고 인류에게 영생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면서도 결국엔 실험실로 돌아가길 자청한다. 단순히 기헌을 살려주기 위한 것이라면 영화 후반 서복이 내리는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 서복은 서사에서 가장 복잡하고 철학적인 인물이지만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 행동하는 경향이 짙다. 서복의 질문들은 시사점이 많지만 논의를 시작하기보다는 철학수업 첫시간에 듣는 질문을 나열할 뿐이다.
<서복>이 비록 낡기는 했지만 매력적인 소재를 발견한 건 사실이다. 서복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탐구하고 나아가 연구 윤리와 트롤리 딜레마까지 다루려 했던 노력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영화가 시사하려 하는 바가 캐릭터 설정에 머무른다면 박보검과 공유의 조합으로도 커버할 수 없다. 이용주 감독이 이전작들에서 보여주었던 밀도 있는 서사가 <서복>에서는 드러나지 않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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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영화보다 더 현실재난 같은 영화
작품명 : <돈 룩 업>
감독 : 아담 맥케이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스, 조나 힐, 티모시 살랴메, 케이트 블란쳇 등
천문학과 대학원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어느 날 실험실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다. 바로 태양계 내의 궤도를 돌고 있는 혜성이 지구와 직접 충돌할거라는 사실을..
곧바로 담당교수인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고, 랜들 민디 박사 또한 검증에 필요한 수학적인 계산을 실행한 결과 혜성이 지구와 충돌하기까지의 남은 시간은 6개월 남짓이라는
엄청나게 쇼킹할만한 사실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 말도 안되는 사실을 아니, 말이 하나도 안될 것 같은 이 현실적인 사실을 누가 믿어 줄 것인가! 지구를 파괴할 에베레스트 산 크기만한 혜성이 다가온다는 이 무섭고 비현실적인 소식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결국 그들은 대통령 올리언(메릴 스트립)과 비서실장이면서 대통령의 아들인 제이슨(조나 힐)에게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시청룰 대박인 인기 토크쇼 ' 더 데일리 립'의 출연까지 강행하는
그야말로 지구의 행성 충돌 소식을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언론 투어에 나서게 된다.
먼저 대통령인 올리언과 비서실장 제이슨은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소식에 관심이 1도 없다. 중간 선거 시기가 코 앞으로 다가왔고 지구와 혜성의 충돌소식이 정치적인 악재로 작용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를 묵살하고 피한다.
그 전에 정말 지구의 멸망소식을 정말 믿기는 하는 것일까? 의심될 정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진실을 알리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언론의 힘이 아니던가! 미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더 데일리 립'에 출연하여 지구의 멸망 가능성 소식을 알리지만 오히려 토크 쇼의 진행자의 웃음거리의 대상이 된다.
연예계 가십거리에만 온통 관심이 있는 일명 '방송국 XX'에겐 지구와 혜성의 충돌사실은 먼나라 이웃나라 농담 이야기처럼 들리고 설득력을 잃게 된다.
진실을 알리고자 힘껏 흥분한 케이트 모습은 오히려 소셜미디어에서 '밈'화가 되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다.
한편 'Bash'라는 거대 IT기업이 있는데 이 기업은 생명공학,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첨단정보와 지식을 활용하는 거대 기업이다. 대통령 올리언과 아주 친한, 흔한말로 정경유착과 같은 관계로 보인다.
지구와 충돌하려 날아오는 혜성에 엄청난 양의 희귀광물이 매장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 광물을 얻기 위해 대통령과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자신들이 개발한 무인 드론을 발사하여 혜성이 가까이 왔을 때 광물을 얻는 계획이다.
과연 이들의 계획은 성사될 수 있을건인가? 또 케이트와 랜들 민디 박사는 이러한 혼란 속에서 지구와 혜성과의 충돌(멸망)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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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를 올려다보면 혜성이 지구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해지면서 지구 혜성 충돌사실을 믿게 되고,
이를 해결하자는 사람들과 대통령 올리언과 같은 그리고 Bash의 기업 총수와 같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중들에게 진실을 왜곡하고 은둔하려는 자들로 나뉘게 된다.
'진실을 직면하자!(보자) 하늘위를 보자' 하는 쪽이 Just look up 이고, '진실을 외면하자, 하늘 위를 올려다보지 말자'하는 쪽이 Don't look up 이다.
영화 후반부, 랜들 민디박사의 집에서 가족들이 모두 모여 마지막 최후의 만찬을 하는 듯한 이 잠면은 꽤나 뭉클하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만약 내게 하루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그 마지막 날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을까?
*추신 : 지구와 혜성이 충돌한다는 소재때문에 SF적인 장르영화라고 현혹되거나 오해해서는 안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 그 안에서 정치적 풍자와 사회 풍자를 하는 드라마이다. 대사의 재미를 확실히 아는 감독 '아담 맥케이' 연출작으로 인물간의 대사나 그 안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재미난 요소들이 많았다.
충분히 영화적인 재미가 있었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등 명배우들이 총 출동하지 않는가!
이 인물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영화적 재미가 충분했으며, 흔한 재난영화 같지 않아서 더 재난영화처럼 느껴졌던 <돈 룩 업>이다.
씨네랩 에디터 Hez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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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록 끔찍한 연애
이토록 끔찍한 연애
넷플릭스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
<크레이지 엑스 걸프렌드>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정서가 불안정한 여자의 연애를 소재로 한 로맨틱 코메디다. 하지만 다른 많은 할리퀸 로맨스처럼 상처가 많고 정서불안인 여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만나 행복해 지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고 주인공이자 ‘미친 전여친’ 장본인인 레베카는 다른 로맨틱 코메디의 여주인공들처럼 사랑스럽거나 공감이 가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드라마를 보다가 '레베카가 내 친구면?'이란 질문을 받는다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이다.
이 시리즈의 핵심은 레베카가 정말 문자 그대로 미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 첫 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것이 운명이라 믿고 뉴욕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해 버리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의 여자친구와 친해지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갖은 노력을 다 한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과 연인 관계로 발전한 뒤에도 평화롭고 일상적인 연애는 불가능 하다. 자기파괴적이 되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미 혼자 머릿속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백년해로까지 한 상태다. 그냥 평범하게 '정상적'으로 행동할 순 없는거냐는 의문이 들면서, 이런 생각이 함께 떠오른다. '정상이 뭔데?'
인간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가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사실은 어느 정도 미쳐 있다. 거기다 좋든 싫든 서로 섞여 살면서 매일 남의 못 볼꼴을 봐야 인간 사회에 나오면 다들 증세가 더 심해 진다. 매일 남들의 미친 짓을 코앞에서 강제로 구경해야 하고, 나도 남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은연 중 매일이 서로 상처를 주고 받는 일상의 연속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연애 관계는, 이미 각자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성장한 사람들이 1:1로 만나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관계다. 자연히 더럽고 치사한 꼴을 다른 관계보다 몇 배로 더 많이 볼 수 밖에 없다. 더 인간적이고 솔직해야 유지할 수 있는 관계 안에서 사람들은 모두 좀 더 미친 사람이 된다.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인간 관계는 가장 가까운 관계들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부 미쳤다고 해서 우리가 맺는 관계가 다 가짜인 건 아니란 점이다. 사람들이 서로 어떻게 상처를 주고 받는지,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각자의 상처는 이미 받은 것이고 스스로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다. 우리는 이미 그런 인간들이 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의 생채기를 멈추겠다고 모든 문을 닫고 그 어떤 인간과도 교류하지 않을 순 없다. 그것은 또다른 방식의 미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일 뿐이다.
인간은 애석하게도 사회적 동물이라 어떤 형식으로든 타인과 상호 작용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고 누군가와 어떻게 관계를 맺을지 각자 결정해야만 한다. 아무리 더럽고 치사해도 인간에게 관계란 생존의 문제니까.
이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레베카에게 진절머리가 나게 되는 이유는, 그녀가 사람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모습을 스크린 속에서 여과없이 재연하는 캐릭터기 때문이다. 평소에 내가 정상적인 척, 감정 기복이 없는 척, 이성적인 것처럼 간신히 연기하며 살아 가다가 내가 애써 감춰 놓은 그 모습을 누군가 격렬하게 표출하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레베카를 욕하고 그녀를 향해 탄식하면서도 계속 그녀를 지켜 보게 되는 건 그녀의 대처와 반응이 궁금해서다. 우리도 그렇게 애정을 구걸하고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자기중심적 태도 때문에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자주). 레베카도 딱히 정답을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례 연구는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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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에 담긴 이순신과 거북선이 왜군을 통쾌하게 물리치다
?Rabbitgumi 입니다!
한국의 국민영웅 이순신 장군이 돌아왔습니다.
명량의 후속편인 한산인데요.
명량의 시점보다 앞의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퀼이죠.
영화에는 학익진을 비롯해 거북선이 등장해 유명한 한산대첩을 영상으로 담습니다.
무척 박진감 넘치는 영화가 나왔는데요.
이순신과 거북선의 활약이 무척 멋진 영화입니다.
이 영화가 어땠을지 좀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그리고 제가 매주 일요일마다 영화에세이를 전달 드리는 Rabbitgumi 영화 이야기 뉴스레터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고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스레터 구독하기는 아래 링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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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메인 예고편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 영상 떴습니다, 이번 여름, 제대로 모실 준비 완료? 모든 게 무너진 서울,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이야기?? #콘유 가 궁금하다면 8월 9일 극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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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크라이시스> 메인 예고편
묵살되는 진실
중독성이 없는 진통제를 출시하려는 제약회사의 추악한 진실을 알게 된 대학 교수
무너지는 희망
싸늘한 시체가 되어 돌아온 아들. 그 죽음의 배후를 찾아나선 엄마
끝이 없는 싸움
걷잡을 수 없는 시장, 국제마약밀매단을 잡기 위해 언더커버가 된 요원
전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시대
우리는 중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