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비됴2024-11-19 16:00:15
파격 노출 뒤 드러난 세 남녀의 숨겨진 욕망
<히든 페이스> 리뷰
밀실을 소재로 얽히고설킨 세 남녀의 치정극. 동명의 콜롬비아 영화를 리메이크한 <히든 페이스>는 에로틱 스릴러로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원작만 봐도 수위 높은 노출과 파격적 설정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 이는 리메이크 버전의 기대 요소 중 하나. 에로틱 장인인 김대우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인지 극장에서 마주한 영화는 그 기대감을 충족할 만하다. 아름답고도 수위 높은 베드신의 완성도 뿐만은 아니다. 그 장면에 숨겨진 의도가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 뜨거움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이 좀 일찍 찾아오는 게 아쉽지만 말이다.
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오케스트라 첼리스트이자 약혼녀인 수연(조여정)의 영상 편지를 확인한다. 결혼 스트레스 때문에 해외로 떠난다는 내용을 본 그는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그녀의 부재를 대신해 첼리스트 미주(박지현)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들어온다. 자신에게 맞지 않은 상류층의 삶에 염증을 느낀 그는 자신과 비슷한 성향과 흙수저라는 공통점을 가진 미주에게 매력을 느끼고, 술을 건하게 마신 비 오는 밤, 자기 집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중요한 건 이 모습을 수연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 집 안에 있었던 밀실 공간에 갇힌 그녀는 이후 성진과 미주의 불륜을 마주하고 고통스러워한다.
작품을 제안받고 영화를 다시 보니 처음 볼 때와 사뭇 달랐다. 지금까지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이야기와 DNA가 맞닿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발현되지 못한 욕망의 뿌리들이 저 먼 아래에서 서로 연결돼 있는 듯한 지점에 가장 이끌렸다.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김대우 감독은 <히든 페이스> 리메이크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기존 원작은 개연성과 디테일보다는 밀실 콘셉트를 밀어붙이며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에 집중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주인공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의도가 결여되어 위험한 사랑의 테스트로만 비쳤던 게 사실이다.
김대우 감독은 원작의 단점을 메우고 자신만의 결로 다잡기 위해 계급 갈등을 집어넣는다. 성진은 개천에서 용 난 흙수저 케이스다. 그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된 건 단장인 엄마의 소중한 딸 수연의 힘이 크다. 자기 손을 일궈낸 결과물이 아닌 수연의 힘으로 엉겁결에 상류층이 된 그는 내색하지 않지만 수연의 꼭두각시처럼 생활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하소연할 때 없는 성진에게 슈베르트를 좋아하고 소주를 즐겨 마시는 흙수저 미주는 공감 대상이 되고, 서로 통한 마음을 바탕으로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욕정으로 분출된 것.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린 성진과 미주, 그리고 이를 밀실에서 본 수연의 관계는 더 복잡미묘하게 엮인다.
“인간은 포장이야” 오케스트라 단장이자 수연의 엄마 혜연(박지영)이 내뱉은 이 말은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다. 흙수저든 금수저든, 실력이 있든 없든 간에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지기 마련. 알맹이가 어떻든 남에게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이 말을 역행하듯 감독은 성진과 미주의 베드신을 그저 아름답게만, 그리고 단순히 그들만의 복잡미묘한 사랑으로 그리지 않는다. 스포일러라서 밝힐 수 없지만 이 관계는 어떤 의도를 담고 시작된 위험한 불장난이다. 마치 <인간중독>의 진평(송승헌)과 가흔(임지연)과는 다른 결의 주인공들과 이야기로서 발전한다는 걸 내비치는 듯 말이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밀실에 갇힌 건 수연이 자초한 일. 그 안에서 이들의 불륜을 목격하고 어떻게든 빠져나가기 위해 발버둥 친다. 이 설정 또한 주인공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밀실에 갇히게 된 원작과 달리 수연이 스스로 들어가 갇히게 된 이유를 집어넣는다. 수연과 미주가 원래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새로운 설정을 가미한 영화는 더 나아가 호의를 무기 삼아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았던 수연의 전사를 보여주며, 밀실에 갇힌 것 자체가 과거의 죗값을 치르는 것처럼 보여준다.
이처럼 영화는 계급 갈등이란 무거운 주제 의식을 삽입, 밀실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차용한 에로틱 스릴러라는 고정관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 등 감독은 꾸준히 계급 갈등을 소재로 포장지에 감싸진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려왔다. 이런 점에서 <히든 페이스>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작에서 느껴진 애틋한 사랑과 연민은 이번엔 없다. 대신 정해진 계급 사회 안에서의 차가운 욕망을 발현하고 그에 따른 비틀어진 행복에 취하는 인물들과 결말을 보여준다.
<히든 페이스>는 김대우 감독의 진일보한 연출력을 보여준 건 맡지만, 마지막까지 관객들을 설득하기에는 힘이 달린다. 계급 갈등을 조장하는 부유층의 이미지는 피상적일뿐더러, 후반부 반전에 따른 관계 역전이 파격적인 놀라움을 주지만, 이를 도달까지의 속도감이 더디다. 결말에 따른 공허함도 크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이유로 보인다. <주홍글씨> <상류사회> 등 소재와 이야기 흐름이 비슷한 영화의 기시감도 걸림돌이다.
이런 단점을 메우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송승헌은 꼭두각시로 살아갈 것인지, 자신의 원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갈등을, 조여정은 겉으로는 호의를 내비치지만, 그 자체를 족쇄로 삼아 사람들을 부리는 상류층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김대우 감독과 첫 협업인 박지현은 두 인물의 관계를 전복시키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을 잘 그린다. 특히 과감한 노출 연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한다.
영화 제목처럼 세 인물은 숨겨진 자신들의 얼굴을 내보이고, 각자가 누릴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취한다. 이들에게 진정한 행복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본연의 얼굴로 살아갈 수 없는 이 잔혹한 사회에서 그나마 얻을 수 있는 행복을 더 가져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게 공허함 뿐일지라도.
덧붙이는 말: 극 중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와 4개의 즉흥곡 D.899 중 제3번, 그리고 교향곡 8번 ‘미완성’이 삽입되었는데, 각 곡마다 성진의 마음과 각 장면의 의미를 더 아로새긴다. 특히 초반 성진의 마음을 빼앗는 미주의 첼로 연주곡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후반부 이 영화엔 얄팍한 서정성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걸 역설적으로 내보이는 듯한 교향곡 8번 ‘미완성’은 주의 깊게 들어보길 바란다.
평점: 3.0 / 5.0
한줄평: 원작보다 높은 수위, 원작보다 좋은 짜임새, 원작보다 아쉬운 속도감
Relativ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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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톺아보기] 이성경 배우 출연작 파헤쳐 보기!!
안녕하세요!
영화/OTT 큐레이션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스타들의 뒤에서 그들을 빛나게 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현장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별똥별>의 여주인공 배우 이성경!
오늘의 톺아보기 주인공은 바로 배우 이성경입니다.
그럼, 이성경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톺아보러 가볼까요?!
ⓒ YG STAGE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 춤, 피아노 연주 실력까지 두루 갖춘 배우로 밝은 모습에 인간 비타민 같은
매력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입니다. 특히 특별한 갈색 눈을 가져 신비로운 모습에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배우 '이성경' 프로필
ⓒ YG STAGE
이름 | 이성경
출생 | 1990년 8월 10일
소속사 | YG엔터테인먼트
데뷔 | 2014년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 배우 데뷔
별명 | 이응, 깝경
배우 '이성경' 데뷔 과정
ⓒ YG STAGE
이성경 배우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피아노 전공으로 음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부모님의 권유로 모델 대회에 나가게 됐고, 모델로 데뷔하게 됩니다.
그 후, 2014년 모델 활동을 그만둠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됩니다.
배우 '이성경' 대표작
치즈인더트랩 - 백인하
ⓒ TVING
이기적이고 게으른 성격을 가졌으며,
한 번 돌면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트러블 메이커 '백인하'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역도요정 김복주 - 김복주
ⓒ MBC
한얼체대 역도부 2학년에 재학 중인 역도 유망주인 '김복주' 역을 맡았다.
불 같은 성격을 지녔고 의리 있는 인물이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트롤 - 파피
ⓒ 네이버 영화
노래와 춤이 끊이지 않는 흥겨운 트롤 왕국의 긍정 공주 '파피' 역을 맡았다.
매사 즐겁고, 긍정적인 성격을 지녔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레슬러 - 가영
ⓒ 네이버 영화
윗집 이웃이자 성웅의 소꿉친구인 '가영' 역을 맡았다.
통통 튀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녔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seezn
걸캅스 - 조지혜
ⓒ 네이버 영화
민원실로 쫓겨난 강력반 사고뭉치 초짜 형사 '조지혜' 역을 맡았다.
법인을 잡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사건에 매달린다.
------------- 시청 가능한 OTT -------------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낭만닥터 김사부 2 - 차은재
ⓒ SBS
거산대 의대에 들어가,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현재 CS 펠로우 2년 차가 된 '차은재' 역을 맡았다.
하지만 수술실만 들어가면 울렁증 때문에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 시청 가능한 OTT -------------
웨이브, 왓챠, 쿠팡플레이
하트어택 - 성경
ⓒ 네이버 영화
사랑하는 사람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 100번의 시간을 돌리는 여자 '성경'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왓챠
별똥별 - 오한별
ⓒ TVING
남다른 언변과 뛰어난 위기 대응 능력을 가진 스타포스엔터 홍보팀장 '오한별' 역을 맡았다.
------------- 시청 가능한 OTT -------------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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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스 갬빗
퀸스 갬빗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1 1-7화. 한꺼번에 몰아서 다 봤다.
앤 마가렛을 닮은 베시 하먼은 8살 무렵, 교통사고로 엄마가 사망하면서 고아가 된다. 시즌1에서 베시의 개인사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아주 짧게 보여주는 플래시백으로 추측하면, 베시의 엄마는 정상적으로 결혼한 부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베시의 아빠는 등장하지 않고, 연락할 사람도 없다고 했다. 베시는 두 가지 강렬한 장면을 기억하고 있는데, 그가 어릴 때 한 남자가 찾아와 엄마에게 애원하는 장면, 엄마가 베시를 데리고 어딘가로 가서 어떤 남자에게 애원하는 장면이다. 이때 두 남자는 같은 인물이며, 베시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베시의 엄마는 마주오는 트럭과 정면 충돌하면서 사망하는데, 이는 엄마의 자살이었고, 이 사고에서 베시는 천행으로 살아남는다.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 베시 엄마는 베시에게 눈을 감으라고 말한다. 베시 엄마는 베시와 함께 자살할 생각을 했고, 실행에 옮겼으나 베시는 살아남았다. 이 트라우마는 베시의 삶을 지배하게 된다.
이 드라마는 베시의 성장 드라마이면서, 서양 장기인 '체스' 이야기이자, 1960년대 동서냉전 시대와 미국 문화를 잘 드러내고 있다. 베시가 체스 천재라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베시의 엄마 앨리스 하먼은 코넬 대학에서 '단항식 표현과 대칭 표현'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학 명문대학인 코넬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라면 촉망받는 젊은 수학자였을텐데, 그가 자살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 시즌1에서 베시의 엄마 앨리스의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시즌1을 보고 알게 되는 사실이지만, 이 드라마에는 나쁜 사람이 나오지 않는다. 즉 베시 주변 인물은 지극히 평범하며, 상식적 인물이고, 친절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들이다. 보통은, 주인공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 고난에 해당하는 사건과 악역을 등장시키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악역을 맡는 특별한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인물 사이의 갈등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장면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악역이나 인물들 사이의 갈등을 첨예하게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베시가 체스를 두기 때문으로 보인다. 체스 자체가 두 사람이 만나서 대립하는 것이고, 날카로운 두뇌 싸움이며, 상대방과 자신과의 심리전이어서 따로 악역이나 사람 사이의 갈등을 설정하지 않아도 좋고, 오히려 그런 장치가 체스 경기를 치르는 베스에게 방해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졸지에 고아가 된 베시는 고아원에 입소하고, 그곳에서 약 5년 정도 생활한다.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의 미국 고아원 풍경은 어떤 면에서 부럽고, 어떤 면에서 끔찍하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의 작품에도 고아원이 나오는데, 19세기 영국고아원은 끔찍하다.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은 환경이지만, 베시가 생활하는 고아원 역시 따뜻하고 아늑한 가정집과는 거리가 멀다.
베시는 고아원 입소 첫날부터 '비타민'을 의무적으로 받아 먹는다. 모든 원생은 '비타민'을 먹는데, 두 개의 알약 가운데 하나가 '진정제'였다는 건 나중에 밝혀진다. 고아원 운영자와 관리자들은 진짜 비타민과 함께 진정제를 먹이는 것에 어떤 죄의식도 갖지 않는다.
이는 마치 19세기 영국 고아원에서 아기들에게 럼주 한 방울을 떨어뜨리는 유모의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아이들이 칭얼대거나 울지 않고 긴밤을 깊고, 오래 잠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오로지 '관리'의 편의성을 위해 발견한 방법이었으므로, 영아들은 치명적인 알콜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베시가 머문 고아원 역시 그 정도는 약했지만 어린 여자아이들 가운데 약물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나타났고, 베시도 그런 아이였다. 베시의 고아원 생활은 짧고 건조하게 묘사되고 있다. 베시는 고아원에서 두 명을 만나는데, 첫날 알게 된 '졸린'과 건물관리인 '샤이벌'이 그들이다.
두 사람은 베시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물들이지만 시즌1에서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심지어 '샤이벌'은 시즌 끝부분에서 사망한다.
베시는 두 사람을 만나면서 자기에게도 '가족'이 생겼다는 걸 어렴풋하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멀리 떨어져 있긴 해도,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신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는 걸 베시는 느낀다.
수업시간에 수학문제를 가장 먼저 풀고 조용히 앉아 있던 베시에게 선생님은 칠판지우개를 털고 오라고 말한다. 그렇게 베시는 샤이벌을 만나게 되고, 샤이벌이 혼자 체스를 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체스가 마음으로 들어온다. 나중에 베시가 밝히지만, 8살 베시의 마음은 황폐하고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움으로 괴로운 상태였다.
그때 흑백의 체스판이 눈에 들어왔고,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체스에 마음을 빼앗긴다. 무언가 몰두하고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던 베시에게 체스는 유일한 대상이었던 것이다.
베시는 당돌하게 할아버지 샤이벌에게 체스를 배우고 싶다고 말하고, 샤이벌은 무뚝뚝하면서도 살갑게 베시에게 체스를 가르쳐준다.
두 사람은 체스를 두면서 가까워지고, 서로에게 위로와 위안의 대상이 된다. 샤이벌은 노인이고, 고아원의 건물관리자로 일하면서 시간이 조금 빌 때마다 지하에 내려와 혼자 체스를 두는 노인이다. 샤이벌에게는 가족이 없을까. 처음부터 가족이 없었거나, 있어도 인연을 끊은 채 살고 있는 듯하다. 그의 장례식에 가족이 참석하지 않았으니.
베시 자신도 체스에 천재적 재능이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베시가 체스에 끌린건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 선택이었다. 베시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프로 체스선수가 되는데, 베시가 대학에 진학해 수학을 전공했다면 엄마처럼 수학자로 성장했을 가능성도 크다.
짧은 시간에 샤이벌을 이긴 베시는 샤이벌의 도움으로 근처 고등학교 체스선수들과 시합을 갖고 그들을 모두 이긴다.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베시는 과거의 불행하고 외로운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체스에 있다고 믿는다.
영웅신화에서 영웅의 탄생에는 반드시 고난과 멘토가 존재한다. 베시는 어려서 부모를 잃는다는 설정은 고전에서 이미 수없이 다룬 클리셰다. 콩쥐도, 장화와 홍련도, 심청도 어머니를 어려서 잃는다. 이들이 '여성'이라는 건 우연이 아니다. 이 드라마를 페미니즘 영화로 보는 건 지나치지만, 역사적 존재로서의 '여성'이 겪는 고난은 거의 모든 집단과 국가에서 남성우월주의, 가부장사회에서 억압당하는 여성의 존재와 깊은 관련이 있다.
어린 베시가 고아가 되고, '대체 가족'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이 '졸린'과 '샤이벌'인데, 이들은 각각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상징한다. 졸린은 같은 여성으로, 몇 살 많은 언니지만, 일찍 고아원에 들어와 베시에게 고아원 멘토가 되고, 친구처럼 지내며, 때론 엄마처럼 베시를 돌봐준다. 샤이벌은 할아버지면서, 아버지다.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샤이벌은 베시의 재능을 드러내도록 돕고, 베시가 더 넓은 세상에 나갈 수 있는 기본을 갖추도록 돕는 역할이다. 즉, 고아원 안에서는 졸린이, 바깥에서는 샤이벌이 베시의 세계를 구축하는 조력자가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베시가 체스로 성공하고, 졸린을 만나서 샤이벌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둘이 샤이벌의 장례식에 참석해 베시가 샤이벌이 머물고, 자신이 체스를 배웠던 그 지하실에서 샤이벌이 스크랩한 자기의 신문기사를 보면서 오열하는 장면은, 누가 진짜 아버지인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베시는 열 세살에 입양된다. 베시의 부모는 평범한 사람이고, 다른 아이는 없어서 베시가 유일한 자식인데, 청소년 고아를 입양한 이유는 관객이 자연스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설정했다. 베시의 양아버지는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매우 바쁜 사람이고, 처음부터 입양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은 인물이다. 베시를 입양한 사람은 양엄마인데,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아이를 입양해 돌보거나 대화를 나누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녀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였으나 무대공포증이 있어 무대에 서지 못한 좌절감으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이 양부모의 역할은 베시가 고아원에서 나와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의 기간 동안 보호자가 되는 것이다. 베시는 학교에 다니며 스스로의 힘으로 체스 대회에 나가기 시작하고, 체스를 잘 두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양엄마를 설득해 학교를 나가지 않으면서 양엄마와 둘이 체스대회를 다니며 돈을 번다. 이때는 이미 양아버지는 먼 곳으로 떠나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한 이후여서, 베시와 양엄마는 경제적인 문제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베시가 체스대회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양엄마는 적극적으로 베시의 매니저가 되어 텍사스주 뿐아니라 다른 주까지 옮겨다니며 각종 대회에 출전해 상금을 쟁취하며 승승장구, 잘 나가는 체스 챔피언과 매니저로 활동한다.
그러다 베시의 양엄마는 어느날 갑자기 호텔에서 사망하는데, 이 부분은 드라마의 진행에서 개연성이 떨어진다. 아마 양엄마의 역할이 끝났기 때문에 갑자기 사라지도록 만든 것인데, 어색한 부분인 건 분명하다. 양엄마의 퇴장은 베시가 이제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개척할 수 있게 되었음을 뜻한다.
베시의 성공은 빠르게 그려진다. 고아원 생활, 입양은 스케치로만 보이고, 베시가 체스로 승승장구하면서 미국챔피언십, US오픈 같은 큰 대회를 치르며 전국적 인물로 등장하고, 마침내 체스세계 챔피언인 러시아의 보르고프와의 대전을 향해 질주한다.
이 시기의 세계 체스는 러시아가 단연 최고 수준이고,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이 그 뒤를 따르고 있으며, 미국은 변방이었다. 바둑으로 치자면 한국과 중국이 최고 수준이고 일본이 그 아래, 그리고 다른 모든 나라가 변방인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런 체스의 변방에서 어느 이름도 없던 한 여성이 혜성처럼 나타나 세계챔피언을 꺾고 새로운 챔피언이 되는 건, 새로운 영웅의 탄생이며, 불우하게 성장한 소녀가 스타가 되는 헐리우드식 '스타 탄생'의 줄거리와 같다.
시즌1의 줄거리만 보면, 스타 탄생과 영웅 신화의 클리셰가 분명하게 보이는데,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시즌1에서 보인 것은, 이후 전개되는 이야기가 뻔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겠다. 시즌1의 후반에서 고아원 친구이자 언니인 졸린이 나타나고, 베스는 챔피언이 되어 정점에 이른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요소는 주인공 베시가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스타 탄생'의 줄거리로 관객의 대리만족을 충족시키고, 주인공인 배우 안야 테일러조이의 매력이 결합했기 때문이다. 악한과 악당이 나오지 않으면서도 주인공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히 재미있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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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떠나갈 모든 것들에게 전하는 사랑고백
"우리 아들은 엄마를 졸졸 쫓아다녀. 낼모레 30인 애가." 우리 엄마의 말이다. 난 우리 엄마가 짱이라고 생각한다. '엄마 좋아해요!'식의 카톡을 하루에 한 번은 보내는 듯한 나. 엄마가 퇴근하고 나서 집에 오면 엄마가 보는 TV에 옆에 쪼르르 눕는다. 엄마는 이런 나를 보고 아빠에게 말한다. "얘 봐봐. 낼모레 30인 애가. 이제 좀 징그러워." 사실 30이 되려면 4년 언저리가 남았지만 아무튼 낼모레 30이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강박장애가 가진 힘 중 하나가 되는 그런 생각이다. 바로 내일이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엄마가 짱이라고 생각한다. 후회하기 싫으니까 엄마에게 하루라도 주접을 떨어야 하는 것이다. 난 심지어 이모티콘도 샀다. '아들 짱이지?' 하는 이모티콘이다.
그래서 한 2달에 한번쯤 엄마에게 물어본다. "엄마 건강검진받았죠?"라고. 엄마는 이제 슬슬 짜증내기 시작한다. "아 받았다고!" 엄마가 사실 통통한 체형이라 운동을 하면 좋을 나이와 시기가 됐다. 그래서 사실 걱정이 많다. 진작에 엄마한테 헬스클럽 등록권을 갖다 주면 좋았을 걸 50대 후반이 되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서, 우리 엄마는 짱이다. 언젠가 내가 눈을 감는 날이 갑자기 올 수도 있지 않나. 또 이 가정은 엄마에게도 적용된다. 이 두려움 때문이라도 지나간 자리에 흔적이 남아도 후회하지 않게끔 최선을 다한다. 그게 내가, 또 우리 모두가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하는 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그렇게 미결 사건으로 떠나보낸 사랑은 참 사람을 아프게도 만든다. 무뚝뚝한 진봉 씨는 형사 장해준 씨와는 다른 사랑을 하고 있다. 무뚝뚝한 남자와 순박한 여자의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인생은 아름다워>다.
갑자기 찾아온 마지막 날
그날은 그렇게 멀지 않았던 날이었다. 부부인 진봉과 세연. 남편 진봉은 세상 무뚝뚝한 사람이다. 세연은 정 많지만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아내다. 둘은 세연의 몸상태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갔다. 그렇게 그날도 오늘 같았던 하루였다. 세연은 폐암 진단을 받게 된다. 폐암이라. 그냥 흘려보냈을 친구 아주머니들의 대화도 하나하나 가슴에 박히기 시작한다. 실감이 나지 않는 세연. 그건 진봉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날이 머지않았다. 세연은 생각이 많아진다.너무 어린 아이들. 둘 다 10대다. 딸은 담배를 많이 피워 선생님께 혼쭐이 났다. 아들은 엄마 말은 귓등으로 흘려듣는다. 무엇에 홀린 것 같은 아이들. 엄마, 아빠라는 존재는 뒤로 하고 한눈 열심히 팔고 있다. 한눈만 팔고 있으면 다행인데 아이들은 그냥 부모님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 같다. 큰일 났다. 딸의 아침 등굣길 스타킹도, 진봉의 휴지도, 아들의 알약도 챙겨줘야 하는데 세연은 이제 끝을 바라보고 있다.
한 숨도 못 잔 세연. 이제 여름옷을 버릴지 겨울 옷을 버릴지 고민하고 있다. 점점 무서워지는 세연. 이런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봉은 속 긁는 소리만 벅벅 하고 있다. 아직 해보지 못했던 것이 너무 많이 남았다. 버킷리스트를 계획하는 세연. 명품도 사보고, 운전도 직접 해보며, 메이크업도 받아보고, 전국일주 여행도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그중 가장 하고 싶었던 우선순위는 옛사랑을 찾는 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눈 감는 날 이전에 진득하게 사랑받으며 떠나고 싶었다. 세연은 진봉과 함께 첫사랑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우리나라에선 신선해
뮤지컬 영화라. 우리나라에서 뮤지컬 영화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적당히 음악 들어간 영화 말고 확실한 뮤지컬 장르는 확실히 못 본 듯싶다. <알라딘>이나 <라라랜드>처럼 출연진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노래하는 경우는 사실 전 세계적으로도 많이 없다. 나의 가장 최근 시청 기록 업데이트는 <아네트>다. 아무튼 이 장르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우리나라 영화사를 뒤로 하고 이 <인생은 아름다워>가 나왔다는 점은 제작진들과 배우들의 노고에 감사해할 만하다. 이 영화가 그냥 막연하게 '우리나라에서 한 신선한 시도'라서 좋은 평을 들어야 할 것은 아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낡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은 있지만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구체적으로 써보자면 초반부는 사실 좀 아쉽다.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이 들어가는 파트가 있다. 이때 류승룡 배우가 맡은 강진 봉이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첫 구절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를 말한다. 이 부분 정말 어색하다. 뭐라 구체적으로 쓸 수가 없다. 맥락상 굉장히 심각한 음악이 들어가야 앞으로의 강진봉 서사에 플러스가 있을 텐데 밝은 노래를 넣었다. 가사가 '언제쯤 세상을 알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멜로디가 너무 신난다. 멜로디가 신나다 못해 춤을 춘다. 성격적 특성상 강진봉은 아내 앞에서는 딱딱하더라도 내면에서는 울음을 삼켜야 한다. 이럴 때 <그녀의 웃음소리뿐> 같은 음악이 들어가도 좋을 텐데 굳이 그걸 넣은 이유는 의문이 든다. 또 <잠도 오지 않는 밤에>나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 들어간 방식도 너무 전형적으로 딱 넣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연은 시한부 인생이 됐다. 그럼 인생 전부를 관통하는 소회나 회한이 들어가는 쪽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 단적인 상황만을 충족하는 삽입곡이 들어간 지점은 좀 아쉽다. 전체적으로 더 깊고 비참해야 할 이야기의 톤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느낌? 더 구체적으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유기견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노래다. 뭐 그건 작사가 이적의 사정이니 최국희 감독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했잖아'라는 가사가 들어간다. 이 '다시 돌아온다고 했잖아'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가 들어가고 이 노래의 상황이 제시되면 이질감이 든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서 어머니와 자식을 아예 못 만나는 건 아닐 것이다. 제목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라는 것만 보고 평면적으로 넣어서 흐름에 살짝 지장이 갔다고 생각한다. 인지도가 있는 노래를 고르고 싶었나? 그러나 <라라랜드>나 <비긴 어게인>의 삽입곡을 우리가 알기 때문에 좋다고 느낀 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부산에 가면>과 <아이스크림 사랑>이 들어간 부분이었다. <부산에 가면>은 가수 최백호가 참여한 노래다. 이미 지나가버린 사랑을 추억하는 쓸쓸한 후회가 담겨있는 곡이 전자였다. 삶의 끝자락에서 사랑받지 못했던 인생을 반추하는 게 가사의 내용이다. 그리고 중후반부까지 쭉 아쉬움이 많았던 세연의 삶을 조명하는데, 이 선곡은 이후의 러닝타임을 관통하는 좋은 선택이었다. '파도에 부서져 깨어진 조각을 맞춰본다'라는 가사가 세연의 옛사랑이 어디로 향했는지를 내포하는 좋은 문장이었다. 그리고 또 이 영화에서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기억의 조각과도 비슷한 기억을 한다. 세연의 추억이 딱 완성되는 부분이 지역과 관련된 기억이 모두 합쳐져 시너지가 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이 점에서 '부산'이라는 선택지를 중심으로 전국일주를 도는 영화의 공간적 세팅과도 잘 맞았던 선곡이었다. 또한 <아이스크림 사랑>은 세연의 첫사랑을 연기하는 박세완 배우가 나오는 과거 파트에 삽입되는 노래다. 이때 상대역인 옹성우 배우는 아이돌 출신이라 춤추는 선이 이쁘다. 그러나 반대로 박세완 배우가 정말 의외였다. 이게 춤추는 장면을 촬영, 편집으로 대충 때우는 게 아니라 긴 테이크와 빠른 속도로 구성되어 있어서 얼핏 봐도 안무 외우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술하겠지만 이 영화의 과거 시퀀스들은 정말 잘 찍었다. 옹성우 배우가 좀 클리셰 같지만 그래도 멋있는 오빠 역할을 너무 잘 소화했고, 박세완 배우도 감정의 높이를 구현하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 그 와중에도 이 영화를 본 관객분들이라면 이 <아이스크림 사랑> 파트가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선곡만큼 보다 빛났던 부분은 바로 <애수>와 <솔로예찬>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일단 전자 <애수>는 이 영화의 초대형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니 생략하기로 한다. 이 후자 <솔로예찬>이 들어가는 부분은 장면 구성 자체를 잘했다. <라라랜드>에서 미아가 파란 원피스를 입은 채로 춤을 추던 장면을 많은 분들이 기억할 것이다. 그때 기억에 남았던 것이 인물 간의 빠지는 동선이나 색감 배치를 감각적으로 잘해서 시퀀스 자체의 완성도가 높았다. 이 <솔로예찬>이 들어간 시점, 가사의 내용, 이야기의 서사까지 각본가의 꼼꼼함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류승룡, 염정아 두 배우가 춤을 잘 추기도 했고 소품을 활용했던 것도 좋아서 <솔로예찬>을 모르는 분도 이 곡을 선명하게 기억할 것 같다.
김새는 느낌
이렇게 장단점으로 작용하는 뮤지컬 형식이지만 각본에도 단점이 있다. 바로 강진봉 캐릭터다. 이 캐릭터의 후반부 전까지의 행보 모든 게 다 이상하다. 일단 강진봉 캐릭터의 기본 설정은 '무뚝뚝한 성격'이다. 그러나 극에서 제시되는 부분은 무뚝뚝한 성격이 아니다. 그냥 소시오패스다. 일단 자기 아내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자기 볼일 볼 때 휴지 안 주냐고 징징댄다. 또 그 상황 이후에 막말을 해댄다. 게다가 이 사람은 직업이 공무원이다. 꾸준히 출퇴근하는 일을 해야 한다. 뭐 직업이 자기 인생에서 중요할 순 있다. 이를 충분히 설명하면 그나마 납득이라도 갈 텐데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모티브로 '이 사람의 근태'가 작동한다. 이 부분과 '아내와 직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강진 봉의 태도'는 그냥 안 맞는다. 이 사람의 인생 동기부여는 과연 무엇이었나?라는 의문이 든다. 또 극 중에서 '내가 너니까 같이 살아주는 거야'라고 말한다. 이건 시한부 건 아니 건간에 이런 사람이랑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세연은 과연 무슨 잘못인가? 하는 의문점이 들 정도다. 이 인물이 이렇게 틱틱대는 습성은 후반부에서 떡밥이 회수된다. 뭐 이런 이야기 구성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러닝타임 거의 전반을 차지하는 까칠함이 후반부에 잠깐으로 회수된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연출적으로 힘을 빡 준 게 아니고 그냥 '그랬다더라'식의 이야기 전개가 이 영화에 어떤 강점으로 작용했는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강진봉 캐릭터가 아예 비현실적으로, 기능적으로만 사용되다 보니 오세연 캐릭터에게도 구멍이 생긴다. 대체 이 사람이랑 왜 결혼한 걸까? 싶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 부부의 로드무비에 살짝 어색함이 든다.
비슷한 맥락으로 자녀 둘의 캐릭터 설정에 아쉬움이 크다. 일단 아내 세연과 딸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 세연이 왜 이런 처지에 처했는가?를 암시하고 싶었던 듯하다. 이는 아들 캐릭터에서도 알 수 있다. 아들이 진짜 하고 싶었던 일과 진봉의 과거가 오버랩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뭐 가족끼리 뭔가가 유전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런데 애초에 이 두 설정이 굳이 들어가야 했는지? 는 의문이다. 일단 세연이 그런 병이 생겼다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지 않는다. 그냥 엄마, 선생님 말 안 듣는 애의 속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기능적으로 소재를 활용한 셈이다. 또 후자 아들의 욕심과 관련한 부분에도 굳이 그가 그런 미래를 꾸릴 이유가 없다. 그냥 딸의 서사 안에서도 이야기를 구성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를 넣었다는 것은 음악영화라는 강박 때문에 넣어야만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는 영화의 형식과도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극초반부의 내용과 후반부의 내용은 수미상관을 이룬다. 이 대비를 통해 한 인물은 성장한다. 그런데 어떤 인물들은 신기할 정도로 변하지 않았다. 이 역시 최국희 감독이 인물을 기능적으로만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도 작은 부분이지만 로드무비의 근본적인 계획에서 의문점이 드는 부분도 있다. 이 지점은 관객분들이 러닝타임 끝까지 보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관이 명관
또 이 영화에 강점으로 작용하는 부분은 배우들의 퍼포먼스다. 일단 류승룡 배우는 최고작을 경신했다는 것이 나의 의견이다. 강진봉 캐릭터는 많이 비현실적이다. 시한부인 아내 옆에서 신기할 정도로 까칠한 진봉. 이에 힘입어 직장 생활에서도 민원을 많이 받는 폐급 공무원 역할을 맡았다. 이 사람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는 있겠는가 의문이 들 정도다. 이를 위해서 후반부에서 이 사람의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부분에 힘을 팍 줘야 하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잘 수행한다. 특히 극후반부 독백 신은 글쓴이에게 깊은 감동으로 남았다. 이 영화가 뻔한 신파극이 아닌 창의성을 가지는 지점이 이 시퀀스라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류승룡 배우에게 진심이 느껴졌다. 관객이 몰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각자의 삶에 보내지 못했던 인연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당신의 그 사람이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진심이다.
또 염정아 배우 역시 엄청났다. 염정아 배우가 맡은 오세연 캐릭터 역시 비현실적이다. 극의 초반부에 제시되는 강진봉은 세상 이런 쓰레기가 없을 정도로 나쁜 놈이다. 또 아이들도 보통 싸가지가 없는 게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리액션 연기를 수행하며, 아이들도 사랑하는 어머니 연기를 잘 수행했다. 또 이 배우가 갖고 있는 미션이 있다. 바로 울 때, 웃을 때 감정을 선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전자의 경우 '울 때'는 이 인물이 가진 불운을 섬세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때 매번 우는 모습을 바꾸면서 각각의 시퀀스마다 개성을 부여한다. 또 이 '웃을 때'는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과도 이어진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설득력을 부여하는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다른 세 배우도 좋았다. 옹성우-박세완-심달기 배우는 설레는 틴에이저 로맨스를 잘 구현했다. 특히 옹성우 배우는 <서울 대작전>에선 커리어의 최저점을 찍었다고 생각했다. 유아인, 문소리 같은 베테랑들도 오그라드는 연기를 보여주게 만드는 영화의 톤이 이 배우에게도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과거 파트에서, 인물의 뒷배경을 유지하면서 내면의 무언가를 숨긴 연기를 잘 수행한다. 그리고 발성이나 눈빛 연기도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배우가 임시완 배우만큼이나 잘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이스크림 사랑>에서의 연기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뒷배경을 잘 살렸다. 또 내가 좋아하는 박세완 배우도 감정의 높낮이를 잘 구현했다. 앞의 옹성우 배우와 함께 좀 전형적인 연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의 이야기 구성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건 사랑에 빠지면 빠진대로 그 깊이를 묘사하는 방식의 힘이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는 각본에서 철저하게 인과관계를 제시하지 않아도 설득력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박세완 배우는 어린 10대의 얼굴로 자기만의 연기를 수행한다. 또 심달기 배우가 물리적으로 그렇게 분량이 길진 않다. 그러나 이 배우는 굳이? 싶은 불필요한 캐스팅이 아닌 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연기 방식으로 잘 소화한다. 이후에 이 영화는 심달기 배우가 맡은 역할이 성인이 된 후에도 굉장히 중량감이 있는 캐스팅을 골랐는데 두 사람이 잘 어울렸다고도 생각한다.
떠나갈 모든 것들에게
인생은 아름다워. 제목만 보면 현재를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처럼 보인다. 물론 지금 왓챠피디아를 켜면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난 그 문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난 이 영화가 지나간 것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세연의 사랑을 그리는 방식, 그리고 영화의 엔딩이 어떤 인물로 끝나는가에 대한 부분, 포스터만 봐도 행복해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 그렇다. 이 지점을 추렸을 때 영화에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모티브는 이별이다. 무슨 이별이나? '행하지 못했던 이별'이다. 또 세연이 삶 전체를 관통하며 사랑받지 못했다는 미련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동한다. 이 두 지점은 별개같이 느껴지지만 영화에서 하나의 결론으로 향한다. 바로 내 삶에 대한 반추다. 이 반추 끝에 결국 이별하게 된 인물들을 바라보면 왠지 모르게 뭉클한 느낌이 든다.
결국 영화는 모든 삶을 아름답다고 하되 좀 다른 느낌으로 변화구를 던졌다. 바로 어떤 인생이든, 현재가 아름답지 않을 수는 있지만 모든 삶은 박수받아 마땅하다는 뜻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기억과 그 기억에 남아있는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 또 그 기억 끝에 어떤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이게 받아들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얼 생각하게 만들까? 지나간 사람이 남기고간 추억에 대해서 반추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 추억이 현실로 옮겨오면 별 볼일 없게 된다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에는 아직 너무 많은 노래와 사랑이 남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회 없이 사랑하고 또 그들을 기억할 준비를 기꺼이 맞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삶을 살았건 인생은 아름답다. 아니, 후회없이 사랑하고 있는 당신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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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 네가 달처럼 날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제주에 살아서 불편한 게 뭐예요?라고 물으면 '의외로 몇 가지 없어요'라고 답하고 싶다. 사실이다. 의외로 없다. 서울 드문드문 가보고 다른 지역은 경험이 아예 없는 수준이지만 불편한 게 없다. 글쓴이는 제주에 살다가 서울에 가면 편의점에서 파는 물건들이 다양할 거라고 믿었다. 가령 '탐스' 초록색 맛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갔던 세운상가 근방의 GS에는 그 '탐스'가 없었다. 또 제주의 어느 동네 물가가 엄청 비싼 편이라고 들었다. 실제로 내가 일하고 있는 곳 근처 대학가 물가는 비싸다. 그런데 을지로 인근에서 평양냉면을 먹으려면 무려 12000원을 내야 한다는 점이 나의 입을 뜨악하게 만들었다. 제주 토박이 정식인데 반찬 많은 거 먹으려면 9천 원이면 되거든. 이렇기 때문에 누가 제주에 놀러 오면 저렴한 가격에 맛집 투어가 가능하다.
그 대신 분명하게 따라오는 단점이 있다. 바로 시사회를 못 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도 용산 아이파크몰 가보고 싶다. 돌비 사운드 한 번 느껴보고 싶다. 나도 홍상수 영화 극장에서 보고 싶다. 웨스 앤더슨 영화들 극장에서 보고 싶다. 이런 영화들 틀어주던 영화관은 도에서 사업한답시고 폐쇄됐다. 그래서 자의와는 상관없는 문화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가끔 나를 먼저 떠나는 사람들이 야속하게 느껴진다. 원래 살던 곳이 제주가 아니기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이 있다. 몇몇은 제주가 좁아서 더 큰 공기 마시려고 비행기를 타기도 한다. 이상한 암흑기에 추스를 기간이 필요했던 나. 20대 내내 손가락 빨며 그 사람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다. 이럴 때는 살던 곳이 서울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크게 상관없나? 분명한 건 나이가 들어갈수록 먼저 떠나가는 이들의 마음이 어쩔 수 없었다는 게 느껴진다. 그래. 그 사람도 그럴 만한 입장이 있었겠지. 있으면 몰랐던 것들이 없었을 때 알게 되기 때문에 다치던 안 다치던 내 옆사람에게 줄 수 있는 만큼의 모든 걸 줘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밤이다. 2020년, 코로나19가 세계를 덮치지 않은 멀티버스의 제주에 두 여자가 상실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은 낮과 달처럼 공존할 수 없는 사람 같다. 으르렁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낮과 달>이다.
떠나간 너의 뒷자리
먼저 언질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걸. 그렇게 남편은 일찍 떠났다. 혼자 남겨졌다. 민희는 집 안에서 소리 없이 울었다. 남편이 남긴 흔적 하나하나를 되짚어본다. 일기장. 수첩. 페이스북… 항상 투정만 부렸던 자기의 모습이 강박이 되어 돌아왔다. 민희는 스스로의 내면을 더 깎아 들어간다. 점점 그리움이 커지는 이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페이스북을 키는 민희. 남편의 피드를 봤다. 남편 경치는 아무렇지도 않게 ‘ 이 집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었다. 홀린 듯 화면에 시선이 간다. 민희는 이사를 결심한다. 경치의 고향이었던 제주로.
그렇게 무작정 제주에 도착했다. 잠깐 쉰다는 생각으로 들어온 제주. 어려운 것들은 뒤로 하기로 한다. 원래 라이프가드 일을 하던 민희. 쉬는 동안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같은 제주가 고향이었던 남편의 친구와 잠깐 대화를 나눴다. 타지에 왔다. 이제 혼자 사는 삶에 적응해야 하겠지. 부분 부분 떠오르는 옛 기억들을 뒤로하고 있었다.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나는 민희. 남편이 페이스북에 썼던 집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데, 그곳에 어떤 여자가 수강생들에게 요가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 잠깐 구경하다 걸음을 옮기려는데 그 강사가 민희에게 말을 걸었다. ‘언니! 어디 가? 그 잠깐 수강료 내고 가야지!’ 싹싹한 미소로 요가 강사 목하는 민희를 맞이한다. 몇 마디 나누는 둘. 그렇게 대화가 통했다. 민희의 홀로서기 첫 시작이 좋다. 목하의 집으로 향하는 두 사람.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다. 서로의 이야기를 펼치는 둘. 그런데 그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알지 말아야 할 것들을 눈치채 버렸다. 민희 옛 남편의 첫사랑이 목하였던 것이다. 좁디좁은 제주에서 원수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을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기싸움을. 펼치는 둘. 민희의 제주 살이가 무탈히 지나갈 수 있을까?
제주 살이 26년 차
글쓴이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다. 제주에서 산다는 것은 좋은 것도 있고 안 좋은 것도 있다. 일단 좋은 것은 공기 맑고 예쁜 곳이 많다는 것이다. 요즘 제주를 오는 사람들이 어떤 곳을 원해서 비행기를 타는지 잘 모른다. 그런데 제주에 살면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된다. 이 글을 읽는, 제주살이를 꿈꾸는 분들에게 '수월봉 알아요?'라고 물으면 아마 10분 중 1명만 안다고 대답할 것이다. 비슷한 질문으로 '평대리 알아요?' 물으면 거의 대답 못하실 것이다. 이렇게 세간의 여론을 뒤로하는 나만의 핫플을 알 수 있다는 점은 엄청난 강점이다. 바다 보고 싶어도 못 보는 경우가 충분히 있을 테니까. 안 좋은 점도 사실 많다. 바로 상영관들이 너무 작다는 것이다. 그래서 홍상수 감독 영화 vod로만 보게 된다. 또 시사회 하면 거의 못 간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지리가 너무 좁다. 내가 어디에서 누군가를 만난다. 그럼 그 사람은 적지 않은 확률로 누군가의 지인이다. 이는 작은 마을에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그 마을에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은 이웃사촌일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다.
영화는 이런 제주의 특성을 잘 활용한다. 제주도민인 글쓴이가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이다. 처음에 주인공 민희가 착잡한 마음에 바다로 빠진다. 옷이 다 젖게 된다. 그때 만나는 젊은 남자가 있다. 바로 태경이라는 사람이다. 이 태경은 남편의 첫사랑으로 설정되어 있다. '우연히 만난 사람이 내 옛사랑의 첫사랑 아들'이 작위적인 설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제주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특히 태경과 목하처럼 그 마을에서 오래오래 살았던 사람이라면 더더욱이 그러기 쉽다. 이런 제주라는 공간 세팅은 다른 요소로도 이어진다. 영화에서 굉장히 인상 깊게 제시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문어회, 동굴, 감귤나무라는 점이다. 문어회 먹는 장면 아직도 기억난다. 진짜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 동굴과 감귤나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중요한 연출 지점으로 사용된다. 이 크고 작은 동굴은 제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다. 오름 쪽을 자주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동굴이 많이 있다.
그리고 제주를 활용한 방식 중 가장 화룡점정은 목하의 캐릭터 설정이다. 요즘, 그러니까 근 몇 년간 제주를 살다 보면 목하 또래의 여성분이 몇몇 보인다. 이 분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코디법이 그대로 나온다. 헤어스타일 하나, 액세서리 하나 다 찐 제주도민의 바이브가 느껴진다. 갈옷을 찾을 생각을 어떻게 했대? 감독이 제주도 분이 아니라면 찾을 수 없는 디테일이었다. 또 주인공 목하가 요가를 가르치고 있는 것도 디테일함이 돋보인 수였다. 실제로 이주민분들을 대상으로 요가 가르치는 분들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말투랑 억양이 그 강사님 톤인 게 신기했다. 이 뿐만 아니라 목하가 운영하고 있는 카페를 봐도 그렇다. 기억나는 것이 화분을 홍대 인근에서 볼 수 있는 깔끔한 감성이 아닌 아날로그틱한 것을 고른 것이었다. 뭔가 캘리그라피로 쓴 것 같은 간판은 실제로 제주도민 분들이 카페를 차릴 때 자주 쓰는 방식이다. 또 카페 안에 천으로 된 설치물(?)이 있다. 이 천으로 된 카페에서 요소들이 내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뭐 영화에서 옥에 티라고 부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태경이 어디에서 공연할 때 공연장이 '낮과 밤'이다. 이 '낮과 밤'은 제주시청에 있다. 그리고 이 '낮과 밤'에 나와서 자전거를 타는 신이 있다. 이때 자전거로 왔다 갔다 하는 길은 제주시 노형쯤에 있는 어느 곳이다. 뭐 영화라는 것이 다른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 결함이라고 뽑기는 어렵겠지만 제주도민이 이 영화를 보기에 이런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과하기도 해
그렇게 제주라는 지역 특성을 잘 활용한 영화긴 하지만 과하기도 하다. 일단 영화의 설정이다. 솔직히 과하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주인공의 옛 남편 경치가 인간적으로 너무 나쁜 사람이다. 얼마나 나쁜 사람인가?라는 부분이 인물 간의 갈등과도 이어지고, 영화의 핵심 키워드 열등감과도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 그러나 인물 간의 열등감을 보여주기 위해서 이 설정을 넣었다면 사실 좀 아쉽다. 인물 간의 리액션이 들어간 부분을 조금만 들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부분이다. 그냥 단지 경치가 나쁘다!라는 것만 보여주는 것 빼고는 장면의 활용도가 떨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또 이웃집이라는 설정에 과하게 기대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목하라는 인물이 후반부에서 민하에게 어떤 행동을 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입장을 바꿔도 말이 된다. 목하의 아들 태경은 꿈이 있다. 그 꿈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 꿈을 목하는 반대 한다. 이 목하가 반대하고 반작용으로 태경이 어떤 일을 한다. 이웃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지만 단순히 열등감이라는 키워드를 보여주기 위해서 기능적으로 쓰인 지점이 되는 것이다. 또 유다인 배우가 맡았던 주인공 민희의 행보가 사실 좀 아쉽다. 유다인 배우가 사랑스럽고 귀엽게 이 캐릭터를 묘사해서 그렇지 행보 자체만을 보면 의문이 드는 것이 많다. 누군가에게 극언을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극의 이야기 전개 하나 때문에 희생한 부분이 조금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장면에서는 '이 장면에 이 부분을 암시했어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일단 주인공 둘의 이름이 목하, 민희인 것과 영화 제목이 <낮과 달>인 것이 그랬다. 전자는 이름의 이니셜이 같은 MH라는 것 때문에 만들었을 것이다. 또 제목이 <낮과 달>은 영화의 핵심 시퀀스와 이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공존하기 불가능하지 않은 두 사람의 처지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까진 괜찮아. 극후반부 가장 마지막 시퀀스에서 두 인물이 어디에서 있다 나온다. 또 갈등이 가장 고점을 찍는 순간에 두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한다. 또 목하의 어떤 대사가 수미상관처럼 반복된다. 이 후반부에 들어가는 대사가 흐름을 살짝 깨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영화 연출이 암시하는 선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그렇게까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장면은 사실 없어도 그만이다. 제주의 트레이드 마크로 소개됐던 지역 특산물이 있다. 이 특산물을 활용한 비유로 이미 내포했던 주제가 비유를 통해서 다시 제시되니까 살짝 진부하게 느껴지는 지점인 것이다.
재미있는 독립영화
근데 모든 영화를 도식화시켜서 볼 필욘 없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은 글쓴이가 감상을 글로 쓰기 위해 굳이 여러 번 생각해서 뽑은 것들이다. 영화의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돌아가면, 이 작품은 재미있는 독립영화라고 생각한다. 초반부 유다인 배우가 영화를 시작한다. 여기서 유다인 배우가 보여줬던 표정연기가 굉장히 탁월하다. 이해할 수 없는 일로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는 연기를 그럴듯하게 품어내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된 채로 시작한다. 이 감정이입은 러닝타임 후반부까지 계속해서 이어진다. 영화가 보여준 연출이 이 감정의 흐름을 깨지 않기 때문에 러닝타임 끝까지 흐뭇하게 볼 수 있다. 이 감정선의 흐름에는 감독이 이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와 관련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이런 막장 치정극이 없다. 그러나 인물들이 생기 있게 살아 숨 쉰다. 귀엽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서 코미디 요소도 있고 뭉클해지는 부분도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독립영화를 볼 때 어떤 걸 기대하고 볼 수 있을까? <리멤버>처럼 한국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비극에 대해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외계+인> 1부처럼 휘황찬란한 시각적 쾌감을 느끼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는 독립영화를 볼 때 이런 영화들이 가지는 소소한 유머가 좋다. 예술가들 특유의 사랑스러운 기운도 좋다. 이 영화는 감독이 갖고 있는 인간사에 대한 관점, 또 관객들이 이런 걸 느꼈으면 좋겠다!라는 진정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에너지가 엇나가지 않기 때문에 러닝타임까지 무리 없이 볼 수 있다.
또 영화의 핵심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핵심 소재는 그리움과 회한일 것이다. 두 인물은 한 사람 경치에게 그리움을 품고 있다. 이 두 사람이 갖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미련이다. 그때 그럴 줄 알았으면 잘할 걸. 인물은 미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 각자에게 열등감을 가진다. 다른 말로 하면, 이 사람들은 과거에 매달려서 살고 있다. 후회라고 하는 것은 과거에서 기인한다. 후회는 사람을 같은 지점에서 붙박혀서 머무르게 만든다. 그러나 인생에 되감기란 없다. 결국 하는 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다음엔 그러지 말았어야지를 되뇌는 것이다. 영화는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의 인과관계를 알고 싶어 했던 두 사람. 영화는 러닝타임 후반부에 가서야 이 행동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공간을 제주로 세팅한 이유도, 아침드라마 같은 설정도 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가끔은 낮에 떠 있는 날처럼 새로운 각도에서 무언가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이 세상의 전부가 아닌 거 다들 다 알잖아? 다들 다 똑같이 산다고 믿고 있다. 무언가를 떠나보내게 만든 그것들이 미울 것이다. 상처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무얼 해도 남겨졌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게 들려온다. 그런데 사람마다 빈 공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글쓴이도 독자분들도 다들 알고 있다. 떠난 이의 흔적 안에 살다가는 결국 아무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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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에서 나풀거리며 날아온 무근본 코미디
새삼 신기한 이야기지만 300여 일 남았다. 시간 겁나 안 간다고 한탄할 때가 엊그제 같았다. 근데 사실 그건 엊그제 일이 맞다. 시간 정말 안 간다. 무려 336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안 가는 건 매한가지다. 신기한 일이다. 아마 반강제적으로 경제난을 겪고 있으니 그런 것 같다. 또 막상 이렇게 시간 안 간다고 하다가 정신 차려보면 100일이 지나 있겠지. 뭐 그런 행복회로가 없으면 정말 정말 지루해서 못 견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막연하게 지루한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소집해제 하면 뭘 할까? 적금을 깨는 거야. 적금으로 여행을 가는 거지. 그리고 남은 돈 얼마 남겨서 노트북을 바꾸면 되겠어. 10개월이나 남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꿈 정도는 꿀 수 있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자문한다.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그럼 건물 한 두 채 사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잉여롭게 누워있어도 될 것 같다. 엄마, 아빠한테 효도도 하고 말이지. 없는 지갑 털어서 복권을 살 까 싶지만 5천 원은 소중하기에 참기로 한다. 최전방의 어느 군부대. 여기에 나와 비슷한 꿈을 꿨던 말년 병장이 있다. 갑자기 날아온 복권 한 장과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아보자. 장소는 극장이다!
길 가다가 만원 주운 것과는 달라
이게 뭐야? 갑자기 웬 복권? 군생활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말년 병장 천우는 종이 한 장을 주웠다. 복권? 갑자기? 사실 군대와 복권이란 단어는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 그래서 천우도 아무 생각 없이 복권을 주웠다. 이거 발표는 언제 하는 거지? 뭐 돈 주고 산 것도 아니고 결과를 확인한다고 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방송을 보는 천우. 숫자 하나가 맞았다. 맞았네. 무덤덤한 천우. 두 번째 숫자도 맞았다. 어. 맞았네. 오늘 운이 좋은가보다. 세 번째 숫자도 맞았다. 어? 뭐지? 뭔가 이상한 것 같다. 그런데 말년병장이라고 하는 것은 놀라운 일도 재미가 없어지는 마력이 있는 시기다. 금세 평정심으로 돌아온 천우. 근데 맞는 숫자가 네 개가 되고 다섯 개가 된다. 응? 여섯 번째 숫자 하나 남았다. 이것까지 맞았다. 엥? 이게 뭐지? 실화인가? 눈앞에 보이는 건 꿈이 아니다. 말년병장 천우는 여섯 개의 복권 전부를 맞춘 당첨자가 됐다.
헐. 헐. 헐. 말도 안 돼.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조회해봤다. 57억이라는 숫자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57억이면 집 한 두 채를 사도 남는 돈 아닌가. 집만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꿈이었던 농장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전역까지는 3개월이 남았다. 안 그래도 안 가는 시간이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아니. 57억이라니. 밥을 먹으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웃음이 나오다 못해 저절로 눈물이 난다. 그동안의 고생이 왠지 모르게 생각나는 것 같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내무반. 천우는 복권 용지를 가지고 밖에서 후임과 대화하고 있었다. 바람이 서늘하게 부는 근무지도 왠지 다 아름답게 보이는 것 같다. 안 읽던 책을 읽기 시작하던 천우. 책을 읽으며 근무를 하고 있는데 후임 한 명이 말을 건다. "병장님. 저 화장실 가고 싶지 말입니다." "갔다 와~" 배가 아픈 후임은 천우의 앞을 스윽 지나가며 아픈 배를 움켜잡았다. 그때, 후임이 지나가던 찰나에 복권 용지가 사르륵 날아들었다. 그리고 그 복권 용지가 북으로 넘어갔다. 자. 57억이 눈앞에서 증발되게 생긴 천우. 천우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일단 웃겼어
일단 장르는 코미디다. 이 장르의 가장 첫 번째 본분은 무엇? 웃겨야 한다. 별생각 없이 상영관에 들어가서인진 모르겠지만 난 꽤나 웃다 나왔다. 가장 최근에 봤던 코미디 향 첨가 영화는 두 편이었다. <외계+인> 1부와 <불릿 트레인>이다. 전자에선 그냥 내내 정색하고 봤고 후반부에는 정확히 두 번 웃었으므로 코미디 타점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상영관에 들어가기 전에 '티켓 값이 4천 원이니까 봤지 아니었으면 중간에 나올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들어갔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선회하는 재미를 느꼈으니 내 기준에서 코미디의 기능을 충분히 한 셈이다.
이 웃긴 고경표 배우가 복권 당첨을 확인하고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때 각본을 상상하면 좀 허무맹랑할 수도 있다. 근데 고경표 배우는 이를 굉장히 잘 소화한다. 좀 실없는 인물의 내면 묘사,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암시하고, 초중반부의 인물 구도를 설계하기 위해 나름 중요한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 시퀀스는 좋은 역할을 했다고 본다. 좀 미친놈처럼 보일 수도 있는 연기를 진짜 미친놈같이 소화해서 '역시 이 배우는 좋은 배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요일에 공개됐던 <서울 대작전>, 배우의 전작 <헤어질 결심> 세 역할의 톤이 다 다른 건 이 배우가 얼마나 욕심이 있고 능력까지 받쳐주는지를 볼 수 있는 훌륭한 단면이었다. 이 장면 이후에도 좀 여러모로 입장이 난처한 인간의 마음이 표정에서 잘 드러났다. 전체적인 코미디 톤을 이끄는 좋은 연기였다.
다른 배우들의 호연 외적으로 이 영화의 코미디 요소에 대해 쓸 수 있다. 바로 '무근본'코미디라는 것. 이 코미디는 근본이 없다. 일단 이야기의 전개에 대해 써보자면, 솔직히 아쉽다(그리고 이 부분은 후술 할 것이다). 극을 전개할 때마다 '와 이러면 진짜 웃기겠는데?' 속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대로 이어진다. 이러면 따라오는 단점이 뭐냐. 일단 뻔하다는 전개와 이야기 간의 접착력이 딱 달라붙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뒤집어서 표현하면 상황상황마다 인물의 표정이나 구도 촬영을 잘해놨어서 웃기기에는 최적화됐다는 뜻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코미디에는 웃음 강박이 없는 것 같다. 뭐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글쓴이가 말하고자 했던 부분은 알던 웃음 패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일단 여러분이 이 글과 영화의 예고편을 읽으며 바로 눈에 들어오는 설정이 하나 있다. 바로 군대다. 우리나라 군대 하면 생각나는 것이 뭐가 있을까? 폐쇄된 공간, 억압된 자유, 남북한의 군사 긴장상태 등등이 있을 것이다. 이때 생각날 수 있는 소재를 경제적으로 박박 긁어모은다. 그 외에도 우리가 예능프로그램을 본다거나, 수많은 짤에서 볼 수 있던 유머 소재들도 적재적소에 잘 쓰였다. 뭔가 억지로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 익숙한 패턴을 잘 변용했다는 점에서 코미디 영화로서의 안전장치는 잘 구성한 것 같다.
얕게 쓰이진 않았던
이 영화가 <D.P>처럼 우리나라 군 상황을 현실적으로 묘사했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다. 뭐 그런 사회비판적인 코드가 주요하게 작동할만한 영화가 아닌 것도 맞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니까. 그 이유 때문에 사실 좀 불필요하게 들어간 부분이 없진 않다. 굳이 그 상황이 아니어도 인물이 그런 행동을 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이 마저도 코미디로 활용한 재기 발랄함은 강점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정말 단순히 웃기기 위해 모든 세포를 기울인 효과다.
또 반대 측면에서 북한 묘사도 코미디로 활용한 부분이 있다. 이렇게 남북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 때 어려운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그럼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북한에 대한 묘사다. 일단 남북한 현실에 대한 묘사 중 어느 쪽에 힘을 더 줬냐고 묻는다면 북한 쪽에 힘을 더 줬다고 생각한다. 일단 북한은 실질적으로 기본적인 농축산업도 유지하기 어려운 국가로 묘사된다. 또 군 내부가 어떻게 평소에 운영되는지 모를 정도로 조직력에 문제가 있다. 또 북한 내부 시스템의 문제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쓰자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하는 ‘인재가 등장하기 어려운 현실’에 관한 내용이 코미디 요소로도 쓰이지만 소재의 활용에서도 적절하게 잘 쓰인 부분은 흥미롭다. 그리고 병사의 동기부여에 관한 부분, 나라를 위해 10년씩이나 꿈을 희생해야 하는 청년들의 현실까지 단순히 웃기려고만 이런 것들을 설정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가장 결정적으로 시각적으로 북한군을 묘사하는 방식이 있다. 앞에서 상기한 내용은 글쓴이 본인의 생각이 어느 정도 담겨있다. 그런데 몇몇 장면들은 이 감독이 북한이란 나라를 조롱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모두가 들 것이다. 이 외에도 인물 간의 처지를 의도적으로 대비시켜서 북한이란 나라를 더 깊게 비판하는 부분은 어렵지 않게 관객들이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물들이 상대 나라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것을 어떻게 영화가 거리를 두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본다면 단순히 웃기기만 하는 각본은 아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단점 당연히 있지
뭐 이렇게 순수하게 웃기고 남북한 현실 묘사 깔끔하게 잘했다고 해서 모든 게 능사인 건 아니다. 이 영화 단점 당연히 있다. 일단 각본의 퀄리티다. 일단 영화 시작되고 한 10분까지 설정에서 크게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 뭐 이런 소소한 것들이 말이 안 되는 건 그렇다 치자. 모든 영화에서 핍진성, 개연성을 따지는 건 피곤하니까. 그런데 이 가정법이 영화 끝까지 쭉 이어진다는 건 분명한 호불호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재밌겠는데!’를 때려 박은 이 영화. 그런 코미디 요소에 모든 걸 다 투자했기 때문에 이야기 몰입하는 데 있어 좀 깨는 부분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아예 이야기가 불협화음으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의 내적 논리와 함께 진행되는 영화. 그냥 웃기기 때문에 이 정도는 그래, 싶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정말 살짝 위험한 부분이 있다. 후반부다. 남한에서 한 인물이 어떤 사건을 겪는다. 그리고 그 사건을 겪기 전에 배경으로 제시되는 부분은 나름 잘 설정했다. 이 나름대로 코미디가 되기도 하고, 허무맹랑하긴 해도 다음에 이어지는 일의 배경이 되는 점에서 꼼꼼함은 어느 정도 챙긴 셈이다. 그런데 이런 인물을 극 중 타인들이 지켜보거나 대응하는 방식은 의문부호가 들 수밖에 없다. 이 방식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가는 둘째 치고, 얼핏 보면 이 사람들을 혐오하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역시 앞에서 쓴 바와 마찬가지로 그냥 이 상황에서 가장 재미있는 방식이라 이런 식으로 전개한 건 그럴 수 있다. 근데 이 지점은 살짝 다르게 변용해도 이야기 전개가 말이 된다. 그 부분까지 코미디로 소화시켜야만 하는 이유도 없고.
또 이 외에는 극후 반부가 살짝 아쉽긴 하다. 일단 CG가 엔딩부에서 중요하게 쓰인다. 안 그래도 결말 부분의 이야기 전개가 아쉬운데 이 부분까지 있으니 더욱 도드라지는 느낌이 강하다. 또 앞 문장에도 썼듯 이야기를 쓰다 만 것은 좀 아쉽다. 엔딩부에서 보여주는 떡밥 하나는 아예 불필요했고, 물렁했던 극 전개가 빈약해지기까지 한다. 뒷심이 강했으면 조금 더 완벽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기다려 왔던 영화
뭐 이런저런 이유로 아쉬운 부분도 있는 영화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이런 작품들을 기다려 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해 개봉했던 이른바 '빅 4'들은 스케일이 큰 영화들이었다. 반면에 이 영화는 규모가 작다. 그러다 보니 큰 스케일의 영화에 익숙했던 글쓴이 같은 분들에겐 눈이 편한 느낌이 든다. SNL이나 여타 시트콤에서는 보기는 좀 크지만 규모가 크지도 않아 왠지 잊고 있었던 정통파 코미디를 그리워했던 분이라면 안성맞춤이다.
또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주인공인 천우 역의 고경표 배우는 드라마에 많이 나왔다. <응답하라 1988>로 유명세를 얻었던 고경표 배우는 영화판에서는 그렇게 많이 볼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나왔다 하더라도 영 시원찮은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고경표 배우가 표현력이 굉장히 뛰어난 연기자라는 걸 알게 된다. 난감하면 난감핟대로, 맘먹고 웃기려면 웃긴대로 표정연기가 뚜렷하니 이 배우는 유아인 배우처럼 큰 존재감을 뽐낼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헤어질 결심>에 이어 이 <육사오>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음은 음문석 배우다. 아마 올해 1200만 명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 2>에서 봤던 얼굴로 많이 기억하실 것 같다. 이 배우 연기 잘했다. <범죄도시 2>에서도 연기 잘했는데 이 영화에선 특히 더 잘했다. 감정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하는 뻔뻔함,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 대위 역이기 때문에 장병들을 이끌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위치까지 이 작품의 최전선에서 극을 이끈다. 래퍼 겸 댄서 겸 배우신 것 같은데 이 쪽에 굉장한 포텐이 있는 것 같다. 얼굴도 잘생겼다. 39세 안 같다. 또한 박세완 배우는 이름만 알고 있었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반짝반짝하는 존재감은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일단 겁나 예쁘시다.
또 윤병희 배우와 이이경 배우도 기억에 남는다. 윤병희 배우는 얼굴이 굉장히 익숙하다. <범죄도시 2>에서 휘발유 역을 맡았을 때도 뭔가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들었다. 이 영화에서 이 배우는 휘발유 캐릭터와는 다른 인물을 보여준다. 개성이 센 마스크라 이 배우 하면 휘발유가 먼저 생각나겠지만 후반부까지 극을 끌고 가는 힘은 굉장한 박력이 있었다. 또 이이경 배우는 얼마 전에 본 <공조>에서 봤었다. 그런데 이 배우는 확실히 여기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우리나라 그 좁은 면적에서 이렇게 예술 잘하는 사람들이 튀어나오는지 모르겠다. 유치할 수도 있고 질척댈 수도 있는 유머를 생기 있게 잘 소화한 건 이 배우들의 뛰어난 역량 덕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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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목일 기념 식집사들을 위한 플랜트 힐링무비
안녕하세요! 영화/OTT 콘텐츠 큐레이션 웹 매거진 '씨네랩'입니다.
오늘은 4월 5일 식목일인데요, 마침 그간의 건조함을 싹 달래주는 듯한 단비가 유난히 반가운 하루입니다.
한창 목말랐던 식물들도 무럭무럭 자라나고 최근 연달아 일어났던 산불 피해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오늘은 씨네랩 역시 식목일을 맞아 다양한 식물을 소재로 한 힐링영화 모음을 준비해 봤어요.
아끼는 식물과의 동거를 즐기고 있는 식집사에게도, 이제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예비 식집사에게도, 또 봄이니만큼 푸릇푸릇한 영상미를 즐기고 싶으신 분에게도 추천해 드리고 싶은 영화들입니다.
배고픈 마음과 속을 채워 나가는 농촌살이 이야기 <리틀 포레스트>부터
유명 동화작가의 삶과 아름다운 정원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타샤 튜더>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8편의 플랜트 힐링무비를 지금 바로 만나보실까요?
리틀 포레스트(2018)
Little Forest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배고픈 마음과 속을 채워 나가는 농촌살이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이 소꿉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나고 사계절의 자연 속에서 직접 만든 음식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힐링 드라마.
온기가 있는 생명은 다 의지가 되는 법이야.
싹이 나오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그 모든 건 타이밍이다.
친구들은 모른다.
나도 이곳의 토양과 공기를
먹고 자란 작물이라는 걸.타샤 튜더(2018)
Tasha Tudor: A Still Water Story
감독: 마츠타니 미츠에
출연: 타샤 튜더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4분
천상의 정원을 일궈낸 동화작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베스트셀러 동화 작가이자 「비밀의 화원」과 「소공녀」,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카드 삽화를 그리고 30만 평 대지를 천상의 화원으로 일구며, 꿈꾸는 대로 살았던 자연주의자 '타샤 튜더'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 타샤가 직접 들려주는 그녀만의 행복 스토리!
정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아요.
이 정원을 만드는 데 삼십년이 걸렸어요.
꽃이 행복한지 아닌지는 바라보면 알 수 있어요.
좋아하지 않는 곳에 살고 있다면 다른 곳을 떠나세요.
할 수 있을 때 행복을 찾으세요.
인생 후르츠(2018)
Life Is Fruity
감독: 후시하라 켄시
출연: 츠바타 슈이치, 츠바타 히데코, 키키 키린 등
장르: 다큐멘터리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1분
주렁주렁 인생미학
90세 건축가 할아버지 ‘츠바타 슈이치’와 87세 못 하는 게 없는 슈퍼 할머니 ‘츠바타 히데코’, 둘이 합쳐 177살, 혼자 산 날보다 함께 산 날이 더 긴 부부는 50년 살아온 집에서 과일 50종과 채소 70종을 키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슈이치는 설계 의뢰를 받고 늘 꿈꾸던 자연과 공존하는 이상적인 건축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열린다.
차근차근, 천천히.
인생은 살수록 아름다워진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바람 소리, 새소리, 풀벌레 소리...
자연의 소리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다.
식물카페, 온정(2021)
Plant Cafe, Warmth
감독: 최창환
출연: 강길우, 김우겸, 박수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75분
당신을 위한 식물 처방전
종군 사진기자로 일했던 주인공 ‘현재’는 파키스탄 전쟁 당시의 트라우마로 더 이상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된다. 퇴사 후 다시 찾은 할아버지의 수목원에서 어린 시절 느꼈던 식물과의 특별한 교감을 떠올린다. 식물로부터 살아갈 용기를 얻은 ‘현재’는 도심 속 <식물카페, 온정>을 운영하게 된다. 본인의 반려식물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카페를 찾은 손님들에게 ‘현재’는 병든 식물은 물론 병든 마음에 필요한 그만의 식물 처방전을 건넨다.
사람도 때마다 분갈이가 필요하다.
뿌리가 자라다 못해 흙 위로 올라오는 것처럼
마음이 제자리에 머물지 못하고 자꾸 밖으로 삐져나올 때
마음이 가는 그곳으로
사람도 분갈이를 해야 한다.
자라는 게 티가 나지 않는 식물은
그 시간 동안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식물도감(2018)
Evergreen Love
감독: 미키 코이치로
출연: 이와타 타카노리, 타카하타 미츠키 등
장르: 멜로/로맨스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75분
제철 요리와 함께하는 무공해 힐링 로맨스
어제는 머위밥, 오늘은 달래 파스타… 이츠키는 자연에서 얻은 제철 식재료로 그녀를 위한 맛있는 요리를 하고, 사야카는 점점 그와의 시간을 통해 무의미한 일상에 활기를 찾고 작은 행복을 발견해나간다. 항상 ‘혼자’였던 삶이 ‘함께’가 되면서 둘은 서로에게 조금씩 가까워지는데…
아가씨 괜찮다면 날 주워가지 않을래요?
물지 않아요.
예절교육 받은 착한 아이랍니다.
잡초라는 이름은 없어.
모든 풀에는 이름이 있어.
모리의 정원(2020)
Mori, The Artist's Habitat
감독: 오키타 슈이치
출연: 야마자키 츠토무, 키키 키린 등
장르: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은둔화가 쿠마가이 모리카즈의 말년을 다룬 실화 바탕 영화
30년 동안 정원을 벗어난 적 없는, 작은 것들의 화가 모리카즈 아내 히데코와 조용하게 소소한 일상을 누리며 아름다운 것들만 보고 싶지만 그의 정원에 자꾸만 예기치 못한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햇살, 바람, 새소리..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긴 모리의 정원으로 초대합니다. 일본의 원로배우 키키 키린의 유작이 된 작품.
못 그려서 좋아요.
잘 그린 그림은 끝이 뻔하거든요.
못 그린 그림도 작품입니다.
이 정원은 남편의 전부예요.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2014)
Attila Marcel
감독: 실뱅 쇼메
출연: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베르나데트 라퐁 등
장르: 코미디, 드라마
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삶을 되찾기 위한 기억여행
어릴 적에 부모를 여읜 폴은 말을 잃은 채 두 이모와 함께 산다. 이모들은 폴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33살의 폴은 댄스교습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웃 마담 프루스트의 집을 방문한 폴은 그녀가 준 차와 마들렌을 먹고 과거의 상처와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데…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아래 가라앉게 해.
네게 바라는 건 그게 다야.
수도꼭지를 트는 일은 네 몫이란다.
Vis ta vie.
네 인생을 살아.
낮과 달(2022)
The Cave
감독: 이영아
출연: 유다인, 조은지, 정영섭 등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11분
제주도에서 만난 남편의 첫사랑
남편과 사별 후 평소 남편이 살고 싶어 했던 제주도로 이사 온 민희는 성격 좋은 동네 이웃 목하와 그의 음악하는 아들 태경을 만나 친분을 다지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출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한 순간, 목하가 남편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본의 아니게 상실의 아픔을 분노 게이지로 다스리게 되는 민희, 평온했던 일상 속 잊고 지냈던 오만년 전 ‘구 남친’의 기억을 강제 소환당한 목하. 두 여자의 예측 불가, 밀고 밀리는 관계가 시작된다!
낮에도 달이 뜨는 거 알아요?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게 아니라는 거죠.나는 과거나 미래 그런 거 그립지 않아요.
지금이 딱 좋아요.오늘 추천드릴 영화는 여기까지 인데요, 어떠셨나요?
그럼 즐거운 식목일 보내시길 바라며, 지금까지 씨네랩 에디터 YUMI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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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공룡!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이렇게 맥없는 퇴장을??
?Rabbitgumi 입니다!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공룡들이 다시 극장에 찾아왔습니다.
90년대에 만들어진 쥬라기 공원 시리즈도 엄청난 사랑을 받았었는데요.
2015년 부터 시작된 쥬라기 월드 시리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쥬라기 공원과 동일한 세계관에서 발생된 일이다보니,
이번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는 오리지널의 세 박사님들도 등장하게 되죠.
과연 이번 영화는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었을까요?
영화가 어땠을지 알려드릴게요! :)
자세한 리뷰는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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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의 바다」넷플릭스가 작정하고 만든 한국 SF드라마?? | 고요의바다 스포일러 포함 | 넷플릭스 드라마 결말포함 리뷰 | 공유 | 배두나 | 이준 |
?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2021, 넷플릭스 드라마) 예고편 리뷰(*스포일러 포함)
2021 크리스마스 이브 공개
-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고요의 바다" 정보
장르: SF, 미스터리, 스릴러
공개일: 2021년 12월 24일
공개 회차: 8부작
상영 길이: 351분(5시간 51분)
원작: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
제작: 정우성
연출: 최항용
극본: 박은교
제작사: 아티스트 스튜디오
유통사: 넷플릭스
출연: 배두나, 공유, 이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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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말임씨를 부탁해> 메인 예고편
- 남 같은 가족, 가족 같은 남!
티격태격 유쾌한 가족 드라마 [말임씨를 부탁해] 메인 예고편 대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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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교섭> 공식 2차 예고편
“어떤 경우라도 희생자를 안 만드는 게 이 협상의 기조 아닙니까?”
분쟁지역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탈레반에게 납치되는 최악의 피랍사건이 발생한다.
교섭 전문이지만 아프가니스탄은 처음인 외교관 재호(황정민)가 현지로 향하고, 국정원 요원 대식(현빈)을 만난다.
원칙이 뚜렷한 외교관과 현지 사정에 능통한 국정원 요원. 입장도 방법도 다르지만,
두 사람은 인질을 살려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간다.
살해 시한은 다가오고, 협상 상대, 조건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서 교섭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져 가는데…